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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美정부도 ‘재사용’ 우주 발사체 XS-1 개발한다

    [고든 정의 TECH+] 美정부도 ‘재사용’ 우주 발사체 XS-1 개발한다

    최근 억만장자들의 우주를 향한 도전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 X는 팔콘 9 R(Reusable) 1단을 바다에서 회수하는 데 성공했고, 아마존 CEO인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역시 아직 궤도에 위성을 발사할 순 없지만, 프로토타입 우주 로켓을 재착륙 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기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가운데 하나인 폴 앨런 역시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항공기 기반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모두 하나로 수렴됩니다. 즉, 재활용이 가능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발사체를 만드는 것이죠. 값비싼 로켓을 한 번 쓰고 버렸기 때문에 우주 발사 비용은 매우 비쌀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경제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비행기나 자동차처럼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발사체가 필요합니다. 사실 이들의 목표는 과거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목표와 일치합니다. 유명한 NASA의 우주 왕복선 역시 일회용이 아니라 100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 발사체를 목표로 개발된 것입니다. 하지만 1970년대 미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개발 예산이 축소되었고, 우주 왕복선은 여러 차례 설계를 변경해 최종적으로는 거대한 연료 탱크를 한 번 쓰고 버리는 타협안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구조가 복잡해져 비용이 크게 상승했고 사고까지 나는 바람에 결국 퇴역하는 운명을 맞게 되었습니다. 사실 NASA는 10여 년 전 우주 왕복선을 대체하기 위해서 SSTO(단단식 궤도 발사체)라는 재사용 우주 발사체를 개발했으나 프로토타입 제작 도중 취소되어 시험 비행 한 번 못해보고 프로젝트가 종료됩니다. 이후 NASA는 아레스 I이라는 새로운 로켓을 이용해서 1단을 재사용하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낙하산으로 바다에서 회수하는 방식) 그러나 한번 시험 발사가 성공한 후 당시 금융위기로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급격히 커지면서 역시 예산이 삭감되어 개발이 취소되는 비운을 겪습니다. 이렇듯 정부 주도하의 개발은 아무리 엔지니어들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고 해도 예산권을 쥔 정부 관료와 의회에서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거나 삭감되면 쉽게 취소되는 운명을 맞이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변덕(?)에 좌우되지 않는 스페이스 X 같은 민간 기업이 앞으로 우주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DARPA는 다시 한 번 재사용 우주 발사체 개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투기에서 소형 위성을 발사하는 계획은 잠정 보류지만, 비즈니스 제트기 만한 크기의 소형 발사체를 만드는 XS-1 프로젝트는 1단계를 넘어 실제 크기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2단계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 저렴한 재사용 우주 발사체 XS-1 XS-1은 과거 우주 왕복선의 소형화 버전으로 저렴한 위성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위성 발사는 군사 목적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죠. 동시에 적에 의해 GPS 및 정찰 위성이 파괴되었을 때 위성 시스템을 긴급 복구하기 위해서 재발사 시간이 매우 빨라야 한다는 것도 목표입니다. 현재 DARPA는 보잉, 노스럽 그루먼, 마스턴 우주 시스템의 3개 회사를 1차 대상자로 선정해 각각의 디자인을 경쟁시키고 있습니다. XS-1의 프로토타입은 음속의 10배까지 속도를 높인 다음 작은 로켓을 발사해 위성을 저지구궤도(LEO)에 올리는 2단 로켓 구성입니다. 1단에 해당하는 로켓은 항공기 구조로 재사용이 가능하며 위성을 발사하는 2단은 일회용입니다. XS-1의 1회 발사 비용은 500만 달러 이하로 저렴해야 하며 프로토타입에서 페이로드는 900~500파운드(408kg~80kg) 정도입니다. 그리고 10일 내로 10회라는 아주 빠른 재발사 시간을 지녀야 합니다.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이는 목표지만, XS-1은 이전의 우주 왕복선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우주 왕복선은 화물 포함 100t에 달하는 거대한 우주선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 엄청난 연료가 필요했습니다. 이는 100t에 달하는 우주선을 음속의 25배로 가속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반면 XS-1은 음속의 10배 정도라는 훨씬 쉬운 목표를 달성하고 다시 귀환하는 준궤도(sub orbital) 로켓입니다. 무인 로켓으로 사람이 타는 부분도 필요없고 연료도 훨씬 적게 실어도 문제없습니다. 그래서 비용이 낮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최종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비용을 초과하거나 기술적 어려움에 직면하면 취소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역시 정부 개발 사업이니까요. 솔직히 앞서 NASA가 계획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라도 성공했다면 머스크나 베조스 모두 우주 로켓 대신 다른 사업을 알아봐야 했을지 모릅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NASA의 실패 덕분에 이들의 성공이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그 실패는 앞서 말했듯이 관료제의 산물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진정한 혁신은 이제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것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XS-1이 실패한다면 이와 같은 주장은 더 설득력을 얻게 될 것입니다. 반면 XS-1이 성공한다면 재사용 발사체 개발 사업은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기술력을 확보한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같은 전통적 대기업이 이 분야에 끼어들어 민간 기업과 경쟁을 할지 모릅니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저렴한 우주 발사체 개발이 민간과 정부의 투자로 다시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32) 증강현실, 가상현실 너머의 세계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32) 증강현실, 가상현실 너머의 세계

     수상한 회사, 매직리프  체육관 바닥에서 고래가 튀어나왔다. 거대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육중한 몸이 천정까지 솟구쳤다. 고래가 파도 속으로 몸을 날리자 체육관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술과 같은 장면에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래는 사라지고 마른 바닥이 드러났다. 한동안 IT 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증강현실(AR, Augment Reality) 스타트업 매직리프(Magic Leap)의 소개 영상 내용이다. 증강현실은 실제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2015년 판매가 중단된 구글 글래스는 대표적인 AR 기기였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홀로렌즈(Hololens)라는 AR 헤드셋을 공개하였다. 가상현실은 오큘러스 리프트나 삼성 기어 VR과 같이 헤드셋을 쓰면 바깥을 볼 수가 없다. 외부와 차단된 상태에서 컴퓨터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 증강현실과 다른 점이다. 최근에는 360도를 촬영하는 카메라로 만든 영상도 가상현실이라고 불러 가상과 증강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매직리프의 동영상을 보면 무엇이 가상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공개된 몇 개의 홍보 영상 외에는 알려진 것이 없어 조작된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3D선샤인사의 창업자인 스티븐 박사는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매직리프가 미래의 내러티브(이야기)를 팔아먹는다며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에 빗대어 꼬집었다. 뉴스위크지도 이 회사가 아무런 기술도 없이 허풍을 떤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가상현실 시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상한 회사 매직리프의 진실은 무엇일까.  마이애미 해변에 있는 신생 벤처 기업인 매직리프의 투자자들을 살펴보면 더욱 궁금증이 커진다. 2014년 구글은 본사가 나서 이 회사의 투자를 주도하였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도 칩 메이커 퀄컴, 세계적 투자사 안데르센 호로비츠, 미국 대표 사모펀드 KKR 등 쟁쟁하다. 그 해 10월, 매직리프는 5억 4200만 달러의 기록적인 펀딩을 성사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 당시 수석 부사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도 옵저버로 이름을 올렸다. 무명의 매직리프는 12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한순간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등극하였다. 2016년 2월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워너브라더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막강한 투자사들이 참여한 펀딩에서 8억 달러에 이르는 신규 투자를 받았다. 올해 1, 2월 두 달간 가상현실 업계 전체 투자액 11억 달러의 70%가 넘는 금액이다. 이번 투자로 매직리프의 기업가치는 45억 달러가 되어 몇 개월 사이에 4배 가까이 뛰었다.  베일에 싸인 스텔스 기업이라고 불리는 이 회사를 조사하던 중 몇 가지 단서가 포착되었다. 첫째로, 2015년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테크놀로지 리뷰는 올해의 ‘10대 혁신기술’(10 Breakthrough Technologies)로 매직리프를 선정하였다. 심사단들이 본 내용의 일부가 알려지면서 윤곽이 드러났다. 두 번째로는 최근 공개된 매직리프의 특허를 통해 기술이 알려졌다. 350페이지의 방대한 내용으로 특허 항목만도 703개에 이른다. 세 번째는 중국 텐센츠의 QQ에 올라온 “매직리프, 어쩔 수 없이 밝힌 비밀”이라는 구글 연구원과 뉴욕대 교수의 강좌 내용이다. 이 세 가지 단서를 간단히 요약하였다.  매직리프의 비밀  매직리프의 CEO 로니 애보비츠(Rony Abovitz)는 우주복을 입고 TED 강연을 하고 록그룹에서 기타를 연주하기도 한다. 신문에 만화를 기고하고 집안에 온갖 동물을 키우는 등 자유분방하고 기발한 인물로 유명하다. 2004년에는 수술로봇 회사 마코서지칼을 설립하였다. 이 회사의 수술로봇 리오에는 국내 기업 큐렉스의 특허가 적용되어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촉감을 전달하는 로봇 팔을 개발하던 중 환자의 뼈를 보면서 수술을 할 수 있는 가상현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존의 가상현실 기기들로 시도를 해보았지만 모두 실망스러웠다. 마침내 애보비츠는 새로운 기술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워싱턴 대학의 에릭 세이벨 교수를 만나게 되었고 그와의 만남은 애보비츠를 증강현실의 세계로 이끌었다  세이벨 교수는 혈관 속을 볼 수 있는 초소형 내시경을 연구하던 중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시경은 몸속을 촬영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카메라이다. 그는 거꾸로 내시경으로 빛을 쏘아 빔프로젝터처럼 영상을 만드는 증강현실 기기를 생각했다. 2010년 세이벨 교수가 발표한 내시경 프로브는 직경이 1mm에 불과했다. 이 가느다란 관에서 나오는 빛을 렌즈를 통해 직접 망막에 쏘아 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현실 세계에서 들어오는 빛과 컴퓨터가 만든 가상의 빛이 뒤섞여 사람의 눈은 이 둘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체육관에서 튀어나온 고래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영상의 데모 버전이다. 세이벨 교수의 시제품을 본 애보비츠는 2011년 매직리프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증강현실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2013년에는 마코서지칼을 16억 5천만 달러에 매각하고 매직리프에 올인 하였다. 그 이후 얼마나 많은 발전이 있었는지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애보비츠가 공개를 망설이는 것은 신비주의 전략이라기보다는 말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몇 가지 짐작을 해 보았다. 우선 냉장고만한 시스템의 크기를 몸에 착용할 만큼 작게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실내에서 시연을 하였지만 그보다 수백, 수천 배 이상 밝은 태양빛 아래에서 제대로 영상이 보일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레이저를 눈에 직접 쏘는 것이 걱정스럽다. 신체에 영향이 없을 정도로 약한 레이저를 사용한다고 하지만 아직 의학적으로 검증된 결과는 없다. 그 밖에도 좁은 시야각, 선명도, 응답 속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을 인수할 때 후원했던 스파크 캐피탈은 “매직리프의 증강현실은 낙관적으로 보이지만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애보비츠는 “디지털과 물리적 현실 세계를 융합해 새롭고 놀라운 세상을 만들겠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구글, 퀄컴, 알라바바는 그 미래를 확신하고 매직리프에 수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현실 속의 증강현실  증강현실의 대명사로 불리던 구글 글래스는 현재 판매가 중단되었지만 다시 한번 재기를 노리고 있다. 구글에 인수된 네스트의 창업자 토니 파델이 구글 글래스를 맡으면서 산업용을 겨냥한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도 매직리프에 투자한 이후 “구글 글래스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라고 재천명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증강현실 기기 홀로렌즈의 예약 판매를 시작하였다. 전문가들은 가상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보다 한 수 위의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홀로렌즈를 쓰면 게임 속의 인물이 튀어나오고 벽면에는 가상의 TV가 나타난다. 테이블 위에서 미식축구를 관람하고 마인크레프트로 게임을 할 수도 있다  증강현실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가까이 와있다. 그래픽 화면 앞에서 진행하는 일기 예보나 선거 중계방송도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자동차의 앞 유리에 교통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중요한 증강현실 기기이다. 아이언맨이 쓴 헬멧의 눈앞에 나타나는 화면이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허공의 스크린을 손으로 조작하는 것과 같이 SF 영화의 단골 소품으로도 등장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증강현실 서비스도 재미있는 것이 많다. 이케아의 AR 앱과 카탈로그를 이용하면 미리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다. 어떤 색상과 디자인이 우리 집에 어울릴지 고민하는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이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길거리의 안내판이나 식당의 메뉴를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구글이 인수한 퀘스트비주얼에서 개발한 ‘워드 렌즈’라는 앱은 이런 걱정을 덜어준다. 스마트폰으로 외국어 글자를 비추면 자동으로 번역을 해주는 AR 기능 덕분이다. 그 외에도 교육, 국방, 의료, 공공 서비스 분야로 증강현실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게임과 같이 단절된 가상공간에서 사용하는 가상현실에 비해 응용 분야가 넓어 시장 전망도 밝다. 전문 컨설팅 업체 디지 캐피털에 따르면 2020년 증강현실 시장은 1200억 달러로 300억 달러인 가상현실의 4배에 달한다. 이 거대 시장을 향해 선두 기업들은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겠다.   김지연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만리장성 방화벽’ 뚫기 저커버그 ‘뚝심’ 통하나

