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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동성 함정’ 현실화

    500조원에 이르는 단기 부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은행권만 빙빙 맴돌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어마어마한 회사를 6개 정도 살 수 있고, 국내 전체 코스피 주식의 80%를 매입할 수 있는 액수다. 그 돈이 경제 회복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그저 겉돌고 있는 것이다. 당국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어 자금은 풍부해졌지만 그 돈이 갈 곳을 못 찾아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못주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단기채권형 펀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유동성은 모두 500조원 안팎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MMF 설정액은 지난 2일 기준 108조 5453억원으로 한달 새 19조원 이상 증가했다. 2007년 말 46조 7390억원과 비교하면 2.3배에 이르는 규모다. 돈이 겉도는 이유는 금융과 실물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서다. 이로인해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실물 경제가 더욱 가라앉고, 자금이 지나치게 자주 이동해 금융시장을 불안케 한다. 은행들마저 대출 대신 MMF 등의 단기 상품에 돈을 묶어 두고 있다. 은행과 대기업 등 법인이 맡긴 MMF 자금은 전체의 70% 수준인 73조 2725억원으로 파악된다. 2007년 말의 4.7배에 이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막 오른 자통법시대] ③ 피말리는 경쟁

    [막 오른 자통법시대] ③ 피말리는 경쟁

    금융투자회사(증권·자산운용·선물)들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강화된 투자자보호조치에 따른 직원 내부 교육 ▲상품운용 및 자기자본투자 부문의 분리 등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조직 개편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정비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해외 거점 확보 등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그러나 업계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은 생존경쟁이다. 일단 살아 남아야 글로벌IB가 되겠다는 꿈이라도 꿀 수 있어서다. ● “30년 정도 지나야 IB 자리잡을 것” 자통법이 시행된다고 곧바로 IB업무가 활성화되긴 어렵다. 관련 정책을 입안하는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한 세대(30년) 정도는 지나야 IB가 자리잡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아다닌다. 금융사들의 역량 부족이 제일 큰 원인이다. 대부분의 수입을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할 뿐 기업공개, 인수·합병(M&A), 상장, 구조조정처럼 본격적인 IB업무를 해본 적이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B업무 강화는 90년대부터 논의돼 대형 증권사들이 관련 부서나 인력을 갖췄지만 국내 기업 가운데 우리 증권사를 끼워준 곳은 한 곳도 없다.”면서 “실력 부족도 원인이겠지만 민감한 회사 정보를 다른 기업 계열사인 국내 증권사에 보여주지 않겠다는 고집도 한몫 했다.”고 말했다. 몇몇 대기업에 사업이 집중돼 있고 그룹 총수의 결단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한국적 기업문화도 걸림돌이다. 구철호 현대증권 금융팀장은 “IB업무 강화는 법 이전에 기업, 금융시장의 문화나 관행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기업 투명성 확보나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등이 해소돼야 가능하다.”면서 “법 만들어줬다고 IB 역량이 쑥쑥 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자통법 기대감에 금융권 진출기업 증가 자통법 자체가 통폐합을 통한 대형IB 탄생을 유도하기 위한 법이다. 여기다 자통법 시행에 따른 기대감 때문에 금융권에 진출한 기업은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한 회원사들만 해도 증권·자산운용·선물 모두 합해 134개사다. 2007년까지만 해도 116개에 불과했다. 증시도 침체여서 나눠먹을 수 있는 파이도 줄었다. 차별화를 하지 못하면 조용히 사라질 수 있다. 삼성증권은 해외 금융시장 상황까지 점검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종합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양종금증권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1위라는 강점을 살려 지난해 말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를 만들고 자산운용 쪽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선물업에 진출해 파생상품을 취급하는데 이어 M&A 분야에 진출하기로 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자산운용·선물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라오스·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장 개척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헤지펀드 운용 경험을 살려서 헤지펀드 사업에 손을 뻗고 있다. ●“자통법 충격 줄여라” 은행권도 비상 금융투자회사만큼이나 은행권도 마음이 급하다. 지급결제권을 증권사들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CMA를 연결고리로 해서 은행의 영역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데다 카드사 등과의 제휴를 통해 CMA의 편의성을 크게 키워뒀다. 여기다 지급결제 기능까지 더해지면 은행 예금보다 낫다. 실제 은행 예치자금 가운데 20조원 정도는 CMA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증권연구원의 예상치도 나왔다. 개인자금 유출도 문제지만 기업자금도 걱정이다. 증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삼성·LG·한화 등 대기업이 자금을 은행에만 묶어두겠느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는 요즘 같은 경기침체와 저금리 상황에서 부담이 크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CMA를 통해 이미 고객이 나갔고 추가로 나갈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금리방어라는 카드를 쓸 것인지를 두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성엽 하나은행 상품기획부 팀장은 “거대한 지점망을 지니고 있는 은행은 접근 편의성 등에서 증권사에 훨씬 앞서 있다.”면서 “지급결제 문제로 금융시장이 크게 바뀌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자통법에서 한발 떨어져 있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논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에도 적합성 원칙이 들어간다. 지난 몇년간 수익을 가져다줬던 변액보험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 조태성 유영규기자 cho1904@seoul.co.kr
  • [막오른 자통법 시대] ① 금융업종 규제완화

