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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규제 이대로 좋은가] (상) ‘균형발전’ 23년의 그늘

    [수도권 규제 이대로 좋은가] (상) ‘균형발전’ 23년의 그늘

    경기 동·북부지역 주민들은 새정부 출범 이후 “형편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수십년간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2·3중 규제로 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여주 주민들은 차라리 강원도로 보내 달라며 ‘탈 수도권’을 선언하기도 했다.53개 기업이 51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보,4만 5000여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수도권 규제개혁’을 공약에 포함시킨 것도 규제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수도권의 발목을 잡아온 규제 실태와 대안을 모색해 본다. 경기도 이천 주민들은 하이닉스반도체 얘기만 꺼내면 울화가 치민다. 하이닉스가 2010년까지 13조 5000억원을 투자, 이천 공장의 설비를 증설하겠다고 했으나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이유로 불허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충북 충주에 공장을 지을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충주에 공장을 지으면 부지구입비, 물류비, 연구개발 인프라 부족 등으로 5000억원이 추가로 소요돼 하이닉스는 수용할 수 없었다. 이에 경기도와 이천시, 지역 주민들의 대대적인 항의집회가 잇따르자 정부는 마지못해 구리 무방류 시스템을 전제로 이천공장의 구리공정을 허용했다. 하지만 무방류 시스템 도입시 폐수처리비용만 연간 45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또 반도체 등은 분초를 다투며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현행 수질환경보전법과 환경정책기본법을 내세워 구리를 특정 수질유해물질로 규정, 수질보전특별대책권역의 공장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천시와 시의회는 “미국과 일본,EU 등 선진국은 규제치 이내로 낮출 경우 공장 입지가 가능한 데도 우리 정부만 터무니 없는 조건을 달아 증설을 막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무방류 시스템 도입 등으로 증설이 늦어지면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일자리 창출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공장 신·증설 등 신규 투자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1984년 수도권정비계획법의 발효 이후 이천지역은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였고,1989년엔 수질환경보전법에 따라 상수원보호구역권역으로 묶여 공장 증설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수도권에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건설교통부가 매년 ‘공장총량제’에 따라 입지 허용면적을 정해 입지를 제한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제때 공장을 짓지 못한 채 부지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과밀억제권역내 기업의 지방세 과세에서도 수도권 기업이 비수도권 기업에 비해 취득·등록세는 3배, 재산세는 5배를 낸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는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을 하고, 공장 신·증설과정에서 수도권 기업이 부담하는 각종 개발부담금을 비수도권에서는 전액 면제해 주는 것도 수도권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다. 경기도는 수도권 규제 법령이 무려 56개에 달하며 이로 인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모두 50조원이 넘는 투자를 보류 또는 취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를 완화하면 연간 16조 3000억원의 총생산액 증가가 예상되고, 이 경우 세금 등 4조원의 지방균형발전 재원이 마련된다.”고 강조했다. 경기개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첨단 대기업의 수도권 투자를 허용하면 GDP 성장률이 2% 추가 상승하고,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증설을 허용하면 24개 기업, 약 14조원의 투자가 이뤄져 9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전망했다. 경기개발연구원 이상대 선임연구위원은 “정부는 균형발전 정책보다 기업들이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지역 격차 완화에도 더 효율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수도권정비계획법 인구집중을 막기 위해 수도권 전 지역을 성장관리권역, 과밀억제권역, 자연보전권역으로 나누어 규제한다. 대기업의 신·증설은 물론 대학설립, 관광지 개발, 대형건축물 신축, 택지개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특히 한강수계를 보전한다며 이천, 여주, 가평, 양평 등 팔당상수원 주변 8개 시·군 3838㎢(경기도 전체면적의 37.7%)를 자연보전권역으로 설정, 사실상 ‘개발불가지역’으로 분류했다.
  • [이명박 시대-당선자 행보] 부시와 통화…訪美초청 수락

    [이명박 시대-당선자 행보] 부시와 통화…訪美초청 수락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오전 국립 현충원 방문을 시작으로 당선 후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와의 잇단 면담뿐만 아니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도 이어졌다. 대통령 당선자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실감케 한 하루였다. ●방탄차 안타고 승합차로 현충원 방문 이 당선자는 오전 7시50분쯤 가회동 자택을 나서며 “좋은 아침이군요. 늘 감사드립니다.”라고 주민들에게 밝게 인사했다. 그는 경호를 위해 제공된 방탄차량을 마다하고 경선 때부터 타던 검은색 승합차에 올랐다. 창문을 열어 짧게 손을 흔든 뒤 국립 현충원으로 향했다. 청와대 경호팀의 삼엄한 경호뿐만 아니라 이 당선자 차량의 진행을 위한 도로 통제까지 이뤄졌다. 현충원에서는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의원들과 지지자들 200여명이 이 당선자를 맞았다. 헌화 및 분향을 마친 이 당선자는 방명록에 “국민을 잘 섬기겠습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겠습니다.”고 적었다. 이어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로 이동한 이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전화를 받았다. 축하인사와 덕담을 나누며 이 당선자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국정을 잘 수행하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 그렇게 함으로써 임기 말에 국정손실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업무 인수인계식에 참석해서는 대선 기간 자신을 경호해준 경찰 경호팀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 자신의 경호를 책임질 청와대 경호팀을 격려했다. 이 당선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당선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성장의 혜택이 서민과 중산층에게 돌아가는 신(新)발전체제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1000여명의 선대위 관계자들의 환호 속에서 이 당선자는 선관위에서 교부한 당선 교부증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참석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연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다시 한번 누렸다. ●선대위 해단식서 당개혁 시사 그는 이어진 연설에서 “우리는 이제까지 여당 같은 야당을 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제 새로운 여당 체질을 익혀야겠다.”며 당 개혁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시장에서 한 할머니가 끝까지 선거에 보태라면서 3만원을 줘 어쩔 수 없이 받았다.”면서 “5년 후 그 할머니로부터 ‘내 3만원 받은 놈 일 참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오후부터는 차기 ‘외교대통령’으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핵 문제는 모든 문제의 시작이므로 완벽히 해결돼야 한다.”면서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국 입국 비자 면제, 이라크 파병 연장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바로 이어진 시게이에 주한 일본대사와의 면담에서는 “양국이 협력하는 것이 양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에도 도움이 된다.”며 양국의 경제·문화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게이에 대사는 당선을 축하하며 적극적인 협력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 당선자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호세 마뉴엘 EU집행위원장, 미 상·하원 외교위원장 등으로부터 잇단 축하 전화를 받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대사들과의 면담 후에는 경기도 이천의 선영을 찾아 성묘를 했다. 밤에는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의 축하전화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당선축하 인사를 전한 뒤 취임 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줄 것을 제안했고 이 당선자는 이를 수락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두산 기둥뿌리 뽑히나

