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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효성그룹 (2)-2세경영

    효성가(家)의 2세 경영이 닻을 올린 지 30여년. 선친인 만우 조홍제 회장의 ‘유훈 경영’ 방침대로 효성은 내실과 외양을 조화시키며 튼튼한 중견 그룹으로 커왔다. 대신 2세들의 분가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축소된 사세(社勢)는 아직 옛 영광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효성도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안정 지향의 경영 색깔에서 도전과 진취가 ‘경영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효성은 올해를 ‘뉴스타트의 해’로 삼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선두주자에 효성의 3세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착근이 ‘신(新) 효성’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세 분가 효성가(家)의 2세 분가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만우 회장이 3형제(조석래-양래-욱래)에게 일찍이 효성의 주력 기업을 하나씩 떠맡기면서 독립 경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만우 회장은 “3형제가 장성했고, 기업의 경영책임자로서 제몫을 다하는 만큼 앞으로 지켜볼 따름”이라며 1978년 사실상 기업경영에서 손을 뗐다. 장남인 조석래(70) 회장은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4개사 모두 ㈜효성으로 통합) 등을 맡았다. 차남인 조양래(68)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성격이 활달한 3남 조욱래(56)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랐다.3형제는 이후 분리 경영을 해오다가 1980년부터 주거래 은행까지 달리할 정도로 철저한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83년 그룹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제2의 창업’을 선언, 화섬과 중전기, 화학, 건설, 정보통신 등으로 효성을 키워오고 있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한국타이어와 한국전지, 한타M&B 등을 통해 타이어사업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반면 3남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 효성기계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권토중래를 모색 중이다. ●만우 회장과 4자성어 2세 경영의 특징은 선친의 ‘유훈 경영’과 밀접하다. 만우 회장이 197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다. 그는 세 아들에게 ‘항상 가까이 두고 뜻을 새기라.’는 차원에서 각각 휘호를 하나씩 줬다. 장남인 효성 조 회장에겐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라는 뜻에서 ‘숭덕광업(崇德廣業)’이란 글귀를 남겼다. 차남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쉬지 말고 힘을 길러라’라는 뜻에서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글귀를 받았다. 막내인 동성개발 조 회장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4자성어를 받았다. 자식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우 회장의 일종의 ‘자식 사랑’인 셈이었다. 2세들도 선친의 뜻에 따라 지금껏 경영을 해오고 있다. 효성 조 회장은 화학과 정보통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갔고, 특히 타이어코드와 스판덱스 등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타이어 조 회장은 문어발식 기업 확장 대신에 타이어 ‘한우물 경영’에 충실했다. ●학자풍의 조석래 회장 조 회장은 학구적이며 논리적이다. 유행에 편승하거나 의욕만을 앞세운 경영보다 윤리적이고, 원칙적인 경영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가끔은 융통성이 없다거나 보수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조 회장은 조씨가(家)의 학자풍 스타일 면에서 선친을 가장 많이 닮았다. 만우 회장과 조 회장 모두 젊은 시절엔 기업인보다 대학 교수에 관심이 더 많았다. 조 회장의 이런 학자적 소양은 경영에 발을 내디딘 초기부터 많은 빛을 봤다.74년 초 오일쇼크의 여파로 나일론 원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었을 때 슬기롭게 넘긴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 회장은 나일론의 원자재인 ‘카프로락탐’ 구입난에 직면하자,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완성품인 카프로락탐의 직접 구입보다 매입이 더 쉬운 기초 원자재를 구입해 카프로락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조 회장의 광범위한 정보 획득과 주도 면밀한 연구가 없었다면 기대할 수 없었던 착상이었다. 조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홀로 고군분투를 하던 선친의 부름을 받고,1966년 효성 경영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나일론 원사사업을 세계 4위까지 육성시켰으며,1975년엔 폴리에스터 공장을 준공해 효성을 명실상부한 화섬업계의 리더로 이끌었다. 또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경제인 회의,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등의 리더로서 국제 협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길경영’과 ‘권토중래’ 조양래(67) 한국타이어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하고, 검소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조 회장은 5년 전에 산 국산 브랜드의 구두를 여태껏 신고 다닌다. 아직 쓸 만하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하루는 직원들과 식당에 밥먹으러 갔는데 너무 구두가 낡아서, 직원들이 회장 구두를 찾지 못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언론에 얼굴 내밀기를 싫어하는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 사장 시절에 딱 한 번 인터뷰에 응했다. 당시 사진 기자가 인터뷰용 사진을 여러 장 찍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무슨 전문가가 그렇게 사진을 많이 찍는가. 전문가이면 사진을 한 번만 찍으면 되는 것을. 필름만 그저 아깝게….”했다고 한다. 조 회장은 해외 출장에 수행원을 두지 않고 다닌다. 또 숙소도 일반 출장자들이 주로 머무르는 2급호텔에 투숙한다. 그의 이런 검소함과 치밀함은 한국타이어 경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선친에게 물려받은 이후 조 회장은 줄곧 타이어사업 하나만 매진해 세계 9대 타이어 메이커로 성장시켰다. 조 회장은 1988년 “경영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은 현재 한국타이어 복지재단 회장직을 맡아 ‘미신고 복지시설’ 지원 등에 앞장서고 있다. 3남인 조욱래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로 대전피혁 사장에 취임,10년만에 대성과 효성알미늄,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 동성개발 등 총 8개 계열사로 늘리는 경영 수완을 보였다. 특히 일본 스즈키사와 제휴해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를 설립, 한때 대림산업과 함께 국내 오토바이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책임·내실 경영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한파는 효성기계를 어렵게 했다. ●효성가 3세 효성가 3세(조현준-현문-현상)들은 경영수업의 첫발을 모두 외국 회사에서 내디뎠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모건스탠리를 거쳐 97년 부친인 조 회장의 부름을 받고,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효성에 입사했다. 차남 조 전무는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99년 효성 경영전략 2팀장으로 합류했다. 막내 조 상무는 세계적 경영컨설팅사인 베인&컴퍼니와 일본의 세계적인 통신사인 NTT도코모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효성에 입사했다. 장남인 조 부사장은 미국의 명문고인 세인트 폴 고교를 나와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영어와 일어뿐 아니라 이탈리아어도 자유롭게 구사한다. 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효성맨’이 된 조 부사장은 효성의 독특한 사업구조인 퍼포먼스유닛(PU)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섬유·산업자재·무역·정보통신 등 주요 사업군을 ㈜효성의 우산 아래로 모으면서 효성T&C(옛 동양나이론)·효성물산·효성생활산업·효성중공업을 합병시키는 등 굵직한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차남인 조 전무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다. 고교 시절 조 전무의 별명은 ‘바야바’. 큰 키에 모범생인 그를 친구들은 이렇게 불렀다. 그는 98년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99년 효성으로 출근하기 전까지 미국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조 전무는 국제 변호사로서 큰 역할을 해냈다.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되찾아온 것.99년 닷컴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 ‘스쿼터(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수억원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미 법원에 제소,‘효성닷컴’을 찾아왔다. 미국 브라운대 출신인 3남인 조현상 상무는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오랜 직장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사내에서 손꼽히는 일본통으로 알려져 있다. 조 상무는 현재 그룹의 핵심 현안인 성장엔진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으며, 그룹 장기전략 수립과 기업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3세들의 역할이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3세들의 경영 승계 시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 회장이 아직 정정한 데다 3세들이 배울 것이 많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의 3세 경영도 관심이 쏠린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업무 권한을 팀장들에게 대폭 위임,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덕장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차남인 조현범 상무는 치밀한 분석력과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스타일.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다. ●3세 혼맥 조씨가(家)의 3세 혼맥도 국내 명망가와 혈연으로 잘 엮여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두환 전 대통령가(家)와 ‘사돈의 사돈’이라는 것과 이명박 서울시장과 사돈이라는 점이다. 또 권노갑 전 의원과도 ‘사돈의 사돈’이다.2세 혼맥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家)와 통혼으로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조씨가는 국내 내로라하는 정치 가문과 적지 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특히 만우 회장이 일부러 정치권을 기피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이는 매우 뜻밖의 사실이다. 조석래 회장과 송광자(61) 여사는 슬하에 3남을 뒀다. 장남인 조현준(37) 효성 부사장은 2001년 11월 한국제분 이희상 회장의 3녀인 미경(29)씨와 결혼했다. 양가가 서로 안면이 있는 데다 미경씨의 형부가 적극 나서면서 서로 인연을 맺게 됐다. 두 사람은 연애 시절 테니스와 연주회 등을 관람하면서 사랑을 키웠다고 한다. 결혼식은 조 부사장의 모교인 세인트 폴 고교에서 했다. 현재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조 부사장의 처가인 이희상가(家)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사돈간이다. 한국제분 이 회장(60)은 부인 정영화(59)씨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인 윤혜(34)씨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재만씨와 혼례를 치렀다. 조 부사장과 재만씨는 동서간이다. 차남 조현문(36) 효성 전무는 이부식 전 해운항만청장의 장녀 여진(31)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여진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한 재원. 노무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다가 지금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조 회장과 송 여사가 이어줬다. 시부모와 며느리간 첫 만남은 2001년 6월 한·미 재계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진씨는 당시 미국 로펌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때로, 한·미 재계회의엔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연례회의에서 조 회장 부부와 여진씨는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아 서로 안면을 트는 사이가 됐다. 인연은 다음해에 또 이어졌다.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 세 사람은 같은 일정을 보내게 됐다. 당시 장남인 조 부사장이 막 결혼을 한 시기여서 주변으로부터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던 송 여사는 이렇게 화답했다고 한다.“아직 두명을 더 보내야 한다.”고. 이후 조 회장은 조 전무에게 여진씨를 소개해줬고, 두 사람은 3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조 회장과 여진씨의 부친인 이 전 청장과는 서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으며, 조 전무의 동생인 조현상 상무와 여진씨의 오빠는 미국 브라운대의 선후배 사이일 정도로 양가는 사돈으로 맺어지기 전부터 가까웠다.3남 조 상무(34)는 아직 미혼이다. 효성가의 방계 3세들의 혼맥도 화려함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홍문자(64) 여사는 2남2녀를 뒀다. 미국 뉴욕의 FDU대 수학과 교수인 맏딸 희경(39)씨는 연세대 법대 교수인 노정호(43)씨와 혼례를 치렀다. 차녀 희원(38)씨는 재미교포와 결혼했다. 장남 조현식(35) 한국타이어 부사장은 차동완 카이스트 교수의 딸인 진영(28)씨와 인연을 맺었다. 진영씨의 모친은 고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의 차녀인 설영자씨다. 차남 조현범(33) 상무는 2001년 9월 이명박 서울시장의 3녀인 수연(30)씨와 결혼했다. 최근에 보기 드문 정치인과 재벌의 혼사였다. 조욱래(56) 동성개발 회장의 자제는 모두 2남 1녀. 장남인 현강(30)씨는 삼정KPMG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차남 현우(22)씨는 미국 TUFTS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장녀인 윤경(27)씨는 홍준기 삼공개발 회장의 아들인 석융씨와 혼인했다. 홍 회장의 딸인 지연씨가 권노갑 전 의원의 아들인 정민(35)씨와 결혼해 조씨가는 권 전 의원 가문과 한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효성호를 이끄는 전문경영인 이상운(53) ㈜효성 사장은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경기고와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하고,76년 효성물산에 입사했다. 중동 등에서 ‘섬유수출의 귀재’라는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효성물산 기획실과 시장개척실, 사업개발실 등을 거치며 업무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외환위기 때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효성그룹의 주력 4개사를 통합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송형진(62) ㈜효성 건설PG장은 건설 경력 35년이 넘는 전문 경영인이다. 건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강조한다. 특히 사람을 관리하는 팀워크를 중요시해 건설PU장 시절, 사업이 진행중인 현장을 한 번 이상은 방문해 현장 직원들과 어울리곤 했다. 경기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김재학(57) ㈜효성 중공업 PG장 겸 전력PU장 사장은 기계공학 전공자답게 정확함과 세밀함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경영은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조직력 결속을 중시한다.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이다. 최병인(44) ㈜효성 정보통신PG장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효성의 전문경영인(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리다. 매킨지 컨설턴트 출신이며,2000년 효성에 합류했다.2002년 그룹 정보통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인 효성데이타시스템과 효성컴퓨터를 합병해 노틸러스효성㈜을 출범시켰다. 우신고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나왔다. 유효식(58) ㈜효성 지원본부장 부사장은 1974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한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외환위기 때에는 ‘책임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 시스템을 ‘PU체제’로 전환시켰다. 인천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정윤택(50) ㈜효성 재무본부장 전무는 종합조정실과 재무본부 등에서 근무한 베테랑급 재무 전문가다. 추진력이 탁월하고, 금융 및 산업계의 인적 네트워크가 뛰어나다. 서울 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류필구(60)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겸 노틸러스효성㈜ 사장은 95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10년째 경영하는 국내 IT업계 최장수 CEO다. 사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이 고객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안동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조충환(63) 한국타이어 사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말단 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64년 삼성물산에 입사, 도쿄 지사장 등을 거친 ‘상사 수출맨’이다.8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이후 기획과 재무 등을 거친 뒤 97년 12월 한국타이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golders@seoul.co.kr ■ 바깥활동 활발한 며느리들 효성가(家) 며느리들은 세련되고, 자기 일에 충실한 ‘커리어 우먼’쪽에 가깝다. 경영수업을 쌓고 있지는 않지만 바깥 활동엔 꽤 적극적이다. 흔히 며느리들은 안으로 돌리고, 딸들은 출가외인으로 치부하는 국내 재벌가(家) 문화와 거리가 있다. 딸이 귀한 가문이어서 시아버지를 비롯한 남자들의 여성 후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조석래 회장의 부인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송광자(61) 여사는 시어머니로서 며느리들의 사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여성도 일을 할 수 있을 때 실컷 해야 후회가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심지어 며느리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보약을 다려줄 정도다. 아들만 있는 송 여사는 며느리가 모두 딸 같다고 한다.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의 얘기다.“지난달 제수씨가 북핵 6자회담 때문에 중국 베이징에 출장을 가게 됐는데 어머니께서 열심히 하고, 꼭 좋은 결과를 갖고 오라고 북돋워주더라고요.” 송 여사가 그렇다고 며느리 뒷바라지나 집안 살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적십자사와 종교 활동을 통해 이웃돕기에 나서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 부인들의 모임인 서울 가든클럽에서 봉사 활동도 한다. 또 미대 출신으로 국내 미술계의 발전을 위해 미술관 지원사업이나 일반인에 대한 현대미술 교육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3세 며느리들은 이구동성으로 “시어머니께서 무척 배려를 해주신다.”면서 “일이나 공부 때문에 늦게 귀가하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저녁도 대신해 때로는 당황스럽고, 몸둘 바를 모를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송 여사의 이런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인 고 만우 조홍제 회장의 영향이 크다. 당시 재계에서 엘리트였던 만우 회장은 며느리들에게 평생 교육을 강조했다. 예컨대 며느리들에게 앞으로 자가용 시대가 온다며 면허증을 따도록 했으며, 연료로 연탄을 주로 쓰던 시절 차세대 연료인 LPG(액화석유가스)에 관한 공부를 주문하기도 했다. 또 미술을 전공한 맏며느리인 송 여사에겐 신혼 초에 살림만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전시회를 열어 줄 정도로 미술 공부를 독려하곤 했다. 며느리 건강을 위해 보약을 챙겨주기도 했으며, 훗날 맏며느리가 그림 공부를 그만두자 만우 회장이 이를 가장 애석해했다. 조석래(70) 회장의 맏며느리인 이미경(29·조현준 부사장 부인)씨는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식품영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학에서 음악(피아노)을 전공했지만 다른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이번엔 한국 전통음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했다. 둘째 며느리 이여진(31·조현문 전무 부인)씨는 1997년 외무고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을 거쳐 현재 국가안전보장회(NSC) 사무처에서 일하고 있다. 조 전무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서 “자기 절제가 뛰어난 것이 와이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golders@seoul.co.kr ■ 재주꾼인 3세들 효성가(家)의 3세들은 재주가 다양하다. 취미와 스포츠, 외국어 모두 수준급이다.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딴따라’ 기질도 있어 보인다. 장남 조현준(37) 부사장의 설명은 이렇다.“부친과 조부는 뭐든 하려면 제대로, 일정 수준 이상까지 요구했었습니다. 덕분에 운동도 종목을 바꿔가며 취미 이상으로 실력을 키웠고, 다른 분야도 비슷했었습니다. 특히 외국어는 영어, 일본어는 기본이었고, 제3외국어도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조 부사장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는 미국의 세인트 폴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 야구부 주장을 맡았다. 미식 축구 대표선수로도 활약했다. 지금은 경영수업 틈틈이 사내 야구팀과 직장인 리그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스키와 스쿼시, 테니스는 선수급 기량이다. 그는 한때 건축학과 교수가 꿈이어서 건축과 미술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탈리아의 바티칸박물관 복구 작업에 참가한 특이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한옥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 보호단체인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운영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공부할 때에는 소믈리에(와인감별사) 자격증을 따로 취득할 정도로 와인 전문가이다. 차남 조현문(36) 전무는 음악적 재능이 대단하다. 대학 시절엔 가수 신해철 등을 비롯한 중·고교 동창들과 어울려 보컬그룹 ‘무한궤도’를 결성,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피아노 뿐 아니라 작곡과 가창력도 수준급이다. 그의 곡들은 ‘무한궤도’ 1집에 수록돼 있다. 조 전무는 또 축구 마니아다. 미국 유학 시절에 축구클럽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스키와 테니스 실력은 형인 조 부사장에 못지 않다. 3남 조현상(34) 상무도 스포츠와 음악에 관심이 많다. 그는 미국 브라운 대학에서 축구팀 선수로 활동했으며, 브라운대 아카펠라 그룹에 가입해 밴드 리더로 활동했다. 아카펠라 해외 공연을 추진하기도 했다. 조 상무도 형들과 마찬가지로 ‘공 운동’은 모두 좋아한다. 축구와 스키, 스케이트 등은 한때 교내 대표선수로 활약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한글 창제한 ‘CEO세종’ 리더십

