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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시장 접근권 안주면 英 법인세 대폭 낮춰 조세회피처로 만들 것”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법인세를 대폭 낮춰 영국이 유럽 기업들의 조세 회피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이 유럽으로부터의 이민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EU 시장 내에서 기존과 같이 영국 상품과 서비스를 동일하게 판매할 수 있는 특권은 향유하겠다는,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EU와의 경제 전쟁이 예상된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벨트 암 스타그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유럽식의 조세 시스템과 규제 제도를 따르는 유럽식 경제 체제로 남기를 원하지만 단일시장 접근권 없이 EU를 떠나게 된다면 경제 모델을 바꿀 수밖에 없다”면서 “단일시장 이탈 후 부과될 EU 관세에 대비해 영국에 기반을 둔 사업체에 대해 법인세를 대거 감면하는 등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해먼드는 영국이 법인세 인하를 통해 조세 회피처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이는 유럽에 일종의 위협을 가하려는 것이며 유럽과의 무역 전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U 회원국들은 영국이 탈퇴 후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EU로부터의 이민 통제, 단일시장 접근권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결의하고 있다. 해먼드의 강경 입장은 오는 17일 테리사 메이 총리가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세부 계획을 공개하기에 앞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연설을 통해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을 완전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의 세부 계획을 밝히면서 국민들의 단합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에 영국 파운드화는 16일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 1.6% 하락한 1.1986달러까지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는 지난해 6월의 브렉시트 투표 이후 달러 대비 19.4% 떨어진 것이며 파운드화 가치가 1.2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커버스토리] “북한은 지금, 잡아가도 물건 기어코 팔겠다는 ‘진드기장’ 판쳐”

    [커버스토리] “북한은 지금, 잡아가도 물건 기어코 팔겠다는 ‘진드기장’ 판쳐”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는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건 꼭 (기사로) 내주세요”라고 운을 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요즘 대북 전문가들과 북한의 개념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북한은 공산사회가 아닌 하나의 노예사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에 대해서 ▲정체성 부족 ▲통제시스템 약화 ▲정책 부재 등을 꼽은 뒤 “북한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싹이 자라고 있는데, 이 싹을 토대로 앞으로 민중 봉기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이경형 주필, 황성기 논설위원, 탈북민 출신 문경근 기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의 일문일답. →북한이 공산사회 아닌 노예사회라고 자각한 건 언제부터인가. -1990년대 말부터 스웨덴, 덴마크에서 생활하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것을 알게 됐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해서 알면서 ‘정말 북한이라는 사회는 공산사회가 아닌 노예사회구나’라고 깨달았다. 세습통치와 공산주의는 엄연하게 다른 개념이다. 북한을 표현할 때 공산독재, 공산사회 등 공산이란 이 두 글자를 넣으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좌와 우로 갈라지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다. 북한이란 사회는 하나의 노예사회다. 노예사회란 관점에서 출발해야 결국 대북 정책도 정략적 차원을 벗어나서 통일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다. →대남 외교에 있어 김정일과 김정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김정일은 상당히 세련되고 은밀한 정책을 펼쳤다. 김정일 때도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외피를 씌웠다. 당시 중국은 ‘핵개발을 하지 말아라,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그러면 김정일은 “우리는 핵개발이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이 핵전쟁을 연습하니 방도를 찾아야 한다”며 공식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때는 외피를 벗어던지고 핵 정책을 공식·공개적으로 규정했다. 외교 정책에서도 김정일 때는 세련되고 깔끔했다면 김정은은 투박하게 나간다. 김정은은 미국이나 한국, 중국, 러시아를 투박하게 다룰 때가 많다. 말하자면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김정은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가. -없다. 북한 사람 치고 김정은이 어디서 일하고, 집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다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북한에서 수십년 살았지만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차 타고 평양서 지나가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3가지만 말해 달라. -첫 번째는 정체성과 명분이다. 김정은은 백두혈통이라고 떠드는데, 정체성과 명분이 뚜렷하지 못하다. 두 번째는 북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통제 시스템이 날이 가면서 약해진다. 세 번째는 정책의 부재다. 변화되는 북한 내부 실상에 맞는 정책을 김정은이 내놓지 못하고 있다. →통제 시스템이 약화된 데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달라. -통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조직생활이다. 북한은 어린아이부터 늙은이까지 모두 정치 조직생활에 망라하고 통제한다. 이러한 운영이 점점 마비되고 있다. 북한은 매일 TV와 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세뇌 교육을 시킨다. 또 토요일마다 강당에 모아 놓고, 말하자면 종교인들이 예배당에 가는 것처럼, 강연을 열어 세뇌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지금 북한 사람치고 북한 당국이 이야기하는 정치사상을 귀 담아 듣는 사람은 없다. 다 앉아서 졸고 있다. →그래서 한류 문화도 막지 못하는 것인가. -북한은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는 조건에서만 존재가 가능하다. 북한 사람들은 비교되는 일이 없다. 다른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TV를 보고 책을 읽어야 ‘비교개념’이 생기는데 이를 다 끊어 놨다. 그런데 정보 유입 차단 시스템이 지금 마비되고 있다.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통일부가 여론조사를 하면 한국 영화, 드라마를 못 봤다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북한에서는 한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유포하면 잡아서 총살하고 감옥에 보낸다. 최후의 수단을 쓰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본다. 인간의 속성 중 하나가 호기심 아닌가. 북한 당국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못 보게 하려고 공권력을 투입하는데, 공권력 통제가 점점 돈벌이 수단으로 전환돼 가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말(남한식 말투)을 쓰다 잡힐 경우 몇 달러를 주면 나올 수 있다. →통제 시스템 마비로 북한 주민들의 집단적 동요까지 가능하다고 보는가. -북한 주민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점점 당국의 조치에 반발하고 저항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사 역시 당국의 허가를 받은 사람만 장마당에 가서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북한에서는 ‘메뚜기장’이 아닌 ‘진드기장’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메뚜기장은 허가를 받지 못한 장사꾼들이 길거리, 지하철 앞, 아파트 단지 앞에서 장사를 펴놓고 하다가 보안원이 나타나면 짐을 챙겨서 뛰는 것이다. 이러한 메뚜기장이 이제는 ‘나는 잡혀가더라도 여기서 물건을 팔겠다’는 진드기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못 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권력도 손을 들었다. 경제적 문제부터 시작해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싹이 자라고 있다. 이 반발하는 싹을 보면 민중 봉기가 가능하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오는 2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도 맞물려 있다. -북한은 기습도발을 많이 한다. 도발을 예고하면 여론적으로 충격 효과가 작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2016년 신년사에서 핵실험을 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1월 6일 불의에 핵실험을 했다. 당시 세계 언론은 ‘올해는 조용히 지나가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핵실험을 타개했다. 하지만 이번 신년사는 좀 다르다.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 ‘미제와 추종세력의 핵 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우리 눈앞에서 한·미 군사훈련 연습이 계속되는 한’ 등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 한국 정부에 협상안을 먼저 던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월 20일 취임하면 제일 먼저 2~3월 한·미 키리졸브 훈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정은은 ‘우리가 안을 제시했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부인하고 합동군사훈련을 했다’는 명분이 생긴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핵 실험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논리다. 외교관으로서의 경험으로 판단해 본다면 아마 2월 16일쯤, 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계획하고 있다. 김정은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정책을 시험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로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50여㎏에 이른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위력인가. -만약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의 핵무기가 ‘협상용’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많은 양은 필요하지 않는다. 핵무기는 하나만 갖고 있으면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 북한은 지금 플루토늄 양으로 핵무기 10개를 생산할 지경까지 왔다. 북한으로서는 한국이라는 실체가 필요 없다는 뜻이다. 핵무기로 한국을 잿더미로 만들어 놓자는 게 북한의 전략이다. →태 전 공사가 근무한 영국은 대표적인 금융·보험국가다. 이곳에서 불법 거래되는 김정은 비자금 규모는 얼마 정도인가. -런던 금융시장은 보험·재보험 중심이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런던 국제 보험시장에서 수천만 달러를 매해 벌어 왔다. 북한 식으로 표현한다면 ‘보험시장에서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하느냐. 북한에는 하나의 국영보험 회사가 있다. 한국처럼 여러 보험회사 간의 경쟁관계가 아니다. 또 북한은 노동당이 지도하는 사회다. 말하자면 사고를 조작하고, 이를 검증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다. 일단 다리나 공장 등 모든 하부구조를 국제보험·재보험에 가입시킨다. 그리고 사고가 나서 조사를 받게 되면 문건을 조작한다. 이런 식으로 한 해 수천만 달러씩 벌어 왔다. 하지만 올해 대북 제재가 시작되면서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제재로 보험회사가 추방됐다. 런던 금융회사에서 수천만 달러씩 빼오던 돈줄이 잘렸다. 김정은의 비자금이 과연 영국 금융망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선 없다. →언제부터 영국 보험에 가입했고, 언제부터 끊겼는가. -1980년대 초부터 활발하게 진행됐다. 기본 자금줄이 끊기게 된 기본 원인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지난해 5월 EU에서 독자 제재를 가하면서다. 영국으로부터는 5월에 공식적으로 구좌(계좌)를 강제 차압당했다. 이에 따라 북한 돈은 영국 은행에 다 묶여 있다. 북한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쫓겨난 것과 같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에 김정은의 이름을 올려 압박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정은은 자기 이름 세 글자가 들어갈까 봐 두려워하고 북한 외교관들도 이 세 글자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총출동돼 있다. 유엔 결의에 김정은이라고 이름만 박아 놓으면 앞으로 김정은이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로 가는 길이 막힌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범죄자를 두둔해 주는 꼴이다. 북한 사람들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의미를 잘 모른다. 단 김정은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결의안이 채택됐다는 소식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파급력이 있다. 북한 사람들은 재판에 가는 건 범죄자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을 재판으로 보낸다는 것은 김정은이 범죄자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간 것이다. 때문에 김정은이라는 세 글자가 꼭 유엔 결의에 담겨야 한다. “나는 육룡이 나르샤…아이들은 겨울연가·가을동화 봤다” →김정은이 스위스 생활을 할 때 가명으로 유럽을 여행하거나 기타 국가를 방문한 사례가 있는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 →2015년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이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동행했었다. 일각에서는 김정철이 자유분방하다고 평가하는데. -김정철의 성격을 딱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언론 등에서 말하는 것처럼 뒤에서 김정은을 보좌한다든지, 2인자 역할을 한다든지, 일정 직무와 영향력을 갖고 북한 운영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한 주도의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감정은 무엇인가. -대다수 북한 사람은 한국 주도로 통일이 됐으면 한다. 평양시 엘리트층 사이에서 도는 농담이 있다. “빨리 확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길 걸”이라는 농담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평양시내 안에서 운행되던 버스가 정전이 됐다고 한다. 출근시간에 버스가 정전되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그때 버스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계속 정전되는 곳에서 살 바엔 확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얼떨결에 그런 말을 뱉어 놓고 보니 덜컥 무서웠던 것이다.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 그를 쳐다보자, “아무래도 우리가 이길 걸” 하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힘들게 살 바엔 미국이나 한국이 전쟁이라도 일으켜서 고통을 끝내줬으면 좋겠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이 농담은 평양에 있다가 온 탈북민들은 다 안다. 북한 사람들은 이제 70여년이 흘렀으니 지긋지긋해한다. 어떻게 되든지 빨리 때려치우고 살아보자는 공통된 심리가 있다. →통일을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가. -여러 가지 방도가 있다. 첫째로 김정은 정권을 군사적으로 붕괴시키는 방법도 있다. 다른 하나는 주민들의 동기를 유도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방법이다. 군사적인 방법보다는 주민들의 동기를 유도해 통일이 되길 바란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본 북한 주민들은 ‘한국은 발전된 나라다’, ‘한국은 정말 잘사는 나라다’고 인식하고 있다. 반면 ‘다 같은 민족인데 왜 우린 못사는가’, ‘우리도 한국처럼 잘살려면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을 빨리 계몽시켜 그들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 이 역시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 북한에 들어가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인간으로서 되찾아야 할 자유, 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허구성 등을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 어느 한순간 북한 주민들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휘발유를 뿌려놔야 한다.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 들어보거나. 납치된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납치된 사람들을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다. 정책적인 측면만 이야기하겠다. 고이즈미 전 총리 시절 일본은 김정일에게 납치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이 일본인들을 납치했다고 인정하고 돌려보내주면 총리로서 책임지고 100억 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북한도 이를 수용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북한은 100억 달러를 받을 줄 알았는데, 납치자들이 북한의 인권침해 실상을 털어놓은 것이다. 일본 여론도 기울었다. 돈을 주기로 한 고이즈미 전 총리도 결국 김정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북한으로서도 상당히 큰 딜레마를 안고 있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식을 바꿔야 한다. 100억 달러를 먼저 실어다 놓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뼈를 달라고 접근하면 애기가 달라질 것이다. →통일이 되면 핍박당했던 주민들은 가해자들에게 단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평양시에 가면 고위 간부들이 사는 주택이 따로 있다. 정전이 돼도 그곳에는 전기를 보내준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간부 계층을 향해 ‘너는 나와 함께 가야 하는 운명’이라는 공동체 인식을 심기 위한 의도에서다. 간부들은 일반 주민들이 사는 옆 아파트는 새까맣고 자기 집만 불이 들어오면 일단 커튼을 친다. 주민들의 의식이 무서운 것이다. 이런 게 김정일, 김정은의 통치방식이다. 그런데 북한 사회를 뒤집으려면 이러한 엘리트층, 간부층이 돌아서지 않으면 어렵다. →주민들을 핍박한 간부층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소리인가. -산발적 민중봉기가 일어났을 때 고위 간부층은 ‘저걸 허용하면 나도 죽는다’는 인식 아래 탄압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나중에 한국으로부터 처벌을 받는다고 하면 통일은 더 요원해질 것이다. 그들을 김정은의 편에 떠미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북한 간부층에 ‘앞으로 통일이 되고 나서 그동안의 일들을 무죄로 해줄테니 주민들의 손을 잡고 김정은을 엎어라’고 해야 한다. 통일이 됐을 때 북한 가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바로 정치적 보복이다. 이 사람들이 과연 나를 가만두겠느냐는 의식이 강하다. 한국 정부가 주도해 정치적 보복이 일어나지 않고 동등한 기회를 준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북한 주민들도 동의할지 의문이다. -정치적 보복 행위가 일어나면 반대 효과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 내가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북한 측은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또 ‘북에 있는 너의 형제와 가문들을 가만히 안 두겠다’고도 했다. 나 역시 통일이 된 다음 고향에 돌아가 형제들과 일가친척을 죽인 국가 고위부 사람들을 향해 보복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밤에도 ‘통일되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며 잠을 설친다. 탈북민들이 나와 같은 심정이겠지만 개인이 당한 복수를 하겠다고 하면 또 다른 재난이 일어난다. →북한 노동신문이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논평을 냈다. -처음에 북한은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는 사실조차 비밀에 부쳤다. 그러다 반 전 총장이 대선에 나간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북한은 차기 대선에서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은 다음 남북관계가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보수 진영에서 반 전 총장을 영입해 결속한다는 보도가 나도니 북한으로서는 우려되는 것이다. 진보가 집권하는 데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측면이다. →외교관으로서 반 전 총장을 평가한다면. -북한 외교관들은 내심 반 전 총장을 상당히 존경한다. 같은 한국인이고, 사무총장직을 연임하지 않았나. 같은 민족으로서 상당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 시절 김정일·김정은 정권을 심하게 규탄하지 않고 남북을 화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다. 때문에 반 전 총장에 대한 북한 외교관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가. -내가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없다 단정하기엔 어렵다. 다만 북한이 화가 난 부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반대로 보수 정권이 집권했을 때가 ‘잃어버린 10년’이다. 북한은 진보 정권이 출범해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표류 중이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의 실상을 전 세계에 폭로하고, 북한 인민들을 노예에서 해방시키는 숭고한 위협이다. 국내 정당들도 정략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당과 정치인들은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구원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이 문제를 대해야 한다. →외교관들도 해외 공관에서 일탈하는 경우가 많은가. -(잠시 침묵한 뒤) 저뿐만 아니라 탈북한 외교관들이 생각한 것보다 많다. 제가 공개석상에 나와 공개활동을 하니 저만 그런 걸로 안다. 알고 지내던 분들이 탈북한 사례는 언론에서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그분들이 앞으로 저처럼 공개활동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개인적인 결심의 문제다. 그분들을 대표해서 제가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분들에 대한 신변 문제도 걸려 있다. 솔직히 말하면 북한 외교관들은 당장 오늘이라도 탈북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두고 온 자식들에 대한 연좌제 때문에 탈북을 결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즐겨 본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무엇인가. -아이들과 집사람이 보는 것과 제가 보는 콘텐츠는 다르다. 저는 ‘불멸의 이순신’, ‘대장금, ‘신돈’ 등을 주로 봤다. 최근에는 ‘육룡이나르샤’도 재미 있게 봤다. 아이들은 아무래도 ‘겨울연가’, ‘가을동화’, ‘풀하우스’ 등을 봤다. 2007년도에는 ‘하얀거탑’도 인기가 있었다. →북한 주민들로부터 어떤 태영호로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한국에 온 것은 저 자신이나, 가족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을 하루빨리 노예에서 해방시키고 통일을 위해 한 몸 바치기 위해서다. 북한 주민들로부터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 앞으로도 순간순간 안중근의 단지 정신으로 살고자 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태영호는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현재까지 한국에 입국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으로 평가받는다. 태 전 공사는 고등중학교 재학 중 중국으로 건너가 영어와 중국어를 배운 뒤 돌아와 5년제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무성 8국에서 외교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곧바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전담 통역 후보인 덴마크어 1호 양성 예비생으로 선발돼 덴마크 유학길에 올랐다. 1993년 주덴마크 대사관, 1990년대 말 주스웨덴 대사관에서 근무한 태 전 공사는 유럽연합(EU) 담당 과장을 거쳐 10년쯤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파견됐다. 지난해 7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와 장래 문제로 탈북을 결심했다.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부인 오혜선의 숙조부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인 오백룡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이다.
  • [단독][커버스토리] “北 30년간 국가차원 보험사기, 매년 수천만弗 챙겼다”

