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CBDC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PT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MICE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2
  • 투기투자의 경계선?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코인, 넌 대체 누구냐

    투기투자의 경계선?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코인, 넌 대체 누구냐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세계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내재 가치를 부정하던 각국 정부도 암호화폐를 중앙은행의 통제하에 두기 위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다고 입을 모은다. 또 ‘투기냐, 투자냐’의 논쟁은 암호화폐를 둘러싼 주제 중 극히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 개념으로 암호화폐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송합니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를 절로 외치게 하는 낯선 용어들과 개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란 도대체 무엇인지, 암호화폐는 우리를 어떤 미래로 데려다줄지도 짚어 봤다.통상 암호화폐를 지칭하는 단어로 코인과 토큰이 섞여 사용된다. 엄밀히 말하면 둘은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은 거래 수수료나 채굴 보상 등을 위해 자체 지불 수단을 사용하는데, 이 플랫폼 메인넷에서 사용하는 지불 수단을 코인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코인의 대표적인 예다. 코인이 자체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갖고 운용된다면 토큰은 코인의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빌려서 운용된다. 플랫폼 메인넷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토큰은 이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까닭이다. 흔히 언론에서 “코딩 초보자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암호화폐는 토큰을 말한다. 시중에 거래되는 ‘잡코인’ 대다수가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오픈 소스, 토큰 발행 프로토콜을 활용해 만들어 낸 토큰들이다. 토큰은 발행 이유, 즉 서비스 모델에 따라 유틸리티와 시큐리티, 페이먼트 토큰 등 세 가지로 다시 나뉜다. 유틸리티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특정 플랫폼에서 발행한 토큰으로, 해당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재화에 대한 이용 권리를 갖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이나 골프장 회원권 등과 같은 개념이다. 시큐리티 토큰은 증권형 토큰이라고도 한다. 네트워크에 대한 법적인 소유권을 의미하며, 특정 네트워크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에 청구와 의사 결정의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주식, 증권, 부동산 지분 등과 유사하다. 국내에선 거래소 등록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마지막으로 페이먼트 토큰은 상품의 결제 수단이나 송금 등에 사용하는 지불형 토큰이다. ●블록체인이 꽃 피울 미래의 금융 생태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존 금융기관에 대한 충격과 불신이 터져 나왔던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개발하면서 중앙의 통제에서 벗어나 모든 거래 참여자가 정보를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보의 블록을 체인처럼 순서대로 엮어 모두가 해당 데이터에 대한 정보의 장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인 블록체인의 출발이었다. 중앙 금융기관을 배제한다는 것은 화폐 위조를 관리·감독해 주는 책임 기관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은 체인처럼 연결된 조작 불가한 정보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십시일반 운영하는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손잡고 블록체인 플랫폼 ‘아우라’에 대한 컨소시엄을 구축한 것도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성을 활용해 명품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짝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체불가 토큰’(NFT)도 이와 같다. NFT는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무한 복사가 가능한 디지털 정보 중에서도 ‘원본’의 가치를 부여하는 수단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최근 NFT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그림 파일을 판매해 20분 만에 580만 달러(약 65억원)의 수익을 거둬 화제가 됐다. 또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어른이 잘못된 길을 알려 줘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블록체인 전문매체 ‘블록미디어’가 이를 다룬 기사를 NFT로 ‘박제’해 1이더리움(약 27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특정 플랫폼에서 생기는 수익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개개인이 나눠 갖는 상생경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일 “블록체인 기술의 대표적인 특징은 데이터의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인터넷 투표 기능이 동작해 다수결에 의해 데이터를 맞춰 나가도록 돼 있는 것”이라면서 “정보를 독점한 소수가 권력을 갖는 게 아닌 조합 형태의 기업이나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결제, 송금, 예금,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 거래를 직접 할 수 있는 참여자 중심의 ‘디파이’(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와 직접민주주의까지도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박용범 단국대 자율형블록체인 연구소장은 “기존의 현금 없는 사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돈에 조건을 거는 ‘스마트 컨트렉트’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지불한 뒤 계약일이 지나야 돈이 활성화되도록 조건을 건다거나 차비로만 사용 가능한 화폐를 제공하는 등 용처나 상황에 맞게 돈을 통제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블록체인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으로 인한 혁신적 변화의 대전제가 탈중앙화인데, 현재의 가상자산을 보면 탈중앙화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금융기관이라는 기존의 거래 청산 주체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했지만 되레 소수의 채굴자라는 검증되지 않은 청산 주체로 옮겨 간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탈중앙화를 외치는 암호화폐가 국가나 기업으로 편입될 때 가치를 인정받고, 가격이 치솟는 것 역시 이러한 딜레마를 보여 준다는 얘기다. ●한은도 디지털화폐 연구 “발행 전제는 아냐”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내년 1월까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모의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DC가 사용되는 가상환경을 조성한 뒤 제조, 발행, 유통, 환수 등 중앙은행의 업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위변조 방지를 위한 보안기술 등을 CBDC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점검하고, 향후 다른 금융기관이나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함께 유통 과정에서의 송금, 대금 결제 등 서비스 프로세스를 실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은은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개인정보 침해, 민간은행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위기 등 단점도 명백해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까닭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CBDC가 상용화되면 진정한 의미의 ‘현금 없는 사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현금 없는 사회가 시중은행, 카드사 등 민간 금융기관이 현금 보관이나 지급 역할을 대행하는 것인 반면 CBDC를 이용하면 화폐를 은행 계좌에 보관하는 대신 개인 고유의 블록체인 지갑에 보관하고, 카드 결제 대신 지갑 간 전송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역할까지 개인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지난해 10월 베이징, 선전, 쑤저우, 청두 등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발행하고 CBDC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가상환경에서 CBDC를 개발·실험하는 ‘이 크로나’(e-Krona)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유럽중앙은행(ECB)도 CBDC 관련 연구를 위해 회원국 중앙은행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디지털 유로의 필요성과 설계 요건, 원칙, 구조 등을 검토한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일본은행 등도 실험에 착수했다. 박승호 샌드스퀘어 대표는 “CBDC가 자리잡으면 세금 처리, 회계, 기업 간 거래 등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사업 모델이 등장해 새로운 디지털금융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가치 분석평가 기준이 부재하다는 현행 암호화폐 시장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시장의 ‘빅브러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승주 교수는 “암호화폐의 존재 이유는 추적이 어렵다는 것인데, 정부 입장에서는 탈세나 지하경제 같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만큼 익명성 기능을 제외한 디지털화폐를 발행해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내재가치 없는 투기자산”…파월 이어 이주열, 암호화폐 경고

