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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새 아키텍처 공개한 인텔. 제국은 영원할까?

    [고든 정의 TECH+] 새 아키텍처 공개한 인텔. 제국은 영원할까?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지금 잘나가도 세상에는 영원한 권력도 강자도 없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영원하지는 않아도 오랜 세월 시장에서 강자의 위치를 지켜온 기업은 있습니다. CPU 업계에서는 인텔이 그런 기업입니다. 1980년대에 시장 지배적인 위치로 올라온 이후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데스크톱, 노트북은 물론 서버 시장까지 세력을 확장해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제국’을 건설한 기업이 인텔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텔도 안팎으로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텔의 미세 공정이 14nm에서 몇 년째 움직이지 않는 사이 경쟁사들은 이미 7nm 공정 양산에 들어갔고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AMD는 젠(Zen) 아키텍처에서 인텔 CPU를 많이 따라잡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 위협은 내년에 7nm 미세 공정과 차세대 젠 아키텍처로 무장한 CPU가 등장하면 더 커질 것입니다. 이런 위협에 대응할 인텔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인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텔은 인텔 아키텍처 데이 2018 (Intel Architecture Day 2018)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혁신을 이뤄낼 것인지를 보여줬습니다. 비록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내용을 속 시원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많은 궁금증을 풀어줄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발표는 역시 차세대 CPU 아키텍처에 관한 것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인텔 CPU는 대부분 몇 년 전 나온 스카이레이크 기반입니다. 더 오래전으로 가면 2011년에 나온 샌디브릿지를 조금씩 개선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아키텍처라도 이제는 변경해야 할 시점이 온 것입니다. 인텔이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있어왔고 AMD에서 젠 아키텍처를 설계한 짐 켈러를 영입했기 때문에 2020년까지는 새로운 아키텍처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짐 켈러는 예상보다 빠른 2019년에 서니 코브 (Sunny Cove)라는 새 아키텍처 기반 CPU가 나올 것이라고 확답했습니다. 서니 코브는 스카이레이크에 비해 더 크고 복잡한 구조를 지녀 한 번에 더 많은 연산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명령어를 지원합니다. 따라서 같은 클럭의 기존 CPU 대비 싱글 쓰레드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CPU가 커지기 때문에 같은 미세 공정에서는 전력 소모가 증가하고 클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니 코브는 10nm 공정 기반으로 등장해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성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인텔은 7nm EUV 리소그래피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로 인해 10nm 공정은 건너뛰거나 주력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아키텍처 데이에서는 10nm CPU를 보게 될 것이라고 확답했습니다. 인텔은 서니 코브에 이어 2020년에는 서니 코브를 개선한 윌로우 코브(Willow Cove)를 선보이고 다시 2021년에는 골든 코브(Golden Cove)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윌로우 코브에서는 캐쉬를 다시 디자인하고 보안 성능을 높이며 골든 코브에서는 AI나 5G 등 신기술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공정 및 코어 숫자, 작동 클럭 등 여러 가지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아직은 개발 중인 상태로 확정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몇 년째 발전이 멈춘 인텔의 GPU 부분 역시 대폭 물갈이를 할 예정입니다. 2019년 서니 코브와 함께 나올 Gen 11 (11세대) 내장 그래픽은 테라플롭스급 연산 능력을 지녀 기존의 내장 그래픽 대비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인텔이 독립 그래픽 카드 제품을 준비 중이라는 것입니다. Xe로 명명된 이 GPU가 등장하는 것은 2020년으로 현재 엔비디아가 인텔만큼 시장을 독점한 GPU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밖에도 인텔은 3차원 적층 방식의 칩 패키징 방식인 FOVEROS 기술과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서로 다른 공정에서 만든 칩이라도 3차원적으로 쌓아 하나의 프로세서로 만들 수 있으며 메모리처럼 완전 다른 종류의 반도체도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인텔의 설명입니다. 역시 2019년에 첫 제품이 나올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에 대해서는 출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많은 내용이 공개될 것입니다. 이 차세대 아키텍처에 인텔의 운명이 걸린 만큼 총력을 다해 개발을 진행할 것은 분명합니다. 2019년에는 개선된 젠 아키텍처와 7nm 공정으로 무장한 AMD와 와신상담 새 아키텍처를 개발한 인텔의 진검 승부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일반 소비자용에서 서버용까지 x86 CPU의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당연히 그 혜택은 소비자와 IT 산업 전체가 누리게 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피로 얼룩진 프랑스 크리스마스 마켓...테러 의심

    피로 얼룩진 프랑스 크리스마스 마켓...테러 의심

    오랜 전통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차려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 시내에서 11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절반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은 이번 총격이 테러 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이곳 크리스마스 마켓 근처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도주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스트라스부르 태생의 셰카트 셰리프(29)로 확인했다. 경찰은 올 여름 발생한 강도 사건으로 용의자의 집을 급습해 수색한 적이 있으나, 당시 용의자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을 보고 받고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부 장관을 현장에 급파했다. 프랑스 대테러 전담 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 테러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웹사이트를 감시하는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 정보그룹은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지지자들이 자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과 국경을 맞댄 스트라스부르에는 유럽의회 본부가 자리 잡고 있다. 유럽의회는 이번 사건으로 폐쇄된 상태다. 프랑스에서는 2015년 11월 13일 수도 파리 시내 6곳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 및 대량 총격 사건으로 130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프랑스는 당시 테러가 IS의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프랑스가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의 IS 공습에 참여하고, 서아프리카의 IS소탕을 지원했기 때문이라는 등의 분석이었다. 프랑스는 EU 국가 중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고, 근본주의 이슬람 세력의 영향력이 강하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마크롱, 시위 한 달만에 하는 말이…

