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IMF 위기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209
  • [사설] 성장 조급증 앞서 경제 체질 개선을

    한국경제, 특히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여지없이 드러났다.‘괴담’ 수준에 가까운 최악의 시나리오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청와대와 국무총리, 한국은행 총재, 기획재정부장관,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등 정부 관련 수장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도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위기설 부인에 동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우리는 이같은 불신의 근원이 정부 정책의 신뢰 위기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무수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아직도 시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는 ‘8·21 부동산 활성화대책’ 발표 때나 8월31일 청와대 핵심당국자의 브리핑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의 위험성을 적시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 전제를 달기는 했으나 대운하의 불씨를 지피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의 대운하 포기 선언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엄청난 비용을 치른 끝에 ‘성장’에서 ‘안정’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로 했음에도 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듯한 이러한 발언들은 정부 불신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가장 절실한 것은 신뢰 회복이다. 성장에 대한 조급증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은 허약한 경제체질을 강화할 때다. 경제위기설이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침체 국면에서 나홀로 성장을 구가하겠다는 욕심은 독배를 들이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9월 금융위기설 진단] 위기설 실체는 불안감…채권만기 9~10일이 고비

    [9월 금융위기설 진단] 위기설 실체는 불안감…채권만기 9~10일이 고비

    이른바 ‘9월 위기설’로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제2의 외환위기까지 들먹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따져 보면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휘몰아친 위기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우리 경제가 위기라고 볼 만한 상황인지 심층 분석해 본다. ‘9월 위기설’과 관련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기는 없다는 견해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소의 불안 요소는 있지만 경제 시스템의 붕괴, 즉 국가부도와 같은 사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위기설의 첫번째 진원지는 외국인들이 채권만기일인 오는 9일과 10일 그들이 보유한 국고채를 일시에 청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문제 없다고 본다. 일시 청산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국고채 67억 1000만 달러의 물량에 대해 은행은 물론 한국은행까지 대비해 놓은 것으로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67억달러의 채권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최악의 경우에도 환율이 오르겠지만 지급불능에 따른 국가 위기상황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외부채 감당할 만한 수준 대외부채는 어떨까.6월말 현재 유동외채(단기외채+만기 1년 미만의 장기외채)가 2223억달러지만, 팔아서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채권의 규모가 3356억달러로 훨씬 많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단기외채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2005년부터 2008년 초까지 증가한 외채의 대부분은 국내 조선업체와 투신사들의 선물환헤지 물량, 외국인들의 채권투자로 인한 것으로 회계상 부채지만 사실상 부채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총외채 증가분은 2415억달러다. 그 기간 국내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물량은 1588억달러, 투신사의 선물환 매도는 742억달러, 외국인들의 채권투자액은 580억달러로 총 2910억달러다. 그러나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감이 고조될 때는 어쨌든 단기외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도 아직 양호 5개월째 ‘나홀로’ 줄고 있는 외환보유액은 괜찮을까. 올해 들어 중국·일본·타이완·러시아·인도 등은 외환보유액이 꾸준히 증가했다.8월말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액은 2432억달러다. 과거 정부 보고서에서는 적정 외환보유액을 2900억달러로 보고 400억∼500억달러가 부족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메랄 카라술루 주한 대표는 3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외부충격에 대처하기에 무리가 없다. 과거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은 왜? 그렇다면 최근 환율은 왜 급등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오석태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기업 등이 연말에 나타날지도 모를 위기에 대비해 ‘실탄’을 확보해 두려 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영팀의 차장은 “환율 급등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환매 물량이 지난 주부터 이번 주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수요가 급증한 탓”이라고 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9월 위기설은 빠르면 이번 주말인 5일쯤이나 늦어도 다음주 초인 8일까지는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불안 계속땐 경기 위축 문제는 위기 소동이 지나간 뒤 환율이 안정되고 주가가 다시 상승하며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오석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위기설은 사실 위기가 아니었는데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다만 9월 두 번째 주가 지나간 뒤에도 불안요소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촉발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한 국내 경제에 다시 위기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가 침체되면 국내 경기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인석 굿모닝 신한증권 상무 “환율 못 잡으면 한국판 서브프라임 우려” 9월 위기론이 사그라들면 경제는 안정될까. 정인석 굿모닝 신한증권 상무는 3일 “시장의 심리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라면서 “정부도 ‘위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하지만 말고, 시장이 불안해하는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부실,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 방침인지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전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어려움은 있어도 시스템이 붕괴되는 위기는 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수긍하면서 “그러나 시장에 불안요인들이 쌓이면 모두 한 방향으로 몰려가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별문제 없이 항해하던 배가 뒤집히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을 심리적 공황 상태로 빠뜨린 가파른 환율 상승도 어찌 보면 불안한 심리를 타고 서로 놀라면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1997년 외환위기와 달리 11년이 지난 현재는 우리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90%에 불과하고 건실해서 유동성이 문제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 쓰러진다고 해도 대기업 도산의 연쇄반응이 나타난다든지 하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다른 각도에서 환율 상승을 위험스럽고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즉 환율 상승이 물가를 상승시키고 채권금리를 끌어 올려서 그 결과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이 더 커져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부담으로 허리가 휘고 있는 가계들이 주택을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아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면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발 부실이 경제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가 터지면 한국 경제 전체의 시스템이 휘청거릴 수 있다고 정 상무는 분석한다. 결국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국내 경제의 위험 요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위기설 왜 나왔나 증권가 루머+최악 경제지표 ‘늑장 정부’ 시장혼란 더 키워 ‘9월 위기설’은 지난 5월 채권시장에서 루머 수준으로 시작됐다는 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다 5월말에서 6월 사이에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가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기침체가 아닌 경제위기 쪽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습될 것 같았던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위기설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위기설의 요체는 외국인들이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약 67억달러의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모두 처분해 빠져 나가면 환율과 금리가 폭등하고 나라 전체가 외환위기 때처럼 외환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6∼7월 두달 동안 외국인들이 채권시장에서 42억달러가량 순매도하면서 외국자본이 급속히 빠져 나가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국내의 달러부족 사태도 위기설에 한몫했다. 외환위기 이후 올해 처음 100억달러 정도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7월 자본수지는 1997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인 57억 746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특히 고환율정책을 고수하느라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소진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8월 외환보유액은 2432억달러로 올들어 최고점인 3월 2642억원에 비해 210억달러 줄었다. 외환보유고 감소로 대외채무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잔존 만기가 1년 이내인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75.8%에서 올해 6월말 86.1%로 증가한 것도 불안을 키운 이유 가운데 하나다. 고유가가 한풀 꺾이면서 안도하던 물가가 고환율로 다시 상승 압박을 받고, 경기동행 및 선행지수 등이 6개월째 동반하락하는 등 실물지표가 최악의 상태로 치달으면서 위기설이 증폭됐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도 위기설을 키웠다. 광우병 괴담처럼 초기 대응의 미숙으로 위기설의 불씨를 끄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과 무리한 고환율 정책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위기설을 잠재우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IMF “9월위기설 과장”

