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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렌들리AI, 허깅페이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발표

    - 허깅페이스 허브에서 프렌들리AI의 추론 가속화 인프라 서비스로 모델 배포 가능프렌들리AI는 생성형 AI 추론 가속화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허깅페이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허깅페이스는 7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AI 모델 및 데이터셋 플랫폼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프렌들리AI의 엔드포인트가 허깅페이스의 배포 옵션으로 제공되며, 개발자들은 보다 간편하게 AI 모델을 배포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허깅페이스는 그동안 AWS, Azure, GCP, NVIDIA와 같은 주요 빅테크 기업의 서비스만 배포 옵션으로 제공해 왔으나, 프렌들리AI는 국내 최초로 허깅페이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생성형 AI 모델의 배포와 운영은 복잡한 인프라 관리와 높은 비용 문제를 동반하지만, 프렌들리AI는 전 세계 GPU 기반 모델 API 제공사 중 1위의 처리 속도(Artificial Analysis 벤치마크 결과)를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특히 ‘프렌들리 데디케이트 엔드포인트(Friendli Dedicated Endpoints)’는 GPU에 최적화된 추론 엔진을 기반으로 전용 GPU 자원과 자동 리소스 관리를 제공하며,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추론 서비스를 완전 관리형 형태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인프라 관리에 대한 부담 없이 생성형 AI 모델을 손쉽게 배포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번 파트너십은 허깅페이스의 “AI 민주화”라는 비전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동시에, 프렌들리AI가 “누구나 생성형 AI 모델의 잠재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기업 사명을 실현하는 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프렌들리AI는 허깅페이스의 핵심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전병곤 프렌들리AI 대표는 “프렌들리AI와 허깅페이스는 생성형 AI, 나아가 AI 에이전트를 더 많은 개발자가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여, 그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한다”라며, “허깅페이스의 개발자 커뮤니티가 우리의 추론 솔루션을 활용해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지 기대되며, 앞으로도 허깅페이스와 협력해 더 유용한 기능과 지원을 제공하도록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앙 쇼몽(Julien Chaumond) 허깅페이스의 공동창업자 겸 CTO는 “프렌들리AI는 생성형 AI 추론 가속화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허깅페이스 사용자와 프렌들리AI 고객들이 프렌들리AI의 최적화된 AI 인프라와 도구를 활용하여 최신 오픈소스 모델이나 맞춤 생성형 AI 모델을 효율적으로 확장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깔끔하다” vs “초상났나” 다음 새 로고에 네티즌 반응 분분 [넷만세]

    “깔끔하다” vs “초상났나” 다음 새 로고에 네티즌 반응 분분 [넷만세]

    포털사이트 다음이 대대적인 애플리케이션(앱) 개편 계획을 밝힌 가운데 브랜드의 ‘얼굴’인 새 로고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빨강·노랑·연두·파랑 4색 조합을 ‘딥블루’ 단일 색상으로 통일한 로고에 네티즌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카카오의 사내독립기업(CIC)인 콘텐츠CIC는 이같은 로고 변경을 포함한 다음 앱 전면 개편을 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다음의 로고 변경은 12년 만이다. 다음 측은 로고 변경에 대해 “기존 로고는 4가지 색상이 섞여 있고, 높낮이가 다른 형태이다 보니 복잡하고 오래된 느낌을 주곤 했다. 또한 섞여 있는 색상의 밝기 차이로 인해 배경에 따라 로고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문제가 있었다”라고 새 로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새 로고는 단일 색상을 사용하면서 종전보다 간단하고 선명해졌다. 높낮이가 서로 달랐던 기존 로고의 ‘DAUM’ 알파벳은 모두 같은 높이로 정렬됐다. ‘DAUM’ 영문 폰트는 종전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각 알파벳 모서리가 살짝 둥글게 처리되는 등 변화를 줬다. 달라진 로고에 네티즌들은 각양각색 반응을 보였다. 다만 새 로고가 아직 낯선 탓인지 지금까진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한 분위기다.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서는 “굳이 왜 바꿨나”라는 첫 반응이 많았다. 다수의 더쿠 이용자들은 “알록달록이 정체성인데 색은 놔두지”, “카카오에 생기를 다 빨렸다는 뜻인가”, “단색으로 바꾸더라도 네이버(초록색), 카카오(노랑색)처럼 튀는 상징색이 낫지 않나”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바뀐 로고가 낫다는 소수 이용자들은 “기존 로고는 너무 옛날 느낌 났다”, “요즘은 단색에 정갈한 로고가 유행이긴 하다” 등 댓글을 남겼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보이는 반응 중 하나는 새 로고 색상이 초상집, 상조회사 등을 연상시킨다는 것이었다. 다음 측에서 ‘딥블루’라고 소개한 로고 색상은 화면 밝기 등에 따라 검은색이나 짙은 회색 등 거의 무채색에 가깝게 보이기도 한다. ‘82쿡’의 한 이용자는 “공지사항엔 딥블루라고 했지만, 전혀 그런 느낌없고 칙칙하고 상조회사 마크 같다. 하루에도 여러번 다음 들어갈 일이 있는데 오늘 하루 영 기분이 안 좋다. 처음엔 우리나라에 무슨 사고 난 줄 알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같은 반응은 “참사 기간이라 애도의 뜻으로 기간 한정 저 색으로 한 줄 알았다”(디미토리), “로고 바뀐지 모르고 오늘 무슨 근조해야 하는 일이 생겼나 하루종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클리앙), “기존 로고는 좀 올드한 감성이긴 한데 새 로고는 죽은 감성 같다”(루리웹) 등 댓글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반응도 없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바뀐 게 별로라는 반응이 있지만 일단 다음은 변화 주는 거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에펨코리아), “기존 로고는 조금 낡아 보이는 느낌이 있었는데 바꾼 로고 색상으로 웹디자인 톤을 맞추면 괜찮을 것 같다”(개드립넷) 등 반응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다음의 새 로고가 온라인 커뮤니티 ‘디미토리’ 로고와 헷갈린다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웹브라우저 상단에 작은 아이콘으로 표시될 때는 ‘D’ 한 글자만 나오는 로고와 배경색·글자색 조합이 두 사이트가 거의 비슷했다. 디미토리의 ‘D’ 크기가 다음에 비해 약간 작고, 배경색이 미세하게 더 어두운 정도의 차이만 있었다. 다음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다음 카페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다음 대형 카페 중 하나인 ‘여성시대’에서는 관련 글에 5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다수의 여성시대 이용자들은 “옛날부터 쓰던 정체성인데”, “초상났나”, “영정 사진 같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적응해보겠다”며 다음 카페에 대한 변치 않는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 카페를 대표하는 ‘‘도탁스’, ‘소울드레서’, ‘락사커’, ‘아이 러브 NBA’ 등 대형 카페에서도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인 가운데 “깔끔하다”(이종격투기)는 긍정적 반응도 있었다. 한편 카카오는 오는 19일까지 다음 앱을 순차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새 앱 하단엔 홈, 콘텐츠, 커뮤니티, 쇼핑 등 4개 탭을 배치한다. 홈 탭으로는 개인화한 맞춤형 콘텐츠를, 콘텐츠 탭으론 뉴스와 다양한 분량과 넓은 영역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커뮤니티 탭은 이용자 간 소통 공간으로, 쇼핑 탭은 ‘오늘의쇼핑’, ‘톡딜’, ‘프로모션’ 등 하위 탭을 통해 이용자가 e커머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공간으로 쓰인다. 양주일 카카오 콘텐츠CIC 대표는 “다음은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콘텐츠 활성화에 힘써 개인 창작자와 콘텐츠 협업사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며 “동시에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포르노그래픽 디오라마 - 김언희론 1)/신은조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문학평론]

