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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司正·대포폰·예산안… 與·野·檢 ‘물고 물린 전쟁’ 점화

    司正·대포폰·예산안… 與·野·檢 ‘물고 물린 전쟁’ 점화

    연말 정국이 심상치 않다. G20 서울 정상회의 아래로 잠복했던 정치 이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려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연말 예산 국회에 현안이 집중·증폭되는 한국 정치의 특수상황과 맞물려 상당한 파괴력을 갖게될 전망이다. 게다가 누적된 각 이슈들은 저마다 강력한 휘발성을 보유하고 있다. 국회의원 사무실 11곳에 대한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이미 검찰-국회의 대결구도로 상황이 진전돼있다. 검찰은 중단없는 수사를 거듭 천명했고, 정치권도 의원 몇명은 사법처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직원이 연루된 ‘대포폰’ 문제는 여권내에서도 특별검사나 국정조사 도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 등도 녹록지 않은 이슈다. 특히 UAE 파병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마저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총대를 멘 개헌 문제는 당초부터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로 논의가 미뤄져 있었다. 여당은 1차적으로 ‘감세’ 문제로 충돌하면서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청와대가 G20 서울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3당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 불참키로 하는 등 날선 대립각을 예고하고 있다. 4대강 예산 등은 불안정한 여야 관계에 불을 댕길 수도 있다. 이처럼 연말 정국은 이슈는 중첩돼 있고 갈등은 여-여, 여-야, 국회-검찰 등으로 얽히고설킨 상태다. 작용과 반작용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그런 만큼 정치의 각 주체들은 저마다 주도권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금명간 장관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국방·통일부가 우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문화·지경부 등에 대한 추가 인사는 예산 국회가 끝나는 대로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 문제외에도 청와대는 경기회복에 대해서도 크게 고민하고 있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곧 웃목으로 번질 것이라고 한 지가 한참이다.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청와대로서는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청와대와 여권 주류로서는 일단 ‘인사와 ‘검찰수사’ ‘경제 회생’ 등으로 정국을 대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개헌을 화두로 국회 정치개혁특위 등을 가동하면서 정치개혁을 주도해 나갈 수도 있다. 그러나 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정국을 끌고 가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판단 아래 새로운 어젠다를 찾기 위해 학계, 언론계 등의 폭넓은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 김성수·이지운기자 sskim@seoul.co.kr
  • [APEC] 존재감 잃은 日

    13~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가장 분주했던 인물은 ‘호스트’인 간 나오토 일본 총리였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갖는 등 국제무대에서 갈수록 빛을 잃어가는 일본의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데 부심했다. 간 총리는 무엇보다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공을 들였다. 막판까지도 개최 여부가 불확실했던 중·일 정상회담은 회담 10분 전에야 개최 사실이 발표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지난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터진 뒤 첫 정상회동이었다. 13일 오후 5시 26분에 열린 중·일 정상회담은 그러나 22분간 약식 형태로 진행되는 데 그쳤다. 회담이었다기보다 회동에 가까왔다. 변변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장기적으로 안정된 전략적 호혜관계의 추진’과 ‘정부·민간 분야에서의 교류 촉진’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초미의 관심사인 센카쿠열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굳은 얼굴로 회담을 시작한 두 정상은 결국 공동기자회견이나 두 정부의 합동발표도 이뤄내지 못했다.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13일 밤에 가진 일·러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말싸움까지 오갔다. 43분간 이뤄진 회담에서 간 총리는 지난 1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쿠릴열도의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를 방문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입장, 일본 국민의 감정상 수용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어느 지역을 방문하는가는 내가 결정한다. 이곳(쿠릴 4개섬)은 우리의 영토다.”라며 정면으로 반박, 간 총리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지난 6월 출범 당시 70% 안팎이었던 간 내각 지지율은 센카쿠열도와 쿠릴열도 분쟁 이후 ‘무기력한 정부’라는 비판 여론 속에 최근 20%대로까지 추락한 상황. 이번 APEC을 통해 중국 및 러시아와의 갈등 국면을 조기 해소함으로써 자신의 외교력을 입증해 보이는 일이 시급했던 간 총리다. 그러나 APEC이 초미의 국제적 관심을 모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 눌리면서 마치 G20 서울 회의의 ‘부속회담’으로 비쳐진 데다 영토분쟁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해 다시 한번 실추된 일본의 국제적 위상만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요코하마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13시간 마라톤회의… 밤샘 끝장토론

