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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특사 ‘녹색성장 외교’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신성장 산업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2일(현지시간) 오후 두 번째 방문국인 포르투갈의 아니발 카바쿠 실바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포르투갈이 기후 변화 협약과 신재생 에너지로 전체 에너지 소비의 52%를 충당하고 있다. 한국도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가 비전인데 앞으로 양국 기업이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1차적으로는 대통령 특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나아가 박 전 대표 자신의 에너지 관련 정책 구상에서도 이 부분이 핵심 내용이 될 것임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실바 대통령에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 절차를 밟고 있는데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해 훨씬 더 많은 협력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고, 아마두 외교장관을 만나서도 “한국이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펴는 만큼 포르투갈이 잘하는 분야인 이산화탄소 감소 분야에 공동으로 협력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지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라공조를 방문해서도 “녹색경영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더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며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거듭 거론했다. 리스본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유홍준·정태인 교수가 말하는 ‘신경제사회학’은

    유홍준·정태인 교수가 말하는 ‘신경제사회학’은

    “아이폰 쇼크에 당황하는 삼성을 보며 안타까웠다. 대기업이 관료들보다 더 관료화됐다.” 최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던진 ‘말폭탄’이다. 그런데 이런 지적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외국 유명대학 출신 재벌 2, 3세들에 대해 “파이낸싱(자금조달 기법)만 배워 와서 막상 물어보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잘 모르더라.”고 평가했다.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를 안 한다는 현 정권의 불만이나, 그렇기에 대기업의 문어발 확장을 막아야 한다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선언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힌다. 이는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0)의 관점과 유사하다. ‘혁신’(Innovation),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개념을 내놓은 슘페터는 마르크스의 ‘생산’ 노동 개념을 대공장제 생산이 일반화되지 못한 초기 자본주의 단계의 얘기일 뿐이라고 비판하면서 ‘지도’ 노동 개념을 내세웠다. 생산 그 자체보다, 시장의 흐름을 보고 무엇을 생산해서 얼마나 공급할지 결정하는 경영자의 판단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덕분에 경영자는 ‘피도 눈물도 없이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냉혈한’에서 ‘창조적 파괴로 혁신을 이끌어내는 모험가(Entrepreneuer)’로 위상이 달라졌다. 그런데 여기까지가 슘페터의 경제학적 논의라면,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학적 논의가 있다. 이 지도 노동을 수행하는 자가 누구냐 하는 점이다. 슘페터는 전문 기술관료, 즉 테크노크라트를 지목했다. 한국과 같은 재벌가 2, 3세 세습오너들이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 철폐·고환율 정책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 행보를 해도 혁신과 창조적 파괴가 터져나오지 않는 것은 이런 사회학적 이유 때문은 아닐까. 유홍준(53)·정태인(51) 성균관대 교수가 내놓은 ‘신경제사회학’(성균관대출판부 펴냄)은 그런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경제학 책과 함께 사회학 책을 펴 보자고 제안한다. 두 저자는 사회학의 중요한 개념인 ‘권력’과 ‘계층’ 문제를 기존 경제학이 비과학적이라는 이유로 배제해버린 점을 문제 삼는다. ‘보이지 않는 손’이 만들어내는 깨끗한 이론을 추구하다 보니 현실에서의 ‘더러운 손’(Dirty Hand)을 외면했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주류 경제학이 독립하는 계기가 되는 19세기 유럽의 ‘방법론 대논쟁’을 일부 다룬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논쟁은 경제학이 수학적으로 정교한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간에 대해 얼마나 비합리적인 가정을 했는지 드러내준다. 예컨대 ‘아노미’ 개념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1858~1917)은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나가던 경제학에 대해 “인간을 사회적으로 일탈된, 즉석사진(snapshot) 같은 존재”로 묘사한다고 비판한다. 이는 199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경제학적 인간을 두고 ‘합리적 바보’ 혹은 ‘사회적 저능아’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사회경제학자 칼 폴라니(1886~1964)는 산업혁명이 인간을 상품화했다고 비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렇듯 인류학적·문화적 관점에서 경제에 접근하는 폴라니 진영은 ‘인센티브’(Incentive)라는 경제학적 개념으로 사회현상 전반을 설명하려 드는 ‘괴짜 경제학’(Freakonomics)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괴짜 경제학’은 몇 년 전 국내에서도 번역돼 큰 인기를 끌었던 스티븐 레빗(44)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저서다. 