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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지구촌은 지금 ‘살과의 전쟁’

    [월드이슈] 지구촌은 지금 ‘살과의 전쟁’

    지구촌이 ‘비만과의 전쟁’으로 들끓고 있다. 특히 미국이나 남미 대륙보다 상대적으로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여겨온 유럽 각국이 최근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7일 ‘유럽 비만대책 헌장’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유럽, 미국의 실태와 성장 일로의 ‘비만 산업’을 살펴본다.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지출하는 의료비 가운데 7%가 비만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다. 여기에 생산성 저하와 보험금 지급 등을 감안하면 사회적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최근 실태 조사에 따르면 유럽 남성의 23%, 여성의 36%, 어린이의 3분의1이 과체중으로 나타났다. WHO도 일부 유럽 국가에서 비만 탓에 국내총생산(GDP)의 1%가 낭비되고 보건 비용의 6%가 지출된다고 발표했다. ●비만, 더 이상 ‘미국병’ 아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유럽 대륙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영국.2001년부터 그리스를 제치고 유럽 최대의 비만 국가라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마다 비만 판정을 받은 성인이 가파르게 늘어 2004년 기준 23%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영국 보건부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이같은 위기의식이 짙게 배어 있다. 영국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2010년에는 비만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각각 33%,28%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린이 비만은 더 심각하다.2∼15세 소녀와 소년 가운데 각각 22%,19%가 만성 비만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중해 연안의 그리스는 이미 만연된 비만 관련 질환에 신음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01년 21.9%를 기록한 비만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S라인의 원조’로 여겨지던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 갈수록 비만율이 증가,1990년 5.8%에서 2004년에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초중고생의 경우 지난해 16%까지 비만율이 증가해 당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비만예방에 아낌없는 재정지원 유럽 국가들은 다양한 비만 예방 정책을 마련하고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비만을 방치했을 때 드는 비용보다 이렇게 미리 대처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2004년 ‘건강 선택’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구체적으로 학교·병원·직장 등에서의 표준 음식을 규정했다. 또 모든 음식에 설탕·소금·지방 비율을 밝히도록 하는 등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지난해부터는 ‘운동 선택’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1년 전에 교통부가 실시한 ‘걷고 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확대한 것이다. 체육교육·운동, 야외 활동 등을 장려하는 것을 비롯해 정부가 국민들에게 구체적 운동 계획을 제시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8월에는 세계 처음으로 비만 관리를 담당하는 ‘피트니스부’를 신설했다. 또 패스트푸드와 청량음료 회사에 ‘비만세’를 물리고 열량만 높고 영양가는 낮은 패스트푸드나 정크푸드의 방송 광고를 규제했다. 프랑스는 2001년부터 ‘음식물 건강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실시하고 있다. 국민 건강과 음식물 관련 8개 부처가 연계했다. 핵심은 ▲건강 음식 공급과 운동 증진 ▲건강 진단 활성화 등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아예 비만식품 광고를 전면 금지했다. 또 음식과 청량음료 광고엔 복지부가 제시한 건강관련 문구를 반드시 넣도록 했다. 아울러 광고 수익의 1.5%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기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리스는 2002년 보건복지부 산하 과학 건강 최고위원회에서 ‘성인을 위한 다이어트 가이드 라인’을 발표했다. 같은 시기에 음식물 정책위원회도 발족, 산하에 5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육류 소비는 줄이고 콩·어류·채소류 소비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소비자에게 음식물의 질과 안전을 주지시키는 방침도 포함시켰다. 3월부터는 과체중을 방지하기 위한 다이어트와 신체 활동을 촉진시키는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또 비만 클리닉과 리서치 센터를 중심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비만 환자들에게 다이어트 요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동부 유럽의 대표적 비만 국가인 헝가리는 2003년 ‘공중 보건 10개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이어트용 음식 가이드라인 등을 담은 책 10만부를 배포했다. vielee@seoul.co.kr
  • 전세계 M&A규모 사상 최대

    전세계 M&A규모 사상 최대

    2000년 ‘닷컴 열풍’ 이후 전 세계 기업인수·합병(M&A)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세계적으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사모투자펀드와 기업들의 잉여자금 규모가 확대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M&A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전 세계에서 단 24시간만(현지시간 19∼20일)에 동시다발적으로 750억달러(약 70조원) 규모의 M&A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AP·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의 발표를 인용, 올해 현재까지 M&A 거래액이 2000년 정보기술(IT) 열풍으로 성사된 3조 3300억달러를 웃도는 3조 46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작년 국내총생산(GDP)인 2조 48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 금융투자기관인 폴 토브만 M&A 수석연구원은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인수·합병이 진행된다는 점이 2000년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M&A 바람은 미국 부동산 공룡기업인 블랙스톤그룹이 19일 에쿼티 오피스 프러퍼티즈를 36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광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랜은 강세를 띤 원자재값 고공행진을 타고 펠프스닷지를 258억달러에 사들여 세계 최대 구리생산 업체가 됐다. 20일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가 US트러스를 인수한 데 이어 러시아 철강업체인 에브라즈사는 탄탄한 자금력을 과시하며 미국 철강업체인 오레곤철강을 인수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를 노리던 미국 나스닥도 이날 51억달러의 인수가격을 제시했지만 거부당하는 등 앞으로 M&A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인도계 철강그룹 미탈스틸이 2위 업체인 아르셀로를 336억달러에, 미 초대형 통신업체인 AT&T가 벨사우스를 670억달러에 사들이는 등 굵직한 인수·합병이 잇따라 이뤄졌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도하아시안게임] 카타르의 어스파이어돔은

    [도하아시안게임] 카타르의 어스파이어돔은

    1974년 테헤란대회 이후 32년 만에 중동에서 열리는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이번 대회 개최를 계기로 ‘중동의 허브’로 도약을 꿈꾸는 카타르인의 열망은 세계 최대의 돔경기장인 어스파이어(Aspire·7만 3000㎡)에 투영돼 있다. 도하 시내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어스파이어돔은 5000석 규모의 축구장과 올림픽 규격의 수영·다이빙 풀, 그리고 7개의 다목적 경기장을 갖췄다. 이번 대회에서는 배드민턴과 우슈, 레슬링, 카바디, 복싱, 체조, 사이클 등 7개 종목이 열린다. 한 지붕 아래에서 동시에 여러 종목의 경기가 열리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돔 내부에는 126개의 5성급 호텔 객실까지 갖췄으며, 주변에 있는 320m 높이의 ‘스포츠 시티 타워’는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서울 상암경기장(5만 9777㎡)보다 훨씬 넓은 규모의 돔을 짓고 에어컨 바람으로 채우는 무모한 발상은 ‘가스머니’ 내지 ‘오일머니’에서 비롯됐다. 아라비아반도 동북부 해안의 반도국 카타르의 면적은 불과 1만 1437㎢로 경기도보다 조금 크고, 인구는 80여만명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900조㎥의 천연가스와 1520억배럴의 원유 매장량은 카타르를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달러가 넘는 부국으로 만들었다. 카타르는 이 대회를 위해 28억달러(약 2조 7000억원)를 거침없이 쏟아 부었다. 경기장뿐 아니라 이 참에 도로와 정보기술(IT) 인프라에도 1080억달러(약 102조원)를 더 투입한 뒤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계획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국인의 건강 수준

