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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화, 달러 위상 급속 잠식 2025년이전 3대 기축통화”

    “위안화, 달러 위상 급속 잠식 2025년이전 3대 기축통화”

    중국 위안화가 2025년 이전에 달러화 및 유로화와 함께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3대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은행은 17일(현지시간) 발간한 ‘다극화-새로운 글로벌 경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대규모 재정적자로 미국 달러화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가 그 공백을 메운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유로화와 시장 분점 전망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미래의 국제통화시스템과 관련, 일단 3개의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달러화에 집중된 현 상태 유지, 복수 기축통화 시스템,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의 기축통화화 등이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결론적으로 2025년 이전에 미 달러화의 독주가 끝나고, 달러화와 유로화, 위안화가 기축통화 시장을 적절하게 분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 비중 축소 등 여러가지 부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달러화가 가장 중요한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달러화가 잠재적 경쟁자들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조만간 유로화가 신뢰할 만한 기축통화로 부상하고, 좀 더 나아가면 위안화가 기축통화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위안화의 기축통화 등극과 관련해선 신흥국 경제의 세계경제 기여도 확대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위안화 국제화 시도 등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간 역외거래가 확대될수록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새로운 기축통화가 절실해지고, 이런 틈을 비집고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아시아권 대표 화폐로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홍콩을 위안화 역외거래의 중심지로 키우고 있으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무역거래 및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 간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中 위안화 국제화 노력 상승작용 중국은 ‘위안화 결제 신뢰도 제고→위안화 역외시장 구축→지역화폐에 대한 위안화의 주도적 역할 확대→기축통화 채택’ 등 4단계의 위안화 국제화 시나리오에 따라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는 2단계를 넘어 3단계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축통화가 되면 외환위기 등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기축통화 발행국으로서의 ‘시뇨리지 혜택’ 등을 누릴 수 있지만 국제 투기자금의 유입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등에서 SDR을 달러화 대체 기축통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위안화가 이런 위험을 직접 맞닥뜨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도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경제성장·민주화 선배 한국의 도움 절실”

    “경제성장·민주화 선배 한국의 도움 절실”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몰아낸 이집트 시민혁명이 22일로 100일을 맞는다. 그러나 이집트는 여전히 폭풍의 한복판에 위태롭게 서 있다. 심각한 경제난에 이슬람 신도와 콥트 기독교인 간 유혈충돌로 최근 10여명이 숨지는 등 치안마저 불안하다. 이집트 시민혁명의 도화선으로, 타임이 정한 ‘2011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첫번째로 선정됐던 와엘 고님(31)은 걸음마 단계의 이집트 민주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독재정권에 30년 넘게 억압받아 온 이집트 국민에게 민주화 과정의 홀로서기 연습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며 상황을 낙관했다. 고님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모두 이룩한) 한국을 존경한다.”면서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을 통해 이집트 사회가 안정화될 수 있으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국 내 빈곤과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 비정부기구(NGO) 설립을 추진 중인 고님에게 혁명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해 물었다. “문제는 역시 경제다.” 고님은 ‘경제난’을 독재정권이 물러난 이집트 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됐지만 혁명 성공 이후에는 반대로 민주개혁 작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걸림돌이라고 걱정했다. 고님은 특히 “이집트 국민 중 관광업에 종사하는 가구 구성원이 100만명 이상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혁명 이후 직업을 잃거나 관광객 감소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집트는 반정부 시위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5일 이후 석 달 동안 관광수입이 22억 7000만 달러(약 2조 4740억원)나 감소, 관광대국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100억~12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님은 “아랍혁명의 이정표가 된 이집트 사회가 혁명 이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면서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주려면 경제성장이 지속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에 혼란이 계속될 경우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독재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치안문제와 민주적 정부 운영방식 및 반부패제도 확립을 둘러싼 혼란도 이집트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고님은 또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라덴의 피살 이후 아랍권역에 극단주의세력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우려를 부정했다. 특히 ‘아랍권의 민중 봉기가 빈라덴이 이끈 성전의 일부였다.’는 알카에다의 주장에 대해 고님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시위는 평화혁명이었다. 지난 1월 이집트인들이 거리에 모여 처음 외친 구호 역시 ‘평화’였다.”면서 “무바라크 반대 시위가 이집트인 수백만명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건 철저히 평화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님은 ‘아랍의 봄’이 어느 지역까지 확산될지 묻자 “‘아랍의 봄’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우연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재자들은 자신들이 현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국민으로부터) 공경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역설적인 표현 안에는 ‘물러날 시기를 놓치면 시위대는 걷잡을 수 없이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독재자들은 이집트와 튀니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봐야 한다. 이곳의 낡은 독재자들은 감옥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또 고님은 아랍권역의 젊은 세대가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줄 각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혁명의 불길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한 존경과 경의의 뜻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화 선배 국가로서 더 나은 이집트를 위해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집트의 한국대사관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이집트의 기업가 정신을 끌어올려 줬으면 좋겠다.”면서 “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한국 국민이 있다면 다음 관광지로 이집트는 어떻겠느냐.”고 부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이집트 혁명영웅 “한국에 무한한 존경과 경의”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몰아낸 이집트 시민혁명이 22일로 100일을 맞는다. 그러나 이집트는 여전히 폭풍의 한복판에 위태롭게 서 있다. 심각한 경제난에 이슬람 신도와 콥트 기독교인 간 유혈충돌로 최근 10여명이 숨지는 등 치안마저 불안하다.  이집트 시민혁명의 도화선으로, 타임이 정한 ‘2011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첫번째로 선정됐던 와엘 고님(31)은 걸음마 단계의 이집트 민주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독재정권에 30년 넘게 억압 받아 온 이집트 국민에게 민주화 과정의 홀로서기 연습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민주주의를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며 상황을 낙관했다. 그러면서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모두 이룩한) 한국을 존경한다.”면서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을 통해 이집트 사회가 안정화될 수 있으며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자국 내 빈곤과 교육제도 개선을 위해 비정부기구(NGO) 설립을 추진 중인 고님에게 혁명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해 물었다.  “경제난이 혁명 이후 최대 걸림돌”  “문제는 역시 경제다.”  고님은 ‘경제난’을 독재정권이 물러난 이집트 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됐지만 혁명 성공 이후에는 반대로 민주개혁 작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걸림돌이라고 걱정했다. 고님은 특히 “이집트 국민 중 관광업에 종사하는 가구 구성원이 100만명 이상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혁명 이후 직업을 잃거나 관광객 감소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집트는 반정부 시위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 25일 이후 석 달 동안 관광수입이 22억 70000만 달러(약 2조 4740억원)나 감소, 관광대국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지난 12일 국제통화기금(IMF)에 100억~12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님은 “아랍혁명의 이정표가 된 이집트 사회가 혁명 이후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면서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주려면 경제성장이 지속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혼란이 계속될 경우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독재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치안문제와 민주적 정부 운영방식 및 반부패제도 확립을 둘러싼 혼란도 이집트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화시위로 과격세력 준동 없어한국 도움이 절실”  고님은 또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라덴의 피살 이후 아랍권역에 극단주의세력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우려를 부정했다. 특히 ‘아랍권의 민중 봉기가 빈라덴이 이끈 성전의 일부였다.’는 알카에다의 주장에 대해 고님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시위는 평화혁명이었다. 지난 1월 이집트인들이 거리에 모여 처음 외친 구호 역시 ‘평화’였다.”면서 “무바라크 반대 시위가 이집트인 수백만명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건 철저히 평화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고님은 ‘아랍의 봄’이 어느 지역까지 확산될지 묻자 “‘아랍의 봄’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우연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재자들은 자신들이 현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국민으로부터) 공경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역설적인 표현 안에는 ‘물러날 시기를 놓치면 시위대는 걷잡을 수 없이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독재자들은 이집트와 튀니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봐야 한다. 이곳의 낡은 독재자들은 감옥에 갇힐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또 고님은 아랍권역의 젊은 세대가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줄 각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혁명의 불길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한 존경과 경의의 뜻을 가지고 있다.”며 민주화 선배 국가로서 더 나은 이집트를 위해 도움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집트의 한국대사관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이집트의 기업가 정신을 끌어올려 줬으면 좋겠다.”면서 “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한국 국민이 있다면 다음 관광지로 이집트는 어떻겠느냐.”고 부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차기 총재 잡아라” 신흥·선진국 기싸움