    [단독][커버스토리] “北 30년간 국가차원 보험사기, 매년 수천만弗 챙겼다”

    “사고 조작 검증 못하는 유일한 곳” “정책 반발 커 민중봉기 시간문제” 북한이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영국 국제보험 시장에서 대형사고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매년 수천만 달러씩 벌어 왔다고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폭로했다. 북한이 국가 차원의 보험 사기로 거액의 달러를 해외에서 챙겨 왔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은 19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런던 국제 보험시장에서 수천만 달러를 매해 벌어 왔다”며 “북한 식으로 표현한다면 ‘보험시장에서 빨아들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는 하나의 국영보험 회사만 있어 사고를 조작하고 이를 검증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라며 “일단 다리나 공장 등 모든 하부구조를 국제보험·재보험에 가입시킨 뒤 (사고 관련) 문건을 조작하는 식으로 한 해 수천만 달러씩 벌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난해 5월 대북 제재가 시작되면서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제재로 보험회사가 추방되면서 돈줄이 잘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또 2004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 일어났던 용천역 폭발 사고에 대해 “폭발 사고가 일어난 뒤 김정일은 철도성 총참모장을 비롯해 몇 명을 잡아다 총살했다”며 “‘철도성 아이들이 짜고 나를 죽이려 했다’면서 그의 가족들도 하룻밤 사이에 몽땅 실어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대규모 폭발 사건은 집단이 개입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1998년 황해제철소 노동자 폭동 사건을 소개하며 “공장 노동자들이 황해제철소 기계와 철판 바닥을 다 뜯어 가자 북한군이 총살을 예고하는 계엄령을 내렸다”고 했다. 그는 “당시 노동자들은 무서워서 기계를 다시 갖다 놓았는데, 지금은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북한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민중 봉기’가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英 EU 탈퇴하면 호시탐탐 노리던 프랑스가 나토 2인자?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 서방 국가들의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내에서도 기존에 누려온 ‘지도적 위치’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이 그동안 미국 다음으로 누려왔던 나토내 ‘넘버 2’ 지위를 프랑스가 노린다는 주장이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영국이 나토 내에서 미국에 이어 ‘넘버2 지위’를 누려온 전통이 다른 EU 회원국들로부터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맬콤 챌머스 RUSI 부소장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관한 브리핑에서 보고서를 통해 “부사령관직을 EU 회원국이면서 나토 회원국인 나라에 이양될 수 있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은 1951년 버나드 몽고메리 육군 원수가 나토의 부사령관을 맡은 이후 거의 매번 이 직책을 맡아왔다. 그러나 이 같은 자리를 EU 회원국들에게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RUSI 측은 말했다.  특히 프랑스는 브렉시트 이후 지도적 지위를 누리던 영국을 내몰고 나토 내 군사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이 일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실제 프랑스는 지난 해 가을 미국 워싱턴 DC에 비공식적 대표단을 보내 브렉시트 이후 프랑스군이 미국의 유럽 내 특별 동맹으로서 영국군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현재 나토 부사령관은 영국의 애드리언 브래드쇼 장군이 맡고 있으며, 오는 3월 같은 영국군인 제임스 에버라드 장군에게 넘겨질 예정이다.  챌머스 부소장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EU 단일시장 접근권 등 영국에 유리한 무역협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나토내 지위 문제를 협상카드로 사용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을 훼손하고 영국군의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영국이 2인자 자리를 빼앗길 경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2부사령관 자리를 만들거나 참모장이라는 고위직과 맞바꿀 것을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메이 “EU 시장 포기할 것”… ‘하드 브렉시트’ 재확인