    사카모토 신이치의 만화 ‘이노센트’에서 등장인물 마리 조셉 상송은 조소한다. “정치는 남자들끼리 독점하고 있으면서 기요틴 앞에서는 여자와 애들도 평등하다 이거로군.” 물론 처벌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그 처벌을 가능케 하는 법령이 평등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법을 준수하지 않은 인간이 처벌받는 이유는 법이 인간을 보호할 수단이기 때문이지, 법 자체가 고귀한 것이라서가 아니다. 만약 어떤 법이 오직 법을 수호하기 위해 이행된다면 그것은 차별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상송의 조소는 푸념이 아니라 통찰이다. 여성과 아이,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원칙주의의 모순을 꼬집는 대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의 만화가가 프랑스 대혁명 시대 여성의 입을 빌려 내뱉은 이 대사가 현 한국 사회를 향한 진단으로 읽힌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원칙주의의 모순에 매몰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남역 살인사건과 페미니즘 리부트를 통과하며 우리는 대부분의 사회 규범이 가부장적 시선을 기반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여성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권력 구조의 단면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페미니즘이란 이와 같은 구조와 규범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여성 혐오에 대한 여성들의 항의가 젠더 갈등, 갈라치기라는 이름으로 폄하되기 일쑤인 근래의 정황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일컫는 일은 이와 같은 압제에 대한 저항의 표현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는 여성들이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독해해야 할까. 이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을 처형하는 칼날의 집행 주체가 비단 남성이나 가부장적 시스템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야 하겠다. 걸 밴드 QWER은 데뷔와 동시에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고, 펜타포트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일부 멤버가 노출도 높은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이나 언행을 통해 남성 시청자들의 유료 후원을 유도하는 방송, 이른바 “벗방” BJ 출신이라는 사실이 대두된 이래 그녀들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것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QWER의 메인스트림 데뷔가 여성 인권의 하락을 촉진하는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여성의 몸을 재화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벗방”의 본질이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을 꿈꾸는 어린 여성들이 “벗방”으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QWER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각각 “그녀들이 진행한 방송은 유명 스트리밍 사이트의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벗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과, “옷을 벗는 방식으로 자신을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금전을 취했으므로 벗방, 더 나아가 성매매 종사자와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부딪치며 격화되고 있다.2) 물론 QWER을 향한 비판이 전부 그녀들의 과거 행적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다. 그녀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이 지점만을 지적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벗방 BJ의 양지 진출”이 토론의 주된 쟁점인 이상 해당 토론은 여성이 스스로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행동 그 자체에 대한 논의를 놓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페미니즘”이라는 이론의 보존이 아닌 “여성 인권”인 이상 진정 고민해야 하는 것은 벌거벗은, 음란한, 자신을 대상화하는 그 여성들의 존재를 삭제하지 않은 채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따사로운 빛이 포괄하지 못하는 “음지의 여자”들에게 줄곧 주목해 왔던 시인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임산부나 노약자, 심장이 약한 사람과 과민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시집을 읽을 수 없으며, 시집을 읽고 난 후 온갖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시인. 김언희의 시에는 난도질당한 여성 육체의 단면이 가감 없이 삽입되어 있으며 음부와 성기, 성교와 폭력의 장면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와 같은 태도는 시집 전체의 맥락에 영향을 미쳐 마치 시인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시어와 심상 너머에 외설적인 함의가 담겨 있는 것처럼 읽히도록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섬뜩한 문구를 적어 둘 근거로는 충분하리라. 기실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처녀막을 찢어”드리겠다 엄포 놓는 목소리를 듣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독자란 그리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가족극장, 이리 와요 아버지’). 그래서일까. 지금껏 수많은 비평가와 연구자들이 김언희의 시에 달아 둔 각주들은 크게 두 가지의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김언희 시에서 그로테스크한 여성 이미지를 발굴한 이해운3)이나, 김언희 시의 여성을 서발턴으로 정의하는 장서란4)은 김언희의 시를 남성 중심적 현실을 전복할 에너지로 대우한다. 반면에 임지연5)은 김언희 시가 남성적 시선을 내면화하고 남성/여성이라는 근대적 시스템을 보존함으로써 기존 문제 틀에 갇힌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두 시점의 맹렬한 대립은 김정란과 남진우 사이에서 벌어졌던 설전을 펼쳐 볼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찍이 김정란은 김언희 시가 “여성에 의해서 여성 육체에 가해지는 성폭행”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김정란이 엄격한 페미니즘에 근거하여 김언희 시의 벌거벗은 몸들을 체제의 프로파간다로 독해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6) 하지만 남진우는 그에 대해 김언희의 시선은 “남성들의 시각적 쾌락에 봉사하는 남근적 응시가 아니라, 거기 붙들린 사람을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인 혼돈으로 초대하는 메두사적 응시”라고 반박했다. 그녀의 시가 “메두사의 시선을 통해 포착한 자아/세계의 추악한 실체를 메두사의 형상으로 재현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 시인의 시를 읽는 사람은 마치 메두사의 얼굴을 앞에 두고 그러하듯이 “시 앞에서 분노하거나 외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말이다.7) 두 의견은 일정 부분 타당하고, 그래서 여태까지도 그 시비를 팽팽히 겨루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정말 이 여성들이 성폭행범이나 메두사에게 필적할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그녀들의 고백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난도질당하고 있다. “육회와 수육/ 창창한/ 육절기(肉切機)의 세월”이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다(‘태어나보니’). “시인” 또한 사정은 매한가지인데, 그것은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은 “개가 뒷다리로 서서 걷는 것과 같”다는 독백으로부터 드러난다(‘Eleven Kinds of Loneliness’). 다시 말하자면, 그녀들이 비명 지르는 것은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력한 화자들의 비명을 듣고 있노라면, 전성기의 메두사보다는 차라리 사후의 메두사가 더 떠오른다. 눈을 마주쳤다면 누구라도 돌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으로 수많은 영웅을 쓰러뜨렸던 메두사는 영웅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린 후 방패의 장식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메두사의 이야기는 전승되지 않는다. 이렇듯 단죄의 칼날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여성과 아이들의 목도 평등하게 잘라 버리는 기요틴처럼 말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일견 세계를 파괴할 힘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메두사도 영웅의 칼날 앞에서는 단순한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앞선 연구들이 전부 터무니없는 오독이라거나, 김언희의 작업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김언희의 작업을 절대 방어하려는 의도 또한 아니다. 단지 이 여성들의 “육체 전시”가 가능하기 위해서 어떤 숭고한 의미가 뒷받침되어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질문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문학비평이라 하는 장르가 언제나 작품에서 문학적 의미를 창출하는 작업이고, 김언희 시의 위계-모독이 여성의 몸을 중핵으로 삼아 작동하고 있는 이상 페미니즘적 읽기는 불가피한 일이리라. 하지만 이 여성들에게 엄격한 문학적·사상적 잣대를 들이밀기 이전에 이들이 호소하고 있는 고통의 정체를 규명하고, 이 시점에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여러 가지 담론들이 여성의 몸을 횡단하고 있는 이 시대에 김언희를 읽는다는 것은, “음지”에서 뒤척이는 몸과 그에 잇따르는 감각을 시의 최종 심급으로 두고 있는 이 시인에게 여성이란 무엇인지 자문을 구하는 일과도 같다. 여성의 삶은 어디까지 다양하고, 어떻게 여성은 삭제되는가. 물론 대화 없는 공감은 언제까지고 모독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도하는 이 독해가 모독이라는 사실을 주지한다면 김언희의 화자가 실감 나게 들려주는 증언을 통하여 여성이 스스로 몸을 전시하는 일이 무슨 의미일 수 있는지 알아차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것은 오독이다. 