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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극해의 경제학… 뱃길 운송비 절반·20일 단축

    북극해의 경제학… 뱃길 운송비 절반·20일 단축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16세기 영국 탐험가 월터 롤리의 말은 400여년이 흐른 지금도 유효하다. 주요 2개국(G2)인 중국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새 경제 구상인 일대일로의 한 축으로 삼은 것도 바닷길의 중요성을 꿰뚫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울산항에서는 국내 최초로 북극해 항로와 러시아 내륙 수로를 연계한 운송로를 통해 카자흐스탄까지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1100t을 실어 나르는 배가 떠났다. 신항로 개척으로 운송 기간은 20일, 운송비 부담은 절반으로 줄었다. 빠른 하늘길도 있는데 바닷길이 물류에서 중요한 까닭은 뭘까. 무엇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꺼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양에서 배와 비행기는 큰 차이를 보인다. 배에 컨테이너 2만대 분량을 실을 수 있지만 비행기에는 5대도 싣기가 어렵다. 우리 수출입 물량의 99.8%(11억 9000만t)는 바다를 통해 나간다. 바닷길은 불경기일수록 인기가 더 높다. 화주들이 마진을 남기기 위해 운송비를 최대한 줄이려 항공화물에서 해상화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입 물량의 99.8%가 바다 통해 수송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화주는 운임 부담력이 커지면 시간 여유가 있는 한 항공보다 운임비가 싼 해상으로 물건을 보내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조선·해운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해상 물동량은 지난해 107억t으로 20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신항로 개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항로 개척은 두 가지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운항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운항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북극해 항로처럼 새 항로를 뚫는 것이다. 전자는 새 시장을 열거나 교역을 활성화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가구업체가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나무를 발견해 매매거래를 만들고 나무를 선적하기 위해 배를 대면 새 항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후자는 최단 운송거리를 통해 운송비를 절감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시간을 절약해 제품의 생산 시간과 재고의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신항로 개척은 시장 선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록 길을 개척하는데 따른 투자 부담은 있지만 기항지를 개척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많다. 지하철역이 새롭게 들어선 곳에 상가가 들어서고 사람들이 북적이면서 하나의 상권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최근 합종연횡하면서 몸집을 재편하고 항로 경쟁을 벌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 1, 2위 해운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자신들이 속한 해운동맹 ‘2M’에 현대상선을 가입시킨 것은 태평양 항로에 취약한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현대상선이 보유한 미주 항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현대상선을 흡수 통합해 시장점유율을 강화하겠다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감안했을 것이다. ●부산~로테르담은 기간 10일·거리 32% 짧아져 항로는 주로 선사들이 정하며 20~30%가 노선 버스처럼 정해진 항로를 오가는 정기선이다. 컨테이너선이 해당된다. 택시, 이삿짐센터 차처럼 필요할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다니는 부정기선이 전체 70~80% 수준이다. 정기선은 화물이 있건 없건 약속된 노선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운임비가 비싸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때에 맞춰 화물을 싣고 오기 때문에 월마트 등 대형 화주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부정기선은 기름, 가스, 철광석 등 자원과 쌀, 보리 등 곡물들을 주로 실어 나른다. 신항로 개척에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정보력’이 꼽힌다.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이사는 “미국 등 선진국이 앞서가는 이유는 지구상의 각종 정보를 취합해 미래 어느 나라에, 어떤 교역이 활성화되는지를 예측하는 것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국내 기업이 2년 연속 북극해 항로를 운항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북극해 항로는 통상 북극해의 러시아 연안을 통과하는 항로로 2013년 현대글로비스가 시범 운항을 한 뒤 지난해 CJ대한통운이 국적 선박으로는 처음 북극해 항로를 상업 운항했다. 올해는 흥아해운 계열사인 SLK국보와 해운기업 팬오션이 이달부터 9월까지 각각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로 플랜트 설비를 운송한다. 특히 SLK국보가 운항하는 북극해 항로~러시아 내륙 운송로는 기존 아시아~유럽항로(수에즈운하 경유)~내륙 운송보다 20일 이상 운송 기간을 단축시키고 운송비도 50%를 아낄 수 있다. 기존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 철도 운송은 철도 화물 차량을 특수 제작해야 하고 터널 폭과 높이 제한 때문에 중량물 운반이 불가능했다. SLK국보는 북극해 항해에 적합한 내빙선을 해외에서 빌려 왔다. 팬오션도 기존 유럽~북극해 항로보다 운송 기간은 27일, 운송비는 30% 절감했다. 북극해 항로의 가장 큰 장점은 운항기간 단축이다. 북극해를 통한 부산~네덜란드 로테르담 간 운송 거리는 1만 5000㎞로 기존 항로보다 32%, 운항 일수로는 10일이 줄어든다. 다만 북극해 얼음이 녹는 7~10월에만 운송할 수 있고, 쇄빙선을 갖춰야 하는 등 경제성과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亞~유럽 물류비 절감·북극 자원개발 가치 충분 김 본부장은 “북극해는 아시아~유럽 간 물류비 절감과 북극 자원개발을 연계해 해운 물류시장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적 선사들이 활용할 가치가 충분하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적극 뛰어든 만큼 늦지 않게 북극해 항로에 적합한 배를 개발하고 경험 축적과 외교적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철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은 “극지 전문인력 양성과 북극해 항로 이용 선박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러시아 등 연안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북극해 항로 시대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외항선사 항로 작년 유럽 비중 39%로 1위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적 외항선사들이 가장 주력하는 서비스 항로는 어디일까. 선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14개 선사들은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항로에 300여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1948년 2월 ‘우편을 배달한다’는 의미의 조선우선의 앵도호는 광복 후 처음으로 홍콩 항로에 취항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대한해운공사(현 한진해운)의 홍천호는 대일 항로에 첫 물꼬를 텄다. 태평양(북미) 항로에 취항한 것은 1953년 2월 대한해운공사의 부산호, 마산호 등이었다. 지난달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 기준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등으로 가는 유럽 항로(극동·동남아·아프리카 경유)가 39.3%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밴쿠버가 있는 북미 서안 항로(중동·동남아·극동 경유)가 25.3%, 유럽과 아메리카를 잇는 대서양 항로 10.5%, 중동 항로 9.9%, 지중해 항로 5.1% 순이었다. ●수익 없는 항로 재편… 신항로 수익 창출 힘써야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으로만 따지면 한·중·일 극동아시아 항로가 가장 물동량 처리가 많다. 2014년 기준 극동아시아 항로 물동량은 76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체 1460만 TEU의 절반에 달했다. 이어 동남아 200만 TEU, 미국 180만 TEU, 유럽 130만 TEU, 중동 70만 TEU 순이었다. 김 본부장은 “300여개 항로 중 중간 수익이 나지 않는 항로는 재편하고 기항지를 바꿔 신항로의 수익이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선박 매각 등 구조조정을 마치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전 세계 정기선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5%에서 4%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이사는 “항로가 줄어 외국 선사로 대체되면 수출입 운송비 부담이 늘어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계 디지털 정보 싹쓸이 ‘정보 주권’ 위협하는 구글