    정부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과 민간경제연구소 등이 잇따라 ‘9월 위기설’ 등 지나친 한국경제 위기론의 확산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IMF 한국사무소는 3일 보도문을 내고 “현재 한국의 단기외채 성격은 97년 외환위기 당시와는 크게 다르며 관련 리스크(위험)는 과장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랄 카라슐루 IMF 한국사무소장은 “최근 단기외채의 증가가 일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이런 리스크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면밀히 주시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경상수지가 다소 적자로 돌아서고 원화 가치가 상당히 하락했으나 이 현상은 주로 높은 국제유가로 인한 어려운 국제상황과 교역조건의 현저한 악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경상수지 악화가 조정되지 않은 환율에 기인했던 97년의 상황과는 굉장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사장단협의회도 이날 열린 정기 수요회의에서 금융·자금 시장을 점검하고 “9월 위기설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별 현금 흐름(유동성)을 점검하는 등 경각심을 늦추지 않았다. 정부의 위기론 확산 차단노력도 연일 이어졌다. 전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에 이어 한승수 국무총리도 이날 “환율이 오르고 국제수지와 경기가 나쁘고 주가가 빠지는 과정에서 위기설이 확장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합동 단속반을 편성해 증권사 객장에 직접 투입하는 등 악성루머에 대한 일제 단속에 나섰다. 근거 없는 유동성 위기설 등 금융 불안을 조성하는 자료를 작성, 유포하는 행위 등을 단속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 중 한때 1160원에 다가서기도 했으나 외환당국의 두차례 달러 매도개입으로 전날보다 달러당 14.50원 급등한 114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1140원대 종가는 2004년 10월22일 이후 처음으로 3년 11개월 만이다. 임창용 안미현 김태균기자 hyun@seoul.co.kr
  • [사설] 경제위기설 핵심은 신뢰 위기다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진원지는 ‘9월 경제위기설’이다. 위기설의 논거는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채권 67억 1000만달러가 한꺼번에 상환에 나설 경우 한국 경제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올 들어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10년만에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가 가속화되면서 위기가 현실화된 듯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대외 변수에 취약한 우리의 금융시장이 시장참가자들의 ‘쏠림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부 외신의 무책임한 보도도 한몫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최근 ‘한국이 검은 9월로 향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위기설이 사실인 양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리먼 브러더스의 보고서를 인용,‘한국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더 타임스’가 유동성 위기의 요인으로 지목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미국 국책모기지회사 채권에 대한 한국은행의 투자는 즉각 현금화가 가능한 우량채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의 적정 외환보유액으로 3200억달러를 권고했다는 것도 실체가 없는 주장이다. 그리고 글로벌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만 유독 뒷걸음질을 하는 것도 아니다. IMF나 무디스,S&P 등 국제기구나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은 한국 경제와 기업의 재무상태 및 수익성, 외환보유액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부도 시장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극도의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는 것은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위기설의 최초 발설자가 정부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위기설을 잠재우려면 정부부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 외신은 연일 “위기”… 정부는 “과장” 반박

    외신은 연일 “위기”… 정부는 “과장” 반박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분석 자료를 내놓고 있다. 이에 정부는 ‘9월 위기설’을 일축하며 외국 언론의 보도에 반박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영국의 유력지 더 타임스가 ‘한국 9월 위기 가능성’을 보도한 데 대해 반박하고 반론 보도를 요청하기로 했다. 앞서 1일 더 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에 대한 투자 손실과 환율 관리 실패로 ‘검은 9월(Black September)’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기도래 국고채의 9월 집중, 외환보유고 부족, 외채 증가 등을 근거로 외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도 이달 만기 도래 67억 달러 외국인 보유 채권과 관련,“이 금액이 한국 보유 외환의 3% 미만이지만, 워낙 민감한 시점인 만큼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방아쇠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먼 브러더스도 “한국 경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재정부는 “논리가 부족하거나 비약된 ‘기우(杞憂)’”라고 반박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쇠고기 파동과 같은 잘못된 정보의 확산”이라면서 “외환위기 때도 그랬지만 위기설이 자꾸 일반화되면 외국인들도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재정부는 더 타임스가 제시한 위기설의 세 가지 근거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폈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만기도래 국채가 이달 집중됐다는 지적에 대해 “9월 만기도래하는 국채는 약 19조원인데 상환자금이 이미 확보돼 있으며, 추가 국고채 발행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거의 100% 환헤지돼 있는 상태라 환율변동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신 차관보는 외환보유액과 관련,“외환보유고 중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투자한 채권(500억원)은 전액 선순위채권으로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어 원리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475억달러가량으로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은 더 타임스의 보도처럼 수입액 9개월치가 아니라 3개월치 경상지급액(수입액+서비스지급+소득지급+경상이전지급)이며, 이 기준에 맞추면 적정 외환보유액은 1400억달러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대외 채무도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다. 최근 외채증가는 선박수출이 잘되면서 발생한 선물환 매도에 따른 일시적인 차입으로 외환위기 당시 지급불능과는 다른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발 투자 좀 늘려달라” “제발 규제 좀 풀어달라”