    “차기 총재 잡아라” 신흥·선진국 기싸움

    성폭행 혐의로 철창에 갇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퇴진은 기정 사실이 됐다. 국제사회는 벌써부터 차기 총재 선임을 둘러싼 신경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신임 총재는 경제기구의 수장을 독식해 온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국제금융시장에서 역할이 커진 신흥국 간의 세 싸움을 뚫고 나와야 할 운명이다. 유럽은 미리 엄포를 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조세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 디디에 렌더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유럽이 차기 총재직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IMF 내 개발도상국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중기적으로는 신흥국들도 총재직을 맡을 권리가 있다.”면서도 “유로존 재정위기에 직면한 현 상황은 유럽이 총재직을 유지해야 하는 적합한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지금까지 세계은행 총재와 IMF 총재 자리를 두고 ‘나눠먹기’를 계속해 왔다. IMF 총재직은 유럽이, 세계은행 총재직(로버트 졸릭 전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은 미국이 갖는 식이다. 여기에 IMF 수석 부총재는 미국이,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는 유럽이 맡는 견제장치도 뒀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 입김이 세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이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재무장관인 귀도 만테카는 “(차기 총재) 선임은 성과에 근거해야 한다.”면서 “개발도상국 출신의 후보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로스칸 총재 자신도 지난해 12월 “차기 세계은행 총재와 IMF 총재는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게 공정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안에서도 영국 등 일부국은 비유럽권 출신을 미는 입장이다. 차기 후보군의 면면은 벌써부터 언론에 파헤쳐지고 있다. 유럽, 미국 출신으로는 프랑스의 여성 재무장관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페어 슈타인브뤽 전 독일 재무장관, 악셀 웨버 전 독일 중앙은행장,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장(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등이 꼽힌다. 피셔 행장은 1994~2001년 IMF 수석 부총재를 지내 누구보다 IMF 사정에 정통하지만 고령(67세)이라는 게 걸림돌이다. 브라운 전 총리는 지인들에게 자신이 총재 후보로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 밖의 국가 출신으로는 터키 재무장관을 지낸 케말 데르비스 브루킹스 연구소 부소장, 싱가포르의 타르만 산무가라트남 재무장관, 멕시코 중앙은행장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트레보 마누엘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재무장관, 몬텍 싱 알루왈리아 인도 총리 경제자문관, 이집트 태생인 엘 에리안 핌코 최고경영자(CEO) 등이 물망에 올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스트로스칸 IMF 총재 ‘성폭행미수혐의’ 기소 일파만파…佛정가 ‘요동’ IMF ‘혼란’ 그리스 ‘끙끙’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폭행 미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스트로스칸 총재가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였다는 점에서 프랑스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IMF는 수장에게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조직이 흔들리고 있고,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그리스까지 전전긍긍하는 양상이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경찰에 체포돼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 날인 15일(현지시간) 오후 경찰서에서 용의자 확인 절차를 거쳤으며, 법원은 유전자 검사 영장을 발부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호텔 직원인 32세의 흑인 여성은 경찰서에 출두해 스트로스칸 총재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법정 출두가 하루 늦춰지자 IMF도 비공식 집행이사회를 하루 연기하며 사태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트로스칸 총재가 조만간 IMF 총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에 호재 될 듯 스트로스칸 총재는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굳건히 1등을 고수해 왔던 유력한 차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였다. 그런 그가 다음 달 사회당 경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에 얽히면서 내년에 실시될 프랑스 대선의 판 자체가 뒤집어지고 있다. 그동안 스트로스칸의 ‘여자 문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프랑스 사회가 사생활에 비교적 관대했던 덕분에 지금까지는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보통의 구설수와 차원이 다르다. 이 때문에 그가 대선 경쟁에서 낙오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고문을 지냈던 자크 아탈리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사회당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에게 뒤지고 있던 사회당 내 경쟁자들도 이번 사안을 쟁점화하고 나섰다. 그동안 재선 여부가 불투명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도 이번 사건은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체포되자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총재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IMF는 15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메일에서 “IMF 규정에 따라 총재가 IMF 본부 소재지인 미국 워싱턴 DC에 없는 동안 립스키 수석부총재가 총재대행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국가들과의 회의에는 네마트 샤피크 부총재가 대신 참석하게 된다. IMF는 겉으로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차기 IMF 총재가 개도국에서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IMF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IMF, 유럽 문제에 강경화 관측도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벌여 온 그리스 등은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 그리스가 추가 지원을 강력하게 희망해 왔으며 스트로스칸 사태로 인해 채무 위기 해결이 지연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3400억 유로에 이르는 채무를 가진 그리스가 이달 들어 추가 지원이 없으면 곧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 유로를 차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시인한 점을 상기시켰다. 루카 카트셀리 그리스 노동사회보장장관은 이번 사태가 그리스 위기 조기 해결 전망을 더 어둡게 하는 것이라면서 “해결이 늦어질수록 그리스의 (차입 부담 등)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도 스트로스칸 이후 IMF가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문제에 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법원, 스트로스칸에 DNA 검사 영장 발부… 음모론 ‘솔솔’

