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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2R 시민 vs 재벌구단 대결구도

    2011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이변은 이어질까. 12, 13일 2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하위팀의 상위팀 제압이 속출했던 개막전 분위기가 어떤 양상을 띨지 관심사다. 공교롭게 2라운드 맞대결 구도는 ‘시민구단 대 재벌구단’이다. 예상을 깨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한 대전과 화끈한 골잔치를 벌인 광주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인 FC서울과 수원을 만난다. 강호 울산을 격파한 대전은 여세를 몰아 홈에서 이른바 ‘F4’(판타스틱 4)가 포진한 서울마저 잡겠다는 욕심이다. 역사적인 창단 첫 승리를 거둔 신생팀 광주는 수원 원정에서 ‘큰일’을 내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고 있다. ●허찔린 인천 “제주와의 홈경기서 반전” 상주 원정에서 허를 찔린 허정무 감독의 인천은 지난 시즌 2위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강원 원정에서 신승을 거둔 경남FC는 창원에서 울산을 꺾고 상승세를 이어 간다는 각오다. 1라운드 돌풍의 주인공 상주는 부산을 만난다. 든든한 스폰서에 힘입어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화제를 뿌리며 대형 선수들을 영입했던 재벌구단들은 개막전에서 조직력에 문제를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 ‘투자와 성적은 비례한다.’는 프로 스포츠의 냉정한 진리를 입증해야 된다. 이 때문에 수원, 제주, 서울, 울산 등 시민구단을 상대하는 팀들은 홈, 원정 여부와 무관하게 공격적인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구단들 압박·역습위주 경기 예상 반면 시민구단들은 경기 초반 탐색전을 펼치고, 중원에서 거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은 뒤 역습을 펼치는 작전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 축구로 울산전에서 재미를 봤던 대전 왕선재 감독은 “서울은 지난 수원과의 경기에서 미드필더와 수비진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공격을 잘 막고 빈틈을 노리면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는 정말 버거운 상대인 수원을 상대로 맞불작전을 펼칠 생각이다. 개막전 2골을 몰아치며 급부상한 박기동과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김동섭, 주앙 파울로 등이 공격 선봉에 나선다. 조광래 국가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도 박기동과 김동섭을 점검하기 위해 나란히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게다가 호남향우회가 주축을 이룬 2000여명의 광주 응원단이 힘을 더한다. 수원은 서울전 결승골의 주인공 알렉산더 게인리히와 물오른 경기력으로 서울의 수비를 헤집고 다녔던 주장 최성국이 골 사냥에 나선다. 또 전북의 이동국이 한때 몸담았던 성남을 상대로 리그 통산 100호골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축구] 개막전 이변, 태풍이냐 미풍이냐

    지난 주말 막오른 프로축구 K리그에서 이변이 속출했다. 지난 시즌 6강 가운데 제주와 경남FC만 승리를 거뒀다. FC서울, 전북, 울산은 모두 홈경기에서 각각 수원과 전남, 대전에 졌다. 성남은 포항 원정에서 간신히 비겼다.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광주와 연고지를 옮긴 상주도 각각 대구와 인천을 꺾으며 ‘유쾌한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다면 시즌 전 예상과 다른 개막전 결과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변이 대세가 될까. 아니면 미풍에 그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개막전 각 경기의 진행 양상을 살펴보면 이를 예측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팀들은 개막전에 독을 품고 나왔다. 개인전술과 조직력에서 우위에 있다고 믿었던 강팀들은 당황했다. 드리블을 치고 나가려고 하면 순식간에 상대 선수 3~4명이 둘러쌌다. 발재간이 좋은 동료에게 패스를 해도 전진이 어려웠다. 이미 상대가 전담 마크맨을 붙여 놨기 때문이다. 운 좋게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진격해도 마찬가지였다. 상대팀은 공격수, 수비수 가릴 것 없이 순식간에 최후방까지 내려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마치 최후의 경기인 것처럼 거칠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지난 시즌 하위팀들은 모두 정신력과 체력을 앞세운 ‘토털사커’로 상위팀들을 쓰러뜨렸다. 그런데 K리그는 1라운드 개막전에서 끝이 아니다. 시작일 뿐이다. 정규리그는 30경기다. 게다가 FA컵, 리그컵 대회까지 정규리그 중간중간에 끼어 있다. 대충 넘어갈 수 없는 경기들이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피로와 보이지 않는 잔부상이 쌓인다. 결국 겨우내 비축했던 체력이 떨어지면 압박의 세기와 집중력도 함께 떨어진다. 모든 팀들이 지난겨울 같은 기간 훈련을 통해 체력을 비축했다. 결론적으로 두꺼운 선수진을 갖춘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9월 초까지 선두를 내달렸던 경남FC가 턱걸이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도, 2009시즌 7월 말까지 선두권을 맴돌던 광주상무가 11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도 같은 이치다. 체력 떨어진 주전을 대체할 선수가 없었다. 어차피 시민구단, 군인팀 등의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변을 돌풍으로, 돌풍을 대세로 이어가는 것은 감독의 능력이다. 상대에 따른 치밀한 맞춤형 경기운영으로 승점을 챙길 때 확실히 챙기고, 주전과 벤치멤버들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선수들의 기량차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축구] 환호·골 폭풍 ‘K리그’ 팡파르…주말을 달구다

