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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가상화폐 거래소/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상화폐 거래소/박건승 논설위원

    ‘튤립버블’은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에 대한 과열투기 현상이다. 사상 최초, 사상 최대 거품경제라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당시 튤립은 뿌리 하나가 우리 돈으로 1억 6000만원까지 치솟았다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 후 400년이 지나 튤립버블의 데자뷔 논란과 함께 세계경제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 바로 가상화폐다. 한국은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직후인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세계 1위 파생상품(선물·옵션)시장의 왕좌를 지켰다. 2011년 주가지수 선물 거래의 하루평균 계약금은 45조원을 크게 웃돌았다. 다른 해외시장과 달리 개인들도 국내 파생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천만원으로 수백억원대 자산을 일군 ‘○○○미꾸라지’, ‘○○○세발낙지’ 등의 고수들이 활약하던 전설의 시절이었다.그런 파생시장이 올 들어 얼굴을 싹 바꿔 전국을 휘몰아치고 있다. 이른바 비트코인 열풍이다.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일종의 ‘인터넷 금(金)’쯤으로 보면 된다. 가상화폐는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일반 화폐와는 다르다. 처음 고안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나라별로 다르지만 실제 화폐와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비트코인이나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이더리움 클래식 등이 주종을 이룬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어제 1000만원을 돌파했다. 연초만 해도 코인당 100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21일에는 900만원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빗썸의 월간거래액은 이날 40조원을 넘어섰다. 디지털 신호에 불과한 비트코인이 어쩌다 ‘금보다 귀하신 몸’이 됐는지. 그리고 금을 대체하는 인터넷상의 주축 화폐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국내에 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나지만 규제 장치가 없어 글로벌 투기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미국 기업과 손잡고 120개가 넘는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거래소가 지난달 문을 열었다. 일본 기업과 합작한 거래소는 얼마 전 개소식을 했다. 중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는 다음달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한국이 ‘파생 왕국’ 때처럼 ‘규제 무풍지대’이기 때문이다. 통판매업자로 등록만 하면 누구나 문을 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서버 용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거래 화폐를 늘렸다가 접속 장애가 생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정부는 대책팀을 꾸린 지 두 달이 됐는데 아직 별다른 성과가 없다. 이런 무법운전은 글로벌 투기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한국에서 21세기판 ‘튤립버블’이 재현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가. ksp@seoul.co.kr
  • 제도개혁 완수 못한 아시아 국가들 1997 재연?… 다시 금융위기 경고음

    제도개혁 완수 못한 아시아 국가들 1997 재연?… 다시 금융위기 경고음

    1997년 태국발 금융위기가 아시아를 강타한 지 20년이 흘렀다. 진앙지인 태국을 비롯해 직격탄을 맞았던 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는 과거의 위기를 극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는 수치상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제도 개혁은 이뤄지지 않아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라 있다.지난 20일(현지시간) 태국은 글로벌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태국 통계청은 2017년 경제성장률이 수출 호조와 중국 관광객 유입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3.5%)을 웃도는 3.9%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3.6%~4.6%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이날 발표했다. 부동산 회사들이 해외 채무 상환 불능을 선언하고, 바트화 가치와 주가가 폭락하던 20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태국 말고도 1997년 금융위기의 주인공이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한국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변신했다. 수치가 말해 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996년 387억 달러에 불과했던 태국의 외환보유고는 2017년 5월 기준 1840억 달러로 약 5배 불어났다. 인도네시아는 183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로 약 7배, 말레이시아는 270억 달러에서 980억 달러로 약 4배, 한국은 332억 달러에서 3785억 달러로 약 11배 늘어났다. 1996년 1조 달러를 밑돌던 아시아의 외환보유액 합계는 전 세계 보유액의 절반인 6조 달러(약 6510조원)를 넘어섰다.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던 경상수지 적자도 해소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3개국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길은 달랐지만 ‘리더십’이 가른 성패 20년 동안 각국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태국과 인도네시아, 한국은 호된 정공법을 택했고 독자적으로 자구 노력에 나선 말레이시아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IMF는 ▲거시경제지표 개선 ▲금융부문 구조조정 ▲자본·무역 자유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했다. 태국은 정부 예산을 삭감했다. 부실은행 4개를 국유화하는 한편 91개 파이낸스사 중 56개를 퇴출시켰다. 공기업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추진했다. 한국도 비슷한 경로를 택했다. ‘모범생’ 태국과 한국에 비해 인도네시아는 ‘열등생’이었다. 외채가 막대했고 30여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수하르토 대통령의 측근들이 정치와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는 경제 회복이 더디다는 이유로 IMF와의 합의 사항을 한 차례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외환위기 극복에 실패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98년 학생과 노동자 시위로 32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 이 같은 ‘리더십 리스크’로 인해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20년 전의 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2015년에는 외환위기 ‘5대 취약국’에 속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의 비마 유디스티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국제TV방송(CGTN)에 “금융위기 이전 경제성장이 10%일 때 기업들은 30% 성장했는데, 지금은 기업들의 성장세도 5% 이하”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가 선택한 길은 독특하다. IMF가 요구한 이행 사항과 정반대의 해법을 취했다. 외환위기를 맞아 변동환율제를 택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오히려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하고 단기 자금의 해외 유출을 통제했다. 다른 나라들은 긴축정책을 펴느라 금리를 인상했지만 말레이시아는 거꾸로 경기 부양을 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정부 지출을 늘려 부도 위기에 놓인 은행과 기업들을 지원했다. 전적으로 당시 17년째 권좌에 앉아 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 때문이었다. 국수주의적 성향이었던 마하티르 총리는 외환위기 자체를 미국이나 거물 투자가 조지 소로스 같은 서방측의 음모로 규정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말레이시아 역시 위기를 극복했다. ●전문가 “아시아 개혁 필요성 잊었다” 어쨌거나 당시 환란의 피해국들은 일견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듯 보이지만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주장한다. 그는 지난 7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글을 통해 “IMF의 개혁 각본에 따른 아시아 국가들은 대미 수출을 강화해 5%대의 성장률을 회복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이 회복되자 좀더 중요한 개혁의 필요성을 잊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 이전보다 금융 시스템이나 경제의 투명성이 개선됐지만 수출 의존적 경제구조의 탈피, 생산성과 혁신 증대, 교역관계의 다변화, 부패근절 같은 좀더 근본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은 임금인상 없는 GDP 증가의 늪에 빠졌다고 페섹은 지적한다. 한국(2만 7000달러)을 제외하고 1인당 GDP가 6000달러인 태국, 4000달러인 말레이시아 등 한국(2만 7000달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진국 함정’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측되고 있어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갑작스런 해외 자본 유출로 위기를 맞았던 1997년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초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데 이어 내년에도 3~4차례 금리 인상 관측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하반기 양적완화를 중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20년 만에 다시 한번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 어느 나라가 착실히 제도 개혁을 해 왔는지 곧 드러나려 하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세상의 절반은 어떻게 사는가(제이컵 A 리스 지음, 정탄 옮김, 교유서가 펴냄) 네덜란드 태생의 미국 사회운동가이자 사진작가인 저자가 130여년 전 미국 뉴욕 빈민가 공동주택을 배경으로 고군분투하는 다양한 민족의 실태를 글과 사진으로 세세하게 그려 낸 탐사보도서다. 472쪽. 1만 8000원. 서유견문(유길준 원저, 장인성 지음, 아카넷 펴냄) 조선 후기 ‘서유견문’을 쓴 유길준의 ‘개화’ 개념을 실학과 보수주의의 관점에서 다시 파악하고 유길준의 사유로부터 한국 보수주의의 기원에 관한 성찰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720쪽. 3만 6000원. 이상한 정상가족(김희경 지음, 동아시아 펴냄)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한 한국의 가족주의와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하고 가족 내에서 이루어진 체벌, 차별 등 폭력의 민낯을 꼬집는다. 284쪽. 1만 5000원. 번역과 횡단(구인모 외 15인 지음, 김용규·이상현·서민정 엮음, 현암사 펴냄) 16명의 학자가 한국 근대문학에서 번역이 차지한 역할과 그에 따른 우리 근대문학의 형성 과정을 탐구한다. 720쪽. 2만 5000원. 실업이 바꾼 세계사(도현신 지음, 서해문집 펴냄) 조선 후기 이필제의 난, 인클로저 운동, IMF 구제금융 사태, 미국발 경제 대공황 등 14가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실업을 방치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사회적 문제와 혼란을 설명한다. 304쪽. 1만 3900원. 그 얼마나 좋을까·시가 고운 꽃가지에 걸려서라네(김준섭·변구일 옮김, 김세현·정림 그림, 한국고전번역원 펴냄) 다산 정약용이 쓴 시 ‘불역쾌재행’ 20수를 그림과 함께 소개한 ‘그 얼마나 좋을까’와 이덕무·박제가 등이 그림에 대한 감상을 담아 지은 제화시 16편을 새로운 그림과 함께 편집한 ‘시가 고운 꽃가지에 걸려서라네’를 한국고전번역원이 펴냈다. 각 60쪽, 56쪽. 각 1만 2000원.
  • “수능 연기 지지 국민께 감사…소수자 배려가 미래 희망”