여성이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것이 단순한 욕망 전시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모독이다. 그 모독적 오독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김언희의 첫 시집 ‘트렁크’는 “가죽 트렁크”를 묘사하며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가죽 트렁크. 그것에 담겨 있는 것은 “토막난 추억”이다. 짧은 진술을 통해 이 트렁크를 둘러싼 진실들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누가 어디로 보낸 것인지, 트렁크를 둘러싸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심지어는 “토막난 추억”이라고 일컬어지는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기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트렁크가 수취를 거부당한 이유만큼은 짐작할 수 있다. 아마 그것이 너무나도 흉측하기 때문일 것이다. 본디 가야 할 곳으로부터 거절당한 후 갈 곳을 잃은 가죽 트렁크. 이것의 이미지를 김언희의 시와 같이 놓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인의 말에 적혀 있듯, 김언희는 시가 고통뿐인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검출하는 작업이라고 여겨지는 보편적 인식을 정면으로 “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트렁크”를 시인의 작업물 그 자체에 대한 은유로 읽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실로 김언희의 시는 “토막”난 것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이때 토막 나는 대상은 다양하다. “고기”, “개구리”, “당신” 등 수많은 생명이 시에서 도륙되지만, 가장 빈번히 유린당하는 것은 바로 화자 자신이다. 무형의 관념인 “고요”마저도 도살하고 도살당하기를 반복하는 이 “백정의 나라”에서 김언희는 참수도를 다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받아내고 있다(‘고요의 나라 1’). 의자였는데 내가앉으니도마였다 베개였는데 내가베니작두였다 사람이었는데내가안으니 내가안으니포장육 손톱발톱이길어나는포장육 막다른데가따로없었다 꽃한송이꽃절벽 사람하나사람절벽 여기이절벽에서저기저 절벽으로내입에서내어놓은 거미줄에매달려간댕 간댕건너간다끊어 질듯끊어질듯 ‘의자였는데’ 안락하고 편안한 사물이어야 할 “의자”와 “베개”도 내가 베기만 하면 “도마”와 “작두”가 되어 버리는 정황은 김언희의 화자가 탑재하고 있는 세계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난해한 정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다른 시의 진술을 경유해야만 하겠다(‘태어나보니’). 나를 낳은 “엉덩짝”이 갈고리에 걸려 있고, 심지어는 그 엉덩짝의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지하 식품부”의 “냉장고 속”으로부터 비롯된 고백을 참조해 보자. 이 세계가 나에게 적대적인 이유가 비로소 명료해지지 않는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처럼 비체는 언제나 주체의 의도에 귀속된다. 인간이 도마 위에 앉으면 도마는 의자처럼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일련의 심상들은 화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물이 나를 공격하고 재단하는 상황을 “막다른 데”라고 일컫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언술 행동이겠지만, 나에게서 뽑혀 나온 “거미줄”에 의존해 위태롭게 이곳저곳을 오가야 하는 상황까지 읽어내고 나면 이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이 보다 더 극단적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극단의 상황에서 김언희가 채택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그 세계의 작동 방법에 적극적으로 찬동하는 것이다. 막차를 놓치고 저녁을 때우는 역 앞 반점 들기만 하면 하염없이 길어나는 젓가락을 들고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들…… 불어터진 음부뿐이면서 생은, 왜 외설조차 하지 않을까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 속에서 끝이 자꾸만 떨리는 젓가락으로 건져올리는 허불허불한 내 시의 회음들, 짜장이 더글더글 말라붙어 있는 탁자 위에서 일회용 젓가락으로 지그시 빌려보는, 이 상처의 모독의 시, 시, 시, 시울들……… ‘허불허불한’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이라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은 직후 “불어터진 음부”로 변환된다. 이 회음은 “시”의 것으로, 시가 전적으로 화자에 의한 발화라는 것을 견지한다면 직후 들어오는, 왜 세상은 “외설조차 하지 않”느냐는 탄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발화 방식도 충분히 이용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비판임과 동시에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화자 자신에 대한 통렬한 메타인지이기도 하다. 그렇다. 김언희에게 있어 세계란 외설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아니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침묵과 고요의 공동이다.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이 그렇듯 이 세계는 인간의 몸을 극한까지 착취하면서 성립하는 세계다. 달콤한 복숭아의 “향기”에 “전신이 가려워”지는 방식으로 세계와 몸이 불화하는 상황이라면,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몸의 시 쓰기는 모독과 외설, 배설과 동일시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나의 몸에서 복숭아의 일각을 발견하는 상황에서 고통이 창작을 추동한다는 오래된 격언 또한 폐기를 피할 수 없다(‘복숭아’). 이렇듯 김언희에게 몸과 세계는 서로 공명한다. 지독한 자기도취로도 보이는 이 세계 인식이 쾌락적 나르시시즘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공명이 상처와 고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김언희의 시가 성감을 전면에 내세워 시를 창작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적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지만, 앞선 표현을 참조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금기 내지는 윤리를 깨뜨리기 위해 성감만을 강조하고 있다기보다는 몸과 감각에 대한 탐구에 치중하면서 그와 맞닿아 있는 가장 일차적인 감각의 일환으로 성감을 이용하고 있는 것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시 쓰기와 배설이 살아남기 위한 외설의 표현으로 동등한 위치를 획득할 때, “봉합되지 않는” 인생으로부터 타액처럼 시가 흘러나오며 김언희의 세계-자기 인식은 완성된다(‘……?’). 장바구니를 들고 오늘은 또 무엇을 똥으로 만들어줄까 미나리 상추 쑥갓 바지락 피조개 펄펄 뛰는 저 도다리란 놈을 똥으로 만들어버려……? 항문을 쩝쩝 다시며 지나가는 과일전 좌판 위에 황도 백도 천도 복숭아들 등천하는 저 향기를 구린내로 저 신선한 과육들을 똥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분뇨의 회로 나를 거치면 모든 것은 왜 심지어 당신, 심지어 하느님까지, 내게서 나오는 것은 왜 모조리 ‘왜 모조리’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고 “항문을 쩝쩝 다시”는 행위는, 앞서 언급했던 몸과 세계의 미적 판단 기준이 불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감각의 교란으로 이해된다. 더 나아가, 생명력 넘치는 도다리까지 모두 화자의 몸을 통과하며 똥으로 변모하는 상황으로부터 김언희의 화자가 갖추고 있는 소화 능력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함축한다는 결론 또한 도출할 수 있다. 김언희의 몸을 통해 세계는 모독의 대상이 되어, 역겹고 끔찍한 형상으로 변환 출력된다. 그러므로 배설은, 시 쓰기는 무서운 일이다. 대상이 미륵이건 나발이건 고려하지 않고 제 식대로 씹어 삼키는 방식은 그 원리의 측면에서 세계가 화자를 착취해 온 방식과 동일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칼날을 휘두른다면, 그것은 그 칼날이 휘두르는 자에게도 유효하다는 뜻이 되지 않겠는가. 미륵과 하느님. 언젠가 재림하여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어지는 선지자와 절대자 그 자체. 또는 규범의 화신. 그들을 욕보이는 행위가 화자의 자긍심으로 기능하는 것은 화자 스스로 그 행위에 혁명이나 대항, 자기표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해 볼 수 있겠다. 김언희의 화자가 외설과 배설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이 화자들이 흉측하기 때문이다. “늙은 창녀”, “주검”, “미친년”과 같은 멸칭으로 묘사되는 화자들은 모두가 그 자체로 금기시되는 존재로, 이와 같은 꺼림칙한 감각은 김언희의 화자뿐만 아니라 그녀가 사용하는 시어와 제시하는 정황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사항이다. 트렁크는 수취 반송되었고, 고기는 잘려서 매달렸다. 이들이 스스로 발화하는 것을 통해 권위에 상처 입는 당사자는 누구인가. 누가 그녀들을 가공하고, 왜 그녀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가. “아버지”, “하느님”, “당신”으로 호명되는 착취의 수혜자들. 그들의 정체가 밝혀진다. 저 여자가 죽지 않는다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은 쬐그만 구멍, 그 한 잎의 구멍을 사랑했네. 그 구멍의 솜털, 그 구멍의 맑음, 그 구멍의 영혼, 그 구멍의 눈물,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구멍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구멍만을 가진 구멍, 구멍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구멍, 구멍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구멍, 눈물 같은 구멍, 슬픔 같은 구멍, 병신 같은 구멍, 시집 같은 구멍, 그러나 누구나 가질 수는 없는 구멍 영원히 나 혼자만 가지는 구멍, 나밖에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구멍,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가혹한 구멍 ‘한 잎의 구멍’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는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이는 과정에서 “구멍”으로 치환된다. 