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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구상 활용, 남북경색 풀고 대화 테이블 마련해야”

    “베를린 구상 활용, 남북경색 풀고 대화 테이블 마련해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안보 정세를 요동치게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간의 화해·협력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상호 중단, 남북 간 접촉과 대화 재개 등을 제안했다. 남북 관계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의 통일 기반 마련과 남북 대화 등을 책임졌던 전직 통일부 장관의 조언을 들어 봤다.●정세현 “국제 정치도 생물과 같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연이어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베를린 구상을 긍정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ICBM 발사 직후 상황 때문에 당장 실천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는 있지만 남북 관계와 관련해 새 정부가 내놓아야 될 로드맵은 다 나왔다”면서 “베를린 구상을 북한이 마냥 거부하거나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 관계와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치도 생물과 같다”면서 “국제 정세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북·미 간에 비공개 접촉 같은 것이 진행 중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남북 간에도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 될 상황이 올 때를 대비해 해야 할 건 다 끝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은 확성기 방송을 서로 합의해 중단하자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부 때 재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 북한한테는 당장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판문점의 전화선도 끊어졌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든 군사회담이든 체육회담이든 먼저 판문점 채널 복원이 제일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 관계 메시지는 북핵 등 미사일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개선 병행이라는 ‘투 트랙 정책’을 확인한 것”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운전대론’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관계가 북핵 문제 해결 과정보다 한 반발짝 정도 앞서 나가면서 북핵 문제 해결의 여건을 조성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것이 한·미 정상회담의 운전대론”이라고 설명했다. 재임 시절 개성공단 조성 사업을 추진했던 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은 낮은 단계의 기능주의적 접근으로 인도주의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 사회·문화적 접근인 평창올림픽 단일팀과 공동 입장, 안보 문제인 군사적 적대행위 금지를 제안했다”면서 “개성공단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확성기 방송 중지 같은 데서 서로 합의가 되고 성과가 나면 시작할 수 있는 그다음 단계의 사업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제안했던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선 “군사지역에 생태평화공원을 만들려면 지뢰를 제거해야 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꾼 연후에나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아이디어는 좋지만 ‘백일몽’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나진·하산 물류사업이나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에 대해서도 “남북 간에 정치·군사·경제적인 신뢰 관계가 굉장히 잘 돼야 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우리의 경제적 이득이 크고 매력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지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을 위해 “기능주의적 접근을 입구로 해서 정치적 화해협력이라는 출구로까지 간다는 식으로 순서를 잡아야 한다”면서 “소위 낮은 단계의 화해협력에서 시작해 높은 단계의 화해협력으로 가는 게 바로 베를린 구상의 철학적 기초”라고 조언했다.●정동영 “9년간 압박 붕괴론 폐기 선언”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9년간 역사를 퇴보시켰던 압박 붕괴론의 폐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방향은 잘 정했는데 제목에 따른 내용물이 채워져야 한다”면서 “아직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대북 제안을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데에만 그쳐 진정성이 없었다”면서 “이 내용이 실현되려면 평양과 워싱턴 접촉과 설명이 됐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2005년 6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면담하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김정은 정권의 대화 의지에 대해 “탄도미사일은 전략무기라서 숨기는 것인데 북한이 계속 공개한다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북·미 대화를 원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년간 이명박, 박근혜, 오바마 정부 역시 대화를 원하면서도 핵을 포기한다면 보상으로 대화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면서 “대화는 보상이 아니라 수단이기 때문에 외교적 수단으로 가기 위한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동맹이면 미국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북·미 대화와 함께 남북 대화 재개가 병행되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를린 구상에 대해선 “과거에는 인도적인 교류인 이산가족 상봉, 경제 교류, 사회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정치, 군사 문제로 나아가는 점층적·단계적 접근을 했다면 지금은 극점에 이르렀다”면서 “인도적인 문제, 경제·사회·문화적인 교류와 북한 핵, 미사일 등 정치 군사적인 문제가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런 점에서 베를린 구상이 긍정적”이라며 “평화체제와 협상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테이블이 있어야 하는데 북미, 남북, 4자회담, 6자회담 등 테이블이 여러 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지난 9년 동안 한국의 역할은 ‘제로’였다”면서 “역할 자체를 외면하고 미국이 알아서 하도록 외주를 주고 한·미 동맹만 강조한 결과 남북 관계가 최대로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 정상회담에서 평화통일을 조성하는 데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한 점은 당연한 일”이라며 “불교 용어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처럼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 기간 개성공단 활성화에 힘썼던 정 전 장관은 “개성공단은 유엔 안보리 제재에 따라서 폐쇄한 게 아니라 상관없이 폐쇄한 것”이라며 “법적 절차 없이 이뤄진 법과 헌법 위반이다. 그래서 당시 청와대도 통치권적 행위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에서 법과 헌법을 초월하는 통치권은 없다”면서 “현실적으로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통해 강한 압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안보리 사무국에 설명해야 될 문제”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문제는 미국 허가 사항이 아니라 주권국가로서 남북이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며 “개성에 투자한 기업들의 사유 재산권을 침해하는 거다. 이들이 공장 설비 보전을 위해 가도록 즉각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것은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맨 먼저 했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남북 문제에 관한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여기서부터 첫 단추를 꿰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재정 “즉각적 반응보다 인내심 가져야”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이재정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우리 대통령으로서 취임한 이후에 표명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 전 장관은 “다만 문 대통령의 일방적인 하나의 표현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과거의 민주정부가 남북 대화를 할 때 실현 가능했던 내용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남북 관계가 실 매듭을 풀 듯이 맺힌 부분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맺힌 상태에 있기 때문에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베를린 구상에 대해 “남북 간의 상황이 좋아져야 각론도 따질 수 있다”면서 “방법론으로 보면 대통령이 의지를 표명했으니까 일단 대북 특사를 파송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 대통령의 의지와 하나의 포괄적이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대북 정책의 내용들을 설명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며 “대통령의 의지가 정말 어떤 것인지 연설 하나만으로는 충분한 표현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9년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취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건 잘했고, 북과의 대화를 열어 가는 방법으로 특사를 보내는 건 우리 측의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아주 확실한 북한의 상황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상황 변화 이후에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에 있는 걸 이어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남북 관계가 정상화되려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국내에 남북 관계를 풀어 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색깔론과 이념 논쟁으로 아직 우리 내부가 갈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해결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 대화의 채널을 상시적으로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적대 관계를 해소하고 상시적인 대화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의 방향에 대해 “북·미 관계나 다른 국제 관계까지도 9년 동안 막혔던 걸 풀어야 한다”면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해의 공약수를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류길재 “통일교육으로 국민 관심 높여야” 박근혜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류길재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해 “문 대통령께서 북한에 강한 메시지와 함께 대화라든가 정상회담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같이 얘기한 건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류 전 장관은 “당연히 북한이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당장 호응해 나올 거라고 기대할 순 없다”면서 “북한은 자기들 시간표와 전략에 따라 계속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만약에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을 못 움직이면 마치 대북 정책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보는 건 대북 정책을 대단히 좁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믿을 만하고 설득력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해선 “지금 남북 관계에서 할 수 있는 얘기를 하나 빼고 덜고 할 것 없이 다 잘됐다고 본다”면서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 오느냐, 안 오느냐 문제지 제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정치적인 조건이 중요하다’고 얘기한 것이 북한의 태도를 보여 주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제안들이 중요하다기보다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과 남북 관계의 큰 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류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평화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말한 것은 굉장히 잘한 것”이라며 “북한은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해 온 것이 공식적인 입장인데 그런 측면에서 북한에는 하나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대북 정책을 입안했던 류 전 장관은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제고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 대박이 됐건, 통일준비위원회가 됐건, 통일 기반 조성이 됐건 어떤 말을 쓰더라도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대북 정책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근본적인 관점에서부터 통일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가져야 한다”면서 “단순히 통일 비용이나 통일 편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초중고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에게 통일교육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의 방향과 이유를 알게 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남산 ‘조선신궁 터’에 대한 상념

