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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릴레이 인사… ‘마당발’ 과시

    G20 서울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2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가진 휴식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정상들은 오전 9시부터 서울선언문이 발표된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8시 20분쯤 의장인 이 대통령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이 본회의장인 코엑스 3층에 속속 도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의가 시작될 무렵인 9시가 다 돼서 모습을 드러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0분 뒤 마지막으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정상들은 회의에 앞서 친소관계와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각국의 의견에 따라 삼삼오오 모여 대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지런히 자리를 옮기며 가장 많은 정상과 인사하며 ‘마당발’ 인맥을 과시했다. 그는 옆자리에 앉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5분 동안 진중한 토의를 했다. 메르켈 총리는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같은 편’에 서 있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도 밀도 있는 대화를 했다. 5개의 세션 가운데 첫 번째는 전날 업무만찬의 연장선이었다. 주제는 ‘세계경제 및 프레임워크’. 정상들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의 구조개혁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환율, 경상수지 이슈 등을 논의했다. 휴식 없이 곧바로 이어진 두 번째 세션의 주제는 ‘국제 금융기구 개혁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 정상들은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도출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및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합의를 환영했다. 30분간의 기념촬영을 마치기가 무섭게 정상들은 제3세션 ‘(개발도상국)개발’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개발 의제가 이번 서울회의에서 처음으로 G20의 어젠다가 된 점을 강조하고 G20이 170여개 비회원국의 최대 관심사인 발전 지원을 논의함으로써 G20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윤증현 장관 ‘따거 배짱’으로 환율전쟁 휴전 이끌어

    윤증현 장관 ‘따거 배짱’으로 환율전쟁 휴전 이끌어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은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당시 대통령 경제특보)에게 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의 특명을 내렸다. 이듬해인 2009년 9월이나 2010년 4월 회의 유치 목표가 설정됐다. 하지만 난기류에 부딪혔다.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세계 리더 그룹의 규모를 G20 수준으로 확대하는 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일본과 호주 등 G20 정상회의 개최를 욕심내는 경쟁상대도 생겼다. 사공 위원장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각국을 돌며 래리 서머스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등 거물들을 만났다. 지난해 9월 피츠버그 회의(3차)에서 G20 정상들은 만장일치로 한국 개최를 가결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상회의 속 내용을 담는 총사령관의 역할을 수행했다. 윤 장관은 지난 4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의장에 데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호흡을 맞추며 성과를 일궈 왔다. 특히 G20이 환율전쟁이란 암초를 만나자 지난 9월 러시아, 독일, 프랑스, 브라질, 미국 등 지구를 한 바퀴 도는 11박 12일의 강행군에 돌입했다. 환율 갈등을 풀지 못하면 자칫 서울 G20회의 전체가 ‘팥소 없는 찐빵’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였다. 결과적으로 윤 장관의 세계일주는 환율전쟁의 휴전을 이끌어 내는 실마리가 됐다. ‘따거(큰형님)’라는 별명에 걸맞은 포용력과 배짱으로 의미깊은 성과를 냈다는 평이다. 윤 장관 옆에는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늘 자리했다. 행정고시 24회 수석으로 항상 선두에서 공직 생활을 해 온 그는 G20에서 다뤄질 모든 콘텐츠를 한발 앞서 조율하고 가다듬었다. 2008년 3월 현직에 앉은 이후 지금까지 재정부 내 최장수 1급이다. G20 개최 준비가 결정적이었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꿀 수 없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이준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윤 장관의 자문관을 맡아 해박한 국제금융 지식과 탁월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G20 서울 정상회의 유치 이후 G20과 관련된 쟁점을 윤 장관이 주요 국가들과 조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은성수 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과 김희천 G20팀장도 재정부 내 숨은 일꾼으로 꼽힌다. G20 준비위에서는 외교부, 재정부, 문화관광부 등에서 파견된 쟁쟁한 실무자들이 준비작업을 뒷받침했다. 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다가 G20 준비위에 합류, 셰르파 역할을 해 왔다. 한국이 중점을 둔 개발 의제는 셰르파 회의에서 주로 다뤄졌다. 최희남 G20 준비위 의제총괄국장은 내실있는 회의를 이끄는 안살림을 맡았다. 행사 유치 이후 정상회의에서 다룰 주요 의제 발굴 등을 하는 중책을 맡았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탄력대출제(FCL) 개선 및 예방적 대출제도(PCL) 도입 등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주도했다. 김용범 G20 준비위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은 선진국의 양보로 IMF 지분 개혁을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시형 G20 준비위 행사기획단장은 회담장 좌석 배치부터 정상들의 숙소, 식성에 따른 만찬 음식과 기념품까지 행사 전반을 챙겼다. 정통 외교관인 안호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의 역할도 눈에 띈다. 그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G20 대사직을 수행했다. G20 국가뿐 아니라 G20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 유엔 등 국제기구까지 챙기는 역할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MB, 시종 자신감… “G20 과제는 개도국 경제 자립시키는 일”

    MB, 시종 자신감… “G20 과제는 개도국 경제 자립시키는 일”