    “내재가치 없는 투기자산”…파월 이어 이주열, 암호화폐 경고

    미국의 중앙은행 총재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이어 이주열 한은총재도 암호화폐(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세계 재계 리더들의 모임인 ‘워싱턴경제클럽’ 행사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암호화폐를 투기수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이 지불 수단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그가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이 아니라고 저격한 것이다. 마침 이날은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된 날이어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그의 발언 직후 암호화폐가 급락 반전한 것은 물론, 코인베이스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코인베이스는 준거가격인 주당 250달러(약 27만원)보다 훨씬 높은 381달러(약 42만원)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최고 429.54달러(약 47만원)를 찍었다. 이에 따라 한때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약 111조 5500억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 발언 직후 338달러(약 37만원)로 밀렸다. 이에 따라 결국 시총 858억 달러(약 95조 7099억 원)로 이날 장을 마감했다. 비트코인도 급락 전환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한 때 6만5000달러(약 7250만원) 선을 바라볼 정도로 랠리했으나 파월 의장이 문제의 발언을 한 직후 급락해 6만2000달러(약 6916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또한 암호화폐에 대해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자산”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연 인터넷 기자간담회에서 암호화폐 관련 질문에 “내재 가치가 없고, 지급 수단으로 쓰이는 데 제약이 크다는 것은 팩트”라고 답했다. 그는 “암호화폐 자산은 사실상 가치의 적정 수준을,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암호화폐 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발행이 가상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을 묻는 말에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CBDC가 발행되면 암호화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겠지만, 어느 정도일지는 CBDC의 발행 구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발행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투기 수요에 어떤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머스크가 흔들고 옐런이 때리고… 비트코인 1000만원 폭락

    머스크가 흔들고 옐런이 때리고… 비트코인 1000만원 폭락

    머스크 “비싸” 한때 5만 달러 붕괴 옐런 美 재무장관 “투기 자산” 경고이주열 한은총재“실질적 가치 없다” 거래 가격 ‘롤러코스터’ 흐름 이어가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말에 크게 출렁였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다고 언급하고 옐런 장관이 투기 자산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하자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급락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비트코인이 실질적 가치가 없다고 했다. 23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종가보다 8%가량 떨어진 5582만 9000원을 기록했다. 한때 5503만 7000원까지 내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다. 미국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을 보면 글로벌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개당 5만 3880달러(약 5991만원)에 거래됐다. 24시간 내 최저 가격은 4만 8967달러, 최고 가격은 5만 7932달러로 무려 18.3%의 격차를 보였다.앞서 머스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금 투자가 비트코인보다 낫다는 유로퍼시픽캐피털 CEO 피터 시퍼의 의견을 반박하면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방송은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말한 뒤 비트코인 가격이 미끄러지면서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냉대하면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도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주최한 ‘딜북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이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종종 불법 금융에 사용된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비트코인은 거래를 수행하기에 극도로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거래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며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총재도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러 가지 기준이나 판단의 척도로 볼 때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이 아닌가 싶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또 “가격 전망은 대단히 어렵지만 앞으로 아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투자나 테슬라 대표(머스크)의 대량 구매,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활용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설계와 기술적 검토가 거의 마무리됐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가상환경에서 CBDC 파일럿 테스트(시험)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CBDC가 발행되면 법정 디지털 화폐를 공급하는 것인 만큼 암호화폐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이 총재의 전망이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비트코인 품는 美, 디지털 위안화 푸는 中… 이젠 미중 암호화폐 전쟁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치가 급등하자 세계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의 암호화폐 정책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에 호의적인 인물들을 대거 발탁해 ‘친(親)암호화폐 정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정부 이외 기관에서 발행한 암호화폐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최근 미 외교관계위원회에서 마크 카니 전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에게 “비트코인이 글로벌 자산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블랙록 출신들을 대거 경제 참모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진 터라 그의 발언에 무게가 실렸다. 여기에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금융팀을 이끄는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도 가상자산을 선호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상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앤드류 양 ‘벤처 포 아메리카’(VFA) 전 회장도 암호화폐 도입에 적극적이다. 세계적 금융 역사가인 니얼 퍼거슨 미 하버드대 교수 역시 블룸버그 기고를 통해 디지털 화폐 부문에서 미국이 중국과 다른 길을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퍼거슨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미국 금융 시스템에 통합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금융기관 위주의 금융시스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기류 덕분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 암호화폐를 양성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정반대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 몰두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장쑤성 쑤저우시는 공고를 내 인민은행과 함께 시민 10만명에게 200위안씩(약 3만 3000원) CBDC를 나눠 주기로 했다. 디지털 위안화를 받은 이들은 이달 11∼27일 1만여개 지정 상점과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에서 쓸 수 있다. 앞서 중국은 올해 10월 광둥성 선전에서 5만명에게 200위안씩 디지털 위안화를 나눠 주고 첫 공개 시험을 진행했다. ‘현금 없는 사회’를 구축하려는 의도다. 중국이 도입하려는 법정 디지털 화폐는 기존 지폐나 동전처럼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 비트코인처럼 민간이 ‘제도권’ 밖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는 인정하지 않는다. 중국이 중장기적으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원국들에 CBDC를 공식 결제 통화로 인정해 달라고 제안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일상 혁명 블록체인…실명거래 세금부과

