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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Zoom in] 브라질의 트럼프 취임 “사회주의서 해방”

    [월드 Zoom in] 브라질의 트럼프 취임 “사회주의서 해방”

    연금·조세 개혁 겨냥 경제학자 재무장관 중남미 우파 연대로 反中·아랍 노선 강화 트럼프 “美가 함께 있다” 연대감 드러내‘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취임으로 브라질이 또 한번 기로에 섰다. 그는 1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통해 브라질을 재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보우소나루의 개혁은 감세와 시장 활성화, 재정균형과 공기업 민영화 등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 자율성을 확대하는 우파적인 경제 정책 및 보수적인 사회 정책을 근간으로 한다. 그가 취임식에서 “브라질 국민들이 사회주의로부터 해방됐다”고 선언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그가 좌파 노동자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도 경제 침제와 함께 지난 15년간의 좌파 정권 집권에 대한 민심의 피로감 탓이 컸다. 브라질은 세계 5위의 국토면적(851만 5770㎢)과 인구(2억1239만명)를 가진 잠재력이 큰 ‘미래의 나라’이지만, 1인당 국내총소득(GDP)이 1만 달러에도 못 미치는 9821.41달러로 세계 61위권이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첫 재무장관으로 경제수장에 앉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파울루 게지스는 시장 자율과 규제 완화 등을 강조해 향후 연금 및 조세 개혁과 정부 지출 억제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러나 후한 연금 정책으로 나라 곳간을 거덜내 온 브라질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이다. 재정 건전화라는 명분은 좋지만, 인기 없는 연금 개혁을 이뤄내기는 첩첩산중이다. 취약한 연방의회에서의 지지 기반은 개혁의 걸림돌이다. 30개 정당이 난립하는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자유당(PSL)은 52석으로 전체 의석수(513석)의 10% 수준이다. 정책 연대 여부가 신임 대통령의 수완과 지도력에 달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취임 직후 트위터에 “미국이 함께 있다”고 강한 연대감을 보였다. 두 사람은 성향과 이념, 지향성 등에서 매우 비슷한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주변국 관계 등 외교 정책에서도 트럼프 스타일의 보우소나루는 노골적인 친미국·친이스라엘 노선을 드러내면서 중국·아랍권과 마찰을 더욱 빚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 및 아랍권과의 갈등이 향후 경제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정부는 온두라스, 콜롬비아, 페루로 이어지는 중남미 우파연대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중남미 침투를 차단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부패 척결과 공공치안 확보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내세운 핵심 공약이자 주요 변화 목표이다. ‘반부패 수사’의 상징인 세르지우 모루 전 연방판사가 법무장관으로 합류하면서 정·재계 및 기존 세력에 대한 반부패 조사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적자국채 공방 가열… 기재부, 신재민 ‘불법 정보 유출’ 고발

    적자국채 공방 가열… 기재부, 신재민 ‘불법 정보 유출’ 고발

    신재민 “차영환 靑비서관, 기재부에 전화 국채 미발행 보도자료 취소하라고 압력” 기재부 “차 前비서관 발행규모 확인 전화 보도자료 회수하라고 강요한 적 없어”청와대가 기획재정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신재민(33·행시 57회) 전 기재부 사무관과 기재부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적자국채는 논의 과정을 거쳐 발행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정부 내 의사결정 과정이나 청와대와의 협의 등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 전 사무관은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7년 11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적자국채 발행을 줄여)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낮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영환(국무조정실 2차장)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기재부에 전화해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자국채 발행 논의 상황에 대해 “최초 부총리 보고는 차관보가 8조 7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라면서 “그런데 차관보가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1차 질책을 받았고 2차 보고에서 차관보, 국장, 국채과장, 나 4명이 보고에 들어갔다. 김 부총리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2017년에 낮추면 안 된다고 했고 39.4%라는 숫자를 주며 그 위로는 올라가야 한다며 발행 액수를 결정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리가 정책적 판단이 아닌 정무적 이유로 적자국채 추가 발행을 지시했다는 주장이다. 나랏빚을 늘리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으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당초 계획보다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정권 첫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기준으로 임기 내내 재정건전성 개선 여부를 평가한다. 따라서 정권 첫해 이 비율을 줄이면 남은 임기 동안 적자국채 발행 등으로 재정 운용의 폭을 넓히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2017년 11월은 대규모 초과 세수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적자국채 발행 유인이 적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에도 청와대의 압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말자고 결론을 냈는데 이후 청와대에서 과장, 국장에게 전화해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한 2017년 11월 23일)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차영환 비서관”이라고 답했다. 신 전 사무관은 국채 발행 논란과 관련해 기재부 실무자가 쓴 비망록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어서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경과에 대해 실무자들이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차 전 비서관이 당시 연락한 것은 12월 국고채 발행 계획을 취소하거나 보도자료를 회수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12월 발행 규모 등을 최종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면서 “김 전 부총리가 언급했다는 국가채무 비율 39.4%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 규모 시나리오에 따라 이 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의된 여러 대안에 포함됐던 수치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서울신문은 사실 확인을 위해 김 전 부총리, 차 2차장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소송전은 물론 정치권 분쟁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기재부는 이날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청와대의 KT&G 사장 등 민간 기업 인사 개입과 적자국채 발행 추진 의혹 등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새 대한민국 100년] GDP·수출 3만배 ‘한강의 기적’…혁신·경협 ‘한반도 기적’ 꿈꾼다