    한국인의 건강 수준

    글 김철환 인제대학원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인들은 얼마나 건강할까? 세계의 선진국 국민에 비해 얼마나 오래 살까?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건강 수준은 OECD 국가와 비교해도 평균 수준이다. 가장 최근의 통계 자료를 보면 남녀 모두 합쳐서 국민 전체의 평균 수명이 한국은 78.2세이다. 이에 비해 가장 오래 사는 나라 일본은 82.8세이고, 북한은 64.5세, 홍콩 82.2세, 싱가포르 79.4세, 중국 72.6세, 인도 64.9세이다. 또한 미국은 74.6세, 유럽의 아이슬란드 81.4세, 독일 79.3세, 네덜란드 79.0세이다. 다른 나라는 우리보다는 낮은데 이런 통계치를 감안하면 우리의 평균 수명 수준이 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남녀 모두를 합한 평균 수명은 높은 편이지만 한국만 놓고 보면 그리 높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한국의 여성과 남성의 평균 수명은 각각 81세, 74세로 OECD국가의 평균(여성 81세, 남성 75세) 수준과 비교하면 여성은 평균 수준이지만 남성은 평균보다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남녀간의 수명 차이도 다른 나라는 3년 정도인데 한국인의 경우 6년 차이가 난다. 그만큼 우리나라 남성이 여성에 비해 오래 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균 수명보다 더 중요한 개념은 건강 수명이다. 건강 수명이란 평균 수명에서 질병이나 장애로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기간을 뺀 것을 의미한다. 즉 얼마나 건강하게 살았는가를 반영하는 수치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 수명은 71세, 남성은 65세이다. 즉 한국의 남성들은 65세가 지나면 반 이상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살아 있어도 병이나 장애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오래 사는 것 같지만 실속은 그리 없는 것이다. 한국 남성들의 건강 수준이 다른 나라의 남성보다 만족스러운 수준이 못 되는 이유는 흡연, 과음, 과로, 스트레스, 비만 등 건강 위험요인이 많은데 건강진단을 잘 받지 않고,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에도 소홀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술과 담배는 남성 문화의 중요한 요소이고 여성을 포함해서 성인의 40% 정도는 무료로 건강진단을 하라고 해도 건강진단을 받지 않는다. 그러니 고혈압, 당뇨병을 갖고 있는 사람 중에 반은 자신이 고혈압, 당뇨병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고혈압, 당뇨병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 중에 실제 치료받는 사람은 그중 반이요, 치료받고 조절되는 되는 사람은 치료받는 사람 중에 반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고혈압, 당뇨병과 같이 평생 조절해야 되는 병도 제대로 조절되는 예는 20%를 넘지 못한다. 이런 이유들이 합쳐져서 대한민국 남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다행히도 한국은 보건의료비로 많은 돈을 쓰는 나라가 아님에도 건강지표는 OECD 평균을 웃돈다. 의료비는 세계적으로도 급등하고 한 나라의 경제를 위협하는 중요한 비용인데 한국의 국민의료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 2004년도 한국의 GDP 대비 국민의료비 지출(공공지출과 민간지출 모두 포함) 비율은 5.6%로 OECD 국가들 중 가장 낮다. 의료비의 절대값으로 비교해도 한국의 1인당 의료비는 1149달러로, 폴란드와 멕시코, 터키, 슬로바키아를 제외하고 30개국 중에서 26위를 차지했다. 이는 1인당 국민의료비 지출이 상위를 기록한 미국(6102달러), 룩셈부르크(5089달러), 스위스(3966달러), 노르웨이(3331달러) 등에 비해 크게 낮고 OECD 평균인 2596달러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낮은 수치다. 국민의 건강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 문화이고 보건의료 시스템이다. 미국은 국민의료를 개인과 민간보험에만 전적으로 맡겨놓고 있고 의료비 지출도 세계 최고이지만 건강 수준은 OECD에서 하위권이다. 그 만큼 빈부 격차가 심하고 보건의료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빈부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고 국민들의 건강 행태 수준도 그리 높지는 않지만 식생활 등 국민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 좋고, 우리가 갖고 있는 전국민의료보험 등 공보험 체계가 투입 대비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국민들의 건강 수준은 높은 편이라고 추정된다.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성들의 건강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갈수록 건강 수준의 빈부격차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교육 수준이나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질병에 걸릴 위험도도 높아지고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 수준은 하락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는 이들만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사회 전체에 큰 위협이 되고 국가 전체의 건강 수준도 낮추는 결과를 낳는다. 국민 건강을 걱정하고 진료하는 의사의 눈으로 보아도 우리 사회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나 북한의 열악한 환경이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고 더 악화되기 전에 나서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않으면 향후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향후 우리의 복지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과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부터 차근차근 풀어야할 우리 모두의 지속되는 과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나라의 문제는 그것대로 중요하고 결국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늦기 전에,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킨다”라는 명언에 따라 건강습관을 바꾸고 매년 건강진단을 받기를 바란다. 특히 대한민국의 남성들이여.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중국의 구애, 인도 받아들일까