    성폭행 미수 혐의로 체포돼 뉴욕 경찰서 구치소에 구금된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에 대한 조사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대낮에 투숙 중인 방에 들어온 호텔 직원을 성폭행하려고 했다는 당시 정황을 놓고 여러 의문이 꼬리를 물면서 음모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이스트할렘 경찰서 특수수사대(SVU)는 전날 체포·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 IMF 총재에 대한 용의자 확인 절차를 마쳤으며, 법원은 유전자 검사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그의 손톱 밑과 피부 등에서 유전자를 추출해 조사할 것”이라며 “그의 변호사들도 법의학 검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성폭행 시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신체의 상처 등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경찰은 호텔 직원이 이스트할렘 경찰서 특수수사대에 나와 여러 명의 남성들 가운데 “바로 저 사람”이라며 스트로스칸을 지목하는 등 가해자를 정확하게 식별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직원이 32세의 아프리카 이주 여성이라고만 확인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벤저민 브래프먼은 “그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법정에 나가서도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법정 출두는 법의학 검사에 대한 경찰 협조를 이유로 16일로 연기됐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누군가 파놓은 덫에 스트로스칸이 걸려든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유력한 대권 주자에다 국제 금융위기의 뒤처리에 바쁜 IMF 수장이 공식 일정도 아닌데 소리 소문 없이 맨해튼의 하루 3000달러짜리 고급 호텔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것 자체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IMF 본부는 워싱턴 DC에 있고, 15일 독일에서 공식 일정이 있는 스트로스칸은 13일부터 맨해튼 소재 프랑스 자본 소유의 소피텔에 머물렀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최근 정황을 들면서 그가 함정에 걸려든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평소 비서와의 추문 등 여자 문제에 약점이 있는 그에게 목적이 불분명한 일정을 알고 덫을 놓은 것이라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AFP통신은 앙리 드랭쿠르 국제협력담당장관이 “함정인지 아닌지 개인적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함정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 인터넷판은 16일 스트로스칸 총재가 2002년에도 성폭행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오트노르망디주(州) 외르 지방의회 부의장인 사회당 안느 망수레 의원이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딸이 2002년 당시 정치인 스트로스칸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가 욕구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 잘 닦아 에너지·자원 걱정 없게 하겠다”

    “삽 들고 가서 터를 잘 닦고, 한국 외교 지평 확대에 힘쓰겠습니다.”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에너지·자원 외교, 개발 협력 외교를 확대하기 위해 젊은 신임 공관장 3인이 뭉쳤다. 11일 아프리카·중동 지역 공관의 공관장으로 임명된 유준하 주바레인 대사대리, 박종대 주우간다 대사대리, 이헌 주르완다 대사대리가 주인공이다. 이달 중 출국하기에 앞서 공관 재개설을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2층 접견실에서 만나 공동 인터뷰를 했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에너지·자원 공관 재개설에 맞춰 선임 과장급이 공관장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분관장 등으로 과장을 마친 외교관들이 임명된 사례는 있었지만, 3명의 ‘젊은 피’ 공관장은 이례적이다. 그래서인지 어깨가 무거워 보였지만 눈들은 반짝였다. 다음은 공관장 3인과의 일문일답. →선임 과장급이 대거 공관장이 됐다. 지원 계기와 선발 과정은. -이헌 대사대리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 차원의 공관 재개설과 젊은 간부급을 발탁해 공관장 경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조직 내 필요성이 결합돼 인사가 이뤄졌다. 기존에도 공관 개설에 따른 대사대리 제도가 있었지만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에너지·자원 외교 및 공관장 경쟁 강화 방침에 따라 확대된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됐다. -유준하 대사대리 바레인 공관이 외환위기(IMF) 이후 1999년에 철수했는데, 현지 교민들의 공관 재개설 요구가 많았다. 다행히 여건이 나아져 공관이 다시 열리게 돼 의미가 크다. 중동 불안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 신속 대응팀 차원에서 바레인에 다녀오는 등 그동안 준비를 해 왔다. -박종대 대사대리 개도국, 특히 에너지·자원 외교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외교 정책 변화에 따라 유럽 선진국 공관업무에 이어 개도국 공관장 역할에 도전하게 됐다. 외교관이셨던 아버지(박영철 전 주말라위 대사)를 따라 우간다에서 2년간 생활했던 경험도 지원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우간다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 →공관 개설을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유 대사대리 공관 철수 당시 건물을 처분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백지상태에서 공관·관저 건물을 마련하고 현지 고용원도 채용해야 한다. 일단 호텔 방에 캠프를 차리고 혼자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준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조속히 정식 대사관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 대사대리 삽과 곡괭이를 다 들고 가야 한다.(웃음) 맨 땅에 헤딩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땅부터 열심히 파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다. -박 대사대리 가족과 같이 가는데 현지 행정 인력 1명 외에 당장 일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아내에게 비서 역할을 시키려고 한다.(웃음) →경력이 화려한데 아프리카·중동 공관으로 가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나? 각오와 포부는. -박 대사대리 예전처럼 험지는 힘드니까 안 가려고 할 게 아니라, 한국 위상에 맞게 개도국 외교에 전념해야 국익도 신장시킬 수 있다. 한국이 국제적인 역할을 하려면 다른 선진국들처럼 개도국을 상대로 국익을 도모해야 한다. 개도국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보람을 느끼고, 우리 역량을 새롭게 발휘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자 한다. -유 대사대리 워싱턴 참사관으로 일하면서는 조직의 톱니바퀴 역할을 했다면, 작은 공관이지만 책임자가 되면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백지상태에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에 스릴과 성취감, 매력을 느꼈다. 미국과 중동 관계를 다루면서, 중동이 정말 중요한 지역인데 관심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다. 현지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 외교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아프리카 외교는 1990년대 초반 남·북 동시 유엔 가입 이후, 그리고 9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공관이 문을 닫는 등 많이 위축됐다. 외교부가 경제외교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개도국 외교에 기여하게 돼 각오가 남다르다. 르완다는 엄밀히 말하면 자원·에너지 공관이라기보다는 한국처럼 인력 자원이 중요한 곳이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새마을운동 등 발전 경험을 더욱 알리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자원·에너지 공관으로 재개설된 공관의 첫 대사대리로서 역할은. -유 대사대리 바레인이 정치적·종교적인 이유로 ‘재스민 혁명’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동 지역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만큼 현장에서 정세를 살피면서 한국이 앞으로 중동에서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본부에 건의할 것이다. 또 현지 교민들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에는 우리 교민이 300여 명 있다. 오랫동안 터전을 닦은 분들과 사업하는 분들, 봉사단원 등이다. 교민들을 위한 서비스는 물론, 에너지·자원 외교를 위한 활동을 강화할 것이다. -이 대사대리 르완다는 교민이 130여 명인데, 50명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이고 KT 직원 30명이 현지에서 광케이블을 깔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인력 개발에 관심이 큰 르완다에 한국이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재외 공관이 155곳에 이른다. 하드웨어는 갖췄다. 소프트웨어 측면의 발전 방안은. -유 대사대리 예전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작은 공관이라도 기존의 틀에 매여 답보적이고 형식적인 역할, 본부 훈령만 따를 것이 아니라 사무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국민·교민들의 기대 수준에 맞게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 현지에서 교민들의 말을 많이 듣고 고민하겠다. 에너지·자원 외교라는 기치 아래 현지 건설업체를 지원함은 물론, 어떤 사업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 많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박 대사대리 우간다는 에너지·자원 공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공관이다. 이미 선진국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현장에서 뛰면서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소수 인원으로도 효율성을 높이도록 할 것이다. 외교 수준을 높여 현지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방안도 강구해 나가겠다. -이 대사대리 현지에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본부와 공관 모두 열심히 뛰어야 한다. 유기적인 협력과 네트워크도 강화해야 한다. →외교부와 외교관 후배들에게 격려나 조언을 한다면. -유 대사대리 저희가 가는 것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 보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겠다. 후배들에게는 영어로 ‘vocation’(소명)과 ‘vacation’(휴가)이 있는데, 일을 즐기면서 하면 그것이 휴가가 된다는 취지로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외교관 일을 택했다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뜻한 바대로 즐기면서 하다 보면 좋은 날이 올 수 있다고 본다. 당초 뜻했던 꿈을 이룰 수 있으니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박 대사대리 주인 의식을 갖고, 같은 일을 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고 나를 위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하더라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을 풀었을 때의 희열은 말할 수 없이 크다.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자기 스스로 하겠다는 열정을 갖고 해야 외교부 내 불찰로 이런저런 일이 생길 때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프로 정신을 가져야 외교부가 큰 탈 없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관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사대리 외교관 생활을 20년 했는데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을 언젠가부터 했다. 외교부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나도 죄인이라고 생각했다. 당사자는 아니더라도 20년을 했고 과장도 했으니 나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무겁다. 예전에는 외교부 직원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갑다. 창피함도 느꼈다. 그래서 뭐든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불상사가 없었으면 하고, 더욱 열심히 그러나 겸허하게 생활하겠다. 인터뷰 도중, 외교부 인사과에서 이들이 대사대리로 공식 발령이 났다는 연락이 왔다. 이 대사대리는 13일 가장 먼저 르완다로 출국하고, 박 대사대리는 오는 16일 우간다로 출국할 예정이다. 유 대사대리는 이달 중 출국하기로 하고 바레인 정부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험지 공관에 대한민국의 깃발을 꽂기 위해 떠나는 이들의 어깨에 한국 외교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종원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포커스 人] IFRS 전도사 임석식 한국회계기준원장

