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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난 지성, 무리한 해외파 차출 줄일까

    우리는 지난달 ‘산소탱크’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떠나보냈다. 태극마크를 뗀 박지성은 그러나 맨유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대표팀에서 더 뛸 수도 있지만 경기력 유지를 위해 소속팀에 전념하겠다.”는 쿨한(?) 패러다임을 한국 축구에 처음 도입한 것이다. 박지성은 그동안 장거리 비행과 잦은 경기출전으로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팬들은 ‘캡틴 박’의 결정을 아쉬워하면서도 존중했다. 박지성 은퇴기사 댓글 중 가장 큰 지지를 얻은 말은 이랬다. “지성이형, 정말 중요한 경기 때 가끔씩만 뛰어주시면 안 돼요?” 월드컵이나 한·일전 같은 경기 때라도 그라운드를 밟아달라는 말이다. 팬들 말처럼 무게감 있는 경기에만 가끔씩 출전하면 안 될까. 적어도 한국에서는 어려운 얘기다. ‘국가대표’는 한국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으로 꼽힌다. 우리 선수들은 나라가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는 게 당연한 풍토에서 공을 차 왔다. 그게 사명감이고 애국심이다. “이번 A매치엔 부르지 마세요. 시즌일정이 촘촘해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건방진(?) 선수는 없다. 더욱이 30살 이상 나이가 많은 감독에게 그런 의사를 표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태극전사들은 지난달 아시안컵에서 6경기를 치렀다. 연장 혈투를 두번이나 했고, 경기 일정도 빡빡해 선수들은 체력이 완전 소진됐다. 특히 한창 시즌 중인 유럽 해외파의 고충은 더했다. 이청용(볼턴)·차두리·기성용(이상 셀틱) 등은 휴식도 없이 소속팀에서 1~2경기를 소화했다. 그런데 10일 A매치데이에 맞춰 ‘또’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소속팀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공식 A매치라 규정상 문제는 없다. 그러나 몸값을 지불하는 구단 입장에선 아시안컵이다 A매치다 해서 이래저래 자리를 비우는 게 유쾌할 리는 없다. 클럽 소속감이 강한 유럽이라 더욱 그렇다. 게다가 소집된 해외파의 컨디션은 ‘꽝’이었다. 차두리는 심한 감기몸살로, 이청용은 무릎 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에 참여하지도 못했다. 박찬하 KBS N해설위원은 “조광래 감독의 배려가 필요하다. 베스트 멤버로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검증된 선수를 무리하게 호출할 필요는 없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차원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클럽들과 윈·윈할 수 있는 유연한 소집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도 덧붙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목표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조광래호에 너무 한가한 소리일까. 하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선수 보호, 신인 발굴 등 장점도 결코 적지 않아 보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국대’ 여민지…성인 국가대표팀 처음 발탁

    ‘국대’ 여민지…성인 국가대표팀 처음 발탁

    ‘낭랑 18세’ 여민지(함안대산고)가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여자대표팀 최인철 감독은 7일 ‘키프로스컵 2011’(3월 2~9일)에 출전할 22명의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하며,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득점왕(8골)으로 한국의 우승을 이끈 여민지를 포함시켰다. U-17대표팀, U-19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여민지가 성인대표팀에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이름이 오르내렸던 여민지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부름을 받지 못하다 이번에 호출됐다. 이미 청소년 무대를 평정한 여민지는 개인기만 놓고 보면 A대표팀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빠른 템포의 축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데는 적응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민지는 지난해 FIFA U-20여자월드컵 실버볼·실버슈를 차지한 지소연(20·고베 아이낙)과 역대 최강의 투톱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표팀은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에서 전지훈련을 치른 뒤 24일 키프로스로 출국한다. ‘키프로스컵 2011’은 새달 2일 북아일랜드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멕시코(4일)·러시아(7일)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숨은 진주 찾기’는 계속된다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싶지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는 떠났다. 당장 2월 9일 터키와의 A매치부터 그라운드에 둘은 없다. 왼쪽 측면이 한꺼번에 빠짐에 따라 세대교체 역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조광래 감독이 31일 발표한 터키전 명단에는 새 얼굴 3명이 등장했다. 역시나 ‘포스트 박지성·이영표’가 포인트. 이영표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로 꼽혔던 윤석영(전남)과 홍철(성남·이상 21)이 ‘러브콜’을 받았고, 프랑스 리그에서 뛰는 영건 남태희(20·발랑시엔)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평균 나이는 아시안컵 대표팀의 24.8세에서 24.09세로 더 어려졌다. ●‘포스트 영표’ 집중실험 그나마 여유 있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왼쪽 풀백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다. 윤석영과 홍철뿐. 당장 주전으로 뛰어야 해 집중 실험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이영표’의 활약에 따라 대표팀의 포메이션과 전술 등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 둘은 경남 감독을 지낸 조 감독이 일찍부터 눈여겨봤던 K-리거다. 특히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기량에 물이 올랐다. 윤석영은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을 일궜던 ‘홍명보의 아이들’ 출신. 발재간이 좋고 안정적이다. 이영표와 스타일이 비슷하다. 홍철은 오른쪽 풀백 차두리 못지않은 공격 본능을 자랑한다. 선이 굵고 빠르다. FIFA클럽월드컵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맹활약했다. 조 감독은 “둘이 잘 성장하면 이영표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엘리트’ 남태희 차기 신데렐라? 남태희를 부른 건 석현준(아약스), 손흥민(함부르크)에 이어 외국에서 뛰는 샛별에 대한 테스트 차원에서였다. 하지만 ‘단순 검사’라 하기에 남태희의 면면은 굉장히 화려하다. U-13 대표팀을 시작으로, U-15, U-17 대표팀 등 엘리트 코스를 차곡차곡 밟았다. 대한축구협회의 우수 선수로 뽑혀 해외유학 프로그램 5기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딩으로 9개월간 축구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울산 현대고에 다니던 2009년, 3박 4일의 입단 테스트를 받고 발랑시엔에 입단했다. 한국인 최연소 유럽리그(1군) 진출 및 데뷔 기록도 남태희 차지다. 175㎝로 큰 키는 아니지만 거침없는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를 장착했다. 측면 날개부터 최전방 공격수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롤모델로 꼽은 박지성과 발을 맞추진 못하지만, 박지성의 빈자리를 메울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K-리거와 J-리거는 2월 5일 오후 9시 30분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며, 해외파는 6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합류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터키전 대표팀 명단(22명) ●GK ▲정성룡(수원)▲김진현(세레소 오사카)●DF ▲이정수(알 사드)▲황재원(수원)▲홍정호(제주)▲이상덕(대구)▲차두리(셀틱)▲홍철(성남)▲윤석영(전남)▲최효진(상주상무)●MF ▲기성용(셀틱)▲이용래(수원)▲이청용(볼턴)▲윤빛가람(경남)▲최성국(수원)▲김보경(세레소 오사카)▲구자철(제주)●FW ▲손흥민(함부르크)▲남태희(발랑시엔)▲박주영(AS모나코)▲지동원(전남)▲김신욱(울산)
  • 축구대표팀 터키와 친선경기 20대초반 젊은피 대폭 수혈

