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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함 논란 하루 만에 초강수… ‘세계 최초’ 명분보다 실리 택했다

    결함 논란 하루 만에 초강수… ‘세계 최초’ 명분보다 실리 택했다

    유독 美언론만 혹평… ‘ICT 주도권’ 견제 “제2의 갤노트7 사태 없다” 신중론 우세 기업명성 타격… 신기술 통과의례 분석도 애플·화웨이 폴더블폰 연내출시 힘들 듯혁신을 위한 통과의례인가, ‘세계 최초’ 강박에 따른 부작용인가. 삼성전자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갤럭시 폴드’ 글로벌 출시를 전격 연기한 배경은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라는 명분보다 제품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은 스마트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가는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기회로 인식됐다. 때문에 삼성전자 외에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와 애플, LG전자, 구글 등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선제 출시를 통해 세계 1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야심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중국과 영국 등과 달리 유독 미국 언론의 흠집 내기가 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갤럭시 폴드에 소시지를 끼우는 등 조롱에 가까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가 사과하는 등 역풍을 맞았다. 이는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갤럭시 S10 5G)에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는 삼성에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삼성은 초기에는 “화면보호막을 강제로 제거해 생긴 문제”라고 대응하다가 “화면 보호막을 벗기지 않았는데도 화면이 깜빡거린다”는 리뷰가 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하루 만에 전면 출시 연기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화면 결함 논란은 중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기류도 있었지만 “품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무리해서 출시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이 우세해 결국 출시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도를 늦추더라도 정식 출시 전에 리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해 더 막대한 피해를 줄이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는 2016년 발생한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건’이 재현돼서는 안 된다는 내부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갤럭시 노트7 발화 사태 초기 삼성전자는 일부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해 판매한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교환 제품도 잇따라 발화하면서 생산을 중단하고 리콜부터 재고 처리까지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는 브랜드 가치 손상으로 이어졌다. 또한 삼성의 출시 연기 배경에는 폴더블폰의 경쟁자인 애플과 화웨이의 폴더블폰 연내 출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세계 최초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오는 7월 폴더블폰 ‘메이트X’를 출시한다고 밝혔으나 매달 출시 일정을 미루고 있고, 애플의 폴더블폰의 연내 출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갤럭시 폴드 출시를 둘러싼 이 같은 논란은 첨단기술 제품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폴더블폰이라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첫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신기술의 통과의례라는 시각도 있다. 박성민 대한경영학회 부회장(배화여대 교수)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급급해 자체 내구성 테스트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등 허점을 드러낸 것은 전 세계에 그동안 쌓아 온 ‘삼성다움’이라는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준 것”이라면서 “선두주자로서 혁신적인 기술을 신제품에 먼저 적용할 경우 그 과정에서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품의 논란은 불가피하지만, 이에 대한 빠르고 핵심적인 대응 조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채용 규모·경쟁률도 기밀… 영화 속 스파이? 진·보·상·사 돼야 합격!

    채용 규모·경쟁률도 기밀… 영화 속 스파이? 진·보·상·사 돼야 합격!

    대통령 직속 국가정보원(NIS)이 다음달 22일까지 올해 공개채용 원서를 접수한다. 1987~1999년에 태어난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전 정권에서 국내 정치 개입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는 국정원이 개혁 임무를 완수하려면 무엇보다도 사람을 잘 뽑아야 한다는 데 국정원 직원들도 십분 공감한다. 그만큼 신규 채용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국정원 관계자는 23일 “올해 공채뿐 아니라 경력채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수 인재를 충원할 계획”이라면서 “준법지원관 제도 확대에 따라 하반기에는 변호사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국정 개입 논란의 중심에 있던 국내 정보담당관(IO) 제도를 없앴다.●영어·중국어는 원어민 수준 돼야 합격 유리 모든 수험생이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는 국정원의 채용 규모와 경쟁률이다. 몇 명을 뽑는지를 알아야 경쟁률을 파악해 합격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지만 국정원은 채용예정 인원을 공개하지 않는다. 당연히 경쟁률도 확인할 수 없다. 이는 국정원 조직 규모 자체가 국가 기밀이어서 그렇다. 채용예정 인원을 공개하면 이를 토대로 국정원 전체 직원수를 유추해낼 수 있다. 전문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별도의 지원 자격이 없는 분야는 80대1~100대1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경쟁자가 몇 명이 되는지를 모르고 채용 절차에 뛰어들어야 한다. 올해 채용 부문은 국가정보, 전산, 통신, 7개 외국어(영어·중국어·러시아어·일본어·아랍어·스페인어·우즈베키스탄어) 등이다. 국정원이 해외 정보파트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외국어 분야 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국어 능통자로 응시하기 위해 별도의 자격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격증을 갖추고 있으면 유리하다. 중국어는 신HSK 5급 이상, 일본어능력검정시험은 N1 이상, 스페인어는 유럽언어 공통참조기준 B2 이상이다. 소수 외국어는 이런 외국어 기준에 맞는 FLEX(한국외국어대 주관)나 SNULT(서울대 주관) 성적을 갖고 있으면 된다. 다만 자격증이 최종 합격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영어·중국어 등 능통자가 많은 외국어는 원어민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야 합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원 관계자는 “외국어 실력이 뛰어날수록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입사 후 교육도 이뤄지고 전형 과정에서 다양한 측면을 보기 때문에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개혁 방안 ‘준법지원관제’… 업무 중 위법 차단 2017년 서훈 국정원장이 취임한 뒤 내놓은 조직 개혁 방안 중 하나가 준법지원관 제도다.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고 정치적 중립을 실현하고자 도입했다. 경력으로 변호사를 채용한 뒤 준법지원관으로 임명한다. 이들은 국정원 각 부서에 배치돼 법률 자문 업무를 맡는다. 국정원 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 사항을 심사하는 일도 한다. 법적으로 미비한 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준법지원관 연봉 등 복리후생에 대해서는 공개된 것이 없다. 하지만 국정원에 따르면 이들의 이직률은 그리 높지 않다. 변호사로 개업하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들이 국정원에서 일하는 것으로 볼 때 복리후생 수준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 준법지원관 A씨는 “국정원 직원의 현안을 파악하고 바람직한 직무 방향을 찾는 일을 도와준다”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합법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올해 사상 최초로 채용연계형 인턴 모집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원서 접수를 시작해 현재 서류와 면접 전형을 밟고 있다. 최종 선발된 인턴들은 오는 6월 첫 근무를 시작한다. 북한·정보통신기술(ICT)·전략물자·대테러·방첩·미래전략·해외지역분석·어학·교육·홍보 분야에서 3개월간 활동한다. 실적이 우수한 이들은 내년 초 정규직(특정직 7급)으로 정식 임용된다. 다만 인턴이라도 국정원에서 일했던 경험을 외부에 알려선 안 된다. 일반 기업에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에도 입력해선 안 된다. 국정원에서 활동 증명서를 발급해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정원 관계자는 “기존 전형으로는 선발할 수 없던 인재를 뽑고자 채용연계형 인턴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수시 경력직도 꾸준히 모집한다. 지금은 일반·과학기술 분야 경력 채용이 진행 중이다. ● NIAT 필기 난도 높아… 문제 원리 꿰뚫어야 국정원 공채에 합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국정원 인사담당자는 4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진실성과 보안 의식, 폭넓은 독서와 상식, 논리적 사고력이다. 최근 전문가가 대신 써주거나 첨삭 지도를 받은 국정원 입사 자기소개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인사담당자는 “국정원 자소서의 핵심은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진솔하게 표현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수험생들이 자신의 입사 준비 과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세히 올리는 것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지원자가 과연 투철한 보안 의식을 지녔는지 의심이 된다는 것. 인사담당자는 “국정원 요원은 사실 뒤에 깊이 숨어 있는 진실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폭넓은 독서와 상식 공부로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필기시험은 국가정보적격성검사(NIAT)와 논술(한국사·전공)로 진행된다. NIAT는 순간적 상황 판단뿐 아니라 문제의 구조를 근원적으로 꿰뚫는 능력까지 요구한다. 매년 유형이 바뀔 뿐 아니라 시험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침착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문제의 원리를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합격자들은 공기업과 사기업 기출문제, 공직적격성평가(PSAT) 등 시중에 나온 관련 문제집을 모두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국가정보와 외국어 직렬은 한국사 논술을, 정보통신 분야는 관련 전공 논술을 치른다. 한국사 논술의 경우 역사적 사실과 현안의 유사점, 차이점을 찾아 이를 엮어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국정원 합격자 B씨는 “어떤 유형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상상해 직접 출제해 보기도 했는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사생활 불편도 감수할 애국심·헌신 자세 필요 체력검사 종목은 4가지다. 20m 왕복달리기와 10m 왕복달리기, 윗몸말아올리기, 악력이다. 기본적인 지구력과 민첩성을 평가한다. 합격 기준 역시 공개하지 않지만 20대의 보통 체력이면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면접에선 다양한 상식과 사회 현안에 대해서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신문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을 국정원 요원의 핵심 덕목인 애국심, 보안 의식, 정보 감각과 연계해 수시로 정리하면 도움이 된다. 또 다른 합격자 C씨는 “영화 속 ‘007’처럼 화려하고 멋있는 스파이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면서 “보안을 이유로 사생활의 불편도 평생 감수해야 하는데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애국심과 헌신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말 없던 춘향이 목소리에 충격… ‘말하는 활동사진’ 시대 열리다

