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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차별의 벽’을 넘어 / ‘궂은 일’ 도맡아해도 월급은 절반

    우리나라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다.이들은 노동시장에서 ‘2등 근로자’ 취급을 받으며 극심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5대 차별철폐에 비정규직을 포함시켜 놓고 있다.정규직 노조 역시 자신들의 설자리를 빼앗길까봐 비정규직 끌어안기에 소극적이다.비정규직의 실태와 차별철폐 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연재한다. 인사이트코리아 노조위원장 지무영(36)씨.인사이트코리아는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 SK㈜의 도급업체였다.비정규직인 지씨는 이 회사를 통해 SK에서 일하다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지씨는 복직투쟁 끝에 지난 3월 서울고법의 “불법파견도 2년후엔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판결로 승소,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지씨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온몸으로 안고 살아왔다.더욱이 복직을 위해 법정투쟁까지 벌여야 했다.먹고 살 길이 막막해 부인 역시 비정규직인 백화점 계산원으로 일하다 병까지 얻었다.지씨는 “이윤추구를 위해 불법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없이비정규직에 대한 알량한 동정을 보내는 사회가 얄밉다.”고 말했다.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난 지씨는 85년 해운대고교를 졸업했다.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군대에 가기 전에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막노동,웨이터,배관공,전기공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방위생활을 마친 후 가까운 울산으로 생활터전을 옮겼다.웨이터와 막노동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91년 어느 날.친구가 SK㈜(당시는 유공㈜)에서 직업훈련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직업훈련에 응시했다.10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6개월 동안 직업훈련을 받았다.훈련수당은 20만원.친구와 함께 자취를 했지만 생활이 어려웠다.집에서 용돈을 타써야 했다. 수료후 발령을 기다리며 놀고 있는데 93년 초에 SK에서 전화가 왔다.서울 본사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다.기쁜 마음에 찾아갔더니 담당직원이 “본사가 아니고 계열사인 현대석유”라고 했다.지씨는 “계열사면 어때?”하며 그해 2월부터 현대석유에서 일하게 됐다.도급회사인 현대석유를 계열사라고 속였던 것이다.비정규직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연장근무를 주당 45시간 이상 해야 수당이 나올 정도로 임금착취가 심했다.지씨는 계속 따졌다.45시간 이상 일해야 주는 연장근무수당이 투쟁 끝에 15시간 이상으로 줄어들었다.보너스도 연 400%에서 600%로 늘었다.그러나 직업훈련소 동기들은 SK 정식직원이 돼 월급을 두배나 받았다. 97년이 되자 현대석유가 인사이트코리아로 사명을 바꿨다.유치원교사를 하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SK직원이라고 속였다. 경기 안양에서 3000만원짜리 전세를 얻어 신혼살림을 시작했다.SK 작업복을 입고 출퇴근했으며 SK에서 일했기 때문에 아내는 지씨가 SK직원인 줄 알았다.그러나 지씨는 파견회사의 비정규직이었던 셈이다. 98년부터 근로자파견법이 시행됐다.당시 만연했던 파견근로가 법제화된 것이다.지씨는 그때서야 파견직임을 알게됐다.그러나 2년이 지나면 SK 정식직원이 된다는 말을 듣고 한없이 기뻤다. 지씨는 2000년에 노조를 결성했다.더 이상 차별을 감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파견직 150명이 가입 대상이었다.처음에는 15명으로 노조를 결성했다.다음날 휴가를 내고 1박2일 일정으로 전국을 순회했다.대전,대구,부산,마산,목포,광주,전주,군산을 돌았다.잠도 못자는 강행군이었다.만나는 사람들 모두로부터 노조가입원서를 받았다.30여명이 가입했다. 곧바로 사측의 탄압이 시작됐다.3일만에 노조가 와해되고 말았다.사무장과 조합장 등 2명만 남고 모두 탈퇴하고 말았다.비정규직 노조의 한계를 실감해야 했다.인사이트코리아는 그해 겨울 파견직들을 SK 계약직으로 돌리면서 지씨와 사무장 등 2명의 조합원을 해고시켜버렸다. 지씨는 “이미 파견법 시행에 따라 2002년 7월 정식직원으로 채용돼야하기 때문에 해고는 부당하다.”고 맞섰다.그후부터 기나긴 복직투쟁이 시작됐다. 8년 동안 일하고 난 뒤 받은 퇴직금이 1000만원 남짓밖에 안됐다.생활비가 금방 바닥나 빚만 늘어났다.아내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카드권유사원,학습지 교사 등으로 일하다 비정규직인 백화점 카운터 생활을 했다.그나마 최근에는 신장결석이라는 병을 앓아 수술후 쉬고 있다. 아내 최모(33)씨는 “남편이 복직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비정규직 전체를 위한 것이니까 자랑스럽다.”면서 “경제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참을 만하다.”고 말했다. 지씨는 지난 3월 고법에서 “불법파견업체도 2년 뒤엔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로 승소했다.현재 지씨와 SK는 복직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씨는 아직 2세가 없다.해고자 신분이어서 아기를 키울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이윤밖에 모르는 파렴치한 사업주들에게는 아무런 돌팔매도 없습니다.단지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에 대한 동정만 있을 뿐입니다.” 지씨는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김용수 기자 dragon@ ■비정규직 실태 우리나라에서 비정규직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IMF 외환위기 이후부터다.특히 1998년 7월1일부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부터 파견직 근로자가 생겨났다. 비정규직은 고용형태에 따라 크게 ▲임시직 ▲파견직 ▲단시간 노동자 ▲특수고용직 등으로 나뉜다. 임시직은 사용주와 근로자가 직접 근로기간을 계약한 형태이다.대개 계약기간은 1년 미만이다.파견직은 파견회사를 통한 비정규직으로 파견기간은 1년 단위로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2년 이후엔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비서직 운전직 전화교환원 등 단순반복업무 26개 직종으로 제한돼 있다.단시간 노동자는 편의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르바이트이다.특수고용직은 레미콘기사,학습지교사,캐디 등이다. 비정규직 가운데 파견직만 법제화돼 있을 뿐 나머지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비정규직은 근로현장에서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또 언제 해고될지 몰라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그래서 비정규직들은 노조결성에 목말라하고 있다.그러나 노조결성이 쉽지 않을 뿐더러 곧바로 와해되고 만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비정규직 노조는 2000년에 결성된 한국통신계약직노조라 할 수 있다.선로보수 등 기능직 2000명이 가입했지만 결국 해산되고 말았다.사측은 물론 정규직 노조가 인정을 안해줬기 때문이다.롯데호텔 노조처럼 비정규직도 노조원으로 받아주는 사업장도 있다. 현재 비정규직 노조는 전국에 대략 80개 정도.노조원은 6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결성후 곧바로 와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비정규직 노조결성은 합법적이다.그러나 노조설립이 어려운 실정이다.노조설립 움직임을 보이면 곧바로 해고되기 때문이다.그나마 특수고용직은 사용자가 한정돼 있지 않아 노조결성이 쉬운 편이다. 비정규직은 정부 등 공공기관 내에서도 심각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청사관리,민원서류발급,식당조리 등 정규직이 꺼리는 궂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실태조사를 끝내고 8월 중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이와 별도로 노사정위원회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철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비정규직에 대한 재계 시각 재계는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을 경영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은다.정규직과 정부가 함께 분담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영자총연합회 관계자는 15일 “정규직은 자신들이 받고 있는 프리미엄을 비정규직과 함께 나눠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세계 초일류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부도 각종 지원 등을 통해 함께 부담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정규직에게 고용보험,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현재 1년으로 되어 있는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사용기간을 연장,직무 능력 습득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평생직업 및 전직지원을 위한 공적 교육훈련 투자를 확대하고,비정규직 가운데서도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계층에 대해서는 공적 부조 기능을 확대하는 등 정부도 함께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재계는 특히 정규직 노조에 대한 부담으로 공장을 속속 해외로 이전하는 마당에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조합 결성까지 활발해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계는 현대차에서 일하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현대차비정규직노동조합이란 이름으로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자 더욱 신경이 예민해졌다. 경총은 이에 성명을 내고 “현대차 노조와 같이 해당기업과 관련 없는 일반노조들에게 ‘기업체 노동조합과 혼동할 수 있는 노동조합명칭’의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이 교부됨으로써 대외이미지 훼손과 같은 유형·무형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과도 교섭을 해야 한다면 기업이 노조문제에 끌려다니느라 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재계가 모두 부담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정부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한편 법에 따른 객관적인 심판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현진 기자 jhj@
  • 외국계 부동산투자사·국내 리츠사 빌딩값 ‘氣싸움’

