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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 플로이드 만큼 기억해야 할 이름 브레오나 테일러

    조지 플로이드 만큼 기억해야 할 이름 브레오나 테일러

    미국에서 열사흘째 이어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는 유럽과 아시아까지 번졌는데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백인 경관의 폭력에 스러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못지 않게 이름을 자주 언급하는 흑인 여성이 있다. 지난 3월 13일(이하 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응급의료 요원으로 일하다 경찰의 무리한 체포 시도 와중에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난 브레오나 테일러(26)다. 그녀가 비운에 스러진 것은 코로나19로 숱한 목숨들이 희생되던 와중이라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이런 점을 안타까이 여긴 활동가들이 살았더라면 지난 5일에 스물일곱 번째 생일을 맞았을 테일러를 기억하자며 “그녀의 이름을 말하자(Say Her Name)”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7일 전했다. 루이빌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고, 소셜미디어에는 “네가 살아 있어 축하받았어야 하는데” 같은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그의 어머니 타미카 파머는 추모 집회 도중 “외롭게 시작했지만 그 애의 이름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그 애를 지지해주니 대단하다”며 살해되지 않았으면 딸이 플로이드 추모와 평등을 촉구하는 집회에 함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일러가 목숨을 잃은 경위는 아직도 다툼의 와중에 있다. 경찰이 약물을 수색할 수 있는 영장을 들고 집을 급습했을 때 테일러는 남자친구 워커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었다. 자정이 막 지난 시간이었다. 영장에는 경고 없이 집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기재돼 있었다. 경찰은 문을 따고 들어갔다. 경찰은 영장에 기재된 것과 달리 노크도 하고 집안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영장에 적힌 주소는 엉터리였다. 테일러는 잠들어 있었고, 총기 소지 면허가 있던 워커는 누군가 침입했다고 생각해 총기를 잡았다. 워커가 911과 통화한 내용이 지난주 공개됐는데 그는 “누군가 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 내 여자친구를 쏘길래“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응사했고 경관 한 명이 다쳤다. 지난달 테일러 유족은 경관들이 오인 살해, 권한남용 등의 잘못을 저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이 찾던 사람은 이미 구금 중인 상태였으며 이 아파트에는 한 번도 산 적이 없었다. 하지만 경찰 영장에는 마약조직의 용의자가 그녀의 아파트를 약물 숨기는 곳으로 이용한다고 기재돼 있었다. 애꿎게 희생된 흑인들을 대변하고 플로이드 사건도 맡은 벤 크럼프 변호사가 테일러 소송도 맡았는데 “실수 투성이 경찰 급습”이 불러온 비극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지난달 21일에야 뒤늦게 사건 경위 조사에 들어갔다고 CNN은 전했다. 3명의 경관이 휴가 명령을 받고 떠났지만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다. 경관들은 몸에 카메라를 지니지 않은 채 테일러의 아파트를 덮쳐 진상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루이빌 경찰서는 지금은 모든 경관들이 몸에 카메라를 부착한 채 일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시위 도중 다른 흑인 남성에 총격을 퍼부어 숨지게 한 경관들 역시 보디 카메라를 부착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경찰서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가수 자넬레 몬테를 비롯해 500만명 넘는 사람들이 테일러를 위한 정의를 실현해달라고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 살아가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는지 통계를 들여다보며 분노하는 이들도 많다. 흑인 여성이 임신 중 사망할 확률이 백인 여성의 세 배에 이른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결론 내렸다. 미국진보센터에 따르면 2017년 백인 남성이 1달러 벌 때 흑인 여성은 61센트 버는 데 그쳤다. 인종 평등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는 한 많은 이들은 브레오나 테일러의 이름이 기억되길 바랄 것이라고 방송은 결론 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정의냐 경제냐… 미국은 무엇을 선택할까

    정의냐 경제냐… 미국은 무엇을 선택할까

    바이든 ‘인종갈등’ 비판하며 강공 전환 트럼프 ‘경제 V 반등’ 예측… 결집 호소 민주당, 대선 접전지 8곳중 5곳서 앞서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및 7개 주의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세 번째 도전 만에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튿날 “(조지 플로이드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깜짝 선전한 5월 고용지표를 토대로 “V자를 넘어 로켓 회복”을 할 거라며 맞섰다. 향후 5개월간 대선판에선 ‘정의 대 경제’ 프레임으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은 6일 성명에서 “11월 3일(대선일)까지 미국인의 표를 얻으려 싸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이 나라의 영혼을 위한 싸움에서 이기고, 경제를 재건하며, 모두가 함께 가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아주 많은 이들이 그들(흑인)의 목숨을 덜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느낀다”고 언급한 뒤, 코로나19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흡한 대처도 비판했다. 인종차별 시위 확산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5월 고용지표 개선을 치적으로 부각하려 애썼다. 큰 폭으로 줄 것으로 봤던 일자리가 4월보다 외려 250만개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다”며 “조지(플로이드)가 내려다보며 이것(일자리 지표 상승)이 우리나라에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에 대해 “비열하다”고 거칠게 쏘아붙였다. 여전히 국민 목숨보다 경제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이 담겼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조용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강공 전환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전을 틈타 승기를 잡으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바이든은 플로이드 사망 이후인 최근 열흘간 대선 접전지(8개 주) 설문조사에서 애리조나·플로리다·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 등 5곳에서 이겼다. 위스콘신에선 동률이었고 5월 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6% 포인트나 뒤졌던 텍사스에서는 1%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4% 포인트 뒤졌다.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는 ‘오바마 향수’로 흑인 지지 기반을 갖춘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호재다. 바이든 캠프는 체포된 시위대원 석방을 위해 보석금을 냈고 흑인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직권 남용 경찰에 대한 기소 기준을 낮추고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경찰 개혁에 나설 거라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약점이자 시위대의 주력인 진보적 청년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는 바이든에게서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했다”며 “교회 연설과 시위대 사진촬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세간의 평가를 전했다. 이번 시위에 군 동원까지 거론하며 과도한 강경 기조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도 내부 분열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미트 롬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호주서 서핑하던 60세 男, 백상아리 공격에 사망