     조광래 감독이 이영표(알힐랄)의 빈자리에 수비수 윤석영(21·전남)과 홍철(21·남)을 불러들였다. 프랑스리그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남태희(20·발랑시엔)도 첫 발탁했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2월10일 오전 3시(한국시간) 터키 트라브존에서 치를 터키 국가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새 대표팀 명단 22명을 31일 발표했다.  기존 23명의 대표선수 중 대표팀 은퇴의사를 밝힌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티이드)과 이영표를 비롯해 골키퍼 김용대(서울), 수비수 곽태휘(교토상가)와 조용형(알라얀), 미드필더 염기훈(수원), 공격수 유병수(인천)가 빠졌다. 대신 홍철과 윤석영, 남태희 등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새로 합류했다.  조 감독은 “윤석영은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고 정확성도 갖췄다. 홍철도 지난해 FIFA 클럽월드컵에서 하는 것을 보니 마음에 들었다. 둘 다 잘 성장하면 이영표의 뒤를 이을 만하다.”고 기대했다.  공격수에는 청소년대표인 남태희를 새로 뽑았다. 울산 현대고를 다니던 2009년 발랑시엔에 입단해 한국선수 중 최연소 유럽리그(1군) 진출 및 데뷔 기록까지 세웠다. 남태희는 대한축구협회가 진행한 우수선수 해외유학 프로그램 5기 멤버로 2007년 9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딩에서 축구유학을 했다.  조 감독은 대구FC의 중앙수비수 이상덕(25)도 다시 불렀다. 이상덕은 아시안컵을 준비하다가 종아리 통증 때문에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무릎을 다쳤던 박주영(26·AS모나코)도 대표팀에 가세한다. 지난해 10월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2년 만에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던 최성국(28·수원)도 다시 태극마크를 단다.  ◇터키 친선경기 대표팀 명단(22명)  ▲GK=정성룡(수원)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DF=이정수(알 사드) 황재원(수원) 홍정호(제주) 이상덕(대구) 차두리(셀틱) 홍철(성남) 윤석영(전남) 최효진(상주상무) ▲MF=기성용(셀틱) 이용래(수원) 이청용(볼턴) 윤빛가람(경남) 최성국(수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제주) ▲FW=손흥민(함부르크) 남태희(발랑시엔) 박주영(AS모나코) 지동원(전남) 김신욱(울산)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런던통신] 英 포포투 선정, 최고는 메시…혼다는 93위

    [런던통신] 英 포포투 선정, 최고는 메시…혼다는 93위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 대해 영국 축구 잡지 ‘포포투’는 아르헨티나의 ‘작은 거인’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를 선정했다. 축구 잡지 ‘포포투’ 영국판 1월호는 ‘세계 최고의 선수’ 100인을 선정했고 메시를 1위에 올려놓았다. 메시는 또한 무려 4,000여 명의 팬들이 직접 투표한 조사에서도 60.4%의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었다. 2위는 토트넘의 가레스 베일(14.1%)였고 3위는 크리스티아노 호날두(9.7%)였다. 사실 최근 메시는 ‘FIFA 발롱도르’ 초대 수상자 논란에 휩싸이며 세계 최고 선수라는 타이틀에 조금은 흠집이 간 상태였다. 남아공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 동료 샤비, 이니에스타에 비해 조국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을 입고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는 ‘포포투’가 자체 집계한 팬 투표에서조차 압승을 거두며 자신이 왜 2년 연속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는지 입증해 냈다. ‘포포투’는 이에 대해 “지난 해 바르셀로나에서의 활약상이 너무도 뛰어났다. 2009/2010시즌 47골을 터트리며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11월에는 9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메시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2위와 3위도 바르셀로나의 차지였다. 지난 해 월드컵 우승에 기여를 한 다비드 비야가 2위에 올랐고 ‘패스의 달인’ 샤비는 3위에 랭크됐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는 지난 해 보다 2계단 하락한 4위를 기록했으며 인터밀란의 트레블을 이끈 웨슬리 스네이더는 무려 43계단을 뛰어 오르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네이더처럼 순위가 급상승한 선수도 있는 반면 추락한 선수도 존재했다. 공격수에서는 엠마뉘엘 아데바요르(89위)와 카림 벤제마(91위) 각각 51계단과 62계단 하락했고 미드필더에서는 볼프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디에구(87위)가 63계단이나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수비 부문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장기 부상에 시달린 잔루이지 부폰은(62위)은 27계단 하락했고 리오 퍼디난드(52위)와 마이콘(27위)도 각각 40계단과 10계단 내려앉았다. 반면 스페인의 차세대 센터백 제라드 피케(9위)는 43계단 뛰어 오르며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편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일본의 에이스 혼다 케이스케(24.CSKA모스크바)가 9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혼다는 ‘포포투’ 영국판과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온다면 EPL에서 뛰고 싶다. 팀 동료인 토시치와 곤잘레스에게 맨유와 리버풀에 대해 많은 것을 물어봤다. 그리고 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뛸 준비가 되어 있다.”며 빅 클럽 이적을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지성 ‘100번째 무대’ 우승 놓쳤다