    외국계 부동산투자회사들과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사간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에 따른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외국계 부동산투자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익실현을 위해 서서히 매물을 내놓고 있다.반면,이들 매물을 사들일 여력이 있는 리츠사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관망하고 있다.여기에는 국가적 자존심도 한몫하고 있다.이에 따라 지금까지 외국계 자본이 소유한 빌딩 가운데 국내 리츠사가 사들인 부동산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입가 대비 매각가 30~50% 높아 금융위기 이후 외국자본에 팔린 중대형 빌딩은 대략 50개에 달한다.면적으로 따지면 서울 시내 중대형 빌딩 10개 가운데 1곳은 외국계 소유다.금융위기로 국내기업이 어려울 때 대부분 헐값에 사들인 것이다.외국계 자본은 그동안 연간 10% 이상의 높은 임대수익을 챙긴 뒤 지난해부터 국내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자 이익실현을 위해 대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외국부동산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최모씨는“금융위기 이후에 외국계 자본이 사들인 부동산의 대부분이 현재 매물로 나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매입가 대비 매각가는 최소 130%,최대 150%에 이른다. 실제로 대우증권 빌딩은 골드만 삭스가 476억원에 사 720억원에,여의도 SKC빌딩은 론스타가 600억여원에 매입한 뒤 800억원에 올해초 각각 판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한국기업이 사들인 것은 아니다. ●리츠사들 ‘너무 비싸다’ 리츠사들은 기관투자가 등 자본을 유치한 뒤 부동산 매입,임대수익 등을 통해 연간 8∼10% 안팎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리츠사들은 그러나 외국계 자본이 부르는 가격을 주고 빌딩을 사면 이같은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말한다. 메리츠증권 오용헌 팀장은 “외국계 자본이 좋은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서 “이런 가격을 주고 살 경우 수익창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국내 리츠사들이 외국계 소유 빌딩을 사들인 경우는 없다.최근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잠실 시그마타워 오피스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도 대주주는 외국계 자본이다.이외에 몇개 빌딩이 팔렸지만 모두 외국계 자본이 사들인 것이다. ●한국 부동산 시장 매력있어요 외국계 자본은 빌딩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본다.최근에는 캐나다 연기금이 한국에 진출,빌딩매물을 사들이기 위해 활동중이다.이들의 주된 목적은 리모델링 등을 통해 일정기간 임대수익을 올린 뒤 매각해 차익을 내는 것이다.대체로 그 주기는 4년 안팎이다.금융위기 이후 매입한 빌딩이 지난해와 올해 쏟아지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국내 리츠사들이 외면한 빌딩도 외국계 자본은 사들이고 있다.외국인들간의 ‘자전(自轉)거래’인 셈이다.실제로 동양증권 빌딩은 론스타로부터 캐나다의 매커리가 사들이는 등 대부분 외국계 자본이 사들였다. 한국토지신탁 강익순 리츠팀장은 “외국계 자본은 조달이자가 싸 좀 비싸게 사더라도 수익을 낼수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빌딩을 두고 리츠사와 외국계 자본간의 줄다리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쯤에는 가격조정이 이뤄져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기업·가계 신용위험 IMF뒤 최악 / 한국은행 “3분기 신용경색 우려”

    금융기관들은 올 3·4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이에따라 금융기관들의 대출태도가 더욱 엄격해져 신용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 전망지수는 31로 지난 2분기(29)보다 더 높아졌다.1999년 한은이 이 통계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로 지수가 높을수록 신용위험 가능성이 커짐을 뜻한다.특히 시중은행 등 국내은행들의 전망지수(47)가 외국은행 국내지점(17)이나 저축은행(16)보다 더 높았다.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할 계획인 지 보여주는 대출태도지수는 3분기 -27로 2분기(-31)에 이어 신중한 자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기관별로 국내은행 -44,외국은행 국내지점 -25,저축은행 -19로 국내은행들이 가장 돈줄을 조일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대출수요 전망지수는 17로 전분기 21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대기업의 대출수요는 2분기 23에서 2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전망됐으나,중소기업은 18에서 19로 오히려 높아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자금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끝나지 않은 IMF의 비극 / 명퇴후 음주벽 前은행지점장 변사

    IMF 외환위기로 구조조정 당한 뒤 음주벽에 빠진 명문대 출신 전 은행지점장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6일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K아파트 B동 304호 안방에서 이 집에 사는 장모(59)씨가 숨져 있는 것을 부인 김모(54·약사)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김씨는 “아침에 남편을 깨우려고 몸을 흔들었는데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S대 법대를 졸업한 장씨는 S은행 서초동 지점장을 지내다 지난 98년 외환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명예퇴직한 뒤 아내에게조차 말을 걸지 않고 매일 혼자 소주 3∼5병씩을 마시는 등 처지를 비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장씨가 숨지기 전날 밤에도 소주 5병을 마셨고,지난해 두 자녀가 유학과 군대문제로 집을 떠난 뒤 음주벽이 더 심해졌다는 가족의 말에 따라 알코올중독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 [시론] 외국인 직접투자의 중요성