    메이 “EU 시장 포기할 것”… ‘하드 브렉시트’ 재확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수주 안에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이며 EU 단일시장에 남는 것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메이 총리는 8일(현지시간) 새해 들어 처음으로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영국이 EU 단일시장을 떠나는지를 묻는 질문에 “EU 회원국 지위 유지를 시도하지 않겠다. 우리는 EU를 떠나고 있으며 더는 EU 회원국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또 “EU를 떠나면서 EU 회원국 지위를 일부 유지하기 원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종종 말하는데 우리는 더는 EU 회원국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의 개시를 선언하는 리스본조약 50조를 오는 3월 말까지 발동하겠다면서도 영국의 목표나 협상 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AP는 메이 총리가 구체적인 전략을 언급하면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부 내 불협화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3일 노련한 외교관이자 온건파인 이반 로저스 EU 주재 영국대사가 갑작스럽게 사임했다. 브렉시트 강경파로부터 소프트 브렉시트론자라는 비판을 받아 온 로저스 대사의 사임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나타낼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메이 총리는 또 EU 밖에서 EU와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면서도 EU와의 국경을 통제하고 유럽사법재판소(ECJ)로부터 독립된 법률도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가 이런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민자 유입을 막고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희생하는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민과 국경에 대한 주권을 되찾겠다는 메이 총리의 지론은 EU가 헌법적 권리처럼 여기는 ‘이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단일시장 이탈을 각오한 언급이다. 독일 등 EU 주요국은 영국이 이민자 통제를 위해 탈퇴한다면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좋은 것만 골라 취하는) ‘체리피킹’은 없다”며 “회원국 의무를 다하지 않는 한 단일시장에 접근할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다른 한편에서는 메이 총리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하드 브렉시트를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영국이 큰 변화를 겪고 있지만 메이 총리의 국정운영은 총리로서 명확한 비전과 방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테리사 메이비’(maybe·애매모호하다는 의미)로 메이 총리를 표현하기도 했다.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하게 밝히자 EU 잔류파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팀 패런 자유민주당 대표는 “EU 단일시장을 떠나려는 무모한 계획은 고용이나 투자, 공공재정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지금도 과부하가 걸린 영국국민건강서비스(NHS)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재원이 줄어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김·전복이 효자~ 수산물 수출 3년 만에 최대

    김, 전복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은 지난해 11% 가까이 증가하며 3년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을 보였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액이 전년(19억 2300만 달러)보다 10.6% 증가한 21억 29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수산물 수출액이 21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수산물 수출은 2012년 23억 63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했다. 참치와 김, 전복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수산물 수출 1위인 참치는 일본, 유럽연합(EU)으로 횟감용 수출과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의 식자재용 수출이 동시에 늘면서 전년보다 17.6% 증가한 5억 76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김은 조미김 수출이 급증하면서 수출액 3억 5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9% 늘어났다. 2006년 6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김 수출은 10년 새 4배로 성장했다. 2015년 3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최고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일본은 지난해 우리나라 김 7800만 달러어치를 수입, 미국(7000만 달러)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고객이 됐다. 전복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중국 시장 진출에 처음 성공하면서 수출(6550만 달러)이 전년 대비 72.4%나 증가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다케나카 헤이조 교수는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여전히’ 개혁과 혁신을 강조했고, 이를 위한 규제 개혁과 국가전략특구의 과감한 활용을 역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경제재정상·금융상 등 여러 각료 자리를 옮겨 가면서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각종 구조개혁을 완성시켰던 그를 지난 2일 도쿄 중심가 오테마치의 파소나그룹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7년 새해는 어떤 한 해가 될까. -한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하이퍼 포퓰리즘’(초대중 영합주의)이 일어나고 있다. 흡사 거대한 지각의 단층선(fault line)이 사회를 단절시키는 듯한 형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가 6년 전 ‘단층선’이란 책에서 계층으로 단절된 사회에서 불만세력들이 과도한 요구를 쏟아내고, 대중영합적인 정책들이 난무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 격차, ‘갈라진 단층’들 안에서 국민 불만이 여러 형태로 폭발했다. 영국에선 브렉시트로, 미국에서는 예상 밖의 지도자 선출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한국 국민의 격한 반발도 이와 관련이 없지 않을 듯하다. 올해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주요 선거들이 예정돼 있다. 선거를 통해 이런 현상이 고조될지, 완화될지, 매우 중요한 국면이다. 민족주의 고조는 장기적인 경제 이익을 저해한다. →갈등과 불확실한 요소들이 어느 때보다 돌출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미·중 갈등 등) 아·태지역의 평화질서 구축 여부 등이 대표적인 불확실 요소다. 1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간다. 그 직후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다. 두 사람이 각각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무게를 지닌다. 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중국의 상황과 대응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구체화된 것은 아직 적다. 향후 행보를 봐야 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북미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국제경제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거시경제적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상황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정책이었던 ‘레이거노믹스’의 초기 단계와 비슷해질 것이다. 레이거노믹스는 재정 확대와 금융 긴축을 조합으로 한 정책이었다. 당시 재정과 무역수지 양쪽의 ‘쌍둥이 적자’ 발생으로 금리가 뛰고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이다. 엔화와 원화가 약세가 되고, 주가는 오를 것이다. 2017년은 일본경제도, 세계경제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런 정책을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 당시에도 적자가 크게 늘자, 미국은 1985년 일본을 압박해 엔화 가치를 올린 플라자합의를 맺었다. 당시 4년 만에 조정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1~2년 안에 (엔화·원화 가치를 높이려는) 조정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조정 국면이 한국, 일본 경제에 충격을 주진 않을까. -조정 국면이 닥치면 통화 가치가 오르고,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게 돼 관련주가가 내려가게 된다.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 금융 모두 확대정책으로 가게 된다. 1985년 당시 일본도 이런 정책을 쓰다 결국 버블에 빠졌다. 버블은 세계 어느 곳에선가 진행돼 왔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 1997년 한국 등이 포함된 아·태지역 버블, 2001년 IT 버블, 그 뒤 미국 부동산 버블 및 이로 인한 2008년 리먼 쇼크 등…. 신흥국들에서 버블에 가까운 상황이 생겼다. 인도, 중국 등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브라질, 러시아는 벌써 왔는지 모른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중국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6% 경제성장을 지속 중인 중국의 성장률이 2030년 2.8%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성장은 모순을 감춘다”는 말이 있는데, 성장률이 곤두박질치면 소득격차, 부패, 정치 불안정 등 여러 모순이 드러나게 된다. 사회 불안정 가능성도 있다. 성장이 지속될 때의 버블은 견딜 수 있지만 성장률이 떨어지면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높아진 자산가격 및 대차대조표 조정 등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도 일본의 지난 20년의 저성장 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노베이션, 혁신이 필요하다. 명확한 법의 지배, 창의적인 인재 및 교육제도, 자유 등이 불가결하다. 자유가 없으면 혁신은 없다. 한국에 시급한 것은 정치적 안정과 정상화다. 안정성이 떨어지면 미래 예측가능성도 낮아져 경제도 정체한다. 국가가 사회에 어떤 정책과 행동을 취하려는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중소 기업 문제와 관련, 한국은 과거 재벌에 대한 우대정책을 펴 왔는데 이제는 공정한 정책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결국 공정 경쟁 정착 문제다. 독과점 규제도 필요하고, 경쟁 정책과 공정거래 메커니즘이 작동해야 한다. →공공 개혁의 권위자로서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구조개혁 조치들이 필요한가. 한국 정부의 공공 구조개혁 국제위원으로 활동했는데, 한국에 필요한 공공·구조개혁은 무엇인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 부문이 비대하다고 판단, 내가 우정민영화담당대신으로서 민영화를 이뤄낸 것에 관심을 보였다. 인구가 주는 상황에서 물류사업인 우정을 글로벌화시키려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국영기업으로는 불가능했다. 성장 여력이 큰 아시아물류사업의 매력도 컸다. 독일의 도이치포스트는 유럽연합(EU) 전체를 보고 민영화를 단행했고, DHL을 매수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저축은 늘고 투자는 둔화 추세다. ‘자연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는 추계도 나왔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투자 기회가 줄고 있다”면서 “방치할 경우 장기 침체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고, 각 분야의 규제개혁을 단행해 투자 기회를 늘려야 한다. 규제개혁으로 민간 투자와 공항시설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일본)국가전략특구의 제안자로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도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한 많은 전략을 조언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에게 두 가지 제안을 했다. 민간투자설비를 늘리기 위해 규제를 혁파하라는 제안은 국가전략 특구를 만들어 실행되고 있다. 규제개혁에는 반대 세력이 많아 특구를 만들어 우선 그 안에서 규제 개혁을 시작해 보려는 시도다. 도쿄권·오사카권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공공투자를 늘리기 위해 인프라의 ‘컨세션’(concession)제도의 도입이다. 국가가 도로, 항만, 공항 등 주요 인프라의 소유권을 갖되, 운영권은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센다이 공항, 간사이 공항 등이 이 방식을 취했다. 후쿠오카공항, 홋카이도 지토세 공항 등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현금이 도는 인프라 운영권 이용은 활용도가 높다. →경쟁력과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들이 또 필요한가. -일본의 경우 산업과 기업의 신진대사를 높여야 한다. 창업률, 개업률이 미국의 절반 수준이고, 기업 폐쇄율도 마찬가지이다. 신진대사를 높이려면 기업 거버넌스를 강화해 경영 효율화를 높여야 한다.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기업거버넌스 코드를 만들어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늘리기 시작했다. 수익성 없는 사업에서는 손을 떼게 하고,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경영자는 그만두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용의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 노동시장의 개혁이 필요하다. 종신·연공서열이 일본의 표준방식이 돼 있는데, 이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 여러 형태의 노동과 근무형태를 수용하고 가능케 해야 한다. →노동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비정규직이 늘고 직업의 질은 떨어져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올해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 안에서 비정규직의 급여와 대우를 높이는 방안도 들어 있다. 입법을 추진 중인 ‘동일(同一)노동 동일임금’도 이를 위해서다. 올 3월쯤 정부 가이드라인이 완성되고, 관련 법안은 연내 국회 통과가 예상된다. 임금 부담이 큰 기업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임금 하향 조정도 고려해야 한다. 노조 반발이 클 수밖에 없어 정치력이 발휘돼야 한다. 증가 추세인 비정규직의 임금이 오르고, 대우가 나아져야 소비도 살고 경제도 활성화된다. 다양한 노동형태를 수용해야 한다. 한국도 더 노력해야 한다. 해고의 규범, 룰도 분명해져야 한다. 일본은 쉽게 해고할 수 없게 하는 도쿄고법의 1979년 판결 등 판례에 따라 이를 결정해 왔다. 해고 시 금전 보전 등이 확립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해고할 때 금전 보상 제도가 없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져도 소비는 살아나지 않았다. -가계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이 근본 이유였다. 소득을 늘리려면 임금이 올라야 하는데 늘어난 부분이 정부 세금으로 흡수됐다. 지난 3년 동안 국민들의 국내총생산(GDP)은 30조엔이 늘었지만, 그 가운데 70%가 세금으로 흡수됐다. 국민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대규모 추경을 통해 이를 다시 가계와 국민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이하게 세금을 늘려서는 안 된다. 증세 없이 가능하냐는 반문도 있지만, 재정 건전화 방안을 모색하면 된다. 일본은 매우 큰 사회보장 예산을 쓰고 있다. 나도 올해부터 연금을 받게 됐다. 게이단련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도 그렇다고 한다. 대기업 사장 등 연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주는 돈 등 절약할 부분이 많이 있다. 연금 수급 개시연령을 65세에서 더 올려야 한다. 지금 제도는 1960년 일본인의 평균수명이 66세일 때 만들어졌다. 지금은 남성 81세, 여성 87.4세가 평균수명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다양한 노동형태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활성화되고, 연금재정 수요도 준다. 사회보장비용을 합리적으로 절감해 양육 지원, 보육원 대기아동 해소 등 젊은 세대를 위한 재정을 더 써야 한다. 사회보장개혁으로 얻은 여유 재정을 인프라에 더 투자할 수도 있다. →일본 사회의 당면 과제에 어떤 해법이 있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용과 GDP의 200%를 넘어선 정부부채 해결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사회보장 개혁을 통한 예산 절감, 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컨세션과 특구를 활용한 규제개혁의 활성화 등이다. 도쿄에서는 20개 이상의 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5~7년 정도가 걸리던 대형도시개발 심의를 특구에서는 20개월 만에 해결했다. 기초의학 연구, 의료관광 등 글로벌화를 겨냥해 38년 만에 신규 의대도 세우게 됐다. 나리타 공항 부근 특구에 산노병원의 의과대학이 들어선다(의사협회의 반대로 신규 의대를 세우지 못해 왔다). 공동조합들의 더 자유로운 경쟁 등 농업개혁도 필요하다. 3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도 일본에는 커다란 정비와 개혁의 기회다. 이를 잘 활용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자동운전, 로봇을 활용한 건설 등을 한 단계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1965년 도쿄올림픽 개막 9일 전에 도카이도 신간센이 개통됐고, 도쿄를 대표하는 뉴오타니호텔, 프린스호텔 등이 세워졌다. 오쿠라호텔도 개막 2년 전에는 문을 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란 계기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활성화를 지적했는데. -자동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그리고 우버와 에어비엔비 같은 공유경제활동 등 5가지 요소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일본은 AI와 자율주행 기술은 있지만 ‘차는 사람이 운전해야 한다’는 법규 탓에 공공도로에서 이를 실험할 수 없다. 영국이 핀테크를 위해 만들고, 싱가포르가 도입한 샌드박스(모래상자)형 특구를 활용하면 된다. 자율주행을 위해 올해 중 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빅데이터 등의 활발한 활용을 위해서도 개인정보보호 등을 해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아마존, 구글 등을 앞세운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의 에스토니아와 같은 작은 나라의 성취도 연구 대상이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다케나카 헤이조 도요대 교수는 고이즈미 前총리의 ‘경제 선생’… 구조 개혁 불도저처럼 밀어붙어 게이오대 교수로 있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에서 주요 각료를 지내며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핵심 개혁을 추진·성사시켰다. ‘총리의 가정교사’, ‘구조개혁의 사령탑’ 등으로 불리며 2001년 4월 고이즈미 1차내각에 경제재정상으로 입각해 2006년 9월 3차 내각까지 5년 6개월 동안 금융상·총무상 등을 맡으며 총리와 임기를 함께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서 공공 개혁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각료 퇴임 후에도 각종 자문을 하며 일본정부의 개혁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베 신조 정부의 산업 경쟁력회의,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미래투자회의 등의 위원으로 왕성한 자문 활동을 펴고 있다. 2016년 게이오대 퇴임(명예교수) 후, 도요대 글로벌·이노베이션학 연구센터 소장 겸 교수로 있다. 2009년부터 파소나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세계대변동과 일본 부활: 2020년 대전환 플랜’(고단샤)을 비롯해 40여권의 저서를 통해 일본경제의 혁신 및 재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951년 와카야마현 출생 ▲히토쓰바시대 졸업 ▲오사카대 박사 ▲일본개발은행 근무 ▲대장성 재정금융연구실 주임연구관 ▲ 하버드대 객원교수 ▲컬럼비아대 일본경영연구센터 연구원 ▲도쿄재단 이사장 등 역임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로봇·호텔 등 왕성한 ‘식욕’ 中 M&A굴기, 美에 꺾일까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로봇·호텔 등 왕성한 ‘식욕’ 中 M&A굴기, 美에 꺾일까

