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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세금 탕진에 눈감은 인기영합 공약 경계해야

    현실성을 외면한 포퓰리즘 공약은 6·4지방선거에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기영합적 공약에 대한 재원확보 방안 등의 면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과 선택이 요구된다. 시·도지사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오늘 하루만이라도 유권자들을 기만하는 허황된 공약은 하지 말기 바란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민선 5기 16개 광역 시·도 단체장들이 5년 전 내세운 2283개의 공약을 모두 실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470조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 335조원보다 135조원이나 많다. 그러나 지자체장들이 지난해 말까지 확보한 예산은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의 53% 수준인 250조원에 불과했다. 마무리 시점인 올해 6월까지 확보할 예산을 고려하더라도 가용재원을 훨씬 웃돈다. 6·4지방선거 공약의 양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 17개 주요 시·도지사 후보 가운데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질의서에 공약가계부를 제시한 25명의 공약 실현에만 316조 4251억원이 들어간다. 가계부를 제출하지 않은 후보들을 고려하면 올해 정부예산 357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남발하는 공약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공짜 복지 관련이 주를 이룬다. 고속도로·공항 건설, 무상교육 및 급식, 무료버스, 무상의료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SOC 시설이든 무상복지든 지자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거의 없다. 대부분 국책사업이거나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가능하다. SOC 공약들은 박 대통령의 공약 가계부 재원 조달을 위해 신규 SOC 건설을 최소화한다는 정부 방침과 상충한다. 무상복지 사업들도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들 간 갈등이 얼마나 많았는가. 중앙정부 지원 규모를 더 늘리지 않으면 지자체들이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을 유권자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여야 정치권과 지자체장 출마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재난 관리 및 안전 공약도 강조하고 있다. ‘제2 세월호’를 방지하기 위해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지만, 실행 방법은 구체화하지 못했다. 포퓰리즘에 치중한 공약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붕괴 위험을 안고 있는 낡은 학교 건물이나 재래식 화장실 등 기본적 학교 안전·환경 관리부터 제대로 신경 쓰기 바란다. 초·중등학교의 학교시설 개선 사업이 지금처럼 찬밥 신세가 돼서는 안 된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잘못으로 아이들이 또다시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가든 지자체든 공기업이든 부채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부채 중점관리 대상 18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9조 74억원으로 사상 처음 9조원을 돌파했다. 하루 이자 비용만 247억원이다. 정부 부채는 공기업 부채와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를 합하면 국내총생산(GDP)의 150%가 넘는다. 공공기관 부채는 국책사업을 떠넘기는 등 정치권의 무리한 공약 영향이 적잖다. 선거 후유증으로 국가나 지자체 재정이 위험에 빠져서는 안 된다. 출마자들은 유권자들을 현혹하기 위한 시혜성 정책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크게 하는 등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 “한국 경제 공공부채율 높은 日 모방 말아야”

    “한국 경제 공공부채율 높은 日 모방 말아야”

    “한국 경제를 위해 해 주고 싶은 말은 일본을 모방하지 말라는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한은이 주관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배로 교수는 “최근 한국 성장률이 3~4%로 과거에 비해 높지는 않지만 세계경제를 놓고 보면 높은 편인 만큼 추가 경기 부양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다만,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높은 공공부채 비율이나 대규모 공공사업 등에서 일본을 모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경고로 들린다. 원래 물리학을 전공했으나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어려울 것 같아 경제학으로 진로를 바꾼 것으로 알려진 그는 시장 기능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린다. 노벨경제학상 유력 후보이기도 하다. 그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드문 거시적 재난’이다. 이는 GDP와 소비가 경기 고점에서 저점까지 10% 이상 감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전쟁이나 금융위기 때 발생한다. 배로 교수는 “최근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이런 재난이 또 터질 가능성은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경고했다. 미래 지출, 조세 부담, 출구전략(돈줄 죄기)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로 교수는 “한국의 세월호 참사는 가슴 아픈 비극이지만 경제 성장을 크게 떨어뜨리는 ‘드문 거시적 재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정부 개입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경상흑자가 수출보다 수입이 줄어 생긴 ‘불황형 흑자’로 보이지는 않으며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은 바람직하다는 진단도 곁들였다. 미국의 돈풀기(양적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금리 인하와 달리 효과가 제한적이고 적절한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도 어렵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소비자의 느낌으로 만드는 경기지표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소비자의 느낌으로 만드는 경기지표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는 말 중 하나가 ‘경기’라는 단어다. 흔히 ‘요즘 경기가 어떻습니까?’라고 인사말로 주고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경기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경제적인 형편이다. 기업들은 매출이 늘고 채산성이 좋아지면 경기가 좋다고 인식할 것이다. 가계는 월급이 오르거나 투자한 주식 또는 부동산의 가격이 올라 살림 형편이 좋아지면 경기가 괜찮다고 느낄 것이다. 국민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보면 경기는 국민경제의 총체적인 활동 수준을 의미한다. 경기가 좋다는 것은 생산, 소비, 투자 등의 경제활동이 평균 수준 이상으로 활발한 것을 말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경기는 항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지 않고 경제의 성장 추세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상승(확장)과 하강(수축)을 반복한다. 이처럼 변하는 경기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경기 측정이 중요한 것은 의사가 아픈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려면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하듯이 현재의 경기상황을 올바로 판단해야만 그에 적합한 경제정책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파악하고 장래의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쓰인다. 매일 발표되는 주가, 환율, 금리 등을 비롯해 국민소득 통계, 산업생산지수 등과 같이 경기와 관련성이 높은 경제 지표들을 개별적으로 살펴보거나 경기를 잘 반영하는 경제지표들을 합성해 만든 경기종합지수를 참고하기도 한다. 이런 지표들은 통계를 만들어 공표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신속한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런 지표들이 공표되기 전에 빠르게 변하는 경기상황을 좀 더 신속하게 측정하고 예측하려는 필요에 의해 탄생한 것이 경제심리지표다. 경제심리지표는 기업가나 소비자와 같은 경제 주체들의 경기에 대한 판단, 전망, 계획 등이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적 사실을 근거로 각 경제 주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만드는 통계다. 대표적인 심리지표로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가계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가 있다. 이들 경제심리지표는 다른 통계보다 속보성이 높고 자금 사정이나 경기판단 등의 질적 정보도 조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CSI는 1995년부터 한국은행에서 작성하고 있다. 현재 매월 전국의 2200가구를 표본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하는 방법과 비슷하게 표본가구는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를 기초로 지역과 연령, 소득, 직업 등이 현실에 맞게 반영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설문조사표는 응답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쉽게 응답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조사 항목은 대부분 6개월 전후와 비교해 가계의 재정상황, 소비지출, 경기인식 등에 대한 판단을 묻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의 생활형편을 묻는 설문은 ‘현재 귀댁의 생활형편은 6개월 전에 비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많이 나아졌다, 약간 나아졌다, 보통이다, 약간 나빠졌다, 많이 나빠졌다’와 같이 5점 척도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들은 본인들의 직접적인 관찰이나 경험 또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접한 경기 인식에 기초해 답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주관적인 판단과 느낌으로 답하기 때문에 CSI는 소비자들의 느낌으로 만드는 지표이며 BSI와 더불어 대표적인 경기 체감지표다. CSI는 매월 15일을 전후한 1주일을 기준으로 전자설문, 우편 등의 방법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해당 월의 25일을 전후해 공표된다. CSI는 0에서 200까지의 값을 가지며 100 이상이면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소비자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소비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 이하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소비자동향조사는 현재의 경기상황을 진단하고 경기를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한 통계로 쓰인다. 예를 들어 생활형편전망 CSI는 민간 소비를 약 1분기 선행하고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6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CSI 통계 활용도가 높은 미국은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CCI)와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심리지수(CSI)가 발표되고 있는데 매달 이 통계의 발표를 전후해 세계의 주요 금융시장이 이에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은 민간소비지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70%에 달할 정도로 소비 비중이 높고 CSI와 GDP 통계 간에 높은 상관관계가 있어 CSI가 경제 여건의 변화를 다른 거시 지표들보다 빠르게 반영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CSI는 생활형편, 경제상황, 소비지출전망 등 24개 개별 지수가 있는데 개별 지수 간 결과가 상충되면 소비자 태도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곤란한 점이 있다. 그리고 여러 개별 지수 가운데 소비자 심리를 대표하는 지수로 어떤 지수를 써야 하는지도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 이런 통계 이용의 어려움을 감안해 소비상황, 경기인식 등에 대한 소비자 태도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주요 지표들을 합성해 만든 것이 소비자심리지수(CCSI)다. CCSI는 경기변동과의 상관성 및 선행성이 우수한 현재생활형편과 향후 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및 향후 전망 등 6개 개별지수를 합성해 작성되고 있다. 현재 CCSI는 개별 지수를 표준화해 평균을 100으로 조정한 후 이를 합성한 것이다. 따라서 CCSI의 100은 장기시계열의 평균값이지 좋음과 나쁨의 비중이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즉 CCSI가 100보다 크면 평균적인 경기상황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나타낸다고 해석해야 한다. 심리 지표는 실물 지표와 전반적으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나 일부 시점에서 다소 괴리를 보이기 때문에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괴리가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미래 정보 및 기대 수준의 반영 여부, 조사 척도의 차이,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및 언론의 보도 태도 등이다. 예를 들어 경기 정점이나 저점 부근에서 임금 상승 등 통계가 포착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정보가 심리지표에는 반영돼 대체로 선행성을 보인다. 하지만 때로는 임금 상승이 이뤄지더라도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심리지표는 회복되지 않고 다소 후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 5월의 CCSI는 105로 전월보다 3포인트가 하락해 2013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현재경기판단 CSI와 향후경기전망 CSI가 각각 15포인트와 7포인트씩 큰 폭으로 떨어져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처럼 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가 나빠진 것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소비자의 기대심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에서도 충격이 발생한 시기의 소비자 기대 심리는 즉각적이고도 강한 반응을 보였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시기에는 CCSI가 11포인트 하락했으며 일본 대지진과 부실 저축은행 퇴출 등이 겹쳤던 2011년 3월에는 9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6월의 소비자 동향조사에서는 어떤 기대심리가 반영돼 변동 폭이 어느 정도를 나타낼지 지켜보면 경제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쏙쏙 경제용어] ■경기종합지수 매월 통계청에서 소비, 고용, 금융, 무역, 투자 등 경제 부문별로 경기를 잘 반영하는 경제 지표들을 선정한 후 이를 가공·종합해 만든 것이다. 경기변동의 방향, 국면 및 전환점은 물론 속도까지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기를 측정하는 시차에 따라 후행지수, 동행지수, 선행지수로 나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BSI) 기업가의 현재 경기 수준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 등을 설문조사해 경기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고 있다. 소비자동향지수(CSI)와 마찬가지로 0∼200의 값을 갖는다.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부정적으로 답한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 이하이면 그 반대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여러 기관에서 통계 작성 목적 등에 따라 조사 대상을 달리해 월별 또는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한국 정부 민간화 수준 OECD 최하위권

