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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아일랜드 금연법] “흡연자 NO”… 설 땅이 없다

    지난달 29일 아일랜드에서 실시된 사상 최강의 금연정책이 점차 확대될 조짐이다.유럽국가들뿐 아니라 현재 서부의 해안도시를 비롯해 곳곳에서 흡연금지 구역들이 늘고 있는 미국도 ‘아일랜드의 실험’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메이저 담배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 금연 연대 움직임도 활발하다.인구 390만여명 가운데 한 해 약 7000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숨지고 치료비 등으로 연간 약 1조 3795억원이 쓰이는 나라, 아일랜드 당국이 술집과 식당 등 공공장소 실내흡연을 금지하는 이번 조치에 사활을 걸면서 사회상이 급변하고 있다. ●아일랜드,‘흑맥주와 담배’는 옛말 BBC방송 인터넷판은 최근 “아일랜드의 술집(pub)에서 여성 손님의 향수 냄새까지 맡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공공장소 실내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최고 3000유로(약 442만 5000원)까지 벌금을 물어야 하는 탓에 담배 한 모금을 내뿜으며 흑맥주를 마시던 아일랜드 애연가들의 전통과 낭만은 자취를 감췄다.대신 술을 마시다 말고 담배 피우러 나온 취객들이 술집과 식당 바깥을 서성이는 풍경이 예사가 됐다. 수도 더블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위클로산 언덕의 한 술집엔 술과 담배를 함께 즐기려는 손님들을 위해 문 밖에 낡은 이층버스를 개조해 만든 흡연버스가 등장했다. 금연법 시행에 따른 첫번째 희생양은 역설적이지만 금연법에 찬성표를 던진 야당 의원이었다.통일아일랜드당 대변인 존 데이시 하원의원은 지난달 30일 의원전용 술집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돼 벌금을 물게 됐을 뿐 아니라 대변인직에서도 쫓겨났다.또 카반 카운티에선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는 규정을 밝힌 술집 종업원이 손님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첫번째로 보고됐다. 술집과 식당 주인들은 이번 조치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한편 술집과 식당 바깥에 잔뜩 쌓이는 담뱃재와 꽁초 등은 청결한 직장을 만들자는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며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금연 바람,세계적 확산되나 주변 국가들은 아일랜드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금연은 개인적인 문제인 만큼 노사 협상에 맡겨두자는 덴마크 정부의 입장처럼 개입을 꺼리는 분위기이지만 아일랜드의 시행 성과에 따라서는 입장을 바꿔나갈 가능성도 있다.이미 스코틀랜드가 아일랜드와 동일한 법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금연법이 발효되고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스코틀랜드의 잭 매코넬 제1장관(총리격)이 아일랜드 사례를 따라 술집과 식당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법의 도입 계획을 내비쳤다고 현지 신문 스카치맨 인터넷판이 보도했다.공공장소 실내흡연 금지법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잇따라 발표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어서 조만간 금연법 도입 계획이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스코틀랜드는 매년 1만 3000명가량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숨지며 공공보건의료체계인 NHS의 흡연 관련 지출액이 연간 4191억원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흡연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510만여명의 인구 가운데 흡연자는 2002년 현재 약 115만명. 인구 1600만여명의 3분의1이 흡연자인 네덜란드는 지난 1월부터 공공장소와 직장내 흡연을 금지토록 했으며,호텔과 술집,식당에 한해서만 내년까지 유예기간을 뒀다.이탈리아는 내년 1월13일부터 모든 식당과 술집 등에 흡연구역 설치를 의무화한 공중보건법 발효를 앞두고 올해부터 시범 실시에 들어갔다.흡연인구가 전체의 35%에 이르는 그리스는 정부청사 내 금연 및 식당·술집의 금연구역 설치 의무화를 올해 안에 계획중이다.노르웨이는 오는 6월부터 아일랜드와 같은 법을 시행할 계획이다.유럽연합(EU) 국가들은 내년 7월까지 담배광고를 비롯,담배회사의 문화·체육행사 후원을 금지하는 EU 지침을 따라야 한다. 미국의 경우 뉴욕시가 지난해 3월부터 술집과 식당 등 공공장소의 실내흡연을 금지하는 등 금연법을 시행하는 도시가 계속 느는 가운데 금연구역으로 지정되는 해변도 늘고 있다.캘리포니아주에선 지난해 10월 솔라나 해변,지난달 초 샌클러멘티 해변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샌타모니카 해변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시민단체 등은 샌클러멘티 해변의 경우 지난해 2시간 평균 6000개의 담배꽁초가 버려진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흡연으로 인한 해변 오염이 심각하다고 지적해 왔다. ●WHO,담배규제협약 추진중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이 주요 사망원인 중 두 번째 요인이며 질병 원인 가운데 네 번째라고 밝히고 있다.세계적으로 매년 성인 10명중 1명이 흡연 때문에 숨지고 있어 49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한다.현재 흡연자 수는 약 13억명.지금 같은 흡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에는 흡연자가 17억명에 달해 연간 1000만명가량이 흡연 관련질환으로 숨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흡연 피해의 심각성 때문에 국가별 금연 조치와 별개로 WHO는 지난해 6월 담배와 관련한 포괄적인 금지조치를 담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40개국 정부 서명을 받아 공식 발효시켰다. 또 오는 6월29일까지 나머지 국가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다.현재까지 모두 102개국이 서명했지만 국가별 적용에 필수적인 비준 절차를 마친 곳은 아직까지 9개국뿐이다.지난해 7월 FCTC에 서명한 한국은 다른 국가들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가며 비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하지만 비준을 마치더라도 담배광고와 판촉,담배회사의 행사 후원 등을 제한·금지하는 수준은 각국별 법률에 따라 정하도록 하고 있어서 결국은 각국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월드이슈-테러공포 휩싸인 EU] ‘EU 헌법案’ 산 넘어 산

    유럽연합(EU)이 사상 최초의 국가연합기구 헌법이 될 EU헌법안을 채택하지 못하고 있다.회원국간 마찰 때문이다. EU는 오는 5월1일 회원국이 현재의 15개국에서 동유럽 10개국까지 가세해 25개국으로 늘어나는 데 대비,헌법제정을 서둘러왔으나 기존의 투표권리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스페인과 폴란드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당선자가 EU 헌법안에 대해 재협상하겠다고 밝힌 뒤 폴란드도 종전보다 자세를 누그러뜨려 향후 타결 가능성을 높게 한다. EU는 전체 회원국 수의 50%와 회원국 전체 인구의 60%가 넘으면 다수결로 가결하는 방안에 대한 인구대국 위주의 안이라는 반발을 감안,회원국 수와 인구 모두 55%로 하는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EU헌법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해 오는 6월17일 25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정상회의 이전에 초안을 마련,서명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정작 문제는 이때부터다.EU헌법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25개 회원국 모두의 의회비준 내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에 이은 국방·외교정책의 통합에 대해 유럽 국가들의 여론이 호의적이지 못하다. 유럽 국가들은 지금까지 실시된 EU확대나 유로화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EU에 대한 지지도는 바닥이다.지난해 12월 유로바로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EU에 대한 지지도는 48%로 처음으로 50%이하로 떨어졌다. 각국 의회 역시 마찬가지다.영국 등 총선이 머지않은 국가들의 경우 야당이 헌법 문제를 이슈로 부각시키며 여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의회비준과 국민투표를 놓고 고민중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현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 선뜻 국민투표를 택하지도 못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내년 봄 총선을 앞두고 EU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야당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국민투표에 대해 부정적이다.문제는 국민투표를 실시키로 결정한 덴마크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다. 전문가들은 EU헌법 문제는 6월에 초안이 마련돼도 앞으로 1년∼1년반 동안은 유럽 국가들에서 최대 현안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월드이슈-테러공포 휩싸인 EU] ‘알카에다 위협’ 공동대응 나섰다