    [막오른 자통법 시대] ① 금융업종 규제완화

    금융시장을 뒤흔들 자본시장통합법이 오늘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자통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증권업을 은행업에 맞먹을 정도로 키워 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록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일부 논란이 있긴 하지만 금융시장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자통법시대 무엇이 달라지는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장벽 파괴다. 증권·자산운용·선물업으로 나눠졌던 업종내는 물론, 은행만 취급하던 지급결제 업무를 증권사에도 허용하는 등 업종별 칸막이도 없어진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지급결제 업무 허용이다. 2004년부터 펀드가 대중화되면서 웬만한 가정에서는 증권사 계좌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투자 외에는 널리 쓰이지 못했다. 지급결제 업무를 취급하지 않아서다. 투자는 증권사에서 하더라도 공과금 납부나 카드결제, 소액자금 대출 등은 은행에서만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통법 시행으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지급결제 업무까지 붙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수시입출금 통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은행 업무도 처리할 수 있는 데다 증시가 좋으면 은행권보다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펀드 등 각종 투자 정보도 제공받는 등 1석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인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CMA 판매에 열을 올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CMA를 통해 증권쪽에 돈이 몰릴 경우 은행과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업종내 칸막이 파괴는 금융상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포지티브방식으로 엄격하게 묶여 있던 상품개발이 팔아서는 안되는 상품만 지정해두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뀐다. 그간 쌓았던 증권·선물·자산운용업의 노하우를 모아 창의적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집합투자업’을 통해 3개 업종이 하나의 회사로 뭉칠 수도 있다. 이런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실제로 일어날지 여부는 미지수다. 법 도입이 논의될 때만 해도 ‘한국형 IB(투자은행)’나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뚝딱 만들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글로벌 경제 위기는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업계에선 올해는 극심한 눈치 작전만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많이 한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자통법을 이해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여건도 충분치 않다. 실제 IB업무를 접해본 사람은 국내에 30~40명에 불과하다는 혹평까지 나온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금융인력·기법·노하우가 부족한 데다 증권사에 지급결제를 허용해 준다면 레버리지는 어느 수준으로 놓을 것인지, 보험사에는 지급결제를 허용할지 등 각론에 대한 얘기가 없다.”면서 “당분간은 엉금엉금 기어가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화된 투자자보호 때문에 자통법은 되레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가 완화된 상품개발이나 업종 대형화 등에서는 당장 할 일이 없는데,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투자상품 판매 규제는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조사를 해보면 우리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안정추구형으로 나온다.”면서 “그럴 경우 투자자들에게 권유할 상품은 MMF나 채권형상품밖에 남지 않는데, 더 좋은 금융상품 개발을 통한 금융시장 활성화라는 목표 달성은 힘들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들며 이 기회에 어깨에 힘을 빼고 내실을 다지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거래소의 한 임원은 “금융시장은 어차피 굴릴 수 있는 돈의 크기 싸움이기 때문에 충분한 돈이 축적될 때까지는 함부로 움직이기 힘들다.”면서 “투자자보호라는 기초부터 확실히 다지고 올라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도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이유로 DJ정권 때 IT, 노무현 정권 때 BT를 일으키려 했지만 남은 것은 벤처거품과 황우석 사태였다.”면서 “금융산업을 일시적 흥행거리로 삼기보다 10~20년 정도 중장기 플랜으로 봐야 한다. ”고 강조했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세계 IB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그 업무 영역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 “자통법이라는 제도적 인프라가 마련된 만큼 시장에서 뛰는 플레이어들과 정부의 유기적인 협조관계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조선업계, 선박 인도연기 ‘비상’

    조선업계, 선박 인도연기 ‘비상’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최근 유럽의 거대 선사들로부터 대규모 선박 인도 연기 요청을 받고 비상이 걸렸다. 선박 건조 대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향후 사업 및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29일 조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최대 선사인 독일 오펜(Offen)사의 회장 및 경영진은 이번 주말을 전후해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오펜사는 세계적 해사전문지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를 통해 “‘선박 명명식’을 위한 자리이지만, 이미 발주 계약을 맺은 1만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해 인도 시기를 당초 올해에서 2011년으로 2년 늦춰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 가격 재검토 등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미컬선(화학제품 운반선) 4척은 이미 6개월가량의 인도 시기 연기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오펜사와 18척의 대규모 발주계약을 맺고 있다. 오펜사는 “(대우조선해양 등이) 컨테이너선 인도 시기를 연기하지 않으면 업체 역시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세계 컨테이너 선박량이 50만 TEU가량 공급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2012년 이후 수년간 신규 발주 선박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4·4분기 세계 컨테이너 선박 신규 발주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 ‘0’를 기록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STX 조선 등도 프랑스 CMA-CGM, 스위스 MSC, 이스라엘 ZIM 등 선사로부터 마찬가지의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별로 5∼10척 규모로 추정된다. STX조선 관계자는 “당초 발주한 컨테이너선 대신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탱커(유조선)로 바꿔 달라는 요청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국 선사들의 잇따른 선박 인도시기 연기 등 요청은 그 만큼 글로벌 경기 불황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통상 선사들은 선박 대금의 70~80%를 금융권을 통해 마련하는데 신용경색으로 돈 줄이 막히고 있다. 특히 4~5차례 나눠 내는 선박 대금 중 마지막 인도시 대금 결제 비중이 50%에 이르는 것도 큰 부담이다. 게다가 자동차,전기·전자업계 등의 생산량 감소로 주력 화물의 이동 또한 크게 줄고 운임도 하락하면서 컨테이너선 선박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선박 인도 지연 등으로 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업체들이 짜 놓은 재무 설계에 구멍이 생겨 신규 사업 진출 등 투자 여력이 줄면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투자처 찾는 204조 어디로?

    투자처 찾는 204조 어디로?

