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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최대 세금 추징 효성그룹… 비리 실태

    사상최대 세금 추징 효성그룹… 비리 실태

    국세청이 효성그룹과 총수 일가에 대해 총 48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금 추징을 하기로 한 것은 각종 부정행위가 고의적이고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는 분식회계, 차명계좌, 계열사 차명대출, 역외탈세 등 다양한 혐의가 총망라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의 부정한 자금 흐름을 적발했고, 검찰은 국세청 고발에 대해 집중 수사를 할 방침이어서 효성그룹의 혐의와 탈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 효성그룹과 마찬가지로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를 받아 온 다른 재벌기업들의 처리 결과에도 한층 높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국세청은 지난 5월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효성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을 통해 받은 총수 일가의 대출에 대해 특별검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크게 세 가지 혐의를 적발했다. 우선 1조원대 분식회계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외환위기 이후 1조원대의 해외사업 적자가 생기자 효성그룹은 분식회계를 통해 해마다 이를 줄여 나갔다. 흑자를 줄여서 세금을 덜 내는 것은 전형적인 법인세 탈루 수법이다. 조석래(78)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차명재산 조성 규모는 1000억원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역외탈세도 있다. 조 회장의 막내 동생인 조욱래(64) DSDL(옛 동성개발) 회장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투자이익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욱래 회장이 페이퍼컴퍼니에 투자하고 이 돈을 페이퍼컴퍼니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투자한 후, 투자수익은 해외계좌에 은닉하고 조욱래 회장은 원금만 돌려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효성그룹의 경우 조사 과정에서 탈세액이 크고 고의성이 짙어 ‘일반 세무조사’에서 검찰 고발을 전제로 한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조세범칙조사는 세금 탈루 외에 위법 행위를 밝히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세무사찰’로 불린다. 국세청은 지난달 30일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고동윤(54) 상무 등 핵심 인물 3명과 주식회사 효성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번 주까지 국세청 등 고발인 조사를 끝내고 다음 주부터 조 회장 등에 대한 조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점 조사 대상은 분식회계를 했는지와 이들이 차명재산을 해외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세탁했는지 여부다. 검찰 조사와 별개로 국세청이 효성그룹의 불법 행위를 확인하고 480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조석래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사법 처리는 불가피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사면초가의 대기업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사면초가의 대기업

    재계 한 인사는 4일 “글로벌 기업들은 파트너 선정이 엄격하다”고 잘라 말했다.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 총수의 형사 처벌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거나 파트너십 해제를 요구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해외 신인도 하락은 해외 비즈니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총수 형사 처벌 소식은 신뢰 부분 점수에 영향을 미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해외 수주전에서 한국 기업들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 경쟁사들은 앞다투어 한국 기업들의 총수 형사 처벌 소식을 고객사에 흘리고 있다. ‘한국 기업은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는 소문을 퍼트려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그동안 기술력과 가격 등에서 한국 기업에 밀렸던 해외 경쟁사들이 이번 기회에 한국 기업에 대한 흠집 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이 때문에 총수가 구속됐거나 사법 처리 위기에 내몰린 대기업들은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글로벌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등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뛰어야 할 대기업이 움츠러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은 포스코, 롯데, 효성, 코오롱 등 4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최태원, 한화 김승연, 태광 이호진, CJ 이재현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은 실형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총수 구속 등 기업에 대한 압박이 투자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에 투자가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올 1분기 0.2% 포인트에서 2분기 0% 포인트로 떨어졌다. 성장률은 1분기 0.8%에서 2분기 1.1%로 상승했지만 투자가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투자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들이 나서지 않으면 중견·중소기업들도 투자를 주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투자 실종 등 악성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총수가 구속된 SK는 신사업 추진이 전면 중단됐다. 회장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이나 신성장 동력 사업 발굴은 엄두도 못 낸다는 것이다. 많게는 조 단위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투자 사업을 오너가 도장을 찍지 않고 월급쟁이 전문 경영인이 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SK E&C가 알짜 매물인 STX에너지의 인수를 포기한 것이라든가 최 회장이 공을 들인 정보통신산업(ICT)과 에너지 사업의 태국 진출이 포기된 것이 이런 정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 SK 관계자는 “일상적인 경영 누수 방지에 주력할 뿐”이라고 했다. 이라크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한화의 사례도 유명하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2차 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의 추가 수주를 낙관했다가 최근 경쟁국 기업들에 모두 내주게 생겼다. 김 회장을 대신해 부회장들이 이라크 현지로 날아갔으나 돌아온 대답은 “노(NO)”였다.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한화 현지 법인장은 “김 회장의 공백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전했다. CJ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하던 중국 업체 인수 협상을 끝내 중단하고 말았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효성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조석래 회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은 멈춰섰다. 이달 말까지 베트남 투자 등 내년도 사업 계획을 짜야 하지만 총수가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그룹이 혼돈에 빠졌다. 이러다가는 투자는 물론 고용도 실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 고용을 해 달라던 정부가 기업을 위축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불만이다. 청와대 얘기와 정부 부처나 규제기관의 말이 다르니 한 가지 리스크만 있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리스크가 있는 게 요즘 상황이라고 말한다. 예전 정부와 가까웠던 기업에 대한 ‘보복 수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현 정권도 4년 후엔 전 정권이 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오너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가 살아날지는 의문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檢 ‘수천억 탈세 혐의’ 효성 수사 착수