    일상 혁명 블록체인…실명거래 세금부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주최로 2018년 시작해 이제는 국내를 대표하는 블록체인 콘퍼런스로 거듭난 ‘UDC 2020’이 지난 4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올해 행사는 ‘블록체인, 미래의 답을 찾다’를 주제로 13명의 연사가 나와 비전을 공유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줄어도 온라인에서의 기술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미지의 혁명’으로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UDC 연사들이 강조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2021년에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주요 이슈를 정리해 봤다.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내년 3월 시행되면 지금까지 이렇다 할 규정이 없었던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사실상 제도권 내로 편입된다. 가상화폐거래소 계좌를 은행 실명계좌와 연동해야 하고, 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 계약을 맺고 실명 거래 시스템을 제공하는 가상화폐거래소는 국내에서 네 곳뿐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실명 거래 시스템이 없는 중소 거래소가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 투자자 자금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먹튀’ 피해도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었다”고 했다. 임지훈 두나무 전략담당 이사는 “가상자산 사업자들도 불법 재산 거래를 자체적으로 식별하려는 노력을 해 왔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던 것이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사업자의 역할이 명확해진 만큼 산업을 투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그동안은 제도권 바깥에 있었다는 이유로 과세에서 비껴나갔던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연간 25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정부 세법 개정안은 내년 10월부터 과세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가상자산 업체들이 이를 준비할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해 2022년 1월로 시점을 미뤘다. 가상화폐거래소 업체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자 신고를 한 뒤 거래소 프로그램 내에 과세를 위한 인프라를 미리 구축해 놔야 한다. 윤 변호사는 “20% 세율에 대해 높다는 불만이 많은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높다고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는데 빨리 시행령이 나와야 구체적인 (인프라) 시스템 구축 준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는 지폐나 동전을 대체하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뜻한다.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는 비트코인 같은 민간 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트코인은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하지만 CBDC는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일반 지폐처럼 가치 변동이 거의 없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CBDC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해 왔는데 지난 10월 바하마가 세계 최초로 CBDC를 발행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홍규 언체인 대표는 “중국은 달러나 다른 화폐보다 먼저 위안화를 디지털화해 기축통화로 만들고자 하는 전략을 지녔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CBDC 도입이 10년은 걸릴 거라고 봤는데 중국의 시범사업, 코로나19 등으로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은 정부나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생태계를 말한다. 은행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이도 인터넷 연결만 된다면 블록체인 기술로 예금이나 결제, 보험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중개인이 없어지기 때문에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유주용 DXM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디파이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면서 “(규제라는) 불분명한 요소들만 해소되면 해외에서처럼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들이 국내에서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먹튀 막고 세금 걷는다”…2021년 블록체인 주요 이슈 네 가지

    “먹튀 막고 세금 걷는다”…2021년 블록체인 주요 이슈 네 가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주최로 2018년 시작해 이제는 국내를 대표하는 블록체인 콘퍼런스로 거듭난 ‘UDC 2020’이 지난 4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쳤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올해 행사는 ‘블록체인, 미래의 답을 찾다’를 주제로 13명의 연사가 나와 비전을 공유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활동이 줄어도 온라인에서의 기술 발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미지의 혁명’으로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UDC 연사들이 강조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2021년에 주목해야 할 블록체인 주요 이슈를 정리해 봤다. 암호화폐 거래는 실명으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내년 3월 시행되면 지금까지 이렇다 할 규정이 없었던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사실상 제도권 내로 편입된다. 가상화폐거래소 계좌를 은행 실명계좌와 연동해야 하고, 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은행과 실명입출금계정 계약을 맺고 실명 거래 시스템을 제공하는 가상화폐거래소는 국내에서 네 곳뿐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실명 거래 시스템이 없는 중소 거래소가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그동안 제도권 밖에서 투자자 자금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먹튀’ 피해도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었다”고 했다. 임지훈 두나무 전략담당 이사는 “가상자산 사업자들도 불법 재산 거래를 자체적으로 식별하려는 노력을 해 왔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던 것이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사업자의 역할이 명확해진 만큼 산업을 투명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가상자산에 세금 부과 그동안은 제도권 바깥에 있었다는 이유로 과세에서 비껴나갔던 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연간 25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정부 세법 개정안은 내년 10월부터 과세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가상자산 업체들이 이를 준비할 시간을 벌어 주기 위해 2022년 1월로 시점을 미뤘다. 가상화폐거래소 업체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자 신고를 한 뒤 거래소 프로그램 내에 과세를 위한 인프라를 미리 구축해 놔야 한다. 윤 변호사는 “20% 세율에 대해 높다는 불만이 많은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높다고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아직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았는데 빨리 시행령이 나와야 구체적인 (인프라) 시스템 구축 준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 도입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는 지폐나 동전을 대체하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뜻한다.