    |브뤼셀(벨기에) 함혜리특파원|191명의 사망자를 낸 3·11 마드리드 열차폭탄테러에 이은 3일 열차테러 용의자들의 자폭사건으로 유럽은 테러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대(對)테러리즘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EU회원국 정상들은 지난달 25∼26일 브뤼셀 정상회담에서 테러로부터 유럽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대테러조정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대테러 종합대책을 승인했다. 유럽헌법에 회원국이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연대조항’과 유사한 조항을 신설,테러공격 발생시 회원국간 지원도 의무화했다.EU 의장국인 아일랜드의 버티 아헌 총리는 “국경이 따로 없는 테러의 위협에 맞서 국제공조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안보와 민주주의,삶의 방식을 위협하는 테러 차단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밀해지고 과격해지는 테러 지난 달 30일 낮 EU집행위 사무국이 있는 브뤼셀의 브레델 빌딩에서 일하던 600여명의 EU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황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건물 뒤편에서 수상한 가방이 발견되면서 테러경계 경보가 울렸기 때문이다.가방 안에는 폭발물은커녕 헌 옷가지만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바탕 소동으로 끝났지만 EU 사람들은 잠시나마 공포에 떨어야 했다. EU집행위의 대외협력 담당관 클로드 보슈는 “EU는 상징성이 커 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공격목표물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영국 경찰은 런던 일대에서 8명의 이슬람 테러용의자를 체포하고 폭탄원료로 사용하는 0.5t의 질산암모늄 비료를 압수했다.질산암모늄 비료는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정부 건물 폭파 사건,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 테러에 사용된 물질로 구입이 용이한데다 디젤유와 혼합하면 강력한 폭발력을 갖기 때문에 테러단체들이 선호하는 폭탄 원료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유럽인들이 테러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하다.아프가니스탄에서 밀려난 알카에다의 위협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님을 마드리드 폭탄테러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알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 해 10월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보낸 오디오 카세트에서 “스페인과 영국,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이 공격대상”이라고 밝혔고 이들은 예고한 대로 마드리드에서 ‘죽음의 기차’작전을 수행했다.마드리드 테러 직후 알카에다는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일간지 ‘알쿠드스 알아라비’에 성명을 내고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죽음의 검은 연기’,미국에서 ‘죽음의 바람’ 등 두개의 작전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 무장세력 작전지역 유럽 확대” 유럽의 대 테러전문가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유럽이 북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국가간 왕래가 자유로운 편이어서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은신하며 치밀하고 은밀하게 테러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독일의 대테러 전문가 롤프 토프호벤은 “이슬람 무장전사들은 아프간에서 밀려난 뒤 작전지역을 유럽으로 확대했다.”며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이 극단주의자들의 연락 거점이 됐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전사를 모집하는 핵심 무대가 됐다.”고 밝혔다. 독일 정보기관들은 독일 내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는 3만명에 이르며,이 가운데 최소 300명 이상이 폭력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원만도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의 전략연구기구 소장인 프랑스와 하이스부르는 시사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와의 인터뷰에서 “마드리드 테러는 9·11테러와 마찬가지로 상세한 정보를 수집한 수뇌부의 치밀한 지휘를 받아 행동대원들이 작전을 수행한 것”이라며 “유럽내 알카에다의 조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그는 “알카에다의 테러는 아일랜드공화군(IRA)이나 하마스,바스크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조국해방(ETA)’처럼 정치적 배경을 지닌 것이 아니라 미국과 미국을 돕는 동맹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개심에서 비롯됐으며 대량 살상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퍼 테러리즘’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라크전을 지지한 스페인이나 영국,이탈리아 뿐 아니라 독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보교류체제 강화에 역점 EU 15개국 정상들은 각 국가 정보당국들의 긴밀한 협조가 테러 방지에 효과적이었다는 점에 주목,9·11테러 이후 EU가 채택한 ‘대 태러대응책’에서 국가간 정보교류 체제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하비에르 솔라나 대외정치·안보담당 고위대표 산하에 대(對)테러조정관직을 신설하는 한편 6월까지 EU내에 각국의 정보당국이 보유한 테러리스트 용의자에 대한 정보와 동향을 교환할 수 있는 정보국을 설치하기로 했다.유럽내 테러전과범 등 용의자들의 대테러 데이터베이스도 신설된다. 헤이그에 있는 유로폴(Europol),유로저스트(Eurojust) 등 기존 기구에 대해서도 정보기능을 강화하고 월경 테러행위에 대해 합동조사반을 조직해 운영하도록 했다.2005년부터 유럽 비자에 지문과 홍채 등 바이오정보를 부착하도록 했으며 테러발생 위험이 높은 특정기간 휴대전화,유선전화,팩스,이메일 등 통신정보에 대해 감청을 허용키로 했다.아울러 테러조직에 대한 자금공급 차단,EU 체포영장제도 법제화,국제항공선 안전강화 및 국경통제 강화 등도 승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 테러대응책이 지나치게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월드이슈-커지는 中·日 갈등] 中 ‘핵융합로 미끼’ 日압박

    중국과 일본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일본이 프랑스와 경합 중인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와 중국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철도 사업자 선정작업도 일본측에 부정적으로 돌아서는가. 두 사업 다 열쇠를 쥔 중국은 느긋한 반면,일본은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채 끙끙 앓는 형국이다.중국은 이를 센카구(尖閣·중국명 댜오위타이 군도)열도 영토분쟁과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신사참배 중지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총 120억달러(약 14조원)가 투자될 ITER 프로젝트는 미국 일본 러시아 EU 중국 한국이 참가하는 국제프로젝트로 비용분담 합의는 끝났고,원자력발전소 대신 핵융합 기술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기술 개발 목적의 실험용 원자로 건설사업이다.건설부지 선정을 놓고 일본과 프랑스가 경합하고 있다.지지분포는 팽팽한 균형 상태다.한국과 미국은 일본을,러시아는 프랑스를 각각 지지하고 있어 중국의 선택이 사업의 향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태에서 일본은 유럽연합(EU)과 최근 ITER 부지 선정을 둘러싼 협상에서 실험로와 다른 시설을 분리,건설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이견 해소에 실패했다.이에 따라 일본으로서는 중국측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태이지만 양국 긴장은 속절없이 높아가 애태우고 있다. 중국 대륙의 대동맥이 될 베이징∼상하이간 1300㎞에 달하는 고속철도 공사 사업권은 일본의 신칸센과 프랑스의 TGV,독일의 ICE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중국은 1998년 기본계획을 확정한 이후 차일피일 선정을 미루며 경쟁을 유도했다. 이 사업은 총수주액 160억달러(약 18조원)라는 점에서 매력을 끈다.게다가 중국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자기부상식이 아닌 레일방식으로 전국에 1만㎞에 달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어 이 사업 수주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고속철도 및 ITER’ 사업 앞에서는 최대한 몸을 낮추고,중국은 일본 압박 카드로 당분간 활용할 전망이다.실제로 빠르면 올해 안에 고속철도 사업자를 선정할 중국은 중·일갈등 와중에도 여전히 “신칸센이 지진과 산악지형에 강해 경쟁력이 있다.”는 미끼를 던지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국제사회 ‘이스라엘 비난’ 고조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의 죽음에 팔레스타인은 22일(현지시간) ‘피의 보복’을 다짐했고,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뿐 아니라 아랍권 전체로 번졌다.유엔과 유럽 각국도 이스라엘의 행위를 범죄로 지목했다. 그러나 미국은 아랍권 정서와 다르게 이스라엘을 비난하지 않았다.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지지해온 미국을 공격할 것을 촉구했고 알카에다도 미국과 그 동맹들을 공격할 것을 요구,중동평화 구상은 뒷전에 밀리고 당분간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야신 암살은 범죄 행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행동은 국제법에 위반될 뿐 아니라 중동에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순번 의장국인 아일랜드의 버티 아헌 총리와 가진 공동회견에서 “프랑스는 유럽연합 국가들과 함께 모든 폭력 행위를 전적으로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평화 중재에 적극 나선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무슨 평화과정이냐.”고 개탄했다.그는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인 캠프 데이비드 협정체결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대표단의 이스라엘 방문을 취소했다. ●난처해진 미국,그래도 이스라엘 두둔 미국은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은 공격은 양측의 긴장만 고조시키고 평화적인 해결책을 어렵게 만든다.”고 논평했을 뿐 이스라엘을 직접 비난하진 않았다.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하마스는 테러조직이며 야신은 개인적으로 테러 모의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NBC 방송에 말했다. 대테러 전쟁 차원에서 야신을 암살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옹호함으로써 백악관은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아랍권은 미국의 동의 없이 이스라엘의 암살이 가능했겠느냐는 시각이다.하마스에 동조하지 않던 무장단체들이 연대를 다짐함으로써 야신 암살의 ‘역풍’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미 본토나 이라크 주둔 미군에까지 미칠 것으로 보인다.23일 바그다드 인근 라마디에선 반(反)이스라엘 시위대가 경찰차를 불태우고 정부청사에 수류탄을 던져 최소한 경찰 2명과 시위 참가자 3명이 다쳤다.