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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심적 이웃 덕분에 실수로 버린 2000만원 찾은 中남성

    양심적 이웃 덕분에 실수로 버린 2000만원 찾은 中남성

    실수로 12만 4000위안(약 2100만원)이 든 비닐 봉지를 버린 한 중국인 남성이 양심적인 이웃 덕분에 전액을 무사히 되찾았다. 지난 28일 중국 국영 TV방송사 CCTV에 따르면, 중국 북부 랴오닝성 다롄 출신의 왕씨는 이달 초 검은색 비닐봉지 2개를 양 손에 들고 출근길에 나섰다. 그가 든 봉지 하나에는 생활쓰레기가 다른 하나에는 지폐가 가득 들어있었다. 왕씨는 출근 전 쓰레기 봉지를 공동 쓰레기 수거장에 버렸고, 돈을 담은 봉지는 직장으로 가져가 은행에 입금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터에 도착해서 봉지를 확인한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쓰레기를 버린 장소로 급히 되돌아갔지만 돈을 찾을 수 없어 경찰에 다급히 신고를 했다. 왕씨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경찰은 쓰레기 수거장 근처 감시 카메라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을 통해 누군가가 돈이 든 봉지를 발견하고 그대로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상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신원을 확인하기가 힘들었다. 경찰은 수사를 포기하지 않았고 해당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한다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운좋게도 얼마 후, 한 여성이 돈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왕씨와 같은 성을 지닌 이 여성은 “경찰의 공표를 알게 된 후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나섰다. 나 역시 이렇게 큰 액수의 돈을 발견한 후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심경을 밝혔다. 현지언론은 왕씨가 돈을 되찾았다는 기쁨에 여성에게 사례비로 2000위안(약 34만원)을 건넸다고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종교 탄압을 본격화하는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이 종교 탄압을 본격화하는 까닭은

    중국 정부의 종교 탄압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종교 활동의 규제를 강화한 새 조례를 시행하는 한편, 최대 티베트 사원의 인사·재정 등 모든 업무를 틀어취고 철저히 통제하며 교회를 폭파해 철거하는 ‘종교적 테러’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국제인권감시기구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중국 정부가 쓰촨(四川)성 간무(甘牧) 장족(藏族)자치주 라룽가(喇榮噶)의 중국 최대 티베트 사원에 200명에 이르는 공산당 간부와 관리들을 긴급 파견해 사원의 인사·행정·재무 등 모든 업무를 장악해 종교 활동을 면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해당 사원은 일정 쿼터 한도 내에서만 새 승려를 모집할 수 있으며, 승려가 되려면 정부의 실명 인증 작업을 거쳐야하는 등 새로운 규제도 도입했다. 소피 리처드슨 휴먼라이츠워치 중국국장은 “중국 정부가 사원을 점령하려는 것은 단순히 이 지역의 인구를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 활동을 일일히 감시하려는 목적”이라며 “이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일뿐 아니라 중국 정부를 향한 분노를 더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라룽가 지역은 중국 정부가 2016년 7월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8개월 간에 걸쳐 사원 파괴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 논란을 빚었던 곳이다. 중국 정부는 당시 이 지역의 인구를 1만명에서 5000명으로 줄여야한다는 목표를 발표하면서 “낡은 건물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은 바 있다. 중국 정부는 1950년대 이후 간단없이 티베트 지역에 군대를 파견해 사원 점령·파괴 작업을 거듭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일 산시(山西)성 린펀(臨汾)시 푸산(浮山)현에서 개신교 가정교회 진덩탕(金燈堂) 건물을 폭파해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당국은 교회 측 동의를 받거나 사전 통지해주는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진덩탕은 2004년 완공된 대형 교회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삼자(三自) 애국교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산당 세속 정권의 통제를 따르기를 거부하는 일반 개신교 교회들은 진덩탕 같은 이른바 지하 예배당을 모임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이 교회 양룽리(楊榮麗) 목사는 현지 경찰들이 7일부터 교회를 에워싼 뒤 신도들의 접근과 진입을 막고 중장비를 동원해 철거 준비작업을 하더니 이날 오후 교회 주변에 폭약을 설치하고 교회 건물을 폭파했다고 전했다. 린펀시 정부는 교회 주변에 경계선을 치고 신도 및 주민들의 접근과 사진 촬영을 막았으며 이들에게 교회 철거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말고 기자들의 취재에도 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린펀시 정부는 이 교회 부지의 개발가치를 보고 양 목사 등에게 토지 인수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뒤 무장경찰을 동원해 건물을 포위하는 등 압력을 가했다. 이에 반발한 양 목사 등이 상급기관인 산시성 정부에 민원을 제기하러 갔다가 도리어 공안에 구금됐다. 양 목사는 불법 농지점용 및 교통질서 혼란죄로 7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2016년 10월에야 석방됐다. 진덩탕 교회의 폭파 철거는 이전보다 강화된 종교사무조례 시행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기에 이뤄져 주목된다. 이런 사건들을 빌미로 비공식 파견된 외국 선교사들에 대한 비자 관리를 강화하거나 비관영 지하교회나 가정교회에 대한 전면 탄압에 나설 공산이 크다. 중국 내 개신교 지하교회들의 위축이 우려되는 이유다.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對華援助協會) 멍위안신(孟元新) 연구원은 “과거 탈레반의 바미안석불 폭파 파괴를 연상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 핑양(平陽)현과 웨칭(樂靑)시에서는 저장성 정부가 고용한 사람들이 강제로 교회에 진입해 CCTV를 설치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지방 정부 고용 인원의 강제 CCTV 설치에 항의하며 시위에 나섰던 일부 신도들은 현지 공안 당국에 의해 곧바로 체포됐다. 이와 함께 불법 건축물을 단속한다는 구실로 2014년 이후 핑양현 100여곳을 비롯해 융자(永嘉)현과 창난(蒼南)현, 츠시(慈溪)·닝보(寧波)·리수이(麗水)시 교회 1800곳의 십자가를 강제 철거하기도 했다.‘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원저우시는 주민 8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개신교도인 중국 최대의 기독교 도시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오는 2월부터 종교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함으로써 종교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조례의 주요 내용은 해외로부터 오는 선교 자금은 10만 위안을 넘을 수 없으며, 종교단체를 설립하려면 중국 사회단체가 관리하는 규정에 따라 등록돼야 하며 등록되지 않아 비종교 단체, 비종교 기관, 비종교 활동 장소로 분류되는 곳에서는 종교 교육·훈련을 수행할 수 없고 이런 단체가 시민들이 종교 교육, 회의, 활동에 참여하도록 조직하면 규제 대상이 되며 대형 집회는 30일 이전에 신고해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에만 가능하고 허가 없이 종교활동을 하면 10만~30만 위안의 벌금이 부과되며 가정교회에서 헌금 수입 등이 발생하면 불법 소득으로 간주하고 압수한다는 것 등이다. 또 일선 행정기관의 종교인과 종교단체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불법 종교행사’에 장소를 제공할 경우 최대 20만 위안의 벌금을 물리고 미승인 교육시설이 종교 활동에 이용된 경우에는 인가를 취소하는 것 등을 포함하고 있다. 왕쭤안(王作安) 국가종교국장은 이달 초 전국 종교국장회의에서 새해 업무계획을 통해 종교 사무관리의 제도체계를 한층 완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왕 국장은 ▲인터넷 종교정보서비스 관리 ▲임시 종교활동 장소 심의관리 ▲교육기관 설립방안 ▲교육기관의 외국인 채용 방법 등에 대한 규정을 새롭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혀 종교 통제를 강화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중국 정부가 이 같이 종교를 용인하지 않는 이유는 대략 세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카를 마르크스가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고 외친 만큼 중국과 종교는 필연적으로 불화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한다.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종교란 지배계급의 착취를 용이하게 하는 도구일 뿐이다. 더욱이 공산당 간부들의 프로필 종교 항목에 ‘공산주의’라고 내세우고 있는 만큼 다른 종교가 파고들 여지도 거의 없다. 두 번째는 종교가 외세의 침략 도구로 이용됐던 역사적 피해 사실 탓이다. 아편전쟁으로 상징되는 서양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에 만신창이가 된 중국으로서는 종교를 ‘구세주’로 보기보다 ‘사탄’으로 여긴다. 마지막으로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운동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불교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이슬람교는 이들 민족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중국 정부는 끊임없이 공산당 당원을 향해 종교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다. 왕쭤안 국장은 지난해 “공산당원은 종교적 신앙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이는 전 당원에 해당되는 레드라인(금지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산당원은 굳건한 마르크스레닌주의 무신론자로서 당의 규율을 따르고 당의 신념을 유지해야 한다”며 “종교를 가진 당원은 사상교육을 통해 종교를 포기하도록 하고 그에 저항하면 당 조직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국장은 특히 “경제 발전이나 문화 다양성의 명목으로 당정 지도 간부가 종교를 지원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도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서구 사상의 전파 통로로 여기는 개신교 인구의 증가와 신장위구르 지역에 만연한 이슬람 극단주의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섹시 폴댄스’ 추는 스트리퍼 로봇, 클럽에 뜬다

    ‘섹시 폴댄스’ 추는 스트리퍼 로봇, 클럽에 뜬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클럽에 폴댄스를 추는 로봇 스트리퍼가 등장할 예정이다. 일명 ‘로보 트윈스’(Robo twins)로 불리는 이 로봇은 2018 CES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 로봇은 폴댄스를 추는 댄서들처럼 팔과 다리 등을 자유자재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 CES에서 첫 선을 보였을 당시 실제 댄서와 한 무대에서 시연을 펼쳤으며, 실제 댄서와 같은 동작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폴 댄스에 맞춤 설계된 로보 트윈스는 영국의 한 아티스트가 제작한 것으로, 머리 부분에는 감시카메라가 내장돼 있다. 나머지 몸체는 마네킹과 자동차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이를 설계한 자일스 워커는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2018 CES에서 로보 트윈스를 처음 공개한 뒤 “CCTV는 아전을 목적으로 영국인들을 감시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면서 “CCTV를 통해 바라보는 기계적인 관음증에 대한 영감을 폴댄스 로봇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평가들은 그의 로봇이 성차별을 연상케 할뿐만 아니라 성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한 비평가는 “스트리퍼 로봇은 섹스어필을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된 것”이라면서 “양성평등의 기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워커는 “섹스 산업을 목료포 이 로봇을 만든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2019CES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로보 트윈스는 라스베이거스의 한 클럽에서 전시됐으며, 본격적인 무대는 오는 2월 2일과 3일 주말을 맞아 뉴욕시 맨해튼의 한 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로봇의 폴댄스 무대를 보기 위해서는 입장료 30달러(약 3만 2000원)를 내야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軍경호 받고… GPS 추적, 클린 평창 ‘도핑과의 전쟁’