    ‘기둥 뿌리가 통째로 뽑히나.’ 간판 스타의 잔류 여부로 골머리를 앓는 프로야구 두산이 이번주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두산은 17일 현재 다승왕 다니엘 리오스(35)를 시작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따낸 주포 김동주(31), 포수 마스크를 쓰고 싶어 트레이드를 요구한 홍성흔(30) 등 기둥 세 명 모두가 팀을 나갈 태세다. 더욱이 두산은 리오스와 김동주에게 ‘짠물’ 구단답지 않은 거액을 베팅했지만 이날 현재 잔류를 확답한 선수는 없으니 그야말로 답답한 송사다. 한꺼번에 간판이 모두가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우선 두산은 리오스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김태룡 운영홍보부문장은 “오퍼를 낸 지 3주가 지나도록 리오스측에서 답변이 없다. 이번주에 확실한 답변을 달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리오스에게 2년간 총 160만달러(약 14억원)를 제시한 두산은 더 쓸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일본의 야쿠르트가 내놓은 2년간 3억엔(약 25억원)에 견줘 턱없이 낮다. 사실상 백기를 손에 쥔 꼴이 됐다. 지난 16일 결혼을 올린 김동주는 에이전트가 일본의 2∼3개 팀과 협상 중이다. 그는 오는 23일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산은 그의 잔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돈싸움에서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받아내기 쉽지 않은 4년간 62억원을 제시했다. 그가 국내에 남으면 두산에 남겠다고 언급한 점도 구단으로서는 위안거리다. 구단은 트레이드를 요청한 홍성흔과 이번주 협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그를 붙잡을 유일한 무기가 고액 연봉(3억 1000만원)일 정도로 그의 결심이 확고하기 때문에 설득에는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39살 양준혁, 8번째 황금장갑

    양준혁(38·삼성)이 역대 최다 타이인 여덟번째이자 최고령으로 황금장갑을 끼며 스토브리그 기간에도 ‘기록 제조기’의 명성을 날렸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다니엘 리오스(35·두산)는 외국인 투수로 사상 첫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양준혁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PAVV 200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효표 397표 가운데 343표(득표율 86.4%)를 얻어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안았다. 지명타자로는 네 번째로 외야수 세 번,1루수 한 번을 포함해 8개의 황금장갑을 챙기며 한대화 삼성 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 자신이 세운 골든글러브 최고령 수상자 기록도 갈아치웠다. 우리 나이로 불혹을 한 살 남겨놓은 양준혁은 올시즌 믿어지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123경기에 나와 사상 첫 2000안타를 이루며 최고령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성적도 타율 .337(2위),149안타(2위),22홈런(공동 4위),72타점(공동 10위),78득점(4위),20도루(공동 9위)로 골고루 상위권이다. 양준혁은 “나이에 대한 주변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더 노력했다. 항상 2인자에 머물렀는데 내년에는 최고의 자리에 있고 싶다.”며 앞으로도 거침없이 기록 사냥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리오스는 320표를 획득해 류현진(한화·51표), 오승환(삼성·16표)을 가볍게 제치고 투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안았다.2002년 한국 무대를 밟은 리오스는 1999년 정민태(현대) 이후 8년 만에 한 시즌 20승을 넘으며 22승5패, 방어율 2.07로 최고의 해를 보냈다. 두산은 고영민(2루수·336표), 김동주(3루수·171표), 이종욱(외야수·350표) 등 올해 최다인 4명의 수상자를 낳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던 한을 풀었다. 특히 이종욱은 최고 득표율(88.2%)의 기쁨을 누렸다. 외야 나머지 두 자리는 홈런(31개), 타점(101개) 2관왕 심정수(삼성·220표)와 이대형(LG·208표)에게 돌아갔다. 챔프 SK는 박경완(191표)이 포수 부문을 거머쥐며 체면을 세웠다.1루수는 이대호(롯데·281표)가 2연패를, 박진만(삼성·218표)은 유격수 부문에서 다섯번째 골든글러브를 끼었다. 이밖에 이숭용(현대)은 페어플레이상(상금 500만원)을, 박용택(LG)은 선행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제정한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新에너지 시대] 바람의 나라 덴마크-풍력1

