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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육장 탈출한 두 불곰 안락사 처리한 英 동물원 논란

    사육장 탈출한 두 불곰 안락사 처리한 英 동물원 논란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장을 탈출한 불곰 두 마리가 인근 사육장의 멧돼지를 공격하는 난동을 부린지 몇십 분 만에 안락사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베드퍼드셔주에 있는 휩스네이드 동물원의 불곰 사육장에서 나무 한 그루가 갑자기 쓰러져 인근 사육장까지 다리처럼 연결되자 암컷 불곰 두 마리가 이를 통해 건너가 멧돼지를 공격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동물원 측은 ‘스노 화이트’(백설공주)와 ‘슬리핑 뷰티’(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이름의 두 불곰을 포획하는 과정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 곰을 안락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맬컴 피츠패트릭 수석 큐레이터는 동물원 직원들에게 보낸 단체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불곰들이 울타리가 낮은 멧돼지 사육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즉시 개입해야 했다. 불곰은 강하고 위험한 포식자이므로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안전”이라면서 “직원들과 방문객들 그리고 다른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경험과 전문 지식을 통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육자들이 몇 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들 곰은 적어도 20분 동안 예측할 수 없고 공격적인 상태로 남아 있어 쉽게 진정시킬 수 없었다”면서 “난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사육사들의 올바른 조치 덕에 그 이상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설명했다. 수의사들은 다친 멧돼지의 상태를 살폈고 동물원 관계자들은 이 사고에 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그나마 다행인 점은 ‘신데렐라’라는 이름의 세 번째 암컷 불곰은 나무가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원래 사육장 안에 계속해서 머물고 있어 어떤 피해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지 동물보호단체 ‘프리덤 포 애니멀스’는 해당 동물원에서 불곰 두 마리가 사육장에서 탈출한 뒤 사살된 사건은 동물원을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영국지부도 “곰들은 다른 모든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유를 갈망한다. 따라서 이들 곰은 탈출할 기회가 왔을 때 행동한 점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동물원 대신 자연 서식지에서 동물을 보호하는 보전 작업을 지지하도록 장려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3일 개원 90주년을 맞이한 휩스네이드 동물원에는 여우원숭이와 치타 그리고 펭귄 등 야생동물 3500마리가 살고 있다. 이 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는 불곰은 유럽 불곰으로 몸무게가 100~250㎏에 이르는 암컷들이다. 이 동물원은 근대적 동물원의 효시인 런던동물원을 소유한 런던동물학회가 운영하는 곳으로, 두 동물원은 서로 협력 관계에 있다. 사진=휩스네이드 동물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루마니아 독재자’ 타던 전용기, 경매 나온다…가격은 얼마?

    ‘루마니아 독재자’ 타던 전용기, 경매 나온다…가격은 얼마?

    동유럽 루마니아의 마지막 독재자였던 니콜라에 차우세스쿠가 타던 대통령 전용기가 며칠 뒤 경매에 나온다. 미국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간 차우세스쿠 전 대통령의 전용기로 사용된 상업용 여객기 한 대가 오는 27일 경매에 나오며 입찰가는 2만5000유로(약 35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여객기는 영국항공기법인(BAC)과의 라이센스 계약에 따라 BAC 원일레븐(BAC 1-11) 기종을 기반으로 1980년부터 루마니아에서 면허 생산했던 ROMBAC 원일레븐(ROMBAC 1-11) 9대 중 1대다. 애초 생산 계획은 80대였지만, 10호기와 11호기는 중도에 생산이 중단됐다.이에 대해 경매 주관사 아트마크는 “ROMBAC 1-11은 매우 보기 드문 여객기다. 루마니아의 기술 개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국가적인 문화유산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매 낙찰자는 이 기체를 국외로 옮기는 대신 루마니아에서 보관해야만 한다.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9년까지 24년간 루마니아를 철권 통치했다. 1989년 봉기한 반공 투쟁으로 정권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42년간 계속된 공산당 통치에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그는 아내 엘레나와 함께 그해 12월 25일 성탄절에 공개 처형당했다. 2014년 파산한 옛 국영기업 로마비아 항공의 청산 작업 중 하나이기도 한 이번 경매에는 차우셰스쿠 전 대통령 이후로 권력을 잡은 이온 일리에스쿠 전 대통령이 타던 또 다른 ROMBAC 1-11도 출품된다. 이 전용기 역시 최초 입찰가는 2만5000유로부터다. 일리에스쿠 전 대통령은 루마니아 혁명 중 벌어진 유혈사태를 고의로 조장한 반인륜범죄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트마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암호화폐 시장 요동…개당 3만 달러 선 위협

    암호화폐 시장 요동…개당 3만 달러 선 위협

    미국과 중국 등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 우려에 따른 일부 거래소의 서비스 축소 발표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화폐 선두주자인 비트코인은 23일 오후 7시(현지시간)쯤 3만 3964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1일 최고가보다 12% 이상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3만 1700달러 대에서 거래되며 지난달 중순 6만 4000달러대에 비해 반토막이 난 상태다. 이 때문에 1조 달러(약 1129조원)를 웃돌았던 시가총액도 40% 가량 감소한 6115억 9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 가격도 24시간 전보다 17% 가량 떨어진 1914.81 달러에 거래됐고 머스크 CEO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도지코인도 14% 이상 빠지며 0.2874달러로 주저앉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2일 ‘가상화폐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트위터에 올렸으나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세로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미 CNN가 전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세는 중국과 미국의 가상화폐 단속 방침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앞서 21일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행위를 타격함으로써 개인의 위험이 사회 전체 영역으로 전이되는 것을 단호히 틀어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21일 회의에서 금융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가장화폐 가격을 끌어내렸다. 여기에다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 채굴 단속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내비치자 미국과 아시아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후오비가 몇몇 국가에서 선물 거래 등 일부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히는 바람에 비트코인은 3만 달러 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후오비는 당국의 규제 우려 등에 따라 중국에서 코인 채굴 호스팅 서비스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코인데스크가 전했다. 미국 규제 당국도 가세했다. 미 재무부는 가상화폐가 조세 회피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1만 달러 이상의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기업은 반드시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했다. 가상화폐 투자심리 분석 플랫폼인 트레이드 더 체인의 닉 맨시니 분석가는 “후오비의 발표 이후 투자심리가 19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어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틱톡 초대장에 2500명 모여…美 토요일 밤 광란의 파티