    [새 대한민국 100년] GDP·수출 3만배 ‘한강의 기적’…혁신·경협 ‘한반도 기적’ 꿈꾼다

    수탈의 경제였던 일제강점기의 여파로 대한민국은 광복 직후 식량이 없어서 무상 원조를 받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정부 주도 정책으로 현재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로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초고속 압축성장의 부작용은 컸다. 정부 주도 경제 발전의 열매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 최근에는 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이 고꾸라지고 반도체를 이을 미래 먹거리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내수 침체는 악화될 가능성이 큰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경제를 견인했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대적인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돌파구로 ‘혁신성장’과 ‘남북 경제협력’을 꼽는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남북 경협으로 새 시장과 투자를 창출해야 ‘한강의 기적’을 미래 100년간 ‘한반도의 기적’으로 이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은 1945년 광복 이후 국가 체제를 정비할 시간도 없이 한국전쟁(1950~1953년)을 겪었다. 국토 황폐화로 식량조차 구하기 힘들어 미국의 원조로 나라살림을 꾸렸다. 경제는 공업화와 수출에 초점을 맞춘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1962~1966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2차 5개년계획(1967~1971년)부터는 중화학공업 육성에 집중했다. 정부 정책의 효과로 1970년대에는 연평균 9%의 고성장이 계속됐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산업화 정책으로 대기업집단에 경제력이 집중됐고, 두 차례 석유파동까지 터지면서 물가가 폭등해 사회 양극화가 심해졌다.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으로 금융산업은 자생력이 없었고, 기업 부채 비율은 300~400%에 이르렀다. 결국 1997년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 최악의 시련이었다. 해외 채권자들이 국내 은행에서 무차별적으로 돈을 빼가자 은행들은 외화를 조달할 수 없었다. 한국은행이 긴급 자금을 지원했지만 외환보유고가 곧 바닥났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하는 계기도 됐다. 부실 기업은 처리됐고 시장 규율은 강화됐다. 1998년 1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4대 그룹 총수들이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골자로 한 ‘기업구조 개혁 5대 원칙’에 합의한 것이 시발점이다. 대기업의 줄도산을 지켜본 생존 기업들은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섰고 금융 건전성도 높아졌다. 10년 뒤인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그해 코스피는 40.7% 폭락했다.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정부는 외화유동성을 은행에 긴급 공급했고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기준금리를 5.25%에서 2.0%로 대폭 낮췄다. 추가경정예산으로 경기 부양을 도모하며 중소기업 신용 보증 확대, 가계대출 부담 완화 정책도 펴 빠른 시간 안에 충격에서 벗어났다.이 같은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은 수치로도 뚜렷하게 증명된다. 1953년 2000원(약 67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7년 3363만 6000원(약 2만 9745달러)으로 64년 새 1만 6818배 늘었다. 같은 기간 GDP는 477억 4000만원(약 13억 달러)에서 1730조 3985억원(약 1조 5302억 달러)으로 3만 6246배 성장했다. 1948년 1900만 달러에 그쳤던 첫 수출 실적은 지난해 6054억 7000만 달러로 70년 새 3만 1867배로 불어났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잘 극복했지만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성장 잠재력 둔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대·중소기업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기 어려워 소득분배는 더 악화됐다. 경제 발전으로 국가 전체 경쟁력은 올랐지만 국민 개개인의 행복은 그만큼 커지지 못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 140개국 중 15위에 올랐다. 2014~2017년 4년 연속 26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급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의 행복지수는 세계 57위에 그쳤다. 2017년(55위)보다 두 계단 떨어졌다.전문가들은 현 경제 상황을 두 번의 대형 위기와는 다른 구조적·만성적 위기라고 분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100년간 한국 경제의 새 기적을 일굴 원동력으로 혁신성장을 꼽는다. 정부도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추격형 경제’로 우리가 큰 성공을 거둬 왔는데 이제 그 모델로 가는 것은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선도하려면 필요한 것은 역시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 기술만 뒤쫓던 과거에서 벗어나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경제의 기초체력과 체질은 개선됐지만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한계를 인식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면서 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병돈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장은 “다양한 신산업에서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 간 진입장벽을 낮추고 규제 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을 정부가 적극 중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산업의 육성은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면서 “혁신 기업 발굴·지원 정책은 지속하되 기존 산업 대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도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지만 급격히 밀어붙이기보다는 적절한 속도 조절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등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성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정부가 중장기 관점에서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등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되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경기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상호 금융연구원장은 “전 세계가 경기 하강 국면이어서 구조 개혁과 함께 정책 운용으로 성장률을 매끄럽게 끌고 가는 부분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단기 고통이 너무 크면 안 되기 때문에 고통을 덜어 줄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본격화할 수 있지만 정부와 민간 모두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향후 30년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대 초 논의된 금강산, 개성공단, 경수로, 남북 철도·도로 연결, 한강 하구 공동 이용, 조선협력단지, 단천 지역 지하자원 개발 등 7개 남북 경협 사업이 30년간 추진될 경우 발생할 경제 성장 효과다. 연평균 5조 7000억원으로 남한 GDP를 연간 0.3% 올릴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돼야 가능하지만 남북 경협은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높일 가장 큰 계기”라면서 “철도 연결 등 대북 투자는 북한의 대외 신용도가 회복되면 국제기구 자금 조달 등으로 재정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대북 투자가 늘면 남한 경제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기재부 “신재민, 3년차 신참 사무관…본질 왜곡·국민 호도”

    기재부 “신재민, 3년차 신참 사무관…본질 왜곡·국민 호도”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차영환 현 국무조정실 2차관(전 청와대 비서관)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하자 기재부가 반박에 나섰다. 기재부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 전 사무관은 수습기간을 제외하면 실제 근무기간이 만 3년 정도인 신참 사무관”이라며 “접근할 수 있는 업무 내용에 많은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실무 담당자로서 정책결정 과정에서 극히 일부만 참여하고 있음에도 마치 주요정책의 전체 의사결정 과정을 아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크게 왜곡시키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차 전 비서관이 국채발행 계획을 담은 기재부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차 전 비서관이 기재부에 연락한 것은 지난 2017년 12월 국채 발행규모 등에 대해 최종 확인하는 차원에서 했던 것이며 차 전 비서관이 국고채 발행계획을 취소하거나 회수하려고 연락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39.4% 이상으로 맞추라고 했다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기재부는 “김 전 부총리가 언급한 국가채무비율 39.4%는 적자국채 추가 발행 규모 시나리오에 따라 채무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의된 여러가지 대안에 포함됐던 수치 중 하나였다”고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이날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청와대의 민간기업 인사 개입과 적자 국채 발행 추진 의혹 등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신재민 “靑 차영환이 외압 전화”… 기재부 ‘공무상 비밀누설’ 고발

    신재민 “靑 차영환이 외압 전화”… 기재부 ‘공무상 비밀누설’ 고발

    “김동연 적자국채 발행 지시 직접 들어 차 前비서관 기재부 과장·국장과 통화‘미발행 계획’ 보도자료 취소하라 압력 실무자가 작성한 비망록 있다” 주장 한국·바른미래, 국회 기재위 소집 요구청와대가 기획재정부에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한 신재민(32·행시 57회) 전 기재부 사무관이 ‘사실과 다르다’는 정부의 해명을 반박하고 나섰다. 신 전 사무관은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7년 11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적자국채 발행을 줄여)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차영환(현 국무조정실 2차장)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기재부에 전화해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2017년 11월 당시 적자국채 발행 논의 상황에 대해 “최초 부총리 보고는 (적자성 국채 발행을 줄이는 것을) 8조 7000억원 유지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차관보가 수출입은행 간부회의에서 1차 질책을 받았고, 이후 2차 보고에서 차관보, 국장, 국채과장, 나 4명이 보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2017년 11월 15일 예정됐던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 계획을 하루 전날 취소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취소 당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적자국채 발행 가능 최대 규모를 8조 7000억원이 아닌 4조원으로 보고했다가 김 전 부총리에게 질책을 당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부총리는 2017년 기준 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추면 안 된다고 했다”면서 “(채무비율) 39.4%라는 숫자를 주며 적어도 그 위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국채 발행 액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권이 교체된 2017년에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줄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가서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뜻이었다는 게 신 전 사무관의 설명이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 관계자 등이 “신 전 사무관이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고 그런 내용을 들을 위치도 아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해 들은 것이 아니고 제 눈앞에서 부총리가 말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말자고 결론을 냈는데 그 이후 청와대에서 과장,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했다”면서 “12월 (국채) 발행 계획 보도자료 보도 시점이 잡혀 있었는데, 과장이 차 비서관에게 전화받은 이후 몇몇 기자들에게 ‘기사 내리면 안 되겠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 신 전 사무관은 국채 발행 논란과 관련해 기재부 실무자가 작성한 비망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망록은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어서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모른다”면서 “하지만 경과에 대해 실무자들이 다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고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폭로 사태는 소송전은 물론 정치권 분쟁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기재부는 이날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청와대의 민간기업 인사 개입과 적자 국채 발행 추진 의혹 등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기재부, ‘직무상 비밀 누설’ 신재민 전 사무관 검찰 고발

    기재부, ‘직무상 비밀 누설’ 신재민 전 사무관 검찰 고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기재부가 KT&G 사장 교체에 관여했으며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내놓자, 기재부는 1일 “공무원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신 전 사무관에 대해 내일(2일) 검찰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공무원법 60조에는 공무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엄수하게 돼 있다”며 “소관 업무가 아닌 자료를 편취해 이를 대외에 공개한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은 처벌 규정이 없다. 때문에 신 전 사무관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법 127조(공무상 비밀누설)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앞서 신 전 사무관은 지난달 31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 등에서 정부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한 일이며 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이 재정관리관과 나눈 SNS 대화 내용을 증거라고 제시한 적자 국채 추가발행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기재부는 2017년 11월 계획 대비 8조 7000억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현안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경기 여건 등을 고려해 8조 7000억원 전액을 발행하지 말자는 의견과 4조원만 발행하자는 의견으로 엇갈렸는데 결국 국가채무를 미리 줄이기 위해 전액을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기재부는 4조원 적자 국채 추가 발행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국가채무비율을 높이려 했다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4조원을 발행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16년 38.3%에서 2017년 38.5%로 0.2%포인트 오를 뿐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신 전 사무관이 이날 공개한 SNS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재부는 “국채 발행은 국가채무 규모, 특히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중기 재정 관점에서 국가채무의 큰 흐름을 짚어보는 과정에 나온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강압 의혹과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의견을 제시한 것은 맞으나 강압적 지시는 전혀 없었고 협의를 통해 기재부가 결정했다”며 “만약 강압적 지시가 있었다면 궁극적으로 적자 국채 추가발행으로 연결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2017년 11월 14일 국고채 1조원 조기 상환 취소에 대해서는 “당시 적자 국채 추가 발행 여부 논의, 국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연말 국고 자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불가피하게 결정한 것”이라며 신 전 사무관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신재민이 공개한 ‘적자국채 카톡’ 증거될 수 없는 이유