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는 비트코인 같은 민간 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트코인은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하지만 CBDC는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일반 지폐처럼 가치 변동이 거의 없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은 CBDC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해 왔는데 지난 10월 바하마가 세계 최초로 CBDC를 발행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홍규 언체인 대표는 “중국은 달러나 다른 화폐보다 먼저 위안화를 디지털화해 기축통화로 만들고자 하는 전략을 지녔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CBDC 도입이 10년은 걸릴 거라고 봤는데 중국의 시범사업, 코로나19 등으로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탈중앙화 금융의 부상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은 정부나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생태계를 말한다. 은행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이도 인터넷 연결만 된다면 블록체인 기술로 예금이나 결제, 보험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중개인이 없어지기 때문에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유주용 DXM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디파이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면서 “(규제라는) 불분명한 요소들만 해소되면 해외에서처럼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들이 국내에서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국제결제 ‘달러’ 자리 넘보는 ‘위안’… 디지털 화폐전쟁 서막

    국제결제 ‘달러’ 자리 넘보는 ‘위안’… 디지털 화폐전쟁 서막

    선전시 공개 테스트 결과 이례적 공개‘세계 첫 법정 디지털 화폐’ 홍보 의지 美 제재 통한 국제결제망서 배제 우려달러 중심 글로벌 금융·무역에 도전장‘일대일로’ 진영에서 급속 성장 가능성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미국과 중국이 외교·경제·군사·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간 ‘화폐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당국은 지난 19일 밤 위챗 계정을 통해 “이번 디지털 위안화 대규모 공개 테스트 때 6만여건의 결제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선전시는 이날 “18일까지 인민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한 디지털 위안화 시험이 끝났다”며 “4만 7573명이 성공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받아 가 모두 6만 2788건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공개했다. 인민은행과 선전시는 앞서 12일 저녁 시민 5만명에게 200위안씩 모두 1000만 위안(약 17억원)을 나눠줬다. 191만명 이상이 신청해 38.2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된 이들은 이날부터 ‘디지털 위안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공상은행·중국은행 등 자신의 거래 은행을 클릭한 뒤 1인당 200디지털 위안을 받아 일주일간 선전시 뤄후(羅湖)구의 월마트와 지역 슈퍼마켓, 약국 등 3389개 지정 상업시설에서 자유롭게 사용했다 디지털 위안화 거래에 참여한 한 상인은 “QR코드 스캔을 통한 기존 결제 방식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디지털 위안화 앱을 내려받고 나서 손님에게 받을 금액을 수동으로 한 단계 더 입력하는 것에서만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시도는 디지털 위안화의 전면 도입을 앞두고 이뤄지는 ‘공개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선전시를 비롯해 허베이(河北)성 슝안(雄安)신구,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동 개최 예정지인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등지에서 비공개 내부 실험을 진행했지만 자세한 상황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특히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인 선전의 경제특구 건립 4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위한 대규모 실험에 나서 세계 첫 법정 디지털 화폐 발행을 대내외에 널리 홍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디지털 위안은 기존의 지폐나 동전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민간이 ‘제도권’ 밖에서 발행한 가상화폐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디지털 위안은 실물 현금 중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우선은 소액 현금 거래의 일부를 대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위안을 전 세계적으로 유통해 미국 달러를 바탕으로 한 국제 경제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복안이다. 인민은행은 향후 국제무역과 결제 업무에서 디지털 위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관영 디지털 화폐’(CBDC)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것에 ‘디지털 위안’이라는 공식 명칭도 붙여졌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은 말 그대로 지폐라는 실체 없이 전자장부에 숫자로만 존재하는 통화다.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며 가치는 실제 화폐처럼 일정하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와 구분된다. 결제 시스템이 별도로 존재해 달러 중심의 기존 국제금융 체계에서도 자유롭다. 실제로 중국이 올 들어 디지털 위안 발행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데는 거세지는 미국발(發) 제재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 제재에 이어 중국을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극단적인 공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이른 시일 내에 디지털 위안화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결제망을 구축하려는 계산이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위안화 국제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오래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국제 결제 수단으로서 위안화의 위상은 초라한 수준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제 지급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2%에도 못 미쳐 달러(39%), 유로(36%), 파운드(6%)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미국이 중국을 달러 중심의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은 지난 6월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외부 금융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리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무기로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무역 체제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하오이(毅) 중국은행연구원 연구원은 “디지털 위안화 결제망은 국가 간 송금 시간을 기존 며칠에서 몇 초로 크게 줄이는 등 현재 200여 국가 은행이 이용 중인 달러 송금 체계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며 “디지털 위안화가 대규모로 국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달러 송금 시스템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위안이 이제 첫 걸음마를 떼는 수준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중국 주도의 경제블록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진영 안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충칭(重慶)직할시장을 지낸 황치판(黃奇帆)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난달 경제 포럼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국과의 위안화 스와프(맞교환), 청산결제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이들 국가와의 무역과 투자를 추진할 때 가능한 한 위안화로 가격 책정, 지불, 정산 등을 해야 한다”며 “(위안화)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더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과거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지역의 상점마다 알리바바그룹의 즈푸바오(支付寶·Alipay)나 중궈인롄(中國銀聯·Unionpay) 결제 시스템이 깔렸듯이 앞으로 중국인이 자주 가는 곳에 디지털 위안 결제 시스템이 널리 보급될 공산이 크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이 이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그간 준비해 온 디지털 경제 발전에 크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이는데 디지털 위안도 이런 움직임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위안화 국제화 측면에서도 중국이 (상대국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대일로 관련국에서 디지털 위안의 상대적으로 빠른 사용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디지털 위안 행보는 단순한 화폐의 디지털화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을 미국의 달러 중심 체제에 대응하는 것 외에도 덩치가 