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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입양된 지 72년 만에 친형제와 재회한 할아버지

    [월드피플+] 입양된 지 72년 만에 친형제와 재회한 할아버지

    72년 만에 자신의 핏줄을 처음 만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미국 ABC 소속의 라스베이거스 지역방송 KTNV-TV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70대 남성 테드 하드만은 어린 시절 입양된 지 몇 십 년 간 자신의 생물학적 가족을 찾으려 노력해 왔다. 백발노인이 되고 난 후에도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것을 멈추지 않은 그는 유전자 정보 분석 기업인 23앤드미(23andMe)에서 유전자 검사 키트를 구매했다. 이 키트는 침을 2㎖ 정도 뱉은 후 이 안에 포함된 세포 속 DNA를 검사하는 기구다. 이후 이 정보를 23앤드미에 등록한 뒤 혹시 자신과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물론, 그의 가족들은 그가 입양됐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실제로 하드만의 형제들은 자신에게 첫째 오빠 또는 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하드만의 동생 중 한 명인 엘렌 크리머가 우연히 23앤드미를 이용해 유전자 검사를 하던 중 자신과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크리머는 또 다른 동생인 다이아나 코르친스키에게 같은 유전자 검사를 받게 했다. 이 과정에서 하드만의 존재를 확인한 코르친스키는 “(나와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하드만의 이름이 컴퓨터에 떴을 때, 나는 너무 놀라 컴퓨터를 꺼버렸다.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는 그의 존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자랐다”고 당시 기분을 털어놓았다. 하드만과 그의 형제 중 두 여동생은 지난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침내 재회했다. 무려 72년 만에 자신에게 5명의 동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드만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동생들이 나와 닮은 것 같다”는 농담을 건네며 이들과 따뜻한 포옹을 주고받았다. 하드만의 친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그가 입양된 정확한 이유는 파악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하드만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많지만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는 이미 친형제들을 얻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명경재의 DNA세계] 노벨상과 세종대왕

    [명경재의 DNA세계] 노벨상과 세종대왕

    10월은 프로야구의 열풍이 극에 달하는 때이자 과학자들에게는 또 다른 흥분을 주는 달이다.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때문이다.올해도 여러 분야의 훌륭한 성과를 놓고 어떤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었고 ‘혹시 한국에서도’ 하는 기대도 있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중 한 명인 로드니 루오프 박사의 경우 노벨상을 받을 만한 연구 업적 덕분에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IBS의 많은 연구자들이 내심 기대하기도 했다. 애석하게 올해 노벨화학상은 다른 연구자가 수상했지만 연구의 중요성으로 볼 때 몇 년 안에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올해 노벨과학상도 탁월한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생리의학상은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법을 가능케 한 연구가 선정됐다. 이 연구는 이미 실제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암으로 사망 직전까지 갔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이 면역치료로 완치가 되면서 기적 같은 치료법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필자는 DNA 상해복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면역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는 암종들이 DNA 상해복구 시스템에 이상이 있는 암이라는 결과가 밝혀지면서 면역치료와 DNA 상해복구 과정 간 연관성 연구가 활발하다. 물리학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해 극미세 물질을 보거나 움직이는 연구가 선정됐다. 이 연구도 현재 많은 분야에 응용돼 쓰이고 있다. 레이저로 시력을 교정하는 라식 수술의 펨토초 레이저 사용이 대표적이다. 필자가 작은 단백질, DNA 등을 조작하는데도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노벨화학상은 무작위 돌연변이를 통한 다양한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 의학 및 과학 발전에 공헌한 연구에 돌아갔다. 이 연구는 약물의 표적을 찾거나 새로운 항체를 만드는 등 공정에 사용되고 있고 많은 바이오 신약이 이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많은 사람들이 “왜 한국에서는 노벨상이 나오지 않을까”, “한국의 과학정책이나 연구방향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한국인의 교육 방법이나 성향이 노벨상과 거리가 먼 것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필자가 한국에 돌아온 지난 4년 동안 매년 받는 질문들이다. 필자는 현재 한국에서 진행하는 과학기술 정책, 연구방향, 교육, 한국인의 성향 등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고 답한다. 문제는 과학정책, 연구방향, 교육방향을 너무 자주 바꾼다는 것이다. 일단 방향을 정하면 이것을 꾸준히 지켜나가야 한다. 노벨상을 탈 만한 연구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한번 믿고 방향을 잡은 연구정책을 10~20년 이상 꾸준히 밀어주는 끈기가 필요하다. 1983년에 나온 일본 이토 준타로 교수 등이 집필한 ‘과학사기술사사전’에 따르면 조선 세종 재위기간 동안 세계를 변화시킨 연구 업적이 21건이나 된다. 이는 유럽, 아랍 19건, 중국 4건, 일본 0건에 견줘 압도적인 성과다. 세종 재위기간 동안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바로 꾸준한 관심을 갖고 밀어주는 정책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10월 노벨상 수상자 발표와 한글날을 보내면서 세종대왕의 훌륭한 업적을 가능하게 한 국가 경영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흠모하게 된다.
  • 고교생들이 여중생 성폭행

