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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보잉 돌려보낸 中, 에어버스 500대 주문 검토”

    미국과 관세전쟁을 벌이다 보잉 항공기를 반송했던 중국이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를 최대 500대가량 주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실제로 성사되면 중국이 주문하는 항공기 규모로는 역대 최대가 된다. 유럽과의 협력은 강화하고 갈등 관계인 미국엔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들은 에어버스가 중국 항공사와 항공기 주문 규모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내 통로가 1열인 ‘협동체’와 통로가 2열 이상인 ‘광동체’를 합쳐 200~500대 규모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다만 현재 협상은 유동적이며 합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중국의 에어버스 주문은 유럽 지도자들의 중국 방문 시점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다음달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중국과 EU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방중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에어버스의 양대 주주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규모 에어버스 항공기 주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역 문제와 관련해 모종의 메시지를 보내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업체 보잉 대신 유럽 업체인 에어버스가 중국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보잉은 지난 4월 중국 항공사에 인도될 예정이었던 737 맥스 항공기 3대가 인수 거부로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도색까지 마친 보잉 항공기가 미국으로 돌아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은 아름답게 완성한 항공기를 받지 않은 중국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달 ‘제네바 합의’를 통해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115% 포인트씩 인하했지만 희토류와 반도체 수출 규제로 합의가 깨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LG전자, 글로벌 AI 규제 대응 협력 MOU 체결

    LG전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안전연구소와 ‘글로벌 인공지능(AI) 규제 대응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AI안전연구소는 국가 차원의 국내 AI 안전 연구 핵심 기관으로, 주요국 정부는 물론 연구기관들과 활발한 협력을 이어 가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LG전자는 AI안전연구소와 협업해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AI 기술의 안전성 확보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주요국 AI 관련 기관이나 국제기구 산하 워킹그룹과의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유럽연합(EU) 인공지능법 등 글로벌 규제에도 공동 대응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전사 차원의 AI 컨트롤타워·거버넌스 전담 조직인 AI사무국을 신설했다. AI사무국은 LG전자의 AI 정책 수립부터 기술의 안전성과 윤리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 “원화 스테이블코인, 금융안정 위한 인프라 정비·리스크 규제 우선해야”

    “원화 스테이블코인, 금융안정 위한 인프라 정비·리스크 규제 우선해야”

    국제금융센터 가상자산 세미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허용 시 금융 안정을 위한 법적·제도적 인프라를 우선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YWCA 회관에서 연 세미나에서 김상래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국내 디지털자산 기반 핀테크 생태계를 활성화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한국 국채를 담보로 활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채 가격이나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 등 리스크에 대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최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비중이 하루 거래의 20% 이상으로 급등했고,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통한 비공식적인 외환 흐름에 대한 외환당국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자본 유출입 관리에서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발제자로 자리한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현재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불법이지만, 외국에서 발행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대규모 유통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원칙적으로 1개당 1달러에 연동돼 있지만, 비트코인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의 영향으로 가격 왜곡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은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제2단계 가상자산 입법’에서 외국환거래법을 개정해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하고, 사전 등록 및 거래 내역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 외국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중개하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진입규제를 하고, 자산보전 및 상환 등 이용자 보호 의무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요국의 경우 자체적으로 법안을 제정해 가상자산의 규제 범위를 명확히 하면서,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외국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자에게 엄격한 등록과 행위제한 규제를 도입했다. 준비자산 보전 및 상환 의무, 외국 발행자 적격성 검증, 거래금액 제한 의무 등도 부여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발행 자격이나 발행·유통 공시 등에 관한 법적 구체화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날 세미나에서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환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은 “정부도 급변하는 가상자산 시장의 여건에 대응해 입법 정비와 관행 개선 두 축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현재 시행 중인 이용자 보호법 외에도, 스테이블코인 규율과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 요건, 시장 행위 규제 등을 포괄하는 2단계 통합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 이틀 만에 말 바꾼 트럼프… “EU 50% 관세 7월 9일까지 유예”

    이틀 만에 말 바꾼 트럼프… “EU 50% 관세 7월 9일까지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을 대상으로 다음달 1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50% 관세’를 오는 7월 9일까지 유예한다고 밝혔다. 불과 이틀 전 “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기습 경고했다가 또 말을 바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저지주에서 휴식 후 백악관 복귀 길에 가진 언론 문답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는 내게 전화를 걸어와서 ‘6월 1일’이라는 날짜를 미루길 요청했다. 그는 진지한 협상을 원한다고 했다”며 EU에 대한 관세 부과 일정을 다음달 1일에서 7월 9일로 옮기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7월 9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지난달 각국에 대해 차등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90일)가 만료되는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EU에 대한 상호관세를 20%(기본관세 10%+차등관세 10%)로 책정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EU 간 협상에 “아무 진전이 없다”며 “다음달 1일부터 EU에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기습 경고를 날렸다. 그랬다가 이틀 만인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한 뒤 입장이 바뀐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이날 통화 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에 “좋은 합의에 도달하려면 7월 9일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로선 당장 1주일 남았던 협상 시한이 약 40일로 늘어난 만큼 한숨은 돌린 셈이나 돌파구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 대책을 고심 중이다. 무역 불균형을 둘러싼 미국과 EU의 입장 차는 극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미국을 이용했다”며 그간의 무역적자, 비관세 장벽을 타개하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EU는 미국의 무역적자 액수가 미국의 서비스수지 흑자를 반영하며 2500억 달러(약 341조원)가 아닌 500억 유로(78조원)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EU는 협상안으로 자동차 등 공산품 상호무관세,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에너지·무기·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제안했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디지털 규제, 농식품 검역 규제 완화에 대해선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U는 당초 지난달부터 시행하려던 미국 철강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를 7월 14일까지 90일간 미룬 상황이라 그 안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보류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 트럼프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 4배로”… 원자력 재건 박차