    ‘만리장성 방화벽’ 뚫기 저커버그 ‘뚝심’ 통하나

    중국은 2009년부터 페이스북 접속을 금지하고 있다. 공산당 통치에 해가 되는 정보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언론 통제 조치이다. 하지만 ‘만리장성 방화벽’을 뚫으려는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집요한 노력으로 중국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칭화대에서 중국어 연설로 중국 청년들을 사로잡았던 저커버그가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다시 중국을 방문했다. 그의 첫 일정은 톈안먼 광장을 가로지르는 아침 조깅이었다. 당시 베이징의 대기는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300㎍/㎥ 안팎으로 기준치를 12배 초과한 ‘황색경보’ 상태였다. 마라톤 대회 등 공식 행사가 아니고서는 톈안먼 광장에서 어떤 단체 행동도 할 수 없지만, 중국 정부는 이날 특별히 저커버그 일행의 조깅을 허락했다. 다음날 저커버그는 중국발전 포럼에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과 대담을 나눴다. 대담 주제는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간 바둑대결로 이슈가 된 인공지능(AI)이었다. 저커버그는 “컴퓨터에 사람의 상식을 가르치기는 어렵다”면서 “인류만이 지식을 배워 문제 해결에 적용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마윈도 “기계가 인류보다 더 똑똑해지지만, 지혜와 영혼을 가질 수는 없다”고 공감했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구글 주도의 AI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대신 둘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VR) 기술을 한껏 치켜세웠다. 저커버그는 “VR이 향후 5∼10년 내 혁신의 초점이 되고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윈은 “알리바바가 페이스북의 가상현실 헤드셋을 중국에 보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단독으로 만나기도 했다. 상무위원이 개인적으로 방문한 외국 기업인을 별도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류 상무위원은 “페이스북과 중국 기업 간 교류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전문] 김종인 더민주 대표, 관훈클럽 발언+질의응답

