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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외교수장, 19일 회동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회동한다고 국무부가 16일 밝혔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번 만남은 오래전에 계획된 것이지만 두 장관이 북한이나 시리아 등의 현안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양국 외교 장관은 오찬 회동을 통해 북핵 6자회담 재개를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사이버 안보, 아시아 지역 영토 분쟁, 시리아 사태의 외교적 해법 등 양국 및 국제 현안을 광범위하게 협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사전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일단 6자회담을 조속히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할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촉구한 바 있다. 케리 장관은 왕 부장에게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위한 로드맵을 설명하고 나서 향후 이행 과정에서 중국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청·여·야 3자회담] 金대표 작심한 듯 요구사항 쏟아내자 朴대통령 조목조목 반박

    [청·여·야 3자회담] 金대표 작심한 듯 요구사항 쏟아내자 朴대통령 조목조목 반박

    오후 5시, 90분간 닫혀 있던 국회 사랑재의 문이 열렸다. 예정보다 30분 늦어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김한길 민주당 대표 세 사람이 함께 걸어나오는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가까이 붙어선 두 사람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채 걸음을 옮겼다. 박 대통령은 엷은 미소를 띠고 김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는 그대로 국회를 떠났다. 서로의 간극을 확인한 채 끝난 3자회담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3자회담은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김 대표가 테이블 위에 서류를 가득 놓고 기다리자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부를 사전에 하고 와야지, 여기서 하면 어떡합니까”라고 말했고 황 대표도 “시험장에서 공부하시면 되느냐”고 하는 등 뼈있는 농담을 건넸다. 김 대표의 강경함도 외모에서부터 드러났다. 감색 양복에 넥타이를 맸지만 일주일간 기른 수염을 자르지 않았다. 김 대표는 “(청와대가 제시한)‘드레스코드’에 수염 얘기는 없어서”라며 전날 정장 차림을 요구한 청와대를 겨냥했다. 이날 오전 청와대는 “복장 지침은 청와대 내부적으로 정해 놓은 것으로 민주당 쪽에는 해당되지 않았다”며 “실수”라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짙은 회색 바지 정장을 택했고, 황 대표는 검은색 양복에 연분홍 타이를 맸다. 박 대통령은 경색 정국을 염두에 둔 듯 회담에 앞서 “저도 야당 생활을 오래 했습니다만 야당이나 여당이나 민생을 최우선으로 해야 되는 입장은 같다”고 말을 건넸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17일 환갑을 맞는 자신에게 지난 15일 생일 축하 난을 보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되자마자 김 대표는 조목조목 발언을 쏟아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한 사과 요구도 끈질겼다. 김 대표가 준비자료를 읽어나가며 항목별 요구 사항을 발언하면 박 대통령이 답변하는 형식이었고 황 대표는 발언을 자제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국가정보원 개혁 관련 제안서’에는 ▲국외 대북 파트와 국내 및 방첩 파트의 분리 ▲수사권 이관 ▲예산 등 국정원에 대한 국회 통제강화 ▲기획 조정권의 국가안전보장회의 이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직접 대화를 배려해 발언을 자제했던 황 대표는 국정원 개혁 특위 구성 및 회담 말미 국회 정상화 부분에서 분명하게 입장을 전달했다. 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국회 정보위 안에 별도의 국정원 개혁소위를 구성해 강도 높은 논의를 하자”고 했다. 야당을 향해선 “정부와 여당에도 선물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대정부 질문, 국정감사는 야당에 더 필요하지 않나. 의사일정을 빨리 잡는 것이 좋겠다”고 원내 복귀를 촉구했다. 분위기는 앞서 박 대통령이 강창희 국회의장 등 국회의장단도 함께한 자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베트남 순방 결과를 보고할 때만 좋았다. 강 의장은 “대통령이 본회의장 연설을 위해 방문한 것 외에 다른 장소를 들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이번을 계기로 대통령께서 자주 오셔서 시정연설도 해 주시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모습을 국민은 굉장히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나무젓가락 오래쓰면 암 발병률 5배 높아진다

    나무와 대나무를 사용해 만든 젓가락을 3개월 이상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그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나무젓가락 표면에 음식 성분이 부착한 뒤 강력한 발암성 독소로 변화하기 때문. 중국 위생부 식품위생기준 전문위원회 위원인 탕시량 후난 결핵예방센터 소장이 최근 위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중국 지역 언론 저장재선 등이 보도했다. 그 연구에 따르면 중국 나무젓가락의 경우 3~6개월간 계속 사용하면 나무젓가락에 부착한 식품 성분이 변해 포도상구균이나 대장균 등이 발생하며, 최악의 경우 아플라톡신이라는 1급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고 한다. 아플라톡신은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라는 곰팡이균에서 발생하며 아플라톡신 B1을 비롯한 B2, G1, G2, M1 등의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플라톡신 B1은 천연물 중에서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로 알려졌다. 사람에 관한 급성중독의 예로는 인도와 타이, 필리핀,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일회용이 아닌 대부분의 나무젓가락은 수차례 옻칠을 하고 있어 곰팡이가 쉽게 발생할 수 없지만, 코팅이 벗겨진 젓가락은 사용을 금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쓰던 휴대전화도 더 빨라진다… KT, 광대역 LTE 시대 개막