    외환위기 이후 한때 크게 늘었던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가 2000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이런 가운데 국내 노동계의 하투(夏鬪) 등과 맞물리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국내공장의 해외이전 가능성을 잇따라 내비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올들어 5월까지의 추이를 볼 때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4억 1200만달러에 그친 반면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갑절을 웃도는 10억 9200만달러를 기록했다.직접투자 수지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적자행진을 하고 있는 것이다.가뜩이나 국내사정이 어려운 때에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고 있는 것만 해도 걱정스러운 일인데,국내 기업의 외국행 조짐이 확연해지고 있어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외환위기를 겪고 난 뒤부터다.외국인 주식투자 같은 단기투자가 1997년 짧은 기간동안 대거 국내에서 이탈하며 위기의 주역을 맡았던 데 반해 직접투자는 공장매입 등 이동성이 낮은 장기투자라는 점이 크게 부각됐다.그때까지 외국인 직접투자는 매우 저조했다.선진국일수록 직접투자가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들에 비해서도 직접투자 유입이 저조했다. 우리는 과거 고도성장기부터 투자수요에 비해 자본이 풍부하지 않아 부족분을 해외에서 조달해야 했다.하지만 우리가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 것은 직접투자 유치와 해외차입이라는 두가지 방식 가운데 차입이었다.우리와 대조적으로 말레이시아는 90년대 초부터 외국인 직접투자를 대거 유치한 덕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없이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이 활발해지면 투자 부진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성장 잠재력의 저하 가능성을 완화할 수 있다.하지만 어느때보다 그런 필요성이 높아진 지금,오히려 직접투자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직접투자 유치 실적은 30개 회원국 중 23위에 머물렀다.물론 주요 투자국인 미국·유럽·일본 등의 경기침체가 중요한 원인이기는 하다.하지만 이것만으로 직접투자 부진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특히인접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2000년 이후 두자릿수로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내 투자 유입이 줄고 있는 원인을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국내기업의 해외 이전이 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각종 설문 결과를 보면 해외 투자자들은 강성노조와 대립적 노사관계,복잡한 규제 등을 대(對)한국 투자의 중요한 걸림돌로 인식하고 있다.똑같은 관점에서 국내의 열악한 기업경영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 기업이 외국행을 고려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원론적으로 말해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해외투자를 늘리는 것이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하지만 기업이 해외로 거점을 옮기면 국내의 고용과 소득은 감소하게 된다.경기가 극도로 침체된 지금은 그야말로 일자리 하나가 아쉬운 때다.지금처럼 일부 이익집단의 불법 집단행동과 자기 몫 챙기기가 만연하면 자연히 경영환경이 악화돼 우리 기업들은 해외로 내몰리게 된다.이는 결국 국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각종 해외투자 유인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근 철도파업의 사례에서와 같이 정부가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우리 기업들은 국내에 머물게 하고, 외국기업들을 국내로 맞아들이는 방안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 ‘경남도 외자유치 성공’ 정부도 인정 / 김혁규지사 閣議서 발표회

    김혁규 경남지사가 1일 청와대에서 열린 ‘테마 국무회의’에 참석,외자유치 성공사례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김 지사의 발표는 시·도지사의 국무회의 참석이 흔하지 않은 데다 경남의 외자유치 노력을 정부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특히 김 지사의 ‘경영행정’에 대한 끈질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가다. 경남도가 지난 98년부터 유치한 외자는 모두 6억 4400만달러.12개 기업이 4000여명을 고용하고 있으며,이로 인해 지역총생산(GRDP)이 1조 6800억원 늘어나고,연간 4400억원 이상 수출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더 중요한 것은 모두 ‘신규공장 설립형 투자’인 데다 고도기술 수반업체여서 신기술의 국내 이전도 가능해 남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김 지사는 IMF 경제위기가 닥치자 “외자유치만이 살길”이라며 98년 8월 투자유치과를 신설하고 외국어에 능통한 대기업 출신 전문가 4명을 영입했다.이듬해 1월에는 투자유치 조례를 제정,투자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제도화하고,행정의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구축,투자기업으로부터 신뢰를 쌓았다. 사천 진사공단에 입주한 JS테크는 사업계획서 제출 후 19일 만에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기공식을 가졌으며,경남 태양유전은 49일 만에 공장 신축공사를 착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경남도의 외자유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외국인들의 자녀교육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진사공단 인근 2500여평에 외국인 전용학교를 건설중이다.그리고 지난 봄에는 진사공단 내 곳곳에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벚꽃나무도 심었으며,공단거리명에 입주기업의 상호를 붙였다.모두 외자유치를 위한 ‘러브 콜’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외국인 투자활성화 대책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건의내용은 ▲대통령의 외국인기업 노사 무분규 선언 ▲정부내 투자유치 전담기구 설치 ▲과감한 규제완화 ▲외국기업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투자유치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제 도입 등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勞·使·政 협력부족 큰 문제”나이스 前IMF아태국장 회견

    휴버트 나이스 도이체방크 아시아·태평양 본부 회장은 30일 “한국의 노사관계 불안의 배경은 정부의 친(親) 노조 정책 때문이 아니라 노조·사용자·정부 사이의 협력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이스 회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참여정부의 경제비전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으로 한국의 위기극복 프로그램에 깊숙이 관여하다가 2000년 도이체방크에 스카우트된 국제경제 전문가다. 그는 “노조 파업은 한국 경제의 개혁과 변화의 속도가 늦추고 투자자들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이어 “과거 외환위기 때 노·사·정이 위기의식을 갖고 희생한 결과 다른 나라보다 더 빨리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이번에도 과거 경험을 토대로 위기 상황에 이르기 전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나이스 회장은 “국제 평가기관들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한 것은 과민반응으로 해석된다.”면서 “올해 성장률전망을 보수적으로 추정할 때 4%,낙관적으로 보면 6∼7%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한국이 또 다른 금융위기를 겪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그 근거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하고 팽창 중심의 통화정책을 유지해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올 하반기 회복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 회장은 SK사태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도 회계부정은 발생한다.”고 전제한 뒤 “사태를 가능한 한 투명하게 처리하고 정부가 구제금융을 하지 않는 등의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열린세상] 경제위기와 노·사·정 충돌