    [新에너지 시대] 바람의 나라 덴마크-풍력1

    |니스테드·코펜하겐(덴마크) 함혜리특파원| 일년 내내 많은 바람이 부는 덴마크는 1차 석유위기 이후 자연환경을 가장 효율적으로 살릴 수 있는 대체 에너지원인 풍력 발전에 눈을 돌렸다. 현재 전체 전력의 20%를 풍력에서 얻고 있다.2015년까지는 전력 생산량의 35%를 풍력에너지에서 얻는다는 계획이다. 덴마크는 목표달성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자신하고 있다. 바다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도전과 불굴의 개척정신으로 일군 세계 최대의 니스테드(Nysted)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둘러 보았다. 수도 코펜하겐에서 자동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달리면 지평선 너머로 풍력발전기들이 쉴새없이 돌아간다.1시간 반가량 달리면 독일과 덴마크를 오가는 카페리 선착장이 있는 로드산트항이다. 이곳에서 다시 남쪽으로 30분 항해하면 거대한 흰색 바람개비 수십개가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연간 60만㎿ 전기 생산 친환경 에너지 2003년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의 니스테드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총 면적만 24㎢에 이른다. 모두 72개의 거대한 바람개비가 8개씩 9줄로 열병하듯 서 있다. 각 풍력 발전기의 거리는 500m.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크기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지름 82.4m의 거대한 날개와 기둥, 지지대까지 합치면 발전기의 높이는 무려 110m나 된다. 수심 6∼10m 아래 만들어진 콘크리트 지지대(1800t)와 기둥(115t), 날개, 기관장비(135t) 등을 더하면 무게는 2050t에 이른다. 2년간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공사기간만 꼬박 2년이 걸렸다고 니스테드 단지를 운영하는 동에너지(DONG energy·덴마크에너지공사)의 토머스 엘머고 소장은 설명했다. 바람의 힘으로 만들어낸 전기는 발전단지 외곽에 설치된 전환기로 모아진 뒤 33㎸에서 132㎸로 승압, 해저 케이블을 통해 육지로 전달된다. 풍력발전기 1개는 평균 시간당 2.3㎿의 전기를 생산해 낸다. 총 발전량은 시간당 165㎿로 연간 60만㎿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엘머고 소장은 “순수한 바람의 힘으로 덴마크의 14만 5000가구가 한해에 쓰는 전력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람만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 연간 이산화탄소 50만t, 이산화황 490t, 질소산화물 440t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엘머고 소장은 “설치공정이 복잡하고 유지·보수도 힘이 든다. 비용도 비싼 편이지만 전통적인 화력발전 방식이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비용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덴마크가 해상풍력발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이다. 풍력발전 산업을 집중 육성했지만 육상 시설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서쪽으로 북해, 동쪽으로 발틱해가 있는 반도와 섬의 나라 덴마크가 바다로 시선을 돌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2050년까지 화석에너지 의존율 ‘0´ 목표 1991년 롤란섬 서쪽의 빈더비에 5㎿급 시범단지를 건설했다.450㎾급 발전기 11개를 가진 세계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다. 이 단지의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덴마크 에너지청은 1997년 ‘해상풍력발전 가동계획’을 수립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에너지리서치프로그램(ERP) 연구팀이 발틱해와 북해의 연안 7∼40㎞ 지역을 훑으며 건설 적지를 물색하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2000년대 초반부터 건설을 본격화했다. 80개의 윈드터빈을 설치한 호른스 레우(Hornes Rev) 단지(발전용량 160㎿)가 2002년 완공됐고 이듬해 삼쇠, 롤란, 프레데렉스하븐, 니스테드가 잇따라 완공됐다.2.3㎿급 발전기 10개를 설치한 삼쇠 단지는 장기적으로 팔루단 플락섬이 화석연료로부터 독립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8곳의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총 발전용량 423㎿의 풍력발전기가 4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덴마크는 2050년까지 전기생산에서 화석에너지 의존율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건설이 가능한 해상풍력단지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호른스 레우 2와 니스테드 2 건설이 추진 중이다.2009년과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두 발전단지가 완공되면 발전용량은 400㎿가 추가된다. 덴마크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 용량을 현재보다 10배정도 많은 4000㎿로 늘릴 계획이다. lotus@seoul.co.kr ■슈테판 닐슨 에너지청 풍력발전팀장 |니스테드·코펜하겐(덴마크) 함혜리특파원| 덴마크 에너지청 풍력발전팀장 슈테판 닐슨 박사는 “육상에는 풍력발전 시설이 거의 다 들어섰고, 소음민원이 제기되는 곳도 많다. 그러나 바닷바람은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뿐 아니라 민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해상풍력발전에 국제적인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상풍력발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는. -풍부한 바람 자원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다. 바다의 풍속은 육지에 비해 20% 센 편이다. 건물이나 산 같은 장애물이 없어 바람이 일정하다. 설치비용이 비싸고 유지하기도 힘들지만 발전기 1대당 전기생산량은 육지보다 1.5배 많아 경제성이 뛰어나다. 육지와 달리 부지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큰 용량의 발전단지를 건설할 수 있고 민원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해상 전력단지 건설은 생태계 파괴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환경단체들이 많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전에 환경영향 평가를 받았고, 이를 기반으로 의회도 승인했다. 조류와 어류의 생태계를 관찰하고 있지만 환경파괴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해상풍력단지 건설 적지는. -육지에서 멀지 않으면서 해류나 파도가 심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 기술로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세우려면 수심이 10m 내외여야 한다. 수심이 깊은 곳에 설치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덴마크 산업에서 풍력발전은 어떤 위치인가. -연간 6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효자다.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풍력발전의 대부분이 수출되고 있다. 일자리 창출효과도 크다. lotus@seoul.co.kr ■풍력발전 어디까지 왔나 3100㎿로 소비전기 20% 충당 덴마크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풍력발전 덕분에 10년 전 8%에서 현재 16%까지 2배 높아졌다. 풍력발전산업협회에 따르면 덴마크에는 풍력발전기 5500개가 설치돼 있으며 총 발전용량은 3100㎿에 이른다. 소비 전기의 20%가 풍력발전에서 나온다. 유럽연합(EU) 평균(2.4%)을 훨씬 앞선다.2008년 25%,2015년까지는 3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1976년 태동한 풍력산업은 세계 풍력발전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종사자만 2만 1000명이나 된다. 덴마크가 풍력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체계적인 정책과 산업체들이 신산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척한 결과다. 세계 1위 업체 베스타스(Vestas)사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1898년 설립된 이 회사는 가정용 전기제품과 농기구를 생산하다 1970년대 후반부터 풍력발전기에 눈을 돌렸다. 1979년 55㎾급 소형터빈 설치를 시작으로 63개국에 3만 3500개의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이 가운데는 한국(2㎿급 150개)도 포함돼 있다. 베스타스는 미국 GE윈드, 독일의 에너콘 등을 누르고 세계시장 점유율 28%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덴마크는 기술개발에서도 세계 선두주자다. 리소국립에너지연구소는 대체에너지연구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리소국립에너지연구소 풍력연구팀은 지난 10년간 200여건에 달하는 연구 및 테스 결과보고서를 발표, 이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공기역학적 소재 개발, 가벼우면서 효율이 높은 날개와 발전기 설계, 해상풍력단지 건설 적지를 찾을 수 있는 특수 지도 등을 개발하고 있다. 리소연구소의 한스 라센 시스템분석실장은 “덴마크가 모범적인 대체에너지 사용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산업체와 연구소들이 지난 25년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풍력발전의 기술을 향상시킨 결과”라며 “풍력발전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정부는 2010년까지 풍력발전 연구개발(R&D)에 1억 3300만 유로(1596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지원: 한국언론재단
  • 야구대표 세대교체 청신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한국 야구의 희망을 봤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2위에 그쳤다. 내년 3월 패자부활전 격인 대륙별 플레이오프에서 본선 진출의 기회를 엿보게 됐다. 한국은 3일 타이완 타이중의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린 약체 필리핀과의 최종전에서 13-1,7회 콜드게임승을 거둬 2승1패로 대회를 마쳤다. 이어 열린 일본-타이완전에서 타이완이 3-2 이상으로 승리하면 경우의 수에 따라 한국은 1위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예상대로 10-2로 압승,3연승으로 1위를 차지하며 베이징행 티켓을 따내 한국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과 동률을 기록한 타이완은 3위로 밀렸다. 대륙별 플레이오프는 내년 3월7∼14일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 8개국이 참가, 본선 진출 티켓 3장을 놓고 격돌한다. 김경문 감독은 “이번에 자력으로 통과하지 못해 아쉽지만 내년 3월에 국내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려 반드시 본선 진출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해외파 투수들은 소속팀이 못 나가게 할 것이다. 특히 이승엽(요미우리)이 출장한다면 굉장한 힘을 줄 것”이라면서 “이번 3경기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은 이번 예선전에서 국제대회 새내기들이 펄펄 날아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뒀다. 우완 한기주(20·KIA)는 지난 2일 일본전에서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는 위력을 자랑했다. 최고 구속 152㎞에 이르는 대회 최고 강속구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호시노 센이치 일본 대표팀 감독이 “한국의 왼손 계투진과 우완 강속구 투수가 돋보였다.”며 칭찬할 정도였다. 뒤늦게 상비군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장원삼(24·현대)도 일본전에서 두 번째로 투수로 나와 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둘은 타이완전(1일) 승리를 이끈 류현진(20·한화)과 함께 대표팀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타선에선 이종욱(27), 고영민(23), 민병헌(20·이상 두산), 이택근(27·현대) 등 대표팀 ‘젊은 피’들이 제 몫을 해냈다. 시즌 1홈런으로 전형적인 똑딱이 타자 이종욱은 타이완전에서 3점 역전 홈런포를 날렸다. 고영민도 일본전에서 선제 홈런포를, 필리핀전에선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김 감독은 “타이완·일본전을 경험하며 우리 선수들에 대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베이징올림픽 2008] “발야구로 타이완 뒤흔든다”

    ‘도하 참사는 더 이상 없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이 28일 결전의 땅 타이완에서 첫 현지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1∼3일 타이완 타이중에서 열리는 아시아 예선전에서 한 장만 걸린 본선 티켓을 따기 위해 보름 동안 구슬땀으로 적신 일본 오키나와를 떠나 지난 27일 타이완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28일 오후 7시부터 3시간 동안 타이중구장에서 달리기 등으로 몸을 풀며 전의를 불태웠다.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 때 타이완에 이어 사회인 야구 선수로 꾸린 일본에 무릎 꿇은 수모를 똘똘 뭉쳐 벗겠다는 것.1일 타이완과의 1차전을 앞두고 “분석은 끝났다. 실력으로 압도할 수 있다.”며 사기도 높아지고 있다. 주장 박찬호(34)는 “일본 야구는 더 좋은 수준이고 타이완팀에도 힘과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의 기량 또한 절대 뒤지지 않고 우리는 단결력이란 장점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일본 대표팀이 경계령을 내린 이대호(25·롯데)는 “그렇게 나를 분석했을 정도면 좋은 공은 주지 않을 것이기에 실투를 놓치지 않겠다. 많은 점수를 뽑기 어려운 만큼 실투를 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하아시안게임 때 4번을 맡아 일본전 3점 홈런 등 5경기에서 타율 .409에 2홈런 10타점으로 활약,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펄펄 날아 자신감도 붙어 있다. 일본 대표팀의 주전 포수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는 “역시 대단하다. 조금만 실투하면 무조건 맞을 것”이라며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를 꼭 집어 언급했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도 이대호에 대한 대비책을 강조했다. 일본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가 이승엽 경계령에도 정면 승부, 예선리그에선 2점 홈런,3·4위전에선 결승 2타점 2루타를 얻어맞고 무릎을 꿇은 악몽이 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를 승리한 뒤 일본전(2일)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도록 하겠다.”면서 “우리 타자들의 컨디션이 아주 좋다. 타이완 투수들 공략이 가능하다. 빠른 선수를 중용해 3∼6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으로 찬스를 연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발빠른 타자를 기용, 특유의 ‘발야구’로 첫 관문을 넘겠다는 뜻이다. 김경문호가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영광을 재현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퓨전의 완성