팔루자 등 곳곳에서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잇따르자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는 야신 암살이 이라크에 격렬한 폭력 사태를 불러올 것을 우려했다. ●눈에는 눈으로… 규탄시위 확산 하마스 본거지 가자시티에서 열린 야신의 장례식에는 20만여명이 몰려 ‘복수’를 외쳤다.10년 전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이 가자지구로 돌아온 이래 최대 규모 시위다.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와 제닌 등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하마스는 3일의 추도기간이 끝나면 현 지도부 중에서 야신의 후계자를 뽑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카이로와 레바논 베이루트,요르단 암만,시리아 다마스쿠스,예멘 사나 등지에서도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를 살해할 것을 주장하는 시위대의 분노가 들끓었다.레바논 헤즈볼라 게릴라는 5개월만에 이스라엘 진지에 포격을 가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를 보내 응사하는 등 교전이 벌어졌다.이스라엘은 기회만 포착되면 곧바로 공격에 나서 하마스 지도부를 모두 사살할 계획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보안관리가 23일 밝혔다. mip@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3)대원위대감의 생각 (下)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3)대원위대감의 생각 (下)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옥양봉 절골에 있던 가야사 터에다 아버지의 무덤을 옮겨쓴 지 12년 만에 둘째아들 명복을 낳은 것이 풍수설의 힘이라는 증거는 없다.또한 명복이 태어난 지 12년 뒤에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것도 풍수설의 예언이 적중한 것이라는 증거도 없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대원위대감의 그 해괴한 행동이 명복을 왕이 되게 했다고 여겼다.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민중들은 오래된 전통과 관습을 따르게 마련인가보다.풍수지리설은 조선 민중들에게 부정할 수 없는, 이상향을 향한 꿈이었다. ●백성들, 부친묘 옮겨서 덕본 것이라 믿어 이하응이란 파락호(破落戶),궁도령(宮道令)의 둘째 자식이 왕위에 오르고,아비는 대원위대감이 되는 좀체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을 두고 민중들은 마치 자신들의 옹색한 신세가 훤히 펴지기라도 한 듯이 좋아했다.대리만족의 한 극치였다. 대원위대감은 세상의 그런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있었다.집권 초기부터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여 조선 민중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당색과 문벌을 초월한 인재 등용,탐관오리의 숙청,양반 토호의 면세토지 조사와 세금의 징수,양반에게도 군포를 징수하는 것,복식의 간소화 등 후기 조선 사회가 안고 있던 여러 폐단들을 혁명적으로 개혁해 나갔다. 집권 초반의 개혁 정치가 성과를 거두자 이를 발판으로 삼아 쇠미해진 왕권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을 폈다.경복궁 중건을 강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경복궁 짓는 일로 대원위대감은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성과와 지지를 상실하게 되었고,사회 모든 부문에서 지탄받기에 이르렀지만 한 번 권력의 맛을 본 그는 난세의 정략가답게 저돌적으로 일을 밀어붙였다. 그의 저돌성에 희생된 대표적인 경우가 속리산 법주사에 모셔져 있던 청동 미륵장륙상을 헐어다 녹여서 건축자재로 사용하게 한 것이었다. 그의 정치 역정에는 대외적 위협과 난관도 만만치 않았다.천주교와 관련된 외세들과의 갈등이었다. ●정권유지 위해 천주교 탄압으로 급선회 집권 초기 그는 천주교에 대해 나름의 이해를 보였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그랬던 그가 장기간에 걸쳐 천주교 박해를 감행한 것은 서양세력의 침략적 접근에 따른 국가적 위기의식과 정치적 반대세력의 비난에서 벗어나 정권을 계속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 감춰져 있었다. 대외적인 첫 위협은 러시아였다.두만강이 러시아와의 국경으로 바뀌게 되자 러시아의 통상요구는 대원위대감을 비롯,정부고관들에게 위기의식으로 다가왔다. 이때 천주교인이자 정부 관리인 김면호(金勉浩),홍봉주(洪鳳周) 등이 오랑캐를 이용하여 오랑캐를 물리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방어책을 대원군에게 건의했고 대원군은 이를 정치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승지를 지낸 남종삼(南鍾三)이 대원군으로 하여금 한불조약(韓佛條約)을 체결하여 나폴레옹 3세의 위력을 이용,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는 정책을 펴도록 건의하기까지 이르렀다.숨막히는 긴장의 나날이었다. 이같은 정책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조선에 체류중이던 베르뇌(Berneux) 주교와의 만남을 주선하게 되었고,그때 대원군은 만약 러시아를 물리칠 수만 있다면 천주교 신앙의 자유를 허락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어 천주교인들은 자못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1866년 1월에 북경사신이 보내온 편지가 도착했다.청나라는 천주교를 탄압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이 분위기에 편승한 국내의 반 대원군 세력들은 대원군이 천주교와 불순한 정치적 흥정을 한다며 공세를 취했고 대원군은 정치적 생명에 위협을 느껴 천주교 탄압 정책으로 급선회하게 된 것이다. 1866년 2월 베르뇌를 비롯해 홍봉주,남종삼,김면호를 포함한 수천 명의 천주교인들이 서울과 그밖의 여러 지역에서 체포되어 순교했는데,이때 베르뇌,다블뤼 등 9명의 프랑스 신부들은 서울 새남터와 충남 보령의 갈매못에서 순교하였다. 병인박해로 불리는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그 이후 프랑스 군대와 대원위대감의 지휘를 받은 조선군대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대원위대감은 국가적 위기의식을 고조시키면서 천주교인들을 외국의 적들을 불러들이는 무리로 규정하여 거듭되는 박해로 맞섰다. 서양오랑캐의 발자국으로 더럽혀진 땅은 그들과 내통하는 천주교 무리의 피로 씻어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처형지는 주로 서울과 해안지방으로 정해졌다. 대원군의 천주교 탄압이 계속되자 프랑스는 대원위대감을 기필코 굴복시켜 그들이 겪은 수모를 되갚아주겠다며 방법을 모색했다. 그때 프랑스 신부 페롱(Feron)이 묘안을 내놓았다.그는 1866년 8월 프랑스 제독 로즈가 조선을 공격할 때 뱃길을 안내했던 인물이다.또한 그는 조선의 사정에도 밝아서 대원위대감을 꺾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다.그는 독일의 무역상인인 오페르트(Oppert,E.J)라는 인물을 끌어들일 궁리를 했다.오페르트는 1866년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친 조선과의 통상교섭에서 모두 실패한 뒤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페롱은 오페르트를 책임자로 하여 대원군과 정치적 교섭을 벌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묘책을 마련했다. 이 묘책을 강구하는 데는 조선인 천주교인도 가담했다.묘책이란 다름 아닌 대원위대감의 아버지 남연군이 묻혀 있는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가야사 옛터의 무덤을 파헤친다는 것이었다. 묘를 파헤쳐 시체와 부장품을 미끼로 내걸고 대원군과 통상문제,천주교 신앙의 자유를 흥정하자는 것이었다.조선은 조상의 무덤에 대하여 특별한 관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역이용하자는 극단적인 방법을 내세웠다. 오페르트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그는 자금을 담당할 인물로 미국인 젠킨스를 끌어들였다.통상교섭이 성공하면 이익을 배당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도굴단이 결정되었다.오페르트,젠킨스,페롱,선장 묄레,조선인 안내자 2명,유럽·필리핀·중국인 선원 등 모두 140명으로 이루어졌다. ●오페르트, 남연군묘 도굴에 실패 1868년 5월 차이나(China)호,그레타(Greta)호 등 1000t급 기선 두 척을 이끌고 일본 나가사키에서 무기와 도굴용 장비를 구입한 다음,5월10일 충남 덕산군 구만포에 상륙했다. 도굴단은 자신들을 러시아인이라고 말하면서 조선인의 안내를 받아 남연군 묘소로 직행했다.덕산 군청을 습격하여 군기를 탈취하는가 하면 민가들을 습격하면서 고의적인 난동을 부렸다. 절골의 남연군묘까지 온 그들은 도굴을 시작했으나 묘광이 워낙 견고하여 그들이 준비해온 도구로는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대원위대감은 마치 이런 날이 오리라고 예측이나 했던 듯 성능이 매우 좋은 폭약을 사용하지 않는 한 묘를 파헤치기 어렵도록 만들어 둔 것이었다. 결국 남연군묘 도굴은 실패했다.오페르트는 돌아가는 길에 인천 앞 영종도에서 프랑스 제독 알리망 명의로 된 협박장을 대원위대감에게 보냈다.남연군의 시체와 부장품이 그들 손아귀에 있으니 교섭에 응하라는 내용이었다.그러나 이 협박문을 접수한 영종첨사는 도굴행위가 인간의 짓이 아니므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협박문을 되돌려주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젠킨스는 같은 미국인에 의하여 파렴치범으로 고발당하였고,페롱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소환당하였다. ●대원군의 박해로 8000명 이상 순교 대원위대감의 분노는 컸다.조선은 조상숭배 사상이 유별하여 묘를 신성시하는 데다,국왕의 할아버지며 자신의 아버지 묘를 파헤쳤으니 그의 생각은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대원위대감은 덕산군 내포지방 천주교인들을 대대적으로 색출했다. 내포지방은 천주교회 창설기부터 천주교가 전파된 지역이었기 때문에 많은 희생자를 내었고,부근의 지방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렇듯 대원군에 의하여 감행된,이른바 병인박해는 6년에 걸쳐 8000명 이상이 순교하는 불행을 낳았다. 한 정치가의 무모한 권력욕구가 불러온 결과는 조선의 세계사 합류를 지연시켜 근대화의 길을 막음으로써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는 비극을 초래했고,나쁜 지도자로서의 선례가 되었다. 그같은 대원위대감은 1871년 무슨 생각에선지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서원산 남쪽 기슭에 자신이 불태웠던 가야사의 3층석탑을 옮기면서 보덕사(報德寺)라는 절을 지었다.아들이 보위에 올랐으므로 보은(報恩)의 뜻으로 절을 지은 대원위대감의 생각은 오늘날 한국 정치지도자들처럼 혼란스럽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23)대원위대감의 생각 (下)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옥양봉 절골에 있던 가야사 터에다 아버지의 무덤을 옮겨쓴 지 12년 만에 둘째아들 명복을 낳은 것이 풍수설의 힘이라는 증거는 없다.또한 명복이 태어난 지 12년 뒤에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것도 풍수설의 예언이 적중한 것이라는 증거도 없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대원위대감의 그 해괴한 행동이 명복을 왕이 되게 했다고 여겼다.