    ‘친디아’(China+India) 시대 열릴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인도 국빈 방문으로 두 나라가 어느 정도의 협력관계를 이끌어낼지 관심사다. 두 거인이 손 잡을 때 생길 정치·경제적 후폭풍 때문이다.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틀을 만들고 구체화하는 데 있다.”는 쑨위시(孫玉璽) 인도주재 중국대사의 발언(16일자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은 2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후 주석의 방문 목적을 보여준다. 지난해 4월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합의했지만 큰 진전은 없다. 인도가 중국과 급격한 협력 확대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월등한 중국의 경제·정치적 영향력의 진출을 우려해서다. 정보기술(IT)과 아웃 소싱 등 서비스업을 축으로 경제성장을 이뤄나가고 있지만 취약한 제조업의 인도로서는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 제품과 기업들의 지배를 경계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며 원자력산업 협력 가속화 등 관계 강화를 원하는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잇단 ‘러브 콜’도 인도의 콧대를 높였다. 균형외교로 더 많은 이익을 챙기겠다는 인도의 심사는 중국을 애타게 한다. 이 때문에 ‘새침데기 처녀처럼 몸을 빼는’ 인도에 달려드는 열정적인 중국의 구애 작전이 얼마나 먹혀들 것인지가 이번 후 주석 방문의 ‘관전 포인트’다. 중국으로선 서아시아 진출이나 서부지역 국토개발을 위한 ‘서북공정’을 위해서도 인도와 협력 확대는 절실하다. 인구 11억명의 선점되지 않은 광대한 시장과 자원. 열악한 제조업과 세계 수준의 IT기술 등은 중국에 보완적이다. 국제 역학관계에서도 인도에 기대, 미국 압박을 견제하고 역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 협력에 소극적인 것만은 아니다. 두 나라는 올 1월 제3세계에서 상대방의 원유 확대 노력을 건드리지 않기로 ‘신사협정’을 맺었다. 이미 수단과 시리아에선 손을 잡고 함께 원유 탐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유엔 개혁, 세계무역기구내 농산물분야 조정 등에서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10억명이 넘는 인구에 농촌·농민문제에 골머리를 앓는 동병상련의 두 거대 국가는 사안별 협력으로 국익을 배가시키겠다는 입장에는 다르지 않다. 상대방을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확대의 지렛대자 ‘카드’로 활용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인도는 후 주석에게 의회 양원합동 연설을 요청하는 등 최상급 귀빈 대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양원에서 연설하지 못했었다. 후 주석은 뉴델리에 도착한 다음날인 21일 만모한 싱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투자보호협정, 핫라인 설치를 비롯, 고위급 회담의 제도화 등이 타결될 것이라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2020년쯤이면 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세계의 4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지난해 11월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분야의 관계발전 속도도 빠르게 진전시켰다. 인도는 중국 주도의 상하이협력조직 옵서버로 참가, 미국을 긴장시켰다. 정치 협력이 반미 성향으로 흐르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 주시받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성사를 위해 양국은 전문가그룹 발족 등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조기 체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가뜩이나 취약한 제조업이 중국 바람에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카슈미르 북부지역 등 영토분쟁은 여전히 두나라 미래의 발목을 잡는 핵심요소다. 의욕적인 중국과 조심스러운 인도사이에 갈 길은 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데스크시각] 주택과 교육 그리고 입법/주병철 경제부 차장

    며칠 전 뜻밖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해 미국 모대학 연구소의 초빙연구원 자격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민간경제연구소의 지인이었다. 대화는 자연스레 부동산으로 옮겨갔다. 걱정스러운 그의 얘기는 대충 이랬다. 뉴욕을 비롯한 미국의 대도시에는 온통 국내 부유층들의 무분별한 주택구입 열풍으로 혼란스럽고, 이들이 미국 주택가격을 올리는 주범으로 낙인찍혀 있다고 했다. 이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극성이 도를 넘어 교사들이 당황하고 있으며, 미국 부모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 것이다. 강남 대신 미국을 택한 ‘비강남 아줌마’들 또한 자식 공부를 위해 식당 등에서 일용직을 마다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꼈다고 한다. 정말 너무 하다 싶었지만, 막상 돌아와서 보니 ‘오죽했으면 떠났겠느냐.’는 동정심이 반사적으로 생겼다고 했다. 강남에 사는 한 고위 관료 얘기도 비슷하다. 지난해 고교생인 딸을 미국의 보딩스쿨(기숙학교)에 보냈다고 했다. 연 4만달러가량 든다고 했다. 부인의 요구를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막판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강남권에서 고등학생 1명을 과외공부시키려면 연간 4000만원 가량 드는데, 왜 못 보내느냐고 따지더라는 것이다. 조그만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40대 중반의 회사원은 지난해 7월말 미국으로 연수를 가면서 당시 8·31 부동산대책을 곧이곧대로 믿고 자신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갔는데 돌아와서 보니, 집값이 너무 올라 울상이라고 한다. 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실제 지가 상승과 공시지가 현실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지가총액은 2001년 1307조원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176조원으로 뛰었다.66.5% 상승했다. 반면 경상GDP(국내총생산)는 622조원에서 785조원으로 26% 증가했다. 지가총액 대비 GDP비율이 2.1배에서 3.7배로 뛴 셈이다. 땅값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전가됐다는 얘기다. 초·중·고 유학생 출국자수도 급증 추세다. 지난해말 기준 2만 400명으로 2001년도 7944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여행·연수 등에 쏟아붓는 돈(서비스수지)만도 연간 200억달러에 육박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주택과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현상을 한번쯤 있을 수도 있는 우리의 자화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정부는 지난 몇년 동안 무려 8차례에 걸쳐 양도세 중과세 등 강도높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정부가 아무리 변명해도 저간의 대책은 ‘강남’의 실체를 잘못 인식했고, 중대형·고급화를 지향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급증을 예측하지 못한 점은 자명해졌다. 참여정부 이후 9번째로 발표된 공급확대 위주의 11·15대책도 결국 공급을 더 늘릴 테니 그때까지 믿고 기다려 달라는 애원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청와대와 해당 부처 관료 문책만으로 해결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이쯤되면 답이 나올 법도 하다. 해법을 달리해야 한다. 외과가 아닌 내과수술로 전환해야 한다. 주택따로, 교육따로의 정책입안이 지속되는 한 답은 요원하다. 같이 묶는 패키지정책을 써야 한다. 교육인프라가 전제되지 않는 주택은 매력적일 수가 없음이 이미 입증됐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도 있어야 한다. 주택외 양질의 교육·의료·법률 서비스 문호도 빨리 열어야 한다. 돈 싸들고 해외로 나가는 행렬을 가만히 놓아둘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 주체는 정부와 함께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입법기능을 가진 정치권이 정부 관료들에게 총대(정부법안)를 메게 한 채 뒷짐지고 훈수나 질책을 일삼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 당리당략을 버리고 진정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입안에 머리를 싸매야 한다. 실패로 규명되고 있는 그동안의 고강도 세금대책도 국회에서 통과됐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싶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seoul.co.kr
  • ‘제2 중국’ 꿈꾸는 베트남