    [노주석의 서울살이] 남산 ‘조선신궁 터’에 대한 상념

    베를린에 다녀온 적 있다. “뭐 볼 게 있겠나?”라는 짐작은 보기 좋게 어긋났다. 베를린의 낮은 고색창연했고, 밤은 눈부셨다. 나흘 동안 ‘페라가몬 뮤지엄’이 있는 박물관섬으로 이틀을 출퇴근하면서 약탈 문화재 투어를 했고, 나머지 이틀은 시내를 쏘다녔다. 의도치 않게 찾은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의 2711개의 높낮이가 다른 돌비석 사이 미로를 걸으면서 전쟁과 인종 말살의 참극에 몸서리를 쳤다. 이 강렬함이 다음날도 ‘유대인박물관’으로 걸음을 향하게 했다. 범죄자의 후손들이 남긴 통렬한 참회의 메시지가 평화와 자유의 가치를 자각토록 이끌었다. 우리는 흔히 좋은 곳, 빛나는 것만 찾아다니는 ‘그랜드투어’를 즐긴다. 하지만 어두운 역사 속으로 자발적으로 들어가는 ‘다크투어’도 엄연히 존재한다. 돌이켜 보면 나 역시 인간과 자연이 남긴 ‘흑(黑)역사’의 현장을 어지간히 다녔다. 하와이 진주만, 뉴욕 그라운드 제로, 히로시마 원폭돔, 사이판 반자이 절벽, 폼페이 화산 폭발 유적…. 국내의 경우 비무장지대(DMZ)와 서대문형무소, 거제 포로수용소, 제주 4·3평화공원, 용산 전쟁기념관이 나의 다크투어 목록이다. 남산의 조선신궁 터 얘기를 꺼내려고 언저리를 맴돌았다. 서울에는 일제강점기의 흉터가 부지기수다. 근대 건축물로, 터와 표석으로 곳곳에 층층이 주름져 있다. 강점기를 통틀어 두 개의 랜드마크를 꼽는다면 첫째는 조선총독부, 둘째는 조선신궁이다. 총독부가 국권을 지배했다면, 조선신궁은 정신을 지배했다. 아쉬운 점은 일제가 버리고 간 조선총독부는 우리 손으로 허물었지만, 조선신궁은 일본 스스로 철거했다는 점이다. 천황의 항복 다음날 승신식(昇神式)이라는 행사를 갖고, 질서정연하게 폐쇄와 소각 절차를 거행했다. 왜 그랬을까? 내선일체(內鮮一體)라는 허울 아래 조선 사람의 얼을 뺀 신사참배와 황국신민서사의 원흉을 고이 돌려보내다니…. 전국에 산재한 1141개의 신사 중 136곳이 불타고 파괴됐지만 조선신궁은 건재했다. 신궁 입구 초대형 도리이(大鳥居)는 해방 2년이 지난 후에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남산은 목멱대왕을 모신 영광의 땅이기도 하지만, 일제 침탈의, 정보기관에 의한 인권유린의 소굴이기도 하다. 영과 욕이 교차하는 국치(國恥)의 현장이다. 조선신궁이 있던 안중근의사기념관 앞 중앙광장터 발굴 현장에서 땅속에 파묻혔던 배전 터가 7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 사람 300만명이 일본 신과 천황에게 강제로 숭배의식을 치른 장소다. 조선혼을 말살한 배전 터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서울시가 전전긍긍이다. 쉬쉬하며 파묻을 수도 없고, 드러내 놓고 전시하기도 곤란한 형편이다. 망각이 아니라 자각이다. 이젠 드러내야 한다. 우리도 본격적으로 다크투어에 나설 때가 왔다. ‘국치 투어’면 어떤가. 남산 옛 조선통감 관저 터에 ‘위안부 기억의 터’가 조성된 게 신호탄이다. 정부의 도움 없이 1만 9611명의 시민이 3억 4000만원의 성금을 내 한일병탄조약이 체결된 치욕의 통감관저 터에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세웠다. 을사늑약을 체결한 일본 공사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 잔존물도 거꾸로 세웠다. 이름하여 ‘홀대 전시’ 기법이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의 이 아픈 역사가 잊히는 것이다”라는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말씀이 검은 돌에 새겨져 있다. 한·영·중·일 4개 국어로 또 이렇게 적혀 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History not remembered is repeated)
  • [단독] “대성동·기정동에 10만㎡ 규모 南北 공동시장 만들자”

    남북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통일에 대비, 남북 접경지역에 공동시장을 조성해 인적 교류의 물꼬를 트자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국토연구원 신청사 개청 기념 세미나에서 강민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남북 신뢰 구축 및 평화 분위기 조성과 남북 경제협력을 연계한 국토이용계획 실천과제를 마련해야 한다”며 “첫 사업으로 판문점을 중심으로 남쪽 대성동과 북쪽 기정동 마을에 10만㎡ 규모의 ‘남북 친환경 공동시장’(에코 마켓)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이 단순한 제품 생산기지라면 공동시장은 유통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점에서 인적 교류 확대는 물론 평화 기반 조성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 연구원은 전망했다. 다양한 분야의 남북 교류, 국제 투자, 자유 관광이 가능한 통일특구를 만들고 기존 남북 경제협력(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확대할 수 있는 국토이용 계획도 강조했다. 경의선, 동해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인프라 조성 및 업그레이드도 경제협력을 위한 국토이용 실천과제로 꼽았다. 지속 가능한 국토 이용을 위해 ‘DMZ생태평화공원’, ‘DMZ평화의 강’ 조성사업도 제안했다. 조 연구원은 “생태공원은 단계적으로 거점지역을 지정해 조성하고, 점차 접경지역 전역을 평화생태벨트로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통일·대북 정책의 지속과 발전/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열린세상] 통일·대북 정책의 지속과 발전/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대통령 탄핵이 정부 정책에 대한 탄핵은 아니다. 지난 4년간 추진됐던 통일·대북 정책은 나름의 역사성을 가졌다. 그 공과에 엄정하되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성찰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반면 부정은 또 다른 부정을 잉태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개성공단 폐쇄로 시작됐던 박근혜 정부는 출발보다 엄중한 현실로 막을 내리고 있다. 통일·대북 정책의 관점에서 무엇이 어떻게 이어지고 보완돼야 할 것인가. 첫째, ‘통일 준비’를 발전시켜야 한다. 헌법 4조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북한 주민들의 결단이다. 그들 스스로 우리 체제를 인식하고 우리와 함께하고자 움직여야 한다. 통일은 북한 주민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리는 우리 사회를 더 강한 선진 민주국가로 키우면서 이를 북한 주민들이 보고 듣고 느끼게 하는 통일 준비를 해야 한다. 진실은 통일이 현실화되는 그 순간까지 ‘통일’이 아니라 ‘통일 준비’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핵심은 모든 국민이 통일 준비가 무엇이고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 주요 공기업 및 기업 등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통일 준비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규정을 숙지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조직·인력·예산이 마련될 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점검·평가되고 환류돼 국가적 차원에서 통일 준비의 능력 배양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통일 대박’을 발전시켜야 한다. 정확히 말해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대박이 될 수 있다. 동서독보다 정치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격차가 더욱 큰 현실에서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비록 평화적 통일 과정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이겨 낸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치강국, 군사주권국, 통합된 사회는 물론 경제강국도 현실화할 수 있다. 이를 먼저 달성한 독일 사례를 심층 연구하고 본보기로 삼아 준비한다면 통일 대박을 반드시 이끌어 낼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물론 정치·군사·사회적 측면에서의 통일 대박을 이론적·실천적으로 준비하고 이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독일보다 더 효율적·체계적으로 단기간 내에 통일 후 통합을 안착시키고, 통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국민 의지를 키워야 한다. 셋째, ‘그린 데탕트’를 발전시켜야 한다. 통일은 남북이 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환경 차원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통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통일은 국제사회, 특히 주변국의 지지와 축복 속에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군사적·역사적·영토적 갈등이 온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과 북한, 주변국 간에 상호 협력의 필요성과 가능성이 큰 경제·환경 분야에서의 협력이 제도적으로 활성화되는 공동체를 형성해 상호 ‘윈윈’하는 상황을 우선 만든다. 그리고 이들이 사회문화·정치군사 분야에서도 협력과 공동체의 형성을 추동하게 하려는 국가 전략이 그린 데탕트다. 이를 새로운 상황에 부합하도록 이론적·정책적으로 심화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구상을 발전시켜야 한다. 갈등과 분쟁의 상징이자 도발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DMZ를 그대로 두고는 상호 신뢰를 논할 수 없다. 정상회담, 교류협력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DMZ 내에 비록 작지만 제한된 지역을 비무장화하고 그곳에서 남북한의 인력과 물자가 어우러지는 평화의 협력 공간을 만들 때, 비로소 신뢰를 이야기할 수 있다.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포함한 DMZ 평화적 이용을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입안하고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소신과 신념,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다양한 제안과 비판, 그리고 해법 제시에 통일 정책, 대북 정책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과거를 부정하기보다 과거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중심에 두는 성찰이 발전하는 역사를 쓸 것이다. 끝까지 가야만 하는 통일의 길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새 대통령과 새 정부를 기대한다.
  • 연관사업 줄줄이 엎어질 판...지자체도 ‘최순실 패닉’