    한국 정부 민간화 수준 OECD 최하위권

    한국 정부가 공기업 등 공공 부문과 민간의 경쟁을 유도해 공공서비스의 가격을 낮추고 질을 높이는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영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이 1일 발표한 ‘공공부문의 성공적인 개혁을 위한 방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민간위탁 지출비율이 우리나라는 6.8%다. 비교 가능한 30개 회원국 중 26위다. 민간위탁이란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서비스 업무를 기업 등 민간에 맡기는 것으로 공공기관과 민간의 경쟁으로 공공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 GDP 대비 민간위탁 지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로 19.4%에 달했고 핀란드(13.8%), 영국(13.3%), 스웨덴(13.1%), 이스라엘(12.9%)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보다 민간위탁 지출 비율이 낮은 나라는 스위스(4.7%), 멕시코(2.7%), 브라질 및 터키(0%) 등 4개국에 불과했다. 오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민간과의 경쟁이 필요한 기능은 민간 위탁이나 민영화를 통해 성과를 높여야 한다”면서 “다만 과거 정부에서 민간 위탁이 계약 과정에서 수의계약, 입찰비리와 같은 문제가 발생해 오히려 효율성을 저하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에 민간 위탁의 입찰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인사 관리의 권한과 책임을 조직 하층부에 위임하는 인사 관리 분권화 수준도 OECD 30개 회원국 중 23위로 낮았다. 제도적으로 팀제를 도입하고 자율운영기관을 지정했지만 상위 관리자의 인사 관리 권한을 실제로 위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 연구위원은 “한국의 공직 제도가 전문성보다는 서열을 중시하는 계급제에 기초하고 있어 상위 관리자가 권한을 위임하는 데 소극적”이라면서 “개인과 조직의 전문성을 개발시키고 그에 맞는 직무 자율성을 부여해 성과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도록 미국과 같이 공직의 인력 운용에 직위 분류제 도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삼가 우리 멍멍이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우리 멍멍이의 명복을 빕니다”