    [김석의 Let’s wine] 퓨전의 완성

    샴페인과 일식의 만남,‘퓨전의 완성´. ‘아듀 2007!’ 어느덧 저물어가는 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의미 있는 송년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처럼 특별한 날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입맛을 만족시키면서도 엔돌핀을 선사해 대화를 나누며 즐기기에 부담 없는 테이블의 주인공을 선택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일이다. 만약 와인을 한 병 곁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기포가 풍성한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이 좋다. 특히 송년모임은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함께 애틋한 분위기 속에서 즐거움이 묻어나는 시간이기에 잔 바닥에서부터 표면 위로 치솟는 샴페인의 기포는 보는 것만으로도 ‘축배의 계절’임을 더욱 실감나게 해준다. 또한 샴페인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이켜보며 다가오는 해의 소망을 비는 의미를 담아 서로 잔을 부딪치며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시원스레 ‘펑!’하고 샴페인을 오픈하기 전, 알아두면 좋을 만한 상식이 한 가지 있다. 샴페인이라고 전부 샴페인은 아니라는 것. 흔히 탄산가스가 포함되어 알알이 터지는 거품을 가지고 있는 발포성 와인을 모두 샴페인이라고 일컫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샴페인이란 명칭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샴페인은 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지역에서 생산된 발포성 와인에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나라마다 생산되는 발포성 와인은 각각 다른 명칭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내 샹파뉴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발포성 와인은 뱅 무스(Vins Mousseux) 또는 크레망(Cremant)이라고 불리며 영어권 국가에서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 이탈리아에서는 스푸만테(Spumante), 스페인에서는 카바(Cava), 독일은 섹트(Sekt)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중 ‘스파클링 와인’은 샴페인보다 넓은 의미를 안고 있어 발포성 와인을 총칭하기도 한다. 샴페인은 다 비슷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당도에 따라 여러 단계로 구분되며, 각각의 샴페인마다 특유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당도에 따라 샴페인은 브륏 네이처(Brut nature·드라이한 맛이 강함)- 브륏(Brut·약간 드라이함과 단맛이 전혀 없음)-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약간의 단맛과 약간의 드라이함)-섹(Sec·단맛)-데미 섹(Demi Sec·단맛이 Sec보다 진함)-두(Doux·단맛이 진함)의 6단계로 분류된다. 함유된 당분에 따라 음식과의 매칭을 조절해야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있는데,‘데미 섹’이나 ‘두’에 해당하는 샴페인은 대개 단맛의 디저트와 함께 즐기기 좋다. 식사를 마친 후 보통 달콤한 쿠키와 케이크에 약간 씁쓸하면서도 구수한 향의 커피를 곁들여 디저트의 뒷맛을 깔끔하게 즐기는 데 반해, 샴페인과 함께 하면 디저트 본래의 맛이 더욱 돋보이면서 한 가지의 단맛이 도드라지지 않아 조화가 훌륭하다. 디저트와 함께 드라이한 브륏 샴페인을 마실 경우, 브륏 샴페인의 쓴맛이 달콤함과 상반되어 어울리지 않으니 주의하자. 그 외 대부분 음식과의 조화가 훌륭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일식’과의 조화는 일품이다. 일식 하면 청주가 공식처럼 떠오르지만 샴페인과의 만남은 ‘퓨전의 완성’이라고 할 만하다. 일식은 조미료나 향신료를 비교적 적게 사용해 맵고 짠맛이 강하지 않으며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샴페인뿐만 아니라 와인과도 궁합이 뛰어나다. 또한 육류보다 담백한 해산물, 야채 등이 주 재료가 되기 때문에 샴페인의 깔끔함과도 조화롭다. 약간 기름진 참치회나 연어회와 함께 하면 뒷맛이 개운해 질리지 않고, 회 한 점을 올린 스시와 함께 해도 부족함이 없다. 회나 스시에 별도의 소스를 준비하지 않아도 곁들여지는 샴페인이 맛의 빈틈을 채워 준다. 일식 외에도 오랜 숙성기간을 거친 샴페인에는 구다 또는 파마산 치즈가 잘 어울리고, 신선한 과일과는 적당한 단맛을 함유한 데미섹 샴페인이 좋다. 파스타하고도 훌륭한 매칭을 보이는데, 파스타 소스가 강하면 입안에서 묵직함을 선사하는 풀바디 샴페인을 함께 하면 좋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스포츠 라운지] 캐나다 교포 출신 카레이서 조항우

    [스포츠 라운지] 캐나다 교포 출신 카레이서 조항우

    꿈을 이루기 위해 익숙하고 편안한 곳을 훌쩍 떠나 새로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카레이서 조항우(32·킥스프라임한국)는 달랐다. 한 살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 에드먼턴으로 이민간 조항우는 작지만 자기만의 사업체, 친구, 애인 등을 남겨 놓고 지난 1999년 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8년. 결국 그는 지난 11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07년 CJ슈퍼레이스 챔피언십 7전 GT클래스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종합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캐나다선 동양인은 스폰서 없이 성공 불가 모터 스포츠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을 그는 왜 택했을까. 캐나다에서 구걸하다시피 스폰서를 구해 한두 경기 나가는 게 고작이었던 그는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약간 서투른 한국말로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할 것이면 확실하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동양인이 스폰서 없이 레이서로 성공할 기회는 거의 없다. 같이 시작한 또래들이 백인이란 이유로 스폰서를 잡으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좌절을 맛보곤 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기업이 늘어나는 조국을 찾으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늦깎이 레이서다. 어릴 때부터 카트를 타며 운전감각을 익힌 게 아니라 단지 차를 좋아하는 소년일 뿐이었다.22살인 97년 “더 늦으면 기회가 없을 것”이란 마음에 과감하게 모터 스포츠 세계로 풍덩 뛰어들었다. 당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윈필드레이싱스쿨에 입학원서를 냈다. 수업료를 받고도 성적이 나쁘면 중간에 떨어뜨리는 악명(?) 높은 학교지만 “한번 해보겠다.”는 각오로 덤벼들었다. 최종 성적 종합 3위로 1위를 놓쳐 유럽에서 경주차를 탈 기회를 잡지 못했다. 캐나다로 돌아와 99년 처음 출전한 퍼포먼스레이스에서 우승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동양인의 한계에 부딪혀 그뿐이었다. 그래서 고민 중이던 99년 창원에서 포뮬러3(F3)가 열렸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꿈을 키우기 위해 고국행을 결심했다.“레이서를 접을 생각까지 하던 그때 마지막 도전의 기회로 여겼다. 부모님은 레이서를 포기할 때까지 돌아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내년 WTCC 챔피언 도전 그렇지만 한국 생활도 녹록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영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1∼2년 경험을 쌓은 뒤 국내 기업을 스폰서로 잡아 해외로 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모터 스포츠가 예상보다 활성화되지 않았고, 성적도 나오지 않는 바람에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2002년 BAT GT챔피언십 F1800 라운드 우승을 시작으로 착실히 경력을 쌓았다. 시련을 겪은 뒤 올해야 뒤늦게 자신의 꿈을 실현한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다시 모험을 꿈꾼다.2005년 대기업까지 뛰어들며 경쟁을 벌인 외국어 교육 관련 콘텐츠 한국총판을 이끌어낼 만큼 사업 수완도 뛰어나지만 아직 가슴 한쪽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해외로 진출하기엔 나이가 많은 데다 이젠 모든 것을 버리기도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꿈의 무대 F1을 밟기 위해 내년에 젊음의 순발력보다 노련미가 요구되는 세계투어링카챔피언십(WTCC)에 출전하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타이완 울린다”

