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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연 “고령화 고려하면 GDP 대비 복지지출 적지 않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한국의 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복지 지출 비중이 작지 않은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한 ‘한국의 재정운용 진단과 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은 지난해 1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1%)의 절반 수준이지만 노년부양비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비율이라고 진단했다. 노년부양비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로 한 사회의 고령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지난해 19.8명이었다. 그리스는 1980년에 노년부양비가 이 정도 수준이었는데 그 당시 GDP 대비 복지지출은 9.9%였다. 그리스의 GDP 대비 복지지출은 지난해 23.5%로 상승했다. 결국 한국도 향후 복지제도가 확대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세계에서 고령화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40년 후에는 GDP 대비 복지지출이 27.8%로 2.5배로 치솟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옥 교수는 ”복지정책을 펼 때 미래전망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향후 복지지출이 급증해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구 고령화로 향후 복지지출이 급증하기 때문에 재정 적자와 정부채무를 지금부터 관리해야 한다”면서 “예산확대 속도를 조절하면서 예산의 용처와 효과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OECD “올해 韓성장률 전망 2.1→2%… 내년 2.3%”

    OECD “올해 韓성장률 전망 2.1→2%… 내년 2.3%”

    올해·내년 세계 성장률은 2.9% 예측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만에 2.1%에서 2.0%로 소폭 내렸다. 다만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른 투자·고용 증가에 힘입어 내년 성장률은 기존에 전망했던 2.3%를 유지했다. 내후년 성장률도 2.3%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21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의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2.0%, 2.3%로 예상했다. 앞서 OECD는 지난 5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4%, 2.5%로 예측했으나 9월 2.1%과 2.3%로 하향 조정했고, 2개월 만에 다시 올해 성장률 전망을 0.1% 포인트 낮췄다. OECD는 한국에 대해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반도체 가격하락 등으로 수출과 투자가 둔화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낮은 부채 비율 등 건전한 재정상황과 복지지출 확대 필요성을 감안하면 한국의 확장재정정책 방향을 환영한다”며 “투자는 낮은 수준에서 점차 안정화되고 공공 일자리 확대 등에 힘입어 고용 증가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내년과 2021년 성장률은 2.3%로 전망했다. OECD는 “한국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노동이동성과 생산성을 제고해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OECD는 올해와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2.9%로 예측했고, 2021년에는 3.0%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6.2% 수준으로 예측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내년에 5.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무디스, 내년 한국 성장률 2.1% 전망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한 곳인 무디스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0%보다 조금 높아 내년엔 한국 경제가 소폭 나아진다고 내다봤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 사태 등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익이 개선되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정부신용평가 담당 전무는 19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보다 미미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구즈만 전무는 “수출, 특히 반도체에서 수출량이 크게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고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통화정책으로 국내 수요도 꽤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정부가 확장 기조를 제안해 앞으로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2%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는데 이 정도 부채비율은 국가신용등급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여서 미중 분쟁과 홍콩 사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같은 이유로 내년에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아지기가 어렵다고 전망했다. 크리스 박 무디스 기업평가 담당 이사는 “전반적인 세계 경기 둔화와 무역분쟁 지속으로 한국 수출 주도 기업들의 올해 수익성이 악화했는데, 내년에도 일부 개선될 여지는 있으나 개선 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분쟁으로 화학과 정보통신기술(ICT) 업종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철강, 화학, 정유는 경기 둔화와 업황 침체 영향으로 수익성이 안 좋다”고 진단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씨줄날줄] 시중은행의 생산성/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시중은행의 생산성/전경하 논설위원

    11월엔 주요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개 채용 합격자가 발표된다. 정부의 일자리 장려 정책에도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굳이 은행 지점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이나 인터넷뱅킹,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으로 거의 모든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8일 국민은행의 파업에도 고객들이 파업 사실을 느끼지 못했던 것과 같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내놓은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업 일자리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도 이를 반영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권 취업자는 2015년 말 13만 8000명에서 지난해 말 12만 4000명으로 1만 4000명 줄었다. 설계사·모집인(-2만 5000명)과 비은행권(-2000명)까지 더해 금융권 전체 취업자는 4만 1000명이 줄었다. 금융위는 또 지난해 은행의 신규 기업대출(206조원)로 1만 3000명의 추가 고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분석 결과를 인용한 것으로 대출의 고용유발효과를 추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만 참고할 필요”가 있고, “고용 증가로 운영자금 수요가 늘어 대출이 늘기도 하므로 대출 증가에 따라 고용이 증가한다는 인과관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주석을 덧붙었다. 이런 주석이 붙는 숫자를 도대체 왜 발표했을까. 지난 6월로 거슬러 가면 답이 보인다. 당시 금융위는 일자리 중심 경제 달성을 위해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했다. 올해 시범운영으로 시중·지방은행의 자체 일자리 기여도와 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지난 8월 공개하기로 했는데 3개월 늦어졌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은행원 수는 줄어드는데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하냐, 고용유발계수(10억원어치를 생산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고용되는 인원수)가 사업시설관리업 15.9(2017년 기준), 도소매 10.8, 숙박음식 10.4 등 미래 산업과 거리가 있는데 이런 업종에 대출을 우대하라는 게 맞느냐 등등 은행권 반발에 부딪힌 것이 지연을 거들었다. 금융위가 지적했듯 금융권 일자리는 근로환경이 좋고 임금수준도 높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권 임금 비율(2014년 기준)이 미국은 1.01, 일본이 1.46인데 한국은 2.03으로 미국의 두 배다. 하지만 국내 은행의 올 3분기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7.04%로 세계적 금융사의 수준인 10%는 물론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판단한 ‘최소한의 기본수익성’(8.0%)에도 못 미친다.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은 중요하다. 그래도 평균 연봉 1억원에도 파업하는 일자리를 늘릴 생각은 아닐 거다. 일자리 창출에는 일자리의 내용도 함께 가야 한다. 생산성 대비 낮은 연봉은 물론 생산성 대비 고액 연봉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답도 발표될 거라 믿고 싶다. lark3@seoul.co.kr
  • ‘지역’에 재정 효과 극대화한다지만… 경기 활성화 도움은 의문