    최근 우리경제는 거센 풍랑 속에 엔진이 꺼지는 배와 같다.파업대란과 가계부채 등으로 앞이 안 보이는 불안 속에 소비 실종,기업 탈진 등 경제 동력이 멈추고 있다.실제로 우리 경제는 기력을 잃은 상태이다.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기지표가 IMF 불황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소비경기를 반영하는 도·소매 판매 증가율은 -4.6%로 5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경제동력의 근간인 설비투자는 21개월만에 최저치인 -8.9%를 기록했다.감소해서는 안 되는 산업생산도 급기야 -1.9%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대열에 합류했다. 경제가 이와 같이 좌초상태에 빠지자 실업과 빚의 2중고를 겪는 국민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노·사·정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과 주장만 내세우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참여정부는 주요 경제운영 방향으로 재벌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분배기능을 강화하여 공평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이런 맥락에서 노사간의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비정규직의 차별해소,주5일 근무제 도입,사회안전망과 근로자 복지 확충 등의 노동정책을 제시했다.이러한 정부정책은 반(反)기업정책으로 인식되어 재계의 강력한 반발을 가져왔다. 경제의 침체와 불안이 심각한 상태에서 재벌개혁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면 이는 경제침체를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국민소득을 떨어뜨려 개인 파산을 확산시킨다는 논리이다.더 나아가 재계는 파업이 확산되자 국내 투자를 멈추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극단적 논리까지 내놓았다. 한편 정부정책에 대해 노조는 자신들의 위상과 이익의 강화 차원에서 임금인상 및 근로여건 개선과 함께 경제자유구역법 폐기,비정규직 철폐,노조 경영참여 등 정책적 분야의 요구사항까지 제기하고 있다.이에 따라 과거와는 내용이 다른 파업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정부는 두산중공업·철도청·화물연대·조흥은행 파업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경제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불법파업에 대한 강경대응은 물론 무노동 유임금,해고의 경직성,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등에 있어서 노동조합에대한 특혜를 없애겠다는 정책까지 제시했다. 이렇게 되자 노·사·정간 불신이 커지면서 집단적 대결의 조짐이 보인다.정부가 철도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자 충돌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현 상황에서 이해집단간 싸움을 확대한다면 이는 좌초상태의 경제를 스스로 침몰시키는 것이다.경제를 기득권의 보호나 투쟁을 위한 인질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재계는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에 나서고 성장동력을 살리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경제위기를 빌미로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 노조공격에 주력한다면 이는 기업의 기본 소임을 망각한 반국민적 처사이다.노동조합도 마찬가지이다.기업은 노사가 함께 살려야 하는 공동운명체이다.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이는 기업을 망치고 자신들도 망치는 파괴행위가 될 수 있다. 노동귀족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노동자들 사이에 격차가 크다.실직자들은 아예 자신들의 처지를 알릴 길도 없다.근로자들의 평등한 고용기회를 확대하고 생산성을 높여 기업도 살리고 근로자도 사는 노동운동을 펼쳐야 한다.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정부는 기업들의 불법비리행위를 차단하고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켜 투명하고 공평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데 일관성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동시에 규제를 혁파하고 불안요인을 제거하여 기업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무슨 일이 있어도 정부가 우왕좌왕하여 풍랑 속에 배를 침몰시키는 역사적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경제를 살리는 데 정치권이 힘을 합쳐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정치권이 경제위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해 불안을 과장하거나 상대방 헐뜯기에 여념이 없다면 경제는 희망이 없다. 이 필 상 고려대교수 경제학
  • ‘마흔살’ 최연소 부총리자문관 / 재정경제부 이건혁씨