이때 기묘한 것은 오규원의 시에서 “여자”가 화자와 철저히 구분되는 타자로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인 시의 “구멍”은 화자 자신이자 동시에 사랑하는 대상으로 변모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단순히 김언희가 여성 시인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여성의 대명사로서 기용되는 구멍은 다분히 여성의 성기처럼 읽힌다는 지점에서 앞선 독해에서 줄곧 발견해 왔던 “모독에 의한 모독”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언희는 이 “덮어씀”을 통해 기존 남성 권력이 선사하는 여성에의 사랑을 비웃음과 동시에 자신-여성마저도 비웃고 있다. “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고, “내 시에 대고 수음을 했느”냐며 범인을 색출하려는 행동은 그래서 이해될 수 있다(‘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채택했던 수단인 모독이 효과적인 이상, 상대를 색출해야만 모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대표적으로 불려 나올 수 있는 존재가 “아버지”다. 거울 속의 아버지, 새빨간 페티큐어를 하고, 아이, 꽃만 보면 소름이 져요, 허리를 꼬는 아버지, 과부가 된 아버지, 생리중인 아버지, 시뻘건 아버지의 음부, 아버지의 질, 하룻밤에 여든여덟 체위로 내 남자와 하는, 빗자루 손잡이와 그짓을 하고, 자동차 뒷자리에서 스무 켤레의 구두와 하고, 유리상자 속에서 왕과 동거를 하는, 아버지이, 아버지의 목청으로 부르르 나를 부르는 아버지 ‘가족극장, 과부가 된 아버지’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 “걸려 있는 어머니”에게서 자신을 “들고 가는” 존재다. 다시 말해, 세계 규범의 화신과 같은 존재이다. 시집의 한 부 전체가 “가족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내부에서 일어나는 위계 관계를 뒤집고, 기제를 모독하는 것으로 메워져 있는 것은 그렇게 이해될 수 있다. 시인은 주님, 아버지, 오빠 등 남성적 주체들에게 여성의 음부와 행위를 오려 붙임으로써 그것의 권위를 훼손한다. 이와 같은 시적 전략은 ‘보고 싶은 오빠’를 비롯한 이후 시집에서도 두드러지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거울”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하겠다. 거울이란 세계를 비추는 시선임과 동시에 내가 나를 자각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이미지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를 다시 읽어 보면, 거울 속의 “아버지”는 여성의 신체를 하고 내 남자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 같다. 다시 말해, 김언희의 화자들은 아버지를 훼손하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남근중심주의적 관점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모독이 가질 수 있었던 승리의 감각은 피로스의 승리로 격하된다. 내 얼굴로부터 매 순간 아버지의 얼굴을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세상이 그녀를 고기와 구멍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외설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시 쓰기는 이 시점에서 오독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상가”로 가도 “카바레”가 나오고, “꽃집”으로 가도 “족발집”이 나오며, 발걸음한 “예식장”은 “도축장”으로 변모하는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세웠던 모독의 바리케이드가 되려 여성 자신을 음란함에 가두게 된다는 모순이다(‘피치카토’). 이 책이 소리를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비명을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피를 전부 빨아먹는다 육절기로 썰어 넘기는 책장 한 장 한 장이 혓바닥이다 흠씬 피를 빨아먹은 페이지 페이지, 면도날로 밑줄을 친 붉은 밑줄들이 줄줄 흘러내리는 이, 책이 ‘이 책’ 김언희는 시에 발린 “마요네즈”, 즉 “아버지를 내포하는 몸”을 경멸한다. 그래서 김언희의 시는 재생산이나 자신만만한 자의식의 표출이 아니다. 오히려 소화이며, 소비다. 먹어서 없애야 하는, 똥으로 만들어 버려야 하는 무엇이다. “아버지에게서 아버지를 파내드릴게”라고 이야기하는 김언희. 내 몸을 끊임없이 소비하는 것은 “아버지의 좆대가리”에서 자신을 “벗겨내 달라”는 요청의 수행적 표현임과 동시에 화자를 포박하는 사상과 논리로부터 탈각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벗겨내주소서’).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가 아직도 죽지 않”은 이유는 이 탈각이 모독으로써는 정복될 수 없는 무인도이기 때문이다(‘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난자당한 살점들이 에워싸고 있는 그 섬”에 닿을 때까지 그녀들은 죽을 수 없다(‘그 섬에 가고 싶다’).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삶의 결말을 유보하고 있는 이 화자들의 태도는 의미 없는 감각과 침탈을 반복하면서 이중의 모순을 안은 채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만 같다. 그렇다면 폭로를 위해 오독을 감수해야만 하는, 살을 취하기 위해 뼈를 줄 수밖에 없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아니, 질문을 바꾸어 보자. “음부”밖에는 없는 세상에서 “외설”로만 발화할 수 있는 여성들의 이와 같은 몸부림을 다만 윤리적 잣대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쉽게 답변을 내릴 수 없는 질문, 그에 대한 사유의 약진이 김언희의 근작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 -인격이라는건온도와습도에따라변하는거야고환처럼 -1은홈리스II는섹스리스III는홈리스에섹스리스너에게는좆밖에없고나에겐그마저없고 -니체고시체고나랑맞바꾼개는잘커?네터럭이목구멍에엉겨죽을뻔한그개? - 죽여준다정말죽여줘新옥보단3D로보니온세상이肉蒲團之極樂寶鑑이네 -30년동안카데바노릇을하고있어6개국어로거짓말하는카데바그게나라고 -저개하지도못하고짖지도못하는저개엊저녁에광견병접종을하고온저개이제는미칠수도없게된저개 -난죽은년조차아냐시체조차도없어난내눈에도안보여 -정색은질색이야난잠을자면서도하품을해잠을자면서도존다고가래침이야말로내인생의토핑이지 -모든것을포기하고미쳐버리면시간이절약되지않을까 -나무젓가락같은잣대로젓대로나좀들쑤시지마지뢰를밟고선자만이경멸할수가있는거야똥밟은자를 -개가뒷다리로일어서서걷는것과같소…… 여자가시인이된다는것은 -내주여저는알알이익었나이다새까만악의의포도송이로나의모든사랑을다해나의모오든화냥을다해 ‘Eleven Kinds of Loneliness’ “까마귀에게 있어서 까마귀 자신만큼 불길”한 것이 또 없듯이, 여성의 몸은 그것이 여성의 몸이기 때문에 한 번의 오독을 거치고 있다(‘미얀마’). “죽은 년조차도 아니고, 시체조차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나, “개하지도 못하고 짖지도 못하는 개”라는 호명은 그것이 비체화되고 있음의 표상이다. 기실 세상만사가 각각 결핍을 갖는 방식으로 성립하는 법이라지만, 남성 성기를 가진 “너”에게 “나에게는 그마저도 없”다는 화자의 토로는 화자 본인이 너보다 더 다중적인 압제 밑에 억눌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듯 발화다운 발화를 할 수 없는, 내가 나로 살 수 없는 이러한 치욕과 모멸의 세상에서 화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학대에 가까운 성교, 폭력뿐이다. 이 화자가 “사랑”과 “화냥”을 병치하면서, “새까만 악의 포도송이”만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날 때부터 고기로 다루어졌던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발견하는 여자들에게 걸려 있는 저주들이 말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태여 여성에게 씌워져 있는 성적 필터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작가의 작품이 작가 자신의 성분을 근거로 성기게 맥락화되는 상황을 여럿 마주쳐 왔다. 말이 말로만 판단될 수 없는 이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여성이 더욱 취약할 것임은 당연하다. 다시, 이 지점에서 김언희 화자의 발화가 일차적인 몸의 감각으로 소급되는 양상에 대한 재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그것은 김언희의 무력한 화자에게 주어진 유일한 발화 방식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여성의 발화가 받아들여지던 방식이다. 오로지 자궁의 병 탓으로 여겨졌던 여성의 히스테리처럼, 멸시가 멸시를 낳고 오독이 오독을 낳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성을 어떻게 “정확히” 읽을 수 있을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촘촘히 짜인 의미망으로 기능하는 몸. 구멍과 음부와 외설로 대변되는 여성의 몸. 그러한 관점에서 의도가 없고, 말이 없고, 생각이 없는 “시체”는 역설적으로 여성 화자가 갈망해야 하는 종착점임에 틀림없다. 여성이라는 몸은 그야말로 죽어야만 해방되는 저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섹스와 끼니”, “모욕과 배신”, “지저분한 농담”과 “어처구니없는 삶”과 “죽음”에서 해방되기 위해 제시되는 방안이 죽음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여느 날, 여느 아침을’). 김언희의 화자는 지속적으로 “6개국어로 거짓말하는 카데바”, 자라면서 뇌를 버리는 “멍게”의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죽음에의 달성을 꿈꾼다(‘Endless jazz 19’). I 혓바닥에 검은 털이 빡빡이 돋아나고 있어 입속의 검은 구두 솔 구두거나 귀두거나 모조리 光내줄 수 있어 막창에서 밑창까지 II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고 말다니 만인의 黃狗가 영원히 삭제 불가능한 리벤지 포르노의 주인공이 1초도 혼자 있을 수가 없어 1초도 혼자 있을 데라고는 없어 아무도 날 잊어주지 않아 단 1초도 더 이상 혀를 못 놀리게 된 자만이 진짜 죽은 자라고 발화의 욕구는 성욕보다 백배는 강해 귀를 대주라고, 언니, 뒤를 대주듯이 III 세 번이나 하고도 한 기억이 전혀 없어 이제 난 어제 한 거짓말도 기억이 안 나 난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아 말매미처럼 내 손으로 내 등짝을 가르고 ‘황색 칼립소’ ‘황색 칼립소’에서 “입”은 “구두 솔”의 이미지를 경유하여 여성 성기와 동등하게 취급된다. 그것이 “구두”와 “귀두”를 광내는 도구로 취급된다는 지점에서 여성 몸의 현주소를 선고한다.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어 평생 그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는 비체의 끝이다. 내가 나로 있기 위해서 나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역설이 당연시되는 이 세상에서 내 발화들이 전부 “거짓말”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언희의 화자는 “발화의 욕구”가 “성욕보다/ 백 배는/ 강”하다는 말을 통해 스스로가 이러한 무용한 반복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타진한다. 하지만 언제나 “귀를 대주”는 것보다 “뒤를 대주는 것”이 더욱 수월하다. 여성의 몸이 그렇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니”도 여성이고 화자도 여성인 이상 자신의 발화를 순수한 자신의 발화로 전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대화가 대화로써 성립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김언희의 시는 이 시집이야말로 “엽색”과 “치정의 끝”이라는 발화를 통해 모독이 모독당할 수밖에 없고, 오독이 오독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슬프게 폭로한다(‘격에게’, 96쪽). 