    ‘지역’에 재정 효과 극대화한다지만… 경기 활성화 도움은 의문

    정부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프로젝트’에 지역 건설사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지역 도급 의무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중앙정부가 쓰는 돈이 지역에 직접적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해 재정 투입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지역 도급 의무제가 지방의 중견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고 실제 지역경기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12% 이상 늘려서 예산안에 반영했다”면서 “예타 면제 프로젝트에서 지역건설사가 도급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지방에서 고속철도(KTX)나 지하철, 도로 등 대형 공사를 진행하더라도 대부분 서울의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을 수주한 뒤 지방 건설사에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지역 도급 의무제가 예타 사업에 적용되면 지방 건설사들의 공사 수주 기회가 늘고, 중앙의 돈이 지방에 직접 풀리는 효과가 커질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지방 경기가 상대적으로 더 나쁜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방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일정 부분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효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대형 SOC 건설 사업을 수행할 건설사가 지방에 거의 없어 담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면서 “지방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서울 대형사나 지역 중견사로부터 공사를 수주해도 단가가 비슷해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역 도급 의무제는 지역 중견사를 보유한 유지들의 배만 불리는 총선용 정책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부총리는 예상보다 축소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선 추가 지정 가능성을 밝혔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 목표와 거시정책의 부정적 영향 최소화를 모두 고려한 결정”이라며 “여러 거래에 대한 조사나 세제·금융상의 대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수준은 39.8%로 전망한다”면서 “경기 대응을 위한 지금과 같은 재정 역할을 고려하면 국가채무비율이 40%대 중반까지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홍 부총리는 “성장동력 확충과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잠재성장률 자체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업혁신 ▲노동시장 혁신 ▲공공부문 ▲인구구조·기술변화 등 구조적 변화 ▲규제혁신과 사회적 자본 축적 등 5대 분야의 구조개혁을 위한 실천 과제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한편 당초 이달 안에 발표를 예고했던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책에 대해서는 국회 탄력근로제 입법을 지켜본 뒤 행정부 차원의 보완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50~299인 중소기업에도 주 52시간제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3~4개월간 관계 부처가 (대안 제시를 위해) 긴밀히 노력했으나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것도 국회에서 법안이 처리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보완 장치 없었던 ‘소주성’… 너무 빠르게 밀어붙여 실패”

    “보완 장치 없었던 ‘소주성’… 너무 빠르게 밀어붙여 실패”

    전직 관료 11명 “소득주도성장은 부정적” 최저임금 인상 속도 가팔라 자영업 타격 내년도 상승률은 매우 낮춰 그나마 다행 확장 재정 기조엔 국가채무 증가 우려도전직 고위 경제관료들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3대 축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및 부동산 정책 가운데 소득주도성장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전직 관료들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밀어붙였다고 입을 모았다. 평가에 참여한 15명 중 소득주도성장이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11명이었으며 ‘바람직하다’는 2명에 그쳤다. ‘그저 그렇다’는 의견은 2명이었다. 참여정부 시절 장관급 관료를 지낸 인사는 “소득주도성장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 추진 속도가 빠르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행됐다는 측면에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분배 정책을 강화한다고 하면 괜찮지만 그 자체가 성장을 이끌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계층 간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데는 소득주도성장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빈부 격차와 재산 격차가 심각한 나라로 이 문제가 성장을 막고 있다”며 “빈곤층이라도 소득을 올려줘야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을 제대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인상 속도가 가팔라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이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10명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으며 ‘그저 그렇다’는 4명, ‘바람직하다’는 1명이었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16.4%, 올해 10.9% 등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올랐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8350원)보다 240원(2.9%)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급 경제 관료를 지낸 인사는 “최저임금 인상은 가장 고용이 많이 이뤄지는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 부담을 줬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굉장히 낮추면서 속도조절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직 관료들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매기는 정책으로 소득주도성장(12명)을 꼽았다.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부동산 정책은 각각 1명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 기조를 이어 간 데 대해서는 효과 및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8명으로 대다수였다. 나랏빚인 적자국채가 역대 최대인 60조원에 달하고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4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 봤자 경기 활성화에 대한 효과가 작아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할 수 있다”면서도 “고령화나 복지지출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적재적소에 재정 자금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정택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늘린 재정을 소득주도성장 방식으로 접근해 공무원을 증원하거나 항구적인 복지 정책으로 쓰면 당장 효과도 없으며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며 “재정 정책은 (경기를 살리는) 링거 주사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지방정부 5년간 잉여금 69조… 내수에 악영향”

    집행하지 못한 돈 5년 새 91%나 늘어 계획대로 다 썼다면 성장률 1.7% 상승 행안부는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 못해 지방정부가 예산을 배정하고서도 회계연도 내에 미처 다 집행하지 못한 잉여금 규모가 최근 5년 사이 약 9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정부의 ‘못쓴 돈’이 내수경기를 악화시킨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지적과 함께 지자체 재정 여건을 관리하는 행정안전부가 제대로 된 잉여금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4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결산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자체들의 잉여금과 순잉여금이 크게 늘었다. 실제 세입에서 세출을 제외한 못쓴 돈을 일컫는 잉여금 규모가 최근 5년간(2013~2018년) 91% 증가해 68조 7000억원이 됐다. 잉여금에서 이듬해로 넘어가는 예산인 이월금과 중앙정부에 반납해야 하는 보조금을 제외한 순잉여금 규모는 5년간 116% 증가한 35조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도 잉여금과 순잉여금은 각각 36조원, 16조 2000억원이었다. 잉여금(기초 52조 5000억원, 광역 16조 2000억원)과 순잉여금(기초 25조 9000억원, 광역 9조 1000억원) 모두 광역지자체보다 기초지자체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순잉여금 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82.1%를 기록한 경기 과천시였다. 과천시는 세출액이 2235억원, 순잉여금은 1834억원을 기록했다. 안산시, 시흥시는 세출 대비 순잉여금 비율이 각각 56.7%(순잉여금 8759억원·세출 1조 5446억원), 52.4%(6976억원·1조 3315억원)로 과천시의 뒤를 이었다. 연구소 측은 “과천시는 ‘지식정보타운 조성 특별회계’에서 큰 규모의 분양수입이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시흥시도 순잉여금의 상당 부분이 토지 매각에 따른 초과 세입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수년 전 발생한 수입을 계속 묵혀 두지 말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지방정부가 잉여금을 쌓아 놔 내수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만일 68조 7000억원 모두 계획대로 지출했다면 산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31조원 늘어나 경제성장률이 약 1.7% 상승할 수도 있었다는 설명이다.마지막으로 연구소 측은 “행안부가 최근 수차례에 걸쳐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독려하고 있지만 순잉여금과 관련한 제대로 된 통계도 없고 심각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지자체가 재정안정화기금을 설치하고 세입이 부족해지면 기금을 재원으로 충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생활복지… 중구민 위한 ‘洞 정부’ 열린다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생활복지… 중구민 위한 ‘洞 정부’ 열린다