유홍준·정태인 두 저자는 폴라니의 핵심 개념(배태·Embedness)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괴짜 경제학’ 또한 거리낌 없이 인용한다. ‘통섭’이란 이름으로 사회학이 경제학을, 혹은 경제학이 사회학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둘의 장점을 한데 따서 모아야 ‘경제사회학’이라는 분야가 확립될 수 있다는 저자들의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저자들은 ‘사회학 콘서트’ 같은 대중적인 책을 다음 작품으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경제사회학’의 좀 더 구체적인 모습은 여기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제 블로그] FTA 삼국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 간에 ‘자유무역협정(FTA)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가전, 자동차, 선박, 철강, 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이 겹치는 3국의 산업구조상 동일한 수출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수출 경쟁력 제고와 시장 확보를 위해 FTA를 활용한 선제적 공세를 취하는 이유다. 현재로선 우리가 체결국 수에서는 중·일 양국보다 앞서가고 있지만, 한·EU FTA 비준 연기 등으로 발목이 잡혀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국가별 FTA 교역 비중은 우리나라가 14.8%로, 중국(19.2%)과 일본(16.5%)보다 뒤처져 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칠레를 시작으로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미국, 유럽연합(EU), 페루와 모두 8건의 FTA를 체결했다. 체결 국가로 따지면 45개국에 달한다. FTA 체결 국가가 22개국인 일본이나 19개국인 중국에 비해 분명히 앞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27개 회원국을 거느린 EU와의 FTA와 한·미 FTA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중·일 양국의 추월 가능성도 높아진다. 중국은 아세안, 파키스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칠레·페루 등 중남미 국가들과 이미 FTA를 발효시켰다. 중국이 FTA를 정식으로 발효시킨 국가의 수는 19개다. 발효 국가가 17개국에 불과한 우리를 앞선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한국에 뒤이어 지난 2월 ‘일·인도 CEPA’를 체결해 발효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페루와 FTA 협상을 타결 지었다. 나아가 EU 측에도 협상 의사를 타진하며 ‘FTA 구애’ 공세를 펴는 중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유럽도 정유사 유가조작 논란

    운전자 권익을 대변하는 영국 자동차협회(AA)가 유럽연합(EU)에 대해 석유 시장의 유가 조작 여부를 조사하도록 촉구했다고 영국 신문 가디언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유럽 최대 정유사인 셸이 유가 급등으로 인해 지난 1분기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증가한 41억 파운드(약 7조 3300억원)를 기록한 것과 맞물려 나왔다. 이 같은 규모는 시간당 200만 파운드에 가까운 수익이다. AA 대변인은 “우리가 셸사에 시비를 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석유업계 전반의 관행과 거래 투명성의 결여에 불만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A의 유가조작 조사 주장에는 비정부기구(NGO)인 페어퓨얼UK와 트럭운전사협회 등이 가세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 대응책으로 범정부 차원의 특별 조사팀을 구성해 석유시장의 투기 행위를 조사토록 지시한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미 법무부를 중심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와 연방거래위원회, 증권거래위원회, 에너지부, 재무부 등이 참여한 특별팀은 석유 및 휘발유 가격 조작과 공모, 사기, 투기 세력의 역할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세계 최대 석유사인 미국의 엑손모빌도 지난 1분기 수익이 70%나 상승해 106억 달러(약 11조 3700억원)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의 휘발유값은 현재 ℓ당 136.54페니로 한해 전 121.17페니보다 12.7% 올랐고, 미국의 휘발유값은 지난주 갤런당 평균 3.84달러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한·EU FTA 파문, 한나라당 현주소 아닌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4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비준안이 부결됐다. 외통위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EU FTA 체결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대책 등에 대한 정부의 설명을 다시 듣기로 했다. 하지만 4월 국회 처리를 기대하는 한나라당과 6월 국회에서 재논의하자는 민주당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이 이렇게 꼬인 데는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 비준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외통위 소위의 FTA 부결 사태 전말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 의원 2명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 4명 중 홍정욱 의원이 “강행처리에 반대한다.”며 기권을 선언하고 퇴장하는 바람에 가결에 필요한 4표를 얻지 못했다. 당론으로 정해진 한·EU FTA 비준안이 여당 국회의원 한 사람의 소신 때문에 첫 관문에서 좌초된 것이다. 여당으로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외교통상부의 FTA 준비 과정도 무성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한·EU FTA 합의문을 번역한 한글본에서 207군데나 오역이 발견돼 국무회의를 세번 거치고 국회에도 세번씩이나 제출했다. 통상교섭본부의 이러한 행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 이것도 모자라 야당 의원에게 “공부 좀 하라.”며 막말을 퍼부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자세는 또 뭔가. 반성의 빛이 전혀 안 보인다. 4월 비준이 무산되면 6월 임시국회에서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한·EU FTA의 잠정 발효(7월)를 앞두고 이행법안 처리 등 준비기간도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이미 지난 2월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정치권은 한·EU FTA 비준 지연이 한·미 FTA 비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한·EU FTA가 발효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을 내심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한·미 FTA 비준을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EU FTA 발효를 미의회의 한·미 FTA 비준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 여권은 야당을 탓하기에 앞서 구성원 사이에 FTA 철학부터 공유하기 바란다.
