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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오바마 정부와 ‘예방 통상외교’/최원목 이화여대 법학 교수

    [시론] 오바마 정부와 ‘예방 통상외교’/최원목 이화여대 법학 교수

    한·미 쇠고기협상의 여파로 벌어진 촛불시위와 뒤이은 추가협상 진통은 한·미 통상관계의 갈등과 위기의 시대를 알리는 서막에 불과하다. 자유무역에서 ‘공정무역주의’로 패러다임 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고, 미국의 금융위기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실물부문으로 전파되게 되면, 이런 갈등요인은 급격히 현실화된다. 우선, 미측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자동차부문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은 우리에겐 ‘발등의 불’이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전세계에 보호무역주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기에, 오바마 정권이 선택하기 곤란한 정책이라고 보는 것은 착각이다.FTA란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라, 한 나라에만 특혜를 부여하는 성격이 더 강하다. 미측이 원하는 것은 EU·일본·한국 등이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에 대해서만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한 것을 재협상을 통해 재검토한다는 것이다.EU와 일본이 이에 반대할 리 만무하다. 재협상 국면에선 FTA의 근간을 유지하면서도 사실상의 타협을 이루느냐가 관건이기에 우리도 미리 대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유전자변형식품(GMO)의 시판허가 문제는 FTA와는 별도로 제기되는 양국간 갈등요인이다. 미국은 EU를 WTO에 제소해 “GMO제품의 시장진입을 부당하게 지연시켜선 안 된다.”는 판정을 받아냈었다. 현재 우리가 미국산 GMO에 대해 취하고 있는 표시제도와 안전성 검사제도는 그런 판정내용과 갈등 소지를 안고 있다. 미국이 이에 대해 WTO에 제소하거나 통상압력을 가하면, 국내에선 또 다른 촛불시위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멜라민 함유식품 파동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멜라민의 유해성은 과학적으로 입증가능한 것이나, 우리가 필요이상의 과도한 규제를 취한다면 한·미 통상문제가 된다. 많은 중국산 유제품의 실제 생산자가 미국 다국적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휴대전화에 대한 국산 표준무선인터넷플랫폼(WIPI) 탑재 의무화 정책을 취해 왔다. 국내표준의 단일화를 이루는 한편, 미 퀄컴사의 플랫폼 사용에 따른 대미 로열티 지급을 막겠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WIPI가 또 다른 미국회사의 특허권을 침해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며, 과도한 규제로 인해 국내 통신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 제도를 종료시키지 않는 한 한·미 통상마찰의 단골 메뉴가 될 것임은 뻔하다. 오바마 정권과 민주당 의회는 한국과의 교역불균형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외국의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슈퍼301조를 부활시킬 수도 있다. 미국이 실제로 일방적 무역보복을 행사하지는 못할지라도 WTO 제소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301조 절차를 적극 운영할 가능성은 높다. 전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한·미 통상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마당에, 양국간 갈등요인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내의 식품검사·유통제도를 과학화·선진화하고 각 분야의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국의 민감한 국내정치 환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과학적 입증을 통해 교역 위험과 규제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것은 제도의 과학화와 선진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예방 통상외교’가 우리 대미통상정책의 기조가 돼야 하며, 그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의 국익을 위한 일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 교수
  • [미국發 디플레 공포] EU 1641억달러 긴급투입

    ‘디플레이션 공포’가 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유럽연합(EU)이 1300억유로를 투입하기로 하는 등 각국 정부들이 일제히 경기부양책 마련에 나섰다. FRB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을 통해 미국 경제의 침체가 앞으로 1년 이상 더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의 추가인하를 강력 시사했다.FRB 산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의사록에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2.8%보다 크게 떨어진 -0.2~1.1%로 전망했다.올해 성장률도 1~1.6%에서 0~0.3%로 대폭 낮췄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6% 이하로 잡았던 실업률 전망치도 내년엔 7.1~7.5%로 급히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FOMC는 다음달 16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FRB는 이미 지난달 연방기금 목표 금리를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인 1%로 인하했다.현지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추가 금리인하는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로의 진입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유럽쪽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유럽연합(EU)은 경기활성화를 위해 1300억유로(약 1641억달러)를 긴급 투입할 계획이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EU 27개 회원국들이 GDP의 1%를 출연하는 방식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미하엘 그로스 독일 경제장관도 이날 “전체적으로 1300억유로가 투입되며, 그 가운데 독일의 출연규모는 250억 유로가 될 것”이라고 이를 확인했다.EU집행위원회는 오는 26일까지 이 계획을 확정한 뒤 새달 10일 본회의에 공식 상정할 전망이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 금리를 2%에서 절반인 1%로 낮췄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영란은행(BOE)도 연내 금리를 과감히 추가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19일 공개된 6일자 BOE 통화정책이사회 의사록은 “인플레가 몇달 안에 크게 떨어질 전망”이라고 언급해 최대 2%포인트 낮춘 1%로 대폭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200억유로 규모의 국부펀드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둔화로 향후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인도의 중앙은행도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처방으로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미네르바 정체 암시’ 글 전문

