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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대의 저주’… 맞힌 나라 50% 16강 탈락

    26일 남아공월드컵 한국-우루과이의 16강전 전반 5분. 박주영(AS모나코)의 오른발 프리킥이 골대를 때리지 않고 상대 골망을 갈랐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까. 크게 두 개의 기둥인 포스트와 그 윗부분을 잇는 크로스바로 구성된 골대는 종종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무수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48경기에서 골대만 흔든 슛은 모두 서른 두 차례. 포스트를 때린 슛이 21개로 크로스바를 때린 슛보다 많다. 28명의 선수들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남아공의 카틀레고 음펠라(마멜로디 선다운스),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스타드 렌),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포스트를 두 차례 가격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유일하게 크로스바와 포스트를 한 차례씩 모두 맞혔다.호날두는 1골1어시스트로 불운을 털었다. 기안은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뽑아 체면치레를 했고, 16강 미국전에선 결승골을 뽑았다. 음펠라도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 한 골을 기록했다. 골대를 두 번 맞히고 아직까지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선수는 메시가 유일하다. 크로스바를 한 차례 때리고도 세 골이나 터뜨린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FC바르셀로나), 포스트에 한 차례 키스하고 두 골을 넣은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알메리아)도 있다. 28명 가운데 21명은 골대 불운에도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과시했다. 골대를 한 번이라도 맞힌 나라는 32개국 가운데 20개국이고, 9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가 세 번으로 공동 1위다. 코트디부아르는 북한과의 최종전에서만 디디에 드로그바(첼시), 제르비뉴(릴), 로마리크(세비야)가 거푸 맞혔다. 스페인, 세르비아, 아르헨티나, 카메룬, 남아공, 가나가 2회 그룹을 형성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아~ 잠자기 글렀다… 주말 빅매치 놓칠수 없지

    아~ 잠자기 글렀다… 주말 빅매치 놓칠수 없지

    ■어게인 1990 vs 1966 독일·잉글랜드 ‘또 하나의 결승전’ 20세기 초 두 차례나 세계대전의 중심에 선 잉글랜드와 독일. 축구전쟁에서도 양보가 없었다. 역대 A매치 전적 12승5무10패. 잉글랜드가 조금 앞선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4차례 만났다. 그 중 3차례가 연장혈투. 1승2무1패로 팽팽했다. 물론 월드컵 성적표는 3차례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독일이 1차례 우승에 그친 잉글랜드를 압도한다. 27일 오후 11시 블룸폰테인의 프리스테이트경기장. 8강이나 4강쯤에서 만나야 할 두 팀이 조금 일찍 만난다. 두 나라 국민은 가슴을 졸이겠지만 제3자로선 흥미 만점의 빅매치가 16강에서 성사됐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어쩔 도리가 없다. 두 나라를 1그룹에 배치해 16강 대결을 피하도록 ‘설계(?)’했지만 잉글랜드가 슬로베니아, 알제리와 비긴 탓이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전력만 놓고 보면 독일이 좀 낫다. 3경기에서 5득점 1실점. 세르비아전(0-1 패)을 빼면 탄탄한 공수 밸런스를 뽐냈다. 특히 호주와의 1차전(4-0 승)은 진화한 독일축구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경고누적으로 가나전을 뛰지 못한 월드컵 통산 득점 2위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가 출격 채비를 마친 것도 든든하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기사회생한 잉글랜드가 8강에 합류하려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활이 급선무다. 2006년 독일대회부터 7경기 연속 무득점. 조별리그 2득점으로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는 잉글랜드로선 루니-저메인 디포(토트넘) 투톱의 화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잉글랜드 팬은 1966년 6월30일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의 기억을 떠올릴 터. 대회 결승에서 서독과 만난 잉글랜드는 연장에만 두 골을 몰아친 조프 허스트의 활약으로 4-2로 승리, 첫 월드컵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잉글랜드 올드팬에게는 아름다운 기억이다. 반면 독일 팬은 두 나라가 마지막으로 본선에서 만났던 1990년 이탈리아대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 당시 잉글랜드에는 폴 개스코인과 게리 리네커, 서독에는 로타르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 등 슈퍼스타들이 뛰었다. 4강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4-3으로 서독이 웃었다. 서독은 내친김에 아르헨티나를 꺾고 통산 3회 우승의 대업을 이뤘다. 월드컵 역사에 오롯이 남은 1966년과 1990년의 두 명장면 중 어느 나라가 데자뷔를 만들어낼지 세계 축구팬의 심장은 벌써 뛰고 있다. 임일영기자 agus@seoul.co.kr ■아르헨 “영광 재현” vs 멕시코 “복수 혈전” ●28일 오전 3시30분 이런! 공교롭다. 또 만났다. 2006년 독일월드컵 16강전에서도 만났던 두 팀이다. 1930년 첫 대회에서 승부를 겨룬 뒤 다시 만나기까지 76년이 걸렸는데, 두 번째에서 세 번째 만남까지는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28일 격돌하는 아르헨티나(FIFA 랭킹 7위)와 멕시코(17위)의 이야기다. 4년 전 8강 티켓은 아르헨티나가 챙겼다. 당시 라파엘 마르케스(FC바르셀로나)가 전반 초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멕시코가 기세를 올렸으나, 곧 아르헨티나의 에르난 크레스포(파르마)가 균형을 맞췄다. 피 말리던 경기는 연장전에 가서야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의 결승골에 힘입은 아르헨티나의 승리로 끝났다. 역대 전적이 11승10무4패로 아르헨티나가 앞서지만 일방적인 경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두 팀 모두 2006년의 ‘그 팀’은 아니다. 독일 대회 엔트리 23명 가운데 아르헨티나는 6명, 멕시코는 8명만 남아공 땅을 밟았다. 아르헨티나가 크게 변했다. 전방에서는 4년 전 백업 멤버였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시티)가 주전이 된다. 수비 라인에는 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가 남아 있지만 대부분 물갈이됐다. 특히 후안 리켈메(보카 유니오르스)를 대신해 ‘올드 보이’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이 플레이메이커로 나서기 때문에 경기 스타일이 다를 수밖에 없다. 멕시코는 아르헨티나에 견줘 공격진의 화려함이 떨어진다.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갈라타사라이), 카를로스 벨라(아스널)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전방을 책임진다. 노련미를 보태기 위해서 백전 노장 콰우테모크 블랑코(베라 크루스)가 8년 만에 월드컵에 등장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적끈적한 수비 라인이 2006년 멤버 그대로 건재한 게 장점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미국 “뒷심 폭발” vs 가나 “철벽 수비” ●27일 오전 3시30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북중미의 강자’ 미국(FIFA랭킹 14위)과 ‘아프리카의 희망’ 가나(FIFA 32위)가 8강 티켓을 놓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매치업만 보면 밍밍하다. 딱히 국내 팬에게 인기 있는 스타 선수도 없다. 그럼에도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딱 한 가지. 한국이 우루과이를 16강에서 잡는다면 미국-가나전의 승자와 8강에서 다투게 되기 때문이다. 두 나라는 A매치에서 한 번 만났다. 2006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나가 2-1로 이겼다. 2승1패가 된 가나는 조 2위로 16강에 올랐지만 미국은 1무2패,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4년 전 맞대결에서 득점을 올렸던 스티븐 아피아(가나·볼로냐), 클린트 뎀프시(미국·풀럼)를 포함해 가나는 9명, 미국은 8명이 이번 대회 엔트리에 포함돼 흥미를 더한다.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전력이나 분위기를 보면 미국이 좀 낫다. 미국은 슬로베니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뒤지다가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쳤다. 알제리와 경기에서도 후반 인저리 타임에 결승골을 만들었다. 2차전 추격골과 3차전 결승골의 주인공 랜던 도노번(LA 갤럭시)의 결정력이 무섭다. 조별리그 4득점 가운데 3골이 후반, 또 그중 두 골은 후반 35분 이후에 나올 만큼 뒷심도 돋보인다. 가나는 간판 마이클 에시엔(첼시)의 공백이 커 보인다. 1승1무1패로 힘겹게 16강에 올랐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가 세르비아를 잡아준 덕에 16강에 턱걸이한 것. 아사모아 기안(렌)이 넣은 페널티킥 2골이 전부다. 필드골은 없다. 외려 수비는 쓸 만하다. 3경기를 2실점으로 버텨냈다. 존 멘사(선덜랜드), 존 판칠(풀럼) 등 유럽파가 버틴 두꺼운 수비벽에 독일도 1골에 그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44경기서 95골 펑펑… 빅리그별 득점 비교

