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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發 무역전쟁] EU ‘美청바지·위스키’ 3조 5000억 무역보복

    유럽연합(EU)이 미국에 3조 5000억원짜리 무역 보복을 시작한다. AFP통신 등은 1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EU 회원국은 미국이 우리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매긴 것과 균형을 맞추고자 미국산 제품에 28억 유로(약 3조 5418억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만장일치로 찬성했다”면서 “수일 내에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는 20일 열리는 EU 집행위 회의에서 채택되면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에는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U는 오렌지주스, 버번위스키, 청바지, 오토바이 등 미국산 제품 100여개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미국이 3년 안에 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때에는 미국산 제품에 36억 유로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또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징벌적 관세는 보복을 유발하고 세계 무역 체제의 작동을 저하해 경제에 해가 된다”면서 “미국의 일방적인 조처로 시작된 무역전쟁은 승자가 없다. 패자만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품에 수입 제한이나 고율의 관세 부과 등의 조처를 내릴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EU·캐나다·멕시코산 철강 등의 제품에 적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일부터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해 반발을 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보호무역 역풍에… EU·남미 FTA 순풍

    美보호무역 역풍에… EU·남미 FTA 순풍

    20년간 협상 부진… 최근 급물살 쟁점 거의 해소… 연내 타결 전망 EU, 美협상 틀어져 새 활로 개척 세계 최대 규모의 무역 공동체 유럽연합(EU)과 네 번째로 큰 무역 공동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이르면 오는 10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에 대한 반작용으로 약 20년간 지지부진했던 양측의 협상이 빨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AP통신 등은 13일(현지시간) 알로이지우 누네스 브라질 외교장관의 말을 인용해 “EU와 메르코수르가 오는 10월 브라질 대통령선거 전에 FTA를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누네스 장관은 이날 연방하원에 출석해 “EU와 메르코수르 간에 300여 가지의 견해차가 대부분 해소됐고 이제 50개 정도가 남았다”면서 “올해 안에 협상을 끝내기 위해 양측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와 메르코수르는 1999년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EU 농민들이 값싼 메르코수르의 소고기와 설탕, 가금류를 수입하는 데 반대해 2004년 10월 협상이 중단됐다. 2015년 6월 EU·중남미 정상회의에서 FTA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협상을 벌였다. 아순시온 협상에서 양측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제약 특허권을 비롯한 지적재산권, 농업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나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정부가 FTA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올해 안에 FTA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앞서 주앙 크라비뉴 브라질 주재 EU 대사는 지난달 “6~7월 사이에 FTA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영국 더타임스는 “EU와 미국의 무역 협상이 틀어지면서 EU가 다른 활로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EU는 지난 4월 멕시코와 모든 교역 상품의 관세를 폐지하는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연내 합의문 작성을 목표로 양측이 협상 중이다. 또 지난해 12월 일본과 맺은 EU·일본 경제동반자협정을 내년 상반기 안에 발효시키고자 비준 절차에 들어갔다. EU의 대(對)메르코수르 수출은 2005년 210억 파운드(약 31조원)에서 2015년 460억 파운드(67조 9000억원)로 2배 이상 늘었으며, 메르코수르의 대EU 수출은 같은 기간 320억 파운드에서 420억 파운드로 증가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 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지만 대외 무역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승부사, 중재자, 모험가… 세 남자, 어젯밤 잠 설쳤다