    지성 ‘100번째 무대’ 우승 놓쳤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국제축구연맹(FIFA) 센추리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은 25일 카타르 도하의 알 가파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일본과의 4강전에 선발로 나오면서 FIFA가 인정하는 국가대표팀 간 A매치 출전 횟수 ‘100’을 채웠다. 한국에서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홍명보(135경기), 이운재(132경기), 이영표(126경기), 유상철(122경기), 차범근(121경기), 김태영(105경기), 황선홍(103경기)에 이어 박지성이 8번째다. 국가대표팀이 한 해 치를 수 있는 A매치가 10회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철저한 자기관리로 10년 이상 꾸준한 기량을 보여줘야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현재는 한국 축구의 상징적 존재가 됐지만 지난 2000년 4월 5일 동대문운동장 라오스와 아시안컵 1차전에서 처음 A매치 무대를 밟은 박지성을 주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소한 체구에 실수투성이라 당시에 그를 기용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지성은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두 달 뒤인 2000년 6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4개국 대회 마케도니아와 경기에서 A매치 첫 득점을 올렸고, 그 해 시드니 올림픽과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안컵에도 출전했다. 그리고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 세대교체의 선두주차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또 박지성은 이후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 축구의 자랑으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이날 한·일전까지 A매치에서 13골을 넣으면서 원정 월드컵 첫 승, 사상 첫 원정 16강 등 한국축구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비록 이날 패배로 박지성의 은퇴 전 염원이었던 아시안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투혼과 눈부신 발전은 칭송받기에 충분했다. 또 박지성이 국가대표라는 막중한 짐을 내려놓더라도 그의 활약은 한국축구사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시안컵] 사우디 오일머니에 잠기다

    과거는 화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2004년)였고, 원정 월드컵 16강도 이뤘다. 그러나 과거는 오히려 현실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한 사우디아라비아 얘기다. 사우디는 ‘유종의 미’를 기대하는 고국 팬들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17일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일본에 0-5로 대패했다. 오카자키 신지(시미즈 S펄스)에게 해트트릭을 내줬다. 2패로 일찌감치 탈락을 확정 지은 사우디는 영 힘을 쓰지 못했다. 선수들은 뛸 의지가 없어 보일 정도로 무기력했다. 전술적인 색채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시간만 때웠다. 어쩌면 그럴 만도 했다. 1차전 후 주제 페제이루(포르투갈) 감독이 교체됐고, 2차전이 끝났을 땐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축구협회장도 옷을 벗었다. 이렇다 할 추진동력이 없었다. 격세지감이다. 사우디는 아시안컵 정상에 세번 올랐다. 일본·이란과 함께 최다 우승국. 2007년 대회 준우승 등 지난 대회까지 아시안컵 본선에 7차례 올라 그 중 결승에 6번이나 오를 정도로 잘나갔다. 월드컵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94년 미국대회부터 2006년 독일대회까지 4회 연속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미국월드컵에서는 벨기에·모로코를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했다. 한국보다 16년이나 앞서 원정 16강을 달성한 것. 삐걱대기 시작한 건 최근이다. 2009년 막을 내린 남아공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한국과 북한에 밀려 본선 티켓을 따지 못했다. 바레인과 아시아지역 플레이오프에서도 졌다. 페제이루 감독에 대한 퇴진 여론이 끊이지 않았고, 팀은 계속 어수선했다. 세계축구에서도 점점 곁가지로 밀려났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결국은 ‘오일머니’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의 석유부국. 선수들은 웬만한 유럽 선진리그가 부럽지 않은 두둑한 연봉을 받는다. 특급스타들이 은퇴지로 중동을 꼽는 것도 이런 이치다. ‘배부르고 등 따습다 보니’ 사우디 선수들은 외국에 나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 결국 고인 물이 썩었다. 유럽파를 앞세워 선진축구가 지속적으로 이식되는 한국·일본과 달리 사우디는 여전히 과거축구를 답습하고 있다. 세계축구의 흐름에서 도태됐다. 게다가 2000년 이후 대표팀 사령탑을 거쳐 간 사람이 12명이나 될 만큼 일관성이 없었다. 평균 수명이 1년도 안 된 것. 두명은 한두 경기 만에 잘렸다. 사우디의 ‘화려한 시절’은 끝났다. 굴욕적인 탈락으로 발전적인 청사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몰락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아시안컵] 골 폭풍 몰아쳤지만… 찜찜한 승리

    공은 둥글다지만,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몇 골 차로 이길지가 관심사였다. 조광래호가 상대한 인도는 그만큼 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위팀들이 참가하는 챌린지컵에서 우승, 27년 만에 극적으로(!) 아시안컵 본선에 올랐다. 대회에선 정작 승점 1도 못 땄다. 탈락은 이미 확정됐지만, 봅 휴튼(영국) 인도 감독은 “한국 같은 강팀과 경기하는 건 영광”이라고 했다. 그런 인도를 상대로 한국은 ‘아시아 호랑이’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18일 비 내리는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인도를 4-1로 물리쳤다. 원톱 지동원(전남)이 두 골을 넣었고, ‘샛별’ 손흥민(함부르크)도 A매치 데뷔골을 넣었다. 구자철(제주)은 1골 2도움을 기록, 득점 공동선두(4골)에도 올랐다. 이로써 2승 1무(승점7)가 된 한국은 같은 시간 바레인을 1-0으로 꺾은 호주(승점7)와 동률이 됐다. 그러나 7득점·3실점으로 골득실(+4)에서 호주(+6)에 뒤져 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23일 오전 1시 25분 카타르클럽에서 D조 1위가 확정된 이란과 8강 단판전을 치른다. 유효슈팅만 20개를 때릴 만큼 일방적인 경기였다. 첫 득점은 전반 6분 만에 나왔다. 구자철, 이청용(볼턴)으로 이어진 원터치 패스가 지동원의 머리로 연결돼 골망을 뒤흔들었다. 스트라이커 지동원의 대회 첫 득점. 흥이 채 가시기도 전인 3분 뒤엔 구자철의 추가골이 나왔다. 이번엔 지동원이 어시스트 했다. 한창 상승엔진에 박차를 가할 무렵, 곽태휘(교토상가)의 불필요한 반칙이 나왔다. 전반 12분 페널티킥을 내줬고, 인도축구 유일의 해외파인 체트리 수닐(미국 캔자스 스포르팅)이 침착하게 꽂아넣었다. 잠시 주춤하던 한국은 전반 23분 지동원이 구자철의 도움을 받아 한 골을 추가했다. 인도는 이후 전원 수비에 가까운 포진으로 육탄방어를 펼쳤다. 골대 앞에 촘촘히 버티고 서서 완벽한 슈팅을 머리로, 몸으로 걷어냈다. 전반은 3-1로 마쳤다. 조광래 감독은 하프타임 ‘셀틱듀오’ 차두리·기성용을 빼고 손흥민(함부르크), 최효진(상무)을 넣으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꼭꼭 걸어 잠근 인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게다가 인도 수브라타 폴 골키퍼는 14개의 슈퍼세이브를 보였다. 골이나 다름없던 상황을 연출하던 한국은 결국 후반 36분 ‘무서운 10대’ 손흥민의 득점포로 대승을 마무리했다. ‘젊은 피’를 앞세워 4골이나 뽑았지만 왠지 찝찝하다. 8강 토너먼트 상대가 ‘천적’ 이란이기 때문. 한국은 얄궂게도 이란과 최근 다섯 번의 아시안컵 8강에서 연속으로 만나게 됐다. 최근 네 번의 대회에서는 1승 1무 2패를 거뒀다. 역대전적에서 8승 7무 9패로 열세고, 2005년 10월 친선전(2-0승) 이후 이긴 적도 없다. 지난해 9월 평가전에서도 졌다. 이란의 압신 고트비 감독이 2006년 태극전사와 함께 독일월드컵에 나갔던 ‘한국통’이라는 것도 마음에 걸린다. 하지만 한국의 출사표는 우승이었다. ‘왕의 귀환, 아시아의 자존심’을 슬로건으로 내건 한국이라면 누구라도 겁낼 필요는 없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인도전 골폭풍 일으켜라