    한글 창제한 ‘CEO세종’ 리더십

    우리 민족 최대의 발명품으로 평가받는 한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559년이 지났다. 올해도 각종 한글날 기념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상파 방송에서는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길 만한 특집 프로그램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아쉽다. 한글날 기념식 중계방송을 제외하곤 MBC가 9일 오후 1시10분에 방송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천년의 리더십,CEO 세종’이 유일하다. 세종이 재위 32년 동안 개혁정책을 추진하며 한 나라의 CEO로서 발휘했던 리더십을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사극 수준으로 재연, 집중조명하게 된다. 특히 세종이 ‘조선은 중국과 다르다.’는 깨달음을 통해 한글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내용에서부터, 집권 중반기 병을 이유로 권력을 대폭 이양했던 것은 일생일대 프로젝트로 여긴 한글 창제를 위해서였다는 전문가들의 고증도 전한다. 이 프로그램이 독특한 점은 ‘바른 말’과 함께 살아가는 아나운서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최재혁 아나운서가 기획했고, 최윤영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MBC는 2001년부터 아나운서국의 주도로 한글날 특집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 최재혁 아나운서는 “한글 창제는 세종의 강한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면서 “권력을 내놓으면서까지 이루고자 했던 일이 바로 한글 창제”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25)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25)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역대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거둔 성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분명 스포츠 강국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체육예산은 얼마나 될까. 불행히도 전체 국가예산의 0.1%도 안 된다. 국가예산 208조원(올해 기준) 가운데 1137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국가 체육예산보다 많은 1789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체육발전에 쓸 계획이다. 박재호 공단 이사장은 3일 “소수의 엘리트를 집중 육성하는 엘리트체육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생활체육기반을 확고히 해 두꺼운 선수층을 만들 수 있도록 기금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공단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집무실에서 박 이사장을 만났다. ▶공단의 설립배경과 역할을 설명해 달라. -지난 1989년 4월 88서울올림픽 잉여금 3000억원을 재원으로 설립됐다.88서울올림픽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키고 체육진흥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공단의 역할이다. 공단은 창립한 지 16년 동안 설립취지에 걸맞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지금까지 1조 5000여억원의 체육진흥기금을 조성해 엘리트체육은 물론 학교체육, 생활체육분야에 지원했다. 올해도 1700여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기금은 경륜·경정사업과 스포츠토토 사업 등으로 조성한다. 공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4700만 국민 모두가 체육복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체육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전국에 지원하는 것이다. ▶인사문제를 특히 강조하는데 어떤 인사 운영 계획을 갖고 있나.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는가. 그 같은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위해 인사평가자료를 인터넷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인사평가자료의 인터넷 공개는 공기업 인사의 정실주의, 온정주의를 개혁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전직원들에게 생중계되는 임원회의에서도 인사문제를 거론했다. 공단 이사장으로서 외부의 어떠한 인사청탁도 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후임 이사장이 와서 인사청탁을 들어주면 나와 공단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고 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공정한 인사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직원들에게 인사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임원회의를 전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생중계하는 것은 투명한 경영차원인가. -그렇다. 매주 금요일에 하는 임원회의를 생중계해서 전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전직원들이 공단의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 27일 공단에 대한 국정감사도 생중계했다. 공단의 예산도 이달말쯤부터 인터넷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부정의 소지를 막기 위해서다. 공단의 예산이 제대로 집행됐는지, 또는 부풀려 집행하지 않았는지는 관련 영수증을 공개하기 때문에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조만간 팀제를 도입하면서 팀장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하는데. -연말에 공단 조직을 팀제로 바꿀 것이다. 팀제로 바꾸면서 성과평가시스템(BSC)도 도입할 예정이다.3개월 단위로 각 팀의 과제를 설정하고, 각 팀들이 얼마나 과제를 해냈는지를 평가한다. 그러면서 팀장들과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할 것이다.60여개의 팀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목표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나도 이사장직을 그만 두겠다. ▶공단의 혁신수준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기획예산처가 213개 공공기관의 혁신수준을 진단한 결과, 우리 공단의 혁신수준은 6단계 중 4단계로 전체기관의 평균 혁신수준인 2.5단계보다 1.5단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우리 공단보다 혁신수준이 높은 기관(5∼6단계)은 8개에 불과하며, 특히 문화관광부 27개 산하기관 중에서는 공단의 혁신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과는 기획예산처가 선정한 혁신우수사례 기관 7곳 중 한 곳으로 선정돼 지난 5월 ‘공공기관 CEO혁신토론회’에 ‘성과관리 추진시 구성원 참여방안’이라는 주제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것은 직원이 이사장을 직접 평가하는 제도로 평가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며, 사업별 경영실적평가에 전 직원을 참여시켜 평가결과에 대한 불신을 없애는 등 성과중심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공단내에는 학습동아리가 조직돼 활동 중이라고 들었다. -혁신활동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전 사원이 상시적으로 혁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습동아리(Cop·Community of practice)를 자발적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현재는 ‘인사·조직 혁신을 위한 Cop’,‘올림픽공원 활성화를 위한 Cop’ 등 모두 41개의 혁신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지난달 14일 출범식을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간 Cop는 다음달 말까지 Cop별 자율선정 분야에서 혁신과제를 도출하게 된다. ▶공단이 조성한 국민체육진흥기금이 엘리트체육에만 쓰이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일반 국민들을 위해서는 어떻게 쓰이나. -동네 뒷산에 운동하러 가면 철봉이나 역기 등 간이운동시설이 설치돼 있다. 국민들은 이같은 시설을 국가나 구청, 시청에서 지원해 주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동네체육시설은 공단이 지방자치단체에 1989년부터 지금까지 420억원의 체육진흥기금을 지원해 설치됐다.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28개의 국민체육센터가 시·도별로 2∼3개씩 운영되고 있다. 국민체육센터는 지방도시 및 군단위 거주자들을 위한 복합스포츠센터다. 국민체육센터는 하나 짓는데 30억에서 많게는 90억의 비용이 든다. 현재 완공된 지역은 이번에 개관된 충남 연기 국민체육센터를 포함 28개이며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71개 지역에 114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현재 12개지역을 선정하였고, 내년에는 10개지역을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공단의 최종목표는 234개 시·군·구에 각각 1개씩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어떤 지원을 하나. -1990년대만 해도 학교운동장이나 공공운동장에 잔디나 우레탄트랙이 깔린 곳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공단은 2000년부터 전국적으로 331개 학교나 공공운동장에 잔디나 우레탄 트랙을 설치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운동하도록 하고 있다. 생활체육의 저변확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원시설당 3억원의 체육진흥기금을 들여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87개 초·중·고교와 지자체에 지원할 예정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4일 문여는 난지골프장 난지골프장(9홀)이 4일 문을 연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46억원을 들여 지난해 3월 말 공사를 완공한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난지골프장의 운영·관리권에 대한 서울시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박재호 이사장이 무료 임시개방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박 이사장은 “골프장을 개장하지 않더라도 코스 관리비용 등으로 매달 1억 5000만원이 들어간다.”면서 “이같은 비용이 매달 들어가는데 골프장을 개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서울시와 협상은 계속하겠지만 우선은 문을 여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난지골프장 개장이 늦어진 이유는 골프장에 대한 운영·관리권을 누가 갖느냐하는 주도권 싸움 때문이다. 공단은 지난 2001년 7월 난지골프장을 조성하고, 운영·관리권을 최대 20년 동안 가진다는 내용의 난지골프장 관련 협약서를 서울시와 체결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해 3월 골프장이 완공되기 직전 골프장 운영·관리권이 서울시에 귀속한다는 조례를 제정했다. 서울시 조례안은 법정으로 갔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1월 협약에 따라 공단이 최대 20년 동안 정당한 운영권자이며 서울시 조례는 무효라고 판결, 공단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서울시는 법원 판결에 항소,2심이 진행중이다. 서울시는 공단이 골프장을 무료 개장하면 물리적으로 막지는 않겠지만 지방재정법에 따라 하루 318만원(연간 11억원)의 변상금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공단-서울시간 갈등이 2라운드로 접어든 형국이다. 어쨌든 시민들은 한시적이지만 한강을 바라보며 무료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난지 골프장을 이용하려면 새벽 5시부터 정문 매표소에서 줄을 서서 손목띠를 받아야 한다.4명이 골프를 치려면 4명 모두 함께 와서 줄을 서야 한다.1∼2명이 오면 다른 사람들과 1조가 돼 골프를 쳐야 한다. 캐디는 없고 수동카트이며 무료다. 당분간은 하루에 9홀만 이용이 가능하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박재호 이사장은 박재호 이사장은 과감한 결단력이 있는 CEO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불과 한달여 만에 공단 최대의 현안이었던 난지골프장 개장 문제를 ‘한방’에 해결했다. 지난달 21일 공모제를 통해 상무이사를 선임할 때도 일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칙대로 밀어붙였다. 추천위원회가 공정한 기준에 따라 특정인을 선정했다면 당연히 상무이사로 뽑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역대 최연소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박 이사장은 체육행정 전문가는 아니다. 인사와 재무행정 전문가다. 그는 김영삼 정부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무국장을 거쳐 인사·재무비서관을 지냈다. 비서관으로 근무하면 중앙대에서 ‘국민연금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배분하는 데 적격이다. 박 이사장은 이같은 재무행정에 대한 감각과 특유의 결단력으로 공단을 180도 바꿔놓는 혁신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부산(46) ▲부산 동성고·중앙대 행정학 석사 ▲청와대 인사·재무비서관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청와대 정무비서관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삼성 LCD매출 월10억弗 돌파

