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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신’ 상향등 복수 스티커 논란…“매너없이 상향등 켜는 운전자도 잡아라”

    ‘귀신’ 상향등 복수 스티커 논란…“매너없이 상향등 켜는 운전자도 잡아라”

    25일 뒷차에서 상향등을 켜면 귀신 모습이 나타나는 ‘상향등 복수 스티커’를 붙인 운전자가 즉결심판을 받게 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뒷차 운전자가 보면 놀랠 수밖에 없는 혐오스러운 스티커를 붙인 것도 문제지만, 아무 이유 없이 상향등을 켜서 앞차 운전을 방해하는 행위도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날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관련 기사에 많은 시민들이 댓글을 달았다. 네이버 아이디 ‘usw****’는 “얼마나 매너없게 상향등을 켜는 운전자들이 많았으면 저런 걸 붙였겠냐”면서 “진짜 길 가다가 상향등 때문에 앞이 안 보이는 때가 얼마나 많은데. 상향등을 시도 때도 없이 켜는 운전자도 잡읍시다”라는 댓글을 올렸다. 같은 사이트의 아이디 ‘gd87****’는 “상향등 켜는 운전자는 처벌 안받냐? 피해자만 재판?”이라고 지적했다. ‘mang****’는 “별일 아닌 일에 상향등 켜대는 뒷차 운전자가 더 나쁜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ever****’는 “상향등 켠 운전자는 안 잡고. 그 눈부신 조명한 차 좀 잡아라. 경찰들은 뭐하는거야”라고 주장했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이날 귀신 스티커로 운전자들을 놀라게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A(32)씨를 즉결심판에 넘긴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향등 복수 스티커’를 구매해 자동차에 붙이고 10개월간 운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심야 시간에 SUV 차량을 추월했다가 뒤에서 상향등을 켜면서 따라와 배수구에 빠질뻔한 일을 경험한 뒤 스티커를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도로교통법 42조 1항에서는 “누구든지 자동차 등에 혐오감을 주는 도색(塗色)이나 표지 등을 하거나 그러한 도색이나 표지 등을 한 자동차를 운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같은 법 154조에 따라 벌금 30만원 또는 구류에 처할 수 있다. 상향등 복수 스티커는 현재 온라인상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자동화, 일자리, 교육 그리고 사회안전망/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자동화, 일자리, 교육 그리고 사회안전망/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일자리 만들기에 두고 일자리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일자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며칠 전 취임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도 일자리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다시 강조했다.그런데 정부가 2018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일자리 문제가 자연스레 완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꼼꼼히 다시 따져 봐야 할 일이다. 인구구조 변화와는 별개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급속한 기술 발전과 자동화로 인해 우선 기존의 단순 반복 일자리 다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근로자 1만명당 로봇 수를 나타내는 로봇밀집도가 세계 최고(531)인 우리의 현실에서 ‘자동화와 일자리’ 문제는 세밀하게 검토해야 할 정책적 과제다. 역사적으로 보면 자동화는 궁극적으로 생산성과 성장 그리고 생활수준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세계 경제의 성장과 인류의 생활 수준은 제1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된 18세기 중엽 이후 급격하게 향상됐다. 그러나 자동화는 단기적으로는 일자리의 ‘창조적 파괴’, 즉 근로자의 기술 노후화, 근로소득 격차 확대, 실업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 물론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난다. 그런데 새로운 일자리는 새로운 전문성을 요구한다. 고숙련 근로자에게는 소득 증대와 자아실현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저임금 저숙련 근로자에게는 소득 감소와 장기 실업의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1차 산업혁명 초기 60년 동안과 20세기 후반 컴퓨터 혁명 초기 수십 년 동안 경험했듯이 이번에도 상당 기간 실업과 소득 불균형의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훈련·재훈련, 전직 그리고 교육 등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아울러 근로자들의 전직을 위한 교육·훈련 기간에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업 및 훈련수당, 전직 보조금 등 각종 사회안전망의 확대도 절실하다. 그리고 이직 및 전직을 할 때 고용 관련 혜택의 이동연계성을 강화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여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미국의 경우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 스템(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분야는 숙련도의 불일치 때문에 앞으로 10년간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GDP 대비 10.4%)에 머물러 있다. 동시에 우리의 조세부담률(18.4%)도 OECD 평균(25.1%)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복지 지출 확대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한 증세 또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부도 이 점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 우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개세주의 원칙에 따라 현재 지나치게 높은 면세자 비중(46.8%)부터 줄이는 세제 개혁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로의 이동이 일상화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문교육과 STEM을 융합한 교과과정과 함께 사고의 유연성과 창의력이 최대한 함양될 수 있는 교육 개혁도 추진돼야 한다. 1930년 저명 경제학자 존 케인스는 2030년이 되면 자동화 덕분에 사람들은 일주일에 15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각자 원하는 것을 하게 될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케인스는 사람들이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사회적 소속감을 느낀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일자리를 최대한 창출할 수 있는 경제 성장의 여건을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에 적합한 근로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다. 실업이 만연한 여건 속에서 흔히 휘말릴 수 있는 정치적 포퓰리즘의 함정을 피하고 우리 사회가 건전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도 물론 필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 마크롱의 승부수… 자국 일자리 감싸고, 동유럽 노동자 때리기