    연관사업 줄줄이 엎어질 판...지자체도 ‘최순실 패닉’

    그야말로 전국이 최순실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전국 지자체들까지 그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추진중인 각종 사업이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만으로도 ‘줄초상’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 야당이 ‘최순실표 예산’의 예외없는 삭감 입장을 공언한 가운데 각종 문화 관련 사업 추진은 물론 정부의 핵심 사업인 시도별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도 사실상 접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3일 각 시·도에 따르면 경기도는 고양시에 조성을 추진 중인 K-컬처밸리 사업자로 CJ E&M이 선정되고, 도가 부지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과정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의혹이 제기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K-컬처밸리 부지 공급 과정에 법적 하자나 특혜는 없었다”며 “CJ E&M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누가 관련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도 일부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가 확산하고, 만약 차은택 씨가 이 사업에 관련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도는 이와 함께 통일부·강원도와 함께 추진 중인 DMZ생태평화공원 조성 사업비로 통일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 300억원을 야당이 삭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상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도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융성 사업의 하나로 1천500억원을 투자해 2018년 개관하려던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융복합공연장 건립 사업이 백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을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장기적으로 지역 대표 한류축제로 발전시키려던 부산시도 정부의 문화융성 사업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한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각 지자체는 표면적으로 “꼭 필요한 조직이고 사업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내심 불통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전북도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11억원 늘어난 37억원(국비 24억원, 지방비 13억원) 편성하려 했으나 이번 사태로 국비 증액이 힘들 것으로 보여 지방비 예산도 증액하지 않고 올해와 같은 10억원만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시도 정부의 문화융성 사업 관련 예산이 삭감될 경우, 일부 국비를 지원받아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을 지역 대표 한류축제로 발전시키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4일 오전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제2센터 개소식이 연기된 가운데 지역에서는 이번 최순실 사태로 대기업들의 센터 지원 의지가 꺾여 센터 운영 자체가 위축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가을 축제 ‘3군 3색’ 강원도로 관광 오시래요~

    휴전선을 접한 강원 지역 자치단체들이 다채로운 이벤트로 가을 관광객맞이에 팔을 걷어붙였다. 13일 이들 지자체에 따르면 어려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 특성을 살린 이벤트로 관광객맞이에 나선다. 양구군은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대회와 산소길 걷기행사를 14일 두타연 일대에서 연다. 군 가을축제인 양록제의 하이라이트로 펼쳐지는 이번 걷기행사는 동면 비득고개~방산면 두타연을 잇는 민간인통제구역 내 폭포와 물길, 단풍이 어우러진 9㎞ 코스에서 펼쳐진다. 걷기행사 참가자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암소 등 400여점의 경품을 주고 군부대의 축하비행을 비롯한 풍성한 공연이 마련된다. 민속·체육경기가 읍·면 대항으로 진행되고 축제가 열리는 사흘 동안 호국문예 사생대회, 문화예술축제, 노래자랑도 개최된다.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에서는 15~16일 이틀간 화진포해수욕장과 통일전망대 일대에서 비무장지대(DMZ) 레저스포츠대회가 열리는 것을 비롯해 20~23일 거진항 일대에서는 ‘통일 고성 명태축제’가, 22·23일 이틀간 봉수대해변에서는 융·복합 바이크 레이스인 ‘2016 GBA 워리어스 바이크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철원군은 14일 ‘저격능선전투 및 상감령전역 관광지화 방안 심포지엄’을 여성회관에서 연다. 심포지엄에서는 6·25 전적지를 DMZ 생태평화공원과 연계해 체험관광단지로 발전시키고, 중국 관광객을 유입하기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된다. 이후 현장탐방행사에서는 학회 참가자 등 150여명이 생창리 DMZ 생태평화공원 제1코스, 암정교 등을 탐방한다. 양구·고성·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新국토기행] 전쟁 상처 서린 한탄강, 이제 낭만 안고 흐르네

