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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간 고속도로 철없는 운전자의 황당 위반

    사람들이 발걸음을 감춘 야심한 시각, 미국 애리조나의 한 고속도로에서 철없는 운전자 위험천만한 ‘곡예’를 선보였다. 도로에 설치된 CCTV 녹화화면은 차량이 드문 도로에서 소형차를 운전중인 한 남성을 담고 있다. 이 남성은 도로를 빠른 속도로 질주하던 중 갑자기 선루프 밖으로 몸을 내밀었고, 몸은 차 밖에 둔 채 수 초 간 아슬아슬한 놀이를 즐겼다. 특히 이 구간에 CCTV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듯 교묘하게 번호판을 가렸지만, 얼굴은 당당히 드러내 경찰을 우롱하기까지 했다. 그는 제한속도 100㎞/h 구역에서 약 145㎞/h로 달려 속도법을 위반했으며, 위험천만한 자세로 운전을 한 것도 모자라 번호판 까지 가린 대가로 신원공개 및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이밖에도 황당한 교통위반 사례를 소개했다. 애리조나를 지나다 CCTV에 포착된 한 남자는 얼굴에 원숭이 가면을 쓴 채 운전하다 적발돼 벌금을 물어야 했다. 경찰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을 가리고 운전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길거리에 달린 감시용 카메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얼굴을 가릴 게 아니라 해당 관청에 달려가 항의해야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변신/이시원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변신/이시원