    트럼프 “205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 4배로”… 원자력 재건 박차

    규제 완화 등 행정명령 4건에 서명2030년까지 대형 원자로 10기 착공‘전기 먹는 하마’ AI 전력 수요 대비독자 원전 기술 가진 한국도 기회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도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기후변화·에너지 안보 대응을 위해 ‘원자력 산업 재건’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4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값싼 에너지’ 생산을 늘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다. 독자적인 원전 기술을 보유한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가속화하고 원전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4건에 서명한 뒤 “원자력 산업에서 미국을 진짜 파워(국가)로 다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행정명령에는 원전 개발 가속화를 위해 에너지 장관에게 고급 원자로 설계 및 프로젝트 승인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50년간 미 원자력 산업을 규제해 온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권한은 축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약 100기가와트(GW) 규모인 원자력 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같은 기간 3배로 키우기로 한 것보다 더욱 높여 잡았다. 목표 달성을 위해 미 에너지부는 2030년까지 신규 대형 원자로 10기를 착공하기로 했다.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차르’인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승리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향후 5년간 전력 정책이 미래 50년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산업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서버를 식히는 데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서다. 최근 미국 오라클이 텍사스주 애빌린에 짓기로 한 오픈AI 데이터센터 예상 전력 용량은 원전 1기에 맞먹는 1.2GW에 달한다. 유럽에서도 탈원전을 취소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벨기에는 22년 만에 탈원전 정책을 폐기했고, 덴마크도 40년간 이어 오던 원전 금지 정책을 바꾸려고 검토 중이다. 세계 첫 탈원전 국가인 이탈리아는 마지막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한 지 25년 만인 올해 3월 원자력 사용을 다시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했고, 최근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스페인도 향후 10년 안에 원자로 7곳을 폐쇄한다는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 K배터리 ‘ESS 신제품’ 유럽서 출격

    K배터리 ‘ESS 신제품’ 유럽서 출격

    LG엔솔, 유럽산 리튬·인산·철 적용20피트 크기 전력망용 제품 공개삼성SDI,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초고출력·고밀도 ‘U8A1’ 등 소개 국내 배터리업계가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제품을 선보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미국의 관세 리스크를 피해 유럽 ESS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7~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한다고 6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유럽산 리튬·인산·철(LFP) 셀이 적용된 20피트(ft) 표준 컨테이너형 크기의 전력망용 ESS 신제품을 처음 공개한다. 이 제품은 배터리 팩 간격을 최소화해 에너지 밀도가 높다. 또 하단에는 냉각수가 흐르는 냉각판이 장착돼 배터리 안전성을 높였다. 해당 제품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될 최신 ESS 전용 LFP 셀 ‘JF2S’가 적용된다. 이 셀은 약 1만 5000회를 충전할 수 있어 수명이 긴 점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 ESS 전용 라인을 구축해 생산에 들어간다.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SDI는 UPS(무정전 전원 장치)용 배터리 신제품 ‘U8A1’을 공개하는데, UPS는 데이터센터 등의 시설에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U8A1은 초고출력 특성과 높은 에너지 밀도로 좁은 공간에서 효율이 높다.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설치 면적을 약 33% 줄일 수 있다. 또 5.26메가와트시(㎿h)의 대용량 통합형 ESS 완제품인 ‘SBB 1.5’도 함께 선보이는데, 5.26㎿h는 한국 4인 가구가 평균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해당 제품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화약제가 직접 분사되는 EDI 기술이 적용됐다. 양사는 유럽 배터리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여권’ 시스템도 공개했다. 배터리 여권은 배터리의 성능, 화학 성분, 탄소 발자국 등 배터리의 생애주기에 걸친 주요 정보를 디지털화해 관리하는 제도다. 유럽연합(EU)은 2027년 2월까지 일정 용량 이상의 산업용 배터리 등에 배터리 여권을 의무화했다. LG에너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배터리 여권 시스템 파일럿 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회사는 파일럿 버전을 바탕으로 배터리 규제 관리(BRM) 시스템을 자체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배터리 여권 개발과 탄소 발자국 인증 등 주요 ESG 활동 성과를 소개한다.
  • LG엔솔·삼성SDI, 유럽서 ESS 신제품 선보인다

    LG엔솔·삼성SDI, 유럽서 ESS 신제품 선보인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유럽 시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제품을 선보인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미국의 관세 리스크를 피해 유럽 ESS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7~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유럽 2025’에 참가한다고 6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유럽산 리튬·인산·철(LFP) 셀이 적용된 20피트(ft) 표준 컨테이너형 크기의 전력망용 ESS 신제품을 처음 공개한다. 이 제품은 배터리 팩 간격을 최소화해 에너지 밀도가 높다. 또 하단에는 냉각수가 흐르는 냉각판이 장착돼 배터리 안전성을 높였다. 해당 제품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될 최신 ESS 전용 LFP 셀 ‘JF2S’가 적용된다. 이 셀은 약 1만 5000회를 충전할 수 있어 수명이 긴 점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 ESS 전용 라인을 구축해 생산에 들어간다. 삼성SDI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SDI는 UPS(무정전 전원 장치)용 배터리 신제품 ‘U8A1’을 공개하는데, UPS는 데이터센터 등의 시설에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U8A1은 초고출력 특성과 높은 에너지 밀도로 좁은 공간에서 효율이 높다.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설치 면적을 약 33% 줄일 수 있다. 또 5.26메가와트시(㎿h)의 대용량 통합형 ESS 완제품인 ‘SBB 1.5’도 함께 선보이는데, 5.26㎿h는 한국 4인 가구가 평균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해당 제품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화약제가 직접 분사되는 EDI 기술이 적용됐다. 양사는 유럽 배터리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여권’ 시스템도 공개했다. 배터리 여권은 배터리의 성능, 화학 성분, 탄소 발자국 등 배터리의 생애주기에 걸친 주요 정보를 디지털화해 관리하는 제도다. 유럽연합(EU)은 2027년 2월까지 일정 용량 이상의 산업용 배터리 등에 배터리 여권을 의무화했다. LG에너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배터리 여권 시스템 파일럿 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회사는 파일럿 버전을 바탕으로 배터리 규제 관리(BRM) 시스템을 자체 개발·운영할 계획이다. 삼성SDI도 배터리 여권 개발과 탄소 발자국 인증 등 주요 ESG 활동 성과를 소개한다.
  • LG엔솔, 佛 DBG와 손 잡고 배터리 재활용 공장 세운다