    軍경호 받고… GPS 추적, 클린 평창 ‘도핑과의 전쟁’

    ‘폐쇄회로(CC)TV, 군 병력, 지문인식, 차량용 위성추적장치(GPS)….’대기업의 특허기술이나 첨단 군사무기를 지키기 위한 보안 시설이 아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도핑 검사에 사용되는 것들이다. 러시아 선수단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도핑을 조직적으로 조작한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러시아 선수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게 할 만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자 도핑 문제에 관심도가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평창조직위는 혹시나 일어날지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만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권오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장은 25일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적어도 3년 이상을 준비했다. 장비를 조금씩 늘렸고, 1년 이상 인력에 대한 훈련도 철저히 진행했다”며 “준비한 부분이 잘돼서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소치동계올림픽 때와 같은 일이 안 벌어지게 공정한 대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로부터 소변이나 혈액을 채취할 때 도핑 관리실 앞에 출입을 통제하는 보안인력이 배치되며 곳곳에 있는 CCTV를 통해 철저한 감시가 이뤄진다. 채취한 시료는 전담 운전기사가 싣고 분석실로 이동하는데 이때 국방부에서 나온 군 인력이 동승해 돌발상황에 대처한다. 차량에 달린 GPS를 통해서도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시료는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KIST 도핑컨트롤센터에서 분석이 이뤄지는데 이때에도 시료가 이동하는 모든 동선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지문인식 카드를 통해서만 연구실 출입이 가능하며, 2인 이상이 동행해야 연구실에 들어갈 수 있다. 심지어 머물 수 있는 시간도 정해져 있다. 다가오는 평창동계올림픽(2월 9~25일), 패럴림픽(3월 9~18일) 기간에는 올림픽 때 19곳, 패럴림픽 때 9곳에서 도핑 관리실을 운영하며 약 4000여건(올림픽 3000건+패럴림픽 1000건)의 시료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4557건을 분석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보다는 적고 2425건을 분석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무조건적으로 많은 시료를 분석하기보다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표준을 철저히 준수해 질이 높은 도핑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소치동계올림픽의 경우 시료 분석이 많았음에도 조직적인 비위 행위가 발생하면서 구멍이 뚫렸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양보단 질’로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기간 동안 시료 채취에만 1100여명을 투입한다. 가장 많은 인원을 차지하는 것은 보조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684명)이고 나머지는 국내도핑검사관, 국제도핑검사관, 수송인력, 보안인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도핑컨트롤센터에서는 기존 직원 30여명에 WADA의 승인을 받은 연구실 전문가 40여명이 함께한다. 여기에 교육생 60여명까지 합치면 모두 130여명이 시료 분석에 달라붙는다. 행정직 10명과 보안 직원 9명 등 연구 보조 인력까지 합치면 총 158명이 투입된다. 선수촌 공식 입촌이 시작되는 다음달 1일부터는 도핑 분석원들도 본격적인 올림픽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올림픽 도핑 검사에 있어서 신속성은 정확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일반 도핑 검사의 경우 분석에 보통 2주일(주말 제외하고 10일) 정도 걸리는데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24~72시간 안에 판독을 마쳐야 한다. 권 센터장은 “도핑을 한 선수가 다음 경기에 이어 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속히 분석하는 게 필수적이다”며 “평상시보다 인력을 늘렸고 기계를 보강했다. 3교대로 24시간 연구실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핑 검사 대상자 선발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기 12시간 전까지 이뤄지는 도핑 검사를 ‘경기 시간 외 조사’라 부르는데 이때는 과거 도핑 이력이 있는 선수, 공항을 통과할 때 의심을 사는 주사기나 약물이 있는 경우 제보를 받아 표적으로 삼는다. ‘경기 기간 중 도핑 검사’에서는 메달리스트는 물론이고 갑자기 성적이 좋아진 선수가 타깃이다. 성적이 좋고 나쁘고를 가리지 않고 무작위로 선발돼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시료 채취는 국제 표준에 맞춰 철저하게 진행된다. 검사 대상에 오른 선수는 ‘샤프롱’이라고 불리는 자원봉사자와 동반해 경기, 시상식, 기자회견 등의 공식 활동을 차례로 마친다. 도핑 관리실로 들어오면 보안 인력이 해당 선수가 정확하게 도핑 검사 대상인지 확인한 뒤 이를 출입 대장에 기록한다. 시료 채취실에서는 선수가 검사관과 함께 관련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소변은 90㎖를 제공해야 하는데 경기 도중에 땀을 많이 흘려 소변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가능할 때까지 기다린다. 준비를 마치면 검사관과 함께 채취실로 이동해 소변을 받는다. 품속에 숨겨둔 소변 주머니에 대비해 소변이 요도를 통해 나오는 것을 검사관이 직접 확인한다. 바지를 무릎까지 내리고, 상위를 가슴까지 걷는 한편 소매도 팔꿈치까지 올려야 한다. 종목에 따라 15% 정도의 선수는 혈액도 함께 채취한다. 채취한 시료 중 60㎖는 도핑컨트롤센터로 이동시키고 30㎖는 재검사용으로 따로 보관한다. 도핑컨트롤센터에서도 일부만 분석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냉동 보관해 선수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에 대비한다. 도핑 결과는 채취 기관인 평창조직위에 바로 통보되지 않고 IOC, WADA,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 전달된다. 김한민 평창조직위 도핑관리팀 매니저는 “정교한 도핑 검사는 물론 선수 친화적인 부분까지 염두에 두면서 준비를 진행했다”며 “만약 검사가 너무 늦은 시각에 끝날 것 같으면 선수촌으로 이동해 도핑을 검사할 예정이며, 경기 종료 후 2시간 이후까지만 선수들을 위한 셔틀버스가 다니는데 이후에 검사가 끝나면 차량으로 직접 수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커버스토리] 건설사 거짓 진술에 옥살이… ‘4000만원’ 메모 한 장에 30년 공직 한순간 무너졌다

    [커버스토리] 건설사 거짓 진술에 옥살이… ‘4000만원’ 메모 한 장에 30년 공직 한순간 무너졌다

    “사과 한마디도 듣지 못했어요. 자기들이 잘못했다는 죄책감이랄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까지 말 한마디도 없더군요.” 건설회사 관계자들의 거짓 진술로 5개월간 옥살이를 하다 무죄를 받고 풀려난 신현호(57) 전남 순천시 공무원은 “모든 것을 다 잊어야지 하면서도 깊게 파인 억울함이 크게 남아 있다”고 했다. 지난 12일 오전 책상에 앉아 각종 서류들을 검토하며 업무에 전념하고 있던 신씨는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했다. 이미 끝난 일을 다시 언급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게 적절치 않다고 했다. 동료들이 자신과 같은 누명을 썼을 때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얘기를 해주면 좋겠다고 하자 한이 서린 듯 그간의 일들을 풀어냈다.# 행안부 장관상 두번 받을 만큼 모범적이었는데… 1985년 공직에 입문한 신씨는 지방세정 발전 유공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두 차례 받을 만큼 모범적인 생활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그에게 공무원이 된 지 30년 만에 청천벽력 같은 사고가 일어났다. 순천시 세무과 세무조사팀장이었던 신씨는 2015년 5월 8일 오전 10씨쯤 검찰 수사관들에게 긴급체포된 후 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 순천 신대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한 중흥건설에서 4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중흥건설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이모 부사장 업무일지에 ‘순천시청 취득세 4000만원’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다는 게 이유였다. # 메모 본 檢, 세금 혜택 주고 뇌물 받았다 올가미 검찰은 신대지구 지목변경과 관련해 취득세 신고를 하면서 세금을 적게 낸 대신 뇌물을 줬다고 판단했다. 대형아파트들은 법적으로 도에서 세무조사를 하고 취득세도 도세로 들어가기 때문에 순천시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안이었다. 도청 직원들이 세무조사를 갈때 지원하러 따라 나가면서 명함 5장을 준 게 전부였다. # 내게 돈 줬다는 부사장은 대질심문 때 처음 봐 “내게 돈을 줬다는 부사장은 대질심문할 때 처음 봤어요. 내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해요. 그 사람들한테 차 한잔 밥 한 끼라도 얻어먹었다면 덜 괘씸하겠어요. 만남 자체도 없는데 그렇게 거짓말을 해서 사람을 못 쓰게 만들어 버리더라고요.” 가장 힘들었던 건 누명을 쓰고 실형을 받을 수 있겠다는 걱정이었다. 겁도 많이 났다. 진실 되게 다 얘기해도 수사관은 믿어주질 않았다. 인정을 안 해서인지 5개월 동안 3평 정도의 1인실에 갇혔다. 24시간 폐쇄회로(CC)TV 감시를 받았다. 낮에도 반듯하게 앉아 있어야 했다. 주말에도 불려가 조사를 받는 날이 많았다. 눈물밖에 안 나고 오직 죽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단다. 조금이라도 잘못을 했거나 나쁜 짓을 했으면 죄책감이 들 텐데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사람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힘들었다. 신씨는 “무슨 도구가 있거나 감시가 없었다면 자살했을 것”이라며 당시의 심경을 떠올렸다. 안 아픈 데가 없이 몸도 망가지더란다. 지금도 모임이나 사람 많은 장소는 거의 가지 않을 정도로 후유증이 있다고 했다. # CCTV로 거짓 증명… 직원 1000여명도 탄원서 그는 중흥건설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큰 건을 잡으려고 검찰이 말도 안 되는 수사를 했다고 말했다. 신씨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한 부사장이 광주에서 순천까지 오고 가는 동안 고속도로 톨게이트 입·출구 4곳에 있는 CCTV에 차량이 한 번도 안 찍혔다. 부사장이 신씨를 순천시청 주차장에서 불러내 돈을 줬다고 진술했는데 CCTV에는 흔적도 없다. 결국 신씨는 그해 9월 24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142일 만이다. 이날 2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이모 부사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직원들은 신씨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서류들을 챙기고, 법정에서 진술도 했다. 공무원노조는 직원 1000여명 이상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시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조사팀장 업무를 맡은 사람은 누구였든지 똑같은 일을 겪었을 것이란 동정론과 신씨는 1000원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 “이젠 억울함 털고 남은 공직생활 충실하고파” 신씨는 “나 때문에 조사를 받았던 세무과 직원들에게도 미안했고, 언론에 보도돼 공무원 이미지를 손상시킨 것도 죄송했다”면서 “그래도 끝까지 믿어준 동료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풀려난 다음날이 추석이어서 명절을 쇠고 곧바로 복귀했다. 신씨는 “대부분 믿어 주지만 주변에 ‘혹시 백 쓰고 나온 게 아니냐’고 여기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라”면서 “그런 일을 한 번 겪고 나니까 의욕도 없어지지만 그래도 몇 년 남은 공직 생활 동안 시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자는 마음을 매일 가다듬는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10m 내 모든 전자기기 무선 충전…세계 최초 ‘AA형 배터리’ 등장