    등장인물 변신남(남·46세), 조사원(남·30세), 여직원, 남직원, 젊은 여인, 교복1·2, 양복남자, 전당포주인, 딸(변신남의), 아내(변신남의), 문신 남자, 교도관, 사람들1·2·3·4, 노숙자들 ※변신남과 조사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배역은 1인 다역을 하도록 한다(젊은 여인?변신남의 아내/여직원?변신남의 딸, 사람들2, 노숙자/교복1·2?사람들3·4, 노숙자/양복남자?문신남자/전당포주인?교도관, 노숙자/남직원?사람들1, 노숙자). 시 간 현재 무 대 무대는 기본적으로 비어 있다. 장소들은 각각 구체적으로 재현되기보다는 공간·디테일·조명 등으로 처리되며, 소도구는 극의 진행에 따라 사용한다. 시간과 장소의 전환은 ‘변신남’의 회상을 재현하는 것에 바탕을 두며 특별한 논리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물의 이동 또한 사실성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여행하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 민원실 민원창구에 앉아 있는 여직원. 한 젊은 여인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온다. 여직원 어서 오십시오. 시민의 안전을 지켜드리는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입니다. 젊은여인 (가쁜 숨을 내쉬며) 내 남편 어디 있어요? 여직원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젊은여인 내 남편이요. 여직원 연락을 받고 오셨습니까? 젊은여인 전화요. 전화가 왔었어요. 여직원 아, 그럼 남편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젊은여인 김상수. 여직원 김상수님…(컴퓨터로 조회해 보고) 두 분이신데…, 혹시 관리번호 받으셨습니까? 젊은여인 번호요? 아, 번호. (휴대전화를 꺼내 보여주며) 이건가요? 여직원 네, 맞습니다. 3-17이면··· (찾고) 아, 저희 쪽에 계시네요. 잠시만요. (인터폰으로) 3-17번 보호자 분 오셨습니다. (끊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젊은여인 내 남편, 괜찮은 거죠? 여직원 저희가 안전하게 모시고 있었습니다. 젊은여인 어디 다친 데는 없구요? 여직원 그러시리라 예상되지만, 나중에 정확한 검진은 필요하실 겁니다. 젊은여인 (안도의 한숨을 쉬고) 얼마나 걸리나요? 여직원 …네? 젊은여인 원래대로 돌아오는 시간이요. 여직원 개인차가 좀 심해서, 보통은 일주일에서 한 달인데 요즘은 더 짧거나 길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남직원이 상자를 들고 나온다. 젊은여인 (남직원의 손에 들린 상자를 보자마자, 와락 달려들듯) 자기야. 남직원이 상자를 내밀고는 뚜껑을 열어 젊은 여인에게 보인다. 상자 안에는 덩그러니 머그컵 하나가 들어 있다. 젊은여인 (여직원을 쳐다보고는) 컵이네요? 여직원 (한번 들여다보고는) 네, 컵이네요. 뭘로 변신하셨는지 전해 듣지 못하셨나요? 젊은여인 (컵을 본다) 남직원 남편 분은 오늘 아침 을지로2가 대로변에서 컵으로 변신하셨습니다. 젊은여인 머그컵으로요? 남직원 예. 젊은여인 이게 설마 내 남편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죠? 남직원 (주머니에서 남편의 신분증을 꺼내 건네며) 정확한 변신 추정시간은 오전 8시 50분경이고, 운전을 하시던 중에 일이 발생하는 바람에 을지로 일대가 잠시 마비가 됐었습니다만, 다행히 저희 관리국의 발 빠른 긴급대응으로 출근 대란은 없었습니다. 젊은여인 말도 안 돼…. 아침까지 말짱했는데요. 남직원 요즘 유행하는 변신의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옷도 소지품도 남기지 않은 채 신분증만 덩그러니 남는 경우죠. 젊은여인 (컵을 받아들고 바라보다가) 남편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남직원 빠르면 일주일 이내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실 겁니다. 젊은여인 돌아오기는 하는 거예요? 남직원 (여직원에게) 안내를 충분히 안 해드렸나요? 여직원 그게…. 젊은여인 영영 안 돌아올 수도 있다는 거예요? 남직원 대개는 돌아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문제죠.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발생한 지 일 년이 채 안 되는 질병이라서 아직 임상 단계입니다. 통계도 잡혀 있지 않고, 아직 질병으로 분류하기에도 뭣하고 해서 지켜보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젊은여인 그건 안 돌아온 사람도 있다는 얘기잖아요. 남직원 너무 염려 마십시오, 돌아오실 겁니다. 다만 깨지지 않게 주의하셔야 합니다. 깨지기 쉬운 물건으로 변신하셨을 경우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거든요. 잘못하다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해도 어느 한 곳이 불구가 될 수도 있고, 기억이나 신경들이 뒤엉켜버릴 수도 있습니다. 젊은여인 (컵을 보며 울먹이는) 자기야…. 남직원 자동차는 신청서를 작성해주시면 일주일 이내에 순서에 따라 댁으로 배달이 될 겁니다. 그리고 남편 분께서 본 모습으로 돌아오시면 저희 본부민원실이나 희망2과로 연락 주십시오. 그럼 저희가 직접 방문하여 도와드리겠습니다. 여직원 언제든지 전화 주시면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종이를 내밀며) 여기 인수증에 사인해주시겠어요? 남직원, 머그컵을 챙겨 상자에 담으려고 하는데 젊은 여인이 컵을 들어 바라본다. 젊은여인 (컵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곰이에요. 남직원 예? 여직원 (그림을 보고) 어머 그러네요. 젊은여인 남편이 동물을 아주 좋아했는데…. 곰처럼 묵묵히 일만 하던 사람이었어요. 오늘 아침에도 늦었다고 그러면서 헐레벌떡 나갔었는데. (남직원을 향해) 그런데 왜 곰이 되지 않고, 하필 머그컵이 됐을까요? 남직원 …. 젊은여인 머그컵이 된 사람도 있었나요? 남직원 글쎄요. (여직원을 쳐다보며) …잘 모르겠습니다. 여직원 머그컵이 흔한 건 아니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에요. 어떤 분은 칫솔이 되기도 하셨고 선풍기나 베개가 된 분도 계시거든요. 심지어는 스티커가 된 분도 계시는걸요. 젊은여인 스티커요? 여직원 네. 다섯 살짜리 따님의 장난감 휴대폰에 안전하게 붙어 있다가 본래 모습으로 복귀하셨다는 얘길 들었거든요. 젊은여인 그렇구나. (그림을 보며) 당신 이렇게 뚱뚱하지 않았잖아. 곰처럼 생기진 않았었는데. 여직원 외모와 변신은 별개랍니다. 젊은여인 그래도 컵은 좀. 남직원 왠지 여유로워 보이시는데요, 남편 분. 젊은여인 …. 남직원 꿀을 넣은 차 한 잔을 생각하셨을지도 모르죠. 변신하던 그 순간에요. 여직원 (저도 모르게 피식 미소 짓는) 남직원 머그컵은 아주 낭만적인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여인 그런가요? 남직원 남편 분의 쾌속 복귀를 기원하겠습니다. 여직원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 희망2과도 남편 분의 쾌속 복귀를 기원하겠습니다. 젊은 여인은 남직원과 여직원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어둡다. 상심한 표정으로 들고 있던 머그컵을 상자에 넣으려고 하는 젊은 여인. 그러다가 그만 손에서 머그컵이 미끄러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도자기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산산이 부서지는 머그컵. 놀라서 얼어붙은 세 사람. 젊은 여인이 비명을 지른다. 암전. 어둠 속에서 뉴스캐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뉴스캐스터(목소리) 최근 무작위적인 변신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오후 2시경 컵으로 변신한 남편을 깨뜨려 죽음으로 몰고간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화양동에 사는 서른두 살 박모 여인은 오늘 오전 컵으로 변신한 남편을 인수받기 위해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를 찾았습니다. 인수증에 사인을 하기 전, 남편임을 확인하기 위해 컵을 들고 자세히 살피다가 그만 바닥에 떨어뜨려 깨지는 사고가 일어난 것인데요. 검찰은 직원의 주의에도 불구하고 이런 실수를 범한 박모 여인을 구속하고 실수가 아닌 고의적 훼손, 즉 살인이 아닌지를 검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박모 여인은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에서는 과실치사에 해당되는 사건인 만큼 박모 여인에게 무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뉴스가 시작되고 잠시 후, 희미하게 조사실이 보이기 시작하면 변심남과 조사원이 문서를 작성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가 끝나면 무대 완전히 밝아진다. 컴퓨터에 뭔가 기록하는 조사원과 맞은편에 앉아있는 변신남. 변신남은 반팔 남방차림에 피로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사원 (자판을 두드리며) 깨어났는데 새벽이었단 말씀이시네요. 변신남 그렇다니까요. 조사원 쓰레기 집하장에서 말이죠. 변신남 정확히는 쓰레기 더미 사이였어요. 사방이 쓰레기봉투였고 머리 위로도 몇 덩이 쌓여 있었습니다. 조사원 얼마 동안이나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시구요? 변신남 그걸 알고 싶어서 여기 온 거 아닙니까. 조사원 그걸 알려 드리려면 저희 쪽에 협조해주셔야 합니다. 변신남 하고 있잖아요. 8월 1일. 그게 마지막 기억입니다. 조사원 휴대폰의 마지막 문자기록과도 일치하네요. 변신남 다 말했잖아요. 8월 1일 저녁에 마누라랑 딸이랑 쇼핑 간다고 문자가 왔어요. 바로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실직자에겐 집에 아무도 없는 게 천국이거든요. 조사원 그리고 집에서 맥주를 한잔 하신 것 같다고 했는데 어떤 맥줍니까? 변신남 맥주가 우리 집 찾는 거랑 뭔 상관입니까? 조사원 알코올 성분이 선생님 몸에 어떤 반응을 일으켜서 변신 또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걸 수도 있는 거잖아요. 변신남 나 술 쎄요. 맥주 세 캔에 필름 끊기고 그런 거 안 해요. 조사원 (기록하며) 세 캔이라··· 아까는 하나 드셨다고 안 하셨나요? 변신남 하나고 셋이고 그 정도로는 멀쩡하다니까요. 이건 술과는 상관이 없어요. 어느 순간 머리가 띵하더니 깨지게 아팠고 그 다음엔 기억이 없다니까요. 조사원 예 알았습니다. 어떤 걸로 변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시구요. 변신남 그냥 깨어나 보니까 처음 와 본 곳이었고, 그 전의 모습을 보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니까요. 조사원 변신 순간에도 혼자셨나요? 변신남 그걸 기억하면 내가 여기서 똑같은 얘기 반복하고 있겠어요? 조사원 오늘이 9월 30일입니다. 두 달 만에 돌아오신 분도 흔치 않지만 이렇게 전혀 기억을 못하시는 분은 없었거든요. 사람에 따라 기억이 돌아오는 속도가 다르긴 하지만, 선생님은 아직 변신 후 복귀라는 확실한 증거도 없구요. 변신남 미치겠네 진짜. 휴대폰 기록과도 일치한다면서요. 조사원 잘 생각해보세요. 변신했다가 돌아온 분들은 긴 악몽을 꾼 것처럼 몸과 마음이 무겁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은 대개 기억하고들 있었습니다. 변신남 이유가 있을 거 아뇨. 이렇게 사람들이 변신하는 이유를 알면, 나도 그러그러해서 변했겠구나 추측도 하고, 그러면 자연히 내가 변신했었는지 단순 기억상실인지 분간도 가능하고. 조사원 저희도 원인을 파악하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더 이상 사회적인 문제로 커지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구요. 변신남 최선만 다하면 뭐해요. 밝혀진 건 모두에게 알려서 스스로 원인을 제거하고 정확하게 진단해서 치료하도록 해야지. 뭐든 불투명해서 좋을 거 없잖아요. 조사원 아직 밝혀진 게 없어서 그런 거죠. 아니면 밝힐 단계가 아니거나요. 변신남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거예요. 질병은 만방에 알려 함께 고쳐나가는 게 맞는 거 아니요? 나 같은 케이스의 변신이 또 있을지 누가 알아요. 조사원 저희도 이게 변종인지 조사가 필요해서 그렇습니다. 변신남 마누라랑 집 찾아달라고 했더니 이제 변태취급까지 하는 거요? 여기서 하는 일이 뭔데. 변신한 사람들, 아니 물건들, 집 찾아서 안전하게 돌려보내주고, 돌아오면 변신한 이유가 뭔지 파악하고 그러는 거 아니냐구요. 조사원 진정하십시오. 안 도와드리겠다는 게 아니라 집에서 변신했는데 깨어나 보니 쓰레기장이었다는 건 저희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 아닙니까. 거기다가 변신해 계셨던 기간도 길고, 어떤 걸로 변신해 있었는지조차 모르신다면서요. 변신남 나도 이상하니까 이렇게 찾아온 거 아닙니까. 조사원 보통은 변신을 했을 경우 신고가 들어옵니다. 가족이나 친구 혹은 시민들이 발견하고 신고를 해주시거든요. 저희 직원들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도 있구요. 하지만 선생님께선 변신이 아니라 단순한 기억상실증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나 막중한 책임감 같은 걸 느끼셨냐는 질문에도 아니라고 답하셨잖습니까. 변신남 내 마누라랑 딸이 없어지고 집이 이사를 갔다니까요. 조사원 그 점도 이상하구요. 변신남 변신이 틀림없어요. 내 기억에서 지워진 두 달 사이에 뭔 일이 생긴 겁니다. 집이 사라지고 가족들도 연락이 안 되고. 뭔가 사고가 있는 게 틀림없다구요. 조사원 집에서 변신했다면 왜 사모님이 신고를 안 하셨겠어요. 변신남 내가 묻고 싶은 게 그겁니다. 조사원 혹시 몽유병 같은 거 앓으신 적은 없으시죠? 변신남 지금 장난합니까? 조사원 병력 사항 질문란에 적혀 있어서 그럽니다. (뭔가 기록하고)쓰레기장 주변 CCTV를 조사 중이니까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겁니다. 누군가 쓰레기장에 선생님을 옮겨 놓은 게 포착되면 역추적을 통해서 이동 경로가 파악되겠죠. 스스로 쓰레기장에 들어가지는 않으셨을 거 아닙니까. 변신남 뭐 얻어먹을 게 있다고 내 발로 쓰레기장에 들어가겠어요? 조사원 알겠습니다. 변신남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냈다거나 하는 건 다시 알아볼 순 없습니까? 조사원 아까 알아봐 드렸잖아요. 변심남 그 사이에 또 뭐가 들어와 있을 수도 있잖아요. 조사원 경찰서 조회 결과로도 확인되는 게 없고. 저희 쪽에도 신고된 게 아직 없습니다. 네트워크로 연결돼서 바로 뜨거든요. 변신남 …. 조사원 조만간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서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 가족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리다 보니까 신고를 하지 못한 걸 수도 있으니까 더 기다려보는 수밖에요. 변신남 (풀이 죽는다) 조사원 기억을 더듬어 보세요.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이 제일 빠릅니다. 변신남이 기억을 더듬어 회상으로 넘어간다. 그 때, 돌멩이 하나가 변신남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온다. 돌을 주워드는 변신남.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변신남 그날도 다른 날처럼 아침 일찍 출근을 한다고 집을 나왔던 것 같아요. 월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아니 화요일이었나? 회사에 안 나가면서부터 요일 구별하기가 점점 힘들어져서요. 딸은 방학이라 오전에 영어학원을 갔을 테고, 마누라는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는 에어로빅에 갔을 겁니다. 구립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우다 나왔는데,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육교가 하나 있어요. 그 앞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 둘이 경찰이랑 얘기하고 있는 걸 봤습니다. 무대는 육교가 서 있는 도로가로 바뀌고 변신남이 돌멩이를 들고 육교 한쪽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간다. 경찰의 모습은 관객에게 보이지 않고 교복을 입은 두 여학생만 경찰과 인터뷰하듯 이야기한다. 변신남은 육교 건너편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교복1 진짜예요. 한순간에 변했다니까요. 교복2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교복1 바로 이 육교예요. 교복2 저기 위에 보이시죠? 우린 그냥 걸어가고 있었어요. 교복1 독서실은 반대쪽인데 떡볶이랑 순대 먹으려면 여기로 지나가야 되거든요. 교복2 그 시간에는 원래 육교에 사람이 없어요. 저쪽으로 조금만 가면 횡단보도가 있거든요. 교복1 우리는 그냥 여기로 건너요. 조금 편하자고 돌아가고 그러는 거 우린 안 하거든요. 이런 날씨에는 육교로 건너고 그러는 게 더 낭만적이잖아요. 