    “내 개가 죽어서 너무 슬퍼요. 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는 더 잘해드리지 못한 불효자로서 후회스러운 마음이 컸는데, 내 새끼가 죽으니까 가엽고 애처로운 마음이 듭니다.” 지난 28일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한 장례식장에 40대 젊은 부부가 들어서면서부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입관식이 진행되고 1시간에 걸친 화장 절차가 끝날 때까지 눈물이 멈출 줄 몰랐다. 10년 넘게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면서 길렀던 애완견이 전날 밤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동물 장묘업체 전국 7곳… 종교별 장례식도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이 죽으면 장례를 치러주는 동물 전문 장묘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등록된 동물 장묘업체는 경기 4곳, 부산 1곳, 충남·북 각 1곳 등으로 총 7곳이다. 이날 찾은 경기 김포시 통진읍 귀전리에 위치한 동물장묘업체 페트나라는 1999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90년대만 해도 기르던 애완동물이 죽었다고 장례까지 치러주느냐는 따가운 주위의 시선도 있었지만 요즘은 가족처럼 함께 지냈던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장례를 치러주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고 한다. 동물의 장례 절차는 사람의 장례 절차를 기준으로 해 만들었다. 죽은 동물의 주인에게서 장례 신청을 받으면 업체는 검은색 승용차로 반려동물의 사체를 장례식장까지 데려온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기독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별로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식이 진행된다. 주인의 종교에 따라 절차는 약간씩 다르지만 동물의 사체는 알코올로 깨끗이 닦아주고, 무명실로 짠 광목 천으로 사체를 염한다. 최고급 삼베로 만든 수의(5만원 상당)나 오동나무로 만든 관도 선택할 수 있다. 주인이 반려동물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입관식이 끝나면 바로 화장 전용 소각로로 옮겨 1시간가량 화장 절차가 진행된다. 이날 장례식을 치른 부부도 유리창 너머로 화장터에 들어가는 반려동물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화장이 끝나자 수습된 반려동물의 유골이 단지에 담겼다. 주인은 이 단지를 집으로 가져갈 수 있고, 혹은 따로 마련된 납골당에 안치할 수도 있다. ●年 20만원 정도면 전용 납골당 안치 이 장례식장에는 2층에 반려동물 전용 납골당이 마련돼 있는데 현재 700마리가량의 반려동물 유골이 안치돼 있다. 살아있을 때 몸무게가 5㎏ 이하인 동물이라면 납골당 이용료는 연간 20만원 정도다. 납골당의 모습은 일반 납골당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각 봉안담마다 반려동물의 생전 사진, 사료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납골당 주변에도 주인들이 가져온 꽃, 간식 등이 놓여져 있다. 반려동물을 납골당에 안치한 주인들은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이 생각날 때마다 이곳을 찾곤 한다. 이날도 강아지 2마리와 고양이 2마리를 안치한 김윤경씨(54세·여)가 이곳을 찾았다. 고양이 2마리는 본인이 직접 길고양이를 구조해서 입양했었다고 한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납골당에 온다는 김씨는 “반려동물을 기르다 보면 단순히 동물처럼 느껴지지 않고 어느 순간 한 가족 같이, 사람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면서 “똑같은 내 아들, 딸들인데 죽었다고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릴 수가 없어서 소중하게 장례를 치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족처럼 느끼기에 그냥 버릴 수 없어”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닭, 이구아나, 고슴도치, 토끼, 햄스터 등의 장례까지 치러진다. 박영옥 페트나라 대표는 “현행법상 반려동물의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돼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는 실정이고, 아무 곳에나 묻으면 무단 폐기물 매립으로 벌금 등 처벌을 받는다”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기르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장묘업체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약 17.9%에 달하는 359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 사육 규모는 556만 마리(개 440만 마리, 고양이 116만 마리)를 훌쩍 넘는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동물장묘업을 비롯해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애완동물 관련 산업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사료 시장 2500억원, 관련 용품 시장 2874억원, 수의 진료 시장 2600억원 등으로 기타 분야까지 합치면 약 8947억 5000만원에 달한다. 최근 계속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매년 10% 이상 확대되고 있다. 가구당 애완동물 관련 연평균 지출액은 1990년 3156원에서 2000년 5628원, 2012년 2만 7900원 등으로 22년 사이에 8.8배로 늘었다. 애완동물 관련 시장의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7%로 미국 0.34%, 일본 0.3%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오는 2020년에는 약 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0만 마리 유기… 미흡한 동물복지 의식 하지만 일부 국민들의 동물 복지에 대한 의식은 크게 높아지지 않는 실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유기동물 수는 9만 7000마리에 달한다. 유기 동물 수가 가장 많았던 2010년(10만 1000마리) 이후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매년 10만 마리가량의 동물들이 주인으로부터 버려지고 있다. 버려진 동물 4마리 중 1마리는 안락사를 당한다. 지난해 유기동물 중 다른 주인에게 분양되는 경우가 28.1%로 가장 많았고 안락사를 시킨 경우도 24.6%나 됐다. 22.8%는 자연사했고, 주인에게 돌아간 경우는 10.3%로 10마리 중 1마리에 불과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유기 동물의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안락사 등으로 유기 동물을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2011년 87억 8500만원, 2012년 105억 8300만원, 2013년 110억 7600만원으로 3년 새 26%나 급증했다. 농식품부는 유기동물 발생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애완견에 한해 반려동물 등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적이 저조하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지난해 인구 10만명 이상의 142개 시·군을 대상으로 의무화됐고, 올해부터는 인구 10만명 이하 시·군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대됐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정은 시·군·구청에 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등록된 반려동물은 총 69만 5000마리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 추정되는 반려동물 수의 12.5%에 해당한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유기 동물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비싼 치료비를 꼽았다. 애완견 등을 위해 엑스레이 사진을 찍는데만 1회에 4만 4000원을 내야 한다. 피검사 비용도 14만~18만원이나 된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의료보험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의 치료비, 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보험을 파는 민간 보험사도 거의 없다. 게다가 정부가 2011년 7월부터 애완동물 진료비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매기고 있어 주인들이 치료비 부담은 더 커졌다. 납골당에서 만났던 김씨는 “애완견이 폐수종에 걸려서 5일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100만원이 넘었고, 탈골되서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비만 400만~500만원이 나왔다”면서 “말 못하는 짐승이니까 어디가 아픈지를 몰라 병원에서 하라는 검사를 다 할 수밖에 없는 게 주인들의 처지”라고 말했다. 그는 “애완동물을 키워보고 평생을 함께할지 결정하기보다 가족으로 맡기를 결심하고 키우는 이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쓸 돈 없는데… “돈써라” 읍소하는 정부

    쓸 돈 없는데… “돈써라” 읍소하는 정부

    정부가 민간 소비를 늘리기 위해 연일 ‘읍소’를 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경기 회복세의 불씨가 아예 꺼질까 우려해서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쓸 돈이 없다. 가계수지 흑자는 분명 늘고 있지만 불안한 노후와 비싼 사교육비 탓에 ‘불황형 흑자’에 갇혀 허덕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로 인한 내수 둔화까지 겹치면서 더블딥(경기가 회복하다 다시 침체되는 현상)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는 지난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비 등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소비 정상화를 부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양파 등 가격이 폭락한 채소류에 대해 소비 촉진 대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다시 매매가 둔화되는 부동산 시장에 더 이상 특별한 대책을 내놓는 대신 국민들이 매매에 나서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가계 소비 증가율(4.4%)은 소득 증가율(5.0%)을 따라가지 못했다. 불안한 노후 준비 자금,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역(逆)자산 효과, 사교육비 증가 등이 소비를 크게 늘리지 못하는 이유다. 사실 지난 1분기 가계수지 흑자율(쓸 수 있는 돈 중에 흑자액의 비율)은 25.5%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1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가계부채는 1024조 8000억원으로 1년 만에 61조 7000억원이 급증했다. 서민들이 ‘불황형 흑자’에 갇혀 있는 셈이다. 이런 구조적인 이유에 세월호 사고까지 겹치면서 내수는 위기다. 서울 방산시장에서 쇼핑백을 파는 심우석(33)씨는 “5월은 가정의 달에 스승의날, 회사 야유회까지 겹쳐 성수기이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단 한 건의 주문도 받지 못했다”며 “2012년부터 안 좋아진 경기가 세월호 사고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도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지난 1분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12년 3분기 이후 증가하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1%(전기 대비)까지 올랐다가 지난 1분기엔 0.9%로 하락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산업 피해도 우려된다.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20.6원으로 5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린세상] 벤처의 씨앗, 기술 사업화/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열린세상] 벤처의 씨앗, 기술 사업화/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