    10m 내 모든 전자기기 무선 충전…세계 최초 ‘AA형 배터리’ 등장

    천장 타일처럼 생긴 무선 충전기가 원격으로 전력을 보내면 몇 m 떨어진 곳에 있는 스마트폰은 물론 집 안 곳곳에 있는 전자기기가 자동으로 충전된다. 이런 세상이 다가올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미국 무선충전 기술업체 ‘오시아’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가전 박람회 ‘CES 2018’에서 선보인 ‘포레버 배터리’는 위와 같은 미래를 엿보여준다. 이번 전시회에서 ‘혁신상’을 받은 포레버 배터리는 자체 RF(무선 주파수) 충전 기술 ‘코타’(Cota)를 이용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배터리에서 더 나아가 크기가 더욱 작은 AA형이나 AAA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기기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이 배터리는 와이파이와 같은 2.4㎓ 대역의 전파를 사용해 10m가 넘는 거리에서도 무선 충전할 수 있는 데 이 기술은 지금까지 나온 원격 무선충전 기술 중 가장 먼 거리다. 예를 들어 280㎡(84평)가량 되는 집에 코타 충전기 2, 3대만 설치하면 집안 어느 곳이든 커버할 수 있다고 오시아 측은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5.8㎓ 대역의 전파를 사용하도록 기술을 발전해 지금보다 감지 범위를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배터리는 이동 중에도 충전할 수 있고 다른 무선 장치에 간섭하지도 않는다. 오시아는 이 기술은 CCTV나 스마트 자물쇠, 온도조절 장치 등 모든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코타 클라우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각종 기기를 감시하고 제어할 수 있다. 이는 평범한 전자 기기를 스마트 기기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하면 일반 전자기기의 전력 사용량을 관리하거나 연결된 여러 장치가 서로 통신할 수 있다고 오시아는 설명했다. 사진=오시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탈리아 베네치아서 전시중이던 인도 보물 도난…“수십억 원 가치”

    이탈리아 베네치아서 전시중이던 인도 보물 도난…“수십억 원 가치”

    이탈리아 베네치아 도제궁에서 진행중인 인도 무굴제국 보물전에 전시된 장신구 가운데 일부가 3일(현지시간) 도난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도둑들이 관람객 틈에 섞여 전시장에 들어온 뒤 감시의 눈초리가 느슨한 틈을 타 유리로 된 진열장을 깨고 귀걸이, 금제 브로치 등 장신구 수 점을 빼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은 당초 없어진 장신구의 가치가 3만 유로(약 3천800만원)라고 전했으나, ANSA는 도난 품목의 가치가 수 백만 유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알 사니 왕가가 소유한 16∼20세기의 인도의 장신구 270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작년 9월 개막해 이날 오후 폐막할 예정이었다. 사진=AP·EPA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P카메라, 초기 비번 변경 의무화…해킹 막는다