    마크롱, 시위 한 달만에 하는 말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 발발 한달여 만에 10일(현지시간) 중대발표를 한다. 노란 조끼 시위의 도화선이 된 유류세 인상안을 이미 철회한 마크롱 대통령이 무슨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학교(PSE)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은 불평등 등 산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럽 각국이 800억 유로(102조원)의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르피가로 등 프랑스 주요 언론은 9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 11일 오전 4시) TV연설 형식의 대국민 담화를 한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정부는 최근 유류세 인상안을 백지화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부유세 부활, 거주세 인하, 최저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뱅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이 중요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면서도 “노란 조끼 시위대가 요구한 것들이 마술 지팡이로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오는 2020년 예정된 노령자 연대 수당(ASPA) 인상을 즉시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마크롱 정부는 또 기업 근로자들에 대해 특별수당 인상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피가로는 최저임금 추가 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며, 대신 중산층 및 빈곤층을 겨냥해 거주세를 폐지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극렬 시위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앞서 노란 조끼 시위대, 노동조합, 기업인 등을 만난다. 한편 이날 피케티 교수 등 6개국 50명의 경제학자와 역사학자, 전현직 정치인들은 “분열과 환멸, 불평등, 우익 포퓰리즘이 유럽을 휩쓸고 있다”면서 ‘유럽 민주화를 위한 선언’을 내놨다. 피케티 교수 등은 기업 이익에 15%의 추가 과세, 소득 10만 유로 이상 근로자 증세, 100만 유로 이상의 자산에 부유세, 탄소 배출세 등을 통해 연간 최대 800억 유로의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00억 유로는 유럽연합(EU) 국내총생산(GDP)의 약 4% 규모다. 이 예산 절반은 회원국 정부로 보내고 4분의 1은 연구와 혁신 및 교육에 사용하며, 나머지는 난민 등 이주자 관리, 환경친화적 농업 및 산업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베트남 국회의장 “한국, 베트남 최대 투자국 … 최적의 경영활동 환경 마련에 노력하겠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을 찾은 응웬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을 초청해 ‘한-베트남 투자·무역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도현 주베트남 한국대사,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베트남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인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베트남 측에서는 응웬 티 낌 응언 국회의장과 전 ? 아잉 산업무역부 장관, 다오 응옹 중 사회보훈부 장관, 응웬 하잉 푹 국회 사무총장, 응웬 반 짜우 국회 대외위원회 위원장, 베트남 기업인 사절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응웬 티 낌 응언 국회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베트남은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구축을 위한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특히 베트남이 한국 신남방정책의 핵심적인 파트너로 채택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베트남의 경제구조 개선과 일자리 창출 및 무역균형화, 사회안전보장 등에 있어서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며 “최고 입법기관인 베트남국회는 한국기업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적의 경영활동 환경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신남방정책 추진전략 및 한-베트남 협력강화’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주요 내용과 베트남의 중요성을 발표했고, 부 다이 탕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과 김두희 KOTRA 투자진출실장 등은 베트남의 투자환경과 외국인 투자 유치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강호민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아세안의 핵심국가인 베트남은 젊고 풍부한 노동력과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시장 확대, 무역협정(TPP, AEC, 베-EU FTA) 확대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대한상의는 경협위 파트너인 베트남상의와 함께 양국 기업의 상호진출 지원을 통한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음식 마음대로 먹어도 체중 안 는다”…호주 연구진, 신약 개발 중

    “음식 마음대로 먹어도 체중 안 는다”…호주 연구진, 신약 개발 중

    너무 좋은 소식이라 믿기지 않겠지만, 음식을 마음대로 먹어도 체중이 늘지 않는 알약이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 보도에 따르면,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진이 ‘알캔’(RCAN1·Regulator of Calcineurin 1)으로 불리는 단일 유전자 없이 사육된 실험 쥐들은 고지방 먹이를 먹더라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알캔 유전자를 잃은 쥐들과 그렇지 않은 쥐들에게 각각 8주부터 6개월까지 다양한 기간에 걸쳐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고지방 먹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알캔 유전자가 없는 쥐들은 고지방 먹이를 섭취한 기간이 달라도 체중 증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함께 공개된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왼쪽에 있는 쥐들이 바로 알캔 유전자가 없는 쥐 그룹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알캔 유전자를 차단하면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색 지방을 에너지를 태우는 건강한 갈색 지방으로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또한 알캔 유전자는 사람들 역시 갖고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런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비만한 성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데이미언 키팅 분자·세포생리학과 교수는 현재 전 세계는 비만 유행병에 사로잡혀 있으므로 이번 결과는 흥미롭다고 말했다. 키팅 교수는 “많은 사람이 서로 다른 여러 이유로 체중을 줄이거나 조절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번 결과는 알캔의 기능만 없애는 알약을 개발하면 체중 감량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정말로 이를 실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대학은 비만 퇴치를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호주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결과는 우리가 다시 비만과 싸움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비만은 최소 12가지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며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섭취 열량을 줄이고 운동하는 것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많은 제약회사가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약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식욕을 줄여주는 약들이 시험 됐으며 지난 여름에 공개된 한 약은 체중 관리의 ‘성배’라는 별명까지 붙기도 했다. 하지만 알캔 유전자를 없애는 이번 알약은 사람들이 쉬는 동안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할 수 있게 하며 식욕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키팅 교수는 “이는 음식 섭취를 줄이거나 운동을 더 많이 할 필요 없이 신체에 지방을 덜 쌓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유럽분자생물학기구(EMBO·European Molecular Biology Organization)가 발표한 보고서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법무부, 12번째 스마일센터 청주에 개소

    법무부가 5일 충북 청주에서 강력범죄 피해자 치료를 위한 스마일센터 개소식을 가졌다. 김오수 법무부차관,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범덕 청주시장, 하재성 청주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스마일센터는 강력범죄 피해자 트라우마 통합 치유기관으로, 피해자가 범죄피해 직후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정신적인 지원이라는 지난 2006년의 연구 결과에 따라 설립되고 있다. 스마일센터에서는 정신과전문의와 임상전문가가 체계적인 심리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생활관을 운영해 피해자에게 임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검찰청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다른 지원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인 피해회복도 돕고 있다. 법률지원을 원하는 피해자에게는 법률홈닥터와 대한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010년 7월 서울 송파구에 스마일센터가 처음으로 문 연 이래 이번 청주센터까지 전국에 총 12곳이 설치돼 있다. 법무부는 청주센터에 이어 오는 20일 울산 지역에서도 스마일센터를 개소하는 등 다른 지역에도 계속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한국형사소송법학회, 검경수사권 조정에 관한 긴급토론회 개최

    한국형사소송법학회, 검경수사권 조정에 관한 긴급토론회 개최

    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검경수사권 합의문을 비롯해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들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전문가들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정부안이나 국회안 모두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형소법학회는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에 관한 법안 검토’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종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장인 양홍석 변호사, 황문규 중부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이달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을 담은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자 학계에서도 내용을 짚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검경수사권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방안들이 현실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가장 먼저 발표자로 나선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의 입장만 반영하고 국민은 빠진 조정안”이라고 평가하며 “이대로 방안이 마련된다면 변호사의 효과적 조력을 받을 수 있는 당사자만 이익을 볼 수 있는 불평등한 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할 것이 아니라,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와 통제감독 권한만 갖는 준사법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경찰도 자치경찰을 도입할 게 아니라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의 분리가 더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 이미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 필요성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양 변호사는 “이전의 논의들처럼 2018년에 나온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안 역시 제대로된 대책이 아니다”라면서 “검찰권의 적절한 분산과 통제, 경찰권에 대한 통제 측면에서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개혁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황 교수는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나눠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국회에 제출된 법안 중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안이 정부의 합의안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박 의원의 법안은) 기소권자인 검사의 직접수사를 최소화하고,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 조서의 경우 향후 재판에서 피고인이 부인한 경우 증거능력이 없도록 한 점이 긍정적이다”며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는 물론 실질적으로 지휘와 명령이 잔존하는 형태가 되지 않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김균미의 글로벌 이슈] 정치적 탄압·살해 위협·가난 피해 고난의 길… 소수만 ‘새 삶’