    [新국토기행] 전쟁 상처 서린 한탄강, 이제 낭만 안고 흐르네

    70㎞가 넘는 비무장지대(DMZ)를 접하는 강원 철원은 6·25전쟁의 아픈 상흔을 간직한 ‘평화의 고장’이다. 철의 삼각지, 노동당사, 제2땅굴 등 수많은 6·25전쟁 전후의 아픈 상처와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통의 역사를 딛고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유치와 경원선 남북 연결, 금강산선 복원 연결로 통일시대 대한민국의 중심 도시를 꿈꾼다. 9세기 후반 후삼국시대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철원은 도성의 성곽 등 유적지와 함께 궁예 왕과 관련한 전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산지대로 이뤄진 현무암 단층의 한탄강 절경이 있고 우리나라 중부 제1의 곡창인 철원평야에서는 명품 오대쌀이 생산된다. 한탄강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10선’에 선정된 한여울길이 있어 한탄강의 기암절벽과 철원평야의 황금 들녘을 감상하며 자전거 등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은 지도 오래다. 폭염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지만 자연은 가을을 준비하고 있다. 전쟁과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철원으로 떠나 보자. [볼거리] ●백마고지 전투 등 6·25 격전지 ‘철의 삼각지’ 6·25전쟁사에 길이 남을 철의 삼각지는 북위 38도선 이북에 있는 철원, 김화, 평강지역을 잇는 삼각지대로 백마고지 전투 등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던 곳이다. 문혜리에서 시작해 지경리, 청양리, 와수리를 잇는 이 지역은 전쟁 때 공산군이 군수물자를 보급하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전쟁으로 미8군이 이곳 일대 철원평야를 빼앗은 뒤 김일성이 3일 동안 식음을 전폐하며 통곡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비무장지대로 남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다. 2007년에는 중부전선 최북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철원평화전망대가 들어섰다. 2층 전망대에서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평강고원과 북한선전마을을 조망할 수 있다. 초정밀 망원경시설과 최첨단 기술로 제작된 지형 축소판이 있어 민족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관광객 수송 시스템인 모노레일을 운행,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육단리에 있는 승리전망대는 휴전선 155마일에서 가장 중앙에 있는 전망대로 북한군의 이동 모습은 물론 오성산이 정면으로 보이고, 금강산철도, 광삼평야, 아침리 마을 등 남북분단의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군 초병이 경계근무 중 발견한 제2땅굴 철원 제2땅굴은 한국군 초병이 경계근무 중 땅속에서 울리는 폭음을 듣고 발견한 땅굴이다. 시추 작업으로 땅굴 소재를 확인한 뒤 수십일간의 끈질긴 굴착 작업 끝에 1975년 3월 19일 한국군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북괴의 기습 남침용 지하 땅굴을 확인했다. 땅굴은 견고한 화강암층으로 지하 50~160m 지점에 놓여 있다. 땅굴의 길이는 총 3.5㎞에 이르고 군사 분계선 남쪽으로 1.1㎞까지 파내려 왔다. 규모는 높이 2m의 아치형 터널로 대규모 침투가 가능하도록 특수 설계됐다. 땅굴 내부에는 대규모 병력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이 있고, 출구는 세 개로 갈라져 있다. 제2땅굴이 발견될 당시 수색하던 한국군 7명이 북한군에 의해 희생됐다. 이 땅굴을 이용하면 1시간에 3만여명의 무장병력이 이동할 수 있으며 탱크까지 통과할 수 있다. ●北공산독재 시절 주민 착취 악명 떨친 노동당사 광복 이후 북한이 공산독재 정권 강화와 주민 통제를 목적으로 건립한 건물이다. 이곳은 6·25전쟁 때까지 북한 노동당 철원군 당사로 사용되며 주민들을 착취했다. 북한은 노동당사를 지을 때 성금이란 구실로 이당 백미 200가마씩을 착취했고 인력과 장비를 강제 동원했다. 특히 건물의 내부작업 때는 비밀유지를 위해 공산당원 이외에는 동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멘트와 벽돌로 쌓은 3층 건물로 6·25전쟁 당시 주변 다른 건물들은 모두 파괴됐지만 유독 이 건물만 남아 있어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공산치하 5년 동안 북한은 이곳에서 철원, 김화, 평강, 포천 일대를 관장하면서 양민 수탈과 애국인사들의 체포·고문·학살 등의 소름 끼치는 만행을 수없이 자행했다. 한번 이곳에 끌려 들어가면 살아 나오지 못했을 만큼 무자비한 살육이 저질러진 곳이기도 하다. ●기암괴석·주상절리… ‘지질 표본실’ 한탄강 주상절리는 용암이 굳어지면서 기둥 형태를 이룬 모양으로 한탄강과 대교천 현무암 협곡층에서 발견된다. 한탄강 유역은 한반도 제4기의 지질과 지형 발달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교천은 한탄강의 지류이지만 하상에 현무암층이 있는 것으로 보아 옛 한탄강 주류 하천이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대교천이 한탄강으로 유입되는 부근의 기반암은 쥐라기의 화강암이다. 쥐라기는 중생대를 3기로 나눴을 때 2기에 해당하며 1억 8000여만년 전부터 1억 3500여만년까지 4500여만년간의 시기이다. 대교천 현무암 협곡의 폭은 25~40m이고 높이는 30여m에 이른다. 강바닥과 강 주변 절벽들은 화강암이 부정합으로 덮여 있어 제4기 사력층 또는 추가령 현무암의 부정합면, 계곡지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용암류와 주상절리 등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한탄강 유역에서도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뤄 천연기념물 제436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의 근거지였다는 고석정 동송읍 장흥리에 있는 고석정은 철원 팔경의 하나로 한탄강 중류에 있다. 일반적으로 강 중앙의 고석(孤石) 정자와 그 일대의 현무암계곡을 아울러 고석정이라 부른다. 조선시대 명종 때 임꺽정이라는 문무를 겸비한 천인이 산적 무리를 조직해 강 건너편에 석성을 쌓고 함경으로부터 조정에 상납되는 공물을 빼앗아 서민들에게 분배해 줬다는 전설 같은 얘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지금도 강 중앙에 위치한 20m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했다는 자연 석실이 남아 있다. 강 중앙에 약 23m의 높이로 우뚝 솟은 고석바위와 유유히 흐르는 한탄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기암절벽 아름다운 순담계곡 래프팅 명소 각광 순담계곡은 한탄강 물줄기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기기묘묘한 바위와 깎아내린 듯한 벼랑, 연못 등이 수없이 이어지고 물도 많을 뿐 아니라 계곡에는 보기 드문 천연 하얀 모래밭이 형성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끊임없이 찾는다. 특히 계곡 뒤쪽으로는 래프팅 최적지인 뒷강이 있어 여름철 래프팅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근래 들어 수려한 주변 경관과 급하지 않은 물살로 인해 주말을 이용해 새롭게 래프팅을 배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계곡 주변에 전문강사들이 운영하는 스포츠숍들이 많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먹거리] ●한탄강 최상류 메기로 끓인 풍미 가득한 매운탕 한탄강 메기매운탕은 철원지역 향토음식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아 철원의 대표음식으로 꼽힌다. 맵지 않고 깊게 우려낸 국물 맛이 기본이다. 계피, 감초 등 한약재로 달인 물을 육수로 사용해 민물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흙냄새를 제거해 비린내가 없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한탄강 최상류에서 잡아 올린 메기에 게를 넣고 끓여 맛을 돋우고 두부, 미나리, 무, 대파 등을 아낌없이 넣어 풍미가 가득해 다른 곳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매운탕과 사뭇 다르다. 메기는 단백질 함량이 풍부하고 비타민도 많이 들어 있으며 특히 당뇨병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두릅밥·버섯잡채… ‘농가맛집 대득봉’ 한상차림 철원 역사를 배경으로 해 신라 금성(김화) 태수의 딸 혜원 비구니가 궁예에게 바친 산채 상차림을 현대에 대득봉 지킴이가 ‘농가맛집 대득봉’ 상차림으로 재현했다. 농가맛집 대득봉의 대표 메뉴인 오대두릅밥은 철원 오대쌀과 대득봉 자락에서 재배한 다양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 한식 상차림이다. 밥은 황기 등 건강한 재료로 우린 물을 이용해 두릅을 얹혀 짓고, 오가피 장아찌류와 도라지 튀김, 더덕구이, 산목이 버섯잡채 등이 상차림으로 나온다. 몸에 활력을 공급해 주고 피로를 풀어 주며 항암작용과 혈당조절 등에 효과가 좋은 두릅은 산채의 제왕이라고 부를 만큼 건강한 식재료로 알려졌다. ●깨끗한 물과 고지대 신선한 바람이 키운 오대쌀 철원오대쌀은 휴전 이후 인적이 끊긴 DMZ에서 흘러드는 깨끗한 물과 해발 250m 고지대의 신선한 바람, 기름진 황토흙, 깨끗한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무공해 청정지역에서 재배, 생산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철원오대쌀을 주원료로 만든 철원오대쌀국수 포포면은 멸치맛과 매운맛 등 두 종류로 생산되며 쫄깃한 식감과 쌀을 재료로 한 웰빙 식품이다. 또 철원오대쌀의 맛을 이어갈 가공식품전문점 ‘모락모락’에서는 우리쌀과 농산물을 기호 식품화한 쌀찐빵, 쌀쿠기, 쌀마들렌, 쌀와플, 쌀머핀, 쌀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비타민·철분·칼슘의 여왕’ 철원산 파프리카 철원산 파프리카는 주야간 온도 차가 크며, 겨울이 춥고, 논을 밭으로 만든 깨끗한 토양의 환경에서 재배돼 색깔이 곱고 선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향이 좋고 단맛이 강해 다양한 요리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비타민,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해 암과 비염 예방에 효능이 있어 일본으로 전량 수출되는 철원의 특산품이다. ●민통선 샘통에서 생산한 국내 유일 물고추냉이 철원 최전방 민통선 안에 있는 샘통은 사시사철 수온이 13도를 유지하며 변화가 거의 없는 천연암반수 용출지역으로 이곳에서는 국내 유일 물고추냉이가 생산된다. 물고추냉이 잎과 줄기를 활용한 고추냉이 고추장, 장아찌, 미용비누, 탈취제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철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통일교, 문선명 총재 4주기 행사… 평화·사랑의 場으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은 문선명 총재 4주기를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오는 19일 오전 9시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해외 전·현직 국가수반 및 국내외 주요 인사 등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주기 기념식이 열린다. 가정연합은 올해 행사를 놓고 “지난해 3주기 기념행사까지는 탈상에 의미를 두고 추모를 강조한 반면 올해부터는 죽음을 넘어선 평화와 사랑을 상징하는 행사로 바뀌게 된다”고 전했다. 주요 기념행사로는 세계 40개국 청년 학생들과 함께하는 ‘한반도 통일공감 DMZ 피스 로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증진 국제대학생 심포지엄’, ‘종교평화 세미나’ 및 ‘2016 종교 평화 피스컵대회’, ‘2016 다문화평화축제’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한반도 통일공감 DMZ 피스 로드’는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평화와 통일운동 업적을 계승·발전하기 위해 140개국에서 진행되는 ‘피스 로드 2016’ 행사의 하나이다. 63개국 대학생과 고등학생 대표자 1200명이 파주 임진각에 모여 한반도 통일과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을 기원하며 민간인통제선을 종주한다.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선 ‘국제 대학생 심포지엄’이 열려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실현 과제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가정연합은 올 하반기부터 분쟁·난민·테러·종교 문제와 관련한 각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돕는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을 창설할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에코투어리즘으로 관광산업 고도화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글로벌 시대] 에코투어리즘으로 관광산업 고도화를/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월미도 4500명 치맥 파티’, ‘한강 8000명 삼계탕 파티’. 최근 중국의 아오란 그룹과 중마이과기발전유한공사가 인센티브관광으로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쏟아졌던 신문기사 제목들이다.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엄청난 숫자뿐 아니라, 쇼핑을 중심으로 한 그들의 여행 실태가 놀라움을 자아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에 1320만명의 외래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였다. 이들 중 중국인은 598만명으로 외래 관광객의 45.2%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서는 유커들의 방한이 더욱 두드러져 우리 관광산업을 견인하는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들의 한국 관광이 일시적이거나 지나치게 소비적인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이제는 유커를 중심으로 한 외래 관광객의 양적 증가를 뛰어넘어 관광 프로그램의 다양화·고도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으로 우리의 관광정책을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때이다. 여행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 중 하나이다. 세계여행관광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관광산업을 통한 총생산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8%에 해당하며 2억 8400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경제 활성화의 돌파구를 찾고 아세안 공동체를 달성하기 위해 ‘아세안 관광전략계획 2016-2025’을 수립했다. 특히 아세안은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관광을 전략목표로 설정하고 단일 관광지로서의 아세안을 추구하고 있다. 매년 500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찾는 관광지인 아세안 국가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을 보호하면서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관광형태에 주목하고 있다. 에코투어리즘(ecotourism)과 지역기반 관광, 홈스테이 관광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즉,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지역 사회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냄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이며 보다 경쟁력 있는 관광산업을 진흥시킨다는 것이다. 세계생태관광협회(The International Ecotourism Society)에 따르면 이러한 형태의 에코투어리즘은 매년 급신장하며 한 해에 4700억 달러에 달하는 이익을 창출해 내고 있다. 최근 한·아세안센터는 에코투어리즘을 주제로 한·아세안관광진흥워크숍을 개최하였다.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에코투어리즘 전략과 도전 과제를 공유하는 가운데 모범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에코투어리즘의 발전 방안과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창덕궁 비원과 철원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등을 방문하며 자연자원뿐만 아니라 문화유산 또한 에코투어리즘의 자원이 될 수 있음을 직접 체험했다. 우리에게 에코투어리즘이란 표현은 아직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유커들이 빠져버린 제주도, 공항면세점과 명동거리를 연상해 보라. 저가 단체관광이나 소비성 관광에 치우치다가는 우리 관광산업이 피폐해지지 않을까. 외래 관광객 숫자만을 내세우는 구태의연한 관광정책이 아니라, 에코투어리즘과 같이 인간과 자연, 역사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 가능하며 포괄적인 관광’에 주목할 때다.
  • [최광식 문화가 있는 삶] 도약의 계기가 될 평창동계올림픽