    ‘프리메라리가, 프리미어리그 자존심 다툼’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48경기 가운데 25일 오전까지 열린 44경기에서 95골(자책골 2골 포함)이 터졌고, 77명이 골을 기록했다. 한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한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과 이탈리아 침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슬로바키아의 로베르트 비테크(앙카라 구주)가 득점 공동 선두. 스페인의 다비드 비야(FC바르셀로나)와 한국의 이정수(가시마), 우루과이의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비롯한 12명이 2골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빅리그별로 터뜨린 골을 살펴보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쟁이 치열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각종 대회 성적을 종합해 2010~11시즌 빅5 리그를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르샹피오나 순으로 꼽고 있다. 이번 대회 60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프리메라리가가 16골로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있다. 선수당 0.27골. 특히 다득점자 14명 가운데 6명이 프리메라리가에서 나왔다. 이과인과 비야, 포를란, 브라질의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포르투갈의 티아구(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알메리아)다. 무려 118명의 선수를 출전시키며 세계 최고 리그의 면모를 과시한 프리미어리그는 15골을 넣으며 1위를 바짝 뒤쫓고 있으나 선수당 0.13골로 프리메라리가에 견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편. 세리에A가 9골로 3위, 분데스리가가 8골로 4위, 르샹피오나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가 각각 6골로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터키 슈페르리그가 5골로 분전하는 것이 눈에 띈다. 클럽별로 따져 봐도 프리메라리가의 강세다.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5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세리에A의 인테르 밀란이 4골로 뒤를 잇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 에레디비지에의 아약스, 러시아 프리메르리그의 CSKA모스크바, 슈페르리그의 앙카라 구주가 3골 그룹을 형성한 상태다. 자국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터뜨린 골은 모두 28골. 역시 해외파의 활약이 대세였다.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기록한 5골 모두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책임졌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디펜딩챔피언 이탈리아와 개최국 남아공도 자국리그 선수들이 각각 4골, 3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세대교체 실패·내분… 거함 伊·佛의 침몰

    남아공월드컵이 또 하나의 진기록을 남겼다. 월드컵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디펜딩챔피언과 준우승팀이 나란히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 ‘영원한 강자란 없다’는 새삼스러운 교훈을 일깨워 준 셈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FI FA랭킹 5위)는 24일 ‘발칸반도의 복병’ 슬로바키아에 2-3으로 패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의 탈락은 프랑스(FIFA 9위)의 실패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프랑스는 워낙 월드컵에서 널 뛰는 성적표를 거둔 전력이 있는 터라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앞세운 지지 않는 축구로 4회 우승을 일군 이탈리아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 2라운드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74년 독일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아주리군단’의 몰락은 세대교체의 실패와 ‘킬러’ 부재에서 비롯됐다. 대표선수 23명의 평균 나이는 28.3세. 잉글랜드(28.7세), 브라질(28.6세), 호주(28.4세)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을 필두로 파비오 칸나바로, 빈첸조 이아퀸타(이상 유벤투스), 다니엘레 데로시(AS로마),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 등 독일대회 주력 9명이 이번에도 뛰었다. 부폰과 피를로 등의 부상 탓도 크지만, 대체제를 키우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힘들 듯하다. 해결사의 부재도 아쉬웠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고작 4골밖에 얻지 못했다. 4년 전에는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유벤투스)와 루카 토니(AS로마) 같은 해결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없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9명을 그대로 중용하면서 “나이가 많다는 것은 큰 경기 경험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실패였다. 프랑스 역시 세대교체가 어정쩡했다. 4년 전 뛰었던 선수 중 윌리엄 갈라스(아스널), 티에리 앙리(FC바르셀로나), 플로랑 말루다(첼시) 등 7명이 그대로다. 노쇠한 앙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던 앙드레피에르 지냐크(툴루즈)나 ‘지단의 후계자’라던 요안 구르퀴프(보르도)는 ‘덜’ 자랐다. 물론 자중지란이 결정적이었다.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과 선수들의 불화, 지단을 비롯한 1998년 우승 멤버들의 ‘갈등 사주설’ 등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女談餘談] 월드컵, 승리의 공식/문소영 체육부 차장