    미국과의 접경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의 국경장벽 너머로 미국 국경순찰대가 쏜 최루가스에 놀라 5살 쌍둥이 두 딸의 손을 잡고 겁에 질려 뛰어가는 온두라스 여성. 아이들은 티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있고 한 아이는 맨발이었다. 로이터통신의 한국인 사진기자가 찍은 이 사진은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위해 수천㎞를 걸어온 중미 이민자(캐러밴)들의 절박함을 담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도로를 가득 메우고 걸어가는 수천명의 모습과 함께 중미 캐러밴을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이들 너머로 3년 전 유럽으로 향하던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등 중동 난민들 모습이 겹친다. 또 그 너머로 난민선을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아기의 모습도.난민 문제가 지구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난민 문제는 어제오늘 급작스럽게 부상한 현안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불균형과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난민과 불법 이민이 정치쟁점화하면서 반(反)이민, 반(反)난민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도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의 망명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린 것에서 보듯 난민 문제는 더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난민 하면 흔히 정치적 망명을 떠올리는데 최근에는 빈곤을 피해 고국을 등지는 ‘경제적 난민’이 늘고 있다. 경제상황이 좋을 때는 그나마 낫지만, 일자리 등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종교·인종·문화적 차이가 통합과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편견이 부각돼 포용의 문화를 밀어내고 있다. ●생존 위해 ‘위험’ 선택한 중미 캐러밴 지난 10월 13일 온두라스의 산페드로술라를 출발한 중미 이주민은 한 달 만인 11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맞닿아 있는 멕시코의 티후아나에 도착했다. 4000여㎞를 걸어서 왔다. 출발할 때 160여명이던 대열은 6000~7000명으로 불어났다. 대다수는 중미의 온두라스 출신이고 일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출신도 포함돼 있다. 범죄조직과 마약조직으로부터의 살해 위협과 가난, 정치적 탄압 등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다. 멕시코 당국과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티후아나 지역에 약 6200명, 그리고 멕시칼리에 3000명 등 1만여명이 모여 있다. 티후아나에 운집한 6200여명 중 1000여명이 어린이라고 유니세프는 밝혔다. 국경 근처 스포츠 단지에 대형 임시텐트를 치고 겨우 비만 피하고 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의 2배 이상이 몰려 노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어린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미 캐러밴의 목표는 미국에 가서 일자리를 잡고 보다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사는 것이다. 중미는 세계에서 살인사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현지 마약과 범죄조직에 협조하지 않으면 납치되거나 신체적 위협에 상시 노출돼 있다. 상당수는 하루 5달러도 벌지 못해 생존을 위해 위험을 선택했다. 이들이 굳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캐러밴을 꾸려 미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의 주장처럼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는 안전이 가장 큰 이유다. 소규모로 이동하면 범죄조직의 납치 등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 땅이 코앞이지만 이들이 걸어온 수천㎞보다 더 멀게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해 5800명의 군대와 방위군을 배치하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경선을 따라 세워진 6m 높이의 철제 울타리 주위에 가시철망을 설치하고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을 향해 최루가스를 쏘며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은 이들 중에 범죄자들이 섞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당수는 정치적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지만 심사를 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이들 앞에 이미 3000여명의 신청서류가 쌓여 있고 미국 국경검문소에서는 하루에 100건 정도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정치적 망명심사 순서를 기다리기보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다. 불법 월경을 시도하다 체포돼 추방된 사람도 수백명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치고 절망한 사람 중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450명이 고국으로 떠났고, 300여명이 추가로 돌아갈 의향을 밝혔다. 중미 이주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일까. 먼저 정치적 망명이 인정돼 미국에서 살게 되는 것인데,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음은 미국 대신 멕시코에 정착하는 방안이다. 멕시코에서는 이들에게 미국보다 훨씬 쉽게 망명 비자를 내줘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추방될 수 있고 갱단의 손질이 미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일부는 캐나다 이주도 희망하지만 역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불법 월경을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방안이 있다.●유럽 ‘관용적 난민정책’ 갈등 증폭 유럽은 2015년 7년째 내전을 겪는 시리아 등의 중동 난민들이 몰려들면서 난민 위기를 겪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630만명으로 가장 많다. 터키 등 육로와 지중해를 통한 대규모 중동 난민의 유입은 반난민 정서를 불러일으키며 유럽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어 놓았다. 2015년 한 해에만 100만명 이상의 중동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반난민,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하면서 극우정당들이 독일과 스웨덴, 헝가리, 이탈리아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난민과 불법 이민 증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촉발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독일의 관용적 난민 정책은 보수층 이탈로 이어졌고 결국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3년 뒤 정계 퇴진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한 주요 이유가 됐다. 유럽에서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놓고 회원국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극우정당이 정권을 차지한 국가들, 특히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은 EU가 할당한 난민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억 5000만명에 이르는 이주자 문제를 다루기 위해 오는 10~11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세계난민대책회의에 불참하거나 정식 채택될 예정인 유엔의 이주에 관한 국제협약에 불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미국은 일찌감치 국제이주협약 초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했고,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호주도 주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국인 스위스도 의회 결정을 따르겠다며 협약 가입을 유보했다. 이탈리아도 회의 불참을 발표했다. 국제협약은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연방하원 연설에서 “취업 이민과 난민을 위한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국가적 이익”이며 “글로벌 문제에 대한 해법을 여러 국가가 함께 찾아가는 시도”라고 유엔 국제이주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독일 정치권 일각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권국가로서 국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하다. 그렇다고 정치적·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지고 도움을 청하는 난민들을 내칠 수만도 없다. 난민들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사회적 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경 경비를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난민이 발생한 국가들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늘려 자기 나라를 떠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낼 강력한 지도력이 절실한 지금, 메르켈 총리의 퇴진 예고는 그래서 더 안타깝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장애등급제 폐지 예산 마련하라”