    틱톡 초대장에 2500명 모여…美 토요일 밤 광란의 파티

    코로나19 봉쇄가 풀린 해방감 때문이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남부 헌팅턴비치에 지난 22일(현지시간)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경찰과 충돌을 빚으며 광란의 파티를 벌였다고 CNN이 23일 보도했다. 한 인플루언서가 틱톡에 올린 ‘생일파티 초대장’을 2억 5000만명이 봤고, 2500여명이 실제로 해변에 운집했다. 해변 파티는 춤을 추고, 불꽃놀이를 하며 별다른 목적없이 진행됐다. 문제는 군중의 숫자였다. 2500명이 몰리면서 대규모 군중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자, 경찰은 해변파티를 불법집회로 규정했다. 경찰은 해산을 시도했고, 군중들은 경찰에게 병과 폭죽 등을 던지며 맞섰다. 군중은 거리의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결국 주변 지역 공권력까지 합세해 150명이 넘는 치안요원이 출동해 군중들을 진정시키고, 해산시킬 수 있었다. 이날 난동으로 인해 성인 121명, 청소년 28명이 기물파손죄, 불법 폭죽 발포, 해산 불응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파티 참가자들 스스로도 틱톡 초대장이 실제로 군중을 모으고, 대규모 체포 사태로 이어진데 대해 아연함을 표시하고 있다. 헌팅턴비치에 살았다는 내털리 로소는 인스타그램에 도로를 메운 군중을 찍은 영상을 올리며 “헌팅턴비치에서 뭔가 입소문을 타면, 항상 정신나간 대규모 군중이 몰려든다”고 총평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영상] 세계서 가장 큰 ‘퍼플-핑크 다이아몬드’, 330억 원에 낙찰

    [영상] 세계서 가장 큰 ‘퍼플-핑크 다이아몬드’, 330억 원에 낙찰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퍼플 핑크 다이아몬드’가 다이아몬드 경매 역사의 기록을 새로 썼다. CNN 등 해외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경매업체 크리스티 홍콩이 이날 진행한 보석 경매에 나온 이 다이아몬드는 무려 15.81캐럿으로, 분홍색과 보라색이 섞인 오묘한 컬러가 벚꽃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사쿠라’(the SAKURA)라 명명됐다. 일반적으로 핑크 다이아몬드 제품의 90%는 크기가 0.2 캐럿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이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 경매에 등장한 퍼플 핑크 다이아몬드 중 가장 크기가 크다. 뿐만 아니라 이 다이아몬드는 선명도가 ‘팬시 비비드 퍼플 핑크‘(Fancy Vivid Purple-Pink)에 들 정도로 완벽함을 자랑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장 희귀한 보석으로 꼽히는 천연 유색 다이아몬드 중 특히 분홍색은 무작위로 발생하는 다이아몬드 분자 격자의 왜곡으로 형태가 거칠고 연마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희귀성이 높다. 크리스티 측은 “안팎으로 흠집이 보이지 않는 팬시 비비드 레벨의 핑크 다이아몬드는 전체의 4%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핑크 다이아몬드에서 쉽게 흠집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결함이 없는 ‘사쿠라’ 같은 다이아몬드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서 해당 퍼플 핑크 다이아몬드는 2929만 달러(한화 약 330억 4500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달 초 대중에 처음 공개됐을 당시의 추정가인 38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세워진 기록인 27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323억 원)를 넘어섰다.지난해 11월 경매에 나온 퍼플 핑크 다이아몬드인 ‘장미의 정령’은 14.83캐럿으로, 역시 팬시 비비드 퍼플 핑크 등급을 받으면서 ‘가장 완벽한 핑크 다이아몬드’라는 극찬을 받았었다. 한편 지금까지 역대 사상 최고가 다이아몬드는 ‘핑크 스타’로 불리는 59.6캐럿짜리 다이아몬드다. 2017년 4월 홍콩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7120만 달러(당시 환율로 한화 약 574억 원)에 낙찰됐다. 다이아몬드 전문가인 알렉산더 브레크너는 “핑크 스타는 인류가 발견한 핑크 다이아몬드 중 가장 크고 색채도 못 믿을 정도”라며 “희소성도 압도적인 데다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평한 바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상] ‘손가락 깨무는 아기’ 55초 동영상 한 편, 8억원에 낙찰

    [영상] ‘손가락 깨무는 아기’ 55초 동영상 한 편, 8억원에 낙찰

    전 세계에서 약 9억 명이 시청한 유튜브 영상의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 소유권이 경매에서 수 억원에 낙찰됐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화제가 된 영상인 ‘찰리가 또 내 손가락을 깨물었다'(Charlie bit my finger – again!)는 2007년 5월 23일 영국에서 유튜브에 업로드 된 것으로, 불과 55초 분량이다.영상 속 등장인물은 갓 돌이 지난 아기 찰리와 당시 3살이었던 찰리의 형 해리이며, 갓난아기였던 동생이 어린 형의 손가락을 깨무는 평범한 모습을 담고 있다. 해리와 찰리의 아버지인 하워드(52)는 2007년 당시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유튜브에 해당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지난 14년 간 전 세계에서 8억 8130만 회 이상 조회됐고, 유튜브 플랫폼을 이용자들에게 알리는 데 한 몫을 하며 수많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생산해냈다. 하워드 일가족은 해당 영상의 NFT소유권을 영상 업로드 14주년인 지난 22일 경매에 내놓았고, 24시간이 지난 뒤 무려 76만 달러(한화 약 8억 5700만 원)에 낙찰됐다. 자녀들의 평범한 일상을 무심코 담았던 55초 분량의 동영상 한 편으로 8억 원이 훌쩍 넘는 큰돈을 벌어들인 것. 하워드 가족은 낙찰된 사람에게 해리와 찰리가 등장하는 패러디 영상을 만들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영상 속 아이들은 이제 각각 17살, 15살이 됐고, 부모님과 함께 14년 전 당시를 재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해 또 한번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워드는 “사람들이 도대체 왜 이 영상을 보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시에는 그저 이 영상이 ‘약간 웃기는 정도’라고 생각했을 뿐”이라면서 “돈 때문에 영상을 NFT에 판매하려 한 것은 아니고, 과거에는 유튜브가 새로운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NFT가 유행하면서 동참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의미의 NFT는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이다. 기존의 가상자산과 달리 디지털 자산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고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는 만큼, 특정 디지털 파일이 원본임을 증명해주는 일종의 원본 증명서의 가치도 가지고 있다.NFT는 가상자산에 희소성과 유일성이란 가치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디지털 예술품, 온라인 스포츠, 게임 아이템 거래 분야 등을 중심으로 그 영향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 소녀가 불난 집을 배경으로 웃고 있는 ‘재앙의 소녀 밈’ 사진 한 장이 NFT로 47만 4000달러(한화 약 5억 35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 21세가 된 사진 속 주인공인 조에 로스는 판매 금액의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학자금 대출을 갚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방송서 울먹인 레이디 가가 “19세 때 성폭행당했다”

    방송서 울먹인 레이디 가가 “19세 때 성폭행당했다”

    미국의 팝스타 레이디 가가(35)가 19세 때 성폭행 피해를 겪었다며 아직도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레이디 가가는 미국의 정신건강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당신이 볼 수 없는 나’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16년 전 한 음악 프로듀서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임신까지 하게 됐다며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다. 그는 “처음에는 전신에 통증을 느꼈고 감각이 없어졌다. 몇 주 동안 아프기도 했다”며 “완전한 정신착란에 빠졌고 몇 년 동안 나는 이전과 같은 소녀가 아니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어디를 가든지 진짜 현실처럼 검은 구름이 따라다녔고 그 구름은 나에게 ‘쓸모없고 죽어야 한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가가는 “사람들은 성폭행 피해가 바이러스와 똑같고 아프고 나면 낫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는 그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며 가해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치사율 50%…인도 ‘검은 곰팡이증’ 왜 확산할까 [이슈픽]