    호주서 서핑하던 60세 男, 백상아리 공격에 사망

    호주에서 서핑하던 60세 남성이 3m짜리 백상아리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뉴사우스웨일즈의 솔트 비치에서 서핑을 즐기던 이 남성은 10피트(약 304㎝)짜리 상어의 공격을 받았다. 근처에 있던 다른 서퍼들은 이 남성을 상어로부터 떼어내 해변으로 옮겼다. 하지만 왼쪽 허벅지 뒤쪽을 물린 피해자는 심각한 부상으로 현장에서 숨졌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美 민주당, 경찰 무력사용 기준·직권남용 처벌 강화한 경찰개혁안 마련

    미국 민주당이 직권 남용 경찰에 대한 기소 기준을 낮추고, 가혹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경찰 개혁에 착수했다. 뉴욕타임스(NYT), 폴리티코 등 현지 언론들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이 함께 추진하는 ‘2020 정의로운 경찰활동 법’(Justice in Policing Act of 2020) 초안 내용을 보도했다. 핵심은 인권 침해 등 경찰의 권한 남용 기소 기준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경찰의 무력사용과 면책권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현재 미국 경찰은 업무 중 인권을 고의로 침해한 경우에만 권한 남용으로 기소될 수 있는데, 개혁안에 따르면 인권을 무시하거나 묵살한 경우에도 기소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췄다. 인권 침해 경찰관은 민사상 책임을 면제해주는 공무원 면책권도 누릴 수 없게 된다. 아울러 경찰의 무력사용 기준도 강화된다. 현재는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무력을 사용할 수 있으나, 개혁안은 ‘죽음이나 심각한 신체적 부상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무력 사용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치명적인 물리력’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킨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이 된 ‘목 조르기’ 등 용의자 체포과정에서 경동맥을 압박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또 제복을 입은 모든 연방기관 요원들은 보디 카메라를 착용하고,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무부에 경찰의 인권 침해 관행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된다. 법안에는 흑인에 대한 집단 폭력행위를 의미하는 ‘린치‘를 연방법상 혐오 범죄로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NYT는 “이 초안이 경찰노조와 다른 사법기관 관련 단체의 강력한 반대를 불러올 것”이라며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을 수용할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의 경찰 조직이 각 주 및 지역 관할 아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법안이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미국 주마다 경찰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안들도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시 경찰 당국도 경동맥을 압박하는 형태의 체포 방식을 재검토 중이며,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장은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최루가스를 사용하지 말도록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CNN 등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속보] 美언론 “트럼프, 연방군 1만명 투입하려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사망 항의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연방군 1만명을 투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CNN방송과 CBS방송 등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주 초 워싱턴DC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 연방군 1만명을 즉각 투입하길 원했지만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이를 반대했다고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은 에스퍼 국방장관과 밀리 합찹의장은 시위현장에 연방군 1만명을 동원할 경우 사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럴 경우 민법으로 해결해야하는 사안을 군 문제로 비화시킨다고 우려했으며, 시위대 내 폭력적 요소는 지극히 작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연방군 1만명 동원’ 보도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고위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국방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에게 가능한 한 많은 군대를 동원하라고 요구했다고 AP는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미국 전역 축제 같은 시위 “이참에 인종차별 끝내자”

    미국 전역 축제 같은 시위 “이참에 인종차별 끝내자”

