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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석]유민근 SH공사 사장

    [초대석]유민근 SH공사 사장

    “공공관리자제도는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조합 집행부와 민간 건설업체들이 독점해 온 이권을 조합원들과 주택 수요자에게 돌려주는 특단의 대책이 될 것이다.” 4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 SH공사 유민근 사장은 2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가 전날 민간이 주도해온 재개발·개건축 개발방식을 공공기관 주도로 전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공공관리자 제도로 사업과정 투명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SH공사는 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키로 한 ‘공공관리자제도’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유력한 공공기관이다. 유 사장은 “공공관리자제도 도입은 지난 40년간 곪을 대로 곪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틀을 깨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그동안 누구도 손대지 않으려 했던 일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주택은 현실적으로 사유재산이긴 하지만 공공재적인 성격도 함께 지닌 만큼 민간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공공 주도로 전환되면 사업과정이 그만큼 투명해지고, 조합원 분담금이나 분양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재개발 세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주단지를 확보한 뒤 공사하는 임대주택 순환 재개발방식의 도입을 검토하고, 신설한 도시재생본부를 통해 서울시의 주택정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공모를 통해 지난 3월 SH공사의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그는 SH공사 출범 이후 첫 민간 건설업체 출신 사장이다. 민간 건설업체들의 속내를 누구보다 훤히 꿰뚫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방식 전환에 대한 그의 말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공기업 첫 내부평가로 파격인사 유 사장은 SH공사 사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한 인사에서도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다운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공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내부평가를 통해 고위 간부(1·2급) 9명을 팀원으로 발령하고, 그들의 빈자리는 내부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2·3급으로 채웠다. 연공서열을 무너뜨린 ‘파격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유 사장은 “공기업도 기업인 만큼 ‘철밥통’이니 ‘신의 직장’이니 하는 말을 듣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번 인사는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백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능력있는 신입사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려면 그간의 공기업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이어 “실·본부별 업무성과에 따라 승진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본부별책임제도’와 간부 능력 향상을 위한 ‘간부자격사전예고제’를 도입해 민간기업 이상의 사내 경쟁시스템을 정착시키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또 저소득층은 물론이고 중산층의 인기를 끌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과 관련,“인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좋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장기적으로 20만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하는 것이 서울시와 SH공사의 목표”라며 “가격은 물론 품질까지 민간 아파트에 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CEO 칼럼] “기술융합으로 블루오션 창출”/박장석 SKC 사장

    [CEO 칼럼] “기술융합으로 블루오션 창출”/박장석 SKC 사장

    혼자 살 수 없듯이 기술도 혼자서는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 상품이 단순하고 기능이 복잡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한가지 기술만으로도 기업이 장기간 성과를 향유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산업에서 기술과 상품의 관계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기술과 기술, 기술과 감성, 기술과 경영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기술융합이 경쟁우위의 핵심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과거 자신의 독자적인 기술에 기반하여 기술을 더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해온 방법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를 따라 잡기에 한계가 따른다. 기술융합의 속도는 IT기술의 발달로 한층 가속화되어 90년대의 신제품, 고기능, 첨단기술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시대에서 차별화·복합화로 경쟁우위 요소의 중심이 이동하는 등 IT분야에서 기술융합의 시대를 열었다. 지금까지는 산업의 물리적 결합에 의한 최종 상품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앞으로는 소재, 부품과 같은 영역에서의 기술융합이 최종상품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며 블루오션을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의 블루오션은 찾는 대상이 아니라 만들어야 할 대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이 장기적 성장조건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블루오션을 찾아 유랑하기보다는 스스로 블루오션을 창출해 나가는 전략이 유효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술융합이 가장 빠른 해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기술융합을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기술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기술자가 자신의 기술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기술을 위한 기술개발에 몰두해서는 안 된다. 항상 마케팅기능과 함께 시장과 고객 그리고 다른 영역의 기술을 동시에 고려하여 상품화 전략을 수립하고 그에 맞는 연구개발을 추진할 때 기술융합을 위한 기초를 갖추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에는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등의 본원적 기능이 있고 각자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면 기업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하다. 설령 이를 부정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의 일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SK에서는 마케팅, 생산, 연구개발이 기획단계부터 유기적 연계와 통합에 의해 운영되도록 함으로써 시장에 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고 있다. 둘째는 창의성이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융합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열기 위해서는 기술과 산업의 트렌드, 고객 요구의 변화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창의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두 기술의 융합은 전혀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생각과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기술융합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기술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그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하여 또 다른 경쟁우위를 확보하게 하는 과정 즉, 기술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이 기업의 생존 그 자체이며 이를 통해 사회경제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이기 때문에 기업인으로서 새삼 기술보국(技術報國)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박장석 SKC 사장
  • 여권 쇄신론 재점화

    여권의 쇄신론이 재점화됐다. 청와대가 인적쇄신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가운데 한나라당내 쇄신파가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여권내 갈등이 재현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의 권영진·김성식 의원 등은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인적쇄신은 국면전환용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국정운영과 국민통합을 알리는 청신호가 돼야 한다.”면서 “조속한 단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靑·내각 인적쇄신 조속히 단행해야” 또 탈(脫)이념과 중도실용의 국정기조 재확립도 요구했다. 관리형 당 대표 체제의 종식과 지도부 면모 일신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실시를 촉구하면서 “박희태 대표와 당 지도부는 국정쇄신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국정동반자 약속’ 이행 등을 대통령에게 직(職)을 걸고 건의한 뒤 용퇴할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모임의 공동간사인 김 의원은 “민심은 대통령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고 부지런한 ‘최고경영자(CEO)형’을 넘어 국민통합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범여권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을 폭넓게 기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민본 21’이 발표한 쇄신안에는 공정한 공천제도 확립, 오는 10월 재·보궐선거 공천 시 청와대 영향력 배제, 강제적 당론 금지, 사회적 이슈와 정책현안에 대한 국회 청문회 및 국정조사 적극 활용, 능력 위주의 당직 탕평인사 등이 담겼다. ‘민본 21’이 마련한 쇄신안은 이제까지 논의됐던 국정쇄신과 당·정·청 쇄신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 A4용지 20쪽 분량이나 됐다. ‘민본 21’은 이를 당 쇄신특위에 제출했으며 곧 청와대와 박희대 대표에게도 전달할 예정이다. 쇄신특위는 이번주 초 쇄신안을 최종 확정해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공식 건의한다. 쇄신특위의 안은 국민통합과 민생중심으로 국정 운영기조 전환,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 쇄신 및 청와대 개편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 친이 ‘성명파 7인’ 활동 재개 움직임 권력 핵심부의 거센 반발을 불러온, 강성의 친이 직계인 정두언·정태근 의원 등 ‘쇄신 성명파 7인’도 활동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경 쇄신파는 쇄신특위의 안이 전달된 뒤 청와대 반응을 지켜보며 공식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강경파는 청와대의 조치가 기대에 못 미치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청와대는 당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본 21’의 쇄신안이 나온 직후 “새로운 게 없다.”면서 “스스로를 어떻게 쇄신하겠다는 것도 없지 않으냐.”며 평가 절하했다. 조해진·김영우·강승규 의원 등 온건 성향의 친이 직계가 주도하는 초선 48명도 이번주 초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강경파가 주도하는 쇄신론에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청와대와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여 친이 내부의 정면 충돌 가능성도 감지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삼성-소니, S-LCD 8세대 두번째 라인 본격 가동