    신재민이 공개한 ‘적자국채 카톡’ 증거될 수 없는 이유

    청와대가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폭로한 신재민(32·행시 57회)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라며 당시 차관보와의 카카오톡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전날 기재부가 공식적으로 신 사무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에 대한 재반박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개된 대화 내용으로는 청와대의 개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신 사무관은 각종 보고서와 차관보 지시 내용 등 증거를 추가로 공개하겠다고 했다. 신 사무관은 또 기재부 관련 유튜브 동영상은 10편까지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고파스’ 게시판에는 1일 ‘[신재민]국채관련 카톡 증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해 11월 14일 신 전 사무관과 이름을 가린 채 직위만 나와 있는 ‘차관보’, ‘과장’ 등 3명이 있는 단체 카톡방의 대화였다.‘차관보’라는 인물은 “핵심은 17년 국가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는 겁니다”, “올해 추경부대의견 0.5조 이미 갚았는가?”라고 물었다. 대화를 캡처한 당사자는 “네 이미 상환조치하였습니다”라고 답했다. 신 전 사무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을 덜 떨어뜨리라는 얘기는 최대한 발행하라는 뜻”이라며 “당시 국고과장이 카톡방에 없어 보고용으로 캡처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31일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재부가 지난해 11월 15일 1조원 규모의 국채를 매입할 계획을 하루 전날 갑자기 취소한 것이 청와대와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압력 때문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신 전 사무관은 부총리가 적자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최대 한도인 8조 7000억원을 모두 발행하라고 지시했으나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적자 국채를 찍어내면 이자 부담은 커지지만 내년도 경기나 고용 상황에 따라 경제정책에 투입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장점도 있다.이 때문에 기재부 내부에서도 거시경제를 담당하는 쪽에서는 적자 국채 발행을 선호하는 반면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국고국 등에서는 반대 성향이 강하다. 기재부는 적자 국채 발행 여부 및 규모를 놓고 토론이 벌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의 강압적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설명했다. 다만 국채 발행은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충분히 상의할 수 있는 주제라는 게 기재부의 입장이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은 국채 발행은 오직 국고국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보는 입장 같다”며 “그러나 국채시장은 물론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살펴 여러 담당자의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2일 또는 3일에 추가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청와대 관련 추가 폭로나 KT&G 건 증거는 더 없다”며 “영상은 10편까지 생각 중이고 3편 이후로는 기재부 관련 이야기, 공무원 조직 구조, 예산 결정 과정, 법안 등에 대한 이야기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靑, 기재부에 4조 적자국채 발행 강요”… 기재부 “사실 무근”

    “靑, 기재부에 4조 적자국채 발행 강요”… 기재부 “사실 무근”

    “최대 발행 8조 아닌 4조 보고하자 질책 김동연 결국 4조 수용… 이 과정에 靑 압박” 기재부 “세수 검토 거쳐 결정… 법적 대응” 청와대 “사장 교체 시도 주장 매우 유감 서울신문 前 사장 후임 늦어 임기후 재직”정부가 KT&G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고 주장한 신재민(32·행정고시 57회)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이번에는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대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법적 대응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30일 유튜브에 올린 두 번째 동영상과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남긴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15일 예정됐던 1조원 규모 국채 매입 계획을 하루 전날 취소했다. 이에 대해 신 전 사무관은 취소 당일 기재부 재정관리관이 적자국채 발행 가능 최대 규모를 8조 7000억원이 아닌 4조원으로 보고했다가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질책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후 재정관리관과 함께 수정안을 보고하러 가자 김 전 부총리가 “정권 말(末)로 이어지면 재정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기에 그때를 위해 자금을 최대한 비축해 둬야 한다는 것”이라며 적자국채 발행을 중단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정권이 교체된 2017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이 줄면 향후 정권이 지속하는 내내 부담이 가기에 국채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이후 박성동 기재부 국고국장 등의 설득으로 2017년 12월 국고채 발행액은 8조 7000억원이 아닌 4조원대로 결정됐고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김 전 부총리가 수용했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서 청와대 측이 “국고채 규모를 4조원 정도 확대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기재부는 31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반박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청와대가 적자국채 발행을 강요했다는 주장에 “연말 세수 여건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 검토해 내부 토론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국채 발행을 지시할 권한이 있다”면서 “여러 재정정책 수단으로서 국채 발행이 있는 것이고 이는 청와대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청와대가 서울신문 사장을 교체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는 신 전 사무관 주장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서울신문 전 사장은 임기를 마치고 후임 인사가 늦어져 임기 2개월을 넘겨 재직했다. 사장 교체를 시도했다면 여러분 동료인 서울신문 기자들이 그 내용을 더 잘 알 것”이라면서 “기재부가 서울신문의 1대 주주라는 점도 참고하기 바란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그 분(신 전 사무관) 발언의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분단을 넘어, 진정한 포용국가로… 100년 전, 임정이 꿈꾸던 나라