    [프로축구] 환호·골 폭풍 ‘K리그’ 팡파르…주말을 달구다

    진 팀도 있고, 이긴 팀도 있다. 어쨌든 출발이 좋다. 2011시즌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이 벌어진 주말 전국 8개 경기장에는 모두 19만 3959명이 입장해 기존 개막라운드 최다 관중 기록(2008년 17만 2142명)이 깨졌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최고의 라이벌 매치 FC서울과 수원의 경기에는 5만 1606명이 입장, 역대 개막전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2004년 4만 7982명 서울-부산전)도 깨졌다. 전날 시민구단 창단 첫 경기가 열린 광주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장이 지어진 이래 최다인 3만 6241명이 입장했고, 상무가 새 둥지를 튼 상주시민구장은 관중석 1만 6400석이 가득 찼다. 이틀간 벌어진 1라운드 8경기에서 총 19골이 터졌다. 5일 10골, 6일 9골로 화끈한 골폭풍을 예고했다. 올 시즌 목표인 350만명 관중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서울·광주서 관중 기록 선수들도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FC서울과 ‘레알’ 수원의 경기에서는 원정팀 수원이 완승을 거뒀다. 국가대표급 선수가 가득한 수원이 최강의 외인부대 ‘F4’(판타스틱 4)를 앞세운 FC서울을 2-0으로 꺾었다.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수원은 FC서울을 적지에서 무너뜨리며 2008년 우승 이후 3년 만의 정상 탈환을 향한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반면 정규리그 2연패를 노리는 FC서울은 라이벌 수원에 뼈아픈 패배로 홈경기 연승 행진이 18경기에서 멈췄다. ‘3-2 승리’를 장담하던 황보관 감독은 ‘1-0 승리’를 외쳤던 수원 윤성효 감독에게 두 골을 내주고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호된 K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수원, 디펜딩 챔피언 서울 2-0 완파 데얀-몰리나-제파로프-아디로 이어지는 FC서울의 F4보다 수원의 베스트11을 차지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호흡이 좋았다. 성남에서 옮겨와 주장을 맡은 최성국은 FC서울의 측면 공간을 끊임없이 흔들었고, 이용래와 오장은은 중원에서 상대를 숨쉴 틈 없이 압박했다. 반면 성남에서 FC서울로 옮긴 몰리나는 동료들과 패스 연결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첫 골의 주인공은 수원의 외국인 선수 알렉산데르 게인리히였다. 게인리히는 전반 40분 염기훈에게 대각 롱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수비수 현명민을 가볍게 제친 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홈에서 선제골을 내준 FC서울은 만회골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고 역습의 기회만 제공했다. 수원은 후반 15분 최성국의 크로스를 받은 오장은이 헤딩으로 쐐기를 박았다. 다른 경기들도 드라마틱했다. 지난 시즌 13위 대전은 곽태휘·설기현·송종국·이호 등을 영입한 ‘우승후보’ 울산을 2-1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이름 ‘박은호’로 등록한 외국인 선수 케니로 다 시우바 바그네(브라질)는 프리킥으로만 두 골을 뽑았다. 정해성 감독이 부임한 전남은 ‘최강화력’ 전북을 1-0으로 꺾고 기분좋게 출발했다. 제주는 부산에 2-1 역전승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보셨죠!’ 예비 태극전사들 조광래호 승선 경쟁

    그라운드의 축구 전쟁이 시작됐다. 태극마크를 향한 선수들의 눈빛도 불타기 시작했다. ‘예비 태극전사’들은 5~6일 한국과 일본 프로축구 개막전부터 골 폭죽으로 겨우내 갈고닦았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정우(상주)와 박기동(광주FC)이 2골씩 뽑았고, 윤빛가람(경남FC)도 결승골로 이름값을 했다. J리그 이근호(감바 오사카)는 결승골을 어시스트했고, 조영철(니가타)은 어시스트 해트트릭으로 포효했다. 이천수(오미야)도 두골로 신호탄을 쐈다. 수원 이용래·염기훈·정성룡 등 기존 태극전사들은 FC서울전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을 ‘찜’했다. 조광래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가장 눈에 띈 건 박기동(23)이다. 대구FC와의 개막전에서 멀티골로 신생팀 광주의 3-2 승리에 앞장섰다. 발재간이 좋고 포스트플레이에 능했다. 191㎝, 83㎏로 체격도 우월하다. 현장에서 지켜본 조 감독은 “득점력이 뛰어나고 균형도 좋은 선수다. 상당히 긍정적인 모습을 봤다.”고 호감을 드러냈다. 박기동은 ‘쌍용’ 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과 함께 청소년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유망주. 일본 J2리그 FC기후에서 뛰다 올 시즌 우선지명선수로 광주FC에 입단했다. 16개팀 최연소 주장이다. 일본에서는 이근호(26)가 희망을 부풀렸다. 세레소 오사카와의 J리그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2-1 승. 지난해 남아공월드컵행을 이끈 이근호는 정작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조 감독도 지난해 8월 A대표팀 데뷔전 이후 이근호를 외면해 왔다. 그러나 최근 “공격수 자원이 부족한데 이근호는 동계훈련을 잘했다. 최근 6개월간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고 호출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한국선수 J리그 최다골(10골)을 터뜨린 조영철(22)도 후쿠오카전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올려 3-0 승리의 선봉에 섰다. 지난해 나이지리아전·이란전·일본전에 연속으로 발탁되며‘조광래호의 신데렐라’로 주목받은 조영철은 아시안컵 명단에서 탈락하며 칼을 갈아 왔다. 오는 25일 온두라스, 29일 몬테네그로와 A매치가 잡혀 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손흥민(함부르크SV)·남태희(발랑시엔) 등은 소속팀 적응을 위해 부르지 않는다. 지동원(전남)도 부상 중이라 박주영(AS모나코) 외에 확실한 공격 자원이 없다. 골맛을 본 선수들이 설레는 이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돌아온 축구의 계절…가슴이 뛴다

    돌아온 축구의 계절…가슴이 뛴다

    오랫동안 기다렸다. 축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프로축구 K리그가 5일 상주-인천, 포항-성남, 광주FC-대구, 강원-경남의 4경기를 시작으로 9개월여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2011년 K리그의 가장 큰 변화는 기존 15개 팀에서 광주의 시민구단 광주FC의 창단으로 역대 최다인 16개 팀이 됐다는 점이다. 매 라운드 쉬는 팀 없이 모든 팀이 30경기씩 모두 240경기를 치러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가린다. FA컵 등을 포함하면 283경기다. 등록선수도 지난해 609명에서 648명으로 늘어났다. 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 관중목표도 350만명으로 올려 잡았다. ●축구로 펄펄 끓는 광주와 상주 올 시즌 개막전에서 주목해야 할 팀은 신생팀인 광주FC와 광주FC 창단으로 연고지를 옮긴 상주상무다. 광주FC는 신생팀이라서, 상주는 군인팀이라서 우승권 도전이 어려울 수는 있지만 올 시즌 K리그 흥행의 열쇠를 쥐고 있다. 부산과 함께 대표적인 ‘야구도시’인 광주는 개막전 현장판매분 7000장을 제외한 입장권 3만 3000장 모두 동이 날 정도로 축구열기가 뜨겁다. 더 놀라운 것은 오는 12일로 예정된 2라운드 수원-광주 전의 원정팀 광주 쪽 입장권 1200장이 벌써 예매됐다는 사실이다. 그 유명한 ‘호남 향우회’가 신생 광주FC의 출발에 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인구 11만의 조용한 도시 상주도 축구로 떠들썩하다. 연간 회원권 4000장이 판매 20일 만에 다 팔렸고, 개막전 1만 5000장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군인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호응이다. 광주FC와 상주가 의외로 좋은 성적만 낸다면 두 도시에서 불기 시작한 K리그 중흥의 바람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설전도 라이벌답게 주말 8경기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전통의 라이벌인 FC서울과 수원의 6일 경기다. 어느 때보다 화려한 진용을 갖춘 수원의 윤성효 감독과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F4’(판타스틱 4)를 완성한 FC서울 황보관 감독은 4일 열린 경기 전 기자회견 자리부터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윤 감독이 “그동안 FC서울은 우승하고 난 다음 시즌 성적이 안 좋았다. 6강에 들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선제공격을 펼치자 황보 감독은 “수원은 영국의 맨체스터시티 같은 팀이다. 선수는 좋은데 우승을 못하는 팀이다.”고 반격했다. 이에 윤 감독은 “FC서울이 홈에서 18연승을 달리는데, 수원이 세웠던 기록과 동률이다. 아마 기록 경신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맞섰고, 황보 감독은 “윤 감독이 지난 기자회견에서 1-0으로 승부가 난다고 했는데, 수원이 혹시 수비축구를 할까 걱정된다.”고 받아쳤다. 수준급 장외 설전으로 최고의 경기를 예고하는 모습이었다. 또 두 감독 다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준다면 선수들의 경기력도 발전할 것”이라고 K리그 흥행에 대한 하나같은 마음을 드러냈다. 이제 킥오프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차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용병F4의 힘…서울 기분 좋은 첫 승