    18일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태극전사들이 손봐 줄 상대는 최약체 인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4위로 대회에 출전한 16개 나라 중 순위가 가장 낮다. 호주에 0-4, 바레인에 2-5로 졌다. 수준이 한참 떨어진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8강행을 확정 짓는다. 하지만 조광래호는 승리는 당연하고 ‘대량득점’을 선언했다. 골폭풍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일단은 조 1위로 8강에 오르기 위해서다. 한국의 출사표는 우승이었다. 조 2위는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한국이 자력 1위를 하려면 대량득점이 필수다. 한국은 현재 C조 2위다. 1승1무(승점 4)로 호주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린다. 호주-바레인이 비기거나 바레인이 이기면 한국은 조 1위가 된다. 그러나 호주가 이긴다면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호주가 바레인을 1점 차로 이긴다고 해도 한국은 인도를 4골 차로 눌러야 골득실이 같아진다. 그 다음엔 다득점을 따진다. 최대한 많은 골을 뽑아야 하는 것. 더 큰 이유는 만만한(?) 대진을 위해서다. 한국이 조 2위로 8강에 오른다면 D조 1위를 확정 지은 이란과 만난다. 이란은 우리의 천적이다. 역대전적에서 8승 7무 9패로 뒤진 것은 물론 2005년 10월 친선전(2-0 승) 이후 이긴 적이 없다. 이후 6번 설욕을 별렀지만 4무 2패로 입맛만 다셨다.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9월에도 패(0-1)했다. 얄궂게도 한국은 최근 네 번의 아시안컵에서 모두 이란과 8강전을 펼쳤다. 1996년엔 2-6으로 참패를 당했고, 2000년엔 2-1로 승리했다. 2004년엔 난타전 끝에 3-4로 졌고, 2008년엔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4-2) 끝에 한국이 4강에 올랐다. 결코 유쾌할 수 없는 과거다. 더구나 이란 압신 고트비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2006독일월드컵에 나섰던 대표적인 ‘지한파’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영표(알 힐랄)와 한솥밥을 먹었다. 선수들은 물갈이됐지만, 한국축구의 특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껄끄럽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겠지만, 이왕이면 피하고 싶다. 인도에는 미안하지만, 골폭죽은 선수단 사기를 높이는 특효약이다. 태극전사 중 이번 대회 골맛을 본 선수는 구자철(제주)이 유일하다. 물론 원톱 지동원(전남)과 좌우날개 박지성, 이청용(볼턴) 등 공격진의 활발한 몸놀림이 있었기에 구자철의 득점도 가능했다. 그러나 문전 결정력은 아쉬웠다. 득점이 한 선수에 편중되는 것은 토너먼트에서 불안요소다. 게다가 구자철도 피로와 발목부상이 겹쳤다. 한 수 아래 인도를 상대로 마수걸이 골을 뽑아내야 한다.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은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청용은 물론 지동원·손흥민(함부르크)·유병수(인천) 등이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한국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다. 토너먼트에서 만날 상대도 수비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유야 어쨌든 한국은 인도전 대량득점을 예고했다. 조 감독은 호주전에 앞서 선수들에게 “호랑이는 토끼 한 마리를 잡는 데도 최선을 다한다.”고 편지를 썼다. 인도는 큰일 났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아시안컵] 사커루 훼방에… ‘왕’ 발걸음 일단 멈춤