    주말인 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사망에 항의하는 대규모 평화 시위가 열렸다. 열이틀째 시위가 이어지면서 폭력 사태는 완연하게 잦아들어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을 끝내는 제도 개혁을 외쳤다. 워싱턴 DC에는 경찰 추산 6000여명이 백악관과 링컨 기념관, 국회의사당, 내셔널몰 인근 국립 흑인역사문화박물관 앞을 가득 메웠다고 CNN이 전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앞 집회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옆 사람과의 거리가 1인치(2.54㎝)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시위를 조직한 시민·인권단체들은 길거리 테이블에 간식과 물병을 차려놓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고,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과 거리 곳곳에서는 흑인 청년들이 스피커를 통해 흥겨운 음악을 틀며 시위대를 격려했다. 워싱턴 DC로 원정 온 시위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거쳐 워싱턴 DC에 입성한 시민도 있었고,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법대 교수와 학생들도 DC 시위에 동참했다고 WP는 전했다. 시위 주최단체 가운데 하나인 ‘프리덤 파이터 DC’의 간부 필로니마 원켄지는 CNN에 “피부색 때문에 내 조카들이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기꺼이 날 희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토요일의 시위는 거리 축제의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이 잇따라 완화된 데다 경찰 폭력을 제어하는 행정 조치가 잇따르면서 “주말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DC 경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시내 대부분 거리에서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대신 교통당국은 시내로 향하는 지하철 운행을 두배 늘렸고, 버스도 추가로 투입했다. 주 방위군은 워싱턴DC를 비롯해 34개 주(州)에서 4만 3300여명의 병력이 경찰의 시위 대응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작은 마을 레퍼드에서는 플로이드의 두 번째 추도식이 열렸다. 플로이드의 시신이 누워 있는 금빛 관은 지난 4일 첫 번째 추모식이 열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떠나 플로이드가 태어난 레퍼드에 도착했다. 추모식이 열린 ‘케이프피어 센터’에는 수많은 추도객이 몰려 플로이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모든 공공시설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반기를 게양했다. 시위는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거리에서 평화롭게 진행됐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시위대 100여명은 시 외곽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골프 리조트 앞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백악관 지하 벙커에 들어간 것을 언급하며 “대선을 통해 트럼프를 쫓아내자”, “트럼프는 ‘벙커 보이’가 되지 말라”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며칠째 평화로운 시위가 이어지면서 조지아주 애틀랜타, 텍사스주 댈러스도 이날부터 통행 금지를 해제했다. 항의 시위 진원지였던 미니애폴리스는 전날 통금을 해제했고, LA 카운티도 통금령을 풀었다. 서울에서 100여명의 시위 참가자가 추모의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피켓을 든 채 명동에서 청계천 한빛 광장까지 침묵 행진을 했고, 일본에서는 도쿄도(東京都) 시부야(澁谷)구 소재 JR 시부야역 앞 광장에 시민 500여명이 모여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미국 경찰의 무자비한 대응을 비판했다. 유럽에서도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대도시마다 항의 집회가 열렸다.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늘과 바다에서 진행된 이색 시위도 있었다. 캐나다의 드미트리 네오나키스는 전날 플로이드 사망을 추모하는 비행에 나서 2시간 30분 동안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상공을 날며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메시지를 하늘에 남겼다. 불끈 쥔 주먹 형상이었다. 민간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 어웨어는 트위터를 통해 네오나키스의 비행 경로를 공개하며 공중에서 펼쳐진 항의 시위에 힘을 보탰다. 네오나키스는 “우리가 모두 목소리를 내야 하고, 인종차별을 끝내야 한다”며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는 국경이 없다”고 말했다. 흑인 여성 서핑 모임 ‘블랙걸스 서프’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패들 아웃’(노 젓기) 행사를 제안하면서 전 세계 서퍼들이 바다 위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노 젓기는 죽은 이를 애도하는 하와이 원주민의 전통이기도 하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의 버지니아 비치,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샌타모니카, 하와이주 마우이섬 해변을 비롯해 프랑스와 호주, 세네갈 등에서 잇따라 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호수에 잠겨있던 1000년전 마을 부활… ‘시간여행’ 펼쳐진다

    호수에 잠겨있던 1000년전 마을 부활… ‘시간여행’ 펼쳐진다

    이탈리아 중북부 토스카나주 루카에서 댐 공사 중 침수된 12세기 마을이 ‘부활’한다고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이 5일 보도했다. 토스카나주정부는 1946년 당시 수력발전댐을 건설하기 위해 12세기 당시 사람들이 살았던 오래된 마을을 침수시켰다. 이 마을은 오래도록 댐 건설로 생긴 인공 호수 속에 잠겨있어야 했다. 침수된 마을에는 집과 다리, 교회 등의 흔적이 매우 고스란히 남아있었고, 약 1000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도 높았지만 보존이 진행되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토스카나주정부 관광청은 1994년 이후 26년 만에 호수 안에서 잠자고 있는 12세기 마을을 관광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관광청에 따르면 침수된 마을이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일은 1958년과 1974년, 1983년, 1994년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주정부 측이 오랫동안 호수의 물을 강제로 빼고 물 속에 잠겨 있는 오래된 마을을 사람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실제로 해당 마을의 이전 시장은 이 마을을 재건하는 것이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쳤었다. 당시 이러한 주장을 펼쳤던 전 시장의 딸이자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로렌자 조지는 자신의 SNS에 “2021년이 되면 마을이 잠겨 있는 호수의 물을 모두 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버지와 나는 이번 사업이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주정부 측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탈리아 전역의 관광산업이 침체에 빠진 현재, 통째로 수장됐던 약 1000년 전 마을이 수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안고 해당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트럼프, 숨진 흑인 플로이드 언급…바이든 “비열하다”