    [최광식 문화가 있는 삶] 도약의 계기가 될 평창동계올림픽

    2018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강원 평창에서 제23회 평창동계올림픽대회가 열린다.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평창올림픽의 의미는 크다. 이 대회가 성공하느냐 마느냐에 현 정권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할 바로미터도 될 수 있다. 특히 이 대규모 스포츠 축제를 문화를 융성시키고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부 주도로 개최한 1988년 서울올림픽은 전 세계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 이하였지만 경제 효과는 4조원에 이르렀다. 한편 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대회 때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중진국의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당시 경제효과는 10조원이나 됐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가 되지 않던 때였다. 우리는 평창올림픽을 통해 선진국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예상 경제효과는 20조원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 이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종래 하계올림픽 개최국은 20여 개국이지만 동계올림픽 개최국은 10여 개국밖에 되지 않는다. 개최국은 대부분 선진국으로 동계올림픽은 선진국형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참가국 수는 하계올림픽보다 적지만 참가국은 대부분 선진국과 중진국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엔 45개국 1만 3000명이 참가했었으나 평창동계올림픽엔 80여 개국 2만 60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2018년 2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개막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임기가 2월 24일까지이므로 2월 25일 폐막식에 차기 대통령이 참석할지 국무총리가 참석할지 미지수이나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산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선수단과 임원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서 경기를 보고, 강원도를 비롯한 한국의 명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강원도 지역뿐 아니라 여러 지역을 엮어서 네트워크화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평창 지역은 오대산 자락으로, 남쪽으로 태백산, 북쪽으로 설악산, 금강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백두대간을 따라 이어지는 지역을 관광자원으로 잘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동절기라 날씨가 춥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생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오대산과 설악산뿐만 아니라 금강산까지 갈 수 있다면 어떠한 추위에도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이다. 강원도는 분단국가인 한국의 분단도이다. 이를 극복하는 계기로서 그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화하고, DMZ를 개방하여 생태평화공원을 볼 수 있다면 통일시대에 대비하는 평화올림픽과 환경올림픽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계속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대회 직전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어 참가국은 물론 참가자 수가 대폭 줄어 김이 빠져버리는 반쪽 올림픽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러면 평화와 선진국을 향한 우리의 염원은 그야말로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서라도 차츰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온건책을 적절히 구사해야 대회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기회에 한국 문화의 정수인 ‘한글’을 대중화, 정보화, 세계화하는 각종 아이디어와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참가국의 국가 및 선수 이름 등을 영문과 함께 한글로 표기하여 선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외에 각종 기념품들도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제작한다면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문화올림픽과 평화올림픽으로 성공하여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고려대 교수
  • [사설] 결렬된 남북회담 대화 불씨는 살려나가야