    [포커스 人] IFRS 전도사 임석식 한국회계기준원장

    올해 본격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의 후폭풍이 산업계와 금융권을 흔들고 있다. IFRS는 쉽게 말하면 기업들이 수십년간 한국식으로 작성했던 살림 장부 대신에 쓰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작성법이다. 오는 16일까지 IFRS를 적용한 분기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는 기업의 재무·회계 담당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도 유럽 국가 주도로 만들어진 IFRS의 본격 도입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인데 한국만 서둘러 밀어붙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석식(58) 한국회계기준원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IFRS 도입 이전부터 국제기준에 80~90% 일치하도록 한국회계기준을 고쳐왔기 때문에 ‘대혼란’은 부풀려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에서 회계를 강의하고, 금융감독원 회계담당 전문심의위원을 지내는 등 평생을 회계학에 바친 임 원장은 ‘IFRS 전도사’를 자청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IFRS 도입은 왜 필요한가. -런던에 있는 민간전문기구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만든 IFRS는 유사 이래 가장 많은 나라가 채택한 회계기준이다. 120여개국이 자국기업에 IFRS를 의무 또는 선택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IFRS는 기업이 스스로 판단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원칙 중심의 기준이므로 기업의 사정을 가장 충실히 나타내 줄 수 있다. 국가적으로 보면 IFRS 전면 도입은 국가신인도와 회계투명성을 올려줘 한국 기업이 저평가를 받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회계투명성은 어느 수준인가. -국가 경쟁력에 비해 세계 하위권 수준의 평가를 받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경쟁력 지수를 보면 감사 및 회계부분 경쟁력이 139개국 중 95위였다. 국가경쟁력은 22위였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내놓는 정보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한 불이익이 연간 38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과 일본은 도입을 미루고 있는데 한국만 너무 서두른 것 아닌가.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일본의 위상은 한국과 차이가 있다. 특히 미국의 회계투명성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개발도상국 출신의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민간 독립기구인 회계기준원을 세우고 국가신인도 회복을 위해 IFRS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해왔다. 서두른 것이 아니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IFRS 적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은 자회사가 거의 없고 거래가 비교적 단순해서 IFRS 적용에 따른 변화가 크지 않다. 하지만 아무래도 회계전문가가 없어서 곤란을 겪을 수 있다. 회계 시스템 초기 변환 비용도 불가피하게 든다. 그러나 IFRS 도입으로 한국 자본시장에 해외투자가 늘어나면 자본 조달 등의 혜택은 중소기업에도 돌아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해운, 건설업종 등은 IFRS를 적용하면 수익이 줄고 부채가 많은 것처럼 보여 ‘IFRS 피해주’라고 불린다. -해운, 항공업 등은 환율 변동이 부채비율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원화가 선진국 통화에 비해 변동성이 심해서 우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IFRS에 한국 상황의 특수성이 반영된 추가 지침이나 해석이 제공될 수 있도록 IASB에 건의하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국내 외환보유액 3000억弗 시대 열렸다