    [女談餘談] 월드컵, 승리의 공식/문소영 체육부 차장

    지난 11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불면의 밤이 계속된다. 오후 11시 경기는 물론 새벽 3시30분 경기도 챙긴다. 월드컵 기간에는 체육부 기자 전체가 축구담당 기자가 된다. ‘초보’ 축구기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맹신했다. 그러나 월드컵 성적은 그와 꼭 맞아떨어지지는 않았다. FIFA랭킹 5위이자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와 준우승국 프랑스(9위)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16강에 올라가지 못하고 동반 탈락했다. 이탈리아의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 다니엘레 데로시(AS로마)나 프랑스의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티에리 앙리(FC바르셀로나) 등 유럽 명문의 축구클럽에서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있는데도 그들 국가는 탈락했다. 선수 개개인 기량의 산술적 합계가 그 팀의 실력을 좌우하지 않은 것이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실력 말고도 다른 공식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의 득점왕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도 이번 월드컵에서 20번(유효골 11골)이나 슛을 날렸지만, 아직 한 골도 못 넣었다. 아무리 유능해도 불운에는 속수무책이다. 월드컵에서 승리하기 위한 ‘+α’는 무엇일까.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면 진다는 ‘골대의 저주’가 없어야 한다. 상대팀의 깊은 태클에도 부상당하지 않는 행운과,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을 하나로 묶어 줄 감독의 탁월한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다. 선후배인 선수들 사이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끈끈한 ‘동지애’가 꿀처럼 흘러야 한다. 또한 선수들은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과 국가와 민족과 같은 더 큰 대의를 위해 헌신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실력이 부족해도 ‘+α’가 있는 대표팀들이 그래서 16강, 8강, 4강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 실력으로 1등에 섰다고 자만하는 사람들, 주변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불장군들은 남아공의 110m×64m 직사각형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승리의 공식’에 눈과 귀를 묶어둬야 할 것 같다. symun@seoul.co.kr
  • 골에 목마른 메시·루니 “이번엔 꼭”

    골에 목마른 메시·루니 “이번엔 꼭”

    ■ 메시 - 신들린 공격에도 번번이 실패 23일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최종 3차전 후반 41분. 아르헨티나가 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가 날린 강력한 왼발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한국과의 2차전에 이어 벌써 두 번째 골대를 때렸다. 4분 뒤 메시는 어시스트와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상대 문전을 돌파해 만든 상대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날린 슈팅이 슈퍼세이브에 걸린 것. 공이 흘러나오자 마르틴 팔레르모(보카 유니오르스)가 왼쪽에서 달려들며 빈 골문으로 꽂아 넣었다. 이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를 대신해 역대 최연소로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메시는 8.15㎞를 뛰며 72개 패스 가운데 54개를 성공했고, 5개의 슈팅 가운데 유효슈팅 4개를 기록했다. 생일을 이틀 앞둔 메시는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음에도 당당하게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다. ‘빅3’ 가운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1골 1어시스트, 브라질의 카카(레알 마드리드)가 2어시스트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으나 메시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전무한 상태. 2009~1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4골 9어시스트라는 경이로운 공격력을 과시했던 메시는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20개의 슈팅을 쐈다. 최다 슈팅 1위다. 유효 슈팅도 11개로 역시 최다. 주체할 수 없는 공격 본능이 꿈틀대고 있는 그가 27일 멕시코와의 16강전에서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루니 - 7경기 무득점… 월드컵 불운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기둥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좀처럼 월드컵과의 좋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루니는 24일 남아공월드컵 C조 조별리그 슬로베니아와의 최종전에서 후반 12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회심의 일격이 상대 골키퍼 사미르 한다노비치의 손끝을 살짝 스치며 왼쪽 골 포스트를 때렸다. 답답해하던 루니는 후반 27분 교체되며 또다시 무득점에 머물렀다. 생애 첫 월드컵인 2006년 독일 대회부터 7경기 505분 연속 무득점으로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가 겪고 있는 골가뭄의 중심에 루니가 있는 셈이다. 불운은 4년 전에 싹을 틔웠다. 열아홉의 나이에 유로2004 무대에서 네 골을 터뜨리며 승승장구했으나,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부상으로 낙마했던 루니는, 독일 대회 직전 부상을 당했다. 산소 텐트 치료 요법까지 쓰며 간신히 독일 무대를 밟았으나,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게다가 8강전에서 포르투갈 선수를 발로 밟아 퇴장당했고, 잉글랜드는 유로2004 때와 마찬가지로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골 대신 종종 ‘성질’로 말해 왔던 골잡이 루니에게 야유를 날려버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 잉글랜드가 27일 16강전에서 최고 앙숙인 독일과 맞닥뜨리게 된 것. 이 경기에서 루니가 월드컵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해 잉글랜드의 승전고를 울린다면 역적에서 영웅으로 단숨에 인생 역전을 할 게 분명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주영 자책골 맘고생 날린 프리킥

