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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MB노믹스

    위기의 MB노믹스

    이명박 대통령이 현 경제 상황을 “1,2차 오일쇼크에 준하는 3차 오일쇼크라고 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이 난국을 정부 혼자 해쳐나가기 어렵다. 정부, 국회, 근로자 등 모두가 위기 극복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부부터 고유가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물가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국회도 속히 문을 열어 민생안정 대책이 실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규제개혁이나 감세 등 제도개혁에 앞장서달라.”고 말했다. MB노믹스가 3중고(重苦:유가급등, 원자재난, 원·달러 환율 상승)의 암초에 걸려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50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유가가 올 들어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서 140달러 선을 달리고 있는 현 상황은 당초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립할 때만 해도 상정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7·4·7(7% 성장·국민소득 4만달러·세계 7대 강국)’로 집약되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현상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유명무실한 정책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4.7%로 하향 조정하는 한편, 성장보다는 물가안정과 민생안정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대외경제여건이 너무 많이 나빠졌다. 핵심은 급속한 유가 급등이다.”면서 “선진국의 성장전망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총체적인 대외경제여건의 악화로 인해 우리도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성장률은 떨어지는 반면 물가는 오르고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온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올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5%로 199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정의는 없다. 학자의 관심사는 될 수 있어도 정부로서는 스태그플레이션이든 아니든 간에 성장률과 물가상승 대책은 다 세워야 한다.”면서 이같은 우려를 애써 불식시키려 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자리 창출과 위기 극복을 위해서 경제주체들이 제 몫을 하면서 서로 참고 양보하는 고통분담의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고통분담론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촛불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경제위기론을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제2의 IMF위기론’에 이어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도 “지금 경제가 국난적 상황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말한 바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영진위 위원장 “한국영화 산업 IMF때 보다 더 심각”

    영진위 위원장 “한국영화 산업 IMF때 보다 더 심각”

    “현재 한국 영화 산업은 위기 정도가 아니라 대 공황상태다.” 강한섭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공식석상 자리에서 현 한국 영화의 문제점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23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한국 영화 산업의 현실 진단 및 미래 전망 대토론회’에 참석한 강한섭 위원장은 “현재 한국 영화 산업은 IMF보다 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강 위원장은 “올 상반기 한국 영화 수익률은 마이너스 43%대로 최악의 기록이다. 작년에 비해 올해 5월 말까지 영진위가 다루는 한국 영화 물량이 3분의 1정도로 떨어졌지만 위기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고 진단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현재 위기를 모르니 해결책이 나올 수가 없다. 문제를 정확히 알아야만 해결책이 나오듯 영화인들이 위기의 순간에 상의하고 뜻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 간 한국 영화의 호황은 착시 현상이었다고 비판한 강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한국 영화의 호황은 겉으로는 즐거웠지만 그 속을 본 사람은 거품과 착시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부가 1조원을 투자해 영화 강대국을 만들려고 했지만 시장 규모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한섭 위원장은 “영화계 고질적인 병폐인 신구세대의 갈등을 타파하고 한국 영화의 재발견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한국영화 산업을 반드시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한섭 위원장을 비롯해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김갑의 한국영화인협회 정책위원장 등 영화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해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에 대해 토론했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 사진= 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대한민국 60돌 미래로 세계로] (3) 경제대국을 향해 뛴다