    말 없던 춘향이 목소리에 충격… ‘말하는 활동사진’ 시대 열리다

    1935년부터 1939년까지 조선영화계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발성영화의 성공’ 그리고 ‘영화기업의 모색’일 것이다. 1935년 10월 단성사에서 첫 번째 토키(발성영화) ‘춘향전’이 개봉하며 조선영화계는 발성영화기로 들어섰고, 이후 ‘조선영화주식회사’(대표 최남주)와 ‘고려영화사’(대표 이창용)라는 양대 회사의 설립으로 조선영화 제작은 활기를 띠게 된다. 하지만 제국·식민지 체제의 영화 제작이 순조로울 수만은 없었다. 조선영화인들은 일제 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스스로 표현의 수위를 조절하며 영화를 만들면서도, 무엇보다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한 상업영화의 논리를 지켜야 했다. 게다가 1937년 중일전쟁 발발을 기점으로 당국은, 민간의 상업영화에도 국책선전 도구로서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 시기 조선영화인들은 제국의 이등 국민이라는 정체성보다는 예술적인 욕망과 상업적인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조선의 향토색을 전시하거나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한 영화를 만들어 일본으로 수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194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 이러한 민간 주도의 영화 제작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영화계 역시 전시체제로 진입하게 된다.●조선어 토키 ‘춘향전’의 성공 일반적으로 유성영화와 발성영화를 혼용해서 쓰는 일이 많지만 엄밀히 말하면 둘은 구분되는 개념이다. 영화 매체가 처음 등장했을 때 무성영화(silent film)의 상태였고, 이후 소리를 입히려는 이런저런 시도들이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유성영화(sound film)다. 한편 발성영화는 유성영화의 여러 기술 단계를 거쳐 사람의 목소리가 화면 속 인물의 입모양에 맞춰 나오는 것을 말한다. 발성영화를 뜻하는 ‘토키’(talkie)가 바로 ‘말하는 활동사진’(talking picture)에서 나온 말임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1927년 워너 브러더스가 제작한 장편 토키 ‘재즈 싱어’의 성공으로 할리우드 영화산업은 본격적인 발성영화의 시기로 진입했다. 활동사진 시절 조선의 풍광을 배경으로 조선 사람들이 나와 움직이는 장면만으로도 관객들이 놀랐던 것처럼 토키 ‘춘향전’(1935) 역시 조선인 관객들에게 큰 충격과 흥분을 안겼다. 조선의 생활과 풍경이 지니고 있던 소리들뿐만 아니라 조선 사람들의 말소리가 처음으로 스크린을 통해 들렸던 것이다. “조선어가 화면에 움직이는 조선인의 입에서 들리는 것이 마치 양요리에 질린 사람에게 김치 맛이 정답인 듯”하다는 기사(동아일보 1935년 10월 11일 자)가 나오는 가운데 단성사는 ‘춘향전’을 보고 듣기 위한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물론 조선영화의 발성 시대가 1935년을 기점으로 단박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1930년 1월부터 할리우드 토키 영화가 북촌의 영화상설관에서 상영돼 조선인 관객들의 주목을 끌자 무성영화에 머물렀던 조선영화계 역시 토키 제작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주목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시도는 무성영화 최고의 스타 나운규와 최초의 조선인 촬영기사 이필우가 의기투합한 ‘말못할 사정’에서다. 둘은 1930년 내내 토키 제작을 모색했지만 영화는 마치 그 제목처럼 성공하지 못했다. 당시 조선영화계의 자본과 기술로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이후 5년의 시간이 걸려 이필우는 조선의 첫 번째 토키 영화로 ‘춘향전’을 내놓는 데 성공한다. 그 제작 기반은 조선영화인과 일본영화인의 협업으로 영화를 만들던 경성촬영소였다.●조선 발성영화의 산실 ‘경성촬영소’ 한국영화사라는, 민족국가의 영화사를 구성하기 위한 영화사가들의 작업에서 일제강점기는 가장 예외적이고 불균질한 시기다. 조선영화는 조선영화인들의 참가로만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영화사는 녹음을 맡은 이필우와 연출과 촬영을 맡은 이명우 형제의 작업으로 ‘춘향전’의 제작 과정을 기록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우선 영화를 제작한 경성촬영소는 와케지마 슈지로라는 재조선 일본인 흥행사가 소유한 스튜디오였다. 또 녹음에 사용한 토키 시스템 ‘조선폰’은 이필우가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니라 일본인 녹음기사 나카가와 다카시가 일본에서 들고 온 시스템을 사용한 것이었고, 그는 녹음도 함께 진행했다. 한편 당시 경성촬영소에는 일본 쇼치쿠 출신의 야마자키 후지에가 감독으로 입사해 조선 이름 김소봉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물론 일본인 흥행사의 자본으로 일본영화계에서 개발한 토키 기술이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춘향전’의 토키 작업을 주도하고 성공시킨 인물이 이필우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후 그는 경성촬영소의 발성영화 3회작인 ‘홍길동전 속편’(1936)부터 혼자서 영화 전체의 동시녹음에 성공했고, 그가 개선한 ‘노이스레스 P. L 시스템 조선폰’은 ‘미몽’(1936) 등 이후 영화에서 활용됐다. 한편 1930년 이필우와 함께 발성영화를 시도했던 나운규는 1936년 ‘아리랑 제3편’으로 토키에 성공한다. 차상은이 자본을 댄 한양영화사가 제작하고 나운규가 주연과 연출을 동시에 맡았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녹음은 일본에서 불러온 기사가 담당했고 한양영화사의 토키 작업도 한 편으로 그치고 말았다. 조선영화계의 열악한 환경과 이를 극복하려는 조선영화인들의 고군분투를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조영’·‘고영’ 양대 영화기업의 등장 이후 경성촬영소는 1938년 11월 동양극장 지배인 최상덕과 고려영화사의 이창용에 의해 공동 인수된다. 조선인 영화사의 경성촬영소 인수는 비록 1930년대 후반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조선영화인들이 조선영화계를 주도하는 계기가 됐다. 촬영기사 출신인 이창용은 토키 ‘춘향전’의 전국 배급에 성공하며 일약 전도유망한 영화사업가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1936년 고려영화사를 설립한 그는 1938년 조선인들의 만주 이민을 그린 ‘복지만리’(1941)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영화제작에 뛰어든다. 이창용은 다른 이들보다 한발 앞서 당국의 의도를 읽어내는 기획력과 일본, 만주까지 배급 시장으로 아울러 제작하는 추진력으로 1930년대 말 1940년대 초반의 조선영화계를 주도한 인물이다. 1939년 9월에는 경성촬영소의 기자재를 이전하고 도쿄에서 새로 구입한 토키 시스템을 설비해 남대문촬영소를 만들었다. 영화 ‘수업료’(1940)와 ‘집없는 천사’(1941)의 실내 공간은 바로 여기서 촬영된 장면들이다. 광산사업가 최남주가 대표인 조선영화주식회사는 1년여의 모색 끝에 1937년 설립됐다. 1938년 박기채의 연출로 창립작 ‘무정’(1939)에 착수했고, 1939년에는 일본영화계의 대형 스튜디오를 본뜬 의정부촬영소를 낙성했다. 하지만 ‘조영’의 제작은 ‘새출발’(이규환 감독·1939년)과 ‘수선화’(김유영 감독·1940년)까지 단 세 작품에 그쳤다. ‘조영’과 ‘고영’을 필두로 조선의 모든 영화제작사는 1942년 9월 일제가 설립한 단 하나의 국책영화사로 흡수됐기 때문이다. ‘조영’과 ‘고영’에 소속돼 영화에 대한 야망을 불태웠던 영화인들 역시 대부분 조선영화제작주식회사에 입사해 군국주의 선전영화를 만드는 데 동참하게 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이통사, ICT 이용 중·노년층 사회공헌

    SKT, 독거노인 돌봄 ‘케어센터’ 열어 LGU+, 50세 이상 ‘유튜버스쿨’ 운영 이동통신사들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중·노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인다. SK텔레콤은 독거노인 대상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주관할 ‘ICT 케어센터’를 서울 성동구에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SK텔레콤은 8개 지자체(서울 성동구, 영등포구, 양천구, 중구, 강남구, 서대문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 독거노인 2100명에게 다음달 중순까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보급하고 스마트 스위치, 문 열림 감지 센서 등을 제공한다. 독거노인들은 누구를 통해 감성 대화, 음악, 뉴스 등을 들을 수 있고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안으로 복약 지도 등을 제공하는 ‘행복 소식’,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건강 톡톡’, 치매 사전 예방 혹은 진단이 가능한 ‘행복 게임’ 등 특화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사회적 기업 ‘행복한 에코폰’은 ICT 케어센터에서 누구를 통해 수집된 각종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했을 때에는 심리 상담, 방문 조치 등 실시간 대응을 담당한다. 각 지자체는 ICT 돌봄 서비스 업무를 담당할 현장 매니저, ICT 케어센터 상주 인력 총 25명의 인건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50+유튜버 스쿨’ 참가자를 다음달 19일까지 모집한다. 참가자는 오는 6월부터 3개월간 인기 PD 특강, 유명 유튜버의 일대일 멘토링을 받으며 영상편집 등 콘텐츠 제작과 유튜브 채널 운영을 전수받는다. 교육과정 중 제작한 콘텐츠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U+tv 브라보라이프 등을 통해 배포되며, 우수 교육생에 대한 시상도 이뤄진다. 교육 과정은 방송 경력이 있는 장은혜 PD의 유튜브 기획·운영 교육, 안나영 다큐멘터리 감독의 영상편집 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글 코리아 본사 직원이 유튜브 운영과 채널 유입 원리를 알려 주는 강의도 진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정부, 비메모리·바이오·미래차 3대 중점산업 키운다