교복2 오늘은 다른 날보다 사람도 없고 거리가 한산하면서 묘하게 나른했어요. 교복1 네, 그냥 단순히 여름이라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아지랑이가 세상을 녹일 것 같은 그런 날 있잖아요. (교복2에게) 좀 영화 같지 않았냐? 교복2 많이 영화 같았지. 교복1 그치그치. (앞을 보며) 한 아저씨가 육교로 올라오고 있더라구요. 와이셔츠를 입고, 보통 키에 그냥 흔한 아저씨였는데요, 우리는 반대쪽에서 올라갔고요. 교복2 그런데 뭔가 이상한 거예요. 그 아저씨 몸이 흐물거려 보였거든요. 교복1 아냐. 희미해 보이는 것 같았어. 옅어졌달까. 교복2 흐물거리던데. 교복1 희미해졌다니까. 교복2,1 (동시에 강하게 부정하며) 아니에요. 거짓말 아니라니깐요. 교복1 얘랑 저랑 말이 다른 게 아니라 표현방식이 다른 거예요. 교복2 원래 같은 걸 봐도 느끼는 회로 방식이 달라서 그래요. 교복1 아무튼요··· 그 아저씨가 우리 쪽으로 걸어오다가, 점점 줄어들더니··· 교복2 한순간에 펑. 교복1 ‘펑’은 맞는데 스모그는 없었지? 교복2 맞아. 스모그가 없어서 더 마술 같았어요. 교복1 만화영화 보면 사이즈가 팍팍 줄어들면서 변신하는 장면 있잖아요. 교복2 슬로모션처럼요. 촤르르르륵. 교복1 딱 그랬다니까요. 그러더니 호호아줌마처럼 펑, 교복2 하고, 돌멩이가 됐다니까요. 교복1 네? 아, 네. 저희가 원래 호흡이 척척 맞아요. 돌멩이요? 교복2 그게요…. 교복1 사실 그 돌멩이 때문에 저희가 제보를 드린 건데요…. (교복2에게) 내가 말해? 교복2 (끄덕인다) 교복1 얘가요…, 장난으로 그 돌멩이를 차버렸거든요. 교복2 그러니까 제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요…, 그 아저씨가 돌멩이로 변해서, 그걸 보는 순간 제 눈을 믿기 힘들어서, 한번 건드려본다는 게 그만…. 진짜 살짝 찼는데 밑으로 굴러 떨어지더라구요. 교복1 육교에서 차니까 당연히 밑으로 떨어지죠. 제가 봐도 진짜 살짝 찼거든요. 교복2 그래서 우리가 막 찾았는데 이 돌멩이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고. 교복1 가로수 밑이랑 인도 쪽도 샅샅이 뒤져 봤어요. 교복2 근데 그 아저씨 진짜 돌멩이로 변한 거 맞죠. 교복1 사람들이 이상한 걸로 변한다는 얘긴 되게 많이 들었는데, 우린 말만 들었지 처음 봤거든요. 교복2 당근 처음이지. 왕 놀랐다니까요. 교복1 나도 완전 놀랐잖아. 교복2 아니라구요? 왜요? 맞는 거 같은데. 교복1 우리가 직접 봤다니까요. 교복2 그 돌멩이는 어디 있는지 우리가 모르죠··· 몰라서 경찰서에 신고한 거죠. 교복1 아, 중앙변신대책관리본부에도 신고하려고 했는데요 교복2 일단 돌멩이부터 찾아야 될 거 같아서요. 원래 뭐 찾는 건 경찰아저씨들이 더 잘하잖아요. 교복1 돌멩이 어딨냐고 물어보시는 거 보니까, 변한 거 맞죠. 그거 변신이죠? 교복2 맞아 맞아. 아저씨 얼굴 굳어지는 거 보니까 맞다. 교복1 (깜짝 놀라며)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우리는 그냥…. 그럼 직접 찾아보시면 되잖아요. 돌멩이를 들고 가서 신고 안 한 건 우리 잘못이지만, 그래도 목격자 신고는 했잖아요. 도서관도 안 가고 조사까지 받고. 교복2 그런데… 그 돌멩이 못 찾으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교복1 저도 그게 걱정이에요. 변신남이 두 여학생에게 다가간다. 변신남 혹시, 이 돌멩이 찾나? 교복1, 2 (눈이 휘둥그레져서) 오 마이 갓! 바로 이거예요. (뺏듯이 가져가서 경찰에게 보여주는) 이 돌멩이예요. 확실해요. 육교 위에 굴러다닐 만한 돌이 아니잖아요. 변신남 …그냥 돌멩인데. 교복1 이런 짱돌이 육교에 있는 거 보셨어요? 교복2 (돌을 바닥에 내려놓고 살짝 차본다) 맞아요. 느낌이 똑같아요. 교복1 경찰서로요? 교복2 우린 무죄인 거죠? 그냥 참고인으로요? 교복1, 2 재잘거리며 경찰을 따라 나간다. 교복1, 2 (나가면서) 그러지 말고 변신대책본부로 가면 어때요. 거기가 어떤 덴가 구경하고 싶어요. 포상 같은 건 없나요? 사회봉사 가산점 같은 건요? 무대 중앙은 어두워지고 조사원이 앉아 있는 조사실 쪽이 밝아진다. 변신남이 원래 있던 자리로 가서 앉는다. 조사원 그 돌멩이라면 저도 기억합니다. 유일했었죠. 변신남 그 사람은 돌아왔습니까? 조사원 일주일 쯤 뒤에 돌아왔다고 들었습니다. 제 담당은 아니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자살하러 가는 길이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변신남 자살이요? 조사원 뛰어내리려고 점찍어둔 산에 큰 바위가 있는 절벽이 있었는데, 거기로 가는 길이었답니다. 그러다가 변신을 하게 됐구요. 변신남 다시 뛰어내린 건 아니겠죠? 조사원 별 소식 없는 걸 보면 힘내서 잘 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변신남 다행이군요. 하필 돌멩이라니…, 그걸 보니까, 혹시 변하게 되더라도 돌멩이로는 변하지 말자,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돌멩이는 좀…, 씁쓸하지 않겠습니까? 조사원 그러네요. 사이. 남직원 그 다음엔 어디로 가셨습니까? 노숙자들이 무대 위로 나온다. 한 줄로 서서 변신남 옆을 천천히 지나가는 노숙자들. 그들은 공원에서 배식하는 점심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다. 변신남,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 뒤에 서서 따라간다. 변신남 늘 가던 공원에 갔습니다. 점심은 항상 여기 와서 먹거든요. 점심값도 아낄 겸 해서요. 그런데 그날은 어떤 양복 입은 남자와 밥을 같이 먹게 됐습니다. 무대는 공원 벤치로 바뀐다. 변심남이 사랑의 밥차에서 타온 도시락을 들고 벤치에 앉아 먹기 시작한다. 똑같은 도시락을 든 양복 남자가 벤치에 다가온다. 양복남자 다른 벤치가 꽉 차서. 변신남 (자리를 조금 비켜준다) 양복남자 (앉으며) 찬이 점점 부실해지네요. 변신남 예, 뭐. 두 사람, 먹는다. 양복남자 우리 구면이죠? 변신남 (양복남자를 한번 쳐다보고) 그런 것도 같고…. 양복남자 대개는 얼굴 익힐 만하면 안 보입니다. 노숙자도 아니고 매일 같은 시간에 와서 밥 타먹기 뻘쭘하니까 그렇죠. 변신남 …. 양복남자 실례지만, 뒤쪽에 있는 인력 사무소에 나오십니까? 변신남 아닙니다. 양복남자 옷차림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도 아닙니다. 변신남 …. 양복남자 하지만 일자리는 구하고 있죠. 변신남 면접이 있으셨나 봅니다. 양복남자 웬걸요. 이 나이에 면접 볼 데나 있겠습니까. 변신남 그럼…,(넥타이를 바라보는) 양복남자 아, 이거요? 뭐 흔한 케이습니다. 정리해고 당한 걸 집사람도 아는데, 제가 집에 있는 걸 도무지 싫어해서요. 산책하는 기분으로 편한 옷이라도 입고 나갈라치면 티 좀 내지 말라고 해서 늘 이런 차림입니다. 변신남 예…. 양복남자 (서류가방을 들어 보이며) 만화책도 몇 권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빌려드리죠. 변신남 예, 그럼 있다가. 두 사람, 먹는다. 양복남자 들으셨어요? 변신남 뭘요? 양복남자 어제 뉴스에 나왔잖아요. 회의실 단체 변신 사건. 변신남 아, 그거요. 양복남자 거기, 제가 다녔던 회삽니다. 아침마다 매출신장 몇 퍼센트 달성을 외치며 으쌰으쌰하는 회의가 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세뇌 같은 건데 그게 또 서로 경쟁이 붙고 분위기를 그쪽으로 몰아가면 압도되는 묘한 마력이 있거든요. 아무튼 그 회의실에서 무려 다섯 명이나, 똑같은 시간에, 변신을 했다는 거 아닙니까. 돼지저금통으로 변한 사람은 분명 박부장일 거예요. 원래 돼지같이 생긴 데다가 먹는 거랑 돈에만 욕심이 많았거든요.  변신남 . 복남자 (먹으며) 밥통으로 변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데, 그건 누군지 감이 잡히질 않아요. 아침을 안 먹고 왔을까요? 아니면 가족들 굶기게 될까봐 걱정을 했었나. 아무튼 월요일 아침마다 회의실 벽에 영업실적표가 나붙는데, 아침을 든든히 먹어도 그거 보면 속이 쓰리죠. 쇠주걱으로 긁어대는 것처럼 말입니다.  변신남 .  양복남자 제가 쓸데없는 얘길 했나요? 식사하시는데.  변신남 괜찮습니다. 어딜 가나 그런 얘기들뿐인데요.  양복남자 보건당국은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곳이면 의무를 다해야 하는데 말이죠. 이렇게 불안해서야 원.  변신남 국가재난설정 단계도 경계단계로 올라갔다고 하던데요.  양복남자 아무리 봐도 질병본부보다는 처음부터 재난본부에서 나섰어야 했던 거 아닌가 싶어요.  변신남 재난이든 질병이든 원인을 빨리 찾아야 할 텐데 말이죠.  양복남자 (먹으며) 신기하지 않습니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안 변하잖아요.  변신남 우리 같은 사람들이요?  양복남자 이치가 그렇잖아요.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 성실한 사람들이 더 많이 변신을 한다 이겁니다.  변신남 그만큼 피로가 쌓인 사람들이니까, 몸의 변화도 다르겠지요.  양복남자 우리는요? 나야말로 피로가 켜켜이 쌓인 사람인데.  변신남 사람마다의 책임감과 의무감을 어떻게 재겠습니까.  양복남자 물론 상대적이겠죠. 그래도 노숙자는 안전하답니다. 걱정이 덜하니까요.  변신남 그럴 수도 있겠네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구요.  양복남자 예술가는 좋겠어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막중한 책임의식 같은 걸 가지진 않을 테니까.  변신남 꼭 그렇지만도 않겠죠.  양복남자 그렇다는 얘깁니다. 그래도 이건 뭐 소설 같은 데가 있지 않습니까?  변신남 .  양복남자 일하는 사람들 위주로만 변신한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그 사람들 일자리, 우리한테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변신남 그럼 우리도 변하겠죠.  양복남자 그래도 좋으니까 그 자리를 꿰차고 싶은 심정입니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이렇게는 더 못살겠어요.  변신남 아직 다른 도시까지는 확대되지 않았답니다. 사람들이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  양복남자 서울의 인구를 줄이기 위해서는 좋은 대책일 수 있겠네요.  변신남 그렇게 되면 서울 경제는 누가 돌립니까?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일자리도 줄어들고.  양복남자 팔팔한 젊은 인력을 마구 뽑지 않을까요?  변신남 젊은 사람도 일하게 되면 똑같아지는 거 아닐까요? 살아남으려면 사회화되고 기성화될 테니까요.  양복남자 이럴 땐 내가 사회적 동물이란 게 싫어진다니까요.  변신남 사는 거, 퍽퍽하죠.  양복남자 예. 밥도 퍽퍽하고. (기합을 넣듯) 그래도 우리 주눅들지는 말자구요. 서로 변하지 말고, 매일 여기 나와서 밥 먹읍시다. 사랑의 밥.  변신남 긍정적으로 사시는 것 같습니다.  양복남자 다 살아지는 법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변신남 부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여유가 생깁니까.  양복남자 그런 게 있습니다.  변신남 (씁쓸한 표정으로 도시락을 덮는다)  양복남자 흠흠. 이건 비밀이라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해주는 건데, 처지도 비슷하고 나쁜 분도 아닌 것 같으니 내가 쓰는 방법을 알려드리지요.  변신남 방법이요?  양복남자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발설해서는 안 되는 비밀입니다. 쓸모 있는 걸로 변신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비법이 있어요. 나 같은 경우는 금으로 된 롤렉스시계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마누라한테 전당포에 맡기라고 하는 거죠. 밤이 되면 몰래 변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되고요.  변신남 그게 가능합니까?  양복남자 내가 이 더운 날 밥차에서 도시락까지 얻어먹으면서 거짓말 하겠어요? 불법으로 변신 기법을 가르쳐주는 곳이 있는데, 관심 있으면 소개해 주리다. 하지만 그걸 연마하려면 보통 수행으로는 어림없어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몸의 기를 몽땅 정수리에다 모으려면 (가슴을 탁 치며) 여기랑 (머리를 치며) 여기가 타들어가는 거 같거든요. 이런 더위는 아무 것도 아니죠.  변신남 믿기지는 않지만, 가능만 하다면야 뭘 못하겠습니까.  양복남자 아니, 가능은 한데, 먼저 믿어야 연마가 가능하다니까요.  변신남 그런 얘기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는데요.  양복남자 계속,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나, 나는 왜 이렇게 사나, 나는 우리 가족에게 아무 쓸모가 없구나, 차라리 금덩어리로 변해라. 그런 생각을 아주 간절히 혼신을 다해서 하는 거죠. 그러면서 나에게 주어진 많은 짐들을 머리 가득 넣고 가슴으로 우는 거예요.  변신남 가슴으로 울어요? (모르겠다는 표정)  양복남자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사회적 의무 같은 것들을 가슴에 채우고. 아 이거 말로 설명하려니까 어렵네. (주위를 살피더니) 내가 딱 한 번만 보여줄 테니까 잘 봐요. 어차피 최소 한 시간은 변신해 있어야 하니까 내가 돌아올 때까지 만화책 보면서 기다리슈.  변신남 (못미덥게 쳐다본다)  양복남자 참 나. 내 기술을 무시하시네. 변신한 거 보고 놀라지나 마시라니까.    양복남자, 벤치에 앉아 양손을 맞잡고 기를 모으는 자세를 취한다. 한동안 알아들을 수 없는 자기만의 언어로 중얼거리더니 얼굴이 일그러지고, 미세하게 경련하기 시작한다. 공기 중에 보이지 않는 불똥이 튀는 것을 느끼는 변신남. 그 순간, 눈앞에서 양복남자가 사라진다. 순식간이다. 벤치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황금 롤렉스시계.    변신남 (시계에 대고 다급히) 이봐요. 이봐요. 괜찮아요? 이봐요! (시계에 귀를 대보고) 이봐요, 괜찮은 거예요? (안절부절못하고) 이거 어떡하지? 진짜 변한 건가? 그럼(휴대전화를 꺼내 신고하려다가) 거기 변신대책본부죠? 저기(엉겁결에 전화를 끊는다) 아니지. 아, 이거 어떡하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시계에 대고) 이봐요, 말 좀 해봐요. (시계를 흔들어보는) 괜찮아요? 대답 좀 해요.  변신남은 믿을 수 없는 이 상황을 파악하려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누구에게 도움이라도 청하려는 것처럼 나간다. 그리고 잠시 후 되돌아오더니, 주위를 살피고 롤렉스시계를 잽싸게 주머니에 넣고 자리를 뜬다.    무대 어두워지고 조사실 창구만 밝아지면, 거기 조사원이 앉아 있다. 변신남,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간다.    조사원 아니 진짜로 그렇게 변신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변신남 (끄덕인다) 내 눈으로 봤다니까요.  조사원 말이 안 되죠. 그런 일이 있다면 왜 저희가 몰랐겠어요.  변신남 진짜라니까요.  조사원 그 양복 입은 남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변신남 나야 모르죠.  조사원 모르다니요? 주머니에 넣으셨잖아요. 신고는 하셨습니까?  변신남 (고개를 젓는다) 신고는 안 했지만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조사원 아까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하셨잖아요.  변신남 얘기하다 보니까 생각이 난 거죠.  조사원 하지만 아직까지 변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모두 유언비어예요.  변신남 결혼하셨습니까?  조사원 아니요.  변신남 혼자 사쇼?  조사원 부모님이랑 함께 삽니다. 신남 변신 자격미달이네요. 우리 조사원님은 어깨에 짊어질 무게가 하나도 없으시니 안심하셔도 되겠습니다.  조사원 아직 증명된 원인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변신남 중년의 남자들이 왜 그렇게 많이 변한다고 생각합니까.  조사원 드물긴 하지만 젊은 남자들도 종종 변합니다. 여성 가장들의 변신도 늘고 있는 추세구요.  변신남 그 사람들이야 특별 케이스고.  조사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긴 하겠지만, 유럽에선 사람이 벌레로도 변하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필요하면 막 변했습니다.  변신남 그 사람이 왜 벌레로 변했겠습니까? 소설이나 신화 속에서 일어나던 일들이 왜 지금 일어날까요? 국회의원이나 고위 관리직에 있는 사람들이 변신하는 거 보셨습니까?  조사원 (고개를 가로젓는다)  변신남 행정하시는 분들이 이러니까 문제라구요. 사회 곳곳에 골고루 시선을 분산시키면서 정확히 봐야 하는데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거죠.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 줄 알아요?    갑자기 무대 중앙이 밝아지면서, 변신 중인 사람들이 보인다.    ―교도소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 남자가 무대 중앙으로 나와서 웃옷을 벗어붙인다. 온몸은 문신투성이지만 어딘가 둔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는 이소룡 흉내를 내듯 기를 모으고 변신 기술을 연마 중이다. 그러다가 비장한 각오를 밝히듯,    문신남자 엄마, 조금만 기다려. 