    마크롱의 승부수… 자국 일자리 감싸고, 동유럽 노동자 때리기

    일자리 문제 압박해 위기탈출 시도 폴란드·체코 “동서 갈등 조장” 비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동일 노동·동일 임금’을 주장하며 동유럽 출신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 잠식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1차적으로는 ‘보호주의’ 기조를 내세워 현재 37% 안팎으로 떨어진 자국 내 지지율를 만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동시에 서유럽 선진국들의 오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이어서 EU 28개 회원국(영국 포함) 간의 동·서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마크롱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크리스티안 케른 총리와 회동한 뒤 “EU의 현행 파견노동자 지침은 유럽 정신에 대한 배반”이라며 “동일한 노동에는 동일한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스트리아에 이어 루마니아, 불가리아를 차례로 방문해 설득하고 오는 10월 EU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1996년 제정된 ‘EU 회원국 간 파견노동자 지침’에 따르면 한 회원국에서 다른 회원국으로 일정 기간 파견되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현지 기업들이 법정 최저임금만 준수하면 되고 파견노동자들은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기업주들은 자국 근로자를 채용하면 고임금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사회보장세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이는 당시 유럽통합을 촉진하고 EU 회원국 간 인력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당시에는 15개 회원국 대부분이 선진국으로 소득수준 격차가 크지 않아 이 지침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4년 이후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기존 회원국들보다 1만 5000~2만 달러 뒤지는 옛 공산권 국가들이 대거 EU에 가입하면서 기업들은 인건비가 싼 동유럽 출신 노동자들을 선호하게 됐다. 특히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이 25%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프랑스가 일자리는 물론 조세 수입을 사실상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에 빼앗기는 상황이 벌어지며 동유럽 노동자 유입은 ‘사회적 덤핑’이라고 불릴 정도에 이르렀고, 프랑스인들의 반감이 고조됐다. 마크롱 정부는 동유럽 국가들의 서유럽 파견근로를 1년으로 제한하고 이들을 채용하는 기업이 파견국에 사회보장세를 납부하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EU의 난민 의무할당 정책 등으로 독일·프랑스 등 선진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은 마크롱 대통령의 자국 이기주의에 반발하고 있다.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는 로이터통신에 “EU 회원국들의 생활수준 격차를 해소해 근본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가계빚 1400조… 새달 다주택자 돈줄 더 죈다

    가계빚 1400조… 새달 다주택자 돈줄 더 죈다

    석달 새 29조 2000억 늘어 주택대출 10배 이상 폭증한 탓 당국 종합대책 새달 중순 발표올 6월 말 우리나라 가계빚이 1388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7월 가계빚 증가액이 9조 5000억원(속보치)으로 추산된 만큼 7~8월 증가분을 합하면 가계빚은 이미 14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다주택자의 돈줄을 더 죌 방침”이라며 새달 중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가계빚은 전 분기보다 29조 2000억원 늘어난 1388조 3000억원이다. 가계신용은 금융사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대금(판매신용) 등을 합한 수치다. 2분기 증가액은 1분기(16조 6000억원)보다 훨씬 크지만 지난해 2분기(33조 9000억원)와 비교해서는 줄었다. 가계대출만 놓고 보면 1313조 4000억원으로 석 달 동안 27조 3000억원(2.1%) 증가했다. 매달 약 10조원씩 늘어난 셈이다. 은행에서 나간 가계대출이 12조원이나 늘어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1조 1000억원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한은 측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1분기 6000억원에서 2분기 6조 3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저금리 장기화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데다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 부동산 시장 호조까지 겹쳐 주택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타기’ 수요도 가세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증가액도 5조 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2008년 2분기 5조 3000억원이 가장 많았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04조 9000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300조원을 넘었다. 우리나라 가계빚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전체 부채 규모는 지난해 국내총생산(명목GDP, 약 1637조원)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총인구가 약 51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국민 1인당 평균 270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가계빚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민간소비를 저해해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한국은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년보다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다음달 가계부채 대책 발표 때) 다주택자의 돈줄을 더욱 강하게 죄는 방향으로 세부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해시태그 탄생 10년…하루 1억 2000만건 지구촌 ‘공감의 기호’

    해시태그 탄생 10년…하루 1억 2000만건 지구촌 ‘공감의 기호’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참사가 났을 때 수많은 네티즌들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세월호’라는 단어를 붙여 소식을 공유하고 슬픔을 나눴다. 올해 대선 정국에서도 게시물에 붙은 ‘#2017대선’은 선거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트위터서 첫 등장… 주제별 묶음·검색 2007년 8월 23일 한 트위터 사용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해시태그’(#)가 23일로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해시태그는 SNS에 올라오는 정보를 주제별로 묶고 찾아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기호다. 오픈소스 운동가인 크리스 메시나가 트위터에 처음 제안했던 해시태그가 이제 하루 평균 1억 2000만건 이상 캠페인,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트위터 코리아는 이날 밝혔다. ●한국관련 톱 5 ‘방탄소년단’ 등 케이팝 과거 10년간 한국 관련 해시태그 상위 5개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과 ‘갓세븐’이 차지해 트위터상에서 케이팝의 인기를 증명했다. 미국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상’ 부문 수상을 위한 방탄소년단의 투표 해시태그인 ‘#BTSBBMAs’가 3억건 이상 트윗되며 1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과 멤버 ‘#JIMIN(지민)’은 각각 3, 5위를 기록했다. 2, 4위는 ‘#GOT7’, ‘#갓세븐’이 차지했다. ●#세월호 #2017대선 등 핫이슈 소통 ‘#세월호’와 ‘#2017대선’, ‘#대선토론’ 등 정치, 사회적인 해시태그도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는 TV 프로그램·영화 분야에서 ‘#TheWalkingDead’(워킹데드)와 ‘#StarWars’(스타워스)가, 스포츠 분야에선 ‘#Euro2016’(유로2016)이 가장 많이 쓰인 해시태그로 꼽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차이나 스코프> 화려하게 복귀하는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