    13시간 마라톤회의… 밤샘 끝장토론

    “회의가 난항을 겪을 때 영국 셰르파가 오더니 ‘잠깐 올라가 소그룹 협의를 하자’고 속삭이더라. 경험 많은 프랑스 셰르파가 눈치를 채고 중재역을 해 줬고, 러시아 셰르파 등 몇 명을 데리고 올라왔다. ‘시간이 길어질 것 같은데 아래층(원래 셰르파 회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해산시킬까’라고 물었더니 ‘(이)창용, 그렇게 하면 여기 사람들이 압력을 안 받아서 타결이 안 돼. 기다리게 해’라고 하더라. 이런 노하우들은 의장국이 아니면 알지 못했다. 우리가 언제 그 방(의장국과 주요국 등 이너써클이 들어가는 방)에 들어가 본 일이 있었나.”(이창용 G20 준비위 기획조정단장) G20 서울 정상회의에 대한 평가는 백인백색일 터. 하지만 정상 선언문이 나오기까지 손에 땀을 쥐는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다. 우리나라가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선 것을 실감하는 대목도 있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년간 얻지 못했던 고급정보들이 한 번에 들어온 셈”이라면서 “의장국이 아니었다면 주요 20개국이 국제경제 현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렇게 상세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금융안전망은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하나로 추진해 온 것이어서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 사실 선진국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이들은 (신흥국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염려가 컸다. 이런 과정에서 공동의장 역할을 했던 영국 대리인이 도움을 줬다. 협상 일시중지를 선언하고 올라가면 자기가 따라와 돕겠다고 하더라.”(최희남 G20 준비위 의제총괄국장) 셰르파(sherpa·사전교섭대표)란 히말라야 정상으로 안전하게 등반가를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며 어젠다에 대한 ‘맨데이트(위임)’를 받는다. 정상회의는 물론 재무장관·차관회의를 전후로 끊임없이 입장 차이를 조율하는 게 주요 임무다. 선언문을 작성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셰르파는 재무차관과 ‘투트랙’으로 움직인다. 재무차관들은 환율이나 경상수지 목표제 같은 현안 위주로 논의하는 반면, 셰르파들은 개발이슈나 금융안전망 등 G20만의 ‘킬러 콘텐츠’를 만든다. 물론 정상회의로 접어들면 현안까지 셰르파에게 공이 넘어간다. G20의 셰르파는 9일 첫 만남을 가졌다. 오전 10시에 모여 13시간 동안 마라톤회의를 내달렸다. 이날 개발이슈와 에너지 가격변동 완화문제, 녹생성장, 기후변화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 도출은 쉽지 않았다. 셰르파들은 10일 오후 3시부터는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프레임워크(협력체계)’ 셰션 중 환율과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놓고 재무차관들과 함께 모였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날선 공방과 토론, 고성이 오갔다. 논의가 막혔을 때 주요국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리그’에서 활로를 뚫기도 했다. 그 안에 우리나라가 포함됐다. 11일 오후 7시 정상 업무만찬이 끝난 뒤 오후 10시 30분에 다시 모였고 12일 오전 4시까지 끝장 토론을 했다. 결국 이 자리에서 서울선언에 들어갈 환율과 경상수지목표제, 거시건전성 규제 도입 등 선언문의 핵심 문구들이 조율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7·끝) 코리아 프리미엄

    [이원복 교수의 카툰 G20] (7·끝) 코리아 프리미엄

    G20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우리의 국격도 상당히 높아질 것 같습니다. 세계 경제의 최상위 협의체인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의제 설정과 토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글로벌 경제 회복이라는 주요 임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그동안 변방국으로서의 설움을 딛고 한국이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리더 국가’가 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공일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지구촌을 하나의 마을로 본다면, 마을 유지 그룹에 우리가 처음으로 끼었을 뿐 아니라 그 좌장 역할을 차지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주요 외신들도 서울 G20 회의 이후 “새로운 조직이 경제의 리더십을 장악했으며 경제의 권력이 한국 등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특히 우리의 개도국 경험을 토대로 선진국과 신흥국들의 다리 역할을 수행한 ‘개발 의제’는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역시 우리가 1997년 IMF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농축시킨 노하우가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G20 정상회의 이후입니다. 19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국민이 일치단결해 깔끔하게 치러냄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인지도와 국가 브랜드를 높였던 경험이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효과가 21조원을 웃돌아 중형 승용차 100만대 수출과 맞먹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사실 한국의 국가브랜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19위에 불과합니다. 특히 경제·기업 부문과 인프라 부문은 각각 19위이고 정책·외교부문(21위)과 전통 문화·자연 부문(25위) 등은 더욱 취약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G20 회의 이후 선진국 문턱에서 서성이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높아져 그동안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렸던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을 이룩하는 쾌거가 될 것입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쇼크’ 코스피 반등 실패

    유동성의 힘으로 ‘2000 고지’를 향하던 코스피지수가 지난 11일 50포인트 넘게 폭락한 데 이어 12일에도 반등에 실패하자 외국인 자금의 ‘서든 스톱’(자금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 공동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1포인트(0.08%) 내린 1913.12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200억원, 1800억원가량 샀지만 외국인의 투기성 자금에 의구심을 갖게 된 개인들의 펀드 환매가 후폭풍으로 작용하면서 이날 기관 순매도 규모는 6300억원에 이르렀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자본 유출입 규제가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과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 우려로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도 지수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9.90원 급등한 112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때문에 환차익 기대감이 떨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기조가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감원은 “전날 도이치 증권 창구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진 경위와 적절한 절차에 따라 매매가 이뤄졌는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등에 대해 거래소와 함께 공동 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재 정확한 진위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면서 수급 여건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전날 사건은 올해 마지막 대형 이벤트인 G20 회의와 옵션 만기일이 공교롭게 겹친 데다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앞서 자본 유출입 규제가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에서 나온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날의 ‘쇼크’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연기금 등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자산운용사 와이즈에셋이 옵션거래에서 889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국내 42개 증권사의 손실액이 1100억원에 이른다고 잠정 집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차익거래와 차익거래잔고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고 매매 한도를 정하는 방법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주·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울광장] 망각이라는 이름의 혼돈/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망각이라는 이름의 혼돈/김성호 논설위원