    [전문] 김종인 더민주 대표, 관훈클럽 발언+질의응답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4·13 총선 전략 및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논란에 대한 입장,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김 대표의 발언 주요 내용 전문. ●기조 발언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가 매우 위태롭습니다. 그야말로‘위기’입니다. 굳이 아프게 강조하지 않아도 우리 국민들 삶이 속속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성장률 2∼3%대를 맴돌며 온 국민을 불경기 속에서 헤매게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수출 실적은 7.7% 줄어들어 15개월째 하락하고 있고, 생산 소비 투자 트리플 침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6%로 6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살기 어렵다고 얘기하고 가계부채 1200조원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거기서 상환 불능한 금액이 300조원 가까이 간다고 합니다. 작년 6월 기준, 자영업자 부채규모는 520조에 육박합니다. 대한민국이‘부채공화국’으로 전락할 위기입니다.경제위기가 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져서 그 동안 이루었던 경제성공과 정치민주화를 일시에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나라가 거의 재앙수준으로 결단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문제는 경제야”라고 이야기하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인식만 오락가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수석비서관회의 그리고 3.1절 기념사에서 ‘경제 위기론’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더니 며칠 만에 느닷없이 ‘경제 낙관론’으로 말을 바꿨습니다. “경제 불안 심리가 확대돼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그러나 경제정책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길 잃은 경제인식’이야말로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총선을 ‘새누리당 정권의 잃어버린 8년’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로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 위주 정책만 쏟아냈습니다. 그 결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 어려워지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여기에 경기침체까지 덮치고 있습니다. 공정한 경쟁 규칙과 시장구조가 정착되지 않으면 힘들게 쌓아 올린 경제 성과들은 언젠가는 무너지게 됩니다.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새로운 경제 틀로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더 큰 경제위기가 닥쳐올 것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OECD와 IMF도 극심한 불평등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결론을 낸 바 있습니다.지속가능한 성장과 사회 안정을 위해 경제민주화로 경제정책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란, 기득권을 가진 경제세력이 모두를 지배하는 경제운용 방식을 혁파하는 것입니다. 경제민주화는 성숙한 시장경제로 가기 위한 길입니다. 다보스포럼과 OECD에서도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흐름인 것입니다. 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지금까지의 낡은 경제운용방식을 완전히 탈피하겠습니다. 새로운 경제의 틀을 만들어 ‘포용적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불평등․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과거에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희망의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안타깝게도 절망의 국가로 치닫고 있습니다. 다시 희망의 국가로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우리 국민들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제 정치와 지도자만 바뀌면 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대안정당․수권정당으로 탈바꿈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질의응답 -4년 전만 해도 대표님께서는 당시에 그 당의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원했고 주요한 공약들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렇다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건데, 사람을 잘못 봤다는 건지, 아니면 대표님 생각이 바뀌었는지. 대통령이 바뀌었는지? →2011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을 열심히 도왔던 건 사실이다. 그 때 대통령을 돕게 된 계기는 제가 대통령이 돼야 할 사람이 과연 어떤 사람인가를 여러 모로 생각한 끝에 그 때 상황에서는 박 대통령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판단을 하고, 박 대통령이 앞으로 당시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겠나 해서 생각했고 그걸 바탕으로 지금 새누리당의 정강정책도 변화시켰고 선거 공약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제가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했던 것이지,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본인이 과거 들었던 조언에 별로 관심 보이지 않고 새로운 정책한다고 해서 3년 보내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선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왜 이렇게 됐는지는 별로 말씀드리지 않겠다. 제가 너무나 기대를 많이 했던 것에 대해서는 몇 년 전에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 적 있다. -정치 민주화 형태를 걱정하시는 것 같은데 박근혜 정권 들어서 정치민주화 후퇴가 진전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굳이 제가 답변드리지 않아도 지난 3년 동안 민주화가 어느 정도 확장됐느냐를 여러분이 판단하시면 그것이 더 정확하지 않겠느냐 얘기한다. ●당내 공천 문제-문희상, 유인태, 이해찬 의원 등 야당의 ‘기둥’이라는 사람들이 컷오프됐다. 전권을 달라고 하고 당을 맡았을 때부터 이미 작심했던 일이 아닌가, 전략적 판단 있었던 것 아닌가. →유인태, 문희상 의원들이 컷오프 된 것은 제가 오기 전에 이미 결론 났던 사안이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혁신안 만들어서 사전 심사해서 봉투에 넣었다가 공천관리위가 생겨서 봉투 열어보니 그런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에 제가 준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공천과 관련해서 제가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얘기하니까 그 내용이 뭐냐 말씀들 하시는데, 저는 우리 당의 전반적인 선거 구도를 생각하고 어느 유권자를 상대로 해서 표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판단을 한 것이다. -이해찬 의원을 쳐서 얻는 게 더 많다는 의미인가.→굳이 제가 이해찬 의원을 쳐야 할 개인적인 감정이나 그런 게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선거를 생각해 보면 경쟁력 문제도 생각해야겠고, 어느 한 사람의 위치로 인해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야겠고. 그런 측면에서 판단한 것 -이해찬 의원 탈당, 무소속 출마 선언했는데 세종시에 공천할 건가. →이해찬 의원이 탈당했기 때문에 한다. 공천을 할 예정 (대안은) 여러 사람을 검토 중에 있다 -세종시 공천하면 이해찬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공천인가, 사실상 야권 분열돼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줄 수 있는데 →일부러 낙선시키려고 공천하는 게 아니고 이해찬 의원께서 경쟁력이 대단하면 당선되실 수 있겠죠. 그러나 공당으로서 선거에 공천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 -문재인 대표의 사전 양해를 구하는 절차 있었나.→그런 절차 없었다. -이해찬 공천 배제 결정 전날 문재인 대표와 상의했다는 얘기 있는데 사실 아닌가.→통화는 했다. 나보고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하길래 ‘그건 나에게 맡겨놓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이해찬 공천 배제 결정난 뒤 문재인 대표는 양산 자택에서 기자들에게 ‘할 말 없다’고 했는데, 문 전 대표의 반응이 이 의원 공천 배제 수용한 걸로 해석해도 되나?→그건 문재인 대표 본인에게 여쭤봐야지 제가 답변할 성격 아니다. -이번 공천은 문재인 공천이냐 김종인 공천이냐, 합작품이냐?→제가 처음에 올 때 이런 역할을 왜 담당해야 하느냐 반문해 보시면, 이 당의 성격이 대략 그렇다는 건 알고 왔다. 이 당의 모습을 그대로 놔두면 정상적인 수권정당이 될 거라 생각하기 힘들기 때문에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 나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면 내가 이걸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이야기했다. 일부 이야기하는 것처럼 제가 과거 대표를 했던 문 전 대표와 무슨 상의를 하거나 협의하거나 한 적은 두 달 동안 한 번도 없다. -최재성, 유시민 측에서는 공천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있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직접 이름까지 거명하고 있다. 박영선, 이철희 등이 컷오프와 관련돼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최재성 의원의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상식 이하의 발언. 약간 불만 있는 사람들이 그런 얘기하는 사람 있다. 박영선 의원의 경우, 제가 박영선 의원을 오래 알았던 관계가 있고 더민주에 와서 보니까 “저 사람이 당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할 텐데 어떻게 쉽게 지나가느냐”, “혹시 박영선 의원의 말을 듣고 하느냐”는 우려가 있어서 그런 말이 나오지, 제 성격상 보이지 않는 손처럼 남의 이야기 듣고 모든 걸 판단하지 않는다. -‘친노 패권’에 대해서도 공감을 했나. 전체적인 공천 과정 봤을 때 그런 부분 배제된, 성공한 공천이라 보고 있는지 →저는 공천 과정에서 느낀 게, 가장 더민주가 취약한 부분이 인력이 확보가 잘 되지 않는 것. 사람을 충원하려 해도 충원할 만한, 마땅한 사람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민주가 가지고 있는 인력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당선 가능성 등을 추려서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 -이해찬 의원은 ‘친노 좌장’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이 영향을 주었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실질적으로 일반 국민들의 여론도 들어보고 선거 구도를 어떻게 짰을 때 우리에게 도움이 되겠느냐, 여러 측면을 생각했다. 그런 판단에 따라서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이상에 거기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릴 일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대위원 중에는 마지막까지 탈당을 고민한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이 단수 공천 받았다. 반면 정부 여당 공격하거나 탈당파와 싸우는 과정에서 막말을 했던 정청래 의원은 아예 경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아. 불합리한 기준 아니냐는 문제제기 가능할 것 같은데 →정청래 의원의 경우 당내 불합리한 원칙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공관위 기준에 따라 한 것이지 특별히 그 분에 불이익을 주려는 것 아니었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현재 의석인 107석을 확보하면 비대위 대표로서 책임을 다 한 거라고 말했다. 107석이 선거승패의 기준이라는 생각 변함 없나. 이상 달성할 자신 있나.→물론 희망으로 생각하면 과반수도 넘게 당선 희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야권의 상황을 보면 야권이 분열된 상황에 놓여있다. 괜히 처음부터 쓸데없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얘기 해선 안 될 것 같고 현재 우리 가진 의석수 정도 확보할 것 같으면 선전했다고 판단하기 때문 -107석에 미달하면 비대위 대표로서 어떻게 책임질 건다. →선거 결과 나오면 선거 이끌었던 사람이 책임지는 선례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당을 떠날 건가.→상황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으면 떠나야죠.  -107석은 너무 약한 것 아닌가. 말씀하신 것 보면 정부 실정 심판하려면 의석 많아야 하는데 책임문제로 상한선 낮은 거 아닌가.→책임 문제로 그런 말 드린 게 아니다. 현재 상황 유지할 수 있는 선으로 가고 그 이상 가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 107석이 쉽게 달성할 수 있어서 책임 피하기 위해 그런 다는 생각 추호도 없다. ●야권 연대 -야권연대를 제안했는데, 특히 수도권에서 어떻게 되느냐가 제일 관심사다. 어떤 방안을 갖고 있나. →야권연대, 제가 야권통합을 제의했는데 사실은 더민주에서 탈당해 국민의 당을 만든 분들이 명분이 뭐였느냐 하면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고 소위 친노패권주의 해소되면 남을 수 있던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문 대표 물러났고 당 안정된 상태, 나간 명분 없어 돌아와 통합하자 제의 몇 차례 했는데 실질적으로 그 분 일부 통합 찬성 일부는 죽어도 못하겠다 해서 성사 불가능해 졌다. 야권연대, 수도권에서 야권연대 얘기 하는데 당대 당의 야권연대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바라지 않는 입장을 견지하기 때문에 되기 어려울 것 같다. 제가 초기서부터 얘기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각 지역구 별로 우열 드러난다. 지역구 별 후보자 간 연대해 사퇴하는 것 그런 거야 있을 수 있고 굳이 반대할 생각 없다.  -야권 연대는 물 건너 갔다는 건가.→현재로선 불가능하다. -각 지역구별로 지지율 우열 드러나면 자발적으로, 개별적 단일화는 허용할 수 있나. 과연 현실적으로 현장 뛰고 있는 후보들이 할 수 있겠나.→현실적으로 각 후보들에게 단일화를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수도권 120여석 중 지지율 격차가 5% 미만으로 나오는 곳에 30여곳. 선거 여론조사 통해 이기는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등 당 차원에서 개입할 여지 있나→수도권 야권연대 하려면 지역구를 분할해야 한다. 분할해서 여론조사 등 후보 정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런 확신 갖고 있다.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됐다고 해도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이 보기에 그래도 건실한 수권정당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1번 아니면 2번으로 집중되지 않겠나 판단 -최재천 의원을 매개로 해서 김한길, 천정배 대표 등 안철수 대표를 뺀 합당 제안이라는 언론보도 사실인가→와전됐다. 최재천 의원에게 그런 이야기한 적 없다.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대표 제외했다고 나와서 반발했는데, 안철수 의원을 뺀 야권 통합이라는 게 의미가 있나? 제한된 통합일 수밖에 없지 않나→처음에 제가 야권통합할 때 안철수 대표 제외하자는 얘기 한 적 없고, 야권통합 제안했더니 천정배, 김한길 대표는 긍정적이었고 안철수 의원은 거절했다. 안철수 의원은 당을 만들면서 추구하는 목표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한 것. -안철수 대표가 대선 후보되기 위해 탈당했다는 생각 변함 없나→처음부터 그 생각 변함 없고 앞으로 상황 보시면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 당이 만들어졌다고 확인하실 것. -안철수 대표에게 ‘뭘 모른다’ 직설적으로 표현했는데. 진정성 결여됐다는 지적인가? →상식적으로 얘기할 때 야권을 분열시켜서, 개헌선을 저지해야겠다 이런 이야기 본인 입으로 하지 않았나. 그러면 야권을 분열하면서 생길 수 있는 일을 말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 제3당이라는 게 나와서 결국 여당을 유리하게 해줬지 야당은 좀 불리하게 갈 수밖에 없게 만든 거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어느 특정인이 주도해서 정당 출현하는 게 납득이 가지 않아 그런 말을 한 것. -탈당했던 의원들 중에 일부가 돌아오겠다 하면 받을 건가 →현재는 돌아올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은 했나→과거에는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김한길 의원 한 사람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이 통합에 찬성해서 오면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호남 민심 얘기 하다 빠진 질문이 있다. 호남 의석수, 어느 정도 얻을 수 있나.→글쎄, 단정적으로 말씀 못드린다. 제가 온 이후로 호남 민심 변화 볼 것 같으면 상당히 더민주에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봤다. 그러나 그 민심이 확실히 변화돼 과거와 같은 의석 가질지는 미심쩍어 (광주 다 이길 수 있다며) 그건 광주라는 지역이 8개의 선거구 가졌는데 국민의당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8석 다 휩쓸 수 있다고 생각, 반대로 생각하면 더민주가 8석 다 쓸 수 있다. -절반 이상은 가능?→흔히 요즘 4대 4 정도 얘기하는 사람들 있는 듯 하다. ●정의당과의 연대-연대 대상이 정의당도 있다. →정의당과 더민주 연대 관계는 두 당의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연대한다는 것 불가능하다고 본다. 개별 선거구를 놓고 어느 당이 더 취약하고 유리한지 고려해서 서로 의논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체성이 서로 다른 당이 연대한다는 게 쉽게 이뤄지지도 않고 일반 국민들도 납득하지 않을 것. -심상정 대표나 정진후 원내대표 지역구 비워놓은 건 대화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실제 대화가 있는지 →그쪽과 대화는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조만간 결론 나나→정의당이라는 정당 자체도 연대를 정책연대를 하자고 하는데, 정책연대는 불가능하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정의당 뿐 아니라 국민의당과도, 지역구에서 우열이 가려질 것 같으면 거기에서 서로 협의해서 연대는 될 수 있지 않겠나 -몇 개 지역 정도 생각하나→수는 생각해 본 적 없다. 가급적 아주 극소수에 한해서 그럴 가능성 있지 않겠나. -문재인 대표가 총선 지원유세 다닐 텐데, 김 대표가 생각하는 더민주 총선 전략과 부합하나 →문재인 대표의 지원 유세를 필요로 하는 후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데 가서 지원유세 하는 거야 제가 뭐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죠. -최근에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표의 선거운동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조급하면 안철수 대표처럼 된다”고 지적했는데. →그건 제가 더민주 전체 선거구도를 놓고 말씀드린 건데, 예를 들어 광주 전남에서는 아직도 문재인 대표에 대한 의심이 풀리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표께서 활동 영역이 넓어진다고 하면 그쪽에서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참작해서 해달라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표는 전국 단위 선거유세 말고 특정 권역이어야 한다는 말씀? →그건 본인께서 더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문재인 대표를 필요로 하는 선거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데 가서 찬조연설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과의 관계 -새누리당 공천 과정 어떻게 보고 있나 →남의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해 제가 뭐라고 코멘트할 성격은 아닌 것 같고 언론 보도만 통해서 보면 상당히 진통이 있는 것 같은 모습 보이기 때문에 그런 점을 유권자들이 잘 판별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유승민 의원 측근들의 공천 배제가 정치보복이라는 데 공감하나 →유승민 의원이 크게 잘못을 저질렀나 하는 것엔 상당히 회의적이다. 그러나 당의 기본적인 방침이 정해져서 공천을 배제하고 그런 건 당의 판단이겠죠. -여야의 계보정치는 차이가 있나. →대동소이하다. 계보정치라는 게 정당 내 다 있다. 여당은 힘 가진 대통령의 영향력 강해 계보라는 게 잘 드러나지 않는 거고, 야당의 경우 막강한 힘 가진 사람 없어 계보가 드러난다고 봐요. 현재 더민주가 오늘날 이런 상황 처하게 된 게 과거 김영삼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할 적처럼 막강한 절대권력 가진 사람이 현재 야당 안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야당이 안정을 못 찾고, 계보 간에 여러 가지 갈등하다 결국 오늘날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  ●선거 이후 행보 -전당대회 후, 스스로 대선후보 될 생각은 없나. 자칭 대장 체질이라던데.→제가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이 당에 온 사람이 아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킹메이커냐, 본인 대선 출마냐. 대선 후보감이 없다는 얘기까지 해. 지금도 그런 상황?→솔직히 얘기해 이 당이 정상적 과정으로 들어간 다음에 원래 나대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 지금까지 하고 있다. 킹메이커는 지난 대선을 끝으로 더 이상 안 하겠다고 결심한 상태. 킹메이커 노릇은 더 이상 안 할 것이다. ●개헌 -지금 야권에서는 야권 통합론 논쟁이 일면서 여권의 ‘개헌 저지선’ 확보를 위해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아니다, 오히려 통합을 하게 되면 개헌저지선 확보하지 못한다는 말 있다. 여권의 개헌 추진에 대해 의구심 갖고 있다는 얘긴데 총선 이후 박근혜 정부 임기 후반에 여권이 개헌 추진할 가능성 있다고 보나 →그런 얘기는 많이 듣는데 개헌을 하려는 건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지금 정치 현실을 봐서 새누리당에서 개헌 논의가 자꾸 나오는 것은 새누리당에 마땅한 대통령 후보가 없어서 내각제 비슷하게 해서 정권 연장하려는 취지에서 개헌 논의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대통령 뜻을 가지신 분들은 개헌을 원치 않는 것 같다. 30년 동안 개헌 논의에 큰 성과가 없다. 정치적으로 봤을 때는 개헌 해서 내각제로 갔으면 어떠냐는 이야기를 할 수는 있는데 과연 내각제가 됐을 때 감당할 수 있는 정치력 있는 인물도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개헌이 꼭 이뤄질 거라고 장담은 할 수 없다. -30년 된 현행 헌법이 만들어졌던 1987년 개헌에 참여했는데, 대통령 5년 단임제에 문제 있다고 인식했다면 어떤 대안? →대통령 중임제도 단임제와 비슷하게 운영될 수밖에 없다. 5년짜리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한 번쯤 더 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한다면 원포인트로 4년 중임제가 필요하지만 현실에서는 대통령 된 지 2, 3년 지나면 저 사람 언제 그만두는가 하는 게 일반적 여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임제는 별로 나라에 도움 안 된다. 정치적 발전에 도움되려면 내각제밖에 생각할 수 없는데, 이번 총선 끝나고 나면 각 당의 대통령 될 사람들이 생기면 그들은 내각제 개헌에 별로 관심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말은 할 수 있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개인적 생각은 어떤가. 개헌을 해야 되는지 아닌지, 권력구조는 뭘로 해야하는지. →저는 지난 30년 동안 대통령 직선제를 해서 왔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실질적 문제를 대통령들이 하나도 해결을 못했다. 그럴 것 같으면 정치 체제 자체를 바꿔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 내각제를 하게 되면 정당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갖고는 내각제 되기 힘들다. 정당도 노력을 하고 정치인들도 책임도 더 많이 돌아가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겠냐는 측면에서 봤을 때 내각제 권력구조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 -김 대표께서는 지난 대선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가장 가까운 경제정책 입안자였다. 그 때 지켜본 박근헤 후보와 지금 박 대통령 뭐가 달라졌나→그 때는 제가 조언을 하면 그것을 수행할 수 있을 거라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저는 그걸 믿었는데, 물론 박 대통령 주변에는 저 말고도 경제를 자문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저와 다른 견해를 피력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에 ‘경제민주화’가 현실적으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와 오늘, 새누리당 공천을 보면 비박계 중진들을 쳐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자기 뜻에 어긋나는 사람을 반드시 보복한다는 무섭다는 생각하는데. 이런 성향을 지난 대선 때는 느꼈나 →제가 다소는 느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그 분의 성격이나 태도로 봐서 그 때는 대선을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말에 대한 수용 자세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지금 대통령이 돼서 모든 권력이 자기 손에 있으니까 쉽게 자기 뜻대로 가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어떤 부분에서 대통령의 독선적 부분 봤느냐. →제가 경제민주화를 갖고 상당히 어색한 관계가 몇 번 형성된 적 있다. 그 때는 과연 이걸 끝까지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서 몇 번 물러나려고 시도하다 결국 타협을 하게 되고 했기 때문에. 그런 성향으로 봐서는 오늘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 박근혜 정부를 평가한다면. 점수로 몇 점? →글쎄. 점수를 실질적으로 매길 수 있는 건 없기 때문에 점수 매기는 건 사양하겠다. -낙제인가→낙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점수를 정확히 말하고 싶지는 않다. -가장 잘 한 정책과 가장 잘못한 정책을 꼽아달라→답을 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 잘한 정책이 뭐냐, 제가 별로 딱 집어서 얘기할 수 있는 정책이 없는 것 같다. 또 잘못한 것이 뭐냐고 물어도 저는 잘못한 것은 한 가지 지적하면 대선 때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좀 제대로 지켰어야 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차기 대선 관련-차기 대선에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갈등 구조,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야기 많이 한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가 굉장히 어렵다. 우리도 마찬가지. 현재 상황 놓고 보면 매우 불안하다. 이런 식으로 경제가 운영되면서 양극화, 불평등 심화되면 실질적으로 어떠한 사태 발생할지 모른다. 지금 2012년 대선부터 ‘포용적’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오바마의 유엔 연설에서도 ‘democracy’ 앞에 형용사를 붙인다. ‘포용적 민주주의’라는 식으로. 우리는 그보다도 더 극심한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능력을 갖춰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2년 박 대통령을 도우면서 경제 민주화에 앞장서면서 주장했던 것도 다른 게 아니라 우리가 일본을 벤치마킹해 경제발전을 이룩했는데, 21세기 들어서 정체상태에 빠진 모습을 보였으니까 기본적으로 경제운영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효율과 안정을 기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하자고 이야기했던 것. 그런데 그게 안 되면 똑같은 식의 경제정책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정부가 거대 경제만 도와주면 그 여파가 밑으로 내려와 국민 전체가 행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은 안 일어난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 몇 년 지나서 ‘잃어버린 10년이다’ 라고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제대로 인식하고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결국은 시대정신에 맞게 다음 지도자로서 등장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야권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주자들. 문재인, 박원순 등… 다 함량 미달 아닌가→본인들에 남은 시간이 1년 이상 남았으니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하면 충분할 것  -한 명씩 평가해 달라. 문재인 전 대표는 어떤가.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는 사람이 굉장히 정직하시고 절제가 있는 분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이 직업상 변호사를 했던 분이라 법률 지식에 국한하지 말고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변화를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를 준비하면 대선 후보로 나가는 데 별 문제 없을 것  -박원순 시장? →그 분도 역시 변호사 출신. 시민 운동도 해봤고 하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정확히 인식을 갖고 있을 거라 생각.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하는 과정에서 행정에 대해서도 비교적 많은 것을 숙달했다고 생각. 그런 점을 떠나서 세계화 과정 속에서 옛날에 한국에만 국한했던 사고에서 벗어나자는 측면에서 보완하면 적당한 후보 될 수 있을 것.  -안철수 의원은 부족하다고 보나. →문재인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이나 정치경력이 짧으신 분들. 안철수 의원은 정치를 좀 더 쉽게 생각하지 않느냐는 느낌을 받는다. 정치적으로 성숙이 더 되면 대통령 후보가 돼서 대통령이 돼도 괜찮지 않느냐 생각.  -대권 여론조사를 보면 그 분들 말고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있는데. →반기문 사무총장은 전통적인 직업 외교관이기 때문에, 경력은 굉장히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국내를 오래 떠났기 때문에 진짜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생각하시면 국내에 빨리 돌아와서 국내의 실상을 익히지 않고는 대통령이 돼서도 정당의 생리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 유엔 사무총장 임기까지 다 마치고 대통령 되려면 무리가 되지 않겠나 생각.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하신 시대정신에 부합하다고 보는지→대통령 되시려고 생각하는 분들은 다들 자기가 시대정신을 잘 읽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거에 대해 별로 코멘트할 일이 없다.  -손학규 전 대표 평가를 해달라. →정계은퇴한다고 내려가신 분인데 제가 평가할 필요가 없죠. ●경제 정책 관련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무엇인가. →새로운 경제의 틀. 지금까지 경제정책의 중심은 대기업이었다. 지금은 경제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동안 정부가 소외시켰던 사람들을 상대로 한 정책적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경제민주화를 하자는 것. 경제민주화를 한다고 해서 대기업을 해체한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무슨 능력으로 대기업을 해체할 수 있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 아니겠어요. 과도한 경제세력을 해체하라는 것. 과도한 경제세력이 시장경제는 물론 정치적 민주화도 해치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살린다고 대통령이 됐는데, 되자마자 한 것이 대기업의 환심을 산 것. 법인세를 내려주면 투자를 하겠지, 했는데 법인세 내려주니 기업의 유보소득만 늘어났다. 우리나라 기업 유보소득이 GDP 대비 33%다. 아무런 효과도 없는 정책을 했다는 거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말년에 국민들의 질책을 받았냐면 자기가 약속한 것을 시행을 못하고 말았기 때문. 이 정권 들어서도 그걸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입안자. 헌법에 관련 조항이 이미 다 있다. 그런데 이게 실현되지 않는 것이 헌법적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고 보는 건지. 기업의 경영 민주화는 어떻게 하자는 건가. →경제민주화가 돼야만 경영의 민주화가 된다. 지배구조를 민주적으로 만들자는 것이 경영민주화. 자본이 집중돼서 전부 대기업이 일어나는 것은 시장경제의 자연스런 현상이라 어쩔 수 없지만, 그걸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느냐. 경영 자체를 민주화하지 않으면 통제 불가능하다. 최근의 아베 정부를 보니 아무리 돈을 풀고 해도 경제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유를 보니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 행정 지도로 이제 기업의 이사회에 외부 사람을 집어 넣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라는 것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과거 체제에서 꼼짝 못하고 있다. 우리도 지금 그렇게 된 것 아닌가.  -대한민국 경제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아예 경제정책의 틀을 바꾸자는 건지. →그래서 경제정책의 틀을 바꾸자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 민주화된 이후에도 박정희 대통령 식의 경제정책을 했는데 그런 방식이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인위적인 틀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건가→틀을 바꿔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다. 최근에 젊은 사람들이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니냐. 이걸 청년실업 문제와 관련해서 무슨 식으로 해결할 거냐. 그러나 지금 아무런 방안이 없다. 또 시장경제의 효율을 가져오려면 시장경제를 어떻게 재편성할지를 얘기해야 하는 것. Inclusive Economy. 시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거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시장의 효율은 있는데, 시장의 효율만으로는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니 의회가 제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것도 불가능. 그래서 미국 대선에서도 주자들이 Inclusive Economy를 언급했다. -총선공약에도 반영됐나. →우리 총선 공약에 가장 큰 게 포용적 민주주의  -구체적으로 정책으로 표현된 게 있나. →세부적인 공약으로 앞으로 내놓을 거다.  -기초연금 공약 같은 경우, 소득 하위 70% 어르신들에게 10~20만원 주는 기초연금을 2018년까지 30만원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복지재정 감당하기 힘든데 포퓰리즘 아닌가→노인 복지와 관련된 걸 포퓰리즘이라 이야기하면 복지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일단 정치권에서 여러 상황 고려해서 공약으로 뭘 하겠다고 하면 그 재원을 어떤 식으로 확보하느냐를 노력해서 실현하면 되는 것. 우리나라 경우 복지, 하면 포퓰리즘이다 하는데. 지난 대선에서 기초연금 20만원도 제가 만들었는데, 실질적으로 연금 제도가 잘못 짜여 있어서 국민연금 제도 가입하지 않으면 전혀 쓸모 없는 제도가 됐다. 지금 65세 이상 노인들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해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세대다. 그런 세대가 50% 가까이 절대 빈곤 상태. 이들을 제대로 생활하도록 보장해주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복지재정을 좀 늘이겠다 하면 돈은 어디서 날 거냐. 돈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18% 정도 된다. 이걸 2~3%만 늘려도 충분히 재정 감당할 수 있다. 재정도 생각하지 않고 빈 공약으로 내놓은 것 아니다. ●총선 비례대표 관련 -비례대표 선정에 가장 중요한 기준? →집권을 했을 때 사람을 어떻게 쓸 수 있느냐를 표현할 수 있는 얼굴이 될 수 있느냐. -어떤 분을 1번에 배치할 건가. →여성에 1번으로 배치하는 것이 고르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 같다. 어떤 분야의 어떤 인물이 대표적인 인물일지 찾기가 어렵다. 최대한 노력해서 일반 국민들이 봐도 “1번감이구나” 할 수 있도록 할 것. -본인은 비례대표로 출마할 건가.→제가 특별한 목표를 갖고 여기 온 게 아니다. 저는 비례대표 4번 해봤다. 비례대표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를 위해서 직접 비례대표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더민주 비례대표 선정이 고약하게 돼 있다. 당헌에 묘한 규정들을 만들어서 비례대표를 대표가 마음대로 선정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문 전 대표의 비례대표 설도 있던데. →본인이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는지는 확인해 보지 않았다. ●대북정책  -“북한 궤멸” 발언 논란된 바 있다. 햇볕정책 수정론도 언급했다.→북핵 문제는 우리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압박을 가해서 비핵화를 실현해야겠다고 애쓰고 있는 것 아니겠나. 우리도 역시 혼자서는 처리할 능력이 없으니까 국제사회에 공조해서 비핵화 노력하는 것 외에는 현재로선 방법 없다고 본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을 평가해 달라. 전체적인 기조는 맞다고 보는 건가. →현재의 상황에서는 별 다른 수단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다른 면으로 봤을 때 그래도 남북관계는 특수한 관계이기 때문에 대화의 채널은 열어서 대화는 해야되지 않겠냐는 생각.  -김정은에 대한 평가. 외부에서는 불안정, 예측불가하다는 평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 문제를 풀려면 만나기도 해야할 텐데 남북 정상회담을 박근혜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보는지. 아니면 오바마 대통령이나 차기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지 →현재의 북한의 김정은이라는 사람은 우리가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어떤 행동을 할 거라고 예상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과거에 김일성, 김정일 정권, 김정은 정권을 보면 김일성 정권도 장기적으로 북한 지배하다가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들어서 남북한 간의 대화를 시작했다고 보는데, 그 때의 경우 김일성은 자기 정권 자체는 안정된 상황이었고 김정일 정권도 오래 정권을 유지했기 때문에 안정된 상황이어서 남북관계를 유연하게 끌고 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정은은 정권 잡은 지 얼마 안 돼 자체 정권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상당히 과격한 행동을 보이고 있어서 거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건지 방안이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시간이 좀 지나서 숙명적으로 남북한이 아무런 대화도 안 하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 북핵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 공조를 하더라도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어떻게 평가하나.→유엔 안보리 제재가 현금이 북핵 개발에 들어가선 안 된다는 것. 그동안 정부가 알고도 가만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서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이 중앙 정부에 가서 핵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안보리 의결에 정부가 위반했다는 것을 터득한 것 아닌가 보고 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는 →중국, 러시아 등 복합적 상황이 있기 때문에 정부가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선택을 해야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 관련 -별명이 ‘러시아 차르’, 독불장군, 절대 계몽군주 이런 별칭이 있다. 마음에 드나. →봉건체제 무너지고 시민사회가 등장하는 사회에서 러시아 사회가 혼란에 빠지니까 일반 국민들이 믿을 곳이 황실밖에 없다 보니 차르 같은 게 출현. 제가 더민주 와서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상황은 아니다. 당 사정을 좀 안다고 해도 세부적인 걸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당에 오랫동안 있던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청취하는 것이지, 제가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  -안에서도 그렇게 부른다. →그건 할 수 없는 거죠.  -민주적인 설차를 거친 대표가 아니라 문재인 전 대표를 통해 영입된 지도자인데 과거와 달리 무슨 결정을 내리면 드러난 폭발적 갈등 형태가 없다. 기존의 방식이 야당의 정상인가, 대표 스타일의 리더십이 정상인가. →지금 상황이 비정상이니 비대위를 만들지 않았겠나.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당이 오죽하면 외부 사람을 불러다가 당을 수술해 달라고 했겠냐는 것. 그런 점에서 별로 말이 없다는 것은 속으로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지금 잘못하면 완전히 와해될 수 있는 환경 직전에 제가 갔기 때문에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런 식으로 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불평이 덜 나오지 않나 생각.  -김종인-문재인 관계는 상호 협력관계인지, CEO-바지사장 이런 표현 어떻게 보나. →협력 관계는 아니고 일단 당을 좀 안정시켜 달라고 했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제 방식대로 당을 끌고 가는 것이지 누구한테 물어서 하는 것 아니다.  ●마무리 발언 제가 사실은 더민주를 수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런 얘기 저런얘기, 억측도 많이 돌고 있지만 제 생각은 그렇다. 세계 정당사에서도 그렇고 한국 정당사에서도 없는 상황에 직면해 제가 끌고 가기 때문에 다소 불평 불만이 많이 내제돼 있는데 저는 오로지 생각하는 게 국민에게 선택할 수 있는 수권 야당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일념으로 더민주에 봉사를 하고 있다. 이 점을 여러 분께서 이해를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정리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In&Out] 문화선진국은 통합 국가상징 사용한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한국미술관협회장