    치사율 50%…인도 ‘검은 곰팡이증’ 왜 확산할까 [이슈픽]

    올해 검은 곰팡이증 환자 8848명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치사율 50%과도한 약물 사용·비위생적 환경 영향인도의 코로나19 환자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검은 곰팡이증’이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의 호흡기 등을 통해 감염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스테로이드 등 항염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면역력이 약화된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 질병은 사람 사이의 접촉으로는 확산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 최고 의료기관으로 꼽히는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란디프 굴레리아 소장은 22일(현지시간) NDTV와 인터뷰에서 검은 곰팡이증은 접촉에 의해 전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 등 외신도 이날 “검은 곰팡이증은 전염되지 않으며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확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털곰팡이증’이 공식 명칭인 검은 곰팡이증은 그리 흔한 질병이 아니었다. 털곰팡이는 흙이나 거름, 썩은 나뭇잎과 과일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곰팡이 포자에 감염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과거 인도 전국 29개 도시 병원에서 1년간 발견되는 검은 곰팡이증 환자는 12~15건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환자가 폭증하면서 인도 정부 집계 결과 이날까지 8848명의 관련 환자가 나왔다. 환자는 주로 코로나19 감염자나 음성 판정 후 회복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코로나19 환자 중심으로 곰팡이증 급증 검은 곰팡이증이 무서운 이유는 일단 감염되면 치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곰팡이 포자에 감염되면 코피를 흘리고 눈 부위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눈, 코 외에 뇌와 폐 등으로도 전이될 수 있으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사율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치료가 지연되면 뇌 전이 등을 막기 위해 안구, 코, 턱뼈 등을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 질병이 검은 곰팡이증으로 불리는 것은 감염된 피부 조직이 괴사해 검게 변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 곰팡이증에 걸렸더라도 8주가량 항곰팡이 약품을 투여하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자가 폭증하면서 ‘암포테리신B’ 같은 항곰팡이 약품에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검은 곰팡이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곰팡이 포자가 증식해 사람의 몸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니킬 탄돈 AIIMS 교수는 현지 일간 민트에 “확률은 매우 낮지만 곰팡이가 공기를 통해 사람의 폐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포르티스 병원의 당뇨·비만·콜레스테롤 팀장인 아누프 미슈라는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에 “만약 병원이나 가정의 벽, 환기 시스템, 의료 장비 등이 곰팡이로 오염된 상태에서 살균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면 검은 곰팡이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잘라 시그너스 그룸 병원의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산디프 가르그는 코로나19 중환자에게 의료용 산소가 투입되는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가르그는 “의료용 산소는 환자에게 투입되기 전에 가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그런데 가습에 사용되는 물이 제대로 살균되지 않으면 검은 곰팡이증 감염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면역 약화” 현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면역력 약화가 환자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굴레리아 소장은 “(인도의) 많은 당뇨병 환자와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사용 때문에 검은 곰팡이증이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치료에 욕심을 낸 코로나19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과용하면서 면역력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이로 인해 곰팡이균에 쉽게 감염됐다는 것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당뇨병 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알려져 있다. 또 처방전 없이도 약품 대부분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약물 과용이 심각한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는 염증 치료나 면역 과잉 반응 방지 등에 주로 사용된다. 굴레리아 소장은 “지난해 1차 유행 때도 검은 곰팡이증은 있었지만, 이번 2차 유행 때는 스테로이드 과용 때문에 관련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이가 무슨 죄…도로서 운전자들 다툼 중 총 맞은 美 6세

    아이가 무슨 죄…도로서 운전자들 다툼 중 총 맞은 美 6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어머니가 운전하는 차에 타 있던 6세 아이가 운전자들끼리의 다툼에서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AP, CNN 등 현지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6세 아이는 어머니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뒷좌석의 어린이용 시트에 탄 채 등교 중이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도로를 달리던 중 차선 변경을 시도했을 때, 옆 차선에서 달리던 흰색 세단이 이들의 차량 진로를 방해했다. 이후 아이의 어머니는 해당 차량 운전자를 향해 손가락으로 욕설을 던진 뒤 차선을 다시 변경했다. 이후 문제의 흰색 세단이 아이와 어머니가 탄 차량을 따라왔고, 갑자기 총성이 터져 나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흰색 세단에 탄 사람이 발사한 총알은 앞서가던 모자의 후면을 통과했고, 오른쪽 뒷좌석에 앉아있던 아이가 총에 맞고 말았다.  총성과 아이의 비명소리를 동시에 들은 어머니는 곧바로 차를 세운 뒤, 아이가 총에 맞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주변 운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사망한 아이의 어머니와 목격자들의 진술은 일치했다. 차선 변경을 두고 운전자들이 차량에 탄 채 기 싸움을 벌이던 중 흰색 세단에서부터 총성이 들렸다는 것. 현지 경찰은 현재 총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세단의 운전자와 동승자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해당 차량은 사건이 발생한 고속도로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현지 조사 책임자인 플로렌티노 올리베라는 “아이를 쏠만한 정당성은 전혀 없었다. (총을 쏜 가해자는)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됐다”면서 “해당 시간에 같은 도로에서 사건을 목격한 목격자들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범인은 이미 사형됐는데…4년 후 무죄 증거 나와 美 발칵