    IP카메라, 초기 비번 변경 의무화…해킹 막는다

    최근 불법 촬영·유포 사례 속출 제조·수입업체 보안인증제 시행 지능형 IP카메라 등 개발 지원도정부가 인터넷프로토콜(IP) 카메라에 대한 보안 강화와 산업 육성이라는 ‘투 트랙’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최근 잇단 해킹 등으로 사생활 침해는 물론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는 IP 카메라에 대해 보안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첨단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게 핵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은 26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IP 카메라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IP 카메라는 폐쇄회로(CC)TV와 유·무선 인터넷을 결합한 형태다.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어 각종 시설 경비에 유용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결합한 해킹 등 범죄 위협에도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실제 지난 9월에는 IP 카메라 1402대에 무단 접속해 영상을 불법 촬영·유포한 피의자 5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더욱이 현재 유통되고 있는 IP 카메라 중 상당수는 해킹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IP 카메라 해킹 사고는 비밀번호 자체를 설정하지 않거나 ‘0000’, ‘1234’ 등 간단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탓에 발생하고 있다. 영상 해킹 사이트인 인서캠은 출고 때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고 사용하는 IP 카메라를 찾아내 126개국에서 2만여개의 영상을 유출해 지난해 1월 문제가 됐다. 당시 우리나라에 있는 IP 카메라에서 찍힌 영상 500여개도 포함됐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10월 국내 판매 실적이 높은 33개사 261종의 제품에 대해 보안 수준을 점검한 결과 30%인 78종이 해킹에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IP 카메라 제조·판매·수입업체에 초기 비밀번호를 단말기마다 다르게 설정하거나 이용자가 변경해야 동작하는 기능을 탑재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IP 카메라 해킹 방지에 필수적인 ‘보안 체크리스트’를 제정해 제조·수입업체가 이를 이행토록 권고하고 IP 카메라를 포함한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대한 ‘보안인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IP 카메라로 찍은 불법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긴급 심의를 통해 해당 영상물에 대한 즉각적인 삭제·차단 조치를 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개로 IP 카메라는 침입이나 도난 방지 등 보안 장치로서의 활용성은 물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빅데이터 수집 장치로서의 중요성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IP 카메라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63억 달러(약 7조원)에서 2020년에는 195억 달러(약 20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전 세계적으로 단순 감시형 CCTV에서 네트워크 기반의 지능형 IP 카메라로 발전하고 있으나 우리는 영상 분석 등 지능형 기술이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저가의 외국산 IP 카메라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안면 인식과 무인 경계 등 지능형 영상기술, IP 카메라를 비롯한 소형 사물인터넷(IoT) 기기의 보안 요소 기술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제조사가 자체적으로 성능을 점검·보완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안전산업 분야 민관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국정농단 재판 최순실씨 측 최후변론]“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4일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씨에 대한 재판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원, 추징금 77억 9000여만원 구형을 받은 최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한 시대의 의혹광풍이 만들어낸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판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 측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도 부인하는 한편 검찰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씨 조카 장시호씨가 벌인 일을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범죄로 규정했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이 변호사가 쓴 최후변론 전문이다. Ⅰ. 머리말 (1)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좌·우 배석판사님 - 공소유지에 온 힘을 쏟아온 검사님들과 특검을 비롯한 특검관계자 분들 - 1년여간 피고인들 변론에 매달려온 변호인들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오늘 결심 공판에 이르도록 함께 노력한 데 대한 감사입니다. (2) 그리고 내년이면 건국 70년을 맞는 이 시기에 촛불과 태극기를 떠나 나라를 사랑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염려하며 이 사건 재판을 지켜봐 오신 방청객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3) 무엇보다도 몸이 묶인 채 1년여간 이틀이 멀다하며 조사와 재판 이름으로 심판대에 서서 견뎌내 온 피고인 최서원을 비롯한 여러 상피고인들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보냅니다. 검찰을 비롯한 소추관 분들은 피고인 최서원이 중죄를 지었으니 옥사해도 마땅하다 할지 모르지만, 변호인이 직접 지켜본 바로는 피고인이 온전하게 정신줄을 잡고 재판을 견뎌내는 것이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4) 2018년은 1948. 8. 15. 대한민국 건국으로부터 70년째 되는 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미증유의 갈등과 분열·혼란을 겪었고, 지금도 지속 중에 있습니다. 역사는 말합니다. 어느 국가의 멸망은 외침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홍에 있다는 교훈을. 우리 사회 전체의 분열·갈등·혼돈의 중심에 태풍의 눈 같이 이 사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 2016. 11. 20. 피고인 최서원에 대한 기소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2017. 4. 26.까지 5차에 걸쳐 추가기소가 있었습니다. 모두 6건의 공소가 제기되었습니다. 구속영장이 3번이나 발부되었습니다. - 이른바 이대업무방해 등 사건으로 20여회의 공판, 나머지 5건의 사건으로 130여회의 공판 등 총 150여회의 공판이 열렸습니다. - 이 사건 검찰 증거기록은 적게 잡아 25만 쪽에 이릅니다. 전쟁 같은 재판이었습니다. (5) 지난주부터 있었던 3차에 걸친 프레젠테이션과 결심에 앞서 제출한 600여 쪽에 이르는 변호인 종합의견서에서 변호인의 주장과 반대증거에 대해 상세히 설명드렸습니다. (6) 몇 가지 특기 점을 상기해 보려 합니다. 재판장님의 배려로, 고영태 등의 기획폭로 대화 등이 담긴 이른바 김수현 녹음파일 38개가 법정에 현출되었고, 1년여의 검찰과 실갱이 끝에 JTBC 제출 태블릿 PC의 진실이 드러나게 된 점, 검찰 증거로 제출된 정호성 비서관의 전화 녹음파일의 허구성이 결심에 임박하여 낱낱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7)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재판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사상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그런 만큼 형사소송법 제정과 운용에서 예기치 못한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이 같은 험난한 장정 끝에 결심에 이르게 되어, 다시금 소송지휘에 애쓰신 재판장님께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Ⅱ. 이 사건을 보는 입장과 이 사건의 성격 1. 이 사건은, 21세기 초반 우리 시대의 첨예한 논란의 대상이 된 정치현상을 형사사건화한 것이 그 본질입니다. 2. 탄핵소추를 의결한 국회의 다수의석 정파는 이 사안을 특검법률 명칭에서 보듯이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특검과 검찰 특수본 2기는 박 전 대통령이 최서원과 공범이 되어 사익을 도모키 위해 뇌물까지 챙기려 했다는, 즉 부패사범으로 구성하고 이를 국정농단의 핵심사건이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헌재의 탄핵 결정도 특검의 공소장 기조를 받아들인데 지나지 않습니다. 3. 그러나 본 변호인과 탄핵에 부정적인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적어도 뇌물을 수수할 만큼 부패·타락한 지도자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일부 국정운영에서 실책과 과오가 있다 하더라도 탄핵되거나 구속기소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정파와 특정 시민단체, 이들에 영합하는 언론, 정치 검사, 이에 복속하여 자신의 죄책을 면해보려는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 퇴진을 목적으로 사실관계를 각색하고 왜곡한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아닌가 하는 짙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이 사건을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여러 정황과 사실이 있습니다. (1) 이른바 최순실 의혹 관련 보도가 봇물을 이루고, 촛불시위가 격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정치권이 요동을 치자, 정치권의 풍향에 따라 검찰 특수본1기의 수사와 공소권 행사가 변동되어 왔습니다. 처음에는 안종범 수석과 피고인 최서원의 공동 직권남용사건으로, 기소 때는 박 대통령을 포함하여 3자 공모 공동정범으로 구성했습니다. (2) 특검에 가서는 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피고인 최서원의 딸을 위해 뇌물을 받는 사건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사건으로 받은 경제적 이익이 한푼도 없어 뇌물죄를 적용할 근거가 없자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로서 드러나지 않은 조력자인 피고인을 경제공동체 내지 이익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몰아갔습니다. (3) 민주노총계열의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수석, 최서원으로 하여금 대기업으로부터 현안해결을 미끼로 출연금을 받은 뇌물사건이라고 고발했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의 총수와 사장들이 모두 뇌물공여자로 고발되었습니다. 이 고발장이 특검과 검찰 특수본2기의 수사 및 공소유지의 지침서가 되었습니다. (4) 검찰 특수본1기 검사들은 고영태, 노승일 등 일단 사람들로부터 피고인이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을 설립·운영하려 했다는 허위 진술을 받아냈으며, 심지어는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더블루케이를 거느리는 지주회사 인투리스 설립까지 구상했다는 자백도 받아 냈습니다. 이후 법정에서 이들 중 일부는 이러한 진술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검사는 끝내 이 입장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5) 이 사건 1심 재판이 결심도 되기 한참 이전인 2017. 3.경에는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조사가 초반에 있던 단계였는데, 3. 10.에는 헌재에서 탄핵심판인용 결정이 있었습니다. 납득키 어려운 헌재 심리 일정이었습니다. (6) 피고인 최서원에 대한 삼대를 멸하겠다는 가혹행위, 딸 정유라를 적색수배 했다가 거부된 무리하고 거친 수사방식, 박 전 대통령 구속수사에만 전념하고, 범죄사실이 분명한 고영태의 수사는 뒷전에 둬 변호인으로부터 형평수사 촉구 항의를 받은 일, 특검브리핑을 빙자해 의혹을 확산시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곤란하게 한 점, 피고인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유인한 점 등 정도수사·정도검찰에서 이탈한 정황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7) 가장 결정적 정황은 JTBC 제출 태블릿 PC입니다. 이 사건 수사 초기 JTBC의 2016. 10. 24. 최순실 태블릿 PC보도는 박근혜 정부를 붕괴시킬 정도의 파괴력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결심단계에 이르기까지 이 태블릿을 공개하지 못했고, 재판장님의 용단에 의해 1년이 지난 지난달 법정에서 그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과수의 감정회보와 2만쪽의 분석보고서가 제출되었습니다. JTBC 제출 태블릿은 피고인 소유가 아니고 피고인이 사용한 적 없으며, 전 청와대 행정관 김한수 소유이고, K씨 등이 사용했음이 포렌식 분석과 관련증거에서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 2014. 3. 27. 드레스덴 연설문은 피고인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검찰은 수사 초기에 JTBC 태블릿의 오염정도, 소유, 사용자, JTBC의 태블릿 PC 구입경위상의 위법성 등을 파악했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고영태, 김휘종, 김필준 등을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의상 준비실에 CCTV를 설치한 위법행위를 추궁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 최서원 데스크탑이나 독일 코어스포츠 회사의 자료를 빼내간 P씨, 노승일 등을 조사는커녕 보호해 왔습니다. 5. 소 결 △ 결국 이 사건의 성격 규정은 천신만고 끝에 재판부에 의해서 1차적으로 판단되기에 이르렀습니다. △ 본 변호인은, 이 사건이 검찰은 공소장에서 「국정농단 사건」이라고 하지만 1년여에 걸친 증거조사 결과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일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하고자 합니다. 재판부에서는 객관·중립적 입장에서 증거에 터 잡아 이 사건의 성격을 규명해 주시길 앙망합니다. Ⅲ. 중핵쟁점 사항 1년여 치열한 공방 끝에 확인·정리된 사실 관계를 변호인 입장에서 말씀드립니다. 1.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운영에 대해 (1)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이하 ‘양 재단’)의 설립 목적과 추진방법이 의혹제기의 주요 발단이었습니다. 따라서 양 재단의 설립과 운영의 진상을 파헤치면 이 사건의 깊숙한 본질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우선 피고인 최서원이 박 전 대통령의 퇴임 후를 대비해 양 재단 설립을 추진했다는 검찰의 종래 주장과 세간의 의혹은 케이스포츠 관계자 등의 녹음파일에서 그 거짓됨과 흑색선동성이 확인되었습니다. 공소사실로 적시하지도 못했습니다. (2) 양 재단 설립추진의 주도자는 안종범 수석이었습니다. ① 안수석 자신이 2015. 1.초부터 청와대 내에서 문화융성·체육진흥을 위한 재단 등 추진체 논의가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설립 취지나 목적은 공익을 위한 것이어서 문제될 여지가 없었습니다. ② 안수석의 지시로 방모 행정관이 2015. 4~5월경 각 300억 규모재단으로 설립하는 내용의 「문화·체육 분야 비영리 재단법인 설립방안」을 작성해 안 수석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정작 양 재단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있던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③ 안 수석은 2015. 7. 24., 25. 양일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면담에서 양 재단 설립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었음에도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에게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출연규모 300억, 10개 기업 1기업당 30억으로 합의되었다며 재단 설립을 지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승철 부회장은 대기업측에 알아 본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하여 추진하지 않았습니다. ④ 안 수석은 2015. 10.경 중국 리커창 당시 총리의 방한 일정(양국 문화재단간 양해각서 체결)이 짜여지자 박 전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제대로 이행치 아니한 데 대한 질책을 우려해 2015. 10. 19. 부랴부랴 이승철에게 재단설립을 독려하고 10. 21.부터 24.까지 청와대에서 긴급회의를 하면서 10. 27. 무리하게 미르재단을 설립하였습니다. 이후 설립된 케이스포츠는 미르재단의 선례를 따른 것입니다. ⑤ 박 전 대통령은 안종범 수석이 위와 같이 재단 설립을 매우 비정상적으로 1주일만에 무리하게 강행했는지에 대해 보고받지 못하였고, 만약 이 같은 사정을 알았다면 그렇게 화급하게 설립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당장 추진 중단을 시켰을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습니다. (3) 양 재단 설립은 안 수석 주도로 이루어졌고, 피고인이 설립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케이스포츠 재단에 임원과 직원을 추천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설립과는 관련 없는 일입니다. (4) 특히 피고인 최서원은 양 재단의 출연금 모금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습니다. 안 수석도 알지 못합니다. 검찰은 안 수석과 피고인이 공모해 양 재단을 설립했다고 하다가 양자 간 연결고리가 전무하자 박 전 대통령을 매개체로 하는 공모 공동정범으로 구성했습니다. 