    얼마 전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지의 대표 유적인 ‘검투사의 집’이 무너졌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검투사의 집’이라면 고대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집단 거주한 2000년 역사의 유적이다. 검투사들이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에서 싸우기에 앞서 집결해 훈련한 프레스코양식의 세계유산.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화산재에 파묻힌 고대도시 폼페이를 상기시켜 한 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희귀유적이다.이탈리아 대통령까지 나서 ‘국가적 불명예’라며 개탄한 걸 보면 상실의 후유증이 엄청나 보인다. ‘검투사의 집’ 붕괴가 인재(人災) 논란에 휩싸였다. 폭우 탓이라는 발뺌이 안이함에의 책임추궁에 묻힌 듯하다. 5년전 폼페이유적의 70%가 붕괴될 것이란 경고대로 올 초 콜로세움 처마가 떨어져 내린 바 있다.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요구에 이탈리아 문화부장관은 “업무를 잘 수행했다.”며 맞섰단다. 인권위원회 파행과 관련해 “잘 운영되고 있다.”며 사퇴압박을 일축한 우리 인권위원장 발언과 닮았다. 유적 참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장관이나 인권의 가치를 지키라는 몸짓들을 외면한 위원장에게서 본질 망각의 혼돈을 본다. ‘검투사의 집’ 붕괴에 광화문 현판 균열 논란을 한번 얹어 보자. 복원 석달 만에 갈라진 현판에 날씨 탓이라는 발뺌과 무리한 공기단축의 인재란 질타가 팽팽하다. “금강송은 날씨가 추워지면 갈라지기 일쑤”라는 문화재청은 아교·톱밥 땜질과 재단청이란 희한한 복구처방을 내놓았다. 갈라진 현판을 그저 덧칠해 가리겠다는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사업의 주체가 아닌가. 경복궁·광화문 복원은 일제에 훼손된 조선정궁을 되살려 민족정기를 회복하는 것이란 본질을 잊었단 말인가. 경술국치 100년의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연초 곳곳에서 무성했던 과거사에 대한 옹골찬 직시며 공과를 제대로 따져 보자는 거센 목소리들도 시간의 흐름에 묻혀가는 듯하다. 동족상잔 6·25전쟁 60주년의 해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국권 침탈의 마지막 단계인 강제병합 100년째 되는 해. 그리고 남북분단의 단초인 전쟁 발발 60년째. 국치와 분열의 아픔 치유며 잔재 청산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고 얼마나 이루었는지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크다. 조선총독부를 통해 일본에 반출된 도서 1205책이 국내에 돌아온다. 1965년 한일협정 조약체결 무렵 우리문화재 1432점 반환 이후 45년 만의 반환이란 사실에 들뜬 기색이 역력하다. 알쏭달쏭한 총리담화에 얹힌 약탈문화재의 반환 아닌 ‘인도’ 양식을 놓고도 말이 많다. 조선총독부를 통해 한반도에서 유래한 도서에 한정한다는 원칙이라면 이번 인도로 6만점에서 많게는 30만점까지 있다는 일본 내 우리 약탈문화재의 반환 길이 막히게 될지도 모른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흔히 문화재는 역사의 거울이라고 한다. 민족혼이 담긴 결정체라고 할 때 문화재며 문화유산은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결정인 것이다. 광화문 현판 복원이나 일제 약탈도서의 반환이 그저 형상의 되돌림이나 빼앗긴 문화재의 원위치 찾기에 머무는 것일까. 조선정궁을 허울만 되살리고 빼앗긴 선인들의 책자 몇 권쯤 돌려받는 복원과 반환이라면 역사의 거울 차원에선 한참 먼 것이다. G20 서울정상회의에 앞서 최근 중국을 방문한 영국 총리가 정상회담 때 양복에 단 양귀비꽃 배지를 놓고 마찰이 있었다. 양귀비는 1차대전 당시 희생된 전몰장병의 혼을 달래기 위해 정한 영국 현충일의 상징이다. 영국 입장에서야 추모와 현충의 상징이겠지만 중국은 영국에 패한 아편전쟁을 떠올리는 치욕의 상징일 터. 한편에선 잊지 말자는 기억의 회생이고 다른 쪽에선 아픔의 망각이 강하니 괜한 마찰이 아니다. 잊어선 안 될 것들을 두고 서로 달리하는 집착이라고 할까. 체코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는 ‘권력에 대한 인간의 투쟁은 망각에 대한 기억의 투쟁’이라고 썼다. 망각의 늪과 혼돈에서 벗어나야 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kimus@seoul.co.kr
  • 외규장각 도서 144년만에 돌아온다

    외규장각 도서 144년만에 돌아온다

    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프랑스가 보관 중인 외규장각 도서를 5년마다 대여를 갱신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한국에 돌려주기로 합의했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 297권이 144년 만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두 정상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채택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 간에 남아 있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외규장각 문서를 국내법(프랑스) 절차에 따라 5년마다 갱신 대여 방식으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국 간에 어려운 문제가 풀리게 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실질적인 반환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프랑스는 국내법상 문화재 반출에 ‘영구대여’라는 표현을 쓸 수 없어 5년 단위 갱신 방식으로 한 것”이라면서 “정부로서는 사실상 반환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G20 기자회견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문화유산이 어디에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한국에 있어 외규장각 도서가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굉장히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는 또 사르코지 대통령이 “프랑스는 천안함 사고로 46명의 해군장병이 희생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북한은 국제적인 공약과 책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북한이 핵을 표기하는 데 있어 유럽국가의 협력이 필요한데 프랑스가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G20 서울 정상회의와 관련, “한국의 모범적인 예를 따라 프랑스도 내년도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4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 최빈국과 같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민족의 지혜와 근로의욕을 새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이행될 것 정착까지는 1~2년 소요 예상”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이행될 것 정착까지는 1~2년 소요 예상”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것이며, 정착단계까지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12일 G20 회의 코뮈니케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G20 회의를 계기로 전 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중심에서 서로 결속해야 했던 단계에서 위기의 강도가 다소 줄면서 자율적 공조가 필요한 단계로 접어들었다.”면서 “경상수지에 대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은 글로벌 경제 측면에서 분명히 진행될 것이며 통화정책, 다른 나라에 끼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복잡한 형태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MF가 내년 상반기까지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제출한 이후 정착단계까지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 코뮈니케에 따르면 IMF는 내년 상반기까지 G20에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제출해야 한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예시적 가이드라인에 대해 경상수지를 4%로 하자는 간단한 아이디어도 제기되고 있지만 산유국과 원유수입국, 신흥국과 선진국에 따라 상황이 서로 다르다.”면서 “이런 아이디어들을 각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른 것을 예시적 가이드라인 정착의 난제로 꼽았다.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이 없어 무의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힘은 진실에 있으며 진실은 늘 사람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는 원칙을 믿는다.”면서 “위기 때마다 IMF가 강요할 수는 없었으나 많은 국가가 따라왔고 이번에도 그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IMF 개혁에 대해 스트로스칸 총재는 “G20 정상회의에서 IMF가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고 실제로 진전도 있었다.”면서 “탄력대출제도(FCL)를 개선하고 예방대출제도(PCL)를 신설한 것은 IMF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미국이 6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한 데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경제 불균형에 초점… 성공한 협상”