    “장애등급제 폐지 예산 마련하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장애등급제 폐지 투쟁 결의 대회’를 열고 빗속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장애인연금 대상 중증(3급) 확대, 개인·유형별 맞춤형 서비스 확대 및 예산 보장, 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등을 요구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엔티파마, 중국 파트너와 반려동물 치매신약 조기 상업화 시동

    ㈜지엔티파마, 중국 파트너와 반려동물 치매신약 조기 상업화 시동

    한국과 중국의 신약개발업체가 반려견 치매치료제 임상및 해외 반려견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잡았다. 또 경기 용인시 남사면 일대에 동물의약품 생산기지를 조성한다. 경기도 용인시 소재 (주)지엔티파마는 최근 중국 항주의 ‘레둔 테크놀로지’와 반려견에 대한 치매 치료 효과가 입증된 신약후보물질 ‘AAD-2004’의 임상및 생산 판매를 위한 ‘MOA(합의각서)’를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AAD-2004는 치매의 원인인 뇌신경세포 사멸및 아밀로이드 플라그의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표적약물이다.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경기도,아주대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했으며 동물은 물론 사람의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검증됐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중국과 일본에서 치매에 걸린 반려동물을 대상으로한 AAD-2004의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반려동물 치매 신약의 조기 상업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AAD-2004의 약효는 최근 실시된 국내 예비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예비 임상은 임상 2~3상에 들어가기전에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을 탐색하는 연구로, 치매에 걸린 14살 이상의 반려견 6마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반려견이 치매에 걸리면 주인을 몰라볼뿐 아니라 방향감각이 없어지고 활동성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겪게되는데 AAD-2004를 8주 투여한 결과 인지기능과 활동성이 정상수준으로 확연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 치매에 대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레둔 테크놀로지의 조이펑 대표는 “중국과 일본의 반려동물은 대략 1 억마리로,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치매에 걸린 반려동물 수도 증가하고 있으나 치료제가 전무하다”며, “AAD-2004의 안정성과 약효가 탁월하기 때문에 한국의 지엔티파마와 손잡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신약 개발업체인 레둔 테크놀로지는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하이테크비즈니스센터의 대표기업으로 최첨단 시설을 기반으로 사람과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엔티파마의 신약개발사업 총괄 책임자인 안춘산 개발이사는 “레둔 테크놀로지는 지역의 유수 동물병원과의 교류 및 협업을 통해 AAD-2004에 대한 체계적인 임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이 회사가 중국과 일본에 구축해온 네트워크가 탄탄해 반려동물 치매 의약품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엔티파마의 곽병주 대표이사는 “사람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매우 유사하다고 밝혀진 반려견 치매에서 AAD-2004의 치료효과가 입증된 것은 매우 놀랍고 고무적이다. 혁신적인 반려동물 치매 치료제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조속히 출시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한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엔티파마는 치매치료제 ‘AAD-2004’와 함께 뇌졸중 치료제 ‘Neu 2000’도 개발해 지난해부터 중국 제약업체와 공동으로 임상 2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편 지엔티파마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진출을 위해 용인시 남사면 일대에 연면적 4만 50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기준 (GMP)” 시설을 갖춘 의약품 생산기지 조성에 들어갔다. 회사는 우선 AAD-2004의 경구용 동물의약품 생산시설을 유럽기준(EU GMP)에 따라 구축할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옥상에 올라갈 때 이혼을 세일할 때 건네는 위로

    옥상에 올라갈 때 이혼을 세일할 때 건네는 위로

    옥상에서 만나요/정세랑 지음/창비/280쪽/1만 3000원멀리 마천루와 남산 타워를 배경으로 옥상 난간에 한 사람이 기대 서 있다. 책 표지 하나 가득 드넓게 펼쳐진 초록색 방수 페인트에서 막막함을 넘어 먹먹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그런데 어라? 반대편 난간, 그러니까 책 표지 뒷면에도 사람들이 있었다. 빼꼼히 고개를 내민 사람들 셋이.‘옥상에서 만나요’는 2013년 ‘이만큼 가까이’로 창비장편소설상을, 2017년 ‘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정세랑이 활동 8년 만에 선보이는 첫 번째 소설집이다. 2016년 발표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여성들의 뜨거운 공감을 얻었던 ‘웨딩드레스 44’ 등 단편 9편을 묶었다. 표제작 ‘옥상에서 만나요’의 ‘나’는 직장에서 부조리한 노동과 성희롱에 시달리며 늘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가장 친애하는 세 언니가 차례차례 결혼을 하고 회사를 뜬다. “셋 다 어떻게 그렇게 갑자기 결혼해 버린 거야? 나 빼고 미팅이라도 나갔던 거야?” ‘나’의 볼멘소리에 돌아온 언니들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주문서야.”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할 때나 썼을 것 같은 그 이름도 거창한 ‘규중조녀비서’. 그런데 놀랍게도 그 조악해 뵈는 주문서가 ‘나’를 구했다. 언니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핍진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따뜻한 양감 같은 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책이 품은 연대의 기운 때문이다. “내 후임으로 왔다는 너는, 아마도 그 옥상에 자주 가겠지”라며 자신이 앉아 울던 옥상 에어컨 실외기 밑에 ‘비서’와 편지를 넣어 두거나(‘옥상에서 만나요’), ‘돌연사맵’을 만들어 사랑하는 이의 돌연한 죽음 앞에서도 서로의 연대 지점을 찾는 식이다. (‘보늬’) 나의 힘겨움을 나의 것으로만 두거나 남 탓만 하지 않고, 다음에 오는 이는 덜 아프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뭉클하다. “신선하고 경쾌한 상상력, 다정한 문장이 주는 ‘정확한’ 위로.” 책에 대한 출판사 측 설명이다. 맞다. 위로도 지점이 정확해야 위로가 된다. 뭉뚱그린 위로만큼 성가시게, 무성의하게 느껴지는 게 없다. 정확한 위로는 그만큼 상대방을 잘 알 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때 나오기 때문에 그만큼 귀하다. ‘이혼세일’에서 악마 같은 아들 둘을 키우다 안면 마비까지 온 지원에게 친구 이재는 말한다. “그러니까 애들 성격은 계속 변할 거야. 이대로 고정되지 않을 거야. 너는 게다가 보기 드물게 일관적인 양육자니까.”(216쪽) 그 말을 주문처럼 외던 지원은 이재가 결혼 생활의 물품을 처분하겠다며 연 ‘이혼세일’에 가기 전 다짐한다. “가서 무언가 근사한 말을 돌려줘야 했다. 주문 같은 말을.” 평범한 여성이 뱀파이어가 된다는 설정의 ‘영원히 77사이즈’나 남편이지만 좀 특이한 무엇이 등장하는 ‘옥상에서 만나요’에서 나타나는 정세랑식 상상력이 뜨악하거나 생뚱맞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로가 필요한 그 부분을 ‘정확히’ 건드려 주기 때문에. 그럴 때 있잖은가. 일요일 밤에, 전통적인 클리셰로 ‘개콘’이 끝나고 ‘자면 출근’ 생각에 헛헛할 때. 그럴 때 펴들고 싶은 온기 어린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30년 전 檢수사 제대로 했다면 짐승의 삶 살지 않았을 것”