    정부, 비메모리·바이오·미래차 3대 중점산업 키운다

    추격형 경제→선도형 경제 ‘체질 개선’ 현대차, 수소차 ‘넥쏘’로 세계시장 공략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연관 효과 확대 바이오, ICT와 결합 ‘혁신적 변화’ 기대청와대와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해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3대 분야는 한국이 세계적 수준이거나 준하는 경쟁력을 갖췄고, 중소기업 연계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업종인 만큼 ‘혁신성장’을 견인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3대 분야는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추격형 경제에서 세계시장을 이끌어 가는 선도형 경제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선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수소경제, 미래자동차, 바이오, 에너지신산업, 비메모리 반도체, 5G 기반 산업 등이 새 성장동력으로 커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점 육성 산업에 선정된 ‘미래형 자동차’는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의미한다. 수소차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 현대자동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인 투싼 양산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수소차 넥쏘를 출시했다. 넥쏘는 완전 충전 시 최대 609㎞를 이동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넥쏘는 출시 이후 계약 물량이 7000대를 돌파했고, 2022년 수소차 6만 5000대, 2030년까지 63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 관건인 인프라 확충도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도로공사·현대차와 함께 지난 12일 경부선 안성휴게소 등 3곳에서 수소충전소를 개장했다. 올해 말까지 10곳을 더 설치하고, 2022년까지 복합환승센터·버스차고지 등 주요 교통 거점 310곳에 수소 충전 설비를 구축한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수소차 기술이 세계 최고라 해도 문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인 만큼 정부 계획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은 메모리에 편중된 반도체 산업의 영역 확장과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 극대화를 노리기 위해서는 필수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재 육성, 규제 개혁, 예산 지원 등에서 경쟁국들에 밀리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부문의 한국 기업 점유율은 약 60%에 달하고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3~4%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비메모리 육성 ‘초격차 전략’을 잇따라 내놨다. ‘바이오’ 분야는 고령화 추세와 생명공학 기술 발전 추세를 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유로 중점 산업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기술(BT)과 정보통신기술(ICT)의 결합이 고령화, 감염병, 안전한 먹거리, 기후변화 대응 등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산업 육성에 정부와 업계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독거노인 돌보고, 유튜버 키우고... ICT 이용한 사회공헌

    독거노인 돌보고, 유튜버 키우고... ICT 이용한 사회공헌

    이동통신사들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중·노년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인다.SK텔레콤은 독거노인 대상 ‘ICT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주관할 ‘ICT 케어센터’를 서울 성동구에 개소했다고 22일 밝혔다. SK텔레콤은 8개 지자체(서울 성동구, 영등포구, 양천구, 중구, 강남구, 서대문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 독거노인 2100명에게 다음달 중순까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보급하고 스마트 스위치, 문 열림 감지 센서 등을 제공한다. 독거노인들은 누구를 통해 감성 대화, 음악, 뉴스 등을 들을 수 있고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된다. 올해 안으로 복약 지도 등을 제공하는 ‘행복 소식’, 건강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건강 톡톡’, 치매 사전 예방 혹은 진단이 가능한 ‘행복 게임’ 등 특화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사회적 기업 ‘행복한 에코폰’은 ICT케어센터에서 누구를 통해 수집된 각종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했을 때에는 심리 상담, 방문 조치 등 실시간 대응을 담당한다. 각 지자체는 ICT 돌봄 서비스 업무를 담당할 현장 매니저, ICT케어센터 상주 인력 총 25명의 인건비를 부담하기로 했다.LG유플러스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50+유튜버 스쿨’ 참가자를 다음 달 19일까지 모집한다. 참가자는 오는 6월부터 3개월간 인기 PD 특강, 유명 유튜버의 일대일 멘토링을 받으며 영상편집 등 콘텐츠 제작과 유튜브 채널 운영을 전수받는다. 교육과정 중 제작한 콘텐츠는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U+tv 브라보라이프 등을 통해 배포되며, 우수 교육생에 대한 시상도 이뤄진다. 교육과정은 방송경력이 있는 장은혜 PD의 유튜브 기획·운영 교육, 안나영 다큐멘터리 감독의 영상편집 교육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글 코리아 본사 직원이 유튜브 운영과 채널 유입 원리를 알려주는 강의도 진행한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롯데카드 매각 가속도… 제3 인터넷은행 선정 주춤

    하나금융이 인수 땐 카드업계 지각변동 인터넷은행 후보 토스, 자본 성격 변수 당국 “금융자본인지 아닌지 살펴봐야” 롯데카드 인수전이 ‘3파전’으로 좁혀지는 등 매각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반면 제3 인터넷 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낸 컨소시엄들은 주주 구성 문제에서 회의론이 제기되는 등 주춤하는 양상이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 마감 결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하나금융 등 3곳이 참가했다. 앞서 예비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한화그룹과 MM프라이빗에쿼티는 본입찰에는 발을 뺐다.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품으면 대형 카드사의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신용카드 기준 점유율 7위인 하나카드(8.2%)와 5위인 롯데카드(11.2%)의 점유율을 더하면 19.4%로 신한카드에 이은 2위권이다. 중복 고객을 빼면 삼성카드(19.3%)와 현대카드(15.5%) 사이로 예상된다. 롯데지주는 향후 1~2주일 동안 인수 후보자들이 낸 입찰 제안서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롯데 측은 롯데카드의 ‘몸값’으로 1조 5000억원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인수자는 금융 당국으로부터 관계사 편입을 승인받아야 한다. 또 제3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신청한 ‘토스뱅크’는 최대 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를 금융자본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변수로 부상했다. 당초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간주됐던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체 지분 60.8%를 비롯해 총 80.1%의 지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법이 ICT 기업의 지분 보유 한도를 최대 34%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가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아직 비바리퍼블리카를 금융자본인지 아닌지 분류할 단계가 아니지만 진지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키움증권과 SK텔레콤, 하나금융그룹 등이 참여하는 ‘키움뱅크’는 주주만 28곳에 달한다. 증자 등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문 대통령 “기차 타고 유라시아 대륙 지나가도록 하겠다”

    문 대통령 “기차 타고 유라시아 대륙 지나가도록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3박 4일간의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21일(현지시간) 다음 순방지인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하면서 대륙 철도 연결을 포함한 ‘신(新) 북방정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즈베키스탄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이번 국빈방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기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역에 내릴 수 있도록 꼭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을 통해 나라 간 우정은 지리적으로 멀고 가깝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까지 우리 삶의 영역, 우리 우정의 영역이 얼마든지 넓어져도 될 듯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우즈베키스탄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됐다. 동맹국가에 버금가는 형제국가라 할 수 있다”며 “1500년 전 고대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벽화에 새겨져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경제·기술 협력을 하고 싶은 첫 번째 국가로 한국을 꼽았고 양국 기업은 플랜트, 발전소, 병원, 교통 인프라, 교육시설 등 120억 달러 수준의 협력 사업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역동적인 나라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농기계 같은 전통산업, ICT·5G 등 첨단산업 등 다양한 협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고려인 동포의 눈물 어린 역사 또한 우리의 역사”라며 “우즈베키스탄은 어려울 때 강제이주 당한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8만 고려인이 사회의 주역으로 사는 우즈베키스탄은 결코 낯선 나라가 아니다”라며 “우즈베키스탄과의 깊은 형제애 뒤에는 고려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사마르칸트의 마지막 밤까지 우리 내외와 함께 해줬다. 3박4일 방문동안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해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성의와 환대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어제 타슈켄트에서 열린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식에도 참석해 고려인과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장애 정도에 구애 없이 동등 업무… ‘특별함’ 없어요”

    “장애 정도에 구애 없이 동등 업무… ‘특별함’ 없어요”