내가 변신에 성공해서 여기만 나가면 엄마 호강시켜 줄게. (다시 기를 모으고 숨을 후 내뱉으며) 아자!  교도관 거기 3113번. 허튼수작하지 말랬지?  문신남자 우리 엄마가 집에 혼자 계세요. 우리 엄만 너무 나이가 많아서 거동도 불편하다구요. 끼니도 제때 못 챙겨먹을 텐데. 연탄불은 꺼지지 않았는지.  교도관 한여름에 무슨 연탄불이야. 너는 앞으로 5년은 더 썩어야 돼.  문신남자 여름이요? 제가 여기 들어온 지 한 계절도 안 지났단 얘깁니까?  교도관 이상한 변신 같은 거 연마했다간 가만 안 둘 줄 알어. 힘은 아껴뒀다가 노동 시간에나 쓰란 말야.    교도소 옆방에서 철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재소자들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져 폭동처럼 들려온다.    소리 우리에게 변신의 자유를 허용하라! 허용하라! 우리의 변신 권리를 사수하자! 사수하자!    거리의 사람들 인터뷰가 이어진다.    사람들1 언제 변신할지 모르니까 불안할 수밖에요.  사람들2 그게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들3 변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숨을 참으면 된대요.  사람들4 한번 변신하면 면역이 생긴다고 하던데요.  사람들1 내성이 생긴 변종변신도 생겨났다면서요?  사람들2 약으로 조절이 가능한데 일부러 임상실험을 안 하는 거 맞죠. 사람들3 복수하려고 따라다니는 사람도 많대요. 변신하면 죽이려고요. 사람들4 날 감시하는 게 틀림없어요. 내가 변신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겠죠. 사람들1 변신하면 배설은 어떻게 해결하죠? 사람들2 우리 아이랑 기르던 개가 이상해요. 변신한 것 같아요. 사람들3 언젠가 나만 빼고 모든 사람들이 변할까봐 걱정돼요. 사람들4 변신 기술을 개발해서 정치적 무기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1 우리에게는 농업적 근면성이 있으니까 그 정도 변신 기술 개발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죠! 사람들2 전쟁시엔 적군을 모두 사물로 변신시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면 어떨까요. 사람들3 노력하면 애완동물로도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인 잘 만나면 애완동물로 사는 게 나을 때도 많잖아요. 사람들4 내 남편은 똑같은 모습의 다른 사람으로 변신했어요. 외모는 똑같은데 분명 그이는 아니거든요. 사람들1 우리 집 가전제품들은 모두 사람들이 변신한 것 같아서 쓰질 못하겠어요. 사람들2 잘못 건드렸다가는 살인죄가 적용되는 거잖아요. 사람들3 남성을 중심으로 바뀌는 거면 여자 동성애자들은 안전한 거죠? 사람들4 저는 열두 살 소녀가장이에요. 무료백신은 안 놔 주나요? 사람들이 우왕좌왕 거리를 왔다갔다 한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여기저기서 들리더니…, 변신한 사람들로 거리가 일대 혼란을 일으키고 마비가 된다. 사람들이 질러대는 소리들과 자동차들의 클랙슨 소리가 뒤섞여 정신없다. 사람들1·2·3·4 도와줘요, 청소기로 변했어요. / 여기 점퍼로 변한 사람이 있어요. / 어머, 이게 웬 모자지? / 장롱이에요, 거리 한가운데 장롱이 서 있다구요. / 와, 예쁜 목걸이네. / 앗! 오물 묻은 양말. 으윽 드러워. / 볼펜이다. / 장갑이에요. / 가위를 찾아주세요. / 여기 일회용 면도기가 한 무더기 있어요. / 마우스잖아. / 자전거로 변한 남편을 어떤 여자가 타고 갔어요. / 부서진 카세트네. / 사람이 두통약으로 변신한 거예요. 먹으면 안돼요. / 찢어진 천사 날개 못 보셨나요? / 무슨 의자가 이렇게 딱딱해. / 스카이 콩콩이요? 변신한 사람들로 일대 혼란을 일으키던 사람들이 사라지면 바닥에는 변신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변신대책본부 직원들이 거리로 나가 떨어진 물건들을 수거하느라 정신없다. 조사실에 있던 조사원도 거리로 나가 직원들과 물건을 수거하고 그들과 함께 무대 밖으로 나간다. 조사원이 없는 조사실에 혼자 남겨진 변신남. 변신남만의 회상은 전당포로 이어진다. 무대는 전당포가 된다. 변신남, 전당포로 들어간다. 변신남, 주머니에서 롤렉스시계를 꺼내 주인에게 내밀면 주인, 확대경을 한쪽 눈에 끼고 시계를 감정하기 시작한다. 변신남 시곗줄만 보지 말고 문자판도 좀 보세요. 전당포주인 …(살핀다) 변신남 전체가 18K예요. 나사 하나까지 다. 전당포주인 …어디서 난 거요? 변신남 게다가 문자판은…. 전당포주인 그러니까 어디서 난 거냐구. 변신남 사업하시던 형님이 물려주신 겁니다. 전당포주인 다들 물려받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고모…. 변신남 장물 아닙니다. 전당포주인 (확대경을 뺀다) 변신남 아니, 좀 더 자세히 보시라니까요. 안쪽에는 순금이에요, 순금. 전당포주인 갖고 가쇼. 변신남 예에? 전당포주인 그냥 가져가시라고요. 변신남 왜 그러시는데요. 훔쳐오거나 흠집 있는 물건 아니라니까요. 전당포주인 (쳐다본다) 변신남 왜 그런 눈으로 봐요? 전당포주인 훔치지 않았으면 어디서, 주웠소? 변신남 예? 전당포주인 그런가보네. 변신남 됐습니다. 전당포가 여기 하나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귀한 물건 들고 나와서 푼돈 좀 만들어보자고 이런 모욕까지 들을 건 없잖습니까. 전당포주인 (시계를 다시 본다) 변신남 막말로 이 정도 물건이면 사장님 손해 볼 거 없잖아요. 전당포주인 신데렐라 얘기 아쇼? 변신남 뭔데렐라요? 전당포주인 12시만 넘으면 호박으로 변하는 신데렐라 말이오. 변신남 왜요, 금시계 보니까 갑자기 금마차라도 생각나십니까? 전당포주인 호박이면 죽이라도 쑤어 먹지만 사람으로 변해버리면 난처해지죠. 요즘 전당포에 변신사기가 판을 칩니다. 변신남 …. 전당포주인 어떻게 장담하시겠소? 변신품이 아니라는 거 말이오. 변신남 속고만 사셨나. 사람이 이렇게 좋은 시계로 변하는 거 보셨습니까? 전당포주인 팔찌, 목걸이, 순금 트로피. 더한 걸로도 변할 수 있지요. 변신남 이건 우리 형님이 사업차 외국에 갔다 오시면서…. 전당포주인 (말 자르듯 망치를 내놓는다) 이걸로 한번 내리쳐 보시든가. 변신남 지금 나를 의심하는 겁니까? 전당포주인 증명을 해보시라구요. 변신남 내가 못할 거 같아요? 전당포주인 그야 나는 모르지요. 변신남 시계가 망가지면 가격이 떨어질 텐데 그건 어떻게 책임질 겁니까. 전당포주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보다야 덜 손해죠. 망가져도 제값은 쳐 드리지. 만약 사람이 변신한 거라면, 그 사람이 다시는 못 돌아오고 죽을 수도 있다는 거 명심하쇼. 이 세상과는 영영 빠이빠이란 말이요. 저번엔 진짜로 내리친 사람이 있었는데…, 얼마나 끔찍했던지. 돌아오긴 했는데 반병신이 되었습디다. 평생을 병원에 누워 사는 수밖에. 변신남 그럴 일 없습니다. 이건 진짜 시계니까. 전당포주인 그럼 쳐 보시오. (빨리 쳐보라는 시늉) 변신남 (망설인다) 전당포주인 (떠보듯) 형님이 주신 거라면서…, 아까우면 그냥 갖고 가시든가. 변신남 (결정한 듯 내리치려 하지만 망치를 든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전당포주인 뭐해요 안 내리치고. 변신남 진짜 이거 망가져도 제값 쳐주는 거죠? 전당포주인 증명만 해 보인다면야. 변신남 (심호흡. 눈을 질끈 감고 손을 번쩍 들어올린다) 얏! 전당포주인 (순간적으로 변신남의 팔목을 잡아채는) 잠깐! 변신남 (멈칫) 전당포주인 됐소. 맡겠소. (시계를 종이 상자에 넣으며) 길에서 변신한 사람들 주워다 돈벌이 하는 사람들 숱하게 봤지. 나도 돈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 도리는 지키고 살아야 될 거 아뇨. 사람이 있어야 사람한테 사기도 치고 돈도 뜯고 그럴 거 아니요. (돈을 지불한다) 양심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는 복귀가 안 되는 거 알죠? 당신을 믿어보리다. 형님이 주신 거라면서? 소중한 것일 테니까 꼭 찾으러 오쇼. 변신남 …(돈을 받아든다) 전당포주인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사람만 변신한다니, 세상은 참 불공평하죠? 변신남, 대답 없이 돈을 들고 나간다. 그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무대 어두워지고, 다시 조사실만이 밝아진다. 변신남, 조사실 의자에 앉는다. 조사원, 땀을 닦으며 들어와, 정장 상의를 벗어 의자에 걸치고 앉는다. 조사원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본부 수거담당 쪽에서 급히 사람이 모자란다고 해서…. 그런데 어디까지 했었죠? 아, 그래서 그 시계는 어떻게 했습니까. 변신남 시계는… 내 주머니에 넣어뒀다가 그 벤치에 갖다 뒀습니다. 그 사람은 한 시간 뒤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구요. 그날 밤 이후의 일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조사원 (엷게 웃으며) 여전히 마음대로 변신할 수 있다고 믿으시는군요. 최대한 솔직히 말씀해주셔야 선생님뿐만 아니라 조사에도 도움이 됩니다. 변신남 …. 조사원 그 다음엔 바로 집으로 가셨습니까? 변신남 예. 집에 가보니까 아내와 딸이 있었습니다. 조사원 만나신 거네요? 변신남 그런 거나 마찬가지죠. 이제 생각 났습니다. 조사원 아까는 혼자 술을 드셨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변신남 그러니까 그게··· 조사원 말을 자꾸 바꾸시면 안 됩니다. 변신남 그냥 생각나는 대로 얘기하는 겁니다. 조사원 예. 일단 얘기를 해보세요. 변신남 집에 갔는데 딸이 밥을 먹고 있었어요. 무대는 변신남의 집.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딸. 변신남이 집으로 들어간다. 변신남 나 왔어. 딸 (쳐다보지도 않고 밥을 먹는다) 변신남 학원은 어떠냐? 딸 (대답 없다) 변신남 요즘 대학생들은 배낭여행 많이 가던데. 넌 안 가도 되니? 딸 (아빠를 무시하며) 엄마, 국 좀 더 줘. 아내, 나온다. 아내 (변신남에게 왔냐는 인사도 없이) 그만 먹어. 살쪄. 딸 배고파. 변신남 나는 밖에서 먹고 왔어. 장 과장이 삼계탕 잘하는 집을 안다고 해서. (아내와 딸은 듣지도 않는데 과장되게) 어휴, 배부르다. 딸 (엄마에게 말하지만 아빠에게 들으라는 듯) 한밤중에 밥 먹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 지금 먹어두면 좀 좋아. 덜그럭 덜그럭 잠이나 깨우고. 아내 (밥을 퍼서 변신남 앞쪽에 갖다 놓는다) 변신남 (침을 꿀꺽 삼키며) 배부른데···. 아내 먹어. 변신남 오이냉국 맛있어 보이네. 그럼 조금만 먹어볼까. 변신남이 못이기는 척 식탁에 앉자 딸이 식탁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변신남 (돈을 꺼내 놓으며) 저번에 맡았던 공사 말야. 그 쪽 업체에서 대금이 들어왔나봐. 월급도 제때 못줘서 미안하다고…. 보너스다 생각하라면서 주더라구. 아내 (남편을 돌아본다) 변신남 아파트 융자금 밀린 거 꽤 되잖아. 부족하겠지만 좀 보태라고. 아내는 남편을 돌아보지 않은 채, 아무 말 없이 돈을 들고 들어간다. 혼자 남아 밥을 먹는 변신남. 공원에서 도시락을 타먹을 때보다 더 퍽퍽한 느낌이다. 한 숟가락 두 숟가락…. 시간이 구름처럼 흩어진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 둘러봐도 피아노는 없다. 밥을 먹다 말고 창밖을 바라보는 변신남. 보이는 것은 자신의 마음과 닮은 형체도 색깔도 없는 허공뿐…. 피아노 소리가 변신남의 가슴을 쓰다듬는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한숨과 함께 짧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아…, 힘들다….’ 식탁 위의 조명이 꺼질락 말락 불안하게 깜박인다. 변신남 어, 이게 왜 이러지? 변신남이 일어나서 전구를 이리저리 만지며 돌려본다. 피아노 소리 점점 커지다가 뚝 멈추면, 짧은 암전과 함께 변신남이 변신한다. 그가 앉아 있던 식탁의자 위엔 장난감 피아노 하나가 놓여 있다. 아내와 딸이 나온다. 아내가 리모컨으로 TV를 켠다. 뉴스캐스터(목소리) …머그컵으로 변신한 남편을 깨뜨려 죽음에 이르게 한 박모 여인에게 무죄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죽은 김씨와 아내 박모 여인은 주말마다 함께 시간을 보낼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고 밝혀졌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박모 여인은 남편의 변신 소식을 듣자마자 변신대책본부를 찾았다가 이런 변을 당하게 되었는데요, 어떤 정황으로도 남편에 대한 고의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찰은 박모 여인의 사례를 ‘매우 특이한 사건’으로 보고 그녀에게 살인이나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박모 여인은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정신적 쇼크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 그런 그녀에게 시민들의 위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딸 (TV를 끄고) 저건 당연히 무죄 아냐? 고의로 죽인 것도 아니잖아. 아내 고의가 아니었는지는 저 여자밖에 모르지. 딸 던진 것도 아니고 미끄러져서 놓친 건데. 아내 죽은 사람만 억울한 거야. 딸 대체 어떤 사람들이 변신을 하는 걸까. 아내 글쎄다. (빈 식탁을 보고는) 니 아빤 밥 먹다 말고 또 어디 갔대니? 딸 자주 없어지잖아. 아내 아빠가 돈을 주더라? 딸 어디서 구했을까. 이제 더는 빌릴 사람도 없을 텐데. 아내 먼저 얘길 안 하니, 아는 척 할 수도 없고. 회사 잘린 지가 얼마야. 딸 (장난감 피아노를 발견하고) 이게 뭐야? 아내 그게 뭐니? (살펴보는) 하여튼 이런 걸 왜. 딸 (피아노를 눌러보며) 소리도 안 나네.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해. 아빠가 주워온 것들로, 집안이 온통 쓰레기장이야. 아내 고장 난 걸 왜 들고 왔대니. 점점 이상한 버릇만 생기고. 딸 어떻게 좀 해봐. 언제까지 아빠 저러는 거 모른 척 할 건데. 아내 우리가 이런데 아빠는 오죽하겠니. 딸 아빠도 힘들지만 우리도 힘들잖아. 나…, 아빠가 매일 노숙자들이랑 밥 먹는 거 싫어. 아내 …. 딸 우리 이 집 팔고 이사 가면 안 돼? 더 작은 집으로. 아내 이게 어떤 집인데. 아빠가 젊을 때부터 벌어서 처음으로 장만한 우리집이야. 여길 어떻게 나가. 딸 갚을 돈이 더 많잖아. 아내 생각 좀 해보자. 딸 아빠도 참, 그냥 확 터놓고 얘기를 하든가. 거짓말도 하루 이틀이지, 6개월을 뭐하는 거냐구. 아내 자존심 하나로 살아온 아빠야. 그거라도 없으면 니네 아빤, 죽어. 딸 그런 모습 더는 못 보겠어. (흉내를 내며) 삼계탕 먹었더니, 아휴 배부르다. 아내 (장난감 피아노를 가리키며) 이거 어따 치워라. 딸 몰라. 고장난 거, 갖다 버려. 아내 니가 버리든가. (방으로 들어간다) 딸 (따라 들어가며) 저런 것 좀 주워오지 말라고 해 제발. 식탁 위에 덩그러니 남은 장난감 피아노. 옆에 서서 아내와 딸을 바라보는 변신남의 모습처럼 쓸쓸하다. 딸이 눌러보던 버튼이 뒤늦게 작동하는지 장난감 피아노에서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텅 빈 공간에 홀로 선 변신남만이 그 멜로디를 듣고 있다. 변신남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전화벨소리. 조사실의 불이 켜지고 조사원이 전화를 받는다. 변신남은 다시 조사실의 자기 자리로 가서 앉는다. 조사원 그래? 알았어. (끊고) 찾았답니다. 변신남 뭐를요? 조사원 사모님과 따님 찾았답니다. 이제 힘들게 기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까 전에 여기로 출발하셨다니까 잠시 후면 도착하겠는데요? 변신남 그래요? (표정 어두워진다) 조사원 기쁘지 않으십니까? 표정이 왜 그러세요? 변신남 아니요. 그냥··· 조사원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게 돼서 그러신가보네요. 오후 내내 조사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 정황으로 봐서는 변신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은데 뭘로 변신하셨는지만 기억하시면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변신남 다 끝난 건가요? 조사원 집도 찾으신 것 같으니까, 먼저 가족들 만나보시고 마무리하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조사원 밖으로 나가고 변신남 초조해한다. 긴장한 얼굴. 안절부절못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서성인다. 밖에서 조사원의 목소리 들린다. 조사원(목소리) 오셨습니까? 허영범씨는 안에 계십니다. 사모님이랑 따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서 얼마나 걱정을 하시던지. 이쪽입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모시고 나오겠습니다. 조사실의 불빛이 깜박인다. 변신남, 고개를 들어 깜박이는 불빛을 쳐다본다. 불이 꺼진다. 짧은 암전 후, 조사원 들어온다. 조사원 어? 왜 불이 꺼져 있지? 조사원, 불을 켠다. 변신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변신남이 앉았던 자리 옆에 똑같은 의자가 하나 더 놓여 있다. 조사원 원래 여기 의자가 두 개였었나? (주위를 둘러보며) 허영범씨. 허영범씨. 어디 계세요? 허영범 씨. 허영범씨. 변심남을 찾는 조사원의 목소리만 허공에 가 부딪친다. <끝>
  • [현장 행정] 종로 방범용 CCTV망구축