    분단을 넘어, 진정한 포용국가로… 100년 전, 임정이 꿈꾸던 나라

    올해는 3·1운동 발발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다. 우리가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하고자 매진하게 된 데에는 조국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이 100년 전 세운 ‘임시정부’라는 씨앗이 굴곡의 세월을 견디고 뿌리를 내려 ‘100살 대한민국’으로 성장했다. 임정의 두 거인인 김구(1876~1949)와 안창호(1878~1938), 그리고 임정의 국가건설론인 건국강령(1941년)의 기초를 짠 조소앙(1887~1958) 등이 살아 온다면 2019년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평가할까. 또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임정 초기, 국가 개입 최소화한 자유주의 꿈꿔 임정 인사들이 꿈꿔 온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확인하려면 무엇보다 이들이 직접 만든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살피는 것이 최선이다. 거기에는 ‘오래된 미래’처럼 미래 한국의 지향점도 함께 담겨 있다. 임시정부 헌법은 1919년 4월 11일 상하이정부 출범 당시 제정된 임시헌장(1차 헌법)을 시작으로 해방 직전인 1944년 4월 22일 충칭청사에서 개정된 임시헌장(6차 헌법)에 이르기까지 모두 6번에 걸쳐 제·개정이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임시정부는 1917년 ‘2월 혁명’ 뒤 러시아·폴란드에 세워졌던 것처럼 짧은 시간 안에 정식정부를 세우고 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민족 역시 1919년 3·1운동 직후 임정을 세운 뒤 단시일 내에 새 정부를 출범시키고 해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임정 요인들은 파리강화회의(1919년)와 워싱턴 군축회의(1920년), 모스크바 극동인민대표회의(1921년) 등을 지켜보며 1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일본에서 독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잔인한 현실’을 깨달았다. 한국 임정은 당초 예상과 달리 27년을 버티며 일본의 패망을 기다렸다. 이들은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언젠가 한반도에 들어설 새 나라의 이상을 헌법에 하나씩 새겼다.1919년에 제정된 1차 헌법은 내용이 너무 간략해 선언적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성을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임정은 민주공화제와 대의제를 채택하고 평등권과 자유권, 참정권을 인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했다. ‘소유의 자유’를 명시해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하고 생명형(사형)과 신체형(태형)을 폐지해 인도주의 원리도 명시했다. 다만 이때는 교육이 권리가 아닌 의무로 규정됐고 국가가 사적 영역에 개입하는 것도 최소화했다. ‘야경국가’로 불리는 자유주의 국가 모델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조선 황실을 우대한다”는 조항도 있어 당시 임정이 구(舊)체제와 완벽히 결별하지는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시간이 흘러 1941년 일본이 미국을 공격하며 태평양전쟁이 시작됐다. 1차대전 승전국인 두 나라가 서로에게 총을 겨눴다. 오래지 않아 두 나라 간 전력 차가 드러났고 일본이 몇 년 안에 패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임정 관계자들은 정식정부 수립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좀더 정교하고 구체적으로 민족국가의 밑그림을 그릴 때가 왔다. 1944년 6차 헌법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1943년 카이로 선언(미·영·중이 일본 문제 논의)으로 조선 독립을 국제적으로 보장받은 시기에 만들어져 상징성이 크다. 1941년 임정이 조선민족혁명당과의 합작을 앞두고 좌우를 아우르고자 내놓은 건국강령의 영향을 받았다.주석(대통령) 중심제를 기본으로 하되 의원내각제도 가미한 절충적 정부를 구성했다. 교육과 직장, 노약자 부양을 요구할 권리를 명시하고 파업권도 보장했다. 전문에는 “‘진보의 기본정신’에 입각해 헌법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사회민주주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임정은 설립 초기인 1919년만 해도 순수자유주의에 기초한 ‘작은 정부’를 내세웠다. 하지만 해방 직전인 1944년에는 수정자본주의를 토대로 한 ‘큰 정부’로 바뀌어 있었다. 이는 세계 대공황(1929~1933년)을 통해 제어되지 않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경험했고, 1942년 조선민족혁명당 김원봉(1898~1958) 등이 임정에 가담하면서 진보 이념을 대거 수용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들의 생각대로 정식정부가 수립됐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스웨덴이나 독일 같은 사민주의 복지국가를 추구하고 있을 것이다. 조석곤 상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31일 “1948년 대한민국 제헌헌법은 건국강령의 경제조항을 계승하고 있다. 그것은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당시 임정 요인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교육을 통한 실력양성’을 주장한 안창호는 한국이 세계 12대 경제대국이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까지 성장한 모습에 그 누구보다 뿌듯해할 것 같다.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교육열에도 혀를 내두를 것이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밝힌 김구는 ‘방탄소년단’ 등 글로벌 대중문화를 이끄는 한류스타들의 활약이 너무도 반가울 듯싶다. ‘사민주의자’ 조소앙은 최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국가 전략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들은 1945년 해방이 지금까지도 진정한 의미의 광복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식민 지배에 이어 전쟁, 군사독재라는 험난한 길을 걸어온 것에도 가슴 아파할 것이다. 무엇보다 남북분단 상황이 고착화되고 친일잔재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현실을 개탄하리라.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앞으로 100년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까. 무엇보다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한 통일 무드 조성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한상진 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은 상하이 임정에서 법통을 찾지만 북한은 항일무장투쟁에서 뿌리를 찾는다. 각자의 정당성으로 통일 문제를 풀려면 쉽지 않다”며 “우리와 북한이 공유할 수 있는 개념은 (임정보다는) 광복”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김구가 강조한 혈통적 민족 개념에 대한 발전적 계승도 필요하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G2 시대’에 민족주의는 그 의미를 상실하지 않은 정치적 기획”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민족주의에 내재된 권위주의와 인종주의까지 인정해서는 안 된다. 민족과 세계시민 사이의 상반된 정체성을 어떻게 공존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새로운 100년으로 가는 대한민국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신도시나 공공시설에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붙이고 이들을 화폐 모델로도 내세워 ‘임정 법통을 이어받은 민주공화정’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1달러 지폐 모델은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조지 워싱턴(1732~1799) 초대 대통령이다. 수도인 워싱턴DC와 이곳에 자리잡은 조지워싱턴대 역시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 프랑스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이나 이스라엘 예루살렘 ‘벤구리온 공항’ 역시 독립 영웅을 기리고자 명명됐다. 김상회 전 국민대(정치학) 교수는 “화폐란 국가의 얼굴이고 여기에 들어가는 문양과 인물은 나라의 정체성이자 지향점”이라며 “(5만원권 모델이) 왜 유관순이 아니라 신사임당이어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김구나 안중근, 안창호 대신 조선의 유학자들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이자 지향점이 돼야 하는지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기는 중국] ‘늙어가는 중국’…노인 20년 동안 매년 1000만 명 증가

    [여기는 중국] ‘늙어가는 중국’…노인 20년 동안 매년 1000만 명 증가

    중국의 초고령화 문제가 향후 20년 동안 급속하게 진행, 연금 보험 체계에 심각한 부담을 가중 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최근 중국 사회과학원이 공개한 ‘중국양로발전보고2018’에 따르면, 오는 20년 동안 매년 평균 중국의 노인 인구는 1000만 명 이상 증가해 나갈 전망이다. 2017년 12월 기준 중국의 61세 이상 노인 인구는 약 2억 4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7.3%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때문에 이들 노인 인구에 대한 연금 지급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현행 연금 납부 체계와 별도로 일명 ‘연금준비기금’으로 불리는 국부 연금 기금을 마련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인구 고령화와 이로 인해 빚어지는 연금의 지출 수요 불균형 문제는 전 세계 각 국이 직면한 문제라는 분석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연금 기금 마련 방식은 각 국의 경제 사정 별로 ‘비납입형’와 ‘납입형’ 등 두 가지 종류가 대표적이다. 이 중 중국이 실시하고 있는 방식은 비납입형 연금기금 조성 방식이다. 비납입형 기금 조성 방식은 일반 예산과 기타 경로 등을 통해 사회 보장 지출 금액을 국가가 보장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중국의 경우 전국 노령 연금을 포함한 사회 보장 기금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정 지출, 국유 자본의 전환, 기금을 활용한 투자 수익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대규모 연금 자금을 구축해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비납입형 연금 지금 방식은 과거 러시아에서 선호하던 방법으로, 국가의 책임이 무거워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8년부터 2001년 사이 중국 내 국영 기업 소속 근로자 119만 명은 조기 퇴직 신청을 감행, 이들의 양로 보험금 지급을 위한 기금 압박으로 인해 해당 국영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는 상황이 초래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중국의 현행 양로 보험 등 연금 기금 운용과 관련한 사항 일체는 지난 1997년 중국 정부가 규정한 ‘기업 피고용자의 통합 기초 연금제도확립에 관한 결정’에 기준, 획일적인 연금 제도를 운용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 내 과반수 이상의 성(省) 정부는 연금 수지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지역 정부에서는 해당 지역 연금 기금에 대해 ‘콩장(명목상으로는 잔액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잔액이 부족한 통장을 일컫는 신조어)’으로 지칭, 인플레이션과 인구 고령화 등 연금 지출을 촉진하는 사회 현상을 대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미국, 일본, 서유럽 등 상당수 국가에서 선호, 지속해오고 있는 연금 기금 마련 방식은 국민의 비용 납부에 의한 ‘납입형’이다. 다만, 중국에서도 국영 기업을 제외한, 일부 민영 기업체에서는 일명 ‘유료형 연금’으로 불리는 납입형 방식을 도입해오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사보험 연구센터 정빙원 주임은 “20세기 동안 전 세계 각 국의 국민 연금 기금은 자본 시장의 호황 분위기 내에서 비교적 좋은 투자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를 통해 정부의 책임과 부담 내에서도 연금 운용의 지속 가능성이 보장됐던 형태였다”고 진단했다. 정 주임은 이어 “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 사회 진입 문제는 정부 부담 형식의 연금 운용 방식이 더 이상 현실성 없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의 지적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도시 근로자와 농촌에 거주하는 농민 등을 사업 단위 별로 분할한 방식의 연금 운용을 지속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 일본, 서유럽 등의 납부형 연금 운용 방식을 쉽게 도입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로, 지역별, 계층별로 상이하게 운영되는 중국의 ‘다층적 노후 보장 체계’는 각 지역의 성 정부, 지방 정부의 연금 운용에 대한 부담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주임은 “지난해 중국의 전체 연금 기금의 예상 규모는 약 8조 위안으로 같은 해 GDP 대비 약 10% 규모의 금액”이라면서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의 연금 기금 총액 규모는 각각 해당 국가 GDP 대비 약 160%, 176%에 달했다. 현행 중국 정부가 마련한 연금 기금의 규모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금 기금의 낮은 보유 금액 문제와 노령화 사회로의 빠른 진행, 인플레이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외화 보유를 통한 ‘외환형 연금기금 마련책’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 4년 전부터 줄곧 외환 보유액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전 세계 1위 수준이다. 이를 통해 외환형 연금 기금을 마련, 연금 적립 기금액을 빠르게 늘리는 한편 중국 투자 위협론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신재민 전 사무관 “청와대가 국채발행 강요” 추가 폭로