    “수능 연기 지지 국민께 감사…소수자 배려가 미래 희망”

    文대통령, 포항여고 수험생들과 대화 “포항 학생 안전·불공정 우려해 결정” 지진 피해 아파트·이재민 대피소 찾아 “이주 최선…고가 가재도구 지원 검토” 자원봉사자 격려… ‘밥차’서 함께 점심 죽도시장 방문해 과메기 16박스 구입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결정 이후) 정말 고마웠던 것은 나머지 학생, 학부모들이 불평할 만했는데도 연기를 지지하고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고 응원도 보내 주셨던 것”이라며 “이런 국민 마음속에 희망이 있고 소수자를 함께 배려하는 게 미래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진 발생 이후 9일 만에 경북 포항을 찾은 문 대통령은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고3 학생들과 이재민,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고충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포항여고를 방문해 고3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능 시험을 변경하면 굉장히 큰 혼란이 생겨나고 많은 분이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연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지 못했지만, (전체 수험생의) 1%가 채 안 되지만 (포항)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있고 잘못하면 불공정한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민안전’과 ‘공정성 회복’이란 현 정부의 국정 화두가 수능 연기 결정의 배경임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아기 돌 반지까지 다 모아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서해안 유류 피해가 생겼을 때도 추운 겨울에 바위와 자갈을 다 닦아내는 자원봉사로 피해를 이겨 냈다”며 “포항이 고통을 받으니 많은 의연금을 모으고 많은 자원봉사자가 수고하고 아픔을 나누려는 게 아주 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동료였던 김외숙 법제처장이 포항여고 출신이라는 점을 소개하자 학생들은 환호했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과 함께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단체사진을 찍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붕괴 우려가 제기된 북구 대성아파트도 방문했다. 주민들을 만나 “소파나 냉장고라든지 값비싼 것들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면서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지원 체계가 주택 파손 보상만 있고 가재도구에 대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웅 포항부시장에게 “주민들이 자의로 재건축하는 것과 안전에 문제가 생겨 재건축하는 것은 다를 것”이라며 “포항시가 잘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이어 이재민 대피소인 흥해체육관을 찾아 시민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진작 와 보고 싶었으나 총리가 현장 상황을 지휘하고 행정안전부 장관과 사회부총리 등 부처가 열심히 뛰고 있어서 초기 수습 과정이 지난 후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이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전진단을 해서 계속 거주하기 힘든 건축물은 하루빨리 철거하고 이주할 집을 마련해 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주택을 재건축해야 할 경우 임시거주시설이 필요한데 기존 (머무르는 기간인) 6개월은 너무 짧으니 건축이 완성될 때까지 머무르게 해 달라는 건의도 타당한 만큼 이 부분도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액상화 부분도 중앙정부가 함께 얼마나 위험성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체육관 밖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밥차’로 가서 밥과 시금치무침, 고등어조림 등을 배식받고 체육관 옆 비닐 천막에 들어가 자원봉사자들과 점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이재민들이 입주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인 장량 휴먼시아아파트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이불세트 등을 선물했다.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로 죽도시장을 방문해 특산물인 과메기 16박스를 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英 안 풀리는 경제… 세계 5위 대국 프랑스에 내줬다