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민중들은 오래된 전통과 관습을 따르게 마련인가보다.풍수지리설은 조선 민중들에게 부정할 수 없는, 이상향을 향한 꿈이었다. ●백성들, 부친묘 옮겨서 덕본 것이라 믿어 이하응이란 파락호(破落戶),궁도령(宮道令)의 둘째 자식이 왕위에 오르고,아비는 대원위대감이 되는 좀체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을 두고 민중들은 마치 자신들의 옹색한 신세가 훤히 펴지기라도 한 듯이 좋아했다.대리만족의 한 극치였다. 대원위대감은 세상의 그런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있었다.집권 초기부터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여 조선 민중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당색과 문벌을 초월한 인재 등용,탐관오리의 숙청,양반 토호의 면세토지 조사와 세금의 징수,양반에게도 군포를 징수하는 것,복식의 간소화 등 후기 조선 사회가 안고 있던 여러 폐단들을 혁명적으로 개혁해 나갔다. 집권 초반의 개혁 정치가 성과를 거두자 이를 발판으로 삼아 쇠미해진 왕권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을 폈다.경복궁 중건을 강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경복궁 짓는 일로 대원위대감은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성과와 지지를 상실하게 되었고,사회 모든 부문에서 지탄받기에 이르렀지만 한 번 권력의 맛을 본 그는 난세의 정략가답게 저돌적으로 일을 밀어붙였다. 그의 저돌성에 희생된 대표적인 경우가 속리산 법주사에 모셔져 있던 청동 미륵장륙상을 헐어다 녹여서 건축자재로 사용하게 한 것이었다. 그의 정치 역정에는 대외적 위협과 난관도 만만치 않았다.천주교와 관련된 외세들과의 갈등이었다. ●정권유지 위해 천주교 탄압으로 급선회 집권 초기 그는 천주교에 대해 나름의 이해를 보였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그랬던 그가 장기간에 걸쳐 천주교 박해를 감행한 것은 서양세력의 침략적 접근에 따른 국가적 위기의식과 정치적 반대세력의 비난에서 벗어나 정권을 계속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 감춰져 있었다. 대외적인 첫 위협은 러시아였다.두만강이 러시아와의 국경으로 바뀌게 되자 러시아의 통상요구는 대원위대감을 비롯,정부고관들에게 위기의식으로 다가왔다. 이때 천주교인이자 정부 관리인 김면호(金勉浩),홍봉주(洪鳳周) 등이 오랑캐를 이용하여 오랑캐를 물리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방어책을 대원군에게 건의했고 대원군은 이를 정치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승지를 지낸 남종삼(南鍾三)이 대원군으로 하여금 한불조약(韓佛條約)을 체결하여 나폴레옹 3세의 위력을 이용,러시아의 남하정책을 막는 정책을 펴도록 건의하기까지 이르렀다.숨막히는 긴장의 나날이었다. 이같은 정책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조선에 체류중이던 베르뇌(Berneux) 주교와의 만남을 주선하게 되었고,그때 대원군은 만약 러시아를 물리칠 수만 있다면 천주교 신앙의 자유를 허락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어 천주교인들은 자못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런데 1866년 1월에 북경사신이 보내온 편지가 도착했다.청나라는 천주교를 탄압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이 분위기에 편승한 국내의 반 대원군 세력들은 대원군이 천주교와 불순한 정치적 흥정을 한다며 공세를 취했고 대원군은 정치적 생명에 위협을 느껴 천주교 탄압 정책으로 급선회하게 된 것이다. 1866년 2월 베르뇌를 비롯해 홍봉주,남종삼,김면호를 포함한 수천 명의 천주교인들이 서울과 그밖의 여러 지역에서 체포되어 순교했는데,이때 베르뇌,다블뤼 등 9명의 프랑스 신부들은 서울 새남터와 충남 보령의 갈매못에서 순교하였다. 병인박해로 불리는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그 이후 프랑스 군대와 대원위대감의 지휘를 받은 조선군대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대원위대감은 국가적 위기의식을 고조시키면서 천주교인들을 외국의 적들을 불러들이는 무리로 규정하여 거듭되는 박해로 맞섰다. 서양오랑캐의 발자국으로 더럽혀진 땅은 그들과 내통하는 천주교 무리의 피로 씻어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처형지는 주로 서울과 해안지방으로 정해졌다. 대원군의 천주교 탄압이 계속되자 프랑스는 대원위대감을 기필코 굴복시켜 그들이 겪은 수모를 되갚아주겠다며 방법을 모색했다. 그때 프랑스 신부 페롱(Feron)이 묘안을 내놓았다.그는 1866년 8월 프랑스 제독 로즈가 조선을 공격할 때 뱃길을 안내했던 인물이다.또한 그는 조선의 사정에도 밝아서 대원위대감을 꺾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다.그는 독일의 무역상인인 오페르트(Oppert,E.J)라는 인물을 끌어들일 궁리를 했다.오페르트는 1866년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친 조선과의 통상교섭에서 모두 실패한 뒤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페롱은 오페르트를 책임자로 하여 대원군과 정치적 교섭을 벌이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묘책을 마련했다. 이 묘책을 강구하는 데는 조선인 천주교인도 가담했다.묘책이란 다름 아닌 대원위대감의 아버지 남연군이 묻혀 있는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가야사 옛터의 무덤을 파헤친다는 것이었다. 묘를 파헤쳐 시체와 부장품을 미끼로 내걸고 대원군과 통상문제,천주교 신앙의 자유를 흥정하자는 것이었다.조선은 조상의 무덤에 대하여 특별한 관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역이용하자는 극단적인 방법을 내세웠다. 오페르트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그는 자금을 담당할 인물로 미국인 젠킨스를 끌어들였다.통상교섭이 성공하면 이익을 배당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도굴단이 결정되었다.오페르트,젠킨스,페롱,선장 묄레,조선인 안내자 2명,유럽·필리핀·중국인 선원 등 모두 140명으로 이루어졌다. ●오페르트, 남연군묘 도굴에 실패 1868년 5월 차이나(China)호,그레타(Greta)호 등 1000t급 기선 두 척을 이끌고 일본 나가사키에서 무기와 도굴용 장비를 구입한 다음,5월10일 충남 덕산군 구만포에 상륙했다. 도굴단은 자신들을 러시아인이라고 말하면서 조선인의 안내를 받아 남연군 묘소로 직행했다.덕산 군청을 습격하여 군기를 탈취하는가 하면 민가들을 습격하면서 고의적인 난동을 부렸다. 절골의 남연군묘까지 온 그들은 도굴을 시작했으나 묘광이 워낙 견고하여 그들이 준비해온 도구로는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대원위대감은 마치 이런 날이 오리라고 예측이나 했던 듯 성능이 매우 좋은 폭약을 사용하지 않는 한 묘를 파헤치기 어렵도록 만들어 둔 것이었다. 결국 남연군묘 도굴은 실패했다.오페르트는 돌아가는 길에 인천 앞 영종도에서 프랑스 제독 알리망 명의로 된 협박장을 대원위대감에게 보냈다.남연군의 시체와 부장품이 그들 손아귀에 있으니 교섭에 응하라는 내용이었다.그러나 이 협박문을 접수한 영종첨사는 도굴행위가 인간의 짓이 아니므로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협박문을 되돌려주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젠킨스는 같은 미국인에 의하여 파렴치범으로 고발당하였고,페롱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소환당하였다. ●대원군의 박해로 8000명 이상 순교 대원위대감의 분노는 컸다.조선은 조상숭배 사상이 유별하여 묘를 신성시하는 데다,국왕의 할아버지며 자신의 아버지 묘를 파헤쳤으니 그의 생각은 극단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대원위대감은 덕산군 내포지방 천주교인들을 대대적으로 색출했다. 내포지방은 천주교회 창설기부터 천주교가 전파된 지역이었기 때문에 많은 희생자를 내었고,부근의 지방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렇듯 대원군에 의하여 감행된,이른바 병인박해는 6년에 걸쳐 8000명 이상이 순교하는 불행을 낳았다. 한 정치가의 무모한 권력욕구가 불러온 결과는 조선의 세계사 합류를 지연시켜 근대화의 길을 막음으로써 일제 식민지로 전락하는 비극을 초래했고,나쁜 지도자로서의 선례가 되었다. 그같은 대원위대감은 1871년 무슨 생각에선지 충남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 서원산 남쪽 기슭에 자신이 불태웠던 가야사의 3층석탑을 옮기면서 보덕사(報德寺)라는 절을 지었다.아들이 보위에 올랐으므로 보은(報恩)의 뜻으로 절을 지은 대원위대감의 생각은 오늘날 한국 정치지도자들처럼 혼란스럽다.˝
  • ‘이라크戰’ 반미감정 키웠다

    유럽 주요 국가와 이슬람 국가에서 이라크전이 미국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반미감정 또한 최근 2년간 늘어났다. 미국의 중립적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2월19일부터 3월3일까지 9개국 7765명을 대상으로 조사,16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8개국 국민들은 이라크전이 미국의 대(對)테러전에 해가 됐다고 답했다.대테러전의 동기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했다. ●이라크전,미국 이미지 악화 프랑스에서는 10명중 8명(78%)이 이라크전으로 미국이 민주주의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줄어들었다고 대답했다.터키(73%) 독일(70%) 모로코(66%)에서도 이같은 대답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라크전이 대테러전에 도움을 줬다는 응답은 미국에서만 과반수를 넘었다.모로코(67%) 독일(58%)은 물론 영국(50%)에서도 오히려 이라크전이 해가 됐다고 응답했다. 미국이 국제 테러리즘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는 질문에 프랑스·독일과 이슬람 4개국(파키스탄 터키 모로코 요르단)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테러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오히려 미국이 테러위협을 과장한다고 보는 경향이 많았다.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과 영국내 지지도 줄었다.종전이 선언된 지난해 5월 미국내 지지율은 74%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60%로 14%포인트 떨어졌다.영국에서도 61%에서 43%로 크게 줄었다. 이슬람 4개국에서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더욱 강화됐다.대테러전의 동기를 석유장악과 세계 지배,심지어 비민주적인 이슬람 정권 교체,이스라엘 보호 등으로 보는 대답도 제법 나왔다. ●강한 EU 필요 미국의 일방주의가 강화되자 유럽에서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줄어들고 강한 유럽연합(EU)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다.영국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2002년 75%에서 올 3월 58%로 줄었다.프랑스(63%→37%) 독일(61%→38%)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EU가 미국만큼 강력한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 프랑스(90%) 독일(70%) 러시아(67%) 영국(50%) 등 유럽 4개국은 ‘그렇다’고 답했다.응답자들의 대부분은 강한 EU가 국제사회에서 보다 많은 의무를 지게 되더라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미관계에서 EU만의 독자노선을 취하길 원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33%만이 그렇다고 대답,대조를 이뤘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후 이라크에 대한 인식은 서구권과 이슬람국가가 대조를 이뤘다.미국(84%) 영국(82%) 프랑스(67%) 독일(65%)에서는 과반수 이상이 후세인 이후 이라크 국민들이 살기가 나아질 것이라 응답했지만 터키(41%) 모로코(37%) 요르단(25%) 파키스탄(8%)은 이라크 미래를 비관적으로 봤다. 전경하기자 lark3@˝