    검찰이 효성그룹의 수천억원대 탈세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국세청이 효성그룹 조석래(78) 회장 등 경영진을 탈세 혐의로 고발한 사건의 수사를 시작했다고 1일 밝혔다. 특수2부는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탈세·횡령 사건을 수사한 바 있어 효성그룹이 CJ그룹과 같은 사법처리 절차를 밟게 될지 주목된다. 효성그룹은 자산 규모가 11조원이 넘는 재계 26위 기업으로 조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관계다. 검찰은 우선 국세청 고발 내용을 검토하고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자료 확보 및 소환 조사를 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월부터 세무조사를 벌여오다 지난달 26일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를 열어 탈루세금 추징과 함께 조 회장 등 일부 경영진과 ㈜효성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에는 조 회장과 개인재산 관리인인 고모 상무, 이상운 부회장, ㈜효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사법처리를 염두에 둔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면서 조 회장 등 3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조사 결과 효성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해외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부실을 감추기 위해 10년간 매년 일정 금액씩 나눠서 해소하는 방법으로 1조원대 분식회계를 벌여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맹희측 “이건희 독점, 선친 유지와 달라” 이건희측 “단독상속, 다툼 여지없이 명백”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차명재산을 두고 장남 이맹희씨와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벌인 상속 소송 항소심에서 양측이 부친의 ‘유지’(遺志)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맹희씨 측이 청구금액을 96억원에서 1491억원으로 올리면서 공방은 더욱 가열됐다. 1일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 윤준)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이맹희씨 측은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그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 ‘승지회’(承志會)를 언급했다. 이씨 대리인은 승지회가 장남 이맹희씨 부인인 손복남 CJ그룹 고문,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삼남 이건희 회장, 막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소병해 전 비서실장 등 5명으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승지회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일방적인 경영을 통제하려고 했다”며 “특히 소 전 실장을 참여시킨 건 이건희 회장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건희 회장 대리인은 “선대 회장이 생전에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지배권과 경영권을 넘겨주기로 한 것은 다툼의 여지 없이 명백하다”며 “이맹희씨도 자서전에서 인정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업보국을 위한 주요 계열사는 이건희 회장에게 증여하고 나머지 작은 계열사를 다른 자녀에게 먹고살 만큼 증여하는 것이 선대 회장의 철칙이었다”고 강조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5일 오후 2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최경주 - 톰스, 리턴매치

    ‘탱크’ 최경주(43·SK텔레콤)가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마지막 날 연장전 상대였던 데이비드 톰스(46·미국)와 다시 맞붙는다. 이번엔 미국 땅이 아니라 국내 골프장에서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경주-CJ인비테이셔널 주최 측은 톰스가 오는 10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골프장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 출전한다고 1일 밝혔다. PGA 투어에서 모두 13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톰스는 2011년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경주와 연장전에서 맞붙어 첫 번째 홀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둘의 인연은 골프 코스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공헌 활동에서도 꽤 밀접하다. 이와 관련한 수상 경력을 보유한 공통점도 갖고 있다. 2011년에는 톰스가 사회봉사 활동에 뚜렷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페인 스튜어트상’을, 올해는 최경주가 선행을 많이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찰리 바틀렛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받은 바 있다. 아시안투어와 KPGA가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에는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왕 타워른 위랏찬트(태국)와 올 시즌 상금 3위를 달리는 스콧 헨드(호주) 등도 출전한다. 한국 선수로는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는 이동환(26), 김시우(18),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뛰는 이경훈(22·이상 CJ오쇼핑) 등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코리안투어 최저타수상을 받은 김기환(22·CJ오쇼핑)과 올 시즌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는 류현우(32)도 나선다. 주최자인 최경주와 CJ는 올해 대회의 목표를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대회’로 정했다. 최경주는 “선진 골프문화는 선수와 갤러리의 상호 존중과 배려로 정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180일 만에 외압에 무너진 ‘檢 독립’