    美 , 獨 반도체 기업 인수반대 등 견제 中 정부도 자본유출 우려에 심사강화 내년 기업사냥 증가세 둔화 될 듯 중국 최대 백색가전 업체 메이디(美的)가 지난 5월 독일 첨단로봇산업을 선도하는 쿠카AG의 대주주가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유럽연합(EU)은 충격에 빠졌다. 쿠카AG는 범유럽 항공방위업체인 에어버스를 비롯해 독일 자동차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에 산업용 로봇팔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용 로봇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독일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쿠카AG가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것에 대해 허탈감이 작용한 것이다. 독일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EU 관리들까지 가세해 중국의 쿠카AG 인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경제부 장관은 메이디의 쿠카AG 인수를 막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결성을 제안하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끝내 허사였다. 메이디가 정치적 우호관계 구축과 일자리 보장을 약속하는 한편, 다임러의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현지 재계 유력 인사의 지지를 확보한 데 힘입어 이 같은 난관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메이디는 지난 7월 쿠카 지분 86% 확보에 성공했고 쿠카의 몸값(기업 가치)은 46억 유로(약 5조 8315억원)로 껑충 뛰었다. ●中, 국내 경기 둔화… 해외 M&A서 활로 중국이 마침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부문에서도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해외 M&A 장려정책과 국영기업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풍부한 유동성도 한몫했다. 중국 기업들의 올해 해외 M&A 규모는 모두 2193억 달러(약 265조원)로,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국 금융정보제공 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중국은 9월까지 해외 M&A 규모 1739억 달러를 기록해 미국을 제친 데 이어 연말 기준으로도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의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633억 달러)의 4배에 가깝다. 특히 올해 대(對)중국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1129억 달러·추정치)의 배에 가깝다.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로봇·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비롯해 가전·게임·영화제작·호텔 등 전방위에 걸쳐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2380억 달러)보다 8.5%가 줄어든 2177억 달러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기업의 올해 해외 M&A 건수는 모두 745건. 이 중 중국화공(中國化工·ChemChina)의 스위스 종자회사 신젠타(467억 달러) 인수가 최대 규모 M&A였다. 지난 6월 정보기술(IT) 공룡 텅쉰(騰訊·Tencent) 역시 핀란드 게임 회사 슈퍼셀을 86억 달러에 인수했고, 하이항(海航·HNA)그룹은 10월 100억 달러에 미 CIT그룹의 항공기 임대 사업 부문을, 12월에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의 지분 25%를 65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투자 등 당근 내밀어 유럽서 잇단 인수전 올 들어 중국 기업의 해외 M&A 특징은 유럽 시장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올 M&A 중 절반가량이 유럽 지역에서 이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서구권에서 적대적 M&A가 사실상 봉쇄된 상태이지만 쿠카AG를 인수하듯이 중국 기업들은 수년에 걸쳐 비공식적으로 인수대상 기업과 관계를 쌓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M&A를 진행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현 경영진 유지, 최소 5년 이상의 투자 약속, 독립적인 감사체제 유지 등 ‘당근’도 곁들였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외환보유고 감소 등으로 자본유출 불안이 커지자 중국 관계 당국이 해외 M&A 심사를 강화하는 탓에 내년에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국가외환관리국장)은 “중국의 국경 간 자본유출에 대한 리스크는 통제할 수 있다”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불법적인 활동을 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자본유출로 위안화 환율이 평가절하되면서 해외 M&A 등 자본유출이 중국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제시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향후 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숀 레인 차이나마켓 리서치그룹 이사는 중국 정부가 합법적인 거래조차 환전 승인을 까다롭게 만들어 내년 1분기에는 M&A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레트 맥거니걸 캐피털 링크 인터내셔널 회장도 “직접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새로운 정책, 간접적으로는 자본 통제로 인해 최근 해외 M&A에 거센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M&A로 위장한 자본 유출은 묵과하지 않고 철저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의 해외 M&A에 대한 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중국 기업들이 추진한 42건, 358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 M&A가 좌절됐다. 중국의 독일 반도체 기업 아익스트론의 인수가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아익스트론 인수를 추진해 오던 중국푸젠훙신(福建宏芯·Fujian Grand Chip Investment)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미 정부의 반대를 이유로 아익스트론 인수 실패를 선언했다. 훙신기금은 “인수 약정상의 조건을 실현할 방법이 사라져 계약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앞서 2일 훙신기금에 대해 아익스트론 미 자회사 인수 계획을 “완전히 영구적으로 포기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미 재무부도 “아익스트론의 기술은 군사적 용도가 있다”면서 “외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수를 중단하거나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3월에도 중국계 미국 기업인 럴스가 오리건 주의 풍력발전 시설 자산을 인수하려 하자 인근에 군사시설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이를 중단시켰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0년 중국 자본이 미국 항공기 부품 제조회사 맴코(MAMCO)를 인수하려된 계획을 무산시켰다. ●美, 중국 국유기업의 인수 금지 권고 더욱이 미국 의회의 자문 패널은 중국 국유기업들의 미 회사 인수를 금지하는 권고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들을 이용해 미국의 첨단기술 기업 등을 사들이면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확대해 중국 국유기업들이 미 기업들을 사들이거나 실질적인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물론 해당 위원회의 권고가 강제성이 없지만 앞서 쯔광(紫光·TsingHuaUni)그룹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업 웨스턴디지털을 38억 달러에 인수하려는 계획을 철회시키는 등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훙신기금의 아익스트론의 미 자회사 인수 무산과 관련해 미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루 대변인은 훙신기금의 인수 시도가 “순수하게 시장에 입각한 행위였다”면서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하고 공정한 환경 및 중국 기업들의 투자에 우호적인 조건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khkim@seoul.co.kr
  • 브렉시트에서 트럼프 당선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브렉시트에서 트럼프 당선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에 휩싸인 2016년의 대한민국.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국내 상황 못지 않게 올 한해는 유난히 굵직한 국제 이슈가 많았다. 세계 정치·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국제 이슈를 돌아봤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찬성 51.89%, 반대 48.11%로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의 일부 보수 세력은 EU에서 영국에 부과하는 거액의 재정 분담금, 금융·안전에 관한 EU의 각종 규제, 이민자 및 난민 유입 등에 불만을 품고 EU탈퇴를 주장해왔었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5년 총선에 앞서 수년 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브렉시트 찬성파 유권자의 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 압승한 뒤 캐머런은 EU잔류로 노선을 변경했고, 브렉시트 논의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요구조건을 EU 상임의장에 전달했다. 영국이 건넨 요구는 금융규제나 이민자 문제 등 영국내 브렉시트 EU에 가지는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EU는 이들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요구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공약대로 진행된 투표는 잔류 측이 우세하리란 여러 예상을 뒤집고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EU잔류에 노력하던 캐머런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2년에 걸쳐 EU측과 탈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탈퇴 이후 영국이 EU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선 기존과 달리 신규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의 EU시장 접근성이 이렇듯 약화됨에 따라 EU출신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감소 또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영국 외 EU가입국들의 탈퇴여론이 형성돼 EU의 안정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재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정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숱한 도덕적·정치적 논란거리를 낳았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는 이를 뒤엎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이자 사업가인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무지, 여성비하, 외국인 차별, 막말 등 무수한 스캔들로 비난을 받았으며 대중국 보호무역, 난민 추방 등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러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며,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각지에서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 무효화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이후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거나 아예 무효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듯했던 태도 또한 철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 강화, TPP 폐기 등 다른 문제적 사안들에 있어서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의 검은 돈, 파나마 페이퍼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에 위치한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 Company)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폭로 프로젝트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은 익명 제보자로부터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자료를 입수한 분석을 위해 이를 ICIJ측에 건넸고, 한국 뉴스타파,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세계 80여 국가의 107개 언론사가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 2016년 4월 3일(미국시간) 문서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 및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지에 설립한 역외 회사 및 주주 리스트가 공개돼있으며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세계 각국 지도자를 포함해 정치인, 스포츠·연예계 유명인사, 무기상, 기업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충격파를 일으켰다. 역외회사 설립 자체가 항상 불법인 것은 아니며, ICIJ 측 역시 문서에 포함된 인물이 모두 절세나 탈세 등 비윤리적 행동에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등 일부 인사의 경우 명백한 자금 세탁의 정황이 포착됐으며 아이슬란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역외회사를 통해 은행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한편 해당 문서에서 ‘Korea’를 키워드로 검색된 파일은 총 1만 5000여 건이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19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작극 논란’ 실패한 터키 쿠데타 7월 15일(현지시간) 밤 터키군 일부 세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약 6시간 시간 만에 실패한 사건. 터키 군부는 역사적으로 세속주의(정교 분리)를 중시해 정부가 이슬람주의 회귀 조짐을 보일 때마다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쿠테타 또한 군부 내 세속주의 세력인 전(前)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육군 3군 사령관 등이 에르도안의 친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일으킨 것이다. 7월 15일 밤 쿠데타군은 탱크와 헬기 등을 동원해 이스탄불 국제공항과 앙카라의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데타군에 대항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쿠데타군은 결국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총 265명이 사망, 14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담 군인 2839명이 체포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세속주의 옹호와는 관련이 없으며 터키 정치인 펫훌라흐 귈렌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귈렌은 본래 에르도안의 동료였으나 에르도안과 대립 끝에 1999년 미국으로 망명한 정치인이다. 반면 귈렌은 당시 쿠데타를 반대파 숙청 및 통치권 강화를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했다. 귈렌은 쿠데타 발발 이후 영국 언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에 대해 제기하는 혐의를 세계가 믿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번 쿠데타가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나와 나의 추종자에 대한) 더 심한 탄압을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이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4만 5000여 명의 법조인, 교육계 인사, 공무원, 경찰들에게 반란군 누명을 씌워 투옥 및 해고시키는 등 무차별적 반대파 숙청에 나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6개월의 투쟁…프랑스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 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경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 완화 및 근무시간 35시간 근무제도를 주된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3월부터 프랑스 노동자 조합과 학생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반발 시위에 나섰으며 공무원들도 파업을 벌였다. 4월부터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치했으며, 최루탄·물대포 등 강도 높은 진압 수단이 사용됐고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 더불어, 프랑스 하원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또한 개정에 반대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 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 노동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상원에 넘기기에 이른다. 프랑스 헌법 제 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 투표 없이 총리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상원은 법안을 수정해 하원에 내려 보냈으나 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프랑스 정부는 상하원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7월에 다시 한 번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가결시켰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프랑스 국민들은 9월까지 시위를 이어나갔으나 결국 노동법 개정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최순실 농단에 대통령 탄핵… 트럼프 당선에 전 세계 쇼크