  • ‘스페인 철군’ 파문 확산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이도운기자|스페인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 당선자가 이라크에서의 철군을 선언하면서 이라크전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있다.특히 사파테로 당선자가 “미국과의 ‘친밀한’ 관계를 정리하고 프랑스,독일과의 전통적인 관계를 되살리겠다.”고 강조하면서 유럽연합(EU) 내에 친미와 반미간의 갈등구조가 재현되고 있다. 우선 이라크전을 이끌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국제외교가에서는 지난주 마드리드에서 열차폭발 테러가 발생한 직후 부시 행정부와 스페인 정부가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밀어붙였다는 말들이 흘러나온다.그러나 이같은 스페인 정부의 초동대응은 유권자들의 반발심을 자극,야당인 사회노동당이 막판에 선거결과를 뒤집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미국으로서는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정부와 함께 이라크전을 ‘결의’했던 스페인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 정부를 잃게 된 셈이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나라는 폴란드.이라크에 주둔한 스페인군 1300명은 폴란드 사단에 배속돼 함께 이라크 남부지역의 치안을 담당했다. 스페인은 7월부터는 폴란드로부터 사단의 통제권을 이양받을 예정이었다.그러나 스페인군이 6월 말에 철수하면 당장 폴란드 사단의 전력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린다.폴란드 정부는 “우리는 더 이상 보낼 병사가 없다.”면서 “사파테로 당선자의 철군은 테러집단의 승리”라며 스페인측을 강력히 비난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내각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런던에서 발행되는 ‘이브닝 스타’는 “스페인의 유권자들은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줬다.”며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감행한 블레어 총리를 압박했다.같은 처지인 이탈리아와 호주 정부도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반면,스페인의 변화에 대해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옛 동지의 귀환’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회담을 갖고 사파테로 당선자의 승리를 축하한 뒤 테러리즘을 분쇄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다짐했다. 사파테로 당선자의 철군 선언이 다른 연합군의 철군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 같다.영국과 이탈리아,폴란드,일본,우크라이나 정부는 스페인 상황과는 관계없이 이라크에서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또 독일도 이라크 이외의 지역에서 이라크 경찰을 훈련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재다짐했다. 이라크를 둘러싼 유럽의 갈등은 6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NATO 정상회의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유엔이 향후 이라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NATO가 연합군의 지휘권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라크전 및 테러리즘에 대한 대응방식을 둘러싸고 스페인과 영국 외에 이탈리아·폴란드·덴마크 그리고 5월 EU회원국이 되는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을 지지했으며,프랑스를 주축으로 독일·벨기에 등 나머지 유럽국가들은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에 반대하며 전후 이라크에 대한 직접적 지원을 거부해왔다. lotus@˝
  • EU회원국 ‘MS 제재 결정’ 지지

    |브뤼셀 AFP 연합|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15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독점적 시장지위를 남용한 데 대한 EU집행위원회의 예비 제재 결정을 만장일치로 지지했다고 EU 경제정책 분과위 대변인이 밝혔다.EU 경제정책 분과위는 수백만유로의 벌금 부과를 제안할 수 있었지만 독점적 행태에 따른 왜곡된 효과를 바로잡는 시장교정에 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대변인은 덧붙였다.소식통들은 이번 결정이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를 전 세계 PC의 90%가 사용중인 윈도 운영시스템(OS)으로부터 분리시키는 필요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최종 판정은 이르면 내주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 스페인총선 사회노동당 승리

    |파리 함혜리특파원·마드리드 외신|지난 11일 발생한 마드리드 연쇄 폭탄테러가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ETA보다는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유럽 대륙이 ‘테러 후폭풍’에 휩싸였다. 14일 실시된 스페인 총선에서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에 참여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야당 지지로 연결되면서 예상을 뒤엎고 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이 집권 국민당(PP)을 물리치고 승리했다.또 다른 테러에 노출돼 있는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는 비상이 걸린 가운데 유럽 각국은 테러 경계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반(反)테러리즘 공조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하원 350석중 164석 획득 앙헬 아세베스 스페인 내무장관은 사회노동당이 43.01% 득표로 하원 350석중 164석을 획득한 반면,집권 국민당은 37.47%를 득표,148석을 얻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아세베스 장관은 이번 선거 투표율은 85.1%로 2000년 3월 실시된 총선에 비해 9%포인트 높으며 이는 지난 11일 발생한 마드리드 폭탄 테러의 여파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1주일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집권 국민당이 승리할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처럼 선거 결과가 뒤바뀐 것은 총선일을 3일 앞두고 마드리드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명이 사망하고 1500여명이 부상한 이번 테러 사건의 배후로 당초 스페인 정부는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ETA를 지목했으나 알카에다 등 이슬람 과격테러단체들의 개입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집권 국민당은 여론의 역풍에 휘말리게 됐다.특히 투표 수시간 전에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알카에다의 비디오 테이프가 공개된 것이 이번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 국민은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 정부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을 표출했으며 이번 테러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결과로 보고 총선에서 야당에 표를 던졌다. 사회노동당 총리 후보인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자파테로는 “오늘 스페인 국민들은 정부 교체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안티테러’ EU가 주도할듯 EU 의장국인 아일랜드는 유럽 국가들의 테러 차단 공조에 EU가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마이클 맥도웰 아일랜드 법무 겸 내무장관이 밝혔다.유럽국가들은 15일 정오(현지시간) 마드리드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3분간의 침묵 시간을 가졌다. 앞서 독일 정부는 마드리드 연쇄폭탄테러가 알카에다 등 과격 이슬람단체들의 소행임이 점점 확실해지자 EU 회원국간 긴급 내무장관 회의 소집을 제안했다. 오토 쉴리 독일 내무장관은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한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테러 유형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다른 테러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국가간 공동 연대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기 베르호프슈타트 총리는 유럽테러정보센터 설치를 제안하는 한편 오는 25,26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otus@˝