    180일 만에 외압에 무너진 ‘檢 독립’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중립을 갈망했던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전 검찰총장의 꿈이 180일 만에 ‘혼외 아들 의혹’과 외압에 의해 무너졌다. 채 전 총장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취하하고 유전자 검사 뒤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채 전 총장은 30일 오전 열린 퇴임식에서 “불편부당하고 공정한 검찰, 정치적으로 중립된 검찰, 실력 있고 전문화된 검찰, 청렴하고 겸허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고자 했다”며 미완의 검찰 개혁을 안타까워했다. 채 전 총장은 취임 이후 정치적 중립 논란을 야기했던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검찰개혁심의위원회 구성 등의 검찰 개혁을 통해 무너졌던 검찰 조직을 제대로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채 전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공정성은 반드시 실천해야 할 핵심 가치이며 국민 신뢰의 출발점”이라면서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의연하게 나아가면 반드시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사퇴의 계기가 된 국가정보원 대선·정치 개입 사건을 비롯해 원자력발전소 비리 사건, 이재현 CJ그룹 회장 탈세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이끌었던 소회도 털어놨다. 채 전 총장은 “6개월 전, 저 스스로 방파제가 되어 외부의 모든 압력과 유혹을 막아 내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약속을 지켰다”면서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혀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하는 자세로 일관했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해서는 “최고의 가장은 아니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기존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자연인 신분이 된 채 전 총장은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해 “유전자 검사를 조속히 실시한 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채 전 총장은 “(소송이 진행되면) 장기간 법정에서 끊임없는 진실 공방과 근거 없는 의혹 확산만 이뤄질 것”이라며 “이미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겪은 가족들에게 이를 감내하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정 공방 과정에서 나올 각종 의혹들에 앞서 진실 규명의 핵심 관건인 유전자 검사를 선행해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채 전 총장의 변호를 맡은 신상규 변호사는 “채 전 총장은 임모씨의 소재가 파악되는 대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의혹을)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TV조선은 혼외 아들 의혹 당사자인 임모(여·54)씨 집에서 4년 7개월간 가정부로 일했다는 이모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채 전 총장이 아빠 자격으로 임씨 집에 드나드는 것을 모두 지켜봤다”는 내용을 보도해 의혹을 더욱 확산시켰다. 이와 관련해 채 전 총장은 변호인을 통해 “엉뚱한 사람과 착각했는지 모르지만 전혀 사실무근이다. 사실무근의 전문 진술들을 동원해 더 이상 의혹이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면서 “TV조선도 유전자 검사 뒤 강력하게 법적 조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에 대해 민사상으로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형사상으론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겠다는 것이다. 5개월여 만에 수장을 잃은 검찰 분위기는 침통했다. 채 전 총장의 퇴임식에서는 일부 눈물을 훔치는 검사들도 있었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총장직에서 물러난 만큼 제기된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 모든 걸 바로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평검사는 “소신 있게 일하려는 총장을 이런 방법으로 내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앞으로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할 검사가 있을지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한 차장급 검사는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조직의 분위기를 추스르고 다시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지구촌 사로잡은 음식 한자리에

    지구촌 사로잡은 음식 한자리에

    30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열린 ‘빕스 월드베스트 메뉴’ 출시행사에서 외국인 홍보도우미들이 세계적 인기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빕스는 지난 900일 동안 세계 8개국을 돌면서 ‘월드 스테이크’ 행사를 진행, 가장 인기를 끈 메뉴 19종을 엄선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사설] 불법·편법 세금 탈루조사 고삐 더 바짝 죄라

    국세청은 올 상반기에 매출액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탈세혐의 377건을 조사해 7438억원을 추징했다고 어제 밝혔다. 3대에 걸쳐 세금 한 푼 안 내고 편법으로 부(富)를 대물림한 오너 일가, 부실회사를 흡수합병한 뒤 두세 살짜리 자녀에게 주식을 변칙 증여한 부동산 개발업자, 조세피난처에 종이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소득을 빼돌린 유명 대기업 등이 줄줄이 걸려 들었다.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유관기관의 정보 공유와 집요한 추적 등이 일궈낸 성과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지하경제 양성화 앞에 놓인 험로와 세정당국의 막중한 책임을 말해준다. 정부는 지하로 숨은 돈을 찾아내 2017년까지 27조원의 추가 세원을 확보해 복지공약 실천에 쓸 방침이다.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김덕중 국세청장은 “달성 가능하다”는 확답을 여러 차례 했다는 게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전언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현 부총리가 “증세 없는 복지”를 장담하는 데는 김 청장의 이런 ‘보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이 국장 시절 도입해 재미를 봤던 ‘숨긴 재산 무한추적팀’을 ‘숨긴 재산 추적과’로 승격 부활시키고 세무조사 인원도 206명 늘렸다. 롯데쇼핑, 포스코, CJ E&M 등 대기업 세무조사 강도를 높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까지 탈세 혐의로 고발할 움직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통계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쪽으로 기운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4대 과녁은 역외탈세, 대기업·대재산가, 고소득 자영업자, 민생침해사범이다. 그런데 역외탈세 분야에서 거둔 추징금은 2008년부터 5년 동안 1조 5000억여원에 불과하다. 탈루소득을 찾아내 세금을 매기고도 40%는 아예 걷지도 못했다.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추징액도 지난 5년간 4조 2305억원에 그쳤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적출률은 44%에 그쳐 아직도 절반이 넘는 소득이 줄줄 새고 있다. 국세청이 세무조사 전문성을 높이고 ‘진짜 지하경제’에 철퇴를 내리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이유다. 무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만만한 데만 쥐어짜는 식으로 흘러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국세청은 중소기업 세무조사는 줄였다고 강변하지만 현장의 얘기는 사뭇 다르다. 곳곳에서 “세무조사 때문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어느 정도 소득이 노출된 곳만 때려잡아서는 경기를 되레 위축시키고 조세 저항을 키울 수 있음을 국세청은 유념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는 ‘보편적 복지로 가는 길’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수조건임에는 분명하다. 성실납세자만 손해 보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앞으로의 발전적인 증세 논의도 기대하기 어렵다. 국세청의 어깨가 무겁다.
  • “지휘해보세요” 뉴욕 거리 오케스트라 등장 화제