이 시집은 모리스 블랑쇼의 “오늘 밤 나를 죽여주지 않으면 당신은 살인자요”라는 책망으로 끝을 맺는다. 모리스 블랑쇼는 여러 격언을 남겼지만, 이 시점에서 들여오기에 적합할 만한 다른 말이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부터 쫓겨난다.”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작품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말이었던 앞선 발언은 김언희와 맞닿았을 때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빗나가 버리는 오독의 광경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읽히게 된다. 이조차도 원 의미를 왜곡하는 오독이지만, 김언희의 화자가 오독과 적극적으로 싸우는 방식으로 오독당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인의 시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과 모리스 블랑쇼의 말이 해석 과정에서 변질되는 것은 그 불가역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점일 수 있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미 완결되어 있는 내 몸의 의미. 하나의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는 몸이 자꾸만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함과 동시에 탄생하는 시. 타자에의 침탈에 맞서는 이 힘 있는 비명이 어떻게 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김언희에게 폭력에 대한 감상은 세계에 대한 단상이다. 만약 지금까지의 독해가 옳다고 가정한다면, “내가 벗어던져야 하는 마지막 실오라기”가 어디에 있냐는 질문과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 수 있다는 진술이 서로 호응하는 것처럼 읽히는 것은 결코 착각이 아닐 것이다(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쌍십절 2’). 내 몸은 포르노가 아니다 그리스의 남성 영웅 카이네우스는 본디 카이니스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녀)가 여성이기를 포기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개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것이 그녀가 포세이돈에 의해 강간당했다는 설이다. 그녀는 자신을 차지하고자 했던 포세이돈에게 강간당한 이후 어떤 저항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견디지 못해 분노에 떨었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에게 닥쳐온 모든 불행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강간당했으며, 여성이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었고,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 욕구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달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던 포세이돈에게 남성이 되기를 청했고, 그렇게 카이네우스가 되어 신화에 이름을 새긴다. 우리가 카이니스와 카이네우스의 신화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이 있다면,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며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비윤리적이라고 일갈할 수 없으리라는 예감일 테다. 어떤 폭력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면, 어떤 여성들이 그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 아님”을 소망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폭력 자체를 근절하는 것보다 그 자신이 여성 아니게 되는 것이 폭력의 위협에서 벗어날 방법으로 더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반대로 “여성”이라는 범주가 그 위신을 공고히 할수록, 오히려 그 집단이 갖고 있는 힘이 허약해진다는 것과도 동일하게 읽을 수 있다. 기실 이것은 김언희 시에서도 “종이 고환”을 단 “여류 시인”의 이미지와(‘어지자지’), “몸만 여자지 음탕한 남자 아닐까” 되묻는 자조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아닐까’). 주디스 버틀러는 여성 범주를 부정하며 여성 없는 페미니즘을 주장한다. 여성이라는 동일 정체성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페미니즘은 가능하며, 되려 여성만이 페미니즘을 허락받을 때 이론은 허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강조되는 것이 “수행 뒤에 수행자는 없다”는 명제다. 바꾸어 말하자면, 젠더와 성 정체성 등의 “범주”는 나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결코 자아의 본질이나 골자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정체성이 여러 가지 속성들이 화합하고 상충하면서 교차적으로 성립하는 것이거니와, 나의 유일무이한 정체성이 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동시에 자신의 의견이 미국 동부 해안의 레즈비언/게이 커뮤니티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현재까지도 투쟁하고 있는 젠더퀴어들에게 감응하고, 그것이 페미니즘과 맞닿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젠더 트러블’의 개정판 서문 (1999)에서 주디스 버틀러는 이와 같은 착안점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학계라는 서로 만난 적 없는 문화지평의 수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8) 연거푸 강조하지만, BJ의 노출과 김언희의 비명을 동일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동일시될 수도 없거니와, 동일시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다만 어떤 폭력이 페미니스트이기에 가해지고 있고, 자신의 주변이 그러한 폭력을 기꺼이 휘두를 자들로 가득하다면,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복종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할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으리라. 물론 이 사실을 주지하고서라도 자신을 “반페미”라고 지칭하며 몸의 이미지를 판매했던 QWER 일부 멤버들의 행동을 완전히 윤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 또한 순수히 그녀들을 방어하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님을 밝힌다. 그러나 페미니즘이란 결국 여성 해방을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만약 페미니즘이 여성의 삶, 또는 한 여성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성질 그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면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점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요청이다. “여자의 완성이 얼굴”인 나라에서(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르 흘레 드 랑트르꼬트’) 페미니즘마저 여성을 불순하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면, 그 여성들의 사활을 건 투쟁도 포르노로 전락하게 되지 않겠는가. 아니, 설령 그것을 포르노라고 일컫는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참작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침투를 불허하고 “음지”에 잠재우는 것은 “보기 편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한 가지의 방법일 수는 있겠으나 그와 동시에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기회 또한 그녀들과 함께 영영 잠들게 하는 일일 것이다. 폭력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해석의 여지가 불가능하도록 맥락을 거세하는 것이 폭력이며, 알몸과 외설만을 보는 것이 포르노다. 그래서 포르노는 만들어지는 동시에 해석된다. 이것이 도발적이고, 충격적이고, 외설적이라고 할지언정, 그 너머에 무엇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그것을 실로 포르노로 만든다. 여성의 알몸과 성교를 그저 “외설적”이라고 말하면 그것들은 모두 외설로 남는다. 여성의 목소리를 그저 비명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단지 비명에 머무른다. 그러나 여성의 알몸이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 해석하는 순간 그것은 외설적인 알몸을 넘어 저항의 표현이 된다. 기실 비평은 언제나 이러한 해석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작업이었고 약자에게 견고한 법령에 틈입하는 몸짓이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김언희의 시 세계를 톺으며 오독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저 죽은 것도 아니고, 사는 것도 아닌 모호의 세계에 잠자는 여자를 깨우는 것이다. 그 후로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감을 위해 태어나지 않은 음부로, 분뇨의 입구로 태어나지 않은 입으로. 1) 이 글에서는 김언희의 시집 ‘트렁크’(세계사, 1995),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민음사, 2000), ‘GG’(현대문학, 2020)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위의 시집에서 시를 인용할 경우 해당하는 제목만 표시하며, 맥락상 구분이 필요한 경우나 다른 시집에서 인용된 시의 경우 시집명이나 쪽수도 함께 명기하도록 한다. 2) 이정수 기자,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여캠 BJ들… “벗방이랑 뭐가 달라” 시끌’, 서울신문, 2024년 8월 12일, https://v.daum.net/v/20240812113303539 3) 이해운, ‘현대시에서의 그로테스크’, 한국문학과 예술 9(2012,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4) 장서란, ‘김언희 시의 서발터니티 연구 -‘말하는-죽음’과 ‘여성-괴물-되기’를 중심으로-’ 한국현대문학연구(2022, 한국현대문학회). 5) 임지연, ‘1990년대 여성시의 이상화된 판타지와 역설적 근대 주체 비판’, 한국시학연구(2018, 한국시학회). 6) 김정란, 남진우, 이희중, ‘특별좌담/올해의 시를 말한다’, 월간 현대시 56호, 1997년 12월호. 7) 남진우, ‘메두사의 시- 김언희의 시세계’, 계간 문학동네 25호, 2000. 8)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2006, 문학동네) 58~61쪽 참조.
  • 미래에셋 글로벌 운용자산 380조 돌파