    서울 중구의 면적은 9.96㎢로 서울시의 1.6%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그 안에 온갖 매력이 다 있다. 수많은 역사자원과 문화예술시설, 대형 쇼핑가와 대기업 등 주요 문화와 산업이 몰려 있다. 38개에 달하는 전통시장과 노포(老鋪)도 있고, 최근에는 한때 야간 공동화로 고심했던 을지로 골목까지 젊은 사람으로 가득한 ‘핫플레이스’가 됐다. 반면 개발과 지원이 필요한 곳도 많다. 회현동 쪽방촌과 신당동 개미골목, 황학동 여인숙촌, 중림동 호박마을 등 군소 단위의 생활 쪽방지역이 여럿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역대 구정이 겉으로 보이는 도시의 화려함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민선 7기는 ‘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한다. 노인복지와 젊은층을 위한 보육·교육 등 주민의 삶을 바꾸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서 구청장은 올해 2월부터 트레이닝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매일 새벽 황학동 집을 나서 중앙시장, 신당동 아리랑고개 등 지역 곳곳을 걸으며 주민들의 소리를 들은 뒤 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지난 21일 중구 직영 초등돌봄교실 2호점이 있는 중림동 봉래초등학교 뒷마당에서 그를 만나 180도 바뀐 중구의 구정 패러다임에 대해 들었다.-‘중구민을 위한 도시’를 구정 목표로 잡았는데. “신당동, 약수동, 황학동 등이 있는 중구 동부에 구 전체 인구의 70%가 산다. 그런데도 생활환경과 공공서비스 체계는 부실하다. 일례로 올해 1월 황학동 중앙시장 인근 다세대주택 밀집지로 이사했는데 동네에 공원과 공영주차장, 공공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생활폐기물 무단 투기, 불법 주차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중구 문제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역대 구정은 이렇게 어두운 면보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치중했다. 그러다 보니 도시에 따뜻함이 없었고 사회적 약자들은 소외됐다. 중구는 외형적 성장보다 사람에 대한 강력한 투자가 필요하다. 도시가 노후화되고 젊은이들이 떠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서 노인들에게는 ‘어르신 공로수당’을 지원하고, 젊은층이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육·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어르신 공로수당과 보육·교육(교육 4종 세트) 사업은 중구가 올해 각각 150억원과 200억원을 투입한 핵심 전략사업이다.”-교육 4종 세트 사업 가운데 가장 속도가 나는 분야를 꼽는다면. “교육 4종 세트란 초등돌봄교실, 국공립어린이집, 진학상담센터, 진로체험버스 직영이다. 그 가운데 전국 최초 ‘구 직영 초등돌봄교실’은 학부모들이 돌봄에서 원하는 부분을 잘 파고들었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학교와 같은 안전한 곳에 내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충족했다. 지난 7월에는 행정안전부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개최한 ‘지자체 저출산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박정희 기념공원’의 의혹을 낳았던 동화동 공영주차장 사업지에 교육혁신센터가 완성된다. 지하 2층~지상 3층으로 구 직영 교육 4종 세트 등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구 교육정책 전반을 조율하게 된다.” -어르신 공로수당의 경우 현금복지 논란도 있었는데. “보건복지부의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에 협의 중이다. 다만 중구는 65세 이상 비율이 17%로 서울 자치구 평균(14%)보다 높다. 85세 이상 어르신과 독거 어르신의 빈곤율도 서울시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 사회복지 지출을 보면 우리나라는 전체 GDP에서 복지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나라에서 취약계층을 직접 돌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금복지라는 말 자체가 난센스다. 지금은 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복지정책을 확대해 나갈 때다. 복지 경쟁이 필요하다.” -어르신 공로수당과 교육·보육 외에 주민 삶 개선을 위한 ‘동 정부’ 구축 방안도 눈에 띄는데. “주민들 입장에서는 구보다는 동이 생활 거점이다. 지난 4월부터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동 정부 등 구가 하려는 중요 사업들을 설명했다. 몇 명이 모이든 상관없이 가서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7~9월 동안 103회에 걸쳐 5372명을 만났다. 동 정부는 공공서비스와 각종 생활복지시설 운영의 축을 동주민센터로 옮기는 것이다. ‘어디서든 걸어서 10분’ 내에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구청에 집중된 업무와 권한을 동주민센터로 분배하려고 한다.”-구도심인 을지로에는 기계·공구·정밀·조명·인쇄 등 산업이 밀집해 있는데 발전 청사진은. “중구의 전통 산업들은 지원·육성하면서 지역 개발도 해야 한다. 기계·공구·정밀업체가 몰려 있는 을지로 3구역은 서울시가 협의 중이다. 6구역에는 인쇄업체들이 몰려 있는데 산업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구 주도로 서울메이커스파크(SMP)를 만들려고 한다. SMP는 도심 산업의 순환적 재생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거·산업·문화 복합시설을 만들어 인쇄업체들이 SMP에 저렴하게 입주해 기술 지원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 정비가 끝나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구 발전 방향이 역대 구정과 달라진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구정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에 따라 구의회, 구청 직원, 구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주민을 대표하는 구의회와도 힘을 합쳐 중구를 발전시키려고 한다.” 진행 주현진 부장 jhj@seoul.co.kr정리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그가 걸어온 길 운동권 → 정치인 → 구청장…맨몸으로 달린 비주류의 길…시사평론가로도 종횡무진전태일 평전과 광주민주화운동 기록 등을 읽고 뜻을 세워 대학에서 학생운동에 전념했다. 1987년 숭실대에 입학했지만 그 탓에 복적과 제적을 거듭했고 2003년에야 졸업할 수 있었다. 1987년 6월 항쟁에 뛰어들었고 전국대학생연합에서 정책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운동권 선배들을 돕기 위해 1995년 지역위원회 자원봉사자로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고 4년 뒤 김희선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면서 정치인으로서 길을 열었다. 그 길은 철저한 비주류의 길이었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김근태 전 국회의원과 이인제 전 국회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나왔고 그는 계파 없는 비주류인 ‘노무현’을 선택했다. 맨몸 하나 앞세워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노 전 대통령을 보며 그의 삶은 전환점을 맞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서 구청장은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으로 4년 동안 일했다. 그리고 2007년 홀연히 청와대를 나와 중앙당으로 옮겨 당대표 비서실,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다. 대선을 앞둔 시기였다. 보수는 이명박 후보를 통해 혁신을 시도하는데 진보는 기득권만 지키려 하는 모습을 비판하며 진보 진영의 외연 확대를 주장했다. 2011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조직특보를 맡았고 2016년에는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을 지냈다. 그리고 이 무렵부터 종편과 라디오에서 시사평론가로 활약했다. 정치라는 종목에서 선수로만 뛰다가 해설가를 한 셈이다. 선거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일주일에 30개 프로그램까지 출연했다. 그 덕에 서울 중구청장이 된 지금도 어떤 주민은 그를 만나면 (구청장인지 모르고) 왜 요샌 TV에서 안 보이냐는 얘기를 한다. ▲경남 창녕 출생(1967) ▲서울 석관초, 서울 경희중, 서울 청량고, 숭실대 철학과 졸업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대위 청년특위 부위원장(1997) ▲김희선 국회의원 보좌관(2000) ▲노무현 대통령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실 메시지전문위원(2002)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2003)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조직특보(2011)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2016)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2018) ▲민선 7기 서울 중구청장(2018~) ▲저서 ‘길 위에서 만난 중구’
  • “확장 재정 필요하지만 확실한 재정운용 원칙 세워야”