    “경제 불균형에 초점… 성공한 협상”

    사공일 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12일 “환율에 모아졌던 세계의 관심이 경상수지 등 경제 불균형을 재조정하는 쪽으로 모아진 것만 해도 무조건 성공한 협상”이라고 말했다. 사공 위원장은 코엑스에서 가진 G20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아주 어려운 고비를 많이 넘기고 새벽까지 정상, 재무장관, 셰르파 차원에서 수많은 접촉을 한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G20 회원국 간 환율 해법의 핵심인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하는 타임라인에 합의했다.”며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세계의 관심사는 환율이었고 여기에 초점이 모아졌지만 우리나라는 의장국으로서 전 세계의 경제 불균형을 재조정하기 위해 환율이 아닌 경상수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제안을 해 세계의 눈이 균형으로 이동하는 데 핵심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사공 위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쿼터조정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합의를 봤다.”면서 “바젤Ⅲ와 일반 은행보다 더 강한 규제를 받을 글로벌 대형금융사(SIFI)에 관한 규제도 채택하고 이행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G20 의전차량 ‘에쿠스’ 사전 판매예약 마감

    현대자동차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 의전 차량으로 사용된 ‘에쿠스’에 대한 사전 판매예약을 마감했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는 정상회의에 ‘VL500 프레스티지’(1억 5000만원)와 ‘VL380 프레스티지’(1억 3500만원),‘VS380 럭셔리’(6622만원) 등 60여대의 에쿠스를 지원했다. 지난 주에 각 지점과 대리점을 통한 사전예약에서는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몰려 1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을 회수해 상태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가를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중고차이기 때문에 할인가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서울선언문 주요외신 반응

    G20 정상들이 12일 마라톤 회의 끝에 ‘서울선언문’을 채택하자 외신들은 일제히 이를 긴급 뉴스로 올렸다. 외신들은 환율과 무역 불균형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 및 일정이 큰 틀에서 합의됐으나 구체적 내용이 선언문에 담기지 않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선언문 내용을 긴급 타전했다. AFP는 “G20 정상들이 은행 자본금 및 유동성 기준 등을 담은 금융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G20 회원국 정상들이 자국 재무장관에게 (글로벌 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해)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면서 “다만 (선언문에는) 가이드라인에 들어갈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또 선언문 채택 직전까지 이어진 팽팽한 회의 분위기도 비중 있게 다뤘다. 영국 BBC방송은 “G20 회원국 정상들이 이틀간 어려운 대화를 진행했고 특히 환율과 무역 불균형 문제 등 국제적 난제를 둘러싸고는 특정 국가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전했다. 중국언론들도 G20 회의 결과에 주목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G20 정상회의 폐막 직후 “G20이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환율 유연성을 제고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으나 논평은 생략했다. 한편 20개국 정상들이 진통 끝에 내놓은 서울 선언문의 한계를 지적하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AP통신은 “G20 정상들이 ‘자국 환율의 인위적 평가절하를 하지 않겠다’는 맥빠진 합의를 도출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총론에서는 G20이 통화절하 경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를 담보할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통화절하 경쟁과 관련, 미국은 조속히 중국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대폭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은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이 모양만 바꾼 약(弱)달러 정책이라고 비판하는 등 견해가 극명하게 갈렸다고 보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G20이 남긴 진기록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빈 방한으로 의전과 경호 분야에서도 풍성한 진기록을 남겼다. 정부는 세계 주요 20개국의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세계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회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호스트인 이명박 대통령은 1박2일 동안 10개국 정상들과 양자 회담을 갖는 등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1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의전은 분초 단위로 이뤄질 정도로 철두철미했다. 외교부는 의전장실 산하 의전담당 직원 40여명 가운데 3분의 2를 G20 정상회의 업무에 투입했다. 나머지 인원은 13∼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준비로 돌렸다. 이와 별도로 외교부는 본부 및 재외공관,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의전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차출해 G20 정상회의의 의전업무를 지원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외교부 의전팀은 특히 이 대통령이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독일 등 10개국 안팎의 정상들과 가진 양자회담 의전업무를 거의 전담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 회의와 리셉션, 오·만찬 등 전 과정을 사실상 주관했다. 경호 인력도 역대 최대였다. G20 서울정상회의 기간 동안 투입된 경비 병력은 전·의경 2만명을 포함해 4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G20 회의와 견줘 최대 6.8배나 많다. 대규모 시위로 몸살을 앓았던 직전 회의인 토론토 정상회의에 투입된 경찰(1만 9000명)보다 2.5배 이상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번 회의는 역대 G20 회의 중 정상급 경호 대상이 가장 많고, 행사장이 도심 곳곳에 분산돼 있는 등 경호 여건이 취약해 역대 최대 규모인 5만명의 경찰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연·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글로벌CEO 활발한 비즈니스