    ‘제2 중국’ 꿈꾸는 베트남

    “예전엔 ‘베트남 사람들 멀었어.’라고 말했는데 이젠 ‘됐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960년대 반전시위에도 참여했던 미국인 기업 컨설턴트 앤서니 샐츠먼은 18일부터 이틀 동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를 처음 찾았던 90년대 초를 떠올린다. 거리엔 자전거들이 북적였고, 팩스는 경찰에 등록해야 쓸 수 있었지만 호텔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엄청난 돈벌이가 있으니 투자하라고 외국인들을 유혹했다. 그러나 공산당 정부가 통제의 끈을 죄자 외국인들은 떠났고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은 8.2%에서 2년 만에 4.8%로 곤두박질쳤다. 샐츠먼은 “붕괴된 정도가 아니라 쫄딱 망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랬던 하노이에 1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발을 딛는다. ●부시 대통령, 현역으로는 37년 만에 방문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리처드 닉슨 이후 미국의 현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한 적은 한번도 없다.2001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시 문을 열어젖힌 베트남의 눈부신 성장사에 깜짝 놀랄지 모른다. 시사주간 타임(20일자)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2%. 중국 다음으로 인도와 어깨를 겨룬다. 올들어 10월까지 수출 실적은 24%나 뛰어올랐고 호찌민 주식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빼어난 7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8400만명 인구의 53%가 30세 이하인 데다 임금 수준은 중국의 해안 도시들보다 훨씬 낮아 고속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 GDP 규모가 530억달러(약 50조원)로 필리핀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이 같은 평가가 부풀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다국적기업들이 연이어 이 나라에 러브콜을 보내는 점을 보면 이런 의구심은 사라진다. 캐논은 하노이 북서쪽의 박 닌 지역에 세계 최대 잉크젯 프린터 공장을 열 계획이고, 나이키는 베트남에서 연간 5400만켤레 생산하던 것을 7000만켤레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제작 규모다. 올해 10개월 동안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65억달러로 지난 한해의 61억달러를 넘어섰다. ●형편없는 간접시설·낮은 저축률 걸림돌 이 같은 성장은 지난 7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성사라는 값진 열매로 돌아왔지만 이 역시 대가가 따르게 될 것이다. 무역 장벽을 낮추기로 했고 많은 보조금을 없애는 한편, 몇개 부문에서 외국 기업과 날선 경쟁을 해야 한다. 내년 4월에는 외국 은행들의 지점 개설이 허용된다. 현재 은행 계좌를 갖고 있거나 보험에 가입한 국민은 5% 미만이어서 은행과 보험시장 개방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부문에도 해외업체들이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국영업체나 소상공인들의 위기감을 사고 있다. 정부는 이제야 법률 제도를 정비하고 사회간접시설 확충에 발벗고 나섰다. 매년 15%씩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못 대고 있으며 컨테이너선이 정박할 항만이 절대 부족해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컨테이너들은 싱가포르에 들렀다 이들 지역으로 떠난다. 덧붙여 만연된 부패, 비밀주의, 정부 개입 관행들을 불식시켜야 진정한 ‘아시아의 용’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英 ‘맞춤아기’ 세계 첫 탄생

    선천성 질병을 물려받지 않도록 인공 수정 이후 배아 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를 거친 건강한 ‘맞춤 아기’가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유전 질환을 가진 부모도 마음놓고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나 버려지는 배아가 생명 윤리에 위배된다는 비판도 있다. BBC인터넷판은 14일 프레디 그린스트리트와 토머스 그린스트리트 쌍둥이 형제가 2주전 런던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병원에서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아이의 부모는 난치병인 낭포성 섬유증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이 병에 걸려 고생하는 다섯살 난 쌍둥이 딸을 두고 있었다. 쌍둥이의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질병에 걸렸는지를 검사하는 ‘착상전 유전자 진단(PGH·pre-implantation genetic haplotyping)’ 검사를 받았다.PGH는 낭포성 섬유증뿐만 아니라 헌팅턴병, 척수성 근위축증, 듀센 근이양증 등 최대 6000종의 질병을 유전자 검색을 통해 미리 알아낸다. PGH는 배아의 유전자 결함을 발견하는 사전 이식 유전 진단법(PGD·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보다 진보한 것이다.PGD는 200여종의 유전질병을 검진할 수 있지만,PGH는 30배나 많은 숫자의 질병을 판별해 낸다. 게다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배아세포의 전체 유전자 정보를 검사해 보다 빨리 질병을 찾아낸다. 또 건강한 어머니에게서 아들에게 유전될 수 있는 X염색체성 열성유전형 질병도 진단될 수 있다. 유전병이 있는 혈통에서 그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도 질병이 있는 배아 판별이 가능하다. 영국 의료진은 그린스트리트 부부의 배아가 낭포성 섬유증에 걸렸는지를 검사한 후에 건강한 배아만을 골라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가이스 앤드 성토머스 병원은 올 6월 새 배아 검사법 개발을 발표했다. 연간 100여 부부 이상에게 이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발표 당시 치명적 유전병을 가진 부부 5쌍이 새 검사법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임신중이었다. 킹스칼리지 부인과의 피터 브로드 교수는 “자궁 이식 전 배아 유전자 검사는 계속해서 아기를 유산했거나 혹은 심각한 선천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사망한 아기를 둔 가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간단체인 생식윤리논평의 조세핀 퀸타발은 “어떤 배아는 죽고 어떤 배아는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사들이 앉아서 결정한다는 사실은 소름끼치는 일”이라며 배아 검사를 우려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4) ‘느림의 미학’에 멍드는 경제

