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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엔비디아 RTX 3000 시리즈 공개에 더 주목받는 삼성 파운드리

    [고든 정의 TECH+] 엔비디아 RTX 3000 시리즈 공개에 더 주목받는 삼성 파운드리

    엔비디아가 튜링 아키텍처 기반의 RTX 2000 시리즈를 공개한 지 2년 만에 암페어(Ampere) 아키텍처 기반의 RTX 3000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RTX 3000 시리즈는 진짜 물체처럼 빛을 반사하는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기술을 강조한 RTX 시리즈의 두 번째 GPU로 전 세대보다 성능을 두 배 정도 끌어올렸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RTX 3000 시리즈 최상위 그래픽 카드인 RTX 3090은 35.7테라플롭스(TFLOPs, 단정밀도 기준) 연산 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전 세대 최상위 그래픽 카드인 RTX 2080 Ti의 13.4테라플롭스의 2.7배에 달합니다. 인공지능 관련 성능 척도인 텐서(Tensor) 연산 능력도 114테라플롭스에서 285테라플롭스로 역시 2.5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이런 성능 향상이 가능한 비결은 연산 유닛인 쿠다(CUDA) 코어 숫자를 두 배가 넘는 1만496개로 늘리고 동작 클럭도 높인데 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트랜지스터 집적도는 186억 개에서 280억 개로 두 배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암페어 아키텍처에서 튜링 아키텍처보다 작고 효율적인 연산 유닛을 적용하고 클럭을 높였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최상위 모델인 RTX 3090의 경우 성능만큼이나 가격도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RTX 2080 Ti의 출시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999달러였으나 RTX 3090은 1499달러로 1.5배 정도 더 비싼 편입니다. 게임 용도로는 사실 선뜻 지불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연산 등 특수 목적에 사용할 때는 오히려 가성비가 우수한 제품으로 극소수의 하이엔드 게이머나 전문 작업용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RTX 3090보다 더 현실적인 게임용 그래픽 카드는 RTX 3080입니다. 699달러의 가격 역시 절대 저렴한 건 아니지만, RTX 3090과 같은 GA102 GPU를 사용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비결은 GPU 일부를 잘라낸 컷 칩을 사용해 가격을 낮췄을 뿐 아니라 그래픽 메모리를 24GB에서 10GB로 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컷 칩을 사용하고 메모리를 줄여도 제조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PU 자체의 가격을 낮추지 못하면 전체 비용을 낮추기 어렵습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삼성의 8N 공정이 해결책으로 등장했습니다. 2년 전 엔비디아는 RTX 2000 시리즈에 TSMC의 12nm (FFN) 공정을 채택했습니다. 당시 10nm 이하의 미세 공정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는 비용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 단가는 미세 공정일수록 급격히 높아집니다. 만약 186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지닌 거대 GPU를 10nm 이하 미세 공정으로 제조했다면 제조 단가가 비싸 많은 이윤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엔비디아는 경쟁사인 AMD가 7nm 공정을 채택할 때도 꿋꿋이 12nm 공정으로 2년을 버틴 것입니다. 물론 그래도 성능으로 밀리지 않고 앞서 나갔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삼성의 8nm(8N) 공정은 10nm 공정의 개량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 파운드리나 TSMC의 최신 7nm 공정에 비해 성능은 낮지만, 제조 비용은 저렴합니다. 엔비디아가 542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고성능 인공지능 가속기인 A100 GPU에는 TSMC의 7nm (7N) 공정을 사용한 반면 RTX 3000 시리즈에는 삼성 8N 공정을 사용한 것은 게임용 그래픽 카드가 A100처럼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도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28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도 현실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타협이 필요합니다. 물론 비용만 낮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1-2년 정도 그래픽 카드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강력한 제품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엔비디아는 고심 끝에 삼성 파운드리가 최적의 조건이란 결론을 내렸을 것입니다. 삼성 파운드리가 적어도 600㎟가 넘는 대형 GPU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닙니다. 이 분야에서 TSMC의 독점 구조가 깨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GA102 칩 이외에도 RTX 3070에 사용된 좀 더 작은 GPU의 위탁 생산도 맡고 있습니다. 앞으로 등장할 RTX 3060/3050 같은 보급형 GPU 역시 삼성 8N 공정을 사용할 가능성이 큰 셈입니다. 역사적으로 엔비디아는 대부분의 물량을 TSMC에 의존해 왔지만, 이번에는 다른 선택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당연히 TSMC에 생산을 의뢰했던 AMD 같은 다른 제조사나 인텔처럼 외부 파운드리를 고민하는 제조사의 선택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게임·그래픽·AI까지…엔비디아를 만든 CEO 젠슨 황