    [현장 행정] 종로 방범용 CCTV망구축

    4일 오후. 종로구 명륜4가 골목길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다는 거야?”, “이 동네가 밤에 어둡잖아. 다행이네.”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전봇대 위에 설치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민들이 너나할 것 없이 한마디씩 거든다. 박지영(38·여)씨는 “조두순 사건이나 강호순 사건 같은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아이들 걱정에 골목을 서성였다.”면서 “이젠 도둑 걱정까지 덜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장을 지켜보던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CCTV 성능이 좋아지면서 범인검거 자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면서 “각종 범죄 예방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종로구가 대대적인 방범용 CCTV망 구축에 나섰다. 주민들의 재산을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2004년 3대로 시작한 구 관내 CCTV 수는 지난해 78대, 이달 초 현재 86개에 이르고 내년 3월이면 194대로 급증하게 된다. 이를 위해 구가 올해 확보한 방범용 CCTV 관련 예산은 무려 17억 8300만원에 달한다. 구 자체 예산으로 5억 8900만원을 확보했고 서울시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에서 4억 7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 밖에 대학로와 인사동, 관철동 등 주요시설 주변의 CCTV 설치를 위해서는 5억원을 시에서 추가로 배정받았다. CCTV를 범죄 예방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통합관제실 구축이 필수적이다. 구는 2억 19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금까지 경찰서 지구대와 파출소 등 10곳에 흩어져 있던 관제실을 경찰서별로 한곳에 모으기로 했다. 종로경찰서측은 “관제실을 10개소로 나누어 운영하다 보니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등 장비관리와 관제실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통합을 요청했고, 구청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통합관제실이 구축되면 경찰서별로 관할구역 내 모든 방범용 CCTV 영상을 직접 확인하면서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순찰지령을 일선 경찰에게 내릴 수 있다. 또 연계된 시스템을 활용해 범인의 도주경로 추적이나 귀갓길 여성·청소년 등의 실시간 보호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네트워크를 통한 해커의 침투를 막기 위한 보안강화조치와 지역 간 통합관제실 구축을 목표로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 CCTV 시스템 구축도 병행된다. 새롭게 설치되는 CCTV들은 취약시간대인 야간 감시에 강점을 가진 제품이 선정됐다. 반면 개인정보,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녹음기능이 없고 설치목적, 촬영범위, 관리책임자 등을 명기한 안내판도 설치된다. 김충용 구청장은 “공익을 목적으로 설치되는 CCTV지만 대상지역을 선정할 때는 설치위원회를 개최해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등 사전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보다 안전한 종로구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CCTV는 교내폭력 예방백신

    CCTV는 교내폭력 예방백신

    일선 학교들이 교내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학원폭력 예방뿐 아니라 생활지도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서 확대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우범지대가 아닌 교육현장에까지 CCTV가 등장하자 인권침해 우려를 제기하면서 논란도 일고 있다. 25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내 CCTV 설치는 전체 229곳 가운데 2007년 40곳에 처음 도입한 이후 2008년 112곳, 2009년 60곳으로 늘어 현재 92.5%인 212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반면 학교폭력 가해자 수는 처음 설치된 2007년 495명에서 2008년 600명으로 다소 늘어났으나, 전면 확대된 올해 174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올해는 전체 학교의 92%가 교내에 CCTV를 운영하면서 학교폭력 가해자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71%나 줄었다. 또 각 학교가 교내 폭력을 심의한 건수도 2007년 145건에서 2008년 192건으로 다소 증가한 이후 올해 60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실제 울산 모 전문계 고등학교는 학생들의 교내 폭력과 흡연 등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 10여대의 CCTV를 설치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관계자는 “CCTV는 학교폭력 예방 뿐 아니라 흡연 등 학생들의 탈선을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교사들의 발길이 뜸한 곳을 중심으로 10여대가 설치된 이후 흡연 학생도 절반 이상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교육청은 내년까지 관내 모든 학교에 학교폭력 예방용 CCTV를 설치해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들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CCTV로 인한 인권침해를 우려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산의 경우 전체 623곳의 학교 가운데 11월 현재 96%인 604곳(지난해 582곳)에 CCTV를 운영한 결과, 학교폭력 건수가 지난해 877건에서 올해 417건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지역도 올들어 11월 현재까지 전체 471개 학교의 65%인 306곳에서 CCTV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현장인 일선 학교에까지 CCTV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인권침해 논란도 만만찮게 일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 조용식 조직국장은 “우범지대가 아닌 일반 생활공간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학생이나 선생들의 인권침해 소지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다뤄야 하는 데, 시교육청은 그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학교폭력은 사라지고 있을지는 몰라도 안으로는 왕따 등 집단 따돌림이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또 “CCTV 설치에 많은 예산을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성을 강화하거나 내실화 하는 쪽에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CCTV가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CCTV를 통해 학교폭력을 줄이겠다는 발상은 실적 위주의 교육행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 김모(고교 3년)군은 “우리 모습을 감시하고 있는 CCTV를 볼 때마다 기분이 나쁘다.”면서 “모든 학생이 폭력을 휘두르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서대문구 통합관제센터 내년 4월 구축

    서대문구는 그동안 분산·운영해 오던 폐쇄회로(CC)TV를 한곳에 모아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한다고 15일 밝혔다.현재 불법주정차 단속, 담장허물어 주차장 만들기사업, 청사관리, 자전거 무인관리, 홍제천 관리, 쓰레기 투기방지 등 7개 분야에 대한 관리에 총 297대의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구청사 6층에 200㎡ 규모로 들어서는 통합관제센터는 15억원을 들여 통합관제실, 조정실, 장비실 등으로 구성된다. 서대문구는 이를 위해 비상사태 발생 때 해당지역을 감시하는 카메라의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또 통합관제센터에 방화벽과 침입방지시스템 등을 설치해 개인영상정보 침해를 예방하고, 각종 시설물 관리 및 어린이 안전용 재난프로그램 병행 등 관제센터 설치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시킬 방침이다.이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사업추진을 위한 전담 TF팀(통합관제팀) 신설하고 올해 말까지 협상계약대상업체를 선정하고 시험운영 등을 거쳐 내년 4월 개관을 목표로 구축사업에 들어갔다.현동훈 구청장은 “우리 지역의 지형과 실정에 강한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해 각종 사건·사고의 효율적인 예방은 물론 관제센터가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서대문 지킴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쓰레기 투기 단속 등 5개부서 CCTV 한곳에…관악구, 통합관제센터 만든다

    관악구에 모든 폐쇄회로(CC)TV 정보를 한곳에서 파악할 수 있는 통합관제센터가 들어선다. 관악구는 11일 방범, 산불감시, 쓰레기 무단투기, 불법 주정차 단속을 위해 5개 부서별로 운영 중인 CCTV관제실을 한데 모은 통합관제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통합관제센터는 효율적인 CCTV 운영을 위해 관악구의 특별교부금사업 신청을 서울시가 받아들여 전격 성사됐다. 통합관제센터는 옛 행운동 동사무소 청사 3·4층에 관제실, 대책회의실, 숙직실 등을 갖출 예정이다. 박용래 구청장 권한대행은 “그동안 207대의 CCTV를 5개 부서에서 분산관리하면서 행정력 낭비, 예산 중복 등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면서 “서울시의 이번 투자 결정으로 관악구가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의 투자 결정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 권한대행의 면담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면담에서 박 권한대행이 CCTV 통합관제센터의 필요성을 역설하자 오 시장이 “각종 세수가 줄어 내년에는 사업을 절반으로 줄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악구가 꼭 필요하다면 서울시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업을 위해 서울시는 특별교부금 15억여원, 관악구는 구비 7억여원을 통합관제센터 건립에 쓸 계획이다. 사실 관악구는 단독 주택과 원룸이 많고 단독세대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CCTV 수요가 늘고 있다. 좁은 골목길이 비교적 많아 성폭력 범죄 등이 우려돼 주요 지점에 CCTV 설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늘어날 CCTV의 효율적인 관리와 운영을 위해 5곳에서 나눠 관리하고 있는 것을 한곳으로 모으는 통합관제센터가 절실했다. 서울시의 투자결정에 따라 구는 다음달까지 공사 계약을 마치고 내년 4월에 시험운영을 거쳐 5월부터 정상운영할 계획이다. 정근문 기획예산과장은 “통합관제센터 건립은 24시간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범죄없는 도시로 나아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면서 “자동추적, 번호판 인식 등 최신 기술이 도입된 CCTV 장비를 도입해 사건·사고를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뉴스다큐 시선]한남동을 통해 본 보이지않는 눈 CCTV