    G20 서울 정상회의는 12일 오후 3시 20분 정각에 이명박 대통령이 책상에 놓여 있던 정상선언문을 마지막으로 읽어 보자고 제안한 뒤 정상들이 박수를 치며 만장일치로 동의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어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한국의 효율성을 잘 보여 준 회의였다.”면서 “회의를 제 시간에 마치고, 각국의 격차도 해소할 수 있는 회의였고 이 대통령의 외교력이 크게 발휘됐다.”고 평가했다. 정상들은 이어 이번 회의를 마지막으로 물러나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을 위해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오후 4시 정각에 내외신 기자회견장인 코엑스 3층 오디토리엄에 들어왔다. 1박 2일간의 ‘강행군’으로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서울 G20 회의의 성공적인 결말에 고무된 듯 이 대통령은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서울 G20 회의를 예상외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국민 여러분께서 적극 지원해준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어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자신감 있는 어조로 답변을 이어갔다. “이번 합의와 관련해 글로벌 환율분쟁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지난번 재무장관회의 때는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그런 원칙이 결정됐지만 이번에는 날짜를 박았기 때문에 굉장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의제를 이번에 특별히 의제로 채택한 배경에 대해서는 “G20은 20개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며 G20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170여개가 넘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를 자립시키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개혁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IMF가 위기를 당한 이후에 도와주는 것보다는 위기 전에 위기를 막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번에 IMF와 여러 형태의 적극적인 대출방법을 개선한 것은 아주 큰 개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울 회의가 끝나면 세계 모든 나라, 또 여기 계신 언론인들이 평가를 할 것”이라면서 “내 자신이 서울회의 평가를 너무 잘하는 것은 좋지 않고, 아마 국제사회가 (평가를)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마지막 질문에 나선 외신기자가 “미국 같은 나라에서 핫머니(유동성단기자금)가 한국에 유입되면 자본통제(캐피털 컨트롤)가 가능한가.”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한국이 앞으로 자본통제를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 같은데 그런 표현은 적절치 않다.”면서 “이번에 내용에 합의를 했기 때문에 ‘캐피털 컨트롤’보다는 건전성에 해당하는 조치를 각국이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사회를 맡았던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첫 질문에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말하면서 처음엔 금년 상반기라고 하고 두 번째에는 내년 상반기라고 했는데 내년 상반기가 맞다.”고 정정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이미 금년 상반기는 다 지나갔는데…내가 그렇게 말하더라도 그렇게(내년 상반기로) 알아들어야지.”라고 웃으면서 말해 폭소가 터졌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까지’로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는 개가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을 ‘맨투맨’으로 마크하면서 적극적인 설득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업무만찬에서도 만찬장에 입장하는 모든 정상들을 붙잡고 “타임라인(스케줄)이 들어가야 G20과 관련된 신뢰성을 가질 수 있다. 이 부분을 꼭 합의해 달라.”고 부탁했다. 의장국의 정상이 이 부분에 가장 주력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던 정상들도 분위기가 시기를 확정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날 저녁 9시 30분쯤 만찬이 끝날 무렵이 되자 “각국의 셰르파(사전 교섭대표)를 모이게 해서 정상들이 타임라인에 합의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하자.”면서 밤늦게 회의를 소집했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 시기를 정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통령은 양자회담 때나 G20 정상회의 이전에 전화 외교를 할 때도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타임라인을 꼭 넣어야 한다.”고 각국 정상들에게 설명을 해 왔다. 이어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갈라디너(특별만찬)에는 G20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 내외, 국내 3부 요인 및 정당 대표 등 220여명이 참석했다. 만찬 메뉴로는 호박죽과 잡채, 한우갈비, 대하찜, 두부찜, 자연송이, 신선로, 비빔밥 등이 나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7·끝) 코리아 프리미엄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7·끝) 코리아 프리미엄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우리의 국격도 상당히 높아질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의 최상위 협의체인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의제 설정과 토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글로벌 경제 회복이라는 주요 임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그동안 변방국으로서의 설움을 딛고 한국이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리더 국가’가 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지구촌을 하나의 마을로 본다면, 마을 유지 그룹에 우리가 처음으로 끼었을 뿐 아니라 그 좌장 역할을 차지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주요 외신들도 서울 G20 회의 이후 “새로운 조직이 경제의 리더십을 장악했으며 경제의 권력이 한국 등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특히 우리의 개도국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과 신흥국들의 다리 역할을 수행한 ‘개발 의제’는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역시 우리가 1997년 IMF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농축시킨 노하우가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G20 정상회의 이후입니다. 19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국민이 일치단결해 깔끔하게 치러냄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인지도와 국가 브랜드를 높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효과가 21조원을 웃돌아 중형 승용차 100만대 수출과 맞먹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사실 한국의 국가브랜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19위에 불과합니다. 특히 경제·기업 부문과 인프라 부문은 각각 19위이고 정책·외교부문(21위)과 전통 문화·자연 부문(25위) 등은 더욱 취약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G20 회의 이후 선진국 문턱에서 서성이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져 그동안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렸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을 이룩하는 쾌거가 될 것입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이행될 것 정착까지는 1~2년 소요 예상”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이행될 것 정착까지는 1~2년 소요 예상”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것이며, 정착단계까지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12일 G20 회의 코뮈니케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G20 회의를 계기로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중심에서 서로 결속해야 했던 단계에서 위기의 강도가 다소 줄면서 자율적 공조가 필요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면서 “경상수지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은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 분명히 진행될 것이며 통화정책, 다른 나라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복잡한 형태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MF가 내년 상반기까지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제출한 이후 정착단계까지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 코뮈니케에 따르면 IMF는 내년 상반기까지 G20에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제출해야 한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예시적 가이드라인에 대해 경상수지를 4%로 하자는 간단한 아이디어도 제기되고 있지만 산유국과 원유수입국, 신흥국과 선진국에 따라 상황이 서로 다르다.”면서 “이런 아이디어들을 각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른 것을 예시적 가이드라인 정착의 난제로 꼽았다.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이 없어 무의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힘은 진실에 있으며 진실은 늘 사람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는 원칙을 믿는다.”면서 “위기 때마다 IMF가 강요할 수는 없었으나 많은 국가가 따라왔고 이번에도 그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IMF 개혁에 대해 스트로스칸 총재는 “G20 정상회의에서 IMF가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고 실제로 진전도 있었다.”면서 “탄력대출제도(FCL)를 개선하고 예방대출제도(PCL)를 신설한 것은 IMF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미국이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한 데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한국 ‘실속’…‘코리아 이니셔티브’·개도국 지원 등 결실 자국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끌어내리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환율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도록 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G20 코뮈니케의 효과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손해가 없어 실속도 챙겼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속도가 다소 둔화된 선진국과 빠른 신흥국 사이의 환율 분쟁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국제사회의 조정자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모든 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감대를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 등 구체적 합의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조율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의 신설 등 ‘코리아 이니셔티브’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개발 의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결실을 맺은 것도 충분한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독일과 브라질 등 등이 크게 비난한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QE2) 조치가 환율 갈등을 재현하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불식시켰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각국의 심하게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도록 한 것은 경제외교사적으로 아주 큰 수확”이라면서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도 우리나라에만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더욱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장결정적 환율 정책 선언으로 우리나라가 외환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줄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가 신흥국으로 흘러오면 우리나라 역시 자산 버블이나 외국인자금의 급격한 이동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로 무역 흑자폭이 줄어들 수도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화에 대비해 환율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특별히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즐겨 쓰고 있는데다 투기자금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투기자금 제약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구사할 수도 있다. 이번 코뮈니케에는 과도한 자본 유출입의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정책 체계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어 자본 유출입 규제를 계획하고 있는 정부로서도 규제에 따른 부담을 덜수 있게 됐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경상수지 목표제의 가이드라인이 추후에 미국의 주장대로 4% 선에서 결정된다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절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결국 경상수지 목표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후 신흥시장으로 돈이 흘러가면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자본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의 경기가 살아난다면 수출의존적인 우리나라의 이익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내 의결권 6%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분(발언권) 규모가 18위에서 16위로 두단계 높아지는 소득도 얻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중국 ‘만족’…보호무역 반대 등 공감대·‘환율압박’ 적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받아든 성적표는 일단 양호하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을 상대로 한 위안화 환율 문제 제기가 적었고, 대신 최근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 미국에 각국 정상들의 비난이 쏠렸다. 무엇보다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불균형 성장 해소,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 보호무역주의 반대 등에 각국 정상들이 한목소리로 동의했다는 점에서 중국 다자 간 정상외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은 여세를 몰아 연설을 통해 “주요 기축통화 발행국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12일 채택된 ‘서울선언문’에서 각국에 환율 유연성을 높이도록 촉구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긴 하지만 선언적 의미여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규모 무역흑자국인 중국이 반대해 온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까지 마련키로 한 것도 독일과의 연합저지 성과로 꼽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사실상 미국 대 중국 구도가 완성됐고, 미국의 위세가 크게 꺾였다는 점은 중국 입장에선 큰 성과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스치핑(石齊平)은 이번 정상회의에서의 ‘통화전쟁’과 관련해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영국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주축국으로 비유한 뒤 “중국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이들에 대항하기 위해 뭉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후 주석은 ‘성과도출과 발전촉진’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프레임워크 개선 ▲무역개방 선도 ▲금융체제 개혁 ▲성장격차 축소 등 4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가 강력하면서도 지속가능하고, 균형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미국 ‘실망’…글로벌 불균형 해소방안 등 기대 못미쳐 미국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균형잡힌 경상수지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부터 수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큰 성과로 자평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장이 중국 등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소득이 부실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정부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재와 같은 국제 무역구조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들은 특히 중국 위안화 문제에서 진전을 이룬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불균형이 바로잡히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문화시키는 데 실패했고, 완강히 버틴 중국의 힘만 또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 매겨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불균형 해결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지만 후 주석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어내지 못한 채 “중국의 환율 절상 과정을 주시하겠다.”고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열흘간의 일정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던 오바마 대통령은 시장개방과 통상 이슈를 강력히 제기했지만 곳곳에서 장벽에 부딪혔고, 통상 이슈가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결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임을 확인해야 했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관련, 미국이 당초 주장했던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상수지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 수준에서 관리하자는 방안은 중국과 독일, 일본, 브라질 등의 반대로 관철시키지 못한 채 G20 정상들 간의 합의 도출을 위해 오히려 기대 수준을 대폭 낮춰야 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독일 ‘선방’…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칸 회의’로 넘겨 브라질 ‘성과’…‘브릭스’입장 대변 신흥국 발언권 높여 G20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환율문제에 있어서 중국 다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국가는 단연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환율분쟁의 해법으로 제안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 “G20 정상회의의 의제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 무역 불균형은 환율만이 아닌 산업기술의 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강변했다. 결국 G20의 서울선언에서도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을 분명히 인정하되 구체적인 계획은 프랑스 칸 회의로 넘기는 선에서 정리됐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메르켈 총리로서는 ‘선방’한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채택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위기 속에서도 유로화의 평가절하로 수출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최대 흑자국이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일 경우, 수출 타격뿐만 아니라 안정된 국내 경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국인 일본은 독일과는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달러 약세에 따른 엔고에 경제가 심하게 흔들리는 판에 미국과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한발 뒤로 물러나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과 신흥국들의 커진 위상을 묵묵히 지켜보는 처지에 머물러야 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서울회의 결산과 관련, “세계 각국이 경기 회복 중에 G20 협조체제를 구축한 것은 새로운 국면을 위한 중요한 역할이 됐다.”고 평가했지만 자국의 속앓이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듯싶다. 브릭스(BRICs)의 한 축인 브라질도 미국과 자국의 특수한 관계를 대내외에 적극 설명, 신흥국의 발언권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조치에 대해 “환율전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퍼부으면서 G20 회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약한 달러 정책은 경제위기를 다른 국가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곧바로 브라질의 대미 수출, 달러 유입, 브라질 에알화의 절상 등과 직결되는 만큼 브라질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탓이다. 브라질은 특히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국내적으로 좌파 정권의 색깔을 드러내고 대외적으로는 남미 국가들을 대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브라질의 주장은 다른 G20 국가들에는 ‘미국과의 특수성’ 때문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게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등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프랑스와 영국 등은 서울회의에서 그다지 존재가치를 드러내지 못했다. 중국과 독일 등과 굳이 맞붙으면서까지 미국을 동조하기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적당한 거리두기’로 일관했다는 평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글로벌 경제질서 최고협의체 ‘우뚝’