    “지휘해보세요” 뉴욕 거리 오케스트라 등장 화제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거리에 누구나 지휘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등장해 뉴요커들은 물론 인터넷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뉴욕을 기반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장난이나 깜짝쇼를 기획하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룹인 ‘임프로브 에브리웨어’가 한 번쯤 오케스트라를 지휘해보고 싶은 사람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최신 임무를 수행했다. 이날 그릴리 광장에는 카네기홀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앙상블 ACJW’의 단원들이 자리 잡았다. 이어 그들의 앞에는 지휘자가 서는 포디움에 ‘우리를 지휘해 주세요’라는 글자가 걸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벤트가 시작되고 그 어느 누구도 선듯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어린 동양인 소녀가 앞으로 나서 지휘를 한 뒤에서야 사람들이 나서 지휘를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지난 24일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돼 100만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감상한 이 영상에는 젊은 청년부터 중년 남성, 여성은 물론 경찰관도 지휘대에 서 저마다 방식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곡목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으로 단원들은 어설픈 시민 지휘자의 박자에도 그에 맞춰 멋진 연주를 선보였다. 특히 많은 참가자들은 지휘 시작에 앞서 악보대를 지휘봉으로 두드리는 특유의 동작을 했고, 지휘에 심취한 한 여성은 한 바이올리니스트를 일으켜 연주하게 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퍼포먼스의 뒷이야기는 ‘임프로브 에브리웨어’ 홈페이지에 걸린 또다른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http://youtu.be/5_cbnBak8RI)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공연단신]

    늘휘무용단 ‘미궁’ 김명숙 이화여대 무용과 교수가 이끄는 늘휘무용단이 새달 2~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가을 신작을 발표한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대표작인 ‘미궁’을 생의 순환에 관한 춤으로 풀어낸 창작 무용으로, 기하학적인 구도와 색채의 향연이 돋보인다. 3만~5만원. (02)3277-2590. 노름마치 창단 20주년 콘서트 전 세계 36개국 135개 도시를 돌며 국악 한류 세계화를 이끌고 있는 노름마치(예술감독 김주홍)가 20주년 기념 콘서트 ‘노름마치 류’를 연다. 새달 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듣는 이의 몸과 마음을 뒤흔드는 노름마치 판굿, 빗소리를 닮은 장구의 합주곡 소낙비, 신명을 깨우는 시나위 등을 펼친다. 1만~5만원. (02)323-2257. ‘아리랑’으로 만난 한민족 재외동포재단 주최 ‘코리안페스티벌’이 올해 150년 이주 역사와 함께 전 세계로 퍼져 이국의 정서를 담은 ‘재외동포 아리랑’을 소개한다. 재외동포 공연팀은 일본에서 음반대상을 받은 박영일(일본명 아라이 에이치), 조선족 가수 김은희, 고려인 성악가 고 류드밀라 남의 제자인 이연성 등 8개국 7개팀으로 새달 5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 오른다. festival.korean.net에서 신청.
  • 세계 이색대회·육아·애견… 소재로 ‘승부수’

    세계 이색대회·육아·애견… 소재로 ‘승부수’