    초등학교 5학년때 한국을 떠나 거의 30년만에 고국에 돌아온 재정경제부 이건혁(李健赫) 부총리 자문관.그는 마흔살로 역대 부총리(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 가운데 최연소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가 너무 바쁘다는 걱정에서부터,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을 빨리 처리해 주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이 4%를 밑돌 것이라는 걱정까지 그의 ‘나라 걱정’은 끝없이 이어진다. ●너무 젊은 자문관의 출현 그가 부총리 자문관이라는 직함을 달고 정부과천청사에 나타난 것은 지난 5월20일.‘젊은’ 자문관의 출현에,자존심 강한 재경부 관료들이 거부감을 나타냈을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이 자문관은 “예전부터 나라 걱정을 같이 했던 사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그의 이력서를 들춰봐야 한다.서울 출생인 그는 신용산초등학교 5학년때 영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났다.런던대학을 졸업한 뒤 경제·정치 분야의 명문이라는 LSE(London School Economics)에서 거시경제 박사학위를 마칠 무렵,국제통화기금(IMF)에 인턴십 지원서를 냈다.그런데 인턴십 3주만에 정식직원 채용제안이 들어왔다. 긴 고민 끝에 1년 후에 반드시 취직한다는 계약서를 써준 뒤 학교로 돌아가 박사학위를 마쳤다.물론 졸업후 약속대로 IMF에 취직했다.한국인이 IMF에 정식직원으로 채용된 것은 1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IMF에 정식채용된 한국인 그는 IMF에서 99년 10월까지 꼬박 10년을 근무했다.직속상관은 외환위기 당시 한국담당국장을 지내 우리에게도 익숙한 휴버트 나이스 현 도이체방크 아시아·태평양본부회장.그러나 외환위기 때는 한국이 아닌 인도네시아 프로그램을 맡았다.한국인이 한국을 구제하는 프로그램을 맡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외환위기는 그의 개인적인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그는 “IMF에 있으면서 여러 나라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아시아의 외환위기는 전혀 성격이 달랐다.”면서 “자금시장의 신뢰도가 한꺼번에 붕괴돼 혼란이 초래됐으며,그런 위기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99년말 투자은행인 JP모건으로 옮겼다.홍콩에서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각국의 경제상황을 분석했고,여기에는 늘 한국이 포함돼 있었다.그리고 올해초 가족과 함께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귀국했다.귀국 소식을 들은 재경부의 지인(知人)들이 공석이었던 부총리 자문관에 그를 추천했다. ●부총리와 자문관의 첫 대면 부총리를 대면하던 첫 날,그는 “생각보다 경제가 어렵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자문했다.부총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도 그럴 것이 그때까지만 해도 정부는 올해 5%대 달성이 가능하다고 역설할 때였다.1∼2주 후부터 연구기관들은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기 시작했고,정부도 하향조정의 불가피성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부총리를 직접 만나 경제 자문을 하고 싶지만 부총리의 일정이 너무 바빠 일주일에 한번꼴로 보고서를 낸다.보고서는 하루이틀 뒤에 부총리의 친필사인과 함께 되돌아온다.실제 그의 책상에서 ‘훔쳐본’ 보고서에는 부총리의 사인과 함께 곳곳에 밑줄과 동그라미가 처져 있었다. 그가 진단하는 우리 경제의 탈출구는 무엇일까.그는 먼저 “지금은 세계경제의 불황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했다.따라서 내수를 떠받치는 정책,즉 4조원대의 추경예산을 하루빨리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미국시장이 재정팽창,저금리,달러약세라는 3형제가 오뚝하게 서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여건이 좋다.”면서 “우리나라도 원화강세만 빼고 재정·금리가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늦어도 4분기부터는 반등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글 안미현기자 hyun@ 사진 한준규기자 hihi@
  • 코리아군단 VS 골프女帝 / 세리·지은 US오픈서 소렌스탐과 ‘지존’ 격돌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총상금 310만달러)이 3일 밤(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리지GC(파71·6509야드)에서 개막,4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지난 1998년 루키시절 박세리(CJ)가 연장 18홀을 포함,92홀의 사투 끝에 우승컵을 차지해 ‘IMF체제’의 절망 속에서 신음하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져준 대회이자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은 권위와 전통뿐 아니라 상금 규모에서도 다른 대회를 압도한다. 지난 46년 창설돼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래됐고,메이저대회로서도 최장 역사다.무엇보다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총상금이 300만달러를 넘고 우승 상금만도 56만달러에 달해 웬만한 투어 대회 우승상금의 5배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의 면면도 다른 대회와는 격이 다르며 각오와 투지도 대단하다. ●누가 출전하나 예선 면제 선수 58명과 예선 통과자 100명 등 모두 158명이 출전 자격을 얻었다. 한국선수들은 두 번째 타이틀에 도전하는 박세리를 비롯해 김미현(KTF) 박지은(나이키골프) 박희정 한희원(휠라코리아) 장정 등이 역대 챔피언 및 상금 상위 자격으로 자동 출전하고 강수연(아스트라) 이정연(한국타이어) 강지민 문수영 양영아 김초롱 등 일부 프로와 미셸 위 송아리·나리 등 아마추어들이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내 역대 가장 많은 10여명이 대거 나선다.거대한 ‘코리아군단’과 함께 대회 2연패와 통산 3승을 노리는 줄리 잉스터,‘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시즌 첫 메이저인 나비스코 챔피언 파트리샤 므니에 르부,메이저대회 우승 단골 캐리 웹(호주)을 비롯해 로지 존스,로라 디아스,로라 데이비스(영국),로리 케인(캐나다),카린 코크,마리아 요르트(이상 스웨덴) 등 내로라하는 강호들은 모두 출전한다. ●우승 후보는 누구 우승 확률이 높게 점쳐지는 선수는 시즌 다승 1위(3승)를 달리는 소렌스탐.다승은 물론 상금 등에서 2위 박지은과 3위 박세리를 멀찌감치 밀어내고 독주하는 소렌스탐은 95·96년 2연패에 이어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물론 소렌스탐의 우승을저지할 유력한 후보는 박세리와 박지은.박세리는 다른 선수에 견줘 소렌스탐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데다 어려운 코스에서 치러지는 대회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아마추어 최강을 거쳐 프로에 올라왔지만 아직 메이저 왕관이 없는 상금 랭킹 2위 박지은도 이번만큼은 반드시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가 강하다. 지난해 예상치 못하게 정상에 오른 잉스터도 물론 다크호스로 꼽힌다. ●난코스가 최대 변수 올해 대회가 치러지는 펌프킨리지GC는 대회 사상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 모든 게 조정됐다.우선 4번홀을 비롯해 9·10·17·18번 홀의 길이가 늘었다.전체 코스 길이는 6509야드로 세팅돼 있지만 일부 홀의 티잉 라인을 조절하면 실제로는 6550야드까지 늘어난다.이 같은 길이는 파71로 세팅된 역대 대회 코스 가운데 가장 길다. 코스 세팅을 주도한 켄드라 그레엄은 “페어웨이 주변의 러프 또한 역대 가장 질기고 길어 선수들은 단 한 번의 실수로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곽영완기자 kwyoung@ ■US오픈 진기록들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US여자오픈은 역사만큼이나 많은 진기록을 갖고 있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골프협회(USGA)가 인정하는 역대 최고의 진기록은 박세리가 세운 것.지난 1998년 루키시절 제니 추와시리폰(미국)과 치른 연장전으로,18홀 연장도 모자라 서든데스로 2홀을 더 치르고 정상에 올랐다.홀 수로 치면 92홀을 돈 것.US오픈의 대회 규정상 18홀 연장을 돌고 서든데스까지 치른 건 전무하다. 당시 연장전 도중 박세리가 해저드에 빠진 공을 치기 위해 하얀 맨발을 드러내며 물 속으로 들어가 위기를 탈출하는 장면은 아직도 국민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져 있지만 USGA 또한 우리 못지 않은 감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이 대회는 그 해 미프로골프(PGA)와 LPGA를 통틀어 가장 많은 미국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지켜본 것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다음은 줄리 잉스터가 지난 99년 처음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세운 최저타 우승.당시 잉스터는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쳐 이전까지 최저타인 앨리슨 니컬러스(영국)의 97년 기록(합계 10언더파)을 6타나 줄였다. 컷 통과 타수로 볼때 역대 가장 어려웠던 대회는 테네시주 리치랜드CC(파71)에서 열린 80년 대회.당시 컷을 통과한 공동 60위의 기록은 합계 11오버파였다. 통산 상금 1위는 두 차례나 정상에 오른 캐리 웹(115만 8532달러)이며,2위는 역시 두 차례 우승한 잉스터(106만 9780달러).베시 라울(51·53·57·60년)과 키미 라이트(58·59·61·64년)는 통산 최다인 네 차례나 정상을 밟았다. 곽영완기자
  • 불황의 끝은 어디인가 / 실물지표 IMF수준으로 회귀 경제‘비상사태’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경기불황의 끝은 어디인가.생산·소비·투자 등 실물지표가 매월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올 하반기 수출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후폭풍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최근의 잇단 노사분규도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일각에서는 실물지표가 외환위기가 발생한 다음해인 1998년 10월 당시의 심각한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걱정한다. ●생산·소비·투자 3대 실물지표 추락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자제품 출하는 전년 동월대비 2.2% 감소했다.출하감소는 재고증가→공장가동률 감소 등으로 이어진다.재고지수는 자동차·화학제품 등의 증가로 전년동월 대비 12.5% 감소했다.재고율은 전월에 비해 1.5%포인트 증가해 105.7%를 기록했다.특히 자동차산업의 재고 증가율이 67.2%를 기록,전체 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는 4.6% 감소해 지난달(-4.3%)에 이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백화점은 3월(-4.8%),4월(-6.5%)에 이어5월에도 감소세(-2.6%)를 이어갔다.시중 유명 백화점의 주차장이 텅 비어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꽉 닫고 있다.할인점 판매가 지난 3월부터 3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투자는 건설 부문의 경우 민간 및 공공발주 공사실적의 호조로 전년동월 대비 16.4% 증가했으나,설비투자는 자동차 일반산업용기계 등에 대한 투자감소로 8.9% 줄었다. ●성장률도 급전직하할듯 최악의 실물지표는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지난 1·4분기 3.7%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2%대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그동안 성장동력이었던 수출도 하반기에는 한자릿수를 겨우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지난해 하반기의 수출증가율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현재의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전월비)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6∼12개월 후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 전월비도 13개월 연속 떨어져 경기하강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통계청 신승우 과장은 “선행종합지수 전월차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서면 통상 3∼10개월 이내 회복세로 진입하곤 한다.”면서 “그러나 아직 플러스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당분간 경기하강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위적 처방도 산 넘어 산 정부는 경기하강에 따른 경기진작책으로 4조 2000억원에 이르는 추가경정예산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통과되더라도 경기부양 효과가 발생할 때까지는 최소 2∼3개월 걸려 약발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여기에다 사스가 재발될 경우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의 노사분규는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고,외국인기업의 국내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있다.지난달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03년 세계경쟁력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일반적 노사관계는 생산적(productive)이기보다는 매우 적대적(hostile)이며,노사경쟁력 지수는 3.551로 인구 2000만명 이상 30개 국가중 ‘꼴찌’를 기록했다.1위를 차지한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말레이시아(2위),타이완(3위),태국(7위),터키(12위),중국(20위) 등 주변 개발도상국 수준에도 못 미쳤다. 주병철기자 bcjoo@
  • “경기침체 IMF후 최악”2분기 소비자판단지수 최저치