    삼성 LCD매출 월10억弗 돌파

    ■ LCD매출 월10억弗 돌파 삼성전자의 LCD(액정표시장치) 월 매출액이 업계 최초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판매량과 매출, 대형 LCD 부문 등 모든 부문에서 수위에 올랐다. 이는 LCD 파트너인 일본 소니사가 ‘표준화 적군’ 진영인 37인치 LCD TV를 생산키로 하는 등 일련의 악재 속에서 터진 낭보로 삼성전자의 40∼46인치 표준화 주도권에 적지 않은 힘을 보탤 전망이다. 27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 LCD 전체 매출액이 10억 6800만달러를 기록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계열사별 사회활동 특화키로 삼성은 각 계열사별로 다양하게 추진해 온 사회공헌활동을 중복되지 않도록 정비해 ‘1사 1대표 사회공헌활동’ 체제로 전문화한다고 27일 밝혔다. 사회공헌 전문화 체제는 28일부터 시행되는 ‘삼성 자원봉사 대축제’부터 적용키로 했다. 계열사별로 삼성전자 DM(디지털미디어)부문은 지역사회인 수원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화성 문화재 지킴이’, 삼성SDI는 시각장애인 무료 개안수술 지원, 삼성코닝은 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 개설, 삼성중공업은 청소년 유해업소 개선 사업, 삼성테크윈은 소외 노인 무료 영정사진 제작 등의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 자원봉사 대축제’는 1995년부터 실시됐으며, 올해에는 삼성 관계사의 2370개 봉사팀에 속한 임직원 12만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첫째주는 각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봉사에 나서고, 둘째주는 임직원 가족·협력업체·고객이, 셋째주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주민이 참여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클래식 전도사 금난새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클래식 전도사 금난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좌절의 쓴 맛을 본 뒤에야 새로운 길이 눈에 들어왔다.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내디뎠다. 눈덮인 들판에 첫 발자국을 새기듯 그 길을 조심조심 걸었다. 문득 프로스트의 시(詩)가 생각난다.‘훗날에 나는 어디선가/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그랬다. 젊은 나이에 미지의 길을 택했다. 험난했지만 열심히 오르고 또 올랐다.30여년 세월이 흘렀다. 각박한 이 사회에, 가느다란 손끝으로 커다란 감동의 하모니와 가슴 찡한 행복의 향기를 선사하는 거장으로 우뚝 섰다. 클래식 전도사 금난새(59) 교수. 지휘자로 외길을 걸어왔다. 자신의 이름처럼 금빛 날개를 달고 무대와 객석 사이를 훨훨 날아다닌다. 그가 지휘봉을 잡으면 청중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항상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아무리 딱딱한 클래식이라도 부드럽게 녹여 청중을 매료시킨다. 그래서 ‘지휘봉의 마술사’라는 얘기를 듣는다. 요즘들어 별칭이 더욱 많아졌다. 지휘자라는 본업 외에 벤처 오케스트라의 CEO로도 확실하게 인정받는다. 즉, 지난 1998년 ‘유라시안 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한 이후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것. 덕분에 청와대와 중앙부처 공무원, 기업체와 대학 등을 상대로 ‘성공한 예술CEO’ 자격으로 강연을 다니느라 분주하다. 올들어서만 벌써 40회를 넘고 있다. 교수, 지휘자,CEO, 초빙강연 등 1인4역을 해낸다. 기획과 아이디어맨이라는 별칭도 있다. 서울 중구 신당역 인근의 ‘충무아트홀’ 6층 사무실에서 금씨를 만났다. 충무아트홀은 중구청이 올 3월 개관했으며, 금씨는 중구청의 지원으로 사무실과 연습실 공간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금씨는 때마침 모 기업체 강연을 막 다녀온 직후였다. 우선 강연 내용이 어떤 것이냐고 하자 “오케스트라의 조화와 기업경영의 하모니를 주제로 했다.”면서 요즘에는 대기업 강연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요즘 기업의 경영전략이 감동과 하모니 경영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식당을 갔을 때 맛있고 행복감이 없으면 다시 찾지 않는 것처럼 음악의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라고 특유의 레스토랑 경영론을 펼친다. 서비스정신으로 무장하고 관객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해야 다음 연주회 때에도 표를 예매하고 찾아주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런 다음 청중들이 원하는 것, 또 그 수준을 파악해 반발짝 앞선 감동을 던져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8·15경축사처럼 해마다 항상 비슷한 내용으로 반복되는 것이나, 부모가 아이들한테 늘 공부하라고만 하면 무슨 감동이 있겠느냐는 것. 그래서 많은 감동을 주기 위해 찾아가는 ‘방문 연주회’를 고집한다.‘도서관 음악회’‘베토벤 페스티벌’‘포스코 로비 콘서트’ ‘굿모닝 클래식’‘3군사관학교 방문연주회’‘해설이 있는 오페라’ 등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철저한 고객지향 서비스 정신에서 나온 대표적 프로젝트. 이를 통해 민간 오케스트라 운용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2500명의 대학생을 모아놓고 두 시간 동안 연주회를 가졌다.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4번을 해설하며 연주에 들어가자 다들 환호하며 흠뻑 빠졌다. 랩과 팝음악에 익숙한 대학생들이 모처럼 심포니의 선율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 금씨는 “장차 나라의 기둥이 될 대학생들에게 클래식의 감동을 선사해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보람과 큰 기쁨이 아니냐.”고 했다. 올 가을에만 5개 대학을 찾아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94년부터 3년간 ‘금난새와 함께 떠나는 세계의 음악여행’이라는 청소년 음악회를 열어 우리나라 클래식 연주사상 최고의 화제공연으로 뽑히기도 했다. 객석에 있는 청중을 불러 노래를 시키는가 하면, 또 객석의 아저씨들이 남성 합창단으로 갑자기 둔갑하는 광경을 연출, 청소년들을 매료시켰다. “연주회 때마다 지휘자가 맨 나중에 나가는 것을 고집합니다. 마지막까지 관객들과 함께 축하하고 서로의 감동을 나누기 위해서지요. 또 단원들에게는 노력한 만큼 되돌아온다는 점을 늘 강조합니다. 또한 우리 오케스트라는 예술계의 샘플이 되자고 다짐합니다.” 지휘자가 안 됐으면 지금쯤 무엇이 됐을까 하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글쎄요. 영화감독이었을 것”이라며 웃는다. 아울러 미술도 좋아하고, 또 연주 때 늘 문학적 철학을 염두에 둔다고 했다. 그만큼 자신의 재능, 즉 장르를 고집하지 않고 예술적 감각을 극대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어 ‘금난새’라는 이름에 얽힌 사연을 물었다. 그의 부친은 한글학회 회원이자 ‘그네’로 유명한 작곡가 고(故) 금수현. 금녕 김(金)가인 부친은 자신의 성을 한글식인 ‘금’으로 먼저 바꿨다. 이후 새로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나는 새’라는 뜻의 ‘금난새’로 지었다. 형제자매들의 이름도 ‘내리’‘누리’ 등 ‘ㄴ’자 돌림으로 했다. 금씨는 “우리 아이들은 ‘ㄷ’자 돌림의 ‘금다다’와 ‘금드무니’ 등으로 이름지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47년 음악적 환경이 풍부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학교와 고교 진학때 입시에서 모두 실패했다.“실패는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것.”이라고 회고했다. 중학교 때에는 소심한 성격에다 영어 소문자도 제대로 못써 열등아라는 놀림도 받았다. 오기가 생겨 영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교내 영어 웅변대회에서 1등까지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경기고 입시에서 떨어지자 부모의 권유로 결원이 생겨 추가 모집하는 서울예고에 입학했다.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고1때 우연히 AFKN(미8군방송)에서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음악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레너드 번스타인(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작곡자)이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니의 멋진 연주에 감동했다. 이때부터 번스타인은 인생의 모델이 됐다.‘토요음악회’ 등 앞장서서 그룹활동을 주도했다. 또한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곤 실천에 옮겼다. 서울음대 시절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연주여행에 나서기도 했으며, 음대 학생회장을 맡아 음악캠프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방위근무를 마친 뒤 모교인 서울예고에서 1년반 정도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지휘자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베를린대학으로 유학을 훌쩍 떠났다. 때마침 베를린 오페라좌에서 지휘자로 활동했던 음대의 라벤슈타인 교수를 만나 본격적인 지휘공부를 하게 됐다. 여러차례 콩쿠르에 나갔지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서른살이 되던 77년 카라얀 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지휘자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베를린 음대 졸업 후 귀국,KBS 교향악단에서 12년간 활약하게 된다. 이후 수원시향이 없어질 위기에 놓이자 서둘러 달려가 다시 살려내는 데 앞장섰다. 이런 인연으로 6년 동안 수원시향 지휘자로 몸담았다. 98년에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본금도 거의 없이 벤처 오케스트라 ‘유라시안 필하모닉’을 만들었다.99년 12월31일 밤 서울 강남의 포스코 빌딩 로비에서 연주를 한 것이 인연이 돼 포스코가 ‘대학교 순회 콘서트’를 지원해주게 됐다. 또한 ‘CJ’측의 후원을 얻어 육·해·공군사관학교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이에 힘입어 창단 첫해 40회 연주를 시작으로 70회,80회,100회 등 해를 거듭할수록 전국 27개도시를 상대로 순회연주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에는 벌써 130회를 넘었다. “아내와 단둘이 결혼식을 올리고 베개 두 개로 신혼생활을 시작했듯이 유라시안 필하모닉의 시작도 초라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에서 우리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고전음악은 우리 시대의 창이자 분명 위대한 것입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7년 부산 출생 ▲66년 서울예고 졸업 ▲70년 서울대 음대 작곡과 졸업 ▲74년 베를린 음대 유학 ▲77년 카라얀 국제 지휘콩쿠르 입상 ▲80년 KBS교향악단 전임 지휘자 ▲89년 KBS교향악단과 국내 최초 오케스트라 녹음 출반. ▲92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94년 ‘해설이 있는 청소년음악회’ 기획·진행 ▲98년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2002년 주식회사 CJ와 오케스트라 후원 계약 체결,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홍보대사 ▲05년 중구문화재단과 협력계약 체결, 유라시안 필하모닉 충무아트홀 상주 ▲현 유라시안 필하모닉 음악감독,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 저서 나는 작은새 금난새 (디자인하우스,96년),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생각의 나무,03년)
  • [혁신 공기업탐방 (22)] “기업형 조직 전환…KTX역방향 등 불편 없앨것”

    [혁신 공기업탐방 (22)] “기업형 조직 전환…KTX역방향 등 불편 없앨것”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원인이 밝혀지면 의사나 환자 모두 치료에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치료에 진전이 없다고 의사만 교체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만 힘들게 할 뿐이다.’3만명이 넘는 거대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의 수장 이철 사장은 인터뷰에 앞서 의미심장한 말부터 건넸다. 한국 철도는 105년 국영철도 체제를 마감하고 올해 공영철도인 철도공사로 거듭났다.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전망은 ‘장밋빛’이 아닌 ‘회색빛’, 일부에서는 아예 ‘칠흑같은 어둠’으로 표현한다.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익구조에,1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은 상황이 불확실한 미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은 정부의 재정투자 미흡과 과다한 부채, 연계환승시스템 등 열악한 외부요인과 내부의 경영 마인드 부재가 공사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갔다고 진단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정치인에서 공기업 CEO로 변신한 이 사장을 만나 철도공사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국내 철도산업의 환경은 어떤가.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단기간 내 기대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구조이다. 저조한 정부 투자나 과다한 부채 문제를 떠나 기초가 너무 부실하다. 기본적으로 철도와 대중교통수단을 연결하는 연계 환승시스템이 안 돼 있다. 마치 일부러 끊어놓은 듯하다. 서울역은 섬과 같고 고속철도 광명역과 천안·아산역은 대중교통수단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채 역사만 지어놓았다. 역 광장 역시 방치된 공원 기능보다는 연계환승에 필요한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 철도공사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 운송업체들의 참여가 요구되며 ‘헌법1조’처럼 지켜져야 한다. ▶향후 경영방침은. 철도공사는 공익적 서비스와 기업적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매년 경영실적을 평가받는 공기업이 됐지만 여전히 관료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장사꾼’이 돼야 한다. 모든 조직은 영업중심으로 바꾸고 수요자 중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다. 반면 철도의 공공성과 안전성은 공고히 유지할 것이다. ▶9월 조직개편을 예고했는데. 정부형 조직을 기업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인풋을 줄이는 구조개혁보다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아웃풋을 늘릴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업무별·기구별로 비용과 수입을 비교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예산을 받아서 집행하는 것에서 탈피, 이를 통해 얼마를 벌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팀제’ 도입으로 결재라인을 간소화하고 상하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책임경영이 정착되도록 하겠다. 비대한 관리조직은 축소해 현장에 재배치할 계획이다. ▶공기업에 대한 혁신요구도 강하다. 철도 혁신의 지향점은 고객만족과 신뢰에 있다. 성과중심 경영, 업무프로세스 개선, 반부패·윤리경영 등은 목표 달성에 필요한 과정이다. 전담인력 41명으로 혁신전담부서를 가동하고 혁신을 주도할 ‘체인지 에이전트’ 557명을 선발했다. 이같은 경영혁신이 제도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변화관리와 성과를 연계시킬 방침이다. 일을 잘하면 그에 걸맞은 보상도 제공할 방침이다. ▶부채 해결과 함께 흑자경영 전환은 언제로 보는지. 철도공사는 4조 6000억원에 달하는 운영부채와 5조원의 시설부채를 ‘선로사용료’로 갚아야 한다. 막대한 부채로 인해 빚을 얻어 빚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이는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정부가)공사로 전환시키며 부채를 안긴 것은 “시집 보내는 딸에게 돈 벌어서 혼수비용을 갚으라.”는 격이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알려진 2012년 흑자 달성은 거짓말이며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 철도공사도 합의에 대한 책임이 분명하다. 다만 정부가 부채 탕감 방안으로 시설사용료를 면제하고 공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한다면 2012년 경영정상화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정부와 국회에 특단의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겠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잘못’을 범해선 안된다. ▶KTX 역방향 및 비좁은 좌석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는데. 단계적으로 개선방침을 세웠다. 개선비용만 1200억원이 소요되고 좌석 수 감소에 따른 수익 감소도 부담이다. 하지만 국민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개선은 어렵고 차량 정비 및 신차 도입 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철도의 부대사업 전망은. 유전사업의 여파로 부대사업 의지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운송사업만으로 수지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에서 부대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은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사업 리스크와 수익성 등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방침이며, 시작한 사업에 대해서는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비용 부담이 덜한 운송과 연계한 부대사업이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자회사의 경쟁력 배양과 사내벤처제를 도입하는 등 활성화 기반도 마련했다. 남북철도 및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은 철도의 역할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북철도 연결 준비과정은. 경의선 남측구간은 이미 2002년 완공됐고 동해선은 7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현재 시험 운행에 대비, 여객·화물열차 운행계획 및 분계역 직원들의 업무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북측도 궤도부설이 완료돼 신호통신공사와 역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달 남북한이 공동으로 철도연결구간 공사실태점검을 벌였고 시험 운행까지 기술 점검을 진행키로 했다. 10월 하순으로 예정된 시험운행이나 연말 개통은 문제가 없다. 대담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정리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광명역 축소·폐지 검토 배경은 이철 사장이 ‘광명역 활용 축소 또는 폐지…영등포역 정차 검토’ 입장을 밝히면서 KTX 정차역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정부가 KTX 시발역으로 광명역을 건설했으나 수용능력이 떨어지면서 수도권 정차역을 재선정해야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수도권에 3개 역을 둔다는 원칙에 따라 정차역에서 제외됐던 영등포는 지자체와 주변 상인, 경인선 주민·지자체 중심으로 정차 요구가 제기됐다. 그러자 광명역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던 ‘안산선’ 주민·지자체들이 영등포 정차 반대를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양측이 국회 청원을 제기하는 등 지역 갈등으로까지 비화됐다. 정부의 광명역 활성화 방침에 따라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영등포 정차 논란은 이 사장 발언으로 재점화가 불가피해졌다. 영등포 정차는 열악한 철도공사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2010년 고속철 2단계 및 호남고속철이 개통되면 ‘광명역’의 가치는 매우 높아진다. 하지만 당장 매년 420억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철도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반면 영등포역 정차시 일평균 1000명,5000만∼6000만원의 수입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차에 따른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열차이용 편의도 높일 수 있다는 데 힘을 얻고 있다. 선로 문제도 없어 역무시설과 시스템 보강 등 비용 부담도 적다. 이에따라 철도공사 내부에서도 영등포역 정차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해결이 간단치만은 않다. 먼저 광명역 활성화를 위해 139억원을 투자키로 한 정부와의 입장정리가 필요하다. 영등포역 정차로 서울역과 용산역의 이용객 축소는 물론 광명역의 상대적 기능상실에 따른 문제해결에도 나서야 한다. 민자역사 상권 위축에 따른 지자체와 상인 반발 등을 무마시킬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의 열차가 정차할 것인가 하는 것도 관심사다. 주민 반발 및 이용객 혼란을 줄이기 위해 초기에는 광명역을 통과하는 42개 열차의 정차 가능성이 점쳐진다. 용산역과의 근접성을 들어 호남선 및 직통 등 일부 열차 배제도 예측가능하다. 그러나 새마을호에서 보듯 정차가 이뤄지면 열차수 증가는 시간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영등포 정차는 책임기관 CEO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첨예한 찬반 대립과 예측불가능한 파급력, 복잡한 대내외 사정 등이 얽히면서 문제해결까지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이철 사장은 ‘한국철도공사 사장 이철’이라고 씌어진 명함을 건네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웃한다. 이 사장이 아직 CEO보다는 ‘정치인 이철’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언도받았고 이후 선량(選良)으로 변신,12∼14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야권통합추진위 공동대표와 5공 청문회를 거치며 ‘선명’한 정치인으로 주목받았다.15대 선거에서 낙선,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17대에 느닷없이 부산에서 여당 후보로 출마한데 이어 지난 6월 공기업 사장으로 다시 대중 앞에 다가왔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지만 그의 변신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철도공사 사장 취임 두 달을 넘겼지만 여전히 내정 당시의 뒷얘기들이 무성하다. 이는 철도전문가가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와 함께 그가 걸어왔던 행보와 다른 선택에 대한 의문이 내재돼 있는 탓이다. 권력의 중심에서, 영위(榮位)보다는 투쟁하는 모습이 더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정치인으로서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실패 경험이 없는 기업인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임기만 채우다 물러나는 책임 없는 ‘오너’를 거부한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여기서 실패하면 내 모든 걸 잃게 된다.”며 비장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경남 진주(57)▲경기고·서울대 사회학과▲벽산그룹 부장▲12∼14대 국회의원▲민주당 원내총무·사무총장▲코코캡콤, 코코엔터프라이즈 회장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디지털 전쟁에 ‘아날로그 승부수’