    세계 디지털 정보 싹쓸이 ‘정보 주권’ 위협하는 구글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의 디지털 정보 독점에 맞서 각국에서 ‘정보 주권’이라는 방패를 꺼내 들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들어 구글에 반독점 혐의를 적용해 철퇴를 가한 데 이어 미국과 새로운 정보 공유 협정을 맺어 유럽의 데이터 통제 권한을 강화했다. 인도는 지난달 구글의 3차원 사진 지도 서비스인 ‘스트리트 뷰’ 서비스에 불허를 통보했다. 주요 안보 시설과 교통 요지 등이 스트리트 뷰에 노출될 경우 테러와 같은 안보 위협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구글이 지난달 정부에 대축척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정식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정보 주권’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구글이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준비하는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산업혁명에 뒤처져선 안 된다는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개인정보의 국가 간 이동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구글은 구글 검색과 지메일, 구글 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 다른 IT 기업들을 압도하는 방대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각국의 디지털 정보를 포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본사의 정책을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정보 주권’ 싸움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구글 스탠더드’에 가장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는 건 EU다. EU와 미국은 지난 12일 유럽으로부터의 데이터 반출 규정을 새롭게 정립한 ‘프라이버시 실드’ 협정을 체결했다. 유럽 내에서 수집한 정보의 자유로운 미국 반출을 보장해 온 기존의 ‘세이프 하버’ 협정을 폐기하고 보다 강화된 제동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2000년 체결된 ‘세이프 하버’ 협정을 발판으로 구글은 유럽에서 검색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미국 정보 당국이 구글 등의 서버에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용자들을 무분별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전직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를 계기로 개정 논의에 불이 붙었다. 새롭게 마련된 ‘프라이버시 실드’는 미국 기업들이 유럽의 정보 보호 기준을 준수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증하게 하는 등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글이 우리 정부에 반출을 요구하고 있는 지도 데이터는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작한 1대5000 축척의 지도로,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수준의 지도다. 오차 범위는 3.5m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014년 영문으로 제작된 1대2만 5000 축척의 지도를 해외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지만, 구글은 길 찾기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이보다 정밀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 측은 “정부의 검토와 승인을 거쳤으며 국내 기업들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데이터로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IT 업계에서는 단순한 지도 데이터라도 이용자 개개인의 위치정보와 결합할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시대의 빅데이터는 스마트폰으로 수집된 개인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 행적을 근간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위치추적 기능은 이용자의 이동 경로와 행적, 위치를 시간 단위까지 구글 지도에 타임라인으로 저장할 정도로 정교하다. IT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이용자들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인식하고 구글 지도에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를 구글이 자유롭게 가공해 위치 기반 광고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 사생활 침해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구글이 국내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위성지도에서 청와대나 군사시설 같은 국가 안보 시설을 블라인드 처리할 경우 반출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외로 가져간 지도 데이터에 대해서는 국내법상 사후관리 규정이 없어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는 이상 각종 심사로부터 자유롭게 된다. 이 때문에 데이터의 반출 여부를 넘어 글로벌 IT 기업으로부터 데이터에 대한 관리와 통제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경제 블로그] 5년 만에 구글에 칼 뽑은 공정위… 이번엔 날 좀 세울까

    [경제 블로그] 5년 만에 구글에 칼 뽑은 공정위… 이번엔 날 좀 세울까

    글로벌 기업 봐주기 비판 있지만 통상마찰 소지 등 접근 신중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매의 눈을 들이대고 있습니다.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 직원들은 지난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구글코리아 본사에 들이닥쳤습니다.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공정위는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에 공급하면서 다른 OS는 쓰지 못하도록 강요했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위가 구글 조사에 나선 것은 2011년 4월 이후 5년여 만입니다. 당시 네이버와 다음(현 카카오)은 “세계 1위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과 ‘구글 지도’ 등 자사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탑재해 피해를 봤다”며 공정위에 제소했습니다. 2년이 흐른 뒤 공정위는 구글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구글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이 10%에 불과해 경쟁을 제한한다는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올 들어 공정위 입장이 좀 난처해졌습니다. 같은 사안을 조사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 4월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결론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공정위가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의 80%를 차지한 구글에 대해 너무 관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공정위가 글로벌 기업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월 공정위 사무처는 미국 데이터 관리업체 오라클이 국내 기업과 계약할 때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끼워 판 혐의를 찾았지만, 1심 법원 기능을 하는 공정위 전원회의는 무혐의 판정을 내렸습니다. 스마트폰 기술 특허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퀄컴, 연비 조작 차량을 허위·과장 광고한 폭스바겐, 이동통신 업체에 신제품 단말기 광고비를 떠넘긴 애플 등도 현재 공정위의 심사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제아무리 잘나가는 글로벌 기업이라도 다른 나라에서 장사하려면 현지법을 지켜야 합니다. 다만 이들에 대한 조사는 자칫 통상 마찰을 부를 소지가 있고 외국의 경쟁 당국에 본보기가 되는 만큼 한층 신중하고 똑부러진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금 사재기에 나선 중국의 다마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금 사재기에 나선 중국의 다마들