    최순실 농단에 대통령 탄핵… 트럼프 당선에 전 세계 쇼크

    [국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2월 9일 국회에서 재적의원 300명 가운데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헌정 사상 두 번째이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직무가 정지됐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 탄핵의 원인이 된 ‘최순실 국정농단’은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과정의 정경유착, 청와대 문건 유출 및 최씨의 인사 개입,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 희대의 국기문란이자 부정부패 사건이었다. 사상 최대 232만명 촛불집회… 청와대 100m 앞까지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부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1차 대국민 담화 직후인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가 불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방어용’ 2차 담화와 검찰 조사 거부, 국회에 퇴진을 떠넘긴 3차 담화 등을 이어갈수록 촛불은 거세졌다.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100m 앞까지 확장한 촛불집회는 6차인 12월 3일 232만명(전국, 주최 측 추산)으로 정점을 찍었다. 폭력과 연행자가 없는 평화집회의 새 장을 열기도 했다. ‘접대 문화 근절’ 청탁금지법 시행… “내수위축” 반발도 고질적인 청탁 관행과 접대 문화, 부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지난 9월 28일 시행됐다. 공직자,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등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어도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수 위축을 우려한 농축수산업계 등의 반발도 따랐다. 인간 최고수 이세돌·인공지능 알파고 ‘세기의 대국’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국 전에는 이 9단이 완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알파고가 1~3국을 승리했다. 인간 최후의 영역이라고 믿어 왔던 바둑이 인공지능에게 추월을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이 9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알파고의 약점을 파고들어 4국에서 승리하며 ‘인간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희망을 전했다. 경북 성주 사드 배치 결정… 中 ‘한류금지령’ 등 보복 한·미 군 당국은 7월 8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북한이 올초부터 핵·미사일 도발을 잇달아 감행하자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협의를 해 온 결과였다. 배치 부지는 경북 성주군으로 결정됐다. 중국은 사드가 자국의 ‘안보이익’을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악화된 한·중 관계는 ‘한류금지령’ 등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양국 갈등은 사드 포대 배치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도 계속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총선 참패…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 탄생 지난 4월 13일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최악의 ‘공천 파동’에 휘말린 새누리당이 참패했다.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확보해 원내 제1당에 올랐고 122석을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은 원내 제2당으로 추락했다.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현실화됐다. 38석을 챙긴 국민의당은 호남의 새로운 맹주로 등극하며 15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3당 체제’를 열었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벽에 부딪힌 남북교류 정부는 2월 10일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이 1월 6일 4차 핵실험에 이어 2월 7일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자 극약 처방을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대북 제재·압박 기조’의 상징이 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도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후 남북 교류협력 채널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남북 관계는 2000년 6·15공동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 경주서 역대 최고 5.8 강진… 한반도 지진 공포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점에서 9월 12일 오후 8시 33분 5.8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1978년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다. 이후 12월 현재 여진도 550여회나 잇따랐다. 경주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새삼 일깨웠다. 경주는 국내 지진 관련 첫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삼성 갤노트7, 배터리 발화로 리콜에 이어 단종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노트7)이 출시 59일 만에 단종됐다. 홍채인식, S펜 번역 기능 등으로 호평받으며 8월 출시됐지만 배터리 발화 논란이 일었다. 9월 2일 전량 리콜이 실시됐지만 새 노트7에서도 발화 사고가 이어졌다. 결국 10월 11일 삼성전자는 노트7 생산·판매를 중단했다. 단종에 따른 손실은 3조원 중반대, 기회손실을 포함해 7조원대로 추산된다.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106명 사망… 끝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수많은 피해사실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온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검찰은 지난 1월 본격 수사에 착수,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의 전 대표 등 관계자 다수를 사법처리했다. 정부는 생활화학물질 안전관리방안 등 후속 대책을 내놓았으나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모임 등은 지난 26일 현재 사망자를 1106명으로 집계했다. [국제]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도널드 트럼프가 11월 8일 치러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 주도로 설립된 국제질서가 새롭게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빈부격차와 기성정치세력에 실망한 ‘앵그리 화이트’(분노한 백인)가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英, 브렉시트 결정… 60년 만에 흔들리는 EU체제 영국이 6월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자 세계가 경악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찬성률이 52%에 달해 충격이 더 컸다. EU에 대한 전통적 반감에 이민자 유입에 대한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했고 파운드화 가치도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1946년 시작돼 60년간 이어진 유럽 통합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신생아 소두증 유발’ 지카바이러스 확산 공포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올 들어 본격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 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 등 73개국에서 15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집트숲모기를 통해 전파된 지카바이러스는 사람 간 성관계를 통해 2차 감염이 이뤄져 우려가 더 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1일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가 11월 18일 해제했다. PCA, 中 남중국해 영유권 불인정… 미·중 갈등 고조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지난 7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미·중 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중국은 결정에 불복하며 남중국해의 군사기지화를 강행했다.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고수하며 이 해역에 군함을 파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단교 37년 만에 처음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며 양국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가수 밥 딜런에 노벨문학상… ‘문학의 경계’ 논란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115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중가수인 밥 딜런에게 상을 안겼다. 이 파격과 반전의 드라마는 “문학의 경계를 넓혔다”는 환영부터 “문학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난까지 전 세계에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다. 정작 가장 태연한 이는 상의 주인이었다. 수상 발표 이후에도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딜런은 시상식에도 끝내 참석하지 않았다.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 세계적 열풍 구글 사내벤처로 시작한 나이언틱랩스의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지난 7월 출시되자마자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고가 정식 출시되지 않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게임이 구동된 지역인 강원도 속초는 올여름 최고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국내 지적재산권(IP), 가상현실(VR), AR 산업에 대한 관심도 환기됐다. 연말까지 약 5개월 동안 포켓몬고가 달성한 매출은 7억 8800만 달러(약 9471억원)로 추산된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취임… 마약과의 전쟁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가 지난 6월 30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무자비한 마약·범죄 소탕 정책과 막말·기행으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며 단숨에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판매자와 이용자를 불문하고 마약 용의자는 즉시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리며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 5개월여 만에 5927명을 처형했다. 실제로 필리핀 내 범죄율을 10% 이상 끌어내렸다. 벨기에·터키 등 유럽 전역서 IS 테러 기승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테러는 올해 더욱 기승을 부렸다.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의 국제 공항과 지하철역, 6월 터키 이스탄불의 국제 공항과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등에서 폭탄 및 총격 테러가 발생했다. 7월 프랑스 대혁명기념일에는 니스 해변에서 트럭이 군중을 향해 돌진해 86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도 트럭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쿠바 공산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 타계 ‘쿠바 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 25일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카스트로는 1959년 1월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 혁명에 성공한 뒤 반세기 동안 미국과 대립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현직 미국대통령으로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과 쿠바는 국교 정성화를 선언했다. 美 기준금리 0.25%P 인상… 저금리 시대 막 내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에서 0.50~0.75%로 올라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0.25% 포인트) 이후 1년 만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내년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이로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동안 유지되던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끝을 맺게 됐다.
  •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에 휩싸인 2016년의 대한민국.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국내 상황 못지 않게 올 한해는 유난히 굵직한 국제 이슈가 많았다. 세계 정치·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국제 이슈를 돌아봤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찬성 51.89%, 반대 48.11%로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의 일부 보수 세력은 EU에서 영국에 부과하는 거액의 재정 분담금, 금융·안전에 관한 EU의 각종 규제, 이민자 및 난민 유입 등에 불만을 품고 EU탈퇴를 주장해왔었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5년 총선에 앞서 수년 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브렉시트 찬성파 유권자의 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 압승한 뒤 캐머런은 EU잔류로 노선을 변경했고, 브렉시트 논의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요구조건을 EU 상임의장에 전달했다. 영국이 건넨 요구는 금융규제나 이민자 문제 등 영국내 브렉시트 EU에 가지는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EU는 이들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요구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공약대로 진행된 투표는 잔류 측이 우세하리란 여러 예상을 뒤집고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EU잔류에 노력하던 캐머런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2년에 걸쳐 EU측과 탈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탈퇴 이후 영국이 EU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선 기존과 달리 신규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의 EU시장 접근성이 이렇듯 약화됨에 따라 EU출신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감소 또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영국 외 EU가입국들의 탈퇴여론이 형성돼 EU의 안정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재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정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숱한 도덕적·정치적 논란거리를 낳았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는 이를 뒤엎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이자 사업가인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무지, 여성비하, 외국인 차별, 막말 등 무수한 스캔들로 비난을 받았으며 대중국 보호무역, 난민 추방 등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러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며,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각지에서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 무효화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이후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거나 아예 무효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듯했던 태도 또한 철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 강화, TPP 폐기 등 다른 문제적 사안들에 있어서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파나마 페이퍼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에 위치한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 Company)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폭로 프로젝트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은 익명 제보자로부터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자료를 입수한 분석을 위해 이를 ICIJ측에 건넸고, 한국 뉴스타파,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세계 80여 국가의 107개 언론사가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 2016년 4월 3일(미국시간) 문서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 및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지에 설립한 역외 회사 및 주주 리스트가 공개돼있으며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세계 각국 지도자를 포함해 정치인, 스포츠·연예계 유명인사, 무기상, 기업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충격파를 일으켰다. 역외회사 설립 자체가 항상 불법인 것은 아니며, ICIJ 측 역시 문서에 포함된 인물이 모두 절세나 탈세 등 비윤리적 행동에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등 일부 인사의 경우 명백한 자금 세탁의 정황이 포착됐으며 아이슬란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역외회사를 통해 은행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한편 해당 문서에서 ‘Korea’를 키워드로 검색된 파일은 총 1만 5000여 건이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19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터키 쿠데타 미수 7월 15일(현지시간) 밤 터키군 일부 세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약 6시간 시간 만에 실패한 사건. 터키 군부는 역사적으로 세속주의(정교 분리)를 중시해 정부가 이슬람주의 회귀 조짐을 보일 때마다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쿠테타 또한 군부 내 세속주의 세력인 전(前)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육군 3군 사령관 등이 에르도안의 친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일으킨 것이다. 7월 15일 밤 쿠데타군은 탱크와 헬기 등을 동원해 이스탄불 국제공항과 앙카라의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데타군에 대항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쿠데타군은 결국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총 265명이 사망, 14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담 군인 2839명이 체포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세속주의 옹호와는 관련이 없으며 터키 정치인 펫훌라흐 귈렌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귈렌은 본래 에르도안의 동료였으나 에르도안과 대립 끝에 1999년 미국으로 망명한 정치인이다.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4만5000여 명의 법조인, 교육계 인사, 공무원, 경찰들에게 반란군 누명을 씌워 투옥 및 해고시키는 등 무차별적 반대파 숙청에 나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프랑스 노동법 시위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 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경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 완화 및 근무시간 35시간 근무제도를 주된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3월부터 프랑스 노동자 조합과 학생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반발 시위에 나섰으며 공무원들도 파업을 벌였다. 4월부터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치했으며, 최루탄·물대포 등 강도 높은 진압 수단이 사용됐고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 더불어, 프랑스 하원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또한 개정에 반대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 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 노동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상원에 넘기기에 이른다. 프랑스 헌법 제 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 투표 없이 총리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상원은 법안을 수정해 하원에 내려 보냈으나 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프랑스 정부는 상하원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7월에 다시 한 번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가결시켰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프랑스 국민들은 9월까지 시위를 이어나갔으나 결국 노동법 개정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오늘의 눈] 포퓰리스트 득세의 조짐/박기석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포퓰리스트 득세의 조짐/박기석 국제부 기자