    갈 곳을 잃고 시중에 떠도는 돈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라도 금방 넣고 뺄 수 있는 단기상품에만 돈이 몰리고 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는데도 기업들이 여전히 자금난을 호소하는 이유다.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잠재부실을 털어냄으로써 돈을 돌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자산운용협회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MMF·환매조건부채권(RP)·은행 요구불예금 등 단기 운용처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204조 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한 지난해 9월 말(164조 6955억원)과 비교하면 석달새 약 40조원(24%)이 늘었다. 특히 ‘블랙홀’로 떠오른 MMF의 기세가 무섭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대표적 초단기 상품인 MMF는 5일 현재 93조 4026억원(설정액 기준)을 기록했다. 하루 3조~4조원씩 돈을 빨아들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6일 잠정 집계액(98조 1820억원)이 98조원을 넘어서 7일에는 1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 부동자금의 거의 절반이 MMF에 들어 있는 셈이다. 증권사 RP에 유입된 자금도 40조 3723억원으로 새해 들어 40조원을 넘어섰다. 언제든 넣고 찾을 수 있는 은행의 실세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2월 30일 현재 65조 2044억원이다. 종금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도 지난해 9월 말 4조 8639억원에서 같은해 12월30일 현재 5조 2617억원으로 늘었다. 한은측은 “기관· 개인 할 것 없이 장기물보다 단기물 선호현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은행권도 예외는 아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일까지 다섯 차례 실시한 RP 매각에는 약 145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 가운데 한은은 약 53조원만 흡수하고 92조원은 은행권에 되돌려 보냈다. 한 시중은행장은 “은행에 돈이 넘쳐난다고 하지만 1년짜리 정기예금 등 장기 상품에 돈이 들어와야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등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할 수 있는데 대부분 단기상품 위주여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크다.”고 털어 놓았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는 경기나 금융시장 여건에 대한 불안심리가 그만큼 팽배하다는 방증”이라며 “금융권과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자금 부동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1992년부터 99년까지 MMF 자금이 계속 늘어나는 등 단기 부동화 현상이 장기화된 전례가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자금의 눈치보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단기 부동화가 길어지면 시중 여윳돈이 산업자금으로 흘러가지 못해 부작용이 크다.”며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해 부실규모를 확정지어야 돈이 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낙관적 해석도 있다.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언제든 빠져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은 뒤집으면 언제든 투자할 자세가 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감지되거나 하반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 부동자금이 증시 등으로 유입돼 이르면 2분기쯤 유동성 장세(돈의 힘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KB자산운용 ‘코리아스타 국공채펀드’ 금융위기를 맞아 전 세계가 단행한 금리인하 정책 때문에 커지고 있는 채권형 펀드 시장을 노린 상품이다.국채와 비교해 신용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져 있는 공사채에 주로 투자하고 은행권의 신용회복이 가시화될 즈음에 제한적으로 은행채를 편입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추구한다.또 가입 30일 이후에는 환매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은행 예금 등 다른 안정적인 자산 관리에 비해 포트폴리오 구성에 더 유리하다는 점도 장점이다.판매창구는 하나은행으로 가입금액 제한은 없다.총보수는 연 0.493%로 30일 이내 환매청구시 이익금의 70%가 환매수수료로 부과된다. ●LIG투자증권 ‘오렌지 수수료제도’ 새해 1월부터 6월까지 오프라인 주식매매 고객에 대해 일별 합산거래금액에 따라 일정금액을 돌려주는 일종의 캐시백 서비스다.‘LIG 오렌지CMA계좌’를 개설한 뒤 CMA계좌를 이용해 오프라인으로 주식매매를 하면 결제일에 캐시백 금액을 CMA 계좌로 다시 입금해주는 방식이다.이를 통해 오프라인 고객도 온라인 고객과 같은 수준의 싼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행사기간 가입고객에게는 CMA 계좌의 온라인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단,일별 합산거래 금액이 500만원은 넘어야 한다. ●주택금융공사 ‘학자금 분할상환 완화’ 학자금대출 장기연체자들의 신용회복을 돕고자 내년 1월부터 밀린 채무를 최장 20년에 걸쳐 나눠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분할상환이란 장기 연체로 정부가 대출금을 대신 갚아준 채무 불이행자가 자신의 채무를 소득수준에 맞게 나눠 갚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총 채무액이 2000만원 이하면 10년,2000만원을 넘으면 20년으로 각각 늘려준다.공사는 또 분할상환계약 때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최초 납입금의 비율도 전체 채무액의 5% 이상에서 3% 이상으로 낮출 계획이다.분할상환 신청은 학자금포털(www.studentloan.go.kr)에서 할 수 있다.문의 학자금 관리부 (02)2014-8647~8.
  • 부산항 100년만에 1만TEU급 시대

    부산항이 개항 100년 만에 ‘1만TEU급 시대’를 열게 됐다.부산항만공사는 세계적 선사인 MSC와 CMA-CGM 소속의 초대형 선박인 1만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이 부산항에 들어온다고 21일 밝혔다.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의 1만 1700TEU급 MSC 프란체스카호(13만 1771t)가 23일 부산 북항 대한통운 감만부두에 입항한다.오는 29일에도 같은 급의 MSC 이바나호가 같은 부두에 입항하는 등 일주일에 1차례씩 부산항에 기항한다.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의 CMA-CGM 소속인 1만 960TEU급 선박 CMA-CGM 벨라호와 탈라사호도 24일과 30일 각각 부산항 자성대 부두에 입항할 예정이다. 부산항에 새로 기항하는 이들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은 선체 길이가 347∼364m, 선폭이 45.2∼45.6m로 축구장 면적 3개 크기이다.선박에 실은 컨테이너를 일렬로 나열하면 부산∼경주 거리인 60km에 이른다.지금까지 부산항에 입항한 가장 큰 선박은 중국 차이나쉬핑 소속 신 로스앤젤레스호로 9600TEU급이었다. 강부원 항만공사 마케팅 팀장은 “글로벌 선사들이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을 부산항에 투입하기로 함에 따라 화물 유치는 물론 부산항의 위상도 높아지게 됐다.”며 공사와 부두 운영사들은 선사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최상의 항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맥마피아,글로벌 범죄체인점

