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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활동 중단 거부

    북한은 30일 한국과 미국 정부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로 요구해온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등 핵개발 프로그램 가동 중단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재개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 외무성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자립적 민족경제의 튼튼한 토대와 최첨단을 향해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의거해 시험용 경수로 건설과 그 연료 보장을 위한 저농축 우라늄 생산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또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권리는 우리나라의 자주권과 발전권에 속하는 사활적인 문제로 추호도 양보할 수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이어 “자기 할 바는 하지 않고 남에게 일방적인 요구를 강박하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우리의 평화적 핵활동을 비법화하거나 무한정 지연시키려는 시도는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조치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 22일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UEP 중단을 포함한 비핵화 사전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UEP 중단 등 사전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는 북한이 해야 할 숙제”라며 공을 북측에 넘긴 바 있다. 북측이 한·미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이날 경수로 건설과 저농축 우라늄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응수하면서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북 외무성은 “우려되는 것이 있다면 6자회담에서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그의 평화적 성격을 확인시켜 줄 수 있다.”고 언급, 지난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차 북·미 고위급 대화에서 IAEA 사찰단의 수용 의사를 밝혔음을 시사했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IAEA 사찰단 복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하고 동시행동 원칙에 따라 9·19공동성명을 단계별로 이행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거듭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내년 ‘강성대국 원년’을 앞두고 경수로 건설 및 우라늄 농축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한·미의 관심을 유도하고 6자회담 재개를 압박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의 이란 핵 제재 등을 보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북·미 고위급 대화 ‘6자 물꼬’ 틀까

    북한 핵 문제를 의제로 한 북한과 미국의 2차 고위급 대화가 24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지난 7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1차 회동에 이어 3개월 만에 열리는 이번 대화의 결과에 따라 6자 회담 재개 흐름이 중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은 이날 오전 숙소인 켐핀스키 호텔을 출발해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에 마련된 회담장에 마주 앉았다. 북측에서는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비롯해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최선희 부국장 등 1차 회동 때의 대표단이 대부분 모습을 나타냈다. 미국 측에서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그의 후임으로 내정된 글린 데이비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대사, 시드니 사일러 국가안보회의(NSC) 한국 담당 보좌관,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 등이 나섰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15분까지 오전 회담을 갖고 별도로 점심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 16분부터 회담을 속개했다. 양측은 북한 핵과 6자 회담 재개에 관한 각자의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오전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하트 특사는 오전 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양측 대표단이 각자의 입장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북·미 양측은 오후 회담 후 미국 측의 초청으로 미 대표부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계속했다. 회담의 성과는 한국과 미국이 요구하는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 등의 사전조치를 북한이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1차 대화 때와 마찬가지로 ‘전제조건 없는 6자 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고, 미국은 ‘6자 회담 재개 전 사전조치 일괄 이행’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틀째인 25일 회담은 북한 대표부로 장소를 옮겨 열릴 예정이며 회담 종료 직후 미국 측은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바 연합뉴스
  • 남북 비핵화회담 “6자재개 노력”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2차 비핵화 회담을 갖고 6자회담 재개 방안을 집중 협의했다. 양측은 진전된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으나 남북 간 지속적인 대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장안클럽에서 열린 오후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3시간 넘게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핵문제 전반에 대해 대화했고, 이런 대화 자체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의 일환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은 “북남 쌍방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건설적이고 유익한 대화를 했다.”면서 “우리는 이번 회담 결과를 토대로 6자회담을 전제조건 없이 빨리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차례의 회담에서 우리 측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을 요구했고, 북측은 전제조건 없는 회담 재개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천안함·연평도 사건의 해법과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본부장은 22일 오전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중국 외교부에서 만나 이번 회담을 평가할 예정이다. 베이징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리용호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