    범인은 이미 사형됐는데…4년 후 무죄 증거 나와 美 발칵

    미국에서 4년 전 사형된 흑인 남성의 무죄 입증에 영향을 미칠만한 증거가 뒤늦게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부활시킨 사형제가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CNN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레델 리는 1993년, 당시 이웃 여성이었던 26세의 데브라 리즈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뒤 2년 후인 1995년 유죄 판결을 받았다. 리는 재판이 시작된 후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왔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리에 대한 사형은 2017년 4월 20일 집행됐다. 그에게는 의식을 없애는 미다졸람, 호흡을 중지시키는 브롬화 베쿠로니움 및 심정지 용 염화칼륨이 포함된 치사약이 주입됐고, 리는 치사약 주입 2분 만에 사망했다. 그러나 리의 유족 측은 그의 무죄를 밝히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유족 측 변호인은 이달 초, 범행에 사용됐다는 흉기에서 다른 남성의 DNA가 발견됐다는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유족 측 변호인에 따르면 해당 DNA는 살인에 이용된 흉기를 감싸고 있던 흰색 셔츠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하지만, 리의 것은 아니었다. 변호인 측은 또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6개에 대해 DNA 검사를 실시했는데, 이중 5개는 리가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난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과 변호인 측은 지난 1월 “사망한 리즈의 살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물리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CNN과 한 인터뷰에서도 “DNA 결과는 리씨와 해당 사건 사이의 ‘절대적이거나 결정적인’ 연관성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새로 나온 증거는 리가 결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피해자의 손톱과 지문 등에 대한 DNA 검사도 다시 진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다만 새롭게 발견된 DNA의 주인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에 정보를 입력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 사건은 2017년 리의 사형집행 당시 아칸소주가 사형집행용 약물인 미다졸람 공급 계약 종료일이 다가온다는 이유로 리의 사형을 서둘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다졸람으로 시작된 논란은 사형제도의 찬반 논란으로 이어졌다. 미다졸람은 2013년부터 미국 각 주의 사형집행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대체로 끔찍한 고통이 뒤따르는 치사약 전에 사형수의 의식을 잃게 만드는 기능을 했는데, 몇몇 사형수는 미다졸람을 투여받고도 충분히 의식을 잃지 않아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 약물 주사를 사형집행 방식으로 이용해 온 아칸소주는 2017년 미다졸람 사용 기한을 코앞에 두고 대규모로 사형을 집행했다. 리 역시 이중 한 명이었다. 현지의 한 법학과 교수는 “리의 사례는 사형집행을 서두르면 발생할 수 있는 비극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리는 2017년 당시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 영국 BBC와 한 인터뷰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언제나 그랬듯, 나는 무죄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돌파감염’에 부스터샷까지…마스크 영원히 못 벗을지도

    ‘돌파감염’에 부스터샷까지…마스크 영원히 못 벗을지도

    국내에서도 ‘돌파 감염’(백신 접종 완료 후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자 정부가 고안하고 있는 백신 인센티브 등 방역 지침을 완화하는 조치가 섣부르다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의료인 중 돌파 감염에 해당하는 사례를 지난 21일 확인했다. 영남권에 거주하는 20대 의료인으로 화이자 백신을 지난 3월 중순에 1차, 4월 초에 2차로 접종받았다. 이후 5월 초 어버이날 가족모임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경남 창원에서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국내로 들어와 확진된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바이러스에 노출된 날이 14일을 채우기 전일 가능성이 있어 해당 사례를 돌파 감염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났었다. 한편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스크 규제 완화 등 여러 가지 혜택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게 백신 전자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고, 접종자는 밀접 접촉자라 하더라도 2주간 자가격리 의무에서 면제된다. 그러나 백신 접종은 100% 예방효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맞은 의료계 종사자 18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회 접종자는 94%, 1회 접종자는 82% 면역이 생겼다. 최대 6%는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백신 접종률이 올라갈수록 그만큼 돌파 감염 사례 역시 많아질 전망된다. CDC와 CNN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두 차례 접종을 끝낸 9500만명 가운데 924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만 명당 1명꼴로 돌파 감염이 이뤄진 셈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도 문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와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모두 기존 백신의 예방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게다가 세계 각국이 ‘부스터 샷’(추가 접종)까지 계획하고 있어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결국 백신 접종을 완료해도 코로나19로부터 자신과 주변 사람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로선 마스크 착용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감염병 전파가 충분히 느려지기 전까지는 마스크 착용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과가 불투명한 데다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구분하기도 어려워 (마스크를 벗을 경우) 고위험군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한국군 55만명분 백신 지원… 일반물량 언급 없어

    [한미 정상회담]한국군 55만명분 백신 지원… 일반물량 언급 없어

    화이자·모더나·얀센 2000만회분 관련한국 공여 계획 관련 언급 나오지 않아6월 물량 부족한데 하반기 후만 언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군과 함께 일하는 한국군 55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와 포괄적인 백신 협력에 합의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미국이 앞서 화이자·모더나·얀센 등 백신 3종에 대해 2000만회분을 타국에 공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도 포함될지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그들(한국군)을 위해서도 미군을 위해서도” 55만명의 한국군에게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최대 10억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것을 믿는다”고도 했다. 이외 미국 백신 생산업체가 한국과 제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하반기 이후가 아닌 이번달과 다음달 백신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미 정상은 우리나라의 일반인에게 백신이 공여될지 여부와 세부 사항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앞서 백신 3종에 대해 2000만회분을 오는 6월말까지 전 세계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미국에서 승인되면 6000만회분을 공여하겠다고 앞서 밝힌 바 있어, 총 8000만회분이 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어떻게 해야 공평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백신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지역에 도달할지, 지역적인 균형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를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그런 평가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내일 이전에 이루어지리라고는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백신 공여분이 언급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한국이 인도와 같이 코로나19 확산이 치명적인 상황도 아니고 아프리카 저개발국처럼 인도주의적인 공여를 필요로 하는 곳도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양을 할당받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줄곧 나온 바 있다. 외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자국의 이익만 취하기보다 큰 틀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백신 접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면서 “내가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딸이 불치병” 거짓말로 기부금 챙긴 美 여성…딸도 속았다

    “딸이 불치병” 거짓말로 기부금 챙긴 美 여성…딸도 속았다

    미국에서 딸이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는 거짓말로 기부금과 각종 혜택을 받아챙겨온 한 여성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문제의 여성은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나지 않도록 딸까지 속여왔던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에 사는 린지 애벌(34)은 지난 14일 아동 학대와 방치 그리고 사기 등의 혐의로 스타크 카운티 가정법원에 기소됐다. 딸 라일리(11)는 3년 전 당시 8세였을 때 어머니로부터 자신이 치료할 수 없는 중추신경계 질환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대학에서 소프트볼 선수로 활약하겠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시한부로 살아가야 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이렇게 딸까지 속인 여성은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기부금과 각종 사은품을 챙겨 왔다. 크라운드 펀딩을 통해 몇천 달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수족관 무료 입장권을 얻거나 텍사스 A&M 소프트볼 경기에서 명예 관람객으로 선정되는 등 큰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익명의 제보를 시작으로 수사를 통해 여성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고의는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아이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여성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의학 전문가가 아이의 모든 기록을 검토했지만 어떤 질병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여성은 아이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믿게 하도록 심리 상담을 받도록 강요했다. 당시 출산 휴가를 준비하던 상담사는 "라일리는 내가 출산 휴가를 마치고 다시 상담센터로 돌아올 때쯤, 자신이 살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여성은 고펀드미로부터 4000달러(약 450만원) 정도의 기부금을 받았다. 수사관들은 여성이 이 돈으로 지난 몇 년간 여행 비용과 주거비 그리고 기타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펀드미 측은 “현지 사법 당국자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수사를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면서도 “자금을 오용하는 모금자는 매우 드물지만, 만일 자금 오용 문제가 일어나면 기부금은 환급된다”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력 언론 편집·보도국장 꿰찬 여성들… 변화를 읽다, 다양성을 쓰다