     중국의 금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복부인 격인 ‘다마부대’가 주식시장을 떠나 금 사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이 올 상반기 동안 홍콩으로부터 수입한 금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5배나 많은 458억 위안(약 7조 7550억 원)에 이른다고 홍콩 해관총서(세관)의 자료를 인용해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이같은 규모는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금 수입액 1730억 위안(29조 2920억 원) 가운데 25%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전년 같은 기간의 경우 2.8%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이 홍콩에서 들여오는 금 수입 실적이 급증한 것은 다마부대가 미국의 금리인상 등 시장 불안 요인에 대비해 주식보다는 금을 집중적으로 매집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재스퍼 로 킹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금값이 지난 3주간 6% 상승하는 등 올들어 28%나 올랐다”며 “중국의 다마 투자자들이 주요 금 구매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값 상승세가 연초부터 시작됐다”며 “미국 금리인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 등의 악재가 겹치는 바람에 금이 안전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 매입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헤지(위험 회피)를 위한 목적도 있다. 위안화 가치는 미 달러화 대비 지난해 5% 절하된 데 이어 올들어 3% 이상 추가 절하됐다. 앞으로도 위안화 가치는 중국의 경기둔화 탓에 더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금은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도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물인 점도 다마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한다. 전란을 많이 겪은 중국인들은 긴급 상황에서 재빨리 챙길 수 있는 금붙이를 몸에 지니는 관습도 있다. 다마들의 금 투자는 시진핑(習近平) 정권 출범 이후 반부패운동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중국 사법당국의 눈을 피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기 어렵게 되자 금을 사 모으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중국과 홍콩 간 금 거래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국경 간 선적 절차를 간소화할 방침인 까닭이다. 이에 따라 스위스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금 거래업자들은 중국의 금 수요 증가를 고려해 홍콩에 전문업체를 설립하고 있으며 일부는 아시아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홍콩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마부대의 투자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 2013년 4월 들어 국제 금가격이 떨어졌을 때 다마부대는 10일간 300t의 금을 집중 매집했다. 하지만 4월 12일 온스당 1550달러였던 금값이 3일만에 1321 달러, 다시 110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다마들은 치명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금 300t 매입을 기준으로 다마부대의 손실을 추정해본 결과 우리 돈 2조 5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다마들은 금을 장기 투자종목으로 생각하는 까닭에 금 시세 등락에 크게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다. 지난 노동절 연휴 기간 10만 위안 어치의 금을 구매한 한 다마는 “20년이 지나도 금은 제값을 할 것”이라며 “급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금은 최고의 투자 종목”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다마(大媽)부대 한국의 ‘복부인’ 일본의 ‘와타나베부인에 해당하는 중국의 ‘아줌마부대’ 정도로 해석된다. 중국이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막강한 재력을 갖춘 40~50대 중년 여성들이 소비와 재테크 부문에서 중국 경제의 한 축으로 떠오르며 ‘다마부대’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중국 증시의 주력 투자자들인 이들이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등 경제환경이 악화되고 불확실해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한 금 현물시장에 손수레를 끄는 중년 아줌마들이 몰려와 매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널리 알려졌다. 2013년 다마들이 국제 금시장에 ‘큰손’으로 등장하면서 ‘다마(dama)’가 미국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아마존도 테슬라도 ‘로켓 재활용’ 활발

    지난달 중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이 4회 연속 로켓발사체 귀환시험에 성공했다. 발사체(로켓)를 재활용해 우주여행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 것이다. 테슬라의 창업자 앨런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 역시 로켓 재활용을 위한 시험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960년대 미국과 구소련의 군비경쟁으로 촉발된 우주개발이 2000년대 들어 여행과 화물 운송 같은 사업 모델을 갖춘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제2의 우주개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기존의 위성 운용이나 위성사진 판매가 아닌 로켓 발사와 운용에까지 민간이 뛰어들면서 우주선진국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발사체 개발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EU·日·中 도 우주발사대행 시장으로 유럽우주청(ESA)은 2014년 12월 장관급 회의를 열고 약 41억 유로(약 5조 1554억원)를 투자, 유럽의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6’를 개발하기로 했다. 유럽은 그동안 저렴한 로켓발사 서비스 비용을 강점으로 위성발사 대행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으나, 최근 스페이스X의 상업발사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끼고 2020년 운용을 목표로 새로운 로켓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일본도 발사서비스 시장 진입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로켓 개발에 착수했다. 일본은 현재 운영 중인 H2의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발사체 H3 개발을 2013년부터 시작했다. 총 1900억엔(약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시험발사, 2021년 정지궤도 위성 진입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로켓 발사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일본은 H3 개발을 통해 발사 비용을 지금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 세계 발사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초대형 로켓 ‘창정 7호’ 발사에 성공한 중국도 중·대형 위성발사는 물론 유인로켓 발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특히 개발 초기부터 러시아의 기술을 적극 이전받으면서 로켓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의 로켓 발사성공률은 2000년 이전까지 83%에 불과했지만 2011~2015년에는 97.7%로 올라섰다. 특히 2015년에는 19기의 로켓과 45개의 위성발사를 모두 성공시켜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 ●기업 저비용 성공 요인은 ‘스핀오프’ 보통 발사체(로켓) 개발은 천문학적인 예산과 장기간의 연구개발, 대규모의 인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창업 10년 남짓 된 벤처 수준의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 로켓 개발과 발사체 서비스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된 우주기술들의 ‘스핀오프’(기술이전·spinoff) 덕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64년 ‘기술활용계획’을 시작으로 다양한 우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상용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다. 메모리폼 베개, 매트리스, 냉동 건조식품, 전자레인지, 정수기, 가스탐지기 등이 스핀오프를 통해 상용화된 대표적인 기술들이다. 스페이스X의 팰콘 로켓 엔진 역시 스핀오프 덕분에 확보할 수 있었다. 스페이스X는 1950년대 나사에서 연구해 아폴로 프로그램에서 사용된 추진제 인젝터, 터보펌프 등을 그대로 사들여 활용했고, 다양한 형태로 이전된 엔진기술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엔진의 성능을 개량하고 개발할 수 있었다. 나사를 통해 다양한 시험시설을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고속성장의 발판이 됐다.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도 기대”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미래 유망산업인 항공우주분야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우주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며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단순히 로켓 개발과 달탐사가 목적이 아니라 민간 우주개발 산업 활성화라는 또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을 제외하고는 로켓 기술과 관련해 우주선진국들처럼 축적된 기술도 없고 관련 산업 저변도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시험시설도 마땅치 않아 개발과 시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연소 불안정 극복과 용접기술 확보다. 연소 불안정은 로켓의 연료가 완전히 타지 못하는 현상으로 로켓에 영향을 줘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지 못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로켓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꼽힌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도 불안정 연소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지난달 초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수행한 75t급 엔진 75초 지상연소시험을 통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은 과제는 로켓의 연료가 채워지는 추진제 탱크의 용접 문제다. 한국형 발사체 추진제 탱크는 직경이 2.6m에 이르지만 두께는 일반 산업용 탱크보다 얇아 용접과정에서 변형되기 쉬운 만큼 변형을 막고 비행 중 압력과 하중을 견딜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용접 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국내 우주산업은 대부분 정부 투자에 의지하고 있으며 위성활용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우주산업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라는 유럽 통합의 성장통/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브렉시트라는 유럽 통합의 성장통/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브렉시트가 만들어 낸 충격으로 온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당장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문제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장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 단계에서 정치·경제·무역에 미치는 장기적 파급효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확실한 것은 영국인들이 유럽연합(EU) 이탈을 희망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려면 먼저 영국이 탈퇴 의사를 통보한 뒤 EU와 2년 내 협상을 마무리 짓고 그 결과를 영국 및 유럽 의회가 인준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착잡하다. 무역자유화와 노동력 이동을 기반으로 공동시장 건설에 일조한 영국에 우호적 시각과 함께 추가 이탈의 도미노를 차단하고 내부 단합을 위해 징벌적 대응을 하자는 입장이 공존하는 탓이다. 영국은 유로 체제에 편입돼 있지 않고 국경 개방 조약인 솅겐협정의 비당사자이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확대일로에 있는 무역금융의 수요와 세계적 금융 허브 역할을 해 온 런던의 위치를 고려하면 브렉시트는 국제무역 전반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무역은 글로벌 가치 사슬로 얽혀 있고 자본 및 인력 이동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영국은 물론 EU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영국과 EU는 제3국과 무역협상을 추진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의 새 회원국으로 가입해야 한다. 영국이 WTO 회원국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양허표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은 그간 EU가 추진해 온 미국 및 일본과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영국과 EU는 양자 교역 관계를 새로 설정해야 한다. 크게 네 가지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첫째, 영국이 유럽경제연합체(EEA)에 가입함으로써 EU 시장에 접근하는 노르웨이 모델이다. 이 방식은 막대한 기여금 납부와 인력 이동을 허용하는 반면 정책 결정권은 갖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둘째, EU와 100여개 이상의 양자협정 체결을 통해 EU 시장에 접근하는 스위스 모델이다. 역시 여전히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면서도 일정 기여금을 납부해야 하고 새 협정 교섭에 시일이 소요된다. 셋째, EU·캐나다의 포괄적자유무역협정(CETA) 모델로 이는 서비스와 투자의 자유화를 규정하지 못하는 EU·터키의 관세동맹 모델보다 더 유력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영국이 각각 WTO 회원국으로서의 독립적인 지위만 유지하는 선택도 있다. 이 방안은 EU와는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브렉시트가 궁극적으로 확정될지, 확정된 후 영국과 EU가 어떤 관계를 정립할지는 그들의 선택이다. EU는 1992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출범한 이래 숱한 도전과 갈등을 극복했고 2009년 리스본 조약이 발효되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그러나 전대미문의 난민위기와 소득격차, 만성 실업 문제에 발목이 잡힌 데다 EU를 이끄는 지도력과 포용력도 끊임없는 도전을 받았다. 브렉시트는 유럽 통합이라는 거대한 실험의 실패를 알리는 서곡일까, 새 모멘텀을 위한 성장통일까. 후자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혁신과 진화는 심각한 자기부정에서 출발하지 않는가. 물론 유럽은 지난 60년간 꿈꾸고 숙성해 온 통합 유럽의 비전과 이를 실증할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전후 유럽이 추진해 온 통합 과정은 경이로운 정치 실험이었기에 그 창의성과 도전정신에 거는 기대도 크다.
  • 까르르~ 전통시장 안 워터파크

