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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年 수백만병씩 팔린다 … 우린 왜 ‘칠레 카소’에 빠졌나

    年 수백만병씩 팔린다 … 우린 왜 ‘칠레 카소’에 빠졌나

    세상에 와인처럼 다채로운 맛을 내는 과실주는 와인뿐입니다. 와인이 ‘신의 물방울’로 불리는 건 ‘포도’라는 단일 과일을 발효시켜 양조했을 뿐인데, 완성된 와인 한 잔에선 포도를 뛰어넘는 상상 초월의 맛의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도 품종에 따라, 포도가 자란 땅의 특성(테루아)에 따라, 숙성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내는 와인을 하나하나 알아 가는 재미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와인 마니아도 많죠. 우리가 각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매칭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와인의 다양성 덕분이고요. 이토록 다양한 맛의 세계를 자랑하는 와인이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선 특정한 와인 스타일이 불티나게 팔린답니다. 바로 ‘칠레산 카베르네 소비뇽’(카소)인데요. 묵직한 보디감, 강렬하고 풍부한 과실향, 약간의 단맛, 섬세한 오크향, 부드러운 타닌 등이 특징인 칠레산 카소는 국내 와인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했던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국민와인’으로 불리는 ‘몬테스 알파’입니다. 칠레 카소인 이 와인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홈술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에만 무려 120만병이나 팔렸습니다. “와인은 몰라도 몬테스 알파는 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죠. 이 와인을 생산하는 현지 와이너리의 수출량도 한국이 1위라고 하네요. 같은 스타일의 ‘1865’ 와인 또한 전 세계 판매량 순위가 한국이 2위입니다. 이 정도면 한국인의 칠레산 카소 사랑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겠죠. 대체 한국인은 왜 수많은 와인 가운데 ‘진하고 강렬한’ 칠레산 카소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크게 세 가지 요인이 꼽힙니다. 먼저 음식 문화의 영향입니다. 한국 음식은 대체로 양념이 진하고 강한 편입니다. 매콤한 고춧가루를 듬뿍 뿌리거나 풍미가 깊은 참기름, 들기름 등을 아낌없이 넣은 메뉴가 많습니다. 이런 음식에 길들어 있다 보니 음식에 지지 않는 강렬한 캐릭터의 와인을 선호하게 됐다는 겁니다. 반면 와인 시장의 규모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일본에선 여리여리하고 가벼운 캐릭터의 피노누아와 소비뇽블랑 와인이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일본 음식에 해산물이 많고, 음식에도 강한 양념보다는 부드럽고 담백한 양념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인 한국·칠레 FTA의 영향도 한몫했습니다. 한국에 와인 문화가 본격적으로 형성된 시기는 1990년대 후반입니다. 이 시기 칠레도 국가적으로 와인 산업을 키우기 위해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고 협회를 조성해 적극적인 해외 프로모션을 시작했죠. 국내에선 소수의 와인 수입사들이 신생 국가 칠레의 가성비 좋은 와인을 들여와 소개하고 있었고요. 그러던 중 2004년 FTA가 체결됐고, 칠레 와인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면서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선 “칠레 와인=가성비 뛰어난 와인”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게 됩니다. 인생의 첫 와인으로 칠레산 카소를 고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가 대폭 늘어났죠. ‘세대적 요인’도 있는데요. 초창기 국내 와인 시장을 이끌었던 소비자는 40대 이상의 남성이었고, 주로 4060 남성들이 진하고 강렬한 캐릭터의 술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어 칠레산 카소가 한국 와인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환경은 변화하고 트렌드도 바뀝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홈술 열풍이 불면서 ‘와인 대중화’ 시대가 활짝 열렸죠. 과거보다 훨씬 더 다양한 와인을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게 된 덕분에 요즘 소비자들은 더이상 칠레산 카소만을 고집하진 않는답니다. 가볍게 집에서 마실 수 있는 화이트와인의 소비량도 지난해 전년 대비 27% 증가했고요. 칠레산 레드와인보다 오크향이 강한 미국 와인, 타닌이 강한 보르도 와인 등을 찾는 와인 마니아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첫사랑’은 잊히지 않는 법이죠. 처음 마셨던 와인, 언제 어디서 누구와 마셔도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와인, 와인에 대한 호기심을 돋우는 와인.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다면 칠레산 카소가 우리의 ‘소울 와인’이 아닐까 합니다. macduck@seoul.co.kr
  •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 검토…국회 압박에 한발 물러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 검토…국회 압박에 한발 물러서

    구글코리아, ‘수수료 인하 계획안’ 국회 전달 구글이 국내에서 인앱결제 수수료(현행 30%)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구글코리아 측은 일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에게 “수수료 인하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사를 설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과방위 관계자는 전했다. 구체적인 인하 일시, 기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구글은 현재 게임 앱에만 적용되던 인앱 결제 의무화를 올해 9월 말부터 음원·웹툰을 포함한 모든 앱으로 확대해 ‘30%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앱결제란 구글·애플 등이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 마켓(구글 플레이스터, 애플 앱스토어)을 통해 출시한 앱 내에서 유료 서비스·콘텐츠를 구매할 경우 구글·애플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만을 이용해 결제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구글의 경우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떼 가기로 하면서 앱 개발사가 가져갈 몫이 기존보다 줄어들게 된다. 서울대 유병준 교수는 지난달 인터넷기업협회 토론회에서 인앱결제 수수료로 인한 매출 감소 규모를 2조 1127억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30%의 수수료가 새로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9조 2726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음원 서비스의 경우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크리에이터가 가져가는 구조인데 수수료가 올라갈 경우 창작자 몫까지 줄어드는 상황도 불가피하다. 구글의 발표 이후 국내 IT업계와 소비자 단체에서 거센 반발이 나왔고 국회에도 여야를 막론하고 앱 마켓 사업자의 결제 방식 강제화를 금지하는 취지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들 법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본격화하자, 구글이 ‘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해석된다.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이들 개정안을 심사했다. 구글은 법 개정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촉 가능성, 통상 분쟁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도 인앱결제를 놓고 앱 제작사들이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엔 인기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하면서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미국 노스다코타주에서 개발자가 애플이나 구글에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추진됐지만 주 의회에서 부결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거센 ‘트럼프 뒤집기’에도 이 정책들은 살아남았다