    “삼성이 진 빚을 갚겠습니다.” ‘야구의 신’ 김성근(65) SK 감독이 한국 최초로 아시아 프로야구 왕중왕을 가리는 코나미컵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변함없이 드러냈다. 올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16년 만에 2인자의 설움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욕심이 채워지지 않았다. 한국을 뛰어넘어 아시아 최고 감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 김성근 감독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예선 2차전에서 중국 올스타팀에 콜드게임승을 거둔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한국 대표로 참가한 삼성이 타이완에 졌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그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타이완 퉁이 라이언스와의 3차전을 승리, 지난해 설욕전도 펼치면서 예선 3연승으로 결승에 올라 정상 등극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약팀 중국전 선발로 외국인 원투 펀치인 마이클 로마노(12승4패 방어율 3.69)를 내세워 확실하게 승수를 챙기며 불펜 투수를 아낀 상태다. 특히 김성근 감독은 1차전에서 재팬시리즈 우승팀 주니치를 6-3으로 제압한 뒤 ‘한번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까지 붙었다.‘데이터 야구’를 신봉하는 김성근 감독이 말로만 승리를 장담하지는 않는다. 그는 필승 카드의 하나로 가토 하지메 투수코치를 들었다. 그는 “가토 코치가 지난해까지 타이완에서 활동해 선수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퉁이가 어제 중국과 경기하는 것을 봤는데 승부가 되리라 생각한다.SK 야구를 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2회 연속 한국 대표로 출전했지만 우승은 커녕 지난해 타이완의 라뉴 베어스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해 국내 야구계에 큰 충격을 줬다.2005년엔 타이완의 싱농 불스를 4-3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김성근의 마법’이 빛을 발해 타이완전 설욕에 성공하며 당당하게 결승에 진출, 첫 우승까지 일굴지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장선섭 전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장

    [어떻게 지내십니까] 장선섭 전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장

    “KEDO는 사실상 살아 있습니다.”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은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그를 위해 만들어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언제든지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열렸다. 장선섭 전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장에게 KEDO는 인생 후반 모든 정성을 쏟은 과제였다. 베테랑 직업 외교관 출신인 그는 10여년을 KEDO 운영에 매달렸다. “경수로 지원합의는 북한과 KEDO간에 이뤄진 계약입니다. 공급협정의 법적 효력은 살아 있습니다.KEDO 사무국 역시 완전 해체된 것이 아닙니다. 뉴욕에서 직원 1명이 KEDO 간판을 지키고 있습니다.” KEDO의 법인격이 살아 있고, 주요 경수로 기자재는 한전이 인수해 잘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정치적인 결정만 내리면 당장이라도 KEDO 활동을 복원할 수 있습니다. 수조원의 돈이 들어간 프로젝트가 그대로 폐기되면 국가와 국민의 손해입니다. 북한도 경수로 사업 재개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북한도 잘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월초 북한 금호지구에서 마지막으로 철수하는 KEDO 인원을 태운 한겨레호. 장 전 단장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 없었다. 그의 손을 꼭 잡은 북측 관계자는 절규처럼 얘기했다.“이곳에 남겨진 KEDO 부지와 시설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경비요원을 풀어 현 상태로 잘 보관하겠습니다. 하루빨리 사업이 재개되길 바랍니다.” 장 전 단장은 “당시 닦아 놓은 도로·항만·용수로가 잘 보존되고 있다고 듣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전 한전이 원자로와 터빈발전기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판매키로 했다는 언론보도에 마음 졸이기도 했다는 장 전 단장. 그는 그러나 “판매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이 끝내 재개되지 않았을 때에 대비해 한전이 남아공·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등에 판매 가능성을 타진한 정도였답니다. 한전도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이 다시 시작되는 데 충분히 대비하고 있습니다.” ●경수로는 북한 맞춤형 장 전 단장은 특히 KEDO에 의해 추진된 경수로는 ‘북한 맞춤형’임을 강조했다.“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지원키로 한 한국표준형 경수로는 구형 모델입니다. 지금은 신형 모델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의 겉모양만을 바꿔 모델을 변경한 것과 비슷해서 용량이나 성능면에서는 그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에 이미 닦아놓은 인프라에 맞는 것은 이 모형밖에 없습니다. 북한 외에는 쓰기 어려운 맞춤형 원자로인 셈이지요.” 장 전 단장은 그러나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 재개 시기에는 신중했다.“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 불능화와 핵폐기가 기정사실화되고, 미국이 북한에 신뢰를 가지는 시점에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2∼3년 안에 결정이 나면 기술보완 등으로 짧은 기간에 지원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북핵 협상이 워낙 미묘한 단계여서 경수로사업 재개를 주요 현안으로 돌출시키기가 조심스럽다고 장 전 단장은 밝혔다. “KEDO 사업이 한창일 때도 ‘북한이 경수로를 통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빼내면 어떡하느냐.’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핵 찌꺼기를 중국·미국으로 가져가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입니다. 북한에 핵 찌꺼기를 놓아두더라도 24시간 감시카메라 설치로 얼마든지 사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장 전 단장은 북한이 확실하게 핵폐기 의지를 보여주면 경수로 지원의 걸림돌은 사라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수로 조정자가 필요하다 북핵 협상이 마무리되는 적절한 시점에 경수로 지원이 재개되려면 조정자가 필요하다. 노련한 장 전 단장의 컴백이 필요한 듯싶었다. 하지만 그는 “KEDO 운영 인프라가 완전하게 조성되어 있어서 누가 와서 다시 해도 된다.”면서 손사래를 쳤다.“자문역도 할 수 없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빙그레 웃기만 했다. 장 전 단장의 겸양에도 불구, 그가 없는 KEDO는 생각하기 힘들다. 큰 소리 내는 것을 좀처럼 보기 힘든 그였으나 KEDO 업무를 하면서 화도 냈다고 한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가 많았죠. 북한이 속 썩이는 것은 그렇다 치고, 한·미·일·EU 등 네 주체를 조율하려니…. 친구간에 동업 말고, 가족간에 돈거래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KEDO 사업을 10여년 무리없이 이끌어 왔으니, 그의 조정력과 전문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장 전 단장의 조정력으로 KEDO는 복잡한 다자협상의 모범이 되었고, 북한을 국제사회 규범에 익숙해지도록 교육시키는 통로가 되었다. 장 전 단장처럼 외교와 북핵 전문가를 대선 캠프에서 놔 둘리가 없다.“일부 캠프에서 참여를 타진해 왔지만 응하지 않았습니다. 각자 가진 노하우를 후보들에게 자문해주는 것은 좋지만 명예욕과 자리 욕심이 앞서서는….” 자식들이 머물고 있는 미국과 싱가포르를 가끔 방문하고, 한 걸음 물러서 한반도 외교를 관전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고 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사진 도준석기자 mhlee@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1963년 외교관 생활을 시작,2006년 6월 44년만에 공직을 떠났다. 공직생활을 마감할 때 그의 나이 71세. 행정부 내에서 최고령·최장수 공무원이었다. 개각 때면 외교부·통일부 장관 물망에 여러 번 오르내릴 만큼 정권을 떠나 업무능력을 인정받은 게 그를 오랫동안 공직에 머물게 했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고등고시 13회로 당시 외무부에 발을 들여놓았다. 유엔대표부 참사관, 미주국장, 주미대사관 공사, 프랑스 대사 등 엘리트 외교관 코스를 밟았다.1996년 2월부터 무려 10년 4개월 동안 차관급인 경수로기획단장을 맡았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중간에 몇번 사의를 표시했으나 “북한과 미·일·EU 등 복잡한 주체를 조정하는 데 더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창한 영어와 일어 실력으로 미·일 등 KEDO 집행이사국 대표들도 장 전 단장을 전폭 신뢰했다고 한다. 합리적이고 소탈하지만 너무 신중한 것이 흠이라면 흠. 어떤 일을 맡겨도 끈기있게 해내는 타입. KEDO를 오래 담당한 게 지겹지 않았느냐고 물었다.“재수없게 걸렸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외교는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는 데 비해 KEDO는 수치로 금방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있게 10년을 보냈습니다.” ■ KEDO와 역대 대통령의 관계 1996년 9월 강릉 북한잠수함 침투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김영삼(YS) 대통령은 노발대발했다.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대북 지원을 모두 끊을 분위기였다.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도 마찬가지였다. 잘 굴러가던 KEDO가 깨질 위기에 처했다. KEDO 사업을 살리기 위해 미국이 적극 중재에 나섰고, 유종하 외교부 장관도 YS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YS의 서슬에 놀란 북한이 사과 의사를 표명했고,YS가 이를 수용함으로써 KEDO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장선섭 전 단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KEDO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대북 경수로 사업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까지 KEDO 사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대단했다.”고 전했다. DJ 정부 시절에도 KEDO가 깨질 위기가 있었다.1998년 8월 북한이 일본쪽을 향해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섰던 때였다. 일본은 KEDO 불참 의사를 알려왔다. 장 전 단장에게 “KEDO를 살리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이후 한·미·일 3국간의 숨막히는 막후 외교절충이 있었다. 한·미의 집중 설득으로 일본은 두 달만에 “KEDO에 계속 참여하겠다.”고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세번째 KEDO의 위기는 2002년 가을 불거졌다.DJ 정부 말기였지만 그 뒷수습은 지금의 노무현 대통령 정부가 주로 맡았다. 당시 평양을 방문한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거론했다. 이번에는 미국이 흥분해 KEDO를 포함, 대북 지원과 대화 채널을 중단시킬 태세로 나왔다. 이 역시 6자회담이라는 다자대화의 틀을 만드는 계기가 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장 전 단장은 “지금은 KEDO 사업이 중단되어 있지만 정파를 떠나 역대 대통령이 모두 애정을 가졌던 사업”이라면서 “KEDO는 누가 집권하더라도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목희 논설위원
  • [프로야구] 로마노 독기품다