    한 해를 돌아보니 유감스럽게도 올해 전 세계를 휩쓴 거대한 흐름을 미리 알아채지 못한 것이 있다. 지난 6월 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되기 직전 런던에서 현지 분위기를 살필 기회가 있었다. 당시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 인터뷰 한 런던 시민 대부분이 브렉시트 부결을 전망했고 막판 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전망에 부응했던 터라 부결을 예상했다. 하지만 부결이 아닌 가결의 조짐은 곳곳에 있었다. 일부 시민은 “런던은 부결이 우세하지만 런던을 벗어나면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다른 지역에 가볼 것을 권유했다. 기성 정치인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그들을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역과 계층에 따른 경제적 격차의 심화가 이번 국민투표의 주요 이슈라고 지적하는 시민도 있었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이런 조짐을 기민하게 읽고 비(非)런던 지역에 사는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확보해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미국 대선, 12월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에서도 이런 흐름은 반복됐다. 중산층 이하 노동자 계층은 경제적 격차와 기성 정치인의 무능·무관심에 분노했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둔 아웃사이더 정치인은 그 분노를 자극해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브렉시트 찬성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이탈리아 개헌 부결을 이끈 오성운동은 연원과 정책이 상이하다. 그렇지만 정당과 언론을 우회해 대중에 직접 호소하고 기존 정치권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포퓰리스트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대중에게 약속한 ‘장밋빛 미래’는 현실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성적표는 실망스럽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단순하고 감정적인 공약으로 선거에서 이겼으나 승리 후 구체적인 EU 탈퇴 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찬성 진영의 리더 격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선거 이후 정국에서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여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브렉시트 반대파였던 테리사 메이가 총리에 올라 정국을 수습했지만 현재까지 내년 3월에 탈퇴 협상을 개시한다는 방침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협상 목표와 전략은 보여 주지 못해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업고 집권한 뒤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두 번 속은’ 대중은 정치 전반과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혐오를 더욱 키울 것이다. 포퓰리스트의 집권과 그들의 실패는 반민주적인 권위주의 정부가 들어설 토양을 마련한다. 현재 한국도 최순실 국정 농단과 정경유착 파문으로 집권 세력과 대기업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정치권이 이런 불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나타나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의 기성 정치인이 포퓰리스트보다 먼저 대중의 분노, 포퓰리스트 득세의 조짐을 읽어야 할 이유다. kisukpark@seoul.co.kr
  • 獨 트럭테러 용의자 10만유로 공개 수배령

    獨 트럭테러 용의자 10만유로 공개 수배령

    튀니지 출신자… IS 추종자 접촉 6월 망명 거부 후 11월 감시 풀어 독일 정부가 12명의 생명을 앗아간 베를린 ‘트럭 테러’ 용의자로 튀니지 출신 난민 아니스 암리(24)를 지목하고 공개 수배령을 내렸다. 독일 보안 당국이 암리를 잠재적 테러 위협 인물로 보고 지난 1월부터 감시했으나 결국 테러를 막지 못한 사실도 드러나 테러 대응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연방범죄수사청(BKA)은 21일(현지시간) 튀니지 태생 난민인 암리가 지난 19일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트럭을 돌진시켜 12명을 살해한 용의자이며, 그에게 10만 유로(약 1억 2500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공개수사에 나섰다고 DPA 등이 보도했다. BKA는 “범행에 사용한 트럭 운전석 아래에서 암리의 임시 체류증이 발견됐다”면서 “용의자는 키 178㎝, 몸무게 75㎏의 체격에 검은색 머리, 갈색 눈동자를 갖고 있으며 무장한 상태”라고 밝혔다. 암리는 이집트와 레바논 등 3개 국가의 국적과 6개의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튀니지 남부 출신인 암리는 2012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살다 지난해 6월 독일에 망명을 신청하고 임시 체류증을 받았다. 그는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올 6월 망명 신청이 거부되면서 추방 대상이 됐지만 튀니지 정부가 여권 등 추방에 필요한 서류 준비에 시간을 끌면서 추방 유예 대상자 신분으로 독일에 머물러 왔다. 여권은 테러가 발생한 지 이틀 뒤인 21일에야 도착했고 그는 그동안 베를린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리아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했다. 가디언은 독일 보안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암리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추종자인 아부 왈라와 접촉한 인물로 지난 1월부터 독일 정부합동 대테러센터(GTAZ)가 감시 대상으로 설정한 549명 중 한 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암리는 보반 S라는 이름의 극단주의 이슬람 설교가를 추종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독일 보안 당국은 암리의 전화통화 내용을 감시해 왔으며 암리는 지난 3월과 9월 사이 자동 소총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훔치려다 경찰에 잡혀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은 암리를 테러 위험인물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지난달 그에 대한 감시를 풀었다. 암리가 어떻게 감시망을 피해 행적을 숨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암리가 공범과 함께 테러 공격을 하고자 무기를 사용하려 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테러 모의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암리가 독일 입국 이전에도 이탈리아에서 난민등록센터에 불을 질러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그를 고국인 튀니지로 추방하지 않았고 이후 독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독일과 유럽연합(EU)의 테러 감시·공조 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텔레그래프는 “암리가 독일 정부의 잦은 실수 때문에 감시망에서 빠져나갔고 결국 자유롭게 테러를 저지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집권 연정은 뒤늦게 테러 방지 목적으로 쇼핑센터 등 공공장소에서 폐쇄회로(CC)TV 설치를 확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는 독일 특유의 강력한 사생활 보호법 때문에 정보기관이 테러 예방을 위한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기업 인수·합병 부분서도 세계 1위에 등극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기업 인수·합병 부분서도 세계 1위에 등극한 중국