    거센 ‘트럼프 뒤집기’에도 이 정책들은 살아남았다

    대중 초강경 기조·우주군·아브라함 협정·USMCA 계승트럼프 정책이라도 실용적 수용, 사회통합 등 염두한듯지난달 20일 취임 직후부터 50여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던 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정책 일부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연이어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먼저 나온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못지 않은 강력한 대중 압박 기조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트럼프가 중국에 더 강경하게 접근한 것은 맞다”고 했고,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는 같은달 26일 인준청문회에서 중국에 대해 트럼프식 ‘관세 폭탄’을 동원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을 이용한 그물망식 대중 압박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시대의 ‘미중 간 일대일 대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실용적인 관계를 맺을 거라는 일각의 기대와 달리, 트럼프의 대중 강경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019년 12월 트럼프의 역점 과제로 창설된 우주군 역시 계승된다. 지난달 2일 브리핑에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주군 관련 질문에 “흥미로운 질문이다. 우주군 담당자를 찾아보겠다. 누군지 잘 모르겠다. 찾아보고 알릴 사항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며 자못 비아냥대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우주군도 대중 견제를 위해 주요한 수단으로 취급되는 상황에서 공화당은 물론 국방부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트럼프의 중동 외교 성과인 ‘아브라함 협정’ 역시 유지된다. 지난해 9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이 역사적으로 국교를 수립키로 한 합의다. 이후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하에 수단, 모로코 등과도 관계를 정상화키로 했다. 이외 2019년 말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해 합의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그대로 순항하게 된다. 물론 바이든 행정부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세계보건기구(WHO) 복귀, 이민법 개혁 등 대부분 트럼프 시대를 지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든이 트럼프의 일부 정책 성과를 계승키로 한 데에는 무작정 오바마 지우기에 나섰던 트럼프와 달리 실용적 측면이 있다고 미 언론들은 봤다. 그간 미국 내에서 고조된 반중 정서를 반영한 정책,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던 외교·무역 정책들을 계승·발전 시키는 것이 국익은 물론 안정적인 국정 추동력 확보 및 사회 통합 등을 위해서도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제안한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열린세상] 미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참여를 제안한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코로나발 세계경제 침체의 와중에 들려온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 소식은 낭보임이 틀림없다.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인 동아시아에서 지역가치사슬(RVC) 주역 간의 메가 FTA 체결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족하다. 그렇다고 RCEP에 장밋빛 전망만 넘쳐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RCEP가 중국의 역내 자장을 확대시키는 기폭제가 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RCEP RVC의 최대 특성은 한국과 일본이 연결된 ‘중국의 주도성’이다. RCEP RVC상의 부가가치 기준 무역에서 한국과 일본의 수출용 중간재의 수출(전방참여)이나 수입(후방참여) 상대국 중 1위가 모두 중국이다. 중국의 전방참여국과 후방참여국 1위는 모두 한국이다. 그러나 RCEP RVC의 또 다른 중요한 특성은 ‘글로벌가치사슬(GVC)과의 연계성’이다. RCEP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역내 수출 비중은 8.4%인데,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5.2%),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3.8%)은 더 낮아 세계경제를 동강 낼 기세의 메가 FTA도 실은 자기완결성을 결한 불안정한 통합체일 뿐임을 일깨워 준다. 지난 20년간 RCEP의 역내 수출은 대중 수출 증대에 힘입어 연평균 8.0% 늘어 같은 기간 역외수출 증가율(대미 5.1%, 대EU 6.6%)을 능가하나, 정작 중국은 전자(12.3%) 못지않게 후자(대미 11.6%, 대EU 13.2%)가 높거나 웃돈다. RVC상에서는 중국의 전방참여국 2위가 미국이고, 중국과 한국의 전방참여국 3위가 미 시장을 겨냥한 멕시코이며, 미국의 전방참여국 3위는 중국이다. 한중일 삼국의 후방참여국 2위는 공히 미국이며 미국의 후방참여국 1위는 중국이다. 중국이 한국과 일본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조립한 뒤 미국에 수출하는 전형적인 교역 패턴이 RCEP RVC와 GVC의 연계성에 녹아 있다. 이는 사실 RCEP의 원산지 규정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RCEP의 품목별원산지규정 중 부가가치 기준 충족 시 요구되는 역내부가가치비율이 40%에 불과한 것이 그 증례다. 예컨대 한국에서 생산한 완제품의 부가가치 중 60%가 미국산 중간재 수입으로 발생해도 ‘메이드 인 RCEP’ 제품으로 인정돼 역내 수출 시 관세 혜택을 얻게 되는 것이다. RCEP RVC의 특성 중 ‘중국 주도성’은 RCEP RVC 효율화를 가로막는 높은 장애물이나 ‘GVC와의 연계성’은 이를 넘어서게끔 도와주는 유용한 장대가 될 수 있다. 그렇다. RCEP의 나아갈 방향은 역외 시장과의 연계 강화를 추구하는 ‘열린 지역주의’ 표방이다. RCEP 협정문 최종 규정에서 발효 18개월 뒤에는 가입 희망국 어디에든 문호를 개방한다고 밝힌 만큼 이를 외교적 수사가 아닌 실현 가능한 목표임을 표방해야 한다. 이는 미약한 자기완결성을 지닌 모든 메가 FTA에 요청되는 방향성이기도 하다. 메가 FTA는 다자무역주의 복원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돼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는 미국의 최대 우선순위가 국내 보건·경제·정치 위기 극복이므로 이후 어느 정도 여건이 성숙될 때 RCEP 참여를 제안한다. 영국이 RCEP 참여를 바라고 중국도 CPTPP 참여를 공표한 마당에 미국도 RCEP 참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GVC상에서 미국의 3위 전방참여국이자 1위 후방참여국인 중국을 GVC에서 떼어 놓으려는 디커플링 전략은 자칫 미국이 부재한 RCEP RVC에서 중국 주도성을 더 강화시킬 유인이 된다. 이것이 과연 미국 국익에 부합하는 것일까. 차라리 미국은 RCEP 규범에 기반해 중국을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유도하고자 한중일 FTA,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과의 양자 FTA, EU·중국투자협정(CAI)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봄직하다. 미국이 RCEP RVC 중 민감도가 덜한 부문에서부터 RCEP RVC 효율화에 관여한다면 이는 중국 주도성 완화에 기여하는 동시에 중국의 CPTPP 가입 역량 구축에도 일조할 것이다. 단 중국이 CPTPP 참여 시 기존 규범 준수를 바란다면 미국도 RCEP 참여 시 그리해야 한다. 미국의 RCEP 참여가 인도의 RCEP 참여보다도, 중국의 CPTPP 참여보다도 실현 가능성이 더 높을지 모른다. 한국의 CPTPP 참여와 미국의 RCEP 참여를 위해 양국은 공조해야 한다.
  • [문소영 칼럼] 결정장애 정치에 대한 관료의 도전