    승부사, 중재자, 모험가… 세 남자, 어젯밤 잠 설쳤다

    ■정치적·글로벌 입지 달렸다… 트럼프 ‘북핵 빅딜’ 성공땐 레이건 등과 어깨 나란히실패땐 11월 선거·재선 ‘빨간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회담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언급한 단어는 ‘흥분’이었다.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 도착한 이튿날인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싱가포르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 흥분(excitement)이 감돌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9일에도 “북한과 세계에 진정으로 아주 멋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곳인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흥분되는(exciting) 날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정치적 자산을 ‘올인’하다시피 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는 물론 내각과 백악관 일각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을 엿새 앞둔 지난 6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단지 합의하겠다는 이유로 나쁜 합의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압박했다. 따라서 회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실패의 책임을 온전히 질 수밖에 없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는 물론 2년 후 재선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국제정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EU)과 캐나다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벌이는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이란 등 중동 주요 국가와 대치하고 있다. 만약 북한과의 회담이 결렬돼 국내 대북 강경파가 득세하고 북한과 전쟁 직전까지 몰리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다수의 적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북한 비핵화를 이뤄낸다면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초석을 다진 프랭클린 루스벨트, 냉전을 종식시킨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민주당 출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다면 확실히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한반도 운전자론 달렸다… 문재인 ‘노심초사’ 文, 평화 체제 긴 여정 ‘입구’ 진입 “남·북·미 진정성 있는 노력 필요”‘세기의 담판’을 하루 앞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큼이나 문재인 대통령도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팽배했던 지난해부터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논의를 견인해 온 ‘운전자’이자, 북·미 정상회담이 벼랑 끝에 몰린 순간 한·미 정상회담(5월 22일)과 5·26 남북 정상회담으로 불씨를 되살린 ‘중재자’로서 불면의 밤을 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날 오후에도 전화 통화를 갖고 운전자이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놓지 않았다. 북·미 담판 전날 한·미 정상 통화는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미)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면서도 “뿌리 깊은 적대 관계와 북핵 문제가 정상 간의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남·북·미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주변국의 협력,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향한 긴 여정의 ‘입구’에 들어선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고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북·미 정상이 12일 비핵화 시한과 구체적 방법론에 합의한다면 ‘한반도 운전자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북·미 간 의제 조율 과정에서 보듯 ‘출구’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협상과 험로가 예상된다. 북·미가 많은 ‘기회비용’을 들인 만큼 이번 회담이 파국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비핵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후속 회담으로 많은 부분을 넘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한반도 운전자론도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한반도 문제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자세와 의지를 잃지 않을 것”이란 문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관측과 맞닿아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체제보장·경제발전 달렸다… 김정은 ‘실리 담판’ 성공땐 정상국가 지도자 반열에 실패땐 金 리더십·北 체제 타격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은 자신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와 다름없다. 30대 약관의 나이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세계 초강대국 정상과 마주 앉아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모습을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상상도 못 했을 법하다. 김 위원장의 과제는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하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고리로 확실한 체제 보장을 얻어내는 것이다. 즉 북한 입장에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체제 안전 보장’(CVIG)을 이끌어 내기 위해 ‘거래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고도의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은 북한 내부는 물론 전 세계에 김 위원장의 진면목과 능력이 드러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면 김 위원장은 ‘은둔의 독재자’라는 이미지를 떨쳐 버리고 ‘정상국가의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갖고 있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역시 개선될 여지가 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선대 지도자 누구도 보여 주지 못한 ‘협상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북한 내부적으로도 리더십이 공고해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기의 담판’의 결과에 따라서는 김 위원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 발전’에도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직접적인 지원까지는 아니더라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소를 통해 북한 경제의 숨통을 틔워 주는 것 자체로도 유의미한 성과다. 다만 급격한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서기에는 김 위원장으로서도 부담이다. 비핵화와 개방에 반대하는 북한 내부 세력을 중심으로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김 위원장에게 잠재적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만약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 다시 적대 관계로 돌아설 수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경제난 개선을 열망했던 주민들의 불만이 점증할 경우김 위원장은 ‘공포정치’ 등 또 다른 수단으로 내부 단속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G7 “보호무역 배격”… 트럼프는 돌연 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채택하기로 합의된 공동성명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갑작스럽게 철회하면서 미국과 G6 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G7 정상회의 개최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폐막 기자회견을 열고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가 지난 1일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이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서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긴장이 고조됐지만 성명이 발표되면서 G7 국가들이 가까스로 합의에 이른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회담장을 먼저 떠나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돌연 성명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G7 회의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뤼도 총리를 겨냥해 “매우 부정직하고 약해 빠졌다”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으로 밀려들어 오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미국과 G6 간 무역 갈등은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단독] 보호무역 파고에 과징금 폭탄까지… 철강업계 ‘울상’

    [단독] 보호무역 파고에 과징금 폭탄까지… 철강업계 ‘울상’

    건설단가 올려 집값 인상 영향 공정위, 역대 최대 과징금 예상 철강업계가 국내에서는 가격 담합 행위로 최대 조 단위 과징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중 건설용 철근값을 담합한 혐의가 있는 철강사들을 상대로 징계 수위를 최종 결정한다. 해외에서는 덤핑 판매 의혹으로 고율의 관세를 맞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철강업계는 수출길이 막힌 마당에 과징금까지 부과되면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는 볼멘소리를 내놓고 있다. 반면 불법적인 가격 담합을 통해 폭리를 취해 온 만큼 공정위가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7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대제철 등 7개 철강사들의 철근값 담합 사건을 조만간 전원회의에 올려 과징금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년 동안 이뤄진 담합으로 인해 관련 매출액만 수십조원이라 수조원의 과징금 폭탄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위가 퀄컴의 이동통신 특허 남용에 매긴 1조 311억원의 역대 최고 과징금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공정위는 2016년 12월 철근값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최근 조사를 마무리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공정위가 이번 사건에 과징금을 깎아 주는 등의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체들의 조직적 담합으로 아파트 등 주택 건설 단가가 올라 집값 인상을 부추겨 일반 국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판단이다. 집값 안정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다. 철강업체들의 담합이 처음이 아닌 것도 이유다. 현대제철 등 6개 업체는 지난해 12월 한국가스공사 강철 파이프 입찰에서 10년 넘게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총 921억원의 과징금을 맞았고 검찰에 고발됐다. 수출에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철강업계는 울상이다. 미국으로부터 25%의 철강 관세를 면제받았지만 올해부터 대미 수출 물량을 2015~2017년 수출의 70%인 268만t로 줄이는 쿼터(수입제한)가 적용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는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철강 관세와 쿼터를 적용받지 않는 품목별 예외를 기대했지만 어렵게 됐다. 이날 미국 무역 전문매체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관세 면제 대신 쿼터에 합의한 나라에는 품목 예외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각국으로 퍼지면서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 규제가 늘어나는 점도 악재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한국산 철강·금속제품에 가하는 반덤핑·상계 관세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수입 규제는 95건에 달한다. 한편 철강 외에도 담합 사건은 늘어나는 추세다. 공정위에 접수된 담합 건수는 2013년 90건에서 2014년 207건, 2015년 237건, 2016년 310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57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4년 사이 2.9배가 됐다. 이호영(한국경쟁법학회장)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가 활성화되면서 담합 적발 건수가 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여전히 담합으로 얻는 부당 이익이 공정위에 적발돼 부과되는 과징금보다 많아서 담합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공정위가 담합 조사를 리니언시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데 조사·적발 수단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G6 vs 美… 개막 앞두고 ‘무역 전운’ 감도는 G7