    제2차 남북 비핵화회담을 앞두고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거듭 주장했다. 리 부상은 또 지난 7월 열린 1차 북·미 대화에 이어 최근 미국에 2차 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리 부상은 19일 중국 국제문제연구소가 베이징 궈지(國際)호텔에서 주최한 ‘9·19 공동성명 6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21일 열리는 남북 비핵화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과 장거리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실험 모라토리엄 선언 등의 비핵화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우리 측과의 팽팽한 논쟁이 예상된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리 부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와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한국과의 2차 비핵화 회담에서도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를 주관한 취싱(曲星) 소장은 “리 부상이 ‘6자회담을 재개해 모든 문제를 일괄 해결하자’고 주장했다.”며 북한의 적극성을 높이 평가했다. 리 부상이 2차 북·미 대화를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밝힘으로써 남북대화에 이어 제2차 북·미 대화가 곧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도 “2차 대화를 위한 양측의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산하 연구기구를 내세웠지만 중국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개막 연설에서 “9·19 공동성명 실천 노력을 계속하면서 6자회담을 추동해 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민간 국제 세미나를 표방했지만 중국 측은 한·미·일·러 외교 당국에도 참석을 적극 요청했다. 북한과 함께 6자회담의 조속재개를 위한 포석으로 삼으려 한 모습이 역력했다.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한·미·일 3국과 일부 유럽국가들은 현지 공관 실무자를 옵서버로 보내 지켜봤다. 리 부상은 플루토늄 핵시설 불능화 등을 통해 9·19 공동성명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이번 세미나를 ‘선전장’으로 적극 활용했다. 리 부상은 우 특별대표와 별도로 회동한 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남북 비핵화 2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남북 다시 협상 테이블에… UEP 입장 조율이 관건

    남북 다시 협상 테이블에… UEP 입장 조율이 관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가 지난 7월 발리에서 열린 1차 비핵화 회담에 이어 이번 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차 비핵화 회담을 개최하게 되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외교전이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화뿐 아니라 남북 간 민간급 교류도 활기를 띠고 있어 남북 관계도 진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는 21일 베이징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 7월 발리에서 열린 첫 비핵화 회담의 연장선상으로, 1차 회담 후 뉴욕채널 등 남북 간 외교채널을 통해 물밑 접촉을 해온 결과 최근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18일 “1차 회담에서 남북 간 추가 대화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고, 우리 측의 남북대화 우선 원칙을 미국·중국 등이 지지해 줬기 때문에 2차 회담이 이뤄지게 됐다.”면서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생산적인 결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방안을 제시해 미국·일본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동의를 얻어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북측을 압박해 왔다. 지난 2008년 12월을 끝으로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던 북측은 올 들어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로 입장을 바꿨으며, 지난 7월 비핵화를 의제로 한 첫 남북대화에 응했다. 우리 측의 전방위 외교전이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이다. 2차 회담이 성사되면서 우리 측의 역할이 더욱 무거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등이 우리 측에 힘을 실어준 만큼 이번 회담을 통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관건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조치를 둘러싼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느냐다. 우리 측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4가지 조건을 제시한 반면 북측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통한 사후 협의로 맞서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우리 측도, 북측도 내년 상황을 고려할 때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타협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UEP 문제에 대한 남북 간 입장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활발해진 남북 간 민간교류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5·24 조치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및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방북을 허용했으며, 밀가루 지원도 재개하는 등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을, 남북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회는 남북 전문가회의를 위해 정부와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파국으로 치달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 김광윤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부장이 최근 “남조선 당국이 조성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협상에 응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7월 말 이미 제의한 실무회담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취임하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그동안 강조해 온 대북 유연성을 어떻게 발휘할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북·러 회담 정부 반응…“지난 3월 北·러 회담 때보다 진전된 것 없어”

    24일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으며, 6자회담 과정에서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리 정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3월 북·러 회담에서 언급된 수준보다 퇴보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핵 실험 중단은 그동안 북측에 요구한 사전조치 중 일부이고,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다는 것도 전제조건이 없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진전을 이룬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북·러 간 물밑 조건이 공개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핵 실험 중단은 그동안 한·미·일 및 지난 3월 북 외무상·러 외무차관 회담에서 요구한 6자회담 재개 사전조치 중 일부로, ‘회담 과정에서 준비될 것’이라는 언급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이라며 “북한은 회담에서는 선언적으로 하겠다고 밝히지만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일은 그동안 ‘남북→북·미→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방안을 제시하면서, 6자회담 재개 사전조치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시설 등 중단(모라토리엄) 선언 ▲9·19공동성명 이행 확약 등을 요구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남북, 북·미 대화가 진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봐야 한다.”며 “25일 한·중 간 후속 협의 등에 따라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美, 입장차 속 대화의지 공감