    국내 외환보유액 3000억弗 시대 열렸다

    우리나라가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다. 한국은행은 4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072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2005년 2월 2000억 달러 돌파에 이어 6년 2개월 만에 3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7년 12월 204억 달러에 그쳤던 외환보유액과 비교하면 무려 15배 늘어난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대에 진입한 것은 미 달러화 약세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전월 말(2986억 2000만 달러) 대비 85억 8000만 달러가 증가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신재혁 국제총괄팀 과장은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이들 통화 표시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보유 외환의 운용수익이 발생해 외환보유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 가치는 3월 말 1유로당 1.4162달러에서 4월 말 1.4806달러로 올라 사상 최고점인 2008년 4월 22일의 1.5985달러에 근접했다. 파운드화 가치도 1파운드당 1.6032달러에서 1.6707달러로 4.2%, 엔화 가치는 1달러당 83.21엔에서 81.11엔으로 2.6% 상승했다. 상품별 비중을 보면 유가증권이 2719억 1000만 달러(88.5%)로 가장 많았지만 전월(91.0%) 대비 2.5% 포인트가 감소했다. 반면 예치금은 301억 9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82억 6000만 달러 증가해 비중도 7.3%에서 9.8%로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36억 2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8000만 달러 줄었고, IMF 포지션(회원국 수시 인출권)은 14억 달러로 전월보다 2억 1000만 달러 늘었다. 금 보유액은 8000만 달러(0.03%)로 전월과 동일했다.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 타이완, 브라질, 인도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 돌파로 ‘적정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금융위기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외환보유액이 많은 것이 긍정적이지만, 보유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 증가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날 경우 이를 흡수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통안증권의 이자 지급액은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의 이자 수입액보다 많아 ‘역마진’이 생길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 국채와 국내 통안증권 간 수익률 격차는 2.85% 포인트에 이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00억 달러 후반에서 3000억 달러 중반을 적정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달러화 약세에 대비하고 외환 보유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외환 보유 자산의 통화 구성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전주영화제 ‘오프 스크린’ 현장

    전주영화제 ‘오프 스크린’ 현장

    지난달 29일 밤 10시. 전북 전주시 고사동 전주CGV에 낯선 모습이 연출됐다. 중년의 한 사내가 통기타를 들더니 고(故) 김광석의 ‘일어나’와 ‘먼지가 되어’를 불렀다. 음 이탈이 있었지만 관객도, 본인도 개의치 않았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이자 진보 논객인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였다. 우 교수가 한밤중 ‘되지도 않는’ 노래를 부른 까닭은 관객과의 소통에 고심하던 전주영화제 측이 새로 만든 ‘오프스크린’ 섹션에 초대됐기 때문이다. 연관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영화의 시사점을 관객과 토론해 보자는 의도에서 신설된 코너다. 우 교수가 ‘꽂힌’ 영화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은 찰스 퍼거슨 감독의 ‘인사이드잡’. 왠지 믿음직스러운 맷 데이먼이 해설을 맡았다. 영화는 2008년 9월 15일 미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실체를 좇는다. 20세기 초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내몬 ‘악당’을 찾기 위해 인터뷰를 활용했다.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재무장관을 지낸 헨리 폴슨은 인터뷰를 거부했다. 전직 고위관리나 일부 유명 경제학자들은 인터뷰 중 역정을 내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만 되풀이한다. 우리네 인사청문회의 데자뷔 같다. 퍼거슨 감독은 ‘시한폭탄’ 같은 파생상품을 설계해 뱃속을 채운 월가와 투자은행의 규제를 푸는 데 앞장 선 월가 출신 재무부 관료, 파생상품과 투자은행에 최고 신용등급을 매긴 신용평가사, 월가에서 컨설팅을 수임한 경제학자의 커넥션이 위기의 본질이며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말한다. 우 교수는 “영화를 진짜 재밌게 봤는데 100만명 이상 영화를 본다면 우리 사회가 덜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영화를 알리려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안 되면 물구나무라도 설 것”이라며 입담을 뽐냈다. 이어 “보수학자들은 한국은 파생상품이 발달하지 않아 문제가 없을 거라고 하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을 고려하면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이후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할리우드의 메이저사인 소니 작품이라는 게 부럽다.”면서 “‘블러드 다이아몬드’ ‘아바타’ 같은 주제의식을 가진 영화들을 충무로의 대형제작사들이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도 말했다. 관객의 열기는 뜨거웠다. 금융민주화, 경제학의 위기부터 “미국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에 이를 수 있느냐.”까지 다양한 질문이 밤 늦도록 이어졌다. ‘오프스크린’이 영화제 흥행상품이 될 가능성을 내비친 셈. 전주에서의 12번째 영화의 봄은 그렇게 깊어 갔다. 전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재범 칼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할 때