    미래에셋 글로벌 운용자산 380조 돌파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운용자산(AUM)이 380조원을 돌파했다. 해외 진출 21년만에 이룬 성과로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운용자산은 총 380조원 수준이다. 이 중 약 40%에 달하는 173조원이 해외에서 운용된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이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ETF는 620개에 달한다. 총 순자산은 197조원이다. 현재 국내 전체 ETF 시장(약 172조원)보다 큰 규모다. 국내에서는 2006년 처음으로 ‘TIGER ETF’를 선보인 미래에셋은 그동안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등 다양한 ETF로 투자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최근에는 챗(Chat)GPT와 같은 혁신성장 테마형 ETF 시장을 주도할 뿐 아니라, 스트립채권을 활용한 ETF 개발 및 국내 최다 월배당 ETF 라인업 구축 등 ETF 시장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 “제주항공 참사 사진·영상 공유하지 마세요”…의료계 당부

    “제주항공 참사 사진·영상 공유하지 마세요”…의료계 당부

    무안국제공항에서 29일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7시 10분 기준 무안공항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177명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여객기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중 추락했다. 구조된 승무원 2명은 현지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후 이대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으로 각각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탑승객 중 태국인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한국인으로 확인됐다. 사고의 충격과 슬픔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의료계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심리적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재난 상황에서의 책임 있는 대처를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에 국민과 함께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구조작업에 헌신한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광주시의사회도 유가족 및 생존자를 위한 의료지원책을 발표하며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유가족에게는 심리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신건강 전문의를 투입해 정신과적 상담과 심리 및 약물치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또한 사고 장면을 목격했거나 관련 영상을 접한 사람들이 2차 외상(Secondary Trauma)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정신적 충격은 재경험, 회피, 우울증 등 장기적인 심리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사고 영상과 사진의 공유 자제를 요청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을 지낸 백종우 교수(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하며 사고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언론에 당부했다. 그는 “가능한 빨리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심리적 응급처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운용자산 380조 돌파… 세계적 금융기업 거듭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 운용자산 380조 돌파… 세계적 금융기업 거듭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사 글로벌 운용자산(AUM)이 380조원을 돌파했다고 19일 밝혔다. 해외 진출 21년만에 이룬 성과로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운용자산은 총 380조원 수준이다. 이 중 약 40%에 달하는 173조원이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금융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분야”라면서 “국내 운용사 중 해외에서 이처럼 적극적인 비즈니스를 펼치는 것은 미래에셋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21년이 지난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과 베트남,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영국, 인도, 일본, 중국, 캐나다, 콜롬비아, 호주, 홍콩 등 16개 지역에서 380조원을 운용하는 국내 대표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거듭났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이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ETF는 620개에 달한다. 총 순자산은 197조원이다. 현재 국내 전체 ETF 시장(약 172조원)보다 큰 규모다. 국내에서는 2006년 처음으로 ‘TIGER ETF’를 선보인 미래에셋은 그동안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등 다양한 ETF로 투자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최근에는 챗(Chat)GPT와 같은 혁신성장 테마형 ETF 시장을 주도할 뿐 아니라, 스트립채권을 활용한 ETF 개발 및 국내 최다 월배당 ETF 라인업 구축 등 ETF 시장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유망한 ETF 운용사를 인수하며 글로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지난 2011년 캐나다 ETF 운용사 ‘호라이즌스(Horizons) ETFs’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글로벌(Global) X’, 2022년 호주 ‘ETF 시큐리티스(Securities)’ 등을 인수했다. 특히 ETF 시큐리티스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처음의 사례로 기록됐다. 지난해에는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인 ‘스탁스팟’(Stockspot)을 인수했다. 국내 금융그룹이 해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운용사를 인수한 것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AI 기반 서비스를 접목한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활약으로 박 회장은 국제경영학회(AIB)로부터 ‘올해의 국제 최고경영자상’(International Executive of the Year Award)을 받기도 했다.
  • 하이엔드 리빙 편집숍 ‘원더라움’, 웬델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하이엔드 리빙 편집숍 ‘원더라움’, 웬델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덴마크의 명품 가구 브랜드 웬델보(Wendelbo)가 한국 최초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하이엔드 리빙 편집샵 원더라움(Wonderaum)에 선보였다. 13일 원더라움에 따르면 웬델보는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를 담아낸 세련된 제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브랜드다.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는 웬델보의 독창적 디자인과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장소다. 원더라움 측은 “가구를 넘어 예술과 라이프스타일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한국 하이엔드 가구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오는 14일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이벤트에서는 웬델보의 대표 소파 ‘엣지 V1’(Edge V1)과 ‘마호’(Maho)가 소개된다. 모던한 디자인과 대담한 구조미를 자랑하는 이들 제품은 실용성과 미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고객들을 겨냥했다. 특히 이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최나은 작가와 비아니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아줄레주 갤러리(Azulejo Gallery)와의 협업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조화를 이루며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최나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겨울 산수화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한다. 흙을 빚어 만든 도예 작품들은 첫 서리와 안개가 깔린 겨울 풍경을 담아내며, 자연의 섬세한 변화를 형상화한 그만의 독창적 감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웬델보의 절제된 디자인과 어우러져 공간에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한다. 비아니 작가는 금속과 유리 같은 현대적 소재를 활용해 조형미를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들은 공간에 세련된 미적 요소를 더하며, 웬델보 가구와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두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됨으로써 쇼룸이 보다 깊이 있고 다채로운 감성을 품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최나은 작가의 자연적이고 따뜻한 감성과 비아니 작가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조형미가 조화를 이루며, 공간 전체에 고유한 정체성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마치 갤러리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체험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원더라움은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에 있으며, 웬델보의 전 컬렉션과 두 작가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자세한 정보는 원더라움 공식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동메달 부식됐다” 김우민마저…파리올림픽 품질 논란

    “동메달 부식됐다” 김우민마저…파리올림픽 품질 논란

    2024 파리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우민이 메달이 부식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우민은 22일 진행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용 케이스 안에 넣어 전시만 해놨고 거의 안 꺼내봤다. 이틀 전인가 한 번 열어봤는데 부식이 돼 있더라”고 말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메달 중 하나지만 변색이 된 것을 발견한 김우민은 속상함을 드러냈다. 파리올림픽 메달 품질 논란은 이미 불거진 바 있다. 미국 스케이트보드 대표로 이번 올림픽에서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나이자 휴스턴은 지난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열흘 만에 변색된 메달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 메달은 새것일 때는 멋져 보였다”며 “그런데 땀에 젖은 내 피부에 닿고 주말에 친구들이 목에 걸어보고 났더니 생각보다 질이 좋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휴스턴이 공개한 메달은 도금이 벗겨져 구릿빛이 상당수 사라지고 표면도 거칠게 변해 있었다. 그는 “올림픽 메달의 품질을 좀 더 높여야 할 것 같다. 메달이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적었다. 이런 내용을 기사로 접했다는 김우민은 “그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래서 문제없는 것을 잘 받았다고 안도했다”면서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이고 유독 소중한데 이렇게 되니 마음이 아프다.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파리올림픽 메달은 프랑스 명품 보석 브랜드 쇼메(CHAUMET)가 디자인하고 파리조폐국이 제작했다. 메달 앞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따라 중앙에 날개를 편 승리의 여신 니케가 그리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날아오르는 모습이 새겨졌다. 뒷면에는 프랑스를 상징하는 육각형 모양의 에펠탑 철조각을 담았다. 메달 무게는 에펠탑 철조각(18g)을 포함해 금메달은 529g(금 6g), 은메달은 525g, 동메달은 455g이다. 지름 85㎜에 두께는 9.2㎜이다. 앞서 휴스턴의 게시물로 품질 논란이 확산하자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10일 메달을 교체해 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조직위는 “메달 제작과 품질을 관리하는 파리 조폐국 및 해당 선수의 국가 올림픽 위원회와 긴밀히 연락해 메달 손상 상황과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메달은 선수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며 손상된 메달은 파리 조폐국에서 체계적으로 교체해 재지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동메달 제작 시 저렴한 금속을 사용해 부식이 빠르게 일어났다고 봤다. 가디언은 “올림픽 동메달은 일반적으로 구리, 아연 및 주석의 혼합물인데 이는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해 손상될 수 있다”며 “그 속도는 합금의 금속 비율에 따라 다르지만 저렴한 금속은 종종 그 과정을 가속한다”고 보도했다.
  • “도금 다 벗겨져 녹슨 듯” 메달 품질 난리에 조직위가 내놓은 대책