    방송가 예능 프로그램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에 파일럿 프로그램(정규 편성 전 1~3회 정도 방영한 뒤 반응을 살펴보는 시험판 프로그램)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더니 몇몇 프로그램들이 최근 정규 편성을 확정했다. 반면 시청률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지 수순을 밟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당당히 편성표에 이름을 올린 프로그램들을 보면 관찰과 리얼리티, 남성과 같은 포맷은 더 고착화된 한편 새로운 소재로 승부수를 띄우려는 경향이 엿보인다. SBS는 ‘심장이 뛴다’와 ‘월드챌린지 우리가 간다’를 각각 화요일 오후와 월요일 오후에 정규 편성했다. ‘심장이 뛴다’는 연예인들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등 실제 소방업무에 투입돼 사투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는다. ‘우리가 간다’는 연예인들이 세계 각국의 이색 대회에 출전하는 내용이다. 각각 지난 추석과 8월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전파를 타 호응을 이끌어냈다. KBS는 60~70대 여배우들이 여행을 떠나는 ‘마마도’를 목요일 오후에 정규 편성한 데 이어 남성 연예인들이 부인 없이 육아에 도전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정규 편성을 논의 중이다. 반면 SBS의 토크쇼 ‘화신’은 지난 24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추석을 앞두고 불거졌던 ‘베끼기’ 논란은 어느 정도 불식된 상황이다. ‘심장이 뛴다’는 애초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군대만 소방관으로 바꿨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가 군대에서 남성들의 추억과 젊음의 에너지를 끌어낸 데 반해 ‘심장이 뛴다’는 소방관들의 치열한 사투를 진지하게 담아내 차이점을 보였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는 달리 육아의 고충에 집중하면서 차별화에 성공했고 시청률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마마도’는 tvN ‘꽃보다 할배’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산 파일럿 방송 때와는 달리 정규 편성 첫 방송에서는 여배우들의 수다를 앞세웠다. 하지만 기존에 검증된 형식과 코드들을 한데 섞어놓는 추세는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남성 집단 출연진, 극한의 체험, 여행, 서바이벌, 관찰과 리얼리티 등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유행 공식들이 이들 프로그램에 두세 개씩 녹아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남성의 육아 체험을 관찰하고 ‘우리가 간다’는 남성들이 외국으로 나가 극한의 경기에 도전하며, ‘심장이 뛴다’는 극한의 체험을 관찰하는 식이다. KBS가 조만간 선보이는 ‘슈퍼독’은 반려견 모델을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인기 프로그램의 형식을 그대로 따왔다면 요즘은 남성들의 모험과 도전, 여행의 새로움 등 시청자들과의 교감에 성공한 정서를 공략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베끼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정서를 처음 전달한 프로그램을 뒤이은 프로그램들이 참고한 흔적이 방송에서 드러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형식의 시도를 꺼리는 상황은 ‘화신’과 MBC ‘스토리쇼 화수분’에서도 엿볼 수 있다. ‘화신’은 시청자들과의 쌍방향 소통을 취지로 생방송을 시도했지만 곧 폐지 수순을 밟았다. ‘화수분’은 시청자들의 재미있는 사연을 출연자들이 콩트로 재현하는 프로그램으로, 2%대의 시청률에 그친 탓에 한 달 만에 폐지 논의 대상이 됐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사실감과 진정성이 예능프로그램의 생명으로 자리 잡은 시대에 연예인 집단 토크쇼나 콩트가 힘을 발휘하기는 역부족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참여가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낼 수도 있었는데 너무 빨리 포기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방송가에서는 이제 형식보다는 소재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요즘 부쩍 ‘외국인’이 뜨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샘 해밍턴 등 외국인 4명이 섬마을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내용의 tvN 파일럿 프로그램 ‘섬마을 쌤’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MBC도 세계 각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내세운 ‘어서 오세요’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간다’, ‘슈퍼독’ 등도 각각 여행과 오디션이라는 식상한 형식 위에 새로운 소재를 얹었다. CJ E&M 관계자는 “‘섬마을 쌤’은 섬마을 생활이라는 기존 형식에 외국인으로만 출연진을 꾸려 리얼리티와 순수성을 더한 것”이라면서 “기존 예능프로그램의 큰 줄기는 유지하면서도 참신한 소재를 더해 소소한 변화를 주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아는 이 없다… 돈 없다… 설 곳도 없다