    까르르~ 전통시장 안 워터파크

    시민들이 17일 서울 중랑구 중랑동부시장 내 설치된 에어바운스 물놀이장에서 미끄럼틀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행사는 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제공하고 전통시장을 도심 속 문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열렸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죽다살아난 막말 존슨 브렉시트 설거지 한다

    죽다살아난 막말 존슨 브렉시트 설거지 한다

    예상 밖… 존슨 외무장관 기용 탈퇴·잔류파 아우르는 메시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52) 전 런던시장이 13일(현지시간) 새로 출범하는 ‘메이 내각’에서 외무장관으로 기용됐다. 막말과 기행을 거듭한 그가 다른 나라들과 ‘브렉시트 설거지’를 하게 됐다. 금발의 더벅머리인 존슨은 직설적이면서도 달변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정치인이다. 그는 EU 탈퇴가 결정되자 차기 총리 후보 0순위로 거론됐었다. 그렇지만 절친한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이 총리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총리 불출마로 돌아섰다. 이후 테리사 메이 총리와 총리 경선에서 맞붙었던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부 차관을 지지했지만 정작 레드섬은 경선을 포기해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었다. 메이 총리가 예상을 뒤엎고 존슨을 외무장관에 기용하면서 그는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섰다. 일부에서는 존슨이 장관직은 처음이지만 자유무역 신봉자인데다 런던 시장 시절 중국과 인도 등을 다니는 등 외무장관 자리에 적합하다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의 이런 인선은 잔류파와 통합파를 아우르겠다는 적극적인 의사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존슨이 과거 타국 지도자를 향해 고의에 가까운 모욕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 국제관계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5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염소와 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을 암시하는 시를 잡지에 보내 터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존슨은 지난 4월 영국을 방문해 브렉시트 반대 의사를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도 ‘부분적으로 케냐인’이라는 발언을 했다가 호된 역풍을 맞았다. 2007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향해 “정신병원 사디스트 간호사처럼 염색한 금발 머리에 삐죽거리는 입, 차가운 눈빛을 가졌다”라며 “빌 클린턴이 힐러리를 다룰 수 있다면 세계 위기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존슨은 2002년에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 흑인 어린이를 향해 ‘수박 미소’를 짓는 ‘피카니니들’(piccaninnies)이라고 말했다. ‘수박’과 ‘피카니니’ 모두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파리에서 존슨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취임을 축하한다”면서 “미국과 영국 간의 특별한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브렉시트에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가 존슨을 외무장관에 기용한 것은 브렉시트파를 외무장관에 앉혀 브렉시트 협상 과정의 어려움을 방지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메이는 브렉시트 협상을 주관하는 신설부서인 브렉시트부 장관에 EU 탈퇴파인 데이비드 데이비스(67) 하원의원을 기용했다. 메이는 외무, 재무, 내무, 국방 등 6개 장관을 임명했다. 재무장관에는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이 자리를 옮기고, 내무장관에는 EU 잔류운동을 적극 펼친 앰버 루드 에너지장관을 기용했다. 여성 의원인 루드를 핵심 장관에 앉혀 여성을 배려했다. 메이는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도 연쇄 전화통화를 갖고 브렉시트 탈퇴에 따른 준비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메이 총리 대변인은 “협상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을 총리가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IEA 공급과잉 우려에 국제유가 WTI 4.4%↓···금값은 상승