  •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 조그만 싹에서 열매를 보다/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곤경에 빠진 사람을 도왔다가 무안을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안이 아니라 면박을 받는다면 황당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개인도 아닌 국가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한국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가 그렇다.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고통을 겪는 일본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한국인이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지갑을 열고 저금통을 깼으며, 기업은 거액을 쾌척했다. 바로 이때 일본 정부는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했다. 미증유의 재난에 처한 이웃이기에 역사의 고통도 잊고 성심껏 위로를 건넸더니 뒤통수를 친 격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인들의 온정에 그런 대답을 내놨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시점이 우연히 겹쳤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정된 사안이라 해도 일본 정부의 몰염치와 무신경은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고, 그 즈음부터 한국인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잇단 지진과 원전사고 확대 소식이 날아들고 있지만 사태를 냉정하게 보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문제는 일본이 싫다고 떼어낼 수 있는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방사능비가 내렸을 때 너도나도 우산을 받쳐들고 종종걸음을 쳤던 엊그제를 떠올리면 한·일 관계는 숙명적으로 얽힐 수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역사적으로 이웃 나라들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그랬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가 번번이 갈등을 빚곤 했다. 침략과 방어로 점철된 한·일 관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어서도 안 된다. 비슷해 보여도 매번 닥치는 상황은 새로울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해법을 찾게 된다. 오늘이 어제의 재판이라면 새삼 고민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일본의 대재앙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걱정스럽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은 일본이 하루빨리 재기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많은 일본인들 역시 한국인의 진심에 고마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재지변이 한·일 관계를 새롭게 세울 기회를 가져다 준 것이다. 이런 때 공식 입장밖에 견지할 수 없는 정부 관계보다 민간 사이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일 국민 사이에 생긴 공통 감각을 승화시켜 상생과 공존의 제도화로 연결해야 한다. 사회·문화적인 교류를 강화하는 것과는 별도로 경제적 차원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함으로써 무형의 공감대를 실체를 가진 현실로 구체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부상도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된 중국은 동북아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일 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약화된 상황에서 한·중, 일·중 관계가 심화되면서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과 미국·유럽 사이에서 고달픈 줄타기를 해야 하는 신세다.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아세안 등 지역 공동체가 활발하게 가동되거나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한·일 관계가 발전해 동북아,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려면 단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의 협력적 리더십이 긴요하다. 이번 대지진 때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건넸던 것처럼 한·일 관계의 새로운 국면도 우리가 열어야 한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이 20년으로 길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양국 관계를 견인할 추진력이 많이 약해졌다. 따라서 우리가, 보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이 나서서 민간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두 나라는 고령화, 양극화, 고용불안, 대외 의존성 등 고민거리도 비슷해 머리를 맞댈 여지가 많고 신흥시장 진출과 환경·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일본 대지진은 두 나라에 뜻하지 않은 재앙과 불안을 불러왔지만, 이를 계기로 여리지만 소중한 신뢰의 싹이 피기 시작했다. 두 나라 기업이 신뢰의 땅을 다지고 교류·협력의 물꼬를 주도할 때 그 싹은 깊이 뿌리를 내리고 힘차게 가지를 뻗어 장차 공동 번영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 취득세 세수부족분 2조1000억 전액지원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은 10일 취득세 인하로 발생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세수 부족분을 전액 보전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가진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취득세 인하를 골자로 한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허남식 부산시장, 김문수 경기지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해 이 같은 원칙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달 22일 올해 말까지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취득세율을 현행 2%에서 1%로, 9억원 초과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4%에서 2%로 절반씩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방세인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를 이유로 일제히 반발해 왔다. 이에 대해 당초 행정안전부는 2조 100 0억원, 기획재정부는 1조 7000억원의 세수부족분이 발생한다고 추정해 이견을 보여 왔으나, 금액에 관계없이 100% 보전하기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지방채를 발행하면 전액 인수해서 중앙정부에서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이자까지 보전하기로 했다.”면서 “지자체장들도 100% 이해하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11일 맹 장관을 불러 시·도 당위원장들에게도 취득세 감면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어 9인회동을 갖고 4월 국회 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과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일본의 원전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사실관계에 대해 쉽게 설명해줄 것을 당에서 요청했다. 9인회동에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심 정책위의장과 청와대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정부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임채민 총리실장,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참석했다. 유지혜·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빚더미’ 포르투갈 EU에 구제금융 신청