    중국 최대 백색가전 업체 메이디(美的)가 지난 5월 독일 첨단로봇산업을 선도하는 쿠카AG의 대주주가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유럽연합(EU)은 충격에 빠졌다. 쿠카AG는 범유럽 항공방위업체인 에어버스를 비롯해 독일 자동차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에 산업용 로봇팔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용 로봇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독일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쿠카AG가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것에 대해 허탈감이 작용한 것이다. 독일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EU 관리들까지 나서서 중국의 쿠카AG 인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경제부장관은 메이디의 쿠카AG의 인수를 막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결성을 제안하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모두 허사였다. 메이디가 정치적 우호관계 구축과 일자리 보장 약속하는 한편, 다임러의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현지 산업계 유력 인사의 지지를 확보한데 힘입어 이 같은 난관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메이디는 지난 7월 쿠카 지분 86% 확보에 성공했고 쿠카의 기업 가치는 46억 유로(약 5조 7632억원)로 껑충 뛰었다. 중국이 마침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에서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이다. 중국 기업들의 올해 해외 M&A 규모는 모두 2193억 달러(약 262조원)로,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국 금융정보제공 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중국은 9월 까지 해외 M&A 규모 1739억 달러를 기록해 미국을 제친데 이어 연말 기준으로도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의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633억 달러)의 4배 규모에 가깝다. 말 그대로 폭발적인 증가세다.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로봇·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비롯해 가전·게임·영화제작·호텔 등 전방위에 걸쳐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2380억 달러)보다 8.5%가 줄어든 2177억 달러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기업의 올해 해외 M&A 건수는 모두 745건. 이 중 중국화공(中國化工·ChemChina)가 스위스 종자회사 신젠타(467억 달러) 인수가 최대 규모 M&A였다. 지난 6월 정보기술(IT) 공룡 텅쉰(騰訊·Tencent) 역시 핀란드 게임 회사 슈퍼셀을 86억 달러에 인수했고, 하이항(海航·HNA)그룹은 10월 100억 달러에 미 CIT그룹의 항공기 임대 사업 부문을, 12월에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의 지분 25%를 65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올들어 중국 기업 M&A의 특징은 유럽 M&A 시장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올해 해외 M&A 중 절반 가량을 유럽 지역에서 이뤄진 까닭이다. 서구권에서 적대적 M&A가 사실상 봉쇄된 상태이지만 쿠카AG를 인수하듯이 중국 기업들은 수년에 걸쳐 비공식적으로 인수대상 기업과 관계를 쌓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M&A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여기에는 현 경영진 유지, 최소 5년 이상의 투자 약속, 독립적인 감사체제 유지 등 ‘당근’도 곁들였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외환보유고 축소 등으로 자본유출 불안이 커지자 중국 당국이 해외 M&A 심사를 강화하면서 내년에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총재(국가외환관리국장)는 “중국의 국경간 자본유출에 대한 현재 리스크는 통제할 수 있다”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불법적인 활동을 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들어 자본유출로 위안화 환율이 평가절하되면서 해외 M&A 등 국경 간 자본유출이 중국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제시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향후 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숀 레인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 이사는 중국 정부가 합법적인 거래조차 환전 승인을 까다롭게 만들어 내년 1분기에는 M&A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털 링크 인터내셔널의 브레트 맥거니걸 회장도 “직접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새로운 정책, 간접적으로는 자본 통제로 인해 최근 해외 M&A에 거센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여하한 경우에도 M&A로 위장한 자본 유출은 묵과되지 않고 철저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의 해외 M&A에 대한 경계·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중국 기업들이 추진한 42건, 358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 M&A가 좌절됐다. 중국의 독일 반도체 기업 아익스트론의 인수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아익스트론 인수를 추진해오던 중국푸젠훙신(福建宏芯·Fujian Grand Chip Investment)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미 정부의 반대를 이유로 아익스트론 인수 실패를 선언했다. 훙신기금은 “인수 약정상의 조건을 실현할 방법이 사라져 계약이 더 이상이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앞서 2일 훙신기금에 대해 아익스트론 미국 자회사 인수 계획을 “완전히 영구적으로 포기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미 재무부도 “아익스트론의 기술은 군사적 용도가 있다”면서 “외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수를 중단하거나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3월에도 중국계 미국 기업인 럴스가 오리건 주의 풍력발전 시설 자산을 인수하려 하자 인근에 군사시설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이를 중단시켰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0년 중국 자본이 미국 항공기 부품 제조회사 맴코(MAMCO)를 인수하려된 계획을 무산시켰다. 더욱이 미국 의회의 자문 패널은 중국 국유기업들의 미 회사 인수를 금지하는 권고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들을 이용해 미국의 첨단기술 기업 등을 사들이면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확대해 중국 국유기업들이 미 기업들을 사들이거나 실질적인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무부 등 8개 정부 기관의 대표로 구성된 CFIUS는 미국 내 자산 인수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결정한다. 만약 의회가 CFIUS의 권한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면 CFIUS는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미 회사 인수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해당 위원회의 권고가 강제성이 없지만 앞서 쯔광(紫光·TsingHuaUni)그룹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업 웨스턴디지털을 38억 달러에 인수하려는 계획을 철회시키는 등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훙신기금의 아익스트론의 미 자회사 인수 무산과 관련해 미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루 대변인은 훙신기금의 인수 시도가 “순수하게 시장에 입각한 행위였다”면서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하고 공정한 환경 및 중국 기업들의 투자에 우호적인 조건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기업 인수·합병 부분서도 세계 1위에 등극한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해외 기업 인수·합병 부분서도 세계 1위에 등극한 중국

    중국 최대 백색가전 업체 메이디(美的)가 지난 5월 독일 첨단로봇산업을 선도하는 쿠카AG의 대주주가 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유럽연합(EU)은 충격에 빠졌다. 쿠카AG는 범유럽 항공방위업체인 에어버스를 비롯해 독일 자동차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에 산업용 로봇팔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용 로봇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독일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쿠카AG가 중국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것에 대해 허탈감이 작용한 것이다. 독일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EU 관리들까지 나서서 중국의 쿠카AG 인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경제부장관은 메이디의 쿠카AG의 인수를 막기 위해 다른 컨소시엄 결성을 제안하는 등 안간힘을 썼으나 모두 허사였다. 메이디가 정치적 우호관계 구축과 일자리 보장 약속하는 한편, 다임러의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현지 산업계 유력 인사의 지지를 확보한데 힘입어 이 같은 난관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메이디는 지난 7월 쿠카 지분 86% 확보에 성공했고 쿠카의 기업 가치는 46억 유로(약 5조 7632억원)로 껑충 뛰었다. 중국이 마침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분야에서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에 등극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에서 M&A를 적극적으로 펼친 덕분이다. 중국 기업들의 올해 해외 M&A 규모는 모두 2193억 달러(약 262조원)로, 7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미국 금융정보제공 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중국은 9월 까지 해외 M&A 규모 1739억 달러를 기록해 미국을 제친데 이어 연말 기준으로도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의 종전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633억 달러)의 4배 규모에 가깝다. 말 그대로 폭발적인 증가세다. 중국 기업들은 반도체·로봇·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비롯해 가전·게임·영화제작·호텔 등 전방위에 걸쳐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2380억 달러)보다 8.5%가 줄어든 2177억 달러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기업의 올해 해외 M&A 건수는 모두 745건. 이 중 중국화공(中國化工·ChemChina)가 스위스 종자회사 신젠타(467억 달러) 인수가 최대 규모 M&A였다. 지난 6월 정보기술(IT) 공룡 텅쉰(騰訊·Tencent) 역시 핀란드 게임 회사 슈퍼셀을 86억 달러에 인수했고, 하이항(海航·HNA)그룹은 10월 100억 달러에 미 CIT그룹의 항공기 임대 사업 부문을, 12월에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의 지분 25%를 65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올들어 중국 기업 M&A의 특징은 유럽 M&A 시장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올해 해외 M&A 중 절반 가량을 유럽 지역에서 이뤄진 까닭이다. 서구권에서 적대적 M&A가 사실상 봉쇄된 상태이지만 쿠카AG를 인수하듯이 중국 기업들은 수년에 걸쳐 비공식적으로 인수대상 기업과 관계를 쌓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M&A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여기에는 현 경영진 유지, 최소 5년 이상의 투자 약속, 독립적인 감사체제 유지 등 ‘당근’도 곁들였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외환보유고 축소 등으로 자본유출 불안이 커지자 중국 당국이 해외 M&A 심사를 강화하면서 내년에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총재(국가외환관리국장)는 “중국의 국경간 자본유출에 대한 현재 리스크는 통제할 수 있다”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불법적인 활동을 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들어 자본유출로 위안화 환율이 평가절하되면서 해외 M&A 등 국경 간 자본유출이 중국 금융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제시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향후 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숀 레인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 이사는 중국 정부가 합법적인 거래조차 환전 승인을 까다롭게 만들어 내년 1분기에는 M&A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털 링크 인터내셔널의 브레트 맥거니걸 회장도 “직접적으로는 중국 정부의 새로운 정책, 간접적으로는 자본 통제로 인해 최근 해외 M&A에 거센 역풍이 불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여하한 경우에도 M&A로 위장한 자본 유출은 묵과되지 않고 철저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의 해외 M&A에 대한 경계·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중국 기업들이 추진한 42건, 358억 달러에 이르는 해외 M&A가 좌절됐다. 중국의 독일 반도체 기업 아익스트론의 인수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아익스트론 인수를 추진해오던 중국푸젠훙신(福建宏芯·Fujian Grand Chip Investment)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미 정부의 반대를 이유로 아익스트론 인수 실패를 선언했다. 훙신기금은 “인수 약정상의 조건을 실현할 방법이 사라져 계약이 더 이상이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앞서 2일 훙신기금에 대해 아익스트론 미국 자회사 인수 계획을 “완전히 영구적으로 포기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미 재무부도 “아익스트론의 기술은 군사적 용도가 있다”면서 “외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집단이 국가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있다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인수를 중단하거나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3월에도 중국계 미국 기업인 럴스가 오리건 주의 풍력발전 시설 자산을 인수하려 하자 인근에 군사시설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이를 중단시켰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1990년 중국 자본이 미국 항공기 부품 제조회사 맴코(MAMCO)를 인수하려된 계획을 무산시켰다. 더욱이 미국 의회의 자문 패널은 중국 국유기업들의 미 회사 인수를 금지하는 권고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들을 이용해 미국의 첨단기술 기업 등을 사들이면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확대해 중국 국유기업들이 미 기업들을 사들이거나 실질적인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무부 등 8개 정부 기관의 대표로 구성된 CFIUS는 미국 내 자산 인수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결정한다. 만약 의회가 CFIUS의 권한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면 CFIUS는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미 회사 인수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해당 위원회의 권고가 강제성이 없지만 앞서 쯔광(紫光·TsingHuaUni)그룹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기업 웨스턴디지털을 38억 달러에 인수하려는 계획을 철회시키는 등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훙신기금의 아익스트론의 미 자회사 인수 무산과 관련해 미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루 대변인은 훙신기금의 인수 시도가 “순수하게 시장에 입각한 행위였다”면서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하고 공정한 환경 및 중국 기업들의 투자에 우호적인 조건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의정부 새벽 연 문향재 포럼… 여성·학습·가족 정책의 ‘키’

    [자치단체장 25시] 의정부 새벽 연 문향재 포럼… 여성·학습·가족 정책의 ‘키’