커져 버린 즈푸바오, 텅쉰(騰訊·Tencent)그룹의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 등 민간기업을 견제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중국 정부)은 디지털 위안의 발전을 철저히 통제하고 이를 국가경제의 변혁을 촉진하는 도구로 활용하길 원한다”며 “중국의 디지털 위안은 이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에 비해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서방 일각에서도 중국의 디지털 위안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지난 6월 “중국은 디지털 화폐를 막 내놓았다”며 “당신은 지금 당장 ‘열전’(Hot war)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달러화에 도전하는 중국 디지털 위안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 달러화에 도전하는 중국 디지털 위안화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미국과 중국이 외교·경제·군사·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간 ‘화폐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영 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정부와 협력해 선전시민 5만명에게 1000만 위안(약 17억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을 나눠주는 추첨을 실시했다. 191만명 이상이 신청해 38.2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당첨된 이들은 12일 밤 ‘디지털 위안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공상은행·중국은행 등 자신의 거래 은행을 클릭한 뒤 1인당 200 디지털 위안을 받았다. 이 디지털 위안을 18일까지 1주일 간 선전시 뤄후(羅湖)구의 월마트와 지역 슈퍼마켓, 약국 등 3389개 지정 상업 시설에서 자유롭게 사용했다. 디지털 위안을 쓴 한 여성은 “기존의 QR코드 결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을 사용할 수 있어 보다 안전성이 높은 것 같다”고 밀했다. 미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중국이 디지털 화폐를 위한 가장 큰 실제 실험을 시작해 현금 없는 미래를 만드는데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앱은 일반 간편결제 서비스와 다른 점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 앱에는 NFC(근거리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기술) 기반의 결제 기능이 있는 까닭이다. 인터넷 없이도 스마트폰끼리 살짝 부딪치면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 가게 주인에게 건네는 것과 같은 셈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시도는 디지털 위안화의 전면 도입을 앞두고 이뤄지는 ‘공개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선전을 비롯해 허베이(河北)성 슝안(雄安)신구,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공동 개최 예정지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등지에서 비공개 내부 실험을 진행했지만 자세한 상황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더욱이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개혁·개방 1번지이자 ‘기술 허브’인 선전의 경제특구 건립 40주년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위한 대규모 실험에 나서 법정 디지털 화폐 발행을 대내외 널리 홍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중국이 도입하려는 디지털 위안은 기존의 지폐나 동전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치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민간이 ‘제도권’ 밖에서 발행한 가상화폐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디지털 위안은 실물 현금 중 일부를 대체하는 것으로 우선은 소액 현금 거래의 일부를 대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위안’을 전 세계적으로 유통해 미국 달러를 바탕으로 한 국제 경제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복안이다. 인민은행은 향후 국제 무역과 결제 업무에서 디지털 위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관영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디지털 위안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라는 말 그대로 지폐라는 실체 없이 전자 장부에 숫자로만 존재하는 통화다.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며 가치는 실제 화폐처럼 일정하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와 구분된다. 결제 시스템이 별도로 존재해 달러 중심의 기존 국제금융체계에서도 자유롭다. 실제로 중국이 올 들어 디지털 위안화 발행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거세지는 미국발(發) 제재 압박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등 중국 기업 제재에 이어 중국을 국제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극단적인 공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른 시일 내 디지털 위안화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결제망을 구축하려는 계산이다. 미중 간의 극심한 갈등 탓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 국제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오래전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국제 결제 수단으로서의 위안화의 위상은 초라한 수준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제 지급 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은 2%에도 못 미쳐 달러(39%), 유로(36%), 파운드(6%)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미국이 중국을 달러 중심의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팡싱하이(方星海)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은 앞서 지난 6월 “위안화 국제화는 향후 외부 금융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리 계획을 마련해야 하고 우회할 수 없는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은 디지털 위안을 무기로 달러 중심의 글로벌 금융·무역 체제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하오이 중국은행 연구원은 “디지털 위안화 결제망은 국가 간 송금 시간을 기존 며칠에서 몇 초로 크게 줄이는 등 현재 200여 국가 은행이 이용 중인 달러송금 체계보다 기술적으로 우월하다”며 “디지털 위안화가 대규모로 국제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달러송금 시스템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이 이제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앞으로 중국 주도의 경제 블록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진영 안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칭(重慶)시 시장을 지낸 황치판(黃奇帆)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난달 경제 포럼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국과의 위안화 스와프(맞교환), 청산결제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이들 국가와의 무역과 투자를 추진할 때 가능한 한 위안화로 가격 책정, 지불, 정산 등을 해야 한다”며 “(위안화)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위안화 국제화를 더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지역의 상점마다 즈푸바오나 중궈인롄(中國銀聯·Unionpay) 결제시스템이 깔렸듯이 향후 중국인이 자주 가는 곳마다 디지털 위안 결제 시스템이 널리 보급될 공산이 크다. 박한진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중국이 이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그간 준비를 해온 디지털 경제 발전에 크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이는데 디지털 위안도 이런 움직임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며 “위안화 국제화 측면에서도 중국이 (상대국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대일로 관련국에서 디지털 위안의 상대적 빠른 사용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중국의 디지털 위안 행보가 단순히 화폐의 디지털화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국 정부가 디지털 위안을 미국의 달러 중심 체제 대응하는 것 외에도 덩치가 커져버린 알리바바그룹의 즈푸바오(支付寶·Alipay), 텅쉰(騰訊·Tencent)그룹의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 등 민간 기업을 견제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징(중국 정부)은 디지털 위안의 발전을 철저히 통제하고 이를 국가경제의 변혁을 촉진하는 도구로 활용하길 원한다”며 “중국의 디지털 위안은 이론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에 비해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서방 일각에서도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의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지난 6월 “중국은 디지털 화폐를 막 내놓았다”며 “당신은 지금 당장 ‘열전’(Hot war)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암호화폐, 스마트폰 혁신 뛰어넘을 것” “정부 이해 부족으로 ‘정책 실기’ 우려”