     삼성전자와 소니가 합작한 S-LCD가 8세대 두번째 LCD 패널 라인을 본격 가동했다.  S-LCD는 2일 충남 아산시 탕정 크리스탈밸리에서 8-2 라인의 양산 출하식을 가졌다.이 날 행사에는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 요시오카 히로시 부사장, 삼성전자의 이윤우 부회장, 이재용 전무, S-LCD의 장원기 CEO, 오노데라 준 CFO 등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S-LCD 8-2 라인은 투자금액이 1조 8000억원이며, 2,200×2,500㎜ 크기의 기판을 사용한다.8-2 라인은 32인치, 46인치, 52인치 패널을 주로 생산해 삼성전자와 소니에 공급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S-LCD는 LCD 패널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S-LCD는 그 동안 7-1라인과 8-1라인을 안정적으로 가동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에 가동하는 8-2라인의 생산능력을 연내에 월 7만장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S-LCD 장원기 CEO는 “삼성과 소니가 함께 현재의 위기상황을 잘 돌파하고 LCD-TV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지속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S-LCD 7-1라인과 8-1라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번에 가동한 8-2라인에서도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LCD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합작회사로 2004년 4월 설립돼, 2005년 4월 7-1라인, 2007년 8월 8-1라인을 가동했고, 이번에 8-2 라인 가동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양사에 LCD 패널을 공급하게 됐다.  [참고자료]  ■S-LCD 생산 라인 이력  - 2004년 4월 : S-LCD 설립  - 2005년 4월 : 7-1라인 양산  - 2006년 7월 : 8-1라인 계약 체결  - 2007년 8월 : 8-1라인 양산  - 2008년 4월 : 8-2라인 계약 체결  - 2009년 6월 : 8-2라인 양산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실질적 비즈니스 공동체 구축”… 新아시아 구상 구체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실질적 비즈니스 공동체 구축”… 新아시아 구상 구체화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무역·투자 ▲문화·관광 ▲녹색성장 등 한·아세안 3대 협력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동남아시아에 대한 대외정책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아세안은 양적으로 성장한 경제관계를 발판으로 삼아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영역에서 하나의 공동체가 돼 자유롭게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가 지역별로 권역화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제안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할 예정인 한·아세안 투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맞아 한·아세안 투자 FTA도 최종 합의될 예정”이라며 “이제 상품, 서비스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장벽을 낮추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로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며 한·아세안간 실질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FTA의 진정한 주역이 돼 줄 것을 당부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02억달러나 됐던 한·아세안간 교역규모가 2015년에는 1500억달러에 이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과 아세안의 미래를 ‘녹색성장시대를 주도하는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킬 것을 제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세기에는 산업화가 늦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세기에는 인류가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이 녹색성장의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무궁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공동조림, 친환경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아세안이 선진국을 뒤쫓는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녹색성장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제를 리드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런 차원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은 2015년까지 7000명의 아세안 연수생을 초청하고 1만명의 해외봉사단을 아세안 지역에 파견하겠다.”며 양측간 인적 교류를 확대할 뜻을 분명히 했다. 서귀포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경제위기 아시아서 先탈출 조짐”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한·아세안 CEO 서밋(최고경영자 정상회의)’을 개최했다. 1일까지 열리는 행사에는 각국 정상들과 양측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했다. 한·아세안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선진국 자본, 아시아로 이동중”정상들과 기업인들의 관심은 세계경제 위기 속 아시아의 역할이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전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초래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준다.”면서 “한·아세안 FTA 상품협정, 서비스협정은 두 지역간 번영의 청사진을 그려 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우옌 떤 중 베트남 총리도 “아세안 국가·기업간 신뢰가 돈독해지고, 개발 격차가 해소되면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첫 번째 세션에서 주제발표를 한 수린 핏수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에서 먼저 경제위기 탈출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면서 “아시아 각국이 역내 경제통합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면 위기 이후 세계경제 주도권은 아시아로 넘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구엘 바렐라 필리핀상의 회장은 “정보기술(IT)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의 리더십이 아세안 국가의 성장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빈센트 쳉 HSBC 아시아지역 회장은 “아시아 시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유럽 및 아메리카 자본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세안 정상-국내기업 ‘맞춤형 간담회’특히 이날 행사장에서는 아세안 각국 정상과 국내 기업인들의 ‘맞춤형 간담회’가 이뤄졌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 국내 주요 에너지 기업 대표들과 만나 “태국의 탄소 배출량 감소 노력에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해오면, 태국 정부는 한국 기업에 각종 경제특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이재균 해외건설협회 회장 등 9명의 CEO들을 만나 연안지역 개발과 석유화학 기술이전 등을 논의했다. 베트남 총리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등과 면담했다.대한상의는 “아세안은 중국, 유럽연합(EU)과 함께 한국의 3대 교역(2008년 기준 902억달러) 대상지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이번 서밋을 통해 동아시아 각국의 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상호 협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서귀포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李대통령 “亞는 세계경제 새 성장축”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아시아는 지금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무역·투자, 문화·관광, 녹색성장 등 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3대 협력방안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1일 개막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31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 “잠재력과 재도약의 가능성이 큰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문화교류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며 “녹색성장시대를 주도하는 성숙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아세안이 양적으로 성장한 경제관계를 발판으로 삼아 ‘실질적인 비즈니스 공동체’를 만들 것도 제의했다. CEO 서밋에는 한·아세안 정상들과 양측 주요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했다. CEO 서밋은 ▲세계 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 ▲무역투자활동을 통한 공동번영 방안 ▲변화하는 세계와 기업의 성장 전략 ▲녹색성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과제 등을 주제로 4개 세션으로 나눠 1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1일 개막된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등 10개 동남아 국가들로 구성된 정치·경제적 연합체다. 아세안은 중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대상이자 2대 해외투자 대상이다. 2대 해외건설 시장이다. 이 대통령과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들은 2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양측간 포괄적 협력 관계 발전을 위한 방안을 비롯해 국제 금융위기, 기후변화, 에너지안보 등 글로벌 과제들을 논의하고 공동번영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회의에서 아세안 정상들은 최근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한 입장발표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 이종락 이창구기자 jrlee@seoul.co.kr
  • [CEO 칼럼] ‘착시 현상’을 경계하자/김언식 DSD 삼호 회장

    [CEO 칼럼] ‘착시 현상’을 경계하자/김언식 DSD 삼호 회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일로를 걷던 한국경제가 다시 좋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중으로 바닥을 찍고 올라설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여간 반갑지 않다. 한국경제가 ‘회복의 열차’에 올라탔다는 주장을 펴는 근거는 이렇다. 다른 나라와 달리 주식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국제금융 위기 파도가 몰려오면서 잠시 주춤거리기는 했지만 주가가 올랐다. 매달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이지만 아파트 청약시장이 꿈틀거리고 주택담보 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는 것이다. 고용 시장도 찬바람이 멈추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자리 감소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몇몇 연구기관은 1·4분기 플러스 성장을 내세워 내년도에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내놓았다. 씀씀이에서도 위기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줄어들지 않고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중대형 승용차 판매도 그런대로 호조를 보인다. 겉으로 드러난 지표나 통계만 보면 우리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피상적인 시그널만으로 회복을 점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우리 경제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착시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1분기 성장률이 미미하나마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그러나 이면에는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경제 살리기가 작용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게다. 투자나 소비 증가로 인한 성장이 아니라 하반기에 풀어야 할 예산을 앞당겨 집행한 결과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돈을 푸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1분기 재정적자 지출이 12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자칫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체질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수지 흐름도 경계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되살아나려면 수출 길이 확 트여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수출 물량이 늘어서 생긴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수출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음에도 수입 감소 폭이 수출 감소 폭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기업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산하면 수출액은 뒷걸음쳤다. 환율상승 효과가 수출 감소 충격을 흡수해 착시현상이 생겼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오직 수출을 늘려야만 흑자를 이어갈 수 있다. 일자리 감소세가 둔화됐다는 메시지도 경계해야 한다. 완벽한 일자리가 아니라 인턴 채용 등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해 나타난 현상이다. 전체 경기가 풀리지 않다 보니 자영업자도 불안하다. 이중에는 언제든지 실업자로 내려앉을 수 있는 ‘잠재적 실업자’도 많다. 주택시장이 살아났다는 성급한 단정도 금물이다. 일부 지역 청약시장이 반짝했다고 투기로 몰아세워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판이다.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태도는 분명 옳지 않다. 외환위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부풀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도 무난히 극복했다는 자만에 빠져서도 안 된다. 더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착시현상이다. 김언식 DSD 삼호 회장
  • “MB 실용적 대북정책 돕겠다 진보서 욕 먹을 각오 돼있어”