    쓰던 휴대전화도 더 빨라진다… KT, 광대역 LTE 시대 개막

    우리나라에서도 다운로드 기준 20㎒ 이상 주파수 대역 폭을 활용해 최대 150Mbps 속도를 실현하는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열렸다. 노르웨이, 네덜란드, 호주, 스위스 등에 이어 18번째다. KT는 지난 14일 오후 9시부터 서울 강남구·서초구·종로구·중구 등 4개 지역에서 국내 최초로 광대역 LTE를 상용화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 기존 KT의 LTE 고객은 휴대전화를 바꾸지 않아도 최대 100Mbps의 속도로 무선통신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발표대로 서울·수도권 전 지역은 이달 말쯤부터 서비스된다. 이날 KT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실제 측정한 광대역 LTE 속도는 82Mbps가량이었다. 휴대전화 교체 없이 기존에 쓰던 LTE 전화로 측정한 결과다. 기존 LTE 최고 속도는 75Mbps다. LTE-어드밴스트(A)를 지원하는 갤럭시S4 LTE-A, LG G2, 베가LTE-A, 갤럭시노트3 등 최신 기종을 사용하면 최대 150Mbps까지 속도가 빨라진다. 또 KT는 6개 광역시 주요 지역에서 2개 주파수 대역을 묶어 통신 속도를 높인 LTE-A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난달 마무리된 미래창조과학부의 주파수 경매에서 제시된 조건에 따라 KT는 내년 3월까지 광역시에서 광대역 LTE를 할 수 없다. 이에 광대역 LTE가 가능해질 때까지 서비스 공백을 막기 위해 대신 그와 속도가 비슷한 LTE-A를 서둘러 상용화한 것이다. 주파수 경매 전 KT는 자사가 가진 900㎒ 대역 내에 무선인식전자태그(RFID)와 무선전화기 등 전파 간섭 문제가 있어 LTE-A 도입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최근 RFID 간섭이 상당수 정리되고, 무선전화 문제도 미래부와 협의해 보유 주파수 대역을 1㎒가량 옮기는 방식으로 해결 기미가 보이자 LTE-A를 상용화한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이로써 KT는 전 세계에서 광대역 LTE와 LTE-A를 동시에 제공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KT는 서비스 개시에 맞춰 연말까지 ‘유무선 완전무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신규·기변 고객에게 지니 스트리밍 서비스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또 이 고객들이 1년 뒤 통신사 변경 없이 휴대전화를 교체하며 쓰던 전화기를 반납하면 할부금을 면제해 주는 ‘2배 빠른 기변제도’도 도입한다. 한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연말쯤 서울·수도권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통 3사의 광대역 LTE 전국 서비스 시작 시점은 내년 7월로 같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韓流)에 맞서 중국 ‘한류’(漢流)가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고 있다. 한류(漢流) 첨병은 ‘공자 학원’.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전파하고 친(親)중국 인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중국 정부가 각국의 대학·기관과 합작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언어·문화 보급 기관인 ‘인스티튜트 프랑세즈’(프랑스), ‘괴테 인스티튜트’(독일), ‘브리티시 카운실’(영국)과 비슷하다. 친숙한 ‘공자’(孔子)를 내세워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은 최근 중국 교류 활성화와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자 학원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04년 11월 ‘서울 공자아카데미’가 설립된 이후 공자 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인천대 등 전국 18곳에 들어섰다. 세계적으로는 지난 9년간 112개국 414곳(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 학당을 포함하면 979곳)에 공자 학원이 세워졌다. 하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이에 대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류(韓流)를 계기로 세계에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려는 정부에 공자 학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산 혁명(1949년)과 문화 혁명기(1966~1976년)를 거치면서 한때 공자를 구시대의 인물로 배척했던 중국 정부가 문화 침투의 첨병으로 공자를 내세운 것은 중국을 알리는 브랜드로 공자만 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내세워 중국의 성장이 미국에 맞서는 패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외교에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가구당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응석받이로 길러진 중국 청소년들에게 공자의 윤리와 도덕관을 강조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센터장은 13일 “중국이 당면한 국제적 문제를 미국과 서구 중심이 아닌 중국의 전통적 가치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공자를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도 공자 학원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2011년 12월 태국 방문 당시 공자 학원 방문을 일정에 넣고 전 세계 언론에 이를 홍보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11년 1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시카고의 공자 학원을 시찰한 뒤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중국은 특히 주재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 경비를 지원하는 등 매년 20억 위안(약 36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전 세계의 공자 학원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여년간 자국의 빈곤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1만 5000여곳의 희망학교에 들인 예산이 56억 위안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엄청난 규모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전 세계에 500곳이 넘는 공자 학원을 세워 150만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공자 학원의 개설과 관리는 중국 교육부 산하의 ‘국가한판’(國家漢辦)이 주도한다. 국가한판은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학교에 20만 달러 안팎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현지 학교의 요청에 따라 중국인 교사를 파견하고 중국어 교재도 제공한다. 공자 학원은 일반적으로 해당 주재국 현지인과 중국인이 각각 원장과 부원장을 맡아 공동 관리한다. 현지 수요에 따라 특화된 공자 학원도 있다. 2007년 영국에서는 ‘중의(中醫) 공자학원’을, 2011년 호주에서는 ‘관광 공자학원’이나 ‘비즈니스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국내에서는 공자 학원이 중국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각 대학은 중국 정부가 초청하는 국비 장학생들을 한 해 10명 이상 선발해 중국 유명 대학에 파견한다. 충남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도 학생 40명이 중국 정부의 국비 장학생으로 산둥대 등 우수 대학에 파견됐고, 2008년부터 박사와 석사, 연수 등 다양한 과정에 장학생 218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계명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도 “이번 학기에 선발된 중국 정부 장학생 25명은 베이징어언대, 허베이전력대 등에서 학비와 기숙사비, 정착비,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자 학원은 중국 문화 소개보다 어학 교육에 치우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의 공자 학원이 개설한 가을학기 커리큘럼을 보면 33개의 강좌 가운데 태극권과 중국서예 2개를 빼고는 어학 강좌 일색이다. 서울의 한 공자학원에 등록하려다 포기했다는 김모(36·대학원생)씨는 “학비나 교재, 커리큘럼 등이 국내 사설 중국어학원과 차이가 없고 강의도 그리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강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사실상 중국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정도가 이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공자 학원의 국내 관계자도 “중국 정부에서 파견하는 원어민 강사들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경험 없는 학사 출신들도 많아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면서 “자격 미달 강사들이 한국 대학에 와서 강의보다 박사 학위를 따는 등 잿밥에만 관심이 많을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애경 명지전문대 중국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사설 중국어 교육기관이 난립해 있어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중국센터장은 “국제 사회가 서구 중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운 데 비해 중국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공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특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세계인들이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영역은 중국 문화와 언어라기보다 경제적 잠재력”이라면서 “돈만 있다고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듯 중국이 내세우는 가치가 미국이 내세우는 자유와 인권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자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공자 학원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공자 학원의 확산은 최근의 일이지만,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여년간 치밀한 준비를 한 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성과가 미흡한 공자 학원이라도 중국 정부가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문화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공자 학원의 운영 실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자 학원이 장래 중국 문화 침투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5월 자국 내 공자 학원에 근무하는 중국인 교사들에게 방문 학자용 비자가 아닌 정식 취업비자를 받아오라고 통보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 사업이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서 현황 집계를 하지 않는다”면서 “관리나 감독은 각 대학에 일임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자 학원은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확산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학당은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이를 통합·관리하는 세종학당 재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재단이 공격적으로 세종학당을 설립하면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부처 간 업무 중복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볼썽사나운 영역 다툼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욱 호서대 한국어문화학부 교수는 “중국과 우리의 국력 차이를 감안할 때 한국어가 중국어처럼 해외에서 생활어, 무역어, 제2 외국어로서의 지위를 얻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세종학당 방문을 넣고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보호필름·케이스… 당신의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몇 개?