    프로축구 K리그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올 시즌 첫 공식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FC서울은 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아인의 타논 빈 모하메드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알아인과의 1차전 원정경기에서 데얀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FC서울은 아시아 정상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고,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황보관 감독은 공식 경기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이 경기를 통해 올 시즌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노리는 황보 감독의 기본 전술이 첫선을 보였다. 4-2-3-1 전형을 들고 나온 황보 감독은 팀 전술의 중심적 역할을 맡은 이른바 ‘F4’(판타스틱 4)를 풀가동했다. K리그 최강의 외국인 선수들로 평가받는 데얀(몬테네그로)-몰리나(콜롬비아)-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아디(브라질)가 모두 선발로 나왔다. 아디는 중앙 수비를 견고하게 이끌었고, 제파로프는 폭넓은 시야로 적재적소에 공을 뿌렸다. 결승골을 터트린 데얀의 골 결정력은 지난해보다 더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다만 성남에서 옮겨 온 몰리나는 아직 팀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했다. 경기 초반 왼발 발리슛이 하늘로 날아간 뒤 패스 실수가 이어졌다. 제파로프와의 호흡도 합격점을 받기에는 부족했다. 좌우 윙백의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포백 시스템의 이점을 살린 반면, 수비 전환 속도가 느렸다. 번번이 수비 뒷공간이 뚫렸다. 이런 약점은 후반 19분 상대에게 페널티킥 찬스를 제공, 위기를 초래했다. 골키퍼 김용대의 눈부신 선방으로 데얀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다. 컨디션 조절 때문에 엔트리에서 빠진 최태욱, 하대성, 현영민, 박용호 등 베테랑들이 돌아오면 중원과 측면의 공수 전환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구석구석 약점을 노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얼마나 짧은 시간에 전력을 극대화하느냐다. 황보 감독이 오는 6일 열리는 수원과의 K리그 최고의 라이벌 매치에서 3-2 승리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매직’ 올해도 계속될까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매직’ 올해도 계속될까

    “6강 플레이오프(PO)는 무조건 간다. 결국 마지막에는 열매를 따지 않을까.”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난 프로축구 성남 신태용 감독은 여전히 당당했다. 주변의 우려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감독 부임 후 지난 2년간 잘 달려왔다. 올해 다들 힘들 거라지만 동계훈련을 하면서 희망을 봤다.”고 목소리에 바짝 힘을 줬다. 신 감독은 2009년 성남 사령탑에 앉은 뒤 ‘매직’이라고 불릴 만큼 굵직한 성적을 거둬왔다. 변변한 지도경험이 없었던 데뷔 첫해 K리그와 F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더니, 지난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4위로 알차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 ●“용병 적응하는 후반기 올인” 그러나 올해 성남은 ‘날개 꺾인 천마’다. ‘아시아 챔피언’을 일궜던 몰리나(FC서울)·정성룡·최성국(이상 수원)·전광진(다롄 스더)·조병국(베갈타 센다이) 등이 모두 빠졌다. 라돈치치와 홍철은 부상을 당해 리그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영입 직전까지 갔던 지오반니와의 계약이 불발돼 아직 ‘용병농사’도 매듭짓지 못했다. 사샤·조동건·김성환·남궁도 등이 있지만 지난해보다 중량감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성남은 주력 선수들이 이탈해 많이 힘들 것 같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신 감독은 “고민이 많아 탈모관리를 받고 있다.”며 속앓이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라돈치치가 부상이고 몰리나와 파브리시오가 떠나 화력은 약해졌지만 조동건과 남궁도가 연습 때처럼 해주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곧 합류할 브라질 용병이 얼마큼 적응하느냐도 관건”이라고 ‘희망’을 얘기했다. “동계훈련에서 전력을 100%로 맞춰 본 적이 없어 전반기에는 삐걱대겠지만 용병이 적응하고 조직력이 강화되는 후반기에는 치고 나갈 거라 믿는다. PO는 무조건 간다.”고 장담했다. ●“PO 무조건 갈 것” 사실 성남은 지난해에도 이랬다. ‘축구판 큰손’으로 군림하던 성남은 갑자기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 허리띠를 확 졸라맸다. ‘중원의 핵’ 김정우(상주)와 이호(울산)가 동시에 빠졌다. 변변한 전력수급도 없었다. 그러나 신 감독의 ‘형님 리더십’과 ‘삼각편대’ 몰리나·라돈치치·파브리시오의 화끈한 공격력, 어린 선수들의 겁없는 플레이가 어우러지며 ‘기적’을 일궜다. 2011시즌 개막을 앞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많지만 어깨를 쭉 펴는 이유다. 이날 공개한 새 시즌 유니폼에도 이런 각오가 녹아 있다. AFC 챔스리그 우승 때 입었던 ‘노란 상의, 빨간 하의’가 홈 유니폼이다. 지난해 검은 바지를 입던 성남은 챔스리그 결승을 앞두고 한국축구를 대표한다는 의미로 빨간 바지로 갈아입었고, 아시아 1등에 올랐다. 박규남 성남단장은 “아시아 정상의 기운을 담은 유니폼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길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성남은 5일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과의 어웨이 경기로 올 시즌을 열어젖힌다. 신 감독은 “팀 전력이 100%가 아니라 힘들 수 있지만 첫 단추를 멋지게 잘 꿰겠다.”고 여유 있게 말했다. ‘한국판 과르디올라’ 신 감독의 욕심은 눈앞의 ‘1승’이 아니라 K리그 최다우승(7회)으로 북두칠성이 그려진 유니폼에 ‘별 하나’를 더 다는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상큼한 전북 ^^ 시큼한 수원 --