    맥마피아,글로벌 범죄체인점

    #1.일본의 지상으로 올라온 지하경제 1980년대 후반 일본 정부가 경기 회생을 이유로 이자율을 내리고 통화 공급을 원활하게 하자 금융시장과 증권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완전한 버블상태에 들어섰다.돈이 부동산으로 집중되면서 땅값이 매달 두 배로 뛰는 파괴적인 돈놀이를 지속하기 위해 기업은 야쿠자와 손을 잡는다.야쿠자가 경제 활동 역량을 늘려가면서 합법과 불법의 구분은 점차 모호해졌다.인구 5995명당 변호사가 1명인 일본에서 야쿠자는 변호사,경찰,배심원 노릇을 겸하며 노골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중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정범유착 덩샤오핑은 1980년대 경제개혁을 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검은 고양이든,하얀 고양이든 쥐를 잘 잡기만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정범유착의 시작이다.삼합회는 마오쩌둥이 공산혁명에 승리한 뒤 소강 상태에 있다가 러시아 마피아와 연계한 불법 중고자동차 밀수출에 관여하면서 부활한다.‘가짜 천국’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는 미국·일본·유럽연합과 첨예하게 대립한다.그러나 중국 정부는 의지가 없고,지방경제를 주무르는 정범유착의 틀은 세계무역기구의 법률을 앞선다.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는 테러로 200명 가까이 죽고 300여명이 다쳤다.이를 두고 세계는 “테러는 특정 지역과 민족을 염두에 두지 않고,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존재한다.”며 두려워한다. 그러나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동유럽 현대사 전문가인 미샤 글레니는 ‘국경없는 조폭 맥마피아’(이종인 옮김,책보세 펴냄)에서 실제 일상에서 전세계 수억명을 위협하는 존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맥마피아(McMafia)라고 강조한다.맥마피아의 미래로 꼽은 일본과 중국의 범죄조직 양상이 우리에게 아득하게 먼,처음 듣는 듯한 이야기가 아닌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지은이는 2004년 5월부터 2007년 5월까지 러시아와 동유럽,발칸 반도,이스라엘,두바이,일본,중국 등을 현지 조사하고 300차례 이상 인터뷰로 전 세계 조직범죄단의 현재를 책에 풀어 놓았다. 조직범죄단은 ‘보호비’를 뜯어 내는 1단계에서 재화와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통제하는 2단계를 거쳐 해외진출이라는 3단계로 발전하며 진화하고 있다.진화의 마지막 단계,신흥 마피아가 ‘맥마피아’다.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체인처럼 지역,나라 구분이 없이 일상생활에 스며들고폭있다. ●소련 붕괴 뒤 KGB·첩보원 대거 유입 1990년대 소련의 붕괴는 맥마피아 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국가 통제가 없어지면서 KGB와 같은 비밀경찰,첩보조직의 일원들이 기술과 정보를 바탕으로 마피아로 흡수되면서 몸집을 불렸다.러시아 마피아가 발칸 반도의 나라들부터 시작해 중앙아시아,중국에 이르기까지 방대하게 퍼져 나가며 새로운 ‘마피아 실크로드’를 형성한 것이다. 맥마피아는 체첸 마피아처럼 프랜차이즈 조직을 만들고,세계화와 함께 자유로워진 자본의 흐름을 읽어 이스라엘과 두바이 등을 돈세탁의 요지로 삼는 등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 범죄조직의 양상에 국경은 무의미하다.중국이 필리핀에 만든 가짜 담배공장의 제품은 아시아 전역과 미국으로 퍼진다.헤로인 네트워크는 키르기스스탄과 접촉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받아와 서쪽 변방 성에서 수출하는 식이라 뿌리를 찾기 어렵다.일본 야쿠자의 구성원은 한국,타이완,중국,북동부인 등 다양하다.북유럽에서 도난당한 수천대 차량이 동유럽과 알바니아,불가리아,코카서스로 ‘수출’된다.미국 원조 마피아와 이탈리아 범죄조직은 러시아 무기상과 결탁해 정정불안지역에 무기를 공급한다.또 전세계 주요 인터넷 사이트와 정부·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킹을 주도하고,젊은 해커들이 첨단 인터넷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학비를 대준다. 이제 맥마피아는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시선을 옮긴다.2007년 세계 금융 자산은 150조 달러에 달하고 헤지펀드,개인증권회사 등이 일으킨 금융파생상품의 규모는 300조 달러에 이른다.덩치도 크지만,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시장의 붕괴가 전 세계 금융기관을 뒤흔들 정도로 사상누각이다.맥마피아가 노리기 좋은 틈새가 곳곳에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두바이서 돈세탁… 국제금융 틈새 노려 지은이는 따라서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를 강조한다.지하세계 자금이 합법적인 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 현금 흐름을 추적하가 힘들어지기 전에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은이는 “국제 금융 속에서 조직범죄단의 현금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국제 범죄집단을 단속하는 가장 성공적인 방법”이라면서 “금융 규제가 흐릿해지면 결국 맥마피아는 꽃피는 봄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560쪽 양장본.2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진중권 “전여옥은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냈나”

    진중권 “전여옥은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냈나”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지금 어렵지만 노무현 정권 때를 생각하면 그래도 견딜 만 하다.”는 발언에 대해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넋 나간 의원의 망언”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진 교수는 27일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 “전여옥 여사가 ‘그래도 견딜만’ 한 이유”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전여옥 여사가 ‘견딜 만’ 하다고 고백한 것은 ‘망언’처럼 들리지만 ‘나름대로 솔직한 고백’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은 ‘지금 매우 어렵지만’ 한나라당과 강부자(강남의 부동산 자산가)들만은 ‘그래도 견딜만 하다’고 전여옥 의원이 대표격으로 고백했다는 분석이다.  첫째 정권 잡아서 권력과 경제적 이득을 확보했으며, 둘째 종부세 철폐·법인세 인하로 국민에게 돌아 갈 복지혜택을 집어 삼켰으며, 셋째 방송·신문·인터넷을 장악해 욕까지 먹지 않는다고 진 교수는 현 정권을 꼬집었다.  전여옥 의원은 노무현 정권 시절 미래애셋을 통해 43종목에 투자해 유가증권이 16억3969여만원 어치나 불어 ‘주식투자의 달인’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 상반기 “의정활동을 하면서 주식에 일일이 신경 쓰기 힘들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정기 예금 등에 집어 넣었다”고 밝혀 ‘투자의 달인’으로 꼽혔다.  인터넷 경제 논객 ‘미네르바’ 역시 “이 나라 정책 입안자들이나 정치인들은 말로는 부동산 경기 부양에 집을 사라고 하지만, 실제로 개인들은 개인 포트 폴리오라는 이름 하에 자산 포지션을 바꾼다”며 대표적인 예로 전여옥 의원을 들었다. 미네르바는 “이 아줌마의 경우는 올 클리어…주식→예금으로 갈아 탄 건 이제 새롭지도 않다.”고 표현했다.  진 교수는 ‘근현대사 특강’ 역시 ‘뉴라이트의 아동학대 현장’이라며 강의 도중 의자에 앉아 힘들게 졸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을 올렸다.  이어 “뉴라이트 측은 앞으로 강연할 때 매트리스를 준비하든지 찜질방에서 하라.”고 제안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이외수의 촌철살인 “지만원, 님 좀 x인 듯”  “지만원은 노이즈마케팅” “진중권은 비상식”  진중권 “아들 저지경 만든 지만원 집안…”  전KBS기자 전여옥 “정연주는 누룽지”  초등생 동영상’ 네티즌 “전여옥, 버릇 고치겠다”  
  • [서울광고대상-마케팅상]삼성증권- ‘삼성증권 CMA+’편

    [서울광고대상-마케팅상]삼성증권- ‘삼성증권 CMA+’편

    이미 삼성증권은 국내업계 최초로 CMA 상품을 출시하여 고객 혜택을 확대하고 경쟁사 대비 앞선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CMA와 같은 기초적인 상품에 대한 중요함을 이번 광고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삼성증권 CMA+ 캠페인은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금융 광고로서는 파격적으로 젊은 빅모델을 활용하여 윤은혜와 이천희의 달콤한 러브스토리를 그려냈습니다. 동시에 고객들에게 CMA는 그냥 ‘상품´이 아니라 평생자산관리의 시작이기 때문에 든든한 자산관리 전문가와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앞으로도 더 많은 희망과 비전을 담아 고객을 만날 것입니다. ‘Global Top 10 금융기업´의 비전을 내걸고 세계적인 금융기업을 향한 노력을 계속하겠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대표 증권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 ‘신뢰불황’ 깊은 골