    박주영 자책골 맘고생 날린 프리킥

    2004년 10월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열린 아시아 청소년축구선수권 결승 한국-중국전.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등번호 ‘10번’이 전반 37분 문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며 수비수 4명을 차례로 제치고 골을 터뜨렸다. 이제껏 한국 선수가 보여 주지 못했던 아름다운 몸놀림에 팬들은 물론 동료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국은 우승컵을 차지했고, ‘10번’은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상을 휩쓸었다. 그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최우수 신인상도 받았다. 한국 공격수의 새로운 모델을 창조한 박주영(25·AS모나코)이 주인공이다. 5년여가 흘렀다. 23일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한국-나이지리아전. 박주영은 1-1로 맞선 후반 4분 대니 시투(볼턴)의 파울로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 냈고 직접 키커로 나섰다. 한 번 숨을 고른 그는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 찼다. 예리하게 휘어진 공은 오른쪽 네트를 출렁였다. 그동안 그의 어깨를 짓누르던 월드컵 불운을 말끔히 털어버리는 순간. ‘축구천재’ 박주영의 인생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5년 K-리그 FC서울에서 데뷔한 박주영은 18골을 몰아치면서 득점 2위에 올랐다. 그를 보기 위해 구름관중이 몰렸다. 한 박자 빠른 슈팅과 폭넓은 시야에서 나오는 패스 능력, 유연한 드리블은 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한 골 결정력까지. 스트라이커의 모든 덕목을 갖춘 스타 플레이어의 탄생은 ‘박주영 신드롬’으로 이어졌다. 2005년 6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박주영은 또 한 번 진가를 드러냈다. 왼쪽 팔꿈치 탈골 부상을 안고 출전한 나이지리아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3분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실축했다. 하지만 후반 44분 프리킥 동점골을 터뜨렸다. 인저리 타임에는 강력한 슈팅으로 백지훈의 역전골을 만들어 냈다. 당연히 2006독일월드컵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막상 본선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외려 스위스와의 3차전에서 선제골의 빌미가 된 프리킥을 허용했다. K-리그에서도 혹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는 등 시련이 찾아왔다. 의욕을 잃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천재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2008~09시즌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1의 AS모나코에 입단했다. 첫 시즌 31경기에서 5골 6도움, 2009~10시즌 26경기에서 8골 3도움. 완전히 다른 레벨의 선수로 올라섰다.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의 투톱 한 자리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부담이 너무 컸던 것일까.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끊임없이 찬스를 만들어 내고도 정작 마무리를 못 지었다. 2차전에서는 세트피스에서 수비에 가담했다가 공이 그의 무릎을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 갔다. 웬만한 선수라면 주저앉을 상황. 하지만 박주영은 눈물을 닦고 일어서 첫 원정 16강의 일등공신이 됐다. 아르헨티나 팬들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축구의 메시아’라고 부르듯 이젠 박주영을 한국 축구의 메시아라고 불러도 될 듯싶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희비갈린 인테르 밀란 두 영웅

    희비갈린 인테르 밀란 두 영웅

    지난 5월23일 인테르 밀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무너뜨리고 새 역사를 썼다. 이탈리아 팀으로는 처음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것. 그 중심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오른쪽·26·네덜란드)와 최전방 공격수 사뮈엘 에토오(왼쪽·29·카메룬)가 있었다. 2008~09시즌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앙숙’ FC바르셀로나(에토오)와 레알 마드리드(스네이더르)에서 뛰었던 이들은 2009~10시즌 앞서거니 뒤서거니 인테르 밀란으로 옮겨 한솥밥을 먹었다. 불과 한 달 뒤 두 스타의 운명은 엇갈렸다. 19일 남아공월드컵 E조 경기에서 네덜란드는 후반 8분 스네이더르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일본에 1-0 승리를 거뒀다. 스네이더르는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이어 또 한 번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혔다. 덕분에 네덜란드는 32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을 확정지었다. 1970년대 ‘토털사커’ 브랜드로 축구판을 뒤흔들었지만 정작 우승은 못했던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한다. 네덜란드는 덴마크·일본을 상대로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인 왼쪽 날개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합류해 스네이더르와 호흡을 맞출 때 ‘창끝’이 더 날카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흑표범’ 에토오는 눈물을 흘렸다. 카메룬이 20일 E조 2차전에서 덴마크에 1-2 역전패,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것. 전반 10분 선제골(월드컵 본선 통산 2호골)을 넣고도 패배를 막지 못한 에토오는 경기 뒤 “지난 시즌 내내 월드컵에만 집중해왔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에토오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바르셀로나와 인테르 밀란을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세 차례나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로 뽑힌 이 시대 최고의 골 사냥꾼이다. 골 냄새를 맡는 능력과 경이로운 순간 스피드, 탁월한 골 결정력은 누구도 범접하기 힘들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명성에 못 미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3대째 멕시코 대표 에르난데스 일냈다

    3대째 멕시코 대표 에르난데스 일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프랑스-멕시코전. 당시 멕시코의 공격수 토마스 발카자르(79)는 1-2로 뒤진 후반 40분 동점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과 3분 만에 멕시코는 프랑스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결국 멕시코는 프랑스의 ‘전설’ 레이몽 코파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줘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조별리그 예선 탈락이었다. 5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18일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A조 프랑스-멕시코 2차전이 열린 폴로콰네의 피터모카바 스타디움. 발카자르의 손자인 ‘신성’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2)는 벤치 멤버였다. 하지만 후반 10분 에르난데스가 조커로 교체투입됐다. 그는 10분도 지나지 않은 후반 19분 라파엘 마르케스(FC바르셀로나)의 패스를 받아 프랑스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골키퍼를 제친 뒤 침착하게 공을 차 넣었다. 선제 결승골이었다. 할아버지의 묵은 한을 손자가 푼 것. 에르난데스의 이 한 골은 의미가 깊다. 월드컵 사상 최초로 3대가 월드컵에 출전했기 때문. 할아버지 발카자르뿐 아니라 아버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구티에레스(49)도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1986년 멕시코 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에르난데스는 결승골로 3대에 이르도록 이겨 보지 못한 프랑스를 역대 최초로 꺾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멕시코는 이전까지 프랑스와의 A매치에서 6전1무5패로 절대 열세였다. 프랑스 상대로 골을 넣은 것도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무려 44년 만. 에르난데스는 7월부터 멕시코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올 시즌 멕시코리그 과달라하라에서 28경기 21골을 폭발했고, 지난해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에는 A매치 14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그의 별명은 아버지의 별명인 치차로(chicharo·작은 콩)를 물려받은 치차리토(chicharito·귀여운 콩). 치차리토의 유쾌한 반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월드컵 비타민] 심판이 놓친 그 순간… 적극적으로 항의하라