    홍장표 “예산 증가율 두 자릿수로 늘려야” 전문가 “재정건전성 급격히 악화 우려 총선 후 국민 동의 구해 증세 추진해야” 최근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이 불가피하지만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재정운용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총선 이후엔 증세 논의가 뒤따라야 하고, 사회간접자본(SOC) 등 투자효과가 큰 분야에 재정이 주로 쓰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3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구조전환기, 재정정책의 역할과 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다음날 열린 행사에서는 청와대와 여당, 국책연구소, 학계 인사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홍장표 소주성특위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성장률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2.0%를 넘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면서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 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으로는 부족하고, (예산 증가율을) 두 자릿수로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민간의 경제 활력이 부족할 때 재정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전 세계적인 경기의 동시 하강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계획적인 지출로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2021년 이후 재정수입 증가율은 연 5% 수준으로 전망되지만 성장률 회복 속도에 따라 재정수입 증가율의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37.1%에서 2023년 46.4%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 9%대 증가율의 ‘슈퍼예산’이 집행되더라도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면 예상보다 세수가 덜 걷히고, 그 결과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도 있다. 증세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세부담률은 올해 19.6%에서 내년 19.2%로 떨어진 뒤 2023년에도 19.4%에 머물 것으로 기재부는 전망한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높은 총지출 증가율을 유지하면서도 조세부담률을 놔두는 정책의 결과는 재정건전성의 악화”라면서 “총선 이후 국민적 동의를 구해 조세부담률을 적정 수준으로 높이는 증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성장률 2%도 조마조마… 文 ‘재정’ 21번 언급해 확장기조 강조

    성장률 2%도 조마조마… 文 ‘재정’ 21번 언급해 확장기조 강조

    경기 부진에 9% 늘린 ‘슈퍼예산’ 편성 “적극 재정은 방파제… 선택 아닌 필수” “2년간 국채발행 28조 줄여 여력 비축” 일각의 재정건전성 우려도 적극 방어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의 핵심 주제는 경제였다. 200자 원고지 기준 45장 분량의 전체 시정 연설 중 3분의1 이상을 재정과 산업정책, 일자리, 소득 등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재정’이라는 단어를 21번이나 사용하는 등 과감한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이 적극 역할을 해 대외 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나아가 우리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세계 무역과 경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우리 경제는 정부 기대치인 2.4~2.5%나 잠재성장률인 2.5~2.6% 달성이 물 건너간 것은 물론 ‘심리적 마지노선’인 2.0% 달성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경제 발전의 고삐를 쥔 이후 2%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1980년(-1.7%), 1998년(-5.5%), 2009년(0.8%)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모두 제2차 석유파동과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위기에 따른 결과였다면 최근의 경기 부진은 그마저도 없다는 점이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도 올해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전망이어서 ‘저성장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올해 대비 9.3% 늘어난 513조 5000억원의 내년 예산을 편성했다. 지난해(9.5%)에 이어 2년 연속 9%대 총지출 증가율의 ‘슈퍼 예산안’을 마련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적 경기 하방 극복을 위해 재정 확대로 대응할 수 있는 나라로 우리를 지목했다”면서 “저성장과 양극화,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재정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정건전성 우려도 적극 방어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2년간 세수 호조로 국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8조원 축소해 재정 여력을 비축했다”면서 “내년에 적자 국채 발행 한도를 26조원 늘리는 것도 재정 여력의 범위 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예산안대로 해도 내년도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넘지 않는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0%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재정건전성 면에서 최상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37.1%에서 내년 39.8%로 오른 뒤 2023년 46.4%까지 상승한다. 건전성 지표인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2020년 -3.6%에서 2021~2023년 -3.9% 등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내년에 30년 이상 장기재정전망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재정준칙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대외 파고를 넘어 활력을 되찾고 국민들이 삶이 나아졌다고 체감할 때까지 재정의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내년도 확장 예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문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확장예산은 선택 아닌 필수”