    유력 언론 편집·보도국장 꿰찬 여성들… 변화를 읽다, 다양성을 쓰다

    세계 언론계에 여성 파워가 막강하다. 최근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서 143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국장이 나왔다. 앞서 영국의 로이터통신도 지난달 170년 만에 첫 여성 편집국장을 지명했다. 이 밖에 현재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 등 세계 유력 언론의 편집·보도국장이 모두 여성이다. 미국 ABC뉴스와 CBS뉴스, MSNBC뉴스도 여성이 사장을 맡아 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세계 주요 언론 중 여성 편집국장이 나오지 않은 곳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유일할 정도다. 여성 편집국장이 뉴스룸의 다양성을 높이고, 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디지털 독자를 확대해 지속 발전 가능한 토대를 만들어 낼지 언론계가 주목하고 있다.●WP는 143년, 로이터는 170년 만에 여성 국장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1일(현지시간) AP통신 첫 여성 편집국장인 샐리 버즈비(55)를 새 편집국장에 임명했다. 버즈비는 6월 1일부터 WP 뉴스룸을 이끈다. 캔자스대를 졸업한 뒤 1988년 AP통신에 들어가 미 의회와 백악관, 연방정부를 두루 취재했다. 이집트 카이로의 중동지국에서 에디터로 근무하고 워싱턴지국장을 지냈다. 2017년 편집국장에 임명돼 2800여명의 기자와 250여개 지국을 총괄해 왔다. 연내 서울과 영국 런던에 뉴스본부를 개설하고 미국 이외 지역의 지국을 26곳으로 늘려 24시간 뉴스를 제공할 계획인 WP 경영진은 세계 최대 통신사 편집국장이라는 버즈비의 경력을 높이 평가했다. 버즈비는 임명 직후 화상회의에서 “깊이 있고 사실에 기반한 저널리즘”을 강조했다. 편집국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포용과 소통을 중시했다. 탐사보도와 정치보도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2013년 WP를 인수한 뒤 기자를 늘리고 디지털 분야에 집중 투자하면서 WP의 현재 디지털 구독자는 300만명으로 2016년의 세 배가 됐다. 하지만 뉴욕타임스(750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올 1분기 뉴욕타임스 신규 디지털 구독자의 44%가 뉴스가 아닌 요리, 게임, 퍼즐 등 때문에 구독했다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 잠재 구독자의 요구를 겨냥한 콘텐츠 제공이 숙제다.로이터통신은 지난 4월 12일 이탈리아 출신 알렉산드라 갈로니(47)를 새 편집국장에 임명했다. 갈로니 편집국장은 전 세계 200여 지국과 2450명의 기자를 총괄하는 로이터의 첫 여성 편집국장이다. 로이터의 이탈리아어 뉴스 부문에서 기자로 시작해 월스트리트저널에서 13년간 정치부, 산업부 기자와 에디터로 활동했다. 2013년 로이터 남유럽지국 에디터로 돌아왔고, 2015년부터 편집부국장으로 일해 왔다. 양질의 저널리즘을 유지하면서 비용은 줄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갈로니 국장이 편집국장뿐 아니라 사업가 역할까지 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파이낸셜타임스(FT)도 2019년 11월 레바논 출신 룰라 칼라프를 편집국장에 임명했다. 1888년 창간 이래 131년 만에 첫 여성 편집국장이다. 지난해 1월부터 FT 제작을 책임지는 칼라프 국장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나 미 시러큐스대와 컬럼비아대학원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포브스에서 4년간 일하다 1995년 FT에 합류해 북아프리카·중동 특파원과 중동뉴스 에디터, 국제뉴스부장을 거쳐 2016년부터 편집부국장으로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디지털 혁신의 선두 주자인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6년째 캐서린 바이너(50) 편집국장이 이끌고 있다. 바이너는 지난 2015년 44세의 나이로 194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디언의 제12대 편집국장에 올랐다. 1997년 가디언에 입사해 주말판·일요판 에디터를 거쳐 2013년 온라인으로만 제작되는 가디언 호주판 창간에 편집국장으로 참여했다. 이후 미국판 편집국장과 가디언 편집부국장을 지냈다. 바이너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양질의 콘텐츠로 수용자의 참여와 신뢰에 기반한 디지털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설적인’ 전임 앨런 러스브리저 국장의 전략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지면 독자와 광고 수입 급감, 코로나19까지 겹쳐 상황이 어렵지만 ‘온라인 기사 무료화 전략’을 유지하면서 독자 후원모델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6년째 여성 편집국장 재니 민턴 베도스(54)가 이끌고 있다. 2015년 171년 역사상 첫 여성 편집국장에 임명된 베도스는 1994년 이코노미스트에 입사해 경제부장, 워싱턴지국장 등을 지냈다. 잡지 구독자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양질의 콘텐츠로 디지털 독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공정 보도로 정평이 난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의 보도국도 여성이 책임지고 있다. CNN에서 25년간 기자와 특파원, 뉴욕지국장, 워싱턴지국 부국장 겸 부사장을 지낸 에디스 채핀은 2012년 NPR로 옮겨 2015년부터 보도국장 겸 부사장으로 뉴스제작을 총괄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세 번째 여성 편집국장인 니콜 캐럴(53)이 지난 2018년 2월 조엔 리프먼 국장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탐사보도와 디지털·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보다 10년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워싱턴포스트보다 10년 앞선 지난 2011년 9월 질 에이브럼슨(당시 57세)을 첫 여성 편집국장에 임명했다. 에이브럼슨은 2014년 5월까지 2년 8개월 동안 뉴스룸을 총괄했다. 국장으로 있으면서 온라인 전략을 성공시켰고, 퓰리처상을 8번 수상했다. 이 같은 업적에도 NYT는 편집국장의 정년을 65세까지 보장해 오던 관행을 깨고 에이브럼슨을 2014년 물러나게 했다. ‘중도하차’ 이유를 놓고 추측이 무성했는데 경영진뿐 아니라 기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갈등을 빚어 왔다는 보도를 NYT는 부인하지 않았다. 프랑스의 권위지 르몽드도 2010년 6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편집국장 실비 코프만(당시 55세)이 나왔다. 3년 뒤인 2013년 3월 나탈리 누게이레드(당시 46세)가 첫 여성 사장 겸 편집국장에 선임돼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디지털 전략을 놓고 편집국 기자들과 충돌해 14개월 만에 사임했다. 공교롭게 에이브럼슨의 교체와 같은 날 사임이 발표됐다. 독일 대중지 디 빌트도 지난 2016년 38세의 타니트 코흐를 편집국장에 임명해 2018년 2월까지 2년간 뉴스 제작을 맡겼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낸시 깁스는 2014년 첫 여성 편집국장에 임명돼 종이 신문과 잡지의 쇠락, 구독자 급감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4년간 온라인과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해 타임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21년 세계 미디어와 여성 리더십 뉴스 제작을 총괄하는 여성들이 늘었지만 아직은 소수이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 3월 펴낸 ‘2021년 세계 언론과 여성, 리더십’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편집·보도국장은 10명 가운데 2.2명꼴이다. 연구소는 지난 2월 말 기준 아시아와 유럽·북남미·아프리카 등 4개 대륙, 12개 국가의 주요 오프라인·온라인 매체 240곳의 편집·보도국장 성별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240개 매체 가운데 신원을 확인한 편집·보도국장 180명 중 여성은 22%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에 포함됐던 10개국의 여성 편집국장 비율은 23%로 똑같았다. 편집·보도국에서 여성 언론인의 평균 비중이 약 40%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다. 전 세계적으로 뉴스룸의 다양성을 그 어느 때보다 강조했지만 거의 변화가 없었다. 작년과 올해 조사에 모두 포함됐던 178개 언론사의 여성 편집국장 비율은 24%로 2% 포인트 늘었다. 일본은 2년 연속 한 명도 없었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47%에서 60%로 늘었고, 유일하게 여성 편집국장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국은 11%에서 15%로 늘었다. 연구소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은 어떤 뉴스를 어떻게 다룰지 결정하고, 기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뉴스 제작 최고책임자의 경험과 시각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애니멀플릭스] 머리에 ‘빛나는 발광 촉수 달린 심해어의 정체는?