    직원 212명 중 104명 지체·중증 장애인 장애인 콜센터 상담팀장 3명째 배출 감정노동 상담사 위한 휴앤케어 운영 “필요할 경우 재택·시간제 근무 활용”“사실은요… 평소엔 저희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일터란 사실을 자꾸 잊어요. 일반 회사와 뭐가 다른지 대답이 안 떠오르네요.” 장애인의날(20일)을 앞둔 18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에스원CRM 사업장을 찾은 기자가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특별함’을 반복해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에스원CRM은 9년째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이며 에스원은 ‘2019년 서울시 복지상 장애인인권증진 후원 분야 최우수상’을 받았다. 권승근 에스원CRM 차장은 “총 212명 중 104명이 지체장애인이고 그중 중증장애인이 42명”이라고 현황을 설명하더니 “장애 정도에 구애 없이 동등한 업무를 주고 필요할 경우 재택·시간제 근무를 활용하니 장애 여부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타는 직원은 휠체어에 앉은 채, 장애에 따른 특수 보조 의자나 기구가 필요한 직원은 보조를 받으며 일할 뿐 실적평가, 승진 등을 구별해 관리해야 할 만큼 능력·성과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경비업체인 에스원의 콜센터인 에스원CRM에선 관리직인 장애인 콜센터 상담팀장 3명이 이미 배출돼 활동 중이다. 8년 동안 영상원격상담·신입사원교육 등을 맡았고 올해 승진한 최영진(37) 상담팀장은 “근무·휴무시간과 월급이 일정해 미리 어떤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게 이 회사를 다니는 좋은 점”이라고 자랑했다. 한쪽 손에 선천적 장애를 지닌 최 팀장은 에스원CRM에서 일하기 전 건축 관련 컴퓨터그래픽(CG) 일을 했다. 기술을 활용하는 일이었지만 일감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업무에 대한 예측을 잘 할 수 없다는 게 불만이었다. 업무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면 가족과 보낼 일상을 계획할 수 없고, 이런 식의 직업을 지속하긴 쉽지 않다. 기업들이 일반 업무·정규직으로서의 장애인 채용을 기피하는 한 장애인 각자의 노력만으로 지속가능한 직업을 이어 가기 쉽지 않다는 게 최 팀장의 직장 경험에서 드러난 셈이다. 책상 아래 휠체어나 보조 의자가 있는지 일부러 살피지 않는다면 에스원CRM과 다른 콜센터와의 차이를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입·해지·기기 사용법을 상담하는 일반 그룹이 아닌 폐쇄회로(CC)TV 카메라 등의 기계적 결함 문제를 원격으로 해결하는 기술상담 그룹 사무실에 들어서자 차이점이 드러났다. 콜센터 직원으로는 드문 남성들이 대다수였고, 콜센터 한쪽엔 직접 각종 기기를 작동시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에스원 관계자는 “장애인 선발에 초점을 맞췄더니 대신 성별이 다양해졌는데, 남자 직원들이 기기 작동에 열성을 보여 한층 질 높은 상담이 가능해졌다”며 채용에서의 변화가 또 다른 관행 변화를 이끌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본의 아니게 업계를 선도한 변화를 이룬 공간도 있었다. 감정노동자인 상담사들의 건강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에스원CRM은 9년째 청각장애인 네일아트사와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활동하는 휴앤케어를 운영 중이다.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회사에서나 볼 수 있는 복지라고 감탄하자, 회사 측은 “우리에겐 이 공간이 매우 필요했을 뿐이고 이제 다른 회사들도 직원의 관점에서 복지를 생각하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주일 일하고 1주일 휴가 가고… 유연근무 선도하는 ICT기업

    우아한 형제들, 월요일 오후 1시 출근 #사례1 SK텔레콤의 한 매니저는 월~목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하지만 금요일에는 오후 1시에 퇴근한다. 주 40시간 내에서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례2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직원들은 월요일 출근 시간이 오후 1시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서 매주 겪던 ‘월요병’이 사라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7일 개최한 ‘유연근로제 도입 사례 세미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모범 사례들이 공개됐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유연근로제는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날 세미나에서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부터 적용하고 있는 ‘2주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소개했다. 이는 총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업무 시작·종료 시간, 하루 근로시간 등을 스스로 정하는 제도다. 80시간(2주) 범위 내에서 첫 주는 30시간, 둘째 주는 50시간으로 나눠 근무할 수 있고, 4~5일의 휴가도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개월 단위는 계획이 지켜지기 어렵고, 1주일 단위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 형제들은 월요일 오후 1시 출근제 도입은 물론 아예 2017년 5월부터 주35시간 근무제를 채택했다. 출근 시간도 오전 8~10시 사이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재택 근무도 가능하다. 우아한 형제들 관계자는 “자녀 입학식 등 행사 때는 연차 소진 없이 ‘학부모 특별휴가’를 운영 중인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인도에 진출한 중소 핀테크 기업인 밸런스히어로는 ‘시차 출퇴근제’를 도입해 관심을 끌었다. 한국과 인도의 시차가 3시간 30분인 점을 감안해 현지와 업무 시 출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일종이다. 용홍택 과기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모범 사례 확산으로 기업의 생산성, 근로자의 삶의 질이 모두 향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박영선 “스마트 공장 중요”…이익은 3배·원가 30% 낮춰

    박영선 “스마트 공장 중요”…이익은 3배·원가 30% 낮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6일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해서는 전문가와 숙련공이 필요한데 이런 인력 양성을 위한 예산이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경기도 시흥에 있는 반도체 패널 제조업체 비와이인더스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획재정부와 중기부가 짰던 추경안에서 전문가와 숙련공을 빠른 시간 내 키우기 위한 교육을 특별히 강조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스마트공장은 제품의 기획과 설계, 생산, 유통, 판매 등 전 생산과정을 ICT(정보통신기술)로 통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중기부는 2022년까지 3만 개의 스마트공장을 보급한다는 목표다. 박 장관은 이날 소기업 스마트공장 우수 사례인 우림 하이테크와 비와이인더스트리를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우림 하이테크는 스마트 공장을 통해 수출액이 이전보다 25배 뛰고 제조원가도 연간 30% 이상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와이인더스트리는 과거 비효율적인 운영과 소홀한 자재관리 등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지며 고전했지만 현재는 영업이익이 이전보다 3배 증가했고 설비 가동률이 17% 개선됐다. 박 장관은 스마트공장 확산과 관련해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어떤 난관이 있어도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면서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서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선 스마트공장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은 대기업이 참여해 기술을 제공하고, 정부가 비용을 제공하는 형태였는데 스마트공장 확산을 위해선 단계를 좀 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공정을 가진 회사들을 묶어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 생산성 면에서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예 솔루션 업체를 키워 다른 중소기업이 스마트 공장화하는 것을 도와주고, 시스템을 수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중기부에 탄력적 벤처조직을 세 군데 정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했다”면서 “특히 인공지능(AI)과 관련해 현장과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위해 중기부 내 임시조직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성남산업진흥원, 삼성증권과 헬스케어 포럼 개최

    성남산업진흥원, 삼성증권과 헬스케어 포럼 개최

    성남산업진흥원은 성남시의 ‘아시아 실리콘밸리 성남 프로젝트’를 위해 ‘바이오웰에이징산업 벨트화’에 적극 나섰다. 성남산업진흥원은 바이오 헬스케어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해 10일 킨스타워 7층 대강당에서 ‘4차 산업과 헬스케어 산업 융합을 통한 혁신, 미래,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헬스케어 바이오 제약 분야의 기업대표자, 대학병원 관계자와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포함한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증권과 공동 헬스케어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스마트의료기기산업진흥재단(MeDiF) 허 영 부이사장이 ‘의료기기 분야의 성공적인 사업화 전략’과 재단 소개 ▲성남시-기업 협업 성공사례 관련 ‘팬옵틱스’의 ‘성남시와 성남산업진흥원의 지원에 의한 기존 사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 가능 사례’ 발표 ▲삼성증권이 ‘헬스케어 산업 IPO 동향 및 삼성증권 IPO 전략’을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성남산업진흥원은 현재 ‘분당벤처밸리-야탑밸리-하이테크밸리’를 연계한 ‘바이오웰에이징산업 벨트화’ 사업 추진을 위해 성남시와 함께 헬스케어 산업 육성과 발전방향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장현섭 차세대 기술사업단 단장은 “성남시는 ICT 분야의 우수한 개발 인력과 폭넓은 인프라, 연구중심 병원의 첨단 의료 기술과 의료 서비스 자원 그리고 지리적 이점 등에서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며 “이를 통해 성남시가 한국의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하여 성남시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과 다양한 지원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개문발차’ 5G, 내실을 다져라/조현석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개문발차’ 5G, 내실을 다져라/조현석 산업부장

    세계 최초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10 5G가 출시된 지난 5일 솔깃한 제안이 들어왔다. 가입한 통신사 대리점으로부터 “기존 통신요금보다 월 5000원 정도 더 내는 요금제로 바꾸면 추가 요금 없이 갤럭시S10 5G로 바꿔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9으로 바꿔 기기 할부금이 15개월 이상 남았는데도 전액 보상해 주겠다는 것이다. 주말 5~6일 이틀간만 진행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서둘러 달라는 말도 남겼다. 처음 상용화된 5G에 대한 궁금증이 컸지만 ‘설마 공짜로 바꿔 줄까’라는 의구심과 8개월밖에 사용하지 않은 기기가 아까워 고민 끝에 포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말이 지나자 통신사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불법 보조금을 뿌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주말에 서울의 한 전자상가를 다녀온 사람들은 내가 받았던 제안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5G로 바꾼 사람도 있었다. 139만 7000원인 갤럭시S10 5G(256GB)를 90만원 넘게 할인받고 구매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얼리어답터’ 사이에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속속 쏟아졌다. LTE(4G)보다 20배 빠르고 끊김이 없다는 5G 서비스에 대해 LTE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불만을 이어졌다. 5G 전국망을 제대로 갖춰 놓지 않은 채 서둘러 불완전 개통을 한 탓이다. 5G 전국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12만개 이상의 기지국을 설치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통신 3사별 5G 전국망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그것도 서울과 수도권, 5대 광역시에만 집중 설치한 것으로 내년은 돼야 전국적인 5G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완전 무제한 요금제라고 홍보한 통신사들이 일일 데이터 사용량 제한 조항을 약관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과 5G를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5G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개문발차(開門發車·문을 열어 둔 채 서둘러 차를 출발시킴)한 상황이다. 세계 최초 경쟁을 벌이던 미국이 개통을 앞당기려 하자 지난 3일 밤 11시 심야에 기습 개통하는 등 상용화를 서두른 면이 있지만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서 의미 있는 일이다.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조만간 전 세계에서 본격적인 5G 경쟁이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등 5개 서비스와 차세대 스마트폰, 로봇, 드론 등 10개 산업 분야를 ‘5G+(플러스) 전략산업’으로 지정했다. 2026년까지 정부와 민간이 5G플러스 전략 산업에 투자하는 금액은 총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엄청난 투자를 통해 내년 5G 상용화를 예고한 중국은 5G 개통은 한국이 앞섰지만 진정한 승자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일본 통신 기업들은 향후 5년간 3조엔(약 30조원)을 투자해 5G 시설을 확충한다. 사실 우리나라가 5G 상용화 선언만 빨랐을 뿐 경쟁국에 비해 크게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경쟁국에 추월당하지 않도록 5G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에 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입지를 굳히려면 기지국 확충과 콘텐츠 확충은 물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무력화 등 과열된 시장도 바로잡아야 한다. 5G를 계기로 통신사의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고객 유치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통신사들도 불법 보조금으로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제대로 된 5G의 속도와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 투자와 기술 개발에 뒤처져 훗날 세계 시장에서 ‘상용화 선언만 1등’이었다는 비아냥을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hyun68@seoul.co.kr
  • 성남산업진흥원, 중기부 ‘지역 특화 수출컨소시엄 사업’에 3년 연속 선정