    “내 신문, 누가 태웠어?!” “노트북 타야 돼, 참여기간이 언제까지야?, 신문 갖고 와봐!”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요즘 무척 뜨겁다. 가을 뙤약볕이 무색할 정도다.KT와 하나로텔레콤의 양강 구도에 파워콤이 이달 초 시장에 진출, 도전장을 내던진 까닭이다. 파워콤·하나로텔레콤·KT는 100Mbps급을 제공한다는 서비스 경쟁에 이어 홍보전을 치열하게 펴고 있다. 장외에서 펼치는 2라운드다. 이런 장외전은 최근 KT가 신문 광고에 추춤한 가운데 속도를 강조하는 파워콤, 속도에 서비스까지 역설하는 하나로텔레콤이 바짝 달구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1위에 오른 데는 빠른 서비스도 있지만 지속적인 광고를 ‘1등 공신’으로 꼽을 수 있다. 계속된 광고로 초고속인터넷의 시장 형성을 주도했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2라운드 장외 광고전에서의 승자가 새로운 시장 선도자로 부상하리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인쇄 광고 압권은 파워콤. 파워콤 로그 형태의 둥그런 불길이 국내 인터넷 시장 상황과 기대감을 담은 기사 한 가운데를 확 통과하는 형식이다. 구멍 가장자리에는 불길이 여전히 이글거린다. 지면에 진짜로 구멍이 뚫린 게 아닌가 하며 눈을 의심한 사람들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사이즈가 큰 광고는 아니었지만 주위의 다른 기사들에 파묻혀 전면 광고 이상의 효과를 낸 것이다.광고대행사 Lee&DDB 관계자는 “요란한 비주얼과 카피보다 인쇄매체 그 자체를 이용해 광고를 만들어 시선을 끌었다.”고 말했다. 하나포스의 신문 광고도 눈여겨볼 만하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절정의 인기를 끌었던 김선아가 소박한 이미지를 벗고 세련된 모습으로 섰다. 카피는 “하나로텔레콤과 두루넷이 하나되어 두배로 쏜다!”. 두루넷을 인수한 하나로텔레콤의 자신감과 양사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표현했다. 그러곤 이달말까지 하나포스 및 두루넷 신규가입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나눠줄 노트북, 휴대전화,PDP 등이 쫙 깔렸다. 광고를 눈여겨본 이들이 신문을 별도로 찾는 이유다. 하나포스의 방송 광고도 재미있다.‘인간 복제’라는 핫 이슈를 소재로 12명의 김선아가 동시에 등장하는 특수기법 MCC가 동원됐다.MCC기법으로 촬영된 영화는 ‘매트릭스’와 최근 개봉작인 ‘아일랜드’등이 대표적이다. 광고제작팀은 이를 위해 호주에서 ‘반지의 제왕’ 촬영팀을 초청했다. 김선아 역시 12명으로 변신하기 위해 헤어스타일, 화장, 드레스를 12번이나 갈아입었고, 각기 다른 포즈를 촬영했다는 뒷이야기도 들린다. 한편 최근 CEO가 바뀐 KT는 새로운 광고안에 대해 ‘준비중’이라며 일체 함구하고 있다.‘원던경영’을 내세운 남중수 사장의 첫 광고에 대해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LG 두가족 ‘디스플레이 경쟁’

    LG 두가족 ‘디스플레이 경쟁’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LG가(家)의 ‘집안 경쟁’도 볼 만하다. 삼성만큼 시끄럽지는 않지만 조용한 가운데 내부 기(氣)싸움은 뜨겁다. 삼성전자와 삼성 SDI가 LCD(액정표시장치)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CEO(최고경영자)까지 나서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고 있다면,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PDP와 LCD 분야에서 누가 먼저 확실한 세계 1등을 달성하느냐는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와 삼성 SDI가 LCD와 PDP의 대표 선수로서 양 진영의 ‘대리전’을 수행하는 측면이 크다면,LG전자와 LG필립스LCD는 후발주자로서 선발업체를 확실히 따돌리는 것이 관심의 대상인 셈이다. 이는 LG필립스LCD의 인사말인 ‘확실하게 1등합시다.’라는 대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 LG필립스LCD의 파주LCD산업단지 가동과 LG전자의 구미 PDP A3라인이 완전 가동되면 양사의 확실한 비교 우위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DP를 제조하는 LG전자와 LCD를 생산하는 LG필립스LCD(LGPL)가 세계 1등을 향해 앞다퉈 생산시설 확대에 ‘올인’하고 있다. 또 40인치 이상의 대형 LCD와 PDP간의 디스플레이 주도권 전쟁에서는 ‘한지붕 두가족’이라는 대립각을 곧추세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6600억원을 투입한 구미 A3(4기)라인을 이달부터 가동하면서 지난 3년간 삼성 SDI가 독주해온 세계 PDP 시장에서 반전할 계기를 잡았다. 기존 A1,A2와 A3라인의 생산 능력을 합치면 월 최대 35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어 삼성 SDI(월 30만대)를 크게 앞지르게 된다. LG전자측은 내년이면 삼성 SDI를 따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LG전자 관계자는 “세계 PDP시장에서 점유율 30% 이상을 달성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던 LGPL은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형 LCD 반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LCD 부문의 월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9억달러를 돌파했다. 또 10인치 이상의 대형 LCD 부문에서도 LGPL과의 매출액 격차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 그러나 LGPL도 믿는 구석이 있다. 내년 상반기 파주 LCD단지가 본격 가동되면 지금까지의 수세를 바로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 동유럽 지역에 LCD모듈공장 설립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LGPL은 현재 폴란드를 포함한 몇몇 동유럽 국가와 협상을 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공장부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우리는 맞수 CEO] ‘래미안’ 이상대 사장 vs ‘푸르지오’ 박세흠 사장