    LG엔솔, 佛 DBG와 손 잡고 배터리 재활용 공장 세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프랑스에 현지 기업과 손잡고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세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프랑스 1위 금속 재활용·환경 서비스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고 29일 밝혔다. 유럽에 한국과 유럽의 리사이클 합작 기업이 설립된 건 처음이다. 이 법인은 2027년 가동을 시작해 연 2만t 이상의 사용 후 배터리와 ‘스크랩’(배터리 불량품과 양극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처리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전처리 전문 공장이다. 현지에서 사용 후 배터리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을 수거하고, 이를 파쇄해 검은 가루 형태의 중간 가공품인 ‘블랙 매스’를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생산 거점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배터리 공정 스크랩을, 그리고 DB가 프랑스와 인근 지역에서 사용 후 배터리를 수거해 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가 높은 프랑스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유럽 배터리 재활용 규제에 대응할 계획이다. 유럽자동차공업회(ACEA)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29만 614대)이 유럽(199만 3102대) 내 15%를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수요가 큰 시장이다. 또 유럽연합(EU)은 지난해 ‘배터리·폐배터리에 관한 규정’을 시행해 2031년부터 유럽 내 배터리 원재료 재활용 비율이 코발트 16%, 리튬 6%, 니켈 6%로 의무화된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안정적 배터리 공급망 구축과 유럽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HD한국조선, ‘中주력’ 컨테이너선 22척 수주

    HD현대가 중국 조선업계의 주력이던 컨테이너선을 대규모로 수주했다. 미국의 중국산 선박에 대한 규제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보는 모습이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 선사와 컨테이너선 18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3일과 24일 수주한 컨테이너선 4척을 더하면 나흘 동안 총 22척을 수주한 성과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2800TEU급 10척 ▲1800TEU급 6척 ▲1만 6000TEU급 2척 ▲8400TEU급 4척 등이다. HD현대는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계획이다. 통상 컨테이너선은 전 세계에서 중국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86%에 달할 정도로 중국 조선업계의 주력 분야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반사이익이 본격화하고 있다. 영국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세계 선박 발주량 150만CGT(표준선환산톤수) 가운데 한국은 55%인 82만 CGT로 중국(52만 CGT·35%)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미포는 올해 ‘피더 컨테이너선(3000TEU미만급)’ 전 세계 발주량 33척 중 절반가량인 16척을 수주해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 스테이블코인·상장 등 제도화…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속도 낸다[뉴 코인 시대]

    스테이블코인·상장 등 제도화… 가상자산 2단계 입법 속도 낸다[뉴 코인 시대]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 규정 박차포괄적 관리 ‘단일 체계’ 구축 목표투자유의종목 지정 기준 등 법제화스테이블코인, 통화주권 확보 시도원화 기반 코인 발행 요건 등 명문화“중앙은행 정책에 영향” 신중론도 우리나라 가상자산(암호화폐) 기본법의 진도는 전체 2단계 중 1단계까지 나아갔다. 이용자 보호와 자금 세탁 방지에 초점을 맞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으로 규제에 방점을 둔 ‘1단계 입법’이다. 이용자 예치금 보호, 불공정거래행위 조사·처벌 근거 마련, 금융당국의 감독·검사·제재 권한 규정 등을 담았다. 2023년 7월 제정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이다. 2단계 입법은 올 하반기부터 이뤄진다. ‘가상자산업 제도화’가 골자다.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상장과 공시, 회계 등 제도를 구체화한다. 현재 거래소 중심에서 매매, 중개, 자문 등으로 가상자산업을 세분화하고 인가 요건도 체계화할 방침이다. 미국처럼 일단 민간 자율에 맡기고 영역별(은행·증권·상품)로 관리하는 방식이 아닌 가상자산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단일 체계를 만든다는 목표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단독 법안인 미카(MiCA)와 같은 ‘공공 규율 중심형 모델’에 가깝다. 가상자산 제도화 출발점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1단계 입법에서는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한다. 2단계 입법에서는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 요건 등이 추가될 전망이다. 법무부에서도 가상자산이 민법·상법상 ‘물건’의 지위를 지니는지 정의하기 위해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가상자산은 경제적 실질에 따라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나뉜다. 금융위원회는 이미 증권형 토큰과 비증권형 디지털 자산을 구분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법률상 근거는 없다. 자산의 성격이 명확해져야 규제 관할권이 분명해진다. 2단계 입법은 산업 인프라 전반을 제도화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현재는 업비트, 빗썸 등 민간 거래소들이 자체 상장 심사 기준을 가지고 운영 중이지만 그간에는 기준이 투명하지 않아 논란이 돼 왔다. 한 거래소가 이미 지난해 상장 폐지한 코인을 다른 거래소는 그대로 거래 종목에 올려 두는 식이다. 2단계 입법에서는 코인 상장 심사, 상장 폐지, 투자 유의 종목 지정 기준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자본시장처럼 공시와 회계 기준도 만든다. 지금까지는 가상자산 발행자에 대한 공시나 회계 기준이 없어 투자자들은 불완전한 정보에 의존해 투자 결정을 내려야 했다. 2단계 입법에서는 토큰 발행 구조, 로드맵, 리스크 요인, 토큰 보유 현황 등 핵심 정보를 표준화된 양식에 따라 공시하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법인 자산에 대한 회계 기준도 마련된다. 스테이블코인은 향후 2단계 입법의 핵심 타깃 중 하나다. 통화 주권 측면에서다.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도입 이후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해 주요 거래소 일일 거래량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실물경제에 스테이블코인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이 돈은 주로 해외 가상자산 시장 참여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외화 유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2단계 입법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요건과 담보 관리, 회계 기록, 상시 환매 가능성 등을 명문화하고 운영 주체의 신뢰성과 내부 통제 체계까지 마련하도록 할 수 있다. 2022년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닌 제도화된 금융 인프라로 받아들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주장이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디지털 자산기본법 ‘1호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인가제로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지급 수단적 특성을 내재한 만큼 중앙은행 정책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 별도의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발행 시장 제도화에 대한 관심도 크다. 2017년 이후 한국에서는 사실상 가상자산 공개(ICO·신규 가상자산을 발행해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것)가 금지돼 있어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ICO를 하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하는 식으로 운영해 왔다. 거래소 공개(IEO)도 제도 밖에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자율적으로 가상자산의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었다. 정부는 발행자 실명 확인, 자금 세탁 방지, 등록제 또는 인가제 등의 도입을 통해 토큰 발행 시장 전반에 대한 제도적 규율 체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문업, 운용업, 평가업 등 가상자산업을 세분화해 규정할 계획이다. 기존의 단일한 규제 체계로는 다양한 형태의 가상자산 서비스와 사업 모델을 효과적으로 규율하기 어렵다. 다부처 협업이 불가피한 만큼 금융위원회 단독 입법이 아닌 국가 차원의 ‘디지털 자산 기본계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이 스테이블코인의 규제 체계 수립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고, 기획재정부는 조세 체계를 준비 중이다.
  • [사설] ‘대중 관세’ 꼬리 내린 트럼프… 한미 협의도 보폭 조절을