    IEA 공급과잉 우려에 국제유가 WTI 4.4%↓···금값은 상승

    1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로 크게 떨어졌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2.05달러(4.4%) 내린 배럴당 44.7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9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2.19달러(4.5%) 낮은 배럴당 46.28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발표가 전날까지 달아올랐던 투자 분위기를 완전히 정반대로 돌려놓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원유비축량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공급 과잉이 회복 중인 원유 가격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EA의 경고에 이어 미국의 원유비축량 감소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미국의 원유비축량이 1주일새 25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3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던 것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등유와 연료유를 포함한 유출유의 비축량은 410만 배럴이나 늘어나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휘발유 비축량도 43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로 120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 반면 두바이유는 43달러대로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전날보다 83센트 상승한 배럴당 43.41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9일 48.98달러를 기록한 뒤 46∼47달러 선을 오르내렸으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진으로 한때 41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금값은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8.30달러(0.6%) 오른 온스당 1,343.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국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금에 대한 투자의 매력이 생겼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다우지수 0.13% 상승 마감, 혼조세 지속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다우지수 0.13% 상승 마감, 혼조세 지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초래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최근 완화되면서 뉴욕증시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4.45포인트(0.13%) 상승한 18,372.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29포인트(0.01%) 높은 2,152.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09포인트(0.34%) 낮은 5,005.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상승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우지수와 S&P 지수는 장중 각각 18,390.16과 2,156.45까지 상승했다. 영국과 일본의 정치적인 긴장이 완화되고 세계 중앙은행들이 브렉시트 결정 후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 등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가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시장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브렉시트가 일부 지역에서 기업들의 우려를 일으켰다고 진단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보통 수준의 완만한 경제 성장세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업종과 통신업종이 각각 0.7% 이상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금융업종과 산업업종, 소재업종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임의 소비업종과 에너지업종 등 일부 업종은 내림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뉴욕 본사 감원 소식이 전해진 골드만삭스가 0.64% 상승했다. IBM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가 소폭 상승하고 애플과 보잉은 내림세를 나타내는 등 종목별 등락은 1% 미만에 그쳤다. 최근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돌파 흐름을 이어가고 지난달 고용시장이 시장 예상을 넘어선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이날 연설에 나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벗어나는 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카플란 총재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연준이 고용과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진전을 보이더라도 오직 점진적인 속도로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 조절적인 통화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개장 전 발표된 지난 6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도 소비재와 자본재 가격 하락이 이를 상쇄해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노동부는 6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5% 상승을 밑돈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 메이 총리 취임…“모두를 위한 국가 만들겠다” 통합정부 약속