    [뉴스다큐 시선]한남동을 통해 본 보이지않는 눈 CCTV

    폐쇄회로(CC)TV가 대중화되면서 ‘보안격차’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있는 사람’은 CCTV를 통해 타인을 들여다보고, ‘없는 사람’은 부자에 의해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것이다. CCTV는 이렇듯 새로운 권력의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CCTV로 거리를 바라보는 대저택의 시선은 집요했고 이를 대하는 서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분노하거나, 순응하거나, 혹은 냉소하거나. 부촌과 빈촌이 공존하는 서울 한남동에서 CCTV가 만들어내는 천태만상을 지켜봤다. 글·사진·동영상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누군가를 바라보는 사람은 바라봄을 ‘당하는’ 사람보다 힘이 세다. 시선은 권력이다. 그러므로 폐쇄회로(CC)TV는 새롭게 떠오른 권력의 도구다. 정부는 ‘치안 유지’라는 명목으로 전국의 도로와 골목길 사이사이에 CCTV를 달아놓고 24시간 감시체제를 확립했다. CCTV를 통해 획득하는 공권력은 이제 민간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집에 CCTV를 달아놓고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표면적인 이유는 절도·강도사건을 미연에 방지해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가진 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CCTV는 부(富)에 ‘시선 권력’이라는 또다른 요소를 더한다. ‘빈부 격차’라는 말에서 ‘보안 격차’라는 신조어가 탄생하는 지점이다. ●“일거수일투족 감시받는 느낌… 사생활 침해” 이런 현상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곳 중 하나가 서울 한남동이다. 남쪽에 있는 한강의 ‘한’자와 북서쪽에 있는 남산에서 ‘남’자를 따 이름지어진 한남동은 삼성, 현대, LG 등 굴지의 재벌가들이 모여 사는 한국의 대표적인 부촌이다.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등 많은 나라의 대사관도 밀집해 있어 외국인도 많이 거주한다. 그러나 한남동에서 산 능선만 넘어가면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정착해 판자촌을 이뤘던 해방촌 등 빈촌도 찾아볼 수 있다. 3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 밑으로 ‘이태원길’과 ‘새봄길’이 마주 지나는 곳에는 대형 단독주택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유럽 귀족의 성벽처럼 드높고 견고하게 세워져 있는 담벼락과, 철옹성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굳게 닫힌 창문은 집 밖에 있는 어떤 외부인의 침입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단호함이 엿보인다. 거기에 하나같이 내걸린 사설 보안업체의 팻말은 최정예부대의 군번표처럼 가지런하다. 그중 화룡점정은 날렵하게 길거리를 굽어보는 CCTV다. 어떤 집은 대문 앞에만, 어떤 집은 담장을 둘러가며 CCTV가 도열해 있다. 새까맣고 기다란 몸체에 매의 눈같이 날카롭게 박힌 카메라 렌즈는 길을 지나가는 모든 것을 훑어내겠다는 듯 집요해 보인다. 이런 집요함에 압도당해서일까, 길거리는 한낮인데도 인적이 드물다. 가끔 지나가는 것은 창문을 짙게 선팅한 검은색 세단 아니면 승객을 실어나르는 택시뿐이다. 군사지역이 아닌 주택가인데도 곳곳에 ‘경비 초소’가 있는 몇 안 되는 동네인 한남동에서 배포있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어쩌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종종걸음을 옮기는 한 흑인 청년과 마주쳤다. 제임스 아칸(James Akan)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년은 나이지리아 대사관 직원이었다. 한남동에 산 지 1년 반이 됐다는 그는 CCTV에 대해 “좋은 것 아니냐.”며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내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듯한 CCTV를 보면 과히 기분이 좋지는 않다.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CCTV는 만일의 경우를 위해 있는 것 아닌가. 만일 이 동네에 살인이나 강도같이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 CCTV는 범인을 잡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증거가 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CCTV를 달고 있는 집에만 좋은 것이 아니고 이 동네에 살고 있는 나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시선은 바라보는 자의 시선과 동일선상에 있었다. 새봄길을 따라 내려가니 삼성문화재단이 2004년 세운 리움 미술관이 나왔다. 한때 리움 미술관 옆에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자택이 있었다. 2005년 신춘호 농심 회장과 ‘한강 조망권 분쟁’으로 구설수에 오른 뒤 지은 저택이다. 이후 이 전 회장은 자택을 한남동 내 다른 곳으로 옮겼지만 근처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부회장 등이 살고 있어 ‘리틀 삼성타운’이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30m 정도 걸어가니 자그만 다세대 주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모(72)씨는 “CCTV를 보면 감시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나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CCTV가 붙은 주택 앞을 지날 때마다 괜히 위축되고 고개도 못 들겠고 뛰다시피 길거리를 지났다고. 돈 많은 사람들이 제 재산 지키겠다고 한 동네 사람을 갈라놓는 느낌도 들고. 그쪽은 그렇게 (바라보고) 살고, 우리는 이렇게 (감시당하고) 살고.” 한남동에서만 50년을 살았다는 한씨는 “원래 이곳이 부촌이긴 했지만 10년 전쯤부터 담을 높다랗게 쌓고 CCTV로 겹겹이 둘러치는 주택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저 사람들은 제대로 된 부자가 아냐.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관심도 없고 왕래도 없고. 그저 꼭꼭 닫아놓고만 살고. 내가 젊어서 미국이나 일본같이 잘 사는 나라들 수없이 가봤지만 저렇게 졸부처럼 구는 부자들은 선진국엔 없어. 저런 걸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되기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해.”라고 한씨는 말했다. 한씨가 불쾌하게 생각하는 ‘시선 권력’의 기원은 구약성서 시절까지 올라간다. 박정자 상명대 교수는 저서 ‘시선은 권력이다’(2008)에서 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타인에게 바라보여진다는 두려움은 인간의 원초적 공포라고 전했다. 고대에 신의 영역이었던 ‘시선 권력’은 근대에 이르러 공권력의 것이 된다.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제레미 벤덤이 구상한 감옥 ‘판옵티콘’은 가장 효율적인 감시체제인 동시에 가장 권위적인 시선 권력을 만들어낸다.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다.’는 뜻의 라틴어인 판옵티콘은 건물 가운데 망루를 세워놓고 교도관 1명이 원형 모양의 건물 전체를 감시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감시관은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 수감자들은 중앙에 있는 감시관을 보지 못한다. CCTV는 이른바 사적 영역의 ‘판옵티콘’이다. 얼마 전까지 한남동에서 통장으로 일했다는 A씨는 “통장으로 일하면서 CCTV를 설치한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데, 방 하나에 수십 대의 모니터가 놓여 있어서 주택 내부는 물론 길거리 곳곳을 24시간 볼 수 있었다.”면서 “그 모습이 장관이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태어난 토박이라는 그는 “보안격차라는 말을 들어봤다. 그 말처럼 돈이 사람들의 생활 형태까지 바꾸어 놓는다는 말이 맞다.”고 했다. 근처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B씨는 “이건희 회장처럼 대단한 집들은 CCTV뿐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배달을 하면서 자주 지나다니다 보면 집 안에서 하는 얘기가 도청되지 않도록 전자파 같은 것으로 차단하는 방음장치가 돼 있는 것 같았다. 까만 차가 계속 집 주위를 돌면서 전파탐지를 차단한다. 또 대개의 경우 문이 죄다 닫혀 있지만 가끔 열려 있을 때 안을 들여다 보면 안에 있는 나무 한 그루도 그렇게 싱싱하게 잘 가꿔질 수가 없었다.”면서 “마치 영화에 나오는 장면 같았다.”고 전했다. ●“각종 범죄 증거남겨… 동네 보안까지 강화” CCTV 때문에 한남동, 이태원동 주민자치센터에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심심찮게 들어온다고 한다. 대저택 곳곳에 설치된 CCTV가 주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지역 주민 C씨는 “민원 넣는 사람들은 부끄러울 게 많은 사람들이에요. 북한남동 쪽에 일본 관광객을 접대하는 식당이나 술집이 있는데, 새벽 3~4시쯤 되면 여자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나. 그때 퇴근하는 거겠지. 그러고 다니면서 카메라에 노출되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이 동네에 룸살롱이 많아서 좀도둑도 많고 시끄러웠는데, CCTV가 많이 생기고 나서 동네가 조용해졌다.”면서 “혹시 동네에서 사고라도 생기면 CCTV 화면을 협조받을 수도 있고 좋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CCTV라는 문명의 이기가 초래한 비극은 보안격차뿐만이 아니었다. 야간근무하던 경비원이 사라지면서 사람의 일자리까지 빼앗았다. 지역 주민 박모(65)씨는 “전에는 CCTV가 유지 가격이 비싸 많이들 안 달았는데 요새는 가격이 많이 낮아졌나봐요. 너나 할 것 없이 달다 보니 새롭게 생긴 현상이, 예전에는 오전 7시~오후 7시, 오후 7시~다음날 오전 7시 이렇게 2교대로 경비원이 근무를 했는데, 이제는 경비원이 낮에만 근무하고 밤에는 없더라고. 그 사람들은 CCTV 때문에 죄다 쫓겨난 거지.”라고 말했다. >>> CCTV란 폐쇄회로 텔레비전(Closed Circuit Television). CCTV는 비디오 카메라를 이용해 특정 장소에 한정된 모니터로 신호를 전송하는 방식이며 주로 감시 카메라에 쓰인다. 범죄예방 및 도로의 교통상황을 빠르게 전달하는 용도로 쓰인다. 지난 3월 외국어인 CCTV를 대신해 ‘상황관찰기’라는 순화어도 생겼다. ■서울시 방범용 CCTV 3123대 강남구, 성동구보다 17배 많아 서울 시내에는 모두 몇 개의 CCTV가 있을까. 한 경찰 관계자는 “대답하기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알기 쉽지 않은 것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사설 CCTV 때문이다. 현재 사설 CCTV에 대한 어떠한 규제도 없어 CCTV를 설치하는 것이 관리되지 않고, 따라서 몇 대가 설치되는지 현황도 파악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방범용, 교통관제용 등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이 관리하는 CCTV도 수없이 많다. 서울청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서울 시내에 있는 방범용 CCTV는 3123대에 이른다.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에 관제센터가 설치돼 있어 관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서울청에는 종합교통정보센터가 있어 서울 주요 도로 및 시가지의 교통 상황과 경찰 업무 등 실시간 벌어지는 상황을 대형 CCTV를 통해 확인한다. CCTV 설치 현황을 구(區)별로 살펴보면 ‘빈부격차’가 ‘보안격차’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가 8월 현재 각 자치구별로 방범용 CCTV 설치 현황을 취합한 결과,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자치구는 ▲강남구(522개) ▲중구(210개) ▲용산구(180개) 순이다. 반면 CCTV가 가장 적게 설치된 자치구는 ▲성동구(32개) ▲관악구(40개) ▲은평구(44개) 순이다. 가장 적은 성동구와 가장 많은 강남구는 17배가량 차이가 났다. ‘부자동네’로 알려진 강남·서초·송파구의 CCTV 설치 개수를 합하면 848개로 전체(2762대)의 30.7%를 차지했다.
  • 성동구 CCTV 확충해 안전한 거리로