    [주말 인사이드] 아는 이 없다… 돈 없다… 설 곳도 없다

    한국 영화와 K팝에 이어 ‘K뮤지컬’이 뜬다고 하지만 뮤지컬 시장의 현실은 공허하기만 하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스타 캐스팅과 화려한 무대로 경쟁하는 한편에서 창작뮤지컬들의 고군분투는 눈물겹다. 창작뮤지컬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도 다시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연계에서는 “창작뮤지컬 한 편 무대에 올리는 게 라이선스 뮤지컬 다섯 편 올리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꿈의 무대를 향한 창작뮤지컬 한 편의 여정을 통해 창작뮤지컬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1990년대 중반 그룹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데뷔해 맑은 목소리와 풍부한 성량으로 사랑받아온 가수 최도원(42)씨. 그는 지금 음반제작사 두왑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자 작곡가 등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수년 전 뮤지컬에 심취하더니 아예 뮤지컬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대본을 쓰고 곡을 만들며 수차례 공모전의 문을 두드리기를 3년, 그의 뮤지컬 ‘주그리 우스리’는 내년 1월 드디어 정식 무대에 오른다. “처음 뮤지컬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던 분들 모두 뮤지컬 창작은 처음이었어요. 그게 제일 재미있는 점이죠.” 뮤지컬을 제대로 배워 보자는 생각에 지난 2011년 입학한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민강수 작가와 한유진 작곡가를 만났다. 이들은 각각 초등학교 교사와 실용음악 전문가로 뮤지컬 창작 경험은 전무한 상황. 그해 10월부터 머리를 맞대 대본과 곡을 쓰고, 고치고 또 고쳤다. ‘주그리 우스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두 저승사자가 실적을 쌓으러 이승으로 떠났다가 다다른 장수마을 ‘우스리’에서 겪는 이야기. 현대사회의 냉혹한 경쟁이 저승까지 이어진 현실을 사는 이들이 ‘우스리’에서 비로소 따뜻한 가족애를 발견한다는 휴머니즘의 메시지를 코믹하게 담았다. 이듬해 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창작지원작 공모전에 도전했고 6편의 선정작에 이름을 올렸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고민이 시작됐어요. 상업성 있는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죠.”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하면서 또 한번 손질을 거쳤다. 그리고 찾아온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8월 열린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 앙코르’에 당선된 것. 기존의 공모사업에서 선정됐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창작뮤지컬을 발굴하는 ‘예그린 앙코르’에서 작품은 우수상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제작비 5000만원과 극장 대관 지원이라는 행운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배우 섭외와 극장 대관, 자금 유치에 이르기까지 진짜 난관은 그때부터였다. “실력과 인지도를 겸비한 배우들을 섭외하면 좋겠지만 스케줄을 맞추기가 힘듭니다. 또 연말에 막을 올릴 생각으로 극장을 알아보니 연말까지 대관 일정이 꽉 차 있더군요. 깜짝 놀랐죠.” 또 제작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초보 제작자가 창작 무대로 후원을 따내기란 쉽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주그리 우스리’의 첫 공연은 내년 1월 8일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 네모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창작뮤지컬 한 편을 무대에 올리려면 3~4년은 버텨야 한대요. 저희는 3년 버텼습니다. 다행히 좋은 기회를 만나 세상에 내놓게 됐으니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20년 가까이 사랑받아온 음악인이지만 뮤지컬에서만큼은 ‘신예 창작자’다. 아직 배우 섭외와 홍보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지만 최 대표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국내에서 한 해 공연되는 뮤지컬은 150~200편. 이 가운데 70% 정도가 창작뮤지컬로 추산된다. 언뜻 보기에는 창작뮤지컬이 넘쳐나는 듯싶지만 그 뒤에는 90% 정도가 한번 공연만으로 사장되는 암울한 현실이 펼쳐진다. 김희철 충무아트홀 기획본부장은 “외국에서 인정받은 라이선스 뮤지컬은 한두 달 안에 명성을 타고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창작뮤지컬은 만만치 않다”면서 “창작뮤지컬은 홍보와 매출에서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창작뮤지컬이 부족한 작품성으로 관객들을 실망시킨 사례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 ‘그날들’,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같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잡은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연계에서는 라이선스 작품들이 독식하는 시장에서 창작 작품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 본부장은 “창작뮤지컬을 한 수 아래로 보는 인식,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투자자들의 편견, 위험 부담으로 대관을 거절하는 극장 등 총체적인 어려움에 부딪힌다”고 분석했다. ‘번지점프를 하다’, ‘마이 스케어리 걸’ 등을 만들어 온 뮤지컬헤븐 박용호 대표는 “모든 걸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간단치 않아 배우 캐스팅에 애를 먹는다”면서 “공급은 넘치고 수요는 늘지 않는 공연계에서는 포장이 화려한 라이선스 뮤지컬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창작뮤지컬을 발굴하는 공모사업은 속속 자리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명동예술극장이 공동으로 창작뮤지컬 제작비를 지원하는 ‘창작산실 지원사업’과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제공하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두산아트센터의 두산아트랩, 대구뮤지컬페스티벌 등이 그들이다. 지난해에는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이 포문을 열었고, 올해에는 충무아트홀의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 사업이 첫선을 보였다. 이를 통해 우수한 작품들이 이름을 알리지만, 정식 공연무대에 올려지는 것은 선정된 작품들 중 30%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선정돼 정식 공연을 한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한정석 작가는 “대관이나 투자 유치 등은 젊은 창작자들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어서 힘있는 공연기획사와 프로듀서를 만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많아야 5000만원 정도인 공모전의 상금도 뮤지컬 시장의 현실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 소극장 뮤지컬을 한 달 공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억 5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 정도다. 정부와 민간의 자본이 투입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영화계와는 달리 뮤지컬계는 이제 막 산업화가 시작되는 과도기 단계다. 공연계에서는 창작뮤지컬에서도 ‘쉬리’와 같은 작품이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쉬리’의 성공이 한국영화 상업화의 신호탄이 됐듯, 몇몇 우수한 작품들이 계기가 돼 창작뮤지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이를 발판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방안이 첫째는 제작 역량의 강화다. 창작자들이 대본, 음악, 연출 등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와 창작산실 지원사업, SK행복나눔재단 등으로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조용신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예술감독은 “뮤지컬의 기초 체력인 작법 능력은 공공자본을 투입해 다질 필요가 있다”면서 “기성 창작자들이라도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재교육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뮤지컬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외형만 급성장한 시장에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과열경쟁이 진정되지 않으면 창작뮤지컬은 언제까지나 그들의 독식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김 본부장은 “이런 현실 속에서 활로를 찾는 방법 중 하나는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라면서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창작뮤지컬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세청, CJ E&M 세무조사

    국세청이 26일 CJ그룹의 계열사인 CJ E&M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과 CJ그룹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에 조사관 7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조사는 특별 세무조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2010년 CJ E&M의 통합법인이 출범하기 전 오리온그룹의 케이블방송 온미디어 인수 과정에서 세금 포탈 여부를 조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J그룹 관계자는 “올 2월은 CJ미디어에 대한 조사였고 이번은 통합법인인 CJ E&M을 조사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조사 목적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소셜커머스 할인율 부풀리기 못한다