    개성공단에서 11~12일 열렸던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끝내 결렬됐다. 양측은 합의문 발표는커녕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우선하는 우리 측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만 매달리는 북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다. 북한의 지뢰 도발 이후 남북이 어렵사리 타결한 ‘8·25합의’가 실질적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어차피 남북 협상에서 일방이 완승을 기대하긴 어려운 만큼 쌍방이 냉각기를 갖고 내부 조율을 거쳐 대화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배경은 뭔가.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등 인도적 현안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개성공단 3통 문제 등을 주의제로 제기했다. 하나같이 성사되면 세습체제가 흔들릴 걸 우려하는 북측이 쉽게 받기 어려운 어젠다들이다. 반면 달러가 아쉬운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올인’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정부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수용하긴 어려운 과제였다.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 이후 북측의 핵실험 등 악재가 덧씌워지면서다. 까닭에 이런 복잡한 연립방정식을 단 한 차례 차관급 회담으로 풀기란 애당초 무리였을 법하다. 이는 남북 간 신뢰가 성숙되지 않았음을 가리키지만, 근저에는 체제 개방에 대한 북측의 불안감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환경·민생·문화 3대 통로 개설 등 우리 측 제안은 모두 북한의 진일보한 개방이 대전제라는 점에서 처음부터 지난한 과제였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회담 결과에 지레 낙심할 필요는 없을 게다. 더욱이 12∼14일 베이징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던 북한 모란봉 악단이 공연을 3시간여 남겨 놓고 일정을 취소했다지 않은가. 북한 체제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임을 방증한다. 정부는 북한 내 이상기류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차기 회담을 준비하기 바란다. 차제에 정부는 이번 회담이 꼬인 배경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의 분리 협상은 원칙적으론 맞다. 특히 정부가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북측에 막대한 현금을 쥐여 줄 금강산 관광의 전면 재개를 결단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도 이해는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측이 핵 대신에 남북 협력을 택하도록 유인할 수 있는 우리의 전략 부재가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남북 쌍방이 좋든 싫든 머리를 맞대지 않고는 그 어떤 현안도 해결할 수 없다는 자명한 이치를 유념해야 할 것이다.
  • 남북 당국회담 ‘빈손’ 결렬北 “남측이 부당한 주장 고집”

    남북 당국회담 ‘빈손’ 결렬北 “남측이 부당한 주장 고집”

     11~12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양측의 팽팽한 의견 대립만 확인한 채 종료됐다. 남북은 회담 합의사항 없이 차기 회담 일정도 잡지 못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12일 회담 종료 직후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공동취재단과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남북은 11~12일 이틀간 개성공단에서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개최해 남북관계 개선 위한 현안 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황 차관은 “우리 정부는 8·25 합의를 이행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입장에서 원칙을 견지하면서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였다”며 “우리 측은 전면적 생사확인, 서신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 환경·민생·문화 등 3대 통로 개설,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개성공단 3통 문제 등을 중점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측은 금강산 관광 문제 집중 제기하면서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시켜 동시 추진, 동시 이행을 주장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합의를 우선적으로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황 차관은 “우리 측은 인도적 문제인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그 성격이 다른 사안으로 이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선 북측이 관광객 신변안전과 재발방지, 재산권 회복 등 책임 있는 조치 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먼저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을 개최해 먼저 이러한 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이산가족 등 다른 사안을 논의할 수 없다며 일체 협의에 호응해 오지 않았다고 황 차관은 전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 토의를 거부하면서 부당한 주장을 고집해 나섰다”며 “남측의 이러한 그릇된 입장과 태도로 하여 이번 회담은 아무런 결실이 없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우리(북) 측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가장 절실하고 실현 가능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며 여러 분야의 민간급 교류를 활성화해 나갈 데 대한 건설적인 제안들을 내놓고 성의있는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국회 통과 새해 예산안 심층분석] ‘남북통합문화센터’ 100억… 협력기금 202억 늘어 1조 2550억

    [(4)국회 통과 새해 예산안 심층분석] ‘남북통합문화센터’ 100억… 협력기금 202억 늘어 1조 2550억

    내년도 통일부 주요 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6.2% 증가(112억원)한 1937억원이다. 이 가운데 당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에는 없던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립 예산 100억원이 신규 반영됐다. 정부는 탈북민 3만명 시대를 맞아 일반 주민과의 통합을 도모하고 취업과 법률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이 센터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총사업비 250억원 규모인 남북통합문화센터는 3만명이 넘는 탈북민의 문화 공간이면서 남과 북의 문화가 융합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 건립될 예정인 남북통합문화센터는 탈북민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탈북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이 사업의 예산이 확보되면서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부는 탈북민들이 밀집한 지역, 수도권 접근성, 선호도 등을 감안해 서울 강서구 인근 지역을 후보지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통일부는 내년 상반기 중 ‘통일교육 선도 대학’ 3~5곳을 지정해 통일교육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통일교육원 관계자도 “국회의 2016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 예산안에 없던 ‘통일교육 선도 대학 육성 사업’ 예산 18억원이 신규 반영됐다”며 “내년 상반기에 대학별로 신청을 받아 통일교육 선도 대학 3~5곳을 지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일교육 선도 대학이 통일 및 북한 관련 강의와 세미나 등을 할 때 재정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초·중·고교 위주였던 통일부의 통일교육 지원이 대학으로까지 확산되게 됐다. 그동안 국회와 학계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대학별 특성에 맞게 다양한 통일교육이 이뤄지도록 정부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던 만큼 이번 사업으로 대학생 통일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제도적 지원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일부는 ‘통일교육 선도 대학’이 육성, 운영됨에 따라 대학 내 통일 논의가 활성화되고 청년층의 통일 인식 개선에 많은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내년 남북협력기금도 1조 2550억원으로 확정돼 1조 2348억원이 배정됐던 올해에 비해 1.6%(202억원) 늘었다. 반면 남북협력기금 사업 중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분야 중점 사업이었던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관련 예산과 이산가족 실태조사 예산은 감액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여야 ‘정치 예산’ 다투느라 민생 도외시 말라

    국회의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여야는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여전히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기일인 다음달 2일까지 통과시키기에는 별로 시간 여유가 없어 졸속·부실 예산 심의가 우려된다. 국회가 예년과 같이 막판에 시간에 쫓겨 여야가 적당히 타협하거나 밀실협의로 쟁점 예산을 확정할 경우 경제회생과 국가적 과제 해결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재 남은 쟁점 예산은 대부분 이른바 ‘정치성 예산’으로 볼 수 있다. 보육교사 보육료 인상,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보훈수당 증액 등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견이 크지 않아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지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대구·경북(TK)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예산 등은 여야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타결 자체가 어렵다. 새누리당은 62억원으로 편성된 세월호 특조위 예산안의 삭감을 주장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 관심사업’으로 분류한 새마을운동 세계화 예산(622억원)과 나라사랑정신 계승·발전사업 예산(100억원),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사업(324억원) 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쟁점 사안 자체가 내년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 전략과 직간접으로 연결된 사안인데다 이념과 지역적 이해관계마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예산과 별도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국회 처리도 시급한 상황이지만 무역이득공유제, 밭 농업 직불금, 피해보전직불금제 등 피해 대책에 대한 최종 합의가 안 된 상황이다. 국가 경제를 살리는 문제인 만큼 여야 모두 당리당략을 버리고 상생의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보여준 행태는 가관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독선과 오만이 난무했다. 입만 열면 ‘민생’을 앞세우면서도 정작 하는 행동은 민생과는 한참 거리가 먼 진흙탕 싸움이 적지않았다. 여야가 예산안을 놓고 정치 투쟁하듯 대립하고 있으니 민생 관련 예산안 심의가 제대로 이뤄졌을지도 의문이다. 지금의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여야는 국회 본연의 책무를 깊이 인식, 소속 정당이나 의원 개개인의 이해보다는 국민과 민생을 먼저 생각하고 경제난국을 해결하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둬야 한다.
  • 현안 모두 테이블 올린 후 ‘일괄 타결’ 가능성