    “30년 전 檢수사 제대로 했다면 짐승의 삶 살지 않았을 것”

    “검찰이 1987년에 수사를 정확히 하고 제대로 밝혀 줬다면 30년 동안 짐승의 삶을 강요받으며 살아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27일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했다. 문 총장은 사과문을 읽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 총장이 과거사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지난 3월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예정 시간인 오후 3시보다 20여분 일찍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교육실에 도착한 문 총장은 피해자 3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문 총장은 “검찰이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조기에 종결했다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현재까지 유지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군사정권 시절 최대의 인권유린 사건으로 꼽히는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 선도를 명목으로 고아, 장애인 등 3000여명이 시설에 불법수용돼 강제노역과 구타, 성폭행, 학대 등에 시달린 사건이다. 일부 수용자들의 집단 탈출로 검찰 수사가 시작됐으나 폭행, 사망 등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박인근(2016년 사망) 형제복지원장은 특수감금과 횡령 혐의로만 기소됐고, 법원에서는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최근 문 총장은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피해자 김대우(48)씨는 “형제복지원 때문에 부모도 다 잃고 배움도 짧아 한스럽다”면서 “피해 생존자들 모두 외로이 살아야 했다. 제대로, 올바르게 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문 총장은 고개를 숙인 채 참담한 표정으로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을 경청했다. 피해생존자모임의 한종선 대표는 “가해를 저질렀던 사람이 진정한 사과를 하겠나. 선배가 잘못한 걸 후배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진상 규명으로 처벌이라도 똑바로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국회 계류 중인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과 검찰 개혁도 요구했다. 이들은 “검찰의 비상상고 결정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한을 풀 수 있도록 특별법 통과를 끝까지 책임져 달라”고 말했다. 공식 행사 뒤 문 총장은 피해자들과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대표는 “한 번 더 문 총장이 사과 말씀을 전달했다”면서 “피해로 인해 내 감정이 재단돼 있어 기쁨 등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 오늘 문 총장이 와 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에르도안 비난에 소로스재단 터키서 활동 중단

    에르도안 비난에 소로스재단 터키서 활동 중단

    헝가리에서 정권과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열린사회재단’(이하 재단)이 터키에서도 당국의 수사 등 압박을 이유로 사회사업을 접기로 했다. 열린사회재단은 26일(현지시간) “재단 해산 신청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재단을 겨냥한 근거없는 비방과 편파적인 의혹 제기가 늘어나 사업을 지속하기가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해 해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로스의 열린사회재단의 터키 활동 종료 선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로스를 공개 비난한 지 닷새 만에 나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1일 소로스를 “유명한 헝가리 유대인”이라 지칭하며, “소로스는 각국을 분열시켜 찢어 놓으려 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소로스가 터키에서 ‘테러조직’에 재정 지원을 한 혐의로 투옥된 금융인 오스만 카왈라를 지지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터키 당국이 말하는 ‘테러조직’은 2013년 당시 에르도안 총리를 최대 정치적 위기로 몰아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배후’를 가리킨다. 소로스 재단은 터키 수사당국이 2013년 반정부 시위와 재단을 연결지으려고 한다면서 “이런 시도는 전에도 있었으며 완전히 허위”라고 강조했다. 각국에서 교육과 의료 등 사회사업과 시민사회 지원사업을 펼치는 소로스의 재단은 헝가리 등에서 민족주의 우파 지지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그가 동유럽 옛 사회주의 국가에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하고 있는 것에 대해 권위주의체제로 회귀하고 있는 헝가리 등 동구권국가들과 갈등을 일으킨 것이다. 소로스는 모국 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정적이 돼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열린사회재단은 본부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했고, 부다페스트에 있는 중앙유럽대학(CEU)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전할 계획도 짜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난민 76만명과 더불어 사는 요르단… 일부선 “내 일자리 잃을라”

    [글로벌 인사이트] 난민 76만명과 더불어 사는 요르단… 일부선 “내 일자리 잃을라”