    소비자들은 지금의 경기침체 수준이 외환위기의 여파로 어렵던 1998년 이후 최악이라고 느낀다.생활형편 또한 2000년 말 이후 가장 안좋은 것으로 여긴다.또 6개월 뒤 경기가 나아질지에 대한 기대감도 2001년 1·4분기 이후 가장 낮다. 한국은행이 전국 30개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24일 발표한 ‘2·4분기 소비자 동향’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생활형편 동향지수(CSI)는 71로 2000년 4분기(66) 이후 가장 낮았다.6개월 후의 생활형편 전망지수는 85로 전분기와 같았다.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나 생활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현재 경기판단 지수는 45로 1998년 3분기(27) 이후 최저치로 떨어져 얼어붙은 체감경기를 반영했다.6개월 후의 경기 전망지수는 68로 2001년 1분기(66) 이후 가장 낮아 향후 경기도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가계수입 전망지수는 91로 전분기(88)보다는 약간 나아졌으나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고,6개월 후의 소비지출계획 지수는 102로 전분기(103)와 비슷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아르헨 ‘외채박물관’ 설립

    |멕시코시티 연합|2001년 12월 1300억달러가 넘는 사상 최고액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던 아르헨티나가 국민에게 외채위기의 교훈을 알리기 위해 이른바 ‘외채 박물관’을 설립해 운영을 시작했다. ‘외채 박물관’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 경제학과 건물안에 들어서 있으며 전시실과 연구센터,문서보관센터 등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이번 ‘외채 박물관’ 설립의 총책임자는 아르헨 경제부 발행 관보 라 가세타 데에코노미카스의 시몬 프리스투핀 국장이다. 경제학 전공의 학생들과 전문 연구원으로 구성된 약 30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앞으로 문서보관센터에서 일하면서 외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하게 된다.이들이 분류한 아르헨 외채의 역사에 관한 저서,논문,기사 등 모든 문서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전시실은 외채 관련 각종 도표와 포스터로 채워진다.2002년말 현재 아르헨의 총외채는 1343억 4000만달러로 10년전과 비교해 두배로 늘었다.아르헨은 국제통화기금(IMF) 및 민간부문 채권단과 막대한 규모의 부채상환 재조정 협상을 앞두고 있다.
  • [CEO 칼럼] 경제살리기엔 너나 없다

    얼마전 택시를 탔다.기분좋게 인사를 건네는 40대 중반의 기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초·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는 그와 나눈 많은 이야기 중에 가슴을 짓누르는 대목이 있었다. “요즘 몹시 힘듭니다.아침 출근 때 잠깐 손님이 있고,낮에는 거의 빈 차로 다니다가 저녁에야 손님이 보일 정도입니다.이렇게 힘들어서야….IMF사태 때보다 더 심한 것 같습니다.무엇을 하며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입니다.” 그의 푸념섞인 말을 들으며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던 백화점의 세일행사가 썰렁해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한다. 경영자에게도 현 경제상황은 좋지 않다.신상품을 내놓아도 이전보다 반응이 오지 않는다.기존 상품들도 매출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 경영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설상가상으로 노사문제,북핵문제라는 복병까지 도사리고있다.이들은 경제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과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본질보다 주변에 너무 많은 국력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대부분의 국민들은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각종 게이트나 의혹,비리 등에 식상해 있지 않을까.상황이 갈수록 꼬여가는데도 지도자들은 서로 힘을 모아 대책을 내놓겠다는 생각보다 다른 일에 더 골몰해 있는 것 같다.‘이 것이 아닌데’라는 생각에 조급증까지 들 정도이다.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일이다. 지금은 경제살리기에 초점을 모아야 한다.우리는 경제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단기간에 IMF사태를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이다.아이의 돌반지까지 내놓는 국민의 정성 앞에 IMF위기도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이다. 외국에서도 경제 회생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많다.정부가 자국기업의 이익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뒤를 봐주는 것은 더이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특히 선진국일수록 경제문제에 직면하면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많다. 얼마전 경제계는 모처럼 한 목소리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각종 방안을 내놓았다.경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경제계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하지만 경제계의 목소리는 정치권의 외면으로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국민들도 지금과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는 행동양태를 바꿔야 한다.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과소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1인당 국민소득이 부자 나라의 4분의1밖에 안되는 나라가 씀씀이로는 세계 1위라고 한다.무조건 쓰고 보자는 심산에서 마구 그어댄 카드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가.마치 내일이 없는 국민들처럼 펑펑 써대는 이 나라를 어느 누가 제대로 평가를 해주겠는가. 우리나라가 총체적 난국을 맞고 있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정치·경제·사회 어느 부문 하나 문제가 없는 곳이 없어 보인다.국민들이 심리적 공황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국민의 마음을 속시원히 해결해줄 수 있는 여름날의 소나기가 필요하다.지금 국민들이 고대하는 소나기는 다름아닌모든 계층이 경제 회생을 위해 힘을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 주 형 CJ(주) 사장
  • 공자금 2차특감 오늘 시작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금융·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2차 특별감사’가 23일 시작된다.특감에는 최근 매각과 관련해 노·정갈등을 빚었던 조흥은행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감사원은 이날부터 재정경제부 등 5개 공적자금 총괄기관과 조흥은행 등 11개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이 체결된 기관 등을 대상으로 ‘공적자금 지원·관리 실태’ 감사를 실시,자금 지원과 회수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다고 22일 밝혔다. ●두번째 공적자금 특감 이번 특감은 지난 2001년 3월부터 7개월간 실시된 1차 공적자금 특별감사에 이어 두번째다. 대상기관은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 등 5개 총괄기관과 공적자금을 지원받고 예금보험공사와 MOU를 체결한 조흥은행과 우리금융지주회사,서울보증보험,한국투자신탁 등 11개 금융기관 등이다. 이들 외에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은 예금보험공사,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감사가 실시될 계획이다. 1차 특감에서는 금용기관임직원과 기업경영인 5000여명의 부실책임과 비위가 적발된데다,공적자금 부당지원 및 강제지원과 부실채권 매입,투자기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등으로 1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부실운영된 것으로 지적됐었다. ●26조 5000억원 집중 점검 이번 특감 대상 공적자금은 지난 1997년 11월 IMF사태 이후 투입된 160조원 규모의 공적자금 가운데 첫 감사 이후인 2001년 4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집행된 26조 5000억원에 달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은행 6조 4000억원,종금 5조 2000억원,투신·증권 2000억원,보험 8조 4000억원,저축은행 3조 2000억원,신협 3조 1000억원 등이다. 이번 특감의 주요 포인트도 1차 때와 비슷하다.출연·출자·예금대지급·부실채권 매입 등 공적자금 지원의 적정성 여부와 함께 출자 금융기관 매각,출자주식과 부실채권 매각 등 공적자금 회수의 적정성,손실분담 방안 등 공적자금 상환대책이 적정했는지를 조사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아울러 MOU 체결 등 공적자금 사후관리를 비롯,부실금융기관의 임직원과 부실기업주 등에 대한 부실책임 조사 및 손해배상 청구 등이 제대로 진행됐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특검 사채업자등 소환 안팎 / 박지원씨 수뢰입증 급물살