    英 안 풀리는 경제… 세계 5위 대국 프랑스에 내줬다

    GDP 2년후 인도에도 밀릴 듯 2년 추가예산 30억 파운드 편성세계 5대 경제대국인 영국이 프랑스에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밀려났다. 유럽연합(EU)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자 생존을 모색하려고 추진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이 경제 불확실성만 가중시켜 영국 경제를 끌어당기고 있는 양상이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0월에 발표한 올해 각국 국내총생산(GDP) 예상치에 따르면 영국 경제 순위는 세계 6위”라고 공식 인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해먼드 장관은 “EU 측과 브렉시트 협상이 원만하지 않게 진행될 때를 상정해 앞으로 2년간 30억 파운드(약 4조 3400억원)의 추가 예산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세계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은 올해 GDP 규모가 19조 4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위인 중국은 11조 9000억 달러, 3위 일본은 4조 9000억 달러, 4위 독일은 3조 7000억 달러, 5위 프랑스는 2조 5750억 달러로 분석됐다. 영국은 2조 5650억 달러로 6위이고, 인도가 2조 4000억 달러(7위)로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1조 5300억 달러로 11위다. 해먼드 장관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영국 경제는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성이 저하되는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2% 포인트 줄어든 1.6%, 내년에는 1.0%로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EU를 이끄는 독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2.2%, 2.1%라는 점과 대조적이다.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는 프랑스도 성장률이 올해 1.7%, 내년 1.6%로 전망된다. 영국은 2019년에는 매년 6~7%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도에도 밀려 경제 규모 순위가 7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U와 브렉시트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영국이 경제흐름 둔화 속에 자금 조달 비용은 증가하는 힘겨운 상황을 맞게 됐다. 브렉시트 불안 속에서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대형 은행들이 유럽 거점을 런던에서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자 금융 중심지로서의 영국의 위상이 약화된 것은 물론 오르기만 하던 런던 집값도 9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대를 밑돈 GDP 성장률, 부동산 시장 침체와 예상을 웃돈 가계 부채 문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영국 경제를 강타하면서 경제가 하향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영국의 경제 여건이 구조적으로 취약했기 때문에 브렉시트 충격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7일 “2007~2016년 사이 독일의 실질임금은 10.6%, OECD 회원국 평균은 6.4% 오른 반면 영국은 2.6% 하락할 정도로 장기적 측면에서 본 영국의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라며 “기업 투자와 연구개발비 지출도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며 소득불평등 문제가 심각해 브렉시트 충격을 시장이 소화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책 패러다임 전면 전환… 노동개혁부터”

    “정책 패러다임 전면 전환… 노동개혁부터”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은 한국 경제가 ‘경제적 자유의 증진과 사회 안전망의 확충’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책 패러다임의 전면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변 전 장관과 최광해 전 국제통화기금(IMF) 대리이사, 최희남 현 IMF 이사, 김준일 IMF 조사국 고문 등은 21일(현지시간) IMF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국 경제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안’이라는 제목의 워킹 페이퍼에서 이같이 밝혔다. 변 전 장관 등은 “2000년대 이후 저성장과 양극화의 악순환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소득 불균형을 완화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그러나 이해당사자 간 합의를 통한 구조 개혁 방안의 도출이 어려운 것은 성장 중심 논리와 분배 우선 논리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두 가지 논리를 포괄하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 자유 증진을 위한 최우선 구조 개혁 과제로 노동시장·금융 개혁을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 종신 고용 관행 탈피, 금융규제 틀의 네거티브 시스템으로의 전환 등을 제시했다. 변 전 장관 등은 “수도권 집중 억제 정책에 대한 발상을 전환해 지방과의 격차 확대라는 부작용 완화를 위해 수도권 개발 이익을 타 지역과 공유하는 방안과 이민의 적극적 수용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 안전망 확충 방안으로서 실업보험 제도의 개선을 첫 번째 정책으로 꼽으며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하고 지급 기간을 18개월까지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또 장기공공 임대주택 공급 확대, 아동수당 도입, 고교 무상교육 등 사회계층 간 이동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조했다. 변 전 장관 등은 “구조 개혁이 없는 사회 안전망의 확대는 재정 건전성과 경제 활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미래의 구조 개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며, 반대로 사회 안전망 확충 없는 구조 개혁은 정치적으로 수용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맞은 거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맞은 거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22일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추도식이 열렸다. 거제시는 이날 오전 10시 김 전 대통령이 태어난 장목면 대계마을에 있는 김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앞 광장에서 서거 2주기 추도식을 개최했다. 거제시민과 김 전 대통령 친·인척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김 전 대통령이 보여준 흔들림 없는 민주정신, 개혁정신이 사회 곳곳에 튼튼히 뿌리를 내렸다”며 “보고 싶고, 그리우면서 존경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대통령 자택경호와 대선 유세 경호를 맡았고 청와대 가족경호팀장을 했던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은 “국가원수 이전에 자상하신 아버지, 고향 대선배님으로 대해주셨던 따뜻한 순간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김 전 대통령의 셋째 여동생인 김호림(82)씨는 오빠의 육성과 회고 영상이 나올 때마다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김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현철씨는 유족을 대표해 영상 인사를 했다. 그는 “아버님께서는 언제나 고향 거제도를 잊지 않고 자랑스러워 하셨다”며 “아버님을 오래오래 기억해주시는 거제시민들께 말로 다할 수 없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추도사 후에는 김 전 대통령이 부인 손명순 여사에게 자주 들려줬거나 들었던 노래 ‘메기의 추억’, ‘청산에 살어리랏다’가 울려 퍼졌다.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 사진에 헌화한 데 이어 기록전시관을 둘러보면서 고인을 추모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발생한 IMF 외환위기로 많은 업적이 가려졌지만, 이 땅에 민주화의 새벽을 연 정치인이자 국가 발전의 초석을 다진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또 정치 기반인 부산·경남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한편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서거 2주기 추모행사로 ‘소망나무 키우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공사 측은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 방문객들이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과 개인적인 소망을 적은 뒤 전시관 1층 소망나무에 달도록 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외환위기 20년] ‘제조업 패싱’ 한국경제의 毒