    ‘신뢰불황’ 깊은 골

    경기 불황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신뢰의 축’을 무너뜨리고 있다. 주가와 펀드가 반토막나면서 돈을 모아 같이 투자했던 친구·형제는 물론 지인들의 우정에 금이 가는가 하면, 개인이 사회와 조직을 불신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이 은행권을 믿지 못해 철제 금고를 사들이는가 하면 적자에 허덕이는 일부 중소기업은 ‘고의 부도’마저 서슴지 않는다. 쓰레기 비용을 아끼려고 마구 버린 쓰레기가 이웃간 분쟁으로 번져 인심마저 각박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간의 신뢰가 붕괴되면서 반목과 질시가 횡행하는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일부 중소기업들은 공장 매각에 따른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고의 도산을 택하고 있다. 공업용 비닐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김모(63)씨는 5년간 거래하던 업체의 사장이 지난달 고의 부도를 내고 잠적해 물품대금 등을 받지 못해 7000여만원의 손해를 봤다. 부도업체 사장은 최근까지 어음을 남발했고, 부동산 등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사라졌다. 김씨는 “아무리 불황이지만 20년 넘게 건재했던 회사가 그럴 줄은 몰랐다.”면서 “신용을 담보로 납품했던 다른 업체들도 적잖이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경영하던 K(60)씨도 고의 부도를 택했다.15년째 흑자를 기록했지만, 공장을 매각할 경우 손에 남는 돈은 1억원이 채 안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는 “은행대출도 막혔고, 공장도 안 팔리는 상황에서 계속 회사를 운영하다가는 빚더미에 앉을 것 같아 부도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기업 운영자는 “거래 업체에 피해를 주는 것은 안타깝지만 내가 망하게 생겼는데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펀드나 부동산에 공동 투자했던 형제나 친구가 앙숙으로 변하는 경우도 흔하다. 최모(59·자영업)씨는 지난해 자신의 돈 3억원과 동생 돈 2억원, 그리고 대출 2억원으로 수도권의 7억원짜리 아파트(161.89㎡·49평)를 분양받았다. 역세권이었지만 미분양이 속출해 아파트 가격은 5억원으로 떨어졌다. 결국 형제는 지난달 부모님 앞에서 큰 싸움을 벌였고, 그 후로 전화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형제 및 사촌들과 월 5만원씩 내는 ‘형제계’를 해왔던 김모(30·보험회사 직원)씨는 최근 펀드 급락으로 형들과 소원해졌다.19개월을 납입했지만 300만원의 투자금은 150만원으로 줄었다.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있던 돈을 펀드로 옮기자고 권유했던 큰 형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결국 계와 우애가 모두 깨졌다. 쓰레기 봉투값을 아끼려는 시민들의 무단투기 때문에 이웃간의 정도 금이 갔다. 서울 관악구청은 최근 보라매동 당곡초등학교 주변에 CC(폐쇄회로)TV까지 설치해 무단투기를 단속했지만 투기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에는 주민들이 아예 감시 초소를 세웠다. 인근 지역도 쓰레기 투기에 대한 주민간의 다툼이 많아 이동식 초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불신이 심각해지면서 자산을 현금이나 금괴 형태로 집에 보관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철제 금고를 제작하는 B업체는 “최근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개인금고 판매가 10% 이상 늘고 있다.”면서 “특히 부부재산을 따로 관리하기 위해 추가로 금고를 들이는 것이 유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방범용 CCTV나 보안서비스는 호황을 맞고 있다.CCTV를 판매하는 E업체는 주문상담이 월 100건에 달해 지난해보다 100% 이상 신장됐다. 보안서비스 C업체 관계자는 “2002년부터 매해 10%선이었던 매출 성장률이 올해 20%로 급격히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한상진 교수는 “경제위험에 노출된 시민들이 향후 다가올 불안과 위협에서 자신을 방어하려는 경향이 사회적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구조조정도 우려돼 불신은 더 깊어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양극화가 심해지고 생존경쟁이 심해져 불신 사회가 된다는 것은 학계에서 일반적인 견해다.”면서 “한국은 이렇게 형성된 불안심리가 높아지면서 서로 뿔뿔이 흩어지는 ‘난민 사회’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원금 반토막 속출… ‘시련의 펀드’

    원금 반토막 속출… ‘시련의 펀드’