    고등학생들이 여중생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교 2학년생 A(17)군, B(17)군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A군은 전날 오전 6시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중학생 C양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같은 장소에서 D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피해 여중생의 부모가 당일 오후 7시 40분쯤 경찰에 신고해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의 신체와 옷에서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를 방조한 혐의로 다른 고교생 2명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교생들은 ‘함께 술을 먹고 놀았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나노 소재를 이용해 폐수 속 발암물질만 콕콕 제거한다

    나노 소재를 이용해 폐수 속 발암물질만 콕콕 제거한다

    국내 연구진이 나노 물질을 이용해 폐수 속에 있는 1급 발암물질만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자재료연구단, 물자원순환연구단 공동연구팀은 질소가 포함된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폐수 속에 포함된 유해중금속 6가크롬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흡착원리를 규명하고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자원 분야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지난해 6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일대 건설현장 인근 도금업체에서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6가크롬이 배출돼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도금이나 염색, 피혁제조, 산화제 등으로 주로 사용되는 6가크롬은 1급 발암물질 중에서도 독성이 높아 신장이나 골수에 축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세포조직은 물론 DNA까지 변화돼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게 한다. 6가크롬을 제거하는 방법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제거 효율이 높지 않았다. 특히 현재 사용되는 증발농축법은 폐수를 가열해 수분을 제거한 다음 증발, 농축시키는 것으로 에너지와 처리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파우더 형태로 돼 있는 고분자 물질 ‘폴리피롤’을 이용하면 질소와 산화반응을 일으켜 6가크롬이 인체에 무해한 3가크롬으로 변환된 다음 흡착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흡착소재 10㎎만으로도 50㎖ 폐수 속에 있는 10?의 6가크롬을 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됐다. 이욱성 KIST 전자재료연구단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로 물 속에 녹아 독성을 보이는 6가크롬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도금공장 같은 산업체에서 배출되는 독성 크롬의 처리공정에 즉각 적용가능할 것”이라며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후속 연구를 통해 저비용 폐수정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방탄소년단(BTS) 정국, ‘이니시계’ 차고 문 대통령과 악수

    방탄소년단(BTS) 정국, ‘이니시계’ 차고 문 대통령과 악수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본명 전정국)이 문재인 대통령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평소 문 대통령의 사인이 들어간 손목시계, 일명 ‘이니시계’를 차고 주요 무대에 나와 화제를 모았던 정국은 문 대통령과 포옹하며 인사했다. 정국의 왼쪽 손목에는 어김없이 이니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파리 트레지엄 아트 극장에서 열린 한·프랑스 문화교류 행사 ‘한국 음악의 울림-한불 우정의 콘서트’를 관람했다.양국의 친선을 위해 마련된 이번 콘서트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석현 한불클럽 회장, 김도연 포스코 총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비롯한 우리 측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프랑스 현지의 정·재계 주요 인사와 파리 7개 대학의 한국학과 학생 등 400여명도 관람석을 채웠다. 배우 김규리씨와 파비앙 윤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문 대통령 내외가 입장하자 관객들은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다.전통 타악기 공연으로 시작된 콘서트는 국립국악원 공연단의 무용 ‘쌍춘앵전’, 판소리 ‘심청가’로 이어졌다. 공연의 절정은 마지막에 등장한 방탄소년단이었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DNA’와 ‘IDOL’을 선보이는 동안 관객들은 환호했고 문 대통령 부부도 공연을 즐겼다. 공연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무대에 올라가 방탄소년단과 출연자 모두와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은 RM(김남준), 정국 등과 포옹하기도 했다.문 대통령은 소극장으로 이동해 프랑스 측 귀빈, 공연 출연진과 환담하면서 청와대 기념품인 ‘이니시계’에 사인을 해 선물했다. 정국은 이미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의 토크쇼 ‘굿모닝 아메리카’에 이니시계를 차고 출연해 주목받았다. 노란색 정장을 입은 정국은 손목에 찬 시계가 재킷에 덮여 보이지 않자 시계가 보이도록 소매를 걷어올리기도 했다.정국은 앞서 2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자신을 사랑하자’라는 주제로 연설을 한 뒤 김정숙 여사에게 이 시계를 선물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콘서트와 관련해 “K팝을 접한 프랑스 젊은이들이 순차적으로 영화나 한식,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 프랑스 내에서 한국문화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연쇄 강도강간 미제 사건 범인 15년만에 구속

    15년 전 광주에서 발생한 연쇄 강도강간 사건 범인이 DNA 확인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도강간) 혐의로 김모(52) 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2003년 7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7차례에 걸쳐 혼자 사는 여성들의 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대전에서도 3건의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 수법과 현장에서 채취한 DNA 분석을 통해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했으나 김씨를 범인으로 특정하지 못했다. 김씨는 이후 다른 성추행 범죄를 저질러 복역하면서 DNA 정보가 대검찰청의 데이터베이스에 남게 됐다. 미제 사건 수사를 해오던 경찰은 최근 대검찰청으로부터 과거 사건 용의자의 것과 동일한 DNA 정보가 등록된 사실을 확인하고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2010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이 제정되면서 DNA가 확보된 성범죄의 공소시효가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됐다”며 “김씨가 모든 범행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40년 전 저지른 성폭행으로 법정에 선 80대 남성