    프로야구 SK가 믿었던 공수의 핵이 모두 부진, 위기에 몰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주고 역전 우승을 일군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은 깨지는 법’이라며 SK는 독기를 품고 대반전을 노린다. 김성근 감독은 “이대로 그냥 쓰러지지 않는다. 두 번 패했다고 시리즈가 끝난 건 아니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공격의 출발점인 톱타자 정근우(25)와 3차전 선발 등판하는 마이클 로마노(35)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됐다. 3년차인 ‘호타준족’ 정근우는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근우는 지난 21일 문학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두산 홍성흔이 “타격과 주루가 모두 뛰어나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라고 SK의 경계 대상 1호로 지목한 인물.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정근우는 8타수 무안타로, 득점 기회를 살리지도 만들지도 못했다. 생애 첫 큰 무대에 선 탓인지 의욕이 앞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 헛방망이질로 일관했다. 시즌 타율 .323(4위)에 24도루(6위)로 정교함과 기동력을 함께 갖춘 데다 두산전에서 홈런 한 방을 포함해 50타수 18안타(타율 .360)로 강한 모습이었으나 사라져 버렸다. 정근우는 “타석에 바짝 붙어 설령 몸에 맞는 한이 있더라도 주자로 나가 상대 수비를 흔들겠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의 컨디션이 올라올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가면 잘할 것”이라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로마노도 3차전을 구겨진 자존심 회복의 기회로 여기고 공을 잡는다. 정규 시즌에선 2선발로 나와 12승4패(방어율 3.69)로 케니 레이번(17승8패)과 함께 외국인 원투 펀치를 이루며 다승 공동 5위에 올랐다. 두산전 세 경기에서 1패만 당하며 방어율 5.40에 그치는 약점을 보인 탓에 한국시리즈에선 채병용에게 밀려 3선발을 맡아야 했다. 김성근 감독은 로마노가 후반기 5경기에서 18과3분의1이닝 동안 3실점, 방어율 1.47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준비기간 동안 가진 자체 청백전에서 뛰어난 구위를 선보여 기대를 건다. 다만 잠실에서 9와3분의2이닝 동안 14점을 내주고 방어율 13.03에 이른 점이 걸린다. 25일 잠실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이들이 연패에 빠진 팀을 ‘기적의 팀’으로 바꿀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터키 전격 월경작전 왜?

    터키와 이라크 국경이 ‘세계의 화약고’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다. 분리주의자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반군에 대한 공격을 이유로 이라크 월경(越境) 공격을 경고해 온 터키군이 전격 월경 공격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라크전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정부는 또 한가지의 고민을 떠안게 됐다. 터키와 이라크 국경지대의 분쟁은 석유의 공급선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불안한 상태인 국제유가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터키의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특사를 파견하는 등 노력하던 부시 대통령은 24일에는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PKK 반군 소탕작전에 대한 터키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이 즈음 터키의 월경공격이 단행됐다. 터키와 미국 정부간 사전교감이 있었음이 감지되고 있다. 터키 사태의 발단은 PKK의 도발이다. 독립을 추구하며 터키 정부군과 무력충돌 및 휴전을 반복하던 PKK는 여름부터 공세를 강화했다.9월에는 터키 민간인 12명을 납치, 살해하기도 했다. 터키의 민심이 들끓었다. 그래도 터키는 PKK에 대한 군사작전을 자제해 왔다. 이 지역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미국이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군 13명이 PKK와의 교전 끝에 사망하고 민간인까지 피해를 입자, 터키는 강경 대처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미국이 PKK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특히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아르메니아 학살 결의안’을 10일 통과시키면서 터키는 급격히 강경해졌다.1914년 이후 옛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150만명 살해를 대량학살로 규정한 결의안을 채택해 본회의에 회부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투르크에 의한 아르메니아 학살 사건을 20세기 첫 집단학살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터키는 내전 도중 일어난 일에 불과하며 조직적 학살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사망자도 30만명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미국 의회가 구속력은 없다지만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터키가 발끈했다. 유럽연합(EU)에 가입하기 위해 수년째 노력하고 있는 터키에는 심대한 타격이다.EU는 아르메니아 대량학살을 내세워 터키의 비원인 EU 가입을 꺼린다. 결국 결의한 채택이 터키인의 빈미감정에 불을 지폈다. 주미 대사도 소환됐고, 월경공격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터키의 강수는 미 하원 본회의가 아르메니아 학살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승부수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그렇지만 터키의 협박성 강수가 통하지 않아 결의안이 미국 상·하 양원 본회의를 통과하면 사태는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결의안 채택을 막기 위해 부심 중이며, 동시에 터키를 달랠 묘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할 때 터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터키 남부의 인시를릭 공군기지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로 향하는 군수품의 보급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이라크로 가는 군수물자의 70%가 이곳을 통과하고 있다. 다급해진 미 백악관은 터키 전투기들이 월경해 쿠르드 반군을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터키와 이라크 양측 모두의 자제를 촉구했다. 의회 설득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 결의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프로야구] 곰 먼저 웃다