    [함혜리 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4) ‘느림의 미학’에 멍드는 경제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한다.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피에르 상소는 자신의 저서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이런 파스칼의 말로 시작한다. 그는 느림을 삶의 활력이자,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한 방편으로 소개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야 했던 현대인들에게 상소가 제시한 느림의 철학은 얼마나 신선하게 다가왔던가. 그런데 프랑스 땅에서 프랑스인들과 부딪치며 살아보니 그 느림이란 것이 절대 그런 게 아니었다. 절대 서두르지 않는 그들의 느림보 근성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분통이 터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느림의 미학’을 예찬하는 그들의 나태함 때문에 프랑스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시간은 돈이 아니다.” 우리는 ‘시간은 돈’이라고 들어왔다. 실제로 그렇다. 많은 기업들이 시간을 절약해 주는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서비스업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내가 할 일을 남이 시간을 내서 대신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에게 시간은 돈이 아니다. 그들은 전혀 바쁘지 않다.“오늘 안 되면 내일 하면 되고, 이번 주에 안 되면 다음 주에 하면 되는데 무슨 걱정이냐?”는 식이다. 프랑스인들은 경쟁에 익숙하지 않다.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걱정할 게 별로 없다. 프랑스는 그동안 국가가 복지를 책임지고, 기업은 노동자를 평생 고용하는 사회경제모델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토지는 비옥하고, 조상들이 남겨놓은 풍부한 문화유산 덕분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돈이 들어온다. 좁은 땅덩어리에 부존자원은 거의 없고, 인구는 엄청나게 많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이 풍요를 누린다. 부족할 것 없는 나라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부럽다. 그런데 이 ‘여유’가 ‘느림’이 되어 돌아올 때 느끼는 불편함은 우리처럼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가 된다. 상점이나 식당에서도 바빠서 재촉하는 사람은 일부러 외면한다. 관공서의 공무부터 진료, 사소한 수리, 애프터서비스까지 무슨 일이든지 약속을 잡아야 한다. 심지어 약속을 잡기 위해 약속을 잡는 경우도 있다. 약속 날짜는 짧게는 1주일 뒤, 길게는 3개월 뒤로 잡히는 수도 있다. 빠른 서비스를 생명으로 하는 DHL도 프랑스 땅에만 오면 속도계가 고장난다. 한국에서 하루면 충분한 인터넷 개설이 프랑스에서는 3주 이상 걸린다. 정말 운이 없으면 느림 때문에 중요한 순간에 낭패를 본다. 지난 여름 명문대 시리즈 취재를 위해 독일 출장을 갔던 때의 일이다. 북역에서 TGV를 타고 쾰른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뒤셀도르프로 가서 저녁 7시에 인터뷰를 하고, 다시 밤기차를 타고 아헨으로 갈 계획이었다. 그 다음날은 아헨공대에서 방문과 인터뷰 약속이 줄줄이 잡혀 있었다. 그런데 택시를 잘못 탄 바람에 2분 늦게 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놓쳤다. 길이 텅비어 있는데도 택시 기사가 시속 50㎞ 이상을 달리지 않았던 탓이다. 그날 나는 2분 때문에 10여만원을 주고 표를 새로 사야 했고, 다음 기차를 타기 위해 3시간을 역에서 기다렸으며,7시 인터뷰 약속을 취소해야 했다. ●프랑스병(病)은 깊어가는데 느리지만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는 측면도 있다. 프랑스인들은 졸속이라는 것을 모른다. 길을 닦을 때나, 건물을 지을 때도 수백년 뒤를 바라본다. 이런 점은 우리가 분명히 배워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가 느리게 돌아가는 것은 큰 문제다. 속도가 경쟁력인 정보화 시대엔 더욱 그렇다. 글로벌화된 경쟁체제 아래에서 프랑스는 경쟁력을 잃고 있다. 사회당 정부는 1990년대 말 실업대책의 하나로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던 35시간 근무제가 급여삭감없이 적용되면서 프랑스인들의 연간 총 근무시간은 1568시간으로 줄었다. 유럽 평균 1697시간에 비해 129시간이 적은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5주간의 유급 정기휴가를 갖는데, 주 35시간이 된 이후엔 실질적으로 평균 3주일이 더 늘었다. 열심히 일한 뒤에 재충전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게 아니라, 쉬다가 가끔 일하러 나가는 셈이 된다. 쉬다보면 자꾸 쉬고 싶어지는 법. 경쟁에 익숙하지 않고 여유를 즐기는 프랑스인들에게 35시간 근무제는 근로의욕만 상실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한 기업인은 “프랑스병의 가장 심각한 증상은 일하기 싫어하는 풍조이며,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후 증세가 더 깊어졌다.”고 개탄했다. 프랑스는 근무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짧은데다 노동시장은 어느 나라보다 경직돼 있다. 고용주가 정당한 이유로 해고해도 노동자가 소송을 하면 75%는 승소할 정도로 법이 노동자 편이다.“근로자 한 명을 해고하는 것이 이혼하는 것보다 힘들다.”고 말할 정도다. 노동시장이 이렇게 경직되다 보니 프랑스 회사에서는 정규직 근로자 뽑기를 꺼린다. 높은 실업률이 여간해서 해소되지 않는 이유다. 위기의식이 없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에서 지난 봄 큰 문제가 됐던 최초고용계약제(CPE)는 이런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 보자는 의도에서 시도된 것이었다. 하지만 학생들과 노조의 반대로 도입은 무산됐다. 프랑스는 최근 주 35시간 근무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노동시간을 최대 49시간까지 노사가 조정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했다. 이 역시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lotus@seoul.co.kr ■ 프랑스 경제의 현주소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프랑스의 국제적 위상은 여전히 화려하다.200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2조 1250억달러로 미국, 일본,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다. 독일 영국과 함께 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인 유럽연합(EU)을 이끌어가는 중심국가이기도 하다. 해외 직접투자에서도 프랑스는 해외투자비율(개별 국가투자/세계총투자) 13.5%로 미국(16.1%) 다음으로 많다. 교역규모는 2005년 기준 9555억달러로 세계 5위의 교역국이다. 기계, 운송장비, 농산품, 소비재 등이 중심이 된 수출 규모는 4592억달러로 세계 5위, 수입은 4958억달러로 세계 6위다. 세계 100대 기업 중 토탈, 카르푸, 비방디, 푸조시트로앵, 국영전기공사, 르노, 생고뱅 등 10개가 프랑스 기업이다. 이같은 화려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고유가와 기록적인 무역적자,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경기가 수년째 침체 국면을 못 벗어나고 있다. 특히 복지와 분배에 우선을 둔 경제정책에 따른 과도한 국가재정 부담은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GDP 중 국가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현재 54%나 된다. 프랑스는 재정적자를 GDP대비 3% 범위에서 운영해야 하는 EU의 안정·성장협약을 3년 연속 위반했다. 재정부담이 큰 사회보장제도의 개혁과 함께 예산동결, 공무원수 감축, 주요 기업의 정부보유 지분 매각 등 재정적자 축소정책을 추진하고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으나 저항이 만만치 않다. 다행히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호전된 덕분에 2005년을 고비로 차츰 회복되는 분위기다.2005년 1.4%에 그쳤던 경제성장률은 2006년 상반기 1.9%를 기록했고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 회복 등 실물경제의 완만한 회복세 속에 올해 성장 목표치 2∼2.5%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 초 10%를 초과했던 실업률도 경제상황이 개선되면서 올해 7월에는 8.9%로 낮아졌다.
  • [기고] 사회복지예산 갈등,국민적 공감대로 풀어야/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 교수