    성장과 고용이라는 양대 국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 벤처 활성화다. 1년 전 정부는 5·15 벤처활성화 대책을 발표했고 올해 초 대통령은 제2 벤처 활성화를 선언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성장 사다리펀드와 4조원 규모의 벤처 지원을 하겠다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발표됐다. 그래서 지금 시중에는 벤처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벤처 펀드 결성은 작년보다 4배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막상 기업 현장의 이야기는 다르다. 돈이 중간과정에서만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 캐피털들이 추가 펀드조성은 했으나 추가 투자는 유보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당장 문제는 투자 회수 시장의 문제다. 벤처 캐피털과 엔젤 캐피털이 투자한 돈을 회수할 코스닥과 M&A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투자가들은 회수가 확실한 기업만 고르다 보니 막상 투자할 곳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더욱 본질적 원인은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가진 고품질 창업의 부진이었다. 2002년 벤처 건전화 정책으로 촉발된 10년 벤처 빙하기 동안 고품질 창업의 씨를 뿌리지 않았기 때문에다. 그렇다면 대안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즉 한국 벤처의 문제는 자금 공급보다 회수 시장의 활성화와 벤처창업의 씨앗인 기술사업화의 활성화라는 것이다. 한국은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투자액 55조원 중 정부가 17조원의 R&D 지원을 하고 있고, 이는 실질적으로 GDP대비 세계 1위다. 그런데 기술사업화의 비율은 미국의 절반에 불과한 1.6% 수준이다. 연구개발 투자에 비해 사업화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연간 17조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국가 R&D의 결과를 기술사업화로 연결해 벤처의 씨앗을 널리 뿌리는 것이 제2 벤처 활성화의 본원적 대책이다. 문제는 기술사업화를 위한 정부의 엄청난 노력에도 성공적인 실적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술사업화를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나열해보자. 산학협력단, 창업보육센터, 테크노파크, 기술이전조직(TLO), 기술지주회사, 창업선도대학, 산학협력대학 등 엄청나게 많은 기술사업화 관련 조직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추가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실로 초라하다. 매년 혁신 개혁을 수립하고 실천하는데 결과는 큰 변화가 없었다. 도대체 문제가 어디에 있을까. 바로 ‘친절한 금자씨’ 역할을 하는 파편화된 정부의 과도한 역할이 문제의 첫 번째 본질이다. 공무원들은 바쁘게 일하고 산하조직들은 열심히 일하는데 투입대비 성과가 없다는 것은 실천상의 문제가 아니라 본원적 패러다임의 문제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 첫째는 벽으로 가로막혀 협력하지 않는 파편화된 정부 구조다. 산업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국방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 정부 기관들은 자신들만의 아성을 구축해 상호협력을 저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창업선도대학은 산학협력단과 조직 공유를 해서는 안 된다. 산학협력대학은 별도의 조직으로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미래부와 교육부의 연구과제를 산업부와 중기청이 후속과제로 채택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규제의 벽으로 가로막힌 파편화된 울타리 속에서의 기술개발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는가. 두 번째 본원적 문제는 시장과의 연결 단절이다. 기술사업화는 기술과 시장의 연결이다. 그런데 기술사업화 조직에는 시장 전문가가 없다.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네트워크 효과다. 작은 규모의 시장 몇 개보다는 큰 규모의 시장 한 개가 더 큰 가치를 가진다. 개발된 기술사업화 과정은 통합된 시장 플랫폼 위에서 꽃필 수 있다. 국가 기술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DB가 없다. 바로 통합된 기술거래소의 부활이 필요한 이유다. 세 번째로 기술평가 체계가 본원적으로 혁신돼야 한다. 94%의 연구 성공률이란 자랑이 아니고 부끄러운 한국의 민낯이다. 실패하지 않는 연구 결과, 대박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실패하면 과제 책임자가 불이익을 받는 현실에서 과감한 도전은 기대할 수 없고 혁신적 기술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결론이다. 이제 실패를 지원해 성공률을 낮추기 위한 일련의 노력이 강력히 시작되어야 한다. 기술사업화는 창조경제의 꽃인 벤처, 그 꽃의 소중한 씨앗이다.
  • 늘어가는 독신 늙어가는 日의 골칫거리 되나