    “도금 다 벗겨져 녹슨 듯” 메달 품질 난리에 조직위가 내놓은 대책

    2024 파리올림픽 메달의 도금이 벗겨지는 등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올림픽조직위는 “손상된 메달은 모두 교체해주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간) 남자 스케이트보드 동메달리스트인 나이자 휴스턴(미국)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표면이 손상된 동메달 상태를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동메달의 앞면은 표면이 부식돼 벗겨진 듯 청동색이 상당 부분 사라져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뒷면은 테두리 부분의 표면이 긁혀 벗겨진 듯한 모습이었다.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결승전은 지난달 29일 열렸다. 약 열흘 만에 메달이 본 모습을 잃어버린 셈이다. 휴스턴은 “올림픽 메달은 새 것일 땐 멋져 보이지만, 땀을 흘린 내 피부에 잠시 닿은 뒤 친구들에게 몇 번 걸어줬더니 이렇게 됐다”면서 “(올림픽 메달의) 품질이 생각만큼 좋은 것 같진 않다. 메달이 마치 전쟁에서 돌아온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에 올림픽조직위는 10일 AFP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메달이 며칠 만에 손상됐다는 한 선수의 증언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메달 제작과 품질을 관리하는 파리조폐국 및 해당 선수의 국가 올림픽위원회와 긴밀히 연락해 메달 손상 상황과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달은 올림픽 선수들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이라며 “손상된 메달은 파리조폐국에서 동일하게 새로 제작해 교체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까지 메달에 대한 불만이 추가로 제기된 것은 없다고 올림픽조직위는 밝혔다.프랑스 명품 보석 브랜드 쇼메(CHAUMET)가 디자인한 파리 올림픽 메달은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뒷면에 프랑스의 국토에서 따온 육각형 모양의 강철이 박혀 있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 보수 과정에서 수거된 강철 18g을 녹여 주조한 것이다. 앞면에는 중앙에 날개를 편 승리의 여신 니케가 그리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날아오르는 모습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따른 공통된 디자인에 더해 우측 상단에 에펠탑이 새겨졌다. 메달 무게는 금메달은 529g(금 6g), 은메달은 525g, 동메달은 455g이다. 지름 85㎜에 두께는 9.2㎜이다.
  • 녹슨 듯 벗겨져 잿빛으로…“올림픽 메달 이거 맞아?”

    녹슨 듯 벗겨져 잿빛으로…“올림픽 메달 이거 맞아?”

    부실한 선수촌 식단과 냉방 시설 미비 등 각종 운영상 문제점을 노출했던 2024 파리 올림픽에 이번에는 ‘메달 품질’ 논란이 제기됐다. 한 동메달리스트가 메달을 받은 지 1주일여 만에 표면이 손상됐다고 밝히면서다.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올림픽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동메달리스트인 나이자 휴스턴(미국)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을 통해 표면이 손상된 동메달을 공개했다. 휴스턴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휴스턴이 받은 동메달의 앞면은 표면이 부식돼 벗겨진 듯 청동색이 상당 부분 사라져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뒷면은 테두리 부분의 표면이 긁혀 벗겨진 듯한 모습이었다.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결승전은 지난달 29일 열렸다. 휴스턴은 “올림픽 메달은 새 것일 때 멋져 보이지만, 땀을 흘린 내 피부에 잠시 닿고 친구들의 목에 걸어줬더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메달의) 품질이 생각만큼 높지 않은 것 같다. 메달이 마치 전쟁에서 돌아온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에펠탑에서 나온 강철 18g 박혀 프랑스 명품 보석 브랜드 쇼메(CHAUMET)가 디자인한 파리 올림픽 메달은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뒷면에 프랑스의 국토에서 따온 육각형 모양의 강철이 박혀 있다. 파리 에펠탑의 보수 과정에서 수거된 강철 18g을 녹여 주조한 것이다. 앞면에는 중앙에 날개를 편 승리의 여신 니케가 그리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날아오르는 모습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따른 공통된 디자인에 더해 우측 상단에 에펠탑이 새겨졌다. 메달 무게는 금메달은 529g(금 6g), 은메달은 525g, 동메달은 455g이다. 지름 85㎜에 두께는 9.2㎜이다.
  • 경기도, 베를린서 ‘한반도 평화’ 국제 학술회의 개최…한-유럽 협력방안 모색

    경기도, 베를린서 ‘한반도 평화’ 국제 학술회의 개최…한-유럽 협력방안 모색

    경기도가 현지 시각 10일부터 12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신냉전 시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유럽 협력 방안 모색’을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학술회의는 베를린자유대학교의 이은정 교수를 비롯해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EAI) 이사장, 오거스트 프라데토(August Pardetto) 헬무트슈미트대학교 교수, 프랭크 엄(Frank Aum)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등 3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발표 및 패널토론에서는 ‘신냉전 시기 중견국의 역할’, ‘남북관계, 북미관계의 전망과 유럽의 역할’, ‘유럽의 지역안보공동체 구축 경험과 한반도 평화’, ‘지속가능한 생태 평화의 넥서스-“무기없는 평화”를 위한 동베를린 지식인들의 선언’ 등의 주제가 다뤄졌다. 특히 윤덕룡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전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와 이은정 베를린자유대학교 교수가 공동으로 발표한 ‘지방정부가 쏘아 올린 평화의 구름: 서베를린 시장 빌리 브란트가 실천한 평화와 경기도의 더 큰 평화를 위한 생태평화 정책’은 경기도의 평화정책이 서베를린에서 시작된 평화를 위한 노력과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알려 전문가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김범수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원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정세와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과 유럽은 중견국으로서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회의로 한국과 유럽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조창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북한과 최대 접경지를 맞닿는 경기도가 한반도와 유럽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이행하고자 한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남북 간 평화 협력의 새로운 물길을 여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실연의 아픔 몇 분 만에 고쳐”…비법 대체 뭐길래

    “실연의 아픔 몇 분 만에 고쳐”…비법 대체 뭐길래

    이별의 아픔에 크게 힘들어본 적이 있다면 관심을 둘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두뇌 전기자극을 통해 실연의 아픔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잔잔대학교와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 연구진은 가벼운 전류로 뇌를 자극하는 헤드셋을 하루에 몇분만 착용하면 실연에 따른 우울감 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리고 관련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연을 겪은 3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두뇌 전기자극 실험을 진행했다. 그룹별로 5일간 하루에 두차례씩 20분간 경두개직류자극(tDCS) 헤드셋을 착용했는데 자극 유무와 부위를 달리했다. 첫 번째 그룹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LPFC)에, 두 번째 그룹은 복측 전전두엽 피질(VLPFC)에 각각 전기자극을 줬다. 세 번째 그룹은 헤드셋을 착용하기는 했지만 스위치를 꺼 아무런 자극도 가하지 않았다. 전류 자극이 가해진 곳은 뇌에서 자발적인 감정 조절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부분들이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 전기 자극을 받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은 실연에 따른 감정적 고통인 ‘사랑 트라우마 신드롬’(LTS, love trauma syndrome) 증상이 세 번째 그룹과 비교해 상당히 감소했으며 우울 상태와 불안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LTS는 정서적 고통과 우울감, 불안, 불면증, 자살 위험, 무력감, 죄책감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LTS 증상 완화에는 첫 번째 그룹이 받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자극이 두 번째 그룹이 받은 복측 전전두엽 피질 자극보다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지자극 치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기자극 치료를 중단한 지 한 달 뒤에도 그 효과가 유지됐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특정 뇌 영역과 사랑의 트라우마와 감정 조절의 관계를 고려할 때 관련된 뇌 영역을 다루는 치료 방법이 유망할 수 있다”면서도 “이런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반복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 증시서 짐 싸 美로 떠난 ‘동학개미’

    한국 증시서 짐 싸 美로 떠난 ‘동학개미’

    올 한 해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이 빠르게 증가하는가 하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 잘 팔리는 상품의 대부분도 해외 주식형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5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은 65억 5866만 달러(약 9조 50억원)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해외 주식 순매수(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것)는 2022년 118억 8983만 달러(16조 3247억원)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진한 국내 증시와 달리 해외 증시는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초부터 지난 5일까지 불과 1.01% 상승했고, 코스닥은 3.9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은 15.4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12.17%를 기록하며 말 그대로 날아올랐다. 지난달 말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액은 1200억 5200만 달러(162조 8505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것은 물론 1200억 달러대로 진입한 것 역시 처음이다. 해외 주식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ETF 시장에 새로 등장하는 상품도 대부분 해외 증시와 관련된 ETF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상위 50개 ETF 상품 중 해외 ETF는 34개에 달한다. 특히 상위 10개 중 7개는 모두 미국 주식형 상품이다. 개인이 상위 50위 ETF에 투자한 총금액 6조 8644억원 중 무려 73%(5조 413억원)는 해외 ETF에 투자했다. 증가세 역시 해외 ETF가 압도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ETF 순자산총액(AUM)은 지난해 말 28조 2578억원에서 지난 6일 기준 42조 6716억원으로 50%가량이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ETF의 AUM 규모는 92조 8094억원에서 103조 6724억원으로 12% 느는 데 그쳤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 투자가 늘었다는 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투자 규모를 늘렸다는 것”이라면서 “해외 주식시장에 눈을 돌리는 개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쟁 없는 한반도를 위해…천주교, ‘청년 DMZ 평화의 길’ 개최