    귀환을 선포한 ‘왕’의 발걸음에 ‘사커루’가 훼방을 놓았다. 반세기 만의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이 강적 호주와 비겼다.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대회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구자철(제주)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마일 제디낙에게 헤딩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지난 11일 바레인을 꺾었던 한국은 호주와 나란히 1승1무(승점4)가 됐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2위에 올랐다. 최약체 인도와의 최종전을 남겨둔 한국은 이로써 사실상 8강행을 예약했다. 그러나 조 1위로 8강에 오르려면 인도전에서 대량득점을 해야 한다. 호주가 인도를 4-0으로 대파했기 때문. 승점이 같을 경우 골득실-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므로 최종전 부담은 커졌다. 조 2위가 된다면 토너먼트에서 D조의 이란, 북한 등 까다로운 상대와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호주전은 ‘미리 보는 결승’으로 불렸다. 아시아 최다 월드컵 출전국(8회) 한국과 아시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호주(26위·한국 39위)의 대결은 그 자체로 ‘핫이슈’였다. 나란히 1승을 챙긴 뒤 가진 순위 결정전의 의미가 짙었다. 출발은 괜찮았다. 일진일퇴였지만 한국의 근소한 우세였다. 한국은 바레인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은 곽태휘(교토상가) 대신 황재원(수원)에게 중앙수비를 맡긴 것 말고는 1차전과 같은 ‘베스트 멤버’가 나섰다. 원톱 지동원(전남)과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 좌우 날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은 초반부터 활발하게 공격진영을 누비며 슈팅을 날렸다. 세밀한 패스게임과 유기적인 커버플레이는 좀 더 가다듬어진 모습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뽑힌 사샤(성남)가 버티는 호주의 수비라인은 탄탄했지만, 태극전사들은 오밀조밀한 패스를 앞세워 찬스를 만들어 갔다. 첫 골은 전반 24분 터졌다. 지동원이 수비수를 따돌리며 내준 공을 구자철이 골문 정면에서 받아 오른발로 꽂아 넣었다. 골키퍼의 몸놀림까지 예상하고 방향을 비틀어 때린 그림 같은 슛. 지난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넣은 구자철은 이날도 골을 추가, 3골로 이번 대회 중간 득점 선두에 오르며 새로운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전반은 1-0, 한국의 리드. 그러나 후반 17분 호주의 코너킥 때 제디낙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1-1 동점. 경기는 더욱 박빙으로 흘렀다. 조광래 감독은 구자철 대신 염기훈(수원)을, 지동원을 빼고 유병수(인천)를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한국은 인저리 타임까지 쉼 없이 슈팅을 날렸지만, 야속하게도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오히려 날카로운 슈팅을 허용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호주와의 역대 전적은 6승9무7패.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321번… 조광래 ‘패싱게임’ 결실

    321번… 조광래 ‘패싱게임’ 결실

    철학이 있는 지도자에게 시행착오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한국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65) 감독을 통해 이 같은 교훈을 얻었다. 히딩크는 무수한 비판에도 강한 체력을 앞세운 고강도 압박 축구를 고집했고, 끝내 ‘4강 신화’를 창조했다. 51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아시안컵에 나선 ‘조광래호’를 두고도 “실험만 하고 있다.”, “말만 번지르르하다.”는 등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조광래(57)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1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 주며 승리를 거뒀다. 스코어는 2-1.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0위, 바레인이 93위인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 한국은 전·후반 90분 동안 완벽히 바레인을 압도했다. 살만 샤리다 바레인 감독은 경기 뒤 “한국은 수준이 다른 팀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실 한국은 중동 팀만 만나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음먹고 밀집수비를 펼치는 상대를 90분 내내 소득 없이 두드리다 한순간 방심으로 골을 내주고 패한 적이 많았다. 바레인에도 1988년과 2007년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그렇게 졌다. 그런데 이날 한국은 돌파와 롱패스에 의존한 기존의 중동 대처 전술인 ‘뻥축구’ 대신 조 감독이 추구해 온 ‘패싱게임’을 펼쳤고, 완벽히 성공했다. 한국은 수비 진영부터 최전방까지 짧고 빠른 패스로 바레인의 수비를 흔들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패스에 바레인 수비는 번번이 위험 공간을 열어 줬다. 모든 한국 선수들은 공이 자신에게 오면 주저 없이 동료에게 패스한 뒤 빈공간을 파고들며 공을 기다리는 ‘패스-침투-패스-침투’의 빠른 움직임을 반복했다. 바레인이 145번의 패스를 하는 동안 한국은 2배가 넘는 321번의 패스를 했다. 볼 점유율도 62대38로 압도적이었다. 개인기도 조직력도 한 수 아래인 바레인이 한국을 막을 방법은 반칙밖에 없었다. 많은 우려와 비판에도 자기 축구철학의 핵심인 패스를 선수들에게 강조하며 각인시켜온 조 감독의 노력이 아시안컵 첫 경기 징크스, 중동 징크스, 바레인 징크스를 모두 깨고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조 감독은 “이제 첫 경기, 시작일 뿐이다.”라면서 “다음 상대인 호주에 대해서도 잘 분석하며 준비해 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상대의 집중 견제와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에 대한 대처법은 과제로 남았다. ‘캡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공식적으로 다섯 번의 파울을 당했는데, 어드밴티지룰에 따라 기록되지 않은 반칙까지 합하면 10번도 넘게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상대가 그만큼 한국의 전력과 핵심 선수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정몽준의 ‘위기’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선거에서 낙선한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축구계에서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위기를 맞고 있다. 애초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참관할 예정이었던 정 전 대표는 7일 급히 귀국했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방증이다. ‘정치인’ 정몽준의 최대 자산은 축구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성공 개최는 그를 일약 유력한 대선 후보로 올려 놓았다. 지난해부터 2022년 월드컵 유치와 FIFA 부회장 5선 도전에 올인한 것도 축구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두 목표 모두 무산됐다. 이제 정 전 대표는 축구에 의지하지 않은 채 당내 기반을 넓히고, 대중 지지도를 높여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패배가 약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최종 목표인 내년 12월 대선을 위해 오직 정치에만 몰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측근 의원은 “위기가 기회인 것처럼 이제 배수진을 치고 정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외교·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세계 석학 등과의 대담을 이어 가는 한편 싱크탱크인 ‘해밀을 찾는 소망’을 본격 가동해 정책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축구 정치인/이춘규 논설위원