    글로벌 경제질서 최고협의체 ‘우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세계 7대 강국(G7) 정상들의 모임을 TV를 통해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봐야 했다. 미주(미국·캐나다)와 유럽(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강대국에 일본이 끼는 형태의 강대국 클럽인 G7은 과거 소련·중국 등 사회주의 진영에 맞서는 자본주의 국가들의 세력 과시의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가 와해되고 한때 세계의 통치자였던 미국의 파워가 약해지면서 G20이 새롭게 부상했다. 기존 강대국들이 지구촌의 민주화를 위해 스스로 자리를 만들어 한국 등 신흥국을 초청한 것이 아니고, 선진 자본주의가 초래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단이 됐다. 2008년 9월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세계 경제는 리더십 상실의 시대를 맞게 됐다.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등 어떤 나라도, 어떤 국제기구도 사태를 수습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해 10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기존 G20 재무장관 모임의 회원국이 참여하는 새로운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G7으로 대표되는 강대국 클럽의 와해를 가장 우려했던 프랑스가 회의 소집을 제안한 것은 아이로니컬했다. 2008년 11월 15일 워싱턴에서 G20 정상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회의에 참석한 G20 정상들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경제력의 85%, 인구 수에서는 전 세계의 3분의2, 전체 교역량의 80%를 차지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체였다. 1차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금융위기의 극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공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국제공조를 위하여 125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45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때 조율된 글로벌 공조와 확대금융 정책은 전 세계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2회 정상회의는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자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자율적이지만 재정지출을 GDP의 2%까지 늘리도록 노력한다는 기본적인 기준까지 제시됐다. 금융시장의 규제개혁을 위해 기존 금융안정포럼(FSF)을 확대 개편한 금융안정위원회(FSB)를 발족시켰다. 전례 없는 글로벌 정책 공조 덕에 같은 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제3차 G20 정상회의가 열릴 즈음에는 세계경제가 제2의 대공황을 피해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 회의에서는 G20 정상회의의 정례화 및 2010년 11월 5차 회의의 한국 개최가 결정됐다. 위기 이후 출구전략의 글로벌 공조 실시와 국제 금융규제 및 금융기구 개혁 등을 가속화하는 것도 합의됐다. 4차 정상회의는 올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다. 이전 3차례 회의에 비해서는 성과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정 건전성을 위해 2013년까지 재정 적자를 50% 감축하고 2016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을 줄이는 등 정책목표를 설정한 것 정도가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꼽힌다. 은행자본 유동성 규제, 대형 금융기관 규제 등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마무리하고 개도국 경제개발을 위한 다년간 행동계획도 서울에서 마련하기로 한 것 등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는 앞으로 상당기간 세계 경제질서를 관리하고 규칙을 만드는 협의체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단순한 정책 권고가 아니라 재정 공조, 금융 규제 등 문제에서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이끌어내는 기구로서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시한 합의… MB “換戰 벗어났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시한 합의… MB “換戰 벗어났다”

