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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팀 변론 종료, 볼턴 증인 채택 표결에 반란표 네 표 나올까?

    트럼프팀 변론 종료, 볼턴 증인 채택 표결에 반란표 네 표 나올까?

    싱겁게 끝날 것 같았던 미국 상원의 탄핵 심리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폭로가 판을 완전히 갈아엎을 변수로 급부상한 가운데 볼턴 증인 소환 표결을 둘러싸고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단 28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루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 변론 일정이 마무리됐다. 속전속결로 탄핵소추안을 부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예정된 다음달 4일 이전에 털어낸다는 것이 공화당의 생각이었지만 당내 반란표가 나와 볼턴 증인 채택안이 통과되면 ‘탄핵 열차’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둬온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연계했다고 폭로한 볼턴 전 보좌관의 증언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인터뷰 등을 통해서 밝혔기 때문이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1시쯤 사흘째 변론을 시작해 3시쯤 마쳤다. 지난 22∼24일 변론을 진행한 민주당 탄핵소추위원단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도 사흘에 모두 24시간이 주어졌지만 이들은 첫날인 25일 두 시간, 이튿날 일곱 시간, 이날 두 시간 등 모두 11시간만 썼다. 변호인단은 마지막날 변론을 통해 탄핵의 부당성을 거듭 언급하며 볼턴발(發) 충격파 최소화에 진력했다.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은 상원의원들을 향해 “여야 모두 힘을 합쳐 탄핵의 시대에 영원히 종지부를 찍자”며 헌법 수호를 위해 탄핵안을 거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모든 미국인이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제이 세큘로우는 ‘볼턴의 폭로에 담긴 그 어떤 내용도 권한 남용 또는 탄핵할만한 혐의 수준은 아니다’는 앨런 더쇼위츠 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변론을 다시 옮기며 “더쇼위츠 교수가 말한 것은 만약 그 책의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헌법적으로 그러한(탄핵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은 “누설과 출처 불명 원고의 게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볼턴의 폭로는 증거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제 상원은 16시간에 걸친 의원 질의를 거쳐 증인 및 문건에 대한 소환장 발부 여부를 둘러싸고 표결에 들어간다. 앞서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볼턴 전 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에 대한 증인 채택 문제는 상원의 다수를 점한 공화당의 반대에 묻혀 성사되지 못한 채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는 듯했다. 하지만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볼턴이 3월에 펴낼 책 내용을 폭로함으로써 국면이 달라졌다. 민주당은 볼턴의 증언이 상원에서의 ‘수적 열세’를 만회하고 탄핵 찬성 여론에 불을 지필 ‘결정적 한 방’이 될 것으로 판단해 증인 채택에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공화당은 겉으로는 볼턴의 폭로가 ‘스모킹 건’이 될 수 없다며 의연한 척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파장에 촉각을 세우며 집안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공화당은 이날 점심시간 한 차례 비공개로 모인 데 이어 변론이 끝난 뒤 다시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갖는 등 분주했다. 이번 회동은 증인 표결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증인 소환 안건이 가결되려면 상원 의석의 과반인 51석의 찬성이 필요해 공화당(53석)에서 네 표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의원은 이미 볼턴을 부르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으며 리사 머카우스키, 라마 알렉산더 의원 등도 ‘잠재적 반란표’ 그룹으로 분류됐다. 실제 지난 26일 NYT 보도가 나왔을 때 백악관 탄핵팀은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CNN이 뒷얘기를 전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로부터 추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전화가 쇄도했으며, 민주당의 증인 채택 요청을 거부하는 데 대한 확신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호주 산불로 숲 타버린 뒤 모습 드러낸 6600년 전 유적

    호주 산불로 숲 타버린 뒤 모습 드러낸 6600년 전 유적

    5개월째 지독한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호주에서 수 천 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대규모 수로(水路)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수로가 발견된 곳은 빅토리아 주 남서부에 있는 고대 유적지인 부즈 빔(Budj Bim) 유적지로, 이곳은 6600년 전 당시 해당 지역에 살던 원주민인 ‘군디츠마라’ 부족이 돌을 이용해 만든 장어 양식장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부즈 빔 유적지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대규모 산불의 피해지역 중 하나로, 유적지 내부의 산림 일부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12월, 화재로 숲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수풀에 덮여있던 새로운 구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길이 25m에 달하는 통로가 6600년 전 토착민들이 장어 양식을 위해 물을 가두거나 이동시킬 때 이용한 수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역에서 수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떤 수로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부즈 빔이 위치한 지역의 보존을 지원하는 호주 원주민 단체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우리가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 풀과 나무에 가려져 있던 길 하나를 발견했다. 규모가 상당했다”면서 “당시 원주민들은 이 지역에 매우 풍부한 화산암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발견한 수로는 영국의 스톤헨지나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훨씬 더 긴 역사를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유네스코 측은 “과거 군디츠마라 부족민들은 물길을 바꾸거나 가둠으로써 양식장 규모를 최대화 하기 위해 수로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부즈 빔 국립공원 인근 지역에서 번개로 인해 시작된 산불이 공원까지 번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당국은 세계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전담하는 소방대원 및 전문가들을 파견했다. 이들은 불길이 더는 번지지 않도록 중장비 일부를 동원해 ‘봉쇄 작전’을 펼쳤고, 다행히 해당 국립공원이 전소되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 대선 ‘잠룡’ 앤드루 양 부인, 과거 성폭행 피해 고백

    미 대선 ‘잠룡’ 앤드루 양 부인, 과거 성폭행 피해 고백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대만계 미국인인 앤드루 양의 아내 애블린이 과거 자신의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고 CNN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블린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첫 아이를 임신하고 찾은 콜롬비아 의대의 유명 산부인과 의사에게 당한 성추행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 당시 의사는 산모·태아와 무관한 남편과의 성관계에 대한 질문을 애블린에게 하며 문제가 시작됐다. 임신 7개월째 이 의사는 그에게 제왕절개 수술이 필요하다며 옷을 벗기는 등 추행을 저질렀다. 애블린은 “그 의사는 나를 그의 먹잇감으로 선택했을뿐”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 로스쿨 졸업 출신으로 헬스케어 스타트업과 벤처 창업 지원기관을 운영하는 잘나가는 사업가 남편을 둔 그였지만, 당초 남편에게는 자신의 피해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애블린은 “남편이나 다른 가족을 속상하게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면서 “또한 혹시 남편이 나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당시 앤드루는 비영리단체 활동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터라 부부가 함께 병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출산 뒤 문제의 의사가 병원 업무를 중단했다는 소식을 듣고 애블린은 자신이 당한 성폭행 같은 일과 연관되지 않았을까 직감했다. 그의 예상은 정확히 맞았다. 애블린 외에도 의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산모는 현재까지 3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소식을 접하고 그는 남편에게 처음으로 자신이 겪은 일을 밝혔다. 앤드루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오열했다. 애블린은 남편이 유세 과정에서 아들이 자폐아인 사실을 고백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당한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 이후 앤드루는 “아내가 겪은 일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며 “아내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가장 용감한 여성이다. 아내가 겪은 일이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정치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와 다른 피해자 가족들은 공동으로 해당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민자 출신인 앤드루는 현재 미 민주당 경선 후보 가운데 유일한 유색인종 후보로, 보편적 기본소득 등 공약을 내세우며 주목받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폭스뉴스, 호주 산불·온난화 관련성 왜곡” 머독 차남, 아버지 언론 제국 향해 직격탄