    트럼프, 숨진 흑인 플로이드 언급…바이든 “비열하다”

    트럼프가 플로이드 언급하자,“상황 파악 못 해”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용지표 개선을 자랑하면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언급하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비열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도버에 있는 델라웨어 주립 대학교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이드의 입을 빌려 딴소리를 하려는 것은 솔직히 비열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미 CNN 방송이 전했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에서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데릭 쇼빈 전 경관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9분 가까이 무릎으로 목을 짓눌려 숨졌다. 앞서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부의 5월 고용동향 발표 후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일자리가 250만개 증가했다는 지표를 자화자찬하는 과정에서 플로이드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서 이것이 우리나라에 위대한 일이라고 말하길 희망한다”며 “그와 모든 이를 위해 위대한 날이다. 오늘은 평등의 관점에서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다.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실업이 증가했고, 흑인 청년의 실업은 하늘로 치솟은 날 이렇게 말했다는 사실은 여러분이 이 사람(트럼프)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과 그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전히 많은 미국인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아침 ‘미션 성공’이라는 현수막을 내건 듯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불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에서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많은 사람이 견뎌야만 하는 고통의 깊이가 어떤지 전혀 모르고 있다. 이제는 벙커에서 나와 자신의 언행이 무슨 결과를 낳았는지 둘러볼 때”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 들불처럼 번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대하는 데 있어서 분열과 대립을 부추기려 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재선 빨간불’ 트럼프, 긴급 회의 … ‘스트롱맨’ 전략 바뀌나

    ‘재선 빨간불’ 트럼프, 긴급 회의 … ‘스트롱맨’ 전략 바뀌나

    위기관리 능력에 의구심 부각된 트럼프, 캠프 회동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참사에 위기 관리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재선 가능성에 ‘빨간불’을 감지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대선 재선 캠프 참모들과 긴급 회동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채용한 강공 기조인 ‘스트롱 맨’ 전략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모임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재선캠프 위원장인 브래드 파스케일, 공화당전국위원장인 로나 맥대니얼, 백악관 비서실장 마크 메도스, 선임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선거대책 부위원장인 빌 스테피엔, 여론 조사 전문가 토니 파브리지오 등이 모여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의회 전문지 더힐은 한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전략 특히 선거를 어떻게 치르고, 바이든 부통령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관해 초점을 맞춰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흑인 차별항의 시위에 메시지 혼란 가중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 내각실에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메시지에 관한 확대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사회단체와 연락이 닿는 보좌관들과도 심도 있게 의논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간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는 것을 보류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증거나 내용 없어 거친 언사로 상대를 몰아붙여 공격하는 스트롱맨 전략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중서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달 25일 20달러짜리 위폐를 사용하려다 가게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백인 경찰들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이 졸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 사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심대한 비극”, “수치’라면서 평화시위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는 시위대나 플로이드 가족과의 공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인종 차별 갈등에 대한 개선책도 내놓지 못했다. 특히 “법과 질서의 대통령”이라고 자치한 트럼프 대통령은 항의 시위를 이용해 상점의 물건을 약탈하는 이들을 향해 “쓰레기”, “불량배”라고 비난했다. 그의 이런 발언에 시위대가 더욱 분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발로 재선의 길에서 벗어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코로나19 대응에 늦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말라리아 약을 먹는다거나 소독제를 몸에 주입하면 어떻냐는 등 막말을 쏟아내면서 메시지 발신에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 ‘트럼프 리스크’에 힘입은 바이든, 경합주에서 앞서최근 두어 달 사이에 코로나19 참사와 그 여파로 인한 경기 악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 실패에 따라 ‘트럼프 리스크’에 겹쳐 그의 재선 실패 가능성이 공화당 내에서도 제기된다고 CNN이 보도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현재 시점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진다고 보고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바이든 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고, 대선 향배를 결정짓는 경합주 몇 곳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몬머스대가 이날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11% 포인트 뒤지고 있다. 같은 날 나온 폭스뉴스 여론 조사 결과 경합주인 오하이오·위스콘신·애리조나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부통령에 뒤처지고 있다. 이들 3개 주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합주인 미시간·오하이오·위스콘신 주에서는 중국에 대한 과거 입장 등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하는 광고를 공격으로 펴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BTS 등 K팝 팬덤의 위력 ‘#백인·경찰생명도소중하다’ 차단