    축구는 대중스포츠다. 티베트 수도승들이 월드컵 중계를 보기 위해 계율을 어길 정도다. 2002 한·일 월드컵 축구 때 수백만명의 붉은악마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처럼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기도 한다. 이런 축구는 정치와 쉽게 결합한다. 일제 때 축구는 민족의 울분을 표출하는 분출구였다. 1960~70년대 한국 축구는 정치와 결합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1년 박스컵 축구대회를 창설, 축구 정치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동남아시아의 메르데카배, 킹스컵 축구대회 등도 정치에 활용됐다. 월드컵 축구는 방송통신, 금융, 정치 등 세계 정치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월드컵 전쟁도 있었다.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는 월드컵 예선을 벌이던 1969년 열성팬들의 난동이 전쟁으로 비화, 3000여명이 죽고 1만명 이상이 다쳤다. 내전에 시달리던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 정부군과 반군이 10여년간 유혈투쟁을 벌이다 2006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축구영웅 드로그바가 TV방송을 통해 내전 종식을 호소해 이듬해 평화가 회복됐다. 축구가 전쟁을 부르기도, 종식시키기도 한 것은 축구가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는 방증이다. 축구는 많은 사람의 인생 행로도 바꾸어 놓는다. 축구 강국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와 지코는 체육부장관을 역임했다.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축구를 정치에 적극 활용한 지도자로 꼽힌다.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도 축구는 정치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당시 대한축구협회장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던 정 의원은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루자 그해 12월 대통령선거 직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대회 유치 공로 때문이었다. 단숨에 여론조사 선두다툼을 벌였다. 막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후보단일화로 좌절했지만 정 의원은 ‘축구 정치인’이었다. 정 의원은 기업인이자 정치인이지만 축구를 떼놓고 정몽준을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정도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FIFA 부회장직을 상실, 본인은 물론 한국축구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해 12월 스위스에서 열렸던 2022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같은 아시아국가 카타르에 밀려 월드컵 개최권을 따내지 못한 데 이은 커다란 시련이다. ‘축구 정치인 정몽준’의 위기다. 올해 60세의 정몽준. 정 의원 개인적으로는 축구를 고리로 한 대권 재도전 전략이 암초를 만나게 됐지만 인생은 새옹지마다. 그의 역전 묘수는 뭘까.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亞 축구무대 중동중심 재편

    亞 축구무대 중동중심 재편

    16년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았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연임에 실패하며, 이제 아시아 축구는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판이 됐다. FIFA 부회장직과 집행위원직을 동시에 잃은 정 회장은 올 6월 치러지는 FIFA 회장직에 도전할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이 야심 차게 뛰어들었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카타르에 돌아간 것은 예고편이었다. 이제 동아시아에 FIFA 집행위원은 단 한명도 없다. AFC 회장직은 무함마드 빈 함맘(카타르)이 연임에 성공했고, 아시아 대륙에 한 장 배정된 FIFA 부회장도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차지가 됐다. FIFA 집행위원은 베르논 마닐랄 페르난도(스리랑카)와 우라위 마쿠디(태국)가 됐다. AFC 집행부가 중동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된 것. 정 명예회장은 한국의 아시안컵 1차전(11일·바레인전)을 보이콧하고 귀국할 만큼 충격에 휩싸였다. 1993년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그였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그동안 정 회장이 쌓아온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는 여전하지만, 직책을 잃은 이상 예전의 강력한 파워는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 정 회장은 FIFA 회장에 욕심을 보이며 위기에 정면으로 맞섰다. 정 회장은 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오는 6월 치러지는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FIFA 회장 선거는 경쟁체제로 치러지는 게 옳다고 본다. 내가 벌써 불출마를 선언하면 블라터 회장이 너무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AFC 총회 전에 국제축구계 지인들에게 출마를 권유받았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6월 선거에는 현 수장인 제프 블라터 회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블라터 회장은 연임을 위해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에게 힘을 실었다고 할 만큼 정 회장을 견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정 회장은 이제 ‘야인’이 됐다. 2022년 월드컵 유치가 수포로 돌아간 데다 FIFA 부회장직까지 잃으면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개혁 목소리도 높아졌다. 정 회장이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은 인정하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몽준 1인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축구계의 대변신이 예고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모래바람에 날아간 16년의 역사

    모래바람에 날아간 16년의 역사

    정몽준(60)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16년간 지켜왔던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요르단 왕자에 5표차로 고배 정 회장은 6일 카타르 도하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FIFA부회장 선거에서 알리 빈 알 후세인(36) 요르단 왕자에게 져 낙선했다. 총 투표수 45표 중 20표를 얻어 알 후세인 왕자(25표)에 패했다. 1994년 처음 FIFA 부회장에 올랐던 정몽준 명예회장은 이로써 FIFA부회장과 집행위원 자격을 모두 잃었다. 2022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카타르에 패하면서 쓴맛을 본 것에 이어 또 중동세를 뚫지 못했다. 이로써 FIFA와 AFC에서 차지하는 한국축구의 위상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번 결과는 다소 의외다. 정 명예회장은 아시아축구를 한 단계 격상시킨 인물. 경력이나 공헌도 면에서 알 후세인 왕자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역시나 정치적인 판도가 선거결과를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을 누른 알리 왕자는 요르단 축구협회장과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회장을 맡고 있다. WAFF는 이라크·요르단·레바논·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 나라가 가입돼 있다. 정 회장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모하메드 빈 함맘 AFC회장도 알리 왕자 편이었다. 오는 6월1일 선거에서 FIFA회장 연임을 노리는 제프 블래터 회장도 대항마가 될 수 있는 정 회장이 눈엣가시였다. 알리 왕자가 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동아시아 축구 세력 몰락 ‘뚜렷’ 정 회장은 “처음부터 쉽지 않은 선거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목표했던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 이슬람권 국가들이 단결한 반면 우리를 지지하는 나라는 별로 없었다.”고 씁쓸해 했다. 이로써 ‘정몽준 1인 외교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AFC와 FIFA에서 한국을 대표할 창구도 사라졌다. 월드컵, 올림픽 등의 지역예선은 물론 아시안컵 일정 등 민감한 사안에서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영향력은 사라졌다. 그야말로 ‘축구외교 암흑기’에 접어든 것. 앞서 열린 AFC회장선거에서는 단독출마한 빈 함맘(카타르)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FIFA집행위원으로는 베르논 마닐랄 페르난도(스리랑카)와 우라위 마쿠디(태국)가 고조 다시마(일본), 장지룽(중국)을 제치고 당선됐다. 동아시아 축구세력의 몰락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카타르월드컵 겨울에 열리나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최시기를 놓고 불붙은 설전이 해를 넘어도 식을 줄 모른다. 독일대표팀의 주장 필리프 람(28·바이에른 뮌헨)은 4일 독일 스포츠통신사 SID와의 인터뷰에서 “카타르월드컵이 열릴 2022년에 내가 현역선수가 아니라는 게 행복하다. 여름 개최는 미친 짓이다.”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월드컵이 열렸던 6월 개최를 전면 부정하는 발언. 국제축구연맹(FIFA)도 1~2월 개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상 최초의 겨울 월드컵 개최에 탄력이 붙고 있다. 사실 카타르는 너무 덥다. 월드컵 개최시기인 6~7월 최고기온이 40도를 웃돈다. 최저기온도 28도 안팎이다. 그야말로 ‘열사의 땅’. 이런 날씨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카타르도 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모든 경기장에 에어컨을 설치해 기온을 27도까지 낮추겠다. 더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FIFA 집행위원들의 표심을 샀다. 카타르는 걱정이 태산이다. 일단 냉방 경기장을 구축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다. 넓은 공간을 에어컨으로 유지하기엔 돈은 물론 기술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후텁지근한 외부와 선선한 내부를 오가면 선수들의 신체밸런스도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흥행도 변수다. 불볕더위 아래 거리응원은 꿈도 못 꾼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자체가 ‘짜증’이다. 이 때문에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모함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등은 1월 개최를 지지하고 나섰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도 “가능한 아이디어다. 6~7월 월드컵 일정을 변경하면 앞으로 더 많은 나라가 개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월드컵 예선 스케줄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 겨울에 한창 시즌을 치르는 유럽 프로리그 일정도 변경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카타르는 ‘에어컨 공약’으로 환심을 샀다. 겨울로 옮길 거면 애초에 카타르에 대회유치권을 주지 말았어야 한다.”는 반박에 대응할 명분이 없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그대의 발끝, 그대들의 눈물 폭·풍·감·동