    │아스타나(카자흐스탄) 이종락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을 공식 수행하고 있는 진보성향의 소설가 황석영씨는 13일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중도 실용주의를 꼭 하고 싶어 한다.”면서 “큰 틀에서 (이명박 정부에) 동참해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황씨는 또 “세계의 진보 세력이 변하는 것처럼 한국의 진보세력도 변화해야 한다.”면서 “성장을 우선시하는 보수세력의 일부 논리를 수용해 성장동력을 밑에서부터 만들어 내야 한다.”고도 말했다. 황씨와의 인터뷰는 이날 새벽(한국시간) 이 대통령을 비롯한 공식 수행단이 묵고 있는 아스타나의 리소스 호텔에서 2시간 동안 이뤄졌다. 황씨는 이날 오전 프레스센터를 찾아 공식 기자간담회도 가졌다. ●알타이 문화연합 8~9월 발족 그는 이번 순방길에 몽골과 남북한, 중앙아시아의 문화 공동체인 ‘알타이 문화연합’ 구상과 관련,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문화계 인사들을 만나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이 대통령과 동행했다. 그는 “이번 순방을 통해 알타이 문화연합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는 6월과 8월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 몽골을 방문한 뒤 8~9월쯤 알타이 문화연합을 발족시켜 제주도에서 첫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동북중앙아시아 연대→공동체→연합→연방 형태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와 오르한 파묵, 북한의 소설가 황석준이 공동 참여하는 유라시아 문화인 평화열차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황씨는 진보 인사로서 이번 중앙아시아 순방에 공식 수행원으로 동행한 데 대해 “세계 체계가 권역별로 재편되고 있다. 한반도의 고립적인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남북 분단이 고착화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순방길에 합류하는 것을 결심하면서 진보 진영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는 “통일·문화·환경단체에 속한 진보 진영의 여러 사람들과 얘기를 많이 했다.”며 “그들은 내가 현 정권에 활용만 당할 것이라는 충고도 해 줬다.”고 전했다. ●“남북한 대립 막는 역할 하고파” 황씨는 “내년 상반기까지 남북관계의 단초를 열지 못하면 남북대립이 고착화된다는 점에서 이들도 누군가는 대화창구를 가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며 “내 생애 마지막 사회봉사에 참여한다는 생각으로 (이 대통령의 순방에) 참여했으며 (진보측으로부터)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며 비장함마저 보였다. 그는 이 대통령과 특별한 개인적 친분관계도 소개했다. “지난 1993년과 1994년 공주교도소에 복역 중일 때 이 대통령이 두번이나 면회를 왔다.”며 “그런 인연으로 문화올림픽(WCO)을 만들 때 이 대통령도 창설 멤버로 참석하는 등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고 전했다. 황씨가 이 대통령을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촛불정국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던 이 대통령이 만나자고 해 청와대에서 독대하게 됐다. 황씨는 “이 대통령이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 “(이 대통령은) ‘중도 실용주의를 꼭 하고 싶은데 꼭지를 따줄 사람(돌파구를 열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MB, 대북 추가 경제지원 확신” 황씨는 대북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서 실용주의를 표방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통령은 ‘보수세력이 오히려 화끈하게 남북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 대통령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더 도와 줄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대로 북한영토를 거친 러시아 가스가 도입되면 매년 북한은 1억 5000만달러(약 1900억원)를 받을 수 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통한 북한의 수입금보다 많은 액수다. 황씨는 “이 대통령은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더라.”라고 전했다. jrlee@seoul.co.kr
  • [CEO 칼럼] 금융위기의 본질적 해법/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CEO 칼럼] 금융위기의 본질적 해법/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이번 세계경제 위기의 본질은 ‘신뢰’의 상실이다. 신뢰 상실로 인해 빚어진 이러한 전대미문의 위기는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탐욕적으로 남용해 온 미국 주도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자연스러운 귀결이자 뒤늦은 응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 세계경제 위기의 근본적 원인 제공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 문제의 원인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는 위기 상황이 만들어 내는 반사이익을 최대한 즐기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시장 참여자들을 호도하는 왜곡된 흐름을 만들어 내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오기 직전부터 그 이후의 전개 과정 내내 벤 버냉키 FRB 의장과 전·현직 재무장관들이 쏟아내는 발언들을 보면 시장의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미 정책 당국자들은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이 쏟아져 나오자 ‘괜찮다’거나 ‘문제없다’라는 말들로 시장을 안심시키기에 바빴다. 그러나 참으로 민망하게도 그들이 시장 안심용 멘트들을 쏟아내고서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리먼브러더스를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파산으로 급격한 신용경색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러나 계속 악화되고 있는 본질적인 지표들은 제쳐 두고 기저 효과로 인한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킬 만한 통계 지표들을 내놓으며 ‘문제가 있긴 하나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거나 ‘바닥을 쳤다. 희망이 보인다.’라는 식으로 여전히 시장을 호도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 같다. 실제로 미국의 루비니 교수는 시가평가제 완화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두고 오바마 정부와 월가가 합동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직무유기와 월가의 탐욕이 야합하여 정상적인 예측이나 판단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이 불투명해졌는데 거기에 극심한 안개와 연기를 보탠 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책 당국자들이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 털어버리고 가야 할 엄청난 부실들과 그로 인해 증폭되는 시장의 우려를 눈속임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면 앞으로 또 어떤 검은 백조를 목격하게 될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취임 이후 행보를 보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취임 일성에 충실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여 우리로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에 언론을 통해 보도된 윤증현 장관의 발언들은 매우 신중하고 정직한 것 같다. 현실을 호도하려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인정하고 그런 현실 인식에 기반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물론 이 정도만으로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쌓여온 우리 정부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 요컨대 정책 당국자들은 신뢰 회복이 가장 본질적인 해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뢰 회복 없이 내놓는 정책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은 단순한 헛수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머지않은 장래에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 주기 바란다. 캔더스 김 할씨언 써치 인터내셔널 대표
  • 독설 대신 선문답… 통신맞수의 동병상련

    독설 대신 선문답… 통신맞수의 동병상련

    지난달 11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는 전운(戰雲)이 감돌았다. ‘반 KT 진영’ 최고경영자(CEO)들의 ‘합병 우려론’이 끝난 뒤 KT 이석채 회장이 마이크를 이어 받았다. “재래식 시장을 빼앗을 생각이 없습니다. 컨버전스(융합)를 주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겠습니다.” 이 회장은 경쟁사들의 논리를 반박하지 않고 ‘애국론’을 펼쳤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9일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합병 KT에 대적할 전략을 천명하겠구나.’라고 생각한 기자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세계화로 블루오션을 창출하겠습니다.” 정 사장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해 가며 한국 ICT 산업의 위기를 역설했다. 통신업계의 화두는 KT와 SKT의 대결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석채와 정만원의 대결이다. 공기와 같은 통신서비스의 양과 질을 결정하는 두 CEO가 어떤 경쟁을 펼치느냐에 따라 정보통신산업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 유선통신 1위 KT는 SKT가 절반 이상을 점유한 이동통신 시장을 빼앗아야 하고, SKT는 KT의 유선시장을 무너뜨려야 한다. 그런데 왜 두 CEO는 선문답만 늘어 놓는 것일까. 통신업계에서는 “동병상련을 느낄 만큼 국내 ICT 지형이 위태롭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동통신 가입자는 4600만명(인구대비 95%)에 이르렀고, 초고속인터넷도 1550만가구(가구대비 95%)가 가입했다. 휴대전화, 집전화,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 모두 포화상태다. 통신산업은 다른 나라에서도 기간산업이어서 해외진출도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SKT와 KT 모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기존 사업에서는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컨버전스, 솔루션,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에서 새 영역을 찾아야 하는데, 두 CEO가 지금 그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관료 출신이다. 카리스마를 품은 ‘불도저’형 리더들로 지난 1월 나란히 CEO에 올랐다. 이 회장은 KT-KTF 합병을 속전속결로 끝냈고, 대대적인 사정작업으로 KT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 정 사장도 취임 100여일 만에 SKT를 3개의 독립기업(CIC)제도를 정착시키고, 콘텐츠 오픈 마켓(앱스토어)을 선보이는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삼성전자, ‘모바일 와이맥스 아메리카 대륙 벨트 구축’ 선언

    삼성전자, ‘모바일 와이맥스 아메리카 대륙 벨트 구축’ 선언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주도 중인 4세대(4G) 이동통신 기술인 ‘모바일 와이맥스’가 아메리카 대륙 을 본격 공략한다.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3일까지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북미 최대 통신전문 전시회인 CTIA 2009에서 ‘모바일 와이맥스 아메리카 대륙 벨트 구축’ 이라는 목표를 공개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클리어와이어에 모바일 와이맥스 전국 상용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장비와 단말 등을 공급 중이다.두 회사는 지난 9월 미국 최초의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미국 동부 볼티모어 지역에서 시작했었다.  최근 클리어와이어는 2010년까지 총 80개 도시에 1억2000만명의 인구를 커버하는 모바일 와이맥스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통신업계 경험이 풍부한 윌리암 모러우를 새 CEO로 영입하는 등 모바일 와이맥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의 이러한 기세를 모아 모바일 와이맥스 진출 국가를 먼저 캐나다와 멕시코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중남미를 포함한 미주 전역으로 확산해 나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TIA 전시회 기간에 북미와 중남미에 기반을 둔 다양한 통신 관련 사업자들과 모바일 와이맥스 상용 혹은 시범 서비스 추진 관련 미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김운섭 부사장은 “현재 북미에서는 클리어와이어와 인텔, 컴캐스트 등 투자사들의 긴밀한 협력으로 모바일 와이맥스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산악과 도서 지역이 많고 인구 밀도가 낮은 중남미 지역에서도 모바일 와이맥스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특히 정부와 많은 국내 기업들이 함께 모바일 와이맥스 아메리카 벨트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아메리카 대륙의 많은 사업자들은 2.3GHz, 2.5GHz, 3.5GHz 등 각기 다른 주파수를 이용해 고정형 와이맥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거나,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와이맥스 포럼으로부터 세 주파수 대역의 국제 인증을 획득한 바 있어 시장 공략에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CTIA 기간에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지국 라인업과 함께 모바일 와이맥스 MID ‘몬디(Mondi)’ 등 다양한 형태의 단말 제품을 함께 전시하며 모바일 와이맥스 선두 업체의 위상을 과시했다.  특히 모바일 와이맥스를 이용한 ‘원격감시 서비스’ 시연은 모바일 와이맥스를 국가 공공 서비스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아메리카 대륙, 특히 중남미 지역에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가 도입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극심한 교육 격차와 빈부 격차를 해결하고, 국제 교역을 위한 통신 인프라가 한층 보강되어 중남미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 ‘스마트그리드’ 글로벌 베스트 美 텐드릴