이는 날조에 해당합니다. (5) 피고인은 양 재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재단이 설립되는데, 밖에서 지켜봐라고 하여 국외의 관찰자로서 재단 운영에 도움을 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피고인이 케이스포츠 재단을 장악해서 운행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피고인을 가탁해 잇속을 챙기려 한 고영태, 노승일 등의 책임전가식 진술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재단 장악 기도는 김수현 녹음파일이 재생되면서 입증되었습니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피고인 조차 양 재단에서 한 푼의 자금이나 이익을 가져온 바 없습니다. (6) 특검이, 특수본1기가 피해자로 인정한 양 재단에 출연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16개 기업집단 중 유독 삼성그룹만을 별도로 떼내어 뇌물공여죄로 형사 소추한 행위는 정상적인 법리판단이나 공소권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삼성그룹과 나머지 현대, LG, SK 등 15개 대기업 집단을 형사법 적용에 있어 달리 해석·적용할 근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2. (사)동계스포츠영재센터 (1) 이른바 영재센터는 피고인의 조카인 장시호가 동계스포츠 유명선수이던 김동성, 이규혁과 더불어 기획하고 설립한 사단법인입니다. 그 목적은 은퇴한 동계스포츠 영웅들이 동계스포츠 영재들을 발굴·육성하는 등 동계스포츠 발전에 기여한다는 데 있어 탓할 여지가 없습니다. (2) 피고인은 조카 장시호의 이런 기획 구상을 듣고 도와달라고 하자, 사단법인 설립 자금 5,000만원을 빌려주었고, 사단 설립에 대한 조언을 하였습니다. 나아가 장시호가 운영하는 이 사단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피고인이 알고 지내는 김종 차관에게 영재센터를 도와달라고 하였습니다. 피고인 최서원은 김종 차관에게 법의 테두리 내에서 공익목적을 위해 도움을 요청한 것이지 위법하게 삼성 등 특정기업을 압박하여 지원을 끌어 내라고 요청한 바 없습니다. (3) 피고인은 영재센터 지원에 대해 박 전 대통령에게 요청한 바 없습니다. 피고인 자신도 영재센터를 지원한 삼성그룹 김재열 사장이나 GKL 관련자를 알지 못하고 접촉한 사실도 없습니다. (4) 피고인은 영재센터로부터 어떠한 이익도 받은 바 없으며, 오히려 장시호에게 사단설립 자금을 빌려주고 받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장시호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영재센터를 설립·운영했다고 책임전가 하려 하나 관련 증인들의 증언에서 그가 허위 주장함이 누차 입증되었습니다. (5) 특수본1기는 원래 장시호의 영재센터 자금 횡령을 수사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장시호를 횡령사건으로 구속한 다음 검찰은 장시호를 압박해 피고인 최서원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진술하게 했으며, 피고인에게도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를 진술하면 선처하겠다는 강요·회유를 줄기차게 했습니다. 피고인의 언니가 구속된 피고인에게 검사실에서 너가 책임을 지고 조카를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고 합니다. (6) 특검은, 삼성그룹의 영재센터 지원금 16억 2800만원을 뇌물로 기소했습니다. 영재센터 설립 취지에 찬동하여 지원금을 지원한 행위에 대해 삼성그룹이 지원했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삼성 현안과 억지로 연계시켜 뇌물죄로 의율한 것은 특검의 정치성을 보여주는 증거의 하나입니다. (7)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최서원의 부탁을 받고, 장시호를 위해 삼성을 압박해 영재센터를 운영하는 장시호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했다는 특검의 공소사실은 정치적 목적에 눈이 어두워 객관적 사실을 외면한 것입니다. 장시호도 이건 영재센터지원금이 뇌물이라고 생각치 않고 있습니다. 3. 뇌물사건 (1) 검찰 특수본1기는 이 사건에 대해 양 재단 설립을 중요 공소사실로 보아 직권남용·강요 사건으로 규정하고 기소했습니다. (2) 그런데 특검에 넘어가자 검찰 특수본1기에서 이미 철저히 수사한 P씨 주도의 삼성전자 지원 승마선수해외훈련계획 관련 사실을 피고인의 딸 정유라 1인을 위한 뇌물사건으로 둔갑시켰습니다. 당시 언론과 법조계에서는 승마지원 문제를 삼성에 대한 피고인 최서원과 P씨의 사기, 배임, 횡령 등 범행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었습니다. 그 때에도 대통령 탄핵을 관철키 위해서는 특검이 무리하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극소수 의견이 있긴 했습니다. 이런 우려는 현실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3) 특검이 끝나자, 특수본2기에서 특검과 동조해 이미 기소한 동일한 사실을 두고 롯데와 SK를 뇌물죄로 묶었습니다. 종래의 검찰 관례에서 상상키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탄핵심판결정이 있자, 이에 힘을 받아 같은 열차에 편승했다고 하겠습니다. (4) 뇌물사건에 대하여는 3일간 프레젠테이션이 있었고,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논쟁을 했습니다. 논쟁 후 결론적 사실관계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①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 최서원의 부탁을 받고 정유라 1인을 돕기 위해 삼성 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의 청탁을 수용하고 독일 현지 법인을 만들고 삼성전자와 독일 코어스포츠간 용역계약을 체결케 하여 용역대금 명목으로 또는 마·차 구입명목으로 78억을 뇌물로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가정에 가정을 더한 모해적 추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 우선 피고인이 대통령을 위한 40년 조력자라고 해도 박 전 대통령이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딸 유라 지원을 위해 뇌물죄까지 감수하며 삼성과 거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공소장 같은 중대범죄사실에 있어 범행 동기가 도대체 납득할 수 없습니다. ②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삼성, 롯데, SK 대기업 총수들 간의 단독면담을 있는 그대로 인정치 아니하고 박 전 대통령과 이들 간의 뇌물거래의 현장으로 몰아가는 만용을 보였습니다. 안종범 수첩이 지고지선의 경전이 아니고 여러 면에서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백보를 양보해 안 수석 수첩 기재를 그대로 인정한다 해도, 이 사건 단독 면담은 대통령과 주요 민간경제 대표가 만나 상호 의견을 교환하는 대통령의 정상적 업무수행이었고, 뇌물혐의를 추리할 기재 사항은 없습니다. 면담 당사자들의 진술도 한결 같습니다. ③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을 뇌물공범으로 꾸미기 위해, 양자간을 경제공동체 관계, 이익공동체 관계, 또는 공적업무와 사적영역에서 밀접한 관계 등으로 수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단계에서 피고인에게 추궁했던 경제공동체 내지 이익공동체는 그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고 공소장에 설시한 공·사 영역에서 밀접한 관계 역시 그 애매 모호성은 한층 더하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이 같은 이름 짓기는 양자를 엉성한 그물, 즉 뇌물죄로 엮기 위한 여론조성용으로 보여집니다. 양자간의 관계는 40여년 인연을 맺어 왔으나 대등한 관계가 아니며, 피고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사적인 부분을 조력한 것 뿐입니다. 적어도 박 전 대통령은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5) 삼성은 물론이고 롯데나 SK 모두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증거 조사에서 모두 규명되었습니다. 특검이나 특수본2기는 각 기업의 경영현안이 부정청탁 대상이었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경영현안 없는 기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검찰 논리라면, 대통령과 만나는 모든 기업인은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자가 되어 검찰의 감시를 받아야한다는 공포 사회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우리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 집단의 현안을 잘 알고, 그들과 그 현안해결을 논의하는 것은 민주적 리더십에서 볼 때 권장해야 할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기회에 금전이나 경제적 이익을 매개로 권력과 재력이 결합하는 데 있습니다. 검찰은 대규모 수사 인력·긴 수사기간과 재판기간에서 아직 이에 대한 직접 증거나 충분한 간접증거 내지 정황도 제시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검찰이 국가형벌권 행사라는 본래의 목적이 아니라 정경유착 단죄라는 감성에 이끌려 특검을 출범시킨 사회·정치적 목적에 영합해 뇌물죄를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6) 이 사건 승마지원 계획은 승마계의 문제 인물인 P씨가 기획·추진한 것입니다. P씨는 2015. 3. 삼성 박상진 사장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되자 심복 김종찬 승마협회 전무를 통해 박상진에게 접근하여, 승마발전계획, 아시아승마협회 회장선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이 돕겠다고 했습니다. 특검은 피고인이 승마협회 회장 회장사를 한화에서 삼성전자로 교체했다고 하나, 피고인은 승마협회 운영에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P씨는 항간의 풍설에 지나지 않는 정윤회, 피고인에 대한 비선실세 소문을 받아들이고, 피고인에게 접근 하였습니다. 박상진이 P씨에게 승마발전계획을 세워보라고 하자 P씨는 자신이 수립한 계획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자격이 있는 정유라도 승마해외훈련지원 대상자에 들 수 있다고 보고, 피고인에게 삼성에서 승마선수지원계획이 있고, 그 계획을 세울 때 정유라도 당연히 자격이 된다고 하면서 피고인을 끌어 들였습니다. 해외전지훈련용역을 맡을 현지법인 설립도 P씨의 제안에 의한 것입니다. P씨와 피고인은 상하관계가 아니며, 독일에서 용역계약 체결시 이를 집행하는 사업의 동업자였습니다. P씨는 삼성전자로부터 매월 1,250만원을 받는 별도 용역계약까지 맺고 사전정비 작업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P씨는 승마협회 전무를 통해 삼성측의 승마지원 움직임에 대해 사전에 정보를 알고서 미리 행보를 정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삼성측에서 승마지원에 적극 나서도록 박상진에게 피고인 최서원을 비선실세인 양 설명하고 그리고 자신이 피고인의 대리인이자 정유라의 보호자인 양 행동했습니다. 미전실 최지성, 장충기 등 간부들은 박상진으로부터 P씨의 피고인에 대한 설명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P씨의 호가호위와 박상진의 미전실 전문보고가 얼마나 과장·확대 되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P씨는 피고인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증언했습니다. P씨는 맨퓨터라고 불려질 정도였고, 공소장 기재의 승마협회 살생부도 그가 주도적으로 작성에 관여했으며, 문체부 진재수 과장을 접촉한 것도 P씨입니다. P씨는 2015. 8. 26. 용역계약체결 후 3개월여 만에 피고인과 무단결별하고 자신이 체결한 계약을 파탄내기 위해 삼성측에 피고인의 배제를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후 삼성측은 P씨의 조언에 따라 이건 용역계약을 해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정이 이와 같으며, P씨도 결코 피고인 최서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며 그렇게 한 사실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이 승마지원계획을 피고인의 작품으로 구성하려 했으며, 이것은 앞뒤, 전후가 전도된 분석과 판단이었습니다. 이건 승마지원 사안은 P씨와 삼성전자 박상진(대한승마협회 회장)간의 계약이었고, 박상진은 P씨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 전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독일 코어스포츠간의 용역계약체결과 그 이행 그리고 계약해지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피고인도 대통령에게 이런 부탁을 한 사실 없습니다. 피고인은 삼성측 사람들을 알지 못하였고, 승마훈련 용역계약에 있는 승마관련 기술적 용어조차 알지 못하며 말 구입은 전적으로 P씨의 몫이며 커미션도 그에게 돌아갑니다. 이건 승마지원 관련 사건은 P씨의 기획에 의해 그가 행한 일이고 삼성전자의 박상진, 피고인 등은 그에게 이용당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만큼 이건 사안을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간의 뇌물사건으로 몰아간 것은 명백히 잘못된 숨은 목적이 작용했다고 하겠습니다. 특검의 논리라면 P씨는 이건 삼성승마지원 뇌물공소범죄의 주요한 공동 정범입니다. P씨 조차 이건은 뇌물사건은 아니라고 변소하였습니다. Ⅳ. 법리적 쟁점 몇 가지 본 변호인은 1년여간 피고인에 대한 6건 농단의혹 사건의 수사·재판·탄핵재판·국정조사 등에 참여하며 많은 법리적 문제점을 제기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3가지 사항에 대해서 재차 문제제기를 하고자 합니다. 1. 헌법 제84조의 해석 문제입니다. △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 규정의 제목은 「형사상 특권」입니다. △ 입법취지는 대통령에 대하여 그가 재임 중에는 나라 자체를 결정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행위를 하지 않는 한 문제 삼지 않겠다는 데 있습니다. 내란, 외환의 죄가 아니면 정치적 해법을 찾으라는 헌법적 명령입니다. △ 그리고 불소추한다는 취지는, 의당 그 효력범위에 수사가 포함된다고 해석하여야 합니다. 수사 없는 소추행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추정지일 때에는 수사행위도 정지되어야 합니다. △ 만약, 수사 따로 소추 따로 라면, 우리가 통열히 체험하듯이 검찰권을 장악한 쪽에서 수사라는 명목으로 대통령을 소환하고,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고 각종 기밀문서들을 빼내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파탄지경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불소추 특권 규정을 사문화 시킬게 분명합니다. 즉 수사와 탄핵을 동시 진행하면, 이 규정은 유명무실해집니다. 헌법규정은, 대통령 재임 중일 때에는 그가 내란·외환죄를 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국정을 원만하게 수행하도록 하는 쪽이 수사에 착수하여 국정에 혼선을 가져오게 하는 쪽 보다 비교형량상 국가에 이익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 재임 중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지상목표로 행해진 수사행위는 모두 위헌적 수사라고 봐야합니다. 2. 특검 법률의 위헌성을 다시 문제 제기합니다. △ 박영수 특검의 위헌성에 대해서는 헌재에서 심판 중에 있습니다. 의회를 장악한 정당이 민주주의·법치주의에 어긋나는 정권 이익 법률을 만들어 내어도 사법부가 이를 견제하지 않으면 이른바 입법독재, 법제독재의 위험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 박영수 특검은 그 활동에 있어서도 위법성이 많았습니다. 박영수 특검은 이 사건 수사를 윤석열 팀장 이하 20명의 파견검사에게 일괄 하도급 방식으로 위임했습니다. 공소유지도 모두 파견검사가 수행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특별검사는 오늘도 법정에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특검의 수사와 공소유지 방식은 그 전체가 위법성 흠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3. 구속수사·구속재판 관행 △ 피고인 최서원은 3차례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1년이상 구속된 채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 공동정범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도 6개월 구속기간이 지나자 다시 별건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이에 항의하고 일괄 사임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 이 사건 같이 방대하고 논란 투성이 이며, 입장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는데, 꼭 구속해서 재판을 해야 하는지 다시 살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 이 사건 관련 피고인 등 대부분은 도주 염려 없고, 증거는 너무 많아 인멸할 여지가 없습니다. 구속이유가 있다면 당시 여론의 지탄 대상이라는 것 외엔 없습니다. 재판의 장기지연에는 검찰측이 자신들이 작성한 진술조서를 맹종하는 자백위주 증거수집 구태가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 이제는 구속수사·구속재판 위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Ⅴ. 재판부에 드리는 호소 1. 피고인의 입장 피고인은 2016. 10. 30. 자진하여 독일에서 입국했습니다. 자신에게 죄가 있다면 달게 받겠다는 각오를 했습니다. 끈질기고 엄중한 신문을 받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에서 진술을 했습니다. 이유여하를 떠나 박 전 대통령과 여러 국민들께 사죄하고 있습니다. 2. 본 변호인은, △ 피고인에 대한 수사·재판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피고인이 얻은 이익이 무엇인지 따져봤습니다. ① KD코퍼레이션을 정호성에게 소개하고 샤넬백 1개 받은 것 ② 독일 현지 법인 코어스포츠가 용역대금으로 36억 받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 두 가지가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면 당연히 처벌 받아야 할 것입니다. △ 그러나 피고인이 양 재단 설립을 주도하고 장악했다거나 박 전 대통령을 조종해 삼성, 롯데, SK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3. 재판부에 호소를 합니다. (1) 이 국정농단 의혹 사건은 한 시대의 의혹광풍이 만들어 낸 사안이고 장기간의 다종다양한 의혹제기와 확대(1조 이상 해외 재산은닉 등) 재생산으로 어느 누구도 의혹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사안이 「기획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이 사건의 본질은,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을 둘러싼 문제입니다. 그런데 특검에 넘어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겨냥해 뇌물사건으로 변질되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특검이나 특수본2기는 경영현안·단독면담 등을 모두 범죄수법으로 왜곡했습니다. 피고인은 3대기업의 경영현안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데 공모자로 만들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나 피고인이 양 재단, 사단으로부터 이익을 취한 바 없는데 뇌물죄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3) 증거재판주의, 의심스러운 때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무죄추정의 원칙, 헌법상의 인권규정들이 이 재판에서 등대빛이 되기를 호소합니다. 재판장님의 그간의 국가에 대한 헌신, 겸허한 재판진행, 철저한 증거조사 그리고 인내심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 칙칙한 골목 화사하게… 절도율 24% 줄인 ‘안전 성동구’