    환율갈등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가운데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12일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서울회의에서 각국 및 국제기구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불균형 해소를 위한 예시적인 경상수지 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극심한 보호무역주의로 번질 위기에 놓였던 환율 갈등의 확산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경상수지의 조기 경보 체제 역할을 하게 될 예시적 가이드라인은 국제통화기금(IMF)이 마련해 내년 상반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하며 이에 대한 평가는 내년까지 프랑스 주도 아래 수행하기로 했다. 각국 정상들은 또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환율유연성을 제고하며 경쟁적인 평가 절하를 자제하기로 했다. G20 정상들은 코엑스에서 서울 정상회의의 ‘서울 액션 플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회의를 마쳤다. G20은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 수단을 추구하면서 조기 경보체제의 역할을 맡게 될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IMF가 마련해 내년 상반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첫 평가는 내년 11월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에서 수행하기로 했다. 예시적 가이드라인에는 경상수지를 포함해 재정, 통화, 금융, 구조개혁, 환율, 기타 정책 등이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환율 문제의 경우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 합의 내용을 넘어서 ‘환율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부분을 새로 명기해 중국 등 과다 신흥 흑자국의 개선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선언을 발표하면서 환율해법 도출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평가하게 된다.”면서 “다음 정상회의까지 해결한다는 원칙이 결정된 것은 굉장한 진전이며 이번 합의로 일단 환율전쟁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세계화 시대에 인류는 한배에 탄 공동운명체”라고 전제, “이번 액션 플랜은 정책공조와 개별국가들의 실천 약속이 모두 포함돼 세계 경제의 강하고 지속적인 균형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미래의 경제위기를 사전에 막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추진된 개발의제와 관련해서는 “이번에 채택된 행동계획은 개도국에 대한 활발한 경제원조 및 개발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개도국 스스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 자생력을 키우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금융 규제 개혁의 경우 신흥국의 관점을 보다 많이 반영해 유사은행과 상품선물 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 그리고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시장 신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작업도 포함됐다. 오일만·유영규기자 oilman@seoul.co.kr
  • [서울 G20회의-‘서울선언’ 3대 의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난항… 조기 경보체제 공감

    [서울 G20회의-‘서울선언’ 3대 의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난항… 조기 경보체제 공감

    12일 발표되는 G20 정상회의 ‘서울선언’에는 글로벌 환율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안전장치들이 나올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를 묶은 ‘코리아 이니셔티브’가 발표되고 스탠드스틸(standstill:추가 보호무역조치 동결) 재천명,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및 금융규제개혁 강화 환영, 반부패 척결 선언 등이 선언문에 담길 예정이다. 환율 문제 해법을 위한 경상수지 가이드 라인을 놓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G20 재무차관과 셰르파(사전 교섭대표)들은 12일 새벽까지 서울선언에서 채택할 문구를 놓고 마지막 협의를 시도했다. 이날 G20 정상들은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을 겸한 제1세션 회의에서 환율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정상들은 보호무역주의 재발을 막기 위해 G20 경주 재무장관회의의 환율 합의를 이어 가기로 뜻을 같이했으나 각국별 이해관계가 달라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구체적인 수치를 넣는 데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만찬 회의에서는 14명의 정상들이 발언을 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며 “일부 정상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대립각을 보이는 발언도 해 한때 긴장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나라는 이날 정상들의 업무 만찬에서도 환율 및 경상수지 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12일 오전에 잡힌 세션 일정을 연기하고 주요국 정상들이 의견을 조율하도록 하거나, 제1세션 세계경제 및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에서 정상들 간의 최종 담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환율 등 정상간 최종담판 이에 따라 서울선언의 문구에는 우선 경주 G20 재무장관에서 합의된 환율 및 경상수지 원칙의 이행을 다시 한번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즉 ‘보다 시장 결정적인 환율 제도를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한다.’와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수단을 추구한다.’는 기존의 합의 내용과 함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마련 시한을 내년 프랑스 G20 정상회의로 명문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이 제시한 경상수지 조기경보체제 구축도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즉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합의 시한을 내년 프랑스 회의 때까지 제시하고 IMF가 이에 대한 이행 방안을 마련하면서 경상수지 과다 흑자·적자국에 대한 조기경보를 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 등이 경상수지 과다 흑자국의 경우 국가마다 수출 경쟁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서울선언에서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및 조기 경보체제 구축에서 각국별 경제 펀더멘털 및 국가적·지역적 환경을 충분히 고려한다는 부분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서울 회의에서 경상수지를 감시할 조기경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는 G20이 대체로 동의하고 있으나 경상수지의 과도함과 환율 정책에 대해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관련 해법 논의가 난항을 거듭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G20 핵심 국가들이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시장 결정적 환율제를 이행하기로 해놓았지만, 미국이 제2차 양적완화 정책을 구사하는 등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경상수지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관리하자.’는 제안을 했던 미국조차 제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G20 회원국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면초가에 처한 셈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앞서 제시했던 경상수지 목표치에 대해 “이를 채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합당치 않다.”면서 경상수지를 감시할 조기 경보체제의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호 무역주의 재발 막자” 그러나 브라질 등 신흥국은 이 같은 미국 측 입장에 대해 반발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를 구실 삼아 자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 거론을 회피하고 있어 결국 11일과 12일 주요국 정상들 간의 만남에서 담판 형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교착 상태에도 불구하고 서울 정상회의에서 환율 분쟁과 관련해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 내야만 보호무역주의 재발 등을 막을 수 있다는 데 정상들이 공감하고 있다. 환율 전쟁을 놓고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도 미묘한 반응을 보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비즈니스 서밋의 무역·투자 분과 토론에 참석, “환율문제는 새로운 무역장벽이며 자유무역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환율 경쟁이 벌어지면서 대공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에 환율문제에 대해 서로 협력하고 구체적인 행동강령을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G20 정상회의/달라질 경제위상·효과] IMF 대출제도 개선으로 금융위기 예방