    남과 북이 다음달 11일 차관급 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하면서 양측 간 핵심 의제와 그에 따른 입장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측이 27일 공동합의문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이라고 명시함에 따라 그동안 켜켜이 쌓였던 남북 문제 모두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남북 간 핵심 의제로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경원선 복원 사업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개성공단 국제화·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남북 간에 당국 회담이 시작되면 주요 현안들이 즐비한 만큼 서로가 핵심 의제들에 대한 우선 해결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남측에서는 이산가족 문제, 개성공단 국제화·3통 문제 등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문제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8·15 경축사에서 밝힌 것처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할 가능성이 크다. 개성공단도 마찬가지로 ‘발전적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국제화와 자유로운 통신·통행·통관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에 맞서 북한은 대북 신규 투자와 남북 교역을 금지한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및 중국과의 관계 경색 등의 이유로 만성적인 경제난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은 평양국제공항 신설, 마식령 스키장 개장, 평양 관광 헬기 사업, 평양 마라톤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이렇듯 양측 간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점에서 서로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일괄 타결’식 해법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 측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조치 해제 또는 우회 방안을, 북측은 이산가족 정례화·상시화 그리고 개성공단 국제화·3통 해결을 맞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북 내달 11일 개성서 차관급 당국회담 연다

    남과 북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당국회담 실무접촉 직후인 27일 새벽 공동보도문을 통해 “남북당국회담을 2015년 12월 11일 개성공단지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회담 대표단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해 각기 편리한 수의 인원들로 구성한다”고 밝혔다. 회담 의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합의했다. 남북은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 문제는 판문점 연락관 사무소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의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이라고 포괄적으로 정하면서 양측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경원선 복원 사업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개성공단 국제화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등 남북 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8·25합의 이후 3개월 만에 이루어진 이번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과거처럼 당국회담의 ‘격’ 문제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이 문제로 양측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도 “그때처럼 격을 놓고 다투지는 않았다”면서 “남북 모두 허심탄회한 논의가 되기를 바라는 만큼, 의제 논의에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우리 측 대표단은 김 본부장을 수석대표로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며 북측 대표단은 황 부장을 수석대표로 김명철, 김철영 등 3명이다. 앞서 북쪽 수석대표인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은 26일 오전 통일각 현관에서 “안녕하십니까.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라며 우리 쪽 수석대표로 나온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을 반겼고 김 본부장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하면서 서로 악수를 나눴다. 특히 황 부장은 우리 측 대표단의 김충환 통일부 국장에게는 “김충환 선생,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환대했고, 나머지 일원과도 일일이 악수했다고 통일부 관계자가 전했다.  회의장에 들어선 뒤에는 김 본부장이 먼저 “자, 악수 한번 하시고…”라고 말문을 열었고 양측은 재차 악수를 나눈 뒤 서로를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시종 무표정한 얼굴이었으나 황 국장은 간간이 미소를 짓는 등 비교적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기애애했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본격적인 회담에서는 양측 수석대표가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남북 대표단은 실무접촉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오후 2시 20분까지 90분 동안 당국회담의 형식, 대표단 구성, 의제, 시기, 장소 등에 대해 협의했다. 애초 26일 오전 10시 30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현지 통신선로 개설 문제로 2시간 20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지역에서 실무접촉을 진행하다 보니 통신선로 개설 등 현지 기술적 문제로 시작이 지연됐다”며 “2013년 7월 6일 남북 접촉 때도 같은 문제로 시작이 지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 8·25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검토하고 본부의 훈령과 지시를 받은 뒤 3시간가량 지난 오후 5시 45분쯤 회담을 재개해 자정에 다다라서야 합의에 이르렀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남측 대표단이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한 직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8·25합의’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회담(실무접촉)에 임하겠다”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 본부장도 회담장인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하면서 기자들에게 “(지난 8월) 고위당국자접촉에서 합의했던 사항들을 성실하게 이행한다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 새달 11일 개성서 개최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 새달 11일 개성서 개최

    남과 북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당국회담 실무접촉 직후인 27일 새벽 공동보도문을 통해 “남북당국회담을 2015년 12월 11일 개성공단지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면서 “회담 대표단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해 각기 편리한 수의 인원들로 구성한다”고 밝혔다. 회담 의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합의했다. 남북은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 문제는 판문점 연락관 사무소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날 의제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이라고 포괄적으로 정하면서 양측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경원선 복원 사업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개성공단 국제화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 등 남북 간의 주요 현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8·25합의 이후 3개월 만에 이루어진 이번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과거처럼 당국회담의 ‘격’ 문제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이 문제로 양측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도 “그때처럼 격을 놓고 다투지는 않았다”면서 “남북 모두 허심탄회한 논의가 되기를 바라는 만큼, 의제 논의에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우리 측 대표단은 김 본부장을 수석대표로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며 북측 대표단은 황 부장을 수석대표로 김명철, 김철영 등 3명이다. 앞서 북쪽 수석대표인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은 26일 오전 통일각 현관에서 “안녕하십니까.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라며 우리 쪽 수석대표로 나온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을 반겼고 김 본부장은 “반갑습니다”라고 화답하면서 서로 악수를 나눴다. 특히 황 부장은 우리 측 대표단의 김충환 통일부 국장에게는 “김충환 선생,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환대했고, 나머지 일원과도 일일이 악수했다고 통일부 관계자가 전했다.  회의장에 들어선 뒤에는 김 본부장이 먼저 “자, 악수 한번 하시고…”라고 말문을 열었고 양측은 재차 악수를 나눈 뒤 서로를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시종 무표정한 얼굴이었으나 황 국장은 간간이 미소를 짓는 등 비교적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기애애했던 초반 분위기와 달리 본격적인 회담에서는 양측 수석대표가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남북 대표단은 실무접촉 전체회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오후 2시 20분까지 90분 동안 당국회담의 형식, 대표단 구성, 의제, 시기, 장소 등에 대해 협의했다. 애초 26일 오전 10시 30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현지 통신선로 개설 문제로 2시간 20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지역에서 실무접촉을 진행하다 보니 통신선로 개설 등 현지 기술적 문제로 시작이 지연됐다”며 “2013년 7월 6일 남북 접촉 때도 같은 문제로 시작이 지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지난 8·25 고위급 접촉에서 합의한 사항을 충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검토하고 본부의 훈령과 지시를 받은 뒤 3시간가량 지난 오후 5시 45분쯤 회담을 재개해 자정에 다다라서야 합의에 이르렀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남측 대표단이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한 직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8·25합의’의 모멘텀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회담(실무접촉)에 임하겠다”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회담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南 “만나자” 두달 만에 응답한 北… 남북관계 닫힌 門 열리나