    [주말 인사이드] 보호필름·케이스… 당신의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몇 개?

    LG G2, 삼성 갤럭시노트3 등 최신 정보기술(IT) 기기가 새로 쏟아져 나올 때 가장 뜨거워지는 시장은 어딜까.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판매점, 광고 시장. 모두 맞는 말이다. 여기에 결코 빼먹어서는 안 될 곳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다. 보호 케이스나 액정보호필름만 두고 ‘겨우 그거?’라고 하면 오산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하나도 안 쓰는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적어도 스마트폰 판매 대수만큼은 팔릴 테니, 결국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형 시장이라는 얘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조(兆) 단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가 2010년 2445억원, 2011년 5000억원, 지난해 1조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소는 소비 이용 형태 분석 등을 통해 이 시장이 올해는 1조 6000억원 이상, 또 2년 내 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품목별로는 보호 케이스가 1조여원, 액정보호필름이 4800여억원, 케이블, 거치대, 배터리, 터치펜 등 기타 액세서리가 1700여억원 정도다. 미국의 경우는 IT 분야 조사 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가 22조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당연히 스마트폰 보급과 연관성이 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보급과 액세서리 시장 확대를 ‘일 대 일’ 대응시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 중소 액세서리 제작업체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보호 목적의 액세서리 판매가 확대된 경향이 있다”면서 “스마트폰을 2대 이상 쓰는 사람은 드물지만 액세서리는 그런 제한이 없고 교체 주기가 짧아 시장 성장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고 분석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단말기를 교체하기 전까지 케이스는 평균 2.4회, 액정보호필름은 평균 2.5회 구매한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평균 교체 기간이 16~18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소비자들은 매년 2번 가까이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을 바꾸는 셈이다. 구입 가격도 만만찮다. 케이스를 교체할 때는 평균 2만 2048원, 액정보호필름 교체 시는 1만 511원 정도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다양화된 것도 시장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2세대(2G) 피처폰 시대에는 케이스와 함께 꾸미기 목적의 이른바 ‘폰줄’(휴대전화 고리)이 액세서리의 전부였다면, 3세대(3G) 스마트폰 및 태블릿PC가 대세가 된 이후에는 보호 목적 외에 각종 부가 기능을 가진 주변기기 형태의 액세서리가 등장했다. 특히 무선 연동이 가능한 ‘블루투스’ 기술과 결합하면서 스마트폰 등의 생산성을 높인 ‘블루투스 키보드’나 ‘터치펜’, 여가 활용성을 높인 ‘블루투스 스피커’, 또 휴대성을 높여 글자판을 바닥에 레이저로 투사하는 ‘프로젝션 키보드’ 등이 줄줄이 나왔다. 최근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애플리케이션(앱)과 결합해 특별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세서리(앱+액세서리)’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LG전자의 모바일용 프린터 ‘포켓포토’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블루투스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바로 출력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과 연동해 집안을 살펴볼 수 있는 ‘홈 모니터링 카메라’, 건강 관리용 ‘맥박 측정기’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여가, 교육, 의료 등 소비자 선호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액세서리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며 “꾸미기, 보호 기능을 넘어 스마트폰과 결합해 활용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는 소비계층의 폭이 넓은 것도 시장 성장의 든든한 배경이다. IT 액세서리 제조업체 제누스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케이스 구매 패턴 및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40·50대의 보호 케이스 사용률은 73%로, 20·30대(67%)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누스 관계자는 “중년 소비자들은 클래식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형태의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젊은층은 패션 아이템처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케이스를 자주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등장한 ‘웨어러블 기기’가 새로운 액세서리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안경 형태의 ‘구글 글라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같은 시계 형태의 기기가 케이스나 보호필름이 아닌 다른 시장을 만들 것이란 분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는 2016년쯤 1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또 다른 액세서리 시장이 형성될 경우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몇 년 새 대기업들까지 줄줄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만드는 대형 제조업체가 전략 제품을 출시하며 아예 케이스를 제품 일부처럼 함께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갤럭시S4를 출시하며 ‘S뷰 커버’를 함께 내놨다. 제품 구조를 십분 활용해 앞면 위쪽에 작은 창을 내서 커버를 열지 않아도 시간 등을 확인하고 전화를 받고 끊을 수 있게 한 제품이다. 이달 초 LG전자는 G2와 함께 G2 전용 커버 ‘퀵윈도우’를, 팬택은 베가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LTE-A)용 ‘스마트 플립’을 각각 내놨다. 아이폰 시리즈를 만드는 애플은 일찌감치 2001년부터 전 세계 애플 제품 전용 소매점인 ‘애플스토어’를 열어 관련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진출에 중소기업들은 당연히 불만이 크다. 이전에는 자신들만의 영역으로 남았던 시장에 ‘공룡 제조사’들이 발을 담그면서 시장 생태계가 무너질 위기라는 입장이다. 한국스마트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액세서리 제조업체는 1000여개로 추정된다. 여기에 외국 업체도 500개 정도 국내에 진출해 총 1500여개 업체가 액세서리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기기와 액세서리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하면 시장 역시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게 중소업체들의 시각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스마트폰 케이스 판매율은 신제품 출시 직후와 3개월쯤 지난 후가 가장 높은데 대기업이 이른바 정품 케이스를 판매한 이후 출시 직후 판매량이 15% 이상 감소했다”며 “이렇게 되면 유통망, 마케팅 부분에서 약한 중소업체들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중소기업이 시장 밖으로 몰려나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기업들은 케이스 자체 생산이 오히려 ‘동반성장’ 실천에 가깝다고 설명하고 있다. 출시 직후에 한해 일부 자체 생산을 하는 것이 협력사 등 중소기업의 설치 투자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수요가 갑자기 늘 때마다 협력사에 설비 확충을 요구하면 이후 수요가 떨어졌을 때 협력사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자체 생산은 주로 시제품이나 초기 물량을 중심으로 소량에 한정되는 수준이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디자인 보안’ 문제가 결부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 케이스 시제품 등을 협력사에 맡기면 생산 단계에서 디자인 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있다”며 “유출된 디자인이 ‘짝퉁’ 형태로 출시되면 제조업체로서는 타격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朴의 파격’… “국회서 3자회담 열자”