    [우리는 맞수 CEO] ‘래미안’ 이상대 사장 vs ‘푸르지오’ 박세흠 사장

    일반 건설사에서는 이렇다할 맞수를 찾기 어렵다. 업체 지명도와 완벽시공의 상관관계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만 떼어놓고 보면 사정이 다르다. 브랜드 가치에 따라 소비자 선호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작은 업체라도 아파트 브랜드 하나로 잘 알려진 건설사가 많다.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곧바로 건설업체 지명도로 연결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물산건설부문(래미안) 이상대(58) 사장과 대우건설(푸르지오) 박세흠(56) 사장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주택업계에서 주목받는 사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일반 건설 일감 수주도 앞뒤를 다투고 있다. 삼성건설은 수년째 아파트 브랜드 파워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우건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를 공급하는 회사다. ●‘내일을 사는 자부심(래미안)’ VS ‘그녀의 프리미엄(푸르지오)’ ‘래미안’과 ‘푸르지오’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주고 받는 사이다. 규모로만 보면 ‘푸르지오’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총 10만 2215가구를 보급해 ‘래미안’(6만 4588가구)을 압도한다.4년 연속 아파트 공급 규모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래미안’은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NCSI) 아파트 부문에서 올해로 8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능률협회 등 각종 기관에서 선정하는 아파트 브랜드 파워도 수년째 1위다. 자웅을 가리기 어려운 이유다. 두 CEO도 아파트와 인연이 깊다. 이상대 사장은 ‘래미안’의 산 역사로 통한다.1998년 주택부문장으로 재임하면서 2000년 3월 출시해 아파트 시장에 브랜드 바람을 일으킨 ‘래미안’의 탄생부터 관여했다. 집값이 폭락한 IMF 경제위기 당시 마케팅실·상품개발실을 만들어 주택 분야에 최초로 ‘상품’ 개념을 도입했다. 자부심을 주는 가치있는 아파트가 모토다. 박세흠 사장은 대우건설이 2003년 2월 ‘푸르지오’브랜드를 선보인 뒤 그 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취임했다.2003년 2월 당시 외주구매본부장으로 재직해 ‘푸르지오’ 탄생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푸르지오’란 브랜드를 프리미엄급으로 업그레드한 것은 그의 작품이다. 친환경 아파트란 컨셉트로 시작한 ‘푸르지오’에 ‘두고 보세요’ ‘기대하세요’ 등 투자 가치를 부여하며 야무진 ‘그녀의 프리미엄 푸르지오’로 변신시켰다. 삼성 래미안이 ‘유비쿼터스 환경+여성의 섬세함’을 지녔다면, 대우 푸르지오는 ‘생활의 편리성+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주도면밀형 VS 실속중심형 충남 서천 출신의 이 사장은 주도면밀형으로 분류된다. 혈액형도 A형이다. 밀어붙이기보다 ‘일을 하기 전에 생각하고, 일을 하면서 확인하고, 일한 후에 점검한다.’는 원칙아래 서론, 본론, 결론을 명확히 하고 지시한 일은 끝까지 점검하는 스타일이다. 아침 운동은 한 번도 거르지 않는다. 출장을 가서도 빠짐없이 할 정도다. 1973년 제일합섬으로 입사, 회장비서실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다 78년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신인 삼성종합건설에 합류했다.1998년에는 주택부문 부문장으로 데뷔, 건설업계의 장수 CEO로 꼽힌다.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 편이며, 취미인 골프는 80타 후반대로 수준급이다. 박 사장은 화끈한 경상도 사나이다. 목소리도 크고 폭탄주도 사양하지 않지만 상대를 섬기는 태도는 CEO로서 손색이 없다. 사장실 문을 항상 개방해두고 누구든지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등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섬세한 면도 눈에 띈다. 대우건설 매각을 두고 기자들과 만나 “투명하게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제값을 받고 팔겠다.”며 푸르지오의 모토인 ‘두고 보세요.’를 외친 바 있다. 혈액형은 O형. 1976년 대우건설 건축부 사원으로 입사,1993년부터 5년간 말레이시아에서 현장 소장으로 근무하는 등 재직기간의 절반 가량인 13년을 해외 현장에서 뛰었다.2003년 말 사장이 된 뒤 사상 최고의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이 그룹사의 일감을 따내 덩치를 키우고 있는 데 비해 대우는 브랜드와 직원들의 발품으로 공사를 수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파워 CEO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두 CEO 모두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면서 “향후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이들이 어떻게 회사를 업그레이드시켜 나갈지 지켜보는 일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상대 삼성물산건설부문 사장 ▲1947년 7월 출생 ▲1966년 경복고 졸 ▲1971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 ▲1973년 제일합섬 입사 ▲1976년 삼성회장비서실 인사담당 ▲1995년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 ▲1998년 삼성물산 주택부문 부문장 ▲2001년 삼성물산 주택부문 사장 ▲200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 ▲1949년 11월 출생 ▲1968년 부산고 졸 ▲1975년 서울대 공업교육학과 졸 ▲1976년 대우건설 입사 ▲1993년 말레이시아 현장소장 ▲1999년 건축사업본부 상무 ▲2000년 자산투자관리실장 ▲2003년 4월 외주구매본부장 ▲2003년 12월 대표이사
  • 전지구적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배럴당 60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고유가가 물가상승과 소비감소로 이어지면서 세계경제에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수석 분석가 파티흐 비롤은 “올해 평균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으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0.8%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며 고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걱정했다. 올해 미국산 원유가격은 평균 53달러 정도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5% 상승했으며 올해 상승률은 3.2%에 달할 것이라고 16일 밝혔다. 반면 지난달 산업생산성 상승률은 0.1%에 불과했으며, 올해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2.7%에 그쳐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물가상승은 유가가 주도했다. 올해들어 미국에서 휘발유 판매가격은 20% 이상 올랐으며 지난달에만 6.1%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행진은 계속돼 미 에너지국은 휘발유 1갤런당 소비자가격이 이달 초 2.29달러에서 보름 만에 2.55달러로 올랐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분석가 줄리안 제솝은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유가-물가상승-실질소득 감소-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지난달 끝난 올해 회계 2분기의 수익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8%로 분기 기준으로는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고유가 영향으로 3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리 스콧은 “고유가로 실업이 증가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또 영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고유가에 따른 교통비용 상승으로 올해 들어 7월까지 CPI가 2.3% 올라 영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인 2%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7년 영국이 CPI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프랑스에서도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이날 “당분간 고유가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대체에너지 개발에 세제 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유회사는 정유능력을 높이는 데 투자하고, 운전자들은 차량운행속도를 시속 10㎞ 줄여 기름을 아끼자고 호소했다. 아시아 역시 고유가 충격의 예외 지역은 아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아시아 경제 모니터’ 보고서에서 한국·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12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8%포인트 낮은 6.8%로 예측하면서 고유가와 선진국들의 경기둔화를 성장률 저하의 주요인으로 꼽았다.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19)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혁신 공기업 탐방] (19)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제주와 강원도, 북한 개성을 잇는 거점 지역.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아시아의 관문. 패션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해양도시. 오락, 관광, 숙박, 쇼핑, 금융, 비즈니스가 가능한 복합공항도시.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내다보는 향후 인천공항의 청사진이다. 사람과 화물이 오가는 종전의 공항기능이 아니라 초일류 허브공항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사장은 15일 “복지부동과 같은 부정적인 공기업의 기업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인천공항은 다른 나라의 국제공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면서 “인천공항의 비전에서부터 조직의 구성이나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큰 틀을 확 바꿔놓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민간경영인 최초로 인천공항 사장으로 취임한 이 사장을 만나 비전과 전략을 들어봤다. ▶여건이 좋다는 다국적기업에서 공기업으로 온 이유부터 말해달라. -경영여건이나 보수 등에서 다국적기업이 국내 공기업보다 나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다국적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해 오면서 한번쯤은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 이런 꿈이 있었기 때문에 기득권을 포기하고 인천공항을 택하게 됐다. 요즘은 출근할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을 느낀다. 의욕을 갖고 전력투구할 목표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인천공항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훌륭하다. 건설과 운영, 서비스, 영업실적 등이 매우 좋다. 인천공항은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성공사례를 갖고 있다. 개항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고 공항서비스부문 세계 2위를 달성한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인천공항을 축으로 법무부·세관 등 입주기관, 공항 협력업체, 입주업체간의 네트워크도 비교적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고 종사자들의 자부심이나 서비스 의식 또한 남다르다. ▶서비스부문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는 뭔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국제민간항공수송협회(IATA) 등에서 매년 공항서비스에 대해 모니터링한다. 과거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담당할 때에는 순위가 최하위권인 50위 내외였다. 그러나 인천공항 개항 이후에는 줄곧 5위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서비스개선위원회를 설치, 공항이용객의 체감도가 높은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선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전날의 이용객 수를 미리 예고하는 승객예고제를 도입했고, 이용객이 좀 더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도록 각종 안내표지판을 행선지 위주로 변경했다. 또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전용라운지(한마음라운지)를 설치하여 특수고객에 대한 편의도 더욱 세심하게 배려했다. 공항 내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는 물론 첨단 정보기술(IT)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용객들에게 ‘문화공항’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기도 했다. ▶공사직원들의 역량을 평가한다면. -1단계 건설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것을 보면 직원들의 자질이 훌륭한 것 같다. 전체적으로 훈련이 잘 된 조직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유연성이라는 측면은 보강돼야 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건설조직뿐만 아니라 관리조직도 강화하겠다. ▶인천공항이 초일류공항으로 발돋움하려면 직원들의 꾸준한 자기계발이 필요한데. -물론이다. 그래서 주간·야간반으로 나눠 초일류공항에 대한 시스템 등을 집중 교육하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1년 동안의 기간을 줄 테니 영어를 공부해 앞으로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고 제안했다. 인천공항 직원의 30% 정도는 정말 영어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세계적인 공항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 ▶인천공항을 이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 -인천공항이 보인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초일류 허브공항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 인천공항의 하드웨어는 세계 정상급이다. 따라서 앞으론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다. 기존의 공기업 마인드로 일류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초일류가 될 수는 없다. 세계 초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각종 시스템에서 마인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글로벌스탠더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5가지 전략을 도출해냈다. 세계 최고의 동북아 물류허브 구현,2단계 사업의 성공적 완수, 전략적인 공항 주변 개발을 통한 복합공항도시 건설, 초일류 공항기업의 실현, 다양한 이해당사자와의 협조 등이다. 우선 외국항공사의 취항을 위해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공항 주변 지역에 글로벌 물류기업의 물류센터나 지역본부를 유치하겠다. 공항 주변의 360여만평 여유부지에 국내외의 민간투자자본을 끌어들여 물류, 오락, 비즈니스, 숙박, 관광, 쇼핑 등 다양한 지원기능을 갖춰 나갈 것이다. 이러한 허브기능이 공항 인근 용유지역의 관광기능, 인천항의 해운기능과 연계되면 그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가능하다면 공항 주변과 영종∼용유지역을 넘어서 청라∼송도 자유무역지역, 제주도, 강원도는 물론 더 나아가서는 남북관계가 잘 풀릴 경우, 개성까지 확장하는 거시적 가능성도 구상해보고 싶다. ▶벤치마킹할 곳은 있나. -홍콩의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다. 인천공항은 2010년쯤 이같은 세계의 일류 공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초일류공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2단계 건설사업도 초일류공항으로 가는 관건인 것 같다. -2단계 건설사업은 베이징올림픽으로부터 유발되는 항공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2008년 내에 완료해야 한다. 대규모 투자사업인 만큼 발주단계에서부터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불필요한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하겠다. 2단계 사업은 공항 운영과 병행돼야 하므로 운영·건설시스템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공항운영과 고품질의 공항건설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여 관리할 것이다. 사전 검증시스템과 함께 충분한 시운전기간을 확보해 만일의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공항 확장은 중장기적인 공항경쟁력과 직결되므로, 항공수요 추세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2단계 이후 3단계 확장사업에 대해서도 대비하겠다. ▶노사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특별히 풀어나갈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노조와 대화를 나눠보니 정말로 순수했다. 나에게 요구하는 것이 낙하산 인사 막아달라거나 경영을 투명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조측에 내가 사장으로 취임한 이유가 바로 그 같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임무니까 요구하지 않더라도 반드시 해나가겠다고 했다. 물론 그동안 일부 노사문제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노조와 대화할 것이며, 균형과 효율성을 지켜 원칙과 기본에 어긋나는 타협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올해 안으로 다른 기업의 모범이 될 만한 선진적인 노사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이재희 사장은 이재희(58)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물류 전문가다. 다국적기업인 TNT익스프레스 북아시아지역 사장을 역임하는 등 20여년 동안 물류분야와 다국적기업에서 근무했다. 순수한 민간경영인 출신으로는 첫번째 인천공항 사장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인천공항 사장은 건설교통부 출신 관료들이 맡아왔다. 이 사장은 이미 검증된 CEO다. 그는 1999년 외환위기로 국내 철수를 고려 중이던 유니레버코리아의 회장으로 취임,3년 동안 연평균 55%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문닫기 직전의 회사를 회생시켜 놓은 것이다. 이때 이 사장은 ‘위기돌파형 CEO’라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치열한 기업경영을 게임처럼 즐기는 여유도 있다. 현재 공사·공단 등 213개 정부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 가운데 순수 민간경영인은 이 사장과 한행수 대한주택공사 사장뿐이다. 이 사장은 “민간경영인이 관료나 정치인 출신보다 경영을 잘 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면서 “특히 주공 한 사장과의 경쟁은 재미있는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격식이나 권위를 강조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달 취임 직후 구내식당의 임원전용 식당칸을 없앴다. 사소한 칸막이가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벽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직원들이 격식 없이 뒤섞여 점심을 먹는다. 사내 전산망에 감명깊게 읽었던 시를 올리기도 하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경남 김해 출신의 이 사장은 부산고와 부산대 상대를 졸업한 뒤 1970년부터 8년 동안 세계적인 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하얏트 리젠시서울 상무이사와 TNT익스프레스 북아시아지역사장, 유니레버코리아 회장, 대통령직속 동북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 사장 공모가 3차례나 불발로 그친 뒤 4차 공모에서 헤드헌팅업체의 추천을 받아 사장으로 선임됐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문화 CEO 김용배·최태지 정동데이트

    문화 CEO 김용배·최태지 정동데이트

    “다음주 일본 또 가세요?” “네, 일본에서 무용콩쿠르가 있어 심사하러 가요. 참, 휴가는 잘 다녀 오셨어요?” 김용배(51) 예술의전당 사장과 최태지(46) 정동극장 극장장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나자 마자 근황을 묻기에 바빴다. 서로의 스케줄을 손바닥처럼 잘 알고 있는 두사람이다. ●김용배사장, 27·28일 ‘최태지의 정동데이트´ 출연 최 극장장은 오는 27,28일 정동극장 개관 10주년 기념 ‘최태지의 정동 데이트’에 김 사장을 초대, 피아니스트 김용배의 삶과 낭만에 대한 이야기를 피아노 선율과 함께 들어 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 사장은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음대를 나오지 않고 피아니스트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지난해 5월 예술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예술의전당 총 사령탑으로 화려하게 등극, 문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었다. “김 사장님은 제가 극장장이 됐을 때 전화를 걸어 축하해 주셨고, 또 밥도 사주면서 격려하셨지요. 피아니스트 김용배의 모습을 일반인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꼭 모시고 싶었어요.” 두 사람은 예술가에서 행정가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닮은 꼴. 피아니스트 출신의 김 사장과 마찬가지로 최 극장장 역시 프리마 발레리나로 오랫동안 무대에 섰다. 최 극장장은 국립발레단장을 거쳐 김 사장보다 한달늦은 지난해 6월 정동극장장으로 취임했다. ●“몸무게와 키빼고 모든 것 진솔하게 얘기할것” 김 사장은 최 극장장으로부터 정동극장에서의 테이트 신청을 받고 하루 꼬박 고민한 끝에 수락을 했다고 한다.“어딜가도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대하기 때문에 사장 직책을 갖고 연주 무대에 서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번에는 최 극장장을 믿고 무대에 서기로 했습니다. 제 몸무게와 키만 빼고는 모든 것을 진솔하게 얘기할 생각입니다” “김 사장은 전통공연 중심으로 운영되던 정동극장이 처음으로 지난해 클래식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기획부터 출연자 섭외까지 모두 도와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최 극장장은 김 사장에게 몇번이나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김 사장은 “최 극장장이 워낙 활기차게 일하며 정동극장의 변화를 주도하기 때문에 도와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며 오히려 최 극장장을 추켜 세웠다. 이에 다시 최 극장장이 “어휴, 김 사장이 기획하고 직접 해설하는 ‘11시 콘서트’에 한번 가보세요. 클래식을 아주 쉽고 편안하게 이해시켜 주세요. 요즘 아줌마 팬들이 많다는데 저도 팬이에요”라며 화답을 한다. ‘11시 콘서트’는 관람 시간대를 오전으로, 공연료를 1만 5000원으로 낮춰 주부들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끌어들인, 클래식 공연으로는 드물게 ‘대박상품’이다.1년이 지났지만 2000석이 넘는 자리가 줄곧 매진이다. ●예술가서 행정가 변신 ‘닮은꼴 CEO´ 파이팅 예술적 배경이 같은데다 예술 CEO로서 말하지 않아도 서로간의 어려움을 잘 아는 처지라 두사람의 얘기가 끝 없이 이어진다.“계속 파이팅 합시다.”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총리·장관들 여름휴가 ‘극과 극’

    올해 이해찬 국무총리와 장관들의 여름휴가는 양극화가 두드러졌다.‘쉴 때 잘 쉬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푹 쉰 장관들도 있지만 이해찬 총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일부 장관들은 사실상 휴가를 포기했다. 말만 휴가일 뿐 외부에서 업무를 연장한 장관들도 없지 않다. 간만에 긴 휴식을 취한 장관은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다. 지난 2003년 2월 취임 이후 외국 체류일이 3일에 하루 정도였을 정도로 외국 정보기술(IT)기관과 해외 IT기업들을 방문했으나 지난 1∼7일 국내에서 푹 쉬었다. 진 장관은 “장관 자리는 미국 IBM 연구소 때나 삼성전자 때보다는 덜 바빠 휴가를 제대로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은 지난 1∼4일 재충전을 했다. 지난 5월부터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기 위해 ‘정시 퇴근제’를 실시한 장관답게 휴가 중 일체의 외부행사도 자제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현재 휴가 중이다. 김 장관은 12일까지의 휴가 동안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 원주 여행을 다녀올 생각이다. 윤 장관은 10일 휴가에 들어갔다.14일까지 해군 휴양시설이 있는 경남 진해 앞바다 저도에서 가족들과 지낼 계획이라고 한다.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5·26일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달 휴가를 마쳤고 휴가 중 일부를 제주도에서 보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휴가를 외부행사 참석에 사용했다. 한 부총리는 지난달 28∼31일의 휴가 중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하계 포럼에 참석했다.KBS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도 했다. 이 장관도 지난 2∼7일 휴가를 가면서 2일은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주말에는 벤처협회 주관으로 제주도에서 열린 ‘벤처CEO포럼’에 참석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도 비슷한 케이스. 휴가기간 중인 지난 4·5일 고향인 경남 남해를 찾은 박 장관은 지역 농민단체와 간담회를 연달아 가졌고 6일에는 전북의 호우 피해지역을 찾았다. 휴가가 업무의 연장선에 있었던 셈이다. 밀려 있는 일 때문에 아예 휴가를 포기하거나 휴가 일정도 잡지 못한 경우도 많다. 이해찬 총리는 당초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마치고 휴가길에 올라 11일까지 모처럼의 꿀같은 휴식을 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조문으로 사흘간 자리를 비운 데다, 각종 현안이 산적한 만큼 휴가는 취소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한다. 도청 파문도 있는 데다 이달 말 부동산 종합대책 등을 앞둔 만큼 휴가를 떠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 같다. 정동영 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김대환 노동부 장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등도 사실상 휴가를 거의 포기한 경우다. 정 장관은 지난달 말부터 북핵 관련 6자회담이 열린 데다 8·15 남북행사에 이산가족 상봉까지 겹치는 등 중요한 업무 때문에 휴가 일정을 잡지도 못했다. 북핵으로 바쁘기는 반 장관도 마찬가지. 원래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아세안 확대 외교장관 회의 및 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며칠 쉴 생각이었으나 북핵 6자회담이 2주 이상을 끌면서 휴가를 포기했다. 반 장관은 최근 “내가 휴가를 잘 챙겨서 갈 테니 (실·국장들은)꼭 가라.”고 실국장회의에서 말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고향인 충북 충주 목행초등학교 방문을 휴가로 처리한 게 전부다. 김 장관은 오는 17∼19일을 휴가로 잡아놓기는 했다. 장관이 휴가일정을 잡아야 간부들도 휴가일정을 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파업이 있어 휴가갈 마음은 아예 접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추 장관도 아시아나 파업 등으로 마음 편하게 휴가를 보내지는 못했다. 추 장관의 공식 휴가일정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였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까지 겹쳐 5일에는 건교부 출입기자단과 정책토론회를 가진 데 이어 주말에는 아시아나 항공 파업을 챙기는 등 연일 강행군을 했다. 부처 정리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17) 윤교원 산업기술평가원장