    상큼한 전북 ^^ 시큼한 수원 --

    “군대간 권순태 말고는 큰 전력이탈이 없어요. 톱스타를 영입하진 않았지만 내실을 다졌습니다.” ‘봉동 이장’ 최강희 전북 감독의 ‘여유’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전북이 2011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2일 안방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 슈퍼리그 챔피언 산둥 루넝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15분 박원재가 넣은 헤딩골이 승부를 갈랐다. 올 시즌 FC서울·수원과 함께 K리그 ‘3강(强)’으로 평가받는 전북은 아시아 무대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며 시즌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초반부터 압도했다. 최근 5년간 세번이나 우승한 ‘명문’ 산둥을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수비라인을 허리까지 끌어올린 강력한 공격축구로 산둥을 요리했다. 탄탄한 조직력이 원천이었다.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이 전반에만 세번 나왔다. 이동국·에닝요·루이스를 앞세운 화끈한 ‘창’에도 골이 안 터지자 최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0분 정훈 대신 로브렉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무게감을 더했다. 5분 뒤 박원재가 결승골을 뽑았다. 에닝요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바운드한 뒤 머리로 강력하게 찍어 넣었다. 고삐를 늦추지 않은 전북은 후반 30분 김동찬 대신 정성훈을 투입하며 채찍을 가했다. 공격에 집중하다 상대 역습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지만 골키퍼 염동균이 침착하게 잘 막아냈다. 실점한 산둥이 수비를 촘촘히 하는 바람에 추가골을 넣는 데 실패했지만, 전북으로선 나쁘지 않은 스타트였다. “시즌 초반에는 K리그보다 챔스리그에 집중하겠다. 단판인 16강을 홈에서 치르려면 꼭 1위를 해야 한다.”던 최 감독의 예고가 딱 맞아떨어졌다. 전북이 쾌조의 출발을 보인 반면, 호주로 원정을 떠난 H조 수원은 10명이 싸운 시드니FC와 득점 없이 비겼다. 스토브리그에서 대어들을 영입한 ‘레알 수원’은 아직 짜임새가 갖춰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주장 최성국을 비롯해 이용래·정성룡·오범석·마토 등 ‘블루 유니폼’을 입은 새 얼굴들은 손발이 맞지 않았다. 미드필드의 짧은 패스에서 이어지는 2선 침투까지는 좋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시드니의 테리 맥플린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60분가량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장거리 원정에서 승점 1을 따낸 데 만족해야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K리그 이적생을 주목하라

    K리그 이적생을 주목하라

    지난겨울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어느 때보다 많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리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과 전·현직 국가대표들을 중심으로 복잡한 이동이 있었다. 새로운 팀에서도 중심적 역할을 맡은 이들이 새 둥지에 얼마나 녹아드는가에 따라 한 해 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래 ‘명가 재건’ 앞장 누구보다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이용래(25)다. 지난 시즌 ‘조광래 유치원’ 경남FC와 대표팀에서의 눈에 띄는 활약에 힘입어 ‘레알’ 수원으로 옮긴 이용래는 이적 뒤 바로 윤성효 감독이 추구하는 ‘패싱게임’의 중심에 섰다. 2009년 프로무대에 등장해 10골 7도움을 기록한 이용래는 체력은 물론 센스 넘치는 패스능력과 재빠른 상황 판단, 경기장 전체를 보는 폭넓은 시야를 갖췄다. 상대 공격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투지와 힘 있고 정확한 슈팅 능력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알토란 같은 선수다. 최성국, 오범석, 오장은, 정성룡 등 푸른 유니폼을 입은 동료들과 함께 수원의 ‘명가 재건’ 최일선에 섰다. 이용래의 공수 조율과 중원에서의 활약이 수원의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 최고의 왼발’ 몰리나 올 시즌 리그와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도 도전장을 내민 FC서울은 성남에서 ‘콜롬비아 특급’ 몰리나(31)를 데려왔다. 서울은 ‘라이벌’ 수원만큼 열심히 영입작업을 펼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몰리나를 영입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서울은 아디-제파로프-몰리나-데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F4를 구축했다. 몰리나는 거칠 것 없는 드리블과 리그 최고의 왼발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올 시즌 리그 2연패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서울의 험로에 몰리나가 숨통을 터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테랑 설기현 비장의 각오 시즌 개막 직전 섭섭한 마음을 뒤로한 채 포항에서 울산으로 옮긴 설기현(32)의 활약도 지켜볼 대목이다.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울산행을 결정했다.”는 그의 말에서 올 시즌을 맞는 비장함이 느껴질 정도로 각오가 남달라 보인다. 지난 시즌 초반 K리그로 돌아온 뒤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다시 그라운드를 밟은 뒤 16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과 조화가 아주 잘 맞고 있다. 김신욱이 꼭 설기현을 영입해 달라고 부탁을 하기까지 했다. 김신욱이 장신이다 보니 활동량이 많은 설기현 같은 선수가 필요했다.”면서 “베테랑으로서 설기현의 역할이 크다.”며 흡족해했다. 이 외에도 각각 경남과 부산에서 전북으로 옮긴 공격수 김동찬(26), 정성훈(32), 수원과 인천에서 제주로 옮긴 신영록과 강수일(이상 24) 등도 주목해야 할 이적생들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K리그 4强, 아시아 정벌 시작됐다

    K리그 4强, 아시아 정벌 시작됐다

    프로축구 K리그가 올해도 아시아 정벌을 향해 나선다. 포항과 성남이 연속으로 우승하며 ‘아시아 맹주’의 자존심을 세웠던 한국은 내친김에 대회 사상 첫 3연패를 노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는 천안(현 성남·1996년)과 포항(1997~98년)을 앞세워 K리그가 3연속 정상에 선 적이 있지만, 2002~03시즌 챔스리그 체제로 개편한 뒤에는 같은 리그에서 3년 연속 챔피언이 나온 적은 없다. 지난해 K리그 통합우승의 FC서울과 준우승팀 제주, 3위 전북과 FA컵 챔피언 수원이 ‘한국 대표’로 나선다. 닻은 제주가 올린다. E조 제주는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톈진 타이다(중국)와 상대한다. ‘만년 하위팀’ 제주는 지난해 박경훈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확 바뀌었다. 짜임새 있는 축구, 지지 않는 축구로 리그 정상 문턱까지 가는 돌풍을 일으켰다. 아시아 무대는 첫 도전이다. ‘중원의 핵’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독일 분데스리가로 이적했지만, 한둘에 의해 좌우되는 팀이 아니었던 만큼 탄탄한 전력을 이어 갈 전망이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김은중이 건재하고 신영록과 최원권 등을 영입하며 알차게 전력을 꾸렸다. 박경훈 감독도 “구자철 외에 전력 공백이 없다. 지난해엔 16명 스쿼드로 시즌을 치렀는데 올해는 25명이 대기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톈진은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준우승팀. K리그와 슈퍼리그 준우승팀의 자존심 대결이다. 이튿날에는 G조 전북이 완산벌로 중국 챔피언 산둥 루넝을 불러들인다. 2006년 아시아챔피언에 올랐던 전북은 의욕이 충만하다. 최강희 감독은 “버릴 게임이 하나도 없다.”면서도 “시즌 초반에는 챔스리그가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해야 16강을 홈에서 치르는 만큼 ‘올인’을 선언했다. 지난해 4개 대회(챔스리그·K리그·리그컵·FA컵)를 병행하면서 노하우를 쌓은 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기존 이동국·에닝요·루이스·로브렉·조성환 등과 새로 가세한 김동찬·정성훈·이승현·황보원(중국)의 조화가 좋다. 올 시즌 ‘2강’으로 주목받는 FC서울과 수원은 나란히 원정길에 올랐다. 각각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과 호주 시드니FC를 상대한다. 장거리 원정을 떠나는 만큼 컨디션 관리가 변수. 경기도 경기지만, 팬들은 스토브리그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긁어모은 양 팀의 라인업이 첫선을 보인다. 황보관 감독을 선임한 서울은 통합 우승 주역들에 몰리나·제파로프·김동진을 보강해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린다. 수원은 정성룡·이용래·최성국·오범석·오장은·마토 등 굵직한 대어들과 연달아 계약하며 명예회복을 벼른다. 황보 감독과 수원 윤성효 감독은 “K리그도 놓칠 수 없지만, 챔스리그에서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AFC챔스리그 조별리그는 1일부터 5월 11일까지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며,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올라 단판 토너먼트로 8강행을 가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프로축구] 시민구단 “재벌구단 겁 안나”