    <차이나 스코프> 화려하게 복귀하는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들이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부실 국유기업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이들 기업에 출자전환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 연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금융권의 출자전환 규모가 2분기에 1160억 달러(약 131조 5000억원)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시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중국의 2분기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이미 과잉 생산에 시달리는 석탄과 철강 업계에 집중돼 있다고 블룸버그가 강조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앞서 금융권이 철강·석탄·화학·기계 등 부채 비율이 높은 업종의 부실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 위안(약 170조 26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 비율을 낮춰 기업의 생존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국유기업인 중국중강(中鋼·SINOSTEEL)그룹은 2015년 10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방만한 경영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2010년 10월 20억 위안 규모로 발행된 5년물 채권에 대한 원금 상환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자 지급마저 어려워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 중강그룹 산하 72개 자회사는 건설경기 침체와 철강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악재가 겹쳐 자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되는 바람에 총부채(2014년 기준)가 무려 1000억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정책금융기관인 국가개발은행에서 빌린 6억 9000만 위안은 이미 상환 기한을 넘긴 상태였다.  이런 중강그룹이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의 출자전환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덕분이다. 중강그룹의 출자전환은 2016년 전체 부채 규모 600억 위안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70억 위안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가 전했다. 중강그룹 외에도 무한철강과 태원강철, 마안산철강, 안양철강, 주강그룹, 안강철강, 남경철강, 하북철강, 산둥철강 등 모두 10개 철강업체가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이들 10개 기업의 출자전환 규모는 2000억 위안에 이른다. 올해 초 국유 석탄업체인 로안그룹과 산서진성무연탄광업그룹도 200억 위안 규모의 출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유기업 가운데 2041곳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기업의 총자산 규모만 3조 위안에 육박한다. 출자전환은 부실 국유기업들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만큼 부채 비율은 그 만큼 낮아져 생존 가능성을 높여준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머물렀던 중국이 기업 부문 부채 비율이 지난해에는 169.1%(국제결제은행 기준)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2016년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비율은 200%를 돌파했다. 이들 부실 국유기업의 총부채(지난해 7월말 기준)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한 83조 7400억 위안을 기록해 전체 자산의 66.2%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재로 이들 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금융시장 전반에 ‘패닉(공황상태)’을 몰고올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졌다. 이에 당황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건전한 기업은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부실한 기업은 자동 퇴출하겠다”는 출자전환 방침을 제시한 뒤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문제는 리 총리의 의도와는 달리 빚더미에 앉은 좀비 국유기업들이 우량 회사를 위한 출자전환 자금마저 갉아먹는 탓에 가뜩이나 위험 수위에 오른 중국의 부채 리스크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 국무원은 당초 출자전환 과정에서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은 좀비 국유기업과 디폴트 기업, 국가 산업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상당수는 좀비 국유기업들의 부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치 로 BNP파리바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출자전환 프로그램이 자금줄을 찾는 부실 기업의 노림수에 오르게 됐다”면서 “좀비 국유기업이 금융 시스템을 먹어치우는 암세포로 돌변했다”라고 지적했다.  출자전환은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 부담을 가계로 떠넘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은 윈난틴주석과 무한철강의 출자전환된 부채를 이재상품으로 판매해 자본을 조달했다. 금융정보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매튜 판 애널리스트는 “악성 대출 중 일부는 가계로 흘러들어가 기업이 다시 자금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출자전환이 우량 기업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출자전환은 ‘부채 폭탄’ 돌려막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제이슨 베드포드 UBS 뱅킹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줄이지만 재무 개선을 위한 조치가 없다면 부채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판 애널리스트는 “거시적으로 볼 때 출자전환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좋은 기업들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 부채는 부분적으로 가계에 의해 흡수되겠지만 5년 안에 기업 부채가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5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Aa3’→‘A1’) 강등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당시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한 1989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무디스는 2011년 중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가 7년 만에 제자리로 되돌린 것으로, ‘A1‘은 한국 ‘Aa2’보다 두 단계나 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의 중국 신용등급 강등은 정부에 대한 등급 평가가 아니라 정부의 보증에 기댄 국유기업에 대한 재평가”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들은 채권 발행 때 자체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혜택을 누려왔다. 중국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준 덕분이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신용등급은 ‘‘Baa2’이다. 하지만 중국은행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의 등급은 ‘A1’이다. 기본 등급보다 4단계나 높은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외화채를 활발하게 발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아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아진다.  국제통화기금도(IMF)도 지난 15일 발표한 ‘연례 중국 보고서’에서 중국의 좀비 국유기업을 정조준했다. IMF는 “중국에 ‘좀비 기업’으로 불리는 국유기업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재무적으로 불건전한 상태임에도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이용해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돈을 빌리면서 연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제품을 생산해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과잉 공급을 일으켜 경기회복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포토] ‘최고의 탱고’

    [포토] ‘최고의 탱고’