     21일 인터넷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네티즌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새벽 2시쯤 포털사이트 다음의 논쟁 사이트인 아고라에 ‘read me’란 필명의 네티즌은 “‘미네르바’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인 K씨”라고 글을 올렸다.  ●다음은 read me가 다음 아고라에 남긴 글의 전문  오늘같은 밤,  겨울의 입구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은  런던의 워털루역 앞 길고 어둡고 지린내나는 지하보도의 벽에  낙서처럼 남겨진 이름 모를 시(詩)를 생각나게 한다.  I am not afraid as I descend,  step by step, leaving behind the salt wind  blowing up the corrugated river...  (우리는 저 암흑으로 내려간다 하더라도 두려워 않으리...) 사실 미네르바 개인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글을 안 쓰려 했다.  그런데...  어떤 누구에게서 한밤중 전화가 걸려왔다.  다짜고짜 K란 이름을 아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왜?  극비사항인데... K가 바로 아고라의 미네르바 라는군...    K... 01001011...    모교 동기 중에 그런 이름의 희미한 얼굴이 스쳐갔다.  삼십년도 훨씬 넘은 오래 전의 추억이다.  내 자신 이십여년 넘게 외국생활을 했고,  K 또한 오랫동안 해외에서 일했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  아마 런던 시티 어디에선가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점심 때면 외로운 이방인이 영란은행 앞 킹 윌리암 거리를 따라 내려와  캐논 거리 코너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다이어트 코크를 빨대로 마시며  진로 소주를 병 째 빨아대던 그 겁없던 시절을 그리워했는지도 모른다.  근처 다이와 보험회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일본인 젊은 무리들을  동경 반 경멸 반 흘려보며 한국인으로서의 소외감을 잊으려고  로이터 터미널에 빠져들려 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샌드위치 하나 싸들고 런던 브릿지 위에서  남쪽 강변의 미네르바 하우스를 바라보며 미래를 꿈꿨는지도...  내가 워털루 다리 밑 사우드 뱅크의 노점에서 헌 책을 뒤적이고 있을때  K는 사우드와크 다리 양쪽 LIFFE와 FT에서  텔렉스와 컴퓨터와 마이크로필름과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런던의 두 에트랑제가 아마 그 시간 테임즈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십 수년이 또 지나고...  나는 아직도 부(富)란 무엇이냐는 형이상학의 질문에서  수도원의 늙은 유폐자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K는 그동안 대한민국 재계의 유명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막대한 재력과 그에 걸맞는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를 수 있는  그런 자리에 그가 올라가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훌륭한 사회활동도 많이 하여 존경받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나는 그를 만나지 못했고 그러지도 않았다.  구태여 그래야 할 이유나 핑계도 없었다.  동창이란 것 외에 우리의 관심이나 특히 처지는 너무나 달랐다.  나는 옛 친구들과 만날 기회를 일부러 피하며 살았지만,  그는 옛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쫒기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던 날들...  아고라에서 미네르바의 화신을 만난다.  십 수년 전...  테임즈 강변 사우드와크의 미네르바 하우스를 떠올린다.  아테나의 파르테논을 연상시키기에는  너무나 소비에트적인 현대식 건물과 우중충한 거리.  의미도 모른 채 예쁜 이름이 참 안 어울리는구나 생각했다.  마치 낡은 화력발전소 속에 숨어있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처럼  무엇인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의 갈등과 타협이 이해할 수 없이 얽혀진  그런 모순의, 그런 도시의, 그런 건축의, 그런 이름 이구나...  라는 느낌을 흘려 버리고 지나갔다.  그런 불가사이의 미네르바를 여기 아고라에서 다시 만난다.  좌절과 희망과 평화와 복수와 수학과 역사가 동시에, 모두,  엄청난 파괴력으로 폭발하는 그의 글을.    K는 이제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지혜와 용기의 수호신이었다.    삼십여년전 그의 모습을 떠올리려 애써본다.  어린 시절 6년의 긴 시간을 같이 부대끼며 지냈겠지만,  말 한마디 나눠본 기억도 별로 없다.  이른바 명문학교의 얼마 안되는 수의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는 너무나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였다.  아마 다른 아이들보다는 나이가 좀 더 많았던지,  좀 더 촌구석에 살았던지,  좀 더 생활이 어려웠던지 (당시는 모두 못살았지만), 아뭏든...  무척 어른스러운 아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는 K를 미네르바의 암호에서 해독한다.  토끼처럼 유순했던 아이가 어느날 외로운 늑대가 되어 돌아왔다.  비밀의 가면 뒤에서 그러나 화려한 조명 아래서  현란한 검술을 뽐내는 몽테 크리스토 백작...  또는 고탐 시의 억만장자 흑기사 뱃트맨이 어울릴까.  무엇이 그를 정의의 분노에 불타게 했을까.  지금 그 나이와 그 명성에...  뭇 사람들이 선망과 질시를 함께 느껴야 할  지금 그처럼 높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서...  그가 속한 하이 소사이어티의 남들은  탐욕의 절정에서 더 많은 돈 더 많은 힘을 가지기 위해  금력과 권력을 휘둘러 힘없는 자를 탄압하며 갈취하고 있는데,  그는 그 모든 풍요와 안락의 유혹을 내던지고,  그가 말하는 저 아래 천민의 편에 서서 저 아래 천민을 위하여  자기가 그 정점에 앉아 있는 자기 발 아래의 피라미드를 부수고 있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정열과 노력으로...  왜?  모든 것을 가져본 자의 한낱 변덕일까?  청년 시절 하지 못한 초로의 때늦은 반항일까?  아니면...  - 슘페터가 말했듯이 -  자본주의 시장경제 진화의 극대점에서 드디어  마르크스적 사회주의의 이상치에 도달했기 때문일까?  체제 내적 모순의 변증법적 완성일까?  자기 자신을 불살라 없애는 생산적 에로스의 충동일까?  생명의 원죄를 드디어 깨달은 종교적 속죄 의식일까?  아니면... 저 멀리 아마존 숲 속 한 마리 나비의 날개 짓이 슈퍼 컴퓨터 미네르바의 프로그램에 삑. 삑.. 삑...치명적인 버그를 일으키기라도 했단 말일까?    왜 K는 자기가 있는 이너서클의 고리를 스스로 끊으려 할까?    70년대 폭압과 혼돈의 대학시절,  민주와 자유의 선구적 외침 속에서 나는 K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 그의 이상주의는 철저한 현실주의 밑에 가려져 있었을 것이다.  아마 그는 나와 같이 영원히 무능한 회색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삼십여년의 세월이 지난 후 이제, 우리의 아이들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이가 된 이제, K는 미네르바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는 중학입시를 경험한 세대이다.    나는 국민학생의 - 당시에는 국민학교라 불렀다 - 어린 나이에  밤 12시까지 중학교 입학시험 준비에 시달리는 내 또래 소녀의 어두운 포토 리포르타쥬를, 어른들이 보는 신동아에서 읽은 적이 있다...  때는 바야흐로 비틀즈와 월남전과 두브체크와 꽁방디를 거쳐 오일쇼크와 검은구월단과 아라파트와 바더 마인호프와 그리고 딥퍼플과 마리화나가 대변하는 해방의 시대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라는 식민주의 사회의 이른바 자유경쟁은 우리를 능력 껏 뛰게 해주는 자유가 아니라 발을 얽맨 노예의 사슬이었고 시험은 우리에게서 상상과 비판을 박탈하는 강제노동이었다.  차라리 군사교육 교련은 운동장에 나와 공기를 마시고 동무들과 장난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감옥은 오히려 자유에의 투지를 키우는 장소이며 전체주의는 내일에의 희망을 지울 수 없다.  우리들의 작은 꿈, 커서 어른이 되면 좋은 나라 만들거야...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게 하지 않을 거라고.  전쟁도 없고 독재도 없는 나라,  미군 트럭 뒤를 쫒아 뛰며 지아이에게 기브 미 껌,  쵸콜렛 냠냠 손 내밀지 않는 나라,  저 하늘에도 슬픔이 영화 속의 이윤복 같은 어린이가 없는 나라,  언젠가 우리는 그런 나라 만들어 행복하게 살거야 라고.    우리 세대가 지난 삼십여년간 이룬 것은 그러나 어린 시절의 꿈나라가 아니었다.  더 살벌한 경쟁과 더 잔인한 교육과, 더 오만하고 더 탐욕스런 부자들과,  더 가난하고 더 불쌍해진 아이들과 노인들이, 아파트라 불리우는 콩크리트와 플라스틱의 쓰레기 속에서 생존의 무자비한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변태의 사회.  정치인들은 더 추해졌으며, 공직자들은 더 썩었으며,그 부정과 부패를 교활히 감추기 위해 온갖 위선적이고 기만적인 법과 규제와 관습과 편견이  도저히 풀 수 없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처럼 인간적인 사회의 발전을 얽어맨 그런 세상.  어느날 삼십년간 잊어왔던 내 모습을 봤을 때 거울 앞에 서있는 것은 비겁하고 무식한 돼지였다.    누구를 위해서 우리는 살아왔나... 과연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남겨주겠다는 거짓 희망과 거짓 지식으로 우리 자신을 속여왔다.  현실주의의 미명 아래 힘을 휘두르는 자에게 아부하고 높은 자에게 가까이 붙기 위해 그들에게 조공을 바치며 그들의 권위와 폭정을 강화시키는 것이  우리 모두를 노예사회에 종속시킴을 뻔히 알면서도, 마치 그것이 나라 사랑이요 나라 발전에 이바지함이며 장차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줄 유산이라 믿으려 해왔다.  그러나 나의 애국은 나의 가장 탐욕스런 이기일 뿐이었다.  나라의 성장은 내 신분상승과 재산형성의 핑계였을 뿐이었다.  우리가 만들었노라고 자랑스러이 보이고 싶어한 이 사회는 결국 거대한 분뇨 덩어리였다.    불행하게도 개인의 부의 총합은 국가의 부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개인의 부란 더해질 수 있는 어떤 스칼라 량(量)이 아니며, 그것을 더하려는 행위 자체가 궤변이다.  - 플라톤, 데카르트, 로크, 케네 -    미네르바는 오늘 나를 거울 앞에 서게 한다.  거울 앞에 서있는 모습은 미네르바이다.  나는 삼십년전으로 돌아가 그의 이름을 불러본다.    K...  넌 2반이었지, 이과반.  담임이 오래 전 돌아가신 수학 선생님...  난 문과반이었지만 제일 좋아하던 분이었지.  제일 좋아하던 과목이었고...  넌 기억나니, 그 시절이?  * * *  이것이 내가 아는 미네르바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가장 비밀한 곳에서 들려오는 소문이다.  미네르바가 노란 토끼의 미래를 이곳에 예언해야 했듯이  나는 미네르바의 과거를 이곳에 증언한다.  왜?  미네르바의 현재는 판도라의 상자임을 알려주기 위해서.    만일 미네르바의 신분이 이 정권에 의해 폭로된다면, 그것은 바로 이명박 강만수와 그 수하 한나라당이 내세워왔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데올로기가 그 순간 몰락하며,이 정권 자체가 파멸의 헤어날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말한다.  왜?  K는 이 정권의 존립이유와 권력유지의 동인으로 삼았던 1% 상위층 중의 상위에 속하는 0.1% 극상위층이기 때문이다.  극상위층의 대표적인 인물 K가 미네르바의 필명으로 일부 상위층에게 특혜를 줌으로써 경제를 살리겠다는 수탈주의 정책은 정책이 아니라 완전한 개.사기이며 날.강도질임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그런 이데올로기의 정강 위에 세워진 한나라당 세력의 정치적 존재 자체는 허구일 뿐 아니라 국민 전체와 국가에 대한 죄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절대왕조와 중금주의의 야합에 불과한 소위 공급주의 친기업정책,  무한경쟁 약탈경제를 내세운 시대착오적 신자유주의,  교육의 상업화와 룸펜 부르조아지들의 천박한 귀족화,  복지와 후생과 군비의 감소,  그에 따른 국론의 분열과 국력과 국방의 쇠퇴,  실용주의를 빙자한 맹목적이고 고립적인 사대주의,  게다가 오만한 독재와 언론의 독점...  이 모든 것은 국가 파괴를 구성하는 죄목일 뿐이다.    소망교회 장로정권이 절대 충성과 복종을 맹세했던 돈의 신(神)들 중에서도  가장 풍요하고 가장 지혜로운 신 미네르바가 나를 향한 너희의 거짓 예배는 신성모독일 뿐이라며 분노한다.  너희의 주인인 0.1% 부자는 너희들 아랫 것 0.9% 졸부들의 패악한 정치를 부정한다.  너희가 경제를 빙자하여 국민에게서 강탈한 장물들을 나에게 뇌물로 바치려들지 말라. 그것은 나를 위함이 아니며, 기업가를 위함도 노동자를 위함도 국부를 위함도 국민을 위함도 아니며, 다만 국가를 욕되게 함이라.    기회주의 기득권자들이 국민을 경쟁의 구렁텅이로 몰아가서 그들이 영구독점하는 시장의 노예로 만들기 위해 내세울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며 이상적인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얼굴 K,  일류학교 일류직장 일류기업의 일류코스를 모두 밟은 초글로벌 리더 최고선진 CEO의 얼굴인 K는 이제 기생충 계급의 일류선진국 데마고지가 숨기고 있는 음모를 폭로하기 위해 얼굴 없는 미네르바로 돌아왔다.  이 정권이 미네르바의 가면을 벗기려 함은 이 정권 스스로의 손으로 아포칼립스 제7의 봉인을 뜯어 한 때 마리 앙뜨와네트의 가증스런 무식을 단두했던 그 시퍼런 날이 정권의 목 위에 떨어지도록 자초하는 짓이다.    그러므로 이 정권이 택할 길은 오직 하나...  미네르바와 국민들 앞에서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는 것이다.  무조건 잘못했으니 살려만 달라고 무릎 꿇고 애원하는 것이다.  오만과 아집이 과연 목숨보다도 소중하지는 않겠지.  국민의 안녕과 따라서 정권의 생명이라도 부지하려면  이명박과 강만수는 국가의 부도를 맞기 전에 정권의 부도를 자백해야 한다.  숙주(宿主)가 죽는다면 기생충도 따라 죽어야 된다는 상식 쯤은 물론 알고 있겠지.  이 정권의 추종자들이 자기 생존의 본능까지 버릴 정도로 최소한의 이성 마저 잃고, 감히 미네르바와 국민들에게 대항하리라고 상상할 수 없지만...  그래도 소망교회 이명박 강만수 광신장로들이 성서의 억지해석을 바탕으로 패륜목사들의 꾐에 혹하여 운명을 그르칠까봐 조금 염려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이 사악하고 탐욕한 장로정권의 자멸에의 충동을 구태여 막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A Dieu!    출처 - 다음 아고라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396246&hisBbsId=best&pageIndex=7&sortKey=regDate&limitDate=-30&lastLimitDate=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환경&에너지] 한ㆍ미정책 들여다보니