    문대통령, 국회 시정연설서 “확장예산은 선택 아닌 필수”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 “확장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도 엄중한 상황”이라며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 대외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는 분도 계시다.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갖고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이라면서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재정과 경제력은 더 많은 국민이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충분할 정도로 성장했고, 매우 건전하다”고 평가했다.이어 “정부 예산안대로 해도 내년도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10%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수준이고, 재정 건전성 면에서 최상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IMF(국제통화기금)는 독일, 네덜란드와 우리나라를 재정 여력이 충분해 재정 확대로 경기에 대응할 수 있는 나라로 지목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 모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본, 중국보다 높게 유지하고 있다. 경제의 견실함을 우리 자신보다 오히려 세계에서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에 적자국채 발행 한도를 26조원 늘리는 것도 이미 비축한 재정 여력의 범위 안”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재정의 많은 역할로 ‘혁신적 포용국가’의 초석을 놓았다. 재정이 마중물이 됐고 민간이 확산시켰다”며 “그러나 이제 겨우 정책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을 뿐이며 우리 경제가 대외 파고를 넘어 활력을 되찾고, 국민들께서도 삶이 나아졌다고 체감할 때까지 재정의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513조 슈퍼예산안, 민생 최우선으로 심사해야

    내일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정부의 2020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시작된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은 513조원 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3조 9000억원이나 늘어난 슈퍼예산이다.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12월 2일이다. 지난해는 법정 시한을 넘겨 12월 7일에 처리됐다. 올해도 선거제 개편안, 사법개혁안 등을 둘러싼 여야 입장이 달라 법정 시한 내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산안은 국회를 통과·확정돼야 정부가 집행을 시작한다. 조기 재정집행을 독려해도 예산이 실제 수혜자에게까지 닿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법정 시한 내의 통과가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세계 경제 둔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이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내년도 예산이 재정 중독의 결과라며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퍼주기 예산의 대폭 삭감을 벼르고 있다. 여야 모두 선심성 예산을 대폭 줄이되 민생을 위한 예산은 대폭 늘리기를 주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한국이 11.1%(2018년 기준)로 멕시코, 칠레 다음으로 낮고 OECD 평균(20.1%)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중위소득 50% 미만 소득자 비율인 빈곤율을 17.4%(2017년 기준)로 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높다. 중복·편법수령 등 부정수급 가능성이 큰 항목을 걸러내되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를 통한 생계급여 지원, ‘노노(老老) 부양’ 해결을 위한 복지센터 건설 등은 더욱 늘려야 한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이 1.0명이 안 되는 초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신혼부부 주거 지원, 공공보육 확대 등도 더욱 늘어나야 한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도 시급하다. 올해 경제성장률 2.0%가 어려운 상황이고 경제가 부작용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 또한 떨어지고 있다. 재정이 마중물이 돼 10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의 투자처가 될 수 있는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예산안과 함께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막고 있는 규제의 완화 법안도 같이 통과시키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20대 국회는 법안 통과율이 역대 최저인 30.5%로 ‘일 안 하는 국회’였다. 세비 반납은 물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요구가 20대 국회에서 유독 뜨거운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 취약계층의 복지수준을 높이고 경제활력의 디딤돌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총선에서 표를 부탁할 자격이 있다.
  • 므누신, 홍남기 만나 “車 관세부과, 한국 입장 고려…외환이슈 소통 원활”

    므누신, 홍남기 만나 “車 관세부과, 한국 입장 고려…외환이슈 소통 원활”

    홍남기 G20회의 참석 차 방문 한미 인프라 협력 MOU도 체결S&P, 피치 등 신평사도 만나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자동차 관세 부과와 관련해서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기재부가 전했다.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므누신 장관은 한국 외환정책의 투명성 제고 노력을 높게 보고 외환 관련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한미 재무당국은 인프라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와 므누신 재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재무부에서 만나 관세와 외환정책, 일본 수출규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홍 부총리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한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에 므누신 장관은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한국의 외환정책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주기 단축 등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또 외환 이슈에 대해 원활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미 재무부는 환율조작국 여부 등을 판단하는 환율보고서를 이달 발표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한국 수출기업의 이란 거래 미수금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청했고, 므누신 장관은 양국의 긴밀한 협의 아래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국제 무역 규범에 위배되며 글로벌 가치사슬을 훼손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양국 간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통해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조속히 회복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북한 문제를 놓고는 양측 모두 긴밀한 소통과 빈틈없는 정책 공조를 이어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양자면담은 홍 부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DC를 찾으면서 이뤄졌다. 면담 이후 양측은 한미 인프라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인프라 공동 투자를 위해 한미 재무당국이 체결한 첫 MOU다. 상호투자와 중남미·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으로의 공동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방안을 담고 있다. 양측은 MOU에 따라 글로벌 인프라 공동 진출을 논의할 실무 워킹그룹을 구성한다. 공공·금융기관, 민간이 참여하는 실무회의를 개최하는 동시에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공동사업단 구성도 논의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번 MOU에 대해 “양국 경협 관계의 새로운 발전과 강건한 한미동맹 재확인의 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방 인프라 시장 진출은 물론 제3국 공동진출 확대의 모멘텀”이라며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한국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의 접점화 및 조화로운 협력 추진 기회”라고도 평가했다.한편 홍 부총리는 브렛 햄슬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신용등급·리서치 글로벌 총괄, 로베르토 사이펀-아레바로 피치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등 국제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와 각각 만나 “2.4% 성장 목표 달성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나 2%대 성장률 달성을 위해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국제기구가 전망했듯 세계경제 개선 등으로 올해보다 성장세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신평사는 한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일본 수출규제 및 미중 무역갈등 영향, 북한 비핵화 가능성 등에 관심을 표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0년 39.8%, 2023년 46.4%로 증가하지만 한국의 재정 여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한국 수출이 회복되려면 무엇보다도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되고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는 등 대외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며 “대내적으로도 다각적인 수출 촉진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최근 소비자 물가 하락은 단기적인 현상”이라며 선을 그었고, 노동정책 중에서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기업의 수용성을 고려해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홍남기, 美서 한국 재정건전성·경제 복원력 홍보