    1년 7개월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개된 북한과 미국의 당국 간 회담이 29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공식 일정을 마쳤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비롯해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최선희 부국장 등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과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은 이날 주유엔 미국 대표부에서 이틀째 회담을 가졌다. 미국 측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의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 확약,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대한 성의 있는 자세 등 남북관계 개선도 촉구했다. 반면 북한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와 함께 평화협정 논의,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주장했다. 대북 식량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개진했다. 양측은 추후 계속해서 대화를 갖자는 데 공감했다. 앞서 이날 아침 10시쯤 김 부상은 숙소인 호텔을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직접적 응답을 피한 채 북한 말투로 “잠들 잘 잤시요(잤어요)?”라고만 말한 뒤 차에 올랐다. 전날 비교적 성의있게 대답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회의 시작은 9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김 부상은 30분 정도 ‘지각’한 셈이다. 그는 다소 피곤해 보였다. 반면 보즈워스 대표는 8시 45분쯤 회담장에 일찌감치 도착해 김 부상을 기다렸다. 보즈워스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도 회담은 계속될 것이다.”라고만 말했다. 앞서 첫날 총 4시간여에 걸친 회담이 끝난 뒤 숙소에 도착한 김 부상은 지치고 어두운 표정이어서 회담이 난항을 겪은 듯한 인상을 줬다. 그러나 이날 저녁 보즈워스 대표는 김 부상을 뉴욕 시내 한 식당으로 초청, 만찬을 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회담 분위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北, 천안함·연평도 진정성 보여라”

    美 “北, 천안함·연평도 진정성 보여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미국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 북·미관계 정상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북·미 양측이 공식 대화를 갖기는 2009년 12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주유엔 미국대표부 건물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국 측은 특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할 것을 북한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은 비핵화에 명백히 위반된다며 개발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북한은 6자회담을 조건 없이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북 식량 지원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회담에서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갖게 된 불만을 상대 측에 밝혔다. 양측은 이틀째인 29일 마지막 회담을 갖는다. 회담장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서던 김 부상은 기자들에게 “쌍무관계, 지역정세 등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면서 “오늘 회담이 잘되길 바라지만 실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던 보즈워스 대표는 회담 전망에 대한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한 뒤 김 부상이 도착하자 현관 앞으로 나가 악수하고 함께 회담장 안으로 들어갔다.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6자회담이 재개되기 전에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는 물론 UEP 문제에 대해서도 불법성을 인정하고 비핵화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UEP 등의 성격 규정을 놓고 지루한 논쟁이 이어지면서 시간만 허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오늘 회담에서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한국이 직접 제기하는 것보다 미국이 거론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공감대를 한국과 형성한 가운데 오늘 회담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는 실현할 것처럼 말하면서 천안함 사건 등에 대해서는 태도 변화가 없다면 미국이 북한의 진정성을 확신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번 만남은 탐색전이고 앞으로 수차례 양측이 만나면서 첨예한 이견을 좁혀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은 28일 오전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조 단장의 방미는 미국 측으로부터 북·미 고위급 대화에 대한 설명을 현장에서 바로 듣고 본부에 알려 대책을 마련하고, 미국 측과 북·미 대화 후 후속 과정 등 현안에 대해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김상연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한반도 안보지형 급변] 연내 6者 무드 조성→내년 초 남북 고위급회담… ‘로드맵 가시화’

    [한반도 안보지형 급변] 연내 6者 무드 조성→내년 초 남북 고위급회담… ‘로드맵 가시화’

    정부가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북한 측 고위급 인사를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북핵·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로드맵이 가시화되고 있다. 골자는 연말까지 남북관계 진전 및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속도를 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3월 남북 고위급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북 간 추가적인 협의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미·일·중·러 등 6자회담국들과의 공조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 이후 북측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등 대남 공세에도 불구하고, 내년 3월 핵안보 정상회의를 목표로 남북관계와 비핵화 진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북측에 제안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측이 마련한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 22~23일 발리 남북 회담에 이어 28~29일 뉴욕에서 열리는 북·미 당국 간 고위급 대화를 시작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다양한 양자·다자 회담이 추진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난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러시아 측이 6자회담 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 협의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힌 것도 포함된다. 남북과 북·미 등 양자회담이 진전되면 올해 하반기까지 중국 측이 제안해온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 등 예비회담도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예비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이 충족되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경우 6자회담 본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비핵화 과정과 함께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접촉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9일 남북 금강산 실무회담을 시작으로 적십자회담 등을 추진한 뒤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재논의할 수 있는 군사실무회담 및 장관급회담 등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문제가 남북 비핵화 회담의 전제조건은 아니었지만 6자회담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6자회담 재개 전에 반드시 진전을 이뤄야 한다.”며 “천안함·연평도 문제는 비핵화 트랙이 아닌 남북 간 별도 트랙을 통해 연말까지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 6자회담 재개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북한의 변화도 있어야 하는데 북한의 입장이 정리됐는지 잘 알 수 없다.”면서 “현재의 기대치를 30%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金외교 “남북관계 급진전 기대 못 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5일 인도네시아 발리 남북 비핵화회담 개최를 계기로 남북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에 대해 “발리 회담이 있었다고 남북관계의 급격한 진전을 바로 기대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발리 회담은 남북관계에 어떤 물꼬가 좀 트였다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미국 방문과 그 이후의 한·미 협의,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확인할 부분이 있어 차분히 (6자)회담을 끌어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6자회담 재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이어 “비핵화에 진전이 있다면 남북관계에도 진전이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기대한다.”면서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해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김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청와대가 남북 양자관계와 북한 비핵화를 고리로 한 다자관계를 분리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여전히 천안함·연평도 문제 해결을 강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또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볼 수 있었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느냐는 다른 문제”라면서 “6자회담 전에 핵 활동 중지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비핵화 의지를 북한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고위인사 영접받은 ‘디 엘더스’ 4인… 
27일 김정일 만날까