    [환경&에너지] 한ㆍ미정책 들여다보니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세계는 미국 새 정부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 환경 정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 한스 게르트 포터링 유럽의회 의장 등 각국 정부 및 국제기구의 고위관계자들이 오바마의 관련 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관심을 표시했다. 오바마의 기후변화 및 에너지, 환경 정책을 우리 정부의 ‘녹색 성장’적 관점에서 분석해 본다. ●기후변화 오바마는 2050년까지 1990년의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80%를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월에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한국사회를 저탄소 사회로 조기 전환하겠다.”면서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목표를 내년에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2050년까지 80%라는 오바마의 대담한 공약은 한국 정부에게는 큰 심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채택한 캡 앤드 트레이드(Cap and Trade) 시스템을 경제 전반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캡 앤드 트레이드란 산업별, 기업별로 일일이 탄소배출량을 정해주고, 초과 및 부족분을 경매 방식으로 거래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탄소시장 설립을 준비중인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오바마는 캡 앤드 트레이드 시행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오바마는 2012년까지 미국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2020년까지는 25%로 목표치가 상향된다. 특히 정부가 사용하는 전력은 2020년까지 3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키로 했다. 한국 정부도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10여가지가 넘는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외국의 제품이나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는 수준이어서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청정석탄과 원자력 오바마는 청정석탄과 원자력을 전력공급원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유럽의 기후변화 및 신재생에너지 공세에 대한 일종의 반격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많은 유럽 국가들은 석탄과 원자력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청정석탄은 석탄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땅 속에 묻는(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발표한 녹색성장 기술에도 포함돼 있다. 또 한국전력연구원이 국제에너지기구(IEA) 청정석탄센터(Clean Coal Center)와 협력해 이 문제를 연구중이다. ●차세대 자동차 오바마는 2015년까지 100만대의 전기자동차(Plug-in electric vehicle)가 도로 위를 달리도록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자동차 개발 경쟁은 하이브리드를 넘어 전기차 쪽으로 급속히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함께 전기차의 개발이 일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에 따르면 전기차는 도로를 주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법규 정비부터 필요한 상황이다. 이도운 류지영기자 dawn@seoul.co.kr
  • [각국 자동차 업계 지원 ‘고민’] 유럽 “특정업계 특혜 아니냐” 논란