    ‘朴의 파격’… “국회서 3자회담 열자”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교착 상태에 빠진 정국을 풀기 위해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5자회담을 고수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제안한 3자회담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민주당이 수용 여부를 일단 유보해 정국 대치 상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적으로 해소될지 여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베트남 방문 결과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단과 여야 대표들을 만나 상의하면서 국익에 반영되도록 하고자 만남을 제의한다”며 “여야 대표와의 3자회담을 통해 국정 전반의 문제와 현재의 문제점 등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화에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장단이 포함된 자리에서 순방 성과를 설명한 뒤 곧바로 3자회담을 갖자는 것이다. 이 수석은 의제와 관련해 “국정 전반에 관해 여야가 하고 싶은 모든 문제와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국민들이 가지고 계신 의구심과 정치권의 의구심을 털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3자회담이 성사되면 야당이 요구하는 국가정보원 개혁 문제와 새 정부가 하반기 최우선 국정과제로 설정한 ‘경제 살리기’, ‘민생안정’ 방안 등도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이 수석은 3자회담 제안 배경과 관련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것은 국사이기 때문에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대통령이 찾아가는 것”이라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회를 존중하고, 정국 교착에 대한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이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회담 날짜와 관련, “일단 (추석 전인) 월요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제안이 발표된 후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책회의를 연 뒤 “정확한 의도와 논의될 의제 등을 추가로 확인한 후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박대통령 다자·세일즈 외교 2라운드 돌입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다자 및 세일즈 외교 ‘2라운드’에 돌입한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2일 브리핑에서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베트남 국빈방문은 대통령의 다자 외교, 세일즈 외교의 시발점”이라면서 “하반기에 예정된 다자·양자 무대에서도 우리가 얻을 것과 그 나라가 바라는 것을 함께 해결하는 윈·윈 외교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다음 달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9~10일 브루나이에서 개최되는 아세안+3(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두 번째 동남아시아 방문 국인 인도네시아를 다시 찾고, 11월에는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를 없애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베트남 순방 때도 우리 기업들의 ‘민원 해결사’를 자처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한·러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 측의 요청으로 현지 공장을 지었으나 제품 발주를 하지 않아 공장 가동이 중단된 현대중공업,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해주 농장 진출 기업 등을 직접 거론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현대중공업 문제와 관련해 “성의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비자 문제에 대해서도 “비자 면제 협정이 체결되면 해결될 것”이라면서 협정 체결 추진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6년째 진척이 없는 하나은행 호찌민지점 개설과 관련, “우리나라에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는 표현이 있다”면서 “하나은행이 목이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재치 있게 민원 해결을 요청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권역별 국립생물자원관에 힘 실어줘야/황의욱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