    [In&Out] 문화선진국은 통합 국가상징 사용한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한국미술관협회장

    ‘로고(logo)라는 이미지의 본질은 왕관에 박힌 보석이다.’ 그래픽 디자인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미국의 디자이너 폴 랜드의 말이다. 그는 로고가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을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직접 증명해 보였다. 이남훈의 ‘메신저’라는 책에 이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되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1985년 넥스트사(社)를 설립할 당시 로고 디자인을 폴 랜드에게 의뢰하며 여러 개의 시안을 요구하자 폴 랜드는 “내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동원해 최고의 시안 하나를 만들겠다”라고 말하고 고객의 요청을 거부했다. 디자이너의 근성과 자부심에 감동한 잡스는 로고 비용으로 무려 10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한다. 디자인은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자 브랜드의 영혼이라고 믿었던 잡스다운 선택이었다. 폴 랜드와 잡스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브랜드 경쟁 시대에 살아가는 보통사람도 로고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로고는 정부, 기업, 단체의 조직이나 상품에 적용되는 시각디자인을 말한다. 공공의 정책과 제도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광고, 홍보 효과가 크며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경쟁력 확보,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정부도 뒤늦게 로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새롭게 정부상징체계(Government Image, GI)를 만드는 통합형 국가상징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통합형 GI는 일관된 디자인 형태를 가진 하나의 이미지를 정부기관이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문화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는 혁명정신을 의인화한 여성인 마리안, 독일은 독수리, 네덜란드는 두 마리 사자, 캐나다는 붉은 단풍잎 상징을 전 부처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흰머리독수리, 영국은 유니콘과 사자가 그려진 왕실 문장, 덴마크는 왕관이라는 공통된 상징을 기관별 특성에 맞게 변형해 쓰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정부 각 부처와 소속기관들이 소재, 서체, 색상 등 각기 다른 개별 상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일관성 없이 사용하고 있어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자유와 개성,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선진국이 왜 통일된 GI를 사용하고 있을까? 단일화된 국가 상징은 대내적으로는 애국심과 공동체 의식, 자긍심을 키워 주고 대외적으로는 인지도, 호감도, 신뢰도를 확보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구매 태도와 제품 평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른바 원산지 효과다. 이것은 특정 제품의 원산지를 알려 주는 정보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가리킨다. 이경선 한경대 교수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국가 상징을 사용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캐나다에서 생산되어 영국에서 판매되는 미네랄 워터 제품인 ‘크리스털 캐나디안’(Crystal Canadian)은 깨끗하고 순수한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강하게 인식시키고자 캐나다 정부의 사용 허가를 얻어 국가 상징인 단풍잎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아 원산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직도 통합형 GI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글로벌 브랜드 매장들을 방문해 체험해 보라.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떤 전략을 쓰고 있나? 간판, 인테리어, 직원의 복장, 쇼핑백, 청구서 등 통일된 상징으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있지 않은가.
  • [사설] 허사비스 같은 인재 우리는 왜 못 키우나

    그제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대국 프로그램 알파고에게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인류 대표’로 나선 그가 힘 한번 못 쓰고 무너지자 일반 관전자들은 물론이고 프로 바둑기사들 사이에서도 “으스스하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구글의 딥마인드팀이 만든 두 살배기 알파고가 바둑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한국은 언필칭 정보기술(IT) 강국이다. 그러나 알파고의 아버지 격인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같은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한국 사회라면 구성원 모두가 커다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게다. 내리 불계패한 이 9단은 “충분히 놀라 할 말이 없을 정도가 됐다”고 완패를 시인했다. 하지만 정작 참담한 심경을 곱씹어야 할 쪽은 그가 아니라 우리 교육계여야 할 듯싶다. 허사비스는 어릴 적엔 서양 장기인 체스 신동이었으나, 게임 개발자로 명성을 날린 후 뇌과학을 전공한 융합의 귀재였다. 우리처럼 틀에 박힌 교육 시스템에서는 나올 수 없는 이단아였다. 반면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운위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클라우드컴퓨팅 등 융합 기술 분야에서 세계 수준을 밑돌고 있지 않나. 우리가 언제까지 허사비스와 같은 청년의 자유분방함을 용인한 영국이나 미국의 IT 생태계를 부러워만 할 것인가. 특히 그제 보도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성숙 선임연구위원의 연구 결과를 보라.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한 2012년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한국이 최상위권이긴 했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들은 사교육 효과로 학업 성취도가 높지만 성인이 된 후엔 역량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 공교육 비중이 높은 핀란드와 일본은 성인이 돼서도 문제 해결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교육과 주입식 공부에 길들여져 창의성을 배양하지 못하니 우리가 과학 분야에서 여태껏 노벨상 하나 타지 못하는 게 아닌가. 이웃 일본은 해마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도 말이다. 이쯤 되면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 교육 정책 입안자들과 일선 교육계가 참회록을 써도 모자랄 일이 아닌가. 어쩌면 사설 학원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내 자식의 눈앞의 성적을 올리는 데 급급해 함께 제로섬 게임을 벌인 학부모들도 공교육을 무너뜨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한 탐구와 도전 정신을 심어 주도록 공교육 현장을 일대 혁신해야 한다는 게 알파고가 던져 주는 진정한 교훈이라고 본다.
  • 와인 곁들인 저녁, 요리책 옆 음식재료… 생활을 파는 책방