    [외환위기 20년] ‘제조업 패싱’ 한국경제의 毒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가 금융과 서비스업을 중시해 왔지만 근본적인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허약해진 제조업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20년을 맞아 21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대기업이 제조업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산업금융 시스템 복구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 논의가 ‘제조업 패싱(건너뛰기)’으로 흘러가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외환위기 과정을 분석한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을 내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 왔다.→오늘(21일)이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꼭 20년 되는 날이다. 정경 유착과 관치금융, 재벌체제의 구조적 모순, 과잉투자 등이 1997년 외환위기를 초래했다는 진단에 동의하나. -진단이 정확해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온다. 위기 전까지 한국 경제는 결코 암흑기가 아니었다. 성장과 투자, 일자리, 소득 증가로 순항하고 있었다. 외환위기는 총체적 기업 부실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외환이 모자란 데서 왔다. 외국 금융사들이 국내 종합금융사에 투자했던 단기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했던 게 도화선이었다. 그런 점에서 당시 임창열(경제부총리) 경제팀은 IMF 구제금융 신청이 아니라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한 뒤 채권자들과 협상에 나섰어야 했다. IMF 처방이 과도했다는 데는 이제 거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은가. 건강한 사람도 아플 수 있는데 다짜고짜 수술대에 눕혀 놓고 배를 짼 형국이다. →기업의 과잉투자가 문제였던 것은 사실 아닌가. -기업 부채비율이 높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차이일 뿐,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다. 기업이란 기본적으로 위험 부담을 짊어지는 주체다. 전반적인 위기관리에 실패한 김영삼 정부의 책임 대신 오히려 기업들이 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게다가 고금리를 강요하며 과격한 구조조정을 주문하면서 국가경제의 손실을 키웠다. 기업 부채비율을 단기간에 400%에서 200%로 낮추라고 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결국 대규모 해고로 이어졌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그 해결책으로 문재인 정부는 ‘사람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는데. -성장을 해야 국가경제가 굴러간다. 문재인 정부는 성장에 대한 철학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 벤처기업만 육성해서는 경제가 클 수 없다. 벤처기업 20개 창업해서 한 개만 살아남아도 성공이라고들 하는데, 망한 사람들은 누가 책임지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보완관계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산업금융 시스템을 복구해야 하고 어떻게든 대기업이 국내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동반성장 선순환도 쉬워진다. ‘갑질’은 법과 제도로 규제하면 된다. 국가경제가 성장하려면 금융자본보다 산업자본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금융업보다 제조업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어느 것이 더하고 덜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중심축은 제조업이라는 것이다. 요즘 한국에서도 4차 산업혁명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품소재산업이나 중화학공업 등 제조업을 사양산업인 양 취급해서는 안 된다. 제조업을 중심에 놓고 금융과 서비스가 함께 가야 한다. →새 정부의 경제철학을 사실상 짜고 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지침)를 강조하고 있는데. -기업개혁 수단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 같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나 펀드매니저들이 과연 ‘선한 청지기(스튜어드)’로서의 능력과 자격을 갖췄는지 점검해 볼 일이다. ‘자율규제’라는 그럴듯한 말 대신 정부가 직접 기관투자가와 기업 간에 공평하고 생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규제 틀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일각에선 한국 경제를 서서히 죽어가는 ‘뜨거운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는 얘기가 많다. 제2 환란을 맞을 위험은 없는가. -그런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입·유출 가능성이 낮고 무엇보다 외환보유액(올 10월 말 기준 3845억 달러)과 정부의 외환관리체계가 2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좋아졌다. 다만 환란 이후 기업가정신이 많이 죽었는데 지금도 사회 분위기가 기업인을 싸잡아 죄인 취급하는 것 같아 좀 걱정스럽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레바논 ~ 이라크 ‘시아 벨트’ 부담 “사우디 왕권 교체기 불안 투영”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권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권력 무함마드 빈살만(32) 사우디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아직 정치적 역량을 증명해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오랜 숙적 이란은 중동 일대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를 신봉한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에게는 눈엣가시다. 이란은 혁명을 일으켜 왕조를 전복시키기도 했다. 새 국왕이 사우디를 틀어쥐기 전에 이란을 위시한 시아파가 중동을 장악하는 것은 아닌지, 이란에서 태어난 이슬람식 민주주의가 아랍국 일대로 퍼져 나가는 것은 아닌지, 이란을 바라보는 사우디는 불안하다.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이란은 세계 제1의 테러지원국이다.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는 아랍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 등은 지난 4일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사우디 리야드 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건의 배후에 이란과 헤즈볼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 측은 “이란의 공격에 나태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며 무력 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20일 “아랍연맹의 성명은 거짓말과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TV 연설에서 “우습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배후에 헤즈볼라가 있다는 설을 일축했다. 양측이 전쟁이라도 벌일 듯한 기세지만, 군사력·경제력 등 전통적인 ‘하드 파워’ 측면에서 이란은 사우디의 상대가 안 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펴낸 ‘세계 군비 지출 동향’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637억 달러(약 69조 8597억원)의 군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이란의 지난해 군비는 123억 달러로, 사우디의 5분의1 수준이다. 사우디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미국의 오랜 우방이기도 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미 정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적대적인 것도 사우디에 유리하다. 경제 규모도 사우디가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은 6785억 달러이며, 이란의 GDP는 4276억 달러다. 또 사우디는 세계 1위 산유국으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하지만 이란의 ‘소프트 파워’는 사우디에 위협적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을 통해 왕조를 전복시키고 이슬람식 민주주의를 구축한 전력이 있다.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를 자임한다. 왕은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지난 12일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의 입김 강화가 사우디 왕위 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사우디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정부는 양위 계획을 부인하고 있지만,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왕실 관계자들을 인용해 “늦어도 25일까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빈살만 왕세자에게 왕위를 이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동맹국 또는 추종 세력에 자율성을 주는 방식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는 지난 17일 “사우디와 이란이 각각의 동맹국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보면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각국을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후티 반군 등이 그 예다. 그들은 의사결정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반면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이 지배하는 사우디는 동맹국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했다. 때문에 소수의 우방국을 제외한 다수를 적국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이란은 IS가 점령했던 이라크, 시리아와의 유대를 다지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의 지지를 받는 헤즈볼라의 입지가 단단해졌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사우디는 머리맡에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 벨트’를 두게 된다. 다급해진 사우디는 앙숙 이스라엘의 손을 잡았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0일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사우디와 비밀리에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조너선 아델만 미 덴버대 국제학 교수는 지난 17일 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란과의 갈등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면서 “국내 문제로 향한 사우디의 시선을 이란으로 돌리려는 것이지 꼭 전쟁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카타르 아부 디아브 프랑스 파리대 정치학 교수는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예멘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 변수”라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외환위기 20년] 위기 ‘주범들’ 여전…신성장 동력 찾아야