    성남산업진흥원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진하는 ‘지역 특화 수출컨소시엄 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되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지역 특화 수출컨소시엄 사업’은 국내 동일 산업군의 중소기업과 대표 기관을 컨소시엄으로 구성하여 해외 진출과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진흥원은 이 사업을 통해 관내기업과 ‘글로벌 ICT 수출컨소시엄’을 구성, 2017년에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2018년도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판로 개척을 지원한 결과 1300만불(약146억원)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특히, 진흥원의 ‘지역 특화 수출컨소시엄 사업’은 기존의 전시적인 실적관리 위주의 판로지원 패턴에서 벗어나 미개척 지역 및 전시회를 적극 발굴, 타겟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여 진흥원만의 기업 맞춤형 지원 사업으로 한 단계 발전된 독자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진흥원은 성남시 관내 ICT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경쟁력을 보유한 15개사를 구성하여 기업 간 협력을 통해 개발된 신제품과 동일 산업의 품목을 다각화한 컨소시엄 패키지형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추진하는 ‘글로벌 ICT 수출컨소시엄’은 중국시장 진출을 목표로 CES ASIA(상해)를 참관하고 중국 유망 바이어와 수출 상담을 전격 추진한다. 성남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전환점을 마련하고 기업의 해외 경쟁력를 높이기 위해 지원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아직 막연한 AI·빅데이터… 세종시서 현실화될 것”

    “아직 막연한 AI·빅데이터… 세종시서 현실화될 것”

    ETRI서 30년 일한 소프트웨어 전문가 “데이터 표준화·모델링 쉬운 신생 도시 4차 산업혁명 기술 구현에 최적화”“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떠올리지만 실제 어떻게 활용되는지 잘 모릅니다. 세종시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구현되는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그 때문이죠.” 김명준(63)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신임 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ETRI는 반도체 디램(DRAM) 등 원천 기술을 개발하며 민간 기업보다 앞서 미래 성장동력을 선도해온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김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세종시에서 ‘디지털 트윈’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 공간에서 안전, 복지, 환경, 교통 등 도시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을 먼저 시뮬레이션한 뒤 실제 행정에 도입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플랫폼 기술이다. 세종시는 신생 도시라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모델링을 통해 4차산업 혁명 기술을 구현해내기 쉽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특히 김 원장은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애착이 갈 수밖에 없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카이스트에서 석사,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1980년대 중반부터 ETRI에서 30년 넘도록 연구를 해왔다. 2016년부터는 취임 전까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3년 만의 귀향이 마냥 기쁜 것만은 아니다. 그는 “ETRI가 당면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고 토로했다. 전전자교환기(TDX), 반도체 DRAM,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CDMA),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굵직굵직한 원천 기술들을 선보였던 ETRI가 최근 과거의 영광에만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 환경이 바뀐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뼈아픈 소리를 틀렸다고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이제는 연구원이 본격적으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ETRI는 단기 성과를 위해 민간 기업들과 경쟁하기보다 국민 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장기적인 호흡으로 진행할 수 있는 원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개방형 연구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면서 “취임식에서 연구원들에게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의 경계와 벽이 허물어지고 사회가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는 최근 추세를 보면 정부출연 연구기관 어느 한 곳만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는 어렵습니다. 모든 산업 영역을 지능화하고 연결시키는 고리 같은 존재인 ICT 기술을 통해 다른 분야 성과와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고, 한편으로는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릴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협업해야죠.”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한국은 ‘개망신법’에 발목”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세계는 ‘데이터 전쟁’ 중…한국은 ‘개망신법’에 발목”