    특검팀이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장관의 수뢰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조사와 기소 여부에 맞춰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할 방침이지만 대통령의 승인이 떨어질지는 예상키 어렵다. ●현대 비자금 용처 베일 벗나 현대건설에서 조성한 비자금 150억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 사용처를 밝히는 것이 특검팀의 과제다.특검팀은 박 전 장관으로부터 전달받은 비자금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채업자 김모,임모,장모씨 등 3명을 주목하고 있다.그러나 김씨와 임씨가 이미 특검수사가 시작되기 전 출국했으며 장씨만 국내에 남아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비자금을 평소 친분이 있던 김씨에게 넘겼고 김씨를 통해 이 가운데 140억원 상당을 전달받은 장씨는 2000년 5월말과 7월 자신의 부인 등의 증권계좌에 입고시킨 것으로 추정한다.그런 뒤 D증권사에 매매,그 대금을 다시 은행계좌에 입금시키는 방법으로 자금세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특검팀은 자금세탁의 전반과정에 개입한 장씨를 박 전 장관의혐의를 입증할 돌파구로 판단하고 있다.또 양도성예금증서가 현금화되는 과정에서 코리아텐더 대표 유신종씨가 배서한 수표가 발견된 것도 이목을 끈다.현대의 비자금이 벤처업계 등을 통해 세탁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또 유씨가 과거 자신의 사업과 관련,정치권에 로비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어 현대의 비자금이 정치권으로 넘어갔을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돈세탁을 치밀하게 한 데다 핵심인물인 김씨 등이 미국에 체류중이라 실체규명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수사 박 전 장관,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사건 핵심인물들은 산업은행의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 과정을 다르게 진술하고 있다.박 전 장관은 “이 전 수석 등에게 제2의 IMF 위기를 막기 위해 현대그룹을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지만 산업은행 대출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엄호성 의원이 산업은행의 4000억원 불법대출을 폭로했을 때 이 전 수석을 찾아가 사실 여부를 처음 확인했다는것이다. 당시 이 전 수석은 대출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반면 이 전 수석은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박 전 장관이 “현대가 망하면 햇볕정책도 어려워진다.”며 도움을 요청했고,산은 대출 등도 모두 보고했다고 주장한다. 사건 핵심인물들의 진술이 이처럼 엇갈림에 따라 진상 및 책임규명을 위해 김 전 대통령 수사는 불가피하다.이를 위해서는 일단 수사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그러나 수사중단을 주장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정은주기자 ejung@
  • 기고 / 잔인한 달 6월이여