  • [월드이슈-베일 벗는 핵암거래망] 칸 ‘核슈퍼마켓’ 거래처 속속 드러나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68) 박사가 십수년간 운영해온 국제 핵 암거래망이 드러나면서 핵무기를 동네 슈퍼마켓에서처럼 손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기우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리비아와 이란이 파키스탄을 통해 농축우라늄과 핵시설 부품을 사들였다.북한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북측도 파키스탄으로부터 고농축우라늄(HEU)을 사들였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된다. 10여년의 탈냉전시대를 거치며 동·서간 무기경쟁은 민족간·종교간·국가간 갈등으로 옮겨갔다.더불어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야망이 이들 몇몇 국가들에서 오사마 빈 라덴 등 테러리스트와 테러단체들로까지 확산되면서 국제 핵 암거래 네트워크도 거미줄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거미줄처럼 퍼진 암거래망 소문과 의혹만 난무했던 국제 핵암시장의 실체는 지난해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 서명에 합의한 이란과 12월 전격 핵포기를 선언한 리비아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확인됐다.독일 등 최소 7개국이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사실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칸 박사의 핵암거래망은 파키스탄이 경쟁국인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1970년대 핵무기 기술을 획득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80년대까지 파키스탄의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치중하다 90년대 핵무기를 보유한 뒤로는 핵무기를 손에 넣길 원하는 다른 국가들에 엄청난 돈을 받고 팔았다.중심에는 칸 박사가 있었고,중동(발주)-유럽(기술제공)-아시아·중동(부품생산·수송)을 잇는 핵암거래망을 구축했다.암시장에서는 핵무기 설계도부터 관련 설비와 물질은 물론 애프터서비스까지 제공했다. ●개인적 유대관계 활용 기술이전 파키스탄·말레이시아·영국·스위스 경찰 등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칸 박사는 1970년대 네덜란드의 연구소에서 일할 때부터 유럽 각국의 핵과학자들 및 기술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이같은 개인적 유대관계를 최대로 활용해 핵기술을 이전받았다. 현재까지 밝혀진 암시장에서의 핵관련 기술 제공처는 독일·스위스·영국 등 유럽과 파키스탄·중국이다.특히 1980년대 파키스탄에 핵 관련 장비를 판매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거나 조사를 받은 유럽 기업들이 주요 역할을 했다. 칸 박사는 대학 친구 2명을 포함해 유럽 기업인들의 핵관련 장비 공급에 크게 의존했다.네덜란드 출신의 행크 슬레보스는 칸 박사의 친구중 한명으로 1985년 파키스탄에 핵무기 관련 장비를 판매하려 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독일 출신의 또 다른 친구인 하인츠 메부스는 80년대 초반 파키스탄에 우라늄 농축장비를 제공한 혐의로 당시 서독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알브레히트 미굴레를 도와 핵관련 장비를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말 파키스탄에 핵 관련 장비를 수출하다가 영국 정부의 조사를 받았던 엔지니어 출신의 영국인 사업가 피터 그리핀(68)은 최근까지도 아들과 함께 두바이에 ‘걸프 테크니컬 인더스트리스’라는 회사를 차리고 칸 박사의 핵확산을 후원해 왔다.그리핀은 주문받은 핵 부품들을 생산 계약을 맺은 말레이시아의 스코미정밀엔지니어링(SCOPE)이라는 공장에서 자신의 감독하에 생산해왔다.이 회사는 말레이시아 총리의 아들이 대주주로 있다.그리핀은 또 리비아를 위해 우라늄농축공장을 설계했고 리비아 기술자들을 스페인에서 연수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칸 박사의 오랜 동료인 스위스의 기술자 프리드리히 티너(67)도 1996년까지 금수품목인 특수밸브를 이라크에 판매해 왔다.IAEA는 핵확산 혐의를 받고 있는 스위스인과 기업 17명의 명단을 경찰에 넘겼다. 스리랑카 출신의 사업가 부하리 셰드 아부 타히르가 두바이에 세운 ‘SMB 컴퓨터스’라는 회사는 ‘칸조직’의 핵심이다.고객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공급자와 연결해 주고 ‘물건’을 생산·수송하는 중개인 역할을 해왔다.타히르는 칸 박사가 90년대 중반 이란에 핵장비를 300만달러의 현금을 받고 넘겼고,중고 원심분리기 부품 2개도 파키스탄에서 지난 94년과 95년 이란 선박에 선적했다고 밝혔다.칸 박사는 97년부터 리비아와 접촉,2001년 농축우라늄을 리비아에 보냈다고 증언했다. ●‘칸 주식회사’는 빙산의 일각 현재 미 연방검찰은 칸 박사의 핵네트워크와는 별개로 보이는 남아공에 기반을 둔 이스라엘 사업가 아셰르 카르니(50)를 구속했다.그는 수출이 금지된 핵무기 뇌관을 파키스탄에 수출하려 한 혐의와 함께 인도와도 거래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듯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리비아 방문 직후 인터뷰에서 칸 박사의 핵암거래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그는 리비와와 이란에 대한 조사결과 핵확산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며 이에 대한 국제적 차원의 대책을 서둘러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IAEA는 오는 8일부터 빈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이란과 리비아에 대한 사찰결과를 보고한다.여전히 베일이 벗겨지지 않은 국제 핵암거래망이 추가로 밝혀질지 주목된다. 김균미기자 kmkim@˝
  • 베이징 6자회담 결산·전망

    |베이징 김수정 특파원|지난 28일 폐막된 6자회담에서 각국의 최대 공약수만 담은 의장 성명이 채택됐다.회담 지속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지만 회담의 목표 즉,북한 핵 폐기의 범위를 설정하지 못함으로써 향후 실무그룹이 구성된다 해도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미국,CVID원칙 다자화 성공 회담이 끝난 뒤 6개국은 모두 기자회견을 통해 나름의 평가를 내렸다.미국 대표단은 일단 후한 평가를 내렸다.대표단의 한 고위관리는 “회담은 성공적이며,중요한 면에서 기대를 넘어섰다.”고 했다.미국이 성공이라고 하는 부분은 바로 북한 핵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 방식을 다른 참가국과 공유하게 됐다는 점이다. 미국이 2차 회담에 임하며 설정한 최대 기대치는 북한의 핵 모호성을 없애는 것,즉 모든 핵의 폐기나 핵 실체에 대한 ‘고백’을 듣는 것이었다.이를 이루지 못한 것은 불만이지만,CVID 방식의 공론화를 성과로 보는 셈이다.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핵프로그램을 부인하면서,핵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분리하는 카드를 들고 나오자 한·중·러·일이 모두 당혹스러워했다는 사실은 어느새 CVID 원칙이 나머지 나라의 암묵적인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북한,에너지 지원 확보 북한은 “이견 확인이 성과”라며 불만을 표시하면서 미국의 강경책이 변하지 않았다고 비난하지만 그리 잃은 것은 없다.HEU 문제도 피해가면서,핵무기와 평화적 핵해결 카드를 들고 나와 의제 폭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한·중·러로부터 핵동결시 에너지 지원을 받는다는 약속도 얻었다.공동성명에 담긴 ‘6개국의 한반도 평화공존 의지’ 문구는 북한이 요구해온 다자 안전보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북한측의 색다른 소득은 진지한 협상 태도와 달라진 언론 브리핑 스타일로 국제사회로부터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평화적 핵동결과 관련,국제사찰단의 사찰·검증을 허용하겠다고 시사한 부분은 북한으로선 양보한 조치이다.CVID 원칙은 계속 배제하되,전향적 핵동결 조치로 에너지 지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한계 속 역할 확대 한국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3단계 조치를 갖고 회담에 임함으로써 북핵 문제의 실질 당사자로 평가받는 동시에 운신의 폭을 확대할 수 있었다.북한과 미국 대립 구도가 갖는 한계로,큰 성과를 만들어내진 못했다.하지만 핵 동결시 대북 에너지 지원이라는 제안에 미국을 비롯한 참가국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남북 협력의 영역을 넒히는 계기를 마련했다.중국 역시 회담을 두 차례나 성공적으로 치러냄으로써 중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일본은 북한과 납치 문제를 논의했다는 점 외에 다른 성과는 얻지 못했다.러시아도 잃은 것은 없지만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끼치는 강대국 가운데 한 나라라는 인식을 재확인시켜준 것 외에 얻은 것이 별로 없다. crystal@˝
  • 6자회담 공동문안 마련 안팎

    |베이징 김수정 특파원| 남북한과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회담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진통을 거듭하던 끝에 공동발표문 채택에 성공했다.그러나 핵심사항이었던 ‘북핵 폐기 선언과 대북 안전보장 문서화 약속’은 합의문에 담지 못했다.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기초석(基礎石)을 놓지 않은 채,다음 행동 단계로 가는 편법을 씀으로써 향후 회담 진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담 참가 6개국은 북·미간 좁혀지지 않은 이견에도 불구,공동발표문을 채택하고,‘포괄적 핵폐기’와 핵의 동결 대 에너지 지원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키로 함으로써 향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그릇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다.양자가 아닌,한반도 주변 6개국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구속력 있는 ‘평화’문서란 점도 주목된다. ●CVID vs ‘살라미’전술 대립 초반 낙관적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2차 6자회담에서 북핵폐기의 범위 문제로 진통을 거듭했다.공동 발표문 조율에도 미국은 고농축 우라늄 핵계획(HEU)을 포함한 모든 핵 폐기 명시를,북한은 군사적 핵무기만 폐기한다는 말을 담을 것을 주장,맞섰으며 중국·한국은 포괄적(comprehensive)이란 절충적 문구로 타결을 시도했지만 난항이 계속됐다.이에 따라 우선,합의된 사항만 찾아내 실무 그룹 구성 등만 발표문에 담았다.회담에 임하는 양측의 간격은 너무나 컸다.미국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불가역적인 방식의 폐기(CVID)를 하거나 적어도 그 폐기 절차에 들어가야 보상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했다.반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만 일단 폐기할 수 있다며 특유의 잘게 쪼개 보상을 챙기자는 ‘살라미’전술로 회담에 임했다.북한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핵 폐기는 ‘핵무기 프로그램’이라고 밝히면서,평화적인,민간 용도의 프로그램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단 핵무기 폐기 선언 이후,동결 조치를 취하면서 보상을 받은 다음,다시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북한 의도로 보인다. ●확인된 북한의 대화의지 북한이 예기치 못한 ‘핵무기 프로그램’분리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이번 회담의 성과는 북한의 진지한 대화의지다.북한은 26일 저녁 미국과의 양자협의가 교착에 빠지자 긴급 성명을 발표,미국측의 강경자세를 비난했다.그러나 그 수위는 약했고 “우리는 끝까지 진지하게 회담에 임할 것”이라는 북한으로선 이례적인 전향된 자세를 담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향후 회담이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걸음을 내걸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crystal@˝