    40년 전 저지른 성폭행으로 법정에 선 80대 남성

    영국의 한 남성이 성폭행을 저지른 뒤 무려 약 40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BBC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햄프셔에 있는 워털루빌에 사는 데이비드 로맥스(83)는 웨스트요크셔 지역에서 경찰로 일하던 1978년, 20대 여성을 성폭행했다. 당시 로맥스는 교통규칙을 위반하고도 벌금을 내지 않은 피해 여성의 집을 직접 찾아갔고, 피해 여성이 벌금을 낼 돈이 없다고 말하자 체포를 운운하며 강제로 그녀의 집에 들어갔다. 피해 여성은 로맥스가 성적으로 접촉해오자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로맥스는 피해 여성의 집을 떠나면서 가족에게 성폭행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해 여성은 협박에 굴하지 않았고,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후 로맥스의 체액이 묻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품인 수건을 들고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했다. 로맥스는 결국 체포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처벌받지 않았고, 이후 자신이 저지른 범죄와는 무관한 사람으로 살아갔다. 피해 여성의 사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약 40년이 지난 2016년 경찰은 미제사건 중 일부를 재조사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용의자로 체포된 전적이 있던 로맥스의 DNA 샘플을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로맥스의 DNA와 40년 전 성폭행 범인의 것으로 추정됐던 DNA 샘플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로맥스가 범행 직후 체포됐을 당시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게 된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해당 미제 사건을 조사한 조사관은 그가 자신의 직권을 이용해 법망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로맥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며, 그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불가리아 언론인, 성폭행 후 피살... 배후는?

    불가리아 언론인, 성폭행 후 피살... 배후는?

    유럽연합(EU)의 비리를 취재하던 불가리아 언론인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당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불가리아 지역 방송 TVN의 앵커 빅토리아 마리노바(여·30)가 지난 6일 다뉴브강 인근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에 따르면 마리노바는 둔기로 머리를 강타당해 목숨을 잃었다. 살해당하기 전에는 성폭행을 당했다. 마리노바는 죽기 전 EU 자금 오남용을 취재하다 체포된 불가리아 기자 2명과 접촉하는 등 EU 비리에 접근했었다. 때문에 마리노바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불가리아 정부는 이번 사건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믈라덴 마리노브 불가리아 내무장관은 “이 사건은 강간과 살인에 대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최고의 법의학자들을 동원했다. 용의자들의 DNA를 다량 확보했다. 섣부른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프란스 티머만스 부위원장 겸 집행위원은 이날 “용감한 언론인이 부패와 맞선, 진실을 향한 싸움에서 스러졌다”면서 “불가리아 당국은 이번 사건에 책임 있는 사람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부패 감시단체 국제투명성기구는 불가리아를 EU에서 가장 부패한 회원국으로 지목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불가리아의 언론 자유 지수를 180개국 가운데 111위로 평가했다. 유럽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생모 몰래 신생아 빼돌려 입양시킨 스페인 의사 결국 처벌 면해

    생모 몰래 신생아 빼돌려 입양시킨 스페인 의사 결국 처벌 면해

    49년 전 생모 몰래 신생아를 빼돌려 불임부부에게 제공한 스페인 의사가 공소시효 만료로 유죄 판결을 면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지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유괴와 사기, 서류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산부인과 의사 에두아르도 벨라(85)에 대해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전했다. 벨라는 프란치스코 프랑코 총통 독재체제였던 1969년 갓 태어난 여자아기였던 이네스 마드리갈(49)을 생모에게서 몰래 빼앗아 서류를 조작한 다음 다른 여성에게 준 혐의로 기소됐다. 생모에게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사망했다고 말하고 병원이 알아서 시신을 매장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드리갈은 그를 입양한 부모가 죽기 전인 2010년 자신들이 불임부부이며 의사로부터 아드리갈을 선물로 받았다는 고백을 들었고, DNA 조사 결과 이것이 사실인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마드리갈은 지난 2012년 4월 벨라를 고소했고, 스페인 검찰은 그를 기소한 뒤 11년형을 구형했다. 스페인에서는 인민전선정부를 쿠데타로 뒤엎고 정권을 잡은 독재자 프랑코 총통 집권 시기(1939~1975년) 배후를 알 수 없는 신생아 납치나 강제 입양 사건이 많았다. 처음에는 독재정권 편에 선 세력이나 그 하수인들이 공화주의 좌파 세력을 말살시키고자 좌파 정치인이나 운동가들의 아이를 몰래 병원에서 빼돌려 암매장하거나 다른 가정에 돈을 받고 팔아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50년대 시작된 이런 잔악한 범죄는 좌파진영을 넘어 빈곤층 또는 동거커플 등 혼외관계에서 태어난 아기들로까지 확대됐다. 또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종교적으로 신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훨씬 낫다는 그릇된 믿음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스페인에서는 유사한 의혹이 수천 건 제기됐지만 모두 증거불충분이나 공소시효 만료로 실제 처벌을 받은 사례는 없었다. 마드리갈 역시 결국 벨라를 법정에 서게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처벌하는 데는 실패했다. 스페인 현행법상 마드리갈은 성인이 된 1987년 이후 10년 안에 불법 구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이미 시한이 지났다는 것이다. 마드리갈은 벨라의 죄를 묻기 위해 대법원 상고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4만 아미 한국어 떼창…BTS ‘팝 심장부’ 뉴욕 뒤흔들다