    다니엘 리오스(35·두산)가 한국시리즈(이하 KS) 역대 최소 투구로 여덟 번째 완봉승을 움켜쥐며 팀에 첫 승을 선사했다. 두산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리오스의 9이닝 4안타 무실점 완벽투에 힘입어 정규시즌 1위 SK를 2-0으로 누르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한화전 3승 무패의 기세를 이어가며 거침없이 포스트시즌 4연승을 내달린 두산은 지난 2001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삼성이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1985년을 빼고 지난해까지 24차례의 한국시리즈 중 1차전을 잡은 팀이 모두 20차례나 우승을 차지해 첫 승 팀의 우승 확률은 83.3%에 이른다. 리오스는 최고 시속 150㎞의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며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를 당한 수모도 씻었다. 특히 리오스는 1996년 정명원(현대)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해태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106개의 공을 던진 기록을 99개로 갈아치워 역대 최소 투구 수를 기록했다. SK는 시즌 17승의 케니 레이번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22승의 다승왕 리오스의 위력을 뛰어넘지 못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벌떼 작전’으로 두산의 공세를 2점으로 막았지만 오랜만에 경기를 치른 탓인지 공격다운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두산은 특유의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뒤흔들었다. 이종욱은 5타수 2안타의 불꽃 방망이와 빠른 발을 앞세워 2득점 2도루로 팀 승리를 거들었다. 이종욱은 1회 선두 타자로 나와 안타를 날린 뒤 고영민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뽑았다. 이종욱의 빠른 발이 빛난 건 5회.1-0으로 앞선 1사 후 이종욱이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쳤고, 당황한 레이번은 제구력 난조에 빠져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어 줬다. 이종욱은 김동주의 2루수 뜬공 때 득달같이 다시 홈으로 달려들어 한 점을 보탰다.2루수 정경배는 역동작으로 공을 잡아 홈으로 뿌렸지만 이종욱의 빠른 발이 먼저였다.SK는 0-2로 뒤진 8회 선두 타자 김재현의 안타로 처음으로 맞은 무사 1루의 기회를 후속타 불발로 날리며 영패를 당했다.2차전은 23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맷 랜들을,SK는 채병용을 선발로 예고했다. 한편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는 박찬호(34·휴스턴)가 4회 말 TV 중계 ‘깜짝’ 해설자로 출연했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출전과 관련,“팀의 맏형이라기보다 한 명의 선수로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반드시 올림픽 진출 티켓을 따겠다.”고 말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감독한마디 ●승장 김경문 두산 감독 한국시리즈 첫 승을 하게 돼서 굉장히 기쁘다. 리오스가 에이스답게 큰 경기에서 잘 던져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도루는 따로 지시했다기보다 선수들이 알아서 뛴 것이다. 그러나 잔루가 많았던 건 아쉽다. 유격수 이대수는 23∼24일 쉬면 3차전에 몸이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오늘 대신 출전한 오재원이 방망이는 못 쳤지만 수비는 에러 없이 잘한 셈이다. ●패장 김성근 SK 감독 리오스 공을 못 친 게 패인이다.8회 공격에서 잘 맞은 것 두 개가 잡힌 게 아쉬웠다. 포수 박경완의 몸 상태는 23일 아침에 일어나 봐야 안다. 정규리그 뒤 15일 공백으로 경기 감각이 걱정됐는데 오늘은 한국시리즈 분위기에 익숙해진 걸로 만족한다. 이종욱은 앞으로 쉽게 뛰지는 못할 것이다.
  • [씨줄날줄] EU 대통령/이목희 논설위원

    몇몇 목회자가 유럽연합(EU) 정치통합에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다. 유럽이 합쳐 로마제국의 부활을 알리면서 세계를 파멸로 몰고 가리라는 주장이었다.EU 대통령이 사탄의 앞잡이 적(敵)그리스도라는 것이다.EU 회원국이 10개국일 당시를 바탕으로 한 성경 해석이었다. 지금 EU 회원국은 27개국. 적그리스도 논란은 기우(杞憂)인 듯싶다. 하지만 거대 유럽합중국 탄생이 가져올 변화를 두려워하는 유럽 밖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인구 5억명, 총GDP 14조 5000억달러, 세계 수출시장의 45%를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력…. 늙은 대륙 유럽이 뭉쳤을 때 발휘할 능력은 초강대국 미국을 저만치 따돌린다. 각자 정체성을 지키며 살자는 욕구가 강하면서도 유럽합중국에 미련을 못 버리는 이유가 된다. 하나의 유럽을 향한 헌법 마련이 난항을 겪자 프랑스·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우회로를 찾았다. 통합수준은 낮더라도 조약을 통해 정치공동체를 추구하기로 지난주 합의했다. 회원국들이 개정조약을 순조롭게 비준하면 2009년에 첫 EU 대통령이 탄생한다. 벌써 하마평이 무성하다. 가장 앞서가는 이는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출신국의 지원에 더해 EU 안에서 입김이 센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EU 출범을 주도한 프랑스는 정치통합 수장 자리까지 탐냈다. 지스카르 전 대통령이 EU 헌법 초안작업에 앞장서면서 EU 대통령을 향한 욕심을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유럽 대륙에서 막강한 독일의 존재가 걸린다. 독일의 견제를 희석시키고, 통합에 미온적인 영국내 분위기를 바꾸려면 블레어가 적임자라고 본 셈이다. 친미적인 블레어는 혹시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훼방을 막는 데도 적격이다. EU 대통령의 연봉은 20만유로(2억 6000만원). 임기 2년 6개월에 1회 연임이 가능해 최장 5년간 집권할 수 있다. 외교·안보면에서 개별국가 정상만큼 통솔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지구촌에서 첫 EU 대통령이 갖는 대표성은 대단할 것이다.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상징하는 인물을 골라야 EU가 산다. 블레어가 첫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슬람을 포함해 곳곳에 산재한 거부감을 줄여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폴란드 총선, 親EU 야당 승리

    21일 실시된 폴란드 총선에서 중도우파 야당이 카친스키 형제가 이끄는 보수파 여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99%의 개표를 끝낸 결과 친기업, 친유럽연합(EU)을 내세우는 야당인 시민강령(PO)이 4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집권 법과 정의당은 32.2% 득표에 그쳤다. 시민강령의 연정 파트너로 유력시되고 있는 폴란드 농민당도 8.9%의 지지를 얻어 이 두 정당이 안정적인 연정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선에는 도시지역의 젊은 층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1989년 공산정권 붕괴 이후 가장 높은 53.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야당의 승리는 쌍둥이 형제인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의 급격한 우경화와 대외 고립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보수 여당은 낙태금지 규정을 강화하고 유로화 도입을 반대하는 등 줄곧 반 EU 정책을 폈다. 반면 자유주의 성향의 친기업 정당을 표방하는 시민강령은 세금감면과 국유산업 민영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EU의 통합 정책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시민강령은 또 집권하면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900명)을 철수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시민강령의 도날드 투스크(50) 당수는 이번 승리로 차기 총리에 오르게 된다.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13살 때 시위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경찰이 발포하는 것을 보고 정치인이 될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실시된 스위스 연방의회 의원 총선거에서 극우파인 스위스국민당과 녹색당이 각각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스위스 연방당국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스위스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9%의 득표율을 올려 제1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스위스 국민당은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의 추방을 촉구한다는 취지에서 ‘세 마리의 흰 양이 검은 양을 발로 차 스위스에서 몰아내는’ 선거벽보와 스위스 주요 도시내의 이슬람 첨탑 건립금지 등 인종주의 선거운동으로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첫 EU 대통령 누가 될까?