    서너 살쯤 된 난민 사내아이가 지난 13일 요르단의 자타리 시리아 난민 캠프 초입에서 기자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이는 맨발이었다. 자신과 다른 외모의 한국 기자가 신기했던 것일까. 숱 많은 속눈썹 아래 까만 눈동자가 기자를 응시했다.기관총을 어깨에 맨 요르단 군인들 십수명이 지키는 출입구 바리케이드를 지나 캠프에 발을 디뎠다. 캠프는 거대한 도시였다. 셀 수 없이 많은 컨테이너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기자를 안내한 유엔난민기구(UNHCR) 관계자는 “자타리는 요르단 최대 난민 캠프다. 현재 난민 8만명이 산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집 외벽에는 색색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UNHCR 관계자는 “난민들이 직접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난민 범죄 심각하지 않아 캠프 치안을 담당하는 알 수디 요르단 시리아 난민국 대령은 “요르단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직후부터 인도주의적 이유에서 난민을 수용했다. 난민들이 시리아 국경에서 가까운 자타리에 모여들었다. 요르단 정부는 2012년 7월 자타리 캠프를 정식으로 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난민 캠프 내부 범죄율은 요르단의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 보통 수준”이라면서 “국경에서 보안검사를 거쳐 난민을 받는다. 지금까지 테러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캠프 내 학교와 별개로 난민들의 교양 교육, 여가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커뮤니티센터’에 들어갔다. 센터는 방 1개짜리 건물 대여섯 개로 구성돼 있었다. 이 가운데 한 개 건물은 전시장이었다. 시멘트 벽면에 난민들이 그린 그림을 걸었다. 울 것 같은 눈으로 캔버스 밖을 응시하는 소년, 한쪽 다리를 잃은 어린이 등을 그렸다. 내전의 아픔이 전해졌다. 그림을 그린 탐만 알나벨시(26)는 “시리아에 돌아가면 군대에 징집되고 싸우다 죽을 것”이라면서 “고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내전으로 형 죽어···시리아로 안 돌아가” 센터에서 나와 22세 청년 아흐마디 살림의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10평이 채 안 되는 컨테이너 집에는 거실, 침실, 화장실이 있었다. 살림은 “2013년 시리아에서 탈출했다. 내전으로 형을 잃었다. 다른 형제는 옥살이를 하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요르단에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오후 5시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거리에 불이 하나 둘 켜졌다. 서방 언론이 프랑스 파리 중심가에 빗대 ‘샹젤리제’라고 부르는 자타리 캠프 내 시장이 난민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UNHCR 관계자는 “자타리에 상점이 3000개쯤 된다”고 했다. 이튿날 아즈락의 시리아 난민 캠프를 방문했다. 아즈락 캠프 관계자는 “자타리는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캠프다. 아즈락은 자타리가 포화상태에 이른 2014년 4월 건립했다. 아즈락은 자타리의 문제점을 보완해 계획적으로 지었다”면서 “최대 12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지금은 약 4만명이 머문다”고 밝혔다. 아즈락은 컨테이너 가옥 배치부터 정연했다. 자타리에 비해 아즈락 난민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자타리 난민들은 기자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고 악수를 청했다. 아즈락 난민들은 좀처럼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UNHCR 관계자는 “아즈락에는 국경을 건너다가 요르단 정부에 억류되는 등 고초를 겪은 난민들이 모여 있다. 경계심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아즈락 커뮤니티센터는 자타리의 그것보다 더 컸다. 입구에 커다란 일장기가 걸려 있었다. UNHCR 측은 “일본 정부가 아즈락 내 커뮤니티센터 4개를 다 지어줬다”고 말했다. 센터 중심에는 축구장이 있었다. 남학생 몇몇은 헤진 운동화를 신고 뛰었고 몇몇은 맨발로 달렸다. 굳은 얼굴로 캠프 거리를 걷던 학생들은 축구장에서는 웃음을 보였다. 축구장 옆 건물에서는 가수 싸이의 대표곡 ‘강남 스타일’이 흘러나왔다. 문을 열어보니 청년 너댓 명이 웃통을 벗고 역기를 들었다. 운동 중인 한 청년에게 “한국 기자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이 음악을 틀은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다. 평소 운동할 때 강남 스타일을 즐겨 튼다”고 답했다. 아즈락에는 그럴듯한 병원이 있었다. 난민 20여명이 복도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병원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 5일 운영한다. 하루 평균 200명의 난민을 진료한다”면서 “의사 3명, 인턴 1명, 간호사 8명이 있다. 큰 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차를 불러 인근 큰 병원으로 옮긴다”고 말했다. 자타리와 아즈락 캠프가 이렇게 건강하게 돌아가는 것은 국제사회의 도움 덕분이라고 UNHCR 암만 사무소에서 만난 스테파노 세베레 요르단 대표가 말했다. 그는 “지난 10월까지 요르단에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각국의 공여금 1억 9750만 달러(약 2236억원)가 전달됐다”면서 “하지만 내전의 장기화로 각국의 피로도가 쌓여 공여금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세베레 대표는 “요르단에는 정부 추산 130만~150만, UNHCR 추산 76만명의 난민이 산다. 이 가운데 80%가 요르단 도시에서 요르단인과 어울려 살아간다”면서 “요르단 청년 실업이 83%에 이를 정도로 사정이 심각하다. 일부 정치인이 난민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 다행히 요르단인들은 난민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지역사회와 난민의 갈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난민들 요르단인과 공존 과연 도시 난민의 삶은 어떨까. 지난 15일 요르단 수도 암만에 거주하는 예멘 난민 가정 두 곳에 들렀다. 할리마(45·여)는 가족과 함께 근근이 산다. 할리마는 “UNHCR의 지원금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한다. 가정부 일을 가끔 하지만 일이 별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내전으로 아들 하나를 잃었다. 남은 아들과 두 딸의 목숨이 걱정돼 2015년 도망쳤다”면서 “난민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고국을 떠난 사람들이다. 한국에 간 예멘인들도 전쟁이 아니었다면 결코 한국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마의 어머니 아틀리아 후세인(72)은 “내전이 끝나면 눈 깜빡할 사이에 예멘에 돌아가겠다. 예멘의 공기와 흙 모두 다 그립다”면서 “아들들이 예멘, 사우디, 쿠웨이트, 이집트에 흩어져 있다. 걱정된다”며 울먹였다. 또 다른 예멘 난민 하마드(60) 역시 생활고를 호소했다. 그는 “나는 심장질환 때문에 일할 수 없다. 아들이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실업난이 심해 취직이 안 된다. 한국에라도 가고 싶다”면서 “우리 가족은 예멘에서 행복했다. 내전 때문에 예멘에서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서 난민이 되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난민 일자리 제한… 암암리 타 직종 취업도 하지만 시리아와 이라크 등 주요 무역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요르단의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난민을 바라보는 요르단의 시선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운송업에 종사하는 40대 요르단 남성은 “난민들은 그럭저럭 살만한 것 같다. 그들은 요르단인 절반 임금만 받고 일해 그나마 직장을 구한다”면서 “이러다가 내 일자리까지 빼앗길까 걱정된다. 난민들을 시리아로 되돌려 보내자는 것은 아니지만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법적으로 난민들은 건설업, 농업, 요식업, 수공업 등 4개 업종에만 종사할 수 있다. 요르단인과 일자리 경쟁을 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암암리에 다른 직종에서 일하는 난민들이 있어 요르단인들이 속앓이를 한다. 한 시리아 난민이 프리랜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한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전했다. 글 사진 자타리·아즈락·암만(요르단)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한·일 ‘WTO 조선업 분쟁’에 EU도 가세

    우리나라의 조선업 지원을 문제 삼아 일본이 제기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에 유럽연합(EU)까지 가세했다. 25일 WTO에 따르면 최근 EU는 일본 정부가 조선업 지원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요청한 WTO 분쟁해결 절차상의 양자 협의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한·일 정부와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전달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6일 한국 정부가 WTO 보조금 협정을 위반해 조선업을 지원함으로써 일본 조선업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고 주장하며 WTO 제소의 첫 절차인 양자 협의를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일본과 최대 60일 동안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WTO는 두 회원국 간 분쟁에 실질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의 회원국이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U는 이번 한·일 양자 협의에 상당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 한국과 일본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분쟁해결 패널을 설치할 경우 EU가 제3자 자격으로 제소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다. 앞서 EU는 2002년 10월 조선업계에 대한 채권단의 구조조정 지원이 정부 보조금에 해당된다며 한국을 WTO에 제소했지만, WTO는 2005년 3월 한국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한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회람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조만간 EU도 일본처럼 제소하려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면서 “제소를 통해 불법 조치가 있었다는 판정이 나오면 조선업 구조조정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 제소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사이에 구조조정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헝가리에서 탄압받는 소로스, 빈으로 대학 이전 추진