    G6 vs 美… 개막 앞두고 ‘무역 전운’ 감도는 G7

    EU, 미국산 오렌지 등에 보복관세 獨, 공동성명 무산 가능성 시사 佛·加 ‘다자주의 지지’ 공동선언문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은 미국 대 G6의 무역 전쟁터가 될 것인가. 점점 거세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만이 치솟는 가운데, 몇몇 정상은 G7 정상회의 사상 첫 공동성명 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이 참석하는 G7 정상회의가 8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이틀간 열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동맹국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공격적 무역 정책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미국의 결정은 불화를 낳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앞서 일본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행한 데 이어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에도 같은 조치를 강행했다. EU는 이날 미국산 오렌지, 청바지, 오토바이 등에 다음달부터 보복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전체 규모는 약 28억 유로(약 3조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를린 연방하원에서 “이번 G7 정상회의가 보호무역 주의에 반대하고 다자 간의 공정한 무역 질서에 헌신하기로 한 이전의 합의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면서 “선의를 갖고 회의에 참여하겠지만 단순히 타협해서는 안 된다. 수용할 수 없다면 합의문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않을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고 “관세 부과, 이란 핵협정, 파리기후협약 탈퇴 문제에 대해 미국이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이번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는 양국 공동선언문에서 “다자주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EU 고위 관계자는 “무역 갈등을 완화할 어떤 획기적인 방안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우리는 이번 회의에 대해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고 WSJ에 털어놓았다. 각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현재 무역 체계는 엉망”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로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견 불일치는 동맹국 간의 집안싸움이다. 결국 잘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 3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에서 이틀을 보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불평해 왔다”면서 “무역 등 각종 문제에서 정반대의 의견을 지닌 G7 정상의 ‘설교’를 듣고 싶지 않다고 보좌관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 무역뿐만 아니라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 핵합의, 파리기후변화협정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와 싱가포르 정상회담도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EU·캐나다·멕시코, WTO에 美 줄제소… 지구촌 무역전쟁 수렁

    지구촌이 미국의 천문학적인 관세 폭탄과 이에 대항하는 해당국들의 보복 관세 부과 및 국제기구 제소 등으로 무역전쟁의 수렁 속으로 한발 한발 빠져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3차 무역 협상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종료되면서 미·중 무역긴장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렸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예고대로 우선 500억 달러(약 53조 5000억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에 중국도 대두, 자동차, 항공기 등 106개 품목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로 보복하겠다며 맞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제재가 시행되면 모든 합의는 백지화된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은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의 보호를 위해 다음달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준비하는 등 보호무역주의가 확산 일로에 있다. 4일(현지시간)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집행위원은 “다음달 예비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관세 인상으로 대미 수출이 막힌 아시아 철강이 유럽으로 우회해 유입되는 증거들도 확보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며칠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한 행보’를 택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EU와 캐나다, 멕시코 등은 미국이 자국에 대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4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결정했다. 멕시코는 별도로 미국산 철강을 비롯해 돼지고기, 사과, 치즈 등 농축산물에 상응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멕시코가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멕시코 경제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조치는 우리가 받은 피해에 비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촌 전체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식의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리어 확전을 불사하겠다는 자세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이미 (미국산) 대두에 대해 16%의 세금을 부과했고 캐나다도 우리의 농산물에 대해 무역 장벽을 설정했다”고 비난하면서 추가 대응 조치를 시사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 보호를 원한다고 말했고 우리는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며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고려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중이 이르면 이달 초부터 1000억 달러(약 107조원) 규모의 무역 전쟁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중 양국은 물론 EU, 중남미 등이 관세 보복, 무역 전쟁의 쓰나미에 휩쓸릴 조짐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지난달 31일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놓고 ‘끔찍한’(terrible) 언쟁을 벌이는 등 관세 폭탄을 둘러싼 미국과 동맹국 간 균열도 커지고 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식으로 비난받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응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별도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불법일 뿐만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 실수”라며 미국이 양국 관계를 해치는 조치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두 대통령의 통화 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의 무역에 재균형을 맞출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성명을 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글로벌 통상전쟁 격화