    아르헨티나 German Ballejo(오른쪽)과 Magdalena Gutierrez가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탱고 월드 챔피언십’ Tango de Pista에서 우승을 하고 공연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포용적 금융으로 신성장 실현할 때다/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In&Out] 포용적 금융으로 신성장 실현할 때다/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역사에 기록된 것 가운데 한국전쟁 후 40년 동안 한국이 이룩한 경제성장에 필적할 만한 것은 없다’고 극찬했다. 그도 그럴 것이 1953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67달러의 가난했던 작은 나라가 불과 반세기 만에 선진국 수준인 1인당 GDP 3만 달러를 눈앞에 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상전벽해라는 말 그대로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도 보여 주지 못한 경제성장의 신기록을 만들어 간다는 데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하지만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방향’보다는 ‘속도’에 치중한 측면이 있다. ‘나’라는 개인보다 ‘우리’가 우선이었고, 대의를 위한 소수 약자의 희생도 때로는 불가피하다는 냉정한 사회적 분위기도 내재했다. 눈부신 성공 신화를 이뤄낸 과정에서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차례의 국가적 경제위기를 겪으며 많은 국민들이 함께 고통받았다. 결국은 훌륭히 극복해냈지만 당시 양산된 신용불량자 등 ‘실패한 소수’에 대한 적극적인 포용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한때 정상적인 경제 주체로 활발한 경제활동을 벌였던 상당수의 사람들이 경제 시스템에서 낙오되어 실패자라는 낙인과 함께 금융 소외자로 전락하여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간부실채권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회수 가능성이 없는 부실채권들까지 은행에서 전문투자자 또는 대부업체로 반복되어 매각되면서 채권자의 권리는 무한정 강화된 반면 최소한의 상환능력조차 없는 채무자는 불법추심 등에 별다른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부작용도 심화됐다. 한 번 탈락하면 다시 재기의 기회와 희망을 갖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포용적 금융’을 화두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실패한 소수도 다시금 경제주체로 돌아와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포용적 금융은 ‘더불어 사는 따뜻한 사회’와 ‘더 큰 경제발전의 모멘텀’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금융 정책이다. 단순한 채무감면이나 금융지원이 아니라 금융취약계층으로 하여금 새롭게 경제주체에 합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우리 경제의 부가가치를 더 크게 만들자는 것이다. 새로운 경제주체가 늘어나면 가계소득과 소비가 증가하고, 이는 다시 기업의 투자와 생산 증가로 이어져 새로운 소득과 일자리가 창출되는 경제발전의 선순환, 즉 ‘신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 금융공기업으로 국민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담당해 온 캠코 역시 ‘사람 중심의 포용적 금융’을 통해 취약한 가계와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가계 부문의 경우 금융 공공기관 부실채권을 통합 관리하여 다중채무자에게 실질적인 재기의 기회를 마련해 주고, 기업 부문에서는 취약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여 재무 건전성을 높여 주고 있다. 새로운 성장에 토대가 되는 포용적 금융이 우리 사회에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범국민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자기중심적 시각이 아닌 이타적인 시각으로 포용적 금융을 바라본다면 일각에서 우려되고 있는 모럴해저드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포용적 금융이 신뢰와 공존을 기반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신성장을 실현하는 자양분이 되기를 기대한다.
  • “공영방송 신뢰 바닥… 자유·독립 실현해야”

    “공영방송 신뢰 바닥… 자유·독립 실현해야”

    “영혼 없는 공직자 돼선 안 돼… 개혁 주체 자부심 가져야”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공직자가 개혁의 구경꾼이나 개혁 대상이 아니라 개혁을 이끄는 주체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로부터 취임 후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지금 국민들이 새 정부에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새로운 공직자상을 요구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지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국민과 함께 깨어 있는 존재가 되어야지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직자 여러분의 헌신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올려놓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일련의 파격 인사를 통해 개혁 의지를 드러냈지만, 공직사회가 동참하지 않으면 미완에 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한 “지난 10년간의 과학기술정보통신 정책과 방송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송은 언론자유지수가 민주정부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공영방송은 독립성과 공공성이 무너져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면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은 꼭 실현해야 할 과제이며, 지배구조 개선 등 대책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송 자유와 독립에 대한 정부 의지와 철학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사 스스로도 책임을 다해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서 일본이 22명이 노벨과학상을 받는 동안에 우리나라는 후보자에도 끼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대통령 업무보고는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며,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이두걸 금융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이두걸 금융부 차장

    상상할 수도 없었던 ‘진실’들이 ‘밤의 도둑’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눈 앞에 떠오른 지난 1년은 ‘격동의 한국사’의 한 장면이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전조처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이 제기됐던 지난해 여름, 사회부 법조팀장이었다. ‘이게 나라냐’라는 촛불의 함성으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고, 올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전직 대통령 구속, 조기 대선 등이 한꺼번에 벌어질 때 겪은 법조 기자의 경험은 ‘트라우마’로 남았다.“선의에 의한 행동이었다”고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과 불통하며 유일하게 최순실과 소통한 상황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물론 전근대 왕조국가에서도 거부됐다. 조선시대 사관이 3사와 의정부 등을 무시한 군주를 폐왕으로 기록한 까닭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실질임금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악으로 악화된 소득 격차를 좁히고,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은커녕 전셋집 하나 구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궁극적으로는 서민·중산층이 사람 답게 살 만한 환경을 조성해 “기업 중심 성장 구조에서 가계와 국민이 중심이 되는 성장 구조로 바꾼다”(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는 복안이다. ‘시장의 실패’에는 정부가 당연히 개입해야 한다. ‘이명박근혜 9년’간 실질적으로는 거의 작동한 적 없던 ‘정부의 역할’을 재건하는 건, 촛불의 힘으로 집권한 현 정부로서는 바람직하면서 정치적으로도 당연한 정책이다. 집권 100일에 8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이유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근로자를 고용하는 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고, 고용의 상당 부분을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기업이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한 해 16%가 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선의’는 풍성하지만 ‘실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근로자 비율은 이미 12%가 넘는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이 수치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 재정을 통한 보전 역시 국내외에서 전례가 없는 데다 지속 가능성도 의문이다. 국가채무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수준으로 나라 곳간이 풍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 월급까지 보태 줄 정도로 여력이 넘치는 건 아니다. 20여년 전 이 비율이 60%대였다가 최근 220%대의 빚더미에 오른 나라가 이웃 일본이다. 8·2 대책 역시 ‘투기꾼들을 잡는다’는 선의의 정책이지만 ‘중산층이 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할 기회를 봉쇄한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본능’을 ‘투기 심리’로 몰아세우는 모습도 엿보인다. 인테리어 업자나 부동산 업계 등 부동산 연관 후방 산업에 미치는 악재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도 의문이다. 경제학은 ‘비관의 학문’이라고 불린다. 완벽한 경제정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군사작전’이 아닌 지난한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 율곡 이이는 선조 7년인 1574년 자신의 정치 철학을 집대성한 ‘만언봉사’(萬言封事)를 통해 이같이 밝힌다. “정사(政事)는 시의(時宜)를 아는 것이 귀하고, 일은 실공(實功)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선의와 의리를 가진 사림들을 중용하면 개혁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봤던 기존 유학자들과 달리 율곡은 민생의 실질적인 개선만이 정치의 정당성을 증명한다고 본 것이다. 선한 의도를 강변하는 대신 정치(精緻)한 정책과 설득을 앞세우고, 이를 통해 실효성을 높여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문재인 정부가 되길 기대한다. douzirl@seoul.co.kr
  • 이번엔 가계빚… 2019년 DSR 시행