    건국 60년의 경제는 한마디로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이적인 기록은 한국 경제의 저력 그 자체였다. 하지만 압축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는 또다른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도전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다.60년간 우리 경제의 변천과 산업현장의 주역들인 기업의 눈부신 업적 등을 되돌아 보고 글로벌의 파고를 넘는 ‘60년의 미래’를 짚어본다. ■ 소비자물가·경제규모로 본 과거 60년 달걀 1개면 서울시내에서 버스를 5.5번 탈 수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달걀이 아주 귀했던 1948년 건국 시절의 얘기다. 당시 달걀 1개의 가격은 24.8원(圓)으로 서울 시내버스 요금 4.5원(圓)의 5.5배였다. 건국 60년을 맞은 2008년은 어떨까. 2008년에는 거꾸로 달걀을 5.5개를 모아야만 서울서 버스 한번 탈 수 있다. 달걀 한개 가격이 2008년 현재 163원, 서울시내 버스비는 900원으로 역전됐기 때문이다. 달걀은 60년 전에 비해 6572배(두 차례 화폐개혁 반영해 2008년 가격×1000)가 올랐지만, 서울시내 버스비는 달걀 상승분보다 3배 이상 더 올라 20만 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신문이 19일 한국은행에 요청해 1948년 건국 이후 60년 간의 생필품 가격변동을 살펴본 결과다. 한은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60년 동안 1만 1216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 5만 2920배·쌀 1만 7943배 올라 상품별로 쇠고기(500g)는 255.8원(圓)에서 5만 2920배가 오른 1만 3537원이다. 돼지고기는 237.5원(圓)에서 8458원으로 올라 3만 5612배가 뛰었다. 쇠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오른 것이다. 한은 물가통계국은 “1945년에는 쇠고기는 15.8원인 반면 돼지고기는 21.7원으로 더 비쌌다.”면서 “일하는 소가 먹는 소로 인식이 바뀌면서 1948년부터 가격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소주는 83원에서 942원으로 1만 1349배, 밀가루는 102.1원에서 1454원으로 1만 4241배,80㎏ 쌀은 8875원에서 15만 9242원으로 1만 7943배 올랐다. 금 1g은 1401.6원에서 3만 1489원으로 2만 2466배 올랐다. 특히 광복부터 건국까지 3년간은 주요 생필품이 약 11배(1000%)가 올라,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았던 서민들의 애환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인 쌀은 3년간 286.5원에서 8875원으로 약 31배가 상승했고, 서울시내 버스요금도 0.16원에서 4.5원으로 28배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로 살펴보면 1945년부터 ‘광복 60년’간 소비자물가는 약 11만배 상승했지만,1948년부터 ‘건국 60년’은 1만 2000배로 대폭 축소된다. 이 역시 건국 직전 3년간의 인플레이션을 짐작하게 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9053배로 확대 건국이후 60년간 경제규모는 1만 9053배(달러 기준으로는 746배)로 확대됐다.6·25 전쟁이 끝난 해이자 통계작성 시점인 1953년 473억원(13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07년에 901조 1886억원(9699억달러)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1인당 국민소득도 1953년 67달러에서 1995년 1만달러를 돌파했고,2007년에는 12년 만에 2만달러를 돌파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됐다. 경제성장률은 1954년 5.6%였고 2007년에는 5.0%였다. 자동차 총보유대수는 2008년 5월 현재 1667만대로 1945년의 7326대와 비교해 2200배가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대수는 1955년 7대에서 2007년 408만 6308대로 엄청나게 증가했다. 선박 건조량은 1만 8955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교수가 보는 미래 60년 지역마다 고부가가치 산업 분산 통해 4만달러 시대로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세계 ‘넘버 원’인 것은 국내의 소비자들이 가장 깐깐하기 때문입니다. 시민과 업체가 끊임없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은 결과죠. 이는 집중을 통해 ‘2만달러 시대’를 맞이했다면 다양한 목소리들의 분산을 통해 4만달러 시대로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모든 유행어는 시대의 조류를 품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88만원 세대’라는 표현이 유행어로 떠오른 것은 20대 비정규직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는 전직 말지 기자인 박권일씨와 함께 저서 ‘88만원 세대’를 내놓으면서 시대의 화두를 던진 경제학자다. 우 교수는 지난 60년의 한국 경제를 ‘압축성장’이라는 단어로 정리한다‘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지만 경제적인 불균형이란 부작용을 낳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사회적 불균형을 푸는 게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고 우 교수는 지적한다. 이는 유럽의 예와 같이 국가도, 시장도 아닌 ‘시민’이 경제 활동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크게 국가가 운영하는 경제와 시장 중심 경제로 구분한다면 스위스나 덴마크 등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협동조합 등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4만달러 시대’를 맞았습니다. 자원투입형 경제는 이미 ‘과거의 유산’이라는 뜻이죠.”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에서,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한국 경제의 수준을 감안했을 때 물량을 투입해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존의 구조는 불가능하다는 게 우 교수의 진단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우 교수는 기존의 양을 늘리는 ‘집합의 경제’가 아닌 질을 높이기 위한 ‘분산의 경제’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좋은 국민경제’의 틀을 갖추는 것은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분산의 경제는 구나 동 등이 실제로 한 단위가 돼 경제 활동을 펼치는 것입니다. 또한 지역 경제가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분야에 충분한 사회적 투자가 진행돼야 하죠.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3∼4년 만에 몇 배의 이윤을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고 연구하겠습니까. 결국 독점과 투기를 줄이지 않고서는 좋은 국민경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규모를 키워 2만달러 시대를 맞았다면 사회를 더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진행시켜야 4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습니다.” 우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조언한다.90년대 초부터 10년 동안의 헤이세이 공황을 겪었지만 교토 등 지역 경제는 중앙과 달리 탄탄하게 유지됐다. 그래서 다시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이 중심이 된 분산의 경제는 자연스레 대규모 공장 대신 경쟁력 있는 소규모 공장 체제로 재편된다. 이때의 자원은 석유가 아닌 지식과 문화다. 우 교수는 “우리는 훌륭한 전통을 물려받은 문화국가인 데다 지난 30년 동안 공업을 발전시켜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스위스의 시계브랜드인 스와치 등과 같이 지역에 맞는 정밀기계나 소재, 정밀화학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일으킨다면 전 국토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성장 중시<60·70년대>→세계화·IMF체제<90년대 초·중반>→분배<2000년대 전후> 경제 패러다임 변화 ‘성장, 분배, 그리고 세계화.’ 우리나라 경제의 60년을 농축하고 있는 키워드다. 1960년대 경제 개발은 성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였다고 볼 수 있다.1·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은 경제도약의 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1970년대는 중화학공업과 수출 중심의 정책이 추진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새마을운동이 도입된 것도 이 때다. 매달 대통령의 수출확대회의 주재,10대 종합상사 설립 등 전폭적 지지로 10년간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46%였다. 지난 77년에는 수출 100억달러의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수출지상주의는 대기업이 재벌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성장이 이데올로기화되면서 정치·사회발전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1·2차 석유파동과 만성적인 물가상승 등으로 ‘복부인’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0·26사태 직후인 1980년 경제성장률은 -2.1%,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7%였다. 자연스레 안정성장에 초점이 맞춰졌고, 연 평균 물가성장률을 5%의 틀로 만든 것도 이때부터였다.80년대에는 북방외교 추진, 과거 공산권 국가와의 교류 및 교역확대, 해외투자 증가 등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무리한 성장정책과 노동력 착취 등은 노사분규를 태동시키는 요인이 됐다. 1993년 등장한 문민정부는 ‘세계화’의 흐름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고 우리나라는 다음해인 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에 따른 외환규제 완화는 외환위기를 부르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외환위기는 경제의 전반적인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전면적 구조개혁이 이어졌고 무리한 성장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으로, 한편으로는 ‘성장의 그늘’로 여겨진 소외계층에 대한 분배정책이 경제정책의 근간으로 자리잡았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분배정책에 치중했던 참여정부는 2003년 경제성장률이 3.1%로 뚝 떨어지면서 저성장 논란에 휩싸였다. 동시에 성장과 분배, 그리고 세계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놓고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다. 분배중심의 경제정책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성장과 글로벌 경제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연평균 7% 경제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7대 경제강국을 의미하는 ‘747공약’도 이런 토대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섬유·가전으로 성장…반도체·車로 글로벌 기업 배출 80년대 이후 수출 효자 ‘선박’ 대표기업 수출품 변천사 1980년대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한 식당 주인에게서 변상 요구를 받았다. 세탁기가 막혔으니 물어내라는 요구였다. 서비스팀이 출동해 조사해보니 배수관에 감자 껍질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세탁기에 감자를 넣고 돌리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면서 식당 주인들이 너도나도 감자를 ‘빤’ 것이다. 처음엔 “황당한 요구”라며 실소하던 삼성전자는 그러나 결국 세탁기를 고쳐줘야 했다. 제품 설명서에 ‘빨랫감 외에는 넣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년 뒤 미국에서 애완고양이를 목욕시킨 뒤 털을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가 고양이를 잃은 할머니에게 이 전자레인지를 수출한 일본 가전업체가 수억달러를 물어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역시 ‘음식물 외에는 넣지 말라.’는 경고를 빠뜨린 탓이었다. 일련의 이 사건들은 삼성을 비롯해 앞만 보고 내달리던 국내 기업들에 ‘소비자의 권익’을 의식하게 했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업의 ‘사회 책임’을 고민하게 했다. ●철광석·포목·오징어로 버텼던 ‘기업 태동기’ 한국 기업의 역사는 1896년 서울 배오개 고개에 둥지를 틀고 옷감 등을 내다팔던 박승직상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의 두산그룹 효시다. 구인회상점(1931년,LG 모태), 삼성상회(1938년, 삼성 모태), 현대토건사(1947년, 현대 모태), 선경직물(1953년,SK 모태) 등도 잇따라 태동했다. 하지만 근대 기업이 본격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1950년대 중반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미국 달러화에 의지한 ‘원조 경제’ 시대였다. 김성수 경희대 교수는 이 시기 경제의 특징을 “돈벌이 자체에 집착한 천민형 자본주의”라고 정의했다. 주된 수출품도 가공하지 않은 원재료였다. 지식경제부 통계에 따르면 1961년 수출 1,2위 상품은 철광석(530만달러)과 중석(510만달러)이었다. 오징어(5위)와 활선어(6위)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섬유·가발·가전 꽃피운 ‘고도성장기’ 70년대 들어 한국 경제는 질적으로 도약했다. 중공업 비중이 1975년 처음으로 경공업과 같아지더니 이내 역전했다.‘국산 1호’ 타이틀을 건 치약, 라디오, 전화기, 흑백TV, 세탁기, 자동차 등이 줄줄이 쏟아졌다. 중동 특수가 일면서 건설업도 급성장했다.70년대가 LG(당시 금성)의 시대였다면 80년대는 현대의 전성기였다. 그래도 수출 저변은 섬유·의류산업이 떠받쳤다. 1970년 섬유는 단일품목으로 무려 3억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그 유명한 가발(3위) 수출도 이 때 이뤄졌다. 정부 주도 ‘계획경제’의 빛과 그림자가 심화된 것도 이 무렵이다. ●반도체·자동차·선박 앞세운 ‘글로벌 성장기’ 80년대 말의 3저(低) 호황과 88서울올림픽 개최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사분규도 급증했지만 ‘고도성장’에 묻혔다.1995년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27.7%)과 영업이익률(11.3%)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최고 기록이다. 산업구조에도 또 한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반도체, 선박, 컴퓨터, 철강 등이 수출 주력상품으로 전면 부상했다. 반도체는 1992년 수출 1위 품목(68억달러)으로 처음 올라선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자동차도 ‘포니 신화’를 연 지 20년 만인 1995년, 연간 100만대 수출을 돌파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듯이’ 1997년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경제가 크게 휘청댔다. 재계 판도도 바뀌었다.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서열 1위(자산 기준)는 현대(54조원)였다. 삼성은 52조원으로 2위였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올 4월, 삼성(144조원)은 현대차(74조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롯데가 ‘빅5’로 올라선 것도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해서다. 반면, 대우, 한라, 진로, 고합, 해태 등 10개가 넘는 재벌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벤처 버블 붕괴’의 고통도 뒤따랐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해외 현지생산 확대 등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주주 자본주의가 뿌리내린 것은 이 시기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T 경쟁력으로 中 추격 막아야” 미래 성장모델은 “회사가 10년,20년 후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년 전에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으로 10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5년간을 여러분(임직원)이 그냥 까먹었다. 이대로 가면 5년 안에 망한다.”(최태원 SK그룹 회장) “해외 진출과 인수합병(M&A)에 대비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실행역량을 강화하라.”(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미래를 걱정하는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에는 한치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냉혹한 ‘비즈니스 정글’의 생존명제가 녹아있다. 멈추는 순간 쓰러지고마는 굴렁쇠처럼 진화의 노력을 계속하지 않는 기업은 언제건 과거의 영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다. ●변화·혁신 없인 지속적 성장 어려워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55년 국내 100대 기업에 들었던 곳 가운데 50년이 흐른 2005년에도 순위에 들어있는 곳(상호변경 포함)은 CJ,LG화학, 현대해상, 한진중공업, 대림산업, 한화, 한국전력 등 7개에 불과했다. 기업집단으로 따지면 64년 10대그룹 중 지금도 10대그룹인 곳은 삼성과 LG뿐이다. 변화와 혁신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특히 앞으로는 한국기업 고유의 성장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따라 배울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았다. 미국식이나 일본 또는 유럽식 경영모델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따라가면 됐다. 실제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런 벤치마킹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김신(경희대 교수) 한국기업경영학회장은 국내기업에 특징적으로 부과된 과제를 ▲소유와 경영에서 어떠한 기업행태를 만들어 내느냐 ▲한국기업이 처한 기업지배구조를 어떠한 방식으로 선진화하느냐 ▲초일류 기업으로서 어떠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하느냐 ▲이제까지 세계가 보지 못했던 혁신 제품을 어떻게 개발하느냐 ▲선도기업으로서 국제가격과 기술주도권을 어떻게 획득하느냐 ▲한국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구현하느냐로 요약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기업의 장점과 단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여기에 한국적 특수성이라는 변수들을 집어넣어 우리만의 새로운 기업모형과 경영이론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활용도에 미래경쟁력 달려 이와 함께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첫머리에 꼽는 것이 세계의 공장 중국의 활용이다. 거의 모든 산업부문에서 중국의 맹추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버릴 것과 살릴 것을 명확히 구분해 강점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재단 전망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이동통신장비, 디지털TV, 냉연강판 등은 2010년 중국 우위로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MP3플레이어 등에서는 이미 2004년을 전후로 중국에 역전을 허용한 상태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들에 대한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을 필두로 베트남·인도네시아·터키·멕시코 등이 꼽힌다.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비상하고 있는 중동 등 산유국도 국내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쟁취해야 하는 주력시장이다. ●규모 큰 세계시장에 집중 투자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세계시장 규모가 큰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도 중요하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제품·서비스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 등의 결합·융합 부문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IT 분야의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에너지, 헬스케어, 환경 등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연료전지 등을 핵심으로 하는 에너지산업, 건강과 장수의 꿈을 실현하는 생명산업, 개인과 기업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부티크·투자은행 등이 유망분야로 꼽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현장 행정] 관악구, 시장 먹거리 점검