    와인 곁들인 저녁, 요리책 옆 음식재료… 생활을 파는 책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피로감은 독서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한다. SNS의 뉴스피드가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보여 주는 새소식은 무척 피로하다. SNS는 감정 해소를 하듯 정제되지 않은 글, 자극적으로 제목이 편집된 뉴스들, 급기야 스폰서라고 표시된 광고 포스팅까지 쉴 새 없이 보여 준다. 어느새 SNS에서 읽는 재미를 상실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간다. ●영화·드라마 DVD도 대여… 새벽 2시까지 운영 올해 초 도쿄의 다이칸야마에 쓰타야서점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서점이 생겼다는 소식에 도쿄로 날아갔다.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 최고경영자(CEO) 마스다 무네아키가 자신의 저서 ‘지적자본론’에 담은 경영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해 운영하는 서점이다. 그가 주창한 지적 자본의 개념대로라면 이 서점은 그저 짧은 시간에 1400여개의 매장과 5000만명의 회원을 지니고 있다는 통계 수치, 성공 스토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 서점을 찾는 사람들 각자의 개인적 감상이 쌓이고 모여 또 다른 문화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서점의 자랑이고 사회적 가치다. 과거 일본 유학 시절 쓰타야는 동네마다 있었던 비디오 대여점에 불과했다. 보잘것없는 이들 비디오가게를 마스다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서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차 한 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고, 새로 나온 음반을 들어 보고, 흥미로운 주제를 다양하게 다룬 책들을 한자리에서 읽을 수도 있었다. 큰 서점이지만 곳곳에 부드러운 조명을 활용, 특급호텔 로비에 있는 듯한 분위기를 안겨 줬다. 서점 곳곳의 휴식 공간들은 남들 눈에 띄지 않고 여유 있게 책을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배치됐다. 책들 사이에서 와인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할 수도 있고, 퇴근길에 오래된 영화나 드라마 DVD를 빌려 갈 수도 있다. 서점은 새벽 2시까지 운영된다. ●주제별 책 배치… 큐레이터 기획 전시 보는 듯 쓰타야서점의 책 배치는 마치 큐레이터의 전시 기획을 연상케 했다. 인문, 정치, 경영과 같이 도서관 분류의 배열이 아니다. 책은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를 담당한 직원이 큐레이터와 같이 그 분야의 책을 모아서 배치했다. 누가 이 부분을 담당했는지 직원의 사진과 이름이 소개돼 있었다. 각 코너는 하나의 기획특별전처럼 기획자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담고 있었다. 최근 관심을 가진 마음론에 관한 코너를 발견하고 무릎을 쳤다. 한국의 서점에서 마음론에 관한 책을 찾으려면 의학, 심리학, 경영학, 예술 코너들을 돌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이곳엔 하나의 코너에 마음론에 관한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모아져 있었다. 흥미진진하게 배열된 책의 제목을 살펴보니 내가 아는 책도 있었고, 전혀 모르던 책도 있었다. 30분 정도 책을 훑어보니 어떤 책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고심하고 고심한 담당 직원의 노력과 내공이 느껴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주제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아름다움은 사라지는가’라는 코너다. 유명 배우의 사진집에서부터 여성학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모여 있었고, 이 책들은 서점을 찾은 이들에게 하나의 관점이 아닌 다각도의 시각과 생각을 갖게 했다. 돌이 갓 지났을 아이를 안고 앉아 책을 탐독하던 여성의 모습은 마치 책과 사람이 하나가 된 듯한 착각마저 갖게 했다. ●예술·디자인 서적 즐비… 문화 성장의 토대로 예술과 디자인 부문에서는 외국 서적을 즐비하게 갖추어서 온라인으로 살펴보기 어려운 것을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미술과 디자인 책은 도판이 많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까닭에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예술가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책을 사서 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서점에 가면 책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서점이 차세대 문화 성장의 토대가 돼 주고 있는 셈이다. 남자들의 로망이자 어른들의 장난감인 자동차 관련 서적 코너에서는 우선 엄청난 규모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이 마니아층의 끊임없는 지지가 바탕이 되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한류 팬 등 겨냥 장르별 CD·잡지 꼼꼼히 갖춰 쓰타야는 원래 비디오와 CD 판매, 렌털 체인점이었다. 일본의 집들은 매우 비좁기 때문에 CD나 DVD를 사서 수집해 쌓아 두기도 어려웠고, 까닭에 렌털이 주류였다. 쓰타야 서점은 기존 사업을 버리지 않고 업그레이드시켰다. 영화와 드라마 코너에는 일본 영화와 외국 영화를 장르별로 정리해 배치했다. 인터넷으로 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장르별로 모아져 있다. 틈틈이 본다면 관심 있는 장르의 영화를 섭렵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특별한 주제로 정리된 영화 코너엔 ‘컨시어지’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다. 문화 안내자임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한류 팬들을 위해 한국 영화·드라마의 DVD, 한류 잡지까지 함께 보도록 한 배려에서는 마니아의 세계를 아는 서점의 통찰력이 느껴졌다. 음악 코너의 CD는 명불허전이다. 인터넷의 유튜브나 음원으로 쉽게 들을 수 있을 듯한 음악 CD도 장르별로 촘촘하게 갖추고 있다. 음악 CD는 헤드폰으로 들어 볼 수 있게 해 전혀 몰랐던 분야의 음악도 들어 보면서 뜻밖의 기쁨을 느끼게 했다. 적절한 가격에 고음질을 내는 각국의 헤드폰도 갖춰 놓아 직접 들어 보고 사갈 수 있게 했다. 음악 코너는 CD와 헤드폰을 파는 것이 아니라 듣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희귀본 꽉 찬 레스토랑은 대중식당처럼 저렴 쓰타야서점 1관과 2관 사이에서 ‘라운지 안진’이라는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책장에는 고서 희귀본들이 즐비하다. 고급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에 가격은 대중식당과 같이 1만~2만원대다. 게다가 맥주와 와인까지 곁들여 주문할 수 있다. 멋스러운 의자와 테이블에는 친구들과 삼삼오오 대화를 하는 사람,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 혼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와인 한 잔에 식사를 하면서 책, 영화, 음악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삶이 풍요롭게 느껴졌다. 실제로 든 비용은 2만원 남짓이다. 일본의 좁은 주거 환경은 이런 풍요로운 공간으로 보완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경제의 저성장 속에서도 감성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면서 장수 시대를 즐기고 있다. ●서점 들른 젊은 층 일본 신성장 견인 주역으로 쓰타야서점은 책만 팔지 않는다. 책 사이로 생활용품들이 함께 비치돼 있다. 예를 들어 요리책 코너에는 ‘음식과 의료는 근원이 같다’는 작은 문구 아래 음식에 관한 책과 책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재료들이 함께 배치돼 있다. 식재료들은 식료품 가게와 달리 책의 콘셉트에 맞게 장인의 숨결을 담은 것을 고른 듯했다. 일본의 음식 재료를 이렇게 홍보하고 알리다니 고도의 문화 홍보를 한 수 배웠다. 음식박물관을 만들 것이 아니라 서점에 음식 재료를 가져다 놓으면 된다는, 이 발상의 전환은 쉬운 듯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혁신이다. 문구 코너는 ‘이것이 일본’이라는 선전 문구를 붙여 두고 일본의 장인과 예술가들이 만든 상품을 다양하게 배치한 점이 독특했다. 외국의 유명 브랜드가 즐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일본은 저성장 시대의 출구를 감성의 지속 성장에서 찾고 있다. 일본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단카이세대는 은퇴했지만, 나는 아직 건재하고 멋스럽다고 주장한다. 음악, 영화, 오토바이, 여행, 차, 요리 등 모든 라이프의 영역에서 취향의 만족감을 고도로 높여 가는 삶이다. 내면의 충만감은 사회적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성이 지속 성장의 열쇠라는 사실을 다음 세대에게 일깨워 주는 듯했다. 서점에 들른 젊은 층은 이런 감성을 토대로 일본의 새로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금 일본은 오랜 집단우울증을 털어내고 감성을 고도로 성장시키는 단계로 진입했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제 우울이나 ‘혼자’라는 문화 코드를 속히 털어내야 할 시점임을 말해 준다. 선승혜 아시아인스티튜트 문화연구수석·도쿄대 박사 ■쓰타야 서점은 1983년 1호점… 회원 4918만명, 33년 만에 점포 1444개로 늘어 쓰타야 서점은 1983년 히라카타의 1호점으로 시작해 2016년 현재 도쿄 다이칸야마를 비롯해 일본 전역에 1444개의 점포와 4918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일본 대표적 오프라인 서점이다. 1999년 2만 2396개이던 서점이 2014년엔 1만 4241개로 줄어들 만큼 일본의 서점가가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수년째 판매고 1위를 달리며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책이나 문구류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보다 풍성한 라이프스타일과 지적 자본을 제공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서점 안에 다양한 문화 공간을 배치하고 저렴한 렌털 서비스를 갖춤으로써 소비자들의 요구를 파고든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 뭉쳐야 산다… ICT 글로벌 합종연횡

    뭉쳐야 산다… ICT 글로벌 합종연횡

    삼성·페북, LG·퀄컴 등 짝짓기…SKT·KT 5G 규격 연합 결성 22일(현지시간)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글로벌 기업의 합종연횡이 만발하고 있다. 융합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대세가 되면서 단말기 제조사와 통신사,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가 각자 잘난 체를 하는 대신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보여 주는 무대가 된 것이다. 지난달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서도 스마트카 개발을 위해 뭉친 가전, 통신, 자동차 업체의 짝짓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삼성전자의 갤럭시S7 공개 행사에 깜짝 등장한 것은 이번 MWC의 하이라이트였다. 저커버그는 가상현실(VR) 기기인 기어VR과 360도 촬영 카메라 기어360을 치켜세우면서 삼성과 함께 VR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은 VR 기기를 만드는 오큘러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삼성의 기어VR과 경쟁하는 대신 함께 VR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LG전자는 혁신적인 스마트폰 G5를 발표하면서 휴대전화 아랫부분에 서랍처럼 뺐다 끼울 수 있는 주변기기인 ‘프렌즈’를 선보였다. 프렌즈는 LG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공동 작품이다. 명품 오디오 기업 뱅앤올룹슨의 기술이 들어간 ‘하이파이 플러스’, 구글 스트리트뷰와 협업한 360 VR 카메라, 퀄컴의 오디오 칩셋이 삽입된 블루투스 헤드셋, 프리미엄 드론을 제작하는 패럿과 제휴한 드론 조종기 등이다. LG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생태계를 처음 제시한 만큼 앞으로 여러 기업과 다양한 주변기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페이스북, 노키아, 인텔 등 세계적인 기업과 함께 텔레콤인프라프로젝트(TIP)를 공동 설립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사업자 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통신 인프라 핵심 기술을 공유하며 함께 연구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VR과 같은 대용량 콘텐츠, 무인자동차 등이 대중화하려면 지금보다 빠른 차세대 5G 통신 인프라가 필수이기에 다양한 기업과 협력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KT와 SK텔레콤은 5G 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기 위해 한 배에 탔다. 두 회사는 미국의 버라이즌, 일본 NTT 도코모와 5G 시범서비스 규격연합(TSA)을 결성했다. 미국 통신기업 AT&T는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인텔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활성화를 위해 앱 개발 툴을 통합하는 등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27) 로봇 ⑥ 드론, 성공의 열쇠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27) 로봇 ⑥ 드론, 성공의 열쇠