    이번엔 가계빚… 2019년 DSR 시행

    카드 할부금도 대출 심사에 활용 ‘장래 소득 감안’ 新DTI 도입 부실 위험 높은 대출 억제 방침 6월과 8월 두 차례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옥죈 정부가 다음달 초 가계부채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이댄다. 앞으로 5년간 단계적으로 약 1400조원의 가계부채를 안정시키는 종합대책이 발표된다. 이번 주부터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은 각각 40%로 강화한다.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등 범정부부처가 준비 중인 ‘가계부채 관리 5개년 계획’은 다음달 초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지만 22일부터 2주간 각 부처 업무보고가 잡히면서 미뤄졌다. 2015년부터 해마다 10% 이상 증가한 가계부채는 현재 1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3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1359조 7000억원이며 금융당국이 파악한 4~6월 증가액(속보치)은 24조 9000억원이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92.8%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산정한 성장을 제약하는 임계치 85%를 넘어섰다. ‘6·19대책’과 ‘8·2 부동산대책’으로 LTV·DTI를 최대 60%에서 40%까지 각각 크게 조인 만큼 새달 발표되는 대책은 선진화된 여신심사기법을 단계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LTV·DTI 강화처럼 당장 파급력은 없지만, 대출 심사 관행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장래 소득을 감안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신(新)DTI를 내년 도입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2019년까지 전면 시행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될 전망이다. DSR은 DTI에는 없는 신용카드나 자동차 할부금,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의 원금도 심사에 활용하기 때문에 훨씬 깐깐하다. 정책 모기지 개편도 검토 중이다. 적격대출의 서민·실수요층 이용을 늘리기 위해 ‘디딤돌대출’이나 ‘보금자리론’처럼 주택보유 및 소득 제한을 두는 방안이 거론된다. 취약한 자영업 대출은 과밀업종 등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은 억제하되 생계를 위한 창업·운영자금 지원 등은 강화할 방침이다.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을 보호하고자 연체이자율을 낮추고 시효가 지났거나 갚을 수 없는 빚은 탕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편 금융위는 이르면 22일부터 시행돼 서울·과천·세종 등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LTV·DTI가 일괄적으로 40%로 강화된다고 밝혔다. 8·2 대책 이후 투기지역(서울 11개 구, 세종)의 6억원 초과 아파트에만 LTV·DTI가 40%로 적용됐으나 이주부터는 투기지역은 물론 투기과열지구의 모든 주택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황교안 “조국 비하 옳지 않아…우리나라 위대하다”

    황교안 “조국 비하 옳지 않아…우리나라 위대하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9일 “대한민국을 폄하하는 이야기들이 우리 안에서부터 나오곤 하는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황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조국을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저는 우리나라가 위대한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국내 총생산(GDP) 세계 11위, 수출 세계 8위, 과거 식민지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나라, 세계 2차 대전 이후 신생독립국 가운데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유일한 나라. 요즘 SNS에서 공유되곤 하는 내용”이라며 “이런 나라가 어느 나라일까요.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가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성과를 열거하며 자긍심을 강조한 것은 보수우파 진영이 주장해온 1948년 건국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어느 외국인 교수는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저서를 낸 바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선진국이 되었음에도 한국인들만 이를 잘 모르고 있다고 적고 있다”며 “공감 가는 측면이 정말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채무, 가계부채, 청년실업, 임금 격차, 저출산·고령화, 노인빈곤, 높은 자살률 등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며 “그렇지만 우리 모두의 힘을 결집하면 이런 문제들도 결국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P “한반도 전쟁 가능성 낮아”… 한국 국가신용등급 ‘AA’ 유지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이 낮다며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S&P는 18일 “북한의 무기 개발 역량이 최근 몇 달 사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반도에서의 대규모 무력 충돌을 유발할 가능성은 작다”며 한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단기 국가신용등급은 ‘A-1+’로 종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AA’는 전체 21개 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이다. S&P는 지난해 8월 한국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올렸다.  S&P는 “북한이 무력 충돌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고 오히려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등급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는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견조한 재정건전성은 한국의 신용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2016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인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가 이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강동, 청소년 의회 입후보자 모집

    강동, 청소년 의회 입후보자 모집

    서울 강동구가 다음달 14일까지 ‘제2대 강동구 청소년 의회’에서 활동할 청소년 의원을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 강동구에 거주하거나 지역 내 학교에 재학 중인 만 9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입후보자들은 다음달 18일부터 10월 18일까지 한 달간 유권자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유권자는 지역에 거주하는 만 9세 이상 만 18세 이하 청소년 4만 1000여명이다. 선거는 직접 선거방식으로 10월 20일에 치러진다. 선거를 통해 25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또 차별 없는 참여권리 보장을 위한 소수계층 추천 선발로 10명의 의원을 선출해 모두 35명의 청소년 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청소년 의원으로 선출되면 당선증과 배지가 지급된다. 1년간 입법절차, 토의기법, 회의진행절차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상임위원회별로 의제 발굴 조사활동 등 현장 의정활동과 회의를 통한 정책제안, 청소년 참여예산제 심의 등 실질적인 의회활동을 하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 학교 생활기록부에도 지역 내 참여활동 사항이 기록된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최근 청소년들의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강동구 청소년 의회가 청소년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대의기관으로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입후보 지원은 강동구청 홈페이지에서 신청서 서식을 내려받아 이메일(noppy@gd.go.kr) 또는 등기우편(강동구 성내로 33 강동구청 어르신아동청소년담당관)으로 다음달 14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하면 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中, 올 2분기 대북 식량·식품 수출 급증