    소셜커머스의 할인율 과장이나 구매자 수 부풀리기 행위가 줄어들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할인율 산정 기준 및 표시방법을 구체화한 ‘소셜커머스 소비자 보호 자율준수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25일 밝혔다.<서울신문 9월 12일자 5면> 국내 소셜커머스는 제한된 시간에 공동구매로 파격적인 할인 판매를 하는 전자거래 형태를 띠고 있다. 할인율이 소비자 구매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다 보니 가격 산정에 미치는 요소를 교묘히 이용해 할인율을 과장해 표시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상품 판매 화면에 할인율 산정 기준가격의 출처, 가격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등을 상세히 표기해 소비자가 할인정보를 알아보기 쉽도록 했다. 세금·공과금·유류할증료 등의 포함 여부, 구성상품의 내역, 주중·주말 여부, 대인·소인 여부, 종일·주간·야간 여부 등도 정확히 표기해야 한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판매량의 과장·조작을 통한 소비자 유인행위 금지를 준수사항에 새로 추가했고 위조상품 예방을 위한 사전 검수 및 확인 절차를 구체화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2월 미사용 쿠폰 70% 환불제, 위조상품 110% 보상제 등을 골자로 한 소셜커머스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쿠팡, 티몬, 그루폰, CJ오쇼핑, GS홈쇼핑, 신세계, 현대홈쇼핑 등 8개 업체와 이행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박주영, 컵대회 앞두고 아스널 1군 훈련…현지팬 반응은?

    박주영, 컵대회 앞두고 아스널 1군 훈련…현지팬 반응은?

    오는 26일(한국시간) 새벽에 열리는 아스날과 웨스트브롬의 캐피털원컵을 앞두고 박주영이 1군 선수들과 훈련을 소화했다. 아스날 공식홈페이지에는 훈련 중인 박주영의 모습이 공개됐다. 런던 소재 인터넷매체 히얼이즈더시티(Hereisthecity)는 “박주영이 아스날에 온 이후 너무 적은 기회를 갖고 있는 것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 며 “벤치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웨스트브롬 전에 컴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영국 현지의 아스날 팬들은 SNS상에서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벤트너 보다 낫다”(@HFooty)라고 평가하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박주영이 아직 살아있나?”(@AFCJonsson)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가 왜 블랙리스트가 됐는지 모르겠다”(@RWA85)며 박주영의 출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더 많은 상황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벤트너의 출전을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원톱을 쓰는 아스날의 포메이션을 고려하면 박주영이 선발로 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조커로라도 기회를 부여받는다면 박주영이 아스날에서 유일하게 기록한 골이 캐피털원컵의 전신인 칼링컵이었던 것을 생각할 때 박주영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아스날 훈련에는 아크폼, 벨레린, 아이스필드, 나브리 등 2군 또는 U18팀 소속선수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상대팀인 웨스트브롬 역시 프리미어리그 팀인 만큼, 아스날이 유스 선수들을 기용하고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지 여부도 축구팬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성모 스포츠 통신원 london_2015@naver.com
  • 배상문 ‘10억 샷대결’ 기대되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유일한 한국인 챔피언인 배상문(27·캘러웨이)이 국내 최대 규모 상금 획득에 도전한다. 무대는 26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7413야드)에서 열리는 제29회 신한동해오픈. 총상금 10억원에 우승 상금만 2억원이다. 지난 4월 열렸던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대회인 발렌타인챔피언십(총상금 약 31억원)을 제외하면 순수 국내 대회로는 최고 수준이다. 지난 5월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배상문은 현재 세계랭킹 110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순위가 가장 높다. 올해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출전했지만 목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컷 탈락했던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PGA 투어 챔피언다운 실력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배상문은 24일 대회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시즌이 끝나고 준비를 잘해서 한국에 왔다. 국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면서 “그동안 우승하지 못했던 신한동해오픈 우승과의 인연을 이번에 맺어 보겠다”고 밝혔다. 그의 대항마는 즐비하다. 올해 PGA 2부 투어에서 뛴 디펜딩 챔피언 김민휘(21·신한금융그룹)를 비롯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김형성(33·현대하이스코), ‘일본파’의 선두주자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 그리고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자인 이동환(26·CJ오쇼핑) 등도 배상문에겐 훌륭한 경쟁자들이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뚜레쥬르, 中시장 공략 강화… 정저우에 34번째 매장 오픈

    CJ푸드빌의 베이커리 뚜레쥬르가 중국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에 3호점을 오픈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뚜레쥬르 매장은 현재 34개로 작년 말 19개에서 9개월여 만에 2배가량 성장했다. 뚜레쥬르는 2017년까지 중국 내 매장을 1600개로 확대한다는 게 목표다. 뚜레쥬르는 올해 쓰촨·허난·산시(山西)·산시(陝西)·푸젠성 등 5개성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등 중국 공략을 활발히 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가 진출한 지역 모두 중국에서 의미가 큰 곳이어서 사업 확장에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설탕 관세 딜레마