    [2009 녹색성장 비전] ‘스마트그리드’ 글로벌 베스트 美 텐드릴

    │볼더(미국 콜로라도 주) 이도운│“하루에 한번씩 슈퍼마켓에 갑니다. 그런데 물건에 가격표가 없어요. 이것저것 쇼핑카트에 담아 집에 옵니다. 그리고 한달 뒤에 고지서가 날아옵니다. 당신이 한달 동안 쇼핑한 금액이라고 총액만 달랑 적혀 있습니다. 말하자면 지금의 전력 시장이 바로 이런 겁니다. 도대체 내가 어떤 물건을 얼마에 샀는가는 알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야 좀 더 알뜰한 쇼핑이 되지 않겠어요?” 이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팀 엔월 사장과 아드리안 턱 최고경영자(CEO)가 4년전 콜로라도 주 볼더에 창립한 회사가 텐드릴(Tendril)이다. 지난 4년간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투자, 스마트 그리드 (Smart Grid·지능형 전력망) 시스템을 현실화하는 일련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전력 소비자의 인터넷 포털이라는 텐드릴 빈티지(Vantage).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로그인하면 가정의 전력 사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현재 어느 전자제품이 얼마의 전기를 쓰고, 1년 전 또는 한달 전과 비교할 때 사용량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등을 알려준다. 또 주변의 다른 집들은 얼마 정도의 전기를 사용하는가도 알려줘 ‘절약 경쟁의식’도 부추긴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예를 들어 ‘한달에 100달러’라는 식으로 스스로 전기요금을 책정하면, 빈티지 시스템은 알아서 전력 소비를 줄여 그 금액에 맞춰 준다. 텐드릴은 최근 빈티지 서비스를 ‘모바일’화 하는 데도 성공했다. 다음달부터 애플 아이폰을 통해 세계 어디서든 빈티지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력 사용정보 인터넷 실시간 검색 텐드릴의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은 현재 텍사스 주의 전력회사 ‘릴라이언트’가 채택하고 있다. 현재 300여개 가정에서 시스템이 시험 가동중이다. 이와 함께 미 전역의 29개 전력회사도 텐드릴과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 도입을 협상중이라고 팀 엔월 사장은 말했다. 올해 안에 수십만 가정에 텐드릴 시스템이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텐드릴의 시스템이 시험 가동중인 가정에서는 에너지 사용량을 5~15%까지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을 통해 최대 40%까지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력회사들이 텐드릴의 시스템을 소비자의 가정에 설치해주는 데는 100달러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같은 비용은 에너지 효율을 통해 얻는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엔월 사장은 설명했다. 특히 각 주의 정부와 의회에서 전력회사들이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 구축에 들인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주는 방안들을 검토중이라고 엔월 사장은 말했다. ●작년매출 13억 2년후 1300억 전망 볼더 시의 동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텐드릴에는 현재 4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간신히 100만달러(약 13억원)를 넘은 작은 회사지만 미국 정부와 대형 전력회사가 주도하는 스마트 그리드 관련 모임의 단골 멤버다. 올해부터 각 지역 전력업체의 스마트 그리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20 11년에는 매출이 지난해의 100배인 1억달러(약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한다. dawn@seoul.co.kr
  • [인터뷰] 김남덕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인터뷰] 김남덕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장

    지난 1월 부임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승관원) 김남덕(55) 원장은 12일 “승강기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지만,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면서 “한해 평균 8000건에 달하는 승강기 안전사고를 재임기간 동안 크게 줄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임 후 승강기대학 운영과 인사시스템 개선 등으로 바쁜 김 원장의 야심찬 계획을 들어봤다. “앞으로 5년 뒤면 아시아 곳곳에서 국산 마크를 단 승강기가 운행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김 원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우리나라 승강기 기업의 해외 진출이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지난달 몽골과 ‘승강기 기술 및 제도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승강기 안전사고 크게 줄이겠다 현재 몽골에 설치된 승강기는 고작 1500대. 40만대인 우리나라에 비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나라다. 하지만 몽골은 세계 5위의 자원을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이번 협약은 국내 기업이 몽골의 승강기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인재’에 대한 목마름이 각별하다. 종종 자신을 물을 찾는 물고기에 비유하며, 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원장은 적은 예산을 쪼개 한국승강기대학(2년제)을 설립, 내년부터 운영한다. 그는 “승강기 대학이 운영되면 한해 평균 220명의 전문 인력 육성이 가능해져 승강기 안전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인재’를 중시하는 만큼, 열심히 일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에 대한 감독도 철저히 할 방침이다. 인사와 업무평가를 성과중심으로 바꿀 계획이다. 성과가 뛰어난 직원은 1억원 이상의 연봉을 주겠다고 장담한다. 반면 게으른 직원은 월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2년 ‘국제 승강기 산업밸리’ 조성 박차 김 원장이 또 하나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오는 2012년 경남 거창에 조성될 ‘국제 승강기 산업밸리’. 밸리에는 ‘승강기 R&D(연구개발) 지원센터’와 초고속 승강기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타워’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 원장은 “현재 전국의 800여개 승강기 유지·보수 업체는 대부분 영세하지만, 이들이 밸리에 모인다면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면서 “밸리는 세계 승강기 산업을 주도하는 허브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초고층 빌딩 건축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빌딩 내에 설치되는 승강기의 안전사고 가능성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고가 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꼼꼼한 관리와 정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사내 인트라넷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의 게시물에 댓글을 단다. 이전 원장에게서는 찾아보지 못했던 그만의 리더십이다. 직원들도 처음에는 ‘CEO가 너무 가볍게 처신하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냈지만, 지금은 추진력 있는 그의 리더십에 이끌리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의 방에는 역대 승관원장 6명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원래 없었는데 김 원장이 달았다고 한다. 김 원장은 “매일 아침 전임 원장들의 사진을 보며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한다.”면서 “내년이면 100돌을 맞는 우리나라 승강기 산업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설 때까지 승관원을 채찍질하겠다.”고 말했다. 글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씨티그룹 CEO 연봉 1弗

    정부도 주주도 성난 얼굴이다. 직장 동료들은 다루기도 어렵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데 연봉은 고작 1달러라니…. 이 ‘신이 버린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씨티그룹 CEO 비크람 팬디트다.지난 27일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은행 CEO직이 ‘찬밥신세’가 됐다고 보도했다.NYT에 따르면, 미 정부가 지분을 확대하더라도 팬디트는 CEO에서 물러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월가의 상당수는 그가 얼마동안 자리를 지킬지 의문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이사회와 규제 당국은 그를 지지하고 있지만, 경영난을 불러 일으킨 그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정부가 대주주가 된 씨티는 사실상 반강제로 자회사를 매각하고 직원들의 보너스도 삭감했다. 여론의 뭇매가 두려워 전용기 사용도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은 팬디트를 예로 들며 “과거 제왕적 CEO의 모습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돈먹는 GM… 하루 손실 8470만弗