    [외환위기 20년] 위기 ‘주범들’ 여전…신성장 동력 찾아야

    201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은 지 20년이 되는 해. 반도체와 철강 등의 수출 호조로 수출은 사상 최대인 68개월째 흑자이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원화가 강세다. 최근 세계 6대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와 통화스와프를 맺어 외환위기로부터 상당히 자유로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재벌위주 산업 구조, 기업 구조조정 시스템 미비 등 당시 외환위기 발발의 대내적 원인으로 꼽혔던 어두운 그림자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정경유착의 민낯이 생생히 드러났고, 관료들의 낙하산도 여전하며, ‘좀비기업’(한계기업) 구조조정도 쉽지 않다. 신성장 사업을 찾는 것도 과제다. 지난 20년간 혹독한 수업료를 낸 만큼 ‘새로운 20년’을 맞이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서울신문이 20일 전문가 6인에게 진단과 처방을 들어본 결과 그들은 “IMF 사태를 촉발한 위기 요인들은 아직도 뿌리 깊게 우리 경제의 근간을 차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이 꼽은 ‘여전한’ 위기 요인은 정경유착,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 관치금융, 상시적 구조조정 시스템 미비, 기업 부채의 증가와 수익성 악화 등이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1997년 IMF 위기 당시 대기업 부채 증가가 큰 문제였는데 지금은 중소기업들까지 부채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면서 “부채에 의존해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이 정리되지 않는 게 여전히 남아 있는 어두운 그림자”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 등 금융권에서 ‘옥석’을 잘 가리지 못한 탓도 있다”면서 “정부가 상시적 구조조정 시스템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다시는 외환위기와 같은 일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년 전처럼 우리 경제 내부가 서서히 곪아 가고 있어 외부의 조그만 충격이라도 닥치면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지금은 성장에 매달리지 말고 잘못된 제도는 제대로 고치고 넘어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우리나라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우조선해양 등 기업들이 국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 산하에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회생 불능 기업은 빨리 정리하고 만약 살아날 수 있는 회사라면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IMF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등의 국제 경기가 나빠지면 위험한 상태가 된다”고 우려했다. 기업들이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전한 재벌 위주의 산업 구조와 관치금융도 가장 큰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BNK금융, 우리은행 등 금융권 인사가 있을 때마다 이른바 ‘낙하산’ 논란과 ‘관치금융’ 지적이 잇따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IMF 위기는 당시 정부와 금융과 기업이 함께 위험을 공유하던 체제가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었다”면서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실패를 했으니 새로운 위험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정부는 사회 안전망을 튼튼히 하고, 금융은 가계대출 위주에서 벗어나 청년층 창업 등을 도우며,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하면서 위험을 같이 나누는 포용적 경제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유연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는 유연한 경제 구조 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부분에서는 오히려 20년 전보다 거꾸로 가는 것 같다”면서 “사회보장체제를 견고하게 하는 동시에 노동시장을 좀더 유연하게 만들어야 기업 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규제개혁이 지지부진하고 경제 구조가 점점 경직적으로 변해 가 기업 경쟁력 제고가 어렵다”면서 “정부의 금융 관련 규제들은 완화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재벌의 국제 경쟁력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문어발식 경영과 편법 승계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정경유착과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 등은 IMF 위기 때보다 많이 개선됐다는 의견도 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물론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고 지금도 위기 요인 중 하나이지만 당시보다는 많이 나아졌다”면서 “정경유착 등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외환위기 때보다 많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문제는 신성장 동력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자동차, 철강 등 산업을 이을 대안을 찾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외환위기 20년] 경상흑자 회복했지만… 후퇴하는 경제 역동성

    [외환위기 20년] 경상흑자 회복했지만… 후퇴하는 경제 역동성

    태국에서 시작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국가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가 꼽힌다. 현재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극복한 모습이다. 20년 전 텅 빈 외환보유액은 2017년에 한국 3844억 달러, 태국 2005억 달러, 인도네시아 1265억 달러로 가득 찼다. 그러나 경제 역동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영향과 맞서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는 태국이 진앙지였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달러 환율이 3분의1로 떨어져 엔화 강세가 되자 일본 기업들은 생산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금융투기세력인 ‘핫머니’는 아시아로 뛰어들었다. 1990~96년 태국의 연평균 투자 증가율은 12.7%, 말레이시아는 17.9%였다. 덕분에 태국 등의 수출은 늘었지만,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는 적자였다. 중국이 1994년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약세로 유지해 동남아 국가들의 수출이 저조해졌다. 무역수지에 흑자이던 인도네시아도 GDP 대비 2.6%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태국이 금융투기세력의 공격에 손을 들고 고정환율제를 포기하자 외환위기는 아시아로 확산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을 개방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프로그램을 따른 한국·태국·인도네시아의 구조개혁은 유사했다. ‘IMF 모범생’은 한국이었다. 1997년 11월 21일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한국은 1999년 11.3%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회복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2009년 0.7% 경제 성장률로 선방했다. 그러나 장기불황 위험성 등 과제를 안았다. 신자유주의 처방은 고용 불안정성과 소득 양극화라는 부작용도 컸다. 성장률이 둔화하고 가계부채 급증은 IMF에서도 우려한다. 태국은 금융 개혁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이른바 ‘탁시노믹스’로 빠르게 위기를 극복했다. 1997년 금융재건청(FRSA)을 신설해 금융기관 개혁을 총괄했다. ‘태국판 달러·금 모으기 운동’도 일어났다. 2001년 집권한 탁신 총리는 농촌 개발사업, 공기업 민영화, 인프라 확충을 추진해 경제 위기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했다.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약 8%에 달했지만, 20년 후 11% 이상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2006년·2014년 연이은 군부 쿠데타와 2016년 국왕 서거 등 정치불안으로 경제가 발목을 잡혔다. 인도네시아는 외부 투자를 기반으로 경공업을 육성했지만, 금리가 높아 투기성 단기 자본의 표적이 돼 외환위기를 겪었다. 자원 의존적인 구조 등을 이유로 다른 나라보다 취약했다. 2013년 증시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를 미국 금리 상승에 취약한 5개국으로 선정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2014년에 집권해 경기부양책을 펴 2016년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경제성장률도 5%대로 올랐다. 국제 3대 신용평가회사인 S&P는 올해 들어서 인도네시아를 투자적격등급(BBB-)으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상 수지 약세는 위험 요인이다. 말레이시아는 외환위기 처방으로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정부 지출을 늘렸다. IMF의 비웃음을 샀지만, 외환위기를 빨리 벗어났다. 물가 폭등도 없었다. 그러나 2014년 시작된 저유가로 링깃화 가치가 폭락했다. 나집 라작 총리가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나랏돈 해외로 빼돌렸다는 부패 의혹도 더해져 말레이시아 경기는 고전 중이다. 한국과 동남아 외환위기의 반사이익은 중국이 누렸다는 평가다. 중국은 한국이 주춤할 때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2002년 이후 중국과 동남아의 무역액은 연평균 20% 이상씩 증가했다. 계층 간 격차가 확대된 동남아 국가는 내수 중심 성장이 여의치 않다. 2016년 태국의 상위 1%가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58%, 인도네시아는 49.3%였다. 2015년 아세안 경제공동체를 출범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꾀했으나, 투자는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더 몰리고 있다. 중국과의 차별화가 불가피하다. 미국이 지난 10년의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시기이기에 아시아 국가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은 이코노미스트지에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글로벌 기업이 모국의 은행에서 대출을 늘리고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외환위기 극복책을 누구나 따를 수 없다는 한계도 나온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감독분담금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을 수행하기 위해 경비 명목으로 걷는 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라 1999년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로 설립된 금감원의 주요 활동 재원이다. 수수료로 받아들여져 규제를 받지 않았지만 부담금으로 간주해 통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 [외환위기 20년] 30대 그룹 63% ‘물갈이’·시중銀 33곳→16곳 개편