    막대한 대외부채에 시달리던 포르투갈이 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인 페드로 실바 페레이라는 7일 “오늘 정부가 EU 집행위원회에 공식적으로 구제금융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세 소크라테스 총리는 지난달 긴축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총리직을 사임했으며 오는 6월 5일 총선까지 임기를 유지할 예정이다. 의회 해산 이후 포르투갈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8.8%를 넘어서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EU 집행위원회는 “주제 마누엘 바로주 위원장이 최대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이 600억~800억 유로(약 93조~124조원)의 자금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했다. 포르투갈 경제 일간지는 구제금융 규모가 90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7~9일 헝가리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에서 이에 대해 논의한다. 유로존 국가들의 잇단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는 7일 2008년 7월 이후 3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기존의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인천 “매년 20% 성장” vs 부산 “물동량 7배 많아”

    인천항이 선석 100개를 돌파하면서 전국 최대 항만인 부산항에 도전장을 내밀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물동량은 부산항이 앞서지만 성장세와 항만 운영 첨단화 등을 내세워 우리나라 최초 개항지(1883년)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4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북항에 2만t 규모 2개 선석이 개장됨에 따라 인천항에서 운영되는 선석은 100개에 달하게 됐다. 인천항은 수년 전부터 내항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북항, 남항, 송도신항으로 영역을 넓혀 가며 도약기를 맞고 있다. 인천항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9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단위)로 2009년 157만 TEU에 비해 20% 늘어나 개항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동량도 2005년 100만 TEU를 달성한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친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항만 구조조정을 통해 운영 효율화 및 선진화도 꾀하고 있다. 내항은 청정화물, 북항은 조악화물(Dirty Cargo·누출 우려가 있거나 악취·분진이 발생하는 화물) 처리로 부두별 기능을 특화했다. 따라서 현재 내항에서 취급하고 있는 사료부원료를 비롯해 고철·원목·잡화 등은 2015년까지 북항으로 모두 이전해 처리한다. 운영 효율을 위해 세관,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CIQ기관 합동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했다. 내항은 논란이 되고 있는 재개발에 대비, 고부가가치 청정화물 전담 항만으로 전환하기 위해 타깃 화물별 시장분석은 물론 화주를 대상으로 다양하고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부산항(163개 선석)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419만 TEU. 인천항의 7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인천항의 컨테이너 화물이 전체 화물의 21%인 반면 부산항은 95%를 차지한다. 또 부산항의 성장세는 인천항에 비해 뒤떨어진다. 2003년 처음으로 1000만 TEU를 기록한 이후 연간 증가율이 대체로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항만에서 부산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80%에서 2005년 77%, 2008년 75%, 2010년 73%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부산항이 ‘항만 맹주’의 자리를 쉽게 내줄 것 같지는 않다. 환적화물과 물류기능 확대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전체 물동량에서 환적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45%에서 2020년까지 50%로 늘린다는 복안이다. 또 신항 개발과 함께 배후물류단지(660만㎡)를 조성, 다국적 기업을 유치해 고부가가치의 물류 기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수출량 증가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본·중국·미주로 가는 환적화물을 늘리고 신항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부산항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日식품 솎아내기 지구촌 비상

    日식품 솎아내기 지구촌 비상

    일본 식품에 대한 각국 정부의 철통 봉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해수의 오염 범위는 넓어지지 않고 있지만 방사성물질 농도는 크게 높아졌다. 미국과 홍콩에 이어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도 24일 방사성물질에 오염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인근 지역의 채소, 유제품, 해산물 등의 수입을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캐나다 연방식품검사국(CFIA)은 후쿠시마, 군마, 이바라키, 도치기 등 원전 주변 4개 현에서 생산되는 유제품과 과일, 채소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서류가 없을 경우 수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호주도 일본 4개 현에서 생산되는 유제품, 채소, 해조류, 해산물 등의 시장 유입을 막겠다고 선포했고 싱가포르 식품안전청(AVA)도 4개 현에서 출하된 우유, 유제품, 육류, 해산물, 농산물의 판매를 금지했다. 독일과 영국 등이 일본 식품의 방사선 검사 대상을 확대한 가운데 유럽연합(EU)도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도쿄전력이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법정 농도 한도를 146.9배 초과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도쿄전력은 “최근 내린 비와 냉각 작업에 쓰인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원전에서 30㎞ 떨어진 해역에서는 인체에 영향을 미칠 만한 농도의 방사성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열도 내에서는 일본 기업들의 자국 이탈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인다. 로이터는 23일 쓰나미, 지진, 방사능 등 일본의 ‘삼중고’와 이로 인한 엔고 현상까지 겹치면서 일본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해외로 빼내도록 재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도요타, 소니 등 일본의 대표 수출 기업의 경우 기록적인 강세를 기록한 엔화로 환 부담까지 가중됐다. 소니는 이미 부품 공급 부족이 계속되면 해외 공장으로 생산 기능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연간 300만대의 차량 생산을 유지하겠다던 도요타 사장의 지난 1월 약속도 시험대에 올랐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생산과 관련한 일본의 ‘컨트리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제조업 기지였던 일본이 공동화(空洞化) 위기로 치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일본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 비율은 20년 전 6%에서 최근 20% 수준까지 증가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8.3%에 불과하던 해외 생산 비율이 3년 뒤 11.6%로 뛰어오른 바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분양가 상한제 폐지] 국회 처리 전망