    중국이 북한으로 수출하는 식량과 식품이 올 2분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중국 해관(세관)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분기 옥수수의 대북 수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2배 폭증한 1만 2724t에 이르는 등 30개의 품목의 대북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바나나 수출은 63.4t에서 1156t으로 급증했고, 밀가루 수출도 0.6t에서 7.6t으로 증가했다. 도수가 높은 고량주는 210만ℓ에서 950만ℓ로 4배 이상 늘었고 맥주와 과자, 초콜릿, 빵, 비스킷 등의 대북 수출도 증가했다. 쌀은 잠정적 통계로도 350만t에서 1100만t으로 3배 이상 늘었다. SCMP 중국의 대북 식량·식품 수출의 폭증은 홍수 등 자연 재해로 북한이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라고 분석했다. 유엔은 앞서 3월 보고서를 통해 식량 불안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수가 1800만명에 이르며 북한 주민 5명 중 2명꼴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70% 이상이 식량 구호에 의존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3.9% 증가해 1999년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식량 생산은 2014년(590만t)보다 9% 줄어든 540만t에 그쳤다고 밝혔었다. 한편으로는 북한의 식량 수입이 많이 늘어난 것이 경제성장의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북·중 관계 전문가인 차이지안 상하이 푸단(復旦)대 교수는 “중국의 대북 식량 수출 급증은 북한 경제가 성장하고 암시장 역시 커지면서 식량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잠든 모낭 깨우는 법 찾았다…탈모 치료제 개발 한걸음

    잠든 모낭 깨우는 법 찾았다…탈모 치료제 개발 한걸음

    과학자들이 새로운 발모 방법을 찾아내 탈모 치료제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진은 체내에 젖산 생산이 늘면 활동을 멈췄던 모낭의 줄기세포가 유전적으로 급증해 다시 모발이 자라는 것을 쥐 실험에서 발견했다고 ‘네이처 세포생물학’(Nature Cell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윌리엄 라우리 분자·세포·발생생물학 교수는 “이전에는 누구도 젖산의 증감이 모낭의 줄기세포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쥐의 젖산 생성을 바꿔 모발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으며 피부에 바르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잠재적인 약물까지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모낭의 줄기세포에 관한 물질대사 과정이 다른 피부 세포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다른 점을 알아냈다. 모낭 줄기세포는 유입된 포도당(글루코스)이 ‘피루브산’이라는 분자로 전환된 뒤 두 가지 경로 중 하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루브산은 이른바 ‘세포의 발전소’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이지만, 또다른 대사산물로도 전환됐다. 그 물질은 바로 심한 운동 중에 생성돼 근육에 타는 듯한 감각을 일으키는 젖산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여기서 연구진은 포도당이 젖산으로 바뀌는 화학적인 과정을 바꾸면 비활성 돼 있는 모낭이 작용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추정했다. 연구에 동참한 헤더 크리스토프 부교수는 “우리의 관찰연구는 미토콘드리아에 피루브산이 유입되는 것을 유전적으로 줄이면 모낭 줄기세포가 더 많은 젖산을 생산하게 하고 이런 작용이 세포를 활성화해 모발을 더 빨리 성장하게 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젖산 생산을 늘리거나 아예 젖산을 생산하지 못하게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 쥐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젖산을 차단하면 모낭의 줄기세포가 활성화하는 것이 차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젖산을 늘리면 체모 생성이 늘어났다. 이후 연구진은 피부에 바르면 젖산을 생성해 모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실험 약물 2종을 확인했다. RCGD423와 UK5099라고 명명된 두 약물은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젖산 생산을 늘린다. 하지만 두 약물은 아직 전임상시험으로만 쓰인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들 약물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아 아직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도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앞으로 탈모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약물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이자 라우리 교수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에이미 플로러스 선임연구원은 “이 연구를 통해 우리는 모낭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한 지식을 얻었다”면서 “모낭 줄기세포를 통해 모발 성장을 자극하는 약물을 쓴다는 이 생각은 수많은 탈모인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난 우리가 이제 물질대사가 모발 성장과 줄기세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며, 이번 결과는 탈모 치료와 그 이상의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고] 최저임금 현실화 핵심은 재벌 구조개혁/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