    [문소영 칼럼] 결정장애 정치에 대한 관료의 도전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가 홍남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호통을 쳤다. 코로나19 방역에 협력한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장하자는 정책에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홍 부총리가 미적댄 탓이다. 1997년 외환위기라는 홍역을 치른 한국에서 ‘국가의 곳간지기’를 자임하는 기재부의 처지도 이해는 된다. 홍 부총리가 지난 1월 22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충심도 묻어난다.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를 지켜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 국가신용등급 평가기관들의 시각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고 100여개 국가가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겪었다”고 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재벌의 무분별한 외화차입 경영과 중복투자, 정부의 무능한 대응으로 터졌다. 교체된 정부는 ‘150조원의 공적자금’을 조성해 재벌과 시중은행들을 살렸다. 아직 51.5조원이 회수되지 못했다. 무고한 국민은 정리해고에도 항의 한마디도 못 하고 눈물로 직장을 떠났다. 이렇게 정리해고의 지옥이 열렸으니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직장인의 출구가 김밥집과 치킨집, 옷가게 등이다. 주요국 중에 가장 높은 노동인구 26~27% 비중, 570만명의 자영업자의 세계가 양산된 배경이다. 저축률 30% 이상으로 가장 부유했던 경제주체인 국민은 그 이후부터 가난해졌다. 반면 기업과 정부는 부자가 됐으니, 국민의 부가 기업과 정부로 이전된 구조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자유무역협정(FTA)이 도입된 탓이다. 급격한 경제질서의 변화에 대한 불안이 없지는 않았겠으나 “나라를 위한 것이거니, 언젠가 내 주머니도 두둑해지겠지” 하며 믿었던 국민에 대한 정치권과 관료의 배신이 진행됐다. 한국이 지난해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1%로 역성장이 주요국 중 가장 작은 나라가 된 것은 누구의 덕분인가. 미국이 -3.4%, 일본이 -5.1%, 독일이 -5.4%, 프랑스가 -9.0%이다. 코로나19를 빠르게 진단·추적한 정부도 효과적이었으나 그 방역이 가능하도록 한 사람들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탓에 영업권 제한으로 매달 수백만, 수천만원의 손해도 감수한 자영업자다. 그런데도 정부가 곳간 열쇠를 꼭 쥐고 자영업자 파산을 지켜만 본다면 그건 또 다른 정부의 배신이다. 더불어 자영업자의 파산을 밟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3%대의 경제성장을 과연 달성할 수 있겠나 싶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이 기다린다”고 일갈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올 초 1조 9000억 달러(약 2000조원)의 부양책을 국회에 제출했다. 미국 정부는 국민에게 지난해부터 헬리콥터로 현금을 빠르게 살포하는 듯하다. 미국 정치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는 구제하고 집 잃은 국민을 구제하지 않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미국의 국가부채 비율은 2019년 108.4%에서 지난해 128%로 19.6% 포인트 늘었다. 영업을 포기한 자영업자에게 매일 60만원을 주는 일본도 225.3%에서 241.6%로 16.3% 포인트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국가부채 비율은 2019년에 82.5%에서 2020년 95.7%(13.2% 포인트 증가)가 됐다. 한국은 2019년 40.9%, 2020년 43.9%로 겨우 3%포인트 증가했다. OECD 평균 증가분인 13.2% 포인트의 4분의1 수준이다. 국가가 부채로 져야 할 4분의3을 자영업자에게 떠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책 결정의 책임 주체는 정치인과 정당이다. 기재부는 집행기구로 정책 결정 과정의 오류가 면책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이미 있다. 외환위기 발발의 책임을 경제관료에게 물었으나 무산됐다. 그 책임을 김영삼 정부가 졌고, 수평적 정권교체가 됐다. 그러니 책임도 못 지는 홍 부총리와 기재부 관료들은 ‘재정건전성’이란 명분으로 자영업자들에게 각자도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청와대와 여당도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마치 기재부 반대로 못하는 듯 발뺌하는 삼류 정치를 해선 안 된다. 당청이 ‘재정이 감당할 범위’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누가 할 것인가. 선출된 권력이 할 정치의 영역을 책임질 의무가 없는 관료 몫으로 돌려선 안 된다. K방역의 성공을 공고히 하고 싶다면 당청이 정치적 운명을 걸고 재정 투입의 범위와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라는 한마디로 인기가 쑥 오른 정 총리를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 자명하다. 당청이 제 일은 하지 않고, 기업 팔을 비트는 이익공유제를 아직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 symun@seoul.co.kr
  • 한국·캄보디아 FTA 타결

    한국·캄보디아 FTA 타결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비대면 화상 방식으로 열린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선언식에서 빤 소라삭 캄보디아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캄보디아 FTA 최종 타결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이 최종 타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을 선언하고,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캄보디아 FTA 타결로 우리는 전체 품목 중 95.6%, 캄보디아는 93.8%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철폐한다. 캄보디아는 그동안 전체 품목의 93.0%, 수입액의 52.4%만 관세를 철폐했으나, 이번 협상 타결로 전체 품목의 0.8%포인트, 전체 수입액의 19.8%포인트(1억 결 달러 규모)를 추가 개방하게 됐다. 우리나라는 캄보디아로 수출하는 화물자동차(관세율 15%)·승용차(35%)·건설중장비(15%)뿐만 아니라 딸기(7%)·김(15%) 등 농수임산물 관세도 철폐돼 캄보디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섬유 품목은 캄보디아가 편직물(7%) 등에 대한 관세를, 우리는 의류(5%)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의류 품목에 대한 원산지 요건도 완화, 수출국에서 ‘재단·봉제’ 모두를 수행해야만 원산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요건을 삭제했다. 두 나라는 정보통신·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기술·경험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경제교류 및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우리 기업이 캄보디아 산업발전정책·공공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투자할 수 있게 했다. 캄보디아는 20~22년에 600개 공공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캄보디아는 지난 10년간 연 7%대 이상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英, 오늘 CPTPP 가입 신청… 대서양서 태평양으로 가는 안보·통상

    영국이 1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한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단행 뒤 1년 만에 새로운 다자간 무역·통상기구 가입 시도다. 같은 날 데일리메일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안보 협의체인 쿼드에 영국이 참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EU를 중심축으로 삼던 영국이 안보·통상의 주무대를 대서양 위주에서 태평양 위주로 전환하는 모습인데, 영국 구상이 제대로 작동할지를 놓고는 회의적인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글로벌 자유무역의 선구자가 되고, 전 세계 우방 및 파트너들과 최선의 관계로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열의에 따라 (창설국을 제외하고) CPTPP에 신규 가입하는 첫 번째 국가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CPTPP 회원국은 11개국으로 영연방 소속인 호주·뉴질랜드·캐나다·브루나이·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6개국과 일본·칠레·멕시코·페루·베트남 등 5개국이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약 10조 6000억 달러)를 차지한다. 한국과 중국이 가입을 검토 중이지만, CPTPP 활성화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는 미국의 가입 여부가 꼽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미국은 CPTPP 전신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주도한 나라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은 TPP에서 탈퇴했다. 결국 CPTPP는 2018년 12월 30일 미국 없이 출범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미국의 CPTPP 재가입 가능성이 높게 전망됐다. 영국 역시 CPTPP 가입을 통해 미국과 우회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의도하고 있다. 지난 23일 존슨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의 핵심 의제가 ‘미영 FTA 체결’이 될 정도로, EU에서 탈퇴한 영국에 여러 나라와의 FTA 체결은 시급한 과제다. 리즈 트러스 영국 통상장관은 “영국의 위스키, 식음료, 서비스 산업이 CPTPP 회원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이다. CPTPP는 또 EU와 다르게 영국의 법률, 국경, 통화에 대한 통제권 양도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CPTPP 가입 성사 뒤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는 CPTPP 가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CPTPP 가입을 서두르기보다 당분간 국내 문제에 집중할 것이란 회의론을 제시했다. 이 신문은 “영일 FTA가 장기적으로 영국 경제를 0.7% 성장시키는 데 그칠 것이란 연구가 나올 정도로 (지도상) 거리는 여전히 무역 활성화에 중요한 변수”라면서 “가까운 EU에서 벗어나 CPTPP 가입을 활로로 삼으려는 영국 정책은 역설적”이라고 혹평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인사] 특허청, 한국국토정보공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코트라