    정부와 여당이 합의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방침에도 불구, 야당의 거센 반대로 국회에서 관련법 처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 처리 의사가 분명해 보인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부동산시장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당·정이 합의한 만큼 4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속 의원별로는 폐지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당론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뜻을 한데 모으기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분양가 상한제를 유지한다는 당론에 변함이 없다.”며 법안 처리를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실제 소관 상임위인 국토해양위원회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는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이미 2년 넘게 계류 중이다.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은 2009년 2월 민간택지에 한해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는 개정안을,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은 같은 해 6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범위를 공공택지까지 확대한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 등에 부딪혀 첫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법안심사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는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법안 심사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이는 당·정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법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이자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최규성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해줄 이유가 없다.”면서 “야권 전체가 공동 대응하는 방안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물론 한나라당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표결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토위 소속 전체 의원 31명 중 한나라당 의원은 송광호 위원장을 비롯해 절반이 넘는 18명이다. 문제는 강행 처리에 대한 뒷감당이다. 여야 간 이해가 첨예한 만큼 국회 파행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27 재·보궐’ 선거를 앞둔 데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북한인권법 등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쟁점 법안들이 산적해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다.. 다만 국민 여론이나 부동산시장 흐름 등이 법안 처리 여부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법 개정이 지연될 경우 부동산시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풀릴 때까지 일시적으로 공급이 위축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장을 안정시켜야 할 정부와 정치권이 오히려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여야가 자기 주장만 고집하기 어려운 이유가 될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2개 생필품 국내외 가격차 조사”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국내 수입·판매업체들의 폭리를 막고 가격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올해 1분기에 밀가루·라면·빵·쇠고기·돼지고기·설탕 등 22개 생활필수품의 국내외 가격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를 통해 “국내외 상품 가격 차이에 대한 정보의 적시성 및 유용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국내외 가격차 조사방식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기존 48개 품목 중 26개 품목을 생필품 중심의 28개 품목으로 새로 교체하고 조사주기도 연 1회에서 품목별로 분기 또는 반기로 단축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특정 브랜드 비교뿐만 아니라 동일 품목 내 유사제품군의 국가별 평균가격 비교도 추가했다.”면서 “조사결과 국내 가격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원인을 분석해 시장행태 시정 및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관련, 김 위원장은 “생필품·원자재 등 국내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국제가격 카르텔(가격담합)을 적극적으로 적발·시정하겠다.”며 “이를 위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당국과의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격거품 논란이 큰 제품에 대해선 제품의 원자료 구입부터 제조, 도·소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제품의 유통흐름과 기업행태 및 관련 제도 등을 조사하는 계통조사를 실시해 유통구조 효율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과점적 시장구조 개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서민생활과 밀접한 TV홈쇼핑과 화장품 산업에 대한 시장분석을 추진하고, 석유산업의 경우 주유소들이 정유사를 교체할 때 정유사들의 거래 거절 관행 등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그리스 신용등급 B1으로 세단계 강등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7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a1’에서 ‘B1’으로 세 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부채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필요한 재정 긴축 조치와 구조 개혁 목표가 여전히 높고, 시행과정에서 상당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B1 등급은 벨라루스, 볼리비아 등과 같은 수준의 신용등급이다. 