    어린이 대상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 성동구가 방범용 폐쇄회로(CC)TV 확충에 나서는 등 어린이와 여성이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13일 성동구에 따르면 구는 학교 주변과 공원, 놀이터 등 청소년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취약지역에 10억 6500만원을 긴급 투입, 방범용 CCTV 90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또 음침한 지역에 대해서는 보안등을 확충한다. 구는 지난 1월부터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다기능 방범용 ‘u-성동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구는 최근 조두순사건 등 아동과 부녀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구청 통합관제센터와 경찰서 상황실 구간에 광케이블을 새로 깔고, 최첨단 영상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CCTV캅 프로젝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번에 추가되는 CCTV와 보안등은 어린이와 여성 등 노약자가 안심하고 도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학교주변 및 여성들의 통행이 많은 지역, 인적이 드문 길 및 여성 대상의 범죄 등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 ‘바바리 맨’ 등이 출몰하는 지역 등에 집중 설치된다. 또 통합 관제센터에서 24시간 감시체제를 구축해 사고 발생시 즉시 출동,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한종 기획예산과장은 “앞으로도 강력범죄 단속은 물론 안전사고 예방, 원격 진료, 시설물 관리, 미아찾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도록 최첨단 유비쿼터스 통합관제센터의 운영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강다리에 투신예방용 CCTV

    한강다리에서 발생하는 투신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긴급전화가 설치된다.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내년 말까지 총 130억원을 들여 ‘한강교량 안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마포·한강·원효·성산·양화·영동·동작·한남대교 등 8개 다리에 총 96대의 CCTV가 설치된다. 야간에 자살시도자를 식별할 수 있는 열화상 CCTV와 동선을 파악하기 위한 자동추적 CCTV 등이 포함됐다. 현재는 적외선 감지기와 CCTV 등 실시간 감시·관제체제가 없어 목격자 신고에 의존하고 있다.긴급상담 및 신고를 위한 ‘SOS 긴급전화’도 다리마다 2대씩 총 16대가 설치된다. 한강·마포대교, 광진교에는 2m 높이의 투신방지 난간을 세워 현실적으로 자살 시도를 어렵게 만든다는 계획이다.또 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영동·마포·행주대교에 있는 한강 교량초소와 서울종합방재센터가 핫라인으로 연결된다. 자살시도 재발 방지를 위해 자치구와 정신보건센터, ‘사랑의 전화’ 등과 연계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후관리가 철저히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2007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한강에서 발생한 투신사고 구조 건수는 총 1033건으로 연평균 4.4% 증가했다. 다리별로 마포대교가 127건으로 가장 많고 한강대교(108건), 원효대교(67건) 순이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부동산투기 전방위 단속

    개발예정지역 투기단속에 해당 공무원은 물론 경찰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이 동원돼 저인망식 ‘벌떼단속’을 벌인다. 또 보금자리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의 불법 전매·전대를 가려내기 위해 시·군·구청 단속반에 직접 주택을 방문, 강제조사하는 권한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정부는 최근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국토해양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세청, 경찰청,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보금자리주택 예정지구 및 신도시 개발지역의 투기 및 불법 행위 방지대책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정부는 우선 투기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토·법무·행안부, 경찰청, 국세청,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축해 정보 공유 및 관련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는 국토부, 국세청, 지자체 공무원은 물론 지역 검찰과 경찰 등으로 대규모 단속반을 투입해 집중단속을 펼치기로 했다. 이원재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지금은 24명 4개반으로 구성된 정부합동단속반이 번갈아 가면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규모 합동단속반을 투입,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시·군·구청 공무원이 해당 주택을 직접 조사할 수 있게 보금자리주택 특별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는 ‘정부합동단속반’이 판교 공공임대주택 입주자에 대한 조사결과 조사대상 2089가구의 14%인 295가구가 불법전대 의심 가구로 분류된 데 따른 것이다.청약통장을 불법으로 사고파는 행위에 대해서는 양도·양수자 모두 청약통장을 무효로 하고, 필요시 통장 재가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청약통장 불법 양도·양수자와 알선인은 모두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하지만 적발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투(投)파라치’ 포상금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원주민 등의 자발적인 투기방지 참여를 유도하고, ‘명예 투기단속원’ 제도를 도입해 투기 적발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위성이나 항공사진 촬영과 함께 사업지역에 CCTV를 설치해 불법 행위 감시기능을 강화한다. 개발지역을 옮겨다니며 여러 차례 보상을 받은 사람은 투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들의 명단을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임진강 군남댐 증축 검토

    정부는 11일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에 따른 임진강 하류지역 피해를 막기 위해 건설 중인 군남댐의 증축 가능성을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현재 필승교에 있는 수위계측장치를 북쪽(상류)으로 전진 배치해 경보가 지금보다 더 일찍 발령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임진강 참사 관련 차관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접경지역 통합적 수해예방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총리실 남세현 안전환경정책관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군남댐은 긴급시에는 1억 3000t까지 저수할 수 있어 황강댐의 방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나 관련 전문가들의 기술적 검토 등을 거쳐 증축 가능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비록 한탄강 상류 북한 쪽에 댐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탄강댐도 애초 목표인 2012년보다 앞당겨 완공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북한 접경지역 내 우리측 수계에 대한 예·경보시스템 설치와 경보 발령 및 대피체계 등 위기징후 포착시스템을 이중·삼중화하고 관측장비와 CCTV 등 백업 시스템도 개선·보강할 계획이다. 또 접경지역 내 북측 수계의 이상징후를 사전에 정밀 관찰하기 위해 무인정찰기(UAV)를 활용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자체, 군, 소방·경찰, 수자원공사 등 최초상황 인지기관은 자기계통 보고와 동시에 유관기관에 통보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 시내버스가 불법 주·정차 단속

    이르면 내년부터 서울의 시내버스에 무인 카메라를 달아 버스전용차로 위반과 버스전용차로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한다. 이는 감시 인력이나 폐쇄회로(CC)TV 단속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서울시내를 동서와 남북으로 관통하는 471번, 260번, 152번 등 3개 노선의 시내버스 앞과 양쪽 측면에 무인카메라를 달아 교통질서 감시 차량 역할을 맡긴다고 1일 밝혔다. 즉 버스가 시민들의 이동수단뿐 아니라 이동식 감시카메라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달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카메라 장착을 끝낼 예정이다. 실제 단속에 투입되는 시기는 내년 초로 보고 있다. 시가 이런 아이디어를 낸 것은 고정된 CCTV와 적은 단속인력으로는 단속의 사각지대를 노린 얌체 운전자들을 적발하는 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버스전용차로에는 41대의 CCTV밖에 설치되지 않아 대부분 전용차로가 단속의 사각지대다. 실제로 승용차나 트럭 운전자들이 CCTV가 없는 곳에서 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단속은 무방비 상태다. 특히 얌체 운전이 극성을 부리는 곳은 전체 버스전용차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이다. 전일제(오전 7시~오후 9시)나 시간제(오전 7~10시, 오후 3~9시)로 운영되는 가로변 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차량이 늘면서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전용차로 위반 차량을 피해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다치거나 놀라는 사례가 수시로 발생하고, 충돌이나 접촉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영복 교통정보팀장은 “시내버스에 장착된 무인 카메라는 고정된 일반 CCTV와 달리 이동하며 단속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을 심리적으로 긴장시키는 효과가 있어 법규 위반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빅 이슈에 비판적 접근을/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빅 이슈에 비판적 접근을/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최근 국내외에서 연일 타전되는 굵직한 뉴스들이 유독 많았다. 서울신문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신종플루 사망자 속출, 최진실 유골함 도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양용은 미국 PGA 대회 우승, 나로호 발사 등과 같은 굵직한 기사들을 전면에 배치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커다란 컬러 사진과 자세한 정보는 사안에 대한 이해를 돕고 향후 전개될 사안들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언론의 주요 기능인 감시와 교육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서 몇 가지 지적하고 싶은 사안들이 있다. 우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과 관련된 기사에서는 비판적 접근이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8월17일과 18일 1면에 보도된 ‘현 회장 김 위원장 면담’, ‘이산상봉 금강산 길 다시 열리나’와 18일 2면에 보도된 ‘김 위원장이 원하는 거 다 얘기하라 했다’의 기사에서는 주객이 전도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객 피살로 원인을 자신들이 제공해 놓고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인 관광을 다시 거론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를 거스른다는 것 정도는 강력히 제기했어야 했다고 생각된다. 남북의 원만한 협조 관계가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북한 당국의 명확한 사과 없는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짚어줘야 했다고 생각된다. 사업가가 자신의 사업적 이익을 위해 며칠씩 기다리며 김 위원장 면담을 위해 북한당국에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에 국민적 자존심까지 상할 필요는 없더라도, 북한의 관광객 피살로 야기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확실한 장치와 최소한의 국민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비판은 있어야 했다. 고 최진실씨 유골함 절도사건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다. 유명 연예인이었고 아직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크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뉴스거리가 나타나지도 않은 사안을 흥밋거리로 보도하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21일 10면의 ‘최진실 유골 절도범 CCTV 공개’, 24일 10면의 ‘최진실 유골함 CCTV 추가 확보’, 25일 8면의 ‘최진실 유골 절도용의자 공개 수배’ 등의 보도는 비슷한 내용을 새로운 내용 없이 지속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수많은 뉴스거리를 제공했다. 한국정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당연히 국내외에서 관심의 대상이었고 국민적으로 큰 사건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과 업적에 대한 보도가 주류를 이뤘고, 국내외의 반응에 대한 뉴스가 많이 제공되었다. 특히 북한 조문단 방한과 관련, 남북관계의 개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뉴스의 피크를 이루었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뉴스가 보도되면서 너무 어수선하고 중복된 내용들이 있지 않았나를 검토해야 했다. 또한 아무리 국민적인 비극이라도 언론은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지난 24일 1면에 영결식 사회를 맡은 손숙씨의 사진과 함께 소개된 내용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해 읽으면서 거북함을 느낀 독자들도 있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뉴스의 홍수 속에서도 작지만 나름대로 가치 있는 기사를 발굴하고 혹시 빠지고 소외된 기삿거리가 없나를 살펴보는 것도 편집자의 몫이다. 예를 들면 27일 5면에 소개된 제주지사 주민소환투표 관련 기사는 우리 정치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일어난 다른 사건들에 묻혀 자세히 다뤄지지 못한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김재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 수원 주요 길목 16곳에 CCTV

    경기 수원시는 연쇄살인범 강호순 검거의 일등공신이었던 주행차랑용 폐쇄회로(CC) TV 50대를 주요 길목 16곳에 10월까지 설치한다고 17일 밝혔다.주행차량용 CCTV는 주택가에 설치된 방범용 CCTV나 과속탐지 무인 카메라와 달리, 도로 위에 설치돼 범죄 차량을 감시하는 것으로 설치지점을 통과하는 모든 자동차의 번호판과 운전석, 적재함을 자동으로 연속 촬영한다.촬영된 정지영상은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원시 방범CCTV 관제센터에 전송되며 담당 경찰관이 수배·도난 등 범죄 연루 차량 여부를 판독하게 된다. 140만 화소급 고화질로 촬영된 정지영상은 100일간 저장돼 사후에도 검색이 가능하다.이번에 설치되는 주행차량용 CCTV는 대당 설치비가 3200만원으로 도비 8억원을 포함, 모두 16억원이 투입됐다.설치 장소는 장안구 수원중부경찰서 관할 5곳 17대,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관할 6곳 17대, 권선구 수원서부경찰서 관할 5곳, 16대 등이다.이에 따라 수원시내 방범 전용 CCTV는 기존 주택가에 설치된 60대를 합쳐 110대로 늘어났다.시는 앞으로 광교택지개발지구와 호매실택지개발지구에 각각 144대와 85대의 최첨단 방범용 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김용서 수원시장은 “최근 강력범죄 증가 등으로 주민들의 방범전용 CCTV 설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행차량용 CCTV는 검거율 향상과 차량을 이용한 절도범 검거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싱거운 스릴, 설익은 복수… 성급히 버무린 심리스릴러 ‘10억’

    싱거운 스릴, 설익은 복수… 성급히 버무린 심리스릴러 ‘10억’