    ■ 특허청 ◇ 일반직고위공무원 전보 △ 기획조정관 문삼섭 △ 정보고객지원국장 박종주 △ 상표디자인심사국장 목성호 △ 특허심사기획국장 김지수 △ 융복합기술심사국장 서을수 △ 기계금속기술심사국장 손용욱 △ 특허심판원 심판장 주영식 ■ 한국국토정보공사 ◇ 본사 및 부설기관 △ 공간정보실장 김정민 △ 지적사업실장 곽호선 △ 경영지원실장 곽희도 △ 경영성과처장 조만수 △ 사회가치실현처장 김희범 △ 홍보처장 이종락 △ 표준품질처장 박춘수 △ 글로벌사업처장 이태범 △ 고객지원처장 최충환 △ 인사처장 이강성 △ 노사안전처장 김재윤 △ 기획조정실 혁신전략부장 신서범 △ 공간정보실 공공데이터부장 이종원 △ 공간정보실 드론융합부장 송민철 △ 정보자원실 정보사업부장 겸 정보보안부장 이중재 △ 지적사업실 지적신사업부장 이용관 △ 지적사업실 지적사업지원부장 김진성 △ 경영지원실 자산관리부장 고재학 △ 감사실 감사부장 정승용 △ 감사실 청렴윤리부장 김병완 △ 국토정보교육원 교육기획실장 최광제 △ 국토정보교육원 교수실장 박종철 △ 국토정보교육원 교육지원실장 이노원 △ 공간정보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최영락 △ 공간정보연구원 정책연구실장 김진 △ 공간정보연구원 융복합연구실장 김창기 ◇ 지역본부 △ 인천지역본부 지적사업처장 구창회 △ 인천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장 김경수 △ 경기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강종태 △ 강원지역본부 지적사업처장 김창호 △ 강원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장 백현철 △ 강원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정경훈 △ 충북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이익기 △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장 서상선 △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성문규 △ 전북지역본부 지적사업처장 김원준 △ 전북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장 김상래 △ 전북지역본부 운영지원처장 김선활 △ 전북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백석현 △ 광주전남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최광욱 △ 대구경북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장 최광수 △ 대구경북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김만복 △ 경남지역본부 지적사업처장 이재득 △ 경남지역본부 지적재조사추진단장 이상무 △ 제주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장 김재영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국장급 △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파견 양청삼 ■ 코트라 ◇ 해외지역본부장 △중국지역본부장 겸 베이징무역관장 홍창표 ◇ 해외무역관장 △이스탄불무역관장 이동원 △카이로무역관장 이석호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장 유승호 △런던무역관장 전우형 △다카무역관장 김동현 △상파울루무역관장 배상범 △산티아고무역관장 정덕래 △빈무역관장 유병우 △멜버른무역관장 최규철 △카라치무역관장 김성재 △비엔티안무역관장 김필성 △톈진무역관장 이준호 △파리무역관장 이제혁 △우한무역관장 박은균 △아크라무역관장 김영상 △과테말라무역관장 민희정 △바그다드무역관장 유석천 △아비장무역관장 정현철 △노보시비르스크무역관장 한창윤 △나고야무역관장 남우석 △알제무역관장 한석우 △수라바야무역관장 김준성 △벵갈루루무역관장 김동규 ◇ 국내 보임 △대전충남KOTRA지원단장 김명희 △울산KOTRA지원단장 김종원 △경기KOTRA지원단장 신우용 △대구경북KOTRA지원단 구미분소장 조상재 △경기북부KOTRA지원단장 박은희 △글로벌마케팅 담당 연구위원 전병제 △FTA전략 담당 연구위원 이종건 △전시컨벤션실장 김윤태 △KOTRA아카데미원장 박한진 △정보화혁신실장 이희상 △고객가치실장 김현철 △디지털·그린·프로젝트실장 김성수 △사회적가치실장 한연희 △통상협력실장 양은영 △유망기업팀장 이양일 △기간제조팀장 김용성 △투자전략팀장 이장희 △디지털융복합팀장 김형일 △디지털무역팀장 변용섭 △정보화기획팀장 신재현 △그린·프로젝트·공공조달팀장 김두식 △홍보실장 박창은 △신북방·동북아팀장 김종복 △공공조달PM 이승수 △정보보안운영팀장 이관규 △해외진출상담센터장 이정상 △통상지원팀장 고일훈 △신산업유치팀장 박종표 △그린뉴딜PM 강명재 △소비재팀장 양진영 △투자홍보팀장 채경호 △소재부품팀장 김정훈 △중국PM 김윤희 △빅데이터팀장 원준영 △ICT대외협력PM 정석수 △대외경제정보PM 이효연 △디지털전환PM 엄익현 △예산팀장 어재선 △안전관리PM 유성준 △남북경협PM 지윤정 △무역분석팀장 최현수 △개인정보보호PM 김신아 △양자경제협력PM 고희채 △브랜드마케팅PM 윤하청 △바이어정보PM 남환우 △국회협력PM 권오승 △일자리사업 담당 연구위원 최정석 △글로벌일자리실장 박근형 △고객서비스팀장 김현아
  • “한국, ILO 핵심협약 비준노력 위반 없다”

    한국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에 명시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노력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전문가 패널의 심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줄곧 논쟁이 되던 ‘노동 후진국’ 낙인은 면한 셈이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한·EU FTA 전문가 패널은 지난 20일 한국의 한·EU FTA 위반 여부에 대한 심리 결과 보고서에서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고려할 때 한국은 협정문을 위반한 바 없다”고 판단했다.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을 게을리해 앞으로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면 EU가 또 달리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면서 “핵심협약 비준안이 2월 국회에서 통과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EU FTA 13장(무역과 지속가능발전)은 양측이 노동기본권 원칙을 존중·증진·실현하고 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으며, 패널은 이를 ‘의무’ 사항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 가입 범위와 노조 임원의 자격 측면에서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개선을 권고했다. 자영업자(특수고용직종사자)·해고자·실직자 등 모든 노동자가 기업 또는 초기업 단위노조에 가입할 권리를 보장하고 노조가 임원을 자유롭게 선출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에 박 차관은 “패널의 권고는 노동조합법 개정 전인 지난해 11월까지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어, 12월 9일 개정된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패널의 권고 사항 중 노동조합법 관련 두 가지는 법 개정으로 이행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는 7월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면 기업별 노조, 공무원·교원 노조 등 조직 형태와 관계없이 해고자 등의 노조 가입이 가능하다. 노조 임원 자격은 자체 규약으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은행 이자 수익도 제한?… 상생과 규제 사이 ‘이익공유제’