    오프사이드는 상대보다 많은 골을 넣으면 승리하는 단순한 스포츠인 축구에서 유일한 고차원의 룰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룰에는 “상대편 진영에서 공보다 앞서 있는 공격팀 선수가 골라인 사이에 상대팀 선수 2명 이상 없는 상황에서 후방에서 날아오는 자기편의 패스를 받으면 오프사이드가 된다.”고 나와 있다. 쉽게 말해 최후방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에 있는 공격수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오프사이드 판단 기준은 패스하는 자기편 선수의 발이 공에 닿는 순간이다. 만약 오프사이드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군대축구를 상상하면 된다. 최고참이 스트라이커를 맡는 군대축구의 특성상 오프사이드는 존재할 수 없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어슬렁거리던 ‘병장 공격수’는 후방에서 힘껏 차올린 공을 받아 손쉽게 골을 넣는다. 오프사이드가 없는 축구는 다득점의 ‘뻥축구’가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오프사이드가 필요하다. 오프사이드라는 룰 자체가 어렵다. 1명의 주심과 2명의 선심이 열심히 선수를 쫓아 다니며 판단하지만, 그래도 잘못된 판단이 내려질 때가 있다. 17일 한국-아르헨티나전 후반 31분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의 두번째 골이 그랬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이과인이 서 있는 곳으로 흘러갔고. 이과인은 편안하게 골을 넣었다. 오프사이드다. 골키퍼 정성룡(성남)과 이과인 사이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 하지만 심판들이 그 순간을 못봤다. 그래서 수비수들은 오프사이드가 되는 순간 일제히 항의해야 한다. 반면 공격수들은 심판의 판단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공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축구의 특성상 선심은 상황이 애매할 때 깃발을 들지 않기 때문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야쿠부 막고 에니에아마 뚫어라

    야쿠부 막고 에니에아마 뚫어라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했다. 이젠 ‘승부수’를 걸어야 할 시간이다. 나이지리아를 눕힌다면,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꺾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의 꿈이 이뤄진다. 나이지리아와의 역대전적은 2승1무. 마지막 대결이 2001년인 만큼 큰 의미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필요는 없는 셈이다.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FIFA랭킹 21위)의 강점과 약점, 대처법을 짚어 봤다. ●치명적 병기-야쿠부 ‘전략가’ 라르스 라예르베크 나이지리아 감독은 1·2차전 모두 4-4-2 카드를 들고 나왔다. 투톱 파트너는 바뀌었지만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는 ‘고정’이다. 그는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덩치를 키워 놓은 버전 같다. 루니보다 결정력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플레이는 흡사하다. 스피드를 통한 1대1 돌파가 탁월하고 탱크처럼 몸싸움을 즐긴다. 활동 반경도 넓다. 수비 때는 포백라인까지 내려오는 적극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선보인 나이지리아의 공격 패턴은 너무 단조로웠다. 아프리카 특유의 운동능력과 유연성을 앞세운 창조적인 플레이는 보이지 않았다. 정직한 침투패스와 세트피스가 전부였다. 또한 허리에서 공격으로 넘어가는 움직임은 괜찮았지만,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 박스 안으로 투입되는 과정과 이후의 골 결정력은 부족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는 “나이지리아의 가장 큰 장점은 공격수들이 갖고 있는 체력적인 부분으로 스피드나 몸싸움은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보다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헨티나전에서 수비중심으로 했다가 당한 것”이라면서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맞불을 놓으면서 상대 장점을 최소화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신의 재림-에니에아마 나이지리아의 최종병기는 역설적으로 수문장 빈센트 에니에아마(하포엘 텔아비브)일지도 모른다. 나이지리아 수비진이 아르헨티나·그리스를 상대로 1~2차전을 통틀어 3실점으로 막아낸 것은 전적으로 에니에아마의 공이다. 2경기에서 유효슈팅 18개가 나이지리아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번번이 에니에아마의 동물적인 반사동작에 걸렸다.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마저 그의 손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프리카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에니에아마의 최대 강점은 경이로운 순발력이다. 수치상으로는 지극히 평범한 180㎝, 80㎏의 하드웨어. 하지만 막아내기 불가능할 것 같은 슈팅도 반사적으로 몸을 날려 ‘슈퍼세이브’를 쏟아낸다. 좌우 코너로 날아오는 슛에 대한 방어와 역습 때 롱패스 역시 흠잡을 데가 없다. ●상처입은 독수리-카이타·타이워 나이지리아는 그리스전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오른쪽 날개 사니 카이타(알라니야 블라디캅카스)는 레드카드를 받아 한국전에 나서지 못한다. 더 뼈아픈 점은 왼발 스페셜리스트인 왼쪽 풀백 타예 타이워(마르세유)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것. 타이워는 1차전에서 이상을 보였던 무릎 통증이 그리스전에서 재발된 탓에 후반 10분만에 교체됐다. 타이워는 수비수이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능력이 뛰어나다. 킥력이 빼어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왼발 전문 키커로도 활용됐다. 설상가상 타이워의 대체제인 우와 에치에질레(렌) 역시 햄스트링 이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제3의 옵션인 라비우 아폴라비(레드불 잘츠부르크)가 나올 경우 한국팀으로선 또 다른 기회인 셈이다. 본질적으로 나이지리아의 포백의 약점은 좌우 풀백이 지나치게 오버래핑을 많이 하는데서 비롯된다. 왼쪽과 오른쪽 모두 뒷공간을 쉽사리 허용하는 한편, 센터백 대니 시투(볼턴)와 조지프 요보(에버턴)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요인이다.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측면 선수들이 많이 움직이면서 뒷공간을 노려야 한다.”면서 “박지성은 1차전처럼 공격에 무게중심을 두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임일영·조은지기자 argus@seoul.co.kr
  • 화려한 개인기·과감한 돌파력…역시 메시!