    한나라당 지도부가 2일 전국경제인연합 등 경제5단체 수장들에게 경제 회복을 위한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확대를 요청해 재계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만남은 ‘9월 위기설’‘10월 위기설’ 등 국제통화기금(IMF) 상황과 같은 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경고음이 터져 나오는 때 이뤄졌다. 박희태 대표는 여의도 63빌딩 연회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제발 경제를 좀 살려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면서 “어렵지만 투자 좀 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한나라당에서 박 대표를 비롯해 임태희 정책위의장,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 김기현 제4정조위원장, 김효재 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유창무 무역협회 부회장, 장지종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박 대표는 “경제를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경제인들의 손에 달렸다.”면서 “한나라당은 경제인들이 경제 살리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자총액제한 폐지, 상호 출자금지 완화, 인허가 절차 대폭 간소화, 행정법규 위반으로 인한 벌금의 과태료 전환 등을 약속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재계 수장들을 찾아가 손을 내민 것은 국민들의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8·15 특별사면’ 대상에 경제인들을 대거 포함시킨 데 이어 감세 및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도 투자 및 일자리 확대 등 ‘보답’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일부에선 우리 기업의 투자가 미흡하다고 하지만 올 상반기 600대 기업의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7% 늘어난 45조원 수준이고, 연말까지는 26% 늘어난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계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대기업들도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과 관련,“일부에선 대기업만 도와 주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도 감세 정책으로 성공했고, 영국의 대처 총리도 그런 정책을 썼다.”며 정부 편을 들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9월 경제위기설’ 여야 대표의 다른 시각

    ■ 한나라당 朴 “위기 없지만 주의를” 9월 경제 위기설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일 “9월 경제위기설을 믿지 않는다.”고 일축하면서도 “정부가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국민에게 호소하고 경제 회복을 주도해 달라.”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9월 위기설’은 지나치게 과장됐거나 현실성이 떨어지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 협의회에서 “금년 연말까지 100억달러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추세이고, 자본수지도 악화돼 순채무국으로 전락하는 등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일부에선 일시적인 현상이고, 유가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반문한 뒤 “과거 IMF 외환위기에 앞서 정부에서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니까 걱정할 것 없다.’고 했지만 청천벽력 같은 IMF 체제가 왔다.”고 지적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9월 위기설은 증권가 일각에서 떠도는 소문에 불과하다.”면서 “수출도 증가세이고,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멈춰 물가도 6%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이렇다 할 경제 회생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데다 경제 상황마저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아 ‘9월 위기설’이니 ‘10월 위기설’이니 하는 갖가지 낭설을 생산해내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은 특단의 대책을 마련,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민주당 鄭 “국민들 혼란스러워” 민주당은 ‘9월 위기설’의 진원지가 여권이라는 주장을 연일 제기하면서 ‘위기설’의 언급 자체에 대해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총체적인 경제 난맥상을 질타하며, 위기설의 징후가 감지되는 만큼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세균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수년간 민생이 어렵고, 청년실업 등 간간이 어려움은 있었지만 경제 위기설은 없었는데, 지금 언론을 통해 경제위기설이 보도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정 대표는 “경제 위기를 최초로 얘기한 분이 대통령으로 기억되는데,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그렇지 않다, 관계 없다는 식으로 자화자찬하거나 대통령 인식과 확연히 달라 국민이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소위 ‘9월 위기설’은 현 정부발 위기설이었는데 지금은 위기는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언급 자체를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 대변인은 “그러나 환율이 3년 10개월 만에 폭등하고 코스닥도 40개월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위기는 없다고 정부가 추상적 해명을 하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결코 안일하게 대처할 상황이 아니고 오히려 정부가 사실대로 이야기하면서, 면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우선 해외 차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채 만기도 정밀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대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9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英 더 타임스 “한국 외환위기 검은 9월” 보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한국이 외환위기로 인해 ‘검은 9월’로 향해가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국책 주택 모기지 회사인 페니 매이(Fe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당국의 외환위기 관리 실패로 인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페니 매이와 프레디 맥 및 미국 관련 채권 투자는 약 500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 위기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외환 위기를 막아 낼 한국의 탄약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실없이 허무하게 끝난 ‘환율 방어 전쟁’으로 지난 7월 한달에만 한국정부가 잃은 돈이 2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 환율을 제자리로 돌리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외환 당국의 개입 노력도 지난달 환율이 7%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현재 원화는 44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상태이며 CLSA증권은 “한국은 더 이상 게임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470억달러로 IMF가 권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인 320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여기에 이달에 만기가 도래하는 67억달러 외채 중 상당액이 바로 해외로 빠져나간다면,원화가치 하락 압박은 더욱 가중돼 상황을 극적으로 악화시킬 것이라고 타임스는 말했다. 비록 1997년과 같은 외환 위기를 예상하는 금융전문가들은 극소수지만 최근 몇주와 같은 상황은 몇몇 아시아 국가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갔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더 타임스에 “한국 금융 시스템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신용경색으로 인해 황폐화 될수 있는 ‘확실한 위험(Credible risk)’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한국에서는 대출의 연체가 증가할 것이며,채무 불이행 및 파산이 늘어나고 대형 상호저축은행 중 일부가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를 확인해야 하며,1997년 외환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현금이 최고’라는 사고가 퍼져나가고 있어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英 더 타임스 “한국 외환위기 검은 9월” 보도

    英 더 타임스 “한국 외환위기 검은 9월” 보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한국이 외환위기로 인해 ‘검은 9월’로 향해가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국책 주택 모기지 회사인 페니 매이(Fennie Mae)와 프레디 맥(Freddie Mac)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당국의 외환위기 관리 실패로 인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페니 매이와 프레디 맥 및 미국 관련 채권 투자는 약 500억 달러에 이르는 유동성 위기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외환 위기를 막아 낼 한국의 탄약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결실없이 허무하게 끝난 ‘환율 방어 전쟁’으로 지난 7월 한달에만 한국정부가 잃은 돈이 2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 환율을 제자리로 돌리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외환 당국의 개입 노력도 지난달 환율이 7%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현재 원화는 44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하고 있는 상태이며 CLSA증권은 “한국은 더 이상 게임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상황은 더 악화돼 이번달 만기가 되는 채권액만 67억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470억달러로 IMF가 권유하는 외환보유고 마지노선인 320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신문은 한국의 외환 보유고 대부분은 정부 채권이 아니라 미국에 기반한 모기지 관련 채권이라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짚고,미국 모기지 회사의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한국은 외부 충격에 더욱 민감하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비록 1997년과 같은 외환 위기를 예상하는 금융전문가들은 극소수지만 최근 몇주와 같은 상황은 몇몇 아시아 국가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갔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더 타임스에 “한국 금융 시스템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신용경색으로 인해 황폐화 될수 있는 ‘확실한 위험(Credible risk)’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한국에서는 대출의 연체가 증가할 것이며,채무 불이행 및 파산이 늘어나고 대형 상호저축은행 중 일부가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를 확인해야 하며,1997년 외환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현금이 최고’라는 사고가 퍼져나가고 있어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9월 외환위기설’ 청와대 적극 진화