    모두 다 안다. 프로는 결국 돈 싸움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골키퍼부터 최전방 공격수, 벤치멤버까지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으로 짜인 팀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일까. 아니다.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투지와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팀이 ‘프로는 돈’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구현하려는 스타 군단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에 환호한다. 현실이 그렇지 않아서다. 프로축구 K리그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 감독들과 대부분의 축구전문가들은 하나같이 돈 많은 구단의 우세를 예상했다. GS의 FC서울과 삼성의 수원이 선두를 다투고, 현대자동차의 전북과 현대중공업의 울산, SK의 제주, 포스코의 포항과 전남 등이 6강의 한 자리씩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복병으로 꼽힌 것도 현대산업개발의 부산 정도였다. ●전문가 “서울·수원 등 대기업구단 우세” 시민구단이 6강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는 재벌·대기업구단 감독은 한명도 없었다. 서글프지만 현실이 그렇다. 지난겨울 시민구단들은 재벌·대기업구단들이 뜨겁게 달궈 놓은 이적시장의 곁불을 쬐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잘 키워놓은 선수들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되자마자 돈 많은 구단으로 팔려 갔다. 시민구단들은 이들을 지키기보다 이적료라도 많이 받은 것으로 허전함을 달랬다. 1997년 대전을 신호탄으로 시민구단이 등장한 지 14년, 이렇게 시민구단은 ‘키워 팔며 생존하고’ 재벌구단은 ‘사들여 더 잘하는’ 구조가 프로축구판에 굳어졌다. 이게 전부라면 K리그는 ‘그들만의’, 또 ‘그들을 위한 리그’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2003년 대전, 2005년 인천, 2007년 경남과 대전, 2009년 인천, 그리고 지난해 경남이 포스트시즌에 모습을 드러냈다. 왜소했지만 당당했다. 투자 없이 결실을 기대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돈이 축구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래서 이들의 ‘돌풍’은 지역 연고를 막론하고 모든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6명의 시민구단 감독들은 하나같이 “돌풍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허정무 “결국 11대11… 두려운 팀 없다” 인천 허정무 감독은 “수원과 서울이 선수 구성이 잘돼 있다고 해서 15명, 20명이 경기에 뛰는 게 아니다. 결국 11대11이다. 두려운 팀은 없다.”면서 “시민구단이 우승을 노린다는 것이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우공이산’이라고 했다. 서울과 수원을 꺾고 수도권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 강원 최순호 감독은 “6강 진입을 위해 2년을 준비했다.”고 각오를 드러냈고, 경남 최진한 감독은 “지난해 6강에 올라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 경험까지 더했다.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대전 왕선재 감독은 “수비에 집중해 최대한 승점을 많이 챙기는 실리축구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겠다.”고 했고, 대구 이영진 감독은 “강팀을 잡으면서 확실히 성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신생 광주의 최만희 감독은 “재미있는 경기로 광주에 프로축구를 정착시키는 창조적인 팀이 되겠다.”며 멋진 출발을 다짐했다. 사실 시즌 전 우승이 목표가 아닌 팀은 없고,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시민구단 감독들의 포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시행될 승강제를 앞둔 이들의 각오에는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우승팀보다 돌풍의 주인공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로축구] 감독들 너도나도 “목표는 우승”

    새달 5일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가 24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16개팀 감독들은 시즌에 임하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포장’은 달랐지만 ‘알맹이’는 같았다. “승리, 그리고 우승”이었다. 사진촬영을 위해 우승트로피를 내오자 눈빛은 더욱 타올랐다. 모두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특히 ‘3강’(强)으로 꼽히는 FC서울·수원·전북에 관심이 집중됐다. 6일 개막전에서 맞붙는 ‘라이벌’ FC서울 황보관 감독과 수원 윤성효 감독이 먼저 불을 붙였다. 황보 감독은 “서울이 3-2로 이긴다. 서울은 수호신(서포터스)이 지켜주고 있으니 홈에서 안 진다.”고 하자, 윤 감독이 “원정 가서 너무 크게 이기면 욕먹으니까 1-0 정도로만 이기겠다.”고 받아쳤다. 서울과 수원은 올 시즌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은 몰리나·김동진을 영입했고, 제파로프와 재계약에 성공하며 전력손실 없이 새 시즌을 맞았다. ‘F4’ 데얀·아디·몰리나·제파로프는 K-리그 역대 최강의 외국인 선수 라인업으로 꼽힌다. 황보 감독은 “FC서울의 라이벌은 FC서울이다. 좋은 재료(선수)가 있으니 감독이 손맛을 잘 내겠다. K-리그도, 챔스리그도 못 내준다.”고 말했다. 수원도 만만찮다.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을 비롯해 이용래·최성국·오범석·오장은·마토 등을 끌어모으며 선발라인업 대부분을 갈아치웠다. 국가대표팀이 추구하는 ‘패싱게임’이 수원의 궁극적인 목표. 윤 감독은 상대적으로 진중했다. “‘레알 수원’이라고 불리는데 선수는 좋지만 성적을 못 낸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만 잘 맞춘다면 (성적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전북은 상대적으로 느긋했다. 최강희 감독은 “서울하고 수원 덕분에 우리가 비켜있어서 좋다. 장기레이스니까 뒤에서 살살 숨어 가다가 우승하겠다.”며 웃었다. 전북은 지난해 리그 3위에 올랐던 주전멤버에서 골키퍼 권순태가 입대(상무)했을 뿐, 큰 공백이 없다. 복병은 있다. ‘호랑이 축구단’ 울산이다. 곽태휘·강민수·이호·송종국 등 리그 최고의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최근 설기현까지 영입해 공격에도 중량감이 생겼다. ‘캡틴’ 곽태휘는 “멤버가 좋다고 볼을 잘 차는 건 아니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면서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지난해 리그 2위로 돌풍을 일으킨 제주도 날을 세웠다. 박경훈 감독은 “구자철 외에 전력 공백이 없다. 지난해엔 16명 스쿼드로 갔는데 올해는 25명이 준비하고 있다. 챔스리그 8강, K리그 6강이 최소 목표”라고 말했다. 장형우 zangzak@seoul.co.kr
  • 16개 팀 토종 감독 전성시대… K-리그 돌풍 이끌까