    [사설] ‘대중 관세’ 꼬리 내린 트럼프… 한미 협의도 보폭 조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을 시작하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45% 관세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강하게 저항하면서 협상에 나서지 않는 데다 미 증시와 채권 등 금융시장 혼란을 수습하기 어려워지자 어쩔 수 없이 몸을 낮추고 있는 모양새다. 관세폭탄을 발작적으로 던지던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모로 호흡조절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월마트 등 미국의 소매업체 최고경영자(CEO)들까지 “공급망 혼란이 2주 이내 가시화돼 매장이 텅 빌 것”이라고 경고한 마당이다. 관세 정책을 유턴하라는 공개적 압박이다. 뉴욕주를 비롯해 미국 12개 주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위법하다며 소송도 제기했다. 변화무쌍한 관세 파고 속에서 한국도 더 정교하게 활로를 찾아야 할 때다. 어제부터 워싱턴DC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의 재무장관, 상무장관과 ‘2+2 고위급 통상협의’를 시작했다. 지금 한국 경제는 관세폭탄을 맞기도 전에 제조업의 허리가 꺾일 위기 상황이다. 지난해 철강·석유화학·배터리 등 3대 근간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평균 66% 급감했다. 생산공장 공동화 조짐마저 보인다. 한미 통상협의에서 미국에 휘둘리지 말고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발 관세태풍 말고도 중국 기업의 덤핑수출, 유럽연합(EU)의 수입쿼터 축소까지 삼각파도가 덮쳐오고 있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수출구조 다변화와 기업규제 철폐,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이 받쳐 줘야 한다. 현대차·포스코의 미국 제철소 공동투자 같은 기업 차원의 자구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초청으로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하면 국내 재계 총수 10여명과도 연쇄 회동할 예정이다. 한미 경제가 윈윈할 수 있는 접점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야 한다.
  • [사설] IMF “세계경제 리셋 중”… 기술경쟁력·구조혁신 가속을

    [사설] IMF “세계경제 리셋 중”… 기술경쟁력·구조혁신 가속을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0%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불과 석 달 전 2.0%였던 전망이 반 토막이 났다. 주요 경제국 중 가장 큰 폭의 하향 조정이라 충격이 더 크다. IMF는 동시에 세계 성장률도 3.2%에서 2.8%로 조정하면서 “지금 세계경제가 지난 80년간 유지돼 온 구조에서 리셋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후퇴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질서 자체가 대전환점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한국 경제는 이 같은 구조 전환의 충격을 최일선에서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있다. IMF가 한국의 성장률을 유독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런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관세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 경제 체질 자체를 탈바꿈하지 않고서는 저성장 고착화의 늪을 벗어날 수가 없다. 경제 체질 전환을 위해서는 ‘기술경쟁력’과 ‘구조혁신’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과감한 규제 개혁과 함께 R&D 세제 지원 확대, 고급 인재 유입을 위한 이민정책 정비, 인적자원 재교육 같은 중장기 정책이 일사불란하게 가동돼야 한다. 미중에 과도하게 집중된 수출 구조의 다변화도 더는 미룰 수 없다. IMF 역시 보고서에서 교역 구조의 편중이 한국 경제의 위기를 키운다고 경고했다. 그 돌파구로 동남아, 인도, 중동, 유럽연합(EU) 등 신흥 시장과의 맞춤형 통상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K콘텐츠, 바이오, 친환경 기술 등 신성장 산업의 수출 확대는 말할 것도 없다. 내수 활성화도 함께 추진돼야 할 과제다. 아무리 수출이 늘어도 내수가 부진하면 경제의 지속가능성은 흔들린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최근 “1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주력 산업과 채산성 악화”를 언급하며 내수 기반의 취약성을 꼬집었다. 소비 진작과 함께 청년·고령층 대상의 일자리 확대, 창업 생태계 강화 등 내수 생태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이런 절박한 시점에 방미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미국과의 ‘2+2 통상협상’에 돌입했다. 관세 인하에만 매달리는 임기응변식 대응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외교·산업·기술이 결합된 전략적 틀 속에서 대외 리스크를 완화하고 산업 기반 전반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미국의 속도전에 말려들지 말고 첨단 산업 협력과 기술 보호 체계 구축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국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략적인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 [사설] 관세협상 걸림돌 ‘갈라파고스 규제’, 지금이 개혁 적기