    우리 정부가 세 차례에 걸쳐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 접촉을 제의했음에도 두 달 가까이 응답하지 않던 북한이 오는 26일 실무 접촉을 하자고 20일 역제의함에 따라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민 경제 향상을 강조하는 북한이 내년 5월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남북 관계를 포함한 대외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한반도 정세 안정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양측이 당국회담의 의제를 놓고 진통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접촉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제 발전 시급… 국제사회와 소통 필요성 북한은 최근 부쩍 남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대화 의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모양새를 취해 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를 북한의 ‘매력 공세’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타진이 대표적이다. 북한으로서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반 총장의 방북이 부담도 있지만 유엔 수장을 초청할 만큼 국제사회에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선전하기에는 효과적이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직후 제3차 핵실험, 장성택 처형 등으로 전통적인 ‘혈맹’이었던 중국과의 관계까지 악화되며 대외적으로는 고립 상태였다. 그러다 8·25 남북 합의 이후 남북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형성됐고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즈음해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하면서 북·중 관계도 복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미국을 상대로는 평화협정 논의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남북 민간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대외정책 행보는 내년 5월 예정된 제7차 북한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업적 쌓기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 안정의 주도권을 북한이 쥐고 있으며 국제사회와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는 모습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의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인민 생활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핵과 경제 발전 병진 노선이라는 양쪽 모두를 함께 달성할 수 없다는 ‘딜레마’를 인식한 것”이라며 “8·25 합의 이후 미국을 비롯해 대외 관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반 총장의 방북을 추진하는 가운데 반 총장이라는 제3자의 입을 통하지 않고도 남북 관계 개선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라며 “7차 당 대회를 앞둔 가운데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정치적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당국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반 총장의 방북 부담도 덜어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내년 5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자신들이 주도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이번 실무 접촉은 전반적으로 남북 양측이 상대방의 8·25 합의 이행과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실무 접촉에서 당국회담의 시기와 장소, 회담 대표의 급, 의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회담에서 논의될 남북 현안으로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경원선 복원 및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립,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 문제 등이 거론된다. 특히 북한은 실무 접촉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비롯한 ‘최고 존엄(김정은)’에 대한 비방 자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8·25합의 이행 등 관계 개선 방향타 될 듯 하지만 이번 실무 접촉이 당국회담을 거쳐 남북 관계 개선의 흐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측은 북한에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을 요구하고, 북측은 민간의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시킬 것과 내년부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양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문제를 놓고 상대편이 얼마나 적극적이냐를 탐색할 것인 만큼 대표단이 본국으로부터 협상의 전권을 얼마나 위임받아 회담에 임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동북아개발銀, 통일 공감의 첫 결과물로”

    “동북아개발銀, 통일 공감의 첫 결과물로”

    5일 개최된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형곤 통준위 전문위원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활용 방안’과 관련해 토론자들은 북한 비핵화 진전 등을 고려한 단계적 추진 방안과 함께 국제사회의 여론 조성,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아시아개발은행(ADB)을 통해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앞서 지난 1일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측 제안으로 거론된 바 있는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핵 포기 시 북한 내 개발을 지원하고 정상 국가로 나아가게 할 대표적 ‘당근’으로 불려 온 정책이다. 박 대통령도 “동북아개발은행은 AIIB·ADB 등과 겹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기구의 관심이 부족한 동북아 지역에 특화된 개발은행”이라며 “동북아개발은행 구상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미·중·일·러·몽골 등 관련국들에 참여 시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한 논리를 정교하게 개발해 설명하고 이들 국가의 호응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통준위를 중심으로 소요 자금 규모 연구,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 발전 프로젝트를 창의적으로 발굴하고 동북아개발은행이 국제사회로부터의 통일 공감대 확산의 첫 번째 결과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도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실질적 진전을 해 나가면서 북한 개발에 대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에서 출발해 동북아 국가들의 협력을 강조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아이디어는 많았다”고 밝혔다. 통준위는 남북 간 개발협력 확대와 관련, 복합농촌단지 조성·모자보건 사업 추진 필요성과 함께 대북 지원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영·유아와 청소년의 영양 및 건강 증진 등 북한 주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통준위는 통일 지향적 과제 발굴 및 이행 사업으로 ▲경원선 복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등을, 통일 공감대 외연 확장 사업으로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한 국민들과의 소통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 친화적 외교 환경 조성을 통해 주요국에 소규모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종욱 민간부위원장과 홍용표 정부부위원장을 비롯한 76명의 통준위 위원과 외부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커버스토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

    [커버스토리]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대안

    6·25전쟁 당시 뺏고 빼앗기는 고지전이 빈번했고 국군과 적군(북한·중국군)은 무기와 군복, 전투화를 빼앗아 쓴 경우가 많았다. 발굴 현장에서 피아 유품이 뒤섞여 나오는 까닭이다. 온전한 유해가 발굴되는 건 5% 안팎, 인식표·명찰 등 신원 확인을 위한 결정적 단서가 함께 나오는 경우는 1% 남짓이란 게 정설이다. 그럼에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모든 유해의 피아 판정을 하려다 보니 유품 바꿔치기 등 ‘일어나선 안 될’ 일들이 벌어진다는 게 국유단 전·현직 관계자와 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유단의 한 관계자는 23일 “과거에는 담당 과장이 ‘(유품만 가지고는) 모르겠네. 그냥 아군으로 하자’ 이런 식으로 분류가 이뤄지는 일도 적지 않았다”며 “신원이 확인된 유해만 판정을 하고 그 외에는 피아 판정을 안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중국·북한군 유해를 묻은 경기 파주시 적군묘지를 담당했던 국유단 출신 김모씨는 “전문성이 부족한 몇몇 간부가 자의적으로 피아 판단을 내린다는 건 국유단 출신은 모두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유단 감식병으로 복무했던 한 전역자는 “애초 50년 넘게 묻혀 있던 유해를 발굴해 아군·적군 둘 중 하나로 구분하겠다는 발상부터 무리”라면서 “적군 유해가 아군으로 판정되고, 아군인데 적군 판정을 받아 적군 묘지로 가는 경우가 없다고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발굴 현장의 1차 피아 판정이 대부분 최종 판정으로 이어지는 만큼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6월 현재 국유단에는 장교 13명과 부사관 26명, 군무원 32명, 병 128명이 복무 중이다. 순환보직 적용을 받는 장교와 부사관은 물론 대학에서 고고미술사학·고고학 등 관련 전공을 했다고 하지만 현장 경험이 부족한 사병들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인류학)는 “발굴 현장을 이끄는 사람의 능력이 제일 중요한데 미국은 대위가 팀장을 맡아 군인들을 관리하고 인류학자나 고고학자 등이 팀에 합류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육군 상사가 발굴팀장을 맡는다”면서 “국유단 사병들도 고고미술사학·고고학·사학과 출신이라고 해도 대학 2년 다니다가 현장에 투입됐으니 경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장에서 적군, 아군을 판정할 것이 아니라 신원 확인에 중점을 둔 유해 발굴을 해야 된다”며 “현장 팀장으로 고고학 훈련을 받은 전문가를 둬 현장을 통제하게 하고 감식관만큼은 군의 명령계통에서 벗어난 독립적 존재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김종성 국유단 감식과장(예비역 중령)은 “군인들이 법의인류학적 전문성은 없지만 피아 판단은 전사, 발굴 정황, 법의인류학적 감식, 유품 분석 등 종합적인 판단으로 이뤄진다”고 해명했다. 신원이 확인된 아군 유해만 현충원에 안치하고, 피아 구분이 애매한 경우는 굳이 판정을 내릴 것이 아니라 희생자 합동 묘역 등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 교수는 “6·25전쟁은 남북 동포와 같은 아시아 사람인 중국군이 싸운 전쟁이어서 유해만으로 식별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만들겠다던 DMZ평화공원에 희생자 합동 묘역을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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