    수익률 50%대를 넘나들며 지난해 최대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던 펀드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신용경색과 경기 침체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수익률이 가라앉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원금 자체가 반토막나는 펀드가 속출해서다. 5일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주식형펀드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유입되던 펀드 자금이 지난 9월 마이너스로 돌아서더니 지난 10월에는 1조 3582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설정 펀드 수도 10월에는 1만개 이하로 떨어졌다. 매월 새로 출시되던 펀드 수도 많아봤자 20~30개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이수진 제로인 대리는 “지난해에는 매월 40~50개 이상 신규 펀드가 쏟아져 나오고 수십,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흘어들었던 데 비하면 지금 펀드시장은 크게 얼어붙은 것”이라고 말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이미 법적 대응에 나섰다.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손실을 보게 된 ‘우리2스타파생상품KW-8호’ 펀드 가입자 220여명을 비롯해 ‘블랙록월드광업주’·‘블랙록월드골드’·‘우리파워인컴펀드’·‘우리2스타파생상품KH-3호’·‘우리파워오일펀드’ 등 법정에서 시비를 가릴 펀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에 대해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일부에서는 판매 채널인 은행 쪽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한다. 은행은 예·적금 등 안정적인 자산만 다뤄본 데다 대출에서는 항상 ‘갑(甲)’의 입장에 서 있어 봤기 때문에 을(乙)이 되어서 ‘투자 관련 민원’을 다뤄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또 펀드 열풍 때문에 직장인의 월급통장이 CMA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수익이 줄어들자 은행들이 더 펀드 판매에 매달렸다고 본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이미 불완전판매로 인한 분쟁 우려는 나왔었다. 그러나 단순히 투자 손실이라면 구제가 쉽지 않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투자자 스스로 계약서를 보고 자필로 서명한 문서가 증거로 남아있고 , 상담 내용 녹취록 같은 것을 판매사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투자손실만으로는 이의를 제기해도 받아들여지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펀드를 다루는 인터넷 카페에서 “증거가 없어서 소송을 낼 수가 없다.”거나 “이 ELS의 기초자산이 공기업 혹은 재벌기업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은 절대 없다더니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펀드 가입자 1000만 시대’란 곧 웬만한 집에 펀드 하나씩은 있다는 의미인만큼 ‘투자자’보다는 ‘소비자’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자기 책임 아래 움직이는 투자자는 이익이든 손실이든 스스로 떠안지만 금융상품의 소비자는 생산자에게 신의성실을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고도로 복잡해지고 있는 금융상품에 대해 운용사와 판매사 등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지우자는 것이다.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는 “판매사가 상품의 복잡성에 상응하는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는지, 또 무조건 많이 팔기만 하면 되는 인센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면서 “정부는 위탁교육기관 등을 통해 상품에 대한 교육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자체 투자자교육을 실시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자는 의견도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안 교수는 “지나친 금융교육 때문에 노년층의 금융 사기 피해자가 늘고 있다는 미국의 최근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무조건적인 교육 확대가 아니라 연령대별 직업별로 세분화된 접근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한국투자증권 ‘ MMW형 CMA’ 주로 우량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증권형 종합자산관리계좌(RP형 CMA)와 높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머니마켓펀드형 종합자산관리계좌(MMF형 CMA)의 장점을 합쳤다. 머니마켓랩(MMW·Money Market Wrap)형 CMA는 일임투자 형식으로 한국증권금융의 예수금과 콜 등에 주로 투자한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의 한국은행격이어서 별도 기업의 RP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데다 거의 고정금리형 상품이나 다를바 없다.22일 기준으로 금리는 연5%인데, 원리금이 영업일마다 정산되기 때문에 복리효과를 내서 실제로는 5.36%의 수익률을 낸다.●미래에셋 ‘솔로몬 아시아 퍼시픽 컨슈머펀드’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시장의 축인 인도·중국·한국 등 13개국 소비재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산업발전과 인구증가에 따라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소비재에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다. 이들 나라의 통화에도 분산투자해 따로 환헤지할 필요 없이 환율 변동의 위험을 줄인다. 운용은 미래에셋 홍콩자산운용에서 한다. 선취형인 CLASS-A는 총보수가 선취수수료까지 포함해 연 2.58%, 기간보수형인 CLASS-B는 연 2.55%다.2006년 설정 이래 누적 수익률은 Class-A 가 17.04%,Class-B가 15.10%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생명 ‘V-dex변액연금보험’ 주식투자로 보험금이 변하는 변액보험의 불안을 보완한 상품이다. 일단 변액보험으로 운용,10여개 펀드에 투자해 30% 이상 수익률을 달성했다면 그 다음부터 납입원금은 공시이율에 따라, 초과 수익분은 코스피200 지수에 따르는 자산연계형 보험으로 바꿔 운용한다. 자산연계형 보험은 원리금이 보장되고 자산운용의 책임은 보험사가 진다. 연금은 종신·확정·상속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받을 수 있다. 연금수령 이전에 해약환급금 50%정도를 중도인출할 수 있다. 최저보험료는 10만원으로 15~62세까지 가입가능하다.●국민은행 허브정기예금 고객의 자금운영 목적 및 성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맞춤형 상품이다. 이 상품은 목돈 예치 후 매월 고객이 선택한 일정비율의 원금과 이자를 수령하여 생활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적립식 펀드 등에 재투자할 수 있어 추가 수익의 기회를 부여한다. 적용이율은 1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최고 금리가 1년제 연6.3%,2년제 연6.4%,3년제 연6.5%이고 연0.8%포인트의 사은이율을 제공하여 최대 연7.3%의 이율을 받을 수 있다.
  • [금융위기→실물위기 악순환] 지갑엔 꺼내 쓸돈 없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추락하는 경제성장률만큼 충격적인 것은 무역손실 등을 감안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전기 대비 증가율이 -3.0%라는 것이다. 환란 당시인 1998년 1분기의 -8.7%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국민들 자산가치 하락 악순환 GDI는 국내총생산에서 무역손실 등을 감안한 것으로, 실질적인 국내소득을 나타낸다.GDI가 악화되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소비감소로 이어져 또다시 성장에 부담을 준다. 민간소비의 전기대비 증가율은 0.1%로 전분기의 -0.2%에 비해 개선됐고 설비투자는 0.9%에서 2.3%로, 건설투자는 -1.0%에서 0.3%로 약간 호전됐다. 그러나 이는 전분기의 상황이 나빴던데 따른 반사적 효과로 보인다. 소비·투자는 여전히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투자 여전히 바닥권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전세계 주식시장 폭락, 환율 폭등, 채권 약세 등으로 이어지며 국민들의 자산이 ‘반토막’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도 문제다. 2~3년 전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의 열풍이 불었고, 은행의 적금에서 증권사의 자산관리계좌(CMA)와 자산운용사의 펀드로 전국민이 옮겨갔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자녀들까지 모두 펀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수익률이 좋았으나,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국·내외 펀드에 가입한 국민들의 주머니는 수익률 마이너스 50%를 육박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30~50% 가까이 수익률이 하락한 상황이다. 저축은 없고, 투자가 반토막났으니 쓸 돈은 없다. 불경기로 일자리는 불안해진 상황에서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가 치솟고 자녀들 사교육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심리적 불안을 낳아 씀씀이를 악화시키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이라던 부동산 가격마저 최근 흔들리며 특정 지역의 경우 15~20% 가까이 하락해 자산가치 하락에 불안해하고 있다. ●내수침체로 일자리도 급감 이렇게 주머니 사정도 나쁘고, 소비심리도 악화되다 보니 내수침체가 문제가 된다.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수출증가율이 하락할 경우, 내수에서 받쳐 줘야만 일자리가 유지되고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는데 수입이 전년 3분기에 비해 전국민이 3.2% 감소했기 때문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은 “금융시장 불안을 안정화시킬 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면서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해서 소비나 투자가 급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기업은행 SK텔레콤 모바일뱅킹 서비스 기업은행은 현금카드 기능과 모바일뱅킹을 결합한 SK텔레콤 T-Live USIM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실시한다. 기존 모바일뱅킹 기능은 물론 CD·ATM자동화기기를 통한 현금입출금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USIM칩에 주요 정보가 저장되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바꿔도 별도의 변경등록이나 재발급 절차 없이 기존 USIM칩을 꽂는 것만으로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요금은 월 1000원이다. ●KB카드 삼성증권 CMA 플러스 KB체크카드 출시 CMA 체크카드 최초로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한 상품이다. 삼성증권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운영 노하우와 주유, 외식, 영화, 인터넷쇼핑몰 할인 등 KB카드의 다양한 체크카드 할인 혜택이 결합됐다. 전국(부산광역시 제외) 버스 및 지하철 탑승과 서울, 인천, 경기, 부산, 제주 지역에서 카드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CGV,SK주유소, 교보문고, 기차역 등 비접촉 결제 가능 가맹점에서는 터치방식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만 18세 이상으로 삼성증권 CMA계좌를 보유한 고객이면 즉시 발급 가능하다. ●우리투자증,ELS 4종 공모 23일까지 연 8~25.8% 수익을 낼 수 있는 ELS다. 만기는 1년·3년으로 코스피200, 삼성전자·GS, 코스피200·홍콩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만기 1년의 ELS 2240호는 원금을 100% 보장하고 만기일에 지수가 기초대비 20% 이상 올랐던 적이 없으면 지수상승률의 100%가 지급되고 최대 20%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장중에라도 만기일까지 한번이라도 최초기준지수 대비 20%를 넘은 적이 있다면 연 8.0%로 수익이 확정된다. 모두 500억원 규모 공모로 100만원부터 100만원 단위로 청약이 가능하다. ●프랭클린템플턴, 포커스·오퍼튜니티 주식형펀드 10년만에 내놓은 주식형 펀드다. 포커스는 국내 주식 가운데 저평가된 20~40개의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한다. 펀드매니저에서 폭넓은 재량권을 줘서 고수익·고위험을 추구한다. 오퍼튜니티는 자산의 80%정도를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벤치마크의 편입종목이나 비중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40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투자하여 위험을 줄인다. 두 펀드는 대구은행과 하나대투증권에서 판매한다.
  • [기로에 선 세계금융] 이젠 펀드런 걱정?