    글로벌CEO 활발한 비즈니스

    G20 비즈니스 서밋이 이틀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지난 11일 막을 내렸지만, 회의에 참석했던 글로벌 기업인들은 12일부터 본격적인 비즈니스 활동에 돌입했다. 행사 기간 동안 공식 일정에 쫓겨 시간을 내지 못했던 국내 기업인들은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주선한 CEO들 간 회의는 총 36건. 기업들의 주선 요청만 100건 넘게 들어왔고, 조직위에 요청하지 않은 비공개 모임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모임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12일 오전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과 조찬 회동을 가졌다. 여러 국제행사를 통해 쌓은 개인적인 친분을 더 돈독하게 하는 자리였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개발한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짐 발실리 CEO를 만나 차세대 스마트폰의 국내 출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도 공식 참석자였던 스페인 렙솔의 대외협력 책임임원 아르투로 곤살로, 호주 우드사이드 최고경영자 도널드 보엘트 등 에너지 분야 기업인들을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구 사장은 렙솔과 차세대 윤활기유 공장 설립을, 우드사이드와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공동사업 검토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석을 위해 출국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퀄컴의 폴 제이컵스 회장, 시스코의 윔 엘프링크 부회장, 휼렛패커드(HP) 리처드 브래들리 부사장 등을 잇따라 접촉했다. 퀄컴은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HP와는 반도체 부문 협력 방안을, 현재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서 스마트 시티 사업을 추진 중인 시스코와는 정보기술(IT) 네트워크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은 이탈리아 전력업체 에넬의 풀비오 콘티 회장과 회동해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기술 등을 협력하는 내용의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도 패트릭 크론 프랑스 알스톰 회장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조성식 포스코파워 사장은 풍력발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의 디플레프 엥겔 CEO와 얘기를 나눴다. 이 밖에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러시아의 메첼, 세베르스탈, 프랑스 알스톰, 브라질 발레, 호주 리오틴토 등 철강 및 에너지 관련 기업 대표들을 차례로 만나 다양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비즈니스 서밋이 열린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 측은 회동 약속을 잡으려는 CEO들을 배려해 17층 클럽라운지 미팅룸의 개장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7시로 두 시간 앞당겼다. 상당수 CEO들이 “시간을 아껴 아침을 먹으며 사업 파트너들과 얘기를 하고 싶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조직위도 예상보다 많은 회동이 이뤄지자 공식 미팅룸과 별도로 객실 10개를 따로 예약해 모임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인도의 IT기업 인포시스의 CEO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이 서울시립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등 일부 CEO들도 한국에 더 머물며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서울 G20회의] 국가별 손익계산 따져보니

    ■한국 ‘실속’…‘코리아 이니셔티브’·개도국 지원 등 결실 자국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끌어내리는 글로벌 환율전쟁이 서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환율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도록 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G20 코뮈니케의 효과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큰 손해가 없어 실속도 챙겼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속도가 다소 둔화된 선진국과 빠른 신흥국 사이의 환율 분쟁에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국제사회의 조정자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모든 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공감대를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 등 구체적 합의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조율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탄력대출제도(FCL) 개선과 예방대출제도(PCL)의 신설 등 ‘코리아 이니셔티브’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개발 의제까지 모든 분야에서 결실을 맺은 것도 충분한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독일과 브라질 등 등이 크게 비난한 미국의 제2차 양적완화(QE2) 조치가 환율 갈등을 재현하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불식시켰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각국의 심하게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도록 한 것은 경제외교사적으로 아주 큰 수확”이라면서 “경상수지 목표제나 시장결정적 환율 기조도 우리나라에만 손해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더욱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장결정적 환율 정책 선언으로 우리나라가 외환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줄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가 신흥국으로 흘러오면 우리나라 역시 자산 버블이나 외국인자금의 급격한 이동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목표제로 무역 흑자폭이 줄어들 수도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화에 대비해 환율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만 특별히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즐겨 쓰고 있는데다 투기자금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투기자금 제약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구사할 수도 있다. 이번 코뮈니케에는 과도한 자본 유출입의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정책 체계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어 자본 유출입 규제를 계획하고 있는 정부로서도 규제에 따른 부담을 덜수 있게 됐다.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경상수지 목표제의 가이드라인이 추후에 미국의 주장대로 4% 선에서 결정된다 해도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절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결국 경상수지 목표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이후 신흥시장으로 돈이 흘러가면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자본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미국의 경기가 살아난다면 수출의존적인 우리나라의 이익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 내 의결권 6%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지분(발언권) 규모가 18위에서 16위로 두단계 높아지는 소득도 얻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중국 ‘만족’…보호무역 반대 등 공감대·‘환율압박’ 적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받아든 성적표는 일단 양호하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을 상대로 한 위안화 환율 문제 제기가 적었고, 대신 최근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한 미국에 각국 정상들의 비난이 쏠렸다. 무엇보다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불균형 성장 해소, 국제 금융시스템 개혁, 보호무역주의 반대 등에 각국 정상들이 한목소리로 동의했다는 점에서 중국 다자 간 정상외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후 주석은 여세를 몰아 연설을 통해 “주요 기축통화 발행국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을 겨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12일 채택된 ‘서울선언문’에서 각국에 환율 유연성을 높이도록 촉구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긴 하지만 선언적 의미여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규모 무역흑자국인 중국이 반대해 온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까지 마련키로 한 것도 독일과의 연합저지 성과로 꼽힌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사실상 미국 대 중국 구도가 완성됐고, 미국의 위세가 크게 꺾였다는 점은 중국 입장에선 큰 성과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스치핑(石齊平)은 이번 정상회의에서의 ‘통화전쟁’과 관련해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영국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주축국으로 비유한 뒤 “중국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이들에 대항하기 위해 뭉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후 주석은 ‘성과도출과 발전촉진’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프레임워크 개선 ▲무역개방 선도 ▲금융체제 개혁 ▲성장격차 축소 등 4가지 방안을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가 강력하면서도 지속가능하고, 균형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미국 ‘실망’…글로벌 불균형 해소방안 등 기대 못미쳐 미국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환율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고, 균형잡힌 경상수지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부터 수행하기로 합의한 것은 큰 성과로 자평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장이 중국 등의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소득이 부실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 정부는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재와 같은 국제 무역구조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에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들은 특히 중국 위안화 문제에서 진전을 이룬 것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글로벌 불균형이 바로잡히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문화시키는 데 실패했고, 완강히 버틴 중국의 힘만 또다시 확인됐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 매겨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불균형 해결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지만 후 주석으로부터 어떤 양보도 얻어내지 못한 채 “중국의 환율 절상 과정을 주시하겠다.”고만 발표하는 데 그쳤다. 열흘간의 일정으로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던 오바마 대통령은 시장개방과 통상 이슈를 강력히 제기했지만 곳곳에서 장벽에 부딪혔고, 통상 이슈가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결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임을 확인해야 했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과 관련, 미국이 당초 주장했던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상수지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 수준에서 관리하자는 방안은 중국과 독일, 일본, 브라질 등의 반대로 관철시키지 못한 채 G20 정상들 간의 합의 도출을 위해 오히려 기대 수준을 대폭 낮춰야 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독일 ‘선방’…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칸 회의’로 넘겨 브라질 ‘성과’…‘브릭스’입장 대변 신흥국 발언권 높여 G20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환율문제에 있어서 중국 다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던 국가는 단연 독일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1일 환율분쟁의 해법으로 제안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 “G20 정상회의의 의제가 아니다.”라며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 무역 불균형은 환율만이 아닌 산업기술의 경쟁력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강변했다. 결국 G20의 서울선언에서도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을 분명히 인정하되 구체적인 계획은 프랑스 칸 회의로 넘기는 선에서 정리됐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메르켈 총리로서는 ‘선방’한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채택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위기 속에서도 유로화의 평가절하로 수출에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함께 최대 흑자국이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일 경우, 수출 타격뿐만 아니라 안정된 국내 경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국인 일본은 독일과는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달러 약세에 따른 엔고에 경제가 심하게 흔들리는 판에 미국과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한발 뒤로 물러나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과 신흥국들의 커진 위상을 묵묵히 지켜보는 처지에 머물러야 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서울회의 결산과 관련, “세계 각국이 경기 회복 중에 G20 협조체제를 구축한 것은 새로운 국면을 위한 중요한 역할이 됐다.”고 평가했지만 자국의 속앓이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듯싶다. 브릭스(BRICs)의 한 축인 브라질도 미국과 자국의 특수한 관계를 대내외에 적극 설명, 신흥국의 발언권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조치에 대해 “환율전쟁을 부추길 수 있다.”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퍼부으면서 G20 회의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의 약한 달러 정책은 경제위기를 다른 국가에 전가하는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는 곧바로 브라질의 대미 수출, 달러 유입, 브라질 에알화의 절상 등과 직결되는 만큼 브라질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인 탓이다. 브라질은 특히 미국과 대립각을 세워 국내적으로 좌파 정권의 색깔을 드러내고 대외적으로는 남미 국가들을 대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브라질의 주장은 다른 G20 국가들에는 ‘미국과의 특수성’ 때문에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는 게 박복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등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프랑스와 영국 등은 서울회의에서 그다지 존재가치를 드러내지 못했다. 중국과 독일 등과 굳이 맞붙으면서까지 미국을 동조하기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적당한 거리두기’로 일관했다는 평가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글로벌 경제질서 최고협의체 ‘우뚝’