    4만 아미 한국어 떼창…BTS ‘팝 심장부’ 뉴욕 뒤흔들다

    제이지·비욘세 등 톱스타만 서는 무대 공연 전 앞자리 맡으려 텐트촌 ‘진풍경’ 15회 북미투어 동안 22만명 팬들 만나 “케이팝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른단 신호” 현지 언론 섭외 경쟁·굿즈 구매 줄이어방탄소년단이 세계 대중문화의 심장부 뉴욕을 뒤흔들었다.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대형 스타디움 시티필드는 귀를 찢을 듯 “BTS”를 연호하는 함성과 한국어 떼창으로 가득 찼다. 피부색, 국적, 성별, 연령대를 초월한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들은 3시간 가까운 공연 내내 ‘아미밤’(응원봉)을 흔들었고 7명의 글로벌 스타는 열정적인 무대로 보답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4만명의 관객 앞에서 ‘러브 유어셀프’ 북미 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최근 앨범 타이틀곡 ‘아이돌’로 공연의 막을 올린 이들은 ‘DNA’, ‘페이크 러브’, ‘불타오르네’, ‘쩔어’ 등 히트곡을 선보였다. 미국 DJ 스티브 아오키와 컬래버레이션한 ‘마이크 드롭’만 영어 버전으로 불렀을 뿐 모두 한국어 노래였다.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솔로 무대와 유닛 무대 등은 팬들을 열광케 했고, 압도적 ‘칼군무’로 최고의 퍼포먼스 그룹임을 보여줬다. 33t에 달하는 무대장치는 화려함의 극치를 연출했다. 멤버들은 공연 직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감사 인사를 남겼다. 지민은 팬들이 공연 중 흔들던 한글 슬로건 ‘고마워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줘서’를 들고 찍은 인증샷과 함께 “이 말은 우리가 해주고 싶은 말일 거예요. 고마워요 아미”라고 적었다. 제이홉은 뉴욕 메츠 기념모자를 쓴 사진과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들은 나의 호프”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시티필드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뉴욕 메츠 홈구장으로 폴 매카트니, 제이지, 비욘세 등 미국에서도 최고의 톱스타만이 서는 무대다. 한국 가수가 미국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표 4만장은 예약판매 시작과 동시에 동났다. 공연 4~5일 전부터 시티필드 일대는 텐트촌으로 변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하는 스탠딩석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열혈팬들은 밤샘 노숙을 이어 갔다. 뉴욕 경찰과 안전요원들이 텐트촌을 지켰고 뉴욕 지하철 당국은 시티필드까지 운행하는 지하철을 추가 편성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빌보드, CBS 등 현지 매체들은 텐트촌 열기를 잇달아 보도했다. 미국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은 야구장에서 공연한 잭 브라운 밴드, 레이디 가가 같은 아티스트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며 “케이팝이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른다는 인상적인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지 방송들은 방탄소년단 ‘모시기’ 경쟁을 벌였다. NBC의 ‘아메리카 갓 탤런트’와 ‘지미 팰런쇼‘, ABC ‘굿모닝 아메리카’ 등 인기 프로그램 섭외가 줄이었고 출연하는 곳마다 팬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라인스토어에는 방탄소년단이 직접 만든 굿즈(기념상품)를 사려는 팬들의 줄이 이어졌다. 방탄소년단 지난달 5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를 시작으로 미국과 캐나다 7개 도시에서 15회 공연을 통해 22만 팬과 만났다. 투어 도중인 지난달 24일에는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 본부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라’며 연설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티필드 공연으로 북미 투어를 마무리한 이들은 9~10일 영국 오투아레나 공연을 시작으로 유럽 투어를 이어 간다. 오투아레나는 유럽 최고의 공연장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인기를 또 한번 증명할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새 역사 쓴 방탄소년단, 美스타디움 공연 성료 “소중한 꿈 이뤘다”

    새 역사 쓴 방탄소년단, 美스타디움 공연 성료 “소중한 꿈 이뤘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새 역사를 썼다. 방탄소년단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LOVE YOURSELF’ 투어를 열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 팬들과 3시간 가까이 축제를 펼쳤다. 시티필드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의 홈구장으로 폴 매카트니,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팝스타 중에서도 손꼽히는 아티스트만 오른 곳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5일 LA를 시작으로 오클랜드, 포트워스, 해밀턴, 뉴어크, 시카고를 거쳐 피날레를 이곳 뉴욕 시티필드에서 화려하게 장식하며, 한국 가수 최초 미국 스타디움 공연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이뤘다. LOVE YOURSELF 북미 투어는 15회 공연 22만명 좌석이 모두 조기 매진됐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시티필드 일대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기대하는 팬들의 활기찬 모습으로 진풍경이 펼쳐졌다. 시티필드 입구에는 1500여명의 팬들이 선착순 입장을 위해 이틀 전부터 텐트를 치고 콘서트를 기다렸고,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가 하면 단체 플래시몹을 선보이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뉴욕 지하철 당국(NYCT)도 시티필드까지 운행하는 지하철을 추가 편성했다. 이런 팬들의 뜨거운 열광에 방탄소년단은 열정적인 무대로 화답했다. 리패키지 앨범 LOVE YOURSELF 結 ‘Answer’의 타이틀곡 ‘IDOL’로 포문을 연 방탄소년단은 ‘DNA’, ‘FAKE LOVE’ 등 LOVE YOURSELF 시리즈의 곡들을 물론 ‘I NEED U’, ‘RUN’, ’MIC Drop’ 리믹스 버전 등 히트곡들을 열창, 공연 내내 지칠 줄 모르는 라이브 퍼포먼스와 무대 매너로 객석의 끊임없는 떼창과 환호를 이끌었다. 방탄소년단은 “LA를 시작해 오늘 이곳이 북미 투어의 마지막 밤이다. 시티필드까지 오게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 꿈꿔왔던 소중한 꿈 하나가 이루어졌다. ‘빌보드 200’에서의 두 번째 1위, 새 투어 시작, 유엔 연설, 미국에서의 첫 번째 스타디움 공연 등 정말 영광이다. 이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아미(ARMY)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한편 방탄소년단은 10월 9일과 10일 영국 런던 오투 아레나(THE O2 ARENA)를 비롯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 ‘LOVE YOURSELF’ 유럽 투어를 시작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키 작은 우리 아이 얼마나 클까 알고싶다면...