    BTS 등 K팝 팬덤의 위력 ‘#백인·경찰생명도소중하다’ 차단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열흘째 미국 전역에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열성 K팝 팬들이 차별 항의 시위를 조롱하거나 반대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해시태그의 확산을 효율적으로 차단해 팬덤의 위력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고 미국 CNN과 영국 B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시위 구호인 ‘#흑인생명도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진 ‘#백인생명도소중하다’(White Lives Matter), 경찰의 제복 색깔을 상징하는 ‘#파란생명도소중하다’(Blue Lives Matter) 등의 해시태그를 누르면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 사진과 함께 “파란 것 중에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남준이의 머리 색깔이야”라는 글이 나오면서 시위와 전혀 관련 없는 게시물로 연결된다. 또 최근에는 ‘#모두의생명도소중하다’(All Lives Matter) 해시태그도 트렌드가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이 불법 시위를 발견하면 시민들이 제보해 달라고 만든 ‘아이워치댈러스(iWatch Dallas)’ 어플리케이션도 공격 대상이 됐다. 한 K팝 팬이 “이 앱을 다운 받아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의 팬캠을 전부 올려버리자”고 제안하자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이 한꺼번에 쇄도해 앱이 마비돼 버렸다. 당시 댈러스 경찰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앱이 다운됐다”라고만 밝히고 어떤 이유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CNN은 앱이 다운된 이유를 거듭 문의했으나 댈러스 경찰 측은 답하지 않았다. CNN은 “소셜미디어에서 모두가 동의할 규칙이 하나 있다면 바로 K팝 광팬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지난해 60억개가 넘는 게시물을 올리며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K팝 팬들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전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한글과 영어로 올렸다. 가수 씨엘(CL)도 “K팝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두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흑인 문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우리가 흑인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만큼, K팝 팬들도 사랑과 응원을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BBC는 ‘#흑인생명도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해시태그에 너무 많은 포스팅이 몰려 제대로 시위에 관한 최신 정보를 올리고 공유하는 일이 어렵게 되자 지난 2일부터 활동가들이 대안으로 ‘#블랙아웃튜즈데이’(BlackOutTuesday) 해시태그로 바꿔 쓸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절벽 마을이 통째로 ‘와르르’…땅덩어리 집어 삼키는 바다 (영상)

    절벽 마을이 통째로 ‘와르르’…땅덩어리 집어 삼키는 바다 (영상)

    노르웨이의 해안지대에서 수 채의 가옥이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는 드문 장면이 포착됐다. CNN 등 해외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3일, 트롬스오그핀마르크주에 있는 알타 지역에서 강력한 산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수자원공사 측에 따르면 산사태의 폭은 650m, 깊이는 150m에 달할 정도로 유례없이 큰 규모였다. 강력한 산사태가 발생한 직후, 주택이 듬성듬성 있던 해안가에서는 엄청난 면적의 땅이 떨어져 나가는 일도 발생했다. 길이 800m, 높이 40m가량의 해안 절벽이 무너지면서, 절벽과 그 위에 있던 주택이 흔적도 없이 바다로 자취를 감췄다. 소용돌이치던 바다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떨어져 나간 땅과 주택, 자동차 등을 집어 삼켰고, 수면 위로는 주택 잔해 등만 둥둥 떠다닐 뿐이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이 키우던 반려견 한 마리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피해가 발생했다. 현장 인근에 있던 구조대가 무사히 반려견을 구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산사태에서 절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피해를 입은 가옥은 8채 정도이며,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규모의 흙이 여전히 쓸려 내려가고 있는 상황 탓에 인근 마을에 사는 주민들도 대피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위·약탈’ 대처법, 부시·트럼프의 닮은듯 다른 대응

    ‘시위·약탈’ 대처법, 부시·트럼프의 닮은듯 다른 대응

    부시·트럼프, 킹 목사 암살 후 최대 차별항의 시위비무장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폭행적 체포로 사망하면서 촉발된 분노 시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응 방식이 당시 사상 최대였던 인종차별 항의 시위였던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의 조지 H.W. 부시(1924~2018) 전 대통령의 대처와 비교된다. 4일(현지시간)로 10일째 미국 전역에서 계속되는 시위는 흑인에 대한 시민권리 쟁취 운동을 벌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8년 암살된 이후 최대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92년 발생한 LA 폭동은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무차별한 백인 경찰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나오면서 발생한 사건으로, 그때까지 킹 목사 암살 이후 최대의 인종차별 항의 시위였다. ‘강경론’ 법무장관, 같은 인물… 부시에 군 소집 권고도당시와 지금의 법무장관은 공교롭게도 같은 인물이다. 두 사태에는 보수적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인종 차별에 분노한 자국민에게 연방 군을 동원했거나, 군 동원 카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극좌파가 폭력시위 선동하고 가담한 증거가 있다”며 강경론을 펼치는 윌리엄 바는 그때나 지금이나 법무장관이었다. 부시 행정부 때 77대 법무장관을 맡은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인 2019년 2월 85대 법무장관으로 다시 취임했다. 1992년 LA 폭동 때 연방군 소집을 당시 부시 대통령에게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티파’(Antifa)와 다른 비슷한 극단주의 세력이 다채로운 신념을 지닌 관련자들과 함께 폭력행위를 선동하고 거기에 가담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인 말로, 신나치·파시즘·백인우월주의 따위를 신봉하는 극우세력에 맞서는 극좌 무장단체나 급진적인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를 일컫는다. 바 장관은 과격 시위의 다른 한편에서 외국 세력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는 방식으로 시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LA 찾아가 5일 기다려… 트럼프, 방문 계획 없어시위대와 활동가들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다르다. 부시 전 대통령은 LA를 둘러보고 흑인 거주자들과 만나기 위해 5일간 기다렸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나 활동가 등을 만나지 않았고, 이번 사태의 진원지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방문한다는 말도 아직 없다. 오히려 지난 1일 백악관 뒤편 교회를 방문해 기도하지 않고, 사진 찍기용 이벤트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두 공간 사이의 공원에 있던 평화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CNN “부시, 군 최후 수단”… 트럼프 “직권 동원”특히 나라를 지키는 것을 사명하는 군이 자국민을 향해 동원하는 것에 대한 대응 차이가 크다. 부시 전 대통령은 군을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겠다고 하다가 결국 폭동진압법을 마지못해 동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초기부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오다 적극적으로 군 투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CNN이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 시장이 전화를 걸어 군 투입을 요청한 뒤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의 주방위군 동원을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직권으로 군을 투입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CNN은 “부시 전 대통령은 최후의 수단이 될 때까지 폭동진압법 발동을 주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에 군 투입을 촉구하지만 몇몇 주는 군 동원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네덜란드 롤러코스터에 곰인형 22마리 탑승한 이유는? (영상)