    [사설] 관세협상 걸림돌 ‘갈라파고스 규제’, 지금이 개혁 적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음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통상 현안 회의를 갖는다. G20 재무장관회의를 계기로 미국에서 진행되는 이번 회동은 한미 통상관계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상호관세 부과를 최대한 유예하고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발등의 불이지만 이번 협상을 계기로 국제 표준과 맞지 않는 한국의 각종 규제들을 재점검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규제 체계는 오랫동안 ‘갈라파고스화’ 현상을 보여 왔다. 이는 국내 기업에 이중 부담을 안기고 해외 시장 진출 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이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지적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규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미국산 LMO 감자에 대해 적합 판정을 내리는 변화를 보였지만 여전히 많은 분야에 독자적인 규제들이 남아 있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구글에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이 계속되고 있으며, 의약품·의료기기 승인 절차를 밟을 때도 글로벌 표준과 다른 한국 고유의 요구사항 때문에 신약과 첨단 의료기기 도입이 지연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분야에서도 글로벌 디지털 경제질서와 충돌하는 규제 체계에 미국 기업의 반발이 이어져 소송까지 갔다. 내수산업 경쟁력 확보에도 부정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 보호를 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2012년부터 시행됐으나 전통시장 활성화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규제 기간이던 2015년 대비 2022년 전통시장 식료품 구매액이 55%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몰 구매액은 20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은 미국의 자동차 안전 기준 채택이나 농산물 관련 비관세 장벽 완화를 검토 중이다. 유럽연합(EU)은 공산품 상호무관세를 제안한 데 이어 디지털 규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우리도 이번 대미 협상에서 관세를 줄이는 단기적 실익과 국제 표준에 맞는 규제 정비를 통한 장기적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다목적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 유튜브·SNS 가짜뉴스에 정치인 편승… 진영 양극화 부추긴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유튜브·SNS 가짜뉴스에 정치인 편승… 진영 양극화 부추긴다 [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선관위에서 中 간첩 90여명 체포”尹측 변호인, 헌재서 가짜뉴스 언급김어준씨 ‘한남동 관저 굿판’ 주장민주당 대변인, 이틀 뒤 인용해 논평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여플랫폼 기업에 ‘규제 의무’ 부여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수원에 있던 중국인 90여명이 (간첩 혐의로) 미국 오키나와 미군 부대 시설 내에서 조사를 받았다.” 지난 1월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12·3 계엄 사태의 배경 중 하나로 꼽혔던 ‘부정선거’의 근거로 이런 주장을 펼쳤다. 극단적인 보수 성향의 유튜버와 온라인 매체가 검증도 없이 주장한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법정에서 언급한 것이다. 이날 변론은 녹화영상으로 공개돼 온 국민이 지켜봤다. “사실이 아니다”란 주한미군의 공식 입장 발표로 ‘가짜뉴스’라는 게 확인됐지만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세력이 ‘사실’이라고 호도하며 소모적인 논쟁이 지속됐다. 윤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지난 1월 23일 소셜미디어(SNS)에서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가 매일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열렬한 탄핵 지지자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일부 유튜버가 근거 없이 제기한 것인데 오피니언 리더가 거론하면서 확산됐다. 당시는 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나라 전체가 충격에 빠졌던 시기였다. 서부지법은 사실과 다르다며 신 변호사를 고발했고, 신 변호사는 그제야 사과하며 게시물을 수정했다. 유튜버발 가짜뉴스의 확대 재생산은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는다. 이른바 ‘대통령 관저 굿판’ 의혹은 진보 유튜버 김어준씨가 지난해 12월 20일 유튜브 방송에서 관저에 이삿짐 박스 등이 실린 트럭이 들어가는 것을 두고 “그날 굿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해당 트럭은 국방부 장관 공관에 이삿짐을 나르러 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틀 뒤 “(한남동 관저에서) 행여나 굿판, 술판을 벌이며 탄핵 기각 주문을 외우고 있다면 꿈 깨라”면서 당의 공식 입장에 ‘관저 굿판’을 인용했다. 유튜버발 가짜뉴스가 확산되고 정치권이 이에 편승하는 양상은 ‘정치적 양극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장승진 국민대·한정훈 서울대 교수가 2021년 보수·진보 대표 유튜브 채널 6곳을 구독·시청하는 1523명을 설문조사한 논문을 보면 특정 이념에 치우친 채널만 구독·시청할 경우 반대편 이념 정당 호감도를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정민 연세대 교수 역시 지난해 논문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유튜브와 SNS를 통한 정치적 콘텐츠 소비가 많을수록 정치적 타협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강화되는 경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한국에선 이해 당사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만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많다”며 “이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지기보다는 ‘네 생각이 맞다’는 내용의 콘텐츠를 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가짜뉴스 유통에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기성 언론도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 전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2년 7월 변호사 30명과 강남구 청담동 바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의혹의 확산을 분석한 홍주현 국민대 교수는 논문에서 “주류 언론은 가짜뉴스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퍼다 나르는 식의) ‘전달’을 통해 확산 과정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가짜뉴스에 관한 처벌은 명예훼손죄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적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낙선시킬 목적이 아니면 가짜뉴스를 처벌할 수 없는 셈이다. 이에 국회는 가짜뉴스를 처벌하거나 규제하는 법안을 지속적으로 발의했다. 22대 국회에서는 양부남 민주당 의원이 ‘불법 정보’를 명문화하고 이를 유통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가짜뉴스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에 나서는 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에 정부가 유튜브 등 플랫폼 기업들에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 의무를 부여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제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디지털 중개서비스 제공자는 불법정보 삭제 및 차단을 위한 특별 의무를 부담하고 이용자의 피해 예방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디지털서비스법을 시행했다. 강연곤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플랫폼 기업들이 자체적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그리고 신속하게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버 교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강진숙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극단적 유튜버들이 미디어의 올바른 역할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고 활동하기 때문에 가짜뉴스가 양산되는 것”이라며 “유튜버의 미디어 역량을 지원하는 제도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 “악마 같았다”…좀비처럼 사람 공격하는 바다사자 급증, 원인 찾았다 [핫이슈]