    드론이 농촌으로 간 까닭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과학기술 전문지인 테크놀로지 리뷰는 매년 세상을 바꿀 10가지 혁신 기술을 발표해 왔다. 2014년에는 가상현실, 뇌지도, 신경망칩과 같은 최첨단 기술들이 선정되었다. 그중 첫 번째로 소개된 주인공은 첨단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농부였다. 와인 산지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의 소노마 밸리에서 포도농장을 운영하는 라이언 쿤테씨는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훤하게 꿰고 있다. 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된 3D 로보틱스사의 드론 덕분이다. 드론은 수시로 항공 촬영을 해 물이 부족하거나 병충해가 있는 지역을 알려주고, 육안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식물의 건강 상태까지 보여준다. 이륙부터 촬영과 착륙까지 모든 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오토파일럿(autopilot) 기능이 있어 따로 조종을 배울 필요도 없다. 이전에는 사람이 탑승한 항공기에서 찍은 영상을 사용하였는데 시간당 사용료가 1000달러였다. 지금은 1000달러짜리 드론 한 대면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드론이 열어가는 첨단 농업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민간 드론 시장의 80%는 농업용으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일본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농업용 드론을 개발해 왔다. 노령화에 따른 부족한 일손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해 2013년에는 농촌 지역의 드론 보급이 2500대를 넘었다. 대표적인 무인 헬리콥터 업체인 야마하는 RMAX 드론으로 일본 농경지의 40%에 살충제와 비료를 뿌리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최초로 미국 내 사용 허가도 받았다.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중국의 DJI도 8개의 모터와 회전 날개를 가진 아그라스(Agras)를 출시하며 농업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그라스에는 10리터의 분사용 탱크가 탑재되어 있어 1시간이면 축구장 10개 정도의 넓이에 농약을 뿌릴 수 있다. 가격도 경쟁사의 절반 수준인 1만 5000달러다. DJI는 단숨에 시장을 제압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조정하는 드론을 최초로 선보이며 레저 시장을 공략하던 프랑스의 패롯도 도전장을 던졌다. 일반 드론에 장착하면 농작물의 작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첨단 센서 ‘세콰이어’(Sequoia)를 내놓았다. 컬러 카메라, 분광 카메라, 관성 센서, GPS, 영상 소프트웨어까지 장착된 이 제품은 고급 드론보다 비싼 3500 달러이다. 미국에서 열린 2016년 농업박람회에서 패롯이 인수한 스위스의 센스플라이(senseFly)는 세콰이어를 탑재한 드론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2010년에 과학자, 엔지니어, 농부 3명이 설립한 에어이노브(Airinov)는 드론과 빅데이터를 접목하여 데이터 농업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 밖에도 미국의 에그리보틱스, 허니콤, 로보플라이트, 캐나다의 프리시즌호크 등 쟁쟁한 실력자들이 즐비하다. 농업용 드론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드론은 서비스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보도 속에 새로 생겨나는 직업도 있다는 소식이 반갑다. 드론을 이용한 물류, 자원 탐사, 임대, 정비, 이벤트 기획,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업종이 리스트에 올랐다. 최근에는 대학에 관련 학과가 신설되고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와 창업 프로그램도 늘어났다. AP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드론 조종사 수요가 1만 명에 달해 면허 취득을 위한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급여도 높은 편이고 숙련된 조종사는 일반 근로자의 두 배가 넘는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작년 5월 타임지에 스카이캐치(Skycatch)라는 회사가 소개되면서 우버형 드론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 1년 만에 구글벤처스와 유명 벤처캐피탈로부터 32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드론으로 임대 서비스만 하는 이 신생 기업의 고객은 엘런 머스크의 태양광 기업 솔라시티, 글로벌 석유회사 셰브론, 일본의 건설장비 회사 코마츠와 같은 큰손들이다. 그런데 정작 이 회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워크모드(Workmode)’라는 서비스이다. 항공 촬영을 원하는 고객과 드론을 소유한 개인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에서 시작해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우버형 비즈니스가 드론계까지 파고들었다. ‘드론계의 우버’로 불리는 스카이캐치의 CEO 크리스찬 산즈는 “얼마 후에는 지금은 생각지도 못할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더 큰 꿈을 내비쳤다.  드론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한 DJI는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1000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했다. 페이스북에 투자해 대박이 난 벤처투자사 엑셀파트너스와 함께 스카이펀드를 설립하고 유망 기업 발굴에 나섰다. 전 세계의 드론 업체를 조사한 뒤 첫 번째 투자 대상으로 ‘드론베이스’를 선정하였다. 2014년에 설립된 이 회사 역시 의뢰자와 해당 지역의 드론 조종사를 연결해 주는 공유 서비스 업체이다. 자체 조종사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부동산과 건설 분야로 급성장하여 ‘에어비앤비’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루키 스타트업이다. 이곳에서 간단한 등록을 하고 교육을 받은 후 현장 사진을 찍어 보내면 건당 최소 300달러의 보수를 받는다. 현재 미국 항공관리국의 규정에 따르면 드론은 무게 25kg, 고도 150m, 시속 160km 이하로 낮 시간에 가시거리 이내에서 운행하여야 한다. 건설 현장은 대부분 이런 조건을 만족해 비교적 규제 문제가 적다.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 드로너스(Droners.io)는 ‘드론으로 무엇이든 찍어드립니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등장하였다. 건설 현장은 물론이고 결혼식, 파티, 이벤트, 부동산 중개업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 외에도 2014년 가장 뜨거운 스타트업 20에 선정된 영국의 에어스톡(Airstoc),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에비에이터(Aviator) 등 우버를 꿈꾸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드론에 꿈을 실어 날리고 있다.  드론의 승부처  멋진 드론을 만들고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하여 하늘에 띄우는 것이 사업의 전부가 아니다. 스카이캐치는 “우리는 드론 업체가 아니라 데이터 업체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수많은 우버형 조종사들이 보내온 영상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분석한다. 스카이캐치의 서버에 쌓이는 데이터는 지금까지 웹에서 얻을 수 없었던 현실 세계의 고객 정보이다. 이 정보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드론을 서비스형 드론(Drone as a Service)으로 바꾸고 있다. 창업자 크리스찬 산즈는 드론으로 건축업계에서만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에는 광산업, 벌목업, 농업, 에너지 분야의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닛케이 아시아 리뷰는 구글이나 인텔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드론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 확보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제 드론이 어떻게 나는지가 아니라 어떤 정보를 수집하느냐에 사업의 성패가 달린 것이다.  3D 로보틱스는 한 걸음 더 나가 “우리의 롤모델은 안드로이드이다”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플랫폼 업체를 선언하고 나섰다. DJI도 드론 시스템과 운영체제(OS)를 결합한 플랫폼 제공으로 맞불을 놓았다. 현재 이 분야의 선두 주자는 드론계의 마이크로소프트로 알려진 ‘에어웨어’(Airware)다. 이 회사는 최초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드론 OS ‘항공 정보 플랫폼(AIP)’을 공개하였다. 일찌감치 에어웨어의 가치를 알아본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털, GE는 이미 4000만 달러를 투자해 두었다. 여기에 대응하는 연합군인 ‘드론코드’(Dronecode)에는 3D 로보틱스를 필두로 퀄컴, 바이두, 패롯 등 50여 개의 기업이 오픈소스로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하나의 세력은 6000여 개발자들의 커뮤니티가 만들어 가는 플랫폼인 ‘오픈파일럿’(OpnePilot)이다. 이미 시작된 플랫폼 전쟁의 승패는 드론계의 판세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끝으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가 발표한 ‘192가지의 미래 드론’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며 드론 여행을 마치려 한다. 초소형 주머니 속 드론부터 공중 부양 도시까지 상상 속의 드론이 흥미롭다. 김지연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주름져도 세계경제 주름잡다

    주름져도 세계경제 주름잡다

    장수만세… 현역 맹활약 8090들 자수성가… 머독 빼고 다 ‘흙수저’ 백세인생… “10년은 더 일하겠다” ‘미국 미디어 업계 거물’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현역 일선에서 은퇴했다. “나의 사전에 결코 은퇴란 없다”는 말을 강조했던 그는 바이어컴과 CBS 회장을 맡아 왕성한 경영 활동을 해왔으나 최근 건강 문제가 불거지는 바람에 결국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바이어컴은 MTV 등 케이블 방송과 영화사 파라마운트픽처스 등을 거느린 거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레드스톤 전 회장은 지분 80%를 가진 비상장 지주회사 내셔널어뮤즈먼츠를 통해 바이어컴과 지상파 방송 CBS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올해 93세다. 레드스톤 전 회장의 은퇴를 계기로 세계경제계를 쥐락펴락하는 80대 이상의 경영인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찰스 돌런(90) 케이블비전그룹 회장과 워런 버핏(86)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조지 소로스(86) 소로스펀드 회장, 루퍼트 머독(85) 뉴스코프 CEO,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80) 인디텍스 회장, 홍콩의 리카싱(李嘉誠·88) 청쿵실업 회장, 일본의 이토 마사토시(92) 세븐앤드아이(Seven&I) 홀딩스 회장과 이나모리 가즈오(85) 교토세라믹(교세라) 회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특히 조그마한 신문사를 물려받이 세계적으로 키운 머독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자수성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찰스 돌런 회장은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포함된 대기업 CEO 및 회장 중에선 최고령이다. 레드스톤 회장이 물러나면서 S&P 500대 기업 경영인들 가운데 최고령 타이틀을 얻었다. 1972년 케이블TV 프로그램 제작회사 홈박스오피스(HBO)를 설립, 미국 내 4위 케이블TV 업체로 키웠다. 지난해부터 회사를 177억 달러(약 21조 7000억원)에 프랑스 주도의 다국적 통신업체인 알티스에 매각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 ●버크셔해서웨이 51년 동안 이끈 버핏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CEO는 현역 경영자들 가운데 최장 CEO 재임 기록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965년부터 무려 51년간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어오면서 연평균 20% 이상의 고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버크셔해서웨이의 기업 가치는 358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보다 큰 규모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조지 소로스 회장은 젊은 시절을 영국에서 보냈지만 생활은 비참했다. 웨이터,마네킹 공장 직원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런던 정경대학(LSE)에 입학한 그는 세계적인 석학 칼 포퍼를 만나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가 펀드매니저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1969년에 상품투자 전문가인 짐 로저스와 ‘퀀텀펀드’를 설립해 명성을 떨쳤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설립 후 20년간 연평균 34%를 기록했다. 1992년에는 영국의 파운드화를 집중 투매하는 방법으로 단숨에 10억 달러를 벌어들여 유명세를 탄 그는 1998년에는 달러 강세에 베팅해 동남아시아를 외환위기에 몰아넣은 장본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요즘에는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해 중국 정부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루퍼트 머독 회장은 영국 옥스퍼드 우스터 칼리지를 졸업한 후 스물두 살이던 1952년 런던에서 수습기자로 일하던 중 아버지로부터 호주의 작은 신문사 ‘뉴스 리미티드’를 물려받았다. 20여년 만에 호주 언론계를 장악한 그는 이후 영국의 ‘더 선’, ‘더 타임스’, 미국의 ‘뉴욕 포스트’ 등 전 세계 100여개 신문을 비롯해 20세기 폭스사를 인수했다. 폭스 텔레비전을 출범시키며 미국 국적을 취득한 그는 세계 52개국에 780여개의 미디어를 거느리는 세계 미디어계 ‘황제’로 등극했다. 미국 언론들은 곧 ‘21세기 폭스’의 CEO 자리를 작은 아들인 제임스 머독에게 인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CEO에서 물러나는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올해가 될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전세계 ‘패스트 패션’ 이끄는 오르테가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은 글로벌 패션 전문기업 인디텍스의 창업자이다. 인디텍스는 패스트 패션의 선구자 격인 ‘자라’(ZARA)를 보유하고 있다. 스페인 철도 노동자였던 아버지와 가사 도우미로 일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열세 살 때 중학교를 중퇴하고 양품점 배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72년 실내복을 생산하는 고아 콘벡시오네스를 창업한 오르테가 회장은 1975년 의류 소매점 자라 매장을 처음 오픈하고 10년 뒤 지주회사 인디텍스를 설립하며 승승장구했다. 자라는 현재 64개국 30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5세 家長 외판원으로 시작한 리카싱 홍콩의 리카싱 회장은 ‘슈퍼맨’으로 불리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15세에 가장이 된 그는 플라스틱 외판원으로 어렵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스물두 살에 플라스틱 회사인 청쿵실업을 창업하며 ‘리카싱 제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서른 살에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사업에 손길을 뻗친 데 이어 1979년 영국계 기업인 허치슨 왐포아를 사들여 재벌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슈퍼마켓 파큰숍에서 통신회사 홍콩텔레콤까지 홍콩에서 1달러를 쓰면 5센트는 리카싱의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콩인들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 리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 리카싱기금회를 통해 지금까지 150억 홍콩달러(약 2조 3600억원)를 기부해 중국인 최대 기부자에 올랐다. 일본의 이토 마사토시 세븐앤아이 홀딩스 회장은 너무나 전형적인 미국 기업 세븐일레븐(7-Eleven) 지분을 인수해 일본 기업으로 만들었다. ‘이토 요카도’라는 슈퍼마켓 체인점을 세워 현재는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일본 편의점 업계가 고령인구를 향한 실버마케팅에 한창이지만 그는 일찌감치 이를 간파하고 실버시장에 집중한 덕분에 한 걸음 앞설 수 있었다.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천국’ 일본에서 1위 회사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이토 마사토시의 혜안이 자리잡고 있다. ●위기의 JAL 구한 이나모리 가즈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은 1959년 스물일곱 살 나이에 교토세라믹(현 교세라)을 설립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1984년 DDI(현 KDDI, 일본 제2통신사)를 설립했다. 2010년에는 경영난을 겪던 일본항공(JAL) 구원투수로 회장에 취임해 단기간에 다시 일으켜 세우는 놀라운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자동차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와 함께 일본에서 존경받는 3대 기업가로 꼽히며 ‘경영의 신(神)’으로 불린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의 S&P 500지수 기업 내에서 10명 안팎의 80대 이상 CEO와 회장이 현역으로 뛰고 있다”며 “상당수가 앞으로 10년은 더 일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만큼 90대 경영진이 신문과 잡지 표지를 장식할 때가 머지않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자비의 시작은 배려심”

    “자비의 시작은 배려심”