    홍남기, 美서 한국 재정건전성·경제 복원력 홍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의 재정건전성과 경제 복원력을 적극 홍보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반도체 수출 부진과 친노동 정책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이날 뉴욕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연 ‘한국 경제 설명회’(IR)에서 “한국 경제는 튼튼한 대외 건전성과 견고한 재정, 균형 잡힌 산업구조의 3대 충격 완충장치를 바탕으로 강한 복원력을 갖췄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40%를 하회해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피터 마 포인트스테이트캐피털 전무가 노동친화적인 정책을 더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 묻자 홍 부총리는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이 바람직하지만 시장 기대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면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내년 1월부터 299인 이하 기업에 적용되는데 어떤 형태로든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도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주식영업 부문 대표는 수출 부진과 주요 원인인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해 질문했다. 홍 부총리는 “반도체 수출 감소는 단가 하락과 중국 수출이 줄어든 게 주요 원인”이라며 “반도체 업황은 내년 상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미중 무역갈등이 조속히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미국 리서치 회사 ‘에버코어 ISI’의 딕 리피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에 대해 정부보다 비관적이며, 2%보다는 좀더 낮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일본의 22번째 노벨과학상, 우리도 기초과학 키워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그제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요시노 아키라 아사히카세이 명예연구원을 발표했다. 요시노 연구원의 수상으로 일본은 화학상 8명(국적 기준), 물리학상 9명, 생리의학상 5명 등 노벨상 과학 분야에서 22번째 수상자를 배출했다. 참으로 부럽지만 두렵기도 한 현상이다. 지난 7월부터 진행 중인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은 이 같은 기초과학의 우수성을 이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기초과학의 우수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요시노 연구원은 종합화학에 특화된 중견기업 아사히카세이에 1972년 입사해 연구에 매진해 왔다. 요시노 연구원은 기자회견에서 “1981년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관한 기초연구를 시작했고 실제로 개발될 때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며 “개발한 리튬이온전지는 3년간 전혀 팔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 연구프로젝트를 중견기업에서 진행했다는 점이 일본 기초과학의 저력을 보여 주는 요소이다. 한국은 빠른 성장을 위해 당장 돈이 되는 분야인 응용과학에 집중해 왔다. 이런 추격형 발전전략은 이제 한계에 달해 선도형 발전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도 이를 인식, 많은 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 과학·기술지표에 따르면 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 비율은 한국이 4.55%로 이스라엘(4.54%)을 제치고 1위다. 2013년부터 이스라엘과 1, 2위를 다투고 있다. 내년 R&D 예산도 24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4.7%이다. 그러나 단기 과제에 집중하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으면서 매년 5만개가 넘는 정부 R&D 과제 성공률이 98%라는 비상식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공무원이 실적 중심으로 하는, R&D 예산 배정과 평가 방안을 뜯어고쳐 기초과학을 키워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해당 연구가 지속될 수 있는 토대 또한 마련돼야 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닮아가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닮아가는 중국

    중국 인민은행이 갑작스레 전국적인 가계부채 실태 조사에 나선다. 중국은 이미 높은 수준의 정부부채와 고질적인 기업부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문제에도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인민은행이 이달 중순부터 중국 전역의 3만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과 소비지출, 금융자산, 주택담보대출, 기타 부채 등 가계금융 현황을 전면 조사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중국 가계부채의 상환 능력을 점검하고 거시 경제정책을 마련에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가계대출의 절반을 넘어선 주택담보대출의 건전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가계금융 현황 조사는 은행 지점에서 고객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뤄진다. 롄핑(連平) 자오퉁(交通)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가계 대차대조표 조사는 일반 가계의 전반적인 부채 상황과 구조, 이에 영향을 받는 소비 능력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가계부채는 미국과 영국, 일본 선진국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는 국면에서 그 비율이 오히려 높아지는 바람에 중국 금융당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인민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현재 중국 가계부문의 부채 잔액은 무려 40조 5000억 위안(약 6830조원)에 이른다. 전년보다는 21.4%, 2008년보다는 7.1배나 폭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서도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17.9%에서 2017년 48.4%로 2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중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6.2%로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경기 침체 속도가 가팔라진 상황에서 가계부채 비율을 오히려 증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지난해 말보다 2.1%포인트 상승한 55.3%에 이른다고 중국사회과학원 국가금융·발전실험실이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엔 61%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때문에 중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42.7%에서 지난해 117.2%로 치솟아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 135%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101%로 하락했다. 류레이(劉磊) 국가금융·발전실험실 국가자산부채표연구센터 연구원은 “가장 우려스러운 일은 부동산 자산에서 비롯된다”며 “부동산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에 따른 위험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상승하는 만큼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을 구입하겠다는 수요가 많은 까닭이다. 중국 시난(西南)재경대학 연구팀이 2017년 중국 도시 지역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동산이 이 지역 가구 자산의 78%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계속해서 부동산 부문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말 중국의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나 급증한 28조 위안을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택구입 대출은 금융기관의 가계부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주택구입대출이 중국의 가계부채를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문제는 주거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했을 때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투기’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한 가구가 많은 상황에서 집값이 폭락하면 금융기관이 심각한 부담을 안게 된다는데 있다. 이런 금융기관이 많아지고 금액이 크면 클수록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비슷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얘기다. SCMP는 “주택담보대출이 중국 전체 가계대출의 54%에 이른다”며 “가계부채 실태 조사는 중국의 가계가 부동산 가격 하락에 얼마나 취약한지, 이것이 국가 차원에서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리스크가 큰 기업대출보다 안전하고 수익성 높은 개인대출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긴다. 금융기관들은 대출 손실을 줄이기 위해 기업이든 개인이든 상관치 않으며 기본적으로 부동산이든 월급이든 담보를 잡고서야 대출을 해주고 있다. 인민은행 신용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대출자는 5억 4000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6000만명이 늘어나는 등 지난 3년간 신규 대출자는 1억 6000만명, 현금서비스와 대부업체 이용자까지 포함하면 2억명 정도가 새로 늘어났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으로 ‘황제 대접’을 받고 자라난 20대의 과도한 소비 성향도 한몫을 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9년까지 태어난 3억 3000만 명에 이르는 중국인들은 과거 세대와 달리 미국인들처럼 저축보다는 소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폭스바겐 차이나의 시장 조사·고객 정보 담당자는 중국 자동차 구매자 중 4분의 1 가량이 30세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30대 미만의 자동차 구매자는 오는 2025년 6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바바 소속 계열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Ant Finacial) 등과 같은 온라인 대출업체들이 제공하는 단기 대출도 20대들의 소비 성향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대출 추천사이트 룽360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대출을 받았다고 응답한 이들 중 절반 가량이 1990년대생들이다. 이들은 여러 대출업체에서 대출을 받았으며 3분의 1 가량은 다른 빚을 갚기 위해 단기 대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 가량은 대출을 갚지 못했다고도 했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출 방식은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간편결제수단 알리페이에 내장된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대출 ‘화베이’(花唄)이다. 마이진푸가 2015년 4월 출시한 화베이를 통해 대출해준 규모가 1조 위안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고 WSJ가 전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뒤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의 한 축구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양후이쉬안(楊慧軒·22)은 “학교에 다닐 때부터 화베이를 알게 됐고 외식비와 화장품값, 옷값을 내기 위해 매달 100달러 정도를 빌려 썼다”면서 “화베이는 정말 중독성이 강하다. 내가 실제로 돈을 안 쓰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마케팅 직종에서 근무하는 류비팅(劉碧婷·25)도 1만 위안에 이르는 급여를 임대료와 외식, 취미생활 등에 모두 지출한다. 그는 “우리 세대는 돈을 써아할 물건 정도로 여긴다”면서 “우리는 (부모세대와 달리) 저축도 잘 하지 않고 관심도 별로 없다”고 털어놨다. 이런 만큼 해외를 방문한 중국인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다. 중국 최대 여행사이트 셰청(携程·Ctrip)과 마스터카드 등에 따르면 이들은 1980년대생보다 여행당 지출 규모도 더 큰 편이다. 20대들의 자유분방한 소비는 중국 경제 다변화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비바(阿里巴巴), 중국 최대의 인터넷 및 게임서비스 업체 텅쉰(騰訊·Tencent) 등 정보기술(IT)기업의 성장을 도운게 사실이지만 가계부채 증가라는 부작용도 불러왔다고 WSJ는 비판했다. 소비생활을 위한 가계대출은 결국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탓에 이미 높은 수준인 정부부채와 급증하는 기업부채와 더불어 중국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타오둥(陶冬) 홍콩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이 세대(중국 20대)은 불황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어떤 소비자 대출 붐도 항상 시험을 받게 된다. 예외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랍 시민들, 전쟁·테러 아닌 ‘경제’ 문제로 뿔났다