    [현장 행정] 관악구, 시장 먹거리 점검

    18일 봉천동 원당시장은 종일 굵은 장맛비가 내렸다. 상인들의 표정은 대기를 짓누르는 잿빛의 구름층만큼 탁하고 무거웠다. 어디를 가나 “어렵다.”는 하소연이었다.“IMF 위기도 극복한 대한민국 아닙니까. 잘 될 겁니다.” 애써 미소를 지어가며 상인들을 위로했지만 김효겸 관악구청장 역시 얼굴에 드리운 수심의 그림자를 지워 내긴 어려워 보였다. 목줄기를 타고 내린 굵은 땀방울이 구청장의 하늘색 점퍼 깃을 짙게 물들였다. ●“시장·중소기업등 민생현장 방문 늘릴것” 김 구청장의 시장 방문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가중되고 있는 서민들의 먹거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현장지도 차원에서 마련됐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재래시장이 사는 길은 서비스를 개선하고 유통질서를 확립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방법뿐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구청장은 “경제가 어렵고 삶이 고단한 때일수록 자치단체장은 현장에 내려가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재래시장과 음식점, 중소기업 등 민생 현장 방문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문한 원당·신림1동 시장의 점포 대부분은 원산지 표시제를 잘 준수하고 있었다. 신림1동 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남훈(40)씨는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서민들 형편에 고가의 국산육을 구입하기는 어렵다.”면서 “웬만해선 국산·수입산 식별이 어려운 양념육까지도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병호(55) 상인번영회장은 “재래시장 특성상 소비자들은 몰라도 주변 상인들의 눈을 속이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원산지를 속여 파는 점포가 있다면 상인회가 앞장서 시장에서 퇴출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상인 등과 ‘안전먹거리 협약’추진 먹거리 안전을 위한 주민협약을 맺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선 단속과 계도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병록 생활경제과장은 “법적인 강제보다 힘을 발휘하는 것이 경제 주체들의 자발적 의지”라면서 “구청과 상인·소비자단체가 3자 협약 형태의 결의문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구청장 일행이 점포를 순회하는 동안 주민들의 즉석 민원이 이어졌다. 민원의 내용도 “우범지대가 된 동네 놀이터에 가로등을 설치해 달라.”거나 “시장 아케이드 천장에 선풍기를 달아 주면 좋겠다.”는 등 다양했다. 한 70대 노인은 “아들이 대학을 나와 집에서 놀고 있다.”면서 “구청 미화원 자리라도 알아봐 달라.”며 구청장의 옷자락을 막무가내로 붙들기도 했다. 주부 천미영(39·봉천11동)씨는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얘기하는 ‘소통’이란 게 별거냐.”면서 “선거철도 아닌데 재래시장을 돌면서 주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모습이 참신하고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황제의 비결은 자신감·집중력