    김석환 KISA 원장이 말하는 빅데이터, 그리고 보안“세계는 지금 ‘데이터 전쟁’이 한창입니다. 19세기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찾아 아프리카로, 아시아로 진출한 것 이상으로 치열합니다. 당시에는 자원을 확보하려고 식민지 전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총성 없는 전쟁이 후끈합니다. 특히 주도권을 쥔 미국과 이에 맞서는 유럽의 공방이 총력전 형태입니다. 중국이나 인도는 자국 데이터를 보호하는 법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은 이른바 ‘개망신 3법’이 국회 문턱에 걸려 여전히 제자리걸음, 우물 안의 개구리식입니다. 데이터 전쟁에서 패하면 우리 미래는 ….” (※개망신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3개 법안을 일컫는 말로 빅데이터 활성화와 관련된 법안이다.) 올해는 인터넷 개발 50년, 월드와이드웹 구축 30년 올해는 인터넷이 개발된 지 50년, 월드와이드웹(www)이 구축된 지 30년, 스마트폰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년이 된다. 정보통신기술(ICT)의 혁명적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실감하는 김석환(61)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은 요즘 이런 연유로 고민이 많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데이터 전쟁이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커녕 정치권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여태까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뷰를 신청하자 전남 나주로 내려와 달라기에 출장 품의 신청의 번거로움을 들었더니 김 원장이 직접 서울로 올라왔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한국인터넷진흥원 서울청사에서 만났다. 김 원장은 문명 전환기의 역사와 적절한 사례와 비유를 섞어가면서 2시간가량 인터뷰를 이어갔다. “미국과 유럽, 데이터 전쟁 공방 치열유럽 反독점법에 GDPR로 데이터 보호中 네트워크안전법 마련, 인도도 추진” - 데이터 전쟁, 심한 엄살 아닌가. “미국의 데이터 기반 기업들, 즉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등은 세상 사람들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 이전에, 법이 생겨나기도 전에 벌써 데이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유럽에선 미국보다 늦게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았던 겁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5월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GDPR의 핵심 내용은 EU 거주자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기업이나 단체가 프라이버시 보호와 관련된 광범위한 규정들을 지키도록 하고, 심각한 위반 시 유럽이 아니라 전 세계 매출의 4%와 2000만유로(255억원 상당) 가운데 높은 쪽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겁니다. 유럽에 세계적 데이터 기반의 사업자가 있다면 이런 규제는 생겨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규제는 다분히 미국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등이 타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프랑스는 구글에 GDPR 위반으로 5000만유로, 독일에서는 모두 41건에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유럽은 전통적 독점 규제에다 GDPR까지 이중으로 보호막을 씌운 겁니다. 이 말은 ‘우리 데이터를 미국 기업이 함부로 가져가지 마라’, ‘유럽에서 세계적 IT(정보기술) 기업이 자랄 때까지 시간을 벌자’라는 내심이 담겼다고 봅니다. 자체 시장이 방대한 중국은 외국 특히 미국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네트워크안전법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토종 기업 알리바바나 텐센트가 거대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도 데이터를 뺏기지 않으려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데이터, 얼마나 중요하기에 전쟁이라고 하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데이터는 석유보다 더 값진 자원입니다. 석유는 한번 정제해서 쓰고 나면 다시는 사용할 수 없지만 데이터는 어떤 정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됩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데이터는 또 다른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가집니다. 문제는 빅데이터의 75%가 개인정보라는 데 있습니다만, 데이터를 플랫폼으로 삼은 회사의 가치는 시장에서 먼저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7개가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MS, 알리바바, 텐센트였습니다. 애플과 MS를 제외하고는 10년 전에는 이 리스트에 들지 못했던 기업들이라는 거죠. 또 다른 예를 들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알리바바의 매출은 19조 50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유럽브랜드연구소는 알리바바(14위)의 브랜드 가치를 삼성전자(19위)보다 높게 평가했죠. 그 이유인즉, 알리바바는 무려 5억명이라는 회원 데이터를 보유하고 활용한다는 것이 높게 평가받았던 겁니다.” “데이터 기업들, 시총 상위 기업 차지데이터 이용 맞춤형 서비스 본격 내놔獨유턴한 아디다스도 데이터 기업 변신”- 기업들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나. “엄청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올린 49조 7000억원의 매출 가운데 광고 매출이 49조원입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이 포함돼 있지만, 페이스북의 광고는 우리가 보는 종편이나 지상파 TV만큼 강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갑자기 뭔가 하나 쑥하고 올라옵니다. 안 보면 그냥 넘어가잖아요. 이 광고로 49조원 수익을 올렸는데, 여기엔 ‘이런 이용자는 이 정도의 광고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반응을 보일 거야’ 하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습니다. 그건 그 이용자가 눌렀던 좋아요, 썼던 댓글, 맺었던 친구 관계, 과거에 봤던 광고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겁니다. 또 미국의 유명 보험회사인 프로그레시브는 가입자의 동의를 받아서 스냅샷이란 ‘운행기록 자기진단 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하는 겁니다. 이걸 통해서 가입자의 운전습관, 즉 신호와 규정속도 준수, 급제동과 같은 난폭운전을 분석해 교통사고 확률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모범 운전자에겐 최대 30%의 보험료를 깎아주는 겁니다. 가입자마다 다른 차별적인 마케팅, 개인별 마케팅이 적용된 겁니다.”- 데이터 활용을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해 설명하면. “아디다스가 동남아에 있던 공장을 2017년 독일로 다시 이전해가면서 만든 스마트팩토리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과거엔 고객이 진열된 매장에서 신발을 골랐다면 이젠 인터넷을 통해 개인이 마음대로 주문합니다. 고객이 인터넷을 통해 색상, 신발끈, 신발 밑창 등을 마음대로 골라 주문하면 3D프린터가 재질을 만들고 로봇이 신발을 제조하는 겁니다. 그리고 24시간 안에 고객에게 택배로 전달하는 겁니다. 개인별 맞춤형 신발이 가능합니다. 50만 켤레를 만드는데 동남아에선 600명의 인원이 필요했지만 독일 스마트공장에선 10명뿐입니다. 이 스마트 공장은 고객 개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한 사례일 뿐입니다. 고객 정보가 쌓이면 아디아스 역시 데이터 기업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도시의 상하수도, 교통 등을 관제하는 스마트시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기 위치를 파악하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스마트자동차 등이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이라할 수 있습니다. 이런 데에는 인공지능이 돌아가게 하는 빅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한 겁니다.” “데이터 활용 개망신 3법, 작년 국회 제출심의조차 안돼 데이터 경제 활성화 답보”- 우리나라의 데이터 확보 준비는. “사실, 데이터 확보나 데이터 보호는 이를 언젠가는 활용하겠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술을 했잖아요. 그녀가 유전자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0% 이상으로 나온 겁니다. 그래서 유방암에 걸리지도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미리 제거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명 이런 검사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서비스를 상업화하겠다는 기업이 있었지만 의료정보법 위반이니 뭐니 하면서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개혁 샌드박스 1호로 유전자 데이터분석을 2년간 시범실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만, 개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제도화가 필요합니다. 작년 10월 국회에 소위 개망신 3법이 제출된 상태이지만 아직 법안 심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8월 31일 한국을 ‘데이트 경제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천명했습니다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 데이터 활용 못지않게 보호 또한 중요하다. “네. 그렇습니다. 개인정보와 같은 데이터의 84%가 해킹으로 유출됩니다. 그런데 과거의 데이터 유출은 ‘신상이 털렸구나’, ‘사생활이 유출됐구나’ 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 피해를 당합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사인 노르웨이의 노르스크 하이드로는 지난달 해킹 공격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철강 공장 특성상 고로부터 전 과정을 다시 세팅하면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향후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이버 침해 공격은 탑승자의 생명을 위협할 겁니다.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고. 우리 인터넷진흥원은 국내 인터넷망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망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 해커가 민간망을 통해 행정망이나 국방망에 침입하고 있어 민간망 보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해킹 피해 신상 털리는 수준서 신체적 위해로해커들, 민간망 노려… 국내망 95%가 민간망”- 사이버 침해, 얼마나 심각한가. “작년 3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가 사이버 침해로 5일간 시청 업무가 마비됐습니다.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년쯤 뒤 같은 조지아주의 잭슨카운티 역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곳은 ‘인질과 타협하지 않는다.’라는 미국의 원칙을 어기고 40만달러를 주고 복구키를 받았습니다. 잭슨카운티는 40만달러가 싸다고 여긴 거죠. 5만달러 지급 요청을 거부한 애틀랜타시는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면서도 수일간 업무가 마비됐고, 시와 관련된 컴퓨터 등을 새로 세팅하는데 1700만달러가 들어간 겁니다. MS는 2017년 사이버 침해로 인한 한국의 직간접적 비용이 77조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요즘은 사이버침해도 로봇(봇넷)을 이용한 자동화·지능화·지속적 공격이 특징입니다. 작년 CES 트렌드 리포트에 의하면 2년 뒤인 2021년까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전 세계 피해규모는 약 6조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보다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는 의미여서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2017년 우리가 수집한 사이버 침해 위협이 1.8억건, 작년 3.5억건인데 올해는 6억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국 올해 사이버 침해 공격, 6억건 전망AI 통한 분석…자동화, 고도화 지능화로 대비IoT 전반에 걸친 보안은 융합보안단이 담당” - 우리나라의 사이버 침해 공격도 엄청나군요. “악성 코드로 한 중소기업의 회사 컴퓨터가 마비되었습니다. 일이 급해서 돈을 주고 복구키를 받으려고 연락하니 그쪽에서 ‘거기, 어디예요.’라고 되묻습니다. 워낙 많은 곳에 악성 코드를 뿌려두었으니, 그 해커도 어떤 회사가 걸려들었는지 모를 지경이라는 겁니다. 올해 6억건에 이르는 사이버 공격을 사람이 일일이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자동화·지능화함에 따라 우리도 그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서 특정한 패턴들을 분석하고, 새롭고 더 위협적인 공격을 찾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하는 형태입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그물코를 좀 더 촘촘히 짠다는 의미로 ‘사이버보안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사이버 위협을 인공지능(AI)을 통한 분석으로 수비도 자동화, 고도화, 지능화하는 겁니다.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를 연구소와 대학, 산업계에 공유해 새로운 정보보호 제품이 개발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작년에 자동차검사 안내를 모바일로 고지하는 서비스를 했는데 이는 자동차 소유자 이름과 전화번호, 차량번호의 연계된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의 경우 편리하긴 하지만 정보보호의 필요성도 더욱 크고 중요합니다.” “랜섬웨어 공격받은 美애틀랜타 5만달러 지불 거부5일간 업무마비에 컴퓨터 세팅에 1700만달러 투입반면 잭슨카운티, 40만달러 주고 복구키 받아 해결”- 이건 신설한 융합보안단의 역할과 겹치지 않나. “사이버 보안은 4차산업으로 갈수록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겁니다. 융합보안단은 정부가 2022년까지 3만개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약 110억여대의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이용되고 있으며, 2025년엔 약 1조개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기기가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침해의 대상 즉, 보호의 대상이 PC나 서버, 스마트폰을 넘어 IoT 기기 전반이 될 겁니다. 이는 보안 대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있다는 의미겠지요. 현재의 침해 대응과 산업진흥으로 분산된 업무를 융합해 전사 차원에서 달려들자는 겁니다. 우리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부처와 협력 문제, 법제도 정비 및 정책 개발의 문제 등등이 남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韓보안 가장 취약한 곳…지역 중소기업사이버 침해 98%가 이곳 통해 이뤄져지역에 사이버 안전망 구축 시급한 문제” - 한국의 사이버 보안 수준, 얼마나 높나. “우리나라가 정보통신기술의 강국이지만 사이버 보안은 다른 문제입니다. 한 국가, 한 기업, 한 조직의 사이버 보안 수준은 가장 취약한 곳의 수준과 같다고 봐야 합니다. 가장 취약한 곳을 통해서 침해, 해킹이 이뤄지니깐요. 한국사회 전체로 봤을 때 가장 취약한 곳은 지역의 중소기업입니다. 사이버 침해 피해의 98%는 중소기업이 당합니다. 그런데 일부 중소기업은 자신들이 해킹당했는지, 안 당했는지조차도 모릅니다. 그런 능력도, 의지도, 인력도, 열의도 없습니다. 몇 년 전 농협 전산망이나 국방부가 당한 공격도 협력업체의 직원의 USB나 보안취약점을 통한 것이였지요. 지역 중소기업 사이버 보안에 대해 행정안전부 중앙부처는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미뤄버리고, 지자체는 가시적 효과가 없으니 우선순위에 한참 밀리고…. 우리가 지역에 사이버안전망을 구축하려 합니다.” “2017년 한국 해킹 직간접 피해 77조원 추산2021년 전세계 사이버 공격 피해 6조달러지진·태풍 등 자연재해보다 피해 더 클 수도”- 지난해 자동차 검사, 모바일 고지를 했던데 성과는. “교통안전공단은 저희와 함께 작년 3월에 자동차검사를 받으라고 알리는 것을 여태까지는 종이로 우편 고지하다 휴대폰에 문자를 보내는 모바일 고지를 시범실시했습니다. 일부 운전자는 오랫동안 집을 비워 우편물을 받아 볼 수 없기에 시범적으로 200만 운전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고지를 했습니다. 그 결과 과태료를 내지 않았던 사람이 그 이전의 평균보다 2만 8000명이 적었던 겁니다. 즉 그만큼 많은 사람이 제때 검사를 받았다는 의미죠. 과태료 수입이 86억원 줄었다고 합니다. 즉 이용자의 편익은 늘고, 사회적 비용은 감소한 거죠. 종이 소비가 줄었으니 환경보호에도 이바지한 겁니다. 올해는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과 협업해서 모바일고지를 활성화하고, 병원과 약국과는 전자처방전 시범사업을 할까 합니다. 이것 역시 규제개혁 샌드박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종이로 발행되는 처방전이 연간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무려 5억장에 이릅니다. 병원도 전산화되어 있고, 약국에 가서 QR코드만 갖다대면 의사의 처방내용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들이 모여 나중엔 빅데이터가 되는 거지요.” “가상화폐 일확천금 차단 정책 잘한 일해외직구·중고차 매매 블록체인 올릴 예정”-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비스 준비는. “블록체인이 우리나라에서 그 응용기술이 아니라 가상화폐, 가상통화가 전부인 것처럼 잘못 인식돼 안타깝습니다. 정부가 일확천금을 노리는 가상화폐, 음습한 구석이 있는 이것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잘 대응했다고 봅니다. 해커들이 ‘돈을 암호화폐로 보내라.’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작년에 한 해외직구 건수가 1900만건쯤 됐니다. 이게 해마다 30~40%씩 건수가 늘어납니다만 금액은 전체 수입금액에 비해서는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관 직원을 늘려서 해외직구를 직접 처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걸 관세청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어 여기에 올리는 것이죠. 그러면 주문 상품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에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인 이력추적이 가능합니다. 통관 처리기일도 현재 5일에서 2일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반기부터는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새로운 블록체인 시범사업으로 중고차 매매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올리려는 것인데 그러면 주행거리라든지 사고 이력 논란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각종 자선단체의 기부금 관리도 블록체인에 태울까 합니다. 그러면 중간 관리자 비용이 줄고, 내가 낸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서 실업, 사회적 문제로봇세, 기본소득 지급 고민할 시기개별 이익 위해 데이터 경제 막을 수 있나기술 변화가 촉박한 새로운 문명 인식해야”- 아디다스 독일 스마트공장에서 보듯 4차 산업혁명은 실업이 큰 문제다. “600명이 하던 일은 10명이 거뜬히 처리하니 파생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실업이 큰 문제입니다. 실업의 문제와 관련해 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주장하는 로봇세 신설, 기본소득 지급 등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로봇 탓에 일자리가 줄어 소득이 줄어든다면 이 부분을 보전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야 인간다운 존엄이 유지되고, 그 인간이 하는 각종 활동이 또 하나의 생산적 가치가 있는 자원인 데이터를 생산하기 때문인 거죠. 전자문서가 활성화되고, 이메일과 SNS, 문자메시지가 일상화된 지금 우편을 배달하는 사람을 우리 사회가 언제까지 보호할 수 있을까요. 사회적 갈등과 고민이 맞닿는 부분입니다. 또한 부산시와 서울대병원 그리고 우리 진흥원이 협업해서 독거노인들에게 심전도 스와치를 채우는 시범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노인분들이 일상생활을 할 때, 주무실 때,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의 신호가 다데이터로 전송됩니다. 서울대병원이 함께하고 있음에도 이 데이터는 119 출동 때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전부 119센터에 모아놓기로 했습니다. 병원에 모아두면 원격의료 진료행위에 해당한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개별 병원의 이익을 위해, 실업을 우려하는 우정사업본부 노조의 반대로 언제까지 막아둘 수 있느냐 입니다.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나중에 다른 나라의 기업이 이런 서비스로 진출하면 우리가 막을 수 있을까요. 영국의 적기법(赤旗法)과 같은 코메디가 이 땅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의 변화가 촉발한 새로운 문명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적기법이란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만든 영국에서 자동차 최고 속도를 시속 4마일로 규제하고, 붉은 깃발(적기)를 든 기수가 차보다 앞서 달려 길 안내를 하도록 한 규제를 말한다. 마차와 증기 철도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이 법안 때문에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다른 경쟁국보다 뒤쳐지게 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2019 쟁점 분석] 전력산업 미래를 바꿀 트렌드는 3D… 탈탄소화·분산화·디지털화