    [외환위기 20년] 30대 그룹 63% ‘물갈이’·시중銀 33곳→16곳 개편

    “정부는 최근 겪고 있는 금융외환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유동성조절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1997년 11월 21일 임창렬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긴급 담화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1일)처럼 경제적 충격뿐만 아니라 심리적·정서적 충격이 우리 삶 전체를 뒤흔들었다. 외환위기에 따른 경제·금융계 재편과 극복 과정, 아직도 남아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3회에 걸쳐 짚어 본다.서울신문이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당시 국내 30대 그룹 중 현재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셋 중 하나꼴인 19곳이 그룹 해체로 사라지거나 자산 감소로 30대 그룹 밖으로 밀려났다. 당시 자산총액 35조 5000억원으로 현대·삼성·LG에 이어 ‘넘버4’였던 대우는 경영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해체됐다. 모회사인 ㈜대우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과 대우건설로 나뉘었고, 30개에 달했던 계열사도 뿔뿔이 흩어졌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건설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며, 대우조선해양도 최근 법정관리 위기에서 기사회생하는 등 ‘대우 수난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당시 재계 6위 쌍용(자산총액 16조 5000억원)도 쌍용정유(현 에쓰오일)와 쌍용중공업(현 STX중공업) 등이 계열에서 분리되면서 사실상 해체됐다. 8위 기아도 기아차 경영여건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부도를 맞고 부도유예협약에 들어갔다. 28개 계열사 대다수가 청산, 합병 등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동아(13위), 진로(19위), 고합(21위), 동양(23위), 해태(24위) 등도 해체됐다. 주식시장에서도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MF 구제금융 신청 하루 전날인 1997년 11월 20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위 상장사 중 현재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은 14곳에 불과하다. 당시 시총 4위 대우중공업(2조 2000억원)은 2005년 두산이 인수해 두산인프라코어로 변경됐으며 현재 시총 120위(15일 기준)에 자리해 있다. 당시 시총 6위 LG반도체(1조 6000억원)는 현대전자와 합병된 뒤 하이닉스 시절을 거쳐 SK하이닉스로 탈바꿈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과 함께 시총 2위로 올라섰으나 LG반도체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밖에 현대전자(당시 시총 7위)·LG정보(9위)·데이콤(12위) 등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명이다. 금융권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외환위기 직전 33개까지 늘었던 시중은행은 현재 16개로 개편됐다. 5대 시중은행으로 불렸던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은행)는 모두 간판을 내렸다.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판 월스트리트를 꿈꾸던 증권사도 고려증권과 동서증권을 시작으로 장은·한진투자·쌍용투자·서울·조흥증권 등이 차례차례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았다. 보험업계 구조조정은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생명보험에선 고려·국제·태양·BYC 등이 차례로 퇴출됐고, 손해보험에서도 대한보증과 한국보증이 합병해 서울보증보험으로 재탄생했다. 금융위원회 집계를 보면 1997년 말 2101개였던 금융사(은행·종금·증권·보험·투신·금고·신협·리스)는 2001년까지 3년간 610개가 정리됐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정부와 기업 모두 외형 확장에만 치중하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감소, 높은 임금상승률이 겹쳐 외환위기를 불렀다”며 “제동장치 역할을 해야 할 금융권도 관치에 휘둘려 고위험 대출을 마구잡이로 집행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살아남은 기업은 새롭게 도약했다. 삼성은 현대그룹 분할을 계기로 재계 1위로 올라선 뒤 든든한 반석을 다졌다. 올해 삼성의 자산총액은 363조 2000억원으로 2위 현대차(218조 6000억원)를 압도한다. SK(5위→3위)와 롯데(10위→5위), 한화(9위→8위) 등도 순위를 끌어올렸다. 1997년 출범한 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며 재계 21위로 올라섰다. 외환위기 당시 3조 9000억원(코스피 3위)이었던 삼성전자 시총은 무려 90배나 늘어난 357조 2000억원이다. 코스피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우선주(40조 1000억원)까지 합치면 400조원에 육박한다. 1999년 설립된 네이버는 2002년 코스닥 상장, 2008년 코스피 이전을 거쳐 시총 7위(26조 5000억원)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외환보유고와 단기외채 비중 등 대외적 경제 여건은 외환위기 때보다 좋지만 신업경쟁력 약화와 높은 실업률 등 대내적 여건은 더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술집약적 신사업에 투자하고 인재를 육성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韓·加 무제한 통화스와프…외환 리스크 벗어났다