    “그동안 쌓였던 노하우도 전수해 주고 같은 일을 하는 비구니 스님들과 정보도 공유하며 불법을 함께 펴 나가자는 것입니다.” 최근 창립된 한국비구니복지실천가회(한비복회) 초대 회장에 추대된 상덕 스님(64·옥수복지관장). 이른 아침 서울 옥수동 옥수복지관 사무실에서 기자를 맞은 스님은 “그리 요란한 일도 아닌데 주목받아 송구하다”며 “여법하게 출가 비구니 복지 수행자의 사명을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상덕 스님은 어릴 적 옥수동의 천년 고찰 미타사 정수암과 인연을 맺어 사회복지에 천착해 살아온 독특한 비구니다. 1997년 서울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면서 최초의 복지시설 관장이 된 이후 20여년간 출가승이면서 사회복지가로 활동해 왔다. 한비복회는 상덕 스님이 주도해 지난달 21일 창립한 비구니 단체로 전국 복지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구니 관장 스님 50여명이 참여했다. 20년 전이라면 불교계에선 복지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스님은 어떻게 절집들에선 생각도 못 하던 사회복지에 뛰어들게 됐을까. 느닷없이 동진 시절부터 자신에게 각별한 애정과 교훈을 전했다는 은사 법성 스님 이야기를 꺼낸다. “은사 스님은 생전 삭발하고 승복 입을 때마다 복 짓는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지금까지도 은사 스님의 말씀을 새겨 살고 있단다. 명성여중고를 삭발한 채 다녔던 스님은 18세 때 은사 스님이 입적하면서 절집 살림을 맡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법의 꽃을 피워 보겠다’는 원을 세웠다. 그 다짐 아래 어린이·청소년 포교와 영등포교도소, 구치소 법회를 줄곧 이끌었고 성동구청, 한국은행불자회, 한국전력불자회, 동대문시장 직품계불자회 등 수많은 신행단체 법회를 창립해 지도법사로 활동했다. 동국대 승가학과를 졸업한 이후에도 30여년간 불교 교리와 사회복지 공부에 매달렸다. 동국대 입학과 졸업 횟수가 무려 7번에 이르며 대학원 3곳을 수료하고도 사찰 경영, 최고경영자(CEO) 과정에 도전했다고 한다. 그 이력으로 해서 불교계에선 ‘공부하는 비구니, 실천하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입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아요. 밝은 표정과 부드러운 말만으로도 많은 갈등과 아픔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질병과 빈곤, 고독, 결손가정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에게 소외받지 않고 안정된 정서를 갖게 해 주는 일이야말로 종교계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수행과 포교는 분리된 게 아니라 함께 행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모든 악은 짓지 않으려 노력하고, 많은 선을 받들어 행하라’라는 ‘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의 교훈을 귀띔한다. “자비 실천의 시작은 배려심이지요. 자비야말로 말만으로 그칠 게 아니라 살면서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행위 없는 신심은 이 사회에서 아무 소용 없다”는 스님은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 주변에는 선을 실천하려 힘겹게 사는 성직자들, 특히 비구니, 수녀들이 많아요. 절실한 그들이 더 많이 나누고 베풀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협조했으면 합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진실한 사람’ 키케로/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진실한 사람’ 키케로/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기원전 63년 로마의 탁월한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BC 106~BC 43)는 로마 공화정 최고의 공직인 집정관 후보로 출마했다. 키케로는 귀족 출신이 아닌 기사 계급인 데다 정치 신인이었다. 당시 안토니우스와 같은 쟁쟁한 명문가 출신 정치인들과 경쟁하면서 승리를 위해 분투했다. 집정관이 되겠다고 나선 형을 보면서 동생 퀸투스가 키케로를 위해 권고한 선거 전략 가운데 흥미로운 게 여럿 있다. ‘출신 환경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천성과 노력으로 얻은 풍부한 자질을 적극 활용하라’, ‘유권자의 호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주제를 택해 기대감을 주도록 애써야 한다’는 대목 등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지지자와 협력자를 확보하기 위해 키케로가 ‘진실한 사람’임을 확신하게 만들라는 조언이다. 일시적이고 선거용이 아닌 지속적이고 굳건한 우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라는 취지의 권고다. 이는 예산 폭탄과 특혜의 보장 등 선심성 거래를 통해 우정과 유대를 만들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철저한 공화주의자였던 키케로의 정치 철학에 대한 불변성을 유권자에게 강조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동생 퀸투스의 선거 전략이 주효했는지 키케로는 절대 다수의 지지를 얻어 집정관에 당선됐다. 그리고 그 뒤로 로마 시민의 믿음에 부응하면서 로마 공화정을 끝까지 사수하다 최후를 마쳤다. 요즘 시중에도 ‘진실한 사람’들의 경합이 주목을 끈다. 세상에는 진실한 사람이 넘친다. 하지만 인간사의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진실의 기준은 여럿이다. 사랑하는 남녀 간에는 지고지순한 사랑이 최고의 진실일 테다. 학자에겐 치열한 탐구정신과 독창성이 탁월한 진실이 될 터. 정치인에겐 당파적 이익보다 국민들이 염원하는 시대적 화두에 충실히 응답하는 것이 진실의 덕목이 아닐까. 국회의원은 입법자이자 국정의 감시자다. 국회의원은 선량(選良)이라 불리기도 한다. 말의 뜻 그대로 무언가 탁월하기에 뽑힌 사람들이다. 따라서 응당 가장 탁월하고 진실해야 할 사람들이다. 특히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정치인이라면 금상첨화.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이런 사람들이라 믿고 싶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야말로 탁월한 입법과 정책 창안을 이끌 사람들이 선출돼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탈피하고 경제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기필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들어설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부동산 금융은 메가딜(조 단위 거액 거래)을 소화할 수 있는 업계 일류로 성장했습니다. 그간 노하우와 투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겁니다.” 2012년 현대증권 수장에 오른 윤경은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2013년 인수한 일본 최대 쇼핑몰 업체 이온(AEON) 쇼핑몰 가사이점을 지난해 매각해 2년 만에 215억원의 수익을 냈다. 윤 사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며 “올해도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재원을 집중 투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윤 사장이 이온 쇼핑몰을 인수했을 때는 사내에서도 의문을 품는 시각이 있었다. 선진국 부동산 자산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일본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져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윤 사장은 수익성이 한계에 달한 국내 증권 시장에서는 돌파구가 없다고 보고 과감한 투자를 해 달콤한 ‘열매’를 땄다. 일본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 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인 윤 사장은 도쿄 요쓰야 빌딩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성사되면 상당한 수익이 예상된다. 윤 사장은 올해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투자은행(IB)으로의 전환’과 ‘인터넷 전문은행 특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수금융과 기업신용공여 등 IB 분야에서 업계 수위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거래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사업에 대해선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현대증권의 금융 노하우와 알고리즘이 결합된 로보어드바이저(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KT가 주도하는 ‘K뱅크’의 3대 주주인 현대증권은 자산관리와 증권 서비스 제공을 담당한다. 윤 사장은 주식 이야기가 나오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해 4월 1만 2000원을 넘었던 현대증권 주가가 5000원대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회사 수익성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지만 장부가 대비 주가 수준을 측정하는 PBR(주가순자산배율)이 0.4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주가가 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와 같은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나가고 적극적인 배당으로 주주들과 성과를 공유하면 주가도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경직된 노사 관계를 풀고 대타협을 이룬 것도 현대증권이 한 단계 도약하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증권업계 판도 변화에 대해선 “수수료 중심의 저마진 수익 구조로는 더이상 경쟁이 어렵다”며 “백화점식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는 아직 글로벌 IB와 겨룰 만한 자본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성공적인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으면 ‘할 수 있다’는 게 윤 사장의 지론이다. “금융업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 융합)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실기(失機)하면 영원한 실패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신규 사업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앞장서겠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이광구 우리은행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이광구 우리은행장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다시 뛰려 합니다. 민영화를 향한 조직원들의 열망은 조금도 식지 않았어요.” 이광구(59) 우리은행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에도 역시 최우선 과제는 민영화 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공들여온 중동 국부펀드로의 매각이 주춤해지자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행장은 “올해 상반기에 유럽국가를 방문해 투자자들을 만날 생각”이라면서 “그렇다고 중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새달 중순쯤 영국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투자설명회(IR)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중동 IR은 김승규 우리은행 부사장이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이 행장이 직접 투자자들을 접촉할 계획이다. 그만큼 임기 중 민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절실하다. 2014년 12월 말 취임한 그는 줄곧 ‘민영화 완수’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네 번의 실패를 거친 후 다섯 번째 추진 중이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매각 방식을 과점주주(지분을 4~10%씩 쪼개서 매각) 체제로 전환하면서 중동 국부펀드 등이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오일 머니’인 중동 국부펀드들이 세계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신규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 행장은 “올해 상반기 중에 1차 매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민영화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와 우리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예보가 갖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 51.04% 중 10~15%가량을 1차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체 매각 대상 지분 중 일부를 먼저 팔아 이를 주가 상승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이후 주가가 오른 뒤에 남은 지분을 매각하면 공적자금 회수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 행장은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우리가 바라는 참된 민영화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한 우리은행’을 경영 목표로 정한 이유다. 이 행장은 “잭 웰치 전 GE 회장은 ‘1등 아니면 2등 전략’을 강조했다”면서 “시장점유율 자체가 1위가 안 되면 증가 실적만이라도 반드시 1위를 차지해 시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지난해 5월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킨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확대해 수익 채널을 다변화할 생각이다. 200개인 해외 네트워크도 연내 300개로 늘려 당기순이익 해외 비중을 연내 20%(현재 17%)까지 끌어올릴 작정이다. 이 행장은 “뒷문도 잘 잠그겠다”고 말했다. 안팎 악재로 건전성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뒷문을 잘 잠그는 영업’(사후 부실관리를 잘하는 영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방은행 1~2개와 맞먹는 규모인 약 25조원의 자산 성장을 이루면서도 연체율과 부실채권(NPL) 등 건전성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2013년 말 3%에 육박했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1% 중반까지 떨어졌다. 2조원 수준이던 대손비용은 1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행장은 “올해부터는 더이상 새로운 부실이 생기지 않으면서도 자산 성장을 하는 ‘클린 뱅크’를 실현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2) 윤종규 KB금융 회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2) 윤종규 KB금융 회장

    “대우증권을 인수했다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수월하게 이룰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도 있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우증권 인수가 우리가 가야 할 성장전략 중 한 가지 방법이었을 뿐이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윤종규(61)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에게 2015년은 의미가 남달랐다. 2014년 말 KB금융지주 회장으로 ‘금의환향’한 뒤 처음 맞는 한 해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KB 내분사태’를 수습하고 LIG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실적 면에서도 ‘1등’ 신한금융을 맹추격했다. 윤 회장은 KB금융 조직원들에게 “1등 DNA를 깨우쳐 다시 뛰어 보자”는 자신감을 심어 준 한 해로 자평한다. 하지만 지난해 끝자락에서 날아온 대우증권 인수 불발 소식은 씁쓸한 대목이다. 윤 회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대우증권 인수 실패에 대한 심경을 담담히 밝혔다. 그는 “KB금융지주와 이사회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대우증권 인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강력한 의지에도 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2조 4000억원)보다 3000억원이나 낮은 입찰가를 써 냈던 부분에 대해 윤 회장은 “내부 최고 인력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대우증권 실사를 토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선정했다”고 설명하며 ‘가격 적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제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 실패를 뒤로하고 ‘플랜B’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중 31~32%대 수준인 비은행 부문 수익을 중장기적으로 40%대까지 확대해 1등 금융그룹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회장은 “증권부문과 관련해 중장기 성장 모델로 제시한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의 시너지를 구현하기 위해 KB투자증권의 유기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외부 M&A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다만 인내심을 가지고 그룹 시너지 등을 고려해 신중히 의사 결정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룹의 지속 성장과 더불어 “부실 쓰나미에 대비하는 방파제를 높이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실 다지기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윤 회장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시대에는 수비 능력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우고 자산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의 가장 큰 변화로는 올 하반기 출범 예정인 인터넷 전문은행을 꼽았다. KB금융은 카카오 컨소시엄에 참여해 ‘카카오 뱅크’ 출범을 준비 중이다. 그는 “국내 3800만명의 고객을 지닌 카카오와 소매금융 최강자인 국민은행이 만나 온·오프라인에서 금융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동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취임 이후 줄곧 스스로를 모세에 비유했던 윤 회장. 정작 가나안(리딩뱅크) 땅을 밟지 못했던 모세처럼 자신은 임기 동안 리딩 금융그룹을 향한 반석을 하나씩 쌓아 가겠다는 의지다. 이 철학은 새해에도 변함이 없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집 지을 터를 닦고 기초를 다지는 일을 해 왔다”며 “새해에는 튼튼한 기둥을 세우고 멋진 지붕을 올릴 터”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을 권역별로 5~10개씩 묶어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 회장이 힘주어 도입한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이다. 증권·은행이 연계된 복합점포도 선보였다. 윤 회장은 “고객 중심, 현장 중심, 직원 중심이라는 3원칙을 토대로 KB금융 재도약을 위한 초석을 확실하게 다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익숙함은 버려라 혁신만이 살길이다”

    “익숙함은 버려라 혁신만이 살길이다”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를 보면 그해 추진할 기업의 경영 방침을 읽을 수 있다. 2016년 새해 시무식을 하루 앞둔 3일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한화그룹 등의 CEO들이 발표한 신년사의 공통 주제는 ‘혁신’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으로 더 큰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 임직원을 상대로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했지만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 신 회장이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는 기존의 사고와 관습, 제도와 사업 전략은 모두 버려 달라”면서 “익숙함은 과감히 포기하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상처를 입은 롯데그룹은 올해 경영 투명성 제고에 더욱 신경 쓸 방침이다. 신 회장은 “경영 투명성 확보와 준법 경영은 롯데가 준수해야 하는 핵심 가치”라면서 “건전한 경영 활동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여기고 혁신과 내실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방산유화에서 규모의 경쟁력을 넘어 시너지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면서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초일류 기업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업계 1위의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올해를 혁신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여겼다. 정 부회장은 신년 메시지에서 “신세계그룹은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면서 “발명가, 혁신가의 관점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1968년생으로 원숭이띠라 올해 붉은 원숭이의 해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각별하게 느껴지는 입장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하는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기본으로 돌아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전략을 통해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3대 경영 방침으로 핵심역량 강화를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한 지속적 성장, 책임의식 강화 등을 들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신년기획] 허리띠 조여도 투자는 아낌없이… 내실 다지며 세계로 간다