    “폭스뉴스, 호주 산불·온난화 관련성 왜곡” 머독 차남, 아버지 언론 제국 향해 직격탄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둘째 아들인 제임스 머독(48) 전 21세기폭스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가족이 소유한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 등 뉴스코퍼레이션 계열 언론사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CNN 등에 따르면 지난해 언론 사업에서 손을 뗀 진보 성향의 제임스 전 CEO는 14일(현지시간) 뉴스코퍼레이션 계열 언론사들이 호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산불을 무신경하게 다루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이들 언론사가 호주 산불을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범상적 화재로 취급하거나 산불의 원인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아니라 방화범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흡한 산불 대처로 논란을 일으킨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경시하는 모리슨 총리는 산불로 9명이 목숨을 잃고 소방관이 잇따라 희생되는 등 사태가 악화하는 중에도 지난해 말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귀국길에 올랐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 선거에서 뉴스코퍼레이션 소속 언론사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뉴스코퍼레이션 이사직을 맡고 있는 제임스 전 CEO가 뉴스코퍼레이션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앞서 지난해 9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폭스뉴스의 견해에 대해 정말 동의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아버지 머독이 설립한 뉴스코퍼레이션은 호주 최대 일간지인 오스트레일리안과 방송사 스카이뉴스 등 140개 출판물, 3000명 이상의 기자를 보유하고 있다. 우파 성향의 첫째 아들 래클런 머독이 ‘형제의 난’에서 승기를 잡은 뒤 뉴스코퍼레이션 계열 언론사들은 세계 52개국에서 극우·보수적 이념 전파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미슐랭 스타 거부 유명 셰프들

    미슐랭 스타 거부 유명 셰프들

    “가족들과 시간 보낼 것” 워라밸 중시음식점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미슐랭 가이드’를 외면하는 유명 셰프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별의 개수로 매기는 등급에 집착하다 보니 정작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접대하겠다는 초심을 잃고, 가족과 시간도 보내지 못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기존에는 셰프들이 등급을 낮췄다는 이유로 항의했다면, 이들의 행보는 미슐랭의 평가보다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취지다. CNN은 14일(현지시간) 미슐랭 스타를 잃었다고 가이드 측을 고소하는 요리사도 있지만, 오히려 가이드에 식당을 실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2017년 프랑스 요리사 세바스티앙 브라스가 2018년판 가이드에서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 달라고 요청한 게 대표적이다. 서울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 셰프도 가이드 측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자신의 식당을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다. 요리사들은 1년 내내 언제 올지 모르는 심사자들을 기다리며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유명 요리사 망누스 닐손도 지난해 12월 2스타 식당인 ‘파비켄’의 문을 닫았다. 2008년부터 11년간 운영하며 자가트에서도 세계 10대 식당으로 평가받았지만, 그는 “지쳤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최소한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요리사들의 최근 인식도 미슐랭 별을 중시하지 않는 이유다. 영국 웨일스의 ‘체커스’는 2012년 미슐랭 1스타를 받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아침과 점심만 판매하고 있다. 공동대표인 캐서린 프랜시스는 “저녁 시간에 일을 하지 않는 게 얼마나 상쾌한지 알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런던에 사는 일본계 브라질 요리사 루이스 하라는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코르동블루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정식 레스토랑이 아니라 집에서 단체손님에게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런던 푸디 서퍼 클럽’을 운영 중이다. 그는 “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보다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미슐랭 아닌 손님에 집중하겠다” 별을 버린 셰프들

    “미슐랭 아닌 손님에 집중하겠다” 별을 버린 셰프들

    “별 필요 없다... 가이드서 식당 빼달라” 소송 별 받은 식당 폐쇄, 점심 장사 뒤 영업종료도 르또르동블루 나오고도 고급 레스토랑 안 차려 ‘워라벨’ 중시 확산... 셰프도 일,가정 양립 추구 ‘미슐랭 스타’는 여전히 요리사에게 최고의 영예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1926년 발간하기 시작한 미슐랭가이드는 100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논쟁의 여지가 없는 힘을 갖게 됐다. 이 별을 받은 식당 미래는 보장된다. 미슐랭 스타는 수많은 스타셰프와 요리사 준비생들의 꿈이 됐다. 하지만 2017년 프랑스 요리사 세바스티앙 브라스는 다음해판 가이드에서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엔 스웨덴 요리사 마그너스 닐슨이 2스타 식당 파비켄 문을 닫으며 “나는 지쳤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14일(현지시간) CNN은 요즘 미슐랭 스타를 잃었다고 가이드 측을 고소하는 요리사도 있지만, 오히려 가이드에 식당을 실었다는 이유로 고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이유는 비슷하다. 미슐랭의 가혹한 평가 방식 때문이다. ‘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0’에 전년도보다 낮은 등급으로 등재된 ‘리스토란테 에오’의 어윤권 셰프는 미쉐린 측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CNN에 따르면 어 셰프가 소송을 제기한 것은 별을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식당을 제외시켜달라는 요청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미슐랭 가이드의 시스템은 잔인하고, 시험 역시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다”면서 “요리사들은 1년 내내 언제 올지 모르는 심사자들을 기다리며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리사 근무 여건은 열악하다. 영국 조사기관이 2017년 런던 요리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 요리사 3분의2 이상은 장시간 일하는 업계 문화가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51%는 과로 때문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으며, 30%는 교대근무를 버티기 위해 술을 마셨다고 응답했다. 안 그래도 힘든데 불시에 찾아오는 미슐랭의 가혹한 평가에 대비하려다 보면 과로와 스트레스가 과중된다는 게 미슐랭의 노선에 등을 돌린 요리사들의 얘기다.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 런던 분교에서 요리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에밀 미네브는 “미슐랭 별을 의식하며 일하다 보면 어느새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이런 인식이 젊은 요리사 중심으로 퍼지면서 세계 주요 요리학교를 나오고도 일부러 한적한 지역에 작은 가게를 차려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펼치려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미슐랭 1스타 식당인 체커스는 2018년 9월부터 아침과 점심만 판매하기로 했다. 1년 뒤 공동대표인 캐서린 프란시스는 당시 선택이 절대적으로 옳았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저녁 시간에 일을 하지 않는 게 얼마나 상쾌한지 알게 된 것”이라면서 “야근과 젊은 가족은 너무 까다로운 조합”이라고 말했다.런던에 사는 일본계 브라질 요리사 루이스 하라는 르꼬르동블루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정식 레스토랑을 차리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단체손님에게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런던 푸디 서퍼(저녁식사)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식당 건물에서 세를 내지 않아도 되니 좋다”면서 “더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미쉐린 측은 미슐랭 가이드도 세태 변화에 호응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6년 싱가포르에선 ‘랴오 판 홍콩 소야 소스 치킨 라이스 앤 누들’과 ‘힐 스트리트 타이 화 포크 누들’ 등 좌판 식당 두 곳이 별을 받기도 했다. 영국 미슐랭 가이드의 레베카 버르 국장은 “우리는 식당이 얼마나 격식있는지와 상관없이 음식의 질과 맛의 일관성을 평가한다”면서 “이동 가능하고 소수 고객을 상대로 하는 푸드트럭이나 서퍼 클럽 등이 생겨나는 등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남동생 위해 하루 식비 330원’ 중국을 울린 우후아얀 세상 떠나