    [2019 쟁점 분석] 전력산업 미래를 바꿀 트렌드는 3D… 탈탄소화·분산화·디지털화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1996년, 엄청난 히트를 얻고 지금도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 ‘네모의 꿈’의 가사다. 20년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은 어떤 세상일까? 아마도 ‘스마트’(smart)가 아닐까? 스마트폰, 스마트TV, 스마트시티 등 우리가 아는 모든 대상의 앞에 ‘스마트’가 앞에 붙어 있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스마트가 보인다. 이제는 바야흐로 스마트의 시대다. ‘스마트’라는 단어는 ‘똑똑한’, ‘지능이 높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앞선 예처럼 매우 다양하게 쓰인다. 대개 ‘스마트’는 인터넷과의 연결이라는 특징을 가지는데 인터넷에 국한되지 않고 접속된 클라우드(Cloud), 앱(App), 정보기술(IT) 등을 의미에 담고 있다. 그렇다면 전력산업과 스마트의 결합은 어떨까. ●많은 소비자가 전력산업에 아는 바 없어 대다수 전기 소비자는 전력산업에 아는 바가 거의 없다. 그냥, 전기는 당연한 기반으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끔 여름철 무더위에 정전이 발생하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에어컨을 사용했을 뿐인데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나오면 화가 날 뿐이다. 전기는 한국전력이 알아서 생산하고 공급해주면 되는 일이다. 우리가 할 일은 매달 한 번씩 어김없이 날라 오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가끔 확인하고 연체 없이 요금을 지불할 뿐이다. 집 근처에 있는 전봇대, 고속도로 위에서 보이는 송전탑과 전선들,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으면 존재 유무도 알 수 없는 변전소와 발전소는 물과 공기처럼 당연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력회사가 알아서 건설하고 운영하는 설비, 장소에 지나지 않는다. 전력산업을 떠올리면 토머스 에디슨이 떠오른다. 에디슨은 많이 알려진 1879년 백열전구 발명뿐만 아니라 1882년 세계 최초의 상업발전소를 구축했다. 이후 지금까지 전력산업은 그 규모를 키우는 방식으로 확장되었고 일부 요소 기술과 부속품이 개선되었지 큰 틀의 변화가 없었다. 그래서 로버트 카텔 뉴욕 스마트그리드 컨소시엄 회장은 “전화기의 아버지 그레이엄 벨이 지금 다시 태어난다면 너무 바뀐 통신 기술의 발전에 혼란스러워할 것이다. 그러나 전기의 아버지 에디슨이 다시 태어난다면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며, ‘내가 더 잘 고칠 수 있겠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정보 교환·공급 ‘스마트그리드’ 사실 ‘스마트’라는 마법의 단어는 관심 가질 필요도 없다고 여겼던 오래된 전력산업의 높은 벽을 허물고 있다. 전력망을 의미하는 그리드(grid)와 결합한 스마트그리드(smartgrid)라는 전력산업의 변화를 알리는 합성어가 2007년 무렵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1년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기 위해 제정된 ‘지능형전력망법’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여 전기의 공급자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전기를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력망’을 의미한다.2011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 S2’에서 2019년 현재 ‘갤럭시 S10’ 출시하면 소비자가 눈과 피부로 변화를 느끼지만, 정부가 스마트그리드를 같은 기간 추진해도 우리가 전력산업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유무선 네트워크 연결·연계… 실시간 모니터링 전력산업의 트렌드가 지향하는 미래를 잘 보여주는 영상이 하나 있다. 유튜브에서 ‘미래의 충전소’(the Fuel Station of the Future)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전기는 청정에너지인 태양광, 풍력으로 만들어진다. 각 가정, 빌딩에는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설치되어 있다. 무인 전기자동차가 지나간다. 무인 전기자동차는 3가지 역할을 담당한다. ①내가 원하는 장소로 이동한다. ②차량공유로 타인에게 이동수단을 제공한다. ③부착된 배터리는 전기요금이 저렴할 때 충전되고, 비쌀 때는 방전하여 필요한 곳에 전기를 공급한다. 한편, 각 가정, 빌딩, 공장 등에 설치된 태양광, ESS와 제어 가능한 수요자원은 서로 유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으며 인공지능 기반의 제어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모든 요소들을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최적의 운영 상태를 유지한다. 전력 인프라, 자동차, IT 영역의 경계는 중첩되고 서로 연계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한국 ,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 2030년 20% 목표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력산업의 미래는 ‘3개의 D’로 표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탈탄소화’(Decarbonization)이다. 이는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원을 개발, 활용하는 방향이다. 재생에너지 확산에 앞장선 독일은 작년 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이 40%를 넘어섰으며, 우리나라 역시 2030년 20%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8년 전망에 따르면, 2040년이 되면 전체 전력 발전 중 40%의 전원 비중에 도달한다. 특히 신규 태양광 발전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석탄보다 저렴해지며 빠른 확산 속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는 ‘분산화’(Decentralization)이다. 소수의 대형 발전기, 고압 송전선로 중심이었던 전력 시스템은 다수의 다양한 발전기, 중저압 배전선로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소규모 태양광, ESS, 수요자원, 전기자동차 충·방전 등을 포함하는 분산에너지원(Distributed Energy Resource·DER)은 공급 안정성 향상, 에너지 비용과 환경 영향을 낮추고 새로운 기술을 유입하는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분산화의 가장 큰 특징은 ‘모두의 참여’에 있다. 과거에 단순히 전기를 소비했던 전기 소비자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수요를 조절하는 더 적극적인 프로슈머(prosumer)로 변화한다. 프로슈머와 여러 소비자가 모이면 발전소 기능을 수행하는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VPP)가 되어 더 효율적인 전력 공급과 관리가 가능하다. 세 번째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이다. IT는 오랫동안 쌓아올렸던 전력산업의 높은 장벽을 허무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다른 영역과 융합을 촉진하는 동력이 되었다. IT의 적용은 기존 에너지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시키며 분산에너지원과 재생에너지의 확산을 지원한다. 전력망과 다양한 자원들을 전력, 통신, 정보 네트워크에서 센서와 데이터 수집을 하고 개별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사물인터넷이 기계 간 통신(M2M)과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최적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전달할 것이다. 최근 뜨거운 이슈였던 블록체인 역시 분산화라는 전기 소비, 생산 체계의 근본적 변화에서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로 복잡해진 시스템의 거래, 정산을 투명하게 처리해줄 수 있는 기술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전력산업 앞에도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 에너지원을 전기로 변환시켜 사용하는 방식을 ‘전기화’(electrification)로 부르는데, 청정에너지의 확산으로 에너지 전체 영역에서 전기화는 주요 트렌드이다.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전력산업을 ‘스마트 에너지’로 바라볼 수 있다. 새로운 전력산업의 형태는 일종의 플랫폼이다. 공급자, 데이터 수집·처리 기업, 경쟁 기업, IT 기반의 스타트업, 정부 등 과거와 다른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다. [표 1] ●빅데이터 분석, 새 개념의 에너지 시스템 ‘핵심’ 특히 전기 데이터를 실시간을 계측, 수집하는 스마트 미터부터 시작되는 빅데이터 분석은 다양한 자원, 참여자가 서로 연결된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핵심 자원이 된다. 점차 풍부한 에너지 데이터는 누적되고 맞춤형 에너지 활용 컨설팅 등 사용자 가치를 혁신할 것이다. 통신 네트워크의 발전에서 4G를 경험하고 있는 다수가 다시 2G로 회귀할 수 없듯 에너지 신세계인 스마트 에너지에 일단 진입하면 과거로의 회귀는 불가능해질 것이다. 궁극적으로 스마트 에너지 플랫폼에는 지능형 생산과 소비, 에너지 보존과 오염물질 배출 감소, 에너지 효율 향상과 전기자동차 효용성 극대화, 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전기가 필수품에 가까운 재화에서 여러 상품과 연결되면서 개인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형태로 신세계를 창조할 것이다. 세 가지 변화를 이끄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미래의 모습이 이전보다 선명해졌을 뿐 스마트 에너지에 대한 개념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 2011년 우리나라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중요하게 인식하며 여러 사업을 계획, 추진하고 관련 법, 제도까지 만들었다. 혹자는 우리나라는 신규 사업을 계획하고 로드맵을 만드는 데까지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한다. 2010년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은 전력망, 소비자, 운송, 재생에너지, 신서비스를 아우르는 훌륭한 체계와 도전적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여러 관련 사업은 계획보다 진전되지 못했다. 실효성 측면에서 특히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새로운 에너지 산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소비자의 참여’인데, ‘지능형 소비자’ 영역에서는 스마트 미터 보급이 계획의 52%에 그쳐서 그 결과가 많이 아쉽다. [표 2] ●정부 5년간 전력시스템 고도화에 2조 5000억 지난 2018년 8월 수립된 ‘제2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전력시스템 고도화에 약 2조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물론, 여기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 전력망을 통합·운영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다양한 참여자’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우선 이전 계획의 실패를 세밀하게 분석했으면 한다. 왜 계획에서의 효과를 얻지 못했는지 명확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건물을 멋지게 짓더라도 그 공간 안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이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어떤 규제, 제도가 필요한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린 왕자’로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준 생텍쥐페리의 말이 떠오른다.“미래에 관한 너의 할 일은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예측하고 멋진 계획만 반복하지 말고 우리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에너지 신세계를 여는 참여의 장이 형성되어야 한다.■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연구위원은 한양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뒤 서울대 전기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쳤다. 한국전력공사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 이노비즈協, 4일 혁신기업 러시아 스타트업 진출 전략 워크숍