    16개 팀 토종 감독 전성시대… K-리그 돌풍 이끌까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뒤 허정무 당시 축구대표팀 감독은 흔들렸다. “아시아 지역예선을 통과했으니 이제 외국인 감독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허 감독은 “좋은 분이 있다면 해야겠지만, 외국인 감독이 무조건 좋다는 식은 곤란하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허 감독은 국내파 감독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월드컵에 나섰고 첫 원정월드컵 16강을 달성했다. 2002년 거스 히딩크에서 시작돼 움베르투 쿠엘류-요 본프레레-딕 아드보카트-핌 베어백으로 이어진 ‘파란눈 사령탑’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토종 감독은 안 돼.”라는 편견도 타파했다. 그 바람은 K-리그로 번졌다. 올 시즌 그라운드는 국내파 감독들로만 짜여졌다. 2001년 이후 10년 만이다. 포항 레모스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경질됐고, FC서울 넬로 빙가다 감독의 재계약은 불발됐다. 무려 8개팀 사령탑이 바뀌었고, 신생팀 광주FC의 최만희 감독까지 포함해 새 얼굴 9명이 도전장을 내민다. 외국인 감독이 외면당한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이름값 있는 감독을 영입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합리적인 가격이라 해도 딸려오는 코치나 체류비, 통역 등 추가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 축구단 예산 내에서 맘에 쏙 드는 감독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선수단과 소통도 어렵다. 언어가 다른 데다 문화 차이도 크다. 게다가 단기계약인 경우가 많아 성적을 내기에 급급하게 된다. 짧은 시간 K-리그 경기스타일이나 선수 특징을 파악하는 것도 낯설 수밖에 없다. K-리그를 거쳐간 외국인 감독 12명 중 우승트로피를 든 사람은 베르탈란 비츠케이(1991년·대우)·세르히오 파리아스(2007년·포항)·빙가다(2010년·FC서울) 세명뿐이다. 2010시즌의 국내감독 돌풍도 한몫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제주를 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제주 박경훈 감독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든 성남 신태용 감독 등이다. ‘토종사령탑 유행’만큼 ‘세대교체 바람’도 거세다. 대부분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대표팀 출신. 특히 이번 16명 감독 중 6명이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출전한 팀원이다. J-리그 오이타에서 국내로 유턴한 황보관(FC서울) 감독을 비롯, 최강희(전북)·박경훈(제주)·최순호(강원)·이영진(대구)·황선홍(포항) 감독이 발을 맞춰 뛰었다.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2차전(1-3 패)에서 터진 황보관 감독의 ‘대포알슛’은 최순호 감독이 밀어준 패스에서 나왔다. 박경훈, 최강희 감독도 그라운드에서 함께 득점포를 즐겼다. 올해 부산 수석코치로 부임한 ‘팽이’ 이상윤도 이탈리아 대회 멤버. 전북 최인영·이흥실 코치, 대전 윤덕여 코치, 강원FC 구상범 코치 등 1990년 월드컵 대표팀은 K-리그의 대세다. 당시 대표팀 트레이너였던 허정무(인천) 감독까지 합친다면 리그 최대 파벌(?)인 셈. 지난 시즌 차범근(전 수원)·조광래(전 경남) 감독 등 5명이던 ‘1986멕시코월드컵 세대’는 종말을 고했다. ‘이탈리아 세대’는 양뿐 아니라 성적에서도 어느덧 주류가 됐다. 2009년 최강희 감독이 전북을 통합 우승시키며 신호탄을 쏘더니, 지난해엔 박경훈 감독이 제주를 리그 2위로 올려놓으며 중심에 섰다. 황선홍 감독도 ‘초보 딱지’를 떼고 지난해 FA컵 결승에 올랐다. ‘대한민국 승리’를 위해 한마음으로 뛰던 청년들이 ‘우리팀 승리’를 염원하는 중년이 되어 만났다. 얽히고설킨 인연이 많을수록 그라운드는 더 뜨거워진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현대오일뱅크’ 올 타이틀스폰서 현대오일뱅크(대표 권오갑)가 2011년 프로축구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정몽규)은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타이틀스폰서 협약식을 갖고 올해 대회 공식명칭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로 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후원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타이틀스폰서 현대자동차의 후원금(23억원)을 크게 웃도는 30억원으로 추정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이적생·수비수·외국인 ‘16인 16색’

    이적생·수비수·외국인 ‘16인 16색’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새달 5일 축구 축제가 시작된다. 16개 구단은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주장에 선출된 선수들은 더욱 그렇다. 왼쪽 팔에 완장을 찬 만큼 어깨는 더욱 무겁다.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믿음직한 플레이도 보여줘야 하기 때문. ‘16인 16색’이라 할 만큼 각 팀의 ‘정신적 지주’는 매력이 다르지만, ‘승리와 우승’을 염원하는 것만은 똑같다. 올 시즌 ‘캡틴’들의 특징을 분석해 봤다. 올 시즌 가장 두드러진 유행은 ‘이적생 주장’이다. 전남 이운재, 울산 곽태휘, 수원 최성국, 인천 배효성 등 4명은 옮긴 둥지에서 바로 주장을 꿰찼다. 경험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욕이 넘치는 것이 강점이다. 팀 사정에 낯설어서 완장을 맡기는 게 모험일 수도 있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기본 기량이 있다는 전제하에 새로 들어온 선수가 주장을 맡으면 팀에 훨씬 잘 녹아들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연임’한 주장도 6명이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끈 FC서울 박용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제주의 김은중, ‘조광래 유치원’ 돌풍에 앞장선 경남FC 김영우가 손꼽힌다. 포항 김형일, 강원 정경호, 성남 사샤도 지난해에 이어 중책을 맡았다. 지난 시즌 임무를 잘 수행했다는 점을 인정받은 셈이다. 국가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중앙 수비수는 한번만 실수해도 부담이 커지고 판단이 흐려진다.”며 수비수를 주장으로 뽑지 않았다. ‘리더’가 실수할 경우 경기 내내 이를 의식해 전체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K-리그 주장은 수비수가 대세다. 곽태휘·김형일·박용호·조성환(전북) 등 6명이 수비수다. 지난 시즌(8명)에 비하면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다. 이운재와 백민철(대구FC) 등 골키퍼 주장도 2명이다. 수비수와 골키퍼는 경기 전체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서는 데다 득점에 민감한 공격수에 비해 안정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어 팀을 이끄는 데 유리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샤는 16개 구단 중 유일한 외국인 주장이다. 지난해 성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승승장구한 데에는 신태용 감독의 ‘형님 리더십’ 못지않게 사샤의 카리스마도 단단히 한몫했다. 외국인인데 어떻게 선수들과 대화하느냐는 질문에 사샤는 “선수들 대부분이 기본적인 영어 대화가 가능하다. 자세한 설명은 한국말을 잘하는 라돈치치를 활용한다.”고 웃었다. 외국인이지만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경기력으로 솔선수범하는 모습. ‘말썽쟁이’ 라돈치치가 사샤를 형처럼 따르는 것도 이점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가교 역할을 하는 캡틴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도 K-리그를 즐기는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스나이퍼 왔다…이젠 우승하자”