    글로벌 통상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한 데 대해 유럽연합(EU)이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기로 했으며 EU와 캐나다에 이어 멕시코도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하는 등 날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4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통해 미국 관세 때문에 미국 시장에 수출되려던 철강이 유럽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르면 7월 예비 조치를 실시할 수 있다. 우리가 논의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U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로 대미 수출이 막힌 외국산 철강이 EU에 덤핑으로 유입될 것을 우려해 3월6일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했다. WTO 규정에 따르면 EU는 역내 철강 산업에 심각한 영향이 있다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오면 최장 200일간 임시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다. 미국 관세는 수입산 철강 25%, 알루미늄 10%로 각각 결정됐으며, EU 제품에 대해서는 지난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U는 미국의 관세에 맞서 이달 20일쯤 미국산 수입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우리는 건설적인 대화를 제안했지만, 미국은 거부했다. 지금 공은 미국 쪽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도 미국을 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멕시코 경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는 WTO 규정을 어겼다”면서 “WTO 우산 아래 분쟁 해결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국제 상법을 계속 준수하면서 행동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조치는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받은 피해에 비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부과된 미국의 고율 관세가 적절한 WTO 절차에 따라 채택되지 않은 데다 1994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합의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제소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결렬된 美·中 3차 무역 협상… EU까지 얽혀 ‘글로벌 혼돈’

    결렬된 美·中 3차 무역 협상… EU까지 얽혀 ‘글로벌 혼돈’

    美, 中 농산물·에너지 확대안 거절 中은 ZTE 제재 등에 강한 불만 EU ‘中 불공정 기술’ WTO 제소남중국해 문제도 글로벌 분쟁으로미국과 중국의 세계 패권을 놓고 벌이는 갈등이 무역문제에서 남중국해 군사화 및 영토 분쟁으로까지 번지며 날로 확전하는 기세다.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3차 미·중 무역협상은 공동 합의문을 내지 못하고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일 “양국은 농업,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합의에 도달했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발전을 이뤘으며 세부적인 내용은 검토 중”이라며 “만약 미국이 관세를 포함한 무역 제재에 나서면 모든 협상 결과는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영 매체의 보도는 비교적 온화했지만, 미국 대표단을 이끈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나 중국 측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 등 양국 대표의 발언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말 워싱턴에서 진행된 2차 협상에서 공동 성명이 발표된 것과 비교하면 양국 모두 탐탁지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3차 협상에서 중국은 대미흑자 축소를 위한 농산물 및 에너지 수입 확대안을 내놓았으나 미국은 흡족해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통신장비 업체 ZTE 제재를 비롯한 첨단기술 억제 및 관세 폭탄 압박에 강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미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1449개 수입 소비재에 대한 관세 인하로 맞받아쳤지만 발표 기자회견을 했던 주광야오(朱光耀·64) 재정부 부부장이 지난 1일 돌연 해임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2일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합작기업 지분제한과 강제 기술이전 규정이 바뀌어 중국 경제구조에 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1차 무역협상 직전에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 경제의 피해자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발언과 상반되는 것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중국의 ‘불공정 기술이전’ 행위를 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면에서 유럽에 손길을 내미는 듯했지만 이제는 혼전 양상이 된 셈이다. 미국이 EU,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 나섰고, EU도 중국을 제소하는 등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남중국해 문제도 글로벌 분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프랑스와 영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4일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대화’(아시아 안보회의)에서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부 장관과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부 장관이 남중국해에 군함과 헬기 등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항행의 자유’ 작전은 중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남중국해 산호초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며 방어 훈련에 나서자 미국이 군함을 보내 중국이 주장해 온 영유권에 진입하는 무력 시위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도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가 더욱 엄중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항행의 자유’ 기간과 규모 확대를 검토 중이다. 허레이(何雷) 중국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남중국해는 모든 국가에 열려 있지만 중국 주권 침해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 뺀 G6 ‘관세폭탄’ 비난 성명… 트럼프 “무역전쟁 패배 없다”