    “암호화폐, 스마트폰 혁신 뛰어넘을 것” “정부 이해 부족으로 ‘정책 실기’ 우려”

    “1억명 가까운 전 세계 케이팝 팬이 각자 100원씩 전송해도 100억원 규모의 방탄소년단(BTS) 신곡 뮤직비디오를 팬심으로 제작할 수 있어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라면 가능하죠. 암호화폐로는 국가와 사는 곳이 달라도 팬 한 명 한 명이 스마트폰 전자지갑으로 후원할 수 있거든요. 1억명 규모의 ‘아미’(BTS 팬클럽 이름)가 직접 투자하고 그들만의 콘텐츠를 전 세계에 확산하는 미래도 실현 가능합니다.”(인호 고려대 교수) 암호화폐·블록체인은 인공지능(AI)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모든 거래 기록을 분산 저장할 수 있는 암호화폐 기술을 통해 디지털 경제의 다채로운 ‘오픈 플랫폼’과 전 세계적인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대중화될 사물인터넷 기술도 이를 연결하고 분산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야 완성된다. 블록체인 투자업체 해시드 김서준(36) 대표와 기술법 전문가 구태언(51) 법무법인 린 변호사,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장 인호(53) 교수, 최공필(62)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자문위원(가나다순)이 지난 27일 서울신문 대회의실에서 우리의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 정책의 현재를 진단했다. 이들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보다 더 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자칫 정부가 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법·제도적 인프라나 정책 마련을 실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어떻게 미래 사회를 바꿀까. 인 교수 “암호화폐를 증권처럼 투자하고 이익금을 배분하는 최근의 금융상품이 ‘STO’(증권형 토큰 발행)다. 글로벌 팬층을 보유한 케이팝, 영화·드라마 같은 한류 콘텐츠의 경우 암호화폐의 STO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다. 1억명의 케이팝 팬들이 실시간으로 투자한 뮤직비디오로 이익을 나누는 전혀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 같은 ‘오픈 플랫폼’을 통해 금이나 부동산처럼 자산투자하고 이익 배분을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 바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다.” 김 대표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 낼 혁신은 스마트폰이 해 온 혁신과는 비교도 안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마트폰의 혁신은 기존 데스크톱 컴퓨터에 머물러 있던 연결성을 개인으로 넓힌 물리적 확장이었지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가치를 교환하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식으로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인터넷이 탄생하면서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의견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었던 것처럼 암호화폐가 대중화되면 재화의 이동이 공간과 시간 등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예를 들어 우리는 지금 카드회사들이 수수료 2~3% 가져가는 것도 많다고 느끼면서 구글이나 애플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로부터 30%의 이익을 통행료로 챙기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이는 구글과 애플이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라면 이런 플랫폼을 누구나 만들고 확장할 수 있게 해 준다. 즉 애플과 구글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리고 누구나 개방형 금융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을 평가한다면. 구 변호사 “결론부터 평가하면 현재의 정책은 부적절하다. 정부는 암호화폐 투기를 규제하려는 목적이지만 사실상 암호화폐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 방식이 법률을 완비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발표만으로 하는 ‘초법적 금지’다. 예를 들어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증시에 상장하지 못한 왓챠의 경우 공식적으로 한국거래소가 상장을 불허한 건 아니다. 거래소 입장이 정부가 (암호화폐를 보유한 업체의 상장을) 허용한 사례가 없으니 안 될 수 있다고 의견을 줬고, 왓챠가 알아서 암호화폐 사업을 종료했다. 법치 국가라면 법으로 금지하지 않은 것은 허용돼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다르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 “암호화폐 업계 입장에서는 정부가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위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법률 상담 비용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은 육성하고 싶지만 암호화폐는 위험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 교수 “최근 2년간 금융위원회 심의발전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정부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한다. 2017년 비트코인 투자가 과열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책임이 있는 정부가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암호화폐 투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전체적인 암호화폐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조차도 한 발짝 못 나가고 있다는 게 큰 문제다.” 최 위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2017년 투자 과열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특히 시장 초기 암호화폐 시장에서 불법행위를 저지른 이들이 시장 전체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바꿔 놨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해 생각하는 경향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다만 암호화폐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뒤처져 있다는 걸 인정하고 정부와 사회가 함께 정책을 다듬어 가야 할 필요가 있다.” 구 변호사 “정부가 암호화폐를 금지하는 건지,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건지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 사실상 암호화폐는 금지해 왔으면서 내년부터 암호화폐 거래 수익에 대한 세금은 받겠다고 한다. 도박이나 마약으로 얻은 수익도 세금을 걷나? 모두 몰수 대상이다. 앞뒤가 안 맞는 정책 기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향후 5년간 1133억원을 블록체인에 투자하기로 했는데. 김 대표 “과기부 블록체인 육성안을 보면 퍼블릭(공공)블록체인 육성 계획은 있지만 암호화폐는 빠져 있다. 공공블록체인 자체가, 대중이 누구나 쓸 수 있는 암호화폐 없이 가동하는 것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가 공공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 같다.” 인 교수 “문제인 대통령이 최근에 발표한 “디지털 뉴딜”의 수혜가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게 하려면 암호화폐는 필수적이나 이 계획안에는 빠져 있어 아쉽다.” 구 변호사 “은행 시스템과 비교하면 블록체인은 예금통장 기술이고, 암호화폐는 그 안의 예금이다. 지금 정부의 정책 기조는 예금통장 기술을 육성하자고 하면서 예금에 대한 가치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치 없이 기술 발전이 무슨 의미가 있나.” 최 위원 “법정화폐를 발행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관리가 불가능한 새로운 화폐가 생긴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은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중국이 정부에서 통제가 가능한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의 국가 발행 화폐와 암호화폐 중 어느 한쪽 시스템이 우월하다고 평가해 선택하기보다는 같이 공존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내년 3월 시행되는 ‘특정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을 보완할 시행령 내용은 무엇인가. 구 변호사 “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의를 내리는 일이다. 특금법에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규제는 정해져 있는데 정의가 부실하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 보관 사업자라고 하면 보관의 정의는 무엇이고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정해야 한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텐데 용어의 정의 없이 가상자산사업을 규정하는 것이 가능한가? 다양한 서비스 형태가 수천 가지 쏟아질 텐데 주무 부처가 사안마다 해석해 줄 수 없다.” 김 대표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의 정보보안인증체계(ISMS) 의무에 대한 예외 규정이 더 구체화돼야 한다. 지금의 특금법 초안은 가상자산사업자는 특별 예외 규정이 없다면 모두 ISMS 도입을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기본 수억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탈중앙화 금융 쪽에서는 개발자 한두 명이 큰 자본 없이 서비스를 만든다. 