    ‘남동생 위해 하루 식비 330원’ 중국을 울린 우후아얀 세상 떠나

    하루 2위안(약 330원)의 생활비로 5년을 버텨 극심한 영양실조에 걸려 중국 대륙을 울린 여대생 우후아얀(24)이 끝내 세상을 등졌다. 그녀는 아픈 남동생의 치료비에 보태겠다며 돈을 절약해 쌀과 고추장 만으로 끼니를 때워 몸무게가 20㎏를 조금 넘었다. 중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손꼽히는 귀저우성의 구이양에 살던 우후아얀의 남동생은 누나가 13일 숨을 거뒀다고 베이징 청년 일보에 밝혔다고 영국 BBC가 14일 전했다. 미국 CNN은 귀저우 대학병원 대변인으로부터 그녀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인에 대해서는 병원측이 함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대학 3학년인 그녀의 사연이 처음 알려졌을 때 심장과 신장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는데 아마도 그 영향이지 않을까 짐작된다. 당시 현지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숨쉬기가 곤란해 병원을 찾았다. 키 135㎝에 몸무게는 20㎏를 조금 넘었다. 네살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역시 얼마 뒤 여읜 형제자매들은 할머니에 의해 양육됐고 나중에는 이모와 삼촌 손에 길러졌다. 이모와 삼촌은 형제자매들에게 한달 300 위안(약 4만 9650원)의 생활비만 건넸다. 이 돈 대부분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남동생 치료비로도 빠듯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우후아얀은 자신을 위해선 하루 2위안만 쓰기로 마음먹었다. 해서 쌀과 고추장으로만 배를 채우며 학업을 이어갔다. 그녀는 영자 신문 충칭 모닝 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와 할머니가 치료할 돈이 없어 죽어가는 모습을 본 뒤 가난 때문에 죽음을 기다리는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딱한 그녀의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은 뭐하고 있었느냐고 질타하는 한편, 대학도 수수방관했다고 꾸짖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프가니스탄 난민보다 못하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에 흥청망청 쓴 돈이면 이들을 훨씬 낫게 돌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는 이들도 있었다. 또 어떤 이는 남동생을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대단하다며 대학을 마칠 때까지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고교 시절의 교사와 급우들도 4만 위안을 모금했고, 마을 주민들도 3만 위안을 십시일반으로 모았다. 이와 별도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80만 위안(약 1억 3243만원)을 모았다. 지방정부 관리들은 기초 수급비를 지급하고 있었다며 돌보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 한달에 300~700위안 밖에 안됐다. 이제는 긴급 지원을 받아 2만 위안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고속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빈부 격차가 해소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7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3046만명의 농촌 인구 평균 생계비는 하루 1.9달러도 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까지 빈곤이란 말 자체를 “없애버리겠다”고 다짐했다. 2018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는 이 나라가 “1990년대 중간 정도의 불평등에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장쑤성 정부는 8000만명 인구 가운데 빈곤층이 17명 밖에 안 된다고 발표해 적지 않은 이들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새해 모두 안녕하십니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새해 모두 안녕하십니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이제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선전포고도 없이 외교 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 중인 이란의 정규군 총사령관을 암살하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선택으로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인식은 섬뜩하다. 오히려 “자고 일어나니 더 위험한 세계를 목격하게 됐다”는 프랑스 외교관의 탄식이 더 상식적이지 않은가. 트럼프가 집권하고 통계상으로 미국(인)은 안전해졌다. 그가 2017년 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미국의 살인사건 발생치는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 법무부·연방수사국(FBI) 집계에서 트럼프의 임기 첫해 전국 살인율은 10만명당 5.3명에서 지난해 5.0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980년 10만명당 10.2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도 워싱턴DC의 살인 발생 건수는 1991년 482건에서 2017년 116건으로, 뉴욕의 일일 총격 발생 건수는 1990년 13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뚝 떨어졌다. 평범한 미국인 대부분이 매년 살인,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역설의 반전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인들이 역사상 정점을 찍을 만큼의 절망스러운 죽음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자들이 주시하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는 2017년에만 전년 대비 9.6%가 는 7만 237명이었다. 총기 자살은 총기 살인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두 배 더 많다. 국가 자살률 통계를 보면 1999년 이후 10만명당 10.5명에서 2017년 14명으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트럼프의 재임 첫해 미국인 4만 7173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 죽음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내는 언어적 토사물”(CNN 논평) 같은 그의 트윗 폭탄들이 미국인들의 일상을 불안하게 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까지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 1만 1000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누군가를 ‘공격’하는 트윗이 5889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공격 대상은 정적인 민주당뿐 아니라 로버트 뮬러 특검, 언론, 동맹국, 이민자, 사회적 약자까지 광범위했고, 극단적인 자기애와 승부욕만큼이나 강렬한 증오심을 담았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인의 우울증 발병 빈도가 증가했다는 주장까지 나올까. 친트럼프와 반트럼프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최고 지도자가 증오·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시대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아마 빈곤층일 것이다. 소득이 낮고 상대적 박탈감이 큰 사회에서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비용의 장벽 안에서 길을 잃는다. 안전한 미국은 점점 폭력적 성향을 띠는 미국 우선주의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감추는 포장지가 된다. 우리 사회도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이 많다. 지난 5일 경기 김포시에서 여덟 살 아이와 3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년간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일가족이 70여명에 이른다. 위기 가족들은 월세나 전기료·관리비 미납, ‘0’이 찍힌 통장 잔고 등 제각각 절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사회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부러진 사다리의 아래쪽 가로대에 위태롭게 한 발을 내디디며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이웃들이여. 새해 부디 안녕하시기를! ipsofacto@seoul.co.kr
  • 트럼프 시대 미국인들은 더 안전해졌을까