    北고위인사 영접받은 ‘디 엘더스’ 4인… 27일 김정일 만날까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전직 국가 수반급의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 4명이 26일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이들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에 머무르면서 6자회담 재개, 남북정상회담, 대북 식량지원 등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슈에 대해 북측과 의견을 나눌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오전 11시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이 전용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고 신속하게 보도했다. 공항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영접을 나왔으며, 박의춘 외무상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카터 일행을 만나 담화를 나눈 뒤 연회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은 이들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 성사 여부다. 이들이 좋은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고 하더라도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으면 주요 이슈를 꺼내 놓고 논의할 수 없다. 카터 전 대통령 측은 평양으로 향하기 전날인 25일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만나면 좋겠다.”면서 면담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했다. 이들이 김 위원장을 만난다면 방북 둘째날인 27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떤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듯이 면담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8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 가는 바람에 면담이 불발된 적이 있다. 결국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을 어떤 카드로 활용할 것인지 김 위원장의 결정에 면담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면담이 성사될 경우 김 위원장이 어떤 보따리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6자회담의 조건 없는 복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수용 ▲핵실험 모라토리엄 등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 경우 6자회담 재개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 이 경우 ‘남북 수석대표 회담→북·미대화→6자회담’을 요구해 왔던 한국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를 고집하다 6자회담에 순서를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 비핵화 회담이 통과의례 수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방북 성과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도 이들의 방북을 ‘개인 차원의 방북’으로 선을 그은 바 있다. 한 북한 소식통은 “선전용으로 활용하기에는 좋지만 인권을 강조하는 인사가 4명이나 찾아오는 것은 북한을 압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카터 일행이 어떤 보따리를 들고 가느냐에 따라 면담 성사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들의 희망과 달리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방북 기간이 하루 이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6일 카터 일행 방북·우다웨이 방한… 신중한 정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6일 북한을 방문하고,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같은 날 방한하면서 북핵 외교가가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방북했을 때 만나지 못했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이번에는 만날 것인지, 만나게 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에 따라 북핵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2주 전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회동한 우다웨이 대표가 우리 측 관계자들과 만나 어떤 중재안을 내놓을 것인지도 대화 진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들의 방북 및 방한에 대해 공식적인 평가를 유보하며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우다웨이 대표의 방한이 우리 측이 제안한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으로 가기 위한 실질적 비핵화 진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지, 단순히 북측 입장을 대변하거나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 등의 메시지를 전달할 경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즉 이들의 행보가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비핵화 진전을 협의할 남북대화 재개에 기여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다이빙궈(戴炳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전격 방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중국 측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의견만 전달하는 등 우리 측과 입장 차를 보였다.”며 “중국은 우다웨이 대표의 방한을 통해 3단계 대화가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과의 대화 여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우다웨이 대표의 방한을 통해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남북대화에 언제쯤 공식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북한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우리 측이 당장 대화에 나서기는 어렵지만 미·중으로부터의 대화 압력도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과연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김 위원장이 몇 수를 놓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또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수용 등 한두 가지 메시지를 밝힐 경우 우리도 6자회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돼 곤혹스러워질 수 있다.”며 “우다웨이 대표의 방한이 우리 측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반도 정세가 우리 정부의 입장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윤설영기자 chaplin7@seoul.co.kr
  • “北 태도변화 없으면 6자회담 재개 안해” 정부 고위당국자 밝혀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 간에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6자회담 재개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제시한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북·미 접촉→6자회담’의 단계적 접근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고 핵 개발 중단(모라토리엄)을 선언하지 않는 한 6자회담은 없다는 한·미 정부의 기존 입장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북핵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 당국자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는 순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비핵화의 진전을 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꽁꽁 언 대화 窓… 北으로 빼꼼 여는데…