    ‘코리아 이니셔티브’ 중 하나인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특별 연설에서 공식 제안한 의제다. 추진 방향은 국가별 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제도 개선과 시스템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안정 메커니즘(GSM) 구축 등 두 가지다. IMF 대출제도 개선은 우리나라가 1998년 금융위기 때 겪었던 경험에 기반을 뒀다. 즉, 위기를 앞둔 국가들에 미리 적절한 자금을 공급해 유동성 위기를 막고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나라들이 금융시장의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IMF 지원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은 금융위기 예방을 위한 획기적 변화이며 서울 G20 정상회의의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SM의 경우 다소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시스템적 위기 징후가 있으면 해당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 확산을 막는 것이다. 지역별로 존재하는 다양한 금융안전망과 IMF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예컨대 한·중·일 3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통화교환 협정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체계’(CMIM)나 유로존의 ‘유로안정기금’(EFSF) 등에 IMF의 재원과 감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위기 억제력을 키우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위해 지난 8월 말 IMF 이사회는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 도입을 골자로 한 대출제도 개선안을 승인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IMF의 개선된 대출제도를 공식 환영하고 이를 지역금융안전망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수준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 美·中 무역불균형 갈등… 환율·양적완화로 확전

    [G20 정상회의 D-1] 美·中 무역불균형 갈등… 환율·양적완화로 확전

    11일 개막하는 G20 서울 정상회의는 ‘전 세계를 운영하는 기구’이자 ‘21세기 지구적 거버넌스’를 꿈꾸는 회의체답게 복잡다기한 각국의 이해가 얽히면서 다양한 전선(戰線)이 형성돼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 논쟁으로 점화된 G20 내부 갈등이 점차 복잡한 편가르기로 번지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국제 사회의 논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이 ‘국제적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의장국 한국 정부의 역할은 그만큼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가장 첨예한 대립은 역시 환율 문제다.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공격하는 미국과 미국의 양적완화, 즉 ‘무분별한 달러 공급’을 비판하는 중국의 환율 논쟁은 점차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은 환율전쟁의 확산 자체를 바라지 않으며 관망하고 있지만 인도는 미국, 독일은 중국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2008년 G20 출범 당시 최대 이슈였던 각국의 재정지출 정책은 긴축 쪽으로 기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양을 강력히 주장했던 미국과 영국도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부양책을 여전히 주장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혼자”라고 밝혔다. 미국이 공을 들여온 ‘GDP 대비 경상수지 규모 제한’은 신흥국들의 거센 반발 속에 일단 본격 논의를 다음 G20 회의로 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미국은 어떻게든 글로벌 무역 불균형을 줄여나갈 제도적 장치를 만들자는 분위기를 이어갈 태세다. 반면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역시 흑자국인 독일은 중국을 대신해 미국과 전면전에 나설 기세다.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미국보다는 중국에 가깝다. 대부분의 현안에서 강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그러나 ‘G20 합의의 강제력’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반대한다. 강제력을 지닌 새로운 국제 체제가 새로 탄생하는 것을 두 나라 모두 원치 않는 것이다. 반면 유럽은 G20이 지구적 거버넌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합의의 명확한 구속력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제2차 양적완화 조치를 둘러싼 편가르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방문으로 연준이 뜻하지 않은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다른 국가와 협의 없이 양적 완화 조치에 나선 것에 러시아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영선 경제프리즘] G20회의는 위기대처에 초점 두어야/한림대 총장