    [고든 정의 TECH+] 게임·그래픽·AI까지…엔비디아를 만든 CEO 젠슨 황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도 거대 IT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습니다. 이미 발표된 2020년 1분기 실적을 보면 대형 IT 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좋아졌습니다. 이런 대형 IT 기업 가운데 미국의 그래픽 프로세서(GPU) 제조 회사인 엔비디아가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9% 상승한 30억 8000만 달러의 매출과 116% 상승한 10억 2800만 달러의 영업 이익을 올렸습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200억 달러로 엑슨모빌 같은 거대 기업을 뛰어넘었습니다. 초기엔 게임용 그래픽 카드 벤처 기업으로 시작해 이제는 GPU 업계 1위 기업일 뿐 아니라 인공지능 하드웨어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까지 오른 엔비디아를 대표하는 인물이 창업자이자 CEO이고 회장인 젠슨 황(黃仁勳·사진)입니다. 스티브 잡스 없이 애플을 말하기 어렵고 빌 게이츠 없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이야기하기 어렵듯이 젠슨 황을 빼고는 엔비디아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젠슨 황은 1963년 대만에서 태어난 후 청소년기에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녔습니다. 이후 LSI Logic 및 AMD에서 일하다 1993년에 30세의 나이로 엔비디아를 세웠습니다. 창립 초기 엔비디아는 은행 잔고가 4만 달러에 불과한 작은 벤처 기업이었지만, 벤처캐피탈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 및 생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 나온 제품들은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리바 TNT(Riva TNT) 시리즈 이후 게임용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으며 2000년에 출시한 지포스 2를 통해 그래픽 카드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젠슨 황의 첫 번째 외도가 시작됩니다. 3D 게임의 그래픽 데이터 처리에 특화된 GPU만으로는 앞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엔비디아는 지포스 256을 개발한 후 전문가용 그래픽 카드 시장에 도전합니다. 엔비디아의 워크스테이션 그래픽 카드인 쿼드로(Quadro)는 사실 게임용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와 동일한 GPU를 사용했지만, 드라이버와 펌웨어를 그래픽 작업에 최적화시킨 제품이었습니다. 하나의 GPU로 두 개의 제품군을 만든 이유는 두 시장의 가격이 크게 달랐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용 그래픽 카드는 비싼 대신 수요가 적었으며 게임용 그래픽 카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신 수요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게임용 그래픽 카드 성능이 높아져 전문 작업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되자 이를 기반으로 고가의 전문가용 그래픽 카드로 판매한 것입니다. 물론 엔비디아는 소비자가 저렴한 지포스를 고가의 쿼드로로 개조하지 못하게 막아놨습니다. 이 판단은 적중해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쿼드로는 전문가용 그래픽 카드 시장에서 표준 장비가 됐습니다. 그런데 젠슨 황의 외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GPU의 병렬 연산 구조가 고성능 컴퓨팅(HPC, High performance computing)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07년 지포스 8800 시리즈를 위한 G80 GPU에 CUDA라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GPU를 그래픽 연산 만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CUDA를 통한 병렬 연산 기능에 특화된 제품군은 테슬라(Tesla)로 명명되었습니다. 테슬라는 초기에는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널리 사용되지 않았으나 불과 몇 년 만에 고성능 컴퓨팅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으로 성장했습니다. 2010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등극한 중국의 텐허 1A(Tianhe-1A)에는 테슬라 M2050 7,168개가 탑재되었으며 현재 가장 빠른 컴퓨터인 미국의 서밋(Summit) 역시 엔비디아의 테슬라 V100 GPU 27,648개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이밍 GPU를 기반으로 값비싼 슈퍼컴퓨터 및 데이터 센터용 GPU를 개발해 판매한 덕분에 엔비디아의 매출과 영업 이익은 매년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지금처럼 기업가치가 급격히 증가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 덕분입니다. 인공지능 연산에서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GPU가 CPU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GPU는 인공지능 하드웨어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하지만 젠슨 황은 단순히 기존의 GPU를 인공지능 하드웨어로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GPU에 인공지능 관련 연산 유닛과 기능을 대폭 추가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볼타와 튜링 아키텍처 기반 GPU들은 예상대로 인공지능 가속기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에는 인공지능 연산 기능을 대폭 강화한 A100 GPU를 들고 나와 엔비디아가 앞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 센터 시장에 집중할 것임을 보여줬습니다. 최근 70억 달러의 거금을 들여 고성능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인 멜라녹스 테크놀로지스 (Mellanox Technologies)를 인수한 것 역시 앞으로는 게임 시장보다 데이터 센터 및 AI 시장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물론 엔비디아가 게이밍 GPU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도 독보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게임을 위해 지불하는 돈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게이밍 GPU 시장이 앞으로 빠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위해 GPU를 도입하는 기업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값비싼 GPU에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봐도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를 주도한 것은 전년 동기에 비해 80%나 매출이 증가한 데이터센터 부분이었습니다. 멀지 않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게임 부분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GTC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은 게임이나 그래픽 대신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에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고 새로 뛰어든 분야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엔비디아는 벌써 몇 차례 그렇게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 출신이면서도 사업 감각을 지닌 기업인인 젠슨 황의 성공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레이 트레이싱과 딥러닝에 미래를 건 엔비디아

    [고든 정의 TECH+] 레이 트레이싱과 딥러닝에 미래를 건 엔비디아

    그래픽 처리 장치 전문 업체인 엔비디아가 새로운 RTX 2000 시리즈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출시했습니다. 오랜 세월 사용한 GTX라는 명칭을 버리고 RTX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등장한 RTX 2080 Ti, RTX 2080, RTX 2070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다소 논란도 있지만, 엔비디아는 ‘그래픽을 다시 발명했다(Graphic reinvented)’고 언급하면서 대단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RTX 시리즈에서 처음 도입한 튜링(Turing) 아키텍처는 엔비디아에도 상당한 도전입니다. 튜링은 그래픽에서는 물론 인공지능에서도 2위가 따라오기 힘든 엔비디아식 초격차 전략을 위한 포석이지만 여러 가지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시도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가 튜링에서 도입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핵심 무기는 바로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을 위한 RT 코어와 딥러닝을 위한 텐서 코어(Tensor Core)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짜를 더 진짜처럼 3D 그래픽 카드는 2차원 평면인 모니터에 가상의 3차원 물체를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초창기 3D 그래픽 게임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어설프게 색칠한 상자들이 움직이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더 현실적인 가짜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 덕분에 게임에 등장하는 사람과 물건들은 점점 실제와 비슷해졌습니다. 엔지니어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폴리곤과 텍스처를 처리할 수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를 개발했고 이제는 제법 사실적인 사물을 모니터를 통해 보여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는 게임 속 3D 그래픽이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빛의 효과가 실제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햇빛 같은 광원이 다시 물체에 반사되어 나오는 빛의 미묘한 광원효과는 워낙 복잡해서 슈퍼컴퓨터의 힘으로도 실시간으로 계산해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그래도 엔지니어들은 가능한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기법입니다. 레이 트레이싱은 광원과 빛의 반사를 실제와 가깝게 표현하는 기술로 이미 영화나 동영상 제작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게임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몇 시간 렌더링한 결과를 1분 동안 보여줘도 문제없지만, 게임에서는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레이 트레이싱을 고속으로 처리할 별도의 연산 장치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엔비디아가 튜링에 탑재한 RT 코어가 그것으로 과거 소프트웨어적으로 레이 트레이싱을 처리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레이 트레이싱 연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엔비디아는 스타워즈 기술 데모를 시연하면서 과거 4개의 GPU로 처리하던 레이 트레이싱을 튜링 GPU 한 개로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그래도 우리의 눈을 완전히 속일 수는 없지만, 더 진짜 같은 가짜를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텐서 코어 튜링에서 다른 큰 변화는 인공지능 연산 장치인 텐서 코어가 같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텐서 코어의 연산 능력은 114TFLOPS (16FP)로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프로세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 GPU는 인공지능 분야에 쓰임새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지만, 새로 추가된 텐서 코어가 본래 목적인 게임에는 무용지물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엔비디아는 텐서 코어에 새로운 일감을 줬는데, 바로 이미지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딥러닝 기법으로 저해상도 사진이나 영상으로 바꾸는 연구가 진행 중인데, 튜링은 아예 실시간으로 3D 그래픽 영상 품질을 높입니다. 게임 속 3D 그래픽은 흔히 계단 현상이라고 부르는 앨리어싱(Aliasing)을 제거하지 않으면 모서리 부분이 매우 지저분하거나 거칠게 보입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대표적인 방법이 TAA(Temporal Anti-Aliasing)입니다. 어떤 방법이든지, 기존의 그래픽 연산 유닛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티 앨리어싱을 많이 할수록 성능이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딥러닝을 위한 텐서 코어를 갖춘 튜링에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딥 러닝 슈퍼 샘플링(Deep Learning Super-Sampling·DLSS)은 그래픽 연산이 아닌 인공지능을 이용해 이미지 품질을 높이기 때문에 3D 연산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텐서 코어를 이용해서 3D 처리 능력을 높인 것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물론 딥러닝 기법으로 이미지 해상도를 높일 경우 기존의 방식과 결과물이 다소 달라 이질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딥러닝 기반이기 때문에 앞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학습을 많이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그래픽과 인공지능 왕좌 노리는 엔비디아 하지만 신기술에도 대가는 따르게 마련입니다. 이미 그래픽 연산과 병렬 연산을 위해 수천 개의 CUDA 코어를 집어넣은 상태에서 다시 텐서 코어와 RT 코어를 추가하면서 튜링 GPU는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RTX 2080 Ti는 754㎟ 다이 (die) 면적에 186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으며 RTX 2080/2070 역시 538㎟ 면적에 136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전 세대 대비 크기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에서의 성능 향상 폭은 30-40% 수준으로 트랜지스터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새로운 유닛을 대거 집어넣었기 때문이죠. 이미 업계 1위인 엔비디아가 이런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신기술을 집어넣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경쟁자들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앞서가려는 것이죠.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지원하는 게이밍 GPU는 현재 엔비디아만 출시했고 앞으로 당분간 엔비디아 이외의 회사는 없을 것입니다. 텐서 코어를 지닌 GPU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엔비디아의 전략이 통하려면 게임 제작사들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제작사들이 적극적으로 레이 트레이싱과 DLSS를 적용해야 빛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 게임에서 지원을 공언했지만, 얼마나 보편적으로 이용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만약 최신 게임에서 널리 사용하는 기술이 된다면 엔비디아의 입지는 한층 더 강화되고 차세대 그래픽과 인공지능에서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렇게 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IT 기업의 모습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고든 정의 TECH+] 슈퍼컴퓨터 왕좌 되찾은 미국…앞으로의 과제는?