    [각국 자동차 업계 지원 ‘고민’] 유럽 “특정업계 특혜 아니냐” 논란

    유럽도 ‘발등의 불’로 다가온 자동차 업계의 위기해소책 마련에 나섰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여러 제약 요인으로 ‘딜레마’에 푹 빠졌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유럽 자동차업계가 유럽연합(EU)의 신용지원 프로그램 가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400억유로(약 500억달러·70조원) 규모의 이 지원 프로그램은 미국의 자동차업계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상응 조치로 추진되고 있다. 유럽내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은 또 6개월 안에 중고차를 팔고 새 차를 구입하면 최장 2년 동안 세금부과를 유예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자동차 업계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17일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유럽 자회사인 오펠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럽 2위 자동차 시장인 영국에서도 업계가 올초 고든 브라운 총리에게 자동차세 인상 연기를 요청했고, 프랑스도 4억유로의 공적자금을 ‘클린 카’ 연구·개발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유럽이 자동차 업계 지원에 ‘소매’를 걷어붙인 까닭은 지난 10월의 역내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5% 줄어드는 등 시장 상황이 1990년대초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문제는 모든 산업이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에서 특정 업계만 지원하는 것이 특혜로 비쳐지고 있는 데다 자동차산업과는 무관한 국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이와 관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주말 GM의 독일 브랜드인 오펠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금보증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자 “특정 산업에 대한 편애”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신문은 “EU 차원에서 미국처럼 일괄적인 자동차업계 지원안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G20 ‘보호무역 반대’ 두얼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더니…’ 중국이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최근 자국산 제품에 수입관세를 부과하거나 안전보장증명을 요구하자 관영 언론 등을 통해 불쾌감을 강하게 표시했다. 특히 세계 20개 주요국(G20)이 모여 금융위기 해법을 논의하고 마련한 공동선언문에 ‘보호무역주의 배제’ 원칙까지 담은 뒤 일어난 일이어서 업계 일부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7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15일 EU가 중국산 양초에 60%, 비합금철사에 50%의 수입관세를 부과했으며 미국은 12살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업자에 대해 제품 안전보장 증명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날은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새로운 형태의 무역 장벽도 세우지 않기로 합의한 날”이라는 우회적 표현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EU는 중국산 양초가 권역내 시장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데 불만을 품은 EU생산업자들의 제소로 시장조사를 마친 뒤 세금 부과를 결정했다. 미국은 한발 더 나갔다. 제조업자 스스로 부품과 원료의 안전성을 검증토록 했다. 이 증명서가 없는 상품에 대해서는 미국에서의 판매가 금지되며, 적발되면 유통업자들은 벌금을 내야 한다.벌금도 과거 5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20배이상 높게 책정했다. 중복 적발시 벌금도 125만달러에서 1500만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중국의 관련 업계에서는 “제조업자들에게 엄청난 생산비용 증가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안 그래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중국에 직간접적 무역 제재가 이뤄지지 않을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던 중국 업계는 상당히 놀란 듯 보인다. 당장 중국 25개 산업협회 공동으로 항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협회의 한 인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EU가 약속을 어기려 하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라며 “안전성 검사를 왜 12살이하 어린이게만 적용을 하는지, 어린이가 사용하는 어떤 제품이 검사대상이 될 것인지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의아해했다. 미묘한 시기에 가해진 미묘한 조치라는 것이다.jj@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주목받는 오바마노믹스

    1930년대 대공황의 와중에 미국 대통령이 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뉴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국사회를 안정시켰다.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라는 지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좋건 싫건 당시의 ‘뉴딜’에 상응하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그에게 붙은 ‘검은 루스벨트’라는 별명은 앞으로 오바마가 펼칠 사회경제정책에 대한 ‘예언’이자 ‘주문’이다. 임기 내내 시장만능을 외쳤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부조차 금융위기를 맞아 언제 그랬냐는 듯 강도 높은 시장 개입을 단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노믹스’로 통칭되는 차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뉴딜정책을 펼친 루스벨트 행정부 이래 70여년만에 가장 강력한 시장규제와 재정지출 확대로 요약할 수 있는 ‘큰 정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 방안은 세금을 감면하여 소비를 증대시키는 공급중시 정책을 강조하는 공화당과 달리 재정지출을 확대하여 고용을 창출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재정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세금인상이 불가피하고 주된 대상은 부시 임기 동안 엄청난 세금혜택을 입은 부유층이 될 수밖에 없다. 주제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변화시키기 위해 뉴딜정책이 필요하며 오바마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미국과 유럽이 힘을 합쳐 뉴딜을 추구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통상정책도 관심거리다. 오바마 진영은 그동안 미국 내 일자리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가 초래된 근본 원인의 한가운데 부시 행정부의 자유무역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오바마는 자동차부문에서 불공정 무역 관행이 여전하다며 의회 비준 이전에 이 부문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금융정책으로 은행을 정상화하고 물가를 안정시켰으며, 공정경쟁과 노동자의 단결권을 인정했다. 최저임금제와 극빈자 구제정책 등 복지정책을 실시했다. 우리가 뉴딜정책의 핵심으로 알고 있는 건설사업도 실업자에게 일거리를 주는 실업정책 성격이 강했다. 루스벨트 집권기(1932~1945년) 미국은 ‘대공황’에 빗대 ‘대압착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빈부격차가 줄었다. 대공황 이전 소득세 상한선은 24%였고, 상속세는 아무리 많아도 20%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루스벨트 첫 임기 때는 소득세 상한선이 63%까지 올랐고, 두번째 임기 때는 79%나 됐다. 상속세도 상한율이 20%에서 70% 이상으로 치솟았다. 강력한 누진세제도로 빈부격차가 완화되면서 1929년에는 상위 0.1%가 국부의 20%를 차지했지만,1950년대에는 그 수치가 10% 정도에 그쳤다. 루스벨트 행정부가 강력한 지도력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희망의 근거‘를 만들었듯이 ‘오바마노믹스’가 시장만능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21세기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염주영 칼럼] 거품 빼기와 거품 넣기