    역시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3·FC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웠다. 17일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이 열린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등을 앞세워 막강 공격 라인을 구축했다. 공격의 ‘핵’은 메시였다. 메시는 쉴 새 없이 현란한 드리블로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배분하며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산소탱크’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김정우(광주), 오범석(울산) 등 한국의 수비진들이 협력수비를 통해 집중마크했지만, 메시의 화려한 개인기와 과감한 돌파력을 막아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르헨티나의 골폭풍은 대부분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메시는 전반 15분 앙헬 디마리아(벤피카)를 수비하던 오범석의 파울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전반 17분 메시가 왼쪽 진영에서 중앙으로 감아올린 프리킥이 박주영(AS모나코)의 오른쪽 무릎을 맞고 그대로 골대로 향했다. 결국 박주영은 자책골을 기록하며 선제골을 아르헨티나에 내줬다. 이후에도 한국은 메시에게 다시 한번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31분 왼쪽 페널티 지역을 돌파한 뒤 감각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손으로 쳐낸 것을 재차 골문으로 쇄도하면서 강슛을 날렸다. 공은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하지만 골문 정면으로 흐르는 공을 이과인이 오른쪽에서 쏜살같이 달려들며 빈 골문에 다시 차 넣었다. 사실상 메시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박지성은 10.8㎞를 뛰었지만, 메시는 8.6㎞를 기록했다. 많이 뛰지 않고도 화려한 발재간으로 한국의 수비진을 농락한 것. 메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7개의 슈팅을 날리며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메시가 왜 세계를 주름잡는 특급 공격수인지를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마라도나 “한국과 승률 50대50”

    “한국은 상당히 빠른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공에 대한 집착이 강하며 결정력도 뛰어나다. 절대 바보처럼 상대에게 공을 양보하거나 역습 기회를 줘서는 안 된다.”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16일 프리토리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 스타디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든 경기와 마찬가지로 한국과의 승률은 50대50”이라면서 “나이지리아와 사뭇 다른 경기가 될 것인 만큼 우리도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장딴지를 다친 후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을 출전시킬 것인가. -베론은 뛰고 싶어했지만 부상이 심해지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빼기로 했다. 막시 로드리게스(리버풀)가 베론의 빈자리를 잘 막아줄 것이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에 수비가 집중될 텐데. -물론 한국은 메시 봉쇄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메시를 집중적으로 마크하면서 경기를 못하게 한다면 심판이 알아서 판단해 줄 것이다. 심판은 발차기 등 반칙을 저질렀을 때는 가차없이 옐로카드를 꺼내야 한다. →1986년 대회에서 전담 마크했던 허정무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인사를 나눌 것인지. -(웃으면서)물론 인사를 할 것이다. 다른 감독과 인사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에 메시와 같은 선수가 있다고 보는지. -죄송하지만 한국에는 메시에 버금가는 선수가 없다. 그렇지만 한국은 스타가 아닌 하나의 팀으로 구성됐다. 빠르고 훌륭한 팀이어서 존중받을 만하지만 결국 우리가 이길 것이다. →펠레와 입씨름을 벌이고 있는데. -펠레는 박물관에나 가야 한다. 더는 나에 대해 얘기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프리토리아 연합뉴스
  • ‘최고연봉’ 메시, 김정우의 1만 5천배 ‘눈길’

    ‘최고연봉’ 메시, 김정우의 1만 5천배 ‘눈길’

    메시 몸값이 김정우의 약 1만5천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최고 연봉 선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반면 국군체육부대 소속인 미드필더 대한민국의 김정우는 최하 연봉으로 기록됐다. 메시는 지난해 9월 바르셀로나와 2년 계약 연장에 합의하며 2016년까지 매년 950만 유로를 받는다. 현재 환율로 약 142억 원이다. 반면 김정우는 군복무 중인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일병으로 월급 7만9500원을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95만4000원이다. 한편 독일의 축구 전문 사이트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의 몸값은 총 3억 473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5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한국 팀은 4435만 유로(657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진 = FC바르셀로나 서울신문NTN 이효정 기자 hyoj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악바리 지성, 메시 잡는다

    악바리 지성, 메시 잡는다

    2008년 4월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 경기장에서 열린 2007~08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바르셀로나가 격돌했다. 맨유의 박지성은 노장 라이언 긱스, 신예 나니를 제치고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는 게 임무 가운데 하나였다. 결과는 0-0 무승부. 일주일 뒤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 경기장. 준결승 2차전에서 박지성은 다시 왼쪽 미드필더로 중용됐다. 메시를 의식한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선택이었다. 박지성은 90분 동안 11.962㎞를 뛰며 메시의 측면 공격을 차단했고, 팀의 1-0승리에 한몫했다. 세계 언론은 박지성을 두고 ‘수비형 윙어’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맨유는 첼시마저 거꾸러뜨리며 우승컵을 품었다. 이듬해 5월28일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 2008~0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맨유와 바르셀로나가 다시 맞붙었다. 박지성은 오른쪽윙으로 자리를 옮겼다. 메시가 오른쪽 측면으로 나서는 바람에 둘의 격돌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박지성은 후반 21분 교체됐고, 4분 뒤 쐐기골을 터뜨린 메시는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활짝 웃었다. 17일 오후 8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캡틴’ 박지성이 부여받을 임무에 관심이 쏠린다. 허정무호는 그리스전에서 공격적인 면모를 보였고 박지성도 이에 앞장서며 쐐기골을 터뜨렸지만,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는 전술 변화가 필수적이다. 당연히 박지성의 임무도 달라진다. 아르헨티나전 키워드는 단연 메시 봉쇄다. 메시는 4-4-2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지만 사실상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는다. 한국은 메시에게 이어지는 패스의 맥을 미리 끊어내고, 발에 접착제로 공을 붙인 것처럼 드리블하며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템포 슈팅을 자랑하는 메시에게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야 한다. 아르헨티나 전력의 절반 이상을 맡고 있는 메시에 대해 박지성은 태극 전사 가운데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박지성은 맨유 유니폼을 입었을 때 ‘두 개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철 체력을 앞세워 상대 에이스를 악착같이 막아내는 임무를 수행하곤 했다. 박지성이 4-2-3-1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오든, 4-4-2 포메이션의 측면 미드필더로 나오든 메시 봉쇄의 한축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혼전’A조 16강행 아무도 몰라