    트럼프 시대 미국인들은 더 안전해졌을까

    트럼프 집권 후 살인율 역대 최저의 역설 희망잃은 현실 반전…비극적 죽음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이제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선전포고도 없이 외교 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 중인 이란의 정규군 총사령관을 암살하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선택으로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인식은 섬뜩하다. 오히려 “자고 일어나니 더 위험한 세계를 목격하게 됐다”는 프랑스 외교관의 탄식이 더 상식적이지 않은가.트럼프가 집권하고 통계상으로 미국(인)은 안전해졌다. 그가 2017년 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미국의 살인사건 발생치는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 법무부·연방수사국(FBI) 집계에서 트럼프의 임기 첫해 전국 살인율은 10만명당 5.3명에서 지난해 5.0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980년 10만명당 10.2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도 워싱턴DC의 살인 발생 건수는 1991년 482건에서 2017년 116건으로, 뉴욕의 일일 총격 발생 건수는 1990년 13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뚝 떨어졌다. 평범한 미국인 대부분이 매년 살인,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역설의 반전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인들이 역사상 정점을 찍을 만큼의 절망스러운 죽음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자들이 주시하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는 2017년에만 전년 대비 9.6%가 는 7만 237명이었다. 총기 자살은 총기 살인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두 배 더 많다. 국가 자살률 통계를 보면 1999년 이후 10만명당 10.5명에서 2017년 14명으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트럼프의 재임 첫해 미국인 4만 7173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 죽음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내는 언어적 토사물”(CNN 논평) 같은 그의 트윗 폭탄들이 미국인들의 일상을 불안하게 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까지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 1만 1000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누군가를 ‘공격’하는 트윗이 5889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공격 대상은 정적인 민주당뿐 아니라 로버트 뮬러 특검, 언론, 동맹국, 이민자, 사회적 약자까지 광범위했고, 극단적인 자기애와 승부욕만큼이나 강렬한 증오심을 담았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인의 우울증 발병 빈도가 증가했다는 주장까지 나올까. 친트럼프와 반트럼프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최고 지도자가 증오·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시대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아마 빈곤층일 것이다. 소득이 낮고 상대적 박탈감이 큰 사회에서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비용의 장벽 안에서 길을 잃는다. 안전한 미국은 점점 폭력적 성향을 띠는 미국 우선주의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감추는 포장지가 된다. 우리 사회도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이 많다. 지난 5일 경기 김포시에서 여덟 살 아이와 3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년간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일가족이 70여명에 이른다. 위기 가족들은 월세나 전기료·관리비 미납, ‘0’이 찍힌 통장 잔고 등 제각각 절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사회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부러진 사다리의 아래쪽 가로대에 위태롭게 한 발을 내디디며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이웃들이여. 새해 부디 안녕하시기를!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加 “여객기, 이란 미사일 2발 피격”…이란 “심리전, 증거 내라”

    美·加 “여객기, 이란 미사일 2발 피격”…이란 “심리전, 증거 내라”

    “열 신호 분석, 이란 지대공 2발 신호 감지시여객기 이륙 상태…직후 항공기 부근서 폭발”트럼프 “비극적인 일…누군가 실수한 듯”트뤼도 캐나다 총리 “이란 미사일 격추 증거”캐나다 희생자 63명, 두번째로 많은 피해우크라 국방위, 이란 지대공 ‘토르’ 피습 검토이란 블랙박스 제출 거부…조사 참관은 허용이란 “탑승객 소속국·보잉 전문가, 참관가능”“캐나다 포함 모든 국가서 증거 있으면 내라”미국 당국이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이 보유한 지대공 미사일 2발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9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란 정부는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며 거듭 부인하며 증거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가 이번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가 이란의 우발적 격추로 인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3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광범위한 위성 자료 검토를 근거로 미 정부가 사고원인에 대해 이란 지대공 미사일의 격추로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측 레이다가 미사일 발사 전에 사고가 난 우크라이나항공 보잉737-800 여객기를 추적하고 있었다. 열 신호 자료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지대공 미사일 2발의 신호가 감지됐을 때 이륙한 상태였으나 그 직후 여객기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는 것이다.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이란이 이란 군 실세를 살해한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을 공격하고 나서 얼마 안 돼 발생했다. 미 CNN방송도 정보 사항에 정통한 당국자발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SA-15) 두 발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분석가들은 이란의 관련 레이다 신호 자료를 발견한 뒤 하루 동안 검증 작업을 거쳤다고 CNN은 전했다. 국방부 당국자들도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한 우발적 피격이라고 밝혔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한 국방부 당국자는 폭스뉴스에 “완전한 비극”이라면서 “그들은 그저 다 망쳐버렸다”고 말했다.미 NBC방송도 미 정보 당국자들이 이번 여객기 추락사고가 실수에 의한 이란 미사일의 격추로 인한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극적인 일이다. 반대편에서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여객기는 상당히 거친 지역을 비행하고 있었다.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당국의 설명을 염두에 둔 듯 “어떤 사람들은 기계적인 이유였다고 말한다”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건 문제조차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다만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미사일에 의해 피격됐다는 보도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캐나다도 피격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76명 가운데 63명이 캐나다 국적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이란계 캐나다인으로 알려졌다.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수도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캐나다 자체 정보당국과 동맹국들로부터 다수의 정보를 확보했다”면서 “이들 증거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의는 아니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이란이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을 수 있다는 게 캐나다 정보당국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 원인과 관련, 이란이 보유한 러시아제 미사일에 의한 피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 격)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테헤란 인근에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피격당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앞서 이란은 사고 현장에서 여객기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블랙박스를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은 추락 원인에 대한 어떠한 조사에도 완전한 협력을 요구한다”고 촉구하는 등 양국간에 이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빚어져 왔다. 이란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알리 라비에이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이런 주장을 담은)이 모든 보도들은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추락 사고로 자국민이 희생된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힌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독일 각 3명이다.라비에이 대변인은 “이번 추락 사고로 희생된 탑승객이 속한 모든 나라는 (조사에 참여할) 전문가를 파견할 수 있다”면서 “사고 여객기의 제조사인 보잉 역시 블랙박스 조사 과정에 참여할 대표를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교부의 압바스 무사위 대변인도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캐나다 총리와 이번 사고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모든 정부는 소지하고 있는 정보를 이란의 사고조사위원회에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美·이란 전쟁의 희생양은 이라크… ‘대리전’ 단골 국가의 비극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美·이란 전쟁의 희생양은 이라크… ‘대리전’ 단골 국가의 비극