    [염주영 칼럼] 거품 빼기와 거품 넣기

    내년 경제 전망이 어둡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실물경제에 미치면서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내년에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도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유례가 드문 글로벌 불황이 닥치는 셈이다.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은 불문가지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내년에 재정지출을 당초 예산안보다 11조원가량 늘리기로 했다.3조원 규모의 감세조치도 발표했다. 수도권 투기지역을 대부분 해제하고 주택금융규제를 풀었다. 아파트 용적률 제한과 소형주택 의무비율 제한 등 도심 재건축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추가 인하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실물경제 악화를 막기 위해 가능한 정책수단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불황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 경제는 소규모 개방형 체제인 데다 대외의존도가 80%를 넘는다. 외풍에 약할 수밖에 없다. 충격을 줄이려는 노력은 필요하지만 무리수를 두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고통을 어느 정도 감당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기부양에만 몰입한 나머지 앞뒤 재지 않고 가용수단을 모두 동원하는 식의 대처로 일관하다가는 머지않아 뒷감당 못하는 상황을 부를 수도 있다. 불황은 긍정적인 기능도 한다. 거품 빼기를 통해 경제의 체질을 강화시킨다. 그러나 건설경기 부양은 거품생성의 첩경이다. 경제에 거품이 일면 일시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반짝 경기’로 끝나고,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이다. 과거의 숱한 경험이 말해주듯 다급한 마음에 부동산 경기를 부추겼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 재발을 막지 못할 것이다. 이보다 더욱 근원적인 문제도 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라는 국민적 염원을 안고 출범했다. 그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고비용 구조다. 이명박 정부는 취업난 해소를 위해 매년 일자리 50만개 창출을 약속했다.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원인이 뭔가. 땅값, 집값, 임금이 너무 비싸 기업들이 한국에서는 투자를 해도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은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땅값, 집값, 임금은 선진국보다 비싸다. 생산요소의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증거다. 지금 그 거품이 꺼지는 중이다. 그런데 정부가 다시 군불을 때서 거품을 불어넣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 우리 은행들은 집값 하락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 집값, 땅값 하락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지금은 거품 넣기를 할 때가 아니라 거품 빼기에 주력해야 한다.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 그것이 V자형(조기 회복)이 되느냐,L자형(일본식 장기불황)이 되느냐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진행상황이 주된 변수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상당부분 좌우될 것이다. 과감한 선제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저것 모조리 쓸어담는 식의 무차별 경기부양은 금물이다. 경제를 회복시키기보다는 만성적 약골로 만들어 L자형 장기불황을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기 바란다. 멀티미디어 본부장ㆍ이사대우 yeomjs@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신제윤 “IMF와 통화스와프 전혀 생각없어”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31일 “(지난 30일 체결된)한·미 통화스와프를 계기로 외환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차관보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은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으로 시장의 루머를 잠재울 수 있는 좋은 계기”라며 이렇게 밝혔다. 신 차관보는 “이번 통화스와프는 미국과 전세계가 우리나라가 일시적 유동성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펀더멘털(경제기초)은 튼튼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화스와프 규모 및 기간 연장 여부와 관련해 그는 “미국은 유럽연합(EU) 국가들과 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때에도 처음에는 기간을 뒀다.”면서 “(협정문)잉크도 안 말랐는데 규모나 기간 연장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달러 통화스와프 프로그램 참여 여부에 대해 그는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그만큼 급박하지도 않고 신청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중국,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확대에 대해 “지금 국제 금융위기는 국제적인 공조로 풀어야 한다.”면서 “중·일본과의 통화스와프, 나아가 한·중·일 공동펀드는 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예금 지급보장과 관련해 신 차관보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고 외국인의 증시 이탈에 대한 규제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실력으로 수습해야지 자본을 못 나가게 하면 국제적 신뢰에 아주 나쁜 영향을 주므로 규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 무산된 데 대해 그는 “터무니 없이 높은 금리를 (투자자들이)불러서 연기했는데 오히려 우리나라는 10억달러 정도는 필요없을 정도로 튼튼하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면서 “올해는 외평채를 발행할 계획이 없으며 내년에 시장이 좋아질 기미가 있으면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각국 금리인하 공조 ‘손발 척척’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3주 만에 0.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맞춰 중국과 노르웨이도 이날 금리인하를 발표했고 일본은 31일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어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체제가 다시 한번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FRB는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1.5%에서 1%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아지게 됐다. 미 금리가 1%선으로 내려간 것은 2004년 6월 이후 처음이다.FRB는 5.25%이던 금리를 지난 13개월 동안 9차례에 걸쳐 1%까지 내렸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이 은행에 대출할 때 적용하는 재할인율도 0.5%포인트 내린 1.25%로 조정했다. FRB는 FOMC 성명에서 “소비 지출 감소에 따라 경제활동 속도가 현저하게 둔화됐다.”면서 “금융위기는 소비를 추가로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FRB는 이어 “금리인하가 앞으로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면서도 “경제 하강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금리인 일년만기 대출금리를 6.93%에서 6.66%로 0.27%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중국은 지난달 15일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6년만에 처음으로 대출금리를 0.27%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도 0.27%포인트 내렸다.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4.75%로 0.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노르웨이는 지난 15일에도 0.5%포인트 내렸다. 일본은행은 31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8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스위스, 스웨덴, 중국 등 7개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FRB의 금리인하가 금융 및 실물경제 상황을 당장 개선시킬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당국의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시킴으로써 시장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는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금리인하가 신용경색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kmkim@seoul.co.kr
  • “中 매력적인 시장… 경착륙 가능성 낮아”

    중국의 실물경제가 하강국면에 들어서더라도 한꺼번에 무너지는 ‘경착륙’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왔다. 우리 기업에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30일 중국 경제전망에 관한 분석 보고서를 잇따라 내고 “세계 금융위기가 중국의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면서 “중국은 여전히 고성장하는 신흥시장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우리 기업들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최대 규모의 성장시장이자, 소비시장으로 남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의 이봉걸 수석연구원은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원인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의 GDP성장률은 지난해 2·4분기 12.7%를 기록한 뒤 5분기 연속 하락해 올해 1~3분기 GDP는 20조 1631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던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됐는데, 이는 수출증가세는 둔화된 반면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3분기 중국의 GDP성장률은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 한 자릿수인 9%대를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이 8%대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사회발전과 안정을 위한 최저 경제성장률을 9%로 간주하고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이 연구원은 앞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대미 수출 둔화폭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부품과 반제품을 중국으로 보내 조립·가공한 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투자확대와 소비촉진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의 내수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의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EU “IMF기금 확대 시급하다”