    [기고] 권역별 국립생물자원관에 힘 실어줘야/황의욱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

    1784년 여름. 이른 새벽녘 스웨덴에서 출항해 북해를 가로지른 한 척의 상선이 영국 해역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초조한 모습으로 갑판 위에 서 있는 영국인 제임스의 시야에 위압적인 기세로 뒤쫓고 있는 군함 한 척이 들어왔다. 군함은 상선 갑판 위에 실린 26개의 컨테이너를 제임스로부터 회수하라는 스웨덴 국왕의 명에 따라 출동했다. 군함이 상선을 추격하려는 순간, 가까스로 상선은 영국령 해역에 선수를 들이밀었다. 영국 상선과 제임스가 스웨덴의 손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이 사건은 세계 생물학사의 거대한 흐름 하나를 바꾸어 놓았다. 컨테이너 안에는 분류학의 아버지인 칼 폰 린네(1707~1778)가 생물종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일 때 사용했던 생물의 ‘기준 표본’들이 들어 있었다. 기준 표본은 생물종을 동정할 때 기준이 되는 표본으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린네의 유족들은 린네가 근무했던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 린네의 표본들을 매입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그 가치를 알아 본 영국인 제임스에게 팔아넘겼다. 뒤늦게 이를 안 스웨덴 국왕이 군함을 급파해 회수하려다 실패한 과학사의 뒷이야기다. 스웨덴의 국보급 학자였던 린네의 기준 표본이 오늘날 영국 런던 소재 국립자연사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는 이유다. 린네가 남긴 유품으로 인해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은 분류학자들에게 세계적 성지가 되었으니 스웨덴이 땅을 치고 후회할 만하다. 린네에 힘입어 성장한 영국 런던 국립자연사박물관에는 한 해에 500만명의 관람객이 찾고, 온라인 방문객도 20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이었던 우리나라는 회원국 가운데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란다. 부끄러운 일이다. 돈은 벌었는데 문화가 없다는 얘기로도 해석된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의 극히 일부 기능을 담당하는 국립생물자원관이 2007년 환경부 소속 국가기관으로 인천에 문을 연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내년에는 경북 상주시에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을 개관하고, 2017년에는 호남권 국립생물자원관도 목포에 지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요즘 들어 안전행정부가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국립 기관 법인화 기조 때문이다. 최근 서천의 국립생태원을 법인으로 설립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 개관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도 당초 계획과 달리 법인으로 설립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자국의 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일은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기업이나 재정 자립을 신경써야 하는 법인에서 할 수 없다.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립생물자원관이 우수한 연구 인력과 재정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기관 설립이 필수적이다. 안행부가 운영비 절감과 공무원 수 조절이라는 기계적 판단 기준만으로 기준 표본과 한반도에 서식하는 생물자원이 갖는 가치를 폄훼하는 일은 제발 없길 바란다. 몇 푼 아끼려다 땅을 치고 후회한 스웨덴 후손들을 상기하자. 권역별 국립생물자원관의 국가 기관 설립은 스웨덴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리가 지켜 내야만 하는 최후의 보루이다. 안행부가 200년 뒤를 내다 본 제임스의 혜안을 배울 때가 바로 지금이다.
  • [글로벌 금융위기 5년] 美, 구조조정 통해 체질개선… ‘싼 달러’ 누렸던 신흥국은 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5년] 美, 구조조정 통해 체질개선… ‘싼 달러’ 누렸던 신흥국은 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5년 동안 세계 경제가 다극화되는 과정에서도 미국에 대한 종속력은 오히려 더 커지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5년간 미국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했는데 미국의 ‘싼 달러’에 취했던 신흥국들은 이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가 시작됐지만 미국 월가의 반발에 막혀 이뤄진 것은 아직 없다. 지난 5년은 신흥국의 시기였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으로 세계 경제는 2009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반등했다. 세계 무대에서 발언권을 얻은 신흥국은 주요 20개국(G20) 회의체를 발족시켰다. 중국 위안화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10대 결제통화에 진입하는 등 위상이 높아졌고 ‘G2’(미국과 중국)라는 용어도 생겼다. 하지만 내면은 다르다. 신흥국은 구조조정에 소홀했다.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인도의 경우 최근 식품보조금 법안까지 통과된 상태다. 인도 루피화는 올 들어 달러당 15%가량 가치가 떨어진 상태다. 중국도 올해 리커창 총리가 취임한 이후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올 초 소득세율 인상,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대 초중반 정도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선방했다는 평가가 대세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멕시코, 동유럽 국가들이 싼 달러 자금이 넘쳐날 때 구조를 개혁해 경제 기초 체력을 다졌다고 최근 호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 우리나라는 2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 보유액에도 불구하고 2008년 10월 16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동안 133.5원 폭등하는 등 환율이 급등락했다. 정부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외환 보유액 확충에 나섰다. 지난 8월 말 기준 외환 보유액은 3310억 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특히 경상수지에서 지금은 5년 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올 7월까지 18개월 연속 흑자로, 올해 누적 경상수지가 365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2008년 한 해 경상수지 흑자(32억 9800만 달러)의 10배 규모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는 “리먼 사태 이후 서별관회의(청와대 경제금융 상황 점검회의) 때마다 경상수지 때문에 애태웠던 기억이 있다. 조금이라도 끌어올려 보려고 대책을 논의했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면서 경제의 활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2분기 성장률이 1.1%로 9분기 만에 전 분기 대비 0%대 성장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돈다. 또 2분기 성장은 재정지출에 따른 영향이 큰 상태라 올 하반기 경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국내총생산 대비 수출입 비중)가 80~90%에서 100% 이상으로 높아져 세계 경제의 움직임에 더 취약해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가교 리더십’ 빛났고 ‘세일즈 외교’ 큰 성과