    우린 흔히 위기에서 영웅이 나온다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영웅은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 빛을 더욱 발한다는 의미다. 박세리가 1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맨발 투혼으로 국민 영웅이 된 것처럼 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세상의 눈은 영웅 출현을 갈망한다. 아마 그 어떤 스포츠보다 위기대처 능력에 따라 영웅 탄생을 자주 알리는 것이 골프가 아닌가 싶다. 지난 15일 같은 날짜(각각 미국시간, 한국시간)에 미국 US오픈에서는 타이거 우즈가, 한국 필로스오픈에서는 허석호가 너무나도 똑같은 상황을 맞고 있었다. 4라운드 마지막날. 선두에 한 타 뒤진 채 18홀 마지막 버디 퍼팅을 두고 있었다.1타차 선두인 메디에이트(US오픈)와 허인회(필로스오픈)는 먼저 홀 아웃을 하고 두 선수의 버디 퍼팅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우즈는 천신만고 끝에 세 번째 샷을 핀 4.5m에 붙였다. 탄성이 쏟아졌다. 긴 러프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허석호 역시 18홀 세컨샷을 핀 1.5m에 붙이며 역시 버디 상황을 맞았다. 버디를 기록한다면 연장에 들어가 우승을 놓고 최후 승부를 펼치게 된다. 각각 1타차 선두인 메디에이트와 허인회는 우즈와 허석호에 비해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이다. 만약 우즈와 허석호가 버디 퍼팅을 컵에 떨어뜨린다면 분위기는 180도 바뀔 수 있다. 노련한 선수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난해 보였던 허석호의 1.5m 거리 18홀 버디 퍼팅은 실패했다. 반면에 우즈는 4.5m 내리막 훅 라인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으로 컵 안으로 볼을 떨어뜨렸다. 갤러리는 소름이 돋는 듯 놀라움과 환호성으로 우즈를 축하했다. 우즈는 결국 18홀 재연장, 서든데스 연장 끝에 우승컵을 안아 팬들의 믿음에 화답했고 각 언론은 믿을 수 없는 또 한편의 기적이라고 기사를 쏟아내며 우즈를 영웅으로 부각시켰다. 왜 우즈는 되고 허석호는 안된 것일까. 정답은 없다. 분명한 것은 우즈는 해냈고 허석호는 못해냈다. 골프는 단 하나의 행위에서 이처럼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난세 영웅이라는 말을 다시 되새겨 본다면 골퍼들에게는 플레이를 할 때마다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드라이버를 잘 쳐놓는 것보다 트러블 샷 내지 리커버리 샷을 더 잘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진정 훌륭한 골퍼, 만족스러운 라운드를 원한다면 위기상황에서 잘 탈출하는 방법을 익히고, 도전하는 강한 정신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아마 우즈와 허석호가 맞붙는다면 두 사람의 실력은 별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굳이 차이를 둔다면 우즈는 위기상황에서 넣었고 허석호는 똑같은 상황에서 못 넣었다는 차이뿐이다. 그리고 이미 드러났듯 작은 차이는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세계경제 오일쇼크후 최대 위기”

    “세계경제 오일쇼크후 최대 위기”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세계 경제는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 8차 아셈(ASEM) 재무장관회의에 참석, 환영사를 통해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이어져 세계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여기에 유가와 식량, 원자재가 폭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계적인 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정책협조를 강화해야 하며, 특히 역내 경제·금융협력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지역 협력체간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하는 ‘열린 지역주의’가 강화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제발전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규제완화 ▲법인세 등 세금인하 ▲산업단지 조성기간 단축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등을 약속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ASEM 재무장관회의 개회사에서 “세계 각국은 서브프라임 위기, 고유가 및 식량가격 상승 등 당면한 여러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화와 상호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또 “한국 정부는 경제 개방과 투자 확충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고, 특히 이명박 정부는 ‘창조적 실용주의’기치 아래 경제 개혁에 애쓰고 있다.”면서 “상호협력을 통해 한국과 ASEM 회원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각국 대표들은 이날 의장성명서를 통해 “세계 경제의 장기전망은 긍정적이나 단기적인 경제전망은 악화되고 있다.”면서 “균형잡힌 통화와 재정정책을 지속하고, 강한 공동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와 식품가격 등 상품가격의 폭등이 세계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농업과 에너지 부문의 투자 증진 등 국제적인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각국의 인프라 개발 활성화를 위해 민간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제주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재무장관회의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ASEM 장관급 회의로 프랑스 일본 등 40개국 재무장·차관들과 유럽공동체(EC),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했다. 제주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제2 외환위기’?

    ‘제2 외환위기’?

    일각에서 ‘제2의 외환위기론’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 경제의 상황은 1997년 9월의 외환위기 직전과는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외환위기가 있던 지난 98년 이전과 유사한 현상들을 보이고 있다.”고 발언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초 ‘제2의 IMF사태’가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 논쟁을 불러일으켰었다. 임 위원장은 ▲단기외채 증가 ▲외환위기 이후 첫 경상수지 적자 ▲고물가 ▲새마을 금고 등 제2금융권의 부실 등을 꼽았다. 임 정책위의장은 거시경제의 위험 신호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한국 은행들의 대출금은 예금의 1.33배에 이르지만 신용시장에서의 손실은 자금 운용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금리를 인상하든 인하하든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금융쇼크 상태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거시지표로 한 가지씩 따져 보면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9월 단기외채는 805억 달러. 지난해 말 단기외채는 두배 정도 많은 1587억 달러다.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1997년말 현재 약 83억 달러였고, 올해 1∼4월 경상수지 누적 적자는 약 68억 달러다. 소비자물가는 당시 4.4%였고 올 1∼5월 평균 물가는 4.0%이다. 일부 숫자들은 유사하기도 하고 더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12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위기와 비슷한 위기설’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본다.”면서 “구조로 본 지표들은 당시에 비해 튼튼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우선 1997년 대기업들의 부채비율이 400%를 넘었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00% 이하인 점 ▲1997년의 경상수지 적자가 2∼3년간 커져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비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지만, 올해는 지난 10년간 경상수지 흑자에서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지만 경제규모에서 큰 문제점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는 점 등을 들었다. 여기에 외환보유고의 규모와 단기외채의 비중도 큰 차이가 난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9월말 외환보유고는 224억 달러로 단기외채 805억 달러의 -359%(약 4분의1 규모)였지만, 지난해 말 단기외채 규모는 1587억 달러로 외환보유고 2622억 달러의 60.5%에 불과하다. 단기외채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측면이다. 그러나 정부는 내용적으로 1997년 때의 단기외채와 성질이 다르다고 본다. 최근 단기외채의 증가는 국내 조선업체가 수출대금을 선물환매도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증권투자를 늘리면서 환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선물환 매도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외환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해만 해도 이같은 수요가 조선업계에서 551억 달러, 해외증권투자에서 400억 달러 등 약 1000억 달러 규모다. 이는 2007년에 늘어난 총외채 1200억 달러의 약 83%에 이른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외환위기와 비슷한 위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국제유가가 1년 사이에 80∼90% 상승하는 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날 수는 있지만 규모가 크지도 않고, 외환의 유동성도 충분한 만큼 위기로 진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설설 기는 글로벌 증시 “올해 대부분 하락할 것”

    설설 기는 글로벌 증시 “올해 대부분 하락할 것”

    글로벌 증시가 대부분 올해 하락할 것이라고 세계 주요국 증권분석가들이 진단했다. 이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부실에 따른 신용경색이 진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달러화의 약세행진, 국제유가와 국제원자재가격의 폭등 등 4중고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세계 증시의 약세 전망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주요국 증시 분석가 120명이 올 지구촌 증시가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것 말고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13개 지수 가운데 토론토와 타이베이 2개 지수만 상승으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6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 DAX30, 프랑스 CAC40 지수도 10%씩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연말까지 2%, 홍콩 항셍지수는 6.5% 떨어질 것으로 예견됐다. 현재 신용위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씨티그룹, 메릴린치에 이어 리먼 브러더스도 2·4분기에 28억달러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된다. 월가의 신용위기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는 이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미국이 앞으로 몇 분기동안 성장이 제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가가 경제를 먼저 앞서서 반영한다는 점에서 미 증시가 앞으로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안정을 위해 시장개입이나 모든 정책적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달러 가치의 하락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부 팀장은 “국제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면서 각국이 통화긴축정책을 펴게 돼 글로벌 증시에 비우호적 환경이 조성돼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증시는 대부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글로벌팀장은 “나라별로 차별화된 장세가 연출될 것이며 원자재값 폭등의 수혜를 입는 러시아, 브라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증시가 유망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현대증권 시황팀 이석현씨는 “세계 GDP의 25%, 세계 증시 시가총액의 27%를 차지하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엔 회복조짐을 보일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증시에 대해서는 대부분 낙관론을 펼쳤다. 성팀장은 “하반기엔 경기 가 나아지고 기업실적도 개선돼 코스피지수는 연말까지 2000 포인트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허팀장도 “코스피지수는 자원부국 증시보다 못하지만 선진국 증시보다는 괜찮을 것이며 이점 고점인 2100 포인트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베트남 6개월내 IMF위기 닥칠 것”