    아랍 시민들, 전쟁·테러 아닌 ‘경제’ 문제로 뿔났다

    아랍 곳곳에서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영토 분쟁이나 테러, 종교 때문이 아니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와 불황, 실업률 등 경제 문제가 전면에 나왔다. CNN은 이를 두고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유명한 문구를 인용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을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로 이끌었던 바로 그 문구다. CNN은 4일 이라크와 레바논, 이집트 시민들의 시위를 소개하며 이들이 과거 자유를 위한 원대한 희망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부유했어야 할 이라크 “부패 때문에 정상화 더뎌” 이라크에서는 이달 들어 폭력 시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탄에 이어 실탄까지 동원하며 최소 34명(시위대 31명·경찰 3명)이 사망하고 천명 이상이 다쳤지만, 시위 물결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다. 정부는 3일 급기야 바그다드와 이라크 내 다른 지역의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통행금지까지 선포했다. 그러나 시위는 바그다드뿐 아니라 바스리, 나자프, 디얄라 등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이번 시위는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뒤 더딘 전후 복구 작업과 높은 실업률에 불만을 느낀 청년들이 1일 바그다드 도심의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며 촉발됐다. 처음에는 정부에 개선책을 요구하는 평화 행진으로 시작했지만 치안군이 물대포와 최루탄, 실탄 사격 등을 동원하며 시위대도 불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등 폭력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는 2003년 미국 침공, IS와의 전쟁으로 도로와 댐, 발전소 등 국가 인프라 시설이 붕괴됐다. 사담 후세인의 몰락 이후 16년, IS 격퇴 후 2년이 흘렀지만 정상화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전력 공급 시간이 하루에 4시간이 채 안 되는 지역이 허다할 만큼 정전도 일상화가 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25%에 육박한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이라크는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 중 하나다.●‘아랍의 봄’ 일으켰던 이집트 국민들 “부패 대통령 퇴진하라” 이집트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대통령과 이집트 군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스페인 망명 중인 배우 겸 사업가 모하메드 알리가 온라인으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시작된 이번 시위는 2011년 무바라크 독재 정권을 몰아낸 ‘아랍의 봄’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이집트군과 15년간 거래해 온 부동산 개발업자인 알리는 지난달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집트 정부가 수십억 이집트 파운드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 동영상을 처음 게재했다. 그는 엘시시 대통령이 자신과 측근의 호화 주택을 짓는 데 공금을 유용하는 비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은 물가 상승과 경제난에 허덕이는 시민들을 분노하게 했다. 이집트 군부의 부패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나 15년간 군부와 함께 일을 해 온 내부자의 증언이 효력을 발휘했다. 이집트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5.6%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빠른 편이다. 그러나 올해 7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이집트인 3명 중 1명은 하루 1.4달러(약 1700원) 미만의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매년 취업시장에 들어오는 250만명의 구직자를 위해선 연평균 8%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민들의 퇴진운동에도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부패 의혹에 대해 “완벽한 거짓말이자 명예훼손”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수천명에 가까운 시위대를 체포했다. 이 중에는 대통령 선거 당시 야당 후보의 대변인을 포함해 3명의 저명한 운동가들도 있다.●생활고 허덕이는 ‘중동의 파리’ 지난달 29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생활고에 시달리던 수백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레바논 의회 청사 앞에서 바리케이드를 뚫으려 시도하던 시민들과 이를 진압하는 경찰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도 발생했다. 시민들은 “정부와 의회는 도둑들”이라는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 군중은 타이어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중동의 파리’로 불리던 레바논은 현재 대규모 부채와 통화 가치 하락 등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했다. 국가 부채가 860억달러(약 103조원)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를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GDP 대비 부채비율을 가진 셈이다. 레바논 파운드화의 가치가 20여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민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각해졌다. 지난 7월 의회가 대규모 부채로 신음하는 경제 상황을 개선하고자 긴축 예산안을 통과시키자 달러 부족 현상이 벌어지며 레바논 통화의 평가절하로 물가가 폭등하는 등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김용범 기재부 1차관, 런던서 “재정 여력 충분, 외부충격 강한 복원력 보유”

    김용범 기재부 1차관, 런던서 “재정 여력 충분, 외부충격 강한 복원력 보유”