    신재민 전 사무관 “청와대가 국채발행 강요” 추가 폭로

    지난 29일 유튜브를 통해 “청와대가 민간기업인 KT&G 사장 교체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이번엔 ‘청와대가 지난해 8조 7000억원의 국채 추가 발행을 강요했다’는 취지로 추가로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30일 늦은 밤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제가 (기재부 국고국) 국고과에 자금 사무관으로 자금 관리 총괄 업무를 맡고 있었을 때 (중략) 당시(지난해 11월)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상환이 하루 전에 (경제부총리에 의해) 취소되고, 부총리(경제부총리)가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했을 때 청와대가 다 막아버렸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이 졸업한 고려대 학생게시판 ‘고파스’에도 글을 올려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재부 국고국이 당초 예상보다 세수 여건이 좋아서 국채 발행을 줄이려 했는데, 1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상환 입찰 예정일(지난해 11월 15일) 하루 전날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지시로 이 계획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글에서 “(당시) 김 부총리는 재정차관보로부터 국채 조기상환 계획을 보고받은 뒤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면서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사무관은 김 전 부총리가 “정권 말 재정 부담에 대비해 자금을 쌓아둬야 하는 데다, 정권이 교체된 지난해 국채 발행을 줄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줄어 향후 정권 내내 부담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유튜브를 통해서는 “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면 발생하는 이자 비용, (국채) 8조 70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하면 연간 거의 (이자가) 2000억원 발생한다. 그런데 아무도 신경 안 쓰고···. 도대체, 전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그냥 안 쓰고(고려 안 하고) 그냥 했다”고 지적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기재부 국고국은 김 전 부총리의 지시로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계획도 세웠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국고국장 등의 설득으로 이 계획은 무산됐다고 한다. 신 전 사무관은 “당시 담당 국장 등은 ‘세수도 좋은데 비용까지 물면서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건 원칙에 맞지 않다’면서 김 전 부총리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후 청와대가 적자 국채 추가 발행 무산을 문제 삼았다고 했다. 청와대는 계획대로 적자 국채 추가 발행을 강하게 요구했고, 김 전 부총리는 대통령에게 월례 보고를 통해 관련 내용을 직접 보고하려고 했었다는 것이 신 전 사무관의 설명이다. 신 전 사무관은 “부총리가 대통령 보고한다고 했을 때 청와대가 다 막았다”면서 “청와대에서 직접 (기재부에) 전화해서 ‘보도자료 오는 거 다 취소하라’고 하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사태를 겪으면서 그때 사실 이미 공무원을 그만두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에 앞서서는 “왜 국채 발행 여부에 대해 잘 모르는 수보회의(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미 결정해서 의미를 내리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저는 문재인 정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 전혀 안 한다. 제가 제보했던 내용, KT&G 인사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의혹 청와대가 부인해도 된다”면서 “(제가) 정말 바라는 것은 이런 게 이슈가 되고, 국민들이 분노한다는 것을 인지를 하고, 같은 일이 안 일어나서 정말 예전에 말했던, 정말 나라다운 나라, 좀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보기] 한국 빠진 CPTPP 출범… 내년 수출전선 또 다른 ‘악재’

    [경제 뉴스 깊이 보기] 한국 빠진 CPTPP 출범… 내년 수출전선 또 다른 ‘악재’

    日·캐나다 등 11개국 참여한 다자간 FTA 세계 GDP 13% 차지… 3대 자유무역지대 정부 “日·멕시코 제외 9개국과 FTA 체결” 당장 피해 적지만 日과 수출 경쟁력 저하 내년 中경제 경착륙 우려 겹쳐 ‘가시밭길’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수출마저 내년에는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대외 악재까지 겹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가 빠진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30일 정식 발효된 데다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수출 전선에 더 짙은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PTPP에는 일본과 캐나다, 호주, 멕시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칠레, 베트남, 페루, 뉴질랜드, 브루나이 등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 10조 5670억 달러로 전 세계 GDP의 13.1%, 무역 규모는 5조 4000억 달러로 15.2%를 각각 차지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에 이은 세계 3대 자유무역 지대다. 정부는 CPTPP 발효로 당장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장성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정책관은 “우리가 자유무역 네트워크가 없는데 CPTPP에 못 꼈다면 문제지만 일본·멕시코를 뺀 9개국과 이미 FTA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CPTPP 시장에서 일본과의 수출 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양자 FTA 체결에서 한국에 뒤졌던 일본이 CPTPP라는 날개를 달면 한국이 그동안 누렸던 FTA 독점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캐나다와 호주 등지에서 우리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를 냈던 일본 기업들의 수출 조건이 개선되고,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하지 못한 멕시코에서는 일본 기업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정부는 당초 CPTPP 가입 여부를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연말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섣불리 가입을 못 하는 이유는 바로 일본 때문이다. CPTPP에 가입하면 일본과 FTA를 체결하는 셈인데 지난해 283억 1000만 달러에 달했던 대일 적자 규모가 커질 수 있어서다. 장 정책관은 “자동차와 부품·소재 산업 등 일본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CPTPP 가입 시 마이너스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또 CPTPP 회원국들이 그동안 발효에만 집중하고 신규 가입 절차나 조건 등은 내년에 논의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이들의 논의 과정을 본 뒤에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으로 내년에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급락하는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국은행은 이날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내년에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더욱 격화할 경우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글로벌 경기 회복세 둔화 국면과 맞물려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큰 하방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돈 풀어 경기부양에 나선 중국의 ‘위험한 도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돈 풀어 경기부양에 나선 중국의 ‘위험한 도박’