새라 칼슨 무디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디폴트 가능성이 현저하게 커지고 있다.”고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무디스의 결정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추가 등급 하락도 가능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코메르츠은행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프 웨일은 “이미 시장은 ‘그리스 디스카운트’를 하고 있고, 평가사는 그 뒤를 쫓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에도 유럽연합(EU)이 상환 조건을 완화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칼슨은 “설사 조건을 완화한다고 하더라도 그리스의 장기적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디스의 발표에 그리스 정부는 “객관성과 균형된 평가가 결여됐다.”며 발끈했다. 나길회·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王서방’ 오일머니 쓸어 담는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의 대(對)이란 경제제재 와중에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세관 등의 자료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액은 지난 10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2000년 25억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액이 지난해 293억 달러로 늘었다. 중국은 323억 달러를 기록한 유럽연합(EU)에 이어 2위이지만 단일 국가 기준으로는 이미 오래전에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안바오쥔(安寶鈞) 연구원은 “서방 기업들이 이란 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일부 중국 기업이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면서 “서방의 제재가 중국과 이란의 경제적 유대를 상당히 돈독하게 만들어 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이란으로부터 182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원유와 석탄 등 에너지원이 130억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어차피 중국으로서도 에너지 확보는 필수적인 만큼 무역역조는 중요하지 않게 여긴다. 중국은 대신 이란에 기계류, 전기·전자 장비, 자동차, 철강제품, 합성수지, 의료장비, 가구 등 다양한 영역의 제품들을 111억 달러어치 수출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서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의 인강(殷罡) 연구원은 “최근 양자 간 교역 품목은 전투기·탱크·중화기 등 무기나 금수 물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제재가 양자 간 교역을 훼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과 이란의 에너지 협력은 서방 제재 속에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란은 서방의 거대 석유회사들이 철수하자 2008년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페르시아만 북파르스 지역의 가스전을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란이 중국에 공급하는 원유는 중국 전체 수입 물량의 7%에 이른다.  중국과 이란의 교역규모는 2015년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기업들 부담 더 안늘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기업들 부담 더 안늘어”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다고 기업의 감축량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도입과 관련해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황석태 환경부 기후대기정책 과장은 제도 도입의 당위성부터 강조했다. 배출권 거래제는 현행 목표관리제보다 우월한 온실가스 감축 제도로 관리업체의 감축 한계비용이 모두 상이한 상황에서 기업 간 거래를 허용함으로써 기업과 국가도 획기적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결과 비용 최대 68% 절감 그는 “연구를 통해서도 최대 68%까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추정 결과도 나왔다.”면서 “배출권 거래제는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열등한 규제(나쁜 규제)를 우월한 규제(좋은 규제)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도가 도입되면 감축량이 늘어나고 업계의 비용도 증가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업 입장에서 추가 비용은 유상할당(경매)인데, 유럽연합(EU)도 1차 시기에 전체 할당량의 0.12%만 유상할당을 실시했듯이 우리나라도 이보다 더 많은 유상할당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유상할당을 통해 마련된 재원은 온실가스 감축 업체에 다시 지원된다는 점에서 추가 비용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열등한 규제를 좋은 규제로 바꾸려는 것인데 산업계는 일방적으로 반대적 입장에서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입 2년 늦춰 CO2 급속 감축해야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탄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녹색성장의 비전을 달성하려면 배출권 거래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2013년(녹색성장위·환경부)부터 도입하려던 안이 2015년(산업계)으로 늦춰짐에 따라 정부와 산업계도 부담을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통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 전망치 대비 30% 감축하려면 가파른 감축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황 과장은 “산업계와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안이어서 제도가 도입될 때까지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도가 도입되고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대우조선 6兆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대우조선 6兆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10척을 2조원에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올해 안에 추가로 20척을 더 수주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외 조선 업계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인 6조원의 ‘빅딜’을 성사시켰다. 대우조선은 21일 남상태 사장과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AP 몰러머스크의 아이빈트 콜딩 사장이 영국 런던에서 1만 8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에 대한 수주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 선박은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4년까지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컨테이너선 1척당 가격은 2000억원 수준으로 10척에 대한 총 계약 금액은 2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대우조선과 머스크는 추가로 비슷한 크기의 선박 20척을 더 수주하는 옵션 계약에도 합의했다. 