    [달콤한 사이언스] 키 작은 우리 아이 얼마나 클까 알고싶다면...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작은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고민이 많다. 혹시 영양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하고 식단을 다양하게 바꾸기도 하고 줄넘기 같은 운동을 시키기도 한다. 그래도 걱정스러운 부모들은 병원 성장 클리닉을 데리고 가서 성장주사를 처방받기도 한다. 성장 클리닉에 가면 아이가 성장했을 때 예상 키를 부모의 키를 바탕으로 계산하거나 뼈나이와 성장판 검사를 통해 예측하는데 정확치 못하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물리천문학부, 역학 및 생물통계학부, 통계학부, 덴마크 코펜하겐대 생물학부, 중국 국립유전자은행 공동연구팀은 DNA 분석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키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암 같은 질병 발생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지네틱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보건정보 빅데이터인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돼 있는 약 50만명의 성인의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DNA 중 키를 결정하고 질병을 유발시키는 유전자를 찾도록 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중 하나인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은 1인치(2.54㎝) 이내의 오차범위에서 키를 정확히 예측했으며 고혈압, 심장질환, 유방암 발병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 유전자 검사는 유방암과 같은 질병 위험도를 측정할 때 유전자나 염색체의 특정 변화를 찾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수많은 유전자 차이와 수 만가지의 변형을 기반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다른 나라의 보건 정보를 포함해 추가로 확보해 컴퓨터의 기계학습 능력을 향상시켜 키와 질병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기계학습량이 늘어날 수록 심장질환이나 유방암 등 이외의 좀 더 폭넓은 발병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스타보 드 로스 캄포스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방법은 컴퓨터를 이용해 개인의 유전자 구성을 분석하고 키와 질병 유발 예측인자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 로스 캄포스 교수는 또 “50달러(약 5만 6000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면봉으로 빰 안쪽을 살짝 긁어내는 간단한 방법으로 질병 유발 가능성을 계산하고 성장 가능성을 예측한다면 환자들의 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한국인의 사회적 DNA’ 시험…사회적 지위의 세습은 아닐까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한국인의 사회적 DNA’ 시험…사회적 지위의 세습은 아닐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2일 2018학년도 수능 성적 평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과 재수생이 강세였다. 대도시 학교, 그중 사립 학교들의 강세도 여전했다. 그러고 보니 2019학년도 수능이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조바심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숨죽이며 살고 있다. 수능은 대표선수일 뿐 대한민국은 각종 시험으로 점철된 공간이다. 어려서부터 각종 시험을 거쳐야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었기에 한국인들에게 시험은 일상이었다. ‘시험국민의 탄생’의 저자 이경숙은 시험이 “한국인의 사회적 DNA”라고 강조한다. 때론 시험에서 인생의 희망을 찾았고, 그 희망이 좌절로 바뀌는 경험도 해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불공정한 세상에서 시험을 통해 그나마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절에는 간혹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젠 이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사회적 불평등이 가속화되면서 시험마저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고려 광종이 과거제를 도입할 때만 해도, 가문의 배경 없는 신진 세력을 등용하기 위한 개혁 정책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과거를 중심으로 하나의 교육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시험이 응시자들의 사고를 통일시키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모든 답이 유학 경전으로만 수렴되었다. 과거는 신분제를 공고히 하는 기제였고, 유학사상의 한계 속에 스스로와 사회를 가둘 뿐이었다. 과거는 느슨하지만 강력한 통치 방식이었다. 외세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았던 만큼 각종 외국어는 이 땅에서 권력의 핵심에 들어가는, 아니 권력에 기생하는 훌륭한 장치였다. 일제시대에는 일어, 해방 후에는 영어 만능시대였다. 미군정이 시작되고 영어는 ‘시대정신’이 되었는데, 새롭고 개방적이고 과학적이고 민주적인 정신으로까지 칭송받았다. 무엇보다 출세의 정신이기도 했다. 오늘날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영어야말로 우리 시대의 최고 경쟁력이라는 믿음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시험은 서열주의를 강화한다. 서열주의를 정당화하는 논리의 바탕에는 ‘능력주의’가 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출세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능력주의와 결합한 서열은 개인에게 무한대의 투자와 노력을 강요한다. 어렵게 획득한 서열인 만큼 서열 붕괴에 대한 두려움도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이 대목이 저자가 왜 우리 사회가 시험에 이토록 집착하는지 묻는 이유 중 하나다. 책은 딱딱한 사회적 함의만 나열하지 않는다. 조선시대 과거시험에도 커닝이 있었다는 사실, 그 명칭이 ‘방망이질’이라는 이야기, 1930년대부터 객관식 시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성적표 조작이 동서고금의 흔한 일이라는 것도 알려준다.저자는 시험이 한 개인의 진로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얼개를 만들고 바꿔왔다”고 말한다. 좋은 것도 많지만 ‘사회적 지위의 세습’과 같은 나쁜 것들도 제법 많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배우고자 하는 이들은 원하는 곳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해서, 선발이 부의 대물림 통로가 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시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다면, 고쳐 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험국민의 탄생’에서 그 몇 가지 단서를 찾을 수 있어 보인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이유