    리커창(李克强) 총리 업무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경제 부문까지 틀어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충격파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급속히 가라앉는 경제 전망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묘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 경제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으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성장 둔화 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6.5%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중국은 올 들어 4차례 지준율 인하와 지방정부 채권발행 독려를 통한 인프라투자 확대, 소비진작책, 대규모 감세 등을 통해 경기침체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다. 지난 달 중국 소비·생산·수출 지표는 예상 밖으로 저조했다. 중국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8.1%로 2013년 5월 이후 15년래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 속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던 중국 수출은 11월엔 5.4% 증가하는데 그쳤다. 산업생산 증가율도 5.4%를 기록해 3년래 최저치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5일 중국경제 분석 기사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경제 둔화세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기업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경기 전망에 관한 확신이 급속히 꺾이고 있는데, 이를 멈출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9∼21일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내년 감세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용 지방정부의 특수목적 채권 발행량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내년 경기둔화 흐름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온건한 통화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해 기존보다 통화정책 더욱 완화할 있음도 강하게 내비쳤다. 문제는 급증하는 부채 문제가 중국 정부의 발목을 잡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초대형 부양책을 다시 내놓기는 어렵다는데 있다. SCMP는 “정부와 기업, 가계 분야에 걸쳐 이미 높은 수준의 부채가 중국이 공격적인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보통 수준의(modes) 부양책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유지 노력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성공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글로벌 은행(BBVA) 샤 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지금 중국의 정책적 공간은 매우 좁다”며 “중국 기업의 높은 부채율과 이와 연관된 금융 취약성 탓에 중국 당국은 대규모 부양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발하자 4조 위안(약 650조원)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비교적 큰 위기 없이 위기를 극복해냈다. 하지만 이 초대형 부양책에 따른 부작용으로 중국의 총(국가+기업)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8년까지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50%에 불과했던 중국의 총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260%까지 치솟았다. 국제금융협회(IIF)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의 총부채는 GDP의 300% 규모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했다. 초대형 부양책은 총부채 외에도 경제 주체들의 부채 급증과 주요 산업의 공급 과잉,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한계) 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여러 부작용을 낳아 중국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만큼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그동안 2008년 수준의 초대형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기존 초대형 부양책의 부작용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가운데 당장의 경기둔화 흐름 대처에 급급해 또다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중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가 고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과 공급과잉 해소에 초점을 맞춘 ‘공급자측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리스크 해소에 주력했다. 성쑹청(盛松成) 중국 인민은행 참사는 25일 “대규모 돈 풀기(大放水)는 없을 것이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이는 결국 2008년 4조 위안 경기부양책을 답습하게 되는 꼴”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딩솽(丁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디레버리징 등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2008년과 같은 초대형 부양책을 쓸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경기 둔화라는 ‘내우’(內憂)만도 버거운 판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외환’(外患)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선제적 리스크 제거, 경제 체질 개선이라는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목표와 부양책을 동원한 경기 살리기라는 상충된 목표 가운데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이에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선 모양새다. 36거래일만에 역환매조건부채권(RP·중앙은행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 판다는 조건으로 시중은행들로부터 사들이는 채권) 발행을 재개한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에 걸쳐 5500억 위안(약 89조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10월에 금융기관의 재대출 및 재할인 한도를 1500억 위안에서 3000억 위안으로 늘린데 이어 이번에 1000억 위안을 추가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발표 몇 시간 전인 19일 밤엔 중소 민영기업을 위한 ‘맞춤형 유동성지원창구’(TMLF)도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에 낮은 이자로 장기 대출자금을 지원하는 TMLF는 사실상 중소기업을 위한 ‘금리 인하’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도 ”중국 경제 주기가 하향이므로 약간 느슨한 통화 여건이 필요하다“며 통화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통화정책이 너무 느슨해서도 안 된다”며 “금리가 너무 낮으면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내외 균형을 잘 맞춰 통화정책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감세 정책도 편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감세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도입해 우선적으로 민영기업의 수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수출 증치세(부가가치세)에 대한 환급률 인상을 통해 민영기업들에 대한 세금부담을 완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내년도 감세 목표치를 올해 감세 규모인 1조 3000억 위안을 읏돌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와 완다(萬達) 등 대표적 중국 민영기업에 대한 정부 감시와 간섭이 민영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공산당이 민영기업들을 좌지우지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기 위해 민영기업 달래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디레버리징 우려로 중단됐던 지방정부 인프라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19일 상하이 도시철도 건설에 향후 5년간 2983억 위안을 투자하는 사업을 승인했다. 발개위는 지난달 한달 동안에만 1000억 위안이 넘는 지방정부 인프라 투자 검토보고서를 통과시켰다. 2년간 이어졌던 ‘철벽’같은 부동산시장 규제에도 ‘틈’이 생긴 모습이다. 중국 산둥(山東)성 허쩌(荷澤)시가 주택거래 제한령을 전격 해제했다. 중국에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규제 고삐를 푼 도시가 2년 만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중국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규제책이 경기 하방 압력 속에 서서히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칫하면 게도 우럭도 다 놓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산업생산 한 달 만에 감소세로…기업 설비투자는 5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

    산업생산 한 달 만에 감소세로…기업 설비투자는 5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

    지난달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지난 10월 0.8% 증가하면서 깜짝 반등했지만 광공업과 서비스업에서 모두 줄면서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5.1%나 하락하면서 더 꽁꽁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현재와 미래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동반 하락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9월 1.4% 감소한 뒤 10월 들어 0.8% 늘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의 생산도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업종별 생산을 보면 광공업에서 의복 및 모피(11.6%) 등은 늘었지만 반도체(-5.2%)와 통신·방송장비(-14.4%) 등이 줄면서 1.7%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증가세이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지난 8~9월 2개월 연속 감소한 뒤 10월에 반등했다가 지난달 다시 마이너스(-)가 됐다. 통계청은 반도체 생산 둔화의 이유로 자동차 등과 함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하락한 점을 꼽았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 대비 1.1% 포인트 떨어진 72.7%를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생산은 최근 호조세 흐름이 꺾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금까지 상황이 굉장히 좋아서 더 좋기는 어렵겠지만 둔화 흐름이 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부진했다. 지난달 도소매(1.7%) 생산이 증가했지만 금융·보험(-3.5%)과 부동산(-3.5%) 등이 부진하면서 0.2% 감소했다. 주식거래 대금과 주택 매매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1%나 급감했다. 지난 6월(-7.1%)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올 3월부터 6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던 설비투자는 지난 9~10월 증가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통계청은 최근 설비투자 지표를 견인했던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의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설비투자가 다시 부진한 모습이라고 봤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건설기성도 전달보다 0.9% 감소해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비내구재(1.1%)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달보다 0.5% 늘었다. 소매판매는 9월 2.0% 감소에서 10월 0.2%로 반등한 이후 두 달째 증가세다. 생산과 투자 모두 줄면서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이상 하락세가 계속됐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지면서 8개월째 하락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떨어져 6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이상 하락세이면 통계청이 경기 전환을 공식 선언할지 검토한다. 통계청은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경기 전환점 설정 작업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통계청은 내년 3월 말 발표되는 국내총생산(GDP) 등 지표를 분석해 경기 순환점 설정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시작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황성기 칼럼] 2019년 김정은 신년사