    청와대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9월 외환위기설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적극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보다 같은 기간 받게 되는 채권이 1000억달러 정도 더 많다. 외환위기설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리스크에 대응하는 자세가 예전보다 상당히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위기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위기설을 부풀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기상황 진짜 안좋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경제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81년 지수 발표 이후 처음으로 동반 하락한 것에 대해 “(현 경기 상황은)진짜 안 좋고 많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회가 아무 일도 안하고 있다.”면서 “국회가 빨리 정상화돼 추경과 내수확대 관련 법을 통과시켜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도권의 부동산 대책과 관련, 그는 “원칙적으로 도심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대책은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실정을 모면하기 위해 직접 퍼뜨린 게 경제 위기설”이라면서 “국민들과 시장의 경고 자체를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 “위기 없다” “발생 우려” 외환위기설에 대한 전문가 전망은 엇갈린다. JP모건 임정원 수석애널리스트는 “만기가 1년 미만인 유동외채는 2223억달러지만,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채권은 3356억달러로 채무보다 1133억달러가 더 많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정부의 입장에 동조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조선업체와 플랜트업계에서 대량으로 선물환 매도를 해놓았기 때문에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한 상태”라면서 “경상수지 적자 지속, 외국인의 채권·주식매도 지속, 그리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어 외환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문소영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순채무국 전락 가볍게 볼 일 아니다

    우리나라가 8년 만에 순채무국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어 외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엊그제 발표한 ‘6월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대외 채권에서 대외 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27억 1000만달러로 1999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6월 이후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 등을 감안할 때 이미 순채무국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외환보유액에 비해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외채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단기 외채와 잔여 만기 1년 이내의 장기 외채를 합한 유동 외채는 2223억 2000만달러로 3개월새 61억 9000만달러 늘어났다. 이를 갚고 나면 외환 보유액은 350여억달러밖에 남지 않게 된다. 외환 당국은 선박 수출 선수금 등 상환 부담이 없는 외채가 많기 때문에 외환 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외채는 국가 신인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안이하게 대처해선 안 된다.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도 외채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S&P 등 해외 신용평가기관들도 우리의 외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중이 40%대 초반으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인 점을 들어 방심하는 것도 금물이다. 선진국들은 국제 통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채 걱정이 우리에 비해서는 훨씬 덜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리는 더욱이 경상수지 적자로 달러화가 모자라는 상황이다. 해외 차입을 억제하면 환율이 상승하는 등 외채 관리가 쉽지 않다. 해외 차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외채의 만기 구조를 정밀 분석해 단계별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환율 방어를 위한 잦은 외환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계속 줄어들게 해서도 안 된다.
  • 변동환율제 보완론 또 ‘고개’

    변동환율제 보완론 또 ‘고개’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정부와 학계 일각에서 현행 환율제도에 대한 보완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환율의 변동성과 이로 인한 충격을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생각은 지난 3월 현 정부 출범 초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했다가 강한 역풍을 맞은 뒤 쑥 들어갔지만, 최근 환율당국의 정책대응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면서 필요성을 거론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외환위기 계기 1997년 12월 도입 현행 자유변동환율제는 1997년 12월 외환위기를 계기로 도입됐다. 당시의 시장평균환율제도는 전날 시장에서 거래됐던 환율을 거래량에 따라 가중평균해 다음날 기준치로 삼는 방식이었다. 하루 변동제한폭이 두어졌고 이를 넘어서면 거래가 정지됐다. 외환위기 당시의 제한폭은 하루 10%로, 이를테면 1000원에서 출발한 환율이 900원(-10%)으로 떨어지거나 1100원(+10%)으로 오르면 거래가 중단됐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원화 가치 절하의 현실적인 반영과 외환거래 중단 방지를 위해 자유변동환율제 전환을 구제금융 지원과 연계해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이후 우리나라는 시장에서 환율이 자유롭게 결정되고 당국은 필요할 경우에만 시장개입을 통해 조정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환율을 시장의 결정에만 맡기기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우리나라보다 경제 규모나 외환거래 규모가 큰 나라 중에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지 않은 나라들이 많다.”면서 “대외변수나 투기세력 등에 의한 과도한 환율 등락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는 시장이 관리되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러시아·인도 등 ‘바스켓 제도´ 도입 실제로 중국·러시아·인도·싱가포르·홍콩 등은 우리나라보다 외환거래량이 많은 데도 복수통화 바스켓제 등을 통해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고 있다. 학계에서도 일부 비슷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환율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유사시 자본통제를 도입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복수통화 변동환율제, 즉 바스켓 방식(달러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에 연동시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들이 당장 현실화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환율은 금리, 유동성 등 다양한 요소들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을 뿐 아니라 언급 자체만으로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자유변동환율제에서 고정이나 바스켓 방식 등으로 되돌아간 예도 없다. 무엇보다 환율정책의 양대축인 한국은행의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의 변동은 외화수급, 경상수지 등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나타나는 것인데 이를 왜곡시켜 더 큰 부작용을 만들기보다는 자연스레 시장에 맡겨 물 흐르듯이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열린세상] 李대통령이 처칠에게 꼭 배워야 할 것/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열린세상] 李대통령이 처칠에게 꼭 배워야 할 것/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나라가 안팎으로 어렵다. 지금 국민들의 마음은 마치 IMF 위기 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어둡다. 글로벌 경제 불안, 수입쇠고기 문제, 유가앙등, 물가불안, 금강산 민간인 피격사건 등등 문제는 많고 시원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 승전보만이 그나마 국민들을 가끔씩 웃음짓게 할 뿐이다. 지금 한국 국민들이 따르고 지지하는 지도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수영 영웅 박태환과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인 것 같다. 그러나 누군가 대한민국 60년사에 지금만큼 어렵지 않은 적이 언제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에 곧 궁해지고 만다. 그렇다. 사실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난제 중 어떤 것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고, 또 어떤 것들은 힘을 합쳐 해결하면 풀릴 수 있는 일이다. 정작 큰 문제는 현재 위기의 가장 핵심적 내용이 리더십의 위기라는 점에 있다. 정부도, 그 어떤 정치지도자도 이 어둡고 불안한 상황을 ‘규정’하지 않고,‘설명’하지 않고,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가리키지 못한다. 그러니 민심과 시장이 동시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돌파의 CEO 윈스턴 처칠’은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휴가 때 읽어 보라며 선물했다는 책이다. 제목부터 작금의 국정 위기를 극복해서 성공한 정권을 만들자는 의지가 전해져서 좋다. 또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니 적이 안심이 된다. 어느 국민인들 자기 나라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도대체 무엇을 시도해서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일까.’라는 점이다. 국민에게 말해준 적이 없으니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러니 제발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지금부터 무얼 할 것인지 말 좀 해달라는 것이다. 노력하다가 실패해도 좋으니, 돌파하다가 막혀도 좋으니, 국가의 장단기 목표를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처칠을 존경하는 이유는 위기 때 특히 빛을 발하는 그의 리더십 때문이다. 많은 역사가들에 의하면 처칠의 리더십은 ‘공동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능력’과 함께 그것을 ‘말로서 표현하는 능력’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한다. 독일과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처칠은 승리를 향한 신념은 있었으되, 이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정직하게 말했다.“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는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우리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승리입니다. 승리,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어떤 폭력을 무릅쓰고라도 승리, 거기에 이르는 길이 아무리 길고 험해도 승리, 승리 없이는 생존도 없기 때문에 오직 승리뿐입니다.” 또 처칠은 싸움의 목적을 명확히 밝혔다. 독일과의 전쟁이 악과 싸우는 전쟁임을 거듭 설명했다. 그는 말로서 사람들을 고무했을 뿐 아니라, 뚜렷한 의견을 제시하고 상황을 쉽게 설명했다. 공습하의 런던시민들은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그의 연설을 듣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영국의 싸움이 지금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문명의 생존은 이 싸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영국의 생존, 우리나라의 제도들, 우리 제국의 긴 역사가 이 싸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영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가 역사의 주인공임을 자각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부디 이명박 정부가 ‘결코 실패하지 않고’, 오늘의 위기를 ‘돌파’하기 바란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그 필요성을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처칠에게 가장 먼저 배워야 할 덕목은 바로 이 것이다. 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 “세계화 안목서 동서철학 융합해야”