    “베트남 6개월내 IMF위기 닥칠 것”

    금융위기 조짐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것이란 분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9일 AFP통신은 델타시큐리티그룹(DSG) 아시아 애널리스트 애덤 르 메주리어의 8일자 분석을 인용,“베트남이 6개월 안에 IMF 프로그램 스타일의 정책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긴축 통화정책과 베트남 통화인 동(Dong=VND)에 대한 평가절하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VND는 달러당 환율 1대 1만 6000으로 거래되고 있으나 현지 암시장에선 이미 이를 훨씬 웃돌아 달러당 1만 8500동을 기록하고 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환율 가치가 12개월 안으로 40%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AFP는 덧붙였다. 영국 금융그룹 HSBC도 보고서에서 지난달 기록적인 25.2%로 치솟은 인플레가 30%까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은 수입 급증으로 인해 올 들어 지난달까지의 무역 적자가 144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전체 적자인 120억달러를 뛰어넘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작년 3월 1100포인트를 넘어섰던 주가지수가 지난주 400선까지도 무너졌다. 통신은 말레이시아 아셈뱅커스 리서치의 8일 보고서를 인용,“최악의 시나리오는 외국 자본의 대거 이탈이 발생, 경상수지 위기가 커지고 결국 IMF 구제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셈은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와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가 베트남에 대한 신용평가를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장기적 경기침체와 고유가 여파도 베트남이 넘어서기 어려운 여건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더드 차터드 뱅크도 최근 보고서에서 “동화 평가절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무역수지가 좋아지지 않으면 개선을 기대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노이에 본부를 둔 베트남 비즈니스포럼의 마이클 피즈 회장도 “유동성이 줄고 예금이 이탈하면서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은행권 위기 상황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데스크시각] ‘비판의 달인’ 국민을 몰랐다/정기홍 지방자치부 부장

    [데스크시각] ‘비판의 달인’ 국민을 몰랐다/정기홍 지방자치부 부장

    현 정부의 ‘부자 내각´ 파장이 심상찮다 했더니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등으로 더 시끄럽다. 정부로서는 부아가 날 정도로 정국이 꼬여 있다. 이런 정부가 29일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정부 고시를 확정 발표, 정공법을 택했다. 정부는 잇단 시위와 성토에 앞으로 나가기도 물러서기도 마뜩찮은, 참으로 난감한 처지였을 것이다. 정부의 고시 발표가 수입 쇠고기 정국을 어디로 가져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폭등하는 기름값에 어려워지는 서민경제, 코앞에 닥친 공기업 구조조정 등 또 다른 사안들이 쇠고기 정국과 맞물려 똬리를 틀 태세다. 당장 민주노총 등은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전국의 냉동창고와 컨테이너에서 출하 저지에 나설 것임을 선포했다. 이미 터져 있는 악재들을 생각하면 사태가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가 않다. 누구의 탓인가. 현 정부는 집권 3개월의 짧은 기간에 성급한 행보를 보였다. 국정 철학이 달랐던 이전 정부의 ‘10년 때’를 빨리 벗겨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지배했고, 민주화 이후 ‘비판의 달인’으로 변한 국민들의 ‘영악함’도 경시했다. 이 정부의 국정 철학을 선택한 유권자가 영원한 우군인 것으로 착각한 듯했다. 때맞춰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조직과 사람을 ‘떼고 붙이는´ 과정에서 이같은 저항의 벽에 부닥쳤다. 오죽하면 밀어붙이기식만 있다는 말이 시중에 떠돌까.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보다 많은, 폐부(肺腑)가 아팠던 경험들을 거쳤다.IMF 고통을 이겨냈더니 참여정부의 실정(失政)이 다가왔고, 이 과정에서 신물을 맛보기도 했다. 국민과 여론은 이래서 노련하고 영리해졌다. 이는 지금 국정 운영에서 큰 변수가 돼 있다. 시위 문화는 또 어떤가. 노하우가 많아졌고 전문화됐다.‘꾼이 생겼다’는 말이 있을 만큼 광장을 좋아하고, 참여를 갈구한다. 현대인의 ‘소외감’이 ‘소속’을 찾아 다니게 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간과한 채 정책의 수행 과정에서 미숙함을 보였고, 누구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 됐다. 실용을 내세워 ‘대부처주의’를 택했지만 과정보다 결과만 중시한다는 지적에 조직을 추스르기 전에 쇠고기 정국 등에 부닥쳤다. 조직 바꾸랴, 사람 바꾸랴, 정책 내놓으랴 바삐 움직이기만 한 꼴이 돼버렸다. 대부처화된 조직들은 탄생 후 내내 무거워만 보였다. 대부처들이 비슷하게 조직의 융합 등에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경우를 보면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구시대의 부활’이란 말이 무성하다. 조직을 효율화시키자는 정책에 왜 말이 많을까. 획일적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10% 감축안을 만들면서 현실을 감안하지 못한 점들이 보인다. 경기 화성은 신도시 개발로 조직과 인력이 더 있어야 한다는 현지 지적이 있었는데도 행안부에선 “줄여놓고 다시 늘리자.”고 했단다. 국민은 이런 ‘책상머리 정책’에 대한 비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책 수행에는 빠져 나갈 ‘그물’도 갖고 있어야 하고, 쳐서 버릴 수 있는 ‘체’도 지니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작은 고기가 달아날 구멍을 만들어야 큰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직사회도 정책의 발목을 잡는 데 일조했다. 언제부터인가 공직에도 ‘정치´란 말이 자리를 했다.10여년 전만 해도 정권 교체기엔 언제나 줄대면 다친다는 엄중한 지시가 떨어졌다. 왜 이런 분위기가 자리했는지…. 공직사회에 그만큼 격랑이 많았다는 말이다. 정치 공무원이 안 되면, 줄을 안 서면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정부는 출범 초기에 조직을 개편하고 사람도 바꾸고 ‘섬김 정치´ ‘섬김 행정´을 펴겠다고 천명했었다. 하지만 이제 정부가 좀더 유연해져야 한다. 이래야 정책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고, 무리없이 수행할 여지가 많아진다. 말없는 다수는 아직도 이 정부의 실용정책을 잊지 않고 있다. 정기홍 지방자치부 부장 hong@seoul.co.kr
  •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협조체제 구축”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협조체제 구축”

    |파리 이종수특파원|“현재 금융시장은 단일 국가의 감독만으로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와 공동 포럼을 개최하고 서브프라임 사태 등 글로벌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 전광우(59) 금융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33차 증권감독기구(IOSCO) 연차총회에서 IOSCO 아태지역위원회(APRC) 의장으로 선출됐다.APRC는 IOSCO의 지역별 위원회 가운데 하나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2개국이 가입해 있다. 역내 자본시장의 리스크 관리와 불공정 거래 조사, 투자자 보호 등에 업무를 논의하는 증권분야 지역위원회다. 2년 동안 APRC 의장직을 수행할 전 위원장은 이날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아·태 지역 금융감독기관 협력을 주도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금융시장을 선진화할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회에서 투자자 보호 방안 등을 논의했는데 이와 관련, 국내 해외투자 펀드의 ‘묻지마 투자’ 관행을 없애기 위한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불완전 판매 여지를 줄이고 불공정 거래가 생기지 않도록 감독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연말까지 ▲펀드 판매업 신규 인가시 고객 파악 의무 및 적합성 원칙 엄격 심사 ▲설명 의무 이행을 위해 일반고객 자필확인 강화 ▲금감원 직원이 고객신분으로 판매과정을 직접 모니터링하는 ‘미스터리 쇼핑(mystery-shopping)’ 제도 도입 ▲불완전판매 인력의 3∼5년 등록제한 등의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vielee@seoul.co.kr
  • 화재·병마·장애 극복 세상을 밝힌 이웃사랑