    은행 이자 수익도 제한?… 상생과 규제 사이 ‘이익공유제’

    “코로나19로 많은 이득을 얻은 계층과 업종이 이익을 기여해 한쪽을 돕는 다양한 방식을 우리 사회도 논의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쏘아 올린 ‘이익공유제’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민주당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익공유제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인센티브를 이르면 이달 내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제계는 이익공유를 강제하는 건 준조세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야당도 이익공유제의 현실성을 거론하며 반대하고 있어 민주당이 야당의 반대를 뚫고 또다시 단독으로 관련 입법을 추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2004년 포스코 ‘성과공유제’가 첫 모델 이 대표가 밝힌 이익공유제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2004년 포스코가 1959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시행한 것을 본떠 국내 기업 중 처음 도입했던 ‘성과공유제’가 시작이다. 2011년 당시 정운찬 초대 동반성장위원장이 추진한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이 이익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면 초과 이익의 일정 부분을 협력업체에 나눠 주자는 것이었지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고 결국 도입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이기도 한 ‘협력이익 공유제’는 초과이익 공유제와 흡사한 개념으로 대·중소기업 간 공동 노력으로 달성한 판매 성과 등을 공유하는 방식이지만 20대 국회에서 야당의 반대로 관련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조정식, 정태호 의원 등이 관련 법을 다시 발의했고 국회 통과를 재추진 중이다.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는 앞서의 제도들과 세부 내용에서 차이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목적이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전통적 이익공유 모델 ▲플랫폼·파트너 협력 모델 ▲사회적 기금조성 모델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익공유제를 뒷받침할 법안도 다음달 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소병훈 의원이 발의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금융회사와 정부가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해 소상공인 등의 신용보증과 대출을 돕는 내용이다. 법안 개정과 함께 금융권은 현재 3550억원 정도인 서민금융 재원을 5000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민주당과 협의 중이다. 또 박광온 의원과 홍익표 의원이 각각 발의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은 코로나19로 양극화 및 불균형 완화를 위해 대통령 소속 사회적가치위원회를 설립하도록 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익공유제는 큰 틀에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도록 ‘기금’ 형태로 진행된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사회책임채권 발행이나 사회연대기금(상생협력기금) 조성, 이익공유 프로그램 등이 거론된다. 특히 기업을 강제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기금의 재원을 정부가 공적자금 등으로 일부 출연하고 나머지를 기업이 자발적으로 충당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재원을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일회성이 아니라 제도화하는 방향도 논의 중이다. 당 관계자는 24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준비 중인데, 기존에 발의된 법안(조정식 의원 등 발의안) 처리와 함께 제도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기금으로 가닥이 잡힌 데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 때부터다. 문 대통령은 “그런(코로나19 상황에서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출연해서 기금을 만들어 코로나 때문에 고통받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고용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금 조성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문 대통령이 기금 사례로 직접 언급한 ‘농어촌상생기금’이 대표적이다. 이 기금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익을 본 기업들이 농가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2017년 도입됐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출연금을 모아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모두 1조원을 조성하는 게 목표이지만 지난해 기준 1151억원으로 목표액의 30%에도 못 미쳤다. 매년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자 여야는 국정감사 때마다 기업인들을 소환해 질타했다. 자발적으로 기금을 마련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기업을 압박하는 형식이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미르재단’처럼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세제 혜택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 15일 민주당 회의에서 공유된 중소벤처기업부의 ‘협력이익 공유제 개념 및 국내 사례’ 문건에서 이익 공유금액(출연금)의 법인세 공제 비율을 20%로 확대하거나 기업 간 직접 협력이익 공유 때에도 세제 감면을 추가하자는 예시가 들어가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액공제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건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사실상 기업에 세금을 강제로 걷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與 이자 제한 특별법 언급에…“사실상 강제” 하지만 이익공유제가 논란이 될수록 민주당의 이야기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 대표가 다른 대선 경쟁자들을 의식해 던진 화두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대표가 구체적인 방안 없이 제안했고 이후 당에서 대표 지시대로 방안을 만들면서 온갖 아이디어가 나오는 탓에 혼선이 생기고 있어서다. 당초 언급된 플랫폼 기업을 넘어 금융권까지 참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다 은행권 이자 수익 제한까지 언급되면서 결국 기업 팔 비틀기 식으로 진행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금융위원회가 코스피 상장사가 2030년부터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관련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기로 한 데 대해 시기를 단축해야 한다며 상임위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익공유제에 기업 참여를 강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지난 19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이익을 보는 가장 큰 업종이라고 하면 금융업”이라고 밝히며 “금리를 낮추거나 은행 이자 (납부를) 중단시키거나 개인 신용등급을 하락시켜 이자 부담을 더 높이거나 가압류·근저당 등의 방식에 대해선 올해 멈추는 사회운동이 필요하고 한시적으로 특별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누구를 대상으로 감면하겠다는 내용도 없이 포퓰리즘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가 “이자까지 정치권이 관여하는 것은 몹시 신중해야 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등 당 지도부 내 엇박자 상황도 드러났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플랫폼 기업과의 이익공유제를 위한 화상간담회 자리에서 기업 달래기에도 나섰다.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를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기업들이 더 잘돼서 고용 창출로 이뤄지고 세금이나 일자리 공유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의욕적으로 규제를 풀어 가겠다”고 밝혔다. ●기업들 “팔 비틀기… 자율성 보장해 달라” 이익공유제에 대한 경제계의 반발은 거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발생한 이익인지,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 역량 등의 영향으로 발생한 이익인지 구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익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익을 나누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익 산정의 불명확, 주주의 형평성 침해, 경영진의 사법적 처벌 가능성, 외국 기업과의 형평성, 성장 유인 약화 등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이익공유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자동차·기계·섬유 등 15개 업종별 단체로 구성된 한국산업연합포럼(KIAF)도 “상생 방안 모색과 이익공유제 도입에서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고 건의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금 조성 방식에 대해 “외국계 자본이 들어간 기업도 많은 데다 다중대표 소송제 도입 등으로 소액주주의 권리가 강화된 상황에서 이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게 아니라면 재산권 침해로 소송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위권 재계 관계자도 “내년과 내후년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단기간 이익이 났다고 해서 이익을 거둬 가겠다는 것은 사실상 기업 팔 비틀기식 준조세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바이드노믹스’에 한국 수출 탄력… 환경·노동 기준 강화는 걸림돌