    그대의 발끝, 그대들의 눈물 폭·풍·감·동

    지난 5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렸던 한국과 일본의 친선 평가전에서 일본 열도를 침묵시킨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이 축구 팬들이 뽑은 ‘2010년의 가장 멋진 골’로 선정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5일부터 열흘 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올해의 베스트’ 설문조사에서 박지성이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넣은 선제골이 올해의 가장 멋진 골로,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3, 4위전이 가장 인상적인 경기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당시 골을 넣은 박지성은 경기장에 입장할 때 야유했던 ‘울트라 니폰’을 향해 ‘무표정 조깅’ 세리머니를 선보여 한국의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골은 452표(30.9%)를 받아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시킨 박주영(25·AS모나코)의 나이지리아전 프리킥 골(432표)을 20표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위에는 지난 9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터져 나온 이소담(17·현대정과고)의 하프발리 중거리골이 221표를 얻어 선정됐다. 이 밖에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가나전에서 나온 김나래(20·여주대)의 프리킥골이 4위, U-17 여자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골키퍼마저 제치고 넣은 여민지(17·함안대산고)의 골이 5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진행된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묻는 설문에서는 결승행이 좌절된 뒤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며 후반전 초반까지 1-3으로 끌려가다 박주영의 만회 골과 지동원(19·전남)의 극적인 헤딩골로 4-3 승리를 거둔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3, 4위전이 1위로 선정됐다. ‘무표정 카리스마’ 홍명보 감독마저 눈물짓게 만든 이 경기에서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지가 감동을 선사했다. 2위에는 그리스와의 남아공월드컵 조별 예선 첫 경기가 뽑혔다. 한국은 이정수(30·알 사드)와 박지성의 연속 골로 그리스에 2-0 승리를 거뒀다. 이와 함께 승부차기 끝에 일본을 꺾고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우승을 차지한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이 3위를 차지했고, 남아공월드컵 직전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이 4위, 1-2로 패한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이 5위로 선정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MVP 김은중 “내년도 올해처럼”

    올 시즌 ‘제2의 전성기’를 달리며 제주 돌풍을 이끌었던 프로축구 제주의 공격수 김은중(31)이 K-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또 제주의 박경훈(49) 감독은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리그 준우승팀이 MVP와 감독상을 휩쓴 것은 K-리그 출범 28년 만에 처음이다. 김은중은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0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했다. 김은중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113표 가운데 55표를 얻어 K-리그와 리그 컵대회 우승팀 서울의 수비수 아디(48표)를 7표 차로 제치고 K-리그 최고의 선수가 됐다. 김은중은 지난 1997년 대전에서 K-리그에 데뷔한 지 13년 만에 처음 MVP를 차지했다. K-리그에서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MVP가 배출된 것은 1999년 부산의 안정환에 이어 두 번째다. 또 지난 시즌 14위였던 제주의 지휘봉을 잡은 첫해 팀을 2위로 수직 상승시킨 박 감독이 87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위의 성적을 낸 성남의 신태용 감독(23표)을 압도적 표 차로 따돌리고 올해 최고의 감독으로 뽑혔다. 이로써 1988년 포항제철에서 선수로 MVP가 됐던 박 감독은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K-리그 MVP와 감독상을 모두 받은 지도자가 됐다. 신인왕은 ‘경남유치원’ 돌풍의 중심에 있었던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차지했다. 윤빛가람은 80표를 얻어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함께 활약했던 전남 공격수 지동원(24표)과 제주 홍정호(9표), 성남 조재철(0표) 등을 압도적 표 차로 제쳤다. 베스트 11은 K-리그 1, 2위 팀인 서울과 제주가 휩쓸었다. 서울은 골키퍼 김용대, 수비수 아디와 최효진, 공격수 데얀까지 모두 4명의 베스트 11을 배출했고, 제주는 수비수 홍정호와 미드필더 구자철, 공격수 김은중이 뽑혔다. 이와 함께 ‘아시아 챔피언’ 성남은 수비수 사샤와 미드필더 몰리나가 베스트 11에 한 자리씩을 차지했고, 신인왕 윤빛가람과 전북의 에닝요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축구 팬이 직접 뽑는 ‘팬타스틱 플레이어(FAN-tastic Player)’에는 리그 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제주의 구자철이 차지했다. 베스트팀상은 우승팀 서울에게 돌아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런던통신] 맨유를 만든 두 명장 버스비와 퍼거슨