    [혁신 공기업탐방] (17) 윤교원 산업기술평가원장

    차세대 성장동력은 산업기술이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21세기를 주도해나갈 새로운 산업기술을 개발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 중심축에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있다. 기업·대학·연구소가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1조 6000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을 무상지원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윤교원 원장은 1일 “평가원 업무의 생명은 자금집행의 공정성과 효율성에 있다.”면서 “때문에 평가위원을 전산에서 자동추천하도록 하고, 연구과제의 기술성보다는 사업성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막대한 정부 자금을 집행하면서도 평가원 직원들은 전혀 고압적이지 않다. 친절을 혁신의 출발로 봤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윤 원장을 만나 경영방침을 들어봤다. ▶평가원의 혁신 노력에 대해 고객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나. -우리는 고객이 평가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거는 순간부터 좋은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6개월 동안 전직원이 안내데스크를 체험하도록 했다. 또 전직원의 전화응대 모니터링도 했다. 이후 외부 분석기관의 조사결과, 종합만족도가 5점 만점기준에 4.8점을 얻었다.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초기에는 내부의 불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 중심 분위기가 빠르게 정착되는 느낌이다. ▶최근 발표된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연구개발지원분야 기관 중 1위를 했는데. -지난해 정부는 정부산하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차원에서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실시된 2004년도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평가원은 연구개발지원분야의 6개 기관 가운데 1위를 차지했고, 종합점수로는 87개 정부산하기관 중 4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고객감동과 경영혁신추진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적극적이다. 이를 발판으로 평가원은 앞으로도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경영혁신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평가원의 업무 특성상 고객들의 민원 발생이 많을 것 같은데. -1만여건의 기술개발 과제를 접수받아 이 중 3757개 업체에 1조 1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쟁을 통해 연구개발 과제가 선정되다 보니 탈락업체의 이의제기나 개발을 수행중인 업체의 불만 등 민원제기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민원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평가원 인터넷 홈페이지의 온라인 민원실이나 업무 담당자에게 직접 민원을 제기하고 해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종합민원실을 운영해 민원사항을 ‘원스톱서비스’로 처리할 계획이다. 고객의 모든 민원사항을 일괄 접수하고 필요한 경우 평가원 담당자를 민원실로 불러 고객의 민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처리해 주도록 할 예정이다. 고객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 쫓아다니는 시스템이 아니라 고객의 민원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평가원은 다른 어떤 기관보다 공정성이 중요할 것 같다.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은 어떤 것이 있나. -우리나라의 국가 R&D 예산규모는 7조 7000억원 규모로 미국의 5.5%, 일본의 12.5% 수준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선진국과 같은 투자성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관리시스템이 담보돼야 한다. 평가원은 지난해 업체에서 신청한 R&D 과제를 평가할 목적으로 위원을 자동 선정하는 전산시스템을 만들었다.44개 분야 4000여명의 위원 가운데 임의적으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위원들이 R&D 과제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장치는 없나. -물론 있다. 평가과정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제도개선을 제안하기 위해 산업계·학계·연구계·NGO로 구성된 30명의 외부평가위원을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위원의 평가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노력으로 기술개발과제의 선정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를 사전에 막고 투명성을 높여 정부 R&D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인사평가시스템 중 올해 도입된 성과관리제도는 어떤 것인가.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며,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개인 및 부서별 평가 목표와 평가내용을 스스로 제시하게 하고 이를 토대로 근무평정을 하는 목표관리(MBO)식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직원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를 극대화하고 있다. 기존의 연공서열 및 평가자의 직관적인 평가에 의한 문제점을 업무성과와 능력위주로 개선한 것이다. 또 올해 개인별·부서별 경영계획서를 작성해 목표과제를 확정했다. 내년 초에는 성과평가위원회를 개최해 부서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 평가결과를 토대로 내년도 연봉을 차등적으로 책정해 성과와 능력에 따라 인사와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평가원이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관련, 대구로의 이전이 발표됐다. 대구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전제돼야 하나. -정부의 R&D 예산 집행에 따라 연평균 4만여명의 연구개발 신청자와 1만 1000여명의 평가위원이 평가원을 방문하고 있다. 또 산업자원부와의 업무협의도 수시로 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평가원이 있을 때는 접근성이 좋았다. 대구로 이전한다면 무엇보다 고속철도(KTX)나 공항에의 접근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기관 운영 전략과 비전은 무엇인가. -먼저 기술기획 조직을 확대하고 인력을 보강해 평가원의 기술기획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선진국의 산업과 기술정책 동향을 수시로 파악해 정부 R&D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도 하겠다. R&D 투자에 대한 경제성 평가 강화와 연구개발 완료 과제에 대한 추적평가 시스템 도입 등 성과평가의 강화로 정부 R&D 투자에 대한 효율성도 높여 나가겠다. 또 ‘디지털 평가원(ITEP)’의 구상을 착수해 평가원의 전체 업무를 100% 전산화하는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평가관리 및 행정관리의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가까운 장래에 평가원이 국내를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산업기술기획·평가 전문기관의 위상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윤교원 원장은 윤교원 원장은 기술정책과 기술행정 분야의 전문가다. 전공을 살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활동방향을 새롭게 바꿔놓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과거 평가원은 신청된 연구개발(R&D) 과제에 대한 기술성에 역점을 둬왔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R&D 과제의 사업성에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사업성이 없으면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기술성이 있더라도 시장변화로 인해 의미가 없어진 R&D 과제는 도중에라도 과감히 퇴출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정된 R&D 투자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관리해야 산업기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윤 원장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평가원은 R&D 과제에 대한 경제성을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평가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혁신하고 있다. 윤 원장은 무엇보다도 대화를 중시하는 CEO다. 평가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본부장 등 경영층과의 정기적인 티타임과 직원들과의 격의없는 만남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 ▲경북 의성(53) ▲경기고·서울대 공대 ▲기술고시 13회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산업기술 평가원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지난 1999년 ‘산업기술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정부출연기관이다. 국가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지원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기술평가관리 전담기관이다. 평가원의 주요 임무는 산·학·연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 R&D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다. 기업, 대학, 연구소 등 기술개발 현장에서 신청한 R&D 과제를 평가해 타당성이 있는 과제에 대해서 자금을 지원한다. 올해 평가원은 국가 전체 R&D 예산의 약 20%에 해당하는 1조 7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평가원의 R&D 자금은 크게 두가지 분야에 지원된다. 부품소재 기술개발사업 등 집중적인 개발이 필요하지만 민간부문의 노력만으로는 기술개발에 한계가 있는 부문에 대해 1조 1000억원이 지원된다. 또 테크노파크, 지역기술혁신센터 등 기술 인프라 조성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혁신사업에 600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평가원은 체계적이고 공정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자금지원을 하고 있다. 첫번째 단계는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지원할지를 정하는 것이다. 분야가 정해지면 각종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사업을 공고한다. 이후 평가원은 기업·대학·연구소 등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는다. 기업·대학·연구소 등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평가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치게 된다. 외부 평가위원회는 평가원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평가위원은 사업마다 바뀐다.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평가원은 사업자가 확정되면 정부출연금을 지원한다. 자금지원만으로 그치지 않고 해당 기술개발사업이 최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도 맡는다. 해당 사업이 성공하면 평가원은 기술료라는 명목으로 지원된 자금의 20%만 회수한다. 지원업체의 경우 엄청난 특혜를 받는 셈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열린세상] 글로벌시대의 공격적 구조조정/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세계 기업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름잡던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이 투자를 꺼리는 정크본드 수준으로 추락하고,PC산업의 대명사였던 IBM의 PC부문이 중국에 넘어갔으며, 경쟁자인 르노와 닛산이 세계시장 공략을 위해 손을 잡았다. 생존을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글로벌기업들의 몸부림은 숨막힐 정도다. 시장은 글로벌화되고, 기술은 디지털화 융·복합화되면서 어디서 막강한 경쟁자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전방위 경쟁상황이다. 핀란드 국민기업인 노키아가 제지업체에서 이미 휴대전화업체로 과감한 변신을 하였고, 순익 1조원이 넘는 초우량기업 도요타 스스로 “타도! 도요타”를 내세우며 몸부림치고 있다. 생존의 절박감은 우리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30대 그룹 중 절반이 몰락하고 1955년 100대 기업 중 반세기가 지난 지금 100위권에 남아 있는 기업은 7개사에 불과하다. 최근 30년간 우리기업 5개사 중 1개만 살아 남았다. 문제는 이런 추세라면 향후 생존전망도 희망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오죽했으면 삼성 이건희 회장이 5년,10년 후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고 했겠는가. 우리 기업들은 IMF를 거치면서 과감한 비용절감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은 개선되었으나 고용과 투자는 위축되고 있다. 상장 제조업체 평균 수익률은 95년 3.4%에서 지난해 8.3%로 높아졌지만, 다운사이징 위주의 수세적 구조조정으로 같은 기간 평균 종업원 수는 무려 23.8%나 감소했다. 국내 100대 기업의 매출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도 1.6%로 글로벌 100대기업 평균(3.7%)의 절반도 안 된다. 게다가 일부 대기업과 하이테크 벤처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이 경쟁력과 실적의 악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자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든 국가든 성공적인 미래전략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세계 자동차 1위 기업인 GM과 가전 브랜드가치 1위인 SONY의 최근 위기에서 보듯 이제는 세계 1위 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시대다. 최소한 5년,10년 앞을 내다보고 캐시 카우(cash cow)가 될 경쟁무기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이 규범화되는 글로벌 관행을 받아들이면서 환율 유가 원자재가격 등의 대외 불안요인과 싸워야 하고, 막강한 선진기업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떠오르는 브릭스(BRICs)도 기회인 동시에 위협적인 경쟁상대다. “세계 제일이 아니라 세계 유일의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치다 가즈히코 샤프 CEO의 말처럼 공격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수익이 나더라도 미래 성장이 불확실한 사업은 과감히 매각·분사·아웃소싱하고, 경쟁사의 추격이 불가능한 최초·최고의 제품을 개발하는 공격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향후 시장을 주도할 혁신사업 진출을 위해 과감한 전략적 제휴도 중요하다. 차세대사업으로의 매끄러운 전환을 위해 GE의 R&D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GE는 자사의 총 역량 15%를 현 사업과 기초연구 개발에 각각 투입하지만,35%는 신제품 개발, 나머지 35%는 차세대 제품개발에 쏟고 있다. 지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창조해야만 시장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보다 사람이 우선한다.”는 잭 웰치의 말처럼 기술개발과 함께 또 하나의 필수적인 경쟁력 원천은 우수한 인력의 확보다. 연령 성별 학력 국적에 관계없이 글로벌 차원에서 핵심인재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글로벌 경영체제의 도입은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급하다. 시장구조와 산업조직 면에서의 혁신도 시급하다. 보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출현하자면 규모나 경쟁력, 기술면에서 뒷받침해줄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상생의 리더십도 절실하다. 패자가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성공의 월계관을 쓸 것인가.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미래를 담보할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와 범국가적인 지원이다. 글로벌 경쟁에서 패자부활전은 없기 때문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경영 밑그림 구상 ‘뜨거운 여름’

    다음달 19일 KT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인 남중수(50) 내정자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현안 점검, 의견 수렴 등 향후 2년 6개월간 펼칠 민영 2기 경영 밑그림을 구상하느라 ‘뜨거운 여름’을 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남 사장은 이달 초 후임 조영주 KTF 사장에게 진작 사무실을 비워주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한 오피스텔에서 KT 사장 데뷔를 위한 사전 점검에 총력을 쏟고 있다. 내부 임원은 물론 정·재·언론계 인사들로부터 KT와 새 CEO의 역할에 대해 널리 의견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질문 내용을 보면 ‘KT하면 떠오르는 이미지’‘KT의 공과 과’‘KT에 기대하는 바’‘KT CEO가 갖춰야 할 역량’‘신임 CEO가 벤치 마킹해야 할 인물은’ 등 세세하다. 광범위한 집단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묻고 있어 ‘설문조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관계자는 “낮은 자세로 널리 의견을 구하는 것은 그의 장점”이라면서 “측근들에게는 밖에서 뭐라 말들 하는지 잘 전해달라는 얘기도 하신다.”고 전했다. KT의 현안도 챙기고 있다. 다음달 말 선임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KT 각 본부ㆍ실별로 벌써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KT가 맞은 과징금에 대한 입장,SK텔레콤 등 업계에서 문제 삼고 있는 PCS재판매, 필요성을 주장했다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은 인터넷 종량제 문제, 민영화 출범이후 공익성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 싸이더스픽쳐스 인수 등 디지털콘텐츠 확보 등 현안들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하느라 휴가 갈 틈도 없다는 것이다. 남 사장의 이같은 꼼꼼한 성품은 정평이 나 있다.KTF 사장 시절부터 ‘자주 쓰는 어록’까지 따로 만들었을 정도다. 예컨대 거선지(하늘에 살지 말고 땅에 살라), 여선인(사람들과 더불어 사랑을 베풀어라), 동선시(모든 것이 때가 있으니 주어진 시간 최선을 다하라), 역지사지 등은 그가 연재했던 신문 칼럼뿐만 아니라 그의 인터뷰에도 자주 등장하는 문구들이다. 관계자는 “휴일날 골프 약속을 갈 때도 기사를 동반하는 일이 드물다.”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 때문에 공을 날리기 전 한번쯤 연습해보는 일명 ‘가라 스윙’도 한 번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낮은 자세’,‘널린 수렴’,‘용의주도’ 등 장점들이 향후 KT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펀드 CEO ‘생존게임의 계절’

    펀드 CEO ‘생존게임의 계절’