    경기 의정부시가 매주 시민 생활과 밀접한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문향재(聞香齋) 조찬포럼’을 4년째 이어 가고 있어 화제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집현전의 유능한 학자들과 새벽 4시에 토론과 경연을 벌인 것을 본떴다. 사업 추진의 문제점과 대안을 토론하고 토론 및 연구 결과를 시정에 연계하거나 반영한다. 지방자치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조직인 셈이다. 2013년 1월부터 매주 시청 광장 우측에 있는 문향재 건물에서 열린다. 일반행정분과, 보건복지분과, 교육문화분과, 도시교통분과 등 4개 분야 전문가 50명으로 구성된 행정혁신위원회가 주관한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참석하는 조찬포럼은 월 1회 수요일에 개최하며 그동안 37회 개최됐다. 시 산하 국·단·소에서 주최해 주 2회 열리며, 그동안 260여회 열렸다. 참석 연인원만 4300여명에 이른다. 안 시장 제안으로 시작된 조찬포럼 성과는 각종 수상과 정책에서 결실을 보고 있다. 안 시장은 “2014년 10월 16일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제3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의정부시가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조찬포럼을 통한 정책 수행 덕분”이라고 말한다. 안 시장은 충북 충주 출생으로 동국대 행정대학원 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신흥대 교수를 하던 중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제30대 의정부시장에 당선됐고, 2년 전 재선에 성공했다. 의정부시가 가장 큰 시정 성과로 꼽는 여성친화도시, 평생학습도시, 가족친화도시, 민원서비스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데도 조찬포럼이 큰 기여를 했다. 토론 주제는 공영주차장 확보 방안과 노인 일자리 활성화 방안 등 행정의 각 분야에서 시민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다. 행정혁신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 및 경연 결과는 매년 상·하반기 ‘연구 과제 보고서’로 제작된다. 벌써 320여쪽짜리 12권을 만들었다. 지난 14일 오전 7시 열린 조찬포럼.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각 문향재에 하나둘 불이 켜지자 어린이 급식지원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이날은 재정경제국이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 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개최했다. 참석자들에게는 따뜻한 커피와 함께 도시락이 건네졌다. 주제 선정 배경 등을 설명한 송원찬 재정경제국장은 “의정부시는 다른 지역보다 어린이집이 많다”면서 “2013년 6월과 2015년 10월 개소한 2곳의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어떻게 하면 더 활성화할 수 있을지 의견을 달라”고 했다. 김철진 의정부시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이 먼저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 센터장은 “전문가들이 어린이집을 방문해 지도하면서 급식의 질이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반향이 있으나 ‘왜 간섭하느냐’면서 센터 회원 가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린이집 원장들도 아직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경숙 어린이집연합회장은 “센터에서 순회 방문을 와서는 주방만 봐야 하는데 화장실 등 다른 곳까지 열어 보며 지적하니까 아무래도 불만이 있다”고 설명했다. 류숙향 어린이집 국공급분과장도 “센터에서 점검 나올 때 집에서 담근 간장 등을 사용하면 더 좋은데 유통 기한이 없다는 이유로 지적한다”며 현장의 불만을 전했다. 전연미 어린이집 가정분과장 역시 “가정어린이집들은 열악한 곳이 많아서 주방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다 보니 보여 주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면서 “바쁜 시간 방문을 피하고 모니터링 평가인증 때 가점을 주면 가입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숙 Ⅰ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팀장은 “그런 상황을 감안해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더 신경쓰겠다”고 했다. 한창 토론의 열기가 달아오를 무렵 경기북부기우회 조찬포럼을 마친 안 시장이 합류했다. 안 시장은 “어렸을 때는 정말 먹는 게 중요하다. 나이 들어서 먹는 건 헛거다. 여섯 살 이전에 먹여야 한다”면서 어린이 급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어 공부 등 다 중요하지만 먹는 게 더 중요하다. 100명 미만 어린이집이라고 아무거나 먹여도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영양 관리에 도움을 줄 공동 영양사를 두고 어린이 급식을 도우려는 것”이라며 어린이급식지원센터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토론이 끝나 가자 안 시장은 “많은 얘기를 들었다. 현장 얘기를 들으니 상황을 바꿔야 할 만큼 절절하다. 정말 행정편의주의적 모니터링이 40여 가지인지는 나도 몰랐다. 비슷한 것을 다른 기관이 반복해 하는 것은 잘못이다. 귀찮을 수도 있지만 ‘가입 안 하면 손해’라는 걸 보여 줘야 한다. 급식 단가도 매우 중요하다. 누리과정 보육료 21만원 안에 급식비 3만원이 포함돼 있다. 무상 교복도 중요하지만 말 못 하는 꼬맹이들 위한 급식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더 중요하다. 의정부발 급식비 개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시장이 “(시에서) 1인당 500원을 지원하면 식단이 어떻게 바뀌겠나”라고 묻자 김영성 Ⅱ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이 “전국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시장은 “경기도나 중앙에서 안 올려 주면 한시적으로 시에서라도 먼저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재정경제국은 제기된 현장의 요구 가운데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은 즉각 반영하고 준비가 필요한 내용도 타 부서 및 타 기관 협의를 거쳐 개선하기로 했다. 문향재 조찬포럼은 지난 7월 국내 자치단체에서 개최한 최장기 정기 조찬포럼으로 한국기록원의 공식인 증을 받은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세계 3대 기록 인증기관인 유럽연합(EU) OWR(Offical World Records) 인증도 획득했다. OWR은 미국 월드레코드아카데미(WRA), 영국 기네스 월드레코드(GWR)와 함께 세계 3대 기록인증 기관으로 꼽힌다. 문향재는 2012년 12월 농협이 건축비 11억 6800만원을 들여 신축해 의정부시에 20년 뒤 기부채납하기로 한 건물 이름이다. ‘향기와 함께 듣고 공경하며 소통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연면적 633㎡ 규모의 작은 건물이지만, 교수 출신인 안 시장의 시정운영 철학이 잘 녹아 있는 이름이자 공간이다. 2층 직원 식당 일부가 조찬포럼 장소로 사용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2019년부터 ‘저소음 타이어’ 사용 의무화

    2019년부터 ‘저소음 타이어’ 사용 의무화

    날로 심각해지는 교통소음을 줄이고자 저소음 타이어 사용이 의무화된다. 환경부는 19일 유럽연합(EU)에서 시행하고 있는 ‘타이어 소음 성능 표시제도’를 2019년부터 국내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타이어 소음 성능 표시제도는 타이어의 소음 성능을 표시해 기준에 적합한 저소음 타이어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소음이 기준치 이상이거나 소음 성능이 미표시된 타이어는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주행·배기·경적 등 자동차 소음은 관리하고 있으나 타이어에 대한 소음관리제도는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도로변 소음을 줄이고자 방음벽을 설치하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한편 방음벽보다 높은 고층 건물에서는 소음 저감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환경부는 자동차 주행소음을 지속적으로 규제해 엔진계통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줄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타이어 소음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엔진소음이 거의 없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교통소음 중 타이어 소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EU가 2001년 자동차 주행소음 유발도를 분석한 결과 시속 40㎞ 이하에서는 엔진계 소음이 크지만, 40㎞를 초과하면 타이어 마찰소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주행 상태의 자동차 소음에서 타이어 소음 비율은 45∼97%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 기준을 적용키로 했으며, 2년 남짓 준비기간을 거쳐 2019년 출고되는 승용차용 타이어부터 중대형 상용차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8년부터 모든 타이어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20일 국내 타이어 제조사 3곳, 수입사 5곳과 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사는 내년 9월부터 유럽연합 기준과 같은 8개 규격의 저소음 타이어를 제작해 자발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셀트리온 항암제 유럽 상륙 ‘임박’

    셀트리온 항암제 유럽 상륙 ‘임박’

    셀트리온이 개발한 세계 최초 항암제 바이오 시밀러(의약품 복제품)의 유럽 상륙이 임박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08년 개발에 착수한 지 8년 만의 성과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암제 바이오 복제약 ‘트룩시마’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트룩시마의 승인을 권고하는 의견을 밝힌 셈이다. 트룩시마는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하는 ‘리툭산’의 복제약이다. 전 세계에서 연간 8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리툭산은 혈액암과 류머티스성 관절염, 면역반응억제 등의 치료에 쓰인다. CHMP는 트룩시마가 리툭산의 모든 적응증에 쓰일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트룩시마가 EMA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항암제 바이오 시밀러에 대해 세계 최초로 EMA가 허가한 사례가 된다. CHMP의 승인 권고를 받은 의약품은 대개 2~3개월 이내에 최종 승인을 받고 유럽에서 판매가 가능해진다. 최종 승인을 받으면 유럽연합(EU) 27개국과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에서도 별도 허가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유럽 시장 출시와 동시에 미 식품의약국(FDA)에도 트룩시마의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룩시마의 유럽 현지 판매를 담당하는 먼디파마는 유럽 내 조기 출시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며 내년 상반기 영국을 시작으로 차례로 유럽 내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 허가를 얻었다. EMA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2015년 2월 출시한 ‘램시마’에 이어 셀트리온의 두 번째 글로벌 바이오 시밀러가 된다. 바이오 시밀러는 특허가 끝난 바이오 의약품을 복제한 약품이다. 분자 구조가 복잡해 기존 복제약보다 개발과 생산이 훨씬 어렵다. 반면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30~40%가량 싸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세금 없다던 北, 연말행사비 명목 가구마다 강제모금…자금난 방증”

    “세금 없다던 北, 연말행사비 명목 가구마다 강제모금…자금난 방증”

     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연말 행사 모금 명목으로 가구당 일정액을 걷기 시작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전했다.  요미우리는 ‘김정은 체제 흔들리는 충성’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중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11월쯤부터 가구당 0.7달러(약 830원)를 징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원화의 미국 달러 대비 공식환율은 1달러에 110원 정도지만, 실제 시장 환율로는 8300원 정도로 추산된다.  신문은 “김정은의 군 최고사령관 취임 5년(이달 30일) 등 연말행사에 대한 모금 명목”이라면서 “(가구당 걷는 0.7달러는) 농가의 10일치 생활비를 넘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안북도 정부 관계자가 친한 중국인에게 ‘농민들은 하루하루 (필요한) 쌀만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러한 배경에는 제재에 의한 자금난이 있는 듯하다”며 “(북한산) 석탄 수출 상한제가 마련된 11월 유엔 제재로 더욱 곤란을 겪는다는 게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우리 정부는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2270호)와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전방위 제재로 북한의 외화수입이 2억 달러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신문은 또 북·중 국경 지역 북한 무역 관계자들이 김일성과 김정일 배지를 용돈 벌이로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 블로그] “내년 2.8% 성장 어렵다” 못내 고백한 이주열 총재

    [경제 블로그] “내년 2.8% 성장 어렵다” 못내 고백한 이주열 총재

    트럼프 당선·최순실 사태 등 포함 “정부와 기싸움하느라 허송세월” 지난달 18일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본관. 이른 아침 이주열 한은 총재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9명의 시중은행장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묻는 자리였죠. 이날 한 시중은행장은 이 총재에게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물었습니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야 하는데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8%)를 곧이곧대로 믿어도 되느냐”는 촌철살인의 질문이었죠. 이에 이 총재는 착잡한 표정으로 “내년 2.8%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은은 이미 지난 10월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2.8%로 수정해 발표했습니다. 연초 1월(3.2%)에 내놨던 내년도 전망치를 4월(3.0%), 7월(2.9%)에 이어 세 번째로 끌어내린 것이지요. 그런데 10월 전망치에는 오로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만 반영돼 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었습니다. 10월 말 이후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 등 나라 안팎에서 대형 변수들이 연이어 터져 나왔죠. 설상가상으로 이달 들어서는 대통령 탄핵 국면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내수침체와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내년 1월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선 한은이 2%대 중반의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달 초 수정한 전망치는 2.4%였습니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것은 숫자(전망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총재가 16일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부랴부랴 회동하는 모습을 바라본 한 금융권 인사는 혀를 끌끌 찼습니다. “열두 번은 더 만났어도 모자란데 그동안 기(氣) 싸움 하느라 11개월 만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것이죠. 정부가 손발을 맞춰 백척간두에 선 우리 경제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 주는 게 시급해 보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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