옵션분까지 포함하면 이번 프로젝트 금액은 6조원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조선·해양 분야의 단일 계약으로는 세계 최대기록이자 대우조선의 올해 전체 수주 목표인 110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머스크사가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나머지 20척에 대해서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심각한 경제위기가 다시 닥치지 않는 한 올해 안에 정상적으로 발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컨테이너선은 길이 400m, 폭 59m의 세계 최대 크기의 선박이다. 갑판 면적만 축구장 4개를 합친 규모다. 한꺼번에 컨테이너 1만 8000개를 실어 나를 수 있고, 컨테이너를 일렬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5개를 합친 것과 같은 4만 5000m 높이다. 남 사장은 “이번 계약은 컨테이너선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사건”이라면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시장을 선도,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현대상선, LA 컨테이너 터미널 개장

    현대상선, LA 컨테이너 터미널 개장

    현대상선은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 개장식을 가졌다. 새롭게 개장한 터미널인 CUT(California United Terminals)는 1992년 개장해 19년간 운영하던 롱비치항의 기존 터미널을 LA항으로 이전한 것이다. 개장식에는 이석희 현대상선 사장과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 제럴딘 나츠 LA항만 청장 등 250여명의 관계자와 교민이 참석했다. 새 터미널에는 주 1회 6800TEU급 선박과 4500TEU급 선박이 각각 기항한다. 연간 화물처리량은 120만TEU로 이전 96만TEU보다 25%가량 향상됐다. 터미널에는 겐트리크레인 4기와 GPS 화물위치정보서비스 등이 갖춰져 효율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2013년에는 로테르담 컨테이너에 전용터미널을 개장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부 “7월 잠정발효 기대”

    정부는 17일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한·유럽(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통과된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외교통상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 국회의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 절차도 조속히 마무리돼 한·EU FTA가 예정대로 올해 7월 1일 잠정발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EU FTA가 잠정발효되면 세계 최대 시장이자 주요 교역파트너(2009년 기준 제2위 교역파트너)인 EU시장을 선점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한·EU 정상회담 시 출범한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확연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정부와 마찬가지로 환영 입장을 밝히며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한·미 FTA 논의 시작을 촉구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계 최대 유럽시장의 문이 활짝 열렸다.”면서 “이제 공은 대한민국 국회로 넘어온 만큼 우리 국회도 한·EU FTA 비준동의안 심의 및 의결에 조속히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한·EU FTA 및 피해농가 등을 고려한 후속 대책의 철저한 검증을 주장하며 경계하는 시각을 드러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협상 기간 그 내용을 공유했던 유럽의회와 달리 우리 정부는 협상 내용을 보고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국회에 특위를 구성해 협상 내용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먼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우리 당은 FTA를 찬성하지만, 한·EU FTA가 마냥 착한 FTA는 아니다.”라면서 “구제역으로 고통받는 축산농가 등과 같은 피해계층과 분야에 대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구제역 때문에 기반이 허물어져 가는 이때 EU와 FTA를 체결하는 것은 축산농가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2월 국회에서 섣불리 FTA를 비준하려는 시도를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5억 유럽시장 먼저 빗장 풀었다

    유럽의회가 17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동의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오는 7월 1일 잠정 발효 예정인 한·EU FTA를 위한 내부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됐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EU FTA 동의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제통상위원회(INTA) 표결 때와 마찬가지로 찬성 465, 반대 128, 기권 19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지난 8일 INTA에서는 찬성 21, 반대 4로 가결, 본회의에 회부됐다. 본회의는 한·EU FTA 협정 발효 이후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할 경우 역내 산업을 보호하는 장치가 될 ‘양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이행법안도 표결 처리했다. 본회의에서 한·EU FTA 동의안이 가결됨으로써 인구 5억명의 유럽시장과 한국 간 FTA의 EU 측 절차는 사실상 완료됐으며 우리 국회의 비준 절차가 남게 됐다. EU 측은 7월 1일 잠정발효에 앞서 6월 30일까지 한국 정부에 “의회 동의 등 내부 절차를 완료했다.”고 통보하는 절차만 진행하면 된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한국 갈 길은 제조업… 금융업 미래동력 삼는건 어리석어”

    “한국 갈 길은 제조업… 금융업 미래동력 삼는건 어리석어”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에 거침없이 메스를 댔다. 장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여야 정치권이 벌이기 시작한 복지 논쟁은 장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와 같은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여야 간 진지한 고민과 대화를 주문했다. “한국 경제의 방향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라며 강도 높은 금융 규제를 역설하기도 했다. 1990년부터 이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일련의 저서를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은 더 이상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일부에선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 보인다,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단순하게 말하면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그런 거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라고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이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국가 