    “악마 같았다”…좀비처럼 사람 공격하는 바다사자 급증, 원인 찾았다 [핫이슈]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 서식하는 바다사자들이 사람을 무작위로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면서, 관광객과 서핑 애호가들에게 주의보가 내려졌다. 영국 BBC는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병든 바다사자들이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목격자들은 ‘바다사자들이 마치 악령에 씐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최근 캘리포니아 주민인 라멘돌라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소처럼 서핑을 즐기던 중 바다사자가 달려들어 나를 물고 서프보드에서 끌어 내렸다”면서 “날 공격하던 바다사자는 마치 뭔가에 사로잡힌 것 같다고, 악마처럼 보였다”고 적었다. 앞서 캘리포니아의 해변 도시 벤추라에서도 서핑하던 시민이 바다사자에게 물렸고, 수영 시험을 보던 15세 소년도 바다사자에게 여러 차례 물려 병원 치료를 받았다. 바다사자의 공격성은 도모산 중독 증상의 하나로 알려졌다. 도모산은 특정 해양 규조류(Pseudo-nitzschia)에 의해 생성되는 신경 독소로, 이 규조류를 먹이로 삼는 플랑크톤, 멸치, 조개류 등 해양 생물에 도모산이 축적될 수 있다. 바다사자가 도모산이 축적된 플랑크톤과 멸치, 조개 등을 먹으면 일종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특히 해마 부위가 손상되어 장소 기억력이 저하된다. 과다 섭취한 동물들은 발작이나 극심한 무기력증과 같은 증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 죽음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각각의 먹이 사슬에 도모산이 더 많이 축적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이 토지 개발을 위해 사용하는 질소 비료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현상도 독성이 축적된 조류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로스앤젤레스 해양 포유류 치료 센터 CEO인 존 워너는 BBC에 “바다사자는 원래 공격적인 성격이 아니며, 특히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은 독소가 바다사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독소에 중독된 바다사자들은 방향 감각을 잃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발작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평소처럼 감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두려움 때문에 공격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각해지는 기후변화, ‘도모산 중독’ 치료 속도도 느려져일반적으로 도모산 중독 증상을 보이는 바다사자는 제때 치료할 경우 50~65%가 건강을 회복한다. 치료는 항경련제와 진정제 투여, 하루 두 번 경구 영양 공급과 수분 공급의 단계로 이뤄진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독성 수치도 높아지며, 이 경우 회복이 더디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워너 CEO는 올해 들어 유독 치료가 더딘 바다사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작년에는 독성 중독을 보인 바다사자가 치료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먹이를 먹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5주 동안 치료를 해도 무기력한 바다사자들이 많다”면서 “만약 바다사자의 행동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영구적인 뇌 손상의 징후가 될 수 있으며, 인도적인 안락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다사자가 여전히 공격적이거나 제대로 먹이를 찾지 못한다면, 뇌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다사자 외에도 돌고래 등 대형 바다 생물뿐만 아니라 사람도 도모산에 중독될 수 있다. 사람이 도모산을 섭취할 경우 신경계와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청은(FDA)는 해산물 내 도모산 허용치를 규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모산 중독을 예방하려면 오염 가능성이 있는 해산물의 섭취를 피해야 하며, 전문가들의 안전 권고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첫 발표 땐 25%… 행정명령서는 26%… 트럼프, 적자 해소 ‘숫자 만들기’ 급급

    첫 발표 땐 25%… 행정명령서는 26%… 트럼프, 적자 해소 ‘숫자 만들기’ 급급

    2일(현지시간)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는 주먹구구식 계산법과 부정확한 수치 등으로 큰 논란이 됐다. 특히 한국은 대통령 발표와 백악관 공식 문서가 달라 대혼선을 빚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의 대미 관세, 비관세 장벽을 종합 고려해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숫자 만들기’에만 치중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적용할 관세율이 25%로 적힌 패널을 제시했다. 백악관이 엑스(X)를 통해 공개한 각국 관세율표에도 한국은 25%로 명시됐다. 그러나 직후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서 한국의 관세율은 26%였다. 백악관은 확인 요청에 ‘조정된’ 수치라며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외에 인도,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파키스탄, 세르비아, 보츠와나 등도 발표 당시 패널의 수치보다 부속서 수치가 1% 포인트 더 높았다. 추측이 분분했던 상호관세 계산법은 사실상 해당 국가와의 무역적자액을 해당국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눈 뒤 절반으로 ‘할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미국이 한국과의 상품교역에서 기록한 무역적자 660억 달러(약 96조원)를 수입액 1320억 달러(192조원)로 나누면 50%다. 이 산식에 근거해 트럼프 정부는 한국이 미국에 50%의 관세를 매긴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그 뒤 상호관세는 50%의 절반가량인 26%로 책정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홈페이지에 “나라별로 수만 개의 관세, 규제, 세제, 기타 정책이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건 복잡하다”며 혼선을 시인한 뒤 “양자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들 관세율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패널에 기재된 국가 이름을 위에서부터 거명하며 상호관세 수치, 책정 근거를 설명했지만 중국, 유럽연합(EU), 베트남, 대만, 일본, 인도에 이어 7번째인 한국은 건너뛰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의 자동차, 쌀 관세 등 ‘무역 장벽’을 거론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관세율 책정 배경은 생략했다. 심지어 미국은 남극의 ‘무인도’에도 상호관세를 매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남극 근처 허드섬, 맥도널드섬이 10% 기본 상호관세 목록에 등재됐다”고 전했다. 월드뱅크에 따르면 미국이 이들 섬에서 수입한 건 2022년 140만 달러(20억원)어치 기계·전자제품이 전부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제재 중인 러시아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논란이 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이미 각종 제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유의미한 대러 무역이 불가능한 상황이긴 하나 무인도까지 관세를 부과한 조치와 대조하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러 관계 개선을 모색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배려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 규제 틀어쥔 ‘비관세장벽의 무기화’… 트럼프發 신보호주의 서막 [오일만의 천태만상]

    규제 틀어쥔 ‘비관세장벽의 무기화’… 트럼프發 신보호주의 서막 [오일만의 천태만상]