    [황성기 칼럼] 2019년 김정은 신년사

    지난해 이맘때 칼럼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를 다음처럼 예측했다. “2017년 완성한 핵 무력을 바탕으로 자력자강에 총력을 집중하고자 한다. 미국과의 대화 문은 닫지 않겠으며 북남 관계도 기필코 개선할 것이다. 이런 우리의 의지를 알리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겠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지만 코피다, 참수작전이다 해서 정점에 달했던 한반도 군사충돌 위기를 넘기고, 핵·미사일을 놓고 미국과 거래를 하자면 평창을 활용하려 들 것이라 상상해 본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김정은 위원장의 내년 구상을 한마디로 집약하면 북·미 2차 정상회담은 제3국에서 개최하더라도 3차는 워싱턴, 4차는 평양에서 가져 종국에는 수교에 이르겠다는 그림이다. 지금 신년사의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을 김 위원장의 고민은 무엇일까. 남북의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선언, 북·미의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해답이 있다. 판문점선언에서 실천되지 않은 게 여럿 있지만, 북한이 아쉬운 게 3조 3항이다. 즉 ‘정전협정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한다’이다. 평양선언에서는 2조 2항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와 5조 1항의 동창리 엔진시험장 영구 폐기, 2항 영변 핵시설 폐쇄다. 6·12 성명의 4개항 중에서 꼽자면 1항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일 것이다. 모두 미이행된 합의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절실한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체제보장)와 제재 해제다.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폐기하고, 핵·미사일도 버리겠다는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김 위원장이 갖는 게 중요하다. 연락사무소라도 설치하고, 유엔 안보리의 10개 제재 중 가장 마지막 것부터 벗겨내면서 민생 분야의 제재를 풀어 주는 것이다. 미국의 행동 대 행동이 보장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고 당과 군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러 설이 있지만 북한 국민총생산(GDP)을 300억 달러, 2017년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3.5%(한국은행 기준이지만 강력한 제재에도 플러스성장 했다는 전문가도 있다)라 설정하고 간단한 계산을 해보자. 북한 경제전문가들은 제재가 풀려 외자를 유치하고 25개 특구를 풀가동하면 20%의 연성장률을 적어도 10년은 지속할 것이라 전망한다. 300억 달러의 GDP가 연 20% 성장을 지속하면 10년 뒤 지금의 베트남 수준인 2000억 달러를 넘어선다. 반대로 비핵화에 실패하고 제재가 유지돼 경제가 3.5%씩 줄어든다면 10년 뒤 220억 달러로 쪼그라든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산수를 모를 리 없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2019년 신년사를 예측해 본다. “력사적인 미 합중국 트럼프 대통령과 수뇌상봉하고, 남측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2018년을 높게 평가한다.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북남 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해결한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남측이 공조랍시고 미국에 딱 붙어 있는 점, 유감스럽다. 우리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그 어떠한 행동도 보이지 않은 미국 또한 기대를 벗어나 있다. 조미의 공동성명과 북남 선언이 착실하게 이행되지 않으면 지난날 대결과 불화의 시간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2019년에는 평창올림픽 같은 모멘텀은 없지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북·미 정상회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예정돼 있다. 북·미 진척에 따라서는 북·일 정상회담도 가능하다. 한반도 주변 4강 정상외교를 한 해에 다 치르는 것은 북한 정상으로선 처음이다.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는 길이지만 성공 여부는 비핵화 진척에 달려 있다. 미국도 70년간 한 번도 이겨 본 적 없는 북한에 무조건 항복을 받아 내려 한다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뿐이라는 점, 알아야 한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북한과는 체면이 상하더라도 서로 카드를 하나씩 까면서 마지막 패를 동시에 보이는 게 현명하다. 비핵화 실패로 가동될 북한의 플랜B는 비현실적인 일이 아니다. 문을 닫고 미국의 새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자력갱생하는 것이다. 수십년간 해왔으니 어려운 일도 아니다. 비핵화 실패의 책임 소재를 놓고 다투는 사이 중·러의 대북 제재가 이완되고, 1300여㎞의 북·중 국경이 뚫릴 것이다. 핵·미사일 모라토리엄(발사중단)이 깨지고 미국의 플랜B, 군사위협이 재현될 것은 뻔하다. 악몽을 꾸지 않으려면 북·미가 한 발짝씩 양보하는 길 말고는 없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한국, GDP·인구 대비 특허출원 세계 1위

    한국이 국내총생산(GDP)과 인구 대비 내국인 특허출원 건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최근 발간한 ‘세계지식재산지표 2018’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GDP(1000억 달러)대비 내국인 특허출원과 인구 100만명 당 내국인 특허출원이 각각 8601건, 3091건으로 가장 많았다. GDP대비 특허출원 2위는 중국(5869건), 일본(5264건) 순이다. 인구대비 특허출원은 한국에 이어 일본(2053건), 스위스(1018건) 등으로 격차가 컸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 등 전 세계 지식재산권 출원은 전년대비 18.3% 증가한 1856만건으로 나타났다. 권리별로는 상표가 26.8% 증가한 가운데 실용신안(13.4%), 특허(1.3%), 디자인(0.1%) 모두 출원이 늘었다. 특허 출원은 총 317만건으로 이중 한국이 20만 5000건으로 출원해 중국·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유지했다. 상표는 중국(574만건)이 압도적 출원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 2016년 대비 2단계 낮은 10위(23만건)를 차지했다. 디자인은 중국(63만건), 유럽지식재산청(11만건)에 이어 한국이 3위(6만 7000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GDP대비 내국인 출원 건수로 보면 한국은 상표 4위·디자인 1위이고 인구대비로는 상표 3위, 디자인 1위다. 한편 2017년 전 세계 특허등록 건수는 전년대비 3.9% 증가한 140만 5000건이며 한국은 12만 1000건으로 세계 4위로 나타났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내년에 식민 통치국 영국 제치고 세계 5위 경제대국에 오르는 인도

    내년에 식민 통치국 영국 제치고 세계 5위 경제대국에 오르는 인도

    인도가 2019년에 식민 통치국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의 경제대국에 오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국내총생산(GDP) 순위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영국, 인도,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캐나다 등의 순이다. 현재 세계 6위인 인도가 내년에는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의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가 급성장하고 있는데 비해 영국의 성장은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혼란으로 내년에는 프랑스에도 추월당해 세계 7위의 경제대국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영국 회계법인 PwC의 마이크 제이크먼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는 거대한 인구와 젊은 청년층이 더 많은 인구 구조상 빠른 경제성장을 할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4위인 독일의 지위도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오는 2028년에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의 아시아 경제를 예측한 보고서인 ‘디지털 아시아 5.0-혁신은 경제력 관계를 변화시킨다’에 따르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2028년 6조 달러(약 6780조원)를 넘어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 보고서는 한국·중국·일본·인도·베트남 등 아시아 12개국을 대상으로 인프라의 품질 및 노동 기여도, 투자 규모 및 생산성 등의 지표를 활용해 국가의 성장 전망을 측정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은 성장률이 떨어지더라도 경제력 규모가 커지면서 세계 2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 증가세가 꺾이면서 노동력을 통한 성장 효과도 약화되는 데다 과잉 설비, 투자 둔화로 중국의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도시화 진전에 따른 통신 인프라와 교육수준 개선 등이 생산성을 높일 전망이다. 2030년 시점에는 중국의 명목 GDP 기준 경제 규모가 미국의 8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1990년대 중반 일본처럼 중국도 미국의 70% 규모에 근접했을 때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전세계 올 사상 최대 국방비 2000조원

    전세계 올 사상 최대 국방비 2000조원

    전 세계의 올해 방위비 지출액이 1조 7800억 달러(약 2000조원)로,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위 10위권 국가 가운데는 일본을 빼고, 미국, 중국, 인도,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러시아, 독일, 한국 등 9개국에서 모두 늘었다. 글로벌 비즈니스 정보 제공업체인 IHS마킷이 19일 내놓은 연례 제인스 국방예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05개 주요 국가의 올해 방위비 지출액은 지난해 대비 4.9% 증가한 1조 7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10년 만의 최고치다. 총액 기준으로는 냉전이 끝난 후로 최대였던 2010년(1조 6900억 달러) 수치를 넘어섰다. 올해 전 세계 방위비 지출이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군사 대국인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의 지출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NATO 회원국들의 올해 전체 방위비 지출은 전력증강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이 지난해보다 460억 달러나 더 쓴 영향으로 5.8% 늘어났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라면 NATO 전체의 방위비 지출액이 내년에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NATO 회원국들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 지출을 다시 늘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로 인해 신흥 국가들의 방위비 지출 비중이 커지는 속도도 둔화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내년에 29개 NATO 회원국 가운데 방위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는 곳이 미국, 그리스,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영국, 폴란드, 프랑스, 라트비아, 루마니아 등 9개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4년 기준 4개국에서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많아지는 셈이다. 주요 국가별로 보면 올해 미국은 방위 예산으로 지난해 대비 7%(460억 달러) 많은 7025억 달러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올해 방위비 지출액은 중국(2076억 달러), 인도(621억 달러), 영국(584억 달러), 사우디(560억 달러), 프랑스(536억 달러), 러시아(516억 달러), 일본(451억 달러), 독일(445억 달러), 한국(391억 달러) 등 나머지 상위 2~10위 국가의 합계 지출액(6180억 달러)보다 845억 달러 많다. 상위 10위권 국가 중에는 일본만 지난해 483억 달러에서 올해 451억 달러로 감소하고 나머지 9개 국가는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해 대비 2.9%(11억 달러), 중국은 8.6%(164억 달러) 더 지출했다. 지출액 순위에서는 미국산 무기류 구매를 늘리는 사우디가 지난해 6위에서 올해 5위로 한 계단 올라서고, 프랑스가 5위에서 6위로 밀린 것 말고는 변동이 없었다. IHS마킷은 105개 주요 국가의 상황을 담은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방위비 지출액의 99%를 반영한다며 올해 수치는 12월 13일 기준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中, 고속 성장서 고품질 성장으로… ‘샤오캉’ 사회 다가선다