  •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성혜영 지음

    박물관 하면 우리는 막연히 교육적이고 문화적인 것을 떠올린다.그렇기에 박물관은 왠지 껄끄럽고 만만찮은 공간으로 다가온다.그러나 박물관은 단순히 머리 속에 추상으로 군림하는 고급문화의 장이 아니다.박물관에는 우리의 지난 삶의 구체적 흔적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그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숲은 시공간은 다르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성혜영 지음,휴머니스트 펴냄)는 박물관학을 전공한 저자가 박물관과 나눈 일종의 대화록이다. 저자는 박제된 유물들의 무덤에 불과했던 지난 시대의 박물관을 우리 삶 속에 살아있는 소통의 마당으로 불러내기 위해 박물관에 말을 걸고 이야기를 끌어낸다. ●박물관의 기원이자 어원 ‘무제이온’ 책은 먼저 진화를 거듭해온 박물관의 역사부터 살핀다.그리스 무제이온 언덕의 흔적을 통해 박물관의 기원을 더듬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대영박물관 등 유럽 각국의 국립 박물관을 순례한다.박물관(museum)의 어원인 무제이온(mouseion)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문예·음악·학술을 관장하는 아홉명의 뮤즈 여신에게 바쳐진 신전을 일컫는 말.그 제례에는 회화와 조각품들이 헌정됐고 온갖 공연이 올려졌다.당시의 학문과 예술의 성과들이 집결됐던 무제이온을 오늘날 박물관의 기원으로 삼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19세기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역사는 문명을 창조했지만 침략자는 문화재를 약탈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인류 문화의 보고’ 대영박물관은 거대한 ‘약탈 전시관’이요 ‘문화제국주의의 신전’이다. ●대영박물관 ‘엘긴 마블스’ 반환논쟁 한창 저자는 대영박물관을 둘러보며 제국의 빛과 그늘을 읽는다.대영박물관은 1753년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공공 박물관이다.스페인 무적함대와의 해전을 승리로 이끈 1588년 이래 영국은 세계의 패권을 쥐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자리잡아 갔다.제국주의 정복전쟁은 곧 문화재 전쟁이라 불릴 만큼 세계 각지의 유물은 전승국의 전리품이 됐다.그 최대의 피해자는 약소국으로 전락한 이집트,그리스 등 옛 문명국이었다.“대영박물관에 진짜 영국제는 수위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는 그런 정황을 잘 말해준다. 약탈 유물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재 반환 논쟁이 한창인 ‘엘긴 마블스’다.이것은 원래 페르시아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조각상이다.현재 그리스 정부는 엘긴 마블스의 반환을 위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보존·전시기술을 보강하는 한편 약탈 문화재의 원산국 반환이라는 국제여론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특히 정치인보다 영화배우로 더 유명한 멜리나 메르쿠리는 엘긴 마블스를 되찾는 데 일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영박물관에 필적하는 소장품을 지닌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이나 헬레니즘 문화의 진수를 간직하고 있는 독일의 페르가몬 박물관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그들이 자랑하는 많은 보물들은 낳은 자식이 아니라 기른 자식이다. 그러나 박물관을 진정한 소통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유럽 각국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이 책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생겨난 에코뮤지엄과 지방자치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유럽 각 지역의 마을박물관 등 주민들의 삶과 박물관을 연계시키려는 운동을 소상히 소개한다. ●프랑스 에코뮤지엄 운동 상세히 소개 ‘에코뮤지엄’이라는 말은 1971년 국제 박물관학회 총회에서 프랑스 환경부 장관 로베르 푸자드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에코뮤지엄은 단순히 친환경적 박물관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문화유산’을 그것이 태어나고 성장한 환경 속에서 이해하고 소개하고자 하는 뜻이 강하다.노르망디나 부르타뉴처럼 독특한 역사와 자연환경을 지닌 지역에 새로 등장한 지방분권적인 박물관들이 바로 전형적인 에코뮤지엄이다.에코뮤지엄 운동은 ‘68혁명’이라는 지적·사회적 동요를 겪으면서 프랑스 정부가 혼란에 대처하기 위해 시행한 일종의 ‘박물관 요법’이다. 이 책에서는 세계 12개국,44개의 박물관을 찾아간다.우리 삶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한 주제들을 대표하는 박물관들을 골랐다.예컨대 9·11테러와 관련해서는 아우슈비츠 박물관을 다루고,우리 사회의 이민열풍과 관련해서는 엘리스 아일랜드 이민사 박물관을 소개한다.네덜란드 북부 블레더 마을에 있는 ‘가짜 박물관’을 통해서는 예술의 사회적 의미를 살핀다. 저자는 자기 방식대로 박물관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왜 아직도 ‘문화’를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하는 지 모르겠어요.우리 박물관도 하루 빨리 ‘작은’ 유물을 통해 ‘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1만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北 “美 양보하라” 돌출 성명

    |베이징 김수정특파원| 2차 6자회담의 참가국들이 핵폐기와 대북 안전보장,핵동결 선언 등을 담은 공동발표문 구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선 핵폐기를 둘러싼 북·미간 입장 차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한국과 중국 등은 이번 회담 최대 두통거리였던 고농축 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문제에 대한 북·미 양측의 체면을 살려주는 해법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북한측은 26일 밤 북핵의 폐기·검증이 이뤄져야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미측의 입장에 대해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비난하는 ‘깜짝 성명’을 발표하며 자신들의 요구를 강하게 피력했다. ●북한측의 시위 북한은 이날 저녁 9시와 10시쯤 회담장인 댜오위타이와 주중 북한 대사관 앞에서 각각 성명을 발표,북한측이 핵동결 제의에도 불구,미측이 선핵포기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그러나 회담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1차 회담이 끝난 뒤 귀국길에 “백해무익”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볼 때 “회담을 하자는 쪽”으로 보는 게 맞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판을 깨자는 것보다는,회담에서 한국·중국과 달리 보상은 없다고 나온 미측에 대해 양보를 하라는 차원의 ‘호소성’ 항의란 풀이다.즉 막판 협상을 위한 시위라는 것이다.우리 회담 대표단도 “오늘 북한에 언급한 내용은 회담장에서 발언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며,새삼스러운 내용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각국 대표단들이 그들의 입장에 대해 언론에 설명하고 있는 데 따라 북한도 같은 차원으로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북한은 그동안 ‘말 대(對) 말’로 핵폐기와 안전보장을 약속한 뒤에 1단계 행동조치로 핵동결을 취할 경우 ▲테러지원 해제 ▲에너지 지원 ▲정치·경제적 봉쇄 해제 등 보상을 요구해 왔다.25일 접촉에서 우리측은 북측에 일단 우리 정부와 중국이 먼저 지원해주는 방안을 설명하며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이수혁 차관보는 이날 북한측이 우리 안에 대해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는 언급이 없었으나,우리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결정적 계기”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은 “6자회담이 핵프로그램 폐기와 안전 보장,경제협력을 논의하는 중심축의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탕 위원의 낙관적 전망과 관련,장치웨 외교부 대변인도 이번 6자회담이 성공궤도에 올라섰다는 낙관을 표명하면서도 “현 상황으로 판단컨대,모든 참여국이 이미 합의에 도달했다고 확인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로슈코프 외무차관도 “러시아도 자체 임시결의안 초안을 제출했고,결의안 초안은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안전보장을 약속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 에너지 지원 논란 이날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한 핵동결 조치시 한·중·러가 에너지를 지원키로 했다는 것과 관련,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의 표현이 달라 논란이 일었다. 이수혁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의 에너지 지원 방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하겠다는 용의를 분명히 표했다.”고 밝혔으나,중국 장치웨 대변인은 “각측이 합의를 한다면 관련국과 함께 북한에 대해 ‘지지(支持)’를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언급했다.통상 쓰는 원조나 제공이란 단어를 쓰지 않아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영어로는 지원에 동참한다고 표현했다. crystal@˝
  • 北·美 ‘核폐기’ 막판 진통