    ‘바이드노믹스’에 한국 수출 탄력… 환경·노동 기준 강화는 걸림돌

    다자주의 복원에 美 경제 성장세 확대韓 수출 증가로 0.4%P 추가 성장 기대‘탄소 조정세’ 도입에 관세 장벽 커질 듯임금 등 현지 공장 운영비도 상승 부담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는 양날의 칼로 평가된다. 대규모 경기 부양과 동맹 강화, 보호무역 완화, 다자주의 복원은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환경·노동 기준 강화, 미중 통상 갈등 지속 등은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중심 보호무역주의와 양자 협상 전략에서 벗어나 우방국과 결속을 강화하고 다자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도 펼친다. 국제 무역 질서에서 불확실성이 걷히고 경기 부양으로 미국 소비가 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바이드노믹스가 추진되면 미국 경제 성장세 확대와 세계 교역 질서 회복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0.6~2.2% 포인트, 경제 성장률은 0.1~0.4% 포인트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경·노동 기준 강화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환경·노동 규제가 국내 기업들에 비용 상승 유발 요인이 될뿐더러 또 다른 형태의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탄소 조정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로, 중국 기업들이 당장 큰 피해를 보겠지만 세계 9위의 탄소배출국인 우리나라도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업종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탄소 관세를 물게 되면 제품 가격이 오르는 데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추가 설비 투자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자 보호법 강화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현지 공장 운영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바이든은 후보 시절부터 석유자원 의존에 부정적이었다”며 “에너지·자원·교통 등과 관련한 환경 문제를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훈 코트라 경제협력총괄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친환경·노동·소비자 보호 조항부터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에 이은 바이든 정부의 대중(對中) 견제 기조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중은 우리 수출의 40%를 넘는 양대 수출 산맥이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 문제가 지속되면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든 정부에서 미중 갈등이 상시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문 연구위원은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고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존 전략을 수정해 대중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통상 관계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 여력을 확대하는 측면에서 트럼프가 2017년 탈퇴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중국보다 먼저 가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래리 킹을 빛낸 다섯 장면들과 인터뷰觀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래리 킹을 빛낸 다섯 장면들과 인터뷰觀

    53년의 방송 경력에 인터뷰한 사람이 5만명을 넘는다. 인터뷰 사진을 보면 항상 그는 팔꿈치로 책상을 짚은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인 채였다. 호기심과 인터뷰이에 대한 애정, 관심이 얼마나 깊은지 반증하는 대목이다. 달라이 라마와 제럴드 포드 이후 미국의 모든 현역 대통령들, 미하일 고르바초프,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 빌 게이츠, 엘리자베스 테일러, 레이디 가가 등 많은 유명인을 만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자신을 여러 차례 인터뷰한 그를 특별히 애도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시더스 시나이 병원에서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유명 방송인 래리 킹의 인터뷰 스타일은 출연자의 긴장을 풀어줬고 청중과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AP 통신은 평가했다. 미국 전역에 송출되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로 오랜 시간 활약했던 그는 1985년부터 2010년까지 CNN에서 방영된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하며 명성을 얻었다. 킹은 25년 동안 이 쇼에서 정치 지도자, 연예인, 운동선수, 영화배우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까지 다양한 인물을 만났다. 총 6000여편을 촬영한 뒤 2010년 은퇴했다. AP는 “반세기에 걸친 방송계의 거인”이라며 그의 유명인 인터뷰와 정치적 논쟁, 화제성 토론은 큰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그의 방송 커리어에서 다섯 가지 빛나는 순간을 돌아봤다. 먼저 1993년 앨 고어 부통령과 텍사스주 재벌 로스 페롯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주제로 토론을 벌여 1억 6300만명이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일이다. 두 번째로는 아라파트와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 후세인 요르단 국왕 등 평화와 전쟁 사이를 오가던 이들을 동시에 인터뷰한 일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 현장에 출동한 응급요원들과 생존자들, 35명의 각국 지도자들과 대사들을 인터뷰한 일이다. 네 번째로는 고인이 감옥에서 진행했던 인터뷰들로 여러 상을 수상한 순간이었다. 유죄 판결을 받은 어머니와 아들 살해범 산테오 케네스 카임스, 텍사스주에서 처음으로 사형 집행된 여성인 카를라 파예 터커, 추락한 세계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 등이다. 마지막으로 도통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유명한 이들과의 인터뷰다.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고인과 1988년 마지막으로 인터뷰했다. 킹은 나중에 시나트라와 역시 좀처럼 인터뷰에 응하지 않던 명배우 말론 브랜도를 인터뷰한 일을 경력 중 가장 빛나는 순간 가운데 하나였다고 돌아봤다.고인은 방송계의 퓰리처상에 해당하는 피바디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는 등 영광을 많이 누렸지만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인터뷰이가 모든 것을 거리낌없이 얘기하게 방치한다든가, 인터뷰이와 맞짱을 뜨지 않는 접근, 결론을 맺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 등이었다. 2015년 BBC의 에반 데이비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런 지적들에 반박했다. 그는 “내가 뒤로 물러날수록,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데 집중하고, 게스트를 걱정할수록 여러분은 카메라가 사라진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CNN에서 자신의 뒤를 이어 프로그램을 맡은 영국 기자 겸 방송인 피어스 모건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모건이 “자신의 얘기를 너무 늘어놓거나 해서 (미국 시청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팔아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모건은 3년 뒤 CNN에서 잘리자 반격했다. 자신의 프로그램은 “총기 통제와 목숨을 살리는 일만을 다뤘다. 당신의 쇼는 유명세를 이용해 연기만 옆으로 날리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고인이 공동 설립한 오라 미디어는 이날 그의 죽음을 알렸지만 사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달 초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주일 이상 입원하기도 했고, 당뇨 등 여러 질환을 앓았다. 몇 차례의 심근경색으로 1987년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폐암에 걸려 수술을 받은 뒤 치유됐다. 2019년에도 협심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1933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로렌스 하비 자이거란 이름으로 태어난 고인은 유대인 집안의 엄격한 전통을 지켰지만 나중에 불가지론자가 됐다. 아버지 에드워드가 44세로 세상을 뜨자 고교를 졸업한 뒤 여러 해 어머니를 돕기도 했다. 방송 일이 너무도 하고 싶어 20대 초반 플로리다주로 이주해 라디오 방송에 취직했다. 처음 방송이 시작되기 몇분 전 자신의 성(姓)을 “덜 윤리적인” 이름으로 바꾸고 싶다고 방송국 사장에게 말한 뒤 마침 킹스 홀세일 리쿼 광고가 눈에 띄어 ‘킹’으로 바꿨다고 했다. 킹은 일곱 여성과 여덟 차례 결혼해 다섯 자녀를 뒀다. 손주가 여덟, 증손주가 넷이 있다. 지난해에는 두 자녀를 먼저 흙에 묻었다. 7월 말에는 52세의 딸 카이아가 폐암으로, 다음달에는 65세였던 아들 앤디가 심근경색으로 먼저 세상을 등졌다. 그는 당시 소셜미디어에 “자녀들을 잃어 고장 난 느낌을 갖는다. 어떤 부모도 아이를 먼저 흙에 묻어선 안된다”고 적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中제품 385조원 관세 유지… 트럼프식 ‘이익우선주의’ 못 지웠다