    미국에서 비롯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기 전에 우선 신흥경제국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를 방문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28일(현지시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금융위기가 동유럽을 포함한 신흥경제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 개입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날 파리 근교에서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경제의 붕괴로 위협받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능력을 시급히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운 총리는 “지금 당면한 급선무는 이 전염병이 동유럽을 포함해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면서 “현재 2000억유로 수준인 IMF 기금은 금융위기 진정에는 역부족이니 기금 확대가 절실하며, 막대한 달러를 보유한 중국과 중동 산유국들도 동참하라.”고 호소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EU 회원국이 유럽 신흥경제국을 지원하기 위한 대기성 금융 규모를 120억유로에서 200억유로로 확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도 파이낸셜 타임스(FT)에 실은 기고문에서 IMF의 구제금융 지원금은 위기 해소에 태부족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다음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미국이 이런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것을 회피하는 한 핵심에 접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IMF는 국제금융위기로 일시적인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을 겪는 신흥시장 국가들을 돕는 달러 통화 스와프 창구 개설 여부를 이르면 29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에서 결정한다. 달러 통화 스와프는 구제금융과 달리 2~3년에 걸친 장기대출이 아닌 단기대출이지만 IMF와의 정책조정 협의 의무화 등 엄격한 요구조건이 뒤따르지 않는다. 한국은 IMF가 달러 통화 스와프 창구를 개설해도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만큼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 창구가 신흥시장국가들의 유동성 해소에 도움을 주어 국제금융시장의 환경이 호전되면 한국도 간접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뉴스&분석] 불신받는 위기대응 ‘3원칙’

    [뉴스&분석] 불신받는 위기대응 ‘3원칙’

    “지금 시장에서는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을 전체 판도를 좌우할 결정인자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하나의 변수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지요. 이래 갖고는 어떤 조치를 내놓더라도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없습니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이 갈수록 ‘위기’다. 신뢰는커녕 불신만 가중되면서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다. 위기가 터졌을 때 결국 경제주체와 시장이 의지할 곳은 정부지만, 지금 시장은 정부에 기대지도 않고 정책을 존중하지도 않는다. 지난 19일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은 1300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방안, 건설경기 부양대책, 기준금리 인하 및 은행채 매입 등 굵직한 정책을 대거 쏟아냈다. 하지만 시장은 무덤덤하다.20일부터 28일까지 주가(코스피지수)는 200포인트가 넘게 빠졌고 원·달러 환율은 150원 이상 폭등했다. 정부는 10여일 전부터 ‘선제적 조치’,‘충분한 정책’,‘확실한 효과’의 3대 원칙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반대로 ‘뒷북 대응’,‘찔끔찔끔 조치’,‘역부족 약발’로 불안의 강도만 높아지고 있다. 정책대응의 가짓수가 늘어나고 강도가 높아지지만 효험은 나타나지 않으면서 향후 대응의 여지가 갈수록 오그라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미국이 7000억달러 구제금융을 발표할 때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하나 더 추가해 선제적이고 단호하면서도 충분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7일 시정연설에서 이 표현을 그대로 썼다. 그러나 이 원칙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보는 시장 참여자들은 많지 않다. 지난 19일 발표된 국내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의 3년간 1000억달러 지급보증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늦은 것이었다. 호주는 우리보다 1주일 앞선 12일, 유럽연합(EU)은 13일, 미국은 14일 각각 이와 비슷한 조치를 내놓았다. 한은이 물가안정을 고집하며 기준금리 인하의 때를 놓쳤다는 지적은 새삼스러울 정도다. 중소기업들의 ‘키코(KIKO·환헤지파생상품)’ 피해도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는 바람에 더욱 악화됐다. 애초 금융당국은 “은행과 기업의 사적 계약”이라며 내버려뒀다가 중소기업의 줄도산이 우려되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시장에서 정책이 충분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데도 실패했다. 정책수립이 늦어지다보니 시장이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큰 덩어리의 정책 종합판으로 나오지 않고 조금씩 발표가 이뤄져 이를 테면 미국의 ‘7000억달러(1000조원) 지원’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정부의 위기’에는 무엇보다도 정책방향이 줄곧 갈지자 걸음을 하면서 신뢰를 상실한 데 원초적인 이유가 있다. 현 정부는 출범 초 ‘747 플랜’(매년 7% 성장,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10년 내 7대 강국)으로 대표되는 성장목표를 무리하게 고수해 신뢰기반을 스스로 잠식하더니 이후 유가와 물가 급등을 무시한 고환율 정책으로 가뜩이나 하강하는 경제의 어려움을 증폭시켰다. 지난달 중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고 난 뒤의 자세도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정부는 “외생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그 사이 우리 안에서는 주가폭락·환율폭등, 시중 자금 경색,KIKO 피해 확산 등 불길이 빠르게 번져갔다. 금융위기가 터지면 금융위기의 지속기간보다 훨씬 더 긴 실물경기 침체가 찾아 온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초인 데도 물가안정과 부양 사이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을 거듭하며 오랫동안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달 중순까지도 “아직 실물경기의 침체가 오지 않은 상황이므로 특별히 정책기조의 전환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불과 10여일 만에 입장이 돌변해 재정확대와 부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금융시장 백약 무효”… 넋잃은 투자자들

    “금융시장 백약 무효”… 넋잃은 투자자들

    “주식과 펀드 얘기만 들어도 온몸이 굳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매일 들려오는 암울한 폭락장세에 귀를 막고 싶은 심정입니다.” 중소업체에 다니는 김모(40)씨는 어렵사리 마련한 목돈으로 지난해 말 주식에 손을 댔다가 낭패를 보고 있다. 김씨는 “주위에 나 같은 사람이 너무 많아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면서 “적어도 내년까지 주가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마음을 더 짓누른다.”고 탄식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절망이 극에 이르고 있다. 코스피지수 세 자릿수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표정은 ‘망연자실’이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자포자기한 일부 투자자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세계증시도 동반 폭락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0월27일(최고점 2064.85)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연초 대비 시가총액도 952조원대에서 현재 533조원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코스닥은 100조원대에서 47조원대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23일 주식시장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코스피지수는 84.88포인트(7.48%) 떨어진 1049.71, 코스닥지수는 26.58포인트(7.92%) 하락한 308.95에 마감됐다. 두 지수 모두 연중최저치다. 이날 주가 폭락은 파키스탄이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도 디폴트(국가부도) 위험에 처해 연쇄부도 우려가 커졌고,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전날 뉴욕증시가 4~6%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원인이다.1000포인트 붕괴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세계증시도 폭락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날 미 다우존스 지수가 5.69%(514포인트) 떨어져 8519.21을, 나스닥지수가 4.77%(80.93포인트) 내려 1615를 각각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2.25%, 타이완 자취안지수는 2.79%, 홍콩 항셍지수는 4.48% 하락했다. ●“美 안정될 때까지 혼란 불가피” 외환시장도 ‘위기감의 덫’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80원 폭등한 1408.80으로 거래를 마쳐 1400원대로 진입했다. 지난해 말(936.10원)에 비하면 무려 50% 가까이 오른 수치로,1998년 6월17일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8년 9월23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달러 약세가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국내 달러 수급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연합(EU) 등 유럽국들의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절상되는 데 비해 우리나라만 절하되는 바람에 유럽 쪽에 송금해야 하는 사람은 달러 송금보다 더 많은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대책들이 먹혀 들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19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에 이어 21일 건설·부동산 실물대책까지 내놓으며 시장 정상화를 기대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금난 해소를 위한 전방위적 자금지원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전직 고위 경제 관료는 “위기에는 정부 부처 간의 공조가 좀더 치밀해야 시장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국내 인력풀을 적극 활용해 국제금융시장의 네트워크를 확보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지금 금융시장은 불안감이 불신을 낳으면서 투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해 확실한 신호를 보내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 조태성기자 bcjoo@seoul.co.kr
  • 강남구 中企 2700만弗 수출상담