    |베이징 김수정특파원|북한핵 문제가 북한측의 ‘모든 핵폐기’ 선언과 미국을 비롯한 5개국의 ‘안전보장 및 에너지 지원’ 선언을 타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으나 최종합의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제2차 6자회담 이틀째인 26일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참가 6개국은 ▲북한의 ‘모든’ 핵폐기와 대북 다자안전보장 약속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북핵 동결 선언 ▲이에 대한 에너지 지원 등 대북 ‘상응조치’ 약속 ▲후속 문제를 논의할 실무그룹(WG)구성 ▲회담 정례화 등 5∼6개 항의 공동 발표문을 낸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오전 9시30분부터 4시간 동안 전체회의를 연 뒤 이같은 원칙에 합의하고,오후 차석대표급 실무접촉을 통해 문안 조율에 착수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먼저 핵을 포기하느냐,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느냐를 놓고 최종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단 대변인이라고 밝힌 현학봉씨는 이날 오후 10시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문앞에서 성명을 발표,“조선은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하면 핵동결을 할 것을 명확히 제기했다.”면서 “우리의 신축적 입장에도 불구,미국은 선 핵포기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회담 성과를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다.이와 관련,한국측 회담 관계자는 “참가국은 동결 대 상응조치에 관해 성과를 냈고,이견에 대해 좁혀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북한측 입장은 회담을 잘 해 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중국 류젠차오 대변인은 “북한이 회담에서 ‘전면적인 핵활동’ 중단을 제안했으며 관련 당사국들은 북한의 제안을 환영했다.”고 말했다.이는 북한이 플루토늄뿐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HEU)까지 동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그는 “세부사항들이 당사국들간에 협의되고 있다.”고 말해,북핵 동결 문제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참가국들은 또 이번 회담의 핵심 쟁점인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문제와 에너지지원 등 상응조치 문제는 후속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응조치와 관련,우리 정부는 북한이 핵폐기를 전제로 최소한의 기간내,검증 가능한 방법으로,모든 프로그램을 포함할 경우 북한에 대해 중유 등을 공급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혔다.이수혁 차관보는 “현 단계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지원 방안은 핵폐기 1단계의 잠정조치”라면서 “우리의 에너지 지원 방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미국·일본은 우리안에 대해 이해와 지지 입장을 밝혔다. crystal@ ˝
  • 北·美 90분간 ‘만찬협상’ 北연설문 반미표현 안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5일 개막된 제2차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전날 회담 전야의 ‘탐색전’에 이어 기조연설과 공식 양자 접촉을 통해 본격적인 샅바싸움에 돌입했다. 북·미 양국은 이날 오전 기조연설에서 질문 공방을 벌인 데 이어 1시간여 동안 첫 공식 양자 접촉을 갖고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핵동결 대 보상’ 등 북핵 현안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북한의 김계관 부상과 미국 제임스 켈리 차관보는 이날 저녁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 부부장 주최 만찬장에서도 헤드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통역을 도움을 받아가며 1시간30분 동안 활발한 ‘식사중 협의’를 벌였다. ●예정에 없던 질문 공방 이날 기조발언에서는 당초 가장 긴 기조발제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던 북한이 20분짜리 발제문을 발표한 반면,미국은 장장 50분 동안이나 할애했다.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은 꼭 필요한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끈 것은 예정에 없던 북·미간 질문 공방.신 대변인은 “낮 12시 휴식 시간이 끝난 뒤 북한 김 부상이 미국에 대해 ‘궁금한 게 있다.’며 10분간 질문 공세를 폈고,켈리 차관보가 5분간 답을 한데 이어 다시 김 부상이 5분간 되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키워드는 ‘신축성’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은 이날 오전 개막식 인사말에서 북측 연설문에 빠지지 않았던 ‘미국의 대북 압살·적대시 정책’이란 말을 아예 언급하지 않아 1차 회담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재개된 6자회담과 관련,“봄 기운이 완연한 계절에 긍정적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신축성을 발휘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해로 가는 길목” 중국측은 관영 CC-TV를 통해 기조연설에 앞선 인사말 시간을 생방송으로 공개했다.‘화해로 가는 길목’이란 타이틀을 붙여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첫 브리핑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강조한 뒤 “어떤 어려움도 인내를 갖고 풀어야 한다.”며 중재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oilman@˝
  • 美 델라웨어주 두번째 조류독감

    |도버(미 델라웨어주) 연합|미국 델라웨어주 정부는 주 중부의 한 농장에서 두번째 조류독감이 확인돼 이곳에서 사육중인 닭 7만 2000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두번째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H7’으로 아시아의 조류독감과는 다른 것이며,전문가들은 인체에 아무 해가 없다고 밝혔으나 세계 각국의 미국산 가금류 수입금지를 해제하기 위해 힘써온 미국측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두번째 조류독감이 발생한 곳은 지난 6일 조류독감이 처음 확인돼 닭 1만 2000마리가 살처분된 켄트카운티 농장에서 8㎞ 떨어진 서섹스카운티에 있는 어린닭을 생산하는 농장이다. 마이클 스커스 주 농무장관은 “조류독감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류독감 발생은 우리의 예방조치와 조사활동,양계업계의 예측에 비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델라웨어주는 첫 조류독감 확인 후 살아있는 가금류 판매를 금지하고 농민 모임이나 농기구 경매 등을 연기토록 조치했으나 첫 발생 농장 인근 3㎞ 내 20개소의 바이러스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첫 조류독감 확인 후 폴란드와 일본,싱가포르,한국이 미국산 가금류 수입을 금지한데 이어 이날 중국과 브라질도 가금류 수입을 금지했다.홍콩과 러시아는 델라웨어주 가금류 수입을 금지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아시아의 조류독감 사망자가 베트남 14명,태국 5명 등 19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이 조류독감 대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제와 농업에 미칠 영향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WHO의 비난은 베트남 정부가 조류독감이 통제단계에 들어섰고 가금류 사육농가들의 추가 손실을 막겠다며 감염지역 조류에 대한 살처분을 취소하고 중국에서 조류독감이 추가로 확인된 뒤 나온 것이다.WHO는 또 태국이 21일 안에 조류독감 완전 퇴치를 선언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조류독감 발생 지역에 대한 격리조치를 너무 빨리 해제하면 2차 조류독감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도 태국산 가금류 수입금지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조류독감이 끝났다고 선언한 후 해제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가금류 수입금지로 요식업과 냉동식품 등 국내 관련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일본은 이날 중국 및 태국과 조리된 닭제품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EU, MS독점 제재 임박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유럽내 공정 경쟁 관련법 위반과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제재가 임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FT는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집행위원회의 경쟁담당 부서가 이같은 잠정 결론을 내리고 MS에 벌금을 부과하는 방침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3년 반 동안 끌어온 EU 경쟁정책당국의 MS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그만큼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신문은 말했다. MS의 EU 반독점법 위반 여부는 유럽에서 최대의 반독점법 위반 관련 사건인 데다 전세계 정보기술 산업에서 MS가 차지하는 비중과 향후 관련 기술정책에 미칠 영향,미국과 EU관계 등과 복잡하게 맞물려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EU 집행위가 수주내에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반덤핑관세 산정방법이 WTO규정에 위배된다며 제소할 방침이어서 이번 결정이 미국과 EU간 다른 통상 현안들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그동안 EU 경쟁정책당국은 MS에 벌금을 내고 윈도 프로그램에서 비디오 재생 소프트웨어인 미디어 플레이어를 풀도록 요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U는 경쟁정책당국이 마련한 제재 초안은 현재 다른 부서들이 법적인 하자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회원국들의 견해를 들은 뒤 10개 신규 회원들이 가입하는 오는 5월1일 이전에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MS의 윈도 프로그램에서 미디어 플레이어를 제거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MS에 대해 지금까지 부과된 조치중 가장 강력한 것들 중 하나이다.EU 집행위는 미 법무부가 지난 2002년 같은 혐의로 MS와 합의를 이룬 점에 일단 기대하며 MS에 대한 제재가 미·EU간 무역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MS는 이번 사건 이외에도 윈도 XP가 무선통신,디지털 음악과 영상 배포 및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EU 집행위에 피소된 상태다. 미국과 EU는 현재 해외판매법인(FSC) 면세법과,징수된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피해업계에 나눠주는 내용의 버드 수정법,유전자변형식품(GM),이라크 재건사업 등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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