    “스나이퍼 왔다…이젠 우승하자”

    레알 마드리드에만 ‘갈락티코’(galactico)가 있는 게 아니다. 올겨울 프로축구 K-리그 스토브리그는 그 못지않은 스타영입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쌍두마차’는 수원과 FC서울이었다. 수원은 정성룡·이용래·최성국·오범석·마토 등을 끌어모으며 선발라인업 대부분을 갈아치웠고, 서울은 몰리나·김동진을 영입한 데다 제파로프와 재계약에 성공하며 전력손실 없이 새 시즌을 맞게 됐다. 이들의 ‘스타영입전’에 도전장을 내민 건 울산이다. 김호곤 감독은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성남에 진 뒤 “수비가 아쉽다. 대형 센터백을 보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K-리그 최강 풀백콤비 김동진(서울)-오범석(수원)을 떠나보냈지만, 남부럽지 않은 쟁쟁한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2005년 울산의 우승을 일궜던 이호를 시작으로 강민수와 송종국, 곽태휘가 줄줄이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주전 포백라인은 모두 떠났으나 가히 K-리그 최강이라 불릴 만한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그리고 16일, 마지막 퍼즐까지 맞췄다. ‘스나이퍼’ 설기현이었다. 울산은 포항과 재계약이 불발된 설기현과 1년 계약을 맺으며 공격에서도 중량감을 더했다. 울산은 지난 시즌 득점 2위(17골) 오르티고사(파라과이)와 임대계약이 끝나 공백을 메울 스트라이커를 찾고 있었다. 즉시 전력감은 김신욱·이진호·노병준뿐이라 더 조급했다. 남미와 동유럽 등 외국인 공격수를 타진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결국 지난해부터 공들였던 설기현과 전격 계약하기에 이르렀다. 자유계약선수(FA)로 이적료가 없어 더 좋았다. 설기현도 포항의 슈바·아사모아 등 걸출한 외국인 선수 골잡이들 사이에서 맘고생을 겪느니, 안정적으로 출전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울산이 끌렸다. 계약은 일사천리였다. 설기현은 16일 곧바로 제주 전지훈련지에 합류했다. 한국 나이 33세로 노쇠한(?) 감은 있지만, 설기현은 여전히 유효한 공격카드다. 2000년 벨기에 엔트워프에 입단한 뒤 안더레흐트(벨기에)·울버햄프턴·레딩·풀럼(이상 잉글랜드)·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클럽에서 활약하며 노련미가 생겼다. 지난해 1월 처음 K-리그에 입성하고도 17경기 7골 3도움으로 톡톡히 ‘이름값’을 했다. 2011시즌 개막(3월 5일)이 한달도 안 남았다. 알차게 전력을 보강한 ‘호랑이 축구단’이 올해는 힘차게 포효할 수 있을까.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FC서울 “팬 있어야 축구도 있다”

    FC서울 “팬 있어야 축구도 있다”

    유럽 빅리그의 축구 열기는 정말 뜨겁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온 도시가 마비된다. 영국 소설가 존 보인턴 프리스틀리는 입구로 ‘빨려 들어가는’ 관중을 보며 “축구장은 훨씬 황홀한 다른 인생을 약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A매치 때 보면 한국축구 열기도 이에 못지않다. 2002한·일월드컵을 회상하면, 국민 모두가 축구에 ‘미친 것’ 같았다. 하지만 K-리그는 썰렁하다. 성남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해도, FC서울-수원의 라이벌전이 벌어져도 ‘FC대한민국 팬’들은 무심하다. K-리그는 마니아들이 가는 열정적이고 딱딱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야구장 데이트는 익숙한데 축구장은 왠지 어색하다. 그래서 프로축구 FC서울의 행보가 더욱 돋보인다. 지난해 서울은 역사를 썼다. 전신인 안양 LG 시절을 포함해 무려 10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랐다. 또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평균관중 3만명 시대를 열어젖혔다. 어린이날에는 6만 747명이 찾아 국내 프로스포츠 최다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FC서울은 잔뜩 고무됐다. 올 시즌에 더 많은 팬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비시즌이지만 정신없이 바쁘다. 그리고 신선한 시도를 했다. 테마파크 롯데월드와 손을 잡고 통합시즌권을 출시한 것. 12만원짜리 시즌권 하나로 2011시즌 서울의 모든 홈경기는 물론 롯데월드를 365일 드나들 수 있다. 스포테인먼트의 선두주자답다. 사실 FC서울은 ‘북패륜’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불린다. 연고를 안양에서 서울로 옮긴 게 이유다. 그러나 서울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충성도 높은 팬들을 확보한 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거저 얻은 건 아니다. 2006년 J-리그 컨설팅에 잔뼈가 굵은 하쿠호도사에 의뢰해 장기발전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2035비전’이다. 구단 창단 50주년을 맞는 2035년에는 진정한 넘버원 구단이 된다는 게 핵심이다. 서울은 ‘이기는 축구’만큼이나 ‘재미있는 축구’를 중시한다. ‘팬이 있어야 축구도 있다.’는 인식이 깔렸다. 서울은 국내 프로구단 중 최초로 통합고객관리(CRM)시스템을 도입했다. 팬들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 이메일을 보내 선수단 소식과 경기관련 기록을 제공한다. 이렇게 관리하는 팬만 15만명. 특히 어린이팬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이들이 성인이 될 미래는 더욱 창창하다. FC서울 이재호 마케팅팀장은 “축구 본연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부담없이 말랑말랑한 경기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다. 축구장을 찾는 모든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통합우승 주역들에 몰리나·김동진을 데려오며 살뜰하게 전력을 꾸린 서울을 올 시즌 더욱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팬’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1 K-리그 새달 5일 팡파르

    2011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다음 달 5일 개막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정몽규)이 9일 발표한 경기 일정에 따르면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1개팀이 늘어난 16개팀이 출전한다. 라운드마다 8경기가 열리고, 12월 4일까지 30라운드 총 240경기, 팀당 30경기를 치른다. 플레이오프인 챔피언십 경기는 6차례 펼쳐진다. 개막일인 5일 상주 상무-인천, 포항-성남, 광주FC-대구FC, 강원FC-경남FC의 경기가 열리고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FC서울과 FA컵 챔피언 수원이 맞붙는다. 제주-부산, 전북-전남, 울산-대전경기도 이날 열린다. 리그 컵 대회는 3월 16일~5월 11일 주중 경기로 조별 예선 5라운를 치른다. 본선은 6월 29일~7월 13일이며 조 1, 2위 4개팀과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4개팀 등 총 8개팀이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박지성 은퇴 아쉬워… 박주영 주장 잘할 것”