    칙칙한 골목 화사하게… 절도율 24% 줄인 ‘안전 성동구’

    겨울 칼바람이 뼛속까지 시리게 한 12일 오후 5시쯤 서울 성동구 마장동 ‘안심마을’을 찾았다. 성동구가 범죄 없는 마을을 위해 선진국형 범죄 예방기법인 ‘셉테드’를 적용해 조성한 마을이다.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는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을 일컫는다.동명초등학교에서 시설관리공단 구간 내 주택 밀집 지역으로 다가가니 골목 입구 담에 그려진 집 모양의 귀여운 캐릭터와 ‘마장동 안심마을’이라는 글귀가 먼저 반겼다. 골목길로 들어서자 주택 담들은 집 모양 캐릭터가 부각된 벽화로 꾸며져 있었다. 캐릭터 옆에는 ‘우리 모두 안심해. 함께 있어 든든한 마장동 안심마을’, ‘우리가 함께할게, 우리 모두 안심해!’, ‘우리 마을 곳곳에 히어로가 살고 있어!’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앙증맞은 캐릭터 벽화가 낮에도 볕이 들지 않아 을씨년스러운 골목을 친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나도록 했다. 집 앞에는 화분이 놓여 있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집 앞에 화분을 비치, ‘골목 정원’을 만들었다고 한다.주민들이 자주 찾는 시설에는 안전지도가 설치돼 있었다. 지도에는 범죄 발생 때 대피할 수 있는 장소를 비롯해 폐쇄회로(CC)TV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비상벨 위치가 표기돼 있었다.동명초등학교 옆에는 ‘안심정거장’이 들어서 있었다. 수년째 방치됐던 창고를 개조한 것으로, 주민들이 간단한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범죄를 감시하는 공간이다. 정거장 앞에는 자율방범대 차량을 배치, 차량 블랙박스로 24시간 주변 상황을 촬영한다. 날이 어두워지자 길바닥에 2m 간격으로 부착된 ‘솔라표지병’(매립형 LED 태양광 발광조명)에서 솟아나는 불빛이 골목길을 밝고 화사하게 물들였다. 전봇대에 달린 ‘고보조명’(조명에 필름을 붙여 문구나 그림을 바닥에 비추는 시설)에선 하얀색 빛이 뿜어져 나와 길바닥에 집 모양 캐릭터 그림과 ‘어두운 밤길 함께할게 안심해’라는 문구를 비췄다. 성동구 관계자는 “마장동은 지난해 12월 아동 친화적 안심마을로 조성됐다”며 “마장동에는 지도상에 표기되지 않는 골목길도 있고 우불구불한 골목길도 많은데, 이런 어둡고 칙칙한 골목들을 밝고 온화하게 디자인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이인숙(32·마장동)씨는 “마을이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밤길을 걸을 때도 안심이 된다”고 했다.용답동 용답길(철도옹벽길) 일대 주택 밀집 지역도 지난해 12월 ‘안심마을’로 만들어지면서 골목이 확 바뀌었다. 전농천과 맞닿아 있는 6m 높이에 1.2㎞ 길이의 옹벽부터 달라졌다. 옹벽은 낮에도 마을에 그림자를 드리워 우중충한 분위기를 풍기게 했다. 구는 옹벽 구간을 어린이놀이터와 주민 쉼터로 만들었다. 미끄럼틀, 등반체험장 등을 만들고 벤치도 곳곳에 설치하면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됐다. 골목 벽은 마장동과 마찬가지로 집 모양 캐릭터의 벽화로 꾸몄다. 가로등 조명을 LED로 교체하고, 골목 곳곳에 CCTV도 새로 달았다. 주민들은 “이곳은 범죄 취약구로 경찰 치안 1순위 지역으로 꼽혔었는데, 이제는 말 그대로 안심마을이 됐다”며 “아이들이 낮에도 어두운 골목길을 다녀 걱정이 됐는데, 우중충했던 동네가 화사한 디자인으로 밝게 바뀌어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셉테드는 벽화, 화분, 솔라표지병, 고보조명 등 디자인으로 환경을 개선해 범죄 기회 제공 요인을 없애고, 주민 불안감을 해소한다. 1960년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됐고, 효과가 검증되면서 일본과 호주 등으로 확산됐다. 국내에선 2000년대 중반부터 주목,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했지만 아직 활성화되진 않았다.성동구는 2015년 셉테드를 토대로 한 안심마을 조성에 착수했다. 9억 7000여만원을 투입, 사근동 ‘안심마을 1호’를 시작으로 용답동, 마장동, 금호2·3가동, 성수1가제1동 등 지금까지 8곳을 안심마을로 만들었다. 형사정책연구원이 2015년 안심마을 1호인 사근동 셉테드 사업과 관련해 주민 범죄안전 체감도를 설문한 결과 36.5%가 사업 후 더 안전해졌다고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구 관계자는 “이는 전년도 조사에서 22.22%가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답한 것보다 높은 수치로, 안전체감 지수가 향상됐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지방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성동구의 5대 범죄율은 2015년 대비 지난해 10% 줄었고, 절도 발생률은 24%가 감소했다”며 “안심마을 조성 사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는 2020년까지 셉테드를 관내 17개 전동으로 확대, 마을 곳곳을 범죄 없는 안심마을로 만들 계획이다. 안심마을 조성은 주민 의견 수렴이 핵심이다. 주민들이 직접 위험요소와 개선 지역을 찾아내고, 지역 특성에 맞는 셉테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환경 정비와 사후 시설물 유지 관리도 담당한다. 구는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주민설명회를 3차례 개최한다. 설명회에서 동 지도를 펼쳐 놓고 주민들에게 범죄취약지역으로 생각하는 곳에 스티커를 붙이게 한다. 이를 경찰의 ‘핫스팟’(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곳) 지도와 비교하며 ‘범죄두려움 지도’를 제작한다. 이 지도를 토대로 마을 내 셉테드 사업 우선순위를 정한다. 설명회에 참여하지 못한 주민 가운데 100여명을 무작위로 뽑아 설문조사도 한다. 성동구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를 통해 청소년 흡연, 음주고성 방가 등 사소한 것까지 모두 조사해 위험지역과 위험요소를 샅샅이 파악한다”며 “의견을 수렴하는 데만 보통 6개월 정도 걸리고, 실제 마을에 셉테드를 구현하는 건 2~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긴장감 팽팽 JSA…남측 환기통·향나무 등 곳곳 총탄자국 선명

    긴장감 팽팽 JSA…남측 환기통·향나무 등 곳곳 총탄자국 선명

    북한군 귀순현장 언론에 첫 공개…北, 병사 넘어온 곳에 도랑 깊게 파 북한군 병사가 지난 13일 귀순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남측지역 곳곳에는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발사한 권총과 AK 소총 총탄 자국이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는 27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격려차 방문한 JSA를 취재진이 동행해 취재하도록 허용했다. 북한군 병사 귀순현장에서 가장 먼저 취재진 눈에 들어온 것은 선명하게 남아 있는 북한군 총탄 자국이었다. 당시 북한군 추격조 4명은 귀순자를 향해 권총과 AK 소총 40여 발을 난사했는데 귀순자는 다섯 군데 총상을 입었다. 나머지 총알 대부분은 군사분계선(MDL) 이남지역으로 넘어온 것으로 유엔사는 추정했다. 실제로 귀순자가 쓰러진 바로 옆 ‘자유의집’ 부속건물 환기통 전면에 3발, 측면에 1발 등 5발의 총탄 자국이 선명했고, 건물 하단부의 화강암 벽과 바로 옆 향나무에도 총탄 자국이 있었다. 향나무 가지에는 총탄이 스치고 간 흔적도 남아 있었다. 이날 취재진은 건물 환기통과 나무 등에 난 총탄 자국을 정확히 셀 수는 없었지만 여러 발이었다. 북한 추격조가 쏜 총알 대부분이 남쪽으로 넘어왔던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사 관계자는 “건물과 나무에 맞지 않고 비켜간 총알도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취재진이 JSA에 도착하기에 앞서 한미 군 관계자는 “사건 이후 2주 정도 지나서 굉장히 긴장된 분위기”라고 사건 이후 최근 JSA의 긴장된 분위기를 전하면서 “경비병의 지시에 잘 따라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송 장관이 탄 블랙호크 헬기는 오전 11시 16분쯤 캠프 보니파스 헬기장에 도착했다. 송 장관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유엔군부사령관(7공군사령관) 토머스 버거슨 중장과 유엔사 군정위 비서장 스티브 리 육군대령 등과 함께 자유의집을 거쳐 귀순현장에 접근했다. 북한 지역에 관광객과 경비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나 취재진 등이 몰려들자 북한 병사 3명이 건너편에 나타났다. 겉으로 보이지 않으나 권총을 차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JSA를 여러 번 취재한 국내외 기자들도 JSA 왼편의 귀순 현장에 간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북한 병사가 넘어온 곳에는 사건 이후 북측이 깊은 도랑을 판 흔적이 또렷했다. 나무 2그루를 심은 것으로 한때 알려졌으나 심지는 않았다고 유엔사 관계자는 전했다. 귀순자는 도랑을 파기 전 이 통로를 통해 MDL(군사분계선)을 넘었으며 우리측 ‘자유의집’ 부속건물 옆으로 쓰러졌다. 병사가 쓰러진 곳은 땅이 움푹 파여 있는 곳이었다. 이 때문에 북한군 추격조의 총구에서 사각지대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병사가 쓰러진 바로 옆 화강암 벽에 총탄 자국이 난 것으로 미뤄 조준사격에서 빗나간 것으로 보였다. JSA 한국군 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은 “낙엽에 덮여 있어서 처음에는 CCTV로 찾는데 원거리에서 식별하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감시병이 주간이지만 열상장비(TOD)를 돌리기 시작해서 최초로 식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송 장관은 “TV에 나온 TOD 화면에 하얀 물체가 나오는데 현장을 보면 폭 빠져있잖아요. 그러니까 북측에서도 안 보이고 남측에서도 안 보이는 그런 지형적으로 폭 빠진 지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영상] 北추격조와 2~3m… ‘엎드려쏴’ 조준사격… 긴박했던 44분