    소파 방정환 선생이 1922년 ‘어린이의 날’을 처음 만들고 ‘어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전까지 아이들은 그냥 몸집이 작은 어른 정도로 취급됐습니다. ‘어린이’라는 단어 속에는 어린아이들을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해 줘야 한다는 존대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뉴스를 보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막 대하는 눈살 찌푸려지는 사건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트라우마도 유전되나… 34명 중 변형된 정자 22명, 알고 보니 학대당한 경험 아이들을 왜 소중하게 여기고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도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이 학대를 당한 아동들은 트라우마가 DNA에 각인돼 학대의 기억이 본인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의대와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공동연구팀의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중개 정신의학’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성인 남성 34명의 정자를 채취해 ‘DNA 메틸화 반응’을 살폈습니다. 후성유전학 분석에서 쓰이는 DNA 메틸화는 쉽게 말하면 DNA의 염기서열 자체는 바꾸지 않으면서 유전자의 활성 정도를 변화시켜 겉으로 드러나는 성질을 다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분석 결과 22명의 정자 DNA가 특이하게 변형된 것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들 22명은 모두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은 엄청난 유전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학대로 인한 상처가 유전되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장기적인 추적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후성유전학적 결과를 보면 부모의 상처가 자식에게 전달될 가능성은 충분히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폭력은 뇌가 기억한다… 물리적 폭력 이상으로 감정·언어적 폭력에 큰 상처 또 2015년 캐나다 맥길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1986년부터 2012년까지 여름캠프에 참가한 5~13세 저소득층 남녀 어린이 2292명을 대상으로 양육 상태를 추적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는데 특히 협박, 조롱, 무시, 창피 등 감정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방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흔히 물리적 폭력이 감정적 폭력보다 더 해로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물리적 폭력이나 감정적, 언어적 폭력 모두 똑같은 뇌 부위가 반응하며, 뇌에 미치는 영향은 감정적,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과 비슷하거나 더 심하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때가 많습니다. 어린이는 나무와 같아서 믿어 주는 만큼 성장합니다. 상처받고 스트레스에 찌든 아이들이 많은 사회의 미래가 과연 밝을까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정치권이나 경제계 등에서는 출산율 저하를 단순히 미래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반론도 있지만 노동력 감소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노동력 감소라는 차원의 접근은 사회라는 커다란 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인간’이라는 부품이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는 기계론적 사고방식의 다른 표현입니다. 사람을 인격체가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톱니바퀴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 저출산 문제는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edmondy@seoul.co.kr
  • 北도 지뢰제거 움직임…내년 상호검증 가능성

    남북이 지난 1일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 제거 작업에 착수하면서 북측도 실제 지뢰 제거를 시작했는지에 관심이 크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북측도 화살머리고지뿐 아니라 JSA에서도 지뢰 작업으로 추정되는 활동을 준비하는 동향이 식별되고 있다”며 “향후 지뢰 제거에 대해 상호 검증하는 과정을 두려고 한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북측 지역에 진입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육안으로 북한이 실제 지뢰를 제거하고 있는지 추정하는 방법밖에 없다. 레이더 장비나 위성으로 지뢰 매설 여부까지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향후 상호 지역에 진입할 수 있는 시기에 지뢰 제거 검증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남북은 올해 연말까지 지뢰 제거를 끝낸 뒤 내년 2월에 공동 유해발굴단을 편성하고 두 달 뒤인 4월부터 시범 발굴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따라서 상호 검증은 내년 초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상호 신뢰를 위한 것이다. 남북이 상대의 지역에서 유해를 발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국방부는 ‘남북 유해발굴 사무소’를 군사분계선(MDL) 위에 두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내년에 남북 사무소를 통해 DNA 감식 등의 기술이나 정보를 북측에 많이 공유해 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DMZ 전체에 있는 지뢰를 제거하는 방안은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군사분야 부속합의서에 명시한 군사공동위원회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검찰의 속사정] “무오류 신화에 갇힌 檢…잘못 인정도 바로잡지도 않는 게 문제”