    증시가 올랐다고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주가가 폭락할 동안 끙끙대며 마음고생 하던 펀드투자자들이 아예 펀드를 털어버릴지도 모를 상황이 온 것이다. 증권가는 주가가 바닥을 치는 것으로 여겨 다시 자금 유입세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지만 정말 그럴까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14일 급등장에서도 투신권은 792억원을 순매도한 것도 고객들 환매요구에 대비한 실탄 축적용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일부에서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ETF제외)는 10월 들어서만 10일 기준으로 189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 침체로 인기를 잃은 해외주식형 펀드는 8·9월에 이어 10월에도 1971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우리투자증권이 14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2004년 이후 코스피지수 1300~1400선대에 주식형펀드 투자자금의 22.5%인 17조 2000억원이 몰려 들었다.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공조체제가 속도를 내면서 코스피 지수가 10월 중에는 1400대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맞다면 17조 2000억원대의 자금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30~40%정도만 빠져 나간다고 가정하면 5조원대의 돈이 환매될 수 있는데 이미 1조원대가 빠져 나간 상황이라 추가로 3조∼4조원대가 나갈 수 있다는 추정이다. 그러나 한 증권사 관계자는 “MMF나 CMA 등에서 대기하는 자금이 많아 일부에서는 이자부담 때문에 골치 아프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금융경색이 풀린다는 확신이 든다면 이 유동성이 증시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금융지주사 덩치만 커졌다?

    금융지주회사들의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신한·하나·한국금융지주 등 4개 금융지주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순이익이 2조 986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7%나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조 2234억원에 이르는 LG카드 매각이익이 있었기 때문에 순이익이 줄어든 폭이 더 컸다. 각 지주사별로 보면 신한지주의 순이익은 1조 41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8% 늘어났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는 9618억원으로 15.4%, 하나금융지주는 5444억원으로 4.0%, 한국금융지주는 683억원으로 55.8%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들 4개 지주회사들의 연결 총자산은 681조 200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보다는 11.9% 늘었다. 대출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늘어나 은행·증권부분 모두 자산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자산 276조 5000억원으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했고 244조 6000억원의 신한지주,145조 3000억원의 하나금융지주,14조 8000억원의 한국금융지주 순이었다. 자산은 불었지만 순이익은 줄어들었기 때문에 올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반적으로 떨어졌다. 신한지주의 ROA가 1.19%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9%포인트 낮아졌고 우리금융지주는 0.72%(-0.63%포인트), 하나금융지주는 0.79%(-0.35%포인트), 한국금융지주는 1.03%(-1.67%포인트)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신한금융지주와 자회사 경영실태에 대한 동시 검사에 착수했다. 그룹 차원의 위험 관리나 시너지 제고 문제 등을 점검한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제 투자할때… 현금 확보하라”

    “이제 투자할때… 현금 확보하라”

    이제는 엉덩이를 가볍게 하고 기회를 엿볼 때? 미국·유럽 등 각국 정부가 금융경색 해소에 나서면서 이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때가 다가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저가매수’ 목소리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오랜 약세장에 사라졌었다. 그러나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나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처럼 보수적인 전망가들도 “이제는 투자할 때”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고유가 등 다른 대외적인 악재들은 상당히 풀린 상황이어서 이제 본격적인 상승장이 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실탄을 마련하라-현찰이 최고! 가장 안정적인 보수적인 방식은 채권형에 돈을 많이 넣어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김현수 우리투자증권 차장은 주식 27%, 채권형 62%, 대외 투자 4%,CMA 7% 형태를 ‘안정형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다. 참 안전하지만 엉덩이가 너무 무겁다. 상승장이 온다면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 엉덩이를 들려고는 하는데 그래도 불안하다면 우선 원금보장되는 곳에서 현찰을 확보해 두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막상 상승장이 왔을 때 투자할 ‘실탄’이 부족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우선진 동양종금 강남대로 지점장은 “1년짜리 단기 채권에 일단 넣어두고 주식형 펀드에도 발을 걸쳐두는 것이 좋다.”면서 “올해 경험에서 알 수 있듯 정보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해외펀드의 경우 감내할 수 있는 손실이라면 과감하게 털어버려서 현금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은 이런 기미가 보인다. 채권이나 CMA, 특판예금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삼성증권측은 “7월부터 고금리를 보장하는 각종 채권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시장 반응이 너무 좋다.”면서 “앞으로 이 부분에도 영업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내놓는 고금리 특판예금도 내놓는 족족 팔려나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한나절만에 매진되는 등 너무 급작스럽게 자금이 몰려들어 우리가 당황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잊지 말자 ‘분산 투자·자기책임 투자’ 그러나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산투자다. 실제 지난해 중국 펀드 광풍이 불었지만 올해에는 비참한 성적을 냈다. 또 고유가 바람이 불면서 원자재 펀드가 인기를 끌었지만 유가가 꺼지면서 다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유행 타는 펀드들은 화려해 보일지는 몰라고 급격하게 무너진다는 단점이 있다. 박용미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모든 투자의 기본은 ‘포트폴리오투자’와 ‘분산투자’라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면서 “채권·주식을 섞는 등 서로 다른 유형을 함께 묶어놔야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자기책임 투자도 마찬가지다. 유태우 삼성증권 명동지점 차장은 “전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주변의 권유나 눈치를 봐서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계획과 원칙에 따른 투자를 하는 것”이라면서 “내 목표가 수익률 10%대라면 나중에 남들이 30∼40% 수익을 얻더라도 10%대에서 끊고 나갈 수 있는 원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자산폭락기 재테크 원칙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자산폭락기 재테크 원칙