    내년도 예산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되었다. 총지출은 238조 50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6.4% 증가했고, 총수입은 7.0% 늘어난 251조8000억원이다. 주요 분야별 지출증가율은 연구개발(R&D 10.5%), 사회복지(10.4%), 국방(9.7% 일반회계), 교육(7.4%) 등이다. 그런데 세간의 관심은 사회복지에 집중되어 있다. 한마디로 지출 증가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회복지는 뭔가 비정상적이고 사회에 해를 끼치거나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잘못 해석되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사회복지를 그만큼 늘렸으면 됐지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까지 한 없이 올리려고 하는 것인지 참을 수 없다는 태도이다. 또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에서 3만달러 선진국 수준의 복지를 하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정말 한국의 사회복지 수준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 사회복지의 열악성과 재정 확대의 필요성은 사회복지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면 자유시장경제 신봉자를 포함해 누구든지 공감하고 있다. 한국의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은 우리와 같은 1만달러 시대의 선진국과 비교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자유시장경제의 상징인 미국 1만달러시대 복지지출의 2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 이미 몇차례에 걸쳐 정부 각 부처 및 전문가를 포함한 각계의 동의하에 장기적 차원에서 당분간 사회복지를 20% 증가시키기로 공감대를 이룬 바 있다. 그래도 이 목표는 선진국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워낙 사회복지 예산액이 낮아 증가율이 높아도 전체 비중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20% 확대를 실천한 경우는 IMF시기의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오히려 해마다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내년 사회복지예산 증가율이 오히려 낮다고 불만을 제기해야 바른 태도일 수도 있다. 또한 사회복지의 증가분이 어느 영역에 배정되었는지, 혹시 불필요한 곳에 쓰이는지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에서 증가한 분야는 사회안전망 확충, 저출산 고령화 대비, 일자리, 그리고 무주택 빈곤층의 주거안정 등이다. 이 영역들은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매우 열악한 분야이다. 특히 장애와 고령, 아동부분은 비교하기조차 부끄러운 수준으로 정책적인 배려가 시급한 영역으로 우선 순위로 선정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사회복지를 확충하는데 있어 큰 걸림돌은 국민의 심리적 거부감이다. 일반 국민이 심정적으로는 불우한 이웃을 돌보아야 하는 것을 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대상자가 무언가 부도덕하고 소모적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회복지정책에도 책임이 있다. 사회복지정책이 체계적이지 못하여 낭비적 요소와 도덕적 해이를 제거하는 데 효율성이 부족하였고 그 결과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복지정책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 건강보험의 지원체계 개선을 통한 합리화 노력이나, 사회보험 징수통합 논의는 사회복지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중요한 시도이다. 우리는 이제 경제활성화만으로는 양극화 해소가 어렵다는 공감대 형성과 함께 적극적인 재정을 통한 복지서비스 확대가 사회통합과 건강한 시장경제 유지에 근간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복지지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재원조달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 변화이다. 시장경제는 소외된 계층에게 따뜻한 마음을 지녀야 하고 사회복지는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냉철한 효율성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성장과 복지의 갈등을 조화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회복지는 국민의 호응을 통한 합의로 정책수립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 교수
  • [녹색공간] 경제 재도약과 기술개발/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1820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 영국과 최빈국들이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개인소득 차이는 4대1 정도였다. 그러나 1998년에는 가장 부유한 미국과 가장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소득격차는 20대1로 크게 벌어졌다.1750년경 영국에서 발명된 증기기관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이 현재 국가간 소득의 커다란 격차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즉 과학기술 발전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국가와, 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조건을 가진 국가들이 현재 소득수준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제프레이 삭스 교수가 저술한 ‘빈곤의 탈출’(The End of Poverty)에 의하면 각 나라의 지형학적 조건과 정치·문화적 안정성 등이 산업혁명 혜택을 누리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를 구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영국에서 발명된 증기기관은 그 기술을 이용한 철도나 배를 통해 전세계로 빠른 속도로 전파되었지만 우리나라는 200여년이 지난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산업혁명의 혜택을 받기 시작하였다.60년전 우리나라 소득수준은 세계 최빈곤 국가들의 수준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60∼70년대에 투자한 중화학공업과 같은 기간산업, 경부고속도로 건설 같은 인프라 구축이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도 세계 인구의 6분의1이 되는 10억명 이상이 200년 전과 생활수준이 큰 차이 없는 최빈곤 국가에 살고 있다. 산업혁명의 결과로 대부분의 인류는 빈곤에서 벗어났지만 산업화과정에서 자원의 무분별한 채취와 남획 등으로 지구 생태계는 파괴되어 환경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영국은 산업혁명의 혜택을 가장 먼저 받았지만 또한 환경오염 피해도 가장 먼저 경험하였다.1960년대에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영국 맨체스터 지역 공장의 굴뚝에서 내뿜는 시커먼 연기와 대낮에도 가로등을 켜고 다니는 모습이 우리가 동경하는 산업화의 모습이었다. 물론 현재의 맨체스터는 맑은 하늘과 쾌적한 도시로 변모하였다. 영국정부와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오염방지 노력과 산업을 성공적으로 구조조정한 결과이다. 우리나라도 산업화를 거치면서 강물이 오염되고 도시 및 공업지역은 대기오염으로 심각한 환경문제를 겪어왔다. 아직도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10년 동안 전반적인 환경조건은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기간에 오염시킨 토양이나 늘어난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의해 오염된 도시의 공기를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예산의 투입과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경제는 제 자리에 머물고 있다.OECD국가가 되고,IMF사태를 경험하고, 산업경제에서 지식경제로 또 창조경제로 전환되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는 뒷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이 되려면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그 결과로 시장이 확대되고, 증가되는 재원이 기술개발에 재투자되어, 시장이 다시 커져 고용이 증대되고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 경제가 작동되어야 한다. 첨단기술 개발과 세계시장 선점화를 위한 선진국들의 연구투자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2005년 우리나라의 총 연구개발비는 24조 1554억원으로 GDP 대비 2.99%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였다. 환경기술개발 분야도 1992년부터 시작하여 2010년까지 1조 8000억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다. 규모면에서는 크게 성장하였지만 아직도 투자 효율성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박사급 연구인력의 70% 이상이 대학에 있다. 그러나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는 첨단기술 개발에 대학의 역할이 다른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대학 연구인력을 우리 경제에서 성장동력의 핵심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심각히 논의할 시점이 왔다. 노수홍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 경기부양 논란 불씨는 잠재성장률?