    글로벌 경제질서 최고협의체 ‘우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세계 7대 강국(G7) 정상들의 모임을 TV를 통해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봐야 했다. 미주(미국·캐나다)와 유럽(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의 강대국에 일본이 끼는 형태의 강대국 클럽인 G7은 과거 소련·중국 등 사회주의 진영에 맞서는 자본주의 국가들의 세력 과시의 상징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가 와해되고 한때 세계의 통치자였던 미국의 파워가 약해지면서 G20이 새롭게 부상했다. 기존 강대국들이 지구촌의 민주화를 위해 스스로 자리를 만들어 한국 등 신흥국을 초청한 것이 아니고, 선진 자본주의가 초래한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단이 됐다. 2008년 9월 미국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세계 경제는 리더십 상실의 시대를 맞게 됐다.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등 어떤 나라도, 어떤 국제기구도 사태를 수습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해 10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기존 G20 재무장관 모임의 회원국이 참여하는 새로운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G7으로 대표되는 강대국 클럽의 와해를 가장 우려했던 프랑스가 회의 소집을 제안한 것은 아이로니컬했다. 2008년 11월 15일 워싱턴에서 G20 정상들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회의에 참석한 G20 정상들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경제력의 85%, 인구 수에서는 전 세계의 3분의2, 전체 교역량의 80%를 차지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체였다. 1차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금융위기의 극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공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국제공조를 위하여 125개 항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45개 과제를 선정했다. 이때 조율된 글로벌 공조와 확대금융 정책은 전 세계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2회 정상회의는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세계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자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자율적이지만 재정지출을 GDP의 2%까지 늘리도록 노력한다는 기본적인 기준까지 제시됐다. 금융시장의 규제개혁을 위해 기존 금융안정포럼(FSF)을 확대 개편한 금융안정위원회(FSB)를 발족시켰다. 전례 없는 글로벌 정책 공조 덕에 같은 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제3차 G20 정상회의가 열릴 즈음에는 세계경제가 제2의 대공황을 피해 뚜렷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 회의에서는 G20 정상회의의 정례화 및 2010년 11월 5차 회의의 한국 개최가 결정됐다. 위기 이후 출구전략의 글로벌 공조 실시와 국제 금융규제 및 금융기구 개혁 등을 가속화하는 것도 합의됐다. 4차 정상회의는 올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렸다. 이전 3차례 회의에 비해서는 성과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정 건전성을 위해 2013년까지 재정 적자를 50% 감축하고 2016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을 줄이는 등 정책목표를 설정한 것 정도가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꼽힌다. 은행자본 유동성 규제, 대형 금융기관 규제 등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마무리하고 개도국 경제개발을 위한 다년간 행동계획도 서울에서 마련하기로 한 것 등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는 앞으로 상당기간 세계 경제질서를 관리하고 규칙을 만드는 협의체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단순한 정책 권고가 아니라 재정 공조, 금융 규제 등 문제에서 구속력을 갖는 결정을 이끌어내는 기구로서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시한 합의… MB “換戰 벗어났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시한 합의… MB “換戰 벗어났다”