    늘어가는 독신 늙어가는 日의 골칫거리 되나

    오후 6시, 퇴근한다. 마트에 들러 1인분으로 포장된 스테이크용 와규를 산다.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와 고기를 굽고 와인을 따른다. 저녁 식사를 마치면 즐겁게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다가 잠자리에 든다. “남자 인생의 3대 짐은 아이와 아내, 그리고 집”이라는 신념하에 독신주의를 고수하는 건축가 구와노 신스케. 2006년 일본 후지TV가 방송해 큰 반향을 불러온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주인공이다. 한국에서도 2009년 지진희 주연의 동명 드라마로 리메이크됐다. 이처럼 독신 가구, 그중에서도 특히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독신이 급증하면서 앞으로 20년 후에는 일본 전체 가구의 37%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인 요양을 전문기관이 아닌 가족에게 맡기는 경향이 큰 일본에서는 자녀가 없는 미혼 독신의 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미혼 독신 많아… 2030년 50대男 4명 중 1명은 ‘결못남’ 28일 미즈호정보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전체의 32%를 차지했던 독신 가구는 2035년이 되면 37%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1985년만 해도 부부와 아이들로 이뤄진 핵가족이 40%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를 띠었고 독신 가구는 21%에 불과했는데, 50년 만에 핵가족과 독신 가구의 비율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일본 독신 가구의 특징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미혼 독신이 많다는 점이다. 1985년에 남성 미혼율은 세대별로 ▲30대 20.6% ▲40대 6.1% ▲50대 2.6%였는데 2010년에는 ▲30대 39.9% ▲40대 25.1% ▲50대 15.9%로 치솟았다. 2030년이 되면 50대 남성 4명 중 1명이 결혼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미혼일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오고 있다. 미혼 독신이 급증한 이유에 대해 후지모리 가쓰히코 미즈호정보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비혼을 선택한 여성이 늘어났고, 1990년대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불안정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남성이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혼자 살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결혼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고령 독신 빈곤화·사회적 고립땐 심각한 문제 대두 가능성 문제는 미혼 독신들의 경우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되기 쉽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5년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노인들은 자식(60%)과 배우자(36%)로부터 돌봄 서비스를 지원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기관 등 다른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는 3%에 그쳤다. 자식이나 배우자가 없는 미혼 독신의 경우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경제력 부족을 이유로 미혼 독신으로 남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빈곤화와 사회적 고립이 향후 일본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후지모리 수석연구원은 “일본은 프랑스, 스웨덴, 독일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보장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면서 “사회보장을 확충하고 고령 미혼 독신들의 사회적 연결망을 만드는 노력을 정부와 민간단체가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KDI “올 성장률 3.7%”… 사실상 하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3.7%로 사실상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3.8%로 예상했다. 민간소비 부진에 세월호 사건이 겹친 탓이다. KDI는 27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가 유지되고 내수가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 회복세가 미약하다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7%로 예상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예상했던 올해 GDP 성장률도 3.7%였지만 올해부터 적용된 신기준으로 환산하면 3.9% 정도여서 사실상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0.2% 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난 1분기 소비가 부진한 데 이어 세월호 참사 등으로 민간 소비가 저조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사실상 조정했다”고 말했다. KDI는 내년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높은 3.8%로 제시했지만 올해와 내년 수치 모두 정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보다 낮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예상치는 2.7%로 지난해 하반기 전망치(3.6%)보다 크게 낮췄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30)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극복 방안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30)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극복 방안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90년대 연평균 7.2%였으나 2000년대엔 4.6%로 낮아졌고 2010년 이후에는 3%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이는 1990년대 5.4%에 달하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000년대 4.5%로 낮아진 데 상당 부분 기인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전반에서 2000년대 들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이처럼 크게 하락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제성장률 하락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대부분의 선진국이 경험한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선진국에 비해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0~2012년 연평균 1인당 GDP는 2만 7439달러로 1970년대(3750달러)보다 7배 이상 높아졌으나 1인당 GDP 성장률은 3.5%로 1970년대(11.8%)의 3분의1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2000년대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산업 전반에서 노동생산성 증가 속도가 둔화된 데 크게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 고도 성장기엔 후발 주자의 이점으로 선진 기술의 도입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 경제가 성숙 단계에 들어서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선진 기술 도입만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데 한계에 봉착했다. 이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화될 경우 생산성이 높은 청·장년층 노동자 비중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인적자본 축적을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을 크게 기대하기도 어렵다. 일반적으로 경제발전 초기에는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의 투입을 늘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지만 경제가 성숙 단계에 들어선 이후에는 노동생산성 향상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성숙 단계에 들어선 우리 경제의 성장에는 노동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2012년 기준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자료에 따르면 시간당 26.2달러다. OECD 국가 평균(39.7달러)에 비해 매우 낮고 특히 노동생산성이 높은 노르웨이(62.7달러), 룩셈부르크(61.1달러), 미국(56.2달러) 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OECD 34개국 가운데 28위다. 우리나라보다 노동생산성이 낮은 OECD 국가는 폴란드, 에스토니아, 헝가리, 터키, 칠레 및 멕시코 등 대부분 동유럽 및 중남미 신흥시장국이다. 한국은행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산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가 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2001년 일본을 추월했고 2007년 기준으로 미국의 85% 수준이다. 반면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1980년 이후 미국의 30% 내외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또 2005년 기준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비교 가능한 OECD 25개국 가운데 12위,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최하위다. 기술 수준이나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일수록 선진국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크게 낮다.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 섬유·가죽·신발, 음식료품·담배, 펄프·종이·인쇄·출판 등의 산업은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여전히 매우 크다. 서비스업에서도 숙박업, 도소매업 등 기술 수준이 낮은 전통 서비스업에서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가 크다. 노동생산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미국과의 노동생산성 격차가 크게 줄었으나 노동생산성이 낮은 저부가가치 산업에서는 미국과의 격차가 줄지 않고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미국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증가율의 둔화가 미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 현상은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체 산업을 21개로 나눠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17개 산업에서 1990년대보다 2000년대에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졌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 21개 중 10개 산업에서만 2000년대 들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와 대조를 이뤘다. 이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이 미국과 같은 선진국보다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전반에서 노동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모두 연구·개발(R&D)집약도 및 자본집약도가 미국, 일본에 비해 낮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계에서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R&D투자 및 고정투자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 과제 가운데 하나다. 노동생산성의 지속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고정투자 가운데 노후화된 기존 설비를 보수하거나 교체하는 대체 투자보다 신규 투자를 통한 자본 축적이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은 외환위기 이후 신규 고정투자가 빠르게 증가해 2000년대 후반에는 위기 이전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 반면, 서비스업은 2000년대 들어서도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서 정체돼 산업별로 상반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게 축소되고 있어 선진 기술 도입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제한적이며, R&D투자 확대를 통한 기술혁신이 노동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선진국에 비해 노동생산성 수준이 크게 낮은 서비스업의 경우 투자 여건 개선을 통한 신규 고정투자 활성화와 그에 따른 자본 축적이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어 매우 긴요하다. 이와 더불어 의료, 법률, 금융서비스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서는 시장개방 등을 통한 선진 기술 도입 및 경쟁 촉진도 노동생산성 향상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소위 ‘잃어버린 10년’ 이후 2000년대 들어서도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계속되며 성장동력을 상실한 채 경제성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은 2000년대 들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반등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가운데 어느 나라의 모습을 따르게 될 것인지는 가계,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의 지속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R&D투자 및 고정투자 활성화, 기술혁신 도모 등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그 성과에 달려 있다. 이동렬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과장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박사 [쏙쏙 경제용어] ■노동생산성 총생산 또는 부가가치를 노동투입량으로 나눈 비율로 노동투입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노동투입량에 취업자 수를 넣으면 1인당 노동생산성이다. 노동투입량에 전체 취업자의 총근로시간을 넣으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나온다. 국가 및 산업에 따라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이 다를 수 있으므로 국가·산업 간 비교를 위해서는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자본 집약도(capital intensity) 생산요소인 자본투입과 노동투입 간의 비율이다. 자본량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눠 계산한다. 역시 노동투입량에 취업자 수를 넣느냐 총근로시간을 넣느냐에 따라 두 가지 개념의 자본 집약도가 계산된다. 일반적으로 자본 집약도가 높을수록 노동생산성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연구·개발 집약도(R&D intensity) 생산량(부가가치) 대비 R&D 지출 금액을 뜻한다. 한 국가의 R&D 집약도는 R&D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또 특정 산업의 R&D 집약도는 해당 산업의 R&D 지출이 그 산업의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된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교통법규] 교통사고율 OECD 꼴찌…사회적 비용 年23조원 GDP 1.9%