    中제품 385조원 관세 유지… 트럼프식 ‘이익우선주의’ 못 지웠다

    트럼프는 오바마의 자유무역협정 지워민주당, 국익 우선엔 힘보태… 하원 동의 보호무역 ‘USMCA’도 매력적 통상카드‘관세맨’ 트럼프보다 통상 압박 더할 수도20일(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동원해 ‘트럼프 지우기’에 나섰듯 딱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 지우기’에 몰두했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들인 2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노렸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었다. TPP는 미국 없이 포괄적·점진적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변형됐다. 1992년부터 오랫동안 작동해 온 NAFTA 처리법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으로 대체됐다. 민주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 타결한 NAFTA를 트럼프의 USMCA로 대체할 때 민주당 주도 하원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2019년 12월 19일 미 하원은 찬성 386표 대 반대 41표로 비준했다. 대통령의 독자적인 ‘행정명령’이 아니라 ‘의회비준’을 얻어 USMCA가 출범한 것이다. 대만에 미국 무기를 판매하는 대만보증법(19년 5월), 홍콩인권법(19년 11월), 미국 회계기준에서 벗어난 중국 기업의 증시 퇴출(20년 12월)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민주당 동의를 얻었다. 이처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미국우선주의만 외치는 트럼프 방식에 질색하면서도, 미국 민주당은 미국‘이익’우선주의엔 힘을 보태 왔다. 트럼프를 ‘관세맨’(tariff man)이라고 부르며 대선 공약집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자멸적인 관세정책”이라고 혹평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뒤 전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3500억 달러 규모 관세를 당장 철회하지 않겠다고 한 것도 미국이익우선주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이 된다. 나아가 대중 강경기조에 대한 새 행정부의 의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재닛 옐런 재무장관), “트럼프의 (중국 압박) 원칙에 찬성”(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같은 발언이 나온 전날 청문회에서도 확인됐다. 다시 USMCA 얘기로 돌아가 보자면, 트럼프가 설계한 이 협정은 사실 ‘바이(Buy) 아메리칸’, ‘미국 중산층 복원’이 과제인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매력적인 장치를 품고 있다. NAFTA와 마찬가지로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무관세를 원칙으로 삼으면서도 USMCA는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철강·알루미늄의 70%를 북미 제품으로 하고, 자동차 부품 생산 인력의 임금이 시간당 16달러 이상일 때 무관세 혜택을 받도록 하는 보호무역 성격의 조항을 뒀다. 저임금인 멕시코로 공장이 이전돼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는 NAFTA의 오프쇼어링(해외 아웃소싱) 부작용을 차단한 것이다. 역시나 최종 규제수단은 관세이지만 임금, 원산지 규정을 충족했는지 여부에 따라 관세율을 결정하는 USMCA 작동법은 ‘외교통’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익숙한 방식이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SMCA가 바이든 행정부의 무역정책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일 바이든의 미국이 CPTPP에 다시 가입하더라도 USMCA 수준의 새로운 통상판을 짠 뒤 합류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관측했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 환경, 민주주의 같은 ‘미국의 모범적 리더십’까지 협상 카드로 활용한다면 오직 ‘관세맨’이기만 했던 트럼프보다 한층 강력한 통상 압박 무기를 지니는 셈이 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WTO·유엔과 관계 정상화… 다자주의로 중국 압박할 듯

    WTO·유엔과 관계 정상화… 다자주의로 중국 압박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통상정책은 ‘공정무역’을 기치로 삼아 통상동맹을 복원하고, 다자주의로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트럼프와 달리 中 ‘불공정’ 겨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을 ‘적’으로만 상정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주요 경쟁국이자 미국의 2번째 무역 파트너라는 이면을 감안해 국제 규범이라는 그물망으로 환율조작, 불법정부보조금, 지식재산권 절도 등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수정토록 압박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국제무역기구(WTO), 유엔과 빠르게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한 미중 간 기술경쟁은 국가안보와도 연관이 높아, 미 우방국끼리 산업 공급망을 구축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도 추진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5G를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함께 개발하겠다고도 했다. ●CPTPP 가입해 리더십 회복 전망 이와 동시에 메가 FTA(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는 식으로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밸류 체인’을 강화해 자국의 이익을 챙기고, 무역협정에서 노동 및 환경 기준을 촘촘하게 만들어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맹국 협력엔 관세 철폐 필요해 난관” 다만 크레이그 알렌 미중경제위원회 대표는 지난 11일 US인사이드트레이드에 “바이든호가 중국 대응을 위해 동맹국의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중국이 경제규모를 이용해 미국과 동맹국의 이해관계 격차를 활용해 왔고, 무엇보다 동맹의 힘을 규합하려면 트럼프 전 행정부가 중국을 중심으로 각국에 부과했던 ‘관세 조치 철회’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세 철회가 현실화되면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는 친바이든 성향의 노조가 반발할 수 있다. 중국도 바이든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7년간 힘겨루기를 벌였던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투자 협정이 최종 타결됐다. 반면 바이든은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디지털세, 보잉·에어버스 무역분쟁 등을 해결해야 한다. 또 중국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법’을 명시화하면서 자원을 무기화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생 나선 투톱… 바이든과 호흡은 과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생 나선 투톱… 바이든과 호흡은 과제

    ‘오경화’(5년 내내 강경화)란 말이 회자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사령탑에 정의용(75·외시 5회)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또 외교·통일정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차관급)에 ‘미국통’ 김형진(60·외시 17회) 서울시 국제관계대사를 임명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하는 동시에 멈춰 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황희 의원·54)·중소벤처기업부(권칠승 의원·56) 장관과 함께 발표된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띈 인선은 정 후보자의 발탁이다. 정 후보자는 외교부 통상국장, 주미공사,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등을 거친 정통 외무 관료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3년간 국가안보실장으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특히 2018년 3월 ‘한반도의 봄’ 당시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을 매개해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9월에도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 후보자의 지명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북미 대화가)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교류를 강화하겠다”(18일 신년 기자회견)던 문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정 후보자가 두 차례나 특사로 평양을 방문, 북한 최고위층과 소통했던 점을 감안하면 ‘인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는 안보실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미 간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자가 취임하면 지난해 7월 임명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후반기 한반도 문제를 담당할 외교안보팀이 완성된다. 특히 정 후보자와 서 실장은 2018년 3월 각각 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으로 함께 평양과 워싱턴을 다녀오는 등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외교 투톱’으로 시너지가 기대된다. 역대 최고령 외교장관이 될 예정인 정 후보자가 청와대에서 손발을 맞췄던 최종건 1차관과 외교부에서 재회하면서 향후 북핵 외교에서 외교부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에 비판적인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데다 북한도 미국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일종의 ‘전략적 인내’를 표방한 터라 정 후보자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편, 유일한 원년 멤버였던 강경화 장관의 교체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년 6개월여를 재직한 강 장관이 심신이 지쳤다면서 지난해부터 사의를 표명해왔지만 만류해오다 바이든 신정부 출범에 맞춰 최종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진 신임 차장은 1983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북미국 과장,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 국장을 지낸 손꼽히는 ‘미국통’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비서관과 외교부 기조실장, 차관보를 지낸 뒤 주유럽연합(EU) 대사로 재직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신임 차장은) 한미 현안 및 북핵 문제에 정통하고, 미국에 대한 외교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바이든 부통령 시기 북미국장과 청와대 외교비서관, 차관보를 지내 바이든 인맥과의 연결 채널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맞춤형’ 인사란 얘기다. 한때 외교부 장관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현종 현 2차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된다. 김 차장은 2년 가까이 재직(2019년 3월~)한 데다 새롭게 짜인 외교안보라인의 ‘케미’까지 감안한 교체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재직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 한미 미사일지침 재협상 타결 등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강 장관이나 최종건 차관(당시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등과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동안 외교안보특보를 정의용·임종석 등 실장급(장관급)이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모양새’를 배려한 측면도 있다. 김 차장은 페이스북에 “미국 뉴욕 촌놈이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바이든 취임날 돌아온 ‘한반도의 봄’ 설계자… 외교수장 정의용