    환율갈등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가운데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12일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서울회의에서 각국 및 국제기구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불균형 해소를 위한 예시적인 경상수지 라인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극심한 보호무역주의로 번질 위기에 놓였던 환율 갈등의 확산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경상수지의 조기 경보 체제 역할을 하게 될 예시적 가이드라인은 국제통화기금(IMF)이 마련해 내년 상반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하며 이에 대한 평가는 내년까지 프랑스 주도 아래 수행하기로 했다. 각국 정상들은 또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환율유연성을 제고하며 경쟁적인 평가 절하를 자제하기로 했다. G20 정상들은 코엑스에서 서울 정상회의의 ‘서울 액션 플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회의를 마쳤다. G20은 경상수지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 수단을 추구하면서 조기 경보체제의 역할을 맡게 될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IMF가 마련해 내년 상반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첫 평가는 내년 11월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에서 수행하기로 했다. 예시적 가이드라인에는 경상수지를 포함해 재정, 통화, 금융, 구조개혁, 환율, 기타 정책 등이 모두 포함될 예정이다. 환율 문제의 경우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 합의 내용을 넘어서 ‘환율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부분을 새로 명기해 중국 등 과다 신흥 흑자국의 개선을 간접적으로 요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선언을 발표하면서 환율해법 도출과 관련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평가하게 된다.”면서 “다음 정상회의까지 해결한다는 원칙이 결정된 것은 굉장한 진전이며 이번 합의로 일단 환율전쟁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어 “세계화 시대에 인류는 한배에 탄 공동운명체”라고 전제, “이번 액션 플랜은 정책공조와 개별국가들의 실천 약속이 모두 포함돼 세계 경제의 강하고 지속적인 균형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미래의 경제위기를 사전에 막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추진된 개발의제와 관련해서는 “이번에 채택된 행동계획은 개도국에 대한 활발한 경제원조 및 개발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개도국 스스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 자생력을 키우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금융 규제 개혁의 경우 신흥국의 관점을 보다 많이 반영해 유사은행과 상품선물 시장에 대한 규제와 감독 그리고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시장 신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작업도 포함됐다. 오일만·유영규기자 oilman@seoul.co.kr
  • 새 금융규제 시스템 가동… 미래 경제위기 사전 차단

    새 금융규제 시스템 가동… 미래 경제위기 사전 차단

    12일 발표된 G20 서울 정상선언은 세계경제의 지형도와 역학구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규제 개혁에 합의함에 따라 새로운 규범의 금융 규제시스템이 출범하게 되고 IMF 세계 경제의 권력축이 선진국에서 신흥 경제국으로 이동하는 동력을 얻게 된 것이다. 과도한 자본유출입 방지를 위한 수단을 포함한 거시 건전성 감독 강화도 포함됐다. 국제금융기구 개혁은 지난달 경주 재무장관회의의 극적 합의를 바탕으로 지난 5일 IMF 이사회가 의결한 IMF 쿼터 개혁안을 최종 추인했다. 선진국이 지분 6%포인트를 신흥국에 넘기기로 하면서 중국이 6위에서 3위로 급부상하고 한국이 18위에서 16위로 상승하게 됐다. 이외에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국가 모두가 10위권에 포함됐다. 신흥 경제국들의 세계 무대에서의 발언권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환율 전쟁’의 해법은 ‘포괄적 합의’라는 절충선을 택했다. 다소 어정쩡한 스탠스였지만 미국과 중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의 반목에다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사이에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구체적인 수치와 세부적인 합의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G20 회원국 사이에서 환율갈등이 일정한 틀 속에서 해결되지 못할 경우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무역전쟁으로 이어져 결국 세계경제가 공멸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큰 틀에서 합의하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 11월 프랑스 G20 정상회의까지 경상수지 가이드 라인을 도출한다는 의미는 일단 환율전쟁의 확전은 막으면서 시장 지향적인 환율시스템을 가동시켜 세계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 소식통은 “서울선언이 물리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의 이행 등에 합의한 만큼 이를 노골적으로 위반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제적 압력과 감시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회의에서 ‘대마불사’(大馬不死) 초대형 금융기관을 규제하는 내용의 금융 개혁은 커다란 진전을 이뤘다.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보고를 받는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 서울정상회의에서는 금융 규제의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대형 금융기관과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거센 로비를 뚫고, 이들의 손발을 묶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신흥국과 선진국 간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할 ‘코리아 이니셔티브’는 각국의 환영 속에 채택됐다. 우리나라가 주도했지만 더 발전된 내용의 글로벌 금융안전망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또 다른 축인 ‘개발 의제’도 각국의 호평 속에 서울선언에 포함됐다.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한국의 ‘발전 노하우’가 담겨 있다. 인프라와 인적자원개발, 무역 등 9개 핵심분야에 대한 ‘다년간 행동계획’이 채택됐고, 20여개의 구체적인 세부 행동계획이 발표됐다. 이 밖에 신흥국의 IMF 지분을 늘리는 IMF 지분 개혁과 반부패 척결 등도 서울선언에 담겼다. 오일만·김경두기자 oilman@seoul.co.kr
  • 오바마 릴레이 인사… ‘마당발’ 과시