    ‘이라크 속의 이란, 이라크를 누르는 이란의 힘’이라는 미국의 유선방송 HBO 바이스(VICE)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제목처럼 이란이 얼마나 깊숙이 이라크에 자리잡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우선 이란인들이 완전히 장악한 시장 풍경. 청소부터 물건 납품에 손님까지 이란인에 의한 이란인의 시장이다. 마약 범죄가 크게 늘고 있는 이란·이라크 국경 마을에서 인터뷰 속 마약 범죄 수감자는 “마약은 이란에서 왔다”고 쉽게 털어놓는다.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의 성지, 이맘 알리 모스크는 매년 수백만명의 이란인이 다녀가는 순례지가 됐다. 온통 이란 여성들이 가득한 화면에 등장한 한 여성 노인은 “그간 순례를 오지 못했는데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뒤로 가능해졌다. 여기는 우리나라 같다. 우리는 하나”라며 이라크에 대한 보통 이란인들의 인식을 드러낸다. 이라크 4000만여 인구 가운데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가 ‘시아 무슬림’으로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종교적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긴 하지만, 민족도 언어도 다르고 무엇보다 1980년부터 7년간 두 나라가 전쟁을 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미묘한 관계는 ISIS(이슬람국가 IS의 옛 명칭)의 등장부터 형성됐다. 이라크의 전 국가안보고문 모와팍 알 루바이는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시리아와의 국경에서 ISIS가 몰려오는 모습을 모니터로 보고 미국에 직접 요청했다. 공중 지원이라도 해 달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거절했다. 결국 미국이 공중 폭격을 지원하는 데까지 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이란은 24시간 만에 트럭에 사람과 물자, 무기를 싣고 와 바그다드를 지키는 데 도와주었다”고 했다. 안 그래도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IS의 준동을 지켜볼 수는 없던 터였다. 이때 이란의 최고지도자는 “무기를 들 수 있는 (이란)시민들은 (이라크를 지키는) 민병대에 자발적으로 합류해야 한다”고 공개 연설을 한다. 이렇게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인민동원군)가 조직되고, 민병대는 이라크 정부의 승인 아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해 오고 있다. 알 루바이는 “이란을 의지하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뒤 본격화된 이라크를 향한 이란의 집념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했다. 서쪽 이라크와 1440㎞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으로서는 이라크를 통해 시리아와 레바논으로 연결되는 육상 통로를 얻는다. 이 루트를 확보하지 않고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 헤즈볼라 중심의 레바논 내 시아파 세력 등을 아우르는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 지대’를 구축할 수 없다. PMF는 ISIS를 퇴치하면서 이란 국민에게 국민적 영웅으로 칭송받기에 이르렀다. ISIS를 격퇴한 이후는 문화와 경제적 유대감 형성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레버리지를 높이려 노력해 왔고, 어느 순간부터는 PMF 대변인이 “선거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공개 촉구할 만큼 PMF는 공공연하게 정치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해 왔다. 이라크 의회는 서서히 이란의 영향력 아래로 흡수돼 가고, 친이란 후보들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라디오 방송국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기에 이르렀다. 한 후보는 “이란, 러시아와 함께 테러 퇴치를 향한 길을 열어 나가겠다”고 공언한다. 이야드 알라위 전 이라크 총리는 “선거에서 이란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라크를 컨트롤하려 한다. 큰 대목에서부터 미세 부분까지 개입하고 있다”고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이라크 의회가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결의안은 “이라크 정부는 모든 외국 군대의 이라크 영토 내 주둔을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그 군대가 우리의 영토와 영공, 영해를 어떤 이유에서든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니파와 쿠르드 계열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시아파 출신 의원에서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지난 3일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것은 오히려 이라크를 깊은 근심으로 이끌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우리는 적(미국)에게 보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우리의 복수는 강력하고 단호하고 완전한 방법으로 수행될 것이며 적을 후회하게 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누구보다 가슴이 서늘해진 건 이라크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국방장관을 지낸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 수석보좌관이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의)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했을 때 그 1차 대상은 이라크에 있는 미군시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이라크는 ‘대리전’의 역사가 깊다. 이야드 알라위는 그 역사를 이렇게 읊었다. “이란·터키, 뒤이어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국제사회가 조금씩 빨려들어 오고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전진기지로 삼고, 미국이, 유럽이 빨려들어 오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라크가 미국·이란 대리전의 플랫폼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결국 모든 건 이라크가 감당하게 된다. 악몽 같은 일”이라고 했다. 이 인터뷰들과 취재는 2018~2019년쯤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HBO 바이스가 이 취재물을 바로 내지 않은 것은 정치적 성향이 작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연초에 결국 이 비디오 클립을 올리게 된 것은 그 내용이 담고 있는 ‘예언적’인 요소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야드 알라위는 당시 “지역의 긴장도가 끓는점에 도달해 있다”고 진단했다. 수십년 대리전으로 이라크는 이웃 나라 시리아처럼 사실상 국가 와해 상태를 맞고 있다. 먼저는 IS에 의해서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각각 최소 수백만명이 넘는 난민이 국내외를 표류하고 있고, IS는 이 두 나라에서 ‘무기명 여권’과 여권 인쇄기까지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국들로부터는 그림자 취급을 당하고 있다. 미군이 미국인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 내 시설을 전투기로 폭격하고, 이란은 민병대를 동원하며 이라크 국민들을 부추겨 이라크 내 해외 공관을 습격하게 했다. 이란은 미국에 보복하겠다고 이라크 영토 안으로 탄도미사일을 쏘아 댔다. 또 다른 이웃 터키는 쿠르드족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근거지를 소탕한다면서 이라크 북부 산간 지역으로 전투기를 보내 폭격하면서도 이라크 정부의 승인이나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 이번에 이라크가 성명을 내고 “이라크는 주권을 위반하는 행위를 반대하고 우리 영토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공격을 규탄한다”고 항의해도 국제사회는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바빌론 제국의 영광은 오늘날 이렇게 초라해졌다. 대리전이 주는 교훈이다. jj@seoul.co.kr
  • 英 최초 우주인 “외계인은 존재하며, 이미 지구에 와 있을 것”

    英 최초 우주인 “외계인은 존재하며, 이미 지구에 와 있을 것”

    영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활약했던 우주비행사가 외계인 존재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미국 CNN의 6일 보도에 따르면 1991년 영국의 첫 우주인으로 미르 정거장에서 임무를 수행한 헬렌 셔먼(56)은 최근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외계인은 존재하며 다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별이 있고, 각각의 별에는 서로 다른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면서 “그들은 당신이나 나와 닮아있을 수도 있고, 탄소나 질소의 형태로 이뤄져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그 외계 생명체들은 이미 이곳(지구)에 와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우리가 그저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굴지의 연구진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셔먼처럼 외계인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 국방부에서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비밀 조직을 이끌었던 것으로 알려진 한 남성은 2017년 CNN과 한 인터뷰에서 “외계 생명체가 이미 지구에 당도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한 교수는 지난해 4월 “외계인이 지구인을 납치하는 주된 목적은 인간과의 이종 교배로 혼혈종을 만들어 지구 곳곳에 스며든 뒤 기후 변화 등 지구의 주된 문제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아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미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벤퍼드는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은 외계인의 스파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헬렌 셔먼은 1980년대 후반 당시 과자회사의 연구원으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우연히 영국 최초의 우주인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접한 뒤 지원했다. 1만 3000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당히 우주인으로 선발된 그녀를 두고 사람들은 ‘우주 로또에 당첨된 인물’이라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당시 소련에서 훈련을 받은 뒤 1991년 5월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머물렀으며, 이후 과학기술 홍보대사로 임명돼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현지에서는 셔먼이 영국의 과학교육 발전과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영국 최초의 우주인으로서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핵카드 꺼낸 이란, 시험대 오른 트럼프… 중동 넘어 글로벌 위기 번지나