    정부가 영국 런던에서 한국경제 설명회(IR)를 열고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강한 복원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충분한 재정·통화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 투자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경제 현황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최근 한국 경제가 높은 대외 불확실성과 대내 구조적 변화의 이중고에 직면해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 재정 운용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등을 통해 도전을 극복할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해결 노력과 함께 단기 공급 안정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등 노력을 병행하고 있고, 미중 무역갈등에는 수출 국가와 품목 다변화,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에 대해 “농작물 작황 호조, 유가 하락 등 공급 측 요인과 복지정책 등 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재정·통화정책 운영 방향과 확장적 재정 기조에 따른 중장기적 재정 부담에 대해서는 “충분한 재정 통화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면서 “중기재정 계획상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대 중반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차관은 이후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를 방문, 고위급 인사와 면담하고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과 우리 정부의 정책 대응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의지와 정책적 노력이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차관은 일본 수출규제 영향과 관련해서는 “직접적 영향이 아직 현실화하지는 않았지만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 계기로 삼아 예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 측은 한국 경제의 전반적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세계경제 하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가신용등급 상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과거보다 완화됐다고 무디스 측은 덧붙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2030년 국민소득 5만弗 목표는 현재 성장률 등으로 볼 때 너무 높게 잡아”

    “2030년 국민소득 5만弗 목표는 현재 성장률 등으로 볼 때 너무 높게 잡아”

    자유한국당이 지난 22일 황교안 대표가 발표한 ‘민부론’(民富論) 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23일 민부론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착수했다. 한국당은 민부론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약점으로 꼽히는 경제 부문의 올바른 방향성과 대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기업과 시장 중심’이라는 정책의 선명성을 내세웠지만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연평균 7% 성장, 10년 뒤 1인당 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과 판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당은 민부론에 담긴 정책이 실현되면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 ▲가구당 연간소득 1억원 달성 ▲중산층 비율 70% 등 3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빠져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3434달러다. 앞으로 11년 뒤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되기 위해서는 올해 이후 연평균 약 3.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올해 성장률이 2% 안팎에 머물 경우 향후 10년간 4%에 육박하는 성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기저 효과로 성장률이 급등한 2010년(6.8%)을 제외하고 우리 경제가 최근 10년간 4%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전례가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성장 유형을 보면 국민소득 1만 달러 증가에 대략 11~12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치를 높여 잡은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을 감안하면 민부론이 제시한 수치의 비현실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2.5~2.6%다. 잠재성장률이란 물가 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노동과 자본의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4%대 성장률은 한국 경제가 2000년대 후반에나 가능했던 수치”라면서 “물가와 원화가치 폭등을 전제하지 않고는 4%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한국당의 경제전문가들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부적절한 정책도 눈에 띈다. 민부론은 가계의 재산축적 활성화 방안으로 “선진국 수준의 주택융자(구입가격의 90% 이상 융자) 제도를 정립한다”고 제시했다. 3억원짜리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를 적용해 2억 7000만원 이상의 대출을 해 주겠다는 뜻이다. 현재 LTV는 40~70%다. 건설사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덜 하락했던 이유는 LTV 등 대출 규제 때문”이라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국민들의 재산 축적에 도움이 되겠지만 하락 때는 브레이크를 없애 거품이 터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 관련 정책도 친기업을 넘어 반노동적이라는 평가다. ▲노동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삭제 ▲근로기준법의 근로계약법 전환 ▲파업기간 대체근로 허용 등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아예 부정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도 눈에 띈다. 민부론은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국가채무비율을 GDP 대비 40%로 헌법에 못박자고 하면서도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증가의 대안은 생략했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한 채 복지 지출을 늘리려면 증세밖에 답이 없는데도 오히려 법인세 등을 줄이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제의 중심을 정부에서 기업과 시장으로 옮긴다는 방향성에 대해선 시각이 갈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 완화와 감세 등 시장과 기업 친화적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것은 맞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 이미 한계를 내보인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친기업 정책을 그대로 내놓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재계 관계자는 “의료 및 관광서비스 규제 완화와 벤처기업의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산업 경쟁력 혁신 부문은 현 정부가 이미 추진하는 내용”이라면서 “결국 한국 경제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에 여야가 이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미중 무역전쟁에 亞기업들 ‘부채’ 경고등 “좀비기업 급증 땐 금융위기 재발할 수도”

    장기채 비율은 금융위기 직전보다 높아 한국·호주는 높은 수준 가계부채 누적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의 폭이 확대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부채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는 21일(현지시간) 보고서 ‘아시아 금융체계의 스트레스 징후’를 통해 1990년대 말 아시아를 강타한 금융 위기의 재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주요국 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전반적으로 약해졌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호주, 홍콩, 인도네시아는 2017년 기준 장기 회사채 중 이자보상배율(ICR)이 1.5 미만인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비율이 25%를 돌파했다. ICR은 이자와 세금을 내기 전의 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이익률도 높다. ICR이 1.5 미만이면 이자 내기에도 벅찬 ‘좀비기업’에 가깝다는 얘기다. 문제는 ICR이 1.5 미만인 기업이 발행한 장기채 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보다 높다는 데 있다. 2007년과 비교하면 인도는 무려 30% 포인트나 치솟은 43%, 중국은 21% 포인트 높은 37%, 호주는 6% 포인트 오른 27%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25% 이상이면 전반적 부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오히려 2% 포인트 하락한 20%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말레이시아와 한국, 태국, 상가포르는 ICR이 3 미만인 기업들이 발행한 장기채 비율이 40% 이상이라고 매킨지는 밝혔다. 이 수준은 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매킨지는 이어 한국과 호주의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으로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호주가 123%, 한국이 97%다. 매킨지는 “여러 여건이 누적돼 실제로 위기를 촉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정부와 기업은 잠재적 위기 촉발 요인들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미중 무역전쟁 등 지속적인 통상 마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변동 추세 등을 위기의 불씨로 지목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19~20일 무역협상을 마친 중국 차관급 대표단이 당초 계획했던 미 농가 방문을 돌연 취소하면서 협상이 난기류에 휩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매체 CNBC에 따르면 미 몬태나주 농업 당국은 20일 중국 대표단의 방문이 취소됐다며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주 농업 당국도 “중국 대표단이 농가 방문을 취소한다고 알려 왔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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