    美 뺀 G6 ‘관세폭탄’ 비난 성명… 트럼프 “무역전쟁 패배 없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관세 폭탄’과 이에 대한 관련국들의 반발 등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지구촌이 글로벌 무역전쟁의 벼랑 끝에 섰다.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은 2일(현지시간)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미국을 제외한 주요 6개국(G6) 재무장관들은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미국이 동맹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려면 며칠 내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긴장 완화 여부는 미국의 조치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재무장관들은 캐나다 휘슬러에서 이날 사흘간의 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마치면서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에 대해 미국을 겨냥한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비난 성명을 냈다. 일본과 이들 국가들은 WTO 제소 절차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진앙지 격인 트럼프 대통령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우리가 그 나라들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데, 그 나라들은 우리 상품에 25%, 50%, 심지어 100%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자유 무역도 공정 무역도 아닌 바보 같은 무역”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무역에서 연간 8000억 달러(약 860조원)의 적자를 보는데 무역전쟁에서 패배할 수는 없다”며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수년간 바가지를 써 왔고 이제는 영리해져야 할 때”라면서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일부터 EU,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오는 15일에는 중국을 상대로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같은 미국발 보호주의 확산과 여파에다, EU 3대 경제체인 이탈리아발 유럽 경제 불안, 신흥국의 통화 위기까지 겹쳐 신흥국 채권은 6주째 자금 이탈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서유럽펀드 자금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직후인 2016년 7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유출을 기록했다.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은 8~9일 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은 수입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서 미국 내 생산 차라도 외국 브랜드와 미국 자체 브랜드를 구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앨라배마에서 생산되는 현대차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미 상무부는 오는 22일까지 232조 조사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서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상무부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의 수입량과 성격, 외국업체와의 경쟁이 미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의견과 정보에 관심이 있다고 안내했다. 이는 미국 내에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일본, 독일계 자동차·자동차 부품 업체를 토종 미국 기업과는 다르게 대우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서울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트럼프 “우리는 0%, 상대국은 100% 관세…불공정 무역 못 참아”

    트럼프 “우리는 0%, 상대국은 100% 관세…불공정 무역 못 참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공정한 무역이라고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만약 우리가 그 나라들의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데, 그 나라들은 우리 상품에 25%, 50%, 심지어 100%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으로 더는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자유무역도 공정무역도 아닌 바보 같은 무역”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결국 무역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고율의 관세 부과 정책은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것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관세 정책은 동맹 간 무역전쟁을 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한시적으로 유예했던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국들도 결국 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EU와 캐나다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절차를 밟는 등 미국은 동맹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무역전쟁/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무역전쟁/이순녀 논설위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3월 3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무식한 무역 매파’(ignorant trade hawk)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외국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발칵 뒤집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은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자 글로벌 시장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철강관세는 무역전쟁으로 가는 첫 번째 총성과 같은 것”이라며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려고 할 텐데 이는 대공황 당시에 발생했던 상황과 비슷하다”(3월 2일 CNBC 인터뷰)고 경종을 울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산 철강 제품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확정했다고 공표했다. 3개월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인 6월 1일 0시부터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된다. 중국과의 좌충우돌 무역전쟁에 이어 유럽과 북중미의 동맹국에까지 무차별적으로 관세 폭탄을 퍼붓는 트럼프 행정부의 폭주에 상대국들은 일제히 보복 관세로 맞대응에 나섰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그들이 한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도 미국과 같은 수준의 철강관세는 물론 농산물 등의 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 다음 타깃은 자동차다. 그는 지난달 23일 수입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트럼프가 안팎의 거센 반발에도 이처럼 보호무역주의를 강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는 11월 열리는 중간선거다. 앞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8~30% 관세를 부과하는 긴급제한조치(세이프가드)로 백인 보수표 결집에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2년 뒤 대선에서 승리했다. 트럼프 역시 이런 시나리오를 염두에 뒀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 내 철강 소비 업종에서 일자리 20만개가 사라지는 역풍을 맞게 되자 결국 2003년 12월 세이프가드를 철회했다. 양날의 칼인 보호무역주의의 허상에서 트럼프가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는지.
  • EU·캐나다·멕시코, 美에 보복 관세… WTO에 제소도

    EU·캐나다·멕시코, 美에 보복 관세… WTO에 제소도

    美, 철강 25%·알루미늄 10% 관세 NAFTA도 위기… 트뤼도 방미 취소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캐나다, 맥시코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했다. EU 등은 즉각 보복 관세 절차에 착수했다. 전통의 동맹 미국과 유럽의 균열이 가속화되고, 미국-캐나다-맥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폐기 위기에 놓였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은 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 등 제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가 1일부터 부과됐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해당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관세를 계속 면제할 만한 만족스러운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국가 정상들은 강력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발표 직후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미국의 이번 관세 부과 결정은 불법이며 이에 상응하는 EU 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EU는 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양자협의를 요청했다. 양자협의는 WTO의 분쟁 개입 전 당사국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로 최장 60일 진행된다. 양자협의 요청은 제소의 첫 단계로 인정된다. EU는 그동안 미국산 오렌지 주스, 땅콩 버터, 청바지, 오토바이 등 관세 부과 대상 목록을 작성하고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 곧바로 보복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166억 캐나다 달러(약 13조 8000억원) 규모의 관세를 미국 제품에 부과할 것”이라면서 “이 조치는 냉전시대 이후 캐나다가 시행하는 가장 강력한 통상 관련 결정”이라고 선언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미국의 우방이다. 캐나다산 철강 제품이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논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NAFTA 재협상 논의차 미국에 방문하려던 계획도 즉각 취소했다. 멕시코는 미국산 철강은 물론 돼지고기, 사과, 소시지, 포도, 치즈 등 미국산 농축산물에 미국과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는 공화당 지지층이 몰린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제품들로,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철회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세계경제를 침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수십년간 쌓아 온 공급망이 왜곡되고 무너질 것”이라며 “무역이 대대적으로 방해받고, 경제 주체 간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면 가장 고통받는 쪽은 극빈층”이라고 지적했다. 무역 전문 변호사인 마크 워너는 미국과 NAFTA 상대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NAFTA 종결 시점도 빨라지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車관세 10배로… 美 보호무역 장벽에 글로벌 무역갈등 가시화