    핵카드 꺼낸 이란, 시험대 오른 트럼프… 중동 넘어 글로벌 위기 번지나

    새해 벽두부터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파기한 뒤 불안불안하던 중동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았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을 이용한 표적 공격으로 사살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즉각 철저한 보복을 천명한 데 이어 이란 정부가 5일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미국과 유럽, 중동 국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핵프로그램을 재가동하겠다는 얘기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을 벌인 전임 미국 대통령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들 국가에서 발을 빼려 애써 온 트럼프 대통령. 지난해부터 시리아와 이라크 등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미군을 증파하더니 급기야 이란이라는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면전으로 확대하기에는 미국과 이란 모두 부담이 너무 커 국지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격과 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되면 최악의 상황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고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의 최대압박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임박한 공격을 제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은 트럼프 대외정책의 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고조되는 이란 위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 조짐을 보이는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가 북한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폼페이오 “이라크 국민은 미군 주둔 지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자 지난 4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국인과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것에 대비해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로 정해 놓았고 최첨단 무기들을 동원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52라는 숫자는 1977년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에 444일간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 수다. 그러자 이번에는 국방장관을 지낸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 수석보좌관이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상대로 군사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군사시설 등 35곳과 이스라엘 텔아비브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긴장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문화유산도 공격 목표에 포함돼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문제 삼으며 이는 유엔 결의에 위배된다고 경고까지 하면서 맞대응하고 있다. 계속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갈라졌던 이란의 민심은 이번 공격을 계기로 반미로 모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라크 의회는 5일 미군은 물론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군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의 요인을 일방적으로 표적 공격해 살해한 것은 주권 침해라며 이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 국민들이 이슬람국가(IS) 잔당 격퇴를 위해 미군 주둔을 지지한다며 이라크 의회의 결의를 일축했다. 이라크 의회 결의는 구속력이 없고, 미국 정부가 철수 요구를 받아들일지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란 위기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고 이라크 내 반미 감정이 높아져 미군 철수 요구가 거세지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지난 4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이라크 정부가 (이란의 압박에 떠밀려) 5000명 규모의 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이라크에서 이란의 영향력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단체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솔레이마니 제거로 불안정한 중동에 중대 변화 미국은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 이전에도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과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추적해 제거했다. 빈라덴이나 알 바그다디는 테러단체의 지도자였지만, 솔레이마니는 이란이라는 국가의 군 지도자라는 점에서 의미와 파장이 다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에 위협이 되는 솔레이마니를 제거하고 싶어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분석한다. 즉 이란의 군 실세를 제거할 경우 자칫 이란과의 전면전으로 불똥이 튈 위험이 크다. 그럴 경우 유럽과 중동의 동맹들로부터 소외될 수 있고 중동에서의 입지도 악화시킬 수 있어 선택지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와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 온 트럼프 대통령이 ‘방어적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이란에 제한적 군사행동을 승인한 것은 의외다. 상원의 탄핵심판과 재선 레이스를 염두에 둔 정치적 결정으로 보이는 이유다. 하스 회장은 “이번에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직접 제거한 것은 2003년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이래 불안정한 중동 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표적 공격 그 자체보다는 이로 인한 후폭풍이 중동 및 세계정세에 미칠 파장 때문이다. 국지전에 그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분쟁을 촉발하기는 쉬워도 빠져나오거나 종식시키는 건 쉽지 않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외교안보팀이 후폭풍을 과소평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경험 부족으로 두세 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결정해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댕겼다는 비판이 골자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의 힘을 제대로 보여 줌으로써 이란의 도발을 저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이 중에는 미 중부사령관과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가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5일 대통령들이 군사적 충돌 위기에 처하면 노련한 참모들과 믿을 만한 정보 자산, 든든한 동맹들, 국민의 신뢰가 중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4가지가 모두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외교안보팀의 잦은 교체로 폼페이오 장관을 제외하고는 대외정책을 다뤄 본 전문가가 거의 없다. 러시아 스캔들을 비롯해 취임 초부터 자국 정보기관을 대놓고 불신하며 갈등을 빚어 왔다. 정보기관의 분석보다 자신의 직관에 의존해 주요 결정을 내려왔다. 또 동맹 관계를 돈으로 평가하는 트럼프식 접근은 우방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원인이 됐다. 이번 표적 공격 계획도 영국과 프랑스 등에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고는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국무장관이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유럽·중동동맹국 중재… 美와 유대 쉽지 않아 이란 사태가 중동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과 중동의 동맹국들이 일단은 외교적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동맹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바뀌지 않는다면 강력한 유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취임 이후 최대의 외교적 시험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 이란 위기를 상원의 탄핵심판 정국을 돌파하고 재선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카드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상원의 탄핵심판을 앞둔 이 시점에 왜 솔레이마니를 표적 공격했는지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상원의 탄핵심판에 쏠린 관심을 이란으로 돌리고, 강한 대통령의 면모를 과시함으로써 이를 몇 안 되는 외교적 성과로 포장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 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한 대로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보보다 자신의 직관을 믿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의 파장은 미국과 이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위기가 중동 위기로, 글로벌 위기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능력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있을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임박한 위협 있었나… 군사행동 정당성 입증 책임 커지는 트럼프

    임박한 위협 있었나… 군사행동 정당성 입증 책임 커지는 트럼프

    폼페이오, 美언론 인터뷰서 합법성 강조 “수십~수백명 죽음으로 내몰 공격 계획” 국제사회는 “이라크 동의없이 공습 단행” 美 내부서도 “기존 이란 외교정책 폐기 되레 美가 코너 몰려… 이젠 전쟁만 남아”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를 두고 연일 ‘임박한 위협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물론 미 내부에서조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공습의 정당성을 좀더 설득력 있게 입증해야 할 책임을 떠안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뉴스, ABC, CBS, NBC 등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사살한 데 대한 정당성과 합법성을 강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ABC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더 큰 위험을 초래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가 미국을 상대로 벌인 테러를 막고자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CNN 인터뷰에서는 “이란 지도부가 나쁜 결정(미군에 대한 보복공격)을 내린다면 우리는 큰 힘과 기운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란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솔레이마니는 수십~수백명의 미국 시민과 이라크인, 무슬림을 죽음으로 내몰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가 머물던) 이라크 정부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공습 작전을 단행한 것은 주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6일 공동 사설에서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죽인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4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은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우려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3일 폼페이오 장관과의 통화에서 “유엔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 관리를 살해한 건 국제법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난했다.미국 내부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최대 압박 전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최대 압박 전략은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 경제 제재 수위를 끌어올려 압박하는 기조를 말한다. 이 작전이 외교로 풀 수 있었던 미·이란 싸움을 더욱 악화시켜 전쟁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다는 것이다. 미 보수성향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존 글레이저 외교정책연구국장은 5일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만 해도 (이란과의 소통) 채널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면서 “이란이 어떻게 해야 (제재를) 피할 수 있는지 알려 주지 않고 제재를 가했다. 사실상 ‘이란이 기존 외교정책을 전부 폐기하기 전까지 해제는 없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바버라 슬라빈 국장도 “(최대 압박 전략으로) 이란이 코너에 몰린 게 아니다. 되레 우리가 코너에 있다”면서 “이제 미국이 (전쟁 말고는) 뭘 더 할 수 있나? 우리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제재했다. 하지만 뭐가 남았나?”라고 반문했다. WP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 곁에 노련한 참모나 믿을 만한 첩보의 원천, 동맹과의 강력한 유대 같은 자산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충동적 성향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직감을 내세워 이란에 대해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솔레이마니 제거에 대해 ‘임박한 위협이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런 위협이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분노한 이란 “군사 대응할 것”… 호르무즈 막아 세계경제 숨통 죄나