    [고든 정의 TECH+] 슈퍼컴퓨터 왕좌 되찾은 미국…앞으로의 과제는?

    미국이 다시 슈퍼컴퓨터 세계 1위의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ORNL)에 설치되어 가동에 들어간 서밋(Summit)은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만든 슈퍼컴퓨터로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인 IBM과 엔비디아의 합작품입니다. 연산 속도는 200페타플롭스(PFLOPS)로 과거 1위인 중국의 선웨이 타이후라이트(Sunway TaihuLight)의 93페타플롭스의 2배에 달하며 2012년 도입했던 타이탄의 27페타플롭스와 비교해도 8배 가까이 빠릅니다. 이런 강력한 연산 능력을 위해서 서밋은 두 가지 프로세서를 사용합니다. CPU는 IBM의 최신 서버용 CPU인 Power9을 사용하는데, 22코어 버전으로 각 코어당 4-8개의 스레드를 지원해서 한 개의 CPU만으로도 여러 개의 CPU를 사용한 서버만큼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서밋에 사용된 IBM AC922 서버에는 Power9 CPU 두 개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200페타플롭스의 성능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개발한 볼타 V100 기반의 테슬라 GPU 6개가 추가로 사용됩니다. 200억 개가 넘는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볼타 GPU는 병렬연산을 위한 5,376의 CUDA 코어와 인공지능 연산을 위한 672개의 텐서 코어를 지녀 범용 연산은 물론 머신러닝 관련 연산을 훨씬 빠르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서밋은 이런 IBM AC922 서버 4,608개가 설치되어 200페타플롭스의 성능을 낼 수 있습니다. 서밋의 장점은 일반 연산 능력이 빠르다는 외에도 인공지능 연산에 매우 강하다는 점입니다. 머신러닝 연산에 특화된 V100 GPU를 2만 7000개 이상 사용하고 있어 현시점에서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컴퓨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GPU 하나가 120TFLOPS의 텐서 플로 연산을 할 수 있어 수백 개 CPU가 하는 머신 러닝 연산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을 연상시키는 성능이지만, 영화처럼 인류를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서밋은 가치 판단은 할 수 없는 데다 핵무기와 인공지능 무기를 통제하는 용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밋은 인류와 전쟁을 벌이는 대신 인간을 위해서 일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슈퍼컴퓨터의 용도 가운데 하나는 핵폭발 시뮬레이션이지만,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 측은 서밋이 암 발생을 예측하거나 지구 온난화의 추세를 예측하는 등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용도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부분은 중국의 대응입니다. 선웨이 타이후라이트가 세계 1위 슈퍼컴퓨터로 등극한지도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일반적인 프로세서 개발 주기를 고려할 때 선웨이 타이후라이트에 사용된 SW26010의 후속 프로세서가 이미 개발이 끝나가는 중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서밋이 얼마나 왕좌를 지킬지 역시 관심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서밋은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되어 있어 한동안 이 부분에서는 가장 강력한 컴퓨터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미국은 서밋에서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개발해 계속해서 이 분야에서 우위를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계획은 2021년까지 서밋보다 적어도 5배 빠른 엑사스케일 컴퓨터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관련 업체에 연구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IBM과 엔비디아뿐 아니라 미국 내 주요 IT 기업들이 차세대 고성능 프로세서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과거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의 인공지능 연산 능력을 수천 배 뛰어넘는 고성능 인공지능 컴퓨터의 등장은 시간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인류에게 축복이 될지는 우리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강력한 슈퍼컴퓨터와 인공 지능 컴퓨터 개발 이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남은 시간 3년…SLBM 막을 창과 방패는?②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남은 시간 3년…SLBM 막을 창과 방패는?②