    네덜란드 롤러코스터에 곰인형 22마리 탑승한 이유는? (영상)

    빠른 속도로 달리는 롤러코스터에 곰 인형 22마리가 탑승했다. CNN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한 유명 놀이공원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령 해제 소식과 함께 재밌는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 네덜란드 비딩후이젠에 위치한 놀이공원 ‘왈라비 네덜란드’는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았다가 1일 다시 문을 열었다. 3월 말 폐쇄 조치 이후 두 달만이었다. 놀이공원 측은 재개장 기념의 일환으로 사람 대신 테디베어 곰 인형을 태우고 롤러코스터를 운행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놀이공원 관계자는 “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놀이공원도 두 달간의 폐쇄 조치에서 풀려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놀이공원 측은 7개의 롤러코스터 중 재개장하면 가장 타보고 싶은 놀이기구로 꼽힌 롤러코스터에 곰 인형 22개를 배치했다. 안전띠에 묶인 곰 인형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낙상사고 없이 롤러코스터 체험을 끝마쳤다. ‘언테임드’라는 이름의 해당 롤러코스터는 1085m 트랙을 시속 92㎞로 내달리며 5번의 고저 운행을 반복한다. 이용객의 기대도 높은 편이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놀이공원을 찾지 못하는 나들이객에게 대리 만족을 제공함과 동시에, 재개장 이후에 대한 기대감을 제공하고 싶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지난 3월 중순 봉쇄 조치를 발령했던 네덜란드 정부는 1일부로 봉쇄령을 해제했다. 이로써 식당과 술집, 카페를 비롯해 박물관과 영화관 등도 모두 영업을 재개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이용 전 예약이 필요하며, 최대 수용 인원도 30명으로 제한됐다. 대중교통 운행도 정상화됐지만 모든 탑승객은 필수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4일 현재 네덜란드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6733명, 사망자는 5977명이다. 4월 말을 기점으로 확산세가 한풀 꺾였으며 3일에는 일일 신규확진자가 처음으로 100명대 아래로 떨어졌다.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식당에서는 ‘로봇 웨이터’를 도입해 실험에 나섰다. 네덜란드 남서부 제일란트주 해안도시 레네서의 한 아시아 식당은 중국에서 들여온 로봇 웨이터 두 대를 영업에 투입해 효과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2살 아이 목말 태우고 시위하는 아빠에 고무총 겨눈 美 경찰 논란

    2살 아이 목말 태우고 시위하는 아빠에 고무총 겨눈 美 경찰 논란

    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미 전역의 시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소 충격적인 사진 한장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지난 31일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조지 플로이드 시위 현장에서 촬영된 돈테 파크스(29)와 그의 자녀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날 한 경찰은 파크스에게 폭도 등 진압을 위해 사용되는 고무탄총을 겨누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문제는 그의 어깨 위에는 2살 난 어린 아이가 목말을 타고 있었다는 점. 파크스는 "당시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평화 시위에 참여하고 있었다"면서 "아이는 베트맨 옷과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팻말을 들고 동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백인 경찰이 그에게 고무탄총을 겨누면서 상황은 심각해졌다. 파크스는 "이 경찰은 어린 자식과 함께있는 나에게 최루탄을 쏘겠다고 위협했다"면서 "너무 충격받았고 화가났다"며 분노했다. 이어 "만약 내가 백인이었다면 경찰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나에게 총을 겨눈 그는 절대 경찰이 되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이 사진에 얽힌 전후사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의 행동 자체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에서는 많은 경찰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뜻에 동참해 그들을 안아주거나 같이 무릎을 꿇는 행동과는 정반대인 셈. ‘무릎 꿇기’는 2016년 당시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미국 국가에 경의를 표하는 대신 경찰 총격에 잇따라 사망하는 흑인들의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부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제스처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이번 시위에 도화선이 된 미니애폴리스 전직 경찰관 4명 전원은 형사 기소됐다. CNN 등에 보도에 따르면 직접적인 가해자로 이미 3급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데릭 쇼빈(44)은 더 중한 범죄인 ‘2급 살인’ 혐의가 추가돼 유죄 판결시 중형을 받게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플로이드 목 누른 미국 경찰 ‘2급 살인’ 격상, 나머지 3명도 기소