    [이영선 경제프리즘] G20회의는 위기대처에 초점 두어야/한림대 총장

    21세기는 위기의 세기이다. 21세기만큼 위기가 강하게 파급되고 또 누적되었던 시기는 별로 없었다. 이는 세계화 때문일 것이다. 뉴욕 월가에서의 진동이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간 것이 바로 세계경제가 아직 벗어나지 못한 금융위기였다.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위기가 일어날지 모른다. 어떤 이들은 중국의 자산버블이 다음번 위기의 진앙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가 또 한번 요동칠 것이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경제학자들에게 “왜 금융위기를 예언하지 못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은 망했습니다.”라고만 대답하였다. 사실 경제학은 오만에 빠져 있었다. 수학적 기법과 정보통신의 기술을 활용하여 금융공학을 만들어내고, 또 그러한 기법으로 운영되는 금융시장이 효율을 보장하리라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개인들의 합리적 이익추구가 국가 또는 사회적 효율성과 합리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이를 무시한 채 경제의 근본(fundamental)이 괜찮으니 ‘이번에는 다르다.’(Rogoff & Reinhart)는 생각에서 위기가 오지 않으리라고 강변했으나 위기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러면 왜 위기는 계속되는 것일까? 위기가 극복되고 그 위기를 통해 인류의 지식이 쌓이고, 또 새로운 제도를 고안해 냈지만 동물적 감각(animal spirit)을 지닌 개인들의 이득추구가 또 다른 불균형을 초래하기 마련이었다. 인류가 어떠한 정치·경제적 제도를 고안해 낸다 하더라도 미래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세계 대공황이 일어난 후 각국의 대응이 결국 또 다른 불균형을 야기했다. 각국은 자국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호주의를 표방하였다. 소위 이웃을 거지로 만드는(begger thy neighbour) 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들 뿐 아니라 자국이 거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전의 생산수준을 회복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다행히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데 10년까지는 걸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바로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보호주의적 움직임을 국제적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20과 같은 협의체를 구성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위기에 대처하기에 이른 것이다. 얼마 전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가 극적으로 환율전쟁을 예방하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도 결국 각국이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 회의에서 일단 참가국들이 환율전쟁을 피하며, 개도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율을 높이고, 단기자본의 흐름을 규제해 보자는 데 합의한 것은 참가국들의 상호 이득을 반영하여 각국이 자국의 이득만을 추구하는 데서 오는 소위 수인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를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물론 그 합의의 이행을 강제할 수 없다는 비판이 있다. 최근 스티글리츠와 같은 일군의 학자들은 G20의 국가 구성이 정당성을 지니지 못한다고 보고 오히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를 활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엔과 같은 기구가 유연하게 지구촌의 위기상황을 대처해 가기에는 너무 관료적이고 비효율적이다. 우리는 서울의 G20 회의가 큰 성과를 이루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가 모든 일에 중재자로 나서서 세계의 골치 아픈 일을 모두 해결해 갈 수는 없다. G20의 어젠다가 위기 대처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면 이 회의는 성과를 이룰 것이다. 국제적 협력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협력은 위기감 속에서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내건 네 가지 의제 중에서 특히 환율이나 금융안전망과 같은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 이 회의의 존재 의의에 부합할 뿐 아니라, 성과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 G20 회의가 앞으로 우리가 맞게 될 많은 위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G20 정상회의 D-2] 코리아를 보는 두 가지 시선

    [G20 정상회의 D-2] 코리아를 보는 두 가지 시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에 대해 미국의 두 유력 언론이 상반된 시선을 보였다. 서울 주재 특파원이 바라본 한국 관련 기사에서 두 외신은 동아시아의 최빈국이 반세기 만에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이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미래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 온라인판은 8일 ‘가장 최근에 일어난 아시아의 기적’이라는 서울발(發) 기사를 통해 2000년대 이후 훌쩍 큰 한국을 조명했다. 기사를 쓴 마이클 슈먼 아시아 특파원은 대표적인 ‘친한파’ 언론인이다. 그는 지난 3월에도 블로그에 ‘한국이 중요한 이유’라는 글을 올려 “한국 경제가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호평한 바 있다. 타임은 한국의 첫번째 성공 요인으로 ‘과감한 개방’을 꼽았다. 1997년 외환위기의 악몽을 딛고 세계적 경제 흐름에 몸을 맡긴 덕에 자기혁신을 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타임은 “한국이 1960년대 이후 장난감과 신발에서부터 선박,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수출에 주력했으나 외자유치와 외국인력 문제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면서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8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 나서 기업 경영전략은 물론 경제 시스템 전 분야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던 편견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타임은 LG그룹 여직원의 사례를 소개하며 “1990년대만 해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를 것’이라던 그의 포부가 터무니없어 보였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면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묵은 차별보다 재능이 중시되고 덕분에 여성이 기회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슈먼은 또 1987년 이후 이룬 정치적 민주화 및 자유화 때문에 인터넷 분야 등 혁신적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한국이 여전히 지나친 규제를 한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있고 북한의 위협에도 노출돼 있다.”면서도 “내가 아는 한국은 이러한 도전에 당당히 맞서며 더 나은 1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 사회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에번 람스타드 서울 특파원은 이날 ‘기적은 끝났다. 이제는 어떻게?’라는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또 한번 까칠한 시선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의 성장전략은 수명을 다했으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권위주의적 구조를 거둬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람스타드는 우선 “정부가 맥주 가격 결정 과정에까지 개입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애초 공약처럼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룸살롱 문화’로 상징되는 남성중심의 조직 분위기도 깨뜨려야 할 표적으로 꼽았다. 업무 뒤 유흥업소에서 젊은 여성이 술을 따르고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직장 여성의 성공 기회를 빼앗고 있다는 것. 람스타드는 지난 3월 외신 간담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한국 여성의 직장 참여가 저조한 것이 룸살롱 문화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WSJ는 또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최대 변수로 북한을 꼽으며 통일이 전략·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음에도 한국에는 통일비용에 대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金 외교 “G20회의 환율 등 합의 희망적”