인도에선 19세, 21세 개발자 2명이 ‘인스타댑’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미국 벤처투자사(VC)로부터 약 3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ISMS 규정에 묶였다면 없었을 사례다. 법정화폐를 직접 취급하지 않는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ISMS 규정에 예외를 둬야 개발자와 스타트업들이 실험적으로 뛸 수 있다.” 최 위원 “지금 논하는 대상이 정의가 가능한가. 앞으로 벌어질 많은 일들이 기존의 법체계나 조직 안에서 규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구 변호사 “그렇기 때문에 정의할 수 있는 것만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정된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사업자가 미신고 영업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는다. 죄형법정주의에는 명확성의 원칙,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이 있다. 애매하면 금지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 인 교수 “규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 규제를 두는 ‘네거티브 입법’으로 가야 한다. 허용되는 것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뒤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입법’으로 가면 창의성이 나올 수 없다.” -특금법 시행 전후로 중소거래소 파산으로 인한 피해자 양산 우려도 제기된다. 인 교수 “정부 당국이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이다. 특금법이 시행되면 중소거래소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본이 없으면 사업을 시작할 수 없을 확률이 크다. 이 상황에선 일부 기업의 독과점으로 시장의 창의력과 혁신이 죽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산될 피해자에 대해서도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특금법 외에 업권법(특정 업종에 대한 근거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위원 “미래 가치는 산업 간 장벽이 허물어지며 나오는 것이다. 업권 자체가 없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업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어차피 다 비빔밥이 됐는데 업권에 대해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구 변호사 “어떠한 법을 만들어야 특정 산업을 할 수 있다는 건 포지티브 규제적인 사고다. 산업이 먼저 발달한 뒤에 최소한의 법을 만들어야 한다. 아직은 업권법을 이야기하기에 시기상조다. 우선 허용, 사후 규제해야 한다고 본다.” 김 대표 “업계에선 업권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산업에 대한 정의 자체가 모호한 데다 법이 없는 그레이 영역에서는 아무것도 못 하게 돼 있다. 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산업 안에서 숨을 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 업계의 바람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는 ‘암호화폐’가 아닙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는 ‘암호화폐’가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화제입니다. ‘현금 없는 사회´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디지털 현금인 CBDC가 대안으로 떠오른 까닭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해 국내 현금 결제 비중은 17.4%(사용금액 기준)로 전년보다 2.4% 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신용카드 등 비현금 결제 비율이 90%가 넘는 사회를 현금 없는 사회로 정의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출현할 CBDC는 암호화폐일까요? 지난해 발간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액면가가 화폐 단위에 고정된 법정통화입니다. 반면 암호화폐는 비은행기관이 발행하고 알고리즘에 의해 교환가치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한국은행도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CBDC 정의를 인정합니다. 그 정의는 ‘지급준비예치금이나 결제성 예금과 별도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CBDC 연구를 위해 출범한 디지털화폐기술반에 문의했습니다. 유희준 한은 디지털화폐기술반장은 “암호화폐의 국내 공식 명칭은 ‘가상자산´으로 자산의 성격을 갖는 반면 CBDC는 법정통화와 동등한 지위의 화폐”라며 “CBDC에 암호화폐와 같은 분산원장기술을 적용할 수 있지만 기술보다는 법·제도적 지위나 기반이 달라 전혀 다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올해까지 CBDC 설계 및 기술 검토를 끝내고 내년 말까지는 CBDC 도입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소액결제용 CBDC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페이스북이 올해 말 발행하기로 한 암호화폐 ‘리브라’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구현 기술이 공개된 6개 CBDC(동카리브, 스웨덴, 싱가포르, 일본-ECB, 캐나다, 태국-홍콩)에는 분산원장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한은은 ‘아직 발행 계획보다는 연구 단계´라고 선을 그었지만 앞으로 등장할 CBDC는 우리의 삶을 바꿀 큰 변화가 될 것입니다.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현금 없는 사회 익숙한 中… 코로나로 ‘디지털 위안화’ 앞당긴다

    중국이 다음 달부터 종이돈을 대신할 디지털 화폐 유통 실험에 착수한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세계인들과 함께 쓰기 위해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디지털 위안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털 화폐는 발행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돈세탁’ 등 금융 비리 추적이 가능하다. 중소기업 지원금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지 확인할 수도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꿈의 지폐’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규모로 인해 디지털 위안화 보급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미중 두 나라가 ‘디지털 화폐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모바일페이 주도권 회복 의도 “2020년은 두 가지 사건 덕분에 역사적인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염병이 전 세계를 강타한 것과 디지털 화폐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죠.” 중국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부교수이자 디지털금융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인 쉬위안은 최근 경제매체 시나재경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는 자국의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부회장도 “누구나 쓸 수 있는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는 최초의 국가는 바로 중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언론을 통해 자신감을 피력해도 될 만큼 중국 내 디지털 화폐 유통이 가시화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7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최근 인민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사업을 공식화하고 일반 소매점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선전(광둥성)과 쑤저우(장쑤성), 슝안신구(허베이성), 청두(쓰촨성), 동계올림픽 개최지(베이징 일대)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슝안신구 지부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을 상대로 디지털 화폐 설명회를 가졌다. 슝안신구는 베이징 인근에 건설 중인 신도시로 우리나라의 송도(인천)와 비슷한 미래형 자족도시다. 쑤저우시도 공무원들에게 교통비 등을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할 계획이다. 중국 4대 국유은행 가운데 하나인 농업은행 역시 디지털 화폐를 결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시험 중이다.쉬 연구원은 “디지털 화폐는 암호화폐들과 달리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해 현금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는 본원통화(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의 독점적 권한을 갖고 공급한 통화)의 일부를 대체한다.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것이어서 종이돈과 견줘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쉬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현금을 예치하면 이에 상응하는 디지털 위안화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유통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총통화량이 변하지 않아 (화폐 과다공급 등)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위조 지폐가 성행하다 보니 상점에서는 현금보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나 텅쉰(텐센트)의 ‘위챗페이’(텐센트)를 선호한다. “걸인도 QR코드로 구걸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모바일페이는 중국인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가 안착했음에도 중국 정부가 굳이 디지털 화폐를 추가로 보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의 모바일페이는 은행 지불 계좌에 연동된 ‘제3자 전자결제’ 방식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은행 계좌에 일정 금액을 충전했다가 구매를 원하는 제품이 있으면 모바일 앱으로 결제한다. 