    ‘연간 23조 5900억원.’ 도로교통공단이 2012년 한 해 교통사고로 지출된 총사회적 비용을 추산해 올해 초 발표한 금액이다. 사망, 부상 등의 인적 피해 13조 6776억원, 차량 수리 등 물적 피해 8조 6858억원, 경찰 조사 등 기관 소요비 1조 2265억원을 합친 돈이다. 그해 서울시 예산 19조 8920억원보다도 많다. 또 그해 국내총생산(GDP)의 1.9%, 국가 전체 예산의 10.6%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안전사업실장은 “교통사고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면서 “1950년대부터 이어진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 빨리빨리 문화가 뿌리 내린 이유도 있지만 우리 사회의 법, 제도적 허점과 정책이 이를 더 부추긴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가해자에게 너무 관대하다는 것이다. 중앙선 침범 사고 등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명시된 11대 중과실 사고를 빼면 대다수가 공소권이 없고 자체 처리로 끝난다. 보험이 교통사고의 면죄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실장은 “1980년대부터 자동차가 급증하면서 차를 많이 보유한 공무원이나 공직사회에서 자기보호 차원에서 보험이라는 것을 도입했다고 한다”면서 “보험에서 다 처리하니 사고를 내고도 피해자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 도리를 저버리는 가해자가 많다”며 혀를 찼다. 그는 교통사고특례법은 우리나라에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교통 위반 과태료나 범칙금이 20년 전과 비슷하다. 영국 등 선진국은 과태료, 범칙금 모두 엄청 세게 부과한다”면서 “대통령이 취임한 뒤 교통 위반 벌점 등을 사면해 주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찰청 통계는 2007년 21만 1662건이던 교통사고가 대통령 특별사면이 있었던 이듬해 21만 5822건으로 늘었고 재차 사면이 단행된 2009년에는 23만 1990건으로 크게 늘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선 사람보다 자동차가 우선이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는 “농어촌은 학교, 마을 주변 도로에 인도가 없는 곳이 부지기수”라며 “유모차도 마을을 활보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유모차가 도심을 마구 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을 만큼 교통 시스템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차량 운전자, 교통사고 가해자의 천국”이라고 개탄했다. 인도는 짜장면과 퀵서비스 등의 배달원 오토바이에 점령당했다. 김민경 충남경찰청 경위는 “농어촌은 도로 사정이 나빠 차량 단독 사고가 많은데 도시에서는 보행자 사고가 많다”고 전했다.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교통 약자를 위한 대중교통 시스템은 아직 많이 부실하다. 정책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세월호 참사처럼 컨트롤 타워가 없다. 장 박사는 “일본은 교통의 최고 책임자가 수상인데 우리는 일본에서 법을 가져오면서 이 부분을 뺐다.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고만 돼 있을 뿐 책임자를 명시하지 않았다”며 “총리 이상이 컨트롤 타워를 맡고, (대형 사고 때) 누가 옷을 벗는다고 명확히 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무원이 말을 안 듣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치단체도 교통 전담 부서와 공무원을 둬야 한다”며 경찰과 교육 공무원까지 합쳐 ‘교통안전과’를 만들어 전담시킨 일본 요코하마시를 예로 들었다. 일본은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합숙도 서슴지 않지만 우리는 취득이 쉽고 비용도 적다. 교통안전 교육도 거의 없다. 미국은 50개 주 가운데 40개 주가 초등학교 때부터 의무적으로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고교 때는 이를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65%가 보행, 29%가 승하차 때 발생했다”면서 “어릴 적부터 교통안전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교사들부터 안전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구조와 사회적 분위기가 난폭 운전 등을 부추긴다. 무단 횡단, 갓길 걷기, 전방 주시 태만, 신호 무시, 음주운전, 과속, 안전모 미착용, 경운기 반사지 미부착 등 도로 위는 그야말로 무법천지다. 전문가들은 학교의 교통안전 교육 의무화와 함께 과태료 증액 등을 제안한다. 일부는 자본주의 약점을 적극 활용해 재산에 따른 범칙금 등 연동제를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선 21만 5354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해마다 5000여명이 숨지고 30만명을 훨씬 웃도는 이들이 부상을 입는다. 장 박사는 “10년에 소도시 하나씩 사라지는 셈”이라면서 “교통시설은 선진국 못지않은데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하고 보험이 형사 처벌까지 해결하는 단계에 와 있는 등 법과 제도가 거꾸로 가고 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도 교통질서를 파괴해 교통사고 공화국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광진 생활불편 모바일로 접수… 현장 민원 살피미 본격 운영

    “보안등이 고장 나서 밤늦게 골목길을 걸을 때 무서워요.” “길가에 오토바이가 오래 방치돼 있는데 보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위험하니 처리해 주세요.” 광진구가 주민 생활 속 불편을 찾아내는 ‘현장 민원 살피미’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구는 지난 16일 전체 15개 동에서 2명씩 구정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식이 높고 스마트폰 활용이 가능한 주민 30명을 살피미로 선정했다. 이들은 간단한 교육을 거쳐 현장 활동을 시작했다. 생활 속 불편 사항이나 안전 위해 요인 등의 문제점을 주민의 시각에서 찾아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신고하는 역할을 한다. 신고 분야는 불법 주정차 등의 교통 불편에서부터 쓰레기 무단 투기, 불법 광고물 정비, 유기 동물 신고 등까지 생활과 밀접한 불편 사항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생활 불편을 발견하면 다산콜센터(120)에 전화하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서울스마트 불편 신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후 신고하면 되고 응답소 홈페이지(eungdapso.seoul.go.kr)에 접속해 신고할 수도 있다. 신고된 민원에 대해서는 현장 확인을 거쳐 즉시 처리하고 결과를 현장 민원 살피미 요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및 이메일로 통보한다. 살피미에 대해서는 신고 4건당 1시간, 1일 최대 8시간을 자원봉사 시간으로 인정하고 연말에 실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서울시장 및 구청장 표창을 수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정윤택 구청장 권한대행은 “생활 속에서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 사항을 주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곧장 해결함으로써 체감 행정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美·中·日 구애받는 모디… 그의 선택은 어디?

    美·中·日 구애받는 모디… 그의 선택은 어디?

    인도의 새 총리 나렌드라 모디가 세계 외교 무대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모디는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총리에게 오는 26일 열리는 자신의 총리 취임식에 참석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양국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한 이후 4차례나 큰 전쟁을 치렀다. 가디언은 “힌두 민족주의자 모디가 이슬람 보수주의자 샤리프에게 화해의 손을 내민 것만으로도 ‘담대한 제안’이자 ‘대단한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모디가 예상과 달리 유연한 자세를 보이자 강대국들이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개표가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하고 방문을 요청했다. 두 나라 관계는 지난해 뉴욕에서 발생한 인도 여성 외교관 알몸 수색 사건으로 크게 악화됐다. 특히 미국은 ‘구자라트’ 사태로 2005년 모디의 입국비자를 거부한 적이 있다. 이 사태는 모디가 구자라트 주총리에 오른 직후인 2002년 힌두교도와 무슬림 간에 발생한 유혈 충돌로 무슬림 1000여명이 죽은 것을 말한다. 미국은 비자 발급 재개에 소극적이었던 주인도 대사 낸시 파월을 일찌감치 경질했다. 미국은 인도를 활용해 중국의 팽창을 막고 싶어 한다. 히말라야에서 인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모디에게 협력 관계를 맺자고 요청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서방 언론이 모디가 국수주의를 내세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비슷하다며 ‘인도판 아베’라고 부르지만 오히려 ‘인도판 닉슨’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모디를 1972년 중국에 처음 방문해 미·중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치켜세운 것이다. 모디 당선에 반색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모디의 첫 해외 방문지가 일본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일본은 인도와 원자력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과 해상 자위대 구난 비행정 ‘US2’ 및 신칸센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모디는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 일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아베 1기 내각 때도 일본을 찾았다. 모디가 환영받는 이유가 단지 13억 인도의 새 지도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모디 세력은 이번 총선에서 543석 중 337석을 차지했다. 인도의 외교 전문가 라자 모한은 “강력한 정치력을 확보한 모디는 편협한 힌두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유연한 외교를 펼칠 공간을 확보했다”며 “각국이 이 공간을 선점하기 위해 다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은 또 ‘모디노믹스’로 불리는 친기업 정책이 펼칠 거대한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인 인도는 25세 미만 인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역동적이며, 소프트웨어 산업도 첨단을 달리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안전 업그레이드] 복지이슈 선점 싸움에 교육예산 전체 파이 못 키워