    화재·병마·장애 극복 세상을 밝힌 이웃사랑

    “모두 하나님의 뜻이지 않겠어요?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좋은 일 많이 하고 (하늘나라로)돌아가는 게 꿈입니다.” 눈이 내린 자리에 다시 서리가 쌓인다고 했던가. 화재와 딸의 화상수술, 공장부도에 따른 가족해체, 막내아들과 아내의 잇따른 뇌병변 발병까지 온갖 고통의 벽을 걷어내고 오히려 다른 장애아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중년 남자와 그 부인이 정부로부터 ‘제1회 부부의 날’ 유공자로 선정됐다. 주인공은 인천에 거주하는 신봉재(51)·한정숙(51)씨 부부.1979년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의 시련은 첫째 딸이 중학교 2학년이 되던 95년 시작됐다. 운영하던 작은 공장에 화재가 발생, 큰딸 효미(28)씨가 큰 화상을 입었다. 수차례 이뤄진 피부이식수술과 딸의 병수발로 경제적 손실도 컸다. 설상가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맞아 운영하던 공장마저 부도났고 전 재산이 경매로 넘어갔다. 가족은 친척집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가까스로 가족해체의 위기를 넘긴 가족에게 이번에는 ‘병마’가 찾아왔다. 결혼 20년만에 어렵게 얻은 늦둥이 아들 영광(9)군은 출생 20주일만에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때 가족을 되살린 것은 아버지 신씨의 몸을 던진 헌신이었다. 일용직과 노점상을 전전하며 생계를 책임졌고, 덕분에 부인 한씨는 큰딸과 막내아들의 재활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행의 끝은 여기가 아니었다. 몸을 돌보지 않던 아내 한씨는 2005년 유방암 판정을 받았고, 수술 직후에는 뇌출혈로 쓰러졌다. 식물인간의 위기에서 벗어난 한씨에겐 뇌병변 3급 장애라는 멍에가 남았다. 지금도 그녀는 말하는 것과 몸을 움직이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러나 고난은 이들 부부의 무릎을 꿇리지 못했다. 이들은 오히려 인천장애인부모회 회원으로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일하고 있다. 한씨는 장애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자녀 양육경험이 부족한 저소득층 가족을 위해 돌보미로 일한다. 남편 신씨 역시 장애가족의 아버지 역할이라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장애아 부모와 나누고 있다. 최근에는 ‘아빠사랑모임’도 결성했다. 남편 신씨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련들이 오히려 우리 부부와 가족을 단단히 만들고, 다른 사람까지 돌보게 했다. 신앙생활이 절망을 좋은 방향으로 이끈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는 21일 서울 합정동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열리는 제1회 부부의날 기념 유공자시상식에서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동반자살이 빈번하고 장애아 양육문제가 부부갈등을 일으켜 가족해체로 이어지는 요즘 세태에 이들 부부의 모습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시각] 황매산 사람들/이춘규 체육부장

    [데스크시각] 황매산 사람들/이춘규 체육부장

    지난 3일 경남 합천군에 있는 황매산(해발 1108m)에는 수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들었다. 황매산 8부능선쯤부터 시작되는 남쪽과 서쪽사면 8만여평의 철쭉 군락은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 팔도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활용되는 영화주제공원 부근은 철쭉이 만개했고, 정상 부근은 꽃봉오리들이 금방 터질 듯했다. 산악회 소속 회원들은 대부분 해발 200m 경남 산청군 차황면 쪽에서 시작, 정상을 거쳐 4∼5시간 걸려 합천군 가회면 영암사 주차장까지 주파했다. 그런데 이날은 한여름을 방불케 무더웠기 때문에 황매산사람들은 체력 소모가 예상보다 현저하게 많았다. 기자가 이용한 산악회원 30여명은 서울에서 오전 7시에 출발, 서초구민회관 등을 거쳐 오전 11시 30분쯤 등산을 시작, 땡볕 속에 등산을 마치고는 오후 5시 귀경을 위해 지친 몸들을 버스에 실었다. 그런데 두 사람 때문에 출발이 지연됐다. 짜증이 쌓일 법도 했지만 40여분 늦게 도착한 50대 남녀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큰 박수로 맞이했다. 늦어지는 것보다 함께 한 사람들의 무사귀환을 기뻐해 주는 ‘성숙한 자세’는 작은 감동이었다. 이처럼 한국의 등산문화는 ‘작지만 의미있게’ 성숙하고 있다. 자연을 우선한다. 기자가 19년 전 주말등산을 시작할 때만 해도 산에 올라 ‘야호∼∼’를 외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였다. 야호는 한국 등산문화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산정상에서 소리치면 산짐승들이 놀란다.”는 여론이 일며 야호가 큰 산들에서는 사라지고 있다. 등산객이 자연의 훼방꾼, 틈입자에서 산짐승들과 공생하는 ‘벗’으로 변해 가고 있다. 좁은 등산로에서는 차례를 지키고 남을 앞세운다. 산에서의 불법 취사도 급격히 줄었다. 등산로도 잘 정비되고 있다. 산악회의 예약 문화도 뿌리를 내려 가고 있다. 등산문화가 시나브로 진화해 가는 중이다. 물론 아직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통제구역 이용, 안내리본 나무에 달기 등 무질서도 여전하다. 안전의식 부족으로 2006년에만 112명이 숨지고 2923명이 다쳤다. 기분 내기가 지나쳐 술에 취해서 스스로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도 여전히 거슬린다. 국립공원 입장 무료화로 사람이 너무 몰려 산이 황폐화되어 간다는 지적도 주목된다. 등산인구는 산림청 등의 통계에 따르면 10여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 두 차례 계기가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가 덮친 1997년 이후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산을 찾으면서 평일 등산객이 늘어난 것은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2차 폭발기는 2004년 7월이다. 공기업과 종업원 수 1000명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주 5일제 근무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레저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그 중에서도 등산이 1위가 됐다.1개월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 등산인구는 99년 200만명에서 2003년 600만명으로 늘어난 뒤 2006년엔 1000만명을 넘어섰고, 현재는 1500만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단 등산인구 중 76%가 40대 이상인 점은 눈길을 잡는다. 이런 등산은 건강증진 효과도 커 국민의료비용을 줄인다. 등산용품 매출이 1조 5000억원에 이르고,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등 경제유발 효과도 크다. 무엇보다 서민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라 등산은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런 등산열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등산객과 당국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당국은 안전시설 정비, 수평등산로 개발 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폐쇄구간 잠입 등 위법행위들은 단속해야 한다. 시민들은 산을 훼손하지 않고 가꿔 보다 많은 사람이 산을 찾고 싶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등산문화에서 희망의 싹을 보이기 시작한 선진 시민의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황매산 사람들에게서 그 희망을 봤다. 이춘규 체육부장 taein@seoul.co.kr
  • “서브프라임 사태 완전히 안끝났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6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한 신용위기가 끝나는 분위기이지만 미국과 한국의 상황이 다르고 영국과 아일랜드의 주택시장 침체 등을 감안할 때 완전히 종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금융당국은 경계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도 미 금융시장의 불안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이날 ‘미국 금융시장 불안 요인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택경기의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과 주택 압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 금융회사 및 펀드의 부실 규모도 불확실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우 2012년까지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미 주택시장의 거품이 충분히 제거되기 위해서는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달러 기근’ 말이 씨 될라