    ‘가교 리더십’ 빛났고 ‘세일즈 외교’ 큰 성과

    박근혜 대통령이 7박 8일간의 러시아 및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6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을 잇는 ‘가교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쯔엉떤상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진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체결에 합의하고 원전 등 인프라 사업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취임 후 첫 다자무대인 G20 정상회의에서는 정상선언문과 부속서에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등 이른바 ‘근혜노믹스’를 담아내고 러시아와 독일,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등 4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하는 등 인상적인 활동을 펼친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출구전략과 관련,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한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 반영시키는 등 일종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장국인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선도발언’을 맡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포용적 성장’ 등 향후 G20이 지속적으로 다뤄야 할 의제를 제시, 주목을 받았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 정책 공조의 장으로서 G20 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박 대통령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가운데 처음으로 국빈 방문한 베트남에서는 원전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내년까지 FTA를 체결키로 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을 ‘사돈의 나라’로 지칭하며 친근감을 나타냈던 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양국 무역액을 700억 달러까지 높이고, 각종 에너지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 등 세부 경제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권력서열 1∼4위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했고 1800여개의 우리 기업이 진출한 ‘경제수도’ 호찌민시를 찾아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현지에서 겪는 애로 사항을 청취해 시 정부에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베트남전 파병이 빚어낸 양국 간의 ‘아픈 과거사’를 치유하기 위한 행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찌민 전 주석의 묘소에 헌화하고 집무실을 찾음으로써 상징적으로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복·아오자이 패션쇼에 모델로 참여하는 등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얻는 ‘문화 외교’를 통해 경제협력을 극대화하는 ‘박근혜식 세일즈 외교’를 선보이기도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베트남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서의 중요성이 있다”며 “베트남이 아세안의 거점이라는 차원에서 대(對)아세안 외교를 본격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한·일 물밑 잰걸음… 정상회담 군불 때나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된 후 일본이 잰걸음 양상이다. 일본 외무성의 ‘한국통’인 스기야마 신스케 정무 담당 심의관의 비공개 방한에 이어 이와타니 시게오 한·중·일 3국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이 11일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을 접견하는 등 외교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 외교부는 그가 아시아·대양주 국장에서 외무심의관(차관보급)으로 승진한 후 상견례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방한을 비밀에 부친 데다 차관 면담도 공개하지 않았다. 양국 모두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타진뿐 아니라 구체적인 의제까지 조율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스기야마 심의관이 다자외교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양국 정상이 다음달 초 다시 조우하게 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현안 테이블에 올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측 박준용 외교부 동북아국장이 지난 7일 비공개로 일본을 방문한 것과의 연관성도 제기된다. 박 국장은 일본 측과 ‘현안’을 논의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다음 주 중국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및 중국과 무산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문제를 논의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3국 정상회의 의장국은 한국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日외무심의관 방한… 외교1차관과 면담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정무 담당 심의관이 비공개로 방한해 10일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을 만났다. 외교부는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일반론적인 얘기가 오갔다고 설명했지만, 일본이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돼 주목된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조우했지만, 간단한 인사만 나누는 등 냉랭한 첫 만남을 가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상회담의 개최 문제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 “지금 정상회담 얘기가 나올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일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석기 사태 이후, 朴대통령 지지도가…

    이석기 사태 이후, 朴대통령 지지도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난 9일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일 발표한 9월 첫째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취임 28주차 국정수행 지지도가 67.0%를 기록해 리얼미터 주간집계상 취임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리얼미터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데 대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구속 사태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소식으로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4.5%로 지난주 대비 5.3% 포인트 하락했다.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지난주 대비 4.8% 포인트 오른 53.3%, 민주당은 4.2% 포인트 떨어진 21.8%로 나타났다. 이어 통합진보당 1.6%, 정의당 1.2%였고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20.2%로 집계됐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을 가정할 경우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48.1%, 안철수 신당 19.9%, 민주당 13.2%, 정의당 1.7%, 진보당 1.5%였ㄷ. 이번 조사는 지난 2~6일 닷새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유선전화 임의번호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태평양시대의 주축국, 대한민국/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태평양시대의 주축국, 대한민국/김정현 소설가