    분노한 이란 “군사 대응할 것”… 호르무즈 막아 세계경제 숨통 죄나

    이란 軍보좌관 “美에 준하는 타격할 것” 연합국 소속 선박·기지 공격 등 거론 바그다드 美 주둔 기지·그린존 피격 전면전보다는 국지전 더욱 격화될 듯외부의 적은 내부를 결속시키는 걸까. 얼마 전까지 반정부 시위대로 가득했던 이란의 거리가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한 미국에 ‘피의 보복’을 다짐하는 분노로 뒤덮였다. 외신들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열린 4일(현지시간) 이란 전역이 추모 인파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최근 이란은 민생고에 불만을 품은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격앙됐던 분노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 앞에서 미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가혹한 보복” 경고가 나온 뒤 이란 중북부의 종교도시 쿰의 잠카란 사원에 붉은 깃발이 게양됐다. 붉은 깃발은 순교의 전투를 의미하는 상징물로, 깃발에는 시아파 무슬림이 가장 숭모하는 이슬람 지도자의 이름을 넣은 ‘이맘 후세인을 위한 복수’라는 글귀가 적혔다. 수니파 왕조와의 전투에서 전사한 이맘 후세인과 관련한 복수심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위한 보복으로 전이됐음을 보여 준다. 현지 언론은 붉은 깃발 게양은 처음이라며 복수가 끝날 때까지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이란 대리군’으로 불리는 이라크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PMF) 산하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먼저 보복에 나섰다.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부 알발라드 공군기지와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에 로켓포 3발을 발사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이라크에는 미군 기지가 10여곳 있으며, 미군 5000여명이 주둔한다. 외신들은 이란의 향후 대응에 대해 다양한 전망을 내놨다.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나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선박이나 미국·연합국 기지에 대한 공격, 미 당국자나 시민에 대한 암살·납치 등 테러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하메네이의 군사 수석보좌관인 호세인 데흐건은 5일 CNN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자신들이 가한 타격에 준하는 타격을 받는 게 이 시국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일갈했다. 혁명수비대 골라말리 아부함제 사령관은 이란의 대응을 묻자 “호르무즈 해협, 오만해,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모든 미국 선박이 우리의 사정권 안”이라고 경고했다. 전면전보다는 국지전이 될 가능성이 크며, 이란이 미국과 갈등이 있을 때마다 꺼냈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거론됐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이를 우려해 해군 함정을 호르무즈 해협에 보내 자국 국적의 선박들과 동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이란 간 긴장이 실제 전면전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경제난과 유가 인상 상승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을 만큼 자국 내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란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미 싱크탱크 워싱턴인스티튜트의 하닌 가다르 객원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이란의 선택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쟁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제재 등으로) 레바논 등에 전쟁 자금을 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아파벨트’ 중 하나인 레바논 등의 친이란 무장조직을 움직일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미국 역시 대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상원에서 제출되는 등 민주당을 중심으로 미·이란 간 전면전을 우려하는 여론이 뚜렷하다. AP는 “이란이 언제, 어떻게 반응할지는 불분명하다”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이후 3일간의 애도 기간이 지난 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란 軍보좌관 “미군기지에 군사 대응할 것…전쟁 시작 美가 했다”

    이란 軍보좌관 “미군기지에 군사 대응할 것…전쟁 시작 美가 했다”

    이란, 군부 실세 제거한 美에 준선전포고미 연방기관 웹사이트 사이버 해킹도 감행트럼프 “이란 공격지점 52곳 정했다”에데흐건 보좌관 “터무니없고 어리석다” 비난“트럼프, 이란 문화 유적지 공격하면 미국의 어떤 것도 안전하지 않을 것” 경고트럼프 “美공격시 당해본적 없는 공격가할 것”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미국에 ‘가혹한 피의 보복’을 선언한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미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군사 대응을 할 것”이라고 사실상 준선전포고를 했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의)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지도부는 전쟁을 추구한 적이 없으며,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해왔다”면서 “전쟁을 시작한 것은 미국이고, 그들의 행동에 따른 마땅한 대응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국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그들이 가한 타격에 준하는 타격을 받는 것”이라면서 “그 이후에는 새로이 반복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문화 유적 등 이란 내 52곳을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뒀다는 발표에 대해 “터무니없고,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데흐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법을 모르고, 유엔의 결의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폭력배’와 ‘도박꾼’에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문화 유적지를 공격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를 묻자 그는 “미군 직원도, 미국의 정치센터도, 미군 기지도, 어떤 미국 선박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미국 연방정부기관인 연방출간물도서관프로그램(FDLP)의 웹사이트(www.fdlp.gov)가 ‘이란 해커’를 자처한 주체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미국을 겨냥해 “범죄자 앞에는 가혹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출간물도서관프로그램은 연방정부의 각종 출간물을 무료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연방정부기관이다.FDLP 웹사이트의 초기 화면은 ‘신의 이름으로’, ‘이란 이슬람공화국’ 등 영어·페르시아어 글귀와 이란 국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의 이미지가 들어간 페이지로 교체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라는 단어 아래에 뻗어 나온 주먹에 맞아 입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의 합성 이미지도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 아래에는 “이란 사이버 시큐리티 그룹 해커스에 의해 해킹됐다”고 쓰였다. 해커들은 교체한 웹페이지에 “그가 떠나고 알라의 능력으로 그의 노력과 길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범죄자들의 앞에는 가혹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해커들은 또 “이것은 이란의 사이버 능력의 작은 일부일 뿐! 우리는 언제나 준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앞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란이 대미(對美) 보복을 위협하자 이란의 공격 시 52곳에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이란은 오랜 기간 오직 골칫거리였을 뿐이었다”라면서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의 자산을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2곳의 의미는 이란이 오랫동안 인질로 잡은 52명의 미국인 수를 뜻한다고 말했다. 또 52곳의 공격 목표지 중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매우 높은 수준의 중요한 곳들이며 해당 목표지는 매우 신속하고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한 뒤 “미국은 더 이상 위협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를 ‘테러리스트 지도자’라고 지칭한 뒤 “이란은 (미국이) 그를 세상에서 제거한 데 대한 복수로서 특정한 미국 자산을 공격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해 매우 뻔뻔스럽게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솔레마이니 피살 후 긴급 성명을 내고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반발했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복하겠다”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고도 충분치 않다고 여겼는지 약 여섯시간 만인 자정 무렵에도 “그들이 우리를 공격했고 우리가 반격했다.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강력히 조언하는 것과 달리 그들이 다시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당해본 적이 없는 강한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재차 겁박했다. 이어 “미국은 2조 달러(약 2300조원)를 군사장비에 지출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단연 최고다!”라면서 “이란이 미국 기지나 미국인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최신 장비를 그들에게 주저없이 보낼 것”이라고 위협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이란 軍보좌관 “미군기지 대상, 군사 대응할 것”

    [속보] 이란 軍보좌관 “미군기지 대상, 군사 대응할 것”