    [신년기획] 허리띠 조여도 투자는 아낌없이… 내실 다지며 세계로 간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올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중점 사업에는 아낌없는 투자로 기업의 경쟁력과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삼성 바이오·자동차 전장 사업 시동 삼성그룹의 올해 최대 중점 사업으로는 바이오가 첫손에 꼽힌다. 삼성그룹은 최근 인천 송도에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바이오로직스의 제2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지난 2013년 7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1공장(3만ℓ)과 올해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하는 2공장(15만ℓ)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이미 세계 3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게 됐다. 15만ℓ 규모의 3공장까지 완공하면 생산 규모가 세계 1위로 올라선다. 또 전기차 시대와 맞물린 자동차 전장(電裝)부품 사업에도 시동을 건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의 전장부품 사업은 카 인포테인먼트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차량용 센서 등이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나가기 위해 핵심부품과 기기들을 확대하고 업계와 협업을 강화하며 시장 주도권 확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이 IoT로 연결될 수 있게 하는 등 선도적으로 서비스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 고급차·친환경차 점유율 높이기로 현대자동차그룹은 기존에 집중해 왔던 외형적 확장에서 브랜드 가치 상승 등과 같은 내실 강화 쪽으로 내부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새롭게 론칭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올해부터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한 EQ900(해외 출시명 G90)은 이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16 북미국제오토쇼’를 시작으로 유럽과 중국 등 시장으로 진출한다. 또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2종으로 확대해 글로벌 친환경차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당장 현대차는 이달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기아차는 조만간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를 출시한다. ●SK 공격적 M&A… ICT ‘플랫폼’ 강화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도약을 준비하는 SK는 올해 에너지, 통신, 반도체, 바이오 등 주력 분야에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최 회장은 앞서 특사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로 규모를 키우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기반을 다졌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플랫폼’ 사업 강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SK㈜C&C는 CEO 직속의 ICT 연구·개발(R&D) 센터를 신설하고 솔루션 플랫폼 중심 회사로 도약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해 종합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LG 자동차 부품·OLED 사업 승부수 LG는 자동차 부품 사업과 친환경에너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승부수를 던진다. 지난 2013년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는 LG화학(배터리), LG디스플레이(자동차용 디스플레이), LG전자, LG이노텍(카 인포테인먼트) 등 계열사들과 함께 전기차 부품 사업 역량을 더욱 확대한다. 올해는 GM이 생산하는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 부품과 시스템 11종을 공급하며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에너지 분야는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 전력망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 사업은 경기도 파주에 세계 최대 규모(10만 1230㎡)의 P10 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올해를 시장 선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비핵심 사업 정리… 철강 강화 포스코는 올해도 철강의 본원 경쟁력 강화에 매진한다. 지난해부터 중복사업이나 비핵심 사업은 정리하고 본업인 철강사업 쪽 역량을 강화하는 경영쇄신을 단행하고 있다.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최고 제품으로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는 식으로 글로벌 초과 공급과 엔저의 파고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파이넥스 등 포스코만의 독창적인 철강기술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해외수출을 추진한다. 자동차용 초고강도강 등 선도적 기술을 바탕으로 고수익 핵심 수요 산업으로의 판매량을 확대한다. 솔루션 연계 판매량도 2016년 230만t, 2017년 250만t까지 늘리고, 자동차강판 판매량도 2016년 910만t, 2017년 950만t까지 늘려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에서 경쟁력 우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올해도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병행하면서 철강을 중심으로 소재, 에너지, 인프라, 트레이딩 등 4대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리튬 추출이나 니켈 정련과 같이 포스코가 고유기술을 확보하고 있거나 차별적 경쟁우위가 있는 분야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重 긴축 경영… 조선업 집중 지난 2014년과 2015년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며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전 계열사가 동참하는 긴축경영 체제를 강화해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위해 지난해 전 계열사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은 최대 50%, 부서장급 직원도 10%의 급여를 반납했다. 사업 부문에서는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양플랜트보다 주력 사업인 조선업에 힘을 싣기 위해 조선사업 대표를 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또 사업부문별로 독자적 운영권을 강화하는 책임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친환경·고효율 선박인 에코십과 조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십 개발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무리한 해양플랜트 수주의 적자가 얼마나 이어질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고 글로벌 조선업 경기 회복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현대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는 이들 외부 환경이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따라 조속한 경영 정상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방산·화학분야 사업 확대 지난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위산업 및 화학부문 4개 계열사를 인수한 한화그룹은 이 분야 사업을 확대하는 데 집중한다. ㈜한화-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가 함께하는 방위사업 등을 한화그룹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 성장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새롭게 문을 연 면세점을 통해 면세사업과 관광·문화·쇼핑을 연계한 사업확장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한진 최신 항공기 10대 도입… 노선 개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경영체질 강화와 성장 가능성이 있는 노선 지속 개발 등 내실 챙기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747-8i 3대, B777-300ER 2대, B747-8F 1대, B777F 4대 등 최신 항공기 10대를 들여와 서비스 품질도 강화한다. 한진해운도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수익성을 끌어올려 내실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파리협약 ‘신의 한 수’로 활용해야/안남성 한양대 에너지학과 초빙교수

    [열린세상] 파리협약 ‘신의 한 수’로 활용해야/안남성 한양대 에너지학과 초빙교수

    새해 병신년은 인류 역사에 길이 기억될 한 해가 될 것 같다. 파리협약 후속 조치로 우리 사회가 신기후변화 체제로 전환되기 위한 중요한 정책들의 로드맵이 설계되기 때문이다. 파리협약 체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이 협조하면서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개발도상국을 대표하는 인도가 선진국의 기술과 재정 지원을 전제로 동의했기 때문에 기후변화 협약이 우리 사회·경제 시스템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수 있는 추진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또 하나의 주요한 의미는 지금까지 기후변화 관련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망설이던 주요 에너지 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투자의 자신감과 정당성을 주게 돼 기존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산업 구조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이 가속될 것이다. 특히 빌 게이츠나 저커버그 등 억만장자들이 중심이 돼 매년 수조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돼 거대한 새로운 재생에너지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요한 협약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하고 이용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부딪힌다. 이번 기후변화 협약 체결은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우리가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큰 축복이 될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의 사회·경제 시스템을 전환시킨 것은 바로 기술 혁신 특히 에너지와 통신 분야의 기술 혁신이었다. 인쇄술의 발달은 봉건사회의 종말을 가져왔고 증기엔진의 발명은 노동의 생산성을 배가시켜 제1차 산업혁명의 단초를 제공했다. 내연 기관의 발명은 자본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면서 제2차 산업혁명의 탄생을 가져왔으나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 문제를 야기했다. 인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해결책에는 일반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화석연료 사용의 대폭 감소도 해법으로 제시되겠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통신과 에너지 분야의 기술 혁신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신기술인 인터넷의 창조적 파괴를 이용해 마지막 생산 요소인 자원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접근 방법이 모색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법이 성공할 경우 파리협약은 사회·경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신의 한 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인프라는 통신·에너지·수송 시스템으로 구성돼 이 세 분야가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서 사회를 움직이고 있다. 인프라를 새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에 적합하게 전환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현재의 기후변화 같은 큰 국가적 이슈들이 제기돼 전 세계적으로 합의를 이루어 간다면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인터넷 기술의 창조적 파괴 능력이 더해지면 미래의 사회·경제는 지금과는 매우 다른 구조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인터넷에서 더 진화한 플랫폼 기술의 대중화가 이미 이루어져 에너지 시스템이나 수송 시스템에 적용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감축을 지키기 위해 내년부터 에너지 신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로드맵을 작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수요관리 등 새 인프라를 구축해 새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전략이다. 기후변화 협약을 국가 대개조를 위한 신의 한 수로 이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새로운 창출되는 시장도 타이밍을 놓치면 다른 국가들에게 선점당하게 될 것이다. 올해 병신년에는 원숭이처럼 영민하고 민첩하게 에너지 신사업을 비롯한 기후변화 정책의 중요한 결정들이 이루어져 우리에게 파리협약이 국가 대개조의 큰 기회를 제공하는 신의 한 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미국, ‘AI 병사’ 개발 박차… “러시아·중국 따라잡을 것”

    미국, ‘AI 병사’ 개발 박차… “러시아·중국 따라잡을 것”

    미국이 ‘킬러 로봇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국가안보 포럼에 참가한 미 국방부 부장관 로버트 워크는 러시아와 중국이 이미 전투용 AI 개발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워크 부장관은 “중국군은 로봇기술 및 자동화기술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으며, 러시아 또한 최근 전장에 로봇 병사를 배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특히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가까운 미래에 독립적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병력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투용 AI 병기의 개발이 종국에는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현실적 과제와 함께 윤리적 문제 또한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7월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테슬라 CEO인 엘론 머스크,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등 세계 유명 석학 및 공학자 1000명은 이른바 ‘킬러 로봇’, 즉 자율적 판단으로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의 개발을 반대하는 공동서한을 발표한 바 있다. 킬러로봇을 둘러싸고 늘 제기되는 윤리적 논제, 즉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자율적 판단에 의해 인간을 사살하도록 허용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워크 부장관은 “우리는 살상력 사용 여부를 결국 인간이 결정해야만 한다고 강력히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로봇을 이용한 신속한 공격이 가해질 경우 이에 대한 방어는 마찬가지로 로봇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미군을 긴장하게 만드는 중국과 러시아군의 로봇기술은 얼마나 ‘실전배치’에 근접해 있을까? 군사 전문지 디펜스 원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는 실제로 군사용 로봇기술에 있어 유념할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 해 3월 러시아 전략미사일부대는 인간의 개입 없이 표적을 선택하고 파괴할 수 있는 보초병 로봇을 미사일기지 5곳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러시아 유력 군수업체 우랄바곤자보드(Uralvagonzavod, 이하 UVZ) 전무이사 뱌체슬레이 칼리토프 또한 향후 2년 이내에 UVZ가 전투로봇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월 칼리토프는 “1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전투로봇) 시제품이 공개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은 점차적으로 유인(有人)장비 개발을 축소하고 무인장비 기술 개발로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군의 경우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NUDT)의 주도로 ‘뇌파조종’ 로봇을 개발하는 등 로봇을 통한 군사력 증강에 빠르게 다가서는 중이다. 중국군은 뇌파를 통해 원격으로 장비를 제어할 수 있는 이 기술을 향후 군용 병기 운용 등에 활용해 전장에서의 병력손실을 줄이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날 워크 부장관은 미군이 경쟁국가들 뿐만 아니라 미국 내 사설업체들과의 AI개발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워크는 “사설 기업들은 벌써 전투용 AI기술을 확보한 상태”라며 “미군은 이들 기업부터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워크 부장관에 따르면 미군은 앞으로 사이버전 또한 AI들에 의존할 전망이다. 워크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공격에 인간의 대응속도로는 불충분하다”며 “학습능력을 탑재한 인공지능을 통해 이러한 유형의 공격에 대응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사설] ‘스마트카’에 승부수 던진 삼성 기대크다

    삼성이 스마트카를 포스트 반도체 사업으로 선택했다. 삼성은 엊그제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카 사업의 본격 진출을 공식화했다. 전담할 전장(電裝·전자장비) 사업팀도 신설했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구성된 기존의 3대 성장축에다 스마트카를 추가한 것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스마트카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자동차다. 첨단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시스템이 탑재된데다 고도의 IT 기술을 활용해 도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즉,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의 새로운 개념이다. 기존 자동차와는 성격이 판이하다. 구글과 애플 등은 이미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 쪽으로 이동해 주도권 선점에 힘쓰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카 사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따른 결단으로 볼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의 샤오미(小米)와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등 초저가 스마트폰의 위협 속에 타격이 만만찮다. 게다가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현재 35% 수준인 자동차 전장부품 비율이 5년 뒤인 2020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프트웨어는 미래 자동차의 중요한 요소다.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카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부수다. 새 돌파구 없이 생존할 수 없는 글로벌 IT 시장을 겨냥한 과감한 도전이다. 바깥으로는 애플과 구글과의 전쟁, 안으로는 현대자동차와 LG와의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당연한 수순이다. 저절로 좋아질 수 없는 IT 산업계인 까닭에서다. 삼성은 스마트카를 위한 충분한 기술과 역량을 지녔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삼성 SDI의 배터리, 삼성전기의 카메라 부품,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등은 스마트카를 위한 발판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1995년 자동차산업에 진출했다가 4년 만에 매각한 쓰라린 실패 경험도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삼성 측은 스마트카 전장사업 진출이 자동차 사업 자체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스마트카는 지능형 IT 기술의 총합이기에 완성차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삼성은 국내에서 사실상 혼자 뛰고 있는 현대자동차에는 자극을, 스마트카 제품 개발력을 키우고 있는 LG 등에는 긴장감을 주며 선의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살찌우는 기업끼리의 우위 다툼은 국가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또 하나의 삼성 신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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