    미국의 시인 T S 엘리어트는 시 ‘황무지’에서 메마른 땅을 뚫고 솟아나오는 여린 새싹들을 보고 생명의 역동성에 경탄한 나머지,역설적으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우리나라에서도 채 피어나지 못한 청년학도들이 독재에 항거하다가 쓰러져간 4·19학생혁명이 있었으니,4월은 잔인한 달임에 틀림없다.들풀 같은 민중이 군사독재의 폭압에 맞서 싸운 5·18광주민중항쟁을 생각하면 5월 역시 잔인한 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잔인한 달은 6월’이라고 주장하고 싶다.전 국토가 초토화한 민족상잔의 6·25 하나만으로도 가장 잔인한 달이 되기에 충분하다.또 최루탄과 페퍼포그,돌멩이와 화염병이 거리에서 캠퍼스에서 난무한 6월시민항쟁이 일어났던 달이기도 하다. 작년 6월에는 월드컵 축구로 온 나라가 들끓는 중에,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키워드는 꿈과 감동이었다.서로가 서로에게 꿈과 감동이 되고,그것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전 국민과 해외교포들의 마음까지 동시에 휩쓸면서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다.6월은 그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던,월드컵 개최 1주년을 맞는 달이다. 며칠 전에는 신효순·심미선양 사망 1주기를 맞아 서울시청 앞 등 전국 곳곳에서 그들을 추모하는 촛불행진이 벌어지기도 했다.그만큼 6월은 겹치는 희비와 다양한 사건들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잠재되어 있던 갈등이 표출되면서 나라 안이 온통 들끓고 있다.민주당은 신주류와 구주류의 신당을 둘러싼 기싸움으로,거대야당 한나라당은 새로운 당대표 선출과정에서의 당권 경쟁으로 뜨겁다.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는 경제상황과,파업으로 치닫는 노사 문제 역시 뜨거운 현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 대해 너무 걱정하고 자포자기만 할 것은 아니다.우리는 어떠한 고난도 너끈히 이겨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부지런하면서도 뜨거운 민족성,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기,그리고 다이내믹한 신바람의 무서운 저력을 가진 민족이다.이념과 지역,연령과 성별을 뛰어넘어 월드컵 4강 신화를 쟁취한 우리가 아닌가.그렇기 때문에 곳곳에서 돌출하는 이런 불협화음들을 아우르면서 우리의 염원인 자주평화 통일을 성취해 낼 능력과 지혜를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한적한 시골 산길에서 미군 장갑차에 치여 안타깝게 희생된 두 여중생은 우리의 잠든 의식을 일깨운 아름다운 들꽃이 되었다.반전 평화,민족자주의 수천만 개의 촛불로 찬란하게 부활했다.그만큼 우리는 슬픔까지도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을 지닌 민족이다.슬픔과 분노를 적절히 조절하고 함께 살 수 있는 길과 마당을 만들어낼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길러왔다. 다양한 의견의 스펙트럼과 첨예한 계층적 이익의 대립을 중화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을 키워왔다. 위기와 국난의 고비마다 어김없이 일어나 나라와 공동체를 앞으로 밀어 나아가게 한 위대한 우리 민중의 저력을 믿자.약한 듯 하지만 강하고,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생생히 나타나는 지혜로운 우리 국민의 힘을 믿자. 1년 전 우리는 국민의 하나된무서운 모습과 힘,붉은악마의 힘을 보지 않았던가.열정과 꿈과 감동의 붉은악마 정신으로 오늘의 이 고난과 갈등을 이겨내자.상생과 화합과 감동의 새로운 세계를 활짝 열어젖히는 계기로 삼자. 김윤호 백두산문인협회 회장 명예논설위원
  •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박지원씨, 조지훈詩로 소회 피력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18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고 소회를 피력했다.박 전 장관의 발언은 조지훈의 시 ‘낙화(落花)’의 첫째연으로 박 전 장관이 말하는 ‘꽃’의 의미가 여러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한때 ‘부통령’이라는 별칭을 들으며 국정을 장악했던 박 전 장관 본인을 가리키는 말일 수도,좌초위기에 처한 햇볕정책일 수도 있다.또 정치적 공세 속에 위기에 몰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의미한다는 해석도,한때 만개했다 지는 꽃처럼 무상한 권력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실질심사 최후진술에서 “정상회담이 없었으면 지금도 한반도는 전쟁위협에 시달리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외국기업들의 투자 유치로 IMF위기를 극복한 것도,성공적인 월드컵도,부산 아시안게임의 북측 참석도 모두 정상회담의 결과”라고 말했다.이어 “북한은 적성국가이지만 동시에 형제국가로 통일해야 한다.”면서 “실질심사 신청은 구속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상회담 소회를 밝히고 150억원 수수 의혹을 풀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시 낙화는 ‘꽃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로 끝맺는다. 정은주기자 ejung@
  • [시론] 국방예산 증액의 당위성

    한·미 정상회담 이후 주한미군 재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주요 축을 중심으로 주한미군을 통합하고 한강 이북 미군기지의 재배치는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정치·경제·안보상황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근거하여 정상회담 이후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일단 북핵문제가 해결된 이후 본격 착수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지난 5일 한·미 양국은 미래 한·미 동맹 정책구상 공동협의 2차 회의에서 미2사단의 한강이남 이전에 공식 합의하고 용산기지를 포함한 주한미군 재배치에 실질적으로 합의하였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주한미군 기지통합을 2단계로 나누어 실시하되 1단계에서는 경기 북부에 산재한 미2사단 관련 기지를 동두천과 의정부 등 2곳으로 통폐합하고,이어 2단계에서는 한강 이북의 미군기지를 평택·오산권,대구·부산권 등 2개 중심기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이같이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이 가시화됨에 따라 주한미군이 담당하던 대북 억지력의 상당부분을 한국군이 맡을 수밖에 없게 됐다.주한미군의 재배치 문제는 한국의 자주국방력 강화와 직결된다.그리고 자주국방력 강화를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것이 적절한 국방예산 확보이다. 이제 우리도 국력에 걸맞게 국방재원을 투자해 자위적 방위역량을 확보할 때가 되었다.물론 적정 국방비의 규모는 전문가들의 시각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주한미군의 대체전력 확보와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전력개선,그리고 내구연한 도래에 따른 현존전력의 교체 소요를 감안하면 향후 10∼15년 동안 GDP 대비 적어도 3.5∼4.0%의 재원이 필요하다.이 정도의 액수는 현재의 국방예산에 비추어 볼 때 엄청난 예산임이 분명하다.그러나 이것도 군의 슬림화를 전제로 판단한 결과이다. 우리 국민들은 주한미군이 담당하고 있는 부문을 제외하면 우리 군이 전력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러나 1989년 이후 GDP와 연동된 국방비 편성개념을 폐지함에 따라 80년대 중반까지 5∼6%를 유지하던 국방비는 계속 줄다가,IMF를 맞아 대폭 삭감돼 GDP 대비 2.7%까지 떨어졌다.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안보위협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면서도 국방비 수준은 세계 평균인 3.8%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 결과,최근 5년 동안 추진해온 국방부의 방위력 개선사업을 보면 제대로 된 것도 없고 차세대 무기도입 사업 중 상당부분이 순연되거나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다.일선 부대도 전투장비와 물자,전시 탄약,훈련 탄약과 유류 등이 부족하거나 개선되지 않아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의 능력은 북한이 남침할 경우 싸워 이길 수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그러나 현대전쟁의 파괴적 성격을 감안할 때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는 전쟁이 아예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북한이 보유한 장사정포와 생화학무기들이 일시에 사용될 경우 우리측도 막대한 피해를 각오해야 한다. 국토의 상당 부분이 파괴된 다음에 승리하는 것은 무의미하며,아예 북한이 남침을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억지력을 보유하는 것이 확실한 자주국방의 길이다. 우리가 진정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원하고 자주국방을 원한다면 하루빨리 자위적방위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향후 10∼15년 동안 적정 규모의 국방비를 확보해 주고,‘제대로 된 군대,작지만 강한 군대’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이것이 안보 수혜자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 아닐까. 이 상 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정치 플러스 / DJ,영남 불교지도자 오늘 면담

    김대중 전 대통령은 18일 오후 동교동 자택에서 부산 범어사 주지인 성오 스님을 비롯한 영남지역 불교계 지도자들의 예방을 받고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고 김한정 비서관이 17일 밝혔다.김 비서관은 “영남지역 불교계 지도자들은 오래전부터 김 전 대통령이 재임중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킨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찾아뵙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일정이 맞지 않아 미루다 이번에 면담이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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