    북한의 SLBM 시험 발사 성공 이후 정치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상대의 SLBM 탑재 전략원자력잠수함을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으로 감시·추적했던 미국과 소련의 사례를 생각해볼 때 북한 전략 잠수함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도입하자는 것은 적절한 발상이다. 원자력 잠수함이 있으면 북한의 신포나 마양도 기지 앞에서 ‘잠복근무’하고 있다가 북한 전략 잠수함이 출항하면 조용히 추적해서 SLBM 발사 징후가 발견되는 즉시 어뢰 공격으로 잠수함을 격침시켜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자력 잠수함의 도입에 너무도 긴 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북한의 SLBM 위협은 코 앞에 다가왔다는 것이다. 모든 무기체계의 도입에는 절차가 있다. 군에서 소요를 제기하면 타당성 검토를 거쳐 설계와 제작, 시험평가 등을 거쳐야 하는데, 막대한 예산과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원자력 잠수함은 이러한 절차를 거쳐 등장하는데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린다. 지금 당장 군에서 원자력 잠수함 소요 제기를 하더라도 적어도 10년 동안은 원자력 잠수함을 손에 넣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직접 개발하는 것이 시간적으로 부담된다면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원자력 잠수함을 해외에서 구매하거나 빌려오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미국의 양해를 구할 수 있다면 영국과 프랑스에서 신품 잠수함을 구매하거나 미국의 퇴역 잠수함을 중고로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SLBM 무서운 이유…사드도 의미 없다① 영국제 신형 원자력 잠수함인 아스튜트(Astute)급은 수중배수량 약 7800톤에 척당 12억 파운드(약 1조 7600억 원), 프랑스제 신형 원자력 잠수함인 바라쿠다(Barracuda)급은 수중배수량 약 5300톤에 척당 13억 유로(약 1조 6300억 원) 정도로 재래식 잠수함에 비해 대단히 비싸다. 이들 잠수함은 이미 개발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지금 주문하면 수 년 이내로 전력화가 가능하지만, 최소 작전단위인 3척을 도입하려면 적어도 5~6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과 더불어 미국과 IAEA, 해당국 정부와의 외교적 합의가 필요하다. 인도의 사례처럼 원자력 잠수함을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인도의 경우 러시아의 수중배수량 1만 2770톤급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인 아쿨라(Akula-II)급 2척을 임대했다. 임대료는 7~10억 달러 수준으로 1조원 안팎이다. 이 방안은 원자력 잠수함을 가장 빠르게 전력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몇 가지 부담도 있다. 우선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이라는 전략무기를 임대해 줄 국가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도처럼 러시아와 전략적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임대하는 것은 어렵고, 미국도 예산 부족으로 인해 잠수함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의 반발이 예상되는 원자력 잠수함 한국 임대 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렵다. 이러한 여건을 극복하고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예산 부담도 크다. 30년 정도 운용할 수 있는 1척의 원자력 잠수함을 도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5~2조원 정도이지만, 원자력 잠수함의 10년 임대비용은 1조원을 훌쩍 넘는다. 1척의 잠수함을 상시 작전 대기 태세에 두기 위해서는 적어도 3척의 잠수함이 필요하므로 향후 10년간 3조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해지는데, 이만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합의 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원자력을 이용한 무기를 갖게 될 경우 발생하게 될 국내 정치적 혼란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볼 때 향후 10년 안에 우리 해군이 원자력 잠수함을 갖게 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 보인다. 이처럼 원자력 잠수함이라는 ‘창’을 당장 손에 넣기 어렵다면 ‘방패’라도 훌륭한 것을 갖추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대단히 훌륭한 방패가 이미 개발되어 운용 중이다. 바로 이지스 BMD(Aegis Ballistic Missile Defense)가 그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이지스 BMD는 199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2000년대 초반부터 운용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며 미국의 MD 체계 가운데 가장 ‘잘 나가는’ 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이지스 BMD 체계가 강력한 이유는 미국이 보유한 거의 모든 정보 자산과 요격 자산이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적국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가장 먼저 우주의 STSS(Space Tracking and Surveillance System) 위성이 탄도 미사일의 발사 화염부터 모든 비행단계를 실시간으로 감시·추적해 이 미사일이 진짜 탄두가 있는지, 어떤 비행 코스로 어디를 향해 날아가는지를 계산해 C2BMC(Command 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and Communications)를 통해 경보를 전파한다. STSS 위성이 잡아낸 탄도 미사일 정보는 C2BMC를 통해 인접한 모든 감시 자산, 예를 들어 사드 레이더나 해상 배치 X밴드 레이더, 조기경보기, 이지스함 등에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지스함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정거리 700km, 요격고도 500km, 마하 10 이상의 속도 성능을 가진 SM-3 Block IA 미사일을 발사해 탄도 미사일 요격에 나선다. 현재까지 이 미사일의 요격 성공률은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미국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2018년에 사정거리 2500km, 요격고도 1500km, 마하 15 이상의 속도 성능을 가진 신형 SM-3 Block IIA 미사일을 등장시킬 예정이다. 이처럼 이지스 BMD는 다양한 탐지 자산과 연동되고,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지상 배치 요격 미사일들과 같은 사각이 없다.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어느 바다에 숨어 언제 어디로 SLBM을 쏘더라도 탐지와 추적, 요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이지스 구축함에는 BMD 능력이 없다. 여기에 BMD 능력을 부여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척당 약 4000억 원 수준이며, 일본의 사례를 참고했을 때 계약부터 전력화까지는 약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지금 결심해서 예산을 마련, 올해 안에 계약을 체결하고 개량 공사에 들어간다면 북한이 SLBM과 전략 잠수함을 실전에 배치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이지스 BMD를 확보할 수 있다. 북한 SLBM이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지금, 원자력 잠수함이라는 ‘창’을 당장에 가질 수 없다면 SLBM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이지스 BMD라는 ‘방패’부터 서둘러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유령처럼 다가와 날쌔게 요격…첨단 ‘스텔스 보트’ 개발

    유령처럼 다가와 날쌔게 요격…첨단 ‘스텔스 보트’ 개발

    지금은 퇴역한 최초의 스텔스 공격기 F-117 나이트호크 특유의 각진 모습을 연상시키는 검고 매끈한 외관의 첨단 공격보트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10일(현지시간) 특수 선박 개발로 유명한 아일랜드 기업 ‘세이프헤이븐 마린’(Safehaven Marine)에서 개발한 바라쿠다(Barracuda)를 소개했다. 12m 길이 바라쿠다의 탑승 인원은 6~10명. 방탄 선실을 통해 승무원을 보호하며 이물 쪽에 장착된 기관총은 적을 제압하는데 사용된다. 세이프헤이븐 마린은 “바라쿠다는 요격 및 수색정찰에 최적화된 군·경용 선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먼저 스텔스 폭격기의 디자인 원리를 차용해 만든 직선과 평면으로 이루어진 외관이 특징이며 이로 인해 실제로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다. 덕분에 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수색을 실시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장치, 소나 탐지기, 열화상 및 적외선 카메라 등 첨단 장비들 또한 수색에 도움을 준다. 갑판에는 헬기 운송을 위한 인양 고리(lifting point)들이 달려있기 때문에 공중에서 투하해 적의 배후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일도 가능하다. 바라쿠다의 또 다른 주요한 특징은 민첩한 기동능력이다. 이 선박은 탄소섬유로 이루어진 날렵한 디자인과 600마력 디젤 엔진의 추력을 통해 최대 40노트(시속 74㎞) 속력을 낼 수 있다. 따라서 고속 추격전과 요격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다. 코왈스키는 “바라쿠다는 항만시설 및 해상시설에 대한 순찰, 감시, 보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해적 등 해상 불법세력에 대한 추격 및 체포에 용이하며 비밀작전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전 세계 해군 및 해양경찰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세이프헤이븐 마린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SLBM’ 20년 허송세월한 軍...아직도 ‘킬 체인’ 타령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SLBM’ 20년 허송세월한 軍...아직도 ‘킬 체인’ 타령