    金 외교 “G20회의 환율 등 합의 희망적”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4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 간 환율 등 합의 도출에 대해 “대통령이 (해외 정상들과) 통화를 해보니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국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초청 토론회에 참석,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현황을 설명했다. 백성운 의원이 “경주회의에서 이미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져 정작 G20 회의에서 성과물을 내는 데는 마이너스가 아닌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경주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6% 이상을 신흥국으로 옮기기로 합의는 했지만, 어느 나라로 어떻게 옮길지 등 수치를 확정해야 하는데 협의 과정이 생각보다 힘들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이 전화로 설명을 하면서 정상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G20 정상회의 안전점검회의’를 열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 G20 정상회의 안전 개최 대책을 총괄 점검했다. 회의에는 원세훈 국정원장, 김태영 국방장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김인종 경호처장, 조현오 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북한과 반서방 세력의 테러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과 세계 각국 정상의 경호 안전 대책, 돌발 시위 발생시 대응 매뉴얼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김성수·허백윤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G20, 이제 합의 행동으로 옮길 때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11~12일 서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금은 G20이 이제까지의 합의를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G20은 환율공조,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개발 격차 해소 등 그간의 합의사항을 더 긴밀한 공조를 통해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성과를 내야만 G20의 존재가치를 인정받는다. 의장국인 한국의 책임은 막중하다. G20 정상회의의 앞날을 놓고 일부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열린 경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회의론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환율정책의 방향, IMF 지분 및 지배구조 개혁 방안 등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세계경제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제공조의 중요한 틀을 마련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한국의 중재력이면 이견 해소는 기대된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인한 세계금융위기를 맞아 긴급히 구성됐다. 이후 회의를 거듭, 긴밀한 국제공조로 과감한 재정정책을 펴며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보호무역도 자제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경제는 나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불안 요인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각국이 자국의 이익만 앞세우면 G20은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회원국들은 조금씩 양보하는 지혜를 발휘, 세계경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확실하게 마련해야 한다. 2차대전 종전 65년이 됐다. 이제 국제사회도 공정하고 새로운 경쟁의 룰이 필요한 시점이다. G20은 선진국과 신흥국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저개발국의 개발을 도울 공정한 기구라는 점이 지난 2년간 활동을 통해 입증되었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중간 입장인 한국이 G20의 선두에 서서 중재해야 한다. G20이 세계경제를 이끄는 국제기구의 입지를 다질지 여부는 서울정상회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 잠재된 힘을 모아 G20 서울정상회의를 성공시켜 국격을 제고하고, 세계경제 지속성장의 안전판을 구축할 역량이 우리 국민에겐 있다.
  • 한국 내년성장률 G20중 4위 될듯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주요 20개국(G20) 중 4번째로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2일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5%로 전망했다. 중국(9.6%), 인도(8.4%), 인도네시아(6.2%)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4.5%)와 함께 네번째다. 자원부국 러시아(4.3%)와 브라질·아르헨티나(각 4.0%)도 4%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연합(1.7%)과 일본(1.5%), 이탈리아(1.0%)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2.3%로 예상됐으며 G20 회원국의 평균은 4.4%로 추정됐다.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은 6.1%로 예상됐다. 중국(10.5%) 인도(9.7%) 터키(7.8%) 아르헨티나·브라질(7.5%)에 이어 6번째다. 글로벌 위기의 한복판에 놓여 있던 지난해에도 우리나라는 0.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아르헨티나, 호주,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국으로 예상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내년에 경제회복 속도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회복세 자체는 여전히 G20에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4) 코리아 이니셔티브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4) 코리아 이니셔티브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제시한 의제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라고 부르는데 크게 개발과 금융안전망 구축 2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빠른 성장을 해왔습니다. 한국전쟁 후 불과 60년여 만에 한해 1조의 무역규모(2011년 예상치)를 자랑하는 나라가 됐고 1990년대 아시아 경제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해냈습니다. 우리가 국제사회를 향해 개발과 금융안전망을 고민하자는 말을 건넬 때 부끄럽지 않은 국가가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G20이 더 이상 부자나라를 위한 ‘그들만의 리그’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당위성입니다. G20이 전 세계 부를 좌지우지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172개 국가에 대한 대표성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은 경제의 기초여건이 튼튼한 국가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 때문에 국가부도 사태에 빠지는 것을 막고자 내놓은 방안입니다. 이미 지난 8월 말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회가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대출제도 개선안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탄력대출제도만으로는 완전치 않습니다. 지원을 받으면 경제에 문제가 있는 나라로 여겨지는 낙인 효과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안이 글로벌안정메커니즘(GSM)을 만들자는 겁니다. 금융위기 발생 징후가 보이면 국제통화기금이 여러 나라에 동시에 달러 유동성을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나머지 개발 의제 역시 우리 정부가 역량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선진국의 경제성장 경험을 형편이 어려운 나라와 공유해 지구촌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 과거의 지원 방식이 단순 원조에 치우쳤다면 앞으로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현재 인적자원 개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민간부문 역할 활성화, 맞춤형 개발전략 전수 등 구체적인 개발 분야를 선정하는 한편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국제공조 방향을 모색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신음하는 중소기업] 中企 ‘환차손 쇼크’… 직원 80% 줄이고 공장은 해외매각