    [애니멀플릭스] 머리에 ‘빛나는 발광 촉수 달린 심해어의 정체는?

    미국 해변에 보기 드문 심해어가 떠밀려왔다. 11일 CNN은 캘리포니아 라구나비치의 한 해변에서 희귀 심해어가 발견됐다고 크리스탈코브주립공원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크리스탈코브주립공원 측은 지난 7일 공원 내 해양보호구역에서 온전한 상태의 심해어 사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공원 관계자는 “모래사장에서 검은 생명체가 발견됐다. 커다란 입을 벌린 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물고기는 다름 아닌 암컷 초롱아귀(Himantolophus sagamius)”라고 밝혔다. 태평양이나 대서양, 인도양 등 온열대 해역의 수심 830m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초롱아귀는 다른 심해어와 달리 몸 전체가 자흑색으로 불투명하다. 해변에 떠밀려온 초롱아귀도 입속까지 새까맸다. 머리에 달린 ‘빛나는 안테나’도 특색이다. 머리 위에 가늘고 길게 튀어나온 촉수는 등지느러미가 변형된 것으로, 끝부분에 공생하는 발광세균이 초롱불처럼 빛을 뿜어낸다. 초롱아귀는 등대처럼 컴컴한 심해를 밝히는 이 발광촉수로 먹이를 유인한다. 발광촉수는 암컷만 갖고 있다. 초롱아귀가 암수 개체의 형태가 완전히 다른 성적이형성(sexual dimorphism) 어류이기 때문이다. 몸길이에도 큰 차이가 있다. 암컷은 약 60㎝인 반면, 수컷은 4㎝ 정도에 불과하다. 몸집도 작은 데다 발광촉수도 없는 수컷 초롱아귀는 먹이를 잡아도 스스로 소화하지 못한다. 암컷만이 유일한 생존 수단이다. 수컷 초롱아귀는 뛰어난 후각기관을 이용, 냄새로 암컷을 찾은 뒤 암컷 몸에 이빨을 꽂고 매달린다. 그러면 암컷 몸에서 분비된 효소가 수컷의 몸을 녹인다. 이렇게 암컷과 일체화된 수컷은 공유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며 근근이 목숨을 이어간다. 하지만 수일에서 수주 후면 다른 신체기관은 모두 녹아내리고 생식능력만 남게 된다. 암컷은 죽기 직전의 수컷이 뿜어낸 생식 호르몬으로 번식한다. 이에 대해 크리스탈코브주립공원 측은 “수컷 초롱아귀의 유일한 목적은 암컷을 찾아 번식시키는 것”이라면서 “그야말로 ‘성 기생충'(sexual parasites)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전한 형태의 초롱아귀를 보는 일은 드물다. 이곳 바다의 생물 다양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어 현지 야생동물부가 보관 중인 초롱아귀 사체는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수수께끼 UFO의 비밀…美 국방부는 어떻게 대처해 왔나