    경기부양 논란 불씨는 잠재성장률?

    잠재성장률이 경기부양 논란에 또 다른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권오규 재정경제부장관 겸 부총리가 지난 1일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경기가 잠재성장률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를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정책당국의 책무”라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핵 이후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적극 나설 의지를 내비치다 6자회담 재개 등의 소식이 전해지고 그나마 서비스생산활동, 기업경기실사 등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게 나오자 경기부양에 대한 기존의 스탠스를 조절하기 위해 원론적인 차원에서 거론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잠재성장률 자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잠재성장률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자본·노동·기술 등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도 잠재성장률을 4%대 초·중반으로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대 중반, 금융연구원은 4%대 중·후반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1991∼2000년의 잠재성장률 6.1%에 비하면 1.5%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수치다. 지속적인 성장잠재력 약화는 외환위기 이전 9∼10%대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던 설비투자가 2001∼2004년 연평균 0.3% 증가하는 데 그쳐 국민총생산(GDP)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혀왔다. 노동력(생산가능인구)도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90년대 이후 증가세가 크게 둔화돼 최근에는 0.6%가량 늘어나는데 그치고 있다. 한은 조사국 박양수 모형개발반장은 “잠재성장률은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면서 “따라서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돈다고 경기부양책으로 곧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단기적인 요법이며, 자본·노동·기술 등 총요소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노력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는 “근년 들어 투자는 부진하면서도 수출이 좋아 생산성 지표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착시현상일 수 있다.”면서 “교역조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도 기술혁신 등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DI 임경묵 박사는 “내년에는 경기가 급락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을 쓸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면서 “잠재성장률의 하락세를 분석해 보면 자본·노동 등 투입요소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생산성 증가율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경기사이클의 단축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예측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런 가운데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격차를 단기적인 경기부양으로 메우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날선 비판 서슴지 않겠다”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날선 비판 서슴지 않겠다”

    새롭게 구성된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26일 오전 10시 서울신문 6층 회의실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열었다. 독자권익위는 신문 보도로 침해당할 수 있는 독자 권익을 보호하려는 기구다. 서울신문은 기존의 사내 인사들로 구성된 독자권익위를 사외인사들로 확대·개편했다. 서울신문 독자인 오병학·정인순씨, 중앙대 신방과 4학년 임효진(전 중대신문 편집장)씨와 각 분야 전문가인 김경원(서정조세연구원 상임고문)·김민환(고려대 교수)·백상태(자유문고 주간)·이문형(산업연구원 연구위원)·장영란(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씨, 언론소송 전문 변호사 차형근씨 등 9명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사내에서는 박재범 미디어지원센터장이 참가한다. 첫 회의에서 이들은 독자의 권익이라는 관점에서 서울신문 보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날 주요 발언록. ●임효진 서울신문은 다양하지만 산만하다는 느낌이다. 좀 더 강력한 논조가 젊은 층에 어필한다고 생각한다. ●정인순 주부이다 보니 경제·교육·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여기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백상태 신문은 특종이 많아야 한다. 그런 게 부족하다 싶다. ●장영란 국민일보가 미션면으로 기독교 독자를 끌어안듯, 서울신문도 자신만의 지면을 개발했으면 한다. ●김경원 서구에서는 기사의 30∼40%만 사실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는 더 낮을 것이다. 정확한 보도가 중요하다. 사소하지만 26일자 3면 3분기 GDP성장률 기사를 지적하고 싶다. 경제를 조금 아는 나도 주제목과 부제목이 따로 놀아 혼란스럽다. ●오병학 요즘 무척 많이 발전했다. 다른 신문만 못하지 않다. ●차형근 언론소송 전문인 만큼 한달간 신문을 보고, 사례가 많으면 자료집까지 만들겠다. 신문에서 중요한 것은 독자 권익이다. 신도시 부동산 광풍을 다룬 26일자 1면 사진이 대표적이다. 사람들 얼굴을 다 알아볼 수 있는데 이게 초상권 침해다. ●김민환 특종과 정확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세계적인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특종 없는 신문이다. 정확하려다 보니 확인과정에서 다른 신문은 기사를 다 써버린다. 대신 뉴욕타임스는 정말 정확하다는 확신을 독자들에게 줬다. 보도는 빠르지만 성급한 신문이냐, 아니면 조금 늦어도 정확한 신문이냐를 택하는 문제다. 서울신문은 특종은 적을지 몰라도 정확하고 균형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문형 직업상 조·석간을 거의 다 정독하는 편이다. 이때 사설과 외부기고를 유심히 본다. 특히 외부기고의 경우 사회적 이슈를 리드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해 적합한 필자에게 글을 받아내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이런 노력이 입소문이자 투자다. 여기에 좀 더 정성을 들였으면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내년 경제 4.2% 성장”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수출과 내수의 둔화로 올해 추정치인 4.9%보다 낮은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전망한 4.3%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연구원은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동향 세미나’에서 발표한 ‘2006년 동향 및 2007년 전망’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내년 민간소비는 4.0%, 설비투자는 5.0%, 건설투자는 1.3% 증가하고, 실업률은 경기둔화와 자영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사정 악화로 올해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높은 3.6%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는 올해 고유가의 영향과 농수산물 가격의 하락세 완화로 올해보다 소폭 상승하며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3.0%,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전망했다.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의 추가적인 악화 등으로 올해 20억달러 흑자에서 내년에는 44억 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원·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미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 중국 위안화의 추가절상 문제 등으로 인해 소폭 하락하며 연평균 925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seoul in] 모차르트 12세 때 작품 무대에

    강동구(구청장 신동우) 다음달 2일 강동구민회관 목요예술무대에 모차르트가 열두살 때 작곡한 ‘바스티앵과 바스티엔’을 올린다. 원작은 장 자크 루소의 ‘마을의 점쟁이’인데 모차르트가 오페라로 각색한 작품이다. 오는 30일부터 구청 홈페이지 문화포털사이트(culture.gangdong.go.kr)에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입장료 5000원. 문화체육과 480-1410.
  • 수단의 ‘두 얼굴’