    돈먹는 GM… 하루 손실 8470만弗

    100년 동안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을 선도한 제너럴모터스(GM)가 4년 동안 천문학적인 누적 손실을 기록하면서 파산처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GM은 지난해 하루 발생하는 손실만 8470만달러(약 1270억원), 소진되는 현금만도 하루에 6740만달러(1011억원)로 돈먹는 하마였다. GM은 26일(현지시간) 지난해 실적과 4·4분기 자금 상황을 고백했다. 위급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이다. GM은 이날 지난해 4·4분기 손실이 96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연간손실은 309억달러에 달해 2007년 387억달러의 손실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손실이다. GM이 04년 마지막 이익을 낸 뒤 05년부터 4년간 쌓인 손실은 무려 820억달러다. 하루 손실 규모 8470만달러를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350만달러에 이른다. GM은 4분기에 62억달러의 현금을 소진했다고 밝혔다. 3분기에 69억달러나 현금이 고갈된데 이어 현금이 증발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지난해말 현재 보유 현금은 140억달러. 1년 전 273억달러였던 것에서 133억달러가 사라졌다. 3분기말 보유 현금이 162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4분기에는 100억달러로 줄었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의 40억달러 지원 덕분에 당장 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 현금 보유고인 110억~140억달러를 간신히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지급 불능 사태가 올 수도 있었다. 올해 들어서도 현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따라서 GM측은 정부로부터 3월 중에 20억 달러, 4월에 26억달러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보유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며 빠른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 형국이라며 추가 자금 지원을 우려하는 지적도 적지 않다. 파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GM의 전세계 자동차 판매실적은 지난해에 835만대로 전년의 937만대에 11% 줄어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올해 들어 더 악화되고 있다. GM의 1월 미국시장 판매는 48.9%나 줄었다.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2~3월에 바닥을 칠 징후가 보인다는 외신보도가 이날 나왔지만 여전히 예단을 불허하는 단계다. 이미 미국정부로부터 134억달러를 지원받은 GM은 166억달러의 추가 지원을 요청, 정부가 지원을 결정할 경우 그 규모가 총 300억달러에 이르게 된다. GM의 회생은 릭 왜고너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미 정부의 자동차 태스크포스에 생존 가능성을 확신시키면서 추가 자금 지원을 설득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GM 수뇌부는 이날 태스크포스와 접촉한 뒤 “우리의 경영 상황이나 과제, 재건 계획을 이해하려고 하는 성실한 자세가 태스크포스측에서 느껴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만약 태스크포스가 추가 자금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GM에 남는 선택권은 정부의 주도 아래 파산으로 향하는 것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GM이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스스로 경영재건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적으로 파산처리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 8. 파도의 힘을 전기 에너지로

    [2009 녹색성장 비전] 8. 파도의 힘을 전기 에너지로

    │웁살라(스웨덴) 류지영특파원│“기존 파력발전기들은 기어박스, 수력시스템 같은 매우 복잡한 에너지 관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요. 또 물 위에 둥둥 떠 있게 만들어져 고장도 잦은 편이죠.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선형 발전기(Linear Generator)는 구조가 간단하고 바다 속 바닥에 설치해 고장도 거의 없습니다. 우리 파력 발전기면 석탄,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와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스웨덴 웁살라 시베이스드社의 신기술 새 파력발전기 보수·관리 필요없어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스웨덴의 옛 수도 웁살라.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500여년 역사를 가진 웁살라대학 안에 신재생에너지 기업 ‘시베이스드(Seabased)’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 최고경영자(CEO)이자 웁살라대학 전기공학부 교수인 마츠 레이욘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발전기를 보여주며 해양에너지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제치고 보조금이 없이도 경제성을 갖춘 세계 최초의 신재생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신개념 파력발전기 개발 시베이스드는 지난 2003년 스웨덴 웁살라대학 신재생에너지 관련 연구팀이 자신들의 연구성과를 제품화하기 위해 벤처기업 형태로 설립한 회사다. 신재생에너지 연구 및 보급이 가장 앞서 있다는 스웨덴에서도 웁살라대학 신재생에너지 연구팀은 최고 권위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2004년 직접 개발한 파력발전기 모델을 스웨덴 서해안 뤼세실 등에 시범 설치했다. 일반적인 파력발전기의 경우 파도의 움직임이 발전기 속 모터를 돌릴 수 있을 만큼 강해야 전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파력에너지변환기(WEC)’로 불리는 시베이스드의 제품은 그저 바닷물이 위 아래로 출렁이는 것만으로도 전기를 생산한다. 파도가 일 때마다 물 위에 떠 있는 부표가 줄로 연결된 발전기 속 자석을 잡아당겨 자기장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돼 있어서다. WEC는 보통 바다 속 15~50m 정도 깊이에 설치한다. 한 기당 출력은 10㎾ 정도로 작지만 30m 간격만 유지하면 한 번에 수백기를 설치해 대규모 발전단지로 만들 수 있다. WEC 설계 및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한 웁살라대 전기공학부 연구원 라파엘 워터스는 “간단한 기계 구조 덕분에 보수나 관리가 따로 필요 없다.”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에너지기술 대신에 신기술을 개발해 파동에너지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필적하는 가격경쟁력 지녀” 스웨덴은 현재 영국, 일본 등과 함께 파력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베이스드 역시 이렇듯 앞선 자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웨덴 내 해양에너지 단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뤼세실에 설치한 파력발전 시범단지를 보완해 인근 60여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수년 내에 파력발전단지 10곳도 추가 건설하겠다는 생각이다. 스웨덴이 갖고 있는 해양에너지의 잠재량은 연간 10TWh 정도로 추산된다. 스웨덴에 지어진 원자력발전소 12기에서 생산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시베이스드는 파력터빈을 대량생산해 중장기적으로 화석 에너지보다 가격이 저렴한 신재생에너지를 스웨덴 전역에 제공하겠다는 야심도 갖고 있다. 마츠 레이온은 “해양에너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24시간 꾸준히 전력을 만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신재생에너지원”이라면서 “파력터빈의 대량생산이 시작될 경우 ㎾당 0.05유로(한화 약 95원) 정도까지도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조금이 없어도 원자력 에너지에 필적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세계 각국의 파력에너지 이용 트렌드 포르투갈 발전용량 확대 착수…美·英·佛도 상용화 적극 추진 포르투갈의 북부 해안도시 아구사두라에서 배를 타고 북쪽으로 5㎞쯤 항해하면 거대한 붉은 뱀 세 마리가 바닷물에 반쯤 잠긴 채 헤엄치는 듯한 광경을 보게 된다. 길이 150m, 지름 3.5m인 이 뱀들은 사실은 세계 최초로 건설된 아구사두라 파력 발전소의 발전기들이다. 해양은 태양과 지열, 바람 다음으로 많은 에너지를 지구에 선사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건축환경공학과의 마크 제이콥슨 교수가 지난해 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세계의 해양에너지는 연간 30.6㎺h(Peta Watt Hou r·Peta는 10의 15승)에 이른다. 해양에너지 가운데서도 파도가 발생하는 힘을 이용하는 파력이 연간 23.6㎺h로, 조수간만의 차나 조류를 이용하는 조력(7㎺h)보다 크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기술을 갖고 해양에서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9만TWh(Tera Watt Hour·Tera는 10의 12승)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1.8TWh 정도다. 또 해양에너지는 하루 24시간 전기를 생산한다. 태양광이나 풍력에는 없는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구사두라 파력 발전소는 포르투갈의 대표적 에너지회사인 에너시스가 820만유로(약 147억원)를 투입해 건설했다. 사용되는 발전기는 영국의 ‘펠라미스 웨이브 파워’가 제작한 P1-A ‘바다뱀(Sea Snake)’ 모델. 파도가 칠 때마다 발전기 안의 유압 펌프가 움직이면서 전기를 발생한다. P1-A 한 대의 발전용량은 750로, 아구사두라 파력발전소의 총 용량은 2.25㎿이다. 2006년 10월부터 가동된 아구사두라 파력 발전소는 현재 2000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아구사두라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비용은 기존의 전기요금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1㎾h당 0.23유로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에너시스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발전용량을 20㎿급으로 늘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펠라미스를 조만간 대량으로 상용화해 35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이와 함께 영국도 북서쪽 도시 콘월의 연안 15㎞ 밖에 역시 P1-A 발전기를 이용한 5㎿급 파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금융 및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파력발전은 포르투갈과 영국 등 전통적인 해양국가에서 발전돼왔으나, 최근에는 테크놀로지가 발달한 미국 등지에서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뉴저지 주의 오션파워테크놀로지(OPT)는 1990년대부터 개발해온 파력발전 시스템인 ‘파워부오이(PowerBuoy)’를 이용해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주의 해안 4개 지점에서 270㎿급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도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개발연구원(CNRS)도 ‘파력발전개발연구팀’을 구성해 펠라미스와 비슷한 발전기를 제작하고 있다. 2010년까지 실험을 마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해양에너지 개발업체 가운데 하나인 버던트파워(Verdant Power)의 창업자인 트레이 테일러는 2011~12년에 전세계적으로 대규모의 해양에너지 개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팔로알토에 자리잡은 전력연구소(EPRI)의 해양에너지 전문가인 로저 베다르드는 “유럽에서는 2015년, 미국에서는 2025년까지 수십㎿ 규모의 해양 에너지 발전소가 폭넓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다르드는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재생에너지 확장 정책이 조기에 이행되면 미국의 해양에너지 이용이 크게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한국 연안도 해양 에너지가 풍부한 편이다. 파력 650만㎾, 조력 650만㎾, 조류 100만㎾ 등 모두 1400만㎾의 에너지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추정하고 있다. 한국의 첫 파력발전소는 2011년쯤 제주도에 건설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해양부는 500㎾급 파력 발전 구조물에 대한 기본설계를 마치고 올해 90억원을 투입, 제작에 들어가 시험운영을 마친 뒤 2011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발전소가 제주도 서쪽 끝인 차귀도 해역에 들어서면, 170여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울릉도, 영일만 등 동해에도 파력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장기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비즈&피플] 김중겸 현대건설 차기 사장