    英 메이 총리 취임…“모두를 위한 국가 만들겠다” 통합정부 약속

    “EU 잔류·탈퇴파 두루 입각”…내각구성 후 브렉시트 협상 준비 착수 테리사 메이(59)가 13일(현지시간) 제76대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1990년 총리에서 물러난 지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 이후 20일 만이다. 메이 총리 내정자는 이날 오후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여왕에게는 통치 기간 중 13번째 맞는 총리다. 여왕 알현 후 다우닝가 10번지(총리관저)로 간 메이 신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를 구성해달라는 여왕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총리 취임 사실을 알렸다. 메이 총리는 사회적 정의에 헌신하고 “영국을 모두를 위해 일하는 국가로 만드는” 통합된 정부를 약속했다. 그는 또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우리는 거대한 국가적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그레이트브리튼이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해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연합을 떠나면서 세계에서 대담하고 새로운 우리의 긍정적인 역할을 한 새로운 긍정적 역할을 만들 것”이라며 희망을 강조했다. 메이 신임 총리는 취임 성명을 마친 뒤 곧바로 새 내각의 일부 장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경제를 책임질 재무장관에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을 임명했다. 해먼드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메이와 같이 EU 잔류를 지지했고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는 메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메이 신임 총리는 EU 탈퇴 운동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외무장관에 기용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분열된 당의 통합을 강조한 맥락에서 이해되는 인선이다. 한때 총리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던 여성 의원인 앰버 루드 에너지장관을 요직인 내무장관에 임명했다. 메이 신임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 신설될 브렉시트부에 EU 탈퇴파 데이비드 데이비스 의원을 임명했다. 2005년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바 있는 중진 데이비스 의원은 EU 탈퇴 공식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외 마이클 팰런 국방장관은 유임됐다. 탈퇴파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이 국제통상차관에 기용됐다. 반면 전임 캐머런 내각의 ‘2인자’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새 내각에서 자리를 얻지 못했다. 그는 국민투표 운동 기간 EU 탈퇴 진영으로부터 ‘공포 프로젝트’를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새 내각에 참여할 장관들이 앞으로 이틀 내 추가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각을 앞두고 영국 언론들은 여성 의원들이 새 내각에 상당수 포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는 오는 19일 첫 내각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메이는 내각 진용을 짜는 대로 EU 27개 회원국과 새로운 관계를 정하는 브렉시트 협상 준비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는 연내 공식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메이 총리와 주요 EU 지도자들이 오는 9월 초 중국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메이 총리가 EU 내 27개국 정상들과 회동하는 것은 오는 10월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임 데이비드 캐머런은 2010년 보수당을 총선 승리로 이끈 이후 6년 2개월 만에 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
  • 뉴욕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지속…다우 0.13% 상승 마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세계 불확실성 완화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흐름을 이어갔다. 13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45포인트(0.13%) 상승한 18,372.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29포인트(0.01%) 높은 2,152.4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09포인트(0.34%) 낮은 5,005.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다우와 S&P 500 지수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상승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다우지수와 S&P 지수는 장중 각각 18,390.16과 2,156.45까지 상승했다. 영국과 일본의 정치적인 긴장이 완화되고 세계 중앙은행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후 추가 부양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 등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가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시장 상승에 일조했다. 연준은 브렉시트가 일부 지역에서 기업들의 우려를 일으켰다고 진단하면서도 12개 관할 구역에서 전반적으로 보통수준의 완만한 경제 성장세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보스턴에서 두 기술기업은 브렉시트 여파를 “잠재적인 불안정 요인”으로 판단했다. 다만, 상업부동산 관계자들은 유럽 불안정이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업종과 통신업종이 각각 0.7% 이상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금융업종과 산업업종, 소재업종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임의 소비업종과 에너지업종 등 일부 업종은 내림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뉴욕 본사 감원 소식이 전해진 골드만삭스가 0.64% 상승했다. IBM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가 소폭 상승하고 애플과 보잉은 내림세를 나타내는 등 종목별 등락은 1% 미만에 그쳤다. 최근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돌파 흐름을 이어가고 지난달 고용시장이 시장 예상을 넘어선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이날 연설에 나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벗어나는 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카플란 총재는 휴스턴에서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연준이 고용과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진전을 보이더라도 오직 점진적인 속도로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 조절적인 통화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개장 전 발표된 지난 6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석유제품 가격 상승에도 소비재와 자본재 가격 하락이 이를 상쇄해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노동부는 6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5% 상승을 밑돈 것이다. 6월 수입물가 상승은 연료유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석유 수입 가격은 전월 대비 6.4% 높아졌고 천연가스 가격 역시 5.2% 올랐다. 6월 미국의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8% 상승해 3개월 연속 올랐다. 뉴욕유가는 휘발유 등 석유관련 제품 재고 공급 과잉 우려와 예상보다 적은 주간 원유재고 감소 규모 등으로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05달러(4.4%)나 낮아진 44.75달러에 마쳐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추가 상승을 위한 재료를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가 강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최근 강세가 실제로 낙관적인 경제전망과 건강한 기업들의 실적에 기반을 둔 것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76% 내린 13.04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 [열린세상] 브렉시트가 우리 농업에 준 교훈/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브렉시트가 우리 농업에 준 교훈/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영국 농업부문에 불확실성이 감돈다. 유럽연합(EU) 28개국 농업은 공동농업정책(CAP)으로 통합돼 있다. CAP는 EU 예산 40%를 지출하는 최대 산업정책이다. ‘이런 CAP 우산을 벗을 때 영국 단독으로 여전한 수준의 농업정책을 펼 수 있을까?’ ‘영국 수출 농식품의 61%, 금액으로 170억 유로를 무관세로 사주는 EU 시장에 계속 접근할 수 있을까?’ 등이 의문이다. 브렉시트 찬반 투표운동 때는 묻혔던 의문이다. ‘매년 80억 유로를 CAP에 내고 38억 유로만 농업부문이 받으니 탈퇴가 유리하다’ ‘EU가 요구하는 복잡한 규제를 벗을 수 있다’는 주장이 압도했다. 받는 것의 두 배가 넘으니 분담금이 커 보인다. 그러나 시장접근을 비롯한 어마어마한 유발 효과는 무시했다. 또 CAP 혜택을 받으려면 환경, 식품 안전, 동식물 위생, 동물 복지, 토양·수자원 보호 등과 관련된 복잡한 기준·규정을 지켜야 하니 당장은 농민이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이 가져올 농업·농촌의 지속성 확보와 미래가치 상승 효과는 무시했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이렇게 단순 구호로 농민의 불만에 틈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농무부 장관, 심지어 전국농민연맹 회장 등이 전국을 돌며 EU 잔류 지지를 호소했지만 농민들 마음은 얻지 못한 것 같다. 투표 직전 한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농민 67%가 브렉시트를 원했다. 요즘 수많은 전문가가 영국 농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쏟아낸다. 경기 위축과 재정 제약으로 영국 홀로 지금 수준의 농업정책 유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이제야 우려의 물음을 붙잡고 답을 원한다. 찬성을 외치던 지도자들은 답을 주는 대신 자리를 뜬다. 선동의 끝자락 모습이다. 브렉시트는 30여년 전 농업을 빌미로 이미 움텄다. 1984년 프랑스 퐁텐블로 유럽공동체(EC, EU 전신) 정상회의에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는 자신의 말대로 ‘영국 돈 돌려받기’ 협상을 벌인다. 취임 이래 영국의 EC 예산 분담금이 과다하다고 줄곧 주장했다. 비회원국과의 교역에서 얻는 관세 수입과 국내 부가가치세 수입에 기초한 EC 예산 분담금 결정방식에 불만이 컸다. 수입 개방도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 영국 분담금이 경제 규모에 비해 과다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당시 CAP는 EC 예산의 70%를 지출했다. 그런데 CAP 대상인 농업은 그리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이 영국보다 2~4배 정도 컸다. 결국 영국은 불리한 분담금 기준으로 많이 내고 작은 농업규모로 적게 받는다는 불만에 찼다. 대처 총리는 분담금 납입 거부를 무기로 협상에 임해 소위 ‘영국 리베이트’를 얻었다. 매년 내고 받는 금액 차이의 66%를 다음해 분담금에서 감면받는 거다. 일시적 분담금 감면 예는 있지만 영국 리베이트는 유일한 항구적 조치이다. 거기다 예산 소요 때문에 영국 감면액을 다른 회원국이 나누어 납부한다. 이것이 공동체의 갈등 씨앗이 됐다. 이렇게 브렉시트는 30여년 전 농업을 빌미로 시작됐다. 농업은 생산물 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따르지 못한다. 그래서 농업 소득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선진국일수록 농업을 CAP 같은 정책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점점 생산에서 수요중심 농업으로 변하면서 국민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국민은 안전 먹거리, 쾌적한 환경, 아름다운 경관 등을 원한다. 그래서 점점 많은 기준·규제를 도입하고 이를 지킬 때 정책 혜택을 준다. 여기에 선동이 틈탈 수 있음을 브렉시트가 보여줬다. 한국 농업도 그럴 때가 됐다. 경계해야 한다. 브렉시트 찬성자들의 단골 구호가 하나 더 있다. ‘스위스 농업이 EU 밖에서도 잘하듯이 영국 농업도 가능하다.’ 그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스위스 농업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규제를 가졌다. 농민들은 철저히 지킨다. 지킨 만큼 받는다는 분명한 의무와 권리 의식이 있다. 월 300만원 공짜 기본소득도 거부하는 국민성이 그 배경이다. 그런 농민과 국민을 가진 스위스는 농업·농촌 보호를 국민의 책무로서 헌법에까지 규정하고 있다. 농민이 의무와 권리에 분명할 때 선동은 틈탈 수 없고 농업·농촌은 국민이 지킨다. 브렉시트가 일으킨 생각이다.
  • 메르켈 獨 총리 “메이, 브렉시트 태도 정하는데 시간 필요할 것”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테리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대응을 위해 태도를 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이해를 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12일(현지시간) 현지 방송 ‘Sat.1’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영국의 새 정부가 EU와 어떤 관계를 맺어나갈지 분명하게 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우리가 아니라 영국 정부가 결정하게 되면 탈퇴 절차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메이 신임 총리를 알게 돼 기쁘다는 인사도 곁들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와 회동하고 나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는 영국 새 총리의 임무는 영국이 EU와 어떠한 형태의 관계를 맺어나가길 희망하는지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전날 연례 주독일 외교단 리셉션에선 “이주노동의 자유는 EU 회원국이 공유하는 근본 가치”라면서 “영국이 단일시장 접근권을 가지려면 이 가치를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Sat.1 방송 인터뷰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독일대안당)이 이민자 출신 선수들에게 인종주의적 태도를 보여 큰 논란을 부른 축구 국가대표팀 이슈에 대해 “다양성이 있기에 강하며 모든 선수는 동등하게 대표팀을 구성한다”면서 그런 태도를 꼬집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브렉시트 재투표 없다” 강한 영국 강조