    “세계화 안목서 동서철학 융합해야”

    “이제 유가·도가·불교 등 동아시아 철학전통을 살려 세계적인 안목에서 철학의 의미와 가치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서철학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지구가 하나라는 의식을 가지고 철학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5일 폐막한 제22차 세계철학대회 참석차 서울에 온 중국의 석학 청중잉(成中英·73) 미국 하와이대 철학과 교수를 5일 만났다. 동서철학 융합 연구의 권위자인 청 교수는 “세계화 시대를 맞아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하나의 고정된 시각이 아니라 종합적인 시각의 포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역에서부터 유·불·선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한 그는 ‘중국 철학의 현대화와 세계화’ ‘유가철학과 신유가철학의 새로운 방향’ ‘동서철학 정신을 논함’등 노작을 펴낸 미국 동양철학계의 원로다. ▶동서양철학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동양철학은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보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서양은 인간과 자연을 나누고 자연과 초자연을 또 나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때문에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과 초자연(하느님)을 믿는 종교는 서로 대립해 왔습니다. 또한 동양철학은 지식과 가치를 나누지 않는데 서양철학은 이를 분리합니다. 이에 따라 서양철학에서는 객관적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인식론이 발달했죠. 반면 동양철학에서는 인간 본성에 내재하는 생명가치에 주목하는 수양론이 중시돼 왔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주역의 본체론의 입장에서 서양 해석학과 다른 ‘본체 해석학(onto-hermeneutics)’을 주창하는데 그 내용은. ―2002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해석철학자 가다머를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하이데거의 존재론, 즉 현존재(Dasein)에 기초해 현상을 해석한다고 했지요. 그런데 본인은 그것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역의 끊임없이 생생(生生)하는 생명에 기초한 본체 해석학을 주창하게 됐지요. 그 요체는 바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성찰과 사유 없이는 타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철학이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한국철학 전반에 대해 잘 모르지만, 퇴계 이황의 ‘사단칠정설’에 관해 논문을 쓴 적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퇴계는 맹자의 통찰과 주희의 논리를 종합하려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퇴계는 주자학의 입장에서 양명학을 비판했는데 이 두 가지를 아울러 종합해 보아야 합니다. 기학(氣學)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태극은 이치(理)뿐만 아니라 기운(氣)도 함께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19세기 개화사상가 최한기는 ‘기학’이라는 저서를 통해 중국의 음양오행의 기론을 버릴 것을 주장했습니다. 동양의 유기체적 기학과 서양의 과학적 사고를 종합해 새로운 철학을 창조한 것이지요. 이들의 철학은 서양과 다르고 중국과도 차별화되는 것으로 세계 철학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이 남는 것이 있다면. ―한국에 여러 번 왔는데, 올 때마다 그 발전상에 놀랍니다. 특히 IMF 때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위기를 잘 넘긴 것은 한국인들의 쉬지 않고 노력하는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은 유가의 전통적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외환위기를 극복하였을 뿐 아니라 생명의 가치를 중시해 환경보호를 넘어 환경 미화 차원에까지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美경제 끝모를 추락