    [비즈&피플] 김중겸 현대건설 차기 사장

    “나는 주택영업본부장이 아닌 현대건설 사장으로 내정됐다. 현대건설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우는 초석을 마련하고 동시에 건설업계를 리드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빠른 시일내에 조직 추스를 듯 차기 현대건설 사장으로 내정된 김중겸(58)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통 큰 경영을 선언했다. 포용력, 조직 대수술, 공격 경영으로 대표되는 김 사장 내정자의 경영 스타일에 현대건설 임직원 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돼있다. 김 내정자는 24일 이사회와 다음달 17일 정기주총을 거쳐 사장으로 선임된다. 25일부터는 현대건설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 업무보고를 받는 등 사실상 경영을 시작한다. 김 내정자는 “현대건설의 미래 성장 플랜을 짜고 빠른 시일 안에 조직을 추스리기 위해 취임 전 준비를 완벽하게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과 동시에 공격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다. 그래서 그런지 관련 임직원들이 좌불안석이다. 현대건설의 향후 경영 스타일과 현대엔지니어링과 관계 정립도 관심사다. 최대 관심사는 인사와 조직개편이다. 조직개편과 함께 대대적인 물갈이설도 나돈다. 조직개편 과정에서 한 차례 인사태풍은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김 내정자에게 줄을 대기 위한 움직임도 이곳저곳서 감지된다. 인사와 관련, 현대건설 내부가 뒤숭숭한 데에는 몇가지 배경이 있다. 과열됐던 사장 선임과정의 경쟁도 한몫했다. 김 내정자는 정통 현대맨이지만 주택과 건축 전문가다. 그동안 관리직이나 토목, 플랜트 출신이 사장에 올랐던 것과는 다르다. 학교도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나왔다. 현대건설은 CEO에 따라 학맥에 부침이 있었다. 대체로 연세대 출신이 많았다. 현대건설 오너였던 고 정몽헌 현대 회장이 연세대 출신인 것과 무관치 않다. 당시엔 “현대건설이 아니라 ‘연대건설’이다.”는 말도 있었다. 이종수 사장도 연세대 출신이다. 물론 과거 이내흔 사장(성균관대 졸업) 때엔 ‘성대건설’, 이명박 대통령 재임 때엔 ‘고대건설’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향후 인사와 관련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김 내정자는 “지엽적인 것을 떠나 현대건설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선진 경영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를 바라보는 큰 경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은 부정적이다. 평소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던 미국의 벡텔처럼 건설과 엔지니어링이 각자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엔지니어링과 합병은 부정적현대건설은 공격적인 스타일의 회사다. 하지만 2000년 경영위기 이후에는 안정과 공격적인 최고경영자(CEO)가 교대로 선임됐다. 심현영 전 사장은 안정위주 경영자였다. 이어 이지송 전 사장은 공격적인 수주전략으로 요즘의 신장세에 밑거름이 됐다. 이종수 사장은 안정적인 기조 위에 선택과 집중형이다. 반면 김 내정자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경영이 예상된다. 건설업계도 긴장감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정부의 기대가 크다. 김 내정자는 “건설업계가 선도하겠다.”고 말했던 4대강 정비사업에 어떻게 기여할지도 관심사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주택사업도 가라앉을 수 밖에 없다. 유가하락으로 주춤해진 해외건설 수주도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아이디어가 많기로 소문난 김 내정자가 이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진보에 길을 묻다 5] “美·유럽 두 카드 쓰는데 한국은 한 패만