    “브렉시트 재투표 없다” 강한 영국 강조

    영국에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에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20일 만에 집권 보수당과 영국 사회의 분열을 수습할 총리로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취임한다. 메이는 당내 화합을 위해 자신과 의견을 달리한 EU 탈퇴파를 중용하고 EU와의 협상을 차질 없이 진행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에서 소외돼 EU 탈퇴를 지지한 저소득층과 노동계급을 끌어안는 정책을 펴 ‘모두를 위한 영국’ 만들기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는 11일 총리로 확정된 직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며 국민투표 결과를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그는 “은밀한 거래를 통한 EU와의 재결합 시도와 재투표는 없을 것”이라며 “영국 국민들은 EU를 떠나는 데 찬성했고, 나는 총리로서 우리가 EU를 탈퇴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협상은 그러나 시일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는 “협상 전략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는 말수가 적어 해외에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나 내각에서 내무장관을 6년 동안 맡으며 EU와 이민 문제를 협상한 경험이 있다. 그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터프한 협상가’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이는 13일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정부를 구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공식 절차를 밟은 뒤 총리 집무실인 다우닝가 10번지에 입성한다. 총리로서 메이의 첫 업무는 함께 일할 내각의 인선 작업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가 당내 EU 탈퇴파에 탈퇴 결정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탈퇴 진영을 이끈 인물들에게 내각의 주요 자리를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혼란을 거듭하는 시장을 진정시킬 임무를 맡게 될 재무장관은 메이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오랫동안 재무장관 자리를 노려 온 해먼드 장관은 기업인 출신으로 철저하고 건조한 경영관리인적인 면모 때문에 의회에서 ‘스프레드시트(전자계산표) 필’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긴축을 완화할 때가 됐다고 보는 메이와 달리 긴축정책을 지지한다. 현 재무장관인 조지 오즈번은 외무장관이나 산업·통상 쪽 장관으로 옮길 것으로 관측된다. EU와의 탈퇴 협상을 진두지휘할 역할은 EU 탈퇴파이자 메이의 경선 캠페인을 이끈 크리스 그레일링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가 맡을 수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앞서 메이는 EU 탈퇴 협상을 전담할 ‘브렉시트부’를 신설하고 EU 탈퇴파를 장관으로 앉히겠다고 공약했다. 그레일링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에 2019년까지 브렉시트를 완료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메이는 친기업적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달리 중도적 보수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메이는 11일 “보수당은 완전히, 전적으로 평범한 노동자들을 위한 당이 될 것”이라며 “영국을 모든 사람을 위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주택을 보급하고 탈세를 엄중히 단속하며 노동자와 기업가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로버트 할폰 보수당 부의장은 “메이의 제안은 노동자들에게 진정한 권리를 주자는 것”이라며 “그는 정실 자본주의를 타파하고 따뜻한 보수주의를 내세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伊 구제금융·英 금리향방… 쉴 틈 없는 세계증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진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지난주 내내 출렁인 주식 시장이 이번주에도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벤트는 12일 이탈리아 은행권 공적자금 투입 여부 등을 논의할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다. 장기간 지속된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브렉시트라는 돌발 변수를 맞은 이탈리아 등 남유럽 은행권 부실은 심각한 상태다.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0%를 넘는 3600억 유로(약 460조원)에 달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4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지만 EU의 반대에 부딪혔다. EU는 지난 1월부터 은행 부실 시 공적자금 투입에 앞서 채권자가 먼저 손실을 부담하는 ‘베일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은행채 투자자 중 개인의 비중이 45%에 달해 오는 10월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로선 베일인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렌치 총리는 EU가 구제금융안을 끝까지 반대할 경우 독자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서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재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위험 신호는 이탈리아 은행권 리스크”라면서 “이탈리아와 EU의 갈등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효과 저하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4일에는 영국중앙은행(BOE) 통화정책회의가 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열려 기준금리 인하나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이 나올지 주목된다. 블룸버그가 설문조사한 전문가 53명 중 29명은 이번 회의에서 0.5%인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브렉시트 이후 한국의 미래전략/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브렉시트 이후 한국의 미래전략/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6월 23일 영국 국민의 선택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애초 예상과 달리 과반수의 영국 국민이 유럽연합(EU) 탈퇴에 찬성함으로써 소위 브렉시트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영국은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이후 43년 만에 유럽공동체로부터 이탈했으며, 지역공동체에 대한 유럽인들의 꿈 또한 험난한 미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가장 먼저 휘청거리고 있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가져올 충격은 단순히 경제지표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 국민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배경에는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경제 통합에 대한 반감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쇠락해 가는 지방 도시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EU 때문에 이민자들이 쇄도하면서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았으며, 이들이 자신들이 납부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복지 혜택을 부당하게 누리고 있다고 믿는다. 한편 유럽 재정위기 이후 엘리트 보수층 사이에서는 비유로존 국가인 영국이 브뤼셀의 EU 관료들 사이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다. 따라서 브렉시트 찬성파는 EU가 부과하는 초국가적 규제를 벗어던지고 국민국가 중심의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브렉시트는 영국이 개방된 시장과 작은 정부를 교리로 하는 신자유주의 정치경제 질서의 선봉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영국은 1980년대 이후 미국과 함께 세계화 담론을 이끌면서 상품, 서비스,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시장 개방과 탈규제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 개입의 최소화를 전 세계로 확산시켜 왔다. 그러나 이제 영국은 스스로 자신이 추동해 온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심각한 부의 집중을 초래했으며, 이를 통해 형성된 불만이 국가 내부에서 더 용인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러한 브렉시트는 우리의 미래 전략을 마련하는 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렉시트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시장 통합의 논리가 힘을 잃고 있으며, 고립주의적 정치경제 질서로의 회귀를 요구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에서 소외된 계층을 중심으로 지난날의 영토 중심적 민족주의가 발호하고 있고, 몇몇 국가들은 이에 편승해 무역과 투자의 장벽을 높이려 할 것이다. 미국마저도 예외가 아니어서 클린턴과 트럼프 중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든 보호무역은 강화될 것이다. 만약 각국이 경쟁적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하려 한다면 세계는 2차 세계대전 직전의 긴장 상태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한국은 세계 질서의 거대한 변화에 대비하는 한편 국수적인 민족주의의 등장을 경계해야 한다. 브렉시트는 또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과정에서 소외된 성난 민심을 기회로 삼는 극단적 정치 세력의 부상을 예고한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대중의 분노를 선동함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인들이 등장, 기존 엘리트들에 대한 불신을 조장해 의회민주주의가 쳐 놓은 방어막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를 거둔 트럼프는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들을 전략적으로 이용했다. 영국에서도 수많은 전문가들이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 경고했지만, 탈퇴파는 이를 대중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엘리트들의 과장으로 몰아세웠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이미 팽배한 상황에서 그 누구도 국민의 고립주의 정서를 되돌릴 수는 없었던 것이다. 결국 브렉시트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동반되는 경제적 불평등을 국가가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다면 사회 통합이 해체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 준다. 시장 개방과 규제 완화의 과실이 특정 계층에 집중될 때 엘리트와 대중 그리고 부자와 빈자 사이의 균열이 벌어지고, 극좌와 극우는 이 균열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민주주의를 마비시키고 시장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의 정치가 개방과 보호,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이룬 미래전략을 마련해 포퓰리즘적 정치 선동으로부터 사회와 경제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뉴욕증시 다우 0.13%↓ 마감···고용지표는 개선, 기준금리 인상 기대