    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과거사 문제와 우경화에 대한 세계 대다수 나라의 따가운 시선이 무색할 지경이다. 국익을 우선으로 ‘대’(帶)를 형성하는 세계시장의 경쟁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간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태도는 일정 수준 단호했다. 그러나 1943년 진주만공격에 대한 기억이 명료함에도 미국은 일본의 우경화 정책에는 오히려 동조적이었다. 태평양에서 일본을 동맹으로 하지 않고는 중국을 견제하며 패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일 것이다. 일본은 국토 면적 약 37만 8000㎢에 인구는 1억 3000만명가량이다. 한반도는 전체 면적 22만 1000㎢에 남북한을 합한 인구가 약 7500만명으로 비슷한 중급 규모이다. 국민총생산(GNP)이나 과학기술 등 일부 분야에서는 아직 (한·일 간)큰 차이가 있다. 최근 만난 중국의 저명한 정치학자는 과거에 아시아는 중국과 일본이 주축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끄럽고 배알이 뒤틀리는 이야기였지만 부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국이 일본의 배후가 되는 까닭이다. 엊그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부산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으로 연결되는 유라시아철도에 대한 열망을 밝혔다. G20 회원국으로서의 국격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었을 것이다.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통일을 이뤄내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태평양시대의 주축국이 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두 개의 정치체제를 인정하는 가운데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태평양시대 주축국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안보분야에서 강력한 인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는 함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북한이 하나가 됨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일이다. 실제 가용하는 국토면적이 배로 늘어나고 인구는 절반 넘게 늘어난다. 언어와 기본적 문화 바탕이 같으니 소통이 자유롭고, 역할을 나누어 경제를 살려 간다면 일본의 GNP를 따라잡는 것도 요원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당장 세계적 당면과제인 일자리 문제 해결도 수월할 것이다. 자본력도 그렇지만 앞선 경험은 청년뿐 아니라 노년층의 일자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열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해 지구를 절반 이상 누빌 수 있다는 것은 지금껏 해보지 못한 경험으로 새로운 창조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유엔개발계획(UNDP)도 한반도와 러시아, 중국을 잇는 대륙횡단철도와 시베리아 가스관 연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를 거의 끝낸 것으로 안다. 문제는 북한이다. 그런데 이전과는 뭔가 좀 달라진 것 같다. 개성공단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갑자기 변한 태도도 그렇고,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대하는 자세도 그렇다. 최근 우리 사회를 달구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피의사건에도 말은 거칠어도 자신들은 엮이기 싫다는 반응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물론 언제 변할지 모르는 다른 속내를 의심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의심 때문에 머뭇거리기에는 태평양의 파고가 너무 높고 시간이 아쉽다. 왕조국가의 본질은 땅은 왕의 것이요, 사람은 왕의 백성이다. 모든 게 오직 한 사람의 것이지 궁극적으로 개인이 지킬 수 있는 것은 없으니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능한 구조이다. 그러나 대부분 백성이 지킬 수 있는, 지켜야 할 내 것이 분명하게 생기면 이야기는 근본적으로 달라지게 될 것이다. 왕 또한 그런 백성의 열망이 보편적이 되면 스스로 변하지 않을 수 없음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어쭙잖은 짐작은 미뤄두겠다. 그렇지만, 비슷한 중급 규모의 나라로서 과거로부터 너희는 주축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는 더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천년 가난의 질곡을 벗어나고 민주화의 성과도 이룬 나라이다. 국격은 G20에 들었고 문화적 역량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태평양시대이든 아시아시대이든, 당당히 한 파트너로서 러브콜을 받는 나라가 된다면 과거사의 멍에도 벗지 않은 채 또 고개를 치켜드는 이웃의 버르장머리는 고칠 수 있으리라.
  • 시진핑, 오바마에 “6자회담 조속 재개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이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회담 재개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재천명했다. 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관련국들이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의 입장으로 돌아가 조속한 시일 안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평화·안정을 확고히 수호하고 있으며, (갈등을) 적극 화해시키고 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6자회담 재개를 공개 촉구한 것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회담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관련국들에 대한 압박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특히 지난달 말부터 관련국들에게 6자회담 수석대표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반관·반민 성격의 회의 개최를 제안하는 등 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벤 로즈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글린 데이비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의 동북아 방문과 관련한 6자회담 재개 전망 질문에 대해 “그런 예상은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표가 8~13일 한·중·일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북핵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비핵화 약속 우선’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로즈 부보좌관은 “우리는 단순한 회담 재개를 위한 회담 재개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명확한 정책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의 제안에 대해 중국이 최근 보여준 모든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한 뒤 중국과 소통과 협조를 유지해 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美하원 시리아 공습 반대 여론… 오바마 ‘진땀’

    美하원 시리아 공습 반대 여론… 오바마 ‘진땀’