    韓·加 무제한 통화스와프…외환 리스크 벗어났다

    기축통화 보유국과는 처음 만기 정하지 않은 상설 계약우리나라와 캐나다가 통화스와프 상설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만기와 한도가 없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외화가 부족할 때 언제든 원하는 만큼 빌릴 수 있다는 의미다. 외환 안전판 마련과 국가 신인도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캐나다 오타와에서 양국 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협정은 서명과 동시에 발효됐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와 같은 비상 상황이 생겼을 때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릴 수 있는 협정이다. 외환 부족에 따른 최악의 ‘국가 부도’ 사태를 차단하고 평소 달러 등을 미리 쌓아 놓고 있는 외환보유고를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개념이다. 20년 전인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한국 경제로선 통화스와프가 주는 안정감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특히 이번 협정은 한도가 없고 만기 시점도 정하지 않은 상설 계약 형태다. 우리나라가 상호 무기한, 무제한 방식의 통화스와프를 맺은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기존에 중국·호주·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와 양자 통화스와프 협정을, 역내 금융 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를 통해 다자 통화스와프 협정을 각각 맺고 있었다. 협정 연장을 협의 중인 아랍에미리트(54억 달러)를 포함하면 전체 통화스와프 규모는 1222억 달러였다. 더욱이 기존 협정 상대국 중에 국제 거래에 활용되는 기축통화 보유국은 없었다. 지난달 진통 끝에 연장에 합의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역시 양국 간 경제협력 등 여러 긍정적인 요인이 있음에도 위안화 자체는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외환위기에 대비하는 최선책으로는 부족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한·캐나다 통화스와프는 기존 협정과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캐나다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무디스가 최고등급 국가신용도를 부여할 정도로 높은 신인도를 자랑한다. 캐나다 달러는 외환보유액 구성 세계 5위(1.9%), 국제결제 비중 세계 6위(5.1%)에 이를 정도로 국제 거래에 널리 통용되는 ‘6대 기축통화’ 중 하나다. 특히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스위스 등 6대 기축통화국은 한도를 정하지 않은 상설화된 통화스와프 연결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이들 국가와도 간접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정은 정부와 한은이 기축통화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3월 캐나다에 협정 체결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번 협상을 진행하면서 정부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공조를 통해 협약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이래 가장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협정의 목적으로 금융 안정을 확실히 못박았으니 금융 불안 시 뒷받침해 줄 테고, 기한이 없어서 만기 때마다 연장 문제가 불거지는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위기 발생 시 활용 가능한 강력한 외환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데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달러화에 맞먹는 신뢰성과 안정성, 유동성이 있는 캐나다 달러화를 비상시 확보했다는 점과 그로 인해 한국 신뢰가 더 보강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만기와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성장할 때 노동 개혁하라는 IMF의 권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으면서 ‘적극적인’ 노동개혁을 요구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을 찾은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단장 등 IMF 연례협의단 6명은 그제 우리나라 성장률 잠정치를 한 달여 만에 0.2% 포인트 더 올렸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노동개혁 등 강도 높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연례협의단이 한국에 올 때마다 으레 강조했던 사안이다. IMF는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50%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고용 규모와 생산성을 늘리지 않으면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조조정은 어려운 과정이어서 성장세가 좋을 때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사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나 노동생산성과 같은 구조적 지표는 오히려 외환위기 이전보다 악화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제조업에서의 비효율성은 20년 전 그대로다. 제조업체의 생산설비 이용도를 보여 주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IMF 외환위기가 발발한 1997년 79.1%에서 2016년 현재 6.5% 포인트 하락한 72.6%를 기록했다. 1인당 노동생산성지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노동생산성은 자본 투입과 연계가 돼야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노동시장이 경직되다 보니 자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는 주장이다. 우리 정부와 IMF 간에 노동개혁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IMF는 한국의 노동시장에 대해 먼저 유연성을 높이고 안정성을 강화하는 이른바 ‘유연안정성’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 안정·유연 순서와 달라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IMF는 유연안정성을 도입할 구체적인 방안으로 정규직에 대한 유연성을 확대하고, 실업자에 대해 강력하고 포용적인 사회안전망을 마련하며,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와 달리 현 정부의 노동 정책은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쉬운 해고를 규정한 정부 지침 폐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인상 등이 대표적인 예다. IMF의 지적은 현 정부의 노동정책과 기조가 다른 것이다. 현 정부의 노동개혁도 일부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부는 여건상 당장 수용할 수 없더라도 IMF 권고에 귀를 기울여 보기 바란다. 다만 관련 정책들이 노사정위의 틀 안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 “한국경제 재도약하려면 ‘디지털 경제’로 혁신을”

    “한국경제 재도약하려면 ‘디지털 경제’로 혁신을”

    20년 전 외환위기를 극복한 한국 경제가 제2의 도약을 하려면 ‘디지털 경제’로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고 더불어 잘사는 ‘포용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최한 ‘2017 글로벌 금융안정 콘퍼런스’에 참석해 “아시아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지만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오므로 철저한 사전 대비가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낮은 생산성, 금융 취약성, 정책 여력의 감소, 대외 조정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일자리 창출 등 포용적 성장 추진” 고 차관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네 가지 방안도 제시했다. 먼저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자금 지원은 물론 건전한 거시경제정책을 유인할 수 있어야 하며 미국 등 선진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신흥국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아시아 국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제안대로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 분배 등 포용적 성장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환 보유 대신 새로운 방안 필요” 국내외 학자들은 금융위기 대비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에드윈 트루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각국은 외환보유고를 축적하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아세안 국가 및 한국·중국·일본이 참여한 역내 자금지원제도)로 국제 협력을 증진했으나 여전히 불완전하다”고 평가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시아 나라들이 달러 확보에 매달리고 있으나 외환 보유의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증하는 중국 부채가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홍 트란 국제금융협회 사무총장은 “미국 금융위기와 일본의 은행위기 발생 당시 부채 수준에 비추어 보면 중국의 부채 누적이 새로운 위기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IMF, 한국 올 경제성장률 3.2%로 상향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진 만큼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확장적인 재정 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현재 성장세가 괜찮은 만큼 정규직 유연성 확대를 포함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타르한 페이지오글루 아시아태평양국 과장을 단장으로 한 IMF 미션단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IMF는 한국 경제 상황에 관해 “(성장) 모멘텀이 굉장히 강하다”면서 “특히 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좋았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지난달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4월 전망치보다 0.3% 포인트 높인 3.0%로 예상한 데 이어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0.2% 포인트 올린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3.0%로 전망했다. IMF는 그러나 한국 경제가 구조적 문제로 인해 견조하고 지속 가능한 장기 성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재정정책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과도한 대외 불균형을 감소시키기 위해 더욱 확장적인 기조를 보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부가 돈을 더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 지원, 보육 관련 지출 및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등을 포함한 사회보장정책, 구조개혁에 대한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IMF는 조언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시장의 예상대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두 번 올리더라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아직 한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한 수준인 만큼 통화 완화 기조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F는 적극적인 구조개혁도 강하게 주문했다.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노동생산성이 여전히 미국의 50% 정도 수준에 머무르는 상황에서는 고용 증대와 생산성 향상이 정책의 우선순위”라며 “상품시장 및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는 구조개혁, 여성 노동시장 참가를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또 “보육정책도 매우 중요한데 이는 여성 인력의 노동시장 참여와 직결되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이 직면한 인구구조 관련 문제를 고려해도 여성 인력의 노동시장 참여는 늘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여전한 ‘외환위기 트라우마’… 국민 89% “비정규직 증가”

    여전한 ‘외환위기 트라우마’… 국민 89% “비정규직 증가”

    57% 가장 힘든 시기로 꼽아 “금모으기 운동이 극복 원동력”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가장 어려운 시기이자 비정규직 확대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핵심적인 모순들이 잉태된 결정적 국면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아 있는 것이다.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외환위기 발생 20년을 맞아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외환위기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8.8%가 비정규직 증가를 꼽았다. 이어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낳았고(86.0%), 빈부 격차를 키웠으며(85.6%), 취업난을 심화시켰다(82.9%)는 반응이 이어졌다. ‘외환위기가 한국 경제에 끼친 부정적 영향을 한 가지 선택하라’는 문항에서도 소득·빈부 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31.8%)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대량실직·청년실업 등 실업문제 28.0%, 계약직·용역 등 비정규직 확대 26.3% 등의 순이었다. 또 지난 50년 동안 한국 경제가 겪은 가장 어려운 시기를 외환위기라고 답한 응답자가 57.4%에 달했으며, 59.7%는 외환위기가 자신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했다. 64.4%는 경제 위기에 따른 심리적 위축을 느꼈고, 39.7%는 본인이나 부모·형제가 실직이나 부도를 당하는 걸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외환위기 당시 직업을 기준으로 보면 대학생(68.9%)이 부정적인 영향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은 8.0%에 불과했다. ‘금 모으기’ 운동은 외환위기 극복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남아 있었다. 42.4%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54.4%는 외환위기 극복의 원동력으로 각각 금 모으기 운동을 꼽았다. 현재 한국에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 안정성 강화(31.1%)가 첫손에 뽑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박양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무연고-저소득층 공영장례 지원 추진”