    [기고] 최저임금 현실화 핵심은 재벌 구조개혁/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 2018년 최저임금 7530원이 확정 고시되면서 1만원 실현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현재의 저임금 구조는 재벌 및 대기업 중심으로 쏠린 경제구조에 있다. 중소기업 이하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 노동자들은 이러한 구조의 피해자들이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을 대 을, 을 대 병정 간의 대립으로 가서는 결코 안 된다. 구조개혁을 두려워하는 재벌 및 대기업이 웃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기준 자산규모 상위 10대 민간 대규모기업집단의 매출은 989조 5090억원으로 2016년 실질 GDP 1508조 2650억원의 65.6%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7년 7월 기준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대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907조 200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1767조 3000억원의 51.33%나 됐다. 경제력이 얼마나 재벌 및 대기업에 쏠려 있는가를 보여 주는 자료다. 이들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및 하청업체,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등의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다. 만리장성보다 높은 진입 장벽을 쌓고 있고, 골목상권까지 진출해 더 많은 이윤을 손쉽게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치솟는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까지 감당하며 생존을 이어 가고 있다. 가맹사업자들은 본사로부터 과도한 수수료 납부와 각종 불공정행위까지 당하면서 이윤을 착취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혁신과 자생력은 상실됐고, 대·중소 임금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바꾼다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다행히 정부는 최저임금 발표 다음날인 7월 16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소상공인 및 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신속히 발표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높은 차액분을 3조원 내외로 직접 지원한다는 부분을 포함해 두루누리 사업을 통한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부가가치세 등 세금 부담 완화, 상가임대차 보호, 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 방지 등의 대책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질적 개혁을 위해서는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쥐어짜기와 기술 탈취를 막을 수 있는 징벌배상제의 경우 배상액 상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 신용카드 수수료는 현재의 신용카드사와 밴(VAN)사의 이익구조를 봤을 때, 추가적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약 22만개의 가맹점이 있는 가맹사업의 경우 가맹수수료 인하와 불공정행위 근절을 통해 본사로 수익이 과도하게 흘러가는 구조를 막아야 한다. 상가임대차보호법과 생계형적합업종 보호를 포함한 법 개정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입법이 통과돼야 한다. 그리고 480조원을 넘어선 자영업자 대출도 금리를 포함해 적절한 관리를 해 줘야 한다.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핵심은 재벌, 대기업, 갑 중심의 잘못된 경제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구체적인 개혁 로드맵을 세워 단행해야 한다.
  • [사설] 전력예비율 낮춰도 전력 수급 문제없나

    2030년 적정 전력설비예비율을 기존 22%에서 20~22%로 낮추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 설비계획 초안이 어제 공개됐다. 전력예비율은 발전기 고장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전력 피크에도 가동하지 않는 발전설비 비율이다. 지금도 해외 주요국에 비해 예비율이 낮은 편인데 이마저도 더 내리면 전력 수급 불안이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꿰맞추기 위한 ‘코드 예측’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비율이 1% 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원자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전력정책심의위원회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하락하면 예비율도 낮아진다고 설명한다. LNG 발전은 예방정비와 고장 정지 등으로 1년의 12%인 44일 동안 가동이 정지되지만 원전은 1년의 20%인 76일 동안 가동이 정지되기 때문에 원전이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예비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예비율이 낮아지면 노는 발전소가 줄어들고, 건설투자비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면서 예비율을 줄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간과해선 안 된다. 태양광, 풍력은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에 변동이 크기 때문에 예비율을 더 늘리는 게 맞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는 예비율이 100%를 넘는다. 전력예비율은 전력 수급 안정과 경제적 효율성을 면밀히 따져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 2011년 전력대란 같은 사태가 재발해도 큰일이지만 전력이 남아돌아도 문제다. 과거 정부는 전력 수요를 낮춰 잡아 전력대란에 속수무책이거나 전력 수요 전망을 부풀려 전력설비를 과다 확충함으로써 공급 과잉을 초래하는 등 수요예측 실패를 반복했다. 문재인 정부는 전력 수요 예측량과 예비율을 모두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달 발표된 2030년 전력 수요 전망치는 101.9GW로, 7차 전략수급기본계획의 113.2GW보다 10%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7차 계획 수립 당시에는 연평균 3.4%였는데 현재는 2.5%로 낮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두고 탈원전 정책을 위해 전력 소비량을 의도적으로 낮게 잡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0월 발표될 정부안에는 전기차 공급 확대 정책,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 등 산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전력 수급 불안을 불식할 합리적인 예비율 예측과 국민이 궁금해하는 전기요금 인상에 관해 명확한 설명이 담겨야 할 것이다.
  • [ASEAN 50주년] 동남아 10개국 연합체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

    [ASEAN 50주년] 동남아 10개국 연합체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

    아세안(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다. 베트남전이 본격화되고 인도차이나반도의 공산주의가 확산되는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자 동남아 국가들의 공동 대응을 위해 1967년 8월 8일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5개국이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아세안 창립을 선언(방콕 선언)했다. 이어 1984년에 브루나이가, 1990년대 들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도 잇달아 가입했다. 2015년에는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등 3개 분야의 ‘아세안 공동체’를 출범시켰다. 협력을 뜻하는 볏단이 그려진 아세안 상징기를 사용한다.아세안 10개국은 남북과 모두 수교를 맺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인구는 약 6억 3200만명,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3% 수준인 2조 4355억 달러다. 우리나라의 두 번째로 큰 교역 대상으로 규모는 2015년 기준 1199억 달러다. 방문객 수는 1위로 우리나라에서 한 해 740만명가량이 아세안 국가를 방문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對)아세안 외교 강화를 공약하면서 앞으로 한·아세안 교류·협력은 더욱 증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아세안센터는 우리나라와 아세안 간 교류·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다. 2007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센터 설립 양해각서에 서명한 이후 2009년 공식 출범했다. 우리나라와 아세안 국가 사이 교역 증대, 투자 촉진, 관광 활성화 및 문화·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한다. 김영선 사무총장은 2015년에 3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증세 합의 후 단계적 도입… 월 30만원 기본소득 실험부터”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증세 합의 후 단계적 도입… 월 30만원 기본소득 실험부터”