    대한민국이 창군 이래 최초로 여성 이름을 잠수함 함명으로 명명하면서 신형 잠수함 진수를 자축하고 있던 지난 주말,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쏘아 올리며 우리 당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SLBM 수중 발사 시험 성공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발사된 SLBM이 더미(모의탄)이었으며, 사출 실험 정도가 겨우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발사된 미사일 사진이 포토샵을 이용해 합성한 사진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LBM 발사 테스트 성공 자체는 사실로 간주하면서 실전배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이 SLBM을 실전에 배치했을 때 한반도에 몰아칠 후폭풍이다. -軍, 지난 20년간 각종 징후에도 평가절하 북한 명칭 북극성, 한·미 군 당국 식별 기호 KN-11로 명명된 북한의 SLBM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관측되어 왔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1994년께 SLBM을 탑재해 운용하는 골프 II(Projetc 629A) 잠수함을 고철로 입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이 이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03년 9월에는 평양 인근 미림공항에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되어 있는 무수단 미사일이 미국 정찰위성에 발견되었는데, 이 미사일의 형상은 북한이 1994년 입수한 골프 II급에 탑재되는 R-27(NATO Code SS-N-6)과 판박이였다. 북한이 SLBM을 베낀 신형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에 앞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이들 두 무기체계를 결합해 운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되었어야 했지만, 잠수함과 미사일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20년 넘게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입수한 잠수함은 15~20m 수심을 약 5노트 가량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이었다. 즉, 동해나 남해, 서해 어느 곳이든 은밀히 이동해서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이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북한 영토를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모든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이 북쪽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쪽이나 남쪽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른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이 미사일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 차원에서 자국의 안보에 이처럼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수함과 SLBM 개발을 정밀 추적하면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 무기들의 개발을 저지하고, 그럴 수 없다면 파괴해야 한다. SLBM 탑재 잠수함은 완성된 이후에 물속에 들어가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라면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에 했던 것처럼 테러나 공습으로 개발 시설을 파괴했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도 추진되지 않았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조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국방부가 가장 내놓은 전략은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Missile Defense)’였다. 북한의 미사일 위치는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전 약 40분 동안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먼저 탐지해서 선제공격하겠다는 것이 킬 체인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미사일 위기에서 증명된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한 상태에서 기동이 가능하며, 지하 사일로에서 발사할 경우 사일로 덮개가 열리기 전까지 발사 징후 사전 탐지가 불가능하다. 즉, 애초부터 킬 체인은 전제 자체가 심각한 오류였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 조원이 소요되는 킬 체인 구상을 밀어 붙였다. 패트리엇 PAC-3 미사일로만 구축되어 공군기지만 보호할 수 있는 KAMD는 사정거리와 요격 고도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수 조원을 쏟아 부어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Korea Air-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 방어(Korea Air base Missile Defense)밖에 될 수 없다. 문제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막을 수도 없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15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배정해 놓느라 가장 심각한 위협인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SLBM과 이를 운용할 잠수함이 등장했고, 킬 체인과 KAMD가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이제라도 그 15조 원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으로 돌려져야 한다. -어떤 대안이 있나? 국방부는 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2~3년 이내에 전력화될 것이며, 여기에 탑재되는 KN-11 SLBM은 4~5년 이내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력화 징후가 보였던 지난 20여 년간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몇 년간이라도 현실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카드는 선제적 대응과 수세적 대응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선제적 대응이란 북한의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고, 수세적 대응이란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이를 요격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 기술 수준에서 이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뿐이다. 흔히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한다. 동해와 서해, 남해의 수중 환경의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그 제각각의 성격들은 공교롭게도 잠수함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수중에서는 전파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잠수함을 찾는데 음파를 이용한다. 문제는 바닷물의 매질(Medium)이다. 바닷물은 수심과 온도, 육지로부터의 거리, 일조량, 해류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 때문에 같은 해역이라고 해도 온도와 염도 등이 일정치 않다. 매질이 비슷한 물이 뭉쳐있는 가상의 물 덩어리를 수괴(水塊)라고 하는데, 군함이나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적 잠수함과 같은 수괴 안에 위치해 있거나, 적 잠수함이 있는 수괴 가까이 탐지 장비를 투하해야 한다.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잠수함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상대의 SLBM 탑재 전략원자력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을 대량으로 운용했다. 평시에 적의 해군기지 앞에 은밀히 매복하고 있다가 적의 전략원잠이 출항하면 꽁무니에 따라 붙어 추적하는 것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들의 임무였다. 이들 잠수함들은 적 전략원잠을 추적하다가 적 전략원잠이 미사일 발사 심도로 이동하거나 발사 조짐을 보이면 즉각 어뢰 공격으로 적 전략원잠을 격침시키는 임무도 맡았다.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등 절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중 잠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리 군이 보유한 잠수함들은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잠수함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로 예정된 장보고-3급 신형 잠수함의 전력화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기고, 확정된 3척 이외에 추가 6척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신형 공격원잠 바라쿠다(Barracuda)급의 건조 사례를 보면 성능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3,000톤급 잠수함보다 그리 높지 않은 비용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우라늄 농축을 가로 막고 있던 가장 큰 걸림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바라쿠다급과 유사한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삼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는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무력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동해와 서해 북한 영해에서 기습적인 순항 미사일 공격을 통해 적의 수뇌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더불어 잠수함을 탐지/공격할 수 있는 항공전력 확충도 필요하다. 전투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해군 실정에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북한 영해 인근의 공해상까지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상 전투함은 수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공해까지 나간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필요하다. -'무용지물' 15조원 킬 체인·KAMD 구축 대신... 항공기는 수중에 있는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소노부이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데, 소노부이를 다수 운용할 수 있는 해상작전헬기나 고정익 해상초계기는 수상함보다 월등히 넓은 범위를 초계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한 잠수함 탐색/격멸 작전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우선 지상의 기지에서 발진해 북한 영해 인근 공해상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데, 탐지 장비나 어뢰, 음파탐지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비행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멀수록 작전에 제약을 받는다. 또한 북한 영공 인근까지 항공기가 접근하면 북한이 전투기를 보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을 북상시켜 북한 인근 공해상에서 고정익 해상초계기를 띄우거나 다수의 해상작전헬기를 발진시키면 구축함이나 호위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면적을 감시할 수 있으며, 접근해오는 북한 전투기나 전투함들은 전투기를 띄워 대응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함재기에 의한 조기 탐지/파괴가 실패해 북한이 SLBM을 발사했다면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로 요격하면 된다. 모든 탄도 미사일은 발사되어 최대 탄도고를 찍기 전까지인 상승 단계에서의 속도가 가장 느리기 때문에 탐지 직후 요격해 버리면 그만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자력 잠수함 1척은 1~1.5조원, 항공모함과 여기에 실을 각종 항공기 구입에는 5~6조원,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킬 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해 책정하고 있는 15조 원의 비용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7기동전단 전력과 합쳐 항공모함 전단 2개는 만들 수 있다. 핵탄두 탑재 SLBM과 이를 탑재한 잠수함은 과거 냉전 시절부터 미국과 소련 양국의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iton)를 구현하는 최상위 협상 카드였다. 불량국가인 북한이 이를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북한은 SLBM을 만들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이 SLBM에 핵탄두가 실려 실전에 배치되기까지 남은 몇 년의 시간마저 정쟁(政爭)과 각 군 밥그릇 싸움으로 허비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물속 ‘北핵미사일’을 지상서도 무능한 ‘킬 체인’으로 제압?

    물속 ‘北핵미사일’을 지상서도 무능한 ‘킬 체인’으로 제압?