    [진보에 길을 묻다 5] “美·유럽 두 카드 쓰는데 한국은 한 패만

     “미국과 유럽은 두 팔을 쓰는데 한국 정부는 한 팔만 고집하고 있어요.”  장진호(40)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나 사회가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하고도 그보다 더한 실패와 재앙을 준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데 이어 금산분리 완화, 금융지주회사법, 보험업법 등 ‘금융 빅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동남아 어느 국가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인 근저에는 지배 엘리트의 무지와 일차원적 사고, 나아가 지성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 연구원은 “자통법은 미국과 유럽에서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 정확히 역행한다.”며 이들 나라의 지배 엘리트들은 한 팔로는 대외적으로 주창해온 신자유주의 정책을 구사하면서 다른 한 쪽에선 필요에 따라 현실주의적인 정책을 펴는 반면 한국의 엘리트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납작 업드려 다른 한 팔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없애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상한을 도입하고 지난해 말 AIG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 말레이시아가 은행 국유화를 밀어붙일 때 성토했던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가 얼마 뒤 당시로선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한 사례를 우리 정책 당국자들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장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1998년 재벌의 제2금융권 소유를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잘못 진단한 끝에 나온 악수(惡手)란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에 한국이 더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은 세계시장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자본의 유동성이 원활해진 데도 원인이 있다.”며 만약 재벌에 은행마저 내줄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폐해는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지난해 말 환율 방어에 연기금을 동원하는 등 국민이 노후에 대비해 믿고 맡긴 자금을 쌈짓돈 쓰듯이 하고 있다는 것. 더욱 문제는 지난 10년 간 초국적 금융자본이 국내에서 수익을 챙겨 떠날 수 있게 만든 것처럼 정부가 연기금 등을 동원해 떠받치는 행태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그나마 시민단체·노동계가 간여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펀드매니저 등에게 운용을 맡겨 거의 ‘조공(朝貢·emperial tribute)’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부채는 줄었지만 국민경제 전체의 부채는 줄지 않고 오히려 가계는 대출 이자로, 정부는 세금으로 은행을 이중으로 돕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런 은행마저 재벌 소유가 될 경우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성장의 근본적인 동력인 제조업을 기피하고 인수·합병(M&A)으로 머니게임이나 벌여 국민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장 연구원은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금융주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준국유화 또는 반(半)국유화 은행의 출범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일본처럼 지역 밀착형에 비영리(NPO) 성격의 은행을 시민운동 차원에서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지난 10년간 ‘부자되기 신드롬’이 중립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연대와 공동체 정신을 사라지게 만든, 보수적인 정치적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진보세력은 ‘욕망의 물꼬’를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정치세력화를 기약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음은 장진호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4일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됐다.법 시행의 의미와 전망,진보진영에 던지는 과제부터 정리한다면.  자통법은 금융기관의 업무 장벽을 없애 금융 허브로 가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나왔다.다른 업종에 있던 금융기관들끼리 한 링에서 싸우게 만든 것이다.은행 보험 증권사가 자기 영역을 허물고 함께 겨뤄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문제는 경쟁이 격화되면 수익성 추구의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특히 증권사의 지급결제기능 허용 등은 은행과 증권사간 경쟁 격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동시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 진입장벽을 대거 허무는 결과로 금융부문의 초국적화를 가속시킬 것이다.또 경쟁 과정에 탈락되는 기관도 있을 것이고 많은 이들이 구조조정되는 한편,외국의 금융회사들이 국내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 97년 외환위기때 은행에서 일어났던 자본의 탈국적화가 제 2금융권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더 커졌다.  자통법이 안고 있는 급진적 규제완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진보진영이 이를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해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금융위기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서 사회과학도로서 느꼈던 문제점이 있다면.  금융위기 진행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보도는 성실했지만 왜 위기를 불러왔는가를 시스템의 위기라기보다 관리의 문제로 보는 정부당국의 변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데 지성의 위기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글로벌 스탠더드를 비현실적 교조적으로 국가의 정책 엘리트들이 단순히 무지해서가 아니라 이해가 녹아들어 있는 측면이 있다.글로벌 스탠더드 지경부 간부들이 판단 근거나 권위의 기반을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짙다.이를 만든 미국과 유럽의 정책 엘리트들은 두 팔을 모두 사용한다.한 팔은 대내외적으로 내세워온 자유주의 이념을 외치고,다른 팔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현실적,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월가 최고경영자에 대한 보수 상한이라든가 AIG에 대한 구제금융은 언제라도 국유화 등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이다.몇년 전만 해도 사회주의적 짓이란 비판받을 수 있는 내용인데도 최근에는 이를 무시하는 두 팔을 주어진 글로벌 스탠더드에 너무 집착한다.생산 주체하는 사람들의 자율적 사고 기능이 멈춰섰다는 극언이 가능할 정도다.외부의 권위와 영향력을 업은 지배 엘리트가 영향력을 미친다는 역사적 관성에 따른 것이다.지성의 위기가 정치사회의 위기와 결합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산분리 완화,금융지주회사법,보험업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금융빅뱅 법안의 처리 전망과 향후 대응,진보진영이 염두에 둘어야 할 관점들을 요약한다면.  -1948년 건국 이후 미군정이 자유주의 경제질서를 이식하면서 은행의 민간 소유를 장려했다.그러면서 재벌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박정희 군사정권이 산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은행 국유화를 시켰다.그런데 재벌은 은행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내비치다 1980년대 이후 2금융권을 먹기 시작했고 그것도 모자라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은행을 소유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1948년 이후 1960년대 이전 문제점이 되풀이 되지 않겠는가 걱정된다.  자금 동원력이 커지니까 산업 부문의 경쟁력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돈놀이,M&A를 통한 머니게임에 몰두할 수 있다.재벌의 사금고화와 산업의 경시가 둘이 따로 떨어질 수 없다.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굳이 제조업에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이유가 없어진다.  잘못된 보약을 처방해 큰 탈이 날 수 있다.산업자본으로선 단기적으로 횡재로 비치겠지만 국민경제적 입장에서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재벌의 2금융권 소유를 허용했는데 재벌의 과잉투자를 위해 종금사 등이 과도한 외채를 끌어들인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우리 경제의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데 작용했다.  2금융권 소유 만으로도 재앙을 불러왔는데 은행마저 소유하게 하면 더 큰 규모의 빚잔치를 불러올 수 있다.  ●재앙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해법을 제시한다면.  바둑에서 복기를 하듯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에 대해 짚어야 한다.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그때 꼭 그런 결정을 해야 했는지,다른 대안은 없었는지,그 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현안에 매몰되다가 오늘 그런 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짚는 데 소홀했다.  사실 어떤 결과가 현실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 꼭 늦었다고 볼 수는 없다.한국경제가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급격한 환율변동과 타격을 입었는데 이것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잘못과 연계돼 있다.  신자유주의화,금융자본주의화,은행에 의해 자산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자는 제도의 전환보다 욕망의 전환,행동방식의 전환도 크게 나타났다고 본다.일상생활의 금융화가 최근 10년동안 공세적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동남아보다 한국에서 더욱 불안정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국내 경제가 세계경제에 긴밀하게 통합되었다는 측면도 있고 국내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초국적 자본의 이동이 용이해졌기에 가능한 면도 있다.최근 10년동안 경제정책에 금융 주도 노선이 관철됐던 배경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대폭 증대한 데도 원인이 있다.펀드 투자 붐이 이어졌고 최근 위기로 많은 손실을 봤다.  단순히 신자유주의로 인해 제도와 법률,규칙만 바뀐 것이 아니라 사고와 행동양식의 변화까지 수반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부자되기 신드롬과 일상생활의 금융화로 자산 설계와 재무적인 관심이 생애 설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10년간 재테크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팽배해졌다.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줬는데 과연 그런가라는 질문을 뒷전으로 밀어놓았다.부자가 늘어난다는 건 빈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부자란 타인의 노동을 평균 이상으로 집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부자가 늘어나면서 국민 전체가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식민지 개척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집적한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부자되기 신드롬이 개인적 자산추구 경쟁으로 몰두하게 만들면서 사회 공동체적 연대성을 파괴시켜왔다.나 아니면 경쟁자로 파악하게 만들어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개인적으로 탈출하는 전략에 몰두하게 하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상실하게 만들었다.80년대 전태일 평전이 대학가에서 꼭 읽어야할 책이었다면 지금은 워런 버핏이나 잘나가는 CEO의 평전이 팔리는 세태가 의미하는 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위기를 통해 개인적 경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이제 그런 경쟁이 모두를 안정되고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면서 개인에 도움을 주는 기법이라 하겠지만 정치적 연대,약자에 대한 배려와 연민을 묻어버리고 개인적 생존전략만 추구하게 만드는 굉장히 효과적인 정치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다.이걸 바꾸지 않고선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도 어렵지 않겠느냐 보고 있다.  대중의 욕망의 물꼬를 어떤 방향으로 돌리느냐 이걸 고민해야 한다.  자통법을 시행하는 이유도 금융 허브화를 노리는 것인데 이게 뭔가.결국 외환위기 때 당한 것을 동남아에서 벌어(만회해) 보자 이런 얘기다.우리가 욕하던 국제적 수탈을 똑같이 다른 이에게 하려는 모순도 포함돼 있다.  서구의 복지국가가 식민지 수탈을 통해 이룩됐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70년대 서유럽 국가들은 재정 적자의 위기에서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연기금을 초국적 자본으로 바꿔 신흥시장의 배당을 뽑아 지원받는 전략을 썼다.연금을 시장화하기 때문에 위기에 취약해졌다.연기금을 시장화하니 불안정성이 높아진다.신흥시장의 노동가치를 배당 등으로 유출하는 것이니까 노동가치가 자본시장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니까.  ●금융빅뱅 법안에 그런 내용들이 포함됐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건가.  전혀 내용을 모르고 있다.심상정 같은 이가 어느 정도 그런 안목을 갖고 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법안에 대해 무감각하다.  월가 급여를 제한한다는 사회주의적인 규제가 나오고 있다.지금은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월가가 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고 그런 공감대가 맞춰질 정도로 위기가 심각한 것이다.유럽도 그런 식이다.우리는 그 정도 규제는커녕 있는 규제도 없애는 판국이다.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조금 더 잘하면 되겠지,정신무장을 잘하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계속)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이혼하려면 부부사이 빚도 나눠라” ‘그들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덩치 더 커진 ‘슈퍼 빅 백’ 패션계 접수하다 김정호의 22첩 대동여지도 실물로 보세요 올챙이 뻥튀긴 듯 못생긴 장치찜 ‘동해의 참맛’ 강원도에 생기려다 만 ‘누드 비치’ 제주도에선?
  • “美·유럽 두 카드 쓰는데 한국은 한 패만”