    [런던통신] 맨유를 만든 두 명장 버스비와 퍼거슨

    1900년대 초반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평범했던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이후 두 명의 스코틀랜드 출신 명장과 함께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거듭났다. 1958년 2월 6일 비극적인 뮌헨 참사에도 불구하고 1968년 맨유를 유럽 정상에 올려놓았던 매트 버스비 경과 1999년 잉글랜드 클럽 최초의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한 알렉스 퍼거슨 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국 전역에 내린 폭설로 프리미어리그(EPL) 일정 대부분이 취소된 19일(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이 두 감독을 언급한 건 퍼거슨 감독이 새롭게 수립한 기록 때문이다. 1878년 팀 창단 이후 맨유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휘봉은 잡은 감독은 24년 1개월 13일의 故 버스비 경이다. 그러나 이날을 기점으로 그 기록은 24년 1개월 14일의 퍼거슨 경에 의해 깨지게 됐다.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한다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만으로 퍼거슨 감독의 기록을 모두 표현할 순 없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EPL에서 축구 감독의 목숨은 파리 목숨보다 짧다는 얘기가 있다. 2006년 영국 워릭 경영대학원(Warwick Business School)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잉글랜드 감독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약 2년이었다. 허나 퍼거슨은 무려 24년간 성공신화를 써 내려왔다. 퍼거슨 감독 자신도 이 같은 대기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맨유 홈페이지를 통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순간이 올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버스비 감독의 재임 기간이 훨씬 더 길게 느껴진다. 그는 뮌헨 참사 이후 팀을 재정비해 유럽 정상에 올랐다. 이는 매우 엄청난 일이며 버스비 감독이 영원히 기억되는 이유이기도 하다”며 선배 감독의 업적을 더 높이 평가했다.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버스비 감독은 뮌헨 참사로 인해 8명의 선수들을 잃었고(당시 맨유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는 뮌헨 공항 근처에 추락했고 그로인해 43명의 탑승자 중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또한 중태에 빠졌다. 그러나 버스비 감독은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섰고,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위기에서 맨유를 다시금 유럽 정상급 클럽으로 일으켜 세웠다. ▲ 닮은 꼴, 버스비 감독와 퍼거슨 감독 사실 누구의 업적을 더 높이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두 명장이 맨유에서 만든 스토리는 영화처럼 화려하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 미러>는 “위대한 두 감독이 위대한 클럽을 만들었다(Great Men Shape Great Club)”며 두 명장을 극찬했는데, 이는 그만큼 그들의 행보가 위대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1912년 클럽의 초창기를 이끌었던 언스트 맨그널 감독이 떠난 이후 맨유는 2부 리그로 강등되는 등 암흑기를 보낸다. 특히 1930/1931시즌에는 개막 이후 12연패의 수렁에 빠졌고 이듬해 개막전에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관중은 겨우 3,500여명에 불과했다.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던 맨유를 구한 건 1946년 지휘봉을 잡은 버스비 감독이었다. 그는 부임 2년 만에 FA컵 정상에 올랐고, 1951/1952시즌에는 41년 만에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부임 이후 꾸준히 유망주 발굴에 박차를 가했던 그는 데니스 바이올렛, 마크 존슨, 던컨 에드위즈, 바비 찰튼 등 이른바 ‘버스비의 아이들’을 이끌고 리그를 맨유의 세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뮌헨 참사로 주축 선수 대부분을 잃은 맨유는 한 때 리그 중위권까지 추락하며 다시 암흑기를 걷는 듯 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살아난 버스비 감독은 바비 찰튼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했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1967/1968시즌 잉글랜드 클럽 최초로 유럽피언 챔피언십(현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적을 연출했다. 클럽의 황금기를 이끌던 버스비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맨유는 1970~80년대 또 다시 침체기를 겪는다. 그러던 1986년 11월 맨유는 또 한 번 스코틀랜드 출신의 명장 퍼거슨 감독과 만난다. 퍼거슨은 버스비 경과 찰튼 경 등 맨유 관계자들의 지지 아래 유망주 발굴부터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세웠고 1990년 FA컵 우승을 시작으로 맨유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 나갔다. ’버스비의 아이들’이 맨유의 첫 번째 황금기를 이끌었다면,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네빌 형제 등 ‘퍼기 아이들’은 맨유의 두 번째 황금기를 열어 젖혔다. 영국 언론은 물론 라이벌 클럽들 모두 “그런 어린애들로는 우승을 할 수 없다”며 비아냥 거렸지만, 퍼거슨 감독은 에릭 칸토나를 중심으로 ‘퍼기의 아이들’을 이끌고 거의 모든 우승 트로피를 휩쓸었다. ▲ 퍼거슨 “버스비 경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 이처럼 두 명장이 걸어온 길은 고스란히 맨유의 찬란한 역사가 됐다. 그리고 맨유의 역대 최장수 감독이 된 퍼거슨의 성공신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4년간 EPL 우승 11회, FA컵 우승 5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FIFA 클럽월드컵 우승 1회 등 수 많은 영광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그의 발걸음은 아직도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퍼거슨은 영국 대중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버스비 경은 하늘이 내게 내려준 선물이었다. 그는 내가 장기적으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고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버스비 경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버스비에서 시작된 맨유의 영광은 이렇게 퍼거슨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 사진=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성남, 클럽월드컵 4위…브라질팀에 2-4 패

    “많은 것을 배웠다.” 19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4위로 마감한 프로축구 K-리그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유럽과 남미의 챔피언을 상대했던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성남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 대회 3·4위전에서 2-4로 패해 아쉽게 4위에 그쳤다. 성남은 주전 중앙수비수 조병국이 부상, 주장 사샤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가운데 수비수 장석원까지 퇴장당하면서 무려 4골을 먼저 내줬지만, 후반 39분과 추가시간에 몰리나의 연속골로 아시아 챔피언의 자존심은 살렸다. 데뷔 2년 차인 신 감독은 당초 “사고를 치고 오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UAE 원정에 나섰지만 8강전 승리 뒤 만난 유럽과 남미의 강팀에 연달아 패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고, 주눅들 만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당당했다. 성남은 인테르 밀란, 인터나시오날에게 각각 3골과 4골씩을 내주고 끌려가면서도 끝까지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펼쳐나갔고,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공식 국제대회에서 세계 정상의 클럽들과 맞붙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이어 벌어진 결승전에서는 유럽 챔피언 인테르 밀란이 아프리카 돌풍의 팀 마젬베(콩고민주공화국)를 3-0으로 제압하고 클럽월드컵을 들어 올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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