    정말 뾰족한 수가 없다. 주가는 15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고 부동산 경기는 얼어붙은 데다 들썩대는 금리 때문에 부채상환 부담은 더 커졌다. 시장에서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어디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이 시점에서 돈을 굴릴 묘안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차라리 이 기회에 한 템포 쉬어가자고 제안했다. 그들은 자산폭락기 재테크 원칙으로 5가지를 제시했다. ●견뎌라 전문가들은 지금의 약세장이 최소 2∼3년은 갈 것으로 내다봤다. 급격한 하락 뒤에 오는 급격한 상승을 의미하는 V자형 반등은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1600선까지 치고 올라가더라도 그 수준에서 횡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려 흔들리지 말고 잘 견디는 것만이 해답이다. 다만 펀드가 몰락했다고 해서 간접투자의 효용성까지는 무시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간접투자자금이 계속 유지되는 한 주가 추가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그나마 줄어든 것은 펀드와 변액보험 등 간접투자 상품의 활성화 덕분”이라면서 “최악의 펀드런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은 갖췄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욕심을 버려라 과거의 화려한 수익률은 잊어야 한다. 펀드를 비롯해 그 어떤 것이든 20∼30%대를 넘나드는 화려한 수익률은 없다고 봐야 한다. 모두가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 문제는 손해를 보느냐 안 보느냐가 아니라 남들보다 덜 손실보는 것이다. 이석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으로 보자면 모든 자산가격에서 버블이 제거된 상황이라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유동성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투자심리 자체가 굳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리스크가 낮은 채권 등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물론 수익률은 ‘찔끔’이다. 실제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만 +2.91%를 기록했다. ●단기자금으로 갈아타자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하나 잡겠다면 전문가들은 5%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MMF나 CMA를 추천했다. 언제든 유동화할 수 있는 곳에다 자산을 고이 묻어둬야 할 때라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운용되는 지수형 ELS를 추천했다. 지수형ELS는 원금보장 구간이 70%수준이다. 다시 말해 현재 1500선에서 맴돌고 있는 코스피 지수가 70% 수준인 1050선 이하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최소한 원금은 보장된다. 반면, 주가지수가 오른다면 그에 따른 수익은 또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약세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단기ELS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조정하자 이 기회에 분산 투자의 원칙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좋다. 김유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금 따질 것은 펀드든 뭐든 투자자산을 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잘 나눠두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부동산·펀드·채권 등에 자산을 잘 분배해 뒀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펀드 비중이 높은 사람은 차츰차츰 자산을 빼서 다른 곳에 옮겨 두는 것도 좋다. 그러나 주식비중이 낮은 사람은 주식시장이 안 좋다고 완전히 외면할 게 아니라 외려 이 기회에 주식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라고 충고했다. ●저평가 주식을 찾자 저평가된 국가·종목·업종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 대목은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껄끄러운 대목이다. 워낙 요즘 장이 안 좋기 때문이다. 이계웅 우리투자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짧게 본다면 자산이란 자산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모두 다 빼서 현금비중을 높이는 게 가장 단순한 해결책”이라면서 “그러지 못할 것이라면 주식과 부동산 등에서 저평가된 영역을 찾아보는 것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순이익을 내고 있는 국가·종목·업종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특히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고유가 추세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잘 골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팀장은 “길게 봤을 때 이런 하락장에 들어선 사람들이 더 큰 이익을 봤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CMA 금리보다는 서비스

    CMA 금리보다는 서비스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의지할 만한 곳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이어지지만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걸림돌이다. 이때 CMA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CMA의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200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CMA는 분기마다 신규계좌가 100만개씩 늘어나더니 올 2·4분기 기준으로 계좌수만 600만개를 넘어섰다. 이 계좌에 들어 있는 돈도 30조원 규모다. 올해 들어 미국발 신용위기로 인한 증시침체가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약간 둔화되기는 했다. 그래도 분기별 유입액을 따지면 1조원에서 많게는 4조∼5조원씩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이 같은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서다. 또 증권사 입장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위탁매매수수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데다 잠재적인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이미 증권사들은 은행처럼 ‘평생 주거래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럴 경우 CMA만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마자 증권사들의 CMA금리가 즉각 반응했다. 공세적인 서비스 경쟁이다. 동양종금증권(최고 6.0%), 우리투자증권(5.75%), 현대증권(5.45%), 대우·SK·삼성증권(5.35%) 등이 금리를 줄줄이 올린 것이다. ●최고금리 말고 ‘소소한’ 서비스도 많다 그러나 최고 금리는 거액 자산가가 아니라면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또 CMA가 기본적으로 수시입출금식 계좌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 그 자체에서도 큰 의미를 찾기 어렵다. 차라리 부가서비스를 꼼꼼히 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이제 인터넷뱅킹이나 자동납부 혹은 급여이체는 기본이다. 대우증권은 공모주청약 자격 산정 때 CMA 잔고 50%를 반영해준다. 아파트 관리비 자동납부 기능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주식담보금 내에서 최고 30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동양종금증권은 동양생명과 연계해 최고 2000만원까지 마이너스 대출도 해준다. 어학프로그램도 있다. 동양종금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교육업체 대교와 크레듀와 손잡고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무료어학교육을 제공한다. 또 제휴 체크 카드를 통한 서비스도 다양하다. 동양종금증권은 ‘동양CMA 삼성플래티늄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여행·쇼핑·스포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의 ‘W-CMA 체크카드’에다 VISA플래티늄서비스를 합쳐 멤버십 서비스까지 제공하지만 연회비는 1000원 수준이다. 그동안 체크카드 서비스를 안 하던 동부증권도 ‘동부 해피플러스(Happy+) CMA 삼성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삼성카드와 제휴한 이 서비스는 쓴 돈의 0.5% 정도를 보너스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대우증권은 ‘CMA-롯데체크카드’를 통해 SK주유소에서 주유하면 ℓ당 50원을 적립해 주는 등 갖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통법 시대엔 ‘신용카드 서비스’ 경쟁 주목할 점은 자본시장통합법이 내년 시행에 들어가면 CMA에 연계된 신용카드 발급도 허용된다는 사실이다. 이미 업계는 신용카드 연계 CMA 시장을 염두에 둔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대신증권이 최근 외환은행과 카드사업부문에 대한 포괄적 업무제휴협약을 맺은 것이 한 예다. 두 회사는 대신CMA와 외환카드를 합친 ‘CMA신용카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증권사마다 영화·외식·놀이공원 할인, 주유할인, 마일리지 적립 등 신용카드사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혜택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내년 신용카드 서비스 제공에 앞선 ‘전초전’ 성격이 짙은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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