    “미국과 유럽은 두 팔을 쓰는데 한국 정부는 한 팔만 고집하고 있어요.” 장진호(40)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나 사회가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하고도 그보다 더한 실패와 재앙을 준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데 이어 금산분리 완화, 금융지주회사법, 보험업법 등 ‘금융 빅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동남아 어느 국가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더 취약한 모습을 보인 근저에는 지배 엘리트의 무지와 일차원적 사고, 나아가 지성의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 연구원은 “자통법은 미국과 유럽에서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 정확히 역행한다.”며 이들 나라의 지배 엘리트들은 한 팔로는 대외적으로 주창해온 신자유주의 정책을 구사하면서 다른 한 쪽에선 필요에 따라 현실주의적인 정책을 펴는 반면 한국의 엘리트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납작 업드려 다른 한 팔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없애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상한을 도입하고 지난해 말 AIG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외환위기 직후 말레이시아가 은행 국유화를 밀어붙일 때 성토했던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가 얼마 뒤 당시로선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한 사례를 우리 정책 당국자들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장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1998년 재벌의 제2금융권 소유를 허용한 것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잘못 진단한 끝에 나온 악수(惡手)란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에 한국이 더 심대한 타격을 받게 된 것은 세계시장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자본의 유동성이 원활해진 데도 원인이 있다.”며 만약 재벌에 은행마저 내줄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폐해는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지난해 말 환율 방어에 연기금을 동원하는 등 국민이 노후에 대비해 믿고 맡긴 자금을 쌈짓돈 쓰듯이 하고 있다는 것. 더욱 문제는 지난 10년 간 초국적 금융자본이 국내에서 수익을 챙겨 떠날 수 있게 만든 것처럼 정부가 연기금 등을 동원해 떠받치는 행태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는 그나마 시민단체·노동계가 간여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펀드매니저 등에게 운용을 맡겨 거의 ‘조공(朝貢·emperial tribute)’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부채는 줄었지만 국민경제 전체의 부채는 줄지 않고 오히려 가계는 대출 이자로, 정부는 세금으로 은행을 이중으로 돕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런 은행마저 재벌 소유가 될 경우 사금고로 전락하는 것은 물론 성장의 근본적인 동력인 제조업을 기피하고 인수·합병(M&A)으로 머니게임이나 벌여 국민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장 연구원은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금융주체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준국유화 또는 반(半)국유화 은행의 출범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일본처럼 지역 밀착형에 비영리(NPO) 성격의 은행을 시민운동 차원에서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지난 10년간 ‘부자되기 신드롬’이 중립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연대와 공동체 정신을 사라지게 만든, 보수적인 정치적 프로젝트였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진보세력은 ‘욕망의 물꼬’를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정치세력화를 기약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음은 장진호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4일부터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됐다.법 시행의 의미와 전망,진보진영에 던지는 과제부터 정리한다면. 자통법은 금융기관의 업무 장벽을 없애 금융 허브로 가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에서 나왔다.다른 업종에 있던 금융기관들끼리 한 링에서 싸우게 만든 것이다.은행 보험 증권사가 자기 영역을 허물고 함께 겨뤄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문제는 경쟁이 격화되면 수익성 추구의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특히 증권사의 지급결제기능 허용 등은 은행과 증권사간 경쟁 격화를 가져올 수 있는 동시에,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 진입장벽을 대거 허무는 결과로 금융부문의 초국적화를 가속시킬 것이다.또 경쟁 과정에 탈락되는 기관도 있을 것이고 많은 이들이 구조조정되는 한편,외국의 금융회사들이 국내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 97년 외환위기때 은행에서 일어났던 자본의 탈국적화가 제 2금융권에서 일어날 가능성도 더 커졌다. 자통법이 안고 있는 급진적 규제완화는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진보진영이 이를 지적하고 대안을 마련해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금융위기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면서 사회과학도로서 느꼈던 문제점이 있다면. 금융위기 진행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보도는 성실했지만 왜 위기를 불러왔는가를 시스템의 위기라기보다 관리의 문제로 보는 정부당국의 변명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데 지성의 위기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글로벌 스탠더드를 비현실적 교조적으로 국가의 정책 엘리트들이 단순히 무지해서가 아니라 이해가 녹아들어 있는 측면이 있다.글로벌 스탠더드 지경부 간부들이 판단 근거나 권위의 기반을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짙다.이를 만든 미국과 유럽의 정책 엘리트들은 두 팔을 모두 사용한다.한 팔은 대내외적으로 내세워온 자유주의 이념을 외치고,다른 팔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현실적,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월가 최고경영자에 대한 보수 상한이라든가 AIG에 대한 구제금융은 언제라도 국유화 등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이다.몇년 전만 해도 사회주의적 짓이란 비판받을 수 있는 내용인데도 최근에는 이를 무시하는 두 팔을 주어진 글로벌 스탠더드에 너무 집착한다.생산 주체하는 사람들의 자율적 사고 기능이 멈춰섰다는 극언이 가능할 정도다.외부의 권위와 영향력을 업은 지배 엘리트가 영향력을 미친다는 역사적 관성에 따른 것이다.지성의 위기가 정치사회의 위기와 결합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산분리 완화,금융지주회사법,보험업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금융빅뱅 법안의 처리 전망과 향후 대응,진보진영이 염두에 둘어야 할 관점들을 요약한다면. 1948년 건국 이후 미군정이 자유주의 경제질서를 이식하면서 은행의 민간 소유를 장려했다.그러면서 재벌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박정희 군사정권이 산업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해 은행 국유화를 시켰다.그런데 재벌은 은행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내비치다 1980년대 이후 2금융권을 먹기 시작했고 그것도 모자라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은행을 소유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1948년 이후 1960년대 이전 문제점이 되풀이 되지 않겠는가 걱정된다. 자금 동원력이 커지니까 산업 부문의 경쟁력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돈놀이,M&A를 통한 머니게임에 몰두할 수 있다.재벌의 사금고화와 산업의 경시가 둘이 따로 떨어질 수 없다.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굳이 제조업에 투자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이유가 없어진다. 잘못된 보약을 처방해 큰 탈이 날 수 있다.산업자본으로선 단기적으로 횡재로 비치겠지만 국민경제적 입장에서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재벌의 2금융권 소유를 허용했는데 재벌의 과잉투자를 위해 종금사 등이 과도한 외채를 끌어들인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우리 경제의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데 작용했다. 2금융권 소유 만으로도 재앙을 불러왔는데 은행마저 소유하게 하면 더 큰 규모의 빚잔치를 불러올 수 있다. ●재앙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해법을 제시한다면. 바둑에서 복기를 하듯 외환위기를 불러온 원인에 대해 짚어야 한다.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그때 꼭 그런 결정을 해야 했는지,다른 대안은 없었는지,그 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현안에 매몰되다가 오늘 그런 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짚는 데 소홀했다. 사실 어떤 결과가 현실화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 꼭 늦었다고 볼 수는 없다.한국경제가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급격한 환율변동과 타격을 입었는데 이것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잘못과 연계돼 있다. 신자유주의화,금융자본주의화,은행에 의해 자산운용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자는 제도의 전환보다 욕망의 전환,행동방식의 전환도 크게 나타났다고 본다.일상생활의 금융화가 최근 10년동안 공세적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동남아보다 한국에서 더욱 불안정한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국내 경제가 세계경제에 긴밀하게 통합되었다는 측면도 있고 국내 자본시장에 들어와 있는 초국적 자본의 이동이 용이해졌기에 가능한 면도 있다.최근 10년동안 경제정책에 금융 주도 노선이 관철됐던 배경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대폭 증대한 데도 원인이 있다.펀드 투자 붐이 이어졌고 최근 위기로 많은 손실을 봤다. 단순히 신자유주의로 인해 제도와 법률,규칙만 바뀐 것이 아니라 사고와 행동양식의 변화까지 수반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부자되기 신드롬과 일상생활의 금융화로 자산 설계와 재무적인 관심이 생애 설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10년간 재테크교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팽배해졌다.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줬는데 과연 그런가라는 질문을 뒷전으로 밀어놓았다.부자가 늘어난다는 건 빈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부자란 타인의 노동을 평균 이상으로 집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부자가 늘어나면서 국민 전체가 잘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대외적으로 (식민지 개척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집적한다면 가능하겠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부자되기 신드롬이 개인적 자산추구 경쟁으로 몰두하게 만들면서 사회 공동체적 연대성을 파괴시켜왔다.나 아니면 경쟁자로 파악하게 만들어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개인적으로 탈출하는 전략에 몰두하게 하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상실하게 만들었다.80년대 전태일 평전이 대학가에서 꼭 읽어야할 책이었다면 지금은 워런 버핏이나 잘나가는 CEO의 평전이 팔리는 세태가 의미하는 바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위기를 통해 개인적 경쟁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이제 그런 경쟁이 모두를 안정되고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면서 개인에 도움을 주는 기법이라 하겠지만 정치적 연대,약자에 대한 배려와 연민을 묻어버리고 개인적 생존전략만 추구하게 만드는 굉장히 효과적인 정치 프로모션이라 할 수 있다.이걸 바꾸지 않고선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도 어렵지 않겠느냐 보고 있다. 대중의 욕망의 물꼬를 어떤 방향으로 돌리느냐 이걸 고민해야 한다. 자통법을 시행하는 이유도 금융 허브화를 노리는 것인데 이게 뭔가.결국 외환위기 때 당한 것을 동남아에서 벌어(만회해) 보자 이런 얘기다.우리가 욕하던 국제적 수탈을 똑같이 다른 이에게 하려는 모순도 포함돼 있다. 서구의 복지국가가 식민지 수탈을 통해 이룩됐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70년대 서유럽 국가들은 재정 적자의 위기에서 손쉽게 해결하는 방법으로 연기금을 초국적 자본으로 바꿔 신흥시장의 배당을 뽑아 지원받는 전략을 썼다.연금을 시장화하기 때문에 위기에 취약해졌다.연기금을 시장화하니 불안정성이 높아진다.신흥시장의 노동가치를 배당 등으로 유출하는 것이니까 노동가치가 자본시장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니까. ●금융빅뱅 법안에 그런 내용들이 포함됐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건가. 전혀 내용을 모르고 있다.심상정 같은 이가 어느 정도 그런 안목을 갖고 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법안에 대해 무감각하다. 월가 급여를 제한한다는 사회주의적인 규제가 나오고 있다.지금은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다.월가가 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고 그런 공감대가 맞춰질 정도로 위기가 심각한 것이다.유럽도 그런 식이다.우리는 그 정도 규제는커녕 있는 규제도 없애는 판국이다.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조금 더 잘하면 되겠지,정신무장을 잘하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계속) 글 /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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