    ‘A조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안갯속.’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A조가 ‘죽음의 조’로 돌변했다. 첫 번째 격돌에서 남아공(FIFA 랭킹 83위)과 멕시코(17위)가 1-1, 프랑스(9위)와 우루과이(16위)가 0-0으로 비기며 네 팀 모두 승점을 1점밖에 따내지 못한 것. ●‘아트사커’ 팀플레이 실종 이에 따라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살얼음판 승부가 예고되며 어느 팀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은 개최국 남아공이 홈 어드밴티지를 바탕으로 선전을 펼쳤고, ‘아트 사커’ 프랑스가 강호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티에리 앙리(FC바르셀로나)의 핸드볼 반칙 덕택에 부끄럽게 본선행 티켓을 따낸 프랑스는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보였다. 니콜라 아넬카(첼시),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 등이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막판에 투입된 앙리도 마찬가지. 프랑스는 특히 우루과이 선수가 후반 35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 우세를 확보했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유럽 스포츠지들은 팀 플레이가 실종됐다고 거센 포화를 퍼부었다. 최근 세 차례 월드컵의 첫 경기에서 득점 없이 2무1패를 기록하게 돼 첫 경기 무승·무득점 징크스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프랑스 못지않게 힘겨운 지역 예선을 거친 우루과이는 상대에 견줘 더 나은 조직력을 보였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무게를 뒀는데, 쌍포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두 팀 모두 명성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게 중론. ●남아공 멕시코전서 조직력 과시 브라질 출신 명장 카를루스 파헤이라 감독이 이끄는 남아공은 멕시코전에서 어느 팀도 무시하지 못할 저력을 보여 줬다. 선제골을 터뜨린 것은 물론 위협적인 역습으로 승점 3점을 따내기 직전까지 갔다. 밀리는 상황에서도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북중미 강호 멕시코는 경기 흐름을 장악했지만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 히오바니 도스산토스(갈라타사라이)와 카를로스 벨라(아스널)의 측면 공략이 돋보였으나, 해결사 노릇을 할 원톱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파헤이라 감독과 오스카르 타바레스 우루과이 감독 모두 “조별 마지막 경기까지 치르고 나서야 16강 진출국이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창 VS 창 맞대결

    창 VS 창 맞대결

    독일과 아르헨티나,잉글랜드가 이번 주말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대결을 펼친다. 지금까지 18번의 월드컵에서 독일이 3회, 아르헨티나가 2회, 잉글랜드가 1회씩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에도 세 나라의 목표는 같다. 우승컵인 ‘FIFA 월드컵’을 차지하겠다는 야망을 품고 있는 것. 무더위 때문에 밤새 짜증을 낼 바에는 이번 주말 축구와 함께 지새우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12일 포트엘리자베스에서 남아공월드컵 B조 첫 번째 경기인 한국-그리스 전이 끝나면 약 30분 뒤 요하네스버그에서 B조 두 번째 경기가 열린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가 맞붙는다. ●A매치 대결 2승1무로 아르헨 우세 A매치에서는 2승1무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인 아르헨티나가 우세하다. 특히 1994년 미국, 2002년 한·일 대회에서도 같은 조에 속했는데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21위)를 모두 꺾었다. 조직력이나 수비력보다 공격력을 높게 평가받는 팀들이라 창과 창의 대결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아르헨티나가 남미 예선에서 4위로 체면을 구기며 간신히 본선 티켓을 챙겼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최근 자체 연습 경기에서 스리톱을 가동했다. 세계 언론들은 나이지리아전을 겨냥한 공격 포맷으로 보고 있다. 리오넬 메시(23·FC바르셀로나), 곤살로 이과인(23·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26·맨체스터 시티)가 후안 베론(35·에스투디안테스)의 공 배급을 받아 아프리카 독수리를 겨냥한 창을 든다. 이들이 2009~1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터뜨린 골은 각각 34골, 27골, 22골로 모두 83골이다. 또 하나의 특급 공격수 디에고 밀리토(31·인테르밀란)까지 고려하면 105골에 달한다. 일각에서 사령탑 디에고 마라도나를 불안 요소로 보고 있음에도 아르헨티나가 자신감이 넘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시는 “우리보다 강한 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야쿠부 중심 나이지리아 삼각편대 위력 나이지리아는 각급 대표팀의 중요한 승부에서 아르헨티나에 종종 발목 잡힌 아픔이 있었다. 2005년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메시에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얻어맞으며 1-2로 눈물을 뿌렸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전에서는 3-2로 승리했으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는 메시가 선봉에 나선 아르헨티나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첫 대회인 만큼 그간 아픔을 한꺼번에 털어버린다는 각오다. 야쿠부 아이예그베니(28·에버턴)가 원톱으로 나서는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체력이 돋보인다. 라이징 스타 피터 오뎀윙기에(29·로코모티브 모스크바)와 이케추쿠 우체(26·레알 사라고사)까지 힘을 보탠 삼각 편대의 날카로움은 아르헨티나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 여차하면 노장 느왕커 카누(34·포츠머스)가 투입될 예정이다. 중원의 핵심인 존 오비 미켈(23·첼시)이 부상으로 빠진 점은 아쉽다. 애틀랜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현 나이지리아의 주장 카누는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월드컵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승리는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개최국 첫게임 무패 전통 살렸다