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 게 맞지만 한국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단기간에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금융업은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로 규제를 완화한 탓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들이 FTA를 맺는 건 비판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경제 규모와 수준이 두 배쯤 차이나는 상대와 FTA를 맺으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연합(EU)과 FTA를 맺는다면 대다수 중소기업과 농업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기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외환위기 이전 은행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 지금의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 주주자본주의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은행의 기업대출이 전체 대출의 80%를 넘을 정도였다.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은행이 기업대출은 기피하고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돈벌려 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지금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됐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산업정책’이라는 말 자체가 관치경제의 요소를 담은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과거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지만, 정부가 선별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현재 가장 취약한 분야가 부품소재 산업이다. 이 분야는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영역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제조업, 특히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이 강조되고 있는데.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소용이 없다. 먼저 대기업의 불공정 경쟁을 강력 규제해야 한다. 한국은 과거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가했다.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했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해법은 두 가지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하거나,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도록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 세금도 내기 싫고 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식으로는 곤란하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으로 되돌아가자는 말이냐’는 비판도 있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라는 식으로 질문하는 자체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다. 이건 잘했지만 저건 못했다는 걸 용납 못하는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박정희 경제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 게 결코 아니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주주중심경제로 가야하는 것인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은 없다. 다만 소액주주운동은 1980년대부터 미국에서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가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에서 참여연대가 주도한 소액주주운동은 주주자본주의 논리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 대타협은 물 건너간 것인가. -노무현 정부 당시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했을 때는 국제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재벌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복지국가를 얘기하면 진보진영에서도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던 게 불과 몇 년 전인데 지금은 복지가 대세가 됐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이대로 두면 재벌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 다 먹힌다. →정치권에서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복지국가가 돼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합의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복지가 안 되고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가 의대와 법대로만 몰리고 출산을 기피하고 사교육 광풍이 분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지 특정 계급이나 집단이 될 수가 없다. 일단 무상복지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상급식을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부자가 세금을 한푼이라도 더 내니까 부자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라고 하면서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뺀다면 민주당의 ‘3+1 복지정책’(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 등록금)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건 지속 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빼앗아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이게 된다. →대처 전 총리가 영국병을 고쳤다는데. -신자유주의자가 대처리즘을 선전하면서 영국병을 얘기하지만 그건 실체가 없는 신화일 뿐이다. 경제성장률만 봐도 대처 이전과 이후에 차이가 없다. 과감하게 복지지출을 삭감하고 감세를 했다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하지만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났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계속 얘기하고 싶은 것 두 가지를 꼽고 싶다. 먼저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가입국 가운데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과 두 번째로 낮은 복지 지출 등에서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10년 전만 해도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무너진 걸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선진국과 저개발국을 모두 경험한 우리나라가 양자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구실을 한다면 지구적 차원의 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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