    [영상] 北추격조와 2~3m… ‘엎드려쏴’ 조준사격… 긴박했던 44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지난 13일 북한군 병사가 귀순할 당시 북한 군 추격조는 필사적인 남행에 나선 귀순 병사 바로 등 뒤에서 조준사격을 퍼부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추격조 중 한 명은 군사분계선(MDL)을 4~5m 정도 넘어섰다가 당황한 듯 황급히 북쪽으로 돌아갔다. 22일 유엔군사령부가 공개한 6분 58초 분량의 폐쇄회로(CC)TV 및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는 귀순 병사가 지프를 몰고 JSA 북측 구역에 도착한 뒤 자신을 저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추격조를 가까스로 따돌리며 필사적으로 MDL을 넘는, 영화보다 더 극적인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귀순 병사로서는 빗발치는 총탄세례 속에서 그야말로 자유를 향한 50m의 긴 여정이었던 셈이다.영상은 13일 오후 3시 11분 귀순 병사가 운전하는 지프 차량이 판문점과 연결된 북한 내 2차선 도로를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지프는 오른쪽이 아닌 왼쪽 차선을 이용해 시속 70㎞의 속도로 내달리며 북한평화박물관을 지나 1분 10초 만에 ‘72시간 다리’ 민경초소를 그대로 통과했다. 맞은편에서 초소 쪽으로 걸어오던 북한군 병사가 곧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지프가 지나가자 숨 가쁘게 뛰어서 쫓아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프는 거리낄 게 없다는 듯 그대로 내달려 판문점 북측 구역 내 김일성 ‘친필비’를 지나 방향을 틀어 중립국감독위원회 맨 서쪽 건물 옆으로 서서히 접어들었다. 건물 중간은 MDL이다. 달리던 지프는 나무들에 가려 화면에 보이지 않았다. 다른 CCTV 영상에 그 이후 상황이 담겨 있었는데 지프 바퀴가 배수로에 빠진 듯 꼼짝달싹 못 하고 있었다. 오후 3시 13분 후반 상황이다. 그 시각 다른 CCTV에 잡힌 북한 구역은 그야말로 비상벨이 울린 듯 긴박하게 움직였다. 판문각 계단에 있던 북한 군인 2명이 지프를 목격한 듯 깜짝 놀라 뛰어내려 가고, 판문각 동쪽에서 방탄복을 입고 AK 소총으로 무장한 다른 2명의 북한 군인이 지프 쪽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이때 배수로에 빠진 지프는 몇 차례의 시도에도 빠져나오지 못했고, 결국 귀순 병사는 지프에서 내려 남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북한 군 추격조 4명이 곧바로 뛰어와 양측 간 거리는 2~3m 정도에 불과했다. 바로 등 뒤까지 쫓아온 상황이라 귀순 병사가 1~2초만 지프에서 늦게 내렸더라도 붙잡힐 뻔했다. 북한군 추격조는 귀순 병사가 남쪽으로 내달리자 등 뒤에서 일제히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총열 끝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한 명은 엎드려쏴 자세로 조준사격했고 나머지 3명은 앉거나 선 자세로 소총과 권총을 조준사격했다. 유엔사 특별조사단은 추격조가 AK 소총과 권총 등 40여발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격조 가운데 한 명은 귀순 병사가 끝내 MDL 남쪽으로 넘어가자 그를 뒤쫓아 순간적으로 MDL을 몇 걸음 넘었다. 건물 중간이 MDL인데 건물 남쪽을 지나 우리 측 도로까지 뛰어들었다가 당황한 듯한 움직임을 하며 MDL 북쪽으로 돌아갔다. 이때가 오후 3시 15분이다. 2분 후 영상에는 김일성 친필비 앞에 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북한군 증원병력 12명이 집결한 상태에서 판문각 뒤쪽 도로를 통해 2~3명이 추가로 모여들고, 2명이 귀순 병사가 움직인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우리 측 JSA 경비대대도 북한 군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던 시점이어서 자칫 양측 간 충돌로 번질 수 있었던 아찔했던 상황이다. 귀순 병사는 30여분 뒤 CCTV 영상에 포착됐다. 오후 3시 43분 37초쯤 우리 측 자유의집 서쪽 담벼락 밑에 길게 누운 형태였는데 일대에 나뭇잎이 수북해 쉽게 식별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MDL과 불과 48m 떨어진 지점이다. 한편 공개된 TOD 영상에는 JSA 경비대대장을 비롯한 우리 측 간부 3명이 쓰러져 있는 귀순 병사를 후송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흑백인 TOD 영상 왼쪽에는 흰색으로 표시된 귀순 병사가 길게 누워 있고 우리 군 JSA 경비대대장과 부사관 2명이 포복으로 다가갔다. 대대장이 중간에 멈춰 엄호하는 가운데 부사관 2명이 20여m 포복으로 접근해 귀순 병사를 끌어냈다. 이때가 3시 55분이다. 영상을 종합해 보면 북한 군은 MDL 남쪽으로 소총과 권총을 난사했고, 추격조 한 명은 명백히 MDL을 넘어서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귀순 병사는 지프를 몰고 중립국감독위원회 서쪽 편 공터를 이용해 귀순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프가 옴짝달싹 못 하게 되면서 결국 5발의 총상을 입고 사선을 넘어온 셈이다. 긴박했던 44분간의 영상에 진실이 담겨 있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北軍·총탄 MDL넘어… 정전협정 위반”

    “北軍·총탄 MDL넘어… 정전협정 위반”

    “추격조 군사분계선 너머로 총격” 北에 통보… 위반 방지책 촉구 협정 위반에도 제재 수단 없어 북한 병사가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할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 남쪽으로 총격을 가했고, 그중 1명은 MDL을 잠시 넘었다가 돌아간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은 유엔군사령부가 22일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유엔사는 이날 JSA 귀순자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너머로 총격을 가했다는 것과 북한군 병사가 잠시나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두 차례의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사는 또 “판문점에 위치한 연락채널을 통해 이와 같은 위반에 대해 북한군에 통보했다”면서 “이 조사에 대한 논의와 향후 이번 사건과 같은 정전협정 위반 방지 대책 수립을 위해 북측에 회의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유엔사 측은 JSA 내 MDL 부근에서 육성으로 북측에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통보했고 북측은 이를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엔사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북한군 추격조 4명이 귀순 병사가 MDL을 넘기 전 2~3m 뒤에서 조준사격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 그중 한 명은 엎드려쏴 자세로 사격했다. 또 귀순 병사가 지프를 이용해 JSA에 접근하는 과정부터 배수로에 바퀴가 걸려 움직이지 못하자 차에서 내려 남쪽으로 뛰어오고, 추격조 한 명이 MDL을 잠시 넘었다가 급히 되돌아가는 과정 등이 생생하게 들어 있다. 함께 공개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는 한국군 경비대대의 귀순 병사 구조 장면이 담겨 있다. 유엔사는 지난 13일 이후 특별조사반(SIT)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20일 조사를 마쳤다. 유엔사 측은 “JSA 속 자원들이 이번 사건의 대응에 있어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으며, 이를 통해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을 막았으며 인명 손실 또한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은 “조사 결과를 충분히 검토한 후 유엔사 경비대대의 대응은 비무장지대를 존중하고 교전의 발생을 방지하는 정전협정의 협정문 및 그 정신에 입각해 이뤄졌다고 결론 내렸다”면서 “이번 사건은 정전협정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정전협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JSA 귀순 북한 병사’ 기적의 탈출…북한 추격조 ‘엎드려 쏴’ 조준사격

    ‘JSA 귀순 북한 병사’ 기적의 탈출…북한 추격조 ‘엎드려 쏴’ 조준사격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북한군 병사 한 명이 귀순할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남쪽으로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귀순자의 바로 등 뒤에서 조준사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귀순자는 북한군 추격조의 총탄을 피해 기적적으로 탈출한 것이다. 특히 북한군 추격조 중 한 명은 군사분계선(MDL)을 몇 걸음 넘어섰다가 당황한 듯 황급히 북쪽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유엔사령부는 22일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엔사령부는 북한군 귀순 주요 장면이 담긴 JSA CC(폐쇄회로)TV와 TOD(열상감시장비) 영상도 공개했다. 유엔사령부가 공개한 CCTV 영상은 13일 오후 3시 11분 귀순자가 탄 지프 차량이 논밭을 가로지르는 북한 구역 도로를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지프는 점점 속력을 내더니 북한 구역에 있는 ‘72시간 다리’와 김일성 ‘친필비’를 지나 MDL 쪽으로 질주했다. 달리던 지프는 큰 나무 아래 가려 화면에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바퀴가 배수로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CCTV 영상에서는 북한 구역 판문각에 있던 군인들이 지프 차량의 주행을 목격하고 깜짝 놀란 듯 왼쪽으로 달려가는 장면이 포착됐다.배수로에 빠진 지프는 몇 차례 빠져나오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했고 귀순자는 지프에서 내려 남쪽으로 질주했다. 이때 북한군 추격조 4명이 들이닥쳐 조금만 늦었더라면 귀순자는 붙잡힐 뻔했다. 북한군 추격조는 귀순자 바로 등 뒤에서부터 총격을 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엎드려 쏴 자세로 조준사격했고 나머지 3명은 앉거나 선 자세로 조준사격했다. 당시 추격조는 AK 소총과 권총 등 40여발을 쏜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을 보면 귀순자가 사살을 면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처럼 보인다. 귀순자는 당시 5∼6발을 맞았고 아주대병원에서 대수술을 거쳐 회복 중이다. 추격조 가운데 한 명은 귀순자가 사격을 받으면서도 끝내 MDL 남쪽으로 넘어가자 그를 뒤쫓아 순간적으로 MDL을 몇 걸음 넘었다. 뒤늦게 이를 파악한 북한군은 당황한 듯한 움직임을 하며 MDL 북쪽으로 돌아갔다. 유엔사가 공개한 CCTV 영상에서는 김일성 친필비 앞에 소총과 방탄모 등으로 무장한 북한군 증원병력 약 10명이 집결한 장면도 있었다. 당시 JSA에 주둔하는 우리 군과 유엔군은 북한군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유엔사는 이날 우리 군 경비대대 간부 3명이 JSA 건물 벽 아래 쓰러져 있는 귀순자를 후송하는 장면이 담긴 TOD 영상도 공개했다. 흑백인 TOD 영상 왼쪽에는 흰색으로 표시된 귀순자가 있고 우리 군 JSA 경비대대장과 부사관 2명이 포복으로 다가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비대대장이 중간에 멈춰 엄호하는 가운데 부사관 2명이 귀순자에게 접근해 끌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채드 캐럴 유엔사 공보실장은 “유엔군사령부는 공동경비구역 내에서 발생한 불확실하고 모호한 사건을 갈등을 고조시키지 않고 마무리한 JSA 경비대대 소속 한국군 대대장의 전략적인 판단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엔사 오늘 ‘JSA 귀순’ 조사 결과 발표…CCTV 영상도 공개