    [경제현장 읽기] ‘달러 기근’ 말이 씨 될라

    일부 시중은행들이 달러 기근을 호소하고 있지만 외환당국은 조달비용이 다소 들어서 그렇지 조달할 수 없는 환경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외환당국의 근거는 무엇일까? 국내 기업들의 중·장기 외화차입 여건을 나타내는 지표인 ‘5년 만기 국채의 부도위험가산금리(CDS프리미엄·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가산금리)의 추세가 급속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CDS프리미엄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0.67%포인트다. 지난 3월 중순 미국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담보대출) 부실의 여파로 파산 지경에 빠져 국제금융시장이 출렁거릴 때 최고치를 기록했던 가산금리 1.09%포인트와 비교하면 0.39%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해 말 CDS가산금리는 0.45%포인트였다가 올해 1월 말에는 0.76%포인트,2월말에는 0.84%포인트로 꾸준히 상승하다 3월20일에는 1.09%포인트로 급등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사가 JP모건에 매각될 것으로 발표되자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가산금리는 0.97%포인트로 낮아졌고 그후로 꾸준히 낮아져 4월10일에는 0.81%포인트, 지난 16일에는 0.80%포인트로 낮아졌다. 한은은 “이는 중국보다는 0.15∼0.21%포인트가량 높은 것이지만,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으로 달러를 국제시장에서 도입하는 데 비용이 지난해 말보다는 높지만 매입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부도위험가산금리는 신흥시장채권플러스지수(이머징마켓본드인덱스+지수·EMBI지수)와 비교할 때 상당히 안정적이다.EMBI지수는 지난 3월20일 3.12%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4월24일 현재는 2.62%포인트로 낮아졌다. 국내은행들의 단기 외화차입 평균가산금리도 가장 나빴을 때는 0.52%포인트였지만 4월 중순에는 0.42%포인트로 0.10%포인트나 하락했다. 한은은 “국내 은행들의 최근 외자차입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만기도래분보다 더 많이 빌려오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거의 없다.”면서 “일부 은행의 ‘달러 기근’ 주장이 시장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달러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해외로 보도되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부도위험가산금리를 더 붙이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은 측이 파악한 바 은행을 포함해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거의 없다. 다만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채권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일부 금융사들은 조금 더 높은 가산금리로 달러를 차입하고 있다. 한은측은 “좀 더 싼 가격에 달러를 조달하고 싶어하는 은행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그에 편승해 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나타나면 가산금리가 치솟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물론 서브프라임모기지의 후폭풍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은에 따르면 최근 동유럽에서 마치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와 같이 단기외채가 급증하는 등 위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영국·스페인 등이 서브프라임모기지 후폭풍으로 경제에 타격을 받을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출렁거리고 외환조달이 어려워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용어클릭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 프리미엄(CDS·Credit Default Swap Premium) 국가·금융기관·기업 등 채권 발행기관의 신용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 부도가 날 위험이 커질수록 가산금리는 높아진다.
  • “국제쌀값 새달 톤당 1500弗 간다”

    사상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는 국제쌀값이 새달 중에 t당 15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유엔이 지구촌 재앙으로 급부상한 식량 위기 해법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AFP 통신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29일 이틀간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27개 유엔 산하 기구 사무총장과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관계자들과 식량 위기 대책을 집중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자크 디우프 세계식량농업기구(FAO)총장과 조세테 셰란 세계식량계획(WFP)총장,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다. 유엔기구 수장들은 이 자리에서 천정부지로 뛰고있는 식량가격 때문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식량 폭동과 반정부 시위가 잦아지는 상황을 살펴보고 식량 구호자금 확대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반총장은 29일 비공개 회의를 마친후 베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사회에 식량 구호자금 확대 등을 부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은 식량 가격 폭등으로 최빈국 어린이들의 기근 및 영양실조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지난해 식량을 지원받았던 750만 명중 150만명이 올해는 지원받을 수 없게 됐다고 밝혔었다. 한편 식량가격 급등에 따른 자국의 물가 불안을 막기 위해 쌀 수출을 통제하는 나라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이집트, 브라질 등 최소 12개국이 이미 쌀 수출을 금지하거나 통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쌀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오는 6월까지 새로운 쌀 수출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26일 발표했다. 메콩델타의 봄쌀 대풍에도 불구하고 식량 주권과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이에 따라 필리핀 등 식량 수입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응우옌 타잉 비엔 산업무역부차관은 이날 베트남통신사에 국내의 원만한 쌀 공급과 인플레를 막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비엔 차관은 “국제 쌀값은 다음달에 t당 1500달러에 이를 것이며 2010년까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글로벌시대]한민족 네트워크를 구축하자/양창영 호서대 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글로벌시대]한민족 네트워크를 구축하자/양창영 호서대 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미국 버클리 대학의 저명한 정보사회 학자 마누엘 카스텔스는 21세기는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네트워크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빠르게 이루어져 정교한 네트워크를 가진 자가 경쟁력을 갖고 생존하게 될 것이며, 정보시대는 지배적인 기능과 과정이 점차 네트워크를 둘러싸고 조직되는 것이 역사의 추세라는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사회는 다양한 영역에서 연계하고 협력, 협조하며 진화되고 있다. 네트워킹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새로운 정보기술로 시공을 초월하여 국제사회에 파급되는 기반이 조성되면서 이전에 비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특히 민족동질성과 정체성이 서로 합쳐서 형성된 네트워크는 오랜 기간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거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더욱 견고한 연결망으로 발전하는 특징을 가진다. 정보통신망을 바탕으로 동일한 문화적 유산을 공유하는 동일 민족이나 문화집단들을 매개로 민족 공동체를 구축하는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로 연구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민족네트워크는 화교, 유태인, 인도인의 조직이다. 세계화상네트워크는 화교 특유의 학연, 지연, 업연(業緣)을 바탕으로 세계 140여개국에 5000여 만명이 흩어져 있고 특히 동남아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며 이 지역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 현재는 타이완의 제조기술, 싱가포르의 마케팅과 서비스, 중국의 노동력, 북미의 전문 인력과 기술력이 세계 화교자본과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화상네트워크는 초국가적인 기업이 보편화되는 현실에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경제와 연계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부각되고 있다. 이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이 해외 화상의 투자에 힘입었다면, 이제는 반대로 중국의 발전에 따라 화상네트워크의 경제력과 단결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영토를 잃고 2000년 동안 세계 여러곳에 흩어져 온갖 고난과 시련을 겪었지만 유태인 공동체인 WZO(World Zionist Organization)의 시오니즘으로 정신적 유대를 강화하여 작은 나라가 아닌 세계적인 국가로 오늘의 이스라엘을 재건했다. 해외 인도인의 풍부한 자금력과 높은 과학 기술 수준을 자원으로 이들의 능력을 인도 경제성장에 접목하여 지난 20년 동안 인도는 해외 인도인에게 투자의 최우선권 보장, 투자액과 이윤의 거주국 송금권리 부여, 각종 세금면제, 자유로운 부동산 거래, 외환계좌의 보유허용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들의 인도투자를 유도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구했고 해외에 거주하는 수준높은 인도 과학자들이 모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여기에 핵심적 역할을 한 단체가 바로 ‘세계인도상인협회’라는 조직이었다. 세계시장은 국가간의 물리적인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고, 상호의존관계가 심화되어 하나의 지구촌을 형성하고,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재외동포도 전 세계 150여개국 700만 명에 달하는 ‘한국 밖의 한국인’으로서 민족발전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며 국가 간 관계에서도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민주화 발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교육의 질적 향상 등 어느 하나 국가 사회에 기여하지 않은 구석이 없고, 한국상품 수출과 한국 기업의 외국진출에도 남다른 노고가 숨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지난 88올림픽때나 IMF 경제위기 때,2002년 월드컵 때 보여준 해외동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조, 조국에 대한 열정을 잊을 수 없다. 이제 정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관련 사업을 한곳으로 집중시켜 재외동포 문제를 총괄하는 재외동포위원회를 총리 산하기관으로 설치하고 국내외 한민족이 함께 참여하는 하나의 결속된 연결고리로 ‘코리안 글로벌네트워크’를 구축하여 21세기 정보화시대에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 양창영 호서대 교수·재외동포연구소장
  •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통북통남의 길 찾자/황성기 논설위원