    꽁꽁 언 대화 窓… 北으로 빼꼼 여는데…

    정부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꽁꽁 닫아걸었던 대화의 문을 빠끔히 여는 듯한 모양새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서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폐기’ 입장을 밝힌 것은 모처럼 유화적 제스처로 읽힐 만한 발언이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6자회담을 한다는 것은 정부의 일관된 기조”라고 ‘변화론’을 일축했지만, 복기해 보면 대통령의 발언엔 분명 달라진 게 있다. ●정부, 흡수통일론 은 적극 진화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이 6자회담을 제의했을 때 “지금은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었다. 이후 이 대통령은 통일임박론을 잇달아 시사, 대화보다는 북한의 붕괴에 따른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가 흡수통일론을 적극 진화하는 모습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외교부는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업무보고 초안에 ‘통일에 대한 국제적 지지 확보’라는 표현을 넣었다가 이것이 흡수통일로 해석되자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으로 수정했다. 또 초안에 있었던 ‘통일 과정에서 발생할 법적·경제적 문제에 대한 외교적 대비를 하겠다.’는 문구를 아예 삭제했다. 정부가 대화의 문을 조금이라도 열었다면, 배경은 둘 중 하나로 분석된다. 우선 북한이 뭔가 변화의 조짐을 보인 데 따른 반응일 수 있다. 북한은 이달 초 방북한 다이빙궈에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 수용 의사를 내비쳤고, 중순에도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비슷한 입장을 흘렸다. 미국의 압박에 따른 변화라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28일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 사이에 이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노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외교가 일각에서는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한국에 유화 기조로의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돈다.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이 28일 북·일대화 의지를 밝힌 것도 비슷한 기류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접기에는 미련이 남을 만하다. 남북관계 경색 상태에서 정권을 마치는 것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는 내년이 실질적으로 남북대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인 만큼 ‘마지막으로 한번 더’ 기대를 할 법하다. ●급변 대비하면서 대화도 추진 하지만 정부로서는 아무래도 연평도 도발 이전에 비해 북한에 대한 불신이 크고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면서 북한의 태도에 따라서는 대화를 마다하지 않는 또 다른 유형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이 대통령이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밝힌 “강한 안보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북이 대화를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는 노력도 해야 한다.”는 말이 현 단계의 정부 입장을 가장 정확히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 장사꾼’ 리처드슨/구본영 수석논설위원

    “…리오 그란데를 건너던 끔찍한 밤을 기억하는가? 그대의 눈 속에서 자유를 위해 싸웠던 자랑스러운 추억을 볼 수 있어….” 영토 확장기 미국과 멕시코의 전쟁을 소재로 한, 스웨덴의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 ‘페르난도’(Fernando)의 노랫말이다. 스페인어로 ‘큰 강’이란 뜻인 리오 그란데가 흐르는 뉴멕시코는 ‘가장 덜 미국적인 주’로 꼽힌다. 50개주 중 유일하게 자동차 번호판에 USA를 새겨 넣어야 할 정도이니…. 그런 미국의 변방 뉴멕시코의 빌 리처드슨 주지사는 요즘 세계적 명사다. 방북 활동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다. 어머니가 멕시코계인 그는 히스패닉(스페인어권 미국인) 출신 첫 주지사다. 하원의원도 몇 차례 지냈지만, 그가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하는 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내외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유엔대사와 에너지 장관 등에 발탁한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선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는 통에 현 국무장관인 힐러리 캠프로부터 ‘가롯 유다’란 비난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국무부는 그의 방북 행보에 대해 냉담하다. 아예 개인적 방문으로 치부했다. 그런데도 리처드슨은 방북 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핵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에 합의했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차관보는 “북이 IAEA 사찰단을 복귀시킬 의향이 있다면 리처드슨이 아니라 IAEA 사무총장에게 말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북이 국제의무 준수 때까지 6자회담은 없다.”며 리처드슨의 입을 통한 약속 대신 북의 행동을 촉구했다. 우리 측도 ‘친절한 리처드슨씨’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 당국자는 “그는 북이 편하게 느끼고, 활용하려는 미국인 중 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의 진의가 무엇이든, 북이 필요에 따라 외부로 정보를 흘릴 때 쓰는 ‘확성기’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허풍 떠는 외교장사꾼”으로 폄하했다. 그는 북한을 8차례 방문했다. 지난 1994년엔 북에 피격된 헬기 조종사 송환 교섭에 성공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북한체제를 잘 아는 북한통이 아니라 인질 협상 전문가다. 이라크 억류 미국인 석방 교섭 때 후세인 당시 대통령이 다리를 꼰 그를 보고 그냥 나가버리자 다리를 풀고 끈질기게 기다린 일화가 이를 말해준다. 까닭에 북한이 그를 통해 발신하는 메시지의 행간에 숨은 뜻을 잘 읽어야 할 듯싶다. 대북 정책이 헛바퀴를 돌리지 않으려면 그의 전언을 곱씹어 제대로 새겨야 한다. 구본영 수석논설위원 kby7@seoul.co.kr
  • “대통령·병사 ‘복수’ 일념… 北 죽으려면 뭔 짓 못하겠나”