    플로이드 목 누른 미국 경찰 ‘2급 살인’ 격상, 나머지 3명도 기소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무거운 2급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체포 현장에 있던 동료 경찰관 3명도 방조 혐의로 모두 기소됐다. 미 CNN 등에 따르면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쇼빈에 대해 2급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수정한 기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쇼빈은 당초 3급 살인 및 2급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최대 징역 25년형인 3급 살인과 달리 2급 살인은 최대 형량이 40년형에 이른다. 쇼빈은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상태의 플로이드를 바닥에 쓰러뜨린 뒤 9분 가까이 무릎으로 목을 찍어 눌렀다. “도저히 숨을 쉴 수 없다.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끝내 숨을 거뒀다. 엘리슨 장관은 플로이드가 사망한 현장에 같이 있던 전직 경찰관 3명도 방조 혐의로 기소했으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4명은 모두 파면된 상태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가족들이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순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쇼빈의 혐의를 2급 살인으로 격상하고 사건에 연루된 나머지 경찰관을 모두 체포해 기소하기로 한 단호한 결정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 지사는 “엘리슨 총장이 오늘 발표한 혐의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또한 전 세계적인 시위를 촉발한 고통이 하나의 비극적 사건에 국한된 것은 아니란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흑인을 상대로 한 폭력 범죄로 경찰관들이 기소되는 일은 드물다”며 “드물게 기소된 경우에도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을 내리기 꺼리는 태도를 반복적으로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버지니아주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맹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리치먼드 시내 동상 거리에서 철거할 예정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4일 오전 리 장군 동상의 철거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철거된 동상은 임시창고에 보관됐다가 추후 새로운 설치 장소로 이전된다. 1890년 건립된 리 장군의 동상은 흑인 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됐다. 남북전쟁 당시 노예 해방을 내걸었던 북군과 싸웠던 남부동맹의 군 총사령관이었다는 점에서 철거 요구가 빗발쳤다. 버지니아주 하원은 지난 2월 리 장군 동상 철거를 정부에 맡기자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시위에 감동받은 美 교도관, 배지 집어 던지고 시위대 합류 

    시위에 감동받은 美 교도관, 배지 집어 던지고 시위대 합류 

    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비무장 흑인이 사망한 이른바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의 한 교도관이 경찰 배지를 반납하고 시위대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사로잡았다. CNN 등 현지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윌리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오클라호마 소속 흑인 교도관은 방화와 약탈로 체포된 일부 시위자들을 구금한 뒤 그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당일도 체포된 사람들을 감시하던 윌리엄은 다음날인 31일, 시위대가 무릎을 꿇고 비폭력 방식으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이 모습에 감명받은 그는 자신의 상사에게 ‘무릎 꿇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릎 꿇기’는 2016년 당시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미국 국가에 경의를 표하는 대신 경찰 총격에 잇따라 사망하는 흑인들의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부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제스처로 인식됐다. 윌리엄 역시 ‘무릎 꿇기’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자신의 뜻을 내비치고 싶었지만, 그의 상사는 아직 근무시간이라 근무지 이탈이 불가하다며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상사로부터 ‘무릎을 꿇는 제스처를 불허한다’라는 뜻을 전달받자, 그는 자신의 인생을 건 선택을 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상사에게 자신의 신분을 의미하는 배지를 건넸다. 일을 그만두고 무고한 시민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동참하겠다는 뜻이었다. 윌리엄은 배지를 건네며 상사에게 “나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고, 그 길로 시위대에 합류했다. 시위대에 합류한 뒤 자신이 교도관을 그만두게 된 사연을 설명했고, 현장에 있던 수많은 시위대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관련해 전 세계에서 ‘무릎 꿇기’ 저항이 이어졌고, 여기에는 다수의 경찰도 동참해 뭉클한 장면이 연출됐다. 미국 정부는 시위를 막기 위해 워싱턴 D.C.에 대규모 군 병력을 동원하고, 2일 밤에는 전투 헬기까지 투입했다. 미국 내에서 40개 이상의 도시가 이번 시위로 야간 통금령을 내린 상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플로이드 6살 딸의 외침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