    우리 대통령들은 외교 데뷔의 무대로 미국을 택했다. 그 방미길에는 몇글자 캐치프레이즈가 따랐다. 첫 문민 출신의 자부가 담긴 김영삼(YS) 대통령의 ‘신외교’,IMF 위기 직후 경제를 살린다는 김대중(DJ) 대통령의 ‘세일즈외교’, 민족을 앞세운 노무현 대통령의 ‘자주외교’가 그것이다. 오늘 방미길에 오르는 이명박(MB) 대통령은 ‘실용외교’라는 말을 붙였다. 4차례의 정권 교체를 겪은 15년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에 변하지 않는 의제는 북한의 핵이다.3명의 대통령이 미완의 핵을 상대했다면,MB는 실험을 마친 핵을 마주하고 있다. 미완의 핵이란 공통 과제를 안고 있었던 지난 대통령들은 북핵에 ‘굳건한 한·미 공조로 대응’한다는 합의에선 일치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미묘하게 달랐다.YS는 핵을 지렛대로 한 북·미의 접근과 남의 소외를 경계했다. 그의 경계심은 적중했다. 집권 2년째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제네바합의를 목도하고는 미국과 불편해졌다. DJ는 YS를 반면교사 삼아 첫 방미 때 북·미 교류를 지지했다. 북·미가 좋아지면 남북도 좋아지고 한·미 관계도 튼튼해진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DJ는 대북 포용정책을 혐오하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출범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그 역시 정권 후반부 한·미 관계가 순탄치 못했다. 최악의 대북·대미 상황을 물려받은 노 대통령은 전쟁불사를 외치며 분기탱천하던 미국을 달래랴, 반미·좌파 인상을 불식하랴 힘겨운 첫 방미의 여정을 보냈다. 그런 점에서 MB의 방미는 완성된 북핵을 등에 지긴 했어도 그 어느 대통령보다 수월하다. 길은 멀어도 핵폐기의 고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부시와도 눈높이가 맞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북핵만큼은 큰 이견 없이 조율을 해낼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문제는 남북관계다. 대통령은 핵을 포기하면 지원한다는 ‘비핵 개방 3000’을 천명했다. 핵타결 전까지는 남북관계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얘기다. 북한 입장에선 10년만에 강팔라진 남이라는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미국과 결판 짓자는 통미봉남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최근의 남북경색에 이은 싱가포르 북·미 잠정합의에서 그런 조짐이 보였다. 14년 전처럼 남한이 소외되지 말란 법은 없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통미봉남은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를 보내면서, 부시 대통령에게는 비핵화를 촉구하는 통미봉북(通美封北)의 모양새가 될 소지는 충분하다. 한 손에 떡을, 다른 한 손엔 독을 쥐곤 따라오길 기다리는 오만일 수 있다. 나아가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미국으로부터 경직된 대북 정책의 수정을 요구 받을 공산조차 있다. 비핵화와 평화 공존은 앞뒤가 따로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집권 초기의 미국 친화를 비웃기라도 하듯 말기에 불편해졌던 관계 복원을 MB가 첫 방미에서 이루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 복원이든 동맹 강화든 한반도 평화 없이는 무의미하다. 한반도 평화의 열쇠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남북관계의 안정이 필요하다. 한·미가 핵해결 의지를 확인하는 것으로는 모자란다. 정상끼리의 ‘남북관계’대화에서 통미통북의 새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이 대통령이 지향하는 유연한 실용일 것이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남북이 통미는 하되, 봉남과 봉북으로 대치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세계은행 ‘식량 뉴딜정책’ 시동

    세계은행 ‘식량 뉴딜정책’ 시동

    식량 위기가 글로벌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세계은행(WB)이 식량위기를 헤쳐나기기 위해 ‘식량판 뉴딜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식료품값 폭등과 연계된 물가 불안으로 반정부시위와 폭동이 확산일로에 있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 대한 긴급지원을 확대했다. 식량 폭동으로 최근 무정부상태에 빠진 세계 최빈국 아이티에 1000만달러를 추가 제공했으며 아프리카에 대한 농업대출도 종전의 4억달러에서 8억달러로 늘렸다. 13일(현지시간)BBC 등 외신들은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식량 가격 앙등으로 가난한 나라들의 1억명이 더욱 굶주리고 있으며 지금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졸릭 총재는 선진국들이 더이상 이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되며 농업생산량의 증산을 꾀할 실질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식량 폭동은 아이티와 필리핀, 이집트 등 식량 안보가 취약한 나라들에서 발생했다. 날개를 단 식량가격은 올들어 더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보리값은 3월까지 무려 130%나 올랐다. 쌀은 74%, 옥수수는 31%, 콩은 87% 뛰었다. 앞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도 12일 “식량 가격이 가파르게 계속 오른다면 대규모 기아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자크 디우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11일 “세계 지도자들이 곡물가격을 낮추는 조치들을 취하지 않으면 개발도상국에서 식량폭동이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었다.FAO의 세계식량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37개국이 식량위기에 직면해 있다. 식량 가격 급등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사태와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맞물려 있어 당분간 그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식량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또 다른 요인은 농업생산비용의 상승이다. 농업생산비용은 지난 6개월 새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비료와 씨앗, 연료값이 최고 3배 올랐다. 태국 방콕 북부의 농부인 사메아 루엔그리트(37)는 월스트리트저널에(WSJ)에 “디젤, 비료, 살충제 등 모든 농자재의 값이 슬그머니 올랐다. 평균 비용이 지난해보다 50%가량 뛰었다.”고 불평했다. 이로 인해 쌀 등의 곡물가격이 올라도 동남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농부들이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영호박사는 “짐바브웨에서는 물건 사러 줄을 설 때와 돈을 낼 때의 가격이 다를 정도로 인플레가 심각하다.”며 “미국 달러 가치가 안정돼야 식량 위기가 해소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내다봤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이영원 전략분석실장은 “신흥시장과 대체연료 개발에 따른 수요 급증에 달러 약세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안전자산인 현물시장에 몰려든 결과”라며 “단기적으로 달러가 제 가치를 찾아야 하고 장기적으로 수급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 그 해법”이라고 분석했다. 최종찬 이순녀기자 siinjc@seoul.co.kr
  • “곡물값 폭등이 인플레이션 부른다”

    “곡물값 폭등이 인플레이션 부른다”

    국제적인 인플레이션 확산에 대한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12달러를 기록하고, 곡물가격이 1년새 45%나 급등하는 등 원자재 상승 압박이 심해지면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구촌 경제를 휩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물가급등의 충격이 세계 빈곤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더 힘을 얻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10일(현지시간)“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경고했다.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트라우스 칸 총재는 선진7개국(G7)연차회의를 앞두고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세계는 얼음과 불인 성장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대한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올해 소비자물가는 2.6% 상승,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개발도상국까지 포함할 경우 7.4%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지난 2월에 4% 상승, 전년 동기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존 15개국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상치를 넘어선 3.5%를 기록,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국제 식품가격이 지난 3년간 83%나 급등하면서 그동안 국제사회가 이룬 빈곤 퇴치의 성과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옥수수 같은 곡물이 대체에너지 원료로 부상하면서 식품가격이 상승했으며, 식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개발도상국들의 사회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이날 곡물가격 상승이 33개국에서 소요사태를 촉발시켰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가들이 유엔 식량원조에 5억달러를 추가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세계은행은 곡물가격이 2015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식량원조를 2배로 늘려 8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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