    “대통령·병사 ‘복수’ 일념… 北 죽으려면 뭔 짓 못하겠나”

    “죽으려면 뭔 짓거리를 못하겠나.”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의 답변은 단호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김 의원에게 북한이 지난 20일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해 반격도발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김 의원은 “우리가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고 국민 안보의식이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부터 말단 병사까지 복수 일념이 꽉 차 있는데 북한이 어떻게 도발해 오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우리가 훈련한 대로 대비 태세가 되어 있으면 북한은 함부로 넘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및 사격 훈련, 한반도 정세, 국방 개혁 등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지식과 경험, 소신을 설파했다. ‘꼿꼿 장수’라는 별명답게 김 의원의 목소리에는 힘이 담겼고, 답변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정일이 기획하고 지시한 것이다. 북한 내에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고 사전에 감청을 피하기 위해 군부를 단속할 수 있는 인물은 김정일이 유일무이하다. 이를 아들 김정은의 몫으로 돌려서 3대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다. 김정일 부자는 최근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북한 군부 내에서 상당히 지지를 받았을 것이다. →야당은 연평도 훈련 재개를 우리 정부의 남북 긴장 고조 조치로 바라보는 것 같은데. -(버럭 소리를 지르며) 긴장 고조를 누가 시켰나. 피해를 누가 봤나. 그걸 보고도 군을 보유한 독립된 국가가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면 말이 되나. 긴장이 다소 올라갈 지언정 당연히 (훈련을)해야 한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때문에 해주·옹진 반도가 가로막혔기 때문에 도발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견해는. -참여정부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 국방장관 협의 때도 같은 맥락에서 공동어로수역, 평화수역 등을 논의했었다. 하지만 북한이 NLL 훨씬 이남 백령도 해역 밑에까지 공동어로수역으로 삼자고 제의해 와 판을 깼다. 우리는 1953년 7월 27일 이루어진 정전협정 체결 당시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수역은 연합군의 관할이었지만, 당시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이 북한의 해상 진출로를 보장해 주는 차원에서 NLL을 설정한 것이라는 논리를 세웠다. 북한도 NLL을 인정하는 출판물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김정은 후계 체제가 아직 공고화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면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전면전은 어렵다. 세계 최고 부자가 김정일 부자다. 자신의 생명이 위태롭고 왕조가 무너지는데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북한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에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과 핵 연료봉 해외 반출 의사를 밝힌 의도와 진정성은. -IAEA 사찰을 허용하려면 먼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해야 한다. 회원국들은 모두 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IAEA의 사찰은 시기, 장소의 제한이 없어야 한다. 일개 주지사가 무슨 대표성이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북한은 툭 던져 놓고 국제 사회의 이목을 거기에 집중시키려는 전략이다. 난 10%도 믿지 않는다. 북한은 사찰단이 들어가면 6자회담을 통해 경제지원을 요청할 것이다. 식량, 경수로 지원 재개 등 다른 요구 조건들을 계속 늘어놓을 것이다. →최근 미국 멀린 합참의장이 방한해 한·미·일 합동 군사 훈련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가능하다고 보나. -군사적으론 필요하다. 다만 최근 일본 간 나오토 총리가 한반도 급변사태 때 자위대가 한국 땅을 딛고 자국민을 후송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한국인의 정서와 배경을 너무 모르고 한 소리다. 장기적으론 상호보완적·공동 대응 차원의 합동훈련이 필요하지만, 자위대 전력의 한국 영토 진출 금지 등 엄격한 조건이 붙은 상황에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도발에 맞서 전투기 폭격에 나서려면 미국의 승인이 필요한가. -(단호하게)필요 없다. 평시작전권한이 한국군에 있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권한위임사항(CODA)에도 그런 규정은 없다. CODA에는 위기관리에 따른 한·미 간 논의 사항만 규정돼 있을 뿐이다. [사진] 쾅~ K-9자주포 엄청난 위력시범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 교체) 가능성은. -레짐 체인지라는게 리더십의 변화를 얘기하는 것인데,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리더십의 변화가 오진 않을 것이다. 이미 왕국화되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북한 주민들이 그 체제에 익숙해 있다. 철저히 식량으로 통제하고 있는데, 빠른 시간 내에 올 것 같진 않다. →북 정권 교체의 조건은 무엇일까. -군부·사회·당의 엘리트 층에 의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철저히 통제되고 익숙화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다.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가 다시 부각되는데. -냉전주의적 사고방식이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게 한반도다. 지금의 한·미·일 관계는 냉전주의에 의한 동맹보다는 가치동맹으로 보는 게 맞다. 북·중·러도 마찬가지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일 관계에서 한국의 가치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통일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 내부가 스스로 붕괴되는 게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그래도 곧바로 주도권이 한국으로 오진 않을 것이다. 북한 내부에서 중국과 한국을 놓고 갈등이 있을 것이고, 또 한동안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1993년쯤인가 준장 때 육사 사관생도들에게 “앞으로 20년 후에는 통일이 될 것이다. 두만강 국경에서 너희가 지휘관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20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최근 군 장성 인사와 관련,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발탁을 놓고 말이 많다. 어떻게 평가하나. -혹자가 말하는 걸 나도 들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고교 선배인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뒷배경이 있으니 군 인사권의 독립성을 더 확고히 보장받을 기회가 생긴 셈이다. 누구의 청탁도 받지 않고 군에서 최고의 사람을 뽑아서 쓰는 기회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국방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정보화·과학화군을 추진하면서 육·해·공군 합동작전시스템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국방개혁의 핵심이다. 예산도 필요하지만, 육·해·공군의 자군 중심 사고도 바뀌어야 한다.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때까지 합동군 사령부를 편성하고, 합참의장은 군령분야에서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보좌하게끔 하는 대신 국방장관 밑에 합동군사령부를 두고 작전권을 행사하는 통합군 체제가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北核관리’ 포석