    “전쟁 시작 미국이 했다”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미국에 ‘가혹한 피의 보복’을 선언한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미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군사 대응을 할 것”이라고 사실상 선전포고를 예고했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은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대응은 틀림없이 군사적일 것이며, (미국의) 군사기지를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지도부는 전쟁을 추구한 적이 없으며,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해왔다”면서 “전쟁을 시작한 것은 미국이고, 그들의 행동에 따른 마땅한 대응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국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그들이 가한 타격에 준하는 타격을 받는 것”이라면서 “그 이후에는 새로이 반복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운전사는 침팬지… 휴가는 달나라로? 상상 속 2020,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운전사는 침팬지… 휴가는 달나라로? 상상 속 2020,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감정 가진 컴퓨터·노동 유인원 실현 안 돼 달 여행은 진행 중… 머스크 “연내 개발” 홍채 인식·채식주의·전자투표는 현실로팔에 이식한 스마트워치에 알람을 설정하는 걸 깜빡했다. 지각이다. 침대에서 뛰어나오며 홀로그램으로 수천㎞ 떨어진 곳에 사는 가족과 재빨리 포옹을 나눈 뒤, 원숭이 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뛰어든다. 힘든 날이지만 며칠 뒤 달에서 보낼 휴가를 생각하며 버틴다. 1일(현지시간) CNN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과거엔 2020년 일상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장면’이라며 서술한 내용이다. 과거의 미래학자들이 꿈꾼 2020년 중 많은 것들이 현실화됐지만, 상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첨단 기술은 예상 밖의 경기침체, 대중의 거부감, 이윤을 고려한 기업의 선택 등 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영국의 미래학자 이언 피어슨은 2005년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2020년 이전에 인간 지능을 넘어선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컴퓨터는 당연히 감정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CNN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탓에 발전이 약간 지연됐다. 인공지능(AI)이 우리 연구진의 생각보다 35~40% 느리게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자신의 전망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20년에는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소화관과 혈류에서 수십억개의 나노 로봇이 필요한 영양분만 추출한 뒤 나머지는 배출할 거라고 2004년에 전망했다. 1964년 민간 연구기관인 랜드코퍼레이션은 지금쯤이면 유인원이 인간의 거의 모든 단순 노동을 대신할 것이라고 다소 황당한 예측을 내놓았다. 둘 다 아직은 시기상조다. 1960~1970년대에는 지금쯤 달에서 휴가를 보낼 거라는 예측이 많았는데 반은 맞았다고 볼 수도 있다. 우주선 제작업체 ‘스페이스X’를 만든 일론 머스크는 올해까지 민간인의 달 일주 프로그램을 현실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미래학자들의 전망 중 들어맞은 것도 많다. 커즈와일은 2020년쯤 스마트 안경이나 콘택트렌즈가 전화기를 대체할 것이라고 2000년에 예측했는데 2014년 ‘구글 글라스’를 출시했다. 대중적 인기는 없었지만 공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1913년판 뉴욕타임스는 미국인들이 21세기에 육류를 버리고 채식주의를 택할 것이라고 관측했고 에릭 하셀틴은 2000년 디스커버리지에 2020년까지 수기 서명이 홍채, 지문, 음성 인식 등 ‘생체 인식’으로 대체될 거라고 썼다. 1997년 와이어드에 기고한 피터 슈워츠와 피터 레이든은 2020년쯤 전자투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모두 현실이 된 예측들이다. 미래 예측이 단순한 전망을 넘어 미래 기술의 방향을 정하기도 한다는 견해가 힘을 받는 이유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중국이 한국 넘어 LOL 세계 1등 된 비결은?

    중국이 한국 넘어 LOL 세계 1등 된 비결은?

    2009년 처음 출시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최강자는 단연 대한민국이었다. 현란한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 앞에 다른 나라들은 감히 도전장을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LOL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은 어떻게 한국을 이기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을까. CNN비지니스는 지난달 31일 중국 인기 게임단 ‘로얄 네버 기브업’(RNG)의 매니저인 비 리안리와 인터뷰를 가졌다. 중국 e스포츠 시장은 1000억 위안(약 16조 6000억원)에 달한다. 비 매니저는 “중국은 2년 연속 롤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면서 “중국은 이제 e스포츠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성공 요인으로 ‘치열한 경쟁’을 꼽았다. 상하이에 있는 RNG의 훈련센터를 통과한 선수는 100명 가운데 1명도 되지 않을 만큼 훈련 과정이 매우 고되다. 바늘구멍을 통과해 프로 선수가 되도 엄청난 훈련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비 매니저는 “선수들은 주 7일, 하루 14시간씩 연습한다”면서 “오후 1시에 일어나 새벽 4시까지 다양한 종류의 훈련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장시간 게임에 몰두하는 선수들을 위해 의사와 물리치료사도 상주한다. 이들은 매일 한 차례씩 선수들을 직접 체크하고 적절한 도움을 준다. 이 스케줄은 시즌 내내 이어진다. 쉽게 말해서 ‘노오력’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힘든 일정을 견뎌내면 선수들은 높은 보상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훈련센터를 통과해 프로 선수가 되면 10만 달러(약 1억 1500만원)가 넘는 연봉을 받는 것도 드물지 않다 비 매니저는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19 결산] 올 한해 감동 선사한 화제의 견공들 모아보니…

    [2019 결산] 올 한해 감동 선사한 화제의 견공들 모아보니…

    미국 폭스뉴스가 올 한 해 동안 뉴스피드를 장식한 화제의 견공을 소개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칭찬을 아끼지 않은 군견 ‘코난’이다.코난은 지난 10월 말, 최정에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함께 시리아 북동부에 있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의 은신처를 공격했다. 당시 알바그다디는 군견에 쫓겨 도피하다 자폭사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코난에게 “최고의 전사”라며 칭찬했다.두 번째 주인공은 미국 플로리다에 살던 생후 8개월의 핏불종 ‘제우스’다. 제우스는 지난 9월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가족인 10살, 11살 형제와 놀던 중 독사의 일종인 산호뱀을 발견했다. 제우스는 치명적인 산호뱀이 아이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주의를 끌었고, 결국 뱀을 몸으로 깔아 뭉개 죽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우스 역시 산호뱀에 네 차례나 물렸고 결국 다음날 세상을 떠났다. 당시 반려견 제우스 덕분에 목숨을 구한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제우스의 주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일로 맹견인 핏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어린 가족들을 납치될 위기에서 구한 견공도 있다. 펜실베이니아에 살던 견공 에드가는 지난 4월 집 안에 침입자가 들어왔을 때, 이를 미리 알아채고 크게 짖어 침입자를 내쫓았다. 당시 침입자는 비슷한 시기에 4살 짜리 여자아이를 유괴했던 유괴범이었다. 아이들을 유괴범으로부터 보호한 ‘영웅견’으로 칭송받은 에드가에게 과거 길거리를 떠돌다 동물보호소를 전전하기도 했던 아픈 과거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에드가의 주인 부부는 “에드가를 입양한 것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며 입을 모아 칭찬했다.마지막 주인공은 최근 호주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코알라들을 구하기 위해 아낌없이 몸을 던졌던 구조견들이다. 지난 11월 뉴사우스웨일스 주 산불로 350마리가 넘는 코알라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보더콜리-쿨리 믹스 탐지견인 ‘베어’는 화재현장을 누비며 코알라 구조에 힘을 보탰다. 코알라의 털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훈련받은 베어는 코알라 보호구역에서 생존한 코알라를 추적해 구조하는데 큰 몫을 했다. 베어 역시 위 사례에 소개된 견공과 마찬가지로 버려진 개였고, 지나치게 활발한 탓에 여러 차례 파양의 아픔도 겪은 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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