    G20 서울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2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가진 휴식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정상들은 오전 9시부터 서울선언문이 발표된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8시 20분쯤 의장인 이 대통령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이 본회의장인 코엑스 3층에 속속 도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회의가 시작될 무렵인 9시가 다 돼서 모습을 드러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0분 뒤 마지막으로 회의장에 들어섰다. 정상들은 회의에 앞서 친소관계와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각국의 의견에 따라 삼삼오오 모여 대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지런히 자리를 옮기며 가장 많은 정상과 인사하며 ‘마당발’ 인맥을 과시했다. 그는 옆자리에 앉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5분 동안 진중한 토의를 했다. 메르켈 총리는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같은 편’에 서 있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도 밀도 있는 대화를 했다. 5개의 세션 가운데 첫 번째는 전날 업무만찬의 연장선이었다. 주제는 ‘세계경제 및 프레임워크’. 정상들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의 구조개혁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환율, 경상수지 이슈 등을 논의했다. 휴식 없이 곧바로 이어진 두 번째 세션의 주제는 ‘국제 금융기구 개혁 및 글로벌 금융안전망’. 정상들은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도출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 및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합의를 환영했다. 30분간의 기념촬영을 마치기가 무섭게 정상들은 제3세션 ‘(개발도상국)개발’에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개발 의제가 이번 서울회의에서 처음으로 G20의 어젠다가 된 점을 강조하고 G20이 170여개 비회원국의 최대 관심사인 발전 지원을 논의함으로써 G20의 신뢰성과 정당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아일랜드 재정위기 또 고개… 유로존 휘청

    아일랜드 재정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유로화와 유로존이 휘청거리고 있다. 스스로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시장 불신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치솟고 유로존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지난 11일(현지시간)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높은 8.929%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독일 10년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도 사상 최고인 652bp(basis point·100분의1%)를 기록했다. 한달 전 구제금융이 투입된 아일랜드 은행들의 이날 주가는 9% 남짓 떨어졌고 아일랜드 은행에 자금이 물려 있는 영국의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주가도 함께 떨어졌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며 그리스와 이탈리아, 벨기에의 CDS 프리미엄도 오르는 등 주변 국가 국채 금리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불안감이 확산되자 12일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아일랜드로부터 아무런 재정적 요청이 없었다.”며 “우리는 필요한 수단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이어 EU 5개국이 아일랜드 국채를 안정시키기 위한 공동입장을 발표하자 오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최고 기록치에서 8.787%로 떨어지는 등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띠기도 했다. 아일랜드 정부도 진화작업에 나섰다. 아일랜드 재무부는 “EU가 아일랜드에 8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준비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제금융설에 힘입어 이날 장중 한때 1.3746달러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는 재무부의 공식 부인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아일랜드는 그리스와 달리 내년도 중반까지 만기 채권을 상환할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유동성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렇지만 부실 은행에 대한 지원금 투입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주택경기 침체와 경기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아일랜드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은 모두 457억 유로로 올해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사상 최대인 3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발 금융불안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5% 이상 폭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도 덩달아 요동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62.30포인트(5.16%) 폭락한 2985.43으로 3000선이 깨졌다. 홍콩 항셍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도 아일랜드 구제금융 신청설과 중국 긴축정책 우려가 겹치면서 1.96%, 1.39% 각각 급락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글로벌 CEO 뒷얘기] 보슈 회장 “한복 뷰티풀” 연발

    매 끼니를 한식으로 해결하거나 자사 제품으로 객실을 꾸민 회장님, 늦은 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피트니스를 찾은 ‘운동 팬’, 한복의 미에 흠뻑 취한 회장님…. G20 비즈니스 서밋 참석차 서울을 찾은 120명의 최고경영자(CEO)들 가운데 90%는 행사가 열린 광장동 쉐라톤 호텔에 투숙하며 다양한 뒷이야기를 남겼다. 쉐라톤 워커힐 측에 따르며 빡빡한 행사 일정으로 대부분의 CEO들은 룸서비스 조식 이용이 잦았고, 조찬 미팅을 자주 가졌다. G20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클럽층 라운지의 미팅룸의 경우 평소 오전 9시에 영업을 시작했으나 CEO들의 요청으로 오전 7시부터 문을 열었다. 스위스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페터 브라베크 회장은 자사 제품에 대한 애정을 각별히 드러냈다. 호텔 측에 요청해 객실에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과 커피 캡슐 등을 비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슬람권에서 온 CEO의 경우 사전에 국제우편으로 자신들이 먹을 음식(할랄)을 보내 호텔 측이 보관, 음식을 제공받기도 했다. 한 CEO는 처음 맛본 한식에 빠져 매 끼니를 호텔의 한식당인 ‘온달’을 찾아 해결해 직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CEO들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건강 관리에도 열심. 빠듯한 일정 속에서 호텔 피트니스 클럽을 찾아 구슬땀을 흘리거나 이른 아침 호텔이 자리한 아차산 언덕을 걸으며 가을 단풍을 만끽했다. CEO들 가운데 디틀레우 엥엘 베스타스 사장은 운동을 무척 좋아했다. 지난 9일 늦은 시간에 호텔에 도착, 체크인을 하자마자 피곤함도 모른 채 바로 피트니스 센터로 달려갔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의 마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소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전용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한 그는 다른 CEO에 비해 도착이 늦어 스위트가 아닌 클럽딜럭스급의 작은 객실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전혀 개의치 않고 흔쾌히 입실해 직원들을 감동시켰다. 현관 도어맨과 컨시어지, 클럽 지배인 등 직원들은 한복을 입고 VIP들을 영접했다. 서밋 참가자, 외신 기자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취해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특히 보슈의 프란츠 페렌바흐 회장은 VIP 전담을 맡고 있는 배봉원 지배인의 한복 차림을 보며 “뷰티풀”을 연발했다. 그는 “옷이 너무 아름답다. 이것이 한국의 전통의상이냐.”고 관심을 표명하고 “이렇게 아름다운 의상을 매일 평상복으로 입으면 좋겠다.”며 감탄해 마지않았다고 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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