    뉴욕증시 다우 0.13%↓ 마감···고용지표는 개선, 기준금리 인상 기대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에너지주와 유틸리티주의 하락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74포인트(0.13%) 하락한 17,895.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3포인트(0.09%) 낮은 2,097.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65포인트(0.36%) 높은 4,876.8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는 다시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후폭풍에 경기 방어 주로 주목받던 유틸리티주에서 이익 실현성 매도가 나타나며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유가가 급락세를 보인 탓에 에너지 업종도 약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업종이 1.8%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통신업종도 각각 1% 넘게 내림세를 보였으며 헬스케어업종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기술업종과 소재업종, 산업업종 등은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엑손모빌과 셰브런이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아 각각 1.2%와 1.4% 떨어졌다. 뉴욕 유가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 감소 규모가 미국석유협회(API)의 발표치보다 적은 규모를 나타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오는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29달러(4.8%) 급락한 45.14달러에 마쳐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개장 전 발표된 지난 7월 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해 고용시장이 5월의 부진에서 벗어난 것으로 진단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 6000명 감소한 25만 4000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6만 5000명을 밑돈 것이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70주 연속 3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달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도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ADP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6월 민간부문 고용은 17만 2000명 늘어났다.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5만 1000명 증가를 웃돈 것이다. 이날 고용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다음날 나올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를 기다리고 있다.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비농업 부문 고용이 17만 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브렉시트 충격으로 변동성 확대를 경험한 후 이제 미국의 경제 기본 체력을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고용시장 지표 등을 우려한 데 따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도자의 ‘면피성’ 리더십/이기철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지도자의 ‘면피성’ 리더십/이기철 국제부장

    “찬성 51.9%, 반대 48.1%.” 지난달 23일 실시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다. 등록 유권자의 72.2%가 투표에 참가했고, 찬성이 약 127만표 더 많았다. 이런 결과에 영국과 유럽을 넘어서 전 세계가 요동을 쳤다. EU 잔류 캠페인을 주도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국민투표 당일 밤 잔류 여론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잠자리에 들었다. 탈퇴 운동을 이끌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도 패배한다는 예측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다음날 개표 결과에 캐머런도, 존슨도 깜짝 놀랐을 만큼 투표 결과의 전격성이 컸다. 여론조사가 아무리 과학적이고, 방대한 자료를 입맛대로 분석하는 빅데이터 시대라고는 하지만 브렉시트 투표 참가자 3357만여명의 속마음은 읽을 수 없었다. 이런 측면에서 아무리 여론조사 기법이 발달하더라도 민의를 직접 확인하는 국민투표는 앞으로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민이 표로써 보여준 브렉시트가 옳으냐 아니냐의 차원을 떠나서 그 선택은 존중을 받는 게 합당하다. 하지만 보통의 영국민이나 정치권이 브렉시트의 심각성을 사전에 인식했을까 하는 의구심은 계속 든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에서 “EU 탈퇴의 의미와 파장”을 묻거나 “EU가 무엇”인지에 대한 검색이 폭주했다. 일반 유권자가 사안의 중대성을 제대로 숙고하지 않고, 정치 기득권에 대한 불신으로 EU에서 떠나자는 결정을 했다는 방증이다. 사태의 무거움을 뒤늦게 깨달은 영국민들이 국민투표 무효화를 위한 국민투표를 하자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재투표 청원자가 400만명을 넘었다. 일반 국민이 브렉시트의 중대성을 모른 데는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 매주 EU로 향하는 분담금 3억 5000만 파운드(약 5억 5000만원)를 무상 의료 서비스에 사용하고, 일자리를 마구 뺏어 가는 이민자 유입을 통제할 수 있다는 탈퇴파의 주장들이 대표적인 거짓으로 투표 이후에 밝혀졌다. 탈퇴파 정치인들은 “이 공약은 실수”라거나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뒤늦게 변명에 급급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브렉시트와 같은 중차대한 사안을 안이하게 국민투표에 부친 캐머런의 책임이 무겁다. 캐머런은 집권 보수당과 극우 정당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2013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식화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총선에서 1년 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이 공약으로 위기를 모면했고 총리 자리를 연장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총리인 캐머런 자신이 분명한 결정을 내리고, 이에 대해 국민의 선택을 받았어야 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브렉시트 결정과 책임을 국민에게 미뤄 버렸다. 인기에 연연하며 책임을 지기 싫어했던 그의 ‘면피성 리더십’에 영국이 쪼개졌고, 세계는 불확실성에 빠져들었다. 대의 민주주의의 발원지인 영국에서 총리와 정치권이 국민을 대표하지 못하니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졌다. 정치권은 낡은 주장을 되풀이했고, 파벌 싸움은 여전했으며, 밑바닥의 분노는 임계점에 달했다. 사실을 전달하지 않은 채 복지 포퓰리즘과 난민에 대한 공포 여론몰이가 영국민이 브렉시트를 숙고하지 못하게 한 요인이다. 비단 영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도자가 인기에 얽매이면 국가를 위해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영국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의 명언이 생각난다. chuli@seoul.co.kr
  • 英 심상치 않은 ‘부동산 펀드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영국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 투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펀드런 조짐이 나타나면서 대형 부동산펀드가 잇따라 환매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영국 자산운용사인 핸더슨 글로벌 인베스터는 6일(현지시간) 39억 파운드(약 5조 9000억원) 규모의 영국 부동산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컬럼비아 트레드니들, 캐나다 라이프 등 자산운용사 2곳도 영국 부동산펀드에 대한 환매를 중단했다. 애버딘 펀드 매니저스는 이날 낮 12시부터 24시간 동안 부동산펀드의 환매를 중단한 뒤 펀드 거래 가격을 17% 할인한다. 지난 4일부터 환매를 중단한 영국 부동산펀드가 사흘 새 7개로 늘어나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 자산 250억 파운드(약 37조 5000억원) 중 72%인 180억 파운드(약 27조원)가 묶이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런이 발생해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폭락했던 일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시 영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고점 대비 40% 하락한 바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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