    헝가리에서 탄압받는 소로스, 빈으로 대학 이전 추진

    헝가리의 권위주의 정부에 탄압을 받고 있는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자신의 대학인 중앙유럽대학(CEU)을 오스트리아 빈으로 이전할 계획을 짜고 있다. 소로스는 자신의 모국인 헝가리에 기반을 두고 동유럽 옛 사회주의 국가에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해 왔다. 그러나 최근 헝가리를 비롯해 동유럽국가들이 우경화로 넘어가고, 총리 등 실권자들과 갈등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소로스는 특히 모국 헝가리에서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정적이 돼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현지 APA통신 등을 인용해 소로스가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를 만나 빈에 CEU 캠퍼스를 개설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우파 민족주의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소로스가 헝가리에 난민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와 관련된 단체들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결국 소로스가 지원해온 열린사회재단은 본부를 부다페스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했다. 소로스가 1991년 설립한 CEU도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다. 본국에 캠퍼스가 없으면 헝가리에서 대학을 운영할 수 없다는 고등교육법 조항을 만들어 당장 미국에 본부가 없는 CEU가 표적이 됐다. 한편 오스트리아의 쿠르츠 총리는 1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소로스를 만났다고 밝히면서 부다페스트에 있는 CEU의 일부를 빈으로 옮기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소로스는 19일 오스트리아 과학부 장관 등을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EU는 헝가리에서 유일하게 미국식 경영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 평가에서도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대학이다. 헝가리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발을 의식해 법 집행은 미루고 있지만 CEU 측은 다음달 1일까지 헝가리 정부가 학문의 자유를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내년 석박사 과정 일부를 빈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법 위기 속 ‘소신 판사’ 故이영구 기리는 대법원

    사법 위기 속 ‘소신 판사’ 故이영구 기리는 대법원

    유신독재 비판 교사 무죄 등 판결로 좌천 정치적 이념에 의한 판결로 보일까 우려 변호사 시절 시국사건 변론은 안 맡아 김명수 “소신 판결 등 가르침 따를 것”“후진국일수록 일인 정권이 오래간다는 피고인 발언은 장기집권에서 오는 지루한 안정에 대해 자유국민이 흔히 느낄 염증감상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유신 선포 4년째로 엄혹했던 1976년 서울지법 영등포지원 형사 합의부 재판장이던 고 이영구 판사는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 사범인 서울 서문여고 교사에게 이렇게 무죄 선고를 내렸다. 여파로 좌천됐고, 결국 법복을 벗었다. 사후 1년인 현재 대법원엔 이 판사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대법원은 다음달 28일까지 청사 전시실에서 ‘고 이영구 판사 1주기 추모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그때 좌천 탓에 법관 경력(15년)이 변호사 경력(40년)보다 짧고, 고위직도 아니었던 판사의 1주기를 대법원이 기리는 드문 일이 벌어졌다. 대법원은 ‘42년 전 소신 판결’이 사법농단으로 신뢰를 잃은 법원에 시사하는 바를 강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16일 추모전 개막식에서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진지한 양심에 귀 기울여 소신을 판결로 나타내는 일은 당시는 물론 지금도 온전히 이행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후배 법관들이 고인의 가르침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양삼승 화우 고문변호사는 추모사에서 “중용임을 가장해 비겁함을 숨기고, 만용임을 핑계 대어 용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고인을 기렸다. 좌천 뒤 판사직을 그만두게 만든 ‘소신 판결’은 30여년 뒤 긴급조치 9호 위반 사범에 대한 무더기 재심 무죄 사건으로 후대 인정을 받았고, 신뢰 위기에 처한 대법원은 40여년 뒤 사법 70주년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하며 고인 재평가에 나섰다. 하지만 재평가 작업을 무색하게 할 만큼 판결 당시 이 판사와 가족들이 짊어져야 했던 짐은 가볍지 않았다. 고인의 딸 이정임(54)씨는 “아버지가 법복을 싸 오셨을 때 펑펑 우시던 어머니 기억이 생생하다”고, 아들 이희주(50) 미국변호사는 “어렸을 때 아버지 퇴근이 늦어지면 안절부절못하던 어머니 모습이 기억난다”고 했다. 부인 김종숙(80) 여사는 판결 전 이 판사가 사직서를 품고 다녀 놀라 묻자 “재판하면 각오를 해야지”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떠올렸다. 김 여사는 “평판사인데 합의부 재판장을 맡을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고인을 그려낸 뒤 “전보 직후 사직이 법원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라는 것만 걸렸는지 딱 전보 한 달여 뒤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변호사가 되고 나서도 이 판사는 자신이 선고한 판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힘썼다고 가족들은 회상했다. 시국사건 변론 의뢰를 거절하며 이 판사는 “(변론을 맡으면) 그때의 판결이 법관의 헌법적 양심에 따른 것이 아니라 운동권과 가깝거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내려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점검했다. 그는 “그런 오해를 받으면 후배 법관들 역시 영향을 받아 제대로 판결을 못 내릴까 걱정된다”고 가족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명수 “유신시절 소신 판결 내린 이영구 판사 뜻 기려 재판독립 지키겠다”

    김명수 “유신시절 소신 판결 내린 이영구 판사 뜻 기려 재판독립 지키겠다”

    대법원이 1970년대 유신정권 시절 정치적 외압에도 불구하고 소신 있는 판결을 내린 故 이영구 판사의 1주기를 맞이해 추모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사법부가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 판사의 뜻을 이어 사법권 독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16일 故 이영구 판사 1주기 추모전을 열고 이 판사의 생애를 추모하고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자던 고인의 뜻을 기렸다. 김 대법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우리 사법부는 최근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큰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면서 ‘재판의 독립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민이 재판을 신뢰하지 않고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야할 사명과 임무는 사법행정의 책임자에게 있다’던 이 판사의 말을 소개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고인이 꿈꿨던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구 판사는 1976년 당시 서울지방법원 영등포지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유신독재에 항거하는 시위를 주도하는 서울대학교 대학생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시켰다. 이 판결은 당시 독재정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관대한 판결이었다. 이에 “서울대가 최전방이고 영등포 형사재판장이 최고사령부인데 이 판결로 정권의 방어체제가 무너졌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 판사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그해 11월 긴급조치 9호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문여고 교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 교사는 수업 도중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비판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 판결은 그 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결을 선고받은 221명 중 유일한 무죄판결이었다.  당시 이 판사는 판결문에 “박정희 대통령의 재위기간이 15년을 넘는 장기임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라면서 “피고인의 말은 장기집권에서 오는 지루한 안정에 대한 자유국민이면 누구나 흔히 느낄 수 있는 단순하고도 가벼운 염증감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 판결로 이 판사는 인사 관행을 깨고 전주지방법원으로 전보돼 사실상 좌천됐고 한 달 후 법복을 벗어야 했다.   지난 9월 문재인 정부는 그의 공로를 인정하고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이후 대법원 역시 고인의 뜻을 기려 1주기 추모전을 열기로 했다. 이번 전시는 12월 28일까지 대법원 1층 법원전시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고인의 주요 판결문과 법복 등 물품을 볼 수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수컷 토끼들끼리 왜 결혼 못하지?