    수수께끼 UFO의 비밀…美 국방부는 어떻게 대처해 왔나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비행 제한 구역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목격됐다는 보고를 거의 무시하다시피 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런 수수께끼 비행물체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가 미확인공중현상(UAP)이라고 부르는 이들 비행물체를 지구 밖에서 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최근 미군은 UFO를 촬영한 몇몇 영상이나 사진을 진짜라고 인정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미 국가정보국(ODNI)은 미 국방부가 UFO 정보에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를 조사해 작성한 UFO 관련 비기밀 보고서를 다음 달 미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인터뷰에서 “UFO 목격과 관련한 최근의 대응에 대해 가까운 시일 안에 새 조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UFO는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쉽게 말해 UFO는 지구 안에 있는 어떤 항공기와 외형이나 움직임이 다른 비행물체를 말한다. 본질적으로 UFO는 비밀에 싸여 있어 설명이 안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최근 몇 년간 UFO 목격 정보가 많이 공개됐지만, 미군은 최근에야 일부 사례를 진짜로 확인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미 국방부는 지난달 해군의 병사들이 2019년 촬영했던 사진과 영상을 진본이라고 인정했다. 거기에는 삼각형 비행물체가 빛을 깜빡이면서 구름 사이를 지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미 국방부는 또 지난해 4월 고속의 비행물체를 포착한 것으로 보여지는 적외선 카메라 영상 3편을 공개했다. 그중 2편에서는 비행물체가 움직이는 속도에 병사의 탄성이 고스란히 기록됐고 무인항공기(드론)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미 해군은 앞서 2019년 9월 한 영상이 진짜임을 인정했지만, 정식 공개는 몇 달 뒤였다. 당시 미 국방부 대변인은 공식 공개에 나선 이유에 대해 “확산 중인 영상이 진본인지 여부와 영상에 여전히 무엇인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일반인의 오해를 풀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철저하게 검증한 결과, 이 영상을 공개해도 기밀성이 높은 기능이나 시스템을 유출하지 않고 UAP에 따른 군사 공역 침범과 관련한 후속 조사에 영향을 줄 일도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UFO는 외계에서 왔나? 미 국방부에서 UFO 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정보장교 출신 루이스 엘리존도는 2017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우주에서) 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매우 유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엘리존도는 2017년 이 프로젝트를 둘러싼 비밀 유지와 자금 제공에 관한 내부의 반대에 항의해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프로젝트에서 중점이 되는 부분은 UFO가 지구의 것인지와 관계없이 잠재적으로 국가안보 위협이 되는지를 진지하게 고려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 측은 2019년 해군 당국자로부터 UFO에 관한 기밀 보고를 받은 뒤 “정체가 관측기구인지, 외계인인지, 아니면 전혀 별개의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우리 측 조종사에게 불필요한 위험을 무릅쓰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UFO 보고서의 내용은? 미 정부가 지난 몇십 년간 UFO 목격 보고에 관한 정보 공개를 늘려온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칭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ODNI 등의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에리존도도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라도 기껏해야 의회의 의도를 충족시키는 잠정보고서가 나오고 추가로 다른 보고서를 제출하겠다는 약속이 나오는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아직 모르는 게 훨씬 많다. 희소식인 것은 이제야 비로소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과거 UFO와의 공중 조우 기록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이 기밀 프로그램은 민주당 해리 리드 상원의원의 요청으로 시작됐지만 이후 중단됐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시작은 2007년, 중단은 2012년이다. 자금 지원이 필요한 더욱더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리드 의원이나 엘리존도와 같은 사람들은 그후 새로운 UFO 정보의 공개를 정부에 요구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는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의 표면을 그대로 답습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사진=미 국방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10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다시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처음 로켓포를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충돌이 본격 전면전 양상으로 커지면서 피해가 잇따른다. 이 같은 규모는 하마스와의 마지막 대규모 충돌 이후 7년 만인데, 비교적 잠잠하던 이 지역에 다시 피바람이 불어닥치며 국제사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유대인 국가 지지” 영국의 밸푸어 선언 시초 익히 알려졌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1917년 유대인의 민족국가 수립을 지지한 영국의 밸푸어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을 선언하며 서예루살렘을 차지하고 팔레스타인 원주민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등으로 밀려났는데, 1967년 6일간의 3차 중동전쟁 끝에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하며 갈등이 커졌다.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화약고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최근에 와서 갑자기 전쟁으로까지 치닫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첫 로켓이 발사되기 약 한 달 전, 이스라엘 경찰관들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에 들어가 기도문이 방송되던 스피커의 케이블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현충일을 맞아 인근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사원의 기도 소리에 묻힐까 봐 케이블을 끊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날이 이슬람교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 기간 첫날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력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 기간에 ‘난입’한 이스라엘에 대해 무슬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최근 셰이크 자라 지역을 둘러싼 유대인의 퇴거 소송이 불을 붙였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셰이크 자라에선 이스라엘 정착촌 유대인들이 부동산을 갖기 위해 수십년간 팔레스타인인과 법적 분쟁을 벌여 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유엔에 의해 중재된 팔레스타인 정착민 지역이다. 2016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도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법적 타당성이 없다”고 명시했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점령지 이양이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법원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라고 판결하며 반발이 커졌다.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가족이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인근 국가 아랍인들이 가세하며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CNN은 “셰이크 자라의 집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누가 도시와 성지, 그리고 역사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복잡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다”고 했다. 올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중요한 기념일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장 신성한 날인 ‘라일라트 알 카드르’(무슬림 권력의 밤)가 8일이었고, 이스라엘군이 구시가지를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유대교 ‘예루살렘의 날’이 9~10일이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라마단 기간 계속 이스라엘 당국과 충돌했다. 이스라엘이 신앙생활을 탄압하고 정착촌에서 주민들을 내쫓으려 한다는 이유였다. 여기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식사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다마스쿠스 광장이 폐쇄되며 결국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시온주의 기구(WZO) 전 의장인 아브라함 부르그는 “이번 사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와 제한, 이스라엘 내 아랍인에 대한 차별의 결과”라며 “모든 것이 폭발 직전이었고, 방아쇠가 필요했다. 그 한 방이 알아크사 모스크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측이 “끝까지 가겠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도심은 불길에 휩싸였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던 전쟁은 팔레스타인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가자지구로 옮겨붙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180여명이 사망하고 최소 1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 싸움과 갈등이 벌어졌다. BBC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지,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로 건립돼야 하는지 등 양측이 합의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평화 회담이 25년 넘게 오갔지만 아직도 갈등은 그대로”라고 전했다.●‘친이스라엘’ 미국의 변화 아픈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이 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재 이 사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기조를 강조하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2018년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팔레스타인과 인근 아랍인들의 반발을 샀고, 임기 말에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을 중재하며 ‘평화 정부’라고 자찬했다. 반면 바이든은 중동 외교에 거리를 뒀다. 트럼프식 접근을 수용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CNN은 “바이든은 중동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그리고 사이버 공간 등 더 현대적인 위협에 대응하려고 했다”며 “몇 년 만에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하며 이 오래된 전투는 바이든을 다시 미묘한 정치적 균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특히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이스라엘 대응방식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 내 이견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이스라엘의 방어권 등을 주장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명백한 인권 탄압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축출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정부의 인권 개선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핵심에 법과 인권을 둔다면 지금은 미온적인 성명을 발표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유대계 출신이기도 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더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위해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며 “모든 나라가 자위권이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왜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는 묻지 않느냐. 팔레스타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여론이 커진 이유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역사를 반성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을 꼽았다. CNN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진보주의자들은 이 개념이 외교 정책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응에서 인종차별주의를 읽어 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외교 정책 기조를 바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데 국제사회에 동참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제 건강해졌어요”…대형 산불로 어미 잃은 美 새끼 곰 야생으로

    “이제 건강해졌어요”…대형 산불로 어미 잃은 美 새끼 곰 야생으로

    지난해 말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대형 산불로 어미를 잃고 화상까지 입은 새끼 흑곰 한 마리가 건강을 회복해 야생으로 돌아갔다고 CNN 등 현지매체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콜로라도주 공원 야생동물관리국은 같은 주 콜린스 인근 로키 산맥에 있는 한 숲에 새끼 곰을 방사했다. 지난해 12월 화상 탓에 처참한 상태로 발견됐던 이 새끼 곰은 야생동물 관리자들의 도움 덕에 5개월 만에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당시 이 기관이 공개한 영상에는 금속으로 된 이동용 틀을 한 직원이 두드리거나 흔들자 그 안에 있던 곰이 놀라 뛰어나와 숲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새끼 곰은 지난해 12월 7일 한 농장 안 건물 현관 앞에서 잠을 자다가 발견돼 나흘 만에 당국에 포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당시 체중이 7.4㎏에 불과했던 이 곰은 극도의 탈수와 굶주림 그리고 쇠약 상태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양쪽 귀에는 추위 탓에 동상을 입고 있었다. 또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발생한 대규모 산불 탓에 다리에는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이에 대해 이 기관은 “이 곰은 굉장히 운이 좋았다. 대부분의 야생동물은 다친 상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하물며 발견되고 포획돼도 치료가 잘 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곰도 이때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에 따르면, 이 곰은 그해 구조된 곰 가운데 가장 어린 개체다. 동상으로 양쪽 귀 일부를 잃었다는 점에서 이 곰은 어미를 잃은 뒤 숨을 곳을 찾지 못해 비바람을 맞으며 견뎌야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새끼 곰은 보호된 뒤 봄까지 적정 체중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겨울에도 겨울잠을 재우지 않고 먹이를 먹도록 했다. 덕분에 이 곰은 생후 1년쯤이 돼 야생으로 돌아간 시점에서 체중을 약 42㎏까지 회복할 수 있었다. 이는 5개월 만에 체중을 약 34㎏ 증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기관은 사람들에게 야생에서 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면서도 이런 곰이 자연에 완벽하게 적응해 생존 확률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콜로라도주 공원 야생동물관리국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테슬라 머스크의 입에 놀아나는 암호화폐 시장