    [박재범 칼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할 때

    국민의 시선을 모았던 4·27 재·보선 결과가 드러났다. 여당이 충격적으로 참패했다.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전례 없이 높았다. 시기적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탓이다. 이제 관심은 국정에 미칠 파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집권 후반기의 정국전개 양상은 ‘증후군’이라 할 정도로 패턴화되고 있다. 임기 후반기에 치러진 재·보선 등 선거 이후 여야 가릴 것 없이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해졌다. 여당이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것이 모여 국정의 난맥이 초래됐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최저수준의 지지율을 보였고, 바로 직전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작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세 번씩이나 반복된 현상을 보면 뭔가 정치구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시작은 영웅적이지만 끝은 만신창이다. 그러나 임기 후반기의 정권은 구조 개선을 이뤄낼 에너지가 부족하다. 따라서 국정을 맡은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닥치게 되더라도 담담한 심정을 잃지 않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설령 진정성을 의심받아 배신감과 모멸감을 느끼게 되더라도 평정을 잃지 않고 소통과 설득에 나서는 것이 긴요하다. 오로지 국정의 중심으로서 공직사회의 고삐를 손에서 놓지 않되 국민의 목소리에 겸손하게 귀 기울임으로써 국익을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미 경제학자 겸 저널리스트 허버트 스타인은 ‘대통령의 경제학’에서 ‘새로운 대통령의 출현은 언제나 희망을 준다. 모든 것이 가능할 것만 같아 보인다.’고 했다. 이 말은 취임 당시의 포부를 현실화하는 일이 대체로 불가능했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설득시켜 더 크고 지속적인 국가이익을 위해 (국민들에게 현 시점의) 희생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일’이라고 했다. 임기 후반기 대통령이 택해야 할 길을 엿보게 해준다. 노 전 대통령 때처럼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는 식으로 푸념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칫 소극적 태도로 비춰지거나, 오히려 국민을 우습게 본다는 식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대통령과 참모진이 국정을 꽉 쥐고 가야 하는 이유는 내년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있고, 중국 후진타오 주석의 임기도 끝난다. 3대 세습 중인 북한이 강성대국을 선포한 해이기도 하다. 일본도 대지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 국익을 지키기 위해 준비하고 염려해야 할 사안이 쌓여 있다. 여건이 어려울수록 초심을 되새겨야 한다. 제2의 IMF 위기를 세계적으로 가장 잘 극복했다는 수치상의 실적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정권이 탄생하게 된 시대정신은 정부 스스로 잘 규정했다. 반부패, 공정, 국격 등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나아가 통일의 초석도 다져야 할 때이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은 긴 역사의 호흡에서 건국, 산업화, 민주화에 이어 선진국 진입의 기틀을 다진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 있다. 이 일에 힘을 모을 때 레임덕 시비를 건너고, 내년 새로 떠오를 정권에 좀 더 형편이 나아진 나라의 운영권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용은 ‘소기위이행(素其位而行) 불원호기외(不願乎其外)’라고 했다. 리더는 현재 처한 위치에 따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행하고 제자리 밖의 다른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불쾌하다고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거나 사세가 불리하다고 눈앞의 이익에 따라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는 것은 소탐대실일 뿐이다. 이번 재·보선에서 중산·중년층이 돌아선 까닭에 대해 무엇보다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조만간 청와대와 정부 등 체제 정비가 이뤄진다. 규모와 인선의 기준은 과연 국민이 맡긴 일을 제대로 해낼 역량과 품성이 인정되느냐의 여부라고 본다. 이번 개편이 한반도의 환경 변화에 불안감을 갖고 초심을 새롭게 가다듬는, 젊은 사고방식의 청장년층을 폭넓게 활용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주필 jaebum@seoul.co.kr
  • 20:80…소수가 富 누리는 양극화 현실로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누리는 이른바 ‘20 대 80 사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 같은 부의 양극화는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제성장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약화, 대기업의 영역 확장과 ‘골목 상권’으로 불리는 자영업자의 몰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상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1999년 5800만원에서 2009년 9000만원으로 10년 새 55%나 늘어 대부분 억대 수입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하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같은 기간 306만원에서 199만원으로 54%나 급감했다. ●자영업자 몰락등 작용 10년간의 경제성장 과실을 전혀 누리지 못한 채 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종합소득세는 사업, 부동산 임대, 이자 등 여러 소득을 합쳐 과세하는 세금으로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신고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체 소득금액 중 계층별로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IMF 위기’로 불리는 외환위기 이후 소득의 양극화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9년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총 소득금액은 90조 2257억원이었다.이 중 상위 20%가 가져간 소득금액은 64조 4203억원으로 무려 71.4%에 달한다. 상위 20~40% 소득자의 소득금액은 13조 5337억원으로 총 소득금액의 15%에 불과했다. 중간층인 상위 40~60% 소득자는 7.7%, 60~80%는 4.3%, 하위 20%는 1.6%의 소득밖에 벌지 못했다. 결국 상위 20%의 개인사업자가 총 소득의 3분의2 이상을 거둬들인 반면 전체 신고자의 60%를 차지하는 상위 40% 이하는 고작 10% 정도의 소득에 머물렀다. 양극화 현상은 월급쟁이도 마찬가지다. ●상위 40%이하 고작 10% 소득 2009년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연말정산자의 총 급여액은 315조 7363억원이었다. 이 중 상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131조 165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41.6%를 차지했다. 상위 20%가 소득의 절반 가까이 가져간 셈이다. 반면 하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25조 2242억원으로, 총 급여액의 8%에 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소득의 양극화는 사회적 불안 요인이자 성장동력 자체를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대기업의 신성장 분야 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지원, 고용과 연계된 소외계층 복지대책 등 부의 양극화를 막을 수 있는 다각적이고 지속가능한 재분배 정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열정 노동’ 한국사회 움직이는 새로운 명령어인가

    ‘열정 노동’ 한국사회 움직이는 새로운 명령어인가

    열정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로는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과 자세를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열정’이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면접관은 구직자에게, 광고는 소비자에게 ‘당신은 과연 열정적으로 살고 있느냐.’고 물어본다. 나태함을 이기고 스스로 채찍질할 것을 요구한다. 입사 면접은 물론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그렇다. ‘열정적으로 부딪치면 무엇이든 이루어낼 수 있다.’는 말은 이 시대의 대표적 논리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이 정말 그렇게 단순할까. 왜 갑자기 이런 종류의 논리가 강조되는 것일까.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한윤형·최태섭·김정근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는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새로운 명령’이라는 부제를 달고 열정의 논리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고 있다. 사회비평가와 칼럼니스트, e스포츠 전문기자인 저자들은 두 가지 작업을 통해 현실과 이론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각계각층의 여러 젊은이(프로게이머, 영화인, IT 개발자, 언론고시 준비생 등)들을 심층 인터뷰했고 동시에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이론적으로 분석했다. 21세기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새로운 명령(열정 노동)을 탐구하며 이 시대에 나타나는 여러 현상의 이면에 한국 자본주의의 일관된 ‘흐름’이 있음을 밝힌다. 저자들은 또 ‘열정 노동’의 논리가 한국에 도입된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외환위기(IMF)와 신자유주의 개혁이라는 1990년대 이후의 상황이다. 당시 정부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만이 신지식인이다.’, ‘영화 한편이 자동차 몇천대보다 낫다.’ 등의 논리를 펴며 산업 구조를 대폭 재편했고 동시에 고용의 안정성을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빈자리를 채우려는 수단의 일환으로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경영하라.’는 식의 탈노동자화가 장려됐다는 것이다. 둘째, 세계 자본주의의 흐름이 ‘열정 노동’을 발명했다고 말한다. 생산력 향상의 동력을 ‘새로운 자원’이나 ‘새로운 시장’에서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에게 ‘스스로 혁신하여 생산력을 높일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급속도로 ‘열정 노동’의 논리가 성행하게 됐다고 흥미롭게 분석한다. 1만 35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美 신용등급전망 하향 파장] 한국재정 ‘양호’