    국내 펀드업계가 중흥기를 맞으면서 유능한 최고경영인(CEO)을 영입하기 위한 자산운영사들의 스카우트 열풍도 뜨겁다. 최근 3개월새 10명 안팎의 인사들이 줄줄이 교체됐다. 사정이 이러니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사장들에게는 CEO 자리가 ‘하루살이’ 목숨일 수밖에 없다. ●대규모 이동으로 업계 들썩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동부투신은 새 대표이사에 김호중 전 대투운용 사장을 영입했다. 김 대표는 대투운용에서 30년 가까이 잔뼈가 굵은 ‘대투맨’으로 틈틈이 서울대와 KAIST의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인 수업을 마쳤다. 이에 앞서 산은자산도 조강래 전 유리자산 사장을 중심으로 새 진용을 갖췄다. 유리자산은 차문현 전 우리증권 상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또 백경호 전 KB자산 사장이 우리자산의 신임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자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리서치헤드가 KB자산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들 CEO와 함께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전직자 숫자까지 합치면 책임자급 인력 교체는 10건이 넘는다. 특히 CEO들은 자리를 옮기면서 자신들이 인정하는 실력파 전문가들을 끌어모아 펀드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CEO들은 거액의 ‘몸값’을 받고 영입된 입장에서 단기간에 그럴듯한 실적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동부투신의 김호중 대표이사는 대투운용에서 함께 일하던 채권투자전략팀장을 새 운용담당 이사로 임명했다. 산은자산의 조강래 대표이사가 전 산업은행 외환기획팀장을 전무로,CJ자산과 한일투신에서 각각 상무급 인사들을 영입한 게 이같은 사례다. ●펀드 붐과 경영압박이 겹쳐 CEO급의 이동은 지난 3월 결산을 마치고 6월에 잇따라 주주총회가 열리면서 이뤄진 ‘계절적 인사’ 요인이 있다. 하지만 올해가 유별난 이유는 펀드 업계가 무한경쟁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국내 47개 자산운용사의 수익증권 수탁액은 200조 2500억원에 이른다.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의 수탁액 160조원보다 20%가량 몸집이 커진 셈이다. 적립식펀드, 변액보험, 부동산펀드 등의 판매 증가가 그 원인이다. 이 때문에 총 펀드 규모가 262조원까지 치솟았던 1999년의 열풍을 방불케 하는 ‘미다스 손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추면, 외형은 커지는데 실속은 더욱 쪼그라드는 기형적인 수익구조에서 경영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좌천되는 사장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들의 2004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전년도보다 33%나 줄었다. 자신들이 챙길 운용수수료는 경쟁적으로 낮추고 펀드 판매를 대행하는 은행 등에 지불할 판매수수료는 자꾸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펀드 붐을 타고 증권업계 등에서 펀드 업계로 진입하는 ‘A급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많아지는데 실력이 검증된 ‘인재 풀’은 적다 보니 몇몇 CEO들이 업계에서 뱅글뱅글 맴돌고 있는 현상마저 보인다. ●소형사는 문 닫으라는 말 반면 외국계 자산운용사에는 길어야 1년 몇개월만 사장을 맡는 사례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세이에셋자산의 곽태선 사장, 랜드마크자산의 최홍 사장, 슈로더투신의 전길수 사장 등은 회사 설립 이후 줄곧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때문인지 외국계들은 한결같이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업계순위 10위권 밖의 중소형 펀드사들은 임직원이 불과 수십명뿐인데, 여기서 사장과 간부들이 줄줄이 다른 곳으로 옮기면 이는 그만 문을 닫으라는 사형선고”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인고객 등은 보통 CEO나 운용매니저 개인의 능력을 보고 돈을 맡기는데, 어느날 그 CEO가 자리를 옮긴 뒤 거래선 이전을 부탁하는 것은 고객감동 경영과 거리가 먼 얘기”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산운용사의 설립기준이 자본금 100억원으로 제한돼 부실 우려는 씻었다고 해도, 펀드 업계를 유능한 오너 대신 대형 금융사들이 주도하게 함으로써 월급쟁이 사장들이 단기 실적에 급급하도록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바이오가 미래다] 黃연구소 벤처 전환땐 돈방석

    ‘㈜황우석연구소’(이하 황연구소)가 뜬다면?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21세기 ‘바이오 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말할 나위 없이 투자자들은 주식을 구하느라 혈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 6월초 ‘벤처 활성화대책’을 발표하면서 대학이나 출연연구소가 주식회사 형태의 자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 연구결과를 활용한 창업을 촉진키로 했다. 즉 황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내 ‘수의생물공학연구실’이 주식회사형 벤처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제도적 걸림돌이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황연구소가 코스닥 시장에 등록될 경우 지난해 등록과 함께 ‘황제주’로 등극한 ㈜안철수연구소(이하 안연구소) 이상의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연구소도 안연구소처럼 벤처기업으로서의 성공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우선 CEO의 이름 석자만으로도 해당 분야에서 대표성을 갖추고 있다. 또 안연구소가 바이러스백신이라는 제품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 황연구소는 배아줄기세포라는 ‘준비된 상품’이 있다. 다만 안연구소가 확실한 돈벌이 사업을 바탕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황연구소는 아직 ‘캐시카우’(Cash Cow·현금창출형 사업)가 없다.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황연구소가 안연구소를 훨씬 앞선다고 할 수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도쿄 특별취재팀|“바뀌려면 제대로 바뀌어야 살아남는다.’ 일본 열도 곳곳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130여년간 ‘철밥통’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국립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의 몸짓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철저하고, 지독하다.도쿄에서 동북쪽으로 100㎞ 남짓 떨어진 이바라키현 외곽의 쓰쿠바대학이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도쿄에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쓰쿠바대학 캠퍼스 본관. 동서로 800m, 남북으로 4㎞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여기저기 들어서 있는 단과대학 건물과 민간 아파트단지들은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시골 대학의 촌스러운 모습이었다.“이런 곳이 대학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다니….”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미리 약속된 본관 6층의 히로미치 요시타케 총장 특별보좌 겸 비즈니스과학연구과 교수 연구실로 들어섰다. “민간기업의 경영노하우를 대학 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로 국립대로는 처음 민간인 출신을 영입한, 그리고 국립대학간 통·폐합 작업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시행한 곳이 바로 쓰쿠바대학입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그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국립대학이 법인화 되기 1년전인 2003년 4월 총장 특별보좌 겸 교수로 영입된 이후 이 대학의 경영과 조직 등 장기적인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시스템 구축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신일본제철에서 경영·조직·인사 등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그의 말대로 쓰쿠바대학은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2002년 10월 국립대로는 가장 먼저 인근 도서관정보대학과 통합한 게 시발점이었다.1만 2000여명의 학생을 가진 쓰쿠바대학이 800여명에 불과한 도서관정보대학을 흡수하는 게 남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쓰쿠바대학으로서는 새로운 비전을 찾는 계기가 됐다. 전공분야를 넘나드는 ‘초전공적인 연구풍토’를 특화·발전시키는 데는 도서관정보대학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게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건축과 생물, 체육과 의학, 심리와 의학 등 전공간의 다양한 접목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심리와 의학이 서로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예방적인 심리와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의학을 서로 접목하면 종합적인 학문으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도서관정보대학의 인프라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요시타케 특별보좌는 “쓰쿠바대학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보다 빨리, 그리고 완벽하게 변화를 주도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본격적인 변화는 지난해 국립대학 법인화가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법인화 이후 조직과 인사·급여 등 모든 부문이 변화의 대상이 돼 버렸다. 이와사키 요이치 총장도 ‘총장추천회의’를 거쳐 임명됐다. 특히 교수와 직원의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뀐 것이 획기적이다. 이 대학 직원들은 전에 교육공무원특례법을 따랐지만, 지금은 노동법 적용을 받는다. 다만 변화의 적응기를 고려해 연금·퇴직금 등의 기존 혜택은 공무원공제조합 회원 자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수들도 앞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자신의 강의에 더욱 충실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강의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예도 적지 않다. 문부과학성 국립대학법인지원과 하구치 히로 사무관은 “무엇보다 국립대학 법인화가 교수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질높은 강의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교수사회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대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수학생 유치제도. 몇년전 입학실(입시센터), 학생교육실, 학생생활지원실, 취업담당지원실 등 4개 부서가 대학조직에 신설됐다. 입학에서 졸업, 취업까지 대학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파트별로 4∼5명의 교수들이 있고, 부총장이 총괄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AC(Admission Center) 제도. 입학실 담당 교수들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전국의 일선 학교를 돌아다닌다. 유치 대상자로 선정하면 1차적인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아본 뒤 면접을 통해 곧바로 선발하는 식이다. 일종의 무시험제도다. 이때 대학은 해당 학생들에게 강의 커리큘럼 등을 상세히 소개해주기 때문에 입학 후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예가 거의 없다고 한다.3년 전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노보리라는 ‘문제 학생’을 대스타로 만든 일은 학생선발의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3학년에 재학 중인 노보리는 ‘천재 프로그래머’로 통하며 대학내 컴퓨터 관련 벤처기업 사장직을 맡고 있다. 물론 국립대 법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바대학 법경제학부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법인화 이후 대학사회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문부성과 대학의 수직적 관계가 유지되는 한 한계가 있다.”며 “공무원 신분을 민간인 신분으로 바꿔 놓았지만,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주고 있어 대학개혁은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에서 국립대학의 변화는 대세다. 정부의 울타리에 안주해 온 국립대학이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국립대 법인화로 이미 대학간의 레이스는 시작됐다.”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끝맺음이다. bcjoo@seoul.co.kr ■ 국립대 법인화 왜 하나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고이즈미 정권이 국립대 법인화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개성 있고, 매력 있는 대학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국립대 법인화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문부과학성 고등교육국 국립대법인 지원과의 히구치 구로 사무관으로부터 추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일본 공무원의 인식 때문에 공식적인 인터뷰 대신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그는 “2년 뒤에는 전국 18세 이상의 인구가 대학 입학 정원과 거의 같게 돼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학의 변신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독립법인화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지난해 4월 출범한 만큼 오는 9월쯤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립대학이 앞으로는 매년 지원 금액의 1%씩 삭감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립대학의 비중(학생 등 규모)은 일본 전체 대학의 30%에 불과하지만 매년 예산 지원(운영비 교부금) 규모는 1조 2000억엔이다. 반면 사립대는 70%가량 되지만, 예산은 3000억엔밖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인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각 대학이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국립대 통·폐합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 협찬 국립대총장 권한·책임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국립대학 총장은 법인 내부의 경영협의회와 교육연구평의회 대표자 등의 전형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임명하며 임기는 6년이다. 내부의 추천을 거치기 때문에 총장의 권한과 위상은 막강하다. 정부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운영비교부금(지원금) 가운데 연구비 등을 총장이 자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교수·직원 등의 봉급 등 인건비와 채용·퇴출 등 정원의 증감 등도 총장의 재량권에 속한다. 총장 비서실을 강화하고, 총장 특별보좌 등 고문그룹을 두도록 해 중요한 의사결정 때는 수시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권한에 비례해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6년간의 중장기계획을 제출한 뒤 매년 국립대 법인평가위원회의 사후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가 좋지 못하면 각종 교부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총장간의 우열은 이때 가려진다. 총장의 독단과 문부성의 간섭 등을 우려해 총장이 임명하는 임원회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에서 영입토록 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경영협의회의 외부 인사 비율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 문부성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회 이사와 경영협의회 위원 가운데 외부 인사로는 기업체 사장 및 임원 출신이 각각 34%,35%로 가장 많다. 특히 법인화 이후에는 대학마다 학칙 개정으로 총장이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고, 기업체 임원 등을 대학의 사외감사로 겸직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호 개방에도 적극적이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2)-2세 경영