    대한민국이 창군 이래 최초로 여성 이름을 잠수함 함명으로 명명하면서 신형 잠수함 진수를 자축하고 있던 지난 주말,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쏘아 올리며 우리 당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SLBM 수중 발사 시험 성공의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발사된 SLBM이 더미(모의탄)이었으며, 사출 실험 정도가 겨우 성공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발사된 미사일 사진이 포토샵을 이용해 합성한 사진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LBM 발사 테스트 성공 자체는 사실로 간주하면서 실전배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실제로 이 SLBM을 실전에 배치했을 때 한반도에 몰아칠 후폭풍이다. -軍, 지난 20년간 각종 징후에도 평가절하 북한 명칭 북극성, 한·미 군 당국 식별 기호 KN-11로 명명된 북한의 SLBM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관측되어 왔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1994년께 SLBM을 탑재해 운용하는 골프 II(Projetc 629A) 잠수함을 고철로 입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북한이 이 잠수함을 해체, 역설계하여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사실도 알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03년 9월에는 평양 인근 미림공항에서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되어 있는 무수단 미사일이 미국 정찰위성에 발견되었는데, 이 미사일의 형상은 북한이 1994년 입수한 골프 II급에 탑재되는 R-27(NATO Code SS-N-6)과 판박이였다. 북한이 SLBM을 베낀 신형 미사일을 개발했고, 이에 앞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식적으로 이들 두 무기체계를 결합해 운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되었어야 했지만, 잠수함과 미사일이 북한에 넘어간 사실을 인지하고도 20년 넘게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북한이 입수한 잠수함은 15~20m 수심을 약 5노트 가량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이었다. 즉, 동해나 남해, 서해 어느 곳이든 은밀히 이동해서 물속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이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북한 영토를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모든 방공 레이더와 미사일이 북쪽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쪽이나 남쪽에서 핵미사일이 날아오른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이 미사일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주권국가라면 예방적 자위권(Anticipatory self-defense) 차원에서 자국의 안보에 이처럼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수함과 SLBM 개발을 정밀 추적하면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 무기들의 개발을 저지하고, 그럴 수 없다면 파괴해야 한다. SLBM 탑재 잠수함은 완성된 이후에 물속에 들어가면 사실상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라면 이라크나 이란, 시리아에 했던 것처럼 테러나 공습으로 개발 시설을 파괴했겠지만, 지난 10여 년간 이러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SLBM 탑재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도 추진되지 않았다. 다만 이해할 수 없는 조치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면서 국방부가 가장 내놓은 전략은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Missile Defense)’였다. 북한의 미사일 위치는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 미사일은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사 전 약 40분 동안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동안 먼저 탐지해서 선제공격하겠다는 것이 킬 체인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미사일 위기에서 증명된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충전한 상태에서 기동이 가능하며, 지하 사일로에서 발사할 경우 사일로 덮개가 열리기 전까지 발사 징후 사전 탐지가 불가능하다. 즉, 애초부터 킬 체인은 전제 자체가 심각한 오류였지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은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 조원이 소요되는 킬 체인 구상을 밀어 붙였다. 패트리엇 PAC-3 미사일로만 구축되어 공군기지만 보호할 수 있는 KAMD는 사정거리와 요격 고도가 대단히 짧기 때문에 수 조원을 쏟아 부어도 한국형 미사일 방어(Korea Air-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미사일 방어(Korea Air base Missile Defense)밖에 될 수 없다. 문제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막을 수도 없는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 구축을 위해 15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배정해 놓느라 가장 심각한 위협인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마련에 쓸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SLBM과 이를 운용할 잠수함이 등장했고, 킬 체인과 KAMD가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으니, 이제라도 그 15조 원은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예산으로 돌려져야 한다. -어떤 대안이 있나? 국방부는 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2~3년 이내에 전력화될 것이며, 여기에 탑재되는 KN-11 SLBM은 4~5년 이내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전력화 징후가 보였던 지난 20여 년간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몇 년간이라도 현실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카드는 선제적 대응과 수세적 대응 두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선제적 대응이란 북한의 잠수함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파괴하는 것이고, 수세적 대응이란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이를 요격하는 것을 말한다. 현존 기술 수준에서 이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이지스 구축함으로 구성된 기동함대뿐이다. 흔히들 한반도 주변 해역은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한다. 동해와 서해, 남해의 수중 환경의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그 제각각의 성격들은 공교롭게도 잠수함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수중에서는 전파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잠수함을 찾는데 음파를 이용한다. 문제는 바닷물의 매질(Medium)이다. 바닷물은 수심과 온도, 육지로부터의 거리, 일조량, 해류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 때문에 같은 해역이라고 해도 온도와 염도 등이 일정치 않다. 매질이 비슷한 물이 뭉쳐있는 가상의 물 덩어리를 수괴(水塊)라고 하는데, 군함이나 잠수함이 적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적 잠수함과 같은 수괴 안에 위치해 있거나, 적 잠수함이 있는 수괴 가까이 탐지 장비를 투하해야 한다.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가장 효과적으로 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은 잠수함이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상대의 SLBM 탑재 전략원자력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을 대량으로 운용했다. 평시에 적의 해군기지 앞에 은밀히 매복하고 있다가 적의 전략원잠이 출항하면 꽁무니에 따라 붙어 추적하는 것이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들의 임무였다. 이들 잠수함들은 적 전략원잠을 추적하다가 적 전략원잠이 미사일 발사 심도로 이동하거나 발사 조짐을 보이면 즉각 어뢰 공격으로 적 전략원잠을 격침시키는 임무도 맡았다. -원자력 잠수함· 항공모함 등 절실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중 잠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우리 군이 보유한 잠수함들은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잠수함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 로버트 김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선택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로 예정된 장보고-3급 신형 잠수함의 전력화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기고, 확정된 3척 이외에 추가 6척을 원자력 추진 방식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신형 공격원잠 바라쿠다(Barracuda)급의 건조 사례를 보면 성능에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3,000톤급 잠수함보다 그리 높지 않은 비용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우라늄 농축을 가로 막고 있던 가장 큰 걸림돌이 없어졌기 때문에,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바라쿠다급과 유사한 수준의 저농축 우라늄을 연료로 삼는 원자력 잠수함 건조도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 해군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는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무력화를 의미하는 동시에, 동해와 서해 북한 영해에서 기습적인 순항 미사일 공격을 통해 적의 수뇌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억제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전쟁 억지력이 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더불어 잠수함을 탐지/공격할 수 있는 항공전력 확충도 필요하다. 전투함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해군 실정에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북한 영해 인근의 공해상까지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상 전투함은 수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공해까지 나간 북한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는 항공기가 필요하다. -킬 체인·KAMD에15조원 항공기는 수중에 있는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소노부이를 이용해 잠수함을 찾는데, 소노부이를 다수 운용할 수 있는 해상작전헬기나 고정익 해상초계기는 수상함보다 월등히 넓은 범위를 초계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이용한 잠수함 탐색/격멸 작전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다. 우선 지상의 기지에서 발진해 북한 영해 인근 공해상까지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데, 탐지 장비나 어뢰, 음파탐지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무게는 비행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멀수록 작전에 제약을 받는다. 또한 북한 영공 인근까지 항공기가 접근하면 북한이 전투기를 보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딱 한 가지 있다. 바로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을 북상시켜 북한 인근 공해상에서 고정익 해상초계기를 띄우거나 다수의 해상작전헬기를 발진시키면 구축함이나 호위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은 면적을 감시할 수 있으며, 접근해오는 북한 전투기나 전투함들은 전투기를 띄워 대응할 수 있다. 원자력 잠수함과 항공모함 함재기에 의한 조기 탐지/파괴가 실패해 북한이 SLBM을 발사했다면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로 요격하면 된다. 모든 탄도 미사일은 발사되어 최대 탄도고를 찍기 전까지인 상승 단계에서의 속도가 가장 느리기 때문에 탐지 직후 요격해 버리면 그만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원자력 잠수함 1척은 1~1.5조원, 항공모함과 여기에 실을 각종 항공기 구입에는 5~6조원, 이지스 구축함이 SM-3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척당 3,000억 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킬 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해 책정하고 있는 15조 원의 비용이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7기동전단 전력과 합쳐 항공모함 전단 2개는 만들 수 있다. 핵탄두 탑재 SLBM과 이를 탑재한 잠수함은 과거 냉전 시절부터 미국과 소련 양국의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iton)를 구현하는 최상위 협상 카드였다. 불량국가인 북한이 이를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비대칭 전력 하나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로 내몰리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난 20여 년간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북한은 SLBM을 만들어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이 SLBM에 핵탄두가 실려 실전에 배치되기까지 남은 몇 년의 시간마저 정쟁(政爭)과 각 군 밥그릇 싸움으로 허비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낚시에 걸린 대어 낚아채 뜯어먹는 거대 바라쿠다 ‘살벌’