    6일 개봉한 영화 ‘10억’(감독 조민호)은 심리 스릴러물의 외피를 입고 있다. 내부를 들여다 보면 리얼리티 서바이벌 게임쇼, 인터넷 생중계를 비롯해 한탕주의, 황금만능주의, 인격파탄 등 시의성 높은 이슈들이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번듯한 재료를 모아놓고도 조리법이 시원찮다면 어떨까. ‘10억’은 흡사 싱거운 요리에 강한 향신료만을 버무려 성급하게 내놓은 듯한 아쉬움을 낳는다. ●자연 풍광엔 탄성… 결말 반전엔 한숨 영화는 상금 10억원을 건 서바이벌 게임쇼에 8명이 당첨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호주에서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이 인생역전 게임은 인터넷을 통해 대한민국 전역에 생중계된다. 첫날 모인 이들은 프로듀서와 카메라맨, 그리고 게임 참가자 등 모두 10명이다. 하지만 마지막 날, 단 1명만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발견된다. 경찰은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유일한 생존자를 추궁해나간다. 그가 되살려낸 기억의 현장은 생명을 미끼 삼아 벌이는 미친 게임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려고 아우성치는 절규의 아수라장이었다. 영화는 황금만능주의와 처절한 생존경쟁이 만났을 때 인간성이 어디로 치닫는지 시험해보는 실험극과도 같다. 이 와중에 드러나는 게임쇼 주최자 프로듀서의 정신분열적 면모, 자신의 목숨을 지키려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는 참가자들의 숨겨진 본성 등이 인간심리의 섬뜩한 일면을 직시하도록 한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봤을 인생역전을 소재로 해 비교적 몰입이 쉽다. 게임이 한 단계씩 전개될 때마다 ‘내가 참가자라면?’이란 상상을 하며 지켜보게 된다. 서호주 로케이션을 통해 담아낸 광활한 자연풍광도 볼 만하다. 제작진이 어렵사리 촬영허가를 받아 한 달간의 로케이션으로 찍어낸 화면에는 장대한 사막과 열대 밀림, 격류가 아찔한 강, 절벽 해안 등이 차례로 탄성을 자아낸다. 하지만, ‘10억’은 뒤로 갈수록 심리 스릴러와 복수극 사이에서 방향감각을 잃는다. 사이코패스적 행태를 보이던 프로듀서의 행동 원인이 밝혀지자, 영화는 김이 새고 만다. 충격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와야 할 결말의 반전에서 오히려 의아하고 마뜩잖은 느낌이 드는 건 장르의 어색한 혼용 탓이다. 인간성의 복잡미묘한 측면을 깊이있게 그려내지 못한 점도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설정 역시 아귀가 맞지 않거나 세심하지 못한 대목이 여럿 눈에 띈다. 예를 들자면, 마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도록 CCTV를 장치해 놓았다고 하면서도 카메라맨이 일일이 찍으며 다니는 것, 도저히 벗어나기 어려운 생존의 그물망에 갇힌 듯 하지만 프로듀서와 후보들의 대치 장면은 잘만 하면 빠져나갈 수 있을 것처럼 느슨하게 느껴지는 것 등이 그렇다. ●겉도는 연기파 배우… 식상한 리얼리티쇼 극중에서 진행되는 서바이벌 게임쇼 또한 상상력이 빈약하다. 갖은 미션과 벌칙들이 난무하는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는 식상할 수도 있다.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도들도 세련미가 떨어지며 주제를 오히려 단순화하는 역효과를 낳는다. 무엇보다 출연진의 명성에 입맛을 다신 관객이라면 적잖이 실망할 수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이미지를 반복하거나 캐릭터를 겉도는 연기파 배우의 모습에서 치열한 준비가 부족했던 건 아닌지 의구심을 품게 되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삼성전자, 세계 최고 광학배율 CCTV용 카메라 출시

    삼성전자, 세계 최고 광학배율 CCTV용 카메라 출시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광학배율인 43배 줌 고해상도 프리미엄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모델명:SCC-C6455)를 출시해 CCTV 솔루션(카메라·DVR를 중심으로 한 안전 솔루션)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  삼성전자의 43배 줌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 ‘SCC-C6455’는 독자적 광학기술과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주문형 반도체) 기술로 탄생했으며,업계 평균인 35~37배 광학배율과 비교할 때 20% 가량 향상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선명도(원거리인식)  이 제품은 150m정도 거리에 있는 자동차 번호판 식별도 가능할 정도로 분별력을 크게 높여 기존 CCTV용 카메라가 떨어지는 선명도 때문에 범죄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했다. ●XDR 기능(어두운 영역에 있는 물체를 밝은 영역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가시성)  삼성전자의 43배 줌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 ‘SCC-C6455’는 DVD 화질의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XDR(eXtended Dynamic Range) 기능을 채용해 어두운 영역에 있는 물체를 밝은 영역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가시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피사체의 움직임을 지능적으로 감지, 분석하는 지능형 분석기능을 채용해 별도의 센서 없이도 공항 등에서 방치된 위험물 탐지, 불법 주·정차 단속, 전시물 도난 검출, 침입 감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카메라 렌즈 회전속도  특히 카메라 렌즈의 수평·수직 회전 속도를 기존 업계의 초당 500도에서 초당 600도로 개선해 감시 대상을 빠르게 추적하거나 비상 상황이 발생한 지점을 신속하게 원격 모니터링함으로써 기존 제품으로는 놓칠 수 있었던 중요 영상정보 증거를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다. ●설치 편의성  한편 기존의 CCTV 카메라는 설치, 시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비되는 단점이 있었으나,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43배 줌 CCTV용 스피드 돔 카메라 ‘SCC-C6455’는 실외 설치 기준으로 이전의 9단계였던 조립이 4단계로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등 설치 편의성도 대폭 개선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3월 차별화된 영상처리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고 해상도의 지능형 CCTV 카메라인 ‘A1 카메라’를 비롯해 이번에 세계 최고 광학배율인 43배 줌 스피드 돔 카메라를 추가로 출시함으로써 업계 최고 사양의 CCTV용 카메라 풀 라인업을 확보했다”며, “영상보안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신월·신정뉴타운 범죄예방 설계 도입

    서울 양천구는 신월·신정뉴타운에 범죄예방기법을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에서 처음이다. 구청과 재건축 조합대표와의 정기 간담회 결과로 도입된다. 범죄예방기법이란 적절한 건축설계나 도시계획 등을 통해 대상지역의 방어적 공간특성을 높여 범죄가 발생할 기회를 줄이고, 지역 주민들이 안전함을 느끼도록 하는 범죄예방 전략이다. 급격한 코너변화, 기둥, 벽은 피하고 낮은 담장, 정돈된 관목, 투명한 울타리 설치 등으로 보행자들의 분명한 시야선이 확보되도록 하거나 적합한 조명사용으로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또 밝고 조사 각도가 넓은 가로등 개선사업 등이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기법에 속한다.신월·신정뉴타운에 적용될 범죄예방기법은 ▲단지 내 경비실과 세대 내에서 범죄예방(집 내부와 경비실에서 최대한 넓은 범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 ▲단지 내 조경시설로 범죄예방(단지 외부에는 키 큰 가로수, 단지 내에는 감시 가능한 키 작은 조경수 식재) ▲단지 내 색채 코드이용(검정색 및 회색 계열을 배제하고 생동감을 주는 빨강, 쾌활한 느낌의 노랑, 평온한 느낌의 파랑 등을 사용) ▲지하주차장 우범지대 해소(지하주차장 일부분에 집중조명 설치로 안전지대 확보) ▲기타 단지 내 범죄예방 전략(CCTV 등 공식적 감시 장치를 최대한 확보하고 단지 내 경비실과 직통하는 SOS 인터폰 설치) 등 다양한 방범이 동원된다.추재엽 구청장은 “이제 살기좋은 도시란 단순히 깨끗하고 새로 지어진 곳이 아니라 주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양천구는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신월·신정뉴타운은 노후불량주택이 밀집하고, 기반시설이 열악한 이주민 정착단지와 그 주변인 신월2·6동, 신정3동 일부지역으로, 2차 뉴타운사업 12개 구역 가운데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르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이코패스 살인 용의자 청주교도소서 목매 자살

    ●여자친구 살해 뒤 팔당호에 버려 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팔당호 부근에 버려 ‘제2의 강호순’ 의혹을 불러온 김모(50)씨가 27일 청주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김씨는 여성 실종사건 2건의 용의자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김씨의 신병을 교도소측에 넘기면서 특별관리를 요청했다. 28일 청주지검과 청주교도소에 따르면 김씨가 전날 오후 9시20분쯤 교도소 병사보호실 화장실 내 90∼100㎝ 높이의 선반에 붕대로 목을 맨 것을 교도관들이 발견,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김씨는 경찰에 체포된 지 하루만인 지난 18일 증거품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과 함께 경기 남양주시 자신의 집에 갔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유리조각으로 손목을 긋는 등 자해 소동을 벌였다. 경찰이 손목에 압박붕대를 감아주자 김씨가 교도소에서 이를 풀어 목을 맸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30분쯤 남양주 자택에서 “헤어지자.”는 여자친구 조모(36·충북 청주시 복대동)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팔당호 지류인 경안천 광동대교 아래에 버렸다가 지난 17일 검거돼 살인 등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경찰 수사과정에서 투입된 범죄심리분석가(프로파일러)로부터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았다. ●2건의 여성 실종사건 추궁받아 김씨는 여성 2명이 실종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김씨와 사귀던 A(당시 33세)씨와 세번째 부인의 처형(32)이 2000년, 2001년 각각 실종된 사건에 김씨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왔다. 관광버스 안내원이었던 A씨는 관광버스 기사였던 김씨와 내연의 관계였다. 또 세번째 부인의 처형은 동생의 결혼을 반대해 당시 김씨와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 모두 실종된 뒤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씨는 3차례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고, 2007년부터 혼자 살아오면서 여자를 수시로 바꿔온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벤츠 등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등 강호순의 범행 전 행적과 비슷해 이목을 끌었다. 경찰은 김씨가 ‘모르쇠’로 일관, 여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이 같은 김씨의 묵비권 행사에 8·9년 전 사건의 증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김씨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백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 않은 상태였다. ●교도소 허술한 수감자 관리 경찰은 김씨가 사이코패스인 데다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자 교도소측에 특별관리를 요청했다. 청주교도소 관계자는 “사건발생 10분 전 교도관이 순찰할 때 독방에 수감 중인 김씨가 선반이 걸린 벽에 등을 기대고 이불을 가슴까지 덮은 채 신문을 보고 있었다.”면서 “10분 사이에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CCTV가 방 위쪽에 있어 선반 밑에서 벌어지는 일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CCTV에 사각지대가 있는 데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교도소측이 관리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난 인공지능 SWAT”…중국판 로보캅 화제

    중국 도심에 로보캅이 설치됐다. 중국 위난성의 쿤밍시는 범죄 발생율을 낮추고자 2007년 500대를 시작으로 우범지역에 로보캅을 배치해왔다. ’인공지능 SWAT’라 이름 붙은 이 로봇캅은 재미있는 외관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눈길을 모았다. 내부에 비디오카메라를 장착해 감시하고, 기동대와 연결하는 비상버튼을 설치해 시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외신으로 로보캅이 알려지자 해외 네티즌들은 외관과 달리 실용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기존 CCTV와 차이가 없을 뿐더러, 움직이는 기능도 없어 실제 범죄자를 잡을 수 없다는 것. 또 휴대폰이 보편화돼 비상버튼이 굳이 필요 없다는 비평. 한 네티즌(아이디 noitall)은 “로봇처럼 보이는 마네킹일 뿐,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같은 비용으로 CCTV를 여러대 설치하는 것이 실용적일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의도 블로그] CCTV 84대와 민의의 전당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영화 제목이 아니다. 여의도 국회 의사당 얘기다.국회 사무처는 이달 초부터 본청 1층부터 6층까지 각 상임위 및 면회실 복도에 모두 84대의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하고 있다. 6월 임시국회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1층에는 전체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실도 차려진다. 다음달 말 국회의사당역을 비롯해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고, 이달 초부터 국회 도서관이 야간에도 문을 여는 등 외부인의 출입이 갈수록 늘어날 것에 대비한 조치라고 사무처는 설명했다.사무처는 11일 “도서관 야간 개장과 지하철 9호선 개통으로 국회 이용자가 하루 1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에 대비한 것”이라고 밝혔다.묘하게도 ‘열린 국회’와 철통 보안이 같이 가는 셈이다. 이를 두고 민의의 전당이 갈수록 ‘요새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사무처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입법전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둘러싸고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힘겨루기를 하던 중 해머까지 등장하자 사무처는 서둘러 각 상임위 회의장 문에 철제로 테두리를 둘렀다. 올해 초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농성한 뒤에는 본회의장의 잠금 장치까지 강화했다. 각 상임위는 물론 본회의가 진행될 때는 본청이나 회의실 출입도 한층 까다로워졌다.국회의 잇따른 ‘보안 강화’ 조치에 민주당은 국회의원의 활동을 감시하고 제약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을 감시하거나 범죄조직처럼 여기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CCTV를 설치하더라도 스프레이로 뿌리든지 해서 자유로운 의정활동을 보장받는 방안도 강구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노영민 대변인도 “소통이 보장돼야 하는 민의의 전당에서 감시하고 억압하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자유로운 의사를 제약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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