    美·中 정상회담 앞두고 ‘北核관리’ 포석

    “북한도 핵 이용 권리가 있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 표명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당사국 간 논의에서도 이 문제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한국, 미국, 일본 등이 “북한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이용 권리를 언급, ‘북한 끌어안기’에 나섰다. ●中정부 ‘북핵’ 왜곡·단순화 중국 정부는 왜 지금 시점에서 북한의 핵 권리를 언급하고 나섰을까.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와 2005년 9·19 공동성명의 원칙에 따라 핵을 이용할 권리가 있으며 동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9·19 공동성명과 IAEA의 감시 등을 언급했지만 방점은 북한의 핵 이용권 인정에 찍혀 있다. 북한의 IAEA 사찰단 복귀 언급을 긍정적 태도변화로 간주한 것이다. 하지만 장 대변인의 이 언급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크게 4부분으로 나눠진 9·19 공동성명 1조는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에 대해 북한의 주장과 다른 국가들의 존중을 명시했지만 이에 앞서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의 포기,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등을 전제하고 있다. 장 대변인은 북한의 핵 이용 권리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히면서 그 전제조건을 모두 빼버린 것이다. ●6자회담 재개 위한 무리수 이에 대해 6자회담 진행에 밝은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북한의 핵 이용권을 자신들의 의도에 맞게 왜곡, 단순화시켰다.”면서 “상황을 대화국면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미 사용가치가 떨어진 영변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 수용을 내세운 북한의 조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어떻게든 6자회담 재개 수순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서두르는 것은 내년 1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 전에 북핵 문제가 최소한 관리국면으로 들어서야 한다는 절박한 사정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이 북핵 문제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서는 안 된다는 중국 외교당국의 조급함이 장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 드러났다는 얘기다. 평화적 해법을 강조함으로써 한·미의 대북 및 대중 압박을 약화시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연일 계속되고 있는 한·미의 군사훈련, 중국에 대한 대북 압박 요구 등으로 중국은 경제에 집중해야 할 힘을 뺏기고 있다.”면서 “한시바삐 이 같은 압박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성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IAEA 사찰 허용 소식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이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핵 논의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폐기’에서 ‘동결’이나 ‘기존 핵 인정’ 쪽으로 옮겨가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는 그동안 한·미·일 등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를 견지해 온 중국의 북핵 정책이 근본적으로 궤도를 수정하는 의미를 지니는 것이어서 향후 북핵 관련 중국의 언급을 더욱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성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도 넘은 ‘한반도 안보 장사’