    한쪽에선 지구상 최악의 인종학살이 자행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오일특수로 풍요를 구가하는 나라가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수단의 ‘두 얼굴’을 조명했다. 수도 하르툼의 한 카페 풍경. 청바지와 고급 운동화 차림의 젊은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주변엔 16만 5000달러의 BMW 승용차가 즐비하다. 하르툼의 거리에는 새로운 고층건물과 고급호텔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다리 건설도 활발하다. 값비싼 플라즈마 TV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가장 역동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960㎞ 떨어진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국제사회 최악의 인도적 위기로 불리는 ‘아프리카판 킬링필드’가 펼쳐지고 있다. 수단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아랍계 이슬람 민병조직 잔자위드와 기독교계 흑인 반군조직들 간의 분쟁으로 지난 3년간 최소 20만명의 사망자와 250만명의 난민을 낳았다. 하루 51만 2000배럴의 석유를 생산해 수십억달러의 수입을 거두면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다르푸르 사태’는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에 따르면 수단은 지난해 8%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나타낸 데 이어 올해 12%의 고도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타클라라 대학 경제학 교수 마이클 커베인은 “석유와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가 수단 경제의 견인차”라고 말했다. 미국이 다르푸르 사태에 개입하려고 해도 먹히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유엔까지 동원해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수단과의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수단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는 지난 2000년 1억 28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23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의 수단 제재안을 거부한 것도 수단에 세운 자국 정유공장 때문이다. 압다 야히아 전 수단 재무장관은 “정부는 미국이 필요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제재로 피해를 보는 건 미국사람뿐”이라고 조롱했다.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다르푸르에 대한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에 강력 저항하는 것도 이같은 자신감에서 비롯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3분기 GDP 0.9%성장

    3분기 GDP 0.9%성장

    올해 경제성장률은 5%대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소비 지출이 둔화되면서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0.9%, 지난해 동기 대비 4.6%에 그쳤지만 애초 예상했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핵 등의 변수가 남아있고, 민간소비 지출 등이 여전히 침체돼 있어 경기 둔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6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지난해 동기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건설업 투자가 모처럼 증가세를 보였으나 민간소비 증가세와 서비스업의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3분기의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0.5% 증가해 작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산술적으로 보면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8%, 전년동기 대비 4.0% 정도 성장하면 연간 5% 성장률은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심상정 의원 “한국은행 GDP 성장률 등 경제 예측 오차 심각”

    국회 재경위 소속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22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지난 5년간 한은이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물가상승률, 경상수지 예상치와 실적치를 비교한 결과 상당한 오차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경제성장률의 경우 2003년에는 실적치(3.1%)가 전년도 성장률(6.3%)의 절반 이하로 급락했음에도 한은은 5.7%를 예측,2.6%포인트의 오차를 보였다.”면서 “2005년을 제외하면 매년 0.5∼2.6%포인트의 오차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 권오규 부총리 “올경기 사실상 불황”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현 경기상황을 ‘사실상 불황’으로 진단한 가운데 재경부가 내년 경제운용계획에 담을 경기부양책을 재정 조기집행 등으로 가시화해 주목된다. 권 부총리는 20일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강연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가 가능하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국민총소득(GNI)은 1.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는 사실상 불황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 내년 1·4분기에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라면서 “재정의 조기집행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가 ‘불황’을 언급한 데 이어 경기부양을 뜻하는 재정의 조기집행이라는 표현을 직접 쓴 것은 참여정부에서는 극히 이례적이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GDP 기준으로 올해 5% 성장이 예상되는데도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성장률 가운데 3.5% 포인트가 국민에게 소득으로 돌아가지 못해 서민경제가 어려운 점을 두고 부총리가 ‘사실상 불황’이란 말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특히 “북핵 문제 등의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지금은 거시경제정책에서 일정 부분 새로운 조절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예산은 경기중립적이지만 분기별로는 재정의 조기집행이 필요하므로 12월 중 타당성 조사 등을 마치고 1월부터 발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부양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권 부총리는 환율과 관련,“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11조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한도를 국회에 요청한 만큼 외환시장에서 언제든지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설 준비가 됐다.”면서 “금리는 한국은행과 인식을 같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재경부는 조찬간담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내년 재정의 조기집행 ▲물가압력과 경기의 하방리스크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한은과의 거기경제기조 인식 공유(사실상 금리인상 반대) ▲공공부문의 건설투자 확대 ▲연기금을 활용한 임대형 주택공급 확대 등 미시·거시적 경기대책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진작을 위해 부동산 세제의 근간은 건드리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한편 수도권 공장증설과 관련해 권 부총리는 “투자계획을 제출한 8개 기업 가운데 수도권 규제완화만으로 가능한 4개기업의 투자계획은 11월12일까지 승인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예정”이라면서 “다만 하이닉스는 투자계획을 정부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재무적 타당성과 환경문제 등을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KDI “내년 성장 4.3%로 둔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3%로 전망했다. 정부가 예상한 4.6%보다 낮고 잠재성장률 5%에도 훨씬 못미친다.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의 둔화 가능성도 지적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27억달러 흑자에서 내년에는 14억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경상수지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83억달러의 적자를 낸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KDI는 또 북한 핵실험의 영향은 아직 크지 않지만 더 악화될 경우 실물경제마저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17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을 4.3%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 5.0%보다 0.7%포인트 낮게 잡은 것으로 북한의 핵실험 영향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이다. 보고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증가세가 떨어지면서 국내 경기의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년에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내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증가가 지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 회복세의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성장률도 당초 5.1%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의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전망치인 4.1%보다 낮은 3.8%로 잡았다. 장기적으로는 투자 부진에 생산성 하락까지 겹쳐 성장잠재력의 저하 가능성도 지적됐다. 조동철 KDI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지표를 보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5%가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이 1%도 안돼 성장잠재력 유지를 위한 경제시스템의 효율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거시경제의 정책기조를 변경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혀, 경기부양에는 신중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재정경제부는 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필요시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KDI는 또한 내년 상품수지에서는 242억달러의 흑자를 보겠지만 서비스와 경상이전 수지에서는 257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돼 경상수지는 1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급속히 줄어드는 것은 국내 수요가 부족하기보다 생산 측면에서 소득창출 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4년 이후 지속된 경상수지 흑자폭의 축소는 환율하락과 교역조건 악화에 따른 것으로 장기간 흑자가 누적된 만큼 균형 수준에 근접한 소폭의 적자는 경제안정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북핵과 세계경제 여건을 꼽았다. 조동철 연구위원은 “북핵의 충격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외국에서의 한국채권 가산금리도 전혀 움직이지 않아 경제적인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상황이 악화되면 금융시장 뿐 아니라 실물경제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도 성장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특히 주요 통화간 환율이 급격히 조정될 경우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내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올해보다 0.3%포인트 높은 2.8%로, 실업률은 올해보다 0.1%포인트 높은 3.7%로 각각 예측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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