    美경제 끝모를 추락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경제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신용위기가 진정은커녕 프라임 모기지론(우량 주택담보대출)으로 충격이 확산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급기야 미 백악관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어두운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주택시장 침체가 당분간 지속되고, 신용부실이 성장둔화를 더 오래 끌고 갈 것으로 전망했다. 어두운 경제전망들로 뉴욕 증시에서 다우 등 주요 주가지수들이 2% 안팎 떨어졌다. ●IMF “美 주택경기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2.7%에서 1.6%로 대폭 낮췄다고 밝혔다. 백악관 예산국은 “주택경기 침체와 신용경색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국의 경제성장이 위축될 것”이라면서 내년 전망치도 3.0%에서 2.2%로 내렸다. 또 경기부양책에 따른 세금환급과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세수 감소로 2009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482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이날 지난 4월 내놓았던 세계금융안정보고서(GFSR)를 보완, 발표했다.IMF는 보고서에서 “국제금융시장이 계속해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구조적인 위험 징후들도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 주택시장의 바닥이 현 시점에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주택시장에서 연체와 압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주택가격이 계속 떨어지면서 부실대출도 증가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의 경우 모기지 관련 증권 등 부실자산 규모가 늘어나고 있고, 외부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지면서 사정이 녹록지 않다고 IMF는 지적했다. 신흥시장 국가들은 선진국에 비해 금융불안을 잘 헤쳐나가고 있지만 신용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외부자금조달 조건들이 강화되고 물가상승 압력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은행들 대출 줄여 기업 자금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손해를 본 은행들이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줄이면서 건실한 기업들마저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자료에 따르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은행 대출과 무담보 단기 기업어음의 총액이 지난해 말 현재 3조 2700억달러로 1년전의 3조 3600억달러보다 3% 줄었다. 이는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골드만삭스의 자료에 따르면 6월 중순 현재 은행대출은 연율 기준으로 6% 이상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신용위기가 지속되면서 중·상류층에까지 타격이 가시화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를 견뎌낸 JP 모건 체이스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카드사들도 2·4분기 실적이 악화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JP모건은 운용중인 470억달러 규모의 프라임모기지 자산에서 2분기 1억 40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해 전분기의 두배에 달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2분기 수익이 1년전보다 37%나 떨어져 신용한도를 제한하거나 신규 카드 발급을 제한하는 등 비상대책을 내놓고 있다. kmkim@seoul.co.kr
  • 코스피, 외국인 손에 울고 웃다

    코스피, 외국인 손에 울고 웃다

    한국증시가 외국인 손에 웃고 운다. 전날 1626.14를 찍었던 코스피지수가 25일 하루만에 1.73%(28.21P) 내려앉은 1597.93으로 마감했다. 전날 1600선을 넘은 것은 외국인이 1992년 증시개방 이후 최대기록이었던 ‘33일 연속 8조 9834억원 순매도’ 행진을 접고 164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덕택이었다. 외국인이 1831억원 순매도로 되돌아가자 코스피지수는 다시 내려앉았다. ●외국인, 쉽게 돌아서지 않을 듯 25일 개장 초기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특히 그동안 공매도를 통해 주식을 많이 빌린 외국인들이 갚기 위해서는 다시 주식을 되사지 않겠느냐는 전망들이 나왔다. 그러나 외국인은 냉정하게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일지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여전히 “미국 주택경기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고 신흥국 중심으로 물가상승 위험이 남아 있기”(이재만 동양종금 연구원) 때문이다. 외국인 매수가 전종목에 고르게 퍼져 있다는 점을 들어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 역시 공매도 청산에 따른 급반등보다는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저가매수”쪽에 더 많은 무게를 뒀다. 돌다리를 두드리면서 조심조심 밟아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눈치 본다 vs 불안한 심리 반영 당연 이 때문에 우리 증시가 외국인투자자 눈치를 지나치게 보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실적도 괜찮고 큰 부실 우려가 없음에도 주가가 계속 빠지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기록적인 외국인 순매도 기간동안 가장 많이 피해를 입은 업종은 비교적 우량하다고 평가받는 전기전자·금융업 등이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IMF직후보다 더 외국인의 손에 좌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004년 4월26일을 정점(44.11%)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최근에는 30% 초반대다. 그러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지난해 외국인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스피에서는 24.71%, 코스닥에서는 3.88%였다. 그렇게 심각하게 볼 문제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외국인의 입김이 강해진 것은 ‘약세장’의 일반적인 특징일 뿐이라는 것.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3년 장이 좋을 때는 마이 웨이식으로 외국인 등에 상관없이 우리 증시가 활황을 누렸다.”면서 “그러나 전체적으로 살림이 어려울 때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 넘겨다보는 게 사람 심리”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긴급점검-바이오연료의 두 얼굴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긴급점검-바이오연료의 두 얼굴

    서울신문은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라는 연중 기획물의 일환으로 지난 한 달간 ‘석유 이후 영원한 에너지를 꿈꾸다’편을 마련, 지구촌 곳곳의 신재생에너지 현황과 그것의 한국 적용 가능성을 살펴봤다. 이를 통해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연료, 자원 재활용 등의 다양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한정된 지면 탓에 취재 내용을 모두 소개하지는 못했다. 차세대 유력 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논란의 이면을 조명해본다. |상파울루·피라시카바(브라질) 오상도특파원|“바이오연료 생산 확대는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다.”(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팀) 청정에너지로 각광받던 바이오연료가 세계적 식량위기가 도래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운명에 놓였다. 옥수수, 밀, 대두 등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야 할 식량이 자동차 주유구로 흘러들고 있다는 비난 때문이다. 지난달 초 로마에서 열린 유엔 식량안보정상회의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 바이오연료가 식량가격 폭등에 미친 영향을 놓고 각국 정상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렸다. 주요 생산국인 미국과 브라질, 유럽연합(EU)도 첨예한 이해관계를 드러냈다. EU측 최대 생산국인 독일은 오히려 “음식을 공급받을 권리가 자동차 연료에 대한 권리보다 앞선다.”면서 미국과 브라질을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 측은 “식량가격 폭등에 바이오연료가 미친 영향은 3% 미만”이라고 반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5%, 국제 민간연구소는 30%라고 보는 등 천양지차다. ●바이오연료의 정치학 바이오연료는 식량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식량안보정상회의 기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체류 중인 취재진은 “식량위기의 원인은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와 메이저 석유기업에 있다.”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을 접했다. 이는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으로 번져 ‘EU·기타 국가 대 미국·브라질’이란 대척점을 만들었다. 내면적으론 다시 미국 석유자본에 대한 남미 좌파정부의 반감이 섞여 복잡한 양상을 띤다. 브라질은 바이오연료를 앞세워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중미통합체제(SICA) 회원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식량위기는 오히려 중남미 국가에 기회가 된다.”면서 “넓은 토지, 풍부한 인력과 강우량을 곡물과 바이오연료 생산에 활용하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미 국가에 바이오연료 제조기술을 전수하는 곳도 바로 브라질이다. 이 때문에 EU와 미국의 드센 견제도 받는다.EU는 현재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데 ㏊당 45유로의 보조금을 주는 반면, 브라질산 에탄올에는 ℓ당 0.19달러의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도 브라질산 에탄올에 갤런(3.8ℓ)당 0.54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자국 생산업체에는 갤런당 0.51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경제학 브라질이 에탄올을 생산하는 비용은 미국의 2분의1,EU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사탕수수밭 1㏊당 6800ℓ의 에탄올을 생산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을 더한 전세계 생산량은 미국이 43%로 브라질(32%)과 EU(15%)를 크게 앞지른다. 상파울루대 마르시아 모랄레스(농경제학) 교수는 “유류값 상승에 따른 유통비용 증가야말로 곡물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며 “미국이나 EU와 달리 곡물이 아닌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브라질에 대한 비난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코트라 브라질지사의 김건영 관장도 “브라질에는 경작 가능한 미경작 유휴지가 90%나 남아 있다.”면서 “아마존 파괴나 노동착취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공개한 바이오에탄올의 지난해 전세계 생산량은 520억ℓ로 7년 전보다 3배나 늘었다.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는 곡물은 국가별로 다르다. 미국은 옥수수를, 브라질은 사탕수수를,EU는 밀과 사탕무우를 주로 쓴다. 브라질의 경우,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한 사탕수수 재배는 전체 경작지의 0.5%(320만㏊)에 불과하고, 에너지 균형 비율(투입된 에너지량과 산출된 에너지량의 비율)도 8.3으로 밀(1.2), 옥수수(1.3∼1.8), 사탕무우(1.9)에 비해 월등히 높다. 미국의 대선 주자인 매케인 공화당 후보도 미국에서 값비싼 옥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기보다 브라질에서 사탕수수 에탄올을 수입하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바이오연료의 식량위기 연관설은 결론짓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바이오연료 생산에 투입된 곡물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5% 수준”이라며 “동물사료에 들어간 36%와 비교하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최근 “바이오연료가 없었다면 2005년 이후 세계는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를 더 필요로 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해 늘어난 옥수수 생산이 오히려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에 완충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FAO도 애그플레이션 유발과 관련,“일부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식량수요 증가, 식량재고 감소, 주요 식량수출국의 저조한 수확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어느 한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sdoh@seoul.co.kr ●바이오연료란 식물이나 농작물의 추출물, 동물 배설물로 만든 연료를 일컫는다. 휘발유를 대체하는 바이오에탄올(80%)과 경유를 대체하는 바이오디젤(20%)이 주류를 이룬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 사탕수수, 사탕무우, 고구마, 카사바 등에서 녹말 성분을 발효시켜 생산한다. 휘발유에 에탄올을 10%만 섞은 E10의 경우 기존 자동차 엔진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화학첨가제인 MTBE가 발암물질로 판명되면서 대체 첨가제로도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유채(기름을 짜는 채소류), 콩, 해바라기씨, 팜유, 자트로파 등 지방 성분을 지닌 작물이나 폐식용유 등에서 추출한다.
  • 서브프라임 불씨 아직 안꺼졌다