    [검찰의 속사정] “무오류 신화에 갇힌 檢…잘못 인정도 바로잡지도 않는 게 문제”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시절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강압수사를 반대하다가 검찰을 떠난 임수빈(57·사법연수원19기) 변호사는 검찰의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는 이유에 대해 “무오류 신화에 빠져 잘못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서울대 박사 논문 ‘검찰권 남용 통제방안’과 저서 ‘검사는 문관이다´에서 표적수사, 타건 압박수사 등 잘못된 수사 관행과 공소권 남용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법무법인 서평 사무실에서 만난 임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해 털어놨다. 야간수사, 피의사실 공표 등이 지금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초임 검사 시절부터 피고인을 새벽 4~5시까지 조사하면 자백받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며 “무수히 많은 철야 수사를 했지만 변호사가 되고 나서야 그게 문제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정작 검사들은 수사 관행이 문제라는 걸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누락하는 악습을 검찰 공소권 남용 최악의 사례로 꼽았다. 1990년대 중반에 있었던 한 강도강간 사건이 대표적이다. 검찰과 경찰이 피의자를 검거한 뒤 피해자 속옷에서 채취한 정액과 DNA를 대조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다른 사람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기소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수사 검사는 이를 숨겼고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변호인이 이런 사실을 밝혀낸 뒤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피고인 측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뒤 승소했다. 당시 정부 측은 ‘검사는 소추기관일 뿐이라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밝히며 검사의 잘못을 정당화했다. 이에 대해 임 변호사는 “공소 취소를 했어야 마땅한 사건”이라며 “검사는 단순 소추기관이 아니라 공익의 대변자”라고 강조했다. 검찰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임 변호사는 “성과에 집착하다 보면 검사가 잘못을 인정하기도 쉽지 않지만, 검찰 시스템 자체가 오류를 시정할 수 없게 돼 있다”며 “검사도 얼마든지 오류를 범할 수 있고,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다른 검사가 그 사안을 검토해주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명 ‘별건수사´로 불리는 타건 압박수사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저서에서 별건수사 사례로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꼽았다. 검찰은 1차로 기소한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1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곧바로 다른 불법정치자금 사건으로 2차 기소를 했다. 1차 사건은 1~3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고, 2차 사건은 공여자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 그러나 항소심부터 공여자 법정 진술이 배제되며 유죄가 확정됐다. 임 변호사는 검찰이 2차 사건에서 결국 유죄를 받아냈다고 해서 이 같은 일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변호사는 “별건수사는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계 등 사회의 주목을 받는 수사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검찰의 잘못은 더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1인 기업 등 작은 기업을 수사하기 위해 횡령·배임 등을 핑계 삼아 실제로는 뇌물 수사를 하는 등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임 변호사는 “변호사로 일한 지 10년 됐는데 그동안 의뢰인 3명이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검사가 큰 그림을 그려놓고 짜맞추다 보면 피의자로서는 검사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생각에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재량을 줄이기 위해 기소기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임 변호사의 생각이다. 기소와 기소유예의 기준이 형사소송법에 명시되지 않고 검찰사무규칙에만 규정돼 있는데 이마저도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법원의 양형기준표처럼 기소기준을 점수로 만들어 일정 점수 이상일 경우만 기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양형기준제가 법원 판결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된 것처럼 기소기준제를 도입하면 검사의 기소도 시민의 신뢰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 참여를 통한 검찰권 통제도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지금처럼 검찰이 시민위원을 선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반 시민을 무작위로 추출해서 시민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며 “의뢰한 사건뿐만 아니라 검찰이 수사·기소하는 모든 사건을 검토하고 기소 여부까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레이저 물리학 대변혁’ 美·佛·加 3명 노벨물리학상…55년 만에 여성도 수상

    ‘레이저 물리학 대변혁’ 美·佛·加 3명 노벨물리학상…55년 만에 여성도 수상

    광학 집게·시력교정 활용 레이저 파동 의학·산업용 고도정밀기기 개발 기여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은 ‘빛의 도구’인 레이저 물리학의 혁신적 발전을 견인한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아서 애슈킨(왼쪽·96) 미국 벨연구소 박사, 제라르 무루(가운데·74)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니크 교수, 도나 스트리클런드(오른쪽·59)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초미세 물질은 물론 빠르게 움직이는 생체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초정밀 레이저 장치를 개발해 의학 분야와 산업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무루 교수와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사제 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히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55년 만에 탄생한 물리학 분야의 여성 수상자로 역대 세 번째다. 앞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여성은 1903년 프랑스 마리 퀴리 박사와 1963년 미국 마리아 괴퍼트메이어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 교수 2명밖에 없었다. 애슈킨 박사는 질량이 1g보다 적은 미세입자에 레이저 광선을 쪼이면 입자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포획할 수 있으며 이를 미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광학 집게’ 원리를 발견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출신인 물리학자 스티븐 추 박사는 애슈킨 박사가 발견한 광학 집게 원리를 바탕으로 미세입자를 극저온까지 냉각시키는 장치를 개발한 업적으로 199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이 기술은 DNA 염기서열 분석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연구할 때 활용된다. 무루 교수와 스트리클런드 교수는 고강도, 초단파 펄스를 발생시키는 레이저를 연구해 물질의 기본 특성을 분자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는 ‘펨토초 레이저’ 개발에 바탕이 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펨토초 레이저를 고출력으로 높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출력과 정밀도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처프 펄스 증폭’ 기술도 만들어 냈다. 최근 펨토초 레이저는 라식 수술과 같은 시력 교정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3명에게는 상금 900만 스웨덴크로나(약 11억 2491만원)가 주어진다. 공헌도에 따라 애슈킨 박사가 절반인 45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고, 무루 교수와 스트리클런드 교수가 나머지를 절반씩 나눠 갖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018년 노벨물리학상은 ‘레이저물리학’ 대변혁 가져온 老학자 품으로