    바이든 취임날 돌아온 ‘한반도의 봄’ 설계자… 외교수장 정의용

    ‘오경화’(5년 내내 강경화)란 말이 회자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사령탑에 정의용(75·외시 5회)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또 외교·통일정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차관급)에 ‘미국통’ 김형진(60·외시 17회) 서울시 국제관계대사를 임명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하는 동시에 멈춰 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황희 의원·54)·중소벤처기업부(권칠승 의원·56) 장관과 함께 발표된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띈 인선은 정 후보자의 발탁이다. 정 후보자는 외교부 통상국장, 주미공사,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등을 거친 정통 외무 관료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3년간 국가안보실장으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특히 2018년 3월 ‘한반도의 봄’ 당시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을 매개해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9월에도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 후보자의 지명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북미 대화가)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교류를 강화하겠다”(18일 신년 기자회견)던 문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정 후보자가 두 차례나 특사로 평양을 방문, 북한 최고위층과 소통했던 점을 감안하면 ‘인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는 안보실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미 간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자가 취임하면 지난해 7월 임명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후반기 한반도 문제를 담당할 외교안보팀이 완성된다. 특히 정 후보자와 서 실장은 2018년 3월 각각 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으로 함께 평양과 워싱턴을 다녀오는 등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외교 투톱’으로 시너지가 기대된다. 역대 최고령 외교장관이 될 예정인 정 후보자가 청와대에서 손발을 맞췄던 최종건 1차관과 외교부에서 재회하면서 향후 북핵 외교에서 외교부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에 비판적인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데다 북한도 미국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일종의 ‘전략적 인내’를 표방한 터라 정 후보자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편, 유일한 원년 멤버였던 강경화 장관의 교체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년 6개월여를 재직한 강 장관이 심신이 지쳤다면서 지난해부터 사의를 표명해왔지만 만류해오다 바이든 신정부 출범에 맞춰 최종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진 신임 차장은 1983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북미국 과장,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 국장을 지낸 손꼽히는 ‘미국통’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비서관과 외교부 기조실장, 차관보를 지낸 뒤 주유럽연합(EU) 대사로 재직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신임 차장은) 한미 현안 및 북핵 문제에 정통하고, 미국에 대한 외교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바이든 부통령 시기 북미국장과 청와대 외교비서관, 차관보를 지내 바이든 인맥과의 연결 채널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맞춤형’ 인사란 얘기다. 한때 외교부 장관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현종 현 2차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된다. 김 차장은 2년 가까이 재직(2019년 3월~)한 데다 새롭게 짜인 외교안보라인의 ‘케미’까지 감안한 교체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재직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 한미 미사일지침 재협상 타결 등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강 장관이나 최종건 차관(당시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등과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동안 외교안보특보를 정의용·임종석 등 실장급(장관급)이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모양새’를 배려한 측면도 있다. 김 차장은 페이스북에 “미국 뉴욕 촌놈이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현종 “뉴욕 촌놈이 盧·文 모시며 조국 헌신… 운 좋은 사람”

    김현종 “뉴욕 촌놈이 盧·文 모시며 조국 헌신… 운 좋은 사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교체한다고 발표한 20일 김현종 2차장은 “미국 뉴욕 촌놈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두 대통령님,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누렸습니다”며 이임 소회를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통상과 안보의 중책을 맡아 국민들의 땀과 눈물에 보답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이익 균형과 국익 극대화 원칙에 따라 협상과 업무에 응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이날까지 2차장 직을 수행하고 21일부터는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후임 2차장은 김형진 서울시 국제관계대사가 내정됐다. 김 차장은 주우루과이·주노르웨이 대사를 지낸 아버지 김병연 전 대사를 따라 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 학·석사를 취득하고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 미국 로펌에서 근무했다. 김 차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주도했고 주유엔 대사를 지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안보실 2차장을 역임했다. 김 차장은 “지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할 것을 확신하며 대한민국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KDI “한국 CPTPP 가입 서둘러야”

    미국이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새로운 행정부를 꾸리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둘러 세계무역 환경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CPTPP는 일본과 캐나다 등 11개국이 가입한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19일 발간한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 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비중 감소와 아세안 국가 등의 비중 증가로 동아시아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새로운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한국은 이런 GVC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PTPP 가입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는 “한국의 CPTPP 가입은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촉진해 대중 수출의존도 완화에 도움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CPTPP의 높은 시장개방 수준 등을 활용할 경우 수출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CPTPP로 인한 시장 개방에 대한 염려가 있지만 한국이 이미 체결한 다른 FTA와 유사한 수준이어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CPTPP는 2015년 10월 미국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모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탈퇴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중국도 CPTPP 가입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이 CPTPP 가입에서 배제돼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를 감안할 때, 최소한 중국보다는 먼저 가입해야 할 것”이라며 “양질의 외국인 적접투자(FDI)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자발적 이익공유 좋은 일” “지자체 재난지원금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이익공유제, 이재명 경기지사의 보편적 재난지원금 주장에 모두 합격점을 매겼다. 차기 대권 주자들이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내놓은 아이디어에 쏠림 없이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가 처음 꺼낸 이익공유제에 “코로나 때문에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고용취약계층들이 있는 반면 코로나 승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기업들이 기금을 만들어 고통받는 소상공인 또는 취약계층들을 도울 수 있다면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것을 제도화해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 1조원의 농어민 지원 기금을 모았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상생기금 사례를 들며 “그런 자발적인 운동에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비판이 나온 이익공유제에 문 대통령이 손을 들어 주면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으로 체면을 구긴 이 대표도 한숨 돌리게 됐다. 이 지사가 자신의 대표 브랜드로 키운 전 국민 보편지원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재난지원금은 보편, 선별로 나눌 수 없고 당시의 경제 상황에 맞춰 가장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문제”라고 했다. 또 “정부가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 (지급)하는 4차 지원금을 말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기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당장 4차 지원금을 편성하라는 이 지사의 주장은 일축했으나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거의 진정이 돼 본격적인 소비진작, 고생했던 국민들에게 사기진작 차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는 보편 지원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단독 보편 지원이 정부에 부담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부의 지원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며 “그런 경우 보완적인 재난지원은 지자체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 본다”고 힘을 실었다. 이 지사는 “문 대통령께서 그 자리에 계신 게 얼마나 다행인가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반색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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