    우리나라의 재정 상태는 현재는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늘어나는 복지 관련 비용 등으로 재정건전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 국제기구의 지적이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정적자(관리대상 수지 기준)는 13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1% 수준이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포함한 통합재정수지는 16조 7000억원(GDP 대비 1.4%) 흑자다. 올해 정부의 예상치는 관리대상 수지는 25조원(2.0%) 적자, 통합재정수지는 5조 3000억원(0.4%) 흑자다. 전통적으로 흑자를 보이는 사회보장성기금은 정부 재원으로 쓰일 수 없다는 점에서 관리대상 수지가 정부의 재정 상태를 보다 정확히 보여 준다. 재정통계에 대해 새 통계방식을 적용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2.4% 재정흑자, 올해 2.5% 재정흑자다. 반면 주요 선진국들은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재정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그룹에 속해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다음 해인 2009년 우리나라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5.0%였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을 대규모로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류성걸 재정부 2차관은 이날 서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중남미 고위공무원 대상 국제세미나에서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로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며 “경제의 최후 버팀목으로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적자나 나랏빚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해 벌이는 논쟁”이라며 “복지 수요 증가로 사회보장성기금도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재정건전성을 위한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관광객 1000만달성 릴레이 제언(2)] “한국, 어디까지 가 봤니?” 말할 수 있어야/최영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관광객 1000만달성 릴레이 제언(2)] “한국, 어디까지 가 봤니?” 말할 수 있어야/최영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로마를 지금의 세계적인 여행지로 만든 일등공신은 영화 ‘로마의 휴일’이다. 특히, 등진 채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를 찾게 된다는 ‘트레비 분수’와 거짓말을 한 사람이 입 안에 손을 집어넣으면 손이 잘린다는 ‘진실의 입’, 오드리 헵번이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자유를 흠뻑 만끽했던 ‘스페인 광장’은 단숨에 로마 최고의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이야기’에 매료된 사람들이 몰리는 탓이다. 순전히 ‘이야기의 힘’만으로 전 세계 관광객을 유인하는 사례들은 이외에도 많다. 높은 명성과는 달리 실제 가보면 보잘것없는 모습에 실망한다고 해서 ‘유럽 3대 썰렁 명소’로도 불리는 벨기에의 ‘오줌 누는 소년상’과 덴마크의 ‘인어공주상’,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이 대표적이다. 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세계에 내세울 만한 한국적 이미지의 문화 상품이 없는 ‘문화의 위기’ 상황이 한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기”라고 진단한 바 있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계인에게 ‘한국’ 하면 연상되는 매력적인 문화 아이템을 가지고 있지 못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한국에 2000년대부터 해외 여행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급기야 올해는 외래 관광객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겨울연가’와 ‘대장금’이라는 두 편의 탁월한 드라마가 불씨가 돼 아시아 전역을 강타한 ‘한류 열풍’ 덕이다. 한류 스타와의 팬 미팅이 결합한 여행 프로그램에 매회 수백명의 외국인이 몰리고, 한류 드라마의 촬영지가 한류 팬의 여행 성지로 부상한 지 오래다. 한류가 식었다고 폄하하기는 아직 이르다. 선배들이 일군 한류의 열기가 식지 않고 제2의 한류로 도약하려면 우리 스스로 한류 열풍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변화에 맞게 관광 문화상품으로 확대 재생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한류의 불꽃을 피워 한국 방문 러시로 이끌어 낸다면 1000만명 외래 관광객 목표가 올해 안에 조기 달성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이야기가 살아 있는 새로운 한류 관광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9년 잠실 롯데월드와 소공동 롯데타운 내에 ‘스타에비뉴’란 복합한류체험공간을 오픈했다. ‘스타에비뉴 롯데월드’는 한류 스타들을 활용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체험거리를 제공하는데, 1만원의 입장료에도 한해 평균 1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위싱스타’의 경우 별 속의 손바닥 모형 위에 손을 올리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관광객마다 소원을 빌려고 긴 줄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스토리가 담긴 한류 관광문화 상품 개발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21세기는 ‘한류’나 ‘이야기’와 같은 소프트 파워가 지배하는 시대다. ‘미국, 어디까지 가 봤니?’라는 국내 항공사의 광고 카피처럼 ‘한국, 어디까지 가 봤니?’라는 광고 카피가 외국인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지혜와 마음을 모으는 것이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 [대한민국 사외이사 보고서(하)] 전문가들이 말하는 보완대책

    [대한민국 사외이사 보고서(하)] 전문가들이 말하는 보완대책

    사외이사 제도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이다. 기업의 방만한 경영이 외환위기를 불러왔다는 반성에 따라 사외이사 제도를 통해 기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 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서울신문이 대기업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 사외이사가 한해 5000만원이 넘는 높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거수기’ 역할에 그치거나 대정부 로비스트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사외이사의 자격 요건을 강화, 독립성을 높이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관계자 등을 사외이사에 포함,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행 사외이사 제도는 독립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한다는 근본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사외이사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사외이사가 뽑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사외이사 선출 때 대주주가 3% 이상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 소액주주들이 제대로 된 사외이사를 한명이라도 뽑을 수 있다면 이사회 운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술한 사외이사 공시요건의 강화도 절실하다. 지금은 공시만으로 사외이사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소장은 “고교 등 학력과 용역관계 등 사외이사와 경영진, 대주주와의 관계가 공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명시된다면 부적절한 사외이사의 선임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계열사 출신 임원의 사외이사 선임 제한 기간도 현행 2년에서 10년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구소는 최근 사외이사 제도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사외이사 선출 때 동의 투표를 일괄적으로 하지 않고 개인별로 하는 분리선출 방식 채택 ▲복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한 주당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사외이사 임기 1년으로 축소 등을 제안했다. 사외이사직을 ‘용돈 벌이’ 등으로 여기는 사외이사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전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은 “사외이사 스스로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면서 “새로 임명된 사외이사들이 1년 내에 관련 정보를 제공받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정비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상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적 기업가 등이 사외이사에 참여한다면 대기업이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면서도 파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브릭스 “보다 안정적인 기축통화 만들어야”

    브릭스 “보다 안정적인 기축통화 만들어야”