    유엔사 오늘 ‘JSA 귀순’ 조사 결과 발표…CCTV 영상도 공개

    유엔사령부가 22일 북한 군인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유엔사령부 공보실은 “오늘 오전 중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JSA 북한군 귀순 관련 유엔사의 조사 결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엔사는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북한군 귀순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북한군 1명이 JSA를 통해 남쪽으로 넘어온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유엔사는 JSA에 설치된 CCTV와 열상감시장비(TOD) 영상, 현장에 있던 장병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해왔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CCTV 영상에는 북한군 추격조가 귀순자를 쫓는 장면도 포함돼 추격조 일부의 군사분계선(MDL) 월선 가능성 등 북한군의 정전 협정 위반 여부를 가리는 데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CCTV 영상이 공개되면 JSA 한국군 경비대대장가 직접 귀순자를 구조했는지 여부 등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귀순자는 최근 자가 호흡을 시작하고 의식을 되찾는 등 회복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신문조는 귀순자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귀순자를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식 회복 귀순병사 “난 25세 오씨”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 병사가 의사소통을 할 만큼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귀순 북한 병사는 의료진에게 자신을 “25살의 오○○”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귀순 북한 병사가 띄엄띄엄 말을 하는 등 (의료진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병원은 귀순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우리 영화를 틀어 주고 있고, 귀순자가 이를 시청하는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귀순 북한 군인은 의료진에게 자신의 신체 부위를 지목하며 아프다는 표현까지 하는 등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현재 상태로는 위험한 고비는 모두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귀순 북한 군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병실에 태극기를 걸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총격을 받은 귀순자가 총상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다”며 “남한에 잘 왔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심리안정 치료를 병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사는 이르면 22일 JSA 귀순 사건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을 우리 군과 협의하고 있다. 유엔사는 북한 군인 귀순 당시 JSA의 폐쇄회로(CC)TV와 열상감시장비(TOD)에 찍힌 영상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TOD에는 대대장과 부사관 2명이 북한군 추격조가 쏜 총에 맞고 JSA 남측 지역에 쓰러진 귀순자를 안전한 곳으로 4∼5m가량 끌어내는 장면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北추격조, 북한군 쫓다 JSA ‘금’ 넘었다

    北추격조, 북한군 쫓다 JSA ‘금’ 넘었다

    JSA 군사분계선 넘은 건 정전협정 위반…대응 사격 안해 논란유엔사, 26초짜리 CCTV 영상 공개 무기연기 북한군 군인의 귀순을 막기 위해 총격을 가하며 추격하던 북한 추격조 일부가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군의 한 소식통은 16일 “지난 13일 북한군 귀순 당시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4명의 추격조 가운데 1명이 MDL 선상에 있는 중립국감독위 회의장 건물의 중간 부분 아래까지 내려온 모습이 찍힌 것으로 안다”며 “이 추격조는 황급히 북쪽으로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중립국감독위 회의장 건물은 MDL을 가운데 두고 남과 북쪽 같은 면적으로 설치돼 있다. 이 회의장 중간 부분 아래까지 내려온 것으로 미뤄 MDL을 넘었을 것으로 군은 판단하고 있다. 이곳에는 MDL을 표시하는 선이나 구조물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추격조가 JSA내 MDL을 넘은 것은 정전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행위다. 그러나 JSA 경비대원들은 MDL을 넘은 북한 추격조에 대해 경고사격 등의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 군인이 총격을 받으면서 귀순하는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추격조 일부가 MDL을 넘은 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경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소식통은 “북한군 추격조 가운데 1명이 MDL을 한두 발짝 정도 넘은 것으로 추정할만한 행위가 있었다”면서 “그 북한 군인은 황급히 뒤돌아갔으며, 북한도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듯한 행동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MDL을 넘은 북한 군인이 서둘러 되돌아간 것은 자신이 MDL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북쪽에 있던 나머지 추격조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JSA 감시 장비로 촬영한 CCTV 영상 중 26초 분량을 오전에 공개하려 했다가 오후로 한 차례 미룬 뒤 다시 무기 연기했다. 이 영상에는 귀순한 북한 군인이 군용지프를 타고 MDL 쪽으로 접근한 뒤 차 바퀴가 배수로 턱에 빠지자 내려서 뛰어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격조 4명이 권총과 AK 소총을 쏘면서 뛰어오는 장면, 귀순자가 몸을 웅크리고 비틀거리며 MDL을 넘은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엔군 사령관, 북한군 귀순 당시 CCTV 영상 일부 내일 공개

    유엔군 사령관, 북한군 귀순 당시 CCTV 영상 일부 내일 공개

    유엔군사령부는 지난 13일 북한 군인 귀순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의 일부를 16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이 영상에는 북한군이 군용지프에서 하차해 MDL 쪽으로 뛰어오고, 북측 초소의 북한군이 귀순 군인을 향해 총격하는 움직임 등이 잡힌 것으로 알려져 귀순 정황 등을 파악하는 데 핵심 물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JSA에 설치된 감시장비로 촬영된 영상이나 사진은 유엔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겸임)의 승인이 있어야 공개할 수 있다. 유엔사는 그간 군사정전위원회가 조사해온 북한군 총격으로 인한 피탄지역 등의 중간 조사 내용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JSA에 설치된 감시 장비의 영상을 봤다는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이 귀순한 JSA 북쪽지역의 통로는 군용지프가 다닐 수 없는 지형”이라면서 “귀순 북한 군인은 해당 지형을 잘 모르는 것으로 보여 판문점 경비대가 아닌 다른 부대 소속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감시하는 中 감시카메라?

    중국 전역에는 2000만대의 인공지능 감시카메라가 범죄 용의자 추적 시스템인 ‘톈왕’(天網·하늘의 그물)을 구축하고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안면 인식 장치가 장착된 폐쇄회로(CC)TV는 신호를 어기고 질주하는 차량이나 갑자기 뜀박질하는 행인을 포착한 뒤 모습을 확대해 공안 당국의 범죄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한다. 이처럼 중국을 ‘빅데이터’와 ‘빅브러더’ 사회로 인도한 주인공은 세계 1위 CCTV 제조업체 하이크비전이다. 중국 정부가 지분 42%를 보유한 사실상 국유기업이다. 문제는 하이크비전이 중국을 넘어 미국도 감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하이크비전이 제조한 CCTV가 테네시주 멤피스시의 경찰에서 미주리주의 육군 기지 등 미국 전역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에도 설치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 자문그룹인 미·중경제안보위원회의의 캐롤린 바톨로뮤 위원장은 “미군 기지와 대사관에 중국제 CCTV가 설치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하이크비전 CCTV가 스파이로 돌변할 것을 우려한 미국 조달청은 최근 이 회사 제품을 자동 승인 품목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하이크비전의 카메라가 해킹에 취약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하이크비전은 WSJ에 “우리는 항상 현지 법을 준수하고 있다”며 “CCTV에 찍힌 내용에 접근하거나 카메라 자체를 제어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WSJ는 “인터넷과 CCTV 카메라를 연결하는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이버 보안 취약성은 더욱 커졌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해킹된 IP카메라, 당신의 안방을 훔쳐봤다

    실시간 저장 파일 888개 보관도 여성 가정집은 ‘즐겨찾기’ 관리 30명 검거… 유포 여부도 조사 가정집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수천대를 해킹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엿본 30명이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로 이모(36)씨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가정집과 학원, 독서실 등에 설치된 IP카메라 1600여대를 해킹한 다음 12만 7000여 차례 무단 접속해 타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IP카메라 해킹을 한 뒤 실시간으로 영상을 녹화하거나, 저장돼 있던 파일을 내려받는 방식으로 동영상 파일 888개(90GB)를 보관하고 있었다. 이씨가 보관하고 있던 동영상 파일 가운데는 부부 성관계와 속옷 차림의 여성 등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영상도 많았다. 독서실에서 학생들이 포옹하거나 키스하는 장면, 에어로빅 학원에서 여성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 등도 있다. 특히 이씨는 여성이 있는 가정집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IP카메라는 즐겨찾기 등으로 별도 관리를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박모(38)씨 등 나머지 28명도 IP카메라 각 10∼100대를 각 30∼1000여 차례 해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무직이나 회사원, 대학생이었으며 비빌번호를 무작위로 입력하거나 아예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지 않은 계정에 접속하는 수법으로 해킹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해킹해 보관하고 있던 동영상 888개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모(36)씨가 사무실 여직원 책상 밑에 IP카메라를 몰래카메라로 설치해 동영상을 촬영한 사실을 확인하고 전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대부분 호기심에서 범행했다고 진술하지만, 범죄 기간이나 횟수에 미뤄 보면 단순 호기심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람도 있다”면서 “유포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P카메라 초기 비밀번호는 반드시 바꾸고 특수문자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녹화를 먼저 한 이후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봐야 하는 CCTV와 달리 IP카메라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사무실 등에서 감시 용도로 쓰이다가 최근엔 홈 네트워크와 연동해 외출할 때 집 또는 가게 내부 상황을 확인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하면서 설치가 크게 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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