    강남구의 유망 중소업체들이 터키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강남구는 23일 터키에서 열린 정보통신박람회에 참가한 지역업체들이 115건 2697만달러의 계약상담과 6건의 의향서(LOI) 체결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강남구 소재 7개 중소기업은 지난 7~1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터키 정보통신박회(CeBIT Eurasia)’에 강남관(단체관)을 구성, 참가했다. 이번 박람회는 유라시아 지역 ICT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매년 규모가 확대돼 올해는 20개국 1000여개사 15만여명의 비즈니스 전문가가 참여한 세계적인 ICT전문 박람회이다. 강남관(단체관)은 총 10개 부스(90㎡) 규모의 독립부스 형태로 구성, 강남 소재 7개 중소기업에서 자사 우수제품과 아이템을 전시·홍보하면서 현지 바이어와 부스 방문객을 대상으로 활발한 비즈니스 상담 및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또 디지털 장비 및 시스템, 금융시스템, 소프트웨어, 컴퓨터 및 주변기기, 사무자동화기기 및 시스템 등 전자 정보통신 전 분야의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웹 콘텐츠시스템의 글로벌 표준기능을 보유한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는 터키내 웹 스포트 중계사이트를 운영하는 포지틈사와 의향서를 교환하는 등 총 24건에 1450만달러의 계약상담을 이끌어냈다. 골프와 IT를 결합한 퍼팅 시뮬레이터라는 제품을 선보인 ㈜골프존은 전시기간 내내 수많은 방문객이 퍼팅체험에 참가하는 등 가장 인기있는 부스로 현지의 유력 일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우수 기술력과 유망상품이 있으면서도 해외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실물경제로 번지는 금융위기] IMF “유럽 은행 줄부도 위험”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 은행들이 부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경제가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럽의 금융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현지시간) 유럽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로존에 속하는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0.2%에 머물 것이며 경제대국인 독일 경제도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의 올해 실질 성장률은 1.3%로 예상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2.8%였다. IMF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붕괴하고 있는 덴마크와 아일랜드, 스페인, 영국 등의 경제성장률이 더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면서 “기업활동도 2008년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는 매우 위축됐다가 2010년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이어 높은 차입 비율을 낮춰야 하지만 자본 확충이 더디게 진행되는 은행의 부도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유럽은 협력 체제로 대응 조치들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벨로루시가 22일 IMF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번 금융위기로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국가는 우크라이나, 아이슬란드, 헝가리, 세르비아, 파키스탄 등 10여개국에 육박하고 있다. vielee@seoul.co.kr
  • 한국 세계 금융정상회의 참석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진경호 김태균기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 구축을 위한 정상회의가 G20(G7+신흥시장 국가) 체제로 오는 11월15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다. 금융위기로 세계적인 협력 구축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2010년 G20 의장국을 맡게 돼 신(新) 국제경제 체제 편성에 주도적 역할을 할 기회를 잡게 됐다. 미국 백악관은 22일(이하 현지시간) G20 재무장관회의 참가국 지도자들이 첫 세계 금융정상회의에 참여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G20 정상들은 현재 금융위기의 원인을 포함해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심도깊게 논의하고, 이같은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 금융부문에 대한 규제를 개혁하기 위한 기본 원칙들에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국제정상회의 참석 범위를 놓고 미국과 EU간의 이견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날 G20 정상들을 모두 초청하기로 함에 따라 확대하는 쪽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한국이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재편 논의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는 불식되게 됐다. 페리노 대변인은 또 11월4일 미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 당선자도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혀 세계 경제의 주요국 정상들과 미 대통령 당선자와의 만남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금융정상회의 개최 사실을 알려왔으며 이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G20 정상의 일원으로 금융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계 금융 정상회담은 우선적으로 실무그룹이 구성돼 금융위기 대책안을 마련한 후 정상들이 이를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금융 정상회담 하루 전인 14일 참여국 정상들에게 만찬을 제공할 예정이다. G20은 G7(선진 7개국)을 비롯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과 한국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주창한 한·중·일 3국 금융정상회의도 성사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측이 자국의 총리 교체로 지연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11월6~7일 후쿠오카에서 갖는 방안을 타진해 왔으나 중국이 외교일정 등을 이유로 확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정상회의와 12월 아세안+3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는 만큼 11월 초가 아니더라도 이들 회의에서 3자간 금융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mkim@seoul.co.kr ■용어클릭 ●시장소득 경상소득에서 정부의 공적연금이나 부모나 형제 등으로부터 받는 이전소득, 세금 등을 뺀 것. 가구원이 실물 및 금융시장에서 노동과 자본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으로 현재 경제상황과 소득 분배 정도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 첫 국민경제자문회의 내용