    우리나라 교육 예산은 2009년 39조원에서 지난해 50조원으로 5년 동안 28.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초·중·고교 개·보수 예산으로 교육부가 책정해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낸 예산은 2010년 8274억원, 2011년 8686억원, 2012년 9621억원, 지난해 8795억원으로 8000억~9000억원대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건물의 노후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안전 불감 교실’이 만연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최근 급증한 교육복지 예산에 밀려 학교 안전 관련 예산 편성이 위축됐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011년 도입한 무상급식, 2012년 도입한 누리과정(만 3~5세 교육비 지원), 돌봄교실 등에 수조원대 예산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편성한 누리과정 예산은 2012년 1조 5880억원, 지난해 2조 6148억원, 올해 3조 3689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교육청이 집행하는 무상급식 예산도 2012년 2조 4616억원에서 지난해 2조 6239억원으로 늘었다. 교육복지 예산 규모 자체가 커진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이 정책을 도입한 과정에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교육복지 정책을 도입하고 집행했다면 자연스럽게 교육 예산의 전체 규모를 키워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에 따른 지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담 공교육비 비중’은 4.8%로 OECD 회원국 평균(5.4%)에 못 미쳤다. 이런 실정 때문에 역대 정권마다 교육 예산 증액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사회적 합의는 이뤄졌지만 특정 이슈를 놓고 진영 간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하느라 전체 교육 예산 증액은 요원한 상태다. 교육 정책 관계자는 “민선 교육감이 다른 예산을 전용해 무상급식 재원으로 쓸까 봐 중앙정부가 경직성 예산 위주로 빠듯하게 교육 예산을 편성하지만 교육감은 빠듯한 예산 범위 안에서 무상급식 공약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다른 사업의 예산을 깎기도 한다”면서 “중앙과 지방이 함께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하면 교육 예산 전체 규모를 늘릴 수 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로 무상급식이 2010년 지방선거 이슈로 급부상할 때는 진보 교육감과 교육부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2011년 교육청 예산의 주요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7% 할당)을 만 3~5세 누리과정 교육비 예산에 활용하자는 논의가 이뤄질 때는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처 간에 이견이 생기기도 했다. 기재부가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부금 재원에 누리사업 지원 여력이 생길 것으로 내다본 반면 교육부는 학생이 줄어든다고 곧바로 학교와 교사 수가 줄지는 않는다고 난색을 표했었다. 결과적으로는 기재부의 주장대로 교부금에서 누리과정 재원이 집행되면서 시교육청이 예산 편성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 선거 국면에서 또는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에 따라 조성된 복지 정책을 감당한 결과 교육청 예산 편성은 기형적인 구조조정을 반복하는 중이다. 예컨대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노후 시설 보수에 쓴 예산이 2010년 3678억원에서 2011년 1805억원, 2012년 2521억원, 지난해 1716억원, 올해 801억원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교육청의 전체 교육복지 관련 예산은 2009년 2844억원에서 지난해 7772억원으로 증가해 최근 연평균 28.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집계했다. 이 교수는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린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주최 ‘교육재정정책포럼’에서 “지금이라도 교육복지특별회계법과 같은 제도를 마련해 교육복지 예산 때문에 학교시설 예산 등의 필수적인 예산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강동구 선사문화축제 주민 아이디어 받아요

    강동구는 오는 30일까지 제19회 강동선사문화축제에 대한 주민의 창의적인 프로그램 제안을 공개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 10월 10~12일 암사동 유적지에서 펼쳐질 축제에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등 공급자 주도 행사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주민 위주의 자리를 만들고자 마련된 것이다. 모집 분야는 ▲모두가 재미있게 즐기고 창의적이며,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지역 문화·관광자원인 암사동 유적 및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 ▲거리 퍼레이드 운영 방안 및 기타 개선 사항 등 행사 전반에 대해서다.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축제 홈페이지(blog.naver.com/gdculture)에서 ‘프로그램 및 축제 운영 제안서’를 내려받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창의성과 경제성, 실현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제안이나 기타 축제 발전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제안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구 자체 심사를 거쳐 6월 선사축제 타운홀미팅 개최 후 추진위원회를 통해 최종 심사를 실시,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대전청담미즈한의원 ‘침요법’으로 탄력 부여해 동안피부 완성

    대전청담미즈한의원 ‘침요법’으로 탄력 부여해 동안피부 완성

    요즘 여성들에게는 아름답다는 말보다 동안이라는 말이 더 기분 좋은 칭찬이다. 어려보이는 피부는 얼굴빛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탄력과 주름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 세월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주름이 생기고, 피부탄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노화속도를 늦추고, 관리만 잘해도 나이보다 10년은 젊어 보일 수 있다. 주름과 탄력 개선을 위해서는 보통 보톡스나 안면거상술같은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보톡스의 효과는 영구적이지 않고, 안면거상술도 복잡한 시술이 필요해 꺼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에는 한방의 침요법으로 주름과 피부탄력 개선에 도움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미소안면침이다. 미소안면침은 주름이 생기기 쉬운 이마, 미간, 눈가, 목 등 이른바 표정근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 시술법이다. 외과적인 수술이나 약물주입 없이 얼굴의 경혈을 자극해 자연스럽게 주름을 없애고 안면 윤곽을 살려준다. 특히 수술이나 약물요법이 아닌, 오로지 침만 사용하는 시술이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없고, 시술 후에는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주름과 탄력 외에도 사각턱, 광대뼈 돌출, 움푹한 볼을 교정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내려앉은 눈꺼풀도 개선할 수 있다. 청담미즈한의원(www.cheongdammiz.com) 안형수 원장은 “미소안면침은 침 시술만으로도 안면윤곽과 주름, 탄력개선에 도움이 되고, 성형수술 후 부종을 제거하는데도 효과가 있다”며 “표정근의 경혈을 정확하게 짚어야 하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시술받는 것을 자제하고, 오랜 노하우와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 곳에서 시술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GDP의 7배 넘는 한국 국부… ‘땅’이 절반 이상

    GDP의 7배 넘는 한국 국부… ‘땅’이 절반 이상

    우리나라의 국부(國富)가 1경 630조원으로 추산됐다. 국내총생산(GDP)의 7배가 넘는다. 3~6배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다. 부(富)의 원천이 늘어서라기보다는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 크다. 정부, 기업, 개인 할 것 없이 다른 나라에 비해 유별나게 땅을 많이 갖고 있다. 국부에 ‘버블’(거품)이 끼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8년간의 공동작업 끝에 ‘국민대차대조표’를 완성, 14일 발표했다. 기업이 회계장부를 작성하듯이 대한민국 모든 경제주체의 자산과 부채를 비교 분석한 것이 국민대차대조표다. 예금에서부터 아파트, 땅, 젖소,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무형 자산을 시가로 평가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쉽게 말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회계장부’이자 ‘국부 보고서’인 셈이다. 그동안 금융자산은 한은의 ‘가계금융복지통계’, 비금융자산은 통계청의 ‘국가자산통계’가 어느 정도 실태를 대변했으나 각각 ‘표본조사’와 ‘공시가격 적용’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 두 자산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가 컸다. 조사 시차 등의 한계를 여전히 안고 있기는 하지만 새 국제기준 등에 맞춰 이런 국부 통계를 냈거나 낼 예정인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호주, 캐나다, 체코,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등 7개국이다. 이 통계를 활용하면 좀 더 정확한 잠재성장률(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최대 성장능력) 추계도 가능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국부)은 1경 630조 6000억원이다. 1경은 1조원의 만 배로, ‘0’이 16개가 붙는다. 국민 1인당으로 치면 2억 1259만원이다. 여기서의 국민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도 포함한 개념이다. 전년 말보다 464조 6000억원이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271조원)은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이 올라 늘어난 부다. 국부가 GDP의 7.7배로 호주(5.9배), 캐나다(3.5배), 일본(6.4배)보다 높다고 해서 좋아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체 국부의 절반 이상(52.7%)이 토지(5604조 8000억원)란 점에서도 부의 편중을 알 수 있다. 토지자산은 GDP의 4.1배로 우리 못지않게 부동산을 사랑하는 일본(2.4배)보다도 훨씬 높다. 땅 사랑에는 예외가 없다. 우리나라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전체 보유자산 가운데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6%다. 미국(30%)의 두 배가 넘는다. 정부의 토지자산 보유비중(21.8%)도 10% 안팎인 일본·캐나다 등에 비해 높다. 이런 요인 등으로 인해 가계 순자산(4인 기준)은 57만 1000달러(약 4억 8449만원)로 국민들이 실제 체감하는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가 간 구매력을 비교해 산출한 환율(달러당 847.93원)을 적용하면 미국(90만 2000달러)의 63%, 일본(69만 6000달러)의 82% 수준이다. 주택 시가총액은 2012년 말 기준 3094조원이다. 2000년에는 1024조원, 2006년에는 2038조원이었다. 2004~2006년 부동산 호황기를 거치면서 국부가 급증했음을 말해 준다. 반면 자본을 투입해 얼마만큼 생산해 냈는가를 보여주는 자본서비스물량은 2012년 4% 증가에 그쳤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0%에 이르렀으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감했다. 이는 국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음을 의미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활력 저하와 국부 버블이 다소 우려된다”면서 “다만 일본처럼 급격한 버블 붕괴를 유발할 만큼 심각한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기로에 선 한국경제] 못 믿을 장밋빛 지표… “내수 활성화 나서야”