그러면 페이 업체가 사용자가 물건을 수령했는지 확인한 뒤 판매자에게 금액을 지급하는 식이다. 알리바바나 텅쉰은 사용자가 계좌에 예치해 놓은 돈이 빠져 나갈 때까지 수일~수십일의 시간차를 이용해 운용 수익을 창출한다. 덕분에 이들 업체는 신용카드사보다 낮은 수수료로 사업을 꾸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모바일페이용 계좌를 발급하고 실시 간송금 업무를 대행하는 등 허드렛일을 해 준다. ‘재주는 은행이 부리고 돈은 모바일페이 업체가 챙겨 가는’ 구조다. 기존 금융권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인민은행의 화폐 주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결국 당국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통해 이를 제어하고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화폐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간 지불 장벽을 무너뜨리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알리페이로 계산을 하고 싶지만 찾아간 가게가 위챗페이만 지원한다면 그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하지만 디지털 화폐는 종이돈과 똑같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앱을 써도 결제가 가능하다. 시중은행 앱으로도 지불할 수 있다. 두 모바일 업체가 장악한 결제 주도권을 기존 금융권이 어느 정도 되찾아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종이돈, 감염병 옮길 수도” 비접촉 수요 커져 모바일페이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진짜 돈’을 대체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는 현실도 한몫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위안화 국제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주요 2개국’(G2)이라는 경제 규모에 걸맞게 위안화의 위상을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려면 화폐 유통의 호환성과 투명성이 필수인데, 모바일페이는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이들 페이는 은행계좌에 연동돼 있어 중국은행망을 거치지 않는 해외 결제에 어려움이 크다. 일부 페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불법 거래에 악용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통한 탈세 사례가 증가하자 중국 앱을 통한 결제를 금지하기도 했다.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인민은행의 디지털 화폐를 보면 실물 위안화 화폐처럼 마오쩌둥의 얼굴이 그려져 있고 일련번호가 표기돼 있다. 돈에 꼬리표가 달려 있어 사용처를 쉽게 알 수 있다. 최소한 디지털 화폐를 통한 돈세탁이나 ‘장롱 쟁여두기’ 등은 막을 수 있다. 연구개발(R&D)에 쓰라고 기업에 준 돈이 유흥업소 등에서 허투로 낭비되는 지도 지켜볼 수 있고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 부동산 가격만 폭등하고 사그러드는 악순환도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접촉 결제’ 수요가 커지면서 디지털 화폐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종이돈에 바이러스가 달라붙어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전 세계 수십 개 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발행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이 연구를 시작해 디지털 화폐가 본원통화의 일부를 대체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다봤다. ●일대일로 국가중심 ‘디지털 위안화’ 유통 야망 다만 인민은행은 “최근 테스트는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 과정의 일부일 뿐 디지털 위안화가 정식으로 발행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중심 디지털 화폐가 도입되기 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를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미국은 달러 가치를 금과 동일하게 유지하던 금본위제를 1971년 폐지했다. 이후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위협받자 1975년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공식 합의를 체결했다. 원유 결제 화폐로 오직 달러화만 써 주는 대가로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의 지위를 보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바 ‘페트로 달러’ 체제다. 이에 반기를 든 이란과 이라크,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은 예외 없이 미국의 제재나 군사행동 대상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CBDC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기해 공식화한 뒤 ‘일대일로’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CBDC 유통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최종 목표가 원유 등 주요 원자재 수입에 디지털 위안화를 쓰도록 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얻으려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내세워 디지털 위안화 세계화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미국도 달러화의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위협 상황을 지켜만 볼 리 만무하다. 페이스북과 애플, 아마존 등을 통해 ‘화폐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기고] 이번 국회에서 쇄국문을 특금법으로 열어야 산다

    [기고] 이번 국회에서 쇄국문을 특금법으로 열어야 산다

    지금 빠르게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멀리 있을 것 같았던 미래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드론 항공택시가 선보이고, 반야심경을 염불하는 관음상 로봇이 등장하였다고 한다. 이런 미래상이 실용화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인공지능 기계들이나 로봇이 쓸 수 있는 돈, 즉 암호자산화폐 코인이다. 이 미래를 위해 세계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자. ▶지난 12월 독일 도이치뱅크 보고서는 ‘향후 10년 내 기존 법정화폐 시스템에 대한 사회 반발이 극단적으로 커지고 결국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금, 암호화폐,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는 필연적으로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은 비트코인을 ‘민간통화’로 분류하고 2008년 암호화폐 사업체 규제를 위해 범죄수익법을 개정했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선물거래소인 백트(Bakkt)가 출범했고, 여러 대기업도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결제시스템을 타진하는 등 금융문화가 급변하고 있다. SNS 회사인 페이스북도, 스타벅스 커피 회사도 암호자산화폐를 다루는 신 금융회사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3년 사이에 300% 증가했고, 암호화폐 분야에서는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과 절취, 생산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 중국을 선두로 세계 여러 국가들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발행도 추진 중이다. 그럼 이렇게 숨 가쁜 국제정세에 IT 강국 대한민국은 어떤가? ▶전체 비트코인의 60~70%를 갖고 있다는 중국인들과 별로 가진 게 없는 한국인들의 암호자산 비트코인 빈부의 격차는 엄청나다. 이 양국 국민들의 비트코인 보유격차는 우리 정부의 2017년 다단계 피해와 사기로 치부하며 좌충우돌했던 코인 정책이 큰 원인의 하나다. ▶그 후에도 2018년 9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특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디지털화폐 관련 모든 산업을 부도덕 직업군으로 규정해 발을 묶어 버렸다. 결국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고용촉진과 스타트업 활성화에 블록체인 관련 금융사업이나 벤처기업들은 배제되어 버려졌다. 얼마 전에는 미국·이란 갈등 사태가 발생했고, 작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화폐)이 새로운 안전 대체 자산으로 떠올랐다. 앞으로는 국가 간 디지털 암호화폐 경제전쟁은 법규와 제도화로 빈부가 갈라지고, 결국은 우리 후대들이 세계 경제에서 서게 될 위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 산업과 시장의 빗장을 풀어줄 특금법으로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잠겨버린 대문’을 열어 역사를 후퇴시키는 위정자들의 실수가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앨빈토플러의 말대로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되는 시대다. 국회 법사위 여상규 위원장과 본회의 참여 의원들의 특금법 통과 의무가 시급하고 절실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