    첫 국민경제자문회의 내용

    20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현 정부 첫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민간위원들은 재정 대응, 규제 완화, 일자리 창출 등 경제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의 충분하고 신속한 집행을 강조했다. 다음은 민간위원들의 발언내용 요지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번 위기는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예상 못한 일이 튀어나오면서 비롯됐다. 세계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국제공조를 통해 대응을 잘 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책은 ‘충분하게(sufficiently)’ 집행돼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은행에 1조원을 출자한다는데, 이 정도로 위기의 중소기업이 잘 버틸 수 있는지 과감하고 충분하게 검토해서 효율성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 환율, 주가 등 금융문제는 시장이 해결할 문제인 만큼 정부가 여유를 갖고 대응하고 실물에 여파를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범정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위기의 터널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지금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다.4·4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기대되지만 보호무역주의의 대두 등이 예상되는 만큼 만만히 볼 일은 아니다. 수출기업 지원을 통한 고용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환율 리스크를 기업만 지고 있는데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를 분담해야 한다. 재정을 통한 경기활성화는 지원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이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전주성 이화여대 교수 우리나라는 국가채무가 32~33%에 불과한 만큼 재정은 건전하다. 재정 건전성을 안팎에 과시해 국가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재정지출을 할 때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 일자리 창출보다는 청년층 실업에 돈을 쓰는 게 효과적이다. 지금 상황은 지출을 늘리기보다 조세 지원쪽으로 가는 게 유리하다. 노무현 정부 때 성장·분배의 이념공방을 벌였는데 정책이 이념싸움으로 가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장관 규제완화 논의가 많은데 중요한 것은 투자를 쉽게 하기 위한 ‘스피드(속도)’다. 골프장 허가를 받는 데 3년 반이 걸린다는데, 1년 만에 해 주면 투자도 빨리 이뤄지고 일자리도 생기지 않겠는가. 일자리 창출과 관련, 주요 30여개국 중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관광수입이 감소한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성용 베인앤컴퍼니 대표 전 세계에 있는 지사와 콘퍼런스를 가졌는데 모두 한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했다. 외국지사에서는 한국의 신뢰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 달라는 주문이다. 지금이 어떤 면에서는 한국의 국가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럴 때 과감하게 외국기업을 인수할 필요가 있다. ●윤경희 ABN 암로증권 회장 이달 말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서민경제, 부자경제 운운하는데 정책하는 입장에서는 서민과 부자, 서울과 지방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지금의 위기는 소방서(미국)에서 불이 난 꼴이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파이를 키운다는 시각 아래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생각을 국민 전체가 가져야 한다. 김태균 윤설영기자 windsea@seoul.co.kr
  • [금융시장 안정대책] “금융위기 대처 글로벌 정상회담 열자”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글로벌 금융위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국제정상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연쇄 국제정상회의를 제안했다. 세 사람은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동한 뒤 이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냈다. 첫 국제정상회의는 미국 대선(11월4일) 직후인 다음달 말쯤 미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성명은 “국제정상회의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이뤄진 진전 사항을 검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개혁의 원칙들에 대해 합의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정상회의에는 선진7개국과 러시아(G8), 중국과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신흥경제국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이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자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번 국제정상회의는 그러나 44개국 정상들이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 모여 통화정책과 국제환율체계를 조율했던 1944년과는 달리 국제금융체계에 대한 감독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시장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비롯해 대형 은행과 신용평가회사, 헤지펀드에 대한 감독 강화, 전세계 자금 흐름 관련법의 개정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금융위기와 관련한 G8 정상회의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반 총장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금융위기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정상회의를 열자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유엔본부에서 국제회의를 열어야 회의가 정통성을 갖게 되며 금융위기라는 국제적 도전에 맞서 단합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측은 부시 대통령이 반 총장의 제안을 감사하게 생각하나, 첫 회의는 ‘미국 땅’에서 열리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며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kmkim@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하루 8시간 근무’ 고정관념부터 깼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하루 8시간 근무’ 고정관념부터 깼다

    |암스테르담(네덜란드) 류지영특파원| 네덜란드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알버트 헤인’에서 일하는 안나 미첼슨은 담 광장 인근 매장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4시간(오전 8시∼정오) 일한다.10년 전 입사 당시에는 주 40시간을 꽉 채워 일했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회사와 협의해 근무시간을 세 차례 바꿨다. 지난해부터는 지금의 근무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여섯살짜리 쌍둥이 자녀를 둔 미첼슨이 받는 월급은 1500유로(약 270만원) 정도.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전일(全日) 근무자와 비교할 때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차이 외에는 불평등한 점이 없다. 급여는 줄었지만 자녀에게 그만큼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어 일과 육아간의 절충점을 찾게 됐다.. 기업 입장에서도 탄력적인 근무시간제는 이득이 많다. 이 매장은 오전 8시부터 문을 열지만 계절이나 경기에 따라 오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는 매장운영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한국처럼 기업이 원한다고 해서 근로자에게 임의적으로 연장근무를 요청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시간제 근로자를 많이 고용할 수 있는 노동환경은 그만큼 매장 운영시간 조절을 쉽게 만들어준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에서 노무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아널도 반 베스트리넨 역시 지난해부터 주 3일만 근무한다. 남는 시간에 자신이 꿈꿔왔던 미국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유학 뒤 다시 회사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는데도 회사는 그에게 차별을 두거나 불만을 나타내지 않는다. 이 회사의 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95%에 이른다. 그럼에도 개인적 사정으로 자발적 시간제 근무를 택한 이들은 전체 직원(약 3만여명)의 20% 정도인 6000명에 달한다. 정규직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자유롭게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원하는 시간에 압축적으로 일할 수 있어 업무처리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예전에는 주로 여성들이 시간제 근무제를 선호했지만 요즘엔 자기계발 등의 목적으로 남성들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정오에 퇴근후 자녀교육에 전념 네덜란드는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1970년대에는 높은 물가와 실업률로 상징되는 ‘네덜란드 병’으로 고전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네덜란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5만달러-경제성장률 3.5%에 달하는 강국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변신은 ‘정규직 근로자는 하루 8시간씩 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깬 유연한 ‘시간제 근무제’에 힘 입은 측면이 크다. 1959년 네덜란드는 북해에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발견했다. 천연가스를 수출해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자국의 굴덴화 가치는 급속도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는 급속히 수출경쟁력을 상실했다. 여기에 정부가 천연가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사회보장 등 재분배에 힘쓰면서 임금과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결국 1970년대 들어 실업률이 높아지고 재정적자가 늘어나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이른바 ‘네덜란드 병´이었다. 1982년 당시 총리였던 루드 루버스는 병든 네덜란드를 과감히 수술하기 시작했다. 경기침체 해결을 위해 임금인상 억제, 노동시장 단축, 일자리 공유, 사회보장 완화 등을 골자로 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었다. 바로 ‘바세나르 협약’이었다. 이 협약을 통해 노조는 9%의 실질임금 하락을 받아들였고, 기업주들은 노동시간을 5%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기로 합의했다. 그 뒤 10여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1996년 ‘시간제 근로자 차별금지 규정’을 마련했다. 임금, 교육 훈련 등 모든 지원에 있어서 전일 근무자와 차별이 없도록 하는 ‘동일직무 동일대우’의 원칙을 확립했다. 여기에 ‘근로자 노동시간 단축 요구권’(2000년) 등을 보완하면서 네덜란드의 노동시장 유연화 과정이 일단락됐다. ●짧아진 노동시간이 오히려 생산성 높여 현재 이러한 노동 개혁의 성과는 여러 수치들이 잘 설명해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정규직 해고 제한지수(1.06)는 OECD 국가 중 포르투갈, 스웨덴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그럼에도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5.5년으로 해고가 자유로운 영국이나 아일랜드 수준으로 짧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전체 취업자(700여만명) 의 45.5%나 됐지만, 이 중 비자발적으로 시간제 근무를 택한 이들은 전체 시간제 근로자의 3.9%에 불과했다. 노동자가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 시간제 근무제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노동시간이 짧아지고 불규칙해진 만큼 근무를 소홀히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다. 개인이 스스로 시간제근무를 선택한 만큼 책임감이 높아진 덕분이다.2006년 네덜란드의 시간당 노동 생산성은 51.2달러로 유럽연합(EU) 평균보다 21% 정도 높다. 경직된 노동 환경 탓에 ‘일할 직장´과 ‘일할 사람´ 이 모두 부족한 우리로서는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들이 느끼는 직능안정감과 고용안정감 순위는 각각 46위,42위(2004년 기준)로 우리보다 해고가 자유로운 나라들보다 낮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준 연구원은 “근무시간만 탄력적으로 운용해도 현재의 고용수준을 유지하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꾀할 수 있다.”면서 “근무시간의 유연화는 특히 육아를 고민해야 하는 여성인력의 활용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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