    서브프라임 불씨 아직 안꺼졌다

    비우량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론)의 유령이 1년 반이 다 되도록 세계 금융시장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뉴센트리 파이낸셜의 파산을 시작으로 점화된 서브프라임 문제는 고유가 사태와 함께 세계 경제를 암흑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올 초 상황이 잠시 호전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미국의 대형 모기지 업체인 인디맥뱅코프가 파산하는 등 업체의 부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손실이 1200조원(1조 2000억달러)에 이르고, 앞으로 4∼5년 동안은 여파가 지속되면서 국제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현상은 가중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모기지업체 잇따른 도산…위기감 증폭 14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주택경기 침체로 부실이 늘면서 자금난을 겪던 자산 320억달러(32조원) 규모의 인디맥뱅코프사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라 회사가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객들의 대량 현금인출이 이어졌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여기에 미국의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 프레디맥의 부실도 우려되고 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는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말한다.2001년 이후 급격히 오르던 주택 가격이 2006년부터 뒷걸음질치고 금리는 오름세를 탔다. 이에 따라 대출자들은 뛰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연체자로 전락하고, 모기지 업체로부터 서브프라임 채권을 매입한 2차 금융기관들은 모기지 업체에 다시 환매를 요구하면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다만 지난 3월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부도 위기에 대해 미국 정부는 3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며 JP 모건체이스에 인수하게 하고, 투자은행들이 긴급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사태가 호전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대형 IB인 리만 브러더스의 실적 악화와 더불어 미국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 모기지 업체의 파산 등이 겹치면서 위기감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GDP보다 큰 손실 기록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손실 규모는 기관마다 추정치가 다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1조 2000억달러(1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손실액이 9450억달러(945조원)에 이를 것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800조원을 넘는 수치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산이 더 많다는 게 문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 프린스턴대 신현송 석좌교수의 논문을 인용한 ‘서브프라임 사태의 새로운 컨센서스’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초 FRB의 초저금리 기조가 유동성 붐과 자산가격 호황, 과도한 리스크 추구 등을 통해 신용붕괴의 씨앗을 뿌렸다는 점이 과거와 차별되는 점”이라면서 “과거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 사례를 보면 통상적으로 회복 과정에 3∼6년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이제 1년 반도 넘기지 않은 서브프라임 사태는 아직도 시작단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에 따른 국내외 인플레이션 심화까지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금융연구원 송재은 연구위원은 “금융불안이 본격화되면 실물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더 오르고, 국제적인 신용 위축에 따라 국내로의 외화 차입이 어려위질 것”이라면서 “결국 우리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과 유가의 동반 상승이라는 ‘더블 펀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열린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삭발하고 지리산에 머문 지 석 달째다. 세상 최고의 예술작품도 자연 만큼 아름답지도, 역동적이지도 못하다고 새록새록 느끼는 하루하루다. 새 소리에 잠을 깨면 솔숲 새로 어느덧 동살이 희붐하다. 눈부시게 청초한 산목련과 새뜻한 으아리, 소담스레 꽃들을 단 까치수염 곁으로 여름 햇살이 스며들면, 꽃잎에 연 이슬들이 영롱한 빛을 발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발을 옮기면, 솔향기를 함빡 담고 와 볼을 스치며 지나는 바람은 그지없이 청량(淸凉)하고, 온갖 새들의 노래 소리에 나무들이 제 생긴 대로 화답하여 내는 교향곡은 더 없이 청염(淸艶)하다. 몸을 낮추어 가까이 들여다보면 손톱보다 작은 참꽃마리 하늘색 꽃잎이 그지없이 아리땁고, 서서 멀리 바라보면 첩첩이 이어진 지리산의 품이 마냥 너그럽고 웅대하다. 자연은 읽을수록 의미가 샘솟고, 늘 감동해도 다함이 없는 무진장의 텍스트다. 이리 자연을 벗하는 것 이상으로 즐거운 일은 고운 이들을 만나는 일이다. 노래 가사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IMF 이후 서울은 급속도로 타락했다. 대화의 소재는 돈 버는 것과 감각에 즐거운 것 일색이다. 이 판에서 올바른 삶에 대해 말을 꺼내면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기 십상이었는데, 여기 오니 그 반대다. 서울에선 타인의 것을 취해 내 것으로 삼는 길에 대해 고민하는데, 여기는 타자를 위해 자신의 욕망을 줄이는 방편에 대해 성찰한다. 세속의 탐욕과 부패가 싫어, 출가한 사람, 귀농한 사람, 활동가로 뛰는 사람, 대안교육을 하러 온 사람들이 실상사, 인드라망공동체, 생명평화결사, 귀농학교, 작은 학교를 매개로 공동체를 이룬 탓이다.‘오래된 미래, 라다크’의 한국 버전이다. 여기 사람들은 다른 전원마을이나 생태마을처럼 나 혼자 자연 속에서 잘 살고자 하지 않는다. 스님, 농민, 학생이 한 데 어울려 버스를 빌려 대운하에 반대하는 생명의 강 순례를 하고 촛불집회에 참석하러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부채의식에 시달리던 필자도 신나서 그들과 함께 하였고 따로 광화문에도 갔다. 그날 강경진압이 예고되었는 데도 수많은 시민들이 태평로에 운집하여 강렬한 거부의 몸짓을 하였다. 촛불이 맺힌 사람들의 눈동자는 야생화보다 아름다웠다. 그를 보며 “자연보다,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좀 더 어여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타자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밉살스러운 것에 대하여 저항하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어두울 때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이들의 저항이 있었고, 이것이 모여 세상을 바꾸었다. 극우파 사람들도 지금 한국 사회에 부조리와 부패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금이 있어 바다가 썩지 않듯, 이 저항하는 주체가 있었기에 세상은 그나마 이 정도의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게다. 세상 이치가 이럴진대, 군대만 갔다 오면 공손해져서 돌아오는 복학생들, 자유로운 지성의 광장이어야 할 대학에서마저 폭력을 행하거나 이를 수용하는 학생들, 아무 비판도, 질문도 없이 대학생활을 소일하거나 새내기부터 취업공부에만 매달리는 예스맨들이 오늘의 한국 대학에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 교육, 사회, 국가의 시스템이 모두 억압에 길들여지도록 강요하고 내면화하는 복종의 문화인 탓이다. 이를 깨고,‘발칙한’10대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고, 구속을 각오하고 당당하게 실명으로 인터넷에 댓글을 올리고 있다. 그들에게서 ‘추한 것에 저항하는 주체’의 싹을 본다. 그 싹들을 밟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우는 행위다. 먼저 싹을 틔운 이들은 그 싹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보듬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싹들이 오롯이 자라 서로 의지하며 숲을 이루고 꽃들로 흐드러져 세상 곳곳으로 향기를 날릴 때, 사람들은 말하리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숲이 저기 대한민국에 있다고.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 [기고] 호국보훈과 진정한 촛불의 의미 / 이봉춘 서울지방보훈청장