    車관세 10배로… 美 보호무역 장벽에 글로벌 무역갈등 가시화

    철강 이어 3주 만에 범위 확대 의회·업계는 적극 반대 나설 듯 “유럽산 자동차가 타깃” 분석도 EU “명백한 WTO 위반” 반발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미 정부가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자동차에도 최고 25%에 이르는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철강, 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증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한다.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 방침을 확정한 지 3주 만에 보복 관세 부과 범위를 넓히기로 한 것이다. 현재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평균 2.5% 수준이다. 다만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결정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무부는 지시에 따라 수입산 자동차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조사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게 된다. 보고 기한은 조사 착수 후 270일 이내다. 상무부가 수입산 자동차가 국가 안보를 저해한다고 판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안에 새로운 관세 부과나 수입량 제한 등의 조치를 최종 결정한다. 특히 외국 무역파트너는 물론 미국 내 수입차 딜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해집단이 보복 관세 부과에 적극 반대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 의회와 업계 내부의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철강·알루미늄보다 조사가 좀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미국 승용차 판매량(1730만대) 중 수입산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2017년 기준)은 44%에 이른다. 미 정부가 보복 관세 부과 조치를 강행하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는 2017년 전체 대미 무역 흑자(178억 7000만 달러)의 72.6%(129억 66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이번 보복 관세 부과 방침은 유럽산 자동차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그러나 이번 방침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할 수 있는 데다 국가 안보라는 명분도 빈약해 글로벌 무역 갈등만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알루미늄과 달리 자동차는 미군이 널리 쓰는 제품이 아닌 만큼 수입을 국가 안보와 연계하려는 것은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럽과 미국 간 무역갈등도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1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EU는 미국의 수입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방안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EU 집행위의 유르키 카타이넨 부위원장은 24일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동차 관세를 올린다면 이는 명백하게 WTO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獨·中 핵협정 한목소리… 무역은 불협화음

    美 압박에… 獨·中간 연대 강화 메르켈 ‘中시장 개방 미흡’ 입장 中 ‘일대일로’ 경계심 완화 기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24~25일 11번째 중국 방문에 나선다. 2005년 11월 총리에 취임한 이후 거의 매년 한 번꼴로 중국을 찾는 셈이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 주요 의제는 이란 핵합의와 무역 문제 등이 될 전망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메르켈 총리는 중국의 경제 개방의 시작점이자 전자기업 지멘스 등 여러 독일 기업이 있는 선전을 먼저 찾는다. 이어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리 총리와 면담을 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미국의 압박이 중국과 독일의 연대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딩춘(丁純) 상하이 푸단대 유럽문제연구센터 주임은 20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서 “미국의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압박에 직면한 독일은 중국의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중국과 독일의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 메르켈 총리는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란 핵합의 탈퇴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중국과 독일은 무역, 인터넷 보안, 인권 문제, 중국의 유럽 투자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지만 이란 핵합의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준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 측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의 더 나은 협상을 위해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견해를 명확히 들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과 독일의 무역이 상호 평등하지 않으며 중국의 시장 개방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독일과 중국의 무역거래는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무역규모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중국은 2016년 미국을 제치고 독일의 최대 무역파트너가 됐으며 독일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23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통한 유럽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독일이 완화해 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오는 7월 불가리아에서 열리는 중국과 동유럽 16개국의 연례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등 유럽에서는 광범위하게 중국 위협론이 확대 중이다. 특히 미국이 이번 중·미 무역협상을 통해 정부 보조금 중단을 요구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 ‘중국제조 2025’에 대해서는 독일도 염려하고 있지만 관세 보복은 반대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일대일로에 대해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상호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독일은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를 요구한다면 중국과 모든 EU 회원국이 서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 하반기 EU 의장국을 맡은 오스트리아는 지난 4월 중국 국빈방문에서 일대일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각각 다른 생각을 갖고 접근하는 독일과 중국의 수장이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어떤 공감을 이뤄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에 뿔난 EU ‘핵합의·관세폭탄’ 연합전선