    설탕 관세 딜레마

    기획재정부가 3년째 설탕 관세 인하를 추진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설탕업계가 기초산업 보호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기재부는 독과점 산업인 설탕업계에 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물가 안정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3일 “설탕 기본관세 30%를 잠정관세 20%로 대체하는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오는 26일 차관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면서 “이견을 보이는 농식품부와 막판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잠정관세는 관세의 하한선을 정하고 산업에 큰 피해가 있다고 판단될 때 피해 정도에 따라 세율을 높이는 제도다. 빵, 과자, 음료수 등의 주재료인 수입설탕 가격이 낮아지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회사가 사실상 설탕 공급을 독점하고 있다. 3개사는 2007년 출고량과 가격을 담합했다가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소규모 제과업체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수입설탕 가격이 20% 이상 싸다”면서 “하지만 외국산을 사용하다 국내 기업에 들키면 공급 중단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은밀히 창고를 따로 둬 관리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설탕업계는 다른 주요 국가들처럼 설탕을 기초산업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의 설탕 기본관세가 50% 이상이란 점을 근거로 든다. 농식품부도 설탕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기재부는 2011년 설탕 기본관세를 35%에서 30%로 낮췄다. 하지만 지난해 30%에서 5%로 대폭 낮추려는 개정안은 국회에서 무산됐다. 이한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독과점 업종의 경우 새로운 국내 사업자를 진입시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관세 인하를 통한 수입 확대가 가장 효율적인 가격 인하 방안”이라면서 “특히 설탕은 대다수 식품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한국茶 찾는 美고객 장사진… LA점 내년 오픈”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한국茶 찾는 美고객 장사진… LA점 내년 오픈”

    “내년에 LA에 꼭 매장을 열겠다고 현지 고객들과 약속했습니다. 코리아타운이 아닌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승부를 걸 계획입니다.” 차(茶) 전문중소기업 ‘이도한방차’의 이은실(46) 대표는 CJ그룹이 기획한 한류 박람회 ‘K-con’ 참가 이후 한껏 고무됐다. K팝 콘서트를 보러 온 현지 젊은 고객들이 한국의 차를 마시려고 부스 앞에 장사진을 친 풍경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참여한 이 대표는 “한국적인 것을 강조해야 외국에서 더 통한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에서 15년 전 설립된 이도한방차는 국내에서 자생하는 칡, 도라지, 잔대 등 약용식물에 전통 발효 기법을 적용해 차를 만든다. “한의학을 바탕으로 실제 한의사가 개발한 차라는 점에 현지인들이 더 좋아했습니다. 녹차나 커피처럼 카페인이 없어 중독성이 없다는 점도 호응이 컸죠.” ‘잘잔다’, ‘비우다’, ‘숨쉬다’, ‘줄이다’ 등 차의 효험을 한글로 표현한 것도 관심을 샀다. 이 대표는 “포장에 나온 한글을 더듬더듬 읽거나 ‘생큐’가 아니라 서툴지만 우리 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한류의 힘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티백 3~4개가 담긴 2~4달러짜리 제품으로 이틀간 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만성 위궤양이 좋아졌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차를 사러 온 고객도 있었다. 이 대표는 “차를 계속 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많아 매장을 열기로 결심했다”며 “현재 코트라의 도움을 받아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세계적 회사들과 손잡는 CJ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5)세계적 회사들과 손잡는 CJ

    ‘슈렉’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등 인기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킨 드림웍스는 디즈니, 픽사와 더불어 미국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드림웍스는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순위 10위 안에 자사의 작품을 7편이나 올릴 정도로 국내 관객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동화적 이야기를 유쾌하게 비틀어 국내 성인관객을 끌어안는 데 성공했지만 드림웍스의 승승장구에는 또 다른 배경이 있다. 바로 CJ다. 1994년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이 드림웍스를 세운 뒤 사업 확장을 위해 아시아 지역 파트너를 찾고 있을 때 CJ는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드림웍스의 파트너가 됐다. 자본금의 30%에 해당하는 3억 달러를 투자했던 CJ는 지분 관계는 청산했지만 드림웍스의 배급권을 도맡는 등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드림웍스 본사에서 만난 제프리 카젠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의 드림웍스는 CJ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단언했다. 1995년 당시만 해도 CJ는 설탕과 밀가루 등을 파는 식품회사일 뿐이었다. CJ와 손을 잡게 된 이유를 묻자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단 하나, 이미경 부회장이다(One thing, Micky Lee).” CJ와 이 부회장에 대한 무한신뢰를 가진 그는 새 사업을 모색하는 데 있어 또 한 번 CJ와 손잡기를 원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위험을 분산하고자 드림웍스도 지난해부터 영화뿐 아니라 TV, 장난감, 테마파크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점차 비중이 커지는 방송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해 중국에 합작사(오리엔탈 드림웍스)를 세우는 등 아시아에 공을 들이는 드림웍스는 아시아 지역에 TV용 애니메이션 프로덕션 합작 법인을 설립할 요량으로 최적의 국가를 물색하고 있다. 한국도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다. 카젠버그는 “CJ와 한국에 프로덕션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새달 중순 CJ 창립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러 한국을 찾는데 이때 이미경 부회장과 프로덕션에 관해 좀 더 논의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웍스와 CJ의 협력은 양사의 이해관계와 의지에 좌우되겠지만 정부의 지원도 필요한 부분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연관 산업을 키우고 고용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때문에 외국정부들은 세금 혜택 및 제작비 지원을 통해 해외 유명 제작사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호주, 말레이시아, 캐나다, 프랑스 등은 자국 내에서 촬영이 이뤄지면 세금 감면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제작비도 댄다. 반면 한국은 이에 대한 지원이 인색하다. 해외 제작사의 국내 촬영 및 작업 시 국내에서 지출된 금액에 대해 최대 30%만 환급해줄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드림웍스의 한국 진출은 영유아 시장에만 집중된 국내 애니메이션의 다양화를 꾀하는 한편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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