    한진 조씨가(家)의 2세들이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 3년.4형제의 ‘홀로서기’가 정착된 가운데 이제는 선친이 다져놓은 반석에서 세계 일류 수송기업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3년간 2세들의 경영 성적표는 ‘기업은 물려 받는 것이 아니라 가꾸어 나간다는 것’임을 증명해준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전문경영인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큰 유산”이라고 말한다. ●조중훈 회장의 자식 교육 고 조 회장은 자식들에게 인성에서는 검소와 성실을, 일에서는 프로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식들을 엄격하게 교육 시켰지만, 때론 애틋한 부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선진 지식을 습득하도록 조기 유학을 보내 자식들에게 전문가의 길을 걷도록 했다. “미국 유학 시절 때입니다. 부친은 틈틈이 자신의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저에게 보내 격려를 했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부친의 자식 사랑을 확인하면서 큰 힘을 얻은 거죠. 그리고 저도 1주일에 한번씩 아버지께 편지를 썼죠. 부친은 ‘훌륭한 경영자가 되기 이전에 훌륭한 인간이 되어라.’,‘현재의 조건에서 행복을 찾아라. 행복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를 가르치곤 했었습니다.”(조양호 회장) 조양호 회장과 부친과의 일화 한 토막. 조 회장이 유럽여행을 떠날 때 부친은 궁색하지 않도록 3000달러를 경비로 줬다. 조 회장이 여행을 끝내고 홍콩에서 부친을 만났을 때, 그는 부친이 건네준 돈의 절반인 1500달러을 돌려드렸다. 그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다니며 1∼2달러짜리 값싼 여인숙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이후 부친은 조 회장의 검소한 생활과 관리 능력을 신뢰하게 되었단다. 말은 안 했지만 장남의 됨됨이와 장차 그룹의 후계자로서 자질을 테스트했던 것이다. ●4형제의 소그룹 독립경영 “4형제 모두 대한항공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지만, 선친(고 조중훈 회장)께서는 자식들의 전공과 성격 등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를 맡기신 것 같습니다. 항공은 그룹의 주력 업종이고, 전문 기술의 이해가 필요한 만큼 공대 출신인 제가 맡게 됐고, 둘째(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는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데다 성격도 걸걸해서 건설·중공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셨죠. 또 국제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한 해운쪽은 사교적인 셋째가 적성에 맞을 것으로 보셨고, 막내는 금융분야 공부를 죽 해왔으니 그룹의 금융을 책임지도록 하셨습니다. 선친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이같은 밑그림을 그려놓고, 자식들을 관련 계열사에서 꾸준히 트레이닝을 시켰다는 생각이 듭니다.”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4형제가 각각 항공과 중공업, 해운, 금융을 맡게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2002년 조중훈 회장의 별세 이후 4형제간 ‘독립 경영’을 정착시켰다. 그룹 후계구도를 일찌감치 ‘교통 정리’한 데다 확실한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독립경영이 선결돼야 한다는 4형제간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로부터 3년 후 한진 주요 계열사의 ‘성적표’는 독립경영의 성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세계적인 항공사 독일 루프트한자의 19년 아성을 깨고, 화물수송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던 지난해 36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한진해운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경영성과를 올렸다. 메리츠증권은 동양화재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한진은 올해 창립 60돌을 맞아 계열사간 지분 정리를 마무리짓고, 확실한 ‘홀로서기’에 나설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은 사실상 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가 마무리됐으며, 금융(동양화재)은 지난 3월 계열 분리를 끝냈다. 4형제의 독립 경영이 자리잡으면서 계열사간 의존 관계도 시나브로 엷어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주보험 거래처를 조정호 회장이 수장인 동양화재에서 다른 대형 보험사로 옮겼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이끄는 한일레저는 한일 컨트리클럽내에 있던 대한항공 광고판을 철수시켰다. 또 금융계열사인 한불종합금융은 사무실을 서울 중구 해운센터에서 인근 파이낸스센터로 옮겼다. ●항공 전문가 조양호 회장 “회장님의 ‘러브레터’ 받았습니까.”,“이번주에는 두번이나 받았습니다.”대한항공 임원 사이에 오가는 아침 대화 가운데 하나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조 회장께서 해외 출장이 잦다 보니 업무를 주로 온라인으로 처리하는데, 좀 부족하거나 따로 지시할 내용이 있으면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요. 임원들은 이를 회장님의 ‘러브레터’라고 부릅니다. 조 회장께서 워낙 전문가이다 보니 내용이 아플 때가 많죠.”이어 “모언론사 기자가 국내 그룹 회장들의 인터넷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늦은 밤에 질문서를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조 회장은 본인 메일을 확인한 뒤,‘이런 질문은 홍보실에 문의하십시오.’라고 메시지를 보낸 모양이에요. 그 기자가 회장들로부터 되받은 유일한 메일이었고,30분만에 답장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늦은 밤에도 노트북을 열어 회사 현황을 파악하고, 결재도 한다. 의문 나는 사항은 담당 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로 질문을 한다. 직원들도 이제는 회장이 밤중에 결재한 서류를 보아도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조 회장은 국제 항공업계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사다.2000년 출범한 세계적 항공동맹체 ‘스카이팀’ 결성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그가 미국 델타항공의 레오뮬린 회장과 의기 투합해 결성키로 한 ‘스카이팀’은 당시 참여항공사 문제로 난관에 부딪쳤다. 조 회장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에어프랑스와 알리탈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집요하게 설득, 결국 ‘스카이팀’에 참여토록 했다. 그가 일궈놓은 스카이팀은 이제 국제 항공동맹체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또 30년간 대한한공에서 잔뼈가 굵은 항공 전문경영인이다. 영업·정비·전산·자재·인사·총무 등 항공사 경영에 필수적인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전문경영인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되, 경영의 잘잘못을 지적하는 경영인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항공사 경영은 제조업과 달라 전문적인 경영 능력없이 권위만을 앞세워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수한 업종입니다. 저는 조종사들과 전문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경비행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는 훈련도 받았습니다.” 조 회장이 2003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임직원에게 던진 첫 일성은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기업’이었다. 이를 위해 2010년까지 항공 여객운송 세계 10위, 항공 화물운송 세계 1위, 해상운송 세계 3위, 국내 육운 1위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하대 공대를 거쳐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출신이다. ●선 굵은 조남호 회장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4형제 가운데 가장 선이 굵은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직원에게 많은 권한을 위임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철저히 따진다. 경영진이 일일히 챙기다 보면 실무 책임자의 활동 폭이 좁아지고, 책임감있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995년 인천 영종도의 남측방조제 건설 에피소드는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한진은 당시 최대의 국책사업이었던 인천국제공항 공사에 남측방조제를 맡았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유속이 빨라 물막이공사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급히 대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었다. 또 북측방조제 공사는 경험많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맡은 터라 서로 자존심을 걸고 공기단축에 매달렸다. 이 때 조 회장(당시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를 직접 방문,“현장을 말아 먹든 말든 모든 권한은 당신에게 있다. 당신을 믿으니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꼭 해내리라 믿는다.”며 전권을 위임했다. 그 결과 여러 개의 바위로 5t이상의 돌망태를 만들어 쌓아나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공사를 조속히 끝냈다. 더구나 경쟁사의 북측방조제 완공보다 간발의 차이로 일찍 끝내 업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준공식 날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조 부회장은 현장 책임자와 만나자마자 뜨거운 포옹을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경복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해외 근무경험은 풍부하다. 선친에게도 필요하면 바른 말을 했고, 부하 직원을 포용하는 스타일이다. 조 회장은 1971년 입사, 네덜란드와 중동, 동남아 등에서 근무하며 해외 건설사업의 개척자 역할을 담당했다. ●‘국제통’ 조수호 회장 조수호(51) 회장은 해운업계의 ‘국제통’으로 통한다.1991년 우리나라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상임이사국 가입을 위해 발벗고 나설 때, 정부가 그를 로비스트(?)로 낙점할 정도였다.1년 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며, 세계 곳곳에 지인들을 심어 놓은 조 회장이 적격 인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각국 대표를 일일이 찾아 다니며 협력을 요청, 결국 이사국 선임을 이뤄냈으며,93년에는 IMO이사국 연임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는 딸만 둘이다. 딸들을 위해 주방에서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대놓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조 회장은 해운업계의 ‘페미니스트’로 불린다. 여성은 배에 태우지 않는다는 해운업계의 금기를 깨고, 한진해운은 1995년 국내 최초로 12명의 여성 해기사(항해사, 기관사)를 선발했다. 또 1997년에는 여성주재원을 파견했으며,2000년에는 최초의 여성 일등항해사를 배출했다. 특히 대졸 신입사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절반에 육박한다. 조 회장은 미국 남가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85년 한진해운 상무를 시작으로 10년만인 94년 사장으로 취임했으며,2003년 7월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20년간 해운업 ‘한 우물’만 판 전문경영인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150여척의 선박과 전세계 53개의 항로를 운영, 연간 1억t 이상의 화물을 수송하는 국내 최대의 선사다. 지난해 매출액 6조 2000억원, 순이익 645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그룹 시동 건 조정호 회장 98년 한진투자증권(현 메리츠증권)의 재무구조는 최악이었다.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자기자본은 411억원으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이를 반전시킨 주인공이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이다. 당시 조 회장은 푸르덴셜증권 자회사인 PAMA(푸르덴셜에셋매니즈먼트아시아)로부터 510억원의 외자 유치에 성공한 뒤,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듬해에 순이익 753억원, 자기자본 2156억원으로 불려놓았다. 외자 유치에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PAMA 코리아 대표인 김한 사장의 도움이 컸다. 이 인연으로 김 사장은 2003년 메리츠증권 부회장으로 스카우트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증권과 PAMA를 결혼시킨 중매쟁이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기 위해 메리츠증권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나서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발동이 걸리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 지난해 ‘우수영업직원 격려행사’에 참석했던 조 회장은 직원들에게 직접 만든 ‘드라큐라주(포도주 폭탄주)’를 돌리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또 무대에 나가 자신의 18번곡을 멋지게 부르기도 했다. 조 회장은 최근 PAMA의 메리츠증권 지분 인수를 진두지휘하며,‘금융그룹’을 향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동양화재를 정점으로 메리츠증권과 기존 한불종합금융을 아우르는 자산규모 3조원대의 중견 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조 회장은 남가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스위스 IMD 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영어와 불어에 능통하다. ●조씨가 3세는 ‘공부중’ 조씨가 3세들은 이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이들이 많다. 유독 중매 결혼이 많았던 조씨가에서 3세 결혼은 어떻게 될까.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얘기다. “부모가 하라고 해서 요즘 젊은 애들이 그대로 따릅니까. 중매든, 연애든 사람만 좋으면 저는 반대할 생각 없습니다. 시대도 옛날하고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조 회장과 이명희(56)씨는 장녀 현아(31)씨와 장남 원태(29)씨, 차녀 현민(22)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현아씨는 99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현재 대한항공의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을 맡고 있다. 활달한 성격에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며, 항공업무 전반에 대해 해박하다는 평이다. 원태씨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부팀장(차장)으로 일하다가 지난달 미국 남가주대 MBA(경영학 석사)를 밟기 위해 출국했다.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앞서 능력을 더 키우는 것이 낫겠다는 조 회장의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능력과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자식이라는 이유로 경영에 참여시키지는 않겠다.”면서 “전문가적인 자질을 지녀야 한다.”고 밝혔다. 인하대 경영학과 출신인 조 차장은 합리적 사고에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막내 현민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 결혼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김영혜(54)씨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원국(29)씨와 장녀 민희(25)씨는 현재 미국 유학 중이다.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2세들은 현재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43)씨가 롯데가 출신으로 일본에 적지 않은 일가 친척이 있기 때문이다. 장녀 유경(19)씨와 차녀 유홍(17)씨 등이 있다.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과 구명진(41)씨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녀 효재(16)양은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원기(13)군은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났다. 막내 효리(4)양이 있다. ●한진그룹의 대표 CEO 이종희(63) 대한항공 총괄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CEO다. 경상도 사투리가 무뚝뚝하기보다 사근사근할 정도다. 그러나 78년 항공사에서 가장 바쁜 자리인 영업스케줄 과장 시절에는 5년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할 정도로 독종 기질이 다분하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 공채 1기 출신으로 정비·자재·기획·영업 등을 두루 거쳤다. 겉보기에는 소탈한 전문경영인으로 보이지만 업무만큼은 빈틈이 없다는 평이다. 매달 책 3권 이상을 읽을 정도로 독서파이기도 하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단국대 경영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김정웅(63) 한진중공업 건설부문 사장은 실무형 리더로 1993년부터 국가 최대의 국책사업인 인천국제공항 건설 현장소장과 총괄본부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인하대 토목과를 졸업했다. 홍순익(59)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사장은 국내 조선 1번지에서 출발한 한진중공업을 세계 조선기술 센터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홍 사장은 서울고를 거쳐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왔다.70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한 뒤, 외국계 회사에서 수석 엔지니어와 동종 대형업체의 조선소장, 미국선급협회(ABS) 부사장을 역임했으며,2001년 다시 조선 현장에 복귀한 정통 조선맨이다. 박정원(60) 한진해운 사장의 집무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직원들 중 누구라도 할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올라오라는 뜻에서다. 그는 평사원 출신 CEO로서 포용력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의 생각을 직접 듣기 위해 평사원 및 특정 부서와 호프타임을 자주 갖는다. 서울 출신으로 중동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김한(51)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글로벌 마인드와 감각을 갖춘 CEO다. 서울대와 미국 예일대 MBA 출신이다. golders@seoul.co.kr ■ 조씨 부자의 ‘사진 사랑’ 항공사의 수장으로서 숱한 해외 여행 때문일까. 고 조중훈 회장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취미는 똑같이 사진 촬영이다. 솜씨도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선 프로급이다. 일만큼이나 취미도 극성스러운 것이 부자간 닮은 꼴이다. 고 조 전 회장은 공식 업무에서 벗어나면 카메라를 메고 낯선 땅 이곳저곳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국의 풍물과 사람사는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1985년 ‘이집트 고대문화 사진 전시회’에 내놓았다. 또 그의 사진 작품이 수만 점에 달해 한때는 개인 사진전을 준비하기도 했다. 고 조 회장은 사진 취미에 대해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유별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자주 해외에 나가는 사업 특성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여기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 많은 감동과 경이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장남인 조 회장의 사진 실력도 이미 재계에서 유명하다. 그는 해외 출장에서 찍은 작품으로 달력을 제작,4년째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고 있다. 취미 활동을 비즈니스로도 활용하는 조 회장이 처음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부친으로부터 카메라를 선물로 받으면서다. 조 회장은 부친을 따라 여행을 자주 다녔는데, 부친이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을 보면서 사진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해외 출장 때면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를 분신처럼 꼭 챙긴다. 그리고 노트북에 작품을 담아 놓은 뒤 기념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지인들에게 직접 메일로 보내준다. 그가 사진 촬영에 이렇게 빠지는 데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의지대로 잘 표현할 수 있고, 간직할 수 있다는 점과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넓은 세상을 작은 렌즈에 담아 낸다는 점을 꼽았다. 그도 부친만큼이나 취미에 열성적이다. 평소 국내외 사진 전문잡지를 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은 스크랩을 해뒀다가, 작품 활동에 참고한다. 또 사진 전문가와 만날 기회가 있으면 미진한 부분을 곧잘 묻기도 한다. 바쁜 해외 출장 중에도 차량으로 이동하다 차창 밖의 멋진 풍광이 눈에 들어오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차를 세워 촬영을 할 정도다. 조 회장은 “해외에 예정된 행사보다 하루나 이틀 정도 일찍 출발해 사진을 찍기 위해 도시 주변을 돌아다닌다.”면서 “사진은 잠시 잊었던 삶의 소중한 순간과 기억을 되살려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말했다. golders@seoul.co.kr ■ 대한항공의 ‘화물 수송사’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어제 연락이 왔는데, 대한항공이 지난해 항공화물 수송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해요. 이번주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건설에 대한항공이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뿌듯합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소문 KAL빌딩에서 만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당시에는 아직 공식 발표된 내용이 아니라서 그런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지만 대한항공 창사 36년만에 세계 항공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자부심은 도드라져 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세계 항공화물 수송 분야에서 톱이 되기까지 우여곡절과 애환도 적지 않았다. 대한항공이 화물사업을 시작한 것은 민영화 2년 후인 1971년 4월. 서울∼일본 도쿄∼미국 LA를 잇는 태평양 노선에 화물기를 처음으로 취항하게 된 것. 한·미 항공협정을 개정할 정도로 어렵게 노선을 취득했지만 막상 실어나를 화물이 없는 상황이 터졌다. 시도도 못하고 주저앉을 수 없다는 심정에서 당시 대미 수출품의 대부분이 가발인 점을 착안, 직원들에게 가발 수출업체를 찾아 나서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러나 가발업체 대부분이 소규모 중소기업으로 찾는 것조차 힘들었다. 다행히 수출조합을 방문해 주소를 얻고, 복덕방에서 위치를 알아냈지만 또 다른 걸림돌이 있었다. 이제 막 출발한 대한항공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았던 것. 결국 애국심에 호소하며 설득전까지 치러가며 겨우 승낙을 받았다. 또 당시 해외 비즈니스맨들이 주로 이용하던 조선호텔 프런트를 찾아 숙박부를 뒤져가며, 접촉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고생끝에 대한항공의 첫 화물기는 휴항없이 태평양을 건너게 됐다.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변천사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달사와 맥을 같이 한다.1970년대 초반에는 가발과 스웨터 등이 화물의 주종을 이뤘으며,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에는 모피류와 전자제품,1990년대에는 전자제품과 의류 등이 시장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LCD 등 고가의 IT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휴대전화만을 위한 전세기가 인도에 운항한 적도 있다. 대한항공은 또 별난 특수화물을 수송한 경험도 많다.1983년 11월에는 B747화물기로 서울대공원에 수용될 동물 418마리(54t)를 미국 댈러스에서 서울까지 수송,‘현대판 노아의 방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핵연료와 탱크, 헬리콥터 등 다른 항공사들이 좀처럼 수송할 수 없는 특수화물을 실어나른 경험도 쌓았다.94년에는 89마리의 미국산 말을 제주로 수송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경주마들을 실어 나르고 있으며, 무역전시장(COEX)내에 개장된 아쿠아리움(대형수족관)에 전시될 상어 35마리 등 희귀 어류들을 호주로부터 운송한 적도 있다. 또 운송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악어 72마리를 성공적으로 수송하기도 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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