    메르켈 “EU는 이란 핵합의 유지” 美핵합의 파기로 유럽기업 고통 불만 커도 대결수위 상향은 부담 英컨소시엄·이란 유전 개발 합의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와 외국산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도화선이 됐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강조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기업들까지 표적이 될 상황에 놓였다. 유럽연합(EU) 지도부는 유럽 경제가 입을 출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이란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6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EU 28개 회원국 정상과의 만찬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보다 못한 친구”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어 그는 핵합의에 대해 “통일된 유럽 전선이 필요하다. 이란이 핵합의를 준수하는 한 우리도 준수할 것임을 회원국 정상들이 재확인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EU가 징벌적 관세에서 영구적으로 제외될 때까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거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에 ‘최대의 압박’을 가한다며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방식으로 대이란 제재를 확대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란뿐 아니라 이란과 거래해 제재 효과를 떨어뜨리는 유럽의 기업들도 미국 제재의 표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의 세계적 정유업체 토탈(Total)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이란의 가스전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토탈은 이란의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50억 달러(약 5조 4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토탈 측은 “미국의 2차 제재를 받으면 미국 은행을 통한 달러화 금융이 중단되고 전 세계 영업도 어려워지는 데다 미국 주주와 미국 내 사업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와 자동차업체 르노, 독일 전기전자기업 지멘스 등 이란에 투자한 다른 대기업들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때문에 토탈과 유사한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1위의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 유조선 부문의 머스크탱커 측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부활하는 올해 11월 4일까지 이란 내 고객사와 계약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면서 핵합의 파기 이전의 원유 운송 계약은 이행해지만 이란산 원유 수송 주문은 더 받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세계 2위 해운사 스위스 MSC도 “이란과 관련된 영업이 미국의 제재로 어떤 영향을 받는지 파악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U는 연합 전선을 구축해 핵합의를 유지하고 미국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날 소피아 만찬 회동에서 EU 정상들은 “EU는 기후변화와 관세, 이란과 관련한 최근 미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규정에 근거한 국제 제도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7일 EU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EU의 모든 국가는 이란 핵합의가 완벽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이란 핵합의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같은 문제들을 놓고 이란과 더 협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 본부를 둔 다국적 에너지 개발회사 퍼가스 국제컨소시엄(PIC)과 이란 국영석유회사의 자회사인 이란남부석유회사(NISOC)는 유전 공동 개발과 원유 생산과 관련한 기본합의(HOA)를 했다.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의 케라지 유전을 개발해 10년간 일일 평균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내용이다. 계약식에 참석한 로버트 매케어 주이란 영국대사는 “영국은 핵합의를 굳건히 지킬 것이며 핵합의에 따른 이란의 이익을 보증하는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팩츠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맬린슨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덫에 걸렸다”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합의 파기를 우려하면서도 세컨더리 보이콧에 반기를 들어 미국과 대결 수위를 높이는 것은 유럽이 원치 않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수입차 20% 관세 검토… 무역전쟁 車로 번지나

    EU와 철강 보복 이어 2R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하고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할 것을 시사했다. 12일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GM, 도요타, 폭스바겐,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10개 글로벌 자동차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런 언급을 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차량이 조립, 생산될 것”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드러내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FCA가 자동차 생산시설을 멕시코에서 미시간주로 옮기기로 한 계획을 거론하며 세르조 마르키온네 FCA 최고경영자(CEO)를 “이 방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사”라고 치켜세우고, 유럽 자동차업체들에는 미국에 공장을 충분히 짓지 않는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수입차에 대한 20% 관세 부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배출가스 기준 적용 등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해 왔다. 특히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보복하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도 경고했다. 미국의 무역 전쟁이 자동차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무역전문가들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WSJ는 WTO 규정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일반 자동차와 트럭에 각각 2.5%,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수입차에 20% 관세” 시사

    트럼프 “수입차에 20% 관세”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시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GM, 포드와 이탈리아-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빅3’와 혼다, 도요타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부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폭탄 예고에 이어 자동차로까지 무역장벽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수출하라”면서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주 등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더 많이 생산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자동차 생산시설을 멕시코에서 미시간 주로 옮기기로 한 계획을 거론하며 이 자리에 참석한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이 방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사”라면서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해왔으며, 특히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에 대해 보복할 경우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역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WTO 규정에 따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일반 자동차에 대해서는 2.5%, 트럭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이란 강경파 “핵 활동 착수”… 美·유럽 분열에 미소 짓는 中·러