    미국 하원의원 100명 이상이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 여론몰이에 한창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지난 4일 제한적 군사 개입 결의안을 가결시킨 상원이 오는 11일 심의, 14~15일 표결을 진행하면 하원에서는 16일쯤 심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와 의회전문지 더 힐 등 미국 언론들은 7일(현지시간) 시리아 군사개입 결의안에 대한 미국 의회 내 여론을 취합한 결과 오바마 행정부가 의회 승인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사는 각 의원들이 그동안 언론 인터뷰나 공식 성명 발표를 통해 밝힌 입장을 바탕으로 미 의회 내 시리아 군사개입안에 대한 찬반 현황을 조사했다. 더 힐은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의원이 소수에 불과하고 입장을 공개한 하원 의원들 가운데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더 힐의 집계에 따르면 찬성 또는 찬성 성향 의원이 31명에 불과했고, 반대 또는 반대로 기울어진 하원의원은 138명에 달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하원 의원 가운데 25명 정도만이 찬성하고 200명을 넘는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의회의 이념 구성이 이라크전 때와는 달리 자유주의 성향 쪽으로 바뀌어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국제사회에 시리아 군사개입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럽연합, 남미국가연합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리아 평화를 위한 전 세계 금식 및 기도의 날로 선언한 7일 “전쟁이 진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무기를 팔려는 것인지 늘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여론이 분분한 가운데 의회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결전의 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승인을 촉구하는 막바지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9일에는 ABC, CNN 등 미 방송사 6곳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대국민 설득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인 10일에는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을 촉구하는 특별연설을 갖는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인 신문에 따르면 유엔 조사위원회의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여부 조사 결과가 미 상원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14~15일쯤 발표된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남미국가연합,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군사행동 동참 여부도 15일 이후 확실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8일 AP통신에 따르면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된 시리아 반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동북부에 있는 말룰라 지역의 기독교 마을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반군에서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이 다쳤으며 정부군과 친정부 성향의 민병대원도 수십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한·러 시베리아 개발협력 꿈으로 끝나선 안 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북핵 문제 등 다양한 의제가 다뤄진 이 회담에서 특히 관심을 끈 내용은 시베리아 개발 협력 방안이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한국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데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연결해 육로로 극동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길 희망한 것이다. TSR과 TKR 연결은 사실 박 대통령의 꿈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뒤로 이 문제는 한반도 안보와 대한민국 경제의 새 지평을 여는 원대한 구상으로 검토돼 왔다. TSR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 이르쿠츠크를 거쳐 모스크바로 이어진다. 더 멀리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핀란드의 헬싱키까지도 연결돼 있다. 길이가 무려 9288㎞에 이르는 세계 최장 철도노선으로, 이 길이 열리면 물류 수송의 새 지평을 열게 된다. 유럽 각국으로의 해상 운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뿐더러 시베리아 개발에 우리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이 철도와 나란히 가스관을 설치해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안정적이고 싸게 공급받을 수도 있다. 관건은 결국 한반도 정세일 것이다. 남북은 지난 2000년 6월 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2007년 5월 경의선과 동해선을 북측과 각각 연결하는 시범사업을 벌인 바도 있으나 이후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태에 이은 5·24 조치 등으로 인해 그 어떤 실질적 논의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당장 북한과 러시아는 그 사이 북측 나진 경제특구와 러시아 하산을 잇는 철도 현대화 작업을 마쳐 다음 달 공식 개통에 들어간다. TSR과 직접 연결할 철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정상화의 가닥을 잡아가는 개성공단을 넘어 보다 큰 틀의 남북 간 협력을 모색할 때다. 때맞춰 청와대가 남북관계 발전 속도에 맞춰 북·러 간 나진·하산 공동개발 구상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과 러시아 또한 나진항과 TSR의 안정적 물류 확보를 위해 한국의 참여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연말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우리 북방 자원외교의 동력을 확보하고, 남북 간 경제협력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관계당국의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 대사증후군 환자들 칼슘 농도 체크하세요

    대사증후군 환자의 혈중 칼슘과 인 농도가 높으면 돌연사의 원인인 관상동맥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 수치가 40㎎/㎗ 이하이면서 혈압(130/85㎜Hg), 혈당(110㎎/㎗), 혈중 중성지방(150㎎/㎗)이 높고, 복부비만인 경우를 말한다. 윤호중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2009~2011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받은 2056명을 대사증후군 환자(384명)와 정상인(1672명)으로 나눠 체내 칼슘·인 수치와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란 심장으로 연결된 혈관에 칼슘이 쌓여 딱딱하게 굳어지는 현상을 CT(전산화단층촬영)로 수치화한 개념이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협심증·심근경색·부정맥·심부전 등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비교 결과, 대사증후군 환자의 평균 칼슘·인 농도(mg2/㎗2)는 33.2로 정상인의 32.5보다 약간 높았다. 하지만, 평균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는 88.8 대 47.2로 큰 차이를 보였다. 칼슘·인 농도의 차이가 적더라도 혈관 내 석회화 점수가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윤호중 교수는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혈당·혈압·고지혈증 등의 위험요인 관리는 물론 칼슘·인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면서 “특히 자신의 건강상태에 맞춘 운동과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6월호에 발표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회공헌 강화… ‘박근혜식 세일즈 외교’ 시동

    사회공헌 강화… ‘박근혜식 세일즈 외교’ 시동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새로운 2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와 정치안보 및 경제통상, 개발협력, 국제무대 협력 강화 등의 로드맵이 담긴다. ‘박근혜식(式) 세일즈 외교’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단순한 경제적 세일즈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서로 윈·윈하면서 베트남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이 박근혜 스타일의 세일즈 외교”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다양한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도 교환한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응우옌푸쫑 당서기장, 응우옌떤중 총리, 응우옌신훙 국회의장 등 베트남 지도부를 만나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 세일즈와 관련, 원전 수주활동 강화와 석유비축 및 화력발전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 참여 등을 베트남 측에 요청할 예정이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체결도 주요한 현안이다. 박 대통령은 8일 하노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경제협력 만찬간담회에서 “베트남은 ‘포스트 브릭스’로 주목받는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경제권”이라며 한국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 측에서 경제사절단 79명과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기업인 등이, 베트남 측에서는 호앙쭝하이 경제담당 부총리와 지방성 당서기 및 인민위원장 등 2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적극적인 문화외교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하노이 시내 경남하노이 랜드마크타워 컨벤션홀에서 응우옌티조안 국가부주석 등 베트남의 정·관·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 마무리 순서에 직접 한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것. 은박이 박힌 미색 저고리와 연한 개나리색 치마를 입은 박 대통령은 10m 정도 무대에서 ‘깜짝 워킹’을 한 뒤 베트남어로 “씬짜오”(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의 아름다운 아오자이와 한국의 고운 한복이 만나 양국의 문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며 양국의 인연과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베트남 측으로부터 아오자이를 선물받았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의 패션쇼 출연에 대해 “국가 간 상호 이해는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박 대통령의 지론에 따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평소 우리 전통문화와 한복에 대한 애정을 피력해 왔고, 이번 패션쇼 무대에 직접 오른 것도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문화외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후인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 방문으로 연결됐고, 지난 6월 중국 방문 당시에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병마용을 찾아 중국 문화의 애호가로서 중국인들에게 각인되는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하노이·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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