    수컷 토끼들끼리 왜 결혼 못하지?

    사랑에 빠진 토끼/질 트위스 글·EG 켈러 그림/김지은 옮김/비룡소/32쪽/1만 8000원넓은 정원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던 토끼 말런 분도는 우연히 갈색 토끼 웨슬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둘은 결혼을 결심하고 모든 동물 친구에게 선언하는데, ‘수컷끼리는 결혼할 수 없다’는 두목 벌레 ‘구린내 킁킁이’의 강력한 제지를 받는다. 과연 이 커플의 운명은?그림책 ‘사랑에 빠진 토끼’는 동성결혼 이슈를 다뤘다는 점에서 어린이 책치고 꽤 묵직하다. 거기에 토끼 말런이 다름 아닌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네 토끼라는 데서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펜스 부통령은 성소수자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고 이성애자로 바꾸려는 ‘전환 치료’를 지원한 전력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 온 인물이다. ‘사랑에 빠진 토끼’는 미국 유명 시사 풍자 쇼 ‘라스트 위크 투나이트’ 진행자 존 올리버와 같은 팀 방송작가 질 트위스가 펜스 부통령 가족이 낸 그림책을 패러디해 펴낸 책이다. 펜스 부통령의 아내 캐런과 딸 샬럿은 ‘미국 부통령의 토끼 말런 분도의 하루’를 그림책으로 펴낸 바 있다. 말런은 ‘미합중국의 토끼’로 불리는 ‘유명인사’다. 그 덕인지 ‘사랑에 빠진 토끼’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왜 수컷 토끼들끼리는 결혼하지 못해? 그럼 그렇게 말하는 두목을 바꾸면 되잖아!”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 “나는 너 없이는 단 한 발짝도 더 뛰고 싶지 않아”, “나도 너 없이 다시는 깡충깡충 뛰고 싶지 않아” 같은 더없이 달콤한 프러포즈의 말까지. 무거운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기막힌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위기의 주력 산업 - 안 보이는 산업정책] 고부가 철강재 생산·中企 역량 키우기… ‘3각 파고’ 넘어라

    우리나라 철강업계에 ‘3각 파고’가 덮치고 있다. 중국의 물량 공세, 미국의 수출길 봉쇄, 조선·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요 산업의 침체 등이 한꺼번에 표출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공급 과잉 위기를 겪은 터라 충격파는 더 크다. 이 때문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업체들은 부도나 휴·폐업 등으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전 세계 철강 공급 과잉의 주범은 중국이다. 15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조강 생산량 16억 8940만t 중 중국이 8억 3170만t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공급 과잉으로 늘어난 저가 철강재를 한국이나 베트남 등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하고 있다. 한국 내수시장에서 2010년대 초반에 10% 후반대였던 중국산 철강 점유율은 꾸준히 올라 지난해에는 25.6%, 올해 1~9월에는 20.5%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설비투자에 나섰던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2015년 포스코는 창사 47년 만에 처음으로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960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해 7월 현대제철도 현대하이스코와 합병했다. 중국은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정부 주도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안에 1억 5000만t의 철강설비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목표 시점보다 2년 앞당긴 것이다.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으로 가격이 오르면 우리 철강업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경쟁력을 잃은 생산설비를 줄이고 있지만 이 노후 설비들이 최신 설비로 교체되면서 오히려 중국의 철강 경쟁력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물량 공세에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터키, 인도 등이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국내 업체의 수출길마저 막혔다. 미국은 지난 5월 1일 한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 면제를 공식화했지만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만 쿼터를 적용키로 했다. 송유관과 유정용 강관 등 상당수 업체들이 이미 쿼터를 소진한 상황에서 조선업 장기 침체, 건설경기 악화, 자동차산업 부진 등 수요 산업의 악화는 중소·중견업체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연간 300억원의 연구개발(R&D) 예산을 들여 포화 상태인 범용 철강제품을 대체할 고부가 철강재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미래산업 대응 철강혁신 생태계 육성사업’을 통해 철강소재 개발 R&D 지원(2000억원),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의 중소 철강업체들을 위한 실증 인프라 타운 개발(800억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중소·중견업체를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산업경쟁력연구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포스코나 현대제철의 물건을 받아 자동차와 조선의 중개·가공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3년 동안 초호황을 누려온 석유화학업계도 고유가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환경 악화로 ‘다운 사이클’(업황 하락)에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이다. 당장 화학업계 ‘빅3’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0~30% 줄었다. LG화학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3.7% 감소한 6024억원, 롯데케미칼은 34.3% 하락한 5036억원, 한화케미칼은 56.4% 급락한 938억원에 각각 그쳤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의 대중국 수출량은 올해 3분기 420만t으로 전년 동기(504만t)보다 16.8% 줄었다. 김평중 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하반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발 수요가 줄어들었고, 수요 산업의 경기 부진 상태에서 유가까지 상승해 채산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실시된 미국의 2단계 대이란 제재 복원도 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민거리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량은 58.5%로 최대였지만 점차 비중이 떨어져 지난 9월에는 수입량 제로(0)가 됐다. 대신 단가가 비싼 카타르산 콘덴세이트 비중이 80.4%까지 치솟았다.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가장 많이 추출할 수 있는 유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나프타를 기준으로 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과 중국은 각각 셰일가스와 석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유가 연동이 덜하다”면서 “정부와 업계가 합심해 석유화학제품 원료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학업계도 정부 지원에 목말라하기는 철강업계와 마찬가지다. 정부는 화학업계에 연간 350억원의 R&D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미래 유망 소재, 친환경·경량화 소재 등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김기수 울산테크노파크 경제통상실장은 “화학 분야 R&D 예산이 적다 보니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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