    낚시에 걸린 대어 낚아채 뜯어먹는 거대 바라쿠다 ‘살벌’

    낚싯줄에 걸린 대어를 낚아채 잡아먹는 거대 바라쿠다(barracuda)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바라쿠다는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 등에 서식하며 멸치, 숭어, 하스돔 같은 작은 어류를 잡아먹는 약 1.2 ~1.8m 크기에 달하는 꼬치고기류다. 영상에는 최근 아프리카 인도양 서부 마다가스카르 북동쪽의 섬나라 셰이셀의 알퐁스 섬 인근 해역에서 낚시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보트 위 2명의 남성은 낚싯줄에 걸린 대어 무명갈전갱이(giant trevally: 농어목 전갱이과 바닷물고기)와 씨름 중이다. 낚싯대를 잡은 남성이 힘겹게 줄을 당겨 보트 주위로 무명갈전갱이를 이끈다. 나머지 남성이 뜰채를 들어 물고기를 뜨려는 순간, 거대한 바라쿠다가 나타다 무명갈전갱이를 낚아챈다. 갑작스러운 바라쿠다의 습격에 남성도 놀라는 눈치다. 잠시 뒤, 가까스로 건져올린 75cm의 무명갈전갱이를 남성이 카메라 앞에 들어 보인다. 하지만 물고기의 몸통 절반이 바라쿠다에게 뜯어먹힌 모습이다. 한편 바라쿠다는 대담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의 물고기로, 큰 바라쿠다는 사람을 공격하는 위험한 어류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AOS GmbH - Fly Fishing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잠수함 ‘장보고 III’, 유령이 될 수 있을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잠수함 ‘장보고 III’, 유령이 될 수 있을까?

    『유령이 침몰하는 것은 저 어뢰 때문이 아니야. 스스로 강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 자신 때문이야. 강하지 않으면 짓밟히며 살아갈 수밖에 없어. 오래전 일도 아니야. 우리의 역사가 온갖 굴욕을 버티며 살아온 것이. 그게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나?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 언제까지 이렇게 치욕스럽게 살아갈 건가?』 지난 1999년 개봉해 이듬해 대종상영화제를 휩쓸었던 최민수・정우성 주연의 ‘유령’이라는 영화에서 침몰 직전 핵잠수함 부함장 최민수의 마지막 대사다. 영화에서 한국은 러시아로부터 경협차관 현물상환으로 구소련이 만들었던 최강의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인 바라쿠다(Project 945 Barracuda, NATO Code : Sierra) 잠수함을 극비리에 넘겨받지만, 이 잠수함의 존재를 눈치 챈 미국과 일본의 압력으로 인해 정부가 잠수함 함장에게 수중에서 자폭할 것을 명령하고, 이에 반항한 부함장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해 일본 잠수함에게 격침당한다는 내용이다. ▲핵잠수함이 얼마나 강력하기에 영화 속 부함장 ‘202’의 마지막 절규처럼 핵잠수함은 동북아시아 주변 강대국들 틈바구니 속에서 약자로 살아가는 한국에게 있어 주변국을 긴장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비대칭 전력 가운데 하나이지만, 이 때문에 주변 강대국들이 눈에 불을 켜고 한국을 감시하며 보유를 저지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도 하다. 과거 참여정부는 지난 2003년 극비리에 원자력 잠수함 개발을 위한 사업단을 조직했지만, 이듬해 1월 모 일간지 기자가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던 사업 진행 상황 전반을 “中 ・日등 반발예상”이라는 부제를 달아 대서특필하면서 사업단은 해체됐고 이후 국방부는 ‘해프닝’이라며 진화를 시도했다. 기무사가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교롭게도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미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 보도가 나갈때쯤 워싱턴에 가 있었다. 당시 사업이 좌초된 것이 미국정부가 의도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만큼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보유를 주변국이 얼마나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은 가능하다. 이러한 국제정치적 문제, 예산 문제와 기술력 부족 등 여러 요인 때문에 한국은 오래 전부터 꿈꾸던 원자력 잠수함을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원자력 잠수함은 사실상 ‘강대국의 전유물’이다. 공식적인 핵보유국인 UN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러시아로부터 ‘리스’한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인도가 유일한 보유국이기 때문이다. 오직 강대국들만 보유가 가능한 것은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는데 있어 기술적 난이도가 워낙 높고 건조 비용도 천문학적인 이유도 있지만, 국제사회의 통제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원자력 잠수함은 말 그대로 동력기관으로 내연기관이 아닌 원자로를 사용하는 잠수함을 통칭하는 용어다. 원자력으로 움직이는 공격용 잠수함을 공격원잠(SSN), 여기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탑재하면 전략원잠(SSBN), 토마호크와 같은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면 순항미사일원잠(SSGN)으로 부른다. 동력을 원자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별도의 연료를 탑재할 필요가 없고, 보급품과 무장, 승조원들의 체력 여유만 있다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잠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적으로부터 들킬 위험도 적다. 내부 공간의 여유가 있어 디젤 잠수함보다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고, 출력도 좋아 수중에서 더 빠른 속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디젤 잠수함이나 수상함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지속 잠항능력이 우수하고 무장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곧 원자력 잠수함 1척만으로도 적국의 주요 항로를 봉쇄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중에 매복하면서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가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잠수함을 잡아내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북아시아 주변 바다는 잠수함이 활동하기에는 최적이면서 반대로 잠수함을 찾아내기에는 최악의 조건을 가진 것으로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곳이기 때문에 각국은 경쟁적으로 원자력 잠수함을 내놓고 있고,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획득 시도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자력 잠수함의 이러한 위협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은 냉전시절 소련 태평양함대의 원자력 잠수함으로부터 자국의 해상교통로를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잠수함 작전에 특화된 4개의 호위대군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3대 해협(소야・쓰가루・대한)에 소련 잠수함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온 힘을 다했다. 소련 잠수함이 태평양으로 나오면 언제 어디서 해상교통로 차단을 당할지 모르고, 최악의 경우 핵심 동맹국 미국 본토 깊숙한 곳까지 SLBM 공격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이 없더라도 장기간 잠항이 가능한 원자력 잠수함이 도쿄만 인근이나 상하이 앞바다 수중에서 도쿄나 상하이 시내를 향해 잠대지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가정해보자. 발사부터 명중까지 5분 이내에 불과하기 때문에 아무리 중국과 일본이라도 불과 수km에 불과한 거리에서 발사된 순항 미사일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화 ‘유령’ 속 202의 절규처럼 원자력 잠수함은 유사시 주변국의 손발을 묶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보고-III, 유령을 향하여! 지난 27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건조를 위한 강재 절단식(Steel Cutting Ceremony)이 있었다. 장보고-III 사업은 지난 2005년 장기소요로 결정된 뒤 2007년 본격적인 체계개발에 착수해 6년에 걸쳐 설계 작업이 진행되었고, 최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산학연 및 군 전문가 150여 명으로 구성된 TF가 상세설계검토(CDR : Critical Design Review)를 통해 장보고-III의 설계 완성도가 실제 건조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방위사업청과 체결한 장보고-III 배치(Batch)-I 2척의 건조 계약 규모는 1조 6,700억 원이다. 일본의 소류(そうりゅう・4,200톤급)가 585억 엔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덩치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자 개발되는 중형 잠수함이며, 전략적 임무 수행을 위한 다양한 기능이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정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장보고-III의 성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현재 알려진 성능대로라면 동급 잠수함 중에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장보고-III의 설계상 수중배수량은 3,000톤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일본의 소류급이나 호주의 콜린스(Collins)보다 작지만, 성능은 대단히 강력하다. 고성능 연료전지를 이용한 AIP(Air-Independent Propulsion) 체계를 적용해 수중에서 최대 3주 이상 작전할 수 있고, 기존의 장보고급이나 손원일급보다 더 깊이 잠수할 수 있다. 선체 중앙에 6기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사거리 1,500km에 달하는 천룡 함대지 순항 미사일이나 현재 개발 중인 초음속 대함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함수의 533mm 어뢰발사관을 통해 잠대함 미사일이나 어뢰 등도 운용할 수 있어 무장 능력은 소류급이나 콜린스급보다 대단히 뛰어나다. 강력한 무장능력만큼 주목할 만한 부분은 향후 개량사업을 통해 추진기관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원자로는 이미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되어 있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담수화 및 중소형도시 발전용으로 개발하고 있는 소형 원자로인 SMART-P 원자로는 그 태생 자체가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용 원자로 제작사인 OKBM에 있다. 열출력이 65MwT수준이기 때문에 영국의 HMS 발리언트(Valiant, 4,200톤, 70MwT), 인도의 아리한트(INS Arihant, 6,000톤, 85MwT)와 비슷하며, 미국의 로스 엔젤리스(USS Los Angeles, 6,000톤급, 120MwT)의 절반 수준으로 3,000톤급 수준인 장보고-III의 추진기관으로 적합하다. 다만 사용되는 핵연료의 농축도가 20% 미만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영국, 러시아의 원자력 잠수함보다 핵연료 교체 주기가 짧겠지만, 이러한 원자로를 장보고-III 개량형의 동력으로 삼을 경우 기존의 디젤 잠수함보다 압도적인 지속 잠항능력을 가질 수 있어 한국해군의 수중작전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 주변국의 해군력 군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2020년대 중반 이후 한국해군의 순항 미사일 탑재 원자력 잠수함의 존재는 주변국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히든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군은 오는 2030년까지 장보고-III 잠수함 9척을 배치할 계획이니 이 가운데 일부라도 원자력 추진 잠수함으로 건조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전자정부시장 경쟁 심해 수출 주춤