    美 ‘가치 보호’ 정치화 명분 내세워수출 통제·보조금 등 우회로 압박WTO 체제로는 명확히 규율 못 해산업·안보·외교 결합된 다층 전략주요국 ‘빗장엔 빗장’ 대응 확산 땐대외의존도 높은 한국엔 ‘생존 게임’글로벌 통상의 규범이 급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도화선이 됐다. 고율 관세와 같은 직접적 압박 대신 제도와 기준을 활용한 간접 압박 시스템이 정교하게 구축 중이다. 단순한 관세율 숫자가 아닌 구조의 전쟁, 가격이 아닌 기준의 경쟁이다. 기술, 정보, 안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통상 정책이 외교·안보와 융합돼 진화 중이다. 미국발 비관세 장벽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세계경제 규범의 축을 옮겨 놓는 거대한 변곡점이자 ‘신보호무역 시대의 서막’이다. “이제는 규제 그 자체가 전략 무기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케빈 해싯은 최근 기자들과의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환경, 안보, 기술이라는 이름 아래 비관세 장벽은 미국의 경쟁 우위를 지키는 정당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 보호주의는 ‘산업 보호’라는 직설적인 경제 논리가 중심이었지만 신보호주의는 ‘가치 보호’와 ‘안보’라는 우회적이고 정치화된 명분을 앞세운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의 회색지대를 활용하거나 교묘히 우회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강력한 무역 장벽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수출 통제는 안보를 이유로, 보조금 차등 지급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투자 심사는 기술주권을 이유로 정당화된다. 하나의 조치가 통상 이슈이자 안보 이슈, 환경 이슈가 되는 이 복합적 구조는 기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로도 명확히 규율하기 어렵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러한 허점을 활용하면서 제도적 장치로 구체화하고 있다. 상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 백악관 경제팀이 참여하는 ‘통합 통상조정체계’가 대표적이다. 산업·안보·외교가 결합된 다층 전략이 정식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스콧 베슨트 재무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관세보다 중요한 건 위장된 투자, 교란적 기술이전, 차별적 보조금에 대응하는 전면적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을 ‘통화정책의 연장’이자 ‘패권 유지의 수단’으로 명시했다. 미국은 패권국가로서 ‘규범 수출국’의 지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고문은 최근 정책 문건에서 “과거엔 제품을 수출했지만 이제는 기준을 수출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그가 강조한 ‘기준의 수출’은 디지털 무역, 탄소국경세(CBAM), ESG 규범 등 규제의 외연을 확장해 동맹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끌어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통상 정책을 전환 중이다. 미국이 기술과 안보를 이유로 특정 기술의 이전을 막으면 유럽은 환경과 기후를 명분으로 새로운 장벽을 만드는 식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선 이러한 국제무역 질서의 개편은 생존이 걸린 사안이다. 기술 규범을 선점하지 못하면 배제당하고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출길이 막힌다. 제도 설계에 참여할 능력과 규범 외교의 역량이 없다면 비관세 장벽에 막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오일만 논설위원
  • [최석영 칼럼] 관세 전쟁과 미국 해방의 날

    [최석영 칼럼] 관세 전쟁과 미국 해방의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관세 압박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은 공포에 휩싸였다.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지금까지 철강, 알루미늄 등 품목에 대한 관세와 멕시코, 캐나다, 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했으나 대상 품목과 국가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4월 2일부터 품목과 대상국을 확대하고 포괄적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힘으로써 본격적인 관세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 선언하고 관세 부과로 인한 갈등과 시장 변동성을 위대한 미국 재건을 위한 진통이라 치부했다. 과거 상호관세의 개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은 1930년 스무트홀리법을 통해 관세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대외무역 축소와 극심한 경제 침체를 겪은 뒤 관세 인하 협상을 위해 1934년 상호관세법(RTAA)을 제정했다. 이 법은 지금은 사문화됐지만 2차 대전 종전까지 32개 상호무역협정 체결과 1947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출범의 기반이 됐다. 트럼프의 상호관세는 무역 상대국의 불공정무역 관행과 비관세 장벽에 대해 보복성 관세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앞선 상호관세법의 취지와는 정반대다. 힘을 기반으로 양자 간 무역관계를 전면 재설정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매년 4월 초 각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망라한 보고서와 지식재산권 침해 현황에 관한 포괄적 보고서를 발표한다. 무역 상대국은 이런 보고서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통상 압박 근거로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4월 초에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가 만료되고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다.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 부과도 공언해 왔고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이미 발표했다. 설상가상 상호관세 부과를 위해 무역 상대국의 부가가치세, 보조금, 환율, 지식재산권 및 미국에 대한 차별조치 등 불공정 무역관행과 비관세 장벽에 관한 의견 수렴을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별 관세율표를 발표할 것이다. 상호관세 압박을 위한 포탄을 장전한 것이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와 투자 증가로 품목별 관세든 상호관세든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부품, 철강, 반도체 등이 고율 관세 부과 대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공산품은 무세화가 됐으나 일부 농산물에 고관세가 남아 있고 비관세 장벽으로 치부되는 국내 규제와 관행으로 상호관세 부과에 취약할 수 있다. 미국의 관세 장벽과 상대국의 맞대응 조치로 관세전쟁의 도미노가 확산되면 각국은 밀어내기와 우회수출로 대항하는 동시에 수입 규제를 강화할 것이다. 우리도 공세적 무역정책과 보호적 산업정책 정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는 일단 강압적 통상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나 동맹국의 신뢰 상실과 반발, 시장 불안과 인플레 압력으로 국내 불만이 고조되면 중국과 전략적 경쟁을 추진해 나갈 중요한 자산마저 소진될 수 있어 결국 적절한 타협을 모색할 것이다. 미국은 우리에게 무역흑자 해소, 차별적인 불공정 거래 또는 비관세 장벽 철폐, 미국식 제재 및 수출 통제에 동참할 것과 조선, 에너지 및 반도체 등 미국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협력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대미 투자 보호, 철강과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부과 면제나 예외, 상호관세 배제 등 반대급부 요구와 아울러 국내 산업 보호조치를 취하면서 절충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협상 어젠다는 무역에 국한되지 않고 방위비 문제 등 비무역적 사안도 포함돼 안보와 경제 이슈가 상호작용을 할 것이다. 강대국은 복잡한 어젠다를 쪼개서 압박함으로써 결국 더 많은 양보를 강요하곤 한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의 여건이 안타깝지만 우리로서는 현안을 묶어 일괄타결을 해야 과도한 양보를 피할 수 있다. 그런 패키지를 언제 어떻게 구성하고 협상에 임할지에 대한 치열한 전략적·전술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게도 구럭도 다 잃는다. 미증유의 위기를 넘으려면 단합해야 한다. 분열의 정치는 공멸의 지름길이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전 주제네바 대사
  • 관세는 거들 뿐… 영구채 강매할 ‘마러라고 협정’이 트럼프 목표 [글로벌 인사이트]