    서울신문은 지난달부터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시리즈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이 선진국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 이후 미래 사회복지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모색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금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 정원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서정희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8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가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한 다음 월 30만원 수준의 부분적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이를 단계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기본소득의 정당한 취지는 무엇인가. -정 위원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인권에 기반을 둔 제도다. 물론 기본소득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감소의 대안으로 논의되면서 부각된 점도 있다. 기술력이 발전하며 인공지능(AI) 등의 발달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이 줄면서 노동시장은 더욱 양극화된다. 기본소득은 인권을 기반으로 이런 사회정책적 요구까지 포괄하는 제도다. -서 교수 기본소득의 또 하나 중요한 취지는 인간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의 주요원칙은 무조건적, 개별적, 정기적인 현금 지급이며 생존에 충분한 기본소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한계가 있다. 핀란드는 기본소득 지급으로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겠다고 하는데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금 이사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면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선을 위한 직업,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사실 유의미한 기본소득 실험은 실업자가 아닌 ‘버젓한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마 노동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또 여유가 생기니 문화적인 활동이나 사회,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고 할 것이다.→공짜 돈을 받으면 노동 의욕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 위원 지난해 스위스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기본소득을 받으면 일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만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유럽 28개국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실시했는데 ‘일을 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4%에 불과했다. -서 교수 기본소득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소득일 뿐이다. 아무 조건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려면 중위소득 30~50% 정도는 되어야 하고, 이에 해당하는 금액이 1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급여인 49만 5000원이다. 이 돈을 받는다고 일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금 이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식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7~8%이다. 4차 산업혁명 지식기반의 사회에서 지식산업은 이전처럼 고용을 창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 자산은 인류 공통의 것이다. 개미뿐 아니라 베짱이도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기본소득은 이 인류 공통의 자산을 나누자는 것이지 ‘공짜 돈’이 아니다. 기본소득을 받으면 노동 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미국 알래스카같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아니면 기본소득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금 이사 천연자원만이 자원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 위원 지난해 화제가 된 ‘알파고’의 경우 알파고가 갖고 있는 데이터는 인간의 기보를 학습한 결과다. 그 기보는 구글의 것이 아니라 인류 공통의 자산이다. 기업이 ‘빅데이터’로 돈을 벌지만, 이 빅데이터에 기여한 사람들은 특정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인터넷상에 남긴 기록들을 모아 만들어지고 그 기록은 사람들의 것이다. -서 교수 이제 가치의 중요한 창출 수단이 빅데이터라는 것이다. 구글의 시가총액이 763조원 정도인데 이 기업이 이 잉여 이익을 모두 독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이는 일종의 공유자산이고 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일반 지성이다. 자원이라는 개념이 천연자원뿐 아니라 전체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확대되어야 한다. →한국적 현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선결 조건은. -금 이사 이는 결국 증세의 문제다. 한국의 총조세 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6% 포인트가량 떨어진다. 현재 우리가 저부담 저복지 체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증세와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선결된다면 자연스럽게 기본소득 담론도 확대될 것이다. -정 위원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 지금 유럽 국가들은 기존 복지가 문제가 많아서 기본소득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는 복지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을 지닌 셈이다. -서 교수 증세를 하더라도 기본소득이 아니라 다른 복지제도 확충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일부 겹치는 복지제도는 병합이 되면서 사라지겠지만 의료, 교육, 보육서비스 등은 기본소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현금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구매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기본소득과 복지제도는 동반해서 서로 확대해야 할 관계이지 하나를 실시한다고 나머지 하나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고 어떤 방식으로 편성해야 하는가. -서 교수 단계별 이행 전략이 필요하다. 영국에서는 1차적으로 현재 사회보장시스템을 개선하고 2차적으로는 청년층에게 과도기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한 다음 다시 전체 국민에게 적은 금액의 기본소득을 주고, 최종적으로 전체 국민에게 충분한 금액의 ‘완전 기본소득’을 지급하기까지는 80여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단계를 밟아야 하고 기간은 80년보다는 더 단축돼야 한다. 일단 워낙 힘든 청년층을 대상으로 우선 지급해야 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오래된 노동 중심성 개념을 깨야 할 때다. -정 위원 지난해 기준 4인 가구 월 소득 127만 3516원 이하는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기본소득이 현금 급부형 복지 제도를 대체하는 것이라면 이를 바탕으로 시민 기본소득 금액으로 1인당 월 30만원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국민 모두에게 이를 지급하려면 연간 180조원이 드는데 개인에게 귀속되는 이자, 배당, 임대료, 증권 투자 수익, 상속 등 모든 소득에 10% 세율의 ‘시민세’를 신설해 연 107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 화석연료 사용 등에 대한 ‘환경세’를 통해 30조원,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토지세’에서 30조원, 기초 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예산 등을 기본소득으로 전환하면 추가로 13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이 없는 연 소득 9000만원 이하(3인 가족 기준)인 가구는 순수혜 가구가 되며 3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연 소득 8400만 원 이하의 3인 가구도 순수혜 가구가 될 수 있다. -금 이사 현 정부가 사회수당을 선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5년 후에는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부분적인 기본소득부터 해야 할 것이다. 월 30만원은 사실 생존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낮게 시작하더라도 중위소득 연동제를 실시해 매년 1~2%를 꾸준히 올려 궁극적으로 중위소득의 50%까지 올려야 하고 이 금액은 한 70만원 정도 된다. 30만원에서 70만원까지 올리는 데는 20~30년 걸릴 것이다. 기본소득을 실시한다고 갑자기 180조원의 세금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세금은 걷어서 국가가 돌려주지 않지만 기본소득은 납세자에게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80조~90조원의 증세만 필요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현재도 기본소득을 감당할 수 있다. →성남시에서 실시 중인 기본소득 실험 ‘청년 배당’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금 이사 성남시와 비슷한 실험을 하고 싶어 하는 지자체장들은 많다. 문제는 재정이다. 지자체가 조세권이 없고, 현재 성남시는 재정을 절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실시하려면 지방 재정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 위원 아마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들이 많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기본소득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서 교수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 지자체들은 자율 예산을 고용 창출과 인프라 등 경제 개발 위주로 투입했다. 그러나 이제 기본소득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사회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정리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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