    일부 미국 고위 인사들이 북한 문제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날리려는 ‘한반도 안보 장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박6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쏟아낸 북한 편향적 발언은 너무 심했다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지적이다. 리처드슨은 “북한은 (대화를 위한)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고 단정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하려는 의도는 자신들이 우라늄 고농축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데 있다.”고 선의로 해석했다. 외교 소식통은 22일 “리처드슨으로서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타이밍을 골라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평화의 메신저로 자신을 부각시키고 이름을 날리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문제는 그의 이런 태도가 북한 정권의 의도에 말려든다는 데 있다.”고 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 고위 인사의 입을 빌려 자신들의 입장을 선전함으로써 폭력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평화와 대화를 희구하는 양 인식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지난 9월 방북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 잔뜩 들떠 있었지만, 그 시간 김정일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있었다. 당시 김정일이 자신의 방중 루트를 감추거나 미국과의 대화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의연함을 과시하기 위해 카터 방북 카드를 이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가 지난 8월 한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을 때도 말들이 많았다. 미국 정부 관리까지 지낸 사람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참여한 조사결과에 대해 증거도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이 한·미 정부 안에서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안보 문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민감하다.”면서 “자기 나라 일이 아니라고 개인의 영달에 함부로 이용하는 것은 일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회담만을 위한 6자 없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최근 방북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거듭 선(先) 행동을 주문했다. 회담만을 위한 6자회담은 하지 않겠다고 거듭 선을 그은 것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은 북한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화 의지를 보여 줄 때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북한이 보여 준 호전적 행동들은 그들이 책임 있는 방식으로 6자회담을 재개할 약간의 준비라도 돼 있다는 확신을 누구에게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북한의) 말이 아닌 행동들이 나와야 한다.”고 북한의 행동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또 한국은 가장 중요한 미국의 동맹국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한국의 행동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북한의 호전적 행동들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면 리처드슨 주지사가 아니라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에게 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리처드슨 주지사와 북한 당국자의 대화를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 정부는 리처드슨 주지사 방북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도 없었고,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 결과 보고 역시) 현재로선 예정된 것이 없다.”고 말해 이번 방북이 리처드슨 주지사 개인적 차원의 방북임을 강조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상원 비준이 임박한 러시아와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문제로 러시아와 지난 며칠간 북한의 호전적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 미·러 정상 간에 북한 문제를 놓고 긴밀한 협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미국인들이 북한에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사설]北 대응 못한 이유에 도발 막는 해법 있다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이 무탈하게 마무리됐다. 혹시나 하면서 가슴 졸이기도 했지만 북한은 대응 사격이란 어리석은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 군은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망가진 안보 자존심을 되찾았고, 안보 주권을 굳건히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도발에는 더 이상 관용이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실천에 옮기자 북도 무력 충돌은 피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여기에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는 해법이 있다. ‘사즉생’의 강한 의지와 빈틈 없는 전투력이 핵심이다. 군이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훈련을 강행하자, 북한도 한발 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이를 통해 우리 못지않게 북한도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한·미 동맹으로 굳건한 우리 군사력을 감안하면 무력 충돌은 자멸을 초래할 것임을 북한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추가 도발 협박을 계속하지만 대화 메시지도 보내기 시작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수용과 핵 연료봉 판매 의사를 전달한 것은 그들 특유의 이중 플레이다. 흔들림 없는 대북 원칙만이 투트랙 전략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훈련의 성과는 적지 않지만 이름 그대로 훈련이었을 뿐이다. 뒷북치기식 무력 시위로는 연평도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 북한 군을 패퇴시킨 개선장군처럼 자만해서도 안 되고, 흥분해서도 안 된다. 북한이 꼬리내렸다며 자기 만족에 머물거나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때가 아니다. 실컷 얻어맞고 뒤늦게 허세 부리는 꼴이 안 되도록 자기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뒤 안보 불안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인식 아래 냉정하게 유비무환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 훈련이 도발에는 관용이 없음을 북한에 알리는 마지막 신호가 되어야 한다. 북한의 추가 도발 시나리오를 놓고 분석들이 난무한다. 어떤 도발이 가능하며, 어떻게 분쇄할 것인지에 대해 민·관·군이 동심일체가 되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은 예측불허 집단임을 감안하면 허를 찌르는 도발을 주문하는 것이나 다름 없을 수 있다. 중구난방식 논의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절실하다. 나아가 북측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때는 아니라고 해서 대화의 문 자체를 닫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들이 도발을 자제하도록 외교전을 병행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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