    친서방파 로하니 리더십 큰 상처 “유럽, 절대 보증해야 핵합의 유지” 이란 하메네이, 수정안도 거부 의사 英·佛 “핵합의 수호에 전념할 것” 러, 시리아·리비아 등 영향력 확대 中, CNCP 가스전 개발 반사이익이란의 핵무장부터 미국과 유럽의 동맹 균열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파기로 국제 정세에 격랑이 일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핵합의 파기가 이스라엘, 미국에 대한 이란의 보복 위협을 높이고 중동에서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이란에서 강경파가 힘을 얻어 시리아, 예멘 등지에서 이슬람 종파 간 분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합의 성사에 따른 경제 개방을 최대 업적으로 삼았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로하니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이란의 친(親)서방·개방·개혁 세력의 약화도 불가피하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 집권한 뒤 핵합의 및 개방 정책으로 전임 보수 정권에서 심각해진 경제난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9일 “핵합의에 참석한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들이 핵합의 유지와 이행을 절대적으로 보증하지 않는다면 계속 우리가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진정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럽 3개국은 그간 핵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이란에 재협상을 요구한 만큼 어떠한 핵합의 수정도 거부하겠다는 의미다. 이란의 군부 및 종교계 등 강경·보수 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커졌다. 2015년 당시 핵합의에 깊이 관여했던 알리 코람 전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계략에 넘어가 국제 협정을 어겼다”며 “이제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강경파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경고했다.강경파가 로하니 대통령을 축출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무함마드 알리 자파리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사악한 미국인들이 핵합의에서 발을 뺀 것을 환영한다. 애초에 믿을 수 없는 합의였고 미국의 파기 전에도 유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란 의회의 보수 정파 의원들도 핵합의 파기 소식이 알려지자 단상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고 미국에 항의했다. 이란 강경파는 우라늄 농축을 곧바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아볼파즐 하산 베이지 의원은 “이란은 무능력했다. 이제 원자력발전소의 핵심을 재개할 것”이라면서 “이슬람 공화국 이란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핵 활동에 나서겠다. 미국과 동맹국에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는 수일 내에 핵활동에 착수하겠다는 이란 강경파의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핵합의를 파기한대도 당장 이란이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또 핵합의를 지지하는 유럽과의 무역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잇따라 미국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유럽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의 엇박자는 비단 이번 이란 핵합의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약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유보 등 유럽과 함께 추진한 다자 협정들에 제동을 걸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압박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란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며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영 TV 연설에서 “이란은 미국 없이 핵합의에 남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필요하다면 우리는 어떠한 제약도 없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핵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미소를 띠는 건 러시아다. 러시아는 자국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였던 ‘미국과 유럽의 분열’을 큰 노력 없이 얻어 냈다. 시리아와 리비아 등지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가 미국의 핵합의 파기를 이용해 ‘미국은 언제든 국제 합의를 깰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국가이며 시리아, 리비아가 의지할 만한 국가는 러시아뿐’이라는 식의 선전전을 벌일 수도 있다. 중국에도 불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CP)는 이란 사우스파르스 해상 가스전 개발에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만약 토탈, 지멘스 등 유럽 기업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우려해 사업에서 손을 떼면 경쟁자가 사라져 CNCP에 유리해진다. 이란의 적성국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환영의 뜻을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재앙적인 이란 핵합의를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고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버락 오바마’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련의 결정이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사설] 美 철강 고율 관세 피했지만 쿼터 회복이 과제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면제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미국 백악관은 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의 수정을 승인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에 대한 철강 수출 규모를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줄이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25%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를 받지 않게 됐다. 한국이 관세 잠정 유예 7개국 중 유일하게 고율 관세 면제 지위를 확정지은 것은 일단 급한 불을 껐다는 의미를 지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물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미국 정부는 행정명령의 시행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22일 한국을 비롯한 7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4월 말까지 잠정 유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이번에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철강 고율 관세 유예기간을 당초 예정된 5월 1일에서 한 달 더 연장했다. 이 국가들은 6월 1일 이전까지 미국과 밀고 당기는 협상을 벌여야 할 것이다. 고율 관세가 일단 부과되면 언제 바뀔지 모르는 현실에서 한국이 조속히 철강분쟁을 매듭지은 것은 한·미 동맹이 그만큼 굳건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우리가 이번 조치를 평가하면서도 걱정스럽게 여기는 대목은 한국이 철강 수출에 대한 쿼터(수입할당량) 제한을 대가로 관세 면제를 얻어 냈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에 한국산 철강에 대해 ‘영구 면제’란 표현을 썼다. 그러나 국제 통상관계에서 영원한 것은 있을 수 없다. 정부와 철강업계가 철강 관세면제 확정을 두고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마냥 반길 수만 없는 이유다. 실제로 미국이 쿼터량 제한과 무관세를 맞바꾼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 미국은 일본에 수출량을 줄이도록 하는 대신 반덤핑 관세를 면제해 준 일이 있다. 그런데도 일본은 지난 3월 23일부터 25% 관세를 물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면제는 영구적이지 않고, 중도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말해 준다. 수출 물량을 줄여 놓고서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때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미국이 나중에 다른 소리 못 하도록 이참에 자물쇠를 단단히 채워야 한다. 그 시발점은 70%로 줄어든 물량을 조속히 100%로 원상회복하는 일이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한·미 공조가 공고한 상황이다. 정부는 한·미 공조를 지렛대 삼아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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