    中, 고속 성장서 고품질 성장으로… ‘샤오캉’ 사회 다가선다

    “지난 40년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불균형에 따른 많은 문제도 낳았습니다. 고속 발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과도 없기 때문에 비난할 수는 없지만 속도가 빠르면 환경오염 등 부작용이 생기고 중국 전체가 따라잡을 수가 없죠.” 중국 최고 국가행정기관인 국무원의 야오징위안(姚景源) 특약연구원은 17일 중국의 지난 40년 경제발전에 대해 언론에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처럼 밝혔다. 야오 연구원은 이어 올해부터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에서 고품질 성장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40년 전 12월 18일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공산당 전체회의를 통해 계급투쟁을 중단하고 개혁개방을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1979년 1월 1일 미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덩이 대륙의 문을 열 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중국이 발전하면 대륙의 민주화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중국은 아니었다. 지난 40년간의 발전은 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일 뿐이었다.40년간 쌓인 미국과 중국의 서로에 대한 오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무역전쟁’으로 터져 나왔다. 무역전쟁은 일단 양국 정상이 보복관세를 미루면서 내년 3월 1일까지 90일간 봉합됐다. 내년 초 재개될 실무회담에서 중국이 심화한 개혁개방 약속을 하면서 무역전쟁은 휴전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무역전쟁은 신냉전으로까지 평가되는 미·중 갈등 양상의 표면에 불과하다. 미국은 중국의 개혁개방 40년 성과가 ‘기술 도둑질’에 의한 것이라고 깎아내리지만 중국은 인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것이라 주장한다. 이처럼 두 강대국의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설사 무역전쟁이 끝나더라도 중국의 굴기에 따른 미국의 견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야오 연구원은 고속 성장이 낳은 대표적인 문제로 환경오염과 빈부격차와 같은 불균형을 들었다. 이어 올해 고품질 성장은 노동력과 자원이 아닌 혁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중국에는 수많은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있는데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질환”이라며 “아버지 세대 때는 살이 찌면 축하했지만 지금 그런 말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성인질환은 빠른 속도의 성장에 적응하지 못한 중국인을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야오 연구원은 혁신에 따른 고품질 성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구이저우성을 들었다. 소수민족이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구이저우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빈곤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이 앞다퉈 빅데이터 센터, 서버 기지 등을 건설하면서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 단지로 변모했다. 중국 전체 경제의 평균 성장률이 6%대로 추락했지만 구이저우성은 11%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고도 덕분에 한여름에도 최고기온이 20도 정도에 머무는 구이저우성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것이다. 야오 연구원은 “6년 전에는 아무도 컴퓨터 클라우딩 서버 및 빅데이터 센터가 구이저우에 생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빅데이터 센터는 환경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며 “매년 구이저우성 성도인 구이양에 가는데 디지털 경제가 구이저우성 경제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리샤오(李曉) 지린대 경제학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목적은 아직 뼈를 갉아먹지 못한 중국 화폐금융시장의 개방”이라고 분석했다. 리 원장은 미국의 더 중대한 국가 전략은 첨단 제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로 상징되는 중국 굴기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국제정치에서는 경제 행위와 달리 ‘내가 이기기만 한다면 얼마나 손실을 보느냐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리 원장은 “세계 최강 패권국인 미국이 공개적으로 중국을 주요 상대로 삼고 평화의 시기에 무역전쟁이란 수단을 이용해 중국을 전면적으로 억제하고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공산당 산하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은 개혁개방 40주년에 맞춰 발간한 ‘발전과 개혁청서’에서 중국이 더는 양적 발전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목을 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원은 ‘질적 발전론’을 내세우며 “개혁개방 40주년을 기점으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진입을 앞둔 중국이 질적 발전에 치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원은 이어 “중국은 이미 신시대에 진입했고, 과거처럼 맹목적으로 GDP를 쫓을 것이 아니라 민생에 중심을 둬야 한다”면서 “국민 생활의 질을 높이고, 미래의 중국을 전 세계 개방형 경제 강국이자 포용력 있는 대국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을 하루 앞두고 개방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18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개혁개방 40주년 행사에서 할 중요 연설을 앞두고 미리 개방 의지를 펼친 것이다.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개막한 ‘제3회 중국 이해하기’ 국제회의 축전을 통해 “중국은 각국과 함께 상호 존중, 공평 정의, 협력 공영의 신형 국제 관계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에 노력해 세계 평화와 발전에 더 큰 공헌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전면적으로 개혁을 심화하고 개방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발전이념을 관철하고 공급 측 구조 개혁을 깊이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성장, 개혁 촉진, 구조 개혁, 민생 안정을 통해 중국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전 세계에 더 많은 협력 기회를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18일 연설에서 대대적인 시장개방 조치를 내놓으며 제2의 개혁개방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개혁개방이라는 큰 흐름에서 거대한 방향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시 주석은 18일 개혁개방과 그의 집권기간 동안 진행된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중대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연설에는 미국과 진행되는 무역협상의 영향으로 미국이 애초에 원했던 중국 내 산업구조나 미래형 산업정책에 대한 수정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대륙의 문 연 지 40년… 中, 美견제 맞서 ‘제2 개혁개방’ 재천명

    대륙의 문 연 지 40년… 中, 美견제 맞서 ‘제2 개혁개방’ 재천명

    시진핑, 지재권 보호 강화 등 연설 예정 美와 무역 실무회담 앞두고 긍정적 신호 40주년 연회에 상무위원 등 3000명 참석‘아시아의 병자’에서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18일 인민대회당에서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을 연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제2의 개혁개방 의지를 재천명하는 연설을 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인민대회당에서 3000여명을 초청해 개혁개방 40주년을 축하하는 연회인 ‘우리의 40년’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리커창 총리, 왕치산 부주석 등 중국의 최고지도자인 상무위원들이 총출동했다. 비록 연회에서는 자신감과 의지를 표현했지만 중국은 개혁개방 40년 만에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만나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40년 전 중국 공산당 11기 3중 전회(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덩샤오핑은 ‘사상해방’과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한다)를 강조한 연설로 대륙의 문을 열었다. 덩은 1980년 광둥성 선전을 중국의 첫 번째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개혁개방이 없으면 죽음에 이른다” “스스로 피의 도로를 열어라”고 명령했다. 당시 보잘것없는 어촌이었던 선전의 중국인들은 가난을 피해 홍콩으로 헤엄쳐 갔지만 올해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은 홍콩을 추월할 전망이다. 중국 개혁개방 성과의 상징과도 같은 선전은 인구 3만명의 어촌에서 상주인구 1250만명이 넘는 대도시로 탈바꿈했고 텐센트, 화웨이, BYD(비야디)와 같은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낳았다. 시 주석의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연설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 확대,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서비스 분야 개방 확대 등의 원칙과 개방의 대상이 되는 업종과 구체적 개방 정책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폭탄’으로 대변되는 미국의 견제에 맞서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국가 주석직의 연임 제한 조항 삭제로 지배력을 한껏 강화한 것과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전쟁’ 소용돌이에 빠져들었으며 양국의 갈등은 경제, 기술, 안보 등 전방위로 확대 중이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 로버트 로렌스 쿤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시 주석은 경제 하강 국면에서 금융 위기, 빈곤, 환경오염이라는 세 가지 큰 문제와 싸우고 있다”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오래 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실무회담 안건으로 내세운 지적재산권 보호, 시장 개방, 정부 보조금 감축 등에 대해 중국 경제학자들도 “중국이 해야 할 것”이라 말한다며 양국 무역협상 결과를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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