    [신음하는 중소기업] 中企 ‘환차손 쇼크’… 직원 80% 줄이고 공장은 해외매각

    전체 고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계에 ‘저환율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특히 2008년 키코(KIKO) 사태에 따라 ‘흑자 도산’의 악몽에 시달린 중소기업계는 이후 환헤지(환위험 회피) 상품 가입을 꺼린 터라 원화 강세에 따른 ‘제2의 키코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계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환율 하락으로 매출이 예년의 30%는 날아갔죠. 직원들 임금만은 ‘달러빚’을 내서라도 제때 주려 하고 있지만 키코(KIKO) 사태로 쌓였던 부채 잔치에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환란극복 잠시 환율암초에 좌초 직전” 서울 이화동에서 의류 수출업체 S사를 운영하는 김영환(가명·47) 사장은 1일 담담한 목소리로 최근의 회사 사정을 설명했지만 허공을 향한 눈동자는 한없이 흔들리고 있다. 20년 넘게 피땀으로 일군, 심지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도 극복했던 회사가 최근 환율이라는 암초에 걸려 넘어지기 일보직전이라는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키코 때문에 2008년 이후 120억여원의 피해를 봤다. 그 이후 환헤지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앞으로도 은행들의 환헤지상품은 쳐다보지도 않을 작정이다. 그는 “환헤지 상품 하나 때문에 중소기업이 여기저기서 망하는데 누가 금융기관을 통해 환헤지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되물었다. 물론 김 사장이 수출기업에 환헤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러나 환헤지 상품에 가입하지 않다 보니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중소기업들은 달러당 1000원 정도로 환율 하락 예상치를 미리 반영해 주문 계약을 합니다. 하지만 미리 가격경쟁력을 낮춰서 계약을 하는 바람에 채산성은 더욱 떨어지죠. 또 유동성 압박 때문에 원자재 투입 여력이 없어 한달에 200만 달러가 넘는 수주가 들어와도 생산이 원활하지 못합니다. 납기일을 제때 못 맞추다 보니 주문이 감소하는 악순환만 계속되는 셈이죠.” ●“은행·中企 상생 거론안돼 정부 불신” 이런 상황이니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사무실 임대료도 6개월째 밀려 있는 상태다. 김 사장은 “직원들 사기가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신제품 개발은 엄두도 못 내고 있어 내년 상황은 더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정부의 중소기업 상생정책과 은행에 대해서도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작 필요한 은행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면서 “환율 문제로 중소기업들이 망하면 은행 역시 신뢰와 고객을 잃으면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어느 中企사장의 하소연 “매출 30% 뚝… 얼마나 버틸지”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월 매출 10억원 정도인 회사는 매월 1000만원씩, 200만원짜리 월급 일자리 5개가 사라지게 됩니다.” 1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은 키코(KIKO) 사태 이후 텅 빈 공장들이 아직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식당 급처분’이라고 쓰인 전단이 발 아래에서 어지럽게 날아다녔다. 한때 유압파쇄기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코막중공업은 키코의 직격탄을 맞고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이다. 100여명이던 직원을 20명으로 줄이고, 국내 공장과 함께 유럽·미국 공장 등을 팔았지만 환율의 망령은 여전히 주위를 맴돌고 있다. 조봉구 사장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키코에 가입했지만 환율이 오를 땐 엄청난 리스크를 지우고, 정작 헤지가 필요한 환율 급락기에는 헤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환율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2008년 키코 사태로 뿌리째 흔들렸던 중소기업계가 환차손 상품을 외면하면서 최근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제2의 키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원·달러 환율은 1116.6원. 지난 5월 25일 1272.0원보다 155원 이상이나 떨어졌다. 지난달 14일에는 1110.9원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환율 하락이 대세라는 점.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자국 경기부양 등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 등을 펴면서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환율 분쟁’이 어느 정도 봉합됐지만 여진은 남아 있는 상태. G20 정상회의 개최를 전후해 국내 통화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도 더욱 껄끄러워졌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키코 사태를 계기로 환헤지 상품을 외면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환헤지 상품인 환변동 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597곳에 불과하다. 2007년 1579곳, 2008년 1248곳보다 크게 줄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환율 불안정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기업은 전체의 81.2%에 달했다. 심지어 77.4%는 ‘이미 이익이 감소했지만 그대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키코 피해를 본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패스트 트랙)을 운영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고환율 국면에서 중소기업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두걸·신진호기자 douzirl@seoul.co.kr
  • [G20 정상회의 D-9] ‘환율’이 첫 번째… MB, G20 4대의제 제시

    [G20 정상회의 D-9] ‘환율’이 첫 번째… MB, G20 4대의제 제시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4대 의제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환율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국제금융기구 개혁 ▲개발 의제를 서울 G20 정상회의의 4대 의제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환율 갈등 조정을 첫 번째 의제로 제시하고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서울정상회의 성공을 향한 청신호가 켜져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MB 모든 일정 비상체제로 이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 안전망에 대해서는 “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 때 2만여개의 기업이 부도가 나고 100여만명의 실업자가 생기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위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세계가 협력하여 튼튼한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기구 개혁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대한민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각 나라의 실력과 규모에 맞게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개도국 지원 등 개발 의제에 대해서는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도와주자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보다 공정한 세계경제 질서, 공정한 지구촌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간 아끼려 점심은 샌드위치로 이 대통령은 G20 회의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기본적인 회의 말고는 모든 일정을 다 비우고 G20에 대비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뒤 G20 준비위원회와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로부터 잇달아 G20 관련 보고를 받는 것으로 오전 일정을 마감하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점심은 샌드위치로 때웠다. 이어 오후에는 실제 행사 진행과 관련, 전체적인 틀에 대한 논의와 함께 3일 열리는 내·외신 기자회견 독회를 갖는 등 G20 관련 행사로 하루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G20 정상회의 D-10] 대학가에도 ‘G 열풍’

    [G20 정상회의 D-10] 대학가에도 ‘G 열풍’

    31일 오후 서울 한양대 대학원 7층 ‘모의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장’. 짙은 색 정장을 갖춰 입은 학생 50여명의 얼굴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웃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흡사 진짜 G20 정상회의를 옮겨다 놓은 듯했다. 알파벳 순의 좌석배치부터 의제 설정, 영어 진행, 화면자료에 마이크까지 실제 회의 내용과 절차 그대로 진행됐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이라는 주제로 시작된 회의는 이내 치열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영국 총리 역을 맡은 김지웅(25·경제금융학부)씨가 “권역별로 지역통화협력기구(RMF)를 설립해 IMF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지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아시아 지역 위기 때 선진국들이 모자란 기금을 지원하는 대신 쿼터(기구 운영 결정권 성격의 지분)를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박이 터져 나왔다. 멕시코를 대변하는 다이아나 스파얼(21·여·크로아티아)은 “IMF는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될 여지가 크다.”며 “위기 상황에 돈을 빌릴 수 있는 ‘통화 스와프’를 맺는 것이 낫다.”고 단호한 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냈다. 대학가에 G20 바람이 일고 있다. 고려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생들이 가상 G20 회의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자원봉사, 공개특강, 홍보활동까지 대학생들이 자발적인 참여 폭을 넓히고 있다. 한양대는 경제금융학부·국제학부 주관하에 20개국으로 나뉜 팀이 ‘G20 한양 정상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의회의를 열었다. 수백명의 학생이 회의 참가를 신청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신흥국 대표국인 ‘인도’의 인기가 높아 경쟁률만 6대1에 달했다. 실제 인도 출신 유학생마저 떨어질 정도였다. 지난달 열린 G20 공개특강에도 150여명의 학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홍보 가이드북 제작, 특강·설명회 개최, 홈피 구축까지 회의 준비를 도맡았던 김현호(25) 한양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한국이 외교무대에서 경제 센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회의를 처음으로 진행하는 만큼 좋은 체험이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면서 “가상회의를 통해 경제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와 관심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국제 학술단체 ‘다산국제네트워크’ 학생들은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 한국을 방문하는 각 국가의 정상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담은 손편지를 보냈다. 서울대생들은 외국인학생회 주도로 열린 ‘국제 음식축제’에서 G20 한국 개최 등을 논의하며 세계화 및 소통의 장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상생과 공존, 세계화 시각을 지닌 젊은이들의 열린 사고방식을 배워야 한다. 정치권도 다른 목소리를 인정하고 공존에 무게를 두는 변화된 가치관을 젊은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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