    [기고] 호국보훈과 진정한 촛불의 의미 / 이봉춘 서울지방보훈청장

    얼마전 제2연평해전 기념식이 정부 기념행사로 격상되어 열렸다. 죽음으로 조국을 지켜낸 자식과 남편이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던 것에 섭섭했던 유가족들도 뒤늦게나마 국가가 관심을 가져주어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는 것을 보았다. 평생을 한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좀더 빨리 마음을 쓸어줄 위로를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당시 행사장에는 연평해전 사진전시회가 마련되었다. 역사적 현장을 담은 사진과 그날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참수리호를 보면서 가슴 한편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교전이 있던 그날은 2002년 월드컵 3,4위전이 열리던 날로, 우린 아무 걱정 없이 응원준비에 몰두하며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날 우리가 자유롭고 평화롭게 승리를 염원하며 열광할 수 있었던 것은 한쪽에서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켜낸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여기는 것들, 하루의 일상이라든가 계획하는 미래의 꿈 등, 이 모든 것들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간단한 세상살이의 논리를 잊고 그저 나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기념식이 거행되던 날, 또다른 한쪽에선 촛불집회가 진행되었다. 촛불집회는 국민의 민의를 올바로 표현한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한 계기가 되었고, 대통령의 독단을 막는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의 평화적 시작과 달리 시위하는 시민과 진압하는 경찰 사이에 마찰이 생겼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인터뷰를 보며 과연 “어느 쪽이 더 많이 다치고 또 누가 먼저 공격을 가했는지가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를 잊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모든 국민들의 뜻은 광우병 걸린 쇠고기가 아니라, 품질 좋은 쇠고기를 먹고 우리의 건강을 지키려는 것이다. 건강한 몸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것일 게다. 건강한 국민, 행복한 국민이 많은 나라가 곧 잘사는 국가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최종 목적은 잘사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그마한 균열이 커다란 댐을 허문다. 성곽을 둘러싼 전투에서도 한쪽 성문이 뚫리면 결국엔 전체 성이 무너지고 만다. 반대로 작은 힘이 모여 큰 것을 이룰 때도 많다. 모든 국민들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일로 IMF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이 있다. 전 세계인들이 모두 놀란 일로, 국가적인 위기에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오로지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였다. 작은 힘이 모여 기적을 만든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다시 한번 작은 힘의 위대함을 보여주어야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세계 속에 우뚝 서는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 우리의 최종 목적임을 되새기며, 그 길을 위해 지금 촛불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 동안 현충일 기념행사와 각종 추모제, 참전행사를 거행하면서 새삼 조국의 소중함을 되새겨보게 되었다. 좀더 좋은 세상을 누리지 못하고, 그저 후손에게 발전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희생한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느끼며 새로운 각오를 해보았다. 나라가 침몰할 때 가라앉는 배를 건지기 위해 바다로 자신을 던지며 희생하신 분들이 세워놓은 이 나라를 생각해보면서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지금 당장 내 것을 앞세우는 마음보다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들이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망들이 모여 좀 더 큰 숲을 그리며 강한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져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봉춘 서울지방보훈청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