    한국 축구를 사랑했던 두 외국인 감독이 지금은 나란히 ‘형제의 나라’ 터키 축구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거스 히딩크(65·네덜란드)와 세뇰 귀네슈(59·터키) 감독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창조하면서 세계적 지도자로 공인받았고, 역시 당시 터키 대표팀을 이끌며 또 다른 4강 신화를 일궈냈던 귀네슈 감독은 2007년부터 3년 동안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을 지휘하면서 박주영(AS모나코)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을 키워 내는 등 한국과 인연이 각별하다. 그리고 현재는 각각 터키 대표팀과 고향의 프로축구팀 트라브존스포르를 이끌고 있다. 이 두 거장이 한국과 터키의 친선 평가전(10일)을 앞둔 9일 한국 선수단을 만나 여전한 한국사랑을 드러냈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은 내게 아주 특별한 팀이다. 10년 전에 한국 대표팀과 함께 일하면서 멋진 시간을 보냈다.”면서 “최근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아주 좋은 경기를 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팀이 됐는데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매력적이었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또 현재 대표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2002년 멤버인 차두리(31·셀틱)에 대해 “그동안 많이 발전하고 선수로서 좋은 경력을 쌓았고, 지난해 월드컵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고,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하는 바람에 이번 경기에서 보지 못해 아쉽다.”며 진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유로2012 조별리그 및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3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로 곤경에 처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터키의 세대교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취임 초기와 비슷한 모습이다. 이번 시즌 팀의 터키 슈퍼리그 선두질주를 이끄는 귀네슈 감독은 “나의 홈구장(후세인 아브니 아케르 경기장)에서 트라브존스포르 선수 6명에 FC서울 시절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까지 모두 9명의 선수가 경기를 펼치게 됐다.”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한국의 새 주장 박주영에게 꽃다발을 직접 안기며 “주장 역할에 잘 어울리는 훌륭한 선수다. 이제 주장이 됐으니 단순한 한명의 선수가 아니라 리더로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이 있다면 프로 1~3년 차의 나이 어린 선수도 경기에서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면서 “한국 선수들이 백패스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뒤를 보기보다는 항상 앞을 내다보고 공격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한국 축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한국, 터키, 그리고 변함없는 한국 사랑 등 기분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두 ‘축구도사’의 앞날을 지켜볼 따름이다. 트라브존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아시안컵] 우즈베크에 화풀고 2015년 직행하라

    반세기 만의 귀환을 선포했던 ‘왕’은 ‘귀가’를 앞뒀다. 어린 선수들의 연이은 실축으로 조광래호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마냥 울고 있을 수는 없다. 얼른 추스르고 28일 밤 12시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에 나서야 한다. 프로축구 K-리거 세르베르 제파로프(FC서울)가 이끄는 우즈베키스탄은 준결승에서 호주에 0-6으로 졌다. 볼 점유율 67%로 호주(33%)를 압도했지만, 호주의 선 굵은 축구에 무너졌다. 유효 슈팅도 3개뿐. 완패였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압도한다. 상대 전적도 5승 1무 1패로 절대우세. 다만 한국이 이란-일본과 싸우며 연달아 120분 혈투를 벌인 것과 달리 우즈베키스탄은 배터리가 빵빵하다. 게다가 4강행도 ‘돌풍’이었기에 한국전에는 ‘밑져야 본전’의 자세로 부담 없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더 눌러줘야 한다. 단순한 ‘유종의 미’ 차원이 아니다. 대회 3위까지 다음 아시안컵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별도의 예선 없이 가뿐하게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것. 대수롭지 않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A대표팀의 향후 일정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로드맵이 이 한판에 결정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7년 아시안컵 3·4위전에서 한국에 승부차기 끝에 져 4위에 머문 일본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줄줄이 약팀을 상대해야 했다. 아시안컵 예선과 월드컵 예선을 병행하며 괜한 정력을 쏟았다. 일본이 홍콩·바레인·예멘 등과 아시안컵 예선으로 시간 낭비(?)할 동안, 한국은 세네갈·잠비아·코트디부아르 등과 맞춤 평가전을 치르며 오롯이 월드컵 준비에 매진했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향후 A매치를 입맛대로 운용하려면 우즈베키스탄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정조국·최효진 빈자리 걱정?… “형들 대신 FC서울 우승 책임”

    정조국·최효진 빈자리 걱정?… “형들 대신 FC서울 우승 책임”

    프로축구 K-리그 3월 개막을 기다리는 축구 팬들이 요즘 가질 법한 물음 하나. “10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FC서울, 올해도 우승할까?” 그 질문에 답해 줄 선수들이 있다. ‘영건’ 공격수 이승렬(22)과 수비수 이규로(23)다. 정조국·최효진 등 주축이 빠진 팀에서 새로운 주전이 되기 위해 뭔가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둘을 21일 만났다. 경남 남해의 FC서울 전지훈련장. 선수들은 황보관 신임 감독과 함께 몸 만들기가 한창이다. “생각하고 움직이라.”는 황보 감독의 주문에 따라 부지런히 패스를 주고받는다. “올해 목표는 주전으로 뛰는 거죠. 그러려면 개막전 베스트 11엔 꼭 들어야 하고요.” 이렇게 말하는 이승렬의 얼굴에는 땀 대신 긴장이 배어난다. 정조국이 프랑스 AJ옥세르로 떠나면서 이승렬은 데얀과 함께 팀의 투톱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2007년 입단해 2008 시즌 신인왕을 꿰차고 지난해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쉬운 게 아니다. 강정훈 등과의 주전 경쟁도 치열한 데다 체력과 몸싸움이 약해서다. “센스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몸이 약한 건 저도 알아요. 팀 훈련이 끝나고 하루에 한 시간가량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하고 있어요.” 2007년 전남에 입단해 지난해 서울로 옮긴 이규로는 팀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아 오다 입대한 최효진의 뒤를 이을 작정이다. “지난해엔 오른쪽 발목이 계속 안 좋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어요. 새로 감독님도 오셨으니 제 장점을 보여드려야죠.” 이규로는 차세대 주전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전 어리니까 파이팅과 파워는 괜찮아요. 돌파력 등만 보완하면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 있어요.” 황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목표를 확실히 가지라.”는 것. 최근 선수들과 1대1 미팅을 통해 1년치뿐 아니라 5년치, 10년치의 목표를 함께 세웠다. 차세대 주전들의 목표는 무엇이었을혀. 이승렬은 “해트트릭을 해보는 게 올해 목표”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꿈꿔 왔던 해외 진출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아스기에 가고 싶어요.”라고 조심스레 속내를 비쳤다. 이규로는 “일단 올해 목표는 25~30경기 출장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고요, 대표팀에서도 활약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또래인 구자철(22)과 지동원(20)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뛰는 것을 보면서 승부욕 강한 둘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승렬은 “함께 뛰던 친구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부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 “그만큼 나도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국가대표 친구·형들의 좋은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희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 서겠습니다.” 남해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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