    |파리 이종수특파원|첫 유럽연합(EU) 대통령은 누가 될까? EU 27개국 정상이 지난 19일 포르투갈 리스본 회의에서 새 개정조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09년 신설될 EU대통령과 외교총책을 놓고 벌써부터 후보군이 거명되는 등 열기가 뜨겁다. EU 대통령이 탄생하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은 많다.특히 내년 1년 동안 27개 회원국이 국내에서 비준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임기 2년 6개월로 신설되는 EU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기후변화, 쌍무관계 등의 이슈들에 대해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자리여서 벌써부터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21일 토니 블레어(사진 왼쪽) 중동 특사와 장 클로드 융커(사진 오른쪽) 룩셈부르크 총리 등이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경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새 개정조약에 합의하기 이전부터 강력하게 밀어 왔다. 그는 지난 6월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블레어는 뛰어난 인물에다 영국인 가운데 가장 친유럽 인사”라며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 ‘블레어 대통령 카드’를 제안했다. 여기에 브라운 영국 총리도 19일 정상회의에서 “토니 블레어는 어떤 중요한 국제적 직무에도 훌륭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그러나 반론도 적지 않다. 블레어가 이라크 참전을 지지하면서 유럽에 분열을 가져왔고 이슬람 세계의 반감이 짙기 때문에 EU통합의 상징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리다.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후보군이 EU의 베테랑 정치인인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안데르스 포그 라스뮈센 덴마크 총리,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전 폴란드 대통령 등이다.vielee@seoul.co.kr
  • EU 거대 단일유럽으로 뜨나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19일 새벽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새 개정조약을 승인하기로 최종합의했다. 이로써 EU가 정치통합을 거쳐 거대 단일유럽으로 부상할 계기가 마련됐다. 19일 BBC,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날 정상들은 조문작업을 거친 새 개정조약을 승인했다. 최종안은 오늘 12월 정상회의에서 공식 승인될 예정이다.EU 회원국은 2008년 회원국 비준을 거쳐 차기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된 오는 2009년 상반기 이전 새 조약을 발효할 계획이다. 이번 조약은 지난 2005년 프랑스,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던 기존 EU헌법의 핵심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그동안 정치통합에 진통을 겪었던 EU가 거대 정치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한 조항들이 배치됐다. 기존 6개월이었던 EU 대통령 임기를 2년6개월로 늘렸다. 외교정책 총괄직의 권한을 강화하고 EU위원회를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국가별 비토권(거부권)을 줄여 의사결정 과정을 효율화했다.EU 의회의 권한을 늘리는 한편으로 각국 입법부의 감독권도 강화했다. 다만 EU에 초국가적 지위를 부여하는 국가, 국기 등 상징에 관한 조약은 삭제했다. 전반적으로 하나의 유럽으로 가기 위한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 영국이 경찰, 사법분야 공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옵트 아웃’ 등 4개 조항에서 예외를 인정받는 등 각국의 요구 조건도 대부분 수용됐다. 이탈리아는 막판 합의과정에서 유럽의회 의석을 1석 늘려 프랑스보다 1석 적지만 영국과 같은 73석을 할당받게 됐다. 불가리아는 유로(EURO)화 표기를 자국식으로 ‘evro’로 하도록 인정받았다. 오스트리아는 외국 유학생 쿼터제에 대해 5년간 EU의 제재를 유보받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각국 정부는 조약 비준 준비에 발빠르게 나섰다. 아일랜드는 새 조약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의회 비준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은 여론과 야당이 국민투표 실시 압박을 가하고 있어 비준 통과에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의회 비준에서 의석 3분의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오스트리아, 폴란드, 핀란드 등도 새 조약 통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프로야구] 사제감독 누가 먼저 웃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스승과 제자.’ 인연과 악연으로 엮인 정규시즌 1위 SK 김성근(65) 감독과 플레이오프를 거친 두산 김경문(49) 감독이 22일부터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패권을 다툰다.올시즌 내내 대립각을 세운 양 감독이 마침내 외나무 다리에서 결투를 벌인다. 한 사람은 눈물을 뿌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양 감독은 사제 간이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투수코치로 김경문 감독은 포수로 한국시리즈 초대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애틋한 사이는 아니었다. 김성근 감독은 태평양을 이끌던 1990년 김경문 감독을 백업포수로 데려 왔지만 1년 만에 다시 친정팀으로 내쳤다. 김경문 감독은 결국 1991년 옷을 벗었다. 서운한 감정이 남을 수밖에. 김성근 감독이 올해 SK 사령탑에 오르면서 적장으로 만났다. 앙금이 남아 있던 탓인지 지난 4월 트레이드건을 계기로 감정 싸움이 이어졌다. 김경문 감독이 김성근 감독에게 이대수 트레이드를 요청, 합의했지만 몇 차례 번복된 끝에 성사된 이후 “앞으로 SK와 트레이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지난 7월엔 빈볼 시비로 충돌했다. 김경문 감독이 문학에서 직접 그라운드에 나가 SK 포수 박경완에게 “케니 레이번이 빈볼을 던지지 못하게 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SK는 공교롭게 연패에 빠졌다.8월엔 김성근 감독이 “두산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의 빠른 투구폼이 빈볼보다 더 나쁘다.”고 받아쳤다. 특히 두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개인적으로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 된다. 김성근 감독은 16년간 6개 팀을 호령했지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은 2002년 LG 때가 유일했다. 김경문 감독은 2005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패의 수모를 씻을 절호의 기회로 여긴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선수·코치·감독으로 우승컵을 안겠다는 욕심도 부린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NPB] 이승엽 빛바랜 2안타

    이승엽(31·요미우리)이 일본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멀티히트를 작성했고, 이병규(33·주니치)는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결승점의 발판을 놓은 볼넷을 골라냈다. 이승엽은 18일 도쿄돔에서 열린 센트럴리그 챔피언결정전인 클라이맥스시리즈(CS) 주니치와의 제2스테이지(5전3선승제) 1차전에서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4타수 2안타를 작성했다. 이승엽은 등 통증을 딛고 투혼을 발휘했지만 팀이 2-5로 패해 빛이 바랬다. 첫 타석인 1회 2사1루에서 이승엽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기분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1루 주자 오가사와라 마치히로가 스타트가 늦어 3루에서 멈추는 바람에 타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후속타 불발로 요미우리는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3회 파울플라이,5회 우익수 뜬공에 그친 이승엽은 2-5로 뒤진 8회 선두 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를 때려 추격의 불씨를 댕겼지만 또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점수를 보태지 못했다. 이병규는 우익수 겸 6번 타자로 나와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결승점의 발판을 놓은 귀중한 볼넷을 골라내 팀 승리를 거들었다.1회 2사 만루에서 내야 땅볼로 절호의 타점 기회를 날린 이병규는 3회 1사 1·2루에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었다. 주니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니시게 모토노부의 적시타로 2-0으로 앞섰다. 5회 내야 땅볼로 물러난 이병규는 7회 가운데 담장 쪽으로 떨어지는 큼직한 타구를 때렸으나 중견수 글러브에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9회엔 우익수 뜬공으로 결국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역시 주니치의 타이론 우즈는 거침없이 불방망이를 돌렸다. 우즈는 2-0으로 앞선 4회 2점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요미우리는 5회 다니 요시토모의 1점포와 6회 1사 1·3루에서 루이스 곤살레스의 내야 땅볼로 2점을 쫓아가는데 만족해야 했다. 주니치는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진출의 꿈을 부풀렸다.2차전은 1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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