    테슬라 머스크의 입에 놀아나는 암호화폐 시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상화폐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의 말 한 마디에 가상화폐들의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시세 조종이라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6일(현지시간) 한 네티즌이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처분할 수 있다는 글에 “정말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크립토 웨일’(가상화폐 고래)라는 뜻)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에 테슬라가 비트코인 보유분 나머지를 처분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자책할 것”이라며 “머스크에 대한 증오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나는 머스크를 탓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머스크 CEO는 “정말이다(Indeed)”라는 댓글을 달았다. 경제매체 CNBC 등 미 언론들은 “테슬라가 나머지 비트코인 보유분을 팔았거나 팔 수도 있음을 머스크가 암시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 “테슬라는 비트코인 하나도 안 팔았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의 말 한 마디에 코인당 5만 달러(약 5670만원)대 재진입을 시도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4만 300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올 들어 열렬한 비트코인 지지자를 자처했던 그는 요즘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1분기 수익 보고서를 통해 보유한 비트코인을 2억 7200만 달러 규모 매각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1억 100만 달러의 차익을 남겼다. 당시 비판이 쏟아지자 머스크 CEO는 “개인적으로 보유한 비트코인은 팔지 않았다”며 해명했다. 하지만 이달 13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 중단을 발표하며 다시 한번 시장에 충격을 줬다. 비트코인 채굴에 많은 전력이 사용되고 이로 인한 환경 파괴가 심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비난을 의식한 듯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진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궁색한 변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oW) 방식의 채굴을 10년 넘게 이어왔다. 이 기간 비트코인이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네트워크라는 비판도 계속됐다. 올 들어 비트코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테슬라 결제를 지원했다면 전력 소모 문제를 모를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금융전문가인 마크 험프리 제너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CNN 방송에서 “(비트코인 채굴의 전력 소모는) 이미 잘 알려져 있던 환경 문제다. 테슬라 경영진의 급작스러운 결정이 더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즈(NYT)도 머스크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NYT는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기후 문제는 비밀이 아니었다.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로켓은 거대한 탄소 방출체이고 굴착기업 보링컴퍼니도 환경 문제로 비판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제 중단 방침 전에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각한 것인지 향후 실적 발표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약 2개월 만에 번복한 게 시세조종 아니냐고 저격한 셈이다. 특히 머스크 CEO는 이미 증권가에서 시세조종 행위를 벌인 전력도 있다. 2018년 그는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자금도 확보됐다”고 썼다. 이 발언 직후 테슬라 주가는 11% 뛰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발언 진위 여부를 조사해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결국 그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신과 법인이 각각 2000만 달러씩 벌금을 내는 조건으로 고소 취하에 합의했다. 그가 최근 홍보성 발언을 쏟아내는 도지코인도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도지코인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시바견 밈(meme)을 바탕으로 2013년 심심풀이로 만들어진 가상화폐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 자신을 ‘도지코인의 아버지’란 의미를 담아 ‘도지파더’라고 올리고, 도지코인을 ‘우리 모두의 가상화폐’라고 칭하기도 했다. 지난달 14일엔 스페인 화가 호안 미로의 ‘달을 향해 짖는 개’(Dog Barking at the Moon) 사진을 게시하며 “Doge Barking at the Moon(달을 향해 짖는 도지(개))”라는 트윗을 남겼다. 머스크에게 달은 가상화폐 가격 급등, 개는 도지코인을 의미할 뿐이다. 도지코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라는 얘기다. 14일에는 머스크 CEO의 우주항공 벤처기업인 스페이스X는 ‘도지-1 달 탐사(DOGE-1 Mission to the Moon)’ 프로젝트에서 자사 로켓을 이용하는 민간업체로부터 비용 전액을 도지코인으로 받기로 했다. 이어 로스 니콜 도지코인 개발자가 “머스크 CEO는 2019년부터 도지코인 개발자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하고 자신이 가진 연락처를 공유하는 등 관계를 맺어왔다”고 밝혀 도지코인 띄우기를 측면 지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큰 정부’ 외치는 바이든, 레이건 넘어 ‘복지여왕’까지 깰 수 있을까

    ‘큰 정부’ 외치는 바이든, 레이건 넘어 ‘복지여왕’까지 깰 수 있을까

    ‘바이든은 레이거니즘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는 복지여왕(Welfare Queen)과의 싸움에서도 이길까.’ 취임 뒤 넉달 동안 2조 50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정책을 발표하며 ‘큰 정부의 귀환’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해 CNN의 조 블레이크 선임기자 16일(현지시간) 제기한 질문이다.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바이든의 복지 확대 정책이 의회를 통과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복지여왕 이야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총평했다. 복지여왕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76년 대선 유세에서 창조해낸 인물이다. 당시 레이건은 “죽은 남편 4명의 명의로 연금을 수령하고, 12개의 사회보장 카드를 갖고 있고, 80명의 가짜 이름으로 복지수당과 푸드 스탬프(식료품 지원)를 받는 흑인 여성이 있다”며 이 여성을 복지여왕이라고 칭했다. 무분별한 복지 확대 정책 때문에 일하기 보다 각종 복지혜택을 부정한 방법으로 수급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취지의 연설이었지만, 레이건이 말한 이 여성은 실존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로 밝혀졌다. 시카고에서 각종 복지 혜택을 부정수급했다 적발된 흑인 여성 때문에 퍼진 이야기이긴 했지만, 4명의 남편이라거나 80명의 가짜이름 같은 대목은 레이건이 발명한 가짜 뉴스였다. 결국 복지여왕은 ‘도시괴담’ 급의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지만, 정부가 복지를 늘리면 복지여왕 같은 파렴치한 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공포에 힘입어 이야기는 계속 퍼져 나갔다. 이후 공화당은 복지여왕을 예로 들며, 정부가 불가피한 복지정책만 펴며 자유시장을 장려해야 한다는 ‘작은정부론’을 설파했다. 공공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믿는 민주당 진영에서도 복지여왕이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빈곤층에 현금성 복지를 제공하는 일을 꺼리는 자기검열이 이어졌다.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민주당 소속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복지개혁법에 서명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푸드 스탬프 대통령’이란 공화당의 비난에 굴복해 결국 사회보장 삭감을 시도했다”며 이들이 복지여왕 담론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했다. 바이든 스스로도 상원의원 시절 “고급차를 타면서 정부 지원금을 받는 이가 있다”며 복지여왕의 등장을 경계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복지여왕 이야기에서 벗어날 기회가 됐다고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진단했다. 사람들에게 현금을 직접지원 하는 방식을 꺼려하던 공화당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복지여왕 극복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봉쇄 중 배달인력을 비롯해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유색인종 필수 노동자들의 헌신이 부각된 점 역시 ‘가난한 이들은 게을러서 복지가 제공되면 일을 하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는데 도움이 됐다고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기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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