    개최국의 힘은 강했다. 11일 9만여명의 홈팬들이 전·후반 90분 내내 불어대는 전통악기 ‘부부젤라’ 소리는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부부젤라는 경기 초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중원을 헤집고 다니던 멕시코 선수들의 다리를 점점 무겁게 했고, 개최국 남아공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멕시코는 압도적 우위의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남아공과 1-1로 비겼다. 멕시코는 개막전에만 5번째 나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2무3패. 또 개최국의 첫게임 무패전통도 이어졌다. 경기는 멕시코가 지배했다. 히오바니 도스산토스(갈라타사라이)와 카를로스 벨라(아스널)을 투톱으로 내세워 4-4-2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한 멕시코는 전반을 볼 점유율 6대4, 유효슈팅 8대3으로 앞섰다. 하지만 수차례의 결정적인 기회를 번번이 놓쳤다. 도스산토스는 중간과 측면을 부지런히 오가며 위력적인 돌파와 중거리 슛으로 남아공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가장 아쉬운 장면은 역시 도스산토스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37분 도스산토스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잡아낸 벨라는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수비 일변도의 전술로 나왔던 남아공은 골키퍼의 여러 차례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후반에 들어서자 중원에서 패스워크가 살아나기 시작한 남아공은 멕시코에게 볼을 뺏아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후반 10분 역습상황에서 침투패스를 받은 남아공의 미드필더 시피웨 차발랄라(카이저 치프스)의 왼발이 멕시코의 골망을 흔들었다. 남아공 월드컵 첫 골로 손색이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첫 골을 내준 멕시코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과 달리 패스가 맞지 않았고, 무리하게 돌파를 하려다 역습의 기회만 제공했다. 남아공은 부부젤라 소리를 등에 업고 멕시코 진영을 질주했다. 하지만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는 벨라 대신 노장 과우테모크 블랑코(베라크루스)를 투입했고, 블랑코는 부지런히 움직이며 분위기를 바꿨다. 멕시코의 만회골도 역시 도스산토스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34분 남아공 진영 왼쪽에서 도스산토스가 올린 크로스를 라파엘 마르케스(FC바르셀로나)가 정확하게 받아 넣었다. 이후 양팀은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고, 후반 44분 남아공 공격수 카틀레고 음펠라(마멜로디 선다운스)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에 맞으면서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프랑스-우크라이나 “더 이상 망신은 없다”

    프랑스-우크라이나 “더 이상 망신은 없다”

    지역예선에서 죽도록 고생한 두 팀이 만난다. ‘레블뢰’ 프랑스(FIFA 랭킹 9위)와 ‘원조 우승국’ 우루과이(16위)가 12일 오전 3시30분 조별(A조) 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것. 프랑스는 유럽 7조 예선에서 6승3무1패로 부진, 세르비아에 직행 티켓을 내줬다. 아일랜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티에리 앙리(FC바르셀로나)의 ‘신의 손’을 앞세워 가까스로 티켓을 훔쳤다. 지네딘 지단과 ‘아트사커’를 앞세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세계 축구를 지배했던 프랑스로선 이만저만 창피한 일이 아니다. 우루과이도 만만치 않게 진땀을 뺐다. 남미예선에서 8승4무6패로 브라질-칠레-파라과이-아르헨티나에 뒤져 5위로 밀렸다. 예선 20경기에서 30골을 몰아넣었지만, 21골이나 내줄 만큼 수비에 구멍이 많았다. 결국 북중미 코스타리카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티켓을 거머쥐었다. 관전 포인트는 프랑스의 명예회복 여부에 모아진다. 2006년 독일월드컵 준우승 뒤 지단이 은퇴하면서 프랑스는 급격하게 몰락했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에서 1무2패로 예선 탈락. 최근 중국에 0-1로 패하는 등 월드컵을 앞두고 세 차례 평가전에서 1승1무1패에 그쳤다. 무엇보다 ‘지단의 후계자’ 요안 구르퀴프(보르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축구 IQ’와 폭넓은 시야, 평균 85%를 넘나드는 패스 성공률까지 지단의 젊은 시절과 판박이다. 밥상만 차려 주면 입에 쏙쏙 넣어줄 해결사들도 넘쳐난다. 앙드레피에르 지냐크(툴루즈)와 앙리,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니콜라 아넬카(첼시) 등 신구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1930년과 1950년 두 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우루과이의 최대 강점은 지역예선에서 12골을 합작한 ‘투톱’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의 파괴력이다. 포를란이 2008~0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에 오른 검증된 해결사라면, 수아레스는 유럽 빅클럽의 구애를 받고 있는 젊은 피다. 두 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0-0으로 비겼다. 당시 나란히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두 팀 모두 반드시 1차전을 잡아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동료에서 적으로

    동료에서 적으로

    2006년 7월1일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의 월드컵 8강전이 벌어진 독일 켈젠키르헨 슈타디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던 양 팀의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대결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후반 루니가 볼 다툼을 벌이다 킥을 한다는 것이 그만 넘어진 포르투갈의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첼시)의 사타구니를 걷어차게 된 것. 그러자 10m 정도 떨어져 있던 호날두가 달려와 심판에게 양팔을 벌리고는 이건 심하지 않냐고 항의했고, 흥분한 루니는 호날두를 밀쳤다. 결국 루니는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고, 호날두는 포르투갈 벤치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결과는 승부차기 끝에 포르투갈이 4강에 진출했다. 그라운드에선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얄궂은 운명에 놓인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A조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팀 동료인 멕시코의 간판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와 프랑스의 공격수 티에리 앙리가 맞붙는다. 또 멕시코의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는 EPL 아스널 동료인 프랑스 수비수 바카리 사냐와 윌리암 갈라스를 뚫어야 한다. B조에서는 스코틀랜드 셀틱의 기성용과 그리스의 요르고스 사마라스가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정면 충돌한다. 나이지리아의 미드필더 루크먼 하루나와 박주영도 프랑스 르샹피오나 AS모나코에서 함께 뛰고 있다. C조 잉글랜드의 에밀 헤스키는 소속팀 애스턴 빌라의 골키퍼 브래드 구잔(미국)을 좌절시켜야 한다. 첼시에서 뛰고 있는 D조 독일의 미하엘 발라크와 가나의 마이클 에시엔은 ‘사이 좋게(?)’ 부상으로 맞대결을 피했다. E조 네덜란드의 로빈 판페르시와 덴마크의 니클라스 벤트네르(이상 아스널)는 골 경쟁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고, 덴마크의 수비수 다닐 아게르는 팀 동료인 네덜란드 공격수 디르크 카위트(이상 리버풀)를 봉쇄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호날두와 브라질의 카카는 죽음의 G조 3차전에서 만난다.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와 살로몽 칼루 역시 첼시 동료인 포르투갈 수비수 파울루 페레이라와 카르발류를 뚫어야 한다.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스페인의 골문은 이케르 카시야스가 지키고, 수비진은 라울 알비올과 세르히오 라모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카를레스 푸욜과 헤라르드 피케(이상 바르셀로나)가 나란히 막아선다. 스페인은 자국 리그에서의 악연을 깨끗이 지우는 것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위한 우선 과제인 셈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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