    이노비즈協, 4일 혁신기업 러시아 스타트업 진출 전략 워크숍

    중소벤처기업부와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는 4일 서울 오클라우드 호텔에서 혁신기업 러시아 스타트업 진출 전략 워크숍을 열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기초과학을 중점 지원.발전시켜 현재 산업기술 전 분야에서 다수의 선도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과학기술 기반의 산업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신북방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러시아의 혁신.원천기술과 우리의 ICT.제조기술을 접목하여 양국이 상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자 관계부처 합동으로 ‘한-러 혁신 플랫폼 구축’ 계획을 수립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노비즈협회와 함께 국내기업의 성공적인 러시아 정착을 위해 올해부터 ‘혁신기업 러시아 진출 지원사’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러시아 진출 희망기업을 대상으로 현지기업과의 비즈니스 상담회, 투자유치 상담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창업 기업으로 최종 선정된 기업에는 기업당 현지 창업자금으로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한다. 오늘 개최된 워크숍은 사업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러시아 투자 및 산업협력 환경을 설명하고 실제 현지 진출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는 등 사업 참여기업 선정을 위한 첫단추를 꿰는 자리로 6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하여 러시아 시장에 대한 국내기업의 높은 관심도를 실감했다. 김종길 상근부회장은 “이노비즈 기업을 비롯한 국내 혁신형 중소벤처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진출의 첨병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SKT도 가세… 5G 무제한 요금제 ‘극한 경쟁’

    SKT도 가세… 5G 무제한 요금제 ‘극한 경쟁’

    6월까지 상위 두 요금제 가입하면 연말까지 5G 데이터 무제한 제공 초고속 VR 스트리밍 기술도 소개 “올해 안에 5G 기지국 7만개 설치”세계 최초 5G 스마트폰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이동통신 3사의 요금·서비스 경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SK텔레콤은 3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5GX 요금제’ 4종을 공개하면서 상위 두 요금제에 대해 오는 6월 말까지 가입할 경우 연말까지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해당되는 요금제는 월 9만 5000원에 데이터 200GB를 제공하는 ‘5GX프라임’, 12만 5000원에 300GB를 주는 ‘5GX플래티넘’이다. SK텔레콤은 프로모션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이들 요금제에 데이터 무제한 혜택을 제공하며, 종료 시점에 연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SKT 사장은 “50년 전 달 착륙이 인류에게 큰 도약이 된 것처럼 SKT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또 한번 인류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누구나 5G를 통해 우주여행을 하는 ‘초시대’ 개막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이런 전략은 전날 발표된 KT 데이터 완전무제한 요금제의 영향이 크다. 앞서 KT는 나머지 두 회사 요금제 윤곽이 나오자 5만 5000원짜리 중저가를 제외한 모든 요금제에 속도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한 제공한다고 밝혔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정부에 요금제를 인가받아야 하는 SK텔레콤은 데이터 완전 무제한으로 무장한 KT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LG유플러스의 요금제 사이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이날 SK텔레콤은 ‘5G 론칭 쇼케이스’를 열고 요금제 외에도 네트워크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기술들을 소개했다. 가상현실(VR) 스트리밍·UHD 영화 등 초고용량 서비스에서는 순간적으로 국내 최고속인 초강 2.7기가비트(Gbps)로 높여 주는 ‘5GX 터보 모드’, 스마트팩토리나 자율주행차 등 즉각적인 반응이 필요한 서비스에서는 5G 반응 속도를 최대치로 올리는 ‘5GX 초저지연 모드’가 이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은 자사 5G 기지국 수가 2일 오후 6시 기준 국내 최다인 약 3만 4000개이며, 3일 기준으로 3만 5000개라면서 연말까지 7만개를 목표로 증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전날 기지국 3만개로 시작한다면서 ‘커버리지’(수신영역) 맵을 5일 공개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센터장은 “커버리지는 지고 싶은 생각이 절대 없으며 맵에 대해서도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LG유플러스는 ‘5G 이노베이션 랩’을 서울 마곡 사옥에서 개관하고 공개했다. 국내외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들이 5G 서비스와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게 돕는 곳으로 약 230㎡ 공간에 서버룸, 네트워크존, 운영지원실 및 프로젝트룸, 플랫폼존, VR개발존 등으로 구성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5G 상용화 앞둔 이통 3사, 광고전쟁은 ‘초’경쟁

    5G 상용화 앞둔 이통 3사, 광고전쟁은 ‘초’경쟁

    SKT, 세상 모두의 생활 바꾸는 ‘초시대’ KT, 무엇이든 가능 ‘초능력’ 젊은층 겨냥 LGU+ ‘일상을 바꿉니다’ 생활밀착형5G 상용화가 임박한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5G 광고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2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사들이 본격적으로 5G 캠페인 광고를 시작한 가운데 이통3사의 3월 광고비(TV, 신문, 디지털 등)는 전월 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분기 통신업종의 광고비 지출이 가장 많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각 사가 5G에 사활을 걸고 대국민 홍보전에 역량을 초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통사들이 5G를 기점으로 통신사를 넘어 플랫폼 기반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8일 각각 ‘초시대’와 ‘초능력’을 5G 캠페인 광고의 메인 카피로 내세운 TV 광고를 동시에 론칭했다. 극비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광고계에서 두 회사의 메인 카피에 공교롭게도 ‘초’(超)라는 단어가 겹치면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이 ‘뛰어넘다’라는 뜻의 ‘초‘라는 단어를 쓰게 된 것은 5G의 핵심 속성에 해당하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초’를 화두로 삼았기 때문이다. 광고를 통해 전달하려는 개념과 마케팅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다. SKT는 5G를 ‘초시대’로 규정하고 통신 네트워크의 진화나 산업의 혁명을 뛰어넘어 세상 모두의 생활을 바꾼다는 의미로 ‘초시대, 생활이 되다’라는 광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CF도 소년을 모델로 현재보다 미래 생활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KT는 5G 네트워크와 서비스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원하는 무엇이든 가능해진다는 뜻으로 ‘초능력’을 키워드로 삼았다. 제일기획이 제작한 이 CF는 ‘당신의 초능력 KT, 5G’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실제와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5G를 통해 초능력 같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SKT가 다소 묵직한 시대적 화두를 던졌다면, KT는 5G 시대의 핵심 고객을 밀레니얼 세대로 보고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영상으로 젊은층을 겨냥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KT 관계자는 “세계 최초의 5G 기술을 선보인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5G 상용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홍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LG유플러스는 ‘일상을 바꿉니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생활밀착형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청하, 차은우 등 인기 스타를 CF 모델로 캐스팅해 AR, VR 등 5G 관련 서비스를 홍보하거나 ‘태양의 서커스’ 등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로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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