    2018년 노벨물리학상은 ‘레이저물리학’ 대변혁 가져온 老학자 품으로

    2018년 노벨 물리학상은 ‘빛의 도구’인 레이저 물리학의 혁신적 발전을 견인한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아더 애쉬킨(96) 미국 벨연구소 박사, 제라드 모로(74) 프랑스 에콜폴리테크닉 교수, 도나 스트릭랜드(59)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3명의 과학자들은 초미세 물질은 물론 빠르게 움직이는 생체과정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초정밀 레이저 장치를 개발함으로써 의학분야와 산업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수상한 제라드 모로 교수와 도나 스트릭랜드 교수는 사제관계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도나 스트릭랜드 교수는 물리학 분야의 세 번째 여성 수상자로 55년만이다. 역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중 여성은 1903년 프랑스 마리 퀴리 박사와 1963년 미국 마리아 괴퍼트-메이어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 교수 2명 밖에 없었다. 애쉬킨 박사는 질량이 1g보다 적은 미세입자에 레이저 광선을 조사하면 입자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포획할 수 있으며 이를 미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광학 집게’ 원리를 발견했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출신인 물리학자 스티븐 추 박사는 애쉬킨 박사가 발견한 광학 집게 원리를 바탕으로 극저온까지 냉각시키는 장치를 개발하는 등 실제 활용 가능한 공정을 만든 업적으로 1997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이 기술은 DNA 염기서열 분석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를 연구할 때 활용된다. 모로와 스트릭랜드 교수는 고강도, 초단파 펄스를 발생시키는 레이저를 연구해 물질의 기본 특성을 분자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는 ‘펨토초 레이저’ 개발에 바탕이 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펨토초 레이저를 고출력으로 높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출력과 정밀도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처프 펄스 증폭’(CPA) 기술도 만들어 냈다. 최근 펨토초 레이저는 라식수술과 같은 시력교정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번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3명의 과학자들에게는 상금 900만 스웨덴크로나(11억 2491만원)가 주어진다. 상금은 공헌도에 따라 애쉬킨 박사가 절반인 45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고, 모로 교수와 스트릭랜드 교수가 나머지인 450만 스웨덴 크로나를 절반씩 나눠 갖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3일 화학상, 5일 평화상, 8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받은 알프레드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동학대, DNA 변형 유발…피해아동의 후손에까지 영향 (연구)

    아동학대, DNA 변형 유발…피해아동의 후손에까지 영향 (연구)

    끔찍한 아동학대가 피해아동 뿐만 아니라 피해아동이 훗날 낳을 후손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공동 연구진이 성인 남성 3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어릴 때 아동학대를 경험한 남성의 정자 DNA에는 학대를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과 달리 특정한 ‘흔적’이 남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참가자 34명 중 22명은 어린 시절 아동학대를 경험한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정자 샘플 DNA에 메틸화 반응 화학처리를 해 DNA의 차이를 조사했다. DNA 메틸화 반응이란 환경에 따라 세포 내 유전자 표현형이 달라지는 것으로, 후생유전학 연구에 주로 활용되는 검사다. 연구진이 실험참가자들의 DNA 메틸화 패턴을 살핀 결과, 학대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정자 DNA의 분자 단위 12곳에서 분명한 물리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DNA의 특정 부분에서는 아동학대 경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최대 29%의 물리적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곧 DNA를 그대로 물려받아 태어나는 후대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러한 차이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훗날 후대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실험참가자가 34명의 소규모라는 점 역시 보완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연구를 이끈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마이클 코버 박사는 “DNA 메틸화 반응은 범죄현장에 남아있는 용의자의 DNA를 분석해 용의자의 나이나 신체 특징 등을 추정하는데도 활용된다”면서 “이번 발견은 특정 남성이 과거 어린 시절 아동학대를 당했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추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비영리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0초마다 한 번씩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으며, 아동학대에서 살아남아 성인이 된 사람 중 80%가 한 번쯤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노출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기간 우주비행, ‘암’의 원인일까

    장기간 우주비행, ‘암’의 원인일까

    장기간의 우주비행이 ‘암’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본격적인 채비에 나선 화성 유인탐사나 달 관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메디컬센터(GUMC) 카말 다타 박사 연구팀은 1일(현지시간) 생쥐를 모델로 한 시뮬레이션 결과, 내밀한 우주 공간의 ‘은하 우주방사선(GCR)’에 장기간 노출되면 위장 조직의 기능 변화뿐 아니라 위와 대장 종양 위험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밝혔다. 앞서 연구팀은 장기 우주여행 중 중이온 방사선의 영향으로 노화가 가속화하고 뇌 조직이 손상될 위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팀은 중이온 방사선이 위와 장 등 소화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방사선연구소(NSRL)에서 저선량의 중이온 방사선에 노출한 생쥐와 아무것에도 노출되지 않은 생쥐를 비교했다. 그 결과 중이온 방사선에 노출된 쥐들은 대장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으며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도 형성됐다. 이에 더해 중이온 방사선이 DNA를 손상해 노화세포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세포는 정상적인 세포분열을 못 하고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논문 공동저자인 알버트 퍼내스 2세 박사는 “심우주에서 몇 개월에 걸쳐 우주비행을 하면 매우 낮은 선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그 영향은 영구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미래의 우주 여행객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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