    관세는 거들 뿐… 영구채 강매할 ‘마러라고 협정’이 트럼프 목표 [글로벌 인사이트]

    미란 美경제자문위원장 쓴 보고서트럼프 행정부의 ‘예언서’로 재조명무역 상대국들과 새 통화협정 맺어100년 만기 무이자 채권으로 대체재정·무역 ‘쌍둥이 적자’ 탈출 제시한국도 협정에 포함될 가능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 이후 동맹인 캐나다와 유럽연합(EU)에 50~200% 관세 부과를 경고하는 등 ‘미치광이 행보’를 이어 가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스티븐 미란이 작성한 ‘글로벌 무역시스템 재구조화를 위한 사용자 가이드’ 보고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헤지펀드인 허드슨베이 캐피털 수석전략가로 활동하던 지난해 11월 발표한 41쪽 분량 보고서에서 그는 “달러화 과대 평가로 미 제조업과 노동자가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본다”며 궁극적으로 무역 상대국들과 새 통화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트럼프 행정부 예언서’로 재조명되는 미란 위원장의 보고서를 18일 분석했다. ●“미국병 근본 원인은 强달러” 기축 통화국이 패권을 지키려면 자국 화폐를 전 세계로 퍼뜨려야 하지만 이 때문에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를 떠안게 된다. 이 모순을 처음 지적한 로버트 트리핀(1911~1993) 전 예일대 교수의 이름을 따 ‘트리핀 딜레마’로 불리는 현상이다. 특히 미국은 천문학적 적자에도 강달러가 유지되는 기현상을 겪고 있다. 전 세계가 너도 나도 달러화를 준비 자산으로 쟁여 둬서다. 이는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더 저하해 무역 적자를 심화시킨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제조업이 쇠퇴해 공장이 문을 닫고 일자리도 사라진다. 많은 노동자가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지원금에 의존하거나 고향을 떠난다. 상당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펜타닐 등에 손대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우리의 불행은 중국이 일자리를 빼앗아 간 데서 비롯됐다”고 일갈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병’을 치유하려면 달러화 가치를 재조정해 미국인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이미 1985년 일본·서독·프랑스·영국과의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환율을 내려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한 사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화폐 가치를 조정할 것으로 미란 위원장은 내다본다. ●에너지 가격 낮춰 인플레 해소 그는 미국이 20% 정도의 ‘관세 장벽’은 충분히 소화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전 세계를 상대로 선포하려는 ‘상호관세’ 실효 세율을 17%(중국 60%·나머지 국가 10%) 수준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 근거한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9년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 평균 세율이 18% 상승했지만 실제 수입 가격 상승폭은 4%에 그쳤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14% 내려 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서다. 미국은 거액의 관세 수입도 챙겼다. 적절한 관세는 경제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다. 인플레이션이 생겨나도 이를 상쇄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규제를 풀어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에너지 가격을 낮춰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알래스카 자원 개발을 압박하고 ‘두 개의 전쟁’(우크라이나 전쟁·가자지구 전쟁)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것도 에너지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마러라고 합의 통해 달러 가치 절하” 미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마러라고 협정’으로 불리는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내다본다. 여기서 무역 상대국이 보유한 미국 채권을 100년 만기 무이자 영구채로 갈아타도록 강제할 수 있다. 이는 미 재무부 전직 선임고문 졸탄 포자르의 아이디어다. 이자를 주지 않는 국채에 투자할 나라는 없다. 그래서 미국은 이 제안을 수용하는 국가에 충분한 통화 스와프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미 국채 이자를 포기하는 대신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달러화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준다는 것이다. 동맹이나 파트너 국가가 마러라고 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안보 우산을 빼겠다’고 위협할 수 있다. 미국이 ‘세계의 경찰’을 포기하고 워싱턴에 대가를 지급하는 나라만 지키는 ‘사설 보안업체’로 변신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다. 미국의 8번째 무역 적자국이자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요구받는 한국도 이 협정에 초대될 것이 확실시된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재정 적자는 1조 8300억 달러(약 2644조원)에 달했다. 이자로만 1조 1600억 달러(1676조원)가 나갔다. 미국이 기존 채권을 무이자 영구채로 바꾸면 막대한 이자 비용을 아껴 재정 적자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EU나 중국은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워싱턴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해 이들 국가가 보유한 미 국채에 수수료를 매기거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협력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등 일방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 이렇게 미국은 쌍둥이 적자에서 탈출하고 첨단 제조업 국가로 거듭날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미국이 고환율을 바로잡아 중산층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들이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나라로 돌아가는 것이다. 미란 위원장의 보고서를 두고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와룡봉추의 꾀주머니’로 생각하는 것으로 비쳐진다는 점이다.
  • 한화오션, 에버그린서 컨테이너선 수주… 2.3조 ‘잭팟’

    한화오션이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한 곳인 대만의 에버그린사로부터 2만 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2조 3286억원으로,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계약가 기준 최고액이다. 한화오션과 에버그린사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해양 환경 규제 강화로 액화천연가스(LNG)와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 추진 선박이 빠르게 도입되는 추세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도 LNG와 석유를 이중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컨테이너선이다. 이번 계약은 차별화된 생산 능력으로 중국 조선소의 낮은 인건비를 제치고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한화오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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