    “보다 안정적이고 기초가 광범위한 국제 기축통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브릭스’(BRICS)로 불리는 5개 신흥공업국 정상들이 달러 중심의 현 기축통화 시스템에 반기를 들고 사실상 ‘화폐전쟁’을 선포했다. 이와 함께 리비아에 대한 서방국가들의 군사 개입에 반대한다고 국제정치 영역에서도 한목소리를 내며 미국 등 서방 세계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 5개국 정상들은 이날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싼야(三亞)에서 열린 제3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2개 항목의 ‘싼야선언’을 채택했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면적의 30%, 전 세계 인구의 42%,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한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화폐를 기축통화로 새로 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국제금융 시스템 개혁 등에서 G20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정상들은 싼야선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는 현재의 국제통화 및 금융 시스템의 부적절성과 결함을 노출시켰다.”면서 “국제 금융기구는 세계 경제의 변화를 반영해 개도국들의 대표권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도자의 선택 문제를 포함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 금융기구를 개혁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미국과 유럽이 독식해온 세계 금융기구 수장 자리를 개도국들에 나눠 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올가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은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브릭스와 선진국을 대표하는 주요 7개국(G7) 간 주도권 싸움으로 갈등이 한층 더 심화되게 됐다.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 등 5개국 정상들은 “중동과 서아프리카 정세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우리는 모두 무력 사용 배제 원칙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이 리비아 사태에 서방국가들의 군사개입에 반대한다고 한목소리를 낸 것은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의 ‘대항마’ 역할을 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2009년 6월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처음 열린 뒤 지난해 4월에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2차 회의가 개최됐다. 지난해 말 남아공이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함으로써 브릭스는 5개국으로 확대됐다. 내년 정상회의는 인도에서 열린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한은 기준금리 年 3.0% 동결

    한은 기준금리 年 3.0%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연 3.0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홀수달 인상, 짝수달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3개월째 4%대의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2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동일본 대지진과 리비아 사태, 남유럽발(發) 재정 위기 등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가계빚 부담도 적지 않아 경제 전반에 충격을 덜 주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수개월간 추진된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과 국내외 여건변화 추이를 좀 더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금리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다만 그 폭과 속도는 금통위에서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더라도 금리 인상은 ‘베이비 스텝’(아기 걸음처럼 점진적인 금리 인상)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물가상승률과 관계없이 2개월에 한번씩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냉소적 분위기가 많다. 금통위 스스로가 통화정책방향에서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고백했고, “물가안정 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라는 문구에서 지난 3월과 달리 ‘보다’라는 단어를 넣어 선제적인 대처를 밝혔지만 결국 행동이 아닌 말에 그쳤기 때문이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한은은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인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성장과 가계부채 등 다른 것에 너무 신경을 쓴다.”면서 “물가안정을 위한 단호함이 없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수정전망치가 ‘성장 4%·물가 4%’ 안팎으로 모아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1%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4%에 가까운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물가를 당초 전망치(2.9%)보다 1%포인트 이상 늘어난 4%대 초반 수준까지 내다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4%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물가상승률은 4.5%로 상향 조정했다. 사실상 정부의 올해 경제운영 목표(성장률 5%·물가 3%)가 무리수였음을 지적했다. ‘차이나플레이션’(중국발 인플레이션)도 우리나라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국 물가가 1% 오르면 한국의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물가도 최대 0.15%까지 상승시킨다고 밝혔다. KIEP 측은 “2000년대 들어 한국의 물가 변동에 유가와 더불어 중국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4% 내외로 분석된다.”면서 “수요 측 물가 압박도 가시화되고 있어 지난해 선제적인 통화정책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그리스 손잡고 더 큰 미래 만들자”

    “한국·그리스 손잡고 더 큰 미래 만들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대통령을 만나 양국의 동반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8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현재 유럽 출장 중인 김 회장은 7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을 예방하고 경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김 회장의 만남은 2007년 이후 두번째다. 그리스 명예 총영사이기도 한 김 회장은 면담 자리에서 “올해는 한국과 그리스가 수교를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중요한 해”라면서 “두 나라가 손을 맞잡고 더 큰 미래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을 형제같이 생각하고 있다.”면서 “김 회장 같은 사람에게는 더 그런 형제애를 느낀다.”고 화답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에 대해 “한국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당시 장롱 속의 돌반지까지 내놓는 등 온 국민이 힘을 합해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듯이 그리스도 경기 침체를 이겨내면 유럽 전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한화그룹이 그리스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독려와 지원을 부탁했고,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적극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은 1983년부터 1993년까지, 또 2007년부터 현재까지 그리스 명예 총영사로 활동하는 등 그리스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돈독한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빚, 문제가 없다고?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빚, 문제가 없다고?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분명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있을 것이다. ‘하우스 푸어’는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때 저금리를 바탕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으나, 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이자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와중에 주택가격은 도리어 하락하여 팔지도 못하는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을 말한다. 어느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이나 스스로 ‘하우스 푸어’라고 했다지만, 8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중 350조원에 달하는 국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자만 상환하는 거치기간이 올해와 내년에 대부분 종료되어 앞으로는 원금 상환까지 하게 된다. 이 경우 가계부담은 지금보다 3~4배에 이를 것이고, 이러다 보니 금융권에서는 미국이 겪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면 가계부채만 문제일까? 아니다. 기업의 이자부 부채는 1282조원에 육박한다. 55개 재벌(기업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은 109%로 1년 전보다 오히려 6.8%포인트 감소했지만,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급격히 부채가 늘어나 이자를 상환하고 임금을 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모두 심각한 상황이지만 부채의 증가 속도는 정부부채가 가장 빠르다. 지방정부를 포함한 일반정부 채무는 393조원에 육박, 전년 대비 33조원가량 늘었다. 여기서 정부는 대표적 재정건전성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33.5%를 제시하면서 전년(33.8%)보다 0.3%포인트가 줄었고 당초 예상치 36.1%보다 2.6%포인트 개선됐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올 회계연도부터 재정통계 기준이 현금주의 방식에서 국제기준인 발생주의 방식으로 변경되면 국가채무가 100조원 이상 늘어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5%선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광의의 정부부채인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국가채무 규모는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중앙정부 국채, 지자체 지방채, 보증채무, 4대 공적연금 책임준비금 부족액, 통화안정증권 잔액, 공기업 부채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2009년 말 기준 1637조원에 육박한다. 정부는 주로 가계부채만 문제시하고 있지만 실상은 가계부채, 기업부채와 정부부채 모두가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체험하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모든 경제주체의 채무를 축소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거꾸로 모든 경제주체의 채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우리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가계부채나 정부부채의 상황이 나쁘지 않아 기업을 지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가계부채의 경우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중앙정부 재정과 지방재정 모두 한계에 봉착했으며,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 채무 상황은 심각하다. 이렇게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재점검해야 한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때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29%였는데, 2009년 말 우리나라의 경우 그 비율이 144%나 된다. 한마디로 2008년의 미국보다 위험한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관료들은 GDP 대비 국가채무가 전년 대비 0.3% 감소한 것에 환호하면서 “작년 하반기 이후 예상보다 경기호전이 빠르게 진행돼 GDP도 상당히 증가했고 세수도 예상보다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외환위기 직전까지 당시 관료들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만을 반복했다.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 관료들의 낙관적 견해가 적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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