    [기로에 선 한국경제] 못 믿을 장밋빛 지표… “내수 활성화 나서야”

    올해 1분기 취업자 수 증가율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7개월째 흑자였고, 지방 아파트 청약 시장은 경쟁률이 수백대1에 이르기도 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년 만에 8단계 상승하면서 세계 3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 전세가격 급등, 세수 부족, 소비 둔화, 빈번한 금융안전사고 등 속사정은 크게 다르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과 경기 침체 장기화의 기로에 선 한국 경제가 ‘장밋빛 지표’의 함정을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취업자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로 2002년 1분기(4.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15~64세) 역시 올해 2월 64.3%에서 4월에는 64.5%로 서서히 오르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20대 청년(20~29세) 고용률은 57.2%에서 56%로 떨어졌다. 또 우리나라의 청년(15~24세) 및 비청년(25~64세) 고용률 격차는 47% 포인트로 OECD 주요국 중 가장 컸다. 프랑스(42% 포인트), 이탈리아(41% 포인트), 영국(25.7% 포인트), 미국(24.7% 포인트)보다 높았다. 대구, 광주 등 지방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달 주택매매가격은 지난해 4월보다 0.21% 올랐지만, 전세가격은 0.35%로 더 크게 올랐다. 저소득층을 위한 전세 대출 확대가 오히려 전세 가격을 높이고,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월 무역수지는 44억 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수는 여전히 어둡다. 지난 3월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지난해 3월보다 7%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세월호 사고 등으로 5.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할인점 판매액은 지난해 4월보다 3.7% 하락했고, 백화점은 0.1% 줄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GDP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명목 GDP는 2만 4329달러로 세계에서 33위였다. 2012년 2만 2590달러보다 1739달러 늘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수록 달러 환산 GDP는 높아지기 때문에 지표만 봐서는 안 된다”면서 “통상 선거를 앞두고 좋은 지표를 발표하는 경향이 있는데, 많은 서민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수 전망을 특히 어둡게 봤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은 지난해 경기 저점을 지났다고 하는데 세월호 사고로 인해 경제가 올스톱 되면서 GDP가 0.5% 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본다”면서 “세월호 사고의 문제점은 일벌백계하고 고쳐야 하지만, 모든 소비를 규제하는 분위기는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도 “우리나라는 국내 소비가 GDP 증가의 60~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 침체는 심한 충격이 된다”면서 “소비 침체의 원인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 자세, 공무원과 이해집단의 유착 등이기 때문에 정부가 스스로 쇄신해 국민의 불신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지표와 다르게 내년에는 올해 환율 하락의 여파와 미국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경제 지표가 하방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선제적인 금리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 문제 역시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큰 비중을 감안할 때 중요한 리스크로 급부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금융업·해운업·노조·대학 등 이익집단 세력의 목소리는 크지만 정작 소비자·시민·학생 등 경제 주체의 목소리는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정부는 기획·미래·감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포스트 이건희’, 한국 경제는 준비돼 있는가

    한국 경제가 돌연 ‘이건희 변수’를 맞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삼성의 향배는 물론 한국 경제 전반에도 다각도의 파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2012년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전체 매출 규모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액(GDP)의 23%에 이를 만큼 경제적 비중이 크다는 점, 그리고 이런 거대기업군이 사실상 이 회장 1인 지배체제에 의해 유지돼 왔다는 점에서 그의 병세와 회복 여부는 필연적으로 삼성뿐 아니라 나라 경제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회장은 과거에도 두 차례 큰 고비를 넘긴 바 있다. 1982년 교통사고와 1999년 림프암 수술이다. 물론 이것 말고도 크고 작은 병마가 그를 괴롭혀 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이 회장은 이를 이겨 냈고, 이에 힘입어 삼성 안팎에선 그가 이번에도 병석에서 일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을 꺾지 않고 있다. 올해 일흔둘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그가 건강을 회복해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말란 법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삼성은 물론 한국 경제의 큰 틀에서 본다면 그의 병세 회복과 별개로 이제 ‘포스트 이건희’ 시대의 삼성과 한국 경제의 향배에 대한 시나리오와 대책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삼성그룹 측은 이 회장의 건강 악화에 따른 별도의 경영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재벌의 특성상 이 회장 이후를 논의한다는 자체가 금기일 뿐더러 대외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원려에 따른 것이겠으나 내부에서마저 열중쉬어 자세로 있어선 안 될 것이다. 재계 안팎에선 당장 이 회장 일가의 지배구조 개편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황차 이 회장의 그룹 지분이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 그룹 계열분리 향배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해 갖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런 논의에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그룹 차원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여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별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류에 불과했던 삼성을 20년 만에 브랜드 가치 세계 8위의 기업으로 올려놓은 1993년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 같은 혁신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 것이다. 지분 정리나 지배구조 논의 앞에 기업 경쟁력이라는 화두가 놓이지 않는 한 급변하는 세계 시장 속에서 삼성의 앞날은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도 장·단기 대책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당장 ‘삼성 리스크’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와 그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 경제의 재벌 편중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각종 대책들을 다시 한번 가다듬고 강화해야 한다. 소니의 일본, 노키아의 핀란드를 보고도 이들의 전철을 아무 대책 없이 밟을 수는 없는 일이다.
  • “세월호 여파 일자리 7만개 덜 늘어”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올해 민간소비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애초 전망보다 각각 0.3% 포인트, 0.1% 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자리 역시 예상치보다 7만 3000개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내수 디플레이션 우려된다’ 보고서에서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전체 소비지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오락문화, 음식숙박 부문의 소비지출이 3개월간 5% 준다고 가정해 이 같은 수준의 경제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3개월간 소비지출이 5% 감소한다는 가정은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달 16일 이후 신용카드 이용 둔화 추세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레저업 분야의 신용카드 승인액은 세월호 참사 이전 보름간(4월 1~14일)은 전년 동기보다 12.9% 증가했지만, 참사 이후(4월 16∼30일)에는 3.6%나 줄었다. 요식업 분야의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도 5.4% 포인트(12.7%→7.3%)나 줄었다. 여객선 운송업 승인액 증가율은 71.7% 포인트(41.8%→ -29.9%)로 급락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올해 1분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둔화된 가운데 세월호 충격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을 내버려두면 경기 회복세가 꺾일 우려가 있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인한 경제 고통이 서민 자영업자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내수경기 둔화가 더 심해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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