    전자정부시장 경쟁 심해 수출 주춤

    정부부처의 전자정부 시스템 수출이 주춤하고 있다. 세계 각국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수출 경쟁에 뛰어들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통한 패키지 수출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전자통관시스템(UNI-PASS)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한 뒤 수출이 지지부진하다. 정부부처 중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SI)으로 1억 달러 실적을 올린 것은 관세청이 처음이었다. 지난 2005년 10월 카자흐스탄에 첫 수출(42만 달러)이 이뤄진 후 7년 만에 8개국(10건)으로 확대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유니패스는 수출입 시 필요한 물품신고와 세관검사 등 통관 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데다 통관과 화물관리, 징수 등 7개 업무별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남미의 에콰도르는 2010년부터 3700여만 달러를 투자해 유니패스를 구축하기도 했다. 전자정부 수출은 국내 SI 업체의 해외진출 지원 및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 시 편의를 높일 수 있다. 정부 부처는 컨설팅 수입과 함께 국제표준을 정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최근 수출 환경이 악화됐다. 외국 IT업체들이 자국 시스템 설치에서 해외 수출로 눈을 돌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100여개 개도국에는 유엔이 개발한 시스템(ASYCUDA)이 보급됐고, 아시아와 중동·유럽 등에도 별도 시스템이 설치됐다. 최근에는 일본이 아세안 국가에 전자통관시스템(NACCS)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수의계약이 아닌 국제입찰로 전환되기도 했는데, 지난해 8월 탄자니아 통관시스템 구축사업도 입찰을 거쳐 수주했다. 베트남과 코스타리카 등 4개국에 수출된 조달청의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도 2011년 이후 뜸하다. 전자조달시스템은 영국과 미국, 일본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나라장터는 국제기구 등의 검증과 평가를 거쳐 우수성은 입증됐지만 가격이 경쟁시스템에 비해 높다는 것이 약점이다.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몽골 등 2개국에 수출한 특허행정자동화시스템(키포넷)도 일본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허청은 관세나 조달에 비해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출원과 등록 등 분야별로 시스템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전자정부 시스템은 우수한 기술력과 경험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관 단독이 아닌 부처 간 협업을 통해 패키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 물고기 이름이 뭐지?” 美학자들 ‘끙끙’

    나는 무슨 물고기일까요? 최근 미국에서는 정체불명의 한 어종을 둘러싸고 이 물고기의 이름을 밝히려는 학계와 네티즌들의 노력이 뜨겁다. 미국 MSNBC는 “유타(Utah)주 브라이엄 시티의 파이오니어 파크 연못에서 발견된 기괴한 모습의 물고기가 생물학자들을 난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유타주 당국은 파이오니어 파크 연못의 수질을 검사하던 중 붕어·잉어 등 4000마리의 물고기 사체들과 함께 흉측한 얼굴로 죽어있는 대형 물고기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거대한 송곳니와 부패된 조직이 도드라졌던 이 물고기는 겨우내 얼었던 연못이 녹으면서 발견된 것으로 이후 생태학자들과 수생물학자들은 이 어종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이 물고기의 종이 알려지지 않자 학자들과 네티즌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유타주 야생생물자원과(Utah Divison of Wildlife Resources)의 벤 보이스(Ben Boyce)는 “연못이 독성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이 생물체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물고기의 돌연변이 가능성을 암시했다. 또 한 생물학자는 “조직이 빠르게 부패한 송어의 일종일 것”이라며 “끝내 어종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뼈 구조를 알아보기 위해 계속 부패하도록 놔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게시판 Digg.com은 네티즌들의 의견으로 뜨겁다. ‘fishfishfish’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물치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했으며 ‘uiguy3’ 는 “변형된 꼬치고기(Barracuda)의 하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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