    박양숙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무연고-저소득층 공영장례 지원 추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양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동4)은 11월 9일자로 무연고사망자와 저소득층으로 삶의 어려운 무게를 견디다가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故人)들이 최소한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장례문화를 중심으로 한 상부상조의 공동체의식과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복지적 가치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서울시 공영장례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IMF 경제위기 이후 가족해체·경제적 빈곤 등으로 가족 및 사회적 관계가 취약해지면서 1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고립 속에서 혼자 살다 외롭게 죽음을 맞이한 무연고사망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무연고사망자는 전국적으로 총 1,232명으로 이는 지난 2011년 대비 1.8배 (682명→1,232명) 증가했으며, 2011년 682명이었던 무연고사망자는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2014년 1,008명, 2015년 1,245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시도별로는 서울시(308명)가 가장 많고, 무연고사망자가 두 번째로 많은 경기도(193명)보다 서울시가 약 60% 이상 많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2015년 서울시 무연고사망자가 300명을 넘어 338명까지 증가했으며, 특히 2017년 8월 19일 현재 서울시에서만 230명의 무연고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16년은 물론이고, 그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었던 2015년보다 많은 무연고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생활수급가정의 경우 75만원의 장제급여가 지원되고 있으나 이는 시신수습 비용 정도의 수준으로 이 지원 금액은 서울시가 적극 권장하고 있는 착한장례 비용 600여 만 원 수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기초생활수급가정의 경우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직장(直葬)방식으로 장례를 진행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서울시의회 박양숙 보건복지위원장은 서울시에서 발생하는 무연고사망자와 연고자가 있으나 장례를 치를 능력이 없는 이들이 공공의 지원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공영장례지원제도 시행을 위한 조례를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 서울시 공영장례지원의 목적과 정의, 서울시장의 책무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 공영장례지원 대상과 방법 및 내용, 지원신청 및 결정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한편, ▲ 공영장례지원 업무의 일부 또는 전부를 비영리 장례지원을 고유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법인 또는 단체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원대상은 ▲ 무연고사망자 ▲ 기초생활수급자 장제급여 수여자 ▲ 차상위계층 등 이다. 이번 조례안에 따른 지원대상은 현재 전국적으로 제정된 공영장례조례 중 가장 포괄적으로 장례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실질적으로 공공의 지원을 통해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실효성을 높여 지원방법과 내용은 ▲ 현물지원을 원칙으로 하되 ▲ 현금지원도 가능하며 ▲ 시장이 정한 ‘노인돌봄대상자인 독거노인의 장례서비스 집행 기준 범위에서 별도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명시했다. 지원신청은 ▲ 본인·연고자·이웃사람 등이 ▲ 구두 또는 서면으로 할 수 있고 지원결정은 ▲ 신청을 접수한 담당공무원은 지원여부를 결정 ▲ 지체없이 신청인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현금지원이 결정되면 민간 기관·단체 또는 성실하게 장례처리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하여 지급할 수 있다. 박양숙 위원장은 “최근 ‘고독사’ 에 관한 언론 보도가 계속되면서 사회적 대응에 대한 요구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근 몇 년간 빠르게 증가한 무연고사망자에 대한 대책 또한 광역단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동 조례안은 지역사회에서 무연고사망자의 존엄한 마무리를 함께함으로써 상부상조의 공동체의식을 높이고,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복지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발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박위원장은 “이번 제정안을 통해 연고자가 없거나, 있어도 장례를 제대로 치를 형편이 되지 않는 이웃들이 공공의 지원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면서 “그동안 기초단체 차원에서의 공영장례조례는 있었지만 이번에 전국 최초로 광역단체 차원에서 공영장례조례가 만들어지면서 이번 조례 시행을 통해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공영장례가 보편적 사회보장이 될 수 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양숙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 공영장례 조례안」은 이번 서울시의회 제277회 정례회 기간에 상정되어 심의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워너원 ‘Beautiful’ MV 프롤로그 공개, 리틀 워너원부터 차승원까지

    워너원 ‘Beautiful’ MV 프롤로그 공개, 리틀 워너원부터 차승원까지

    워너원의 컴백 타이틀곡 ‘Beautiful’ 뮤직비디오 프롤로그가 공개됐다.9일 오후 워너원 공식 SNS를 통해 공개된 ‘Beautiful’ 뮤직비디오 프롤로그는 어린 두 형제의 이야기와 함께 카메오 출연으로 화제가 된 배우 차승원의 열연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공개된 티저 마지막 장면인 강다니엘의 권투경기 장면에 이어진 이번 프롤로그에서는 극 중 두 형제를 둔 아버지 역할로 분한 차승원이 IMF로 어려워진 집안 사정때문에 가족들과 야반도주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 때, 장난치다 놓친 공을 주우러 간 한 아이를 잃어버리는 장면에서 어릴 적 헤어진 형제의 안타까운 스토리가 예고됐다. 두 형제의 극중 아버지 역할을 맡은 차승원은 제작진과 장면의 디테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상의하는 등,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해 영화와도 같은 뮤직비디오를 이끌어냈다. 이어 가족들과 헤어진 아이가 보육원에 가 친구들을 만나고 웃게 되고, 다같이 사진을 찍는 장면이 시간이 흐른 뒤 워너원 멤버들로 교차되어, 이후 전개될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했다. 또한 무비 버전 뮤직비디오의 트레일러는 오는 10일 공개될 예정으로 알려저 기대감을 높였다. 워너원의 새 앨범 “1-1=0 (Nothing Without You)”는 지난 8월 7일 발매한 데뷔앨범 ‘To Be One’ 의 프리퀄 리패키지 앨범으로, WANNA 버전과 ONE 버전으로 출시된다. 한편, 워너원은 오는 13일 프리퀄 리패키지 앨범 “1-1=0 (Nothing Without You)” 발매를 앞두고 컴백 준비에 한창이다. 발매일 오후 7시 Mnet 과 tvN 에서 동시 방송되는 컴백쇼로 워너원 신곡 ‘Beautiful’의 첫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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