    플로이드 6살 딸의 외침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

    백인 경찰관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6살 딸 지애나가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라고 외쳤다. 플로이드의 친구이자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스태픈 잭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지애나의 영상을 올렸다. 지애나는 잭슨의 어깨 위에 목마를 타고 앉아 “아빠가 세상을 바꿨어요!”라고 외쳤다. 잭슨은 플로이드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미니애폴리스로 이사한 것은 가족을 부양할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였다며 “우리는 유죄 판결을 받아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아들 퀸시 메이슨 플로이드 역시 아버지가 숨진 미니애폴리스 현장을 방문해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과 관련해 정의를 원한다. 아주 울컥하다. 어떤 남자든, 어떤 여자든 아버지가 없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플로이드의 아내 록시 워싱턴은 3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아빠는 숨 쉴 수가 없었어’뿐이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은 “딸애가 문가에 서서 ‘엄마, 우리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라고 말했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해?’하고 묻자 딸이 ‘왜냐하면 사람들이 TV에서 아빠 이름을 말하는 걸 들었거든’이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은 이어 “딸은 남편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리고 내가 딸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아빠는 숨 쉴 수가 없었어’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는 플로이드가 사망 직전 했던 말로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구호로 쓰이고 있다. 워싱턴은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플로이드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내 딸이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증거다. 나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justice)를 원한다”고 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교회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최루탄을 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쩝) … 하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강경 대응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체로 질문에 금방 답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이날 회견에서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 기자는 “그동안 총리께서는 미국 대통령의 언행과 관련해 언급하기를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물었다. 이런 질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트뤼도 총리는 정면을 응시한 채 한참 뜸을 들였다. 도중에 입술을 떼면서 ‘쩝’ 하는 소리를 냈다가 다시 굳게 다물고, 작은 소리로 ‘하’ 하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고심 끝에 그는 “우리 모두 공포와 실망 속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함께 협력해야 할 때이며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자 “부당함이 뭔지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의 답변에 실망한 듯 기자가 ‘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트뤼도 총리는 자신은 캐나다 총리로서 캐나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CNN은 “트뤼도 총리가 시위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를 거부했다”고 평가한 반면 넬슨 와이즈먼 토론토대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엇갈리게 해석했다. CBC는 “트뤼도 총리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았고, 시위 상황 대처를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면서도 “캐나다 국민은 ‘공포’ 속에 미국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캐나다의 최고 우방인 만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삼가 왔다. 그러나 지난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정상들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비판인가 동조인가… ‘트럼프 대응’에 21초 침묵한 트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교회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최루탄을 쏴서 시위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쩝) … 하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강경 대응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21초간 말문을 열지 못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체로 질문에 금방 답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이날 회견에서 캐나다 공영방송인 CBC 기자는 “그동안 총리께서는 미국 대통령의 언행과 관련해 언급하기를 꺼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위대를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물었다. 이런 질문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트뤼도 총리는 정면을 응시한 채 한참 뜸을 들였다. 도중에 입술을 떼면서 ‘쩝’ 하는 소리를 냈다가 다시 굳게 다물고, 작은 소리로 ‘하’ 하고 한숨을 내쉬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고심 끝에 그는 “우리 모두 공포와 실망 속에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함께 협력해야 할 때이며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자 “부당함이 뭔지 깨달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의 답변에 실망한 듯 기자가 ‘왜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트뤼도 총리는 자신은 캐나다 총리로서 캐나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에 CNN은 “트뤼도 총리가 시위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를 거부했다”고 평가한 반면 넬슨 와이즈먼 토론토대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그의 대답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엇갈리게 해석했다. CBC는 “트뤼도 총리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았고, 시위 상황 대처를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면서도 “캐나다 국민은 ‘공포’ 속에 미국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캐나다의 최고 우방인 만큼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개 비판을 삼가 왔다. 그러나 지난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정상들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돼 입방아에 올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제발 입 좀 다물라”… 美 부통령 후보로 뜬 샛별

    “트럼프, 제발 입 좀 다물라”… 美 부통령 후보로 뜬 샛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뒤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키샤 랜스 보텀스(50)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장이 미 대선 정국의 ‘샛별’로 떠올랐다. 무명의 흑인 여성 정치인이었던 보텀스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지지율이 치솟은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마찬가지로 불과 며칠 만에 ‘깜짝 스타’가 됐다. 폭력 시위대를 향한 설득력 있는 호소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사이다’ 발언으로 단박에 부통령 후보로 급부상했다. CNN 방송은 2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시장은 어떻게 대혼란 속에서 민주당의 얼굴이 됐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보텀스 시장은 올해 미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도 참가하지 못할 만큼 미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CNN은 치켜세웠다. 그가 ‘실시간 검색어 1위’ 인물이 된 것은 과격해진 추모 시위에 대한 냉철한 발언 덕분이다. 지난달 29일 보텀스 시장은 애틀랜타에서 폭력 사태가 퍼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에 해산을 요구했다. 자신을 흑인이자 네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그는 “플로이드의 죽음이 내 아이의 일처럼 아팠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시위는 그저 대혼란일 뿐”이라며 “미국이 진정으로 변하길 원한다면 (파괴적 행동을 하는 대신) 11월(대선)에 투표를 하라”고 요구했다. 보텀스 시장은 애틀랜타 출신으로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이 된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를 언급하며 “그가 저격당했을 때도 우리는 여기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리진 않았다”면서 “이 도시를 아낀다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발 입 좀 다물라”며 직격탄을 날려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력배’라고 지칭하며 총격 대응을 시사하는 등 갈라치기에 나서자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진다”며 “그를 침묵시킬 수 없다면 그가 최소한의 말만 하기를 기도하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호평이 쏟아졌다. 보텀스 시장은 말 한마디로 하룻밤 새 ‘전국구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CNN은 “그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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