    전쟁 없는 한반도를 위해…천주교, ‘청년 DMZ 평화의 길’ 개최

    천주교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며 비무장지대(DMZ) 인근을 도보 순례하는 ‘2024 청년 DMZ 평화의 길’ 참가자를 6월 19일까지 모집한다. ‘DMZ 평화의 길 도보순례’는 2013년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처음 개최된 후, 해마다 열리는 순례 행사다.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세계적 생태계 보물창고인 DMZ를 통해 평화·역사·생태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순례는 오는 6월 29일~30일 진행된다. 첫날엔 경기 파주의 ‘민족화해센터’에서 출정식을 갖고, 태풍전망대와 군남홍수조절지, UN군 화장장, 북한군 묘지 등을 돌아본다. 이튿날엔 임진각에서 통일촌, 덕진산성을 거쳐, 북녘과 가장 가까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JSA 성당’까지 순례할 예정이다. 신청기간은 6월 19일 오후 6시까지이며, 20~40세 청년 80명을 모집한다. 참가비는 6만원이다. 순례기간 착용할 반소매 티셔츠(2장)와 물컵, 토시 등이 제공된다. 민족화해센터 누리집에서 내려받은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dmzpeace1004@daum.net)로 접수하면 된다. DMZ 평화의길 연락처는 (031)941-2766이다.
  • 시간의 경계선이 묻는다… 당신도 ‘표준시’가 있는가[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시간의 경계선이 묻는다… 당신도 ‘표준시’가 있는가[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경도 0 ‘본초자오선’ 지나는 장소경계선 하나가 어제·오늘의 기준혹은 ‘그날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내게도 그와 같은 전환점 있었다융 심리학 독학하면서 ‘나’를 만나타인의 인정 필요 없는 날 위한 삶트라우마 이길 ‘회복 탄력성’ 절실슬픔이 제때 해방될 수 있게 해야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에 와서는 그곳이 치유적인 공간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을 때가 있다. 그리니치 천문대도 나에게는 그런 곳이다. 그때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기에 방문했는데, 지금은 ‘나에게도 개인적인 의미를 지닌 곳’으로 바뀐 것이다. 세계 표준시의 경계를 나누는 장소인 그리니치 천문대 이야기를 구상하다가 나는 내 삶의 ‘표준시’는 언제였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그리니치 천문대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은 그 유명한 ‘본초자오선’(경도 0을 가리키는 기준선)을 가리키는 금빛 라인 위에 서서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 댄다. 한 발은 ‘왼쪽’에 걸치고 한 발은 ‘오른쪽’에 걸치는 인증 샷이 가장 표준적인 포즈였다. 그 가느다란 세계 표준시의 경계선 하나가 어제와 오늘을 나누는 것이 새삼 경이로웠다. 인간의 삶은 ‘어제와 오늘’, ‘과거와 현재’, 혹은 ‘그날 이전과 그날 이후’로 나뉘는 것 같았다.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나는 내 삶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누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 삶의 표준시, 그것은 ‘트라우마의 존재를 이해하기 전’과 ‘트라우마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치유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로 나뉘어 있었다. 내게는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기 전과 후, 융 심리학을 공부하기 전과 후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융 심리학을 공부하기 전 나는 모든 상처에 극도로 예민했다. 내 슬픔뿐 아니라 타인의 슬픔에도 극단적으로 과몰입하는 탓에 힘겨워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며칠간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는 성격이었다. 상처를 잘 받을 뿐 아니라 상처 있는 사람에게 자석처럼 이끌리는 나였다.이렇듯 상처에 취약한 나 자신을 치유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융 심리학을 독학한 이후부터 내 인생의 시계는 다른 속도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내 상처를 바라보는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된 것이다. ‘내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 준 사람, 나에게는 스스로를 치유할 뿐 아니라 타인의 아픔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 바로 카를 구스타프 융이었다. 융은 ‘의식적인 차원’에서는 콤플렉스로 가득한 삶일지라도 ‘무의식의 차원’에서는 수많은 가능성과 눈부신 잠재력으로 가득한 것이 인간의 마음임을 일깨워 주었다. ‘상처 입은 의사만이 타인을 치유할 수 있으며, 그리고 그 의사가 스스로를 치료한 만큼만 타인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 융의 생각이었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이 오히려 타인의 아픈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니. 바로 이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라는 개념은 내게 커다란 인식의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나는 내가 입은 모든 상처보다 더 강력한 존재라는 것, 나는 나에게 상처를 준 모든 사람들의 악행과 폭언을 다 합친 파괴적 에너지보다도 더 강력한 치유의 에너지와 창조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자오선이 그 얇은 선 하나만으로도 ‘어제’와 ‘오늘’을 가르듯이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개념은 내 인생에 엄청난 전환점을 선물해 주었다. 인생의 꿈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작가가 되고 싶었고, 성공도 하고 싶었고, 세상 사람들의 인정도 받고 싶었던 내가 이제는 난데없이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고 싶다니. 이런 내적인 변신은 내 삶에 커다란 평온을 안겨 주었다.나는 내가 부서지고 망가져서 나 자신은커녕 남도 돌볼 수 없는 상태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아니었다. 상처를 충분히 겪어 보았기에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사람이었고, 상처로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에 ‘치유하는 마음’을 아는 사람이었으며, 트라우마 이후 오히려 예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기에 ‘상처 이후의 성장’(post-traumatic growth)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번드르르한 명함이나 성공이나 업적으로 인정받는 삶이 ‘에고’(ego:사회적 자아)를 위한 것이라면, 그 모든 상처에도 불구하고 상처에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삶을 선택하기로 한 것은 ‘셀프’(self:내면의 자기)의 결정이었다. 나는 에고보다는 셀프를, 타인의 인정보다는 나 자신과의 투명한 만남을 선택하는 충만한 존재가 되고 싶어졌다. 좁디좁았던 마음이 무진장하게 넓어지고 내 삶의 바운더리 자체가 한없이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또다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이제 아무한테도 정 주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했던 딱딱한 마음이 한없이 말랑말랑해지고 촉촉해져서 이제 누구든 제대로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 되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자오선을 한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타인의 눈치를 보는 에고에서 오직 나만으로도 충분한 셀프로, 사회적 자아에서 내면의 자기로 변신하고 있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던 존재에서 ‘오직 나 자신과의 약속’을 중시하는 존재로 변신하고 싶었다. 경쟁이나 성공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믿는 가치들을 위해 싸우고 싶었다. 그리니치 천문대의 본초자오선은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었다. ‘당신의 표준시는 언제입니까’라고. 나의 표준시는 ‘내가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기 전과 후로 나뉘고 있었다. 그 수많은 트라우마들로 인해 내가 결코 망가지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 에고를 둘러싼 겹겹의 울타리들이 와르르, 기쁘게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안정된 직장도 없고 보장된 미래도 없었지만 나는 뚜렷한 목적도 없이 머나먼 이국땅을 오랫동안 떠돌면서 비로소 ‘진짜 나 자신’이 되는 해방감을 맛보았다. 그 모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이었다. ‘똑똑한 장녀’를 향한 부모님의 지나친 기대로부터, ‘서울대 박사학위까지 있는 사람이 왜 취직을 못 하나’라는 식으로 나를 바라보는 뭇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내 또래 친구들이 결혼하고 출산하고 진급하며 그 모든 인생의 속도를 비교하는 인생의 전쟁터로부터 처음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그리니치 천문대에서 나는 ‘그래,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자’라고 마음먹었다. 화려한 에고의 인생이 아닌 충만한 셀프의 인생을.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이 아니라 오직 내 안의 꿈과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삶을. 트라우마는 한 사람의 평생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눈다. 자극의 강도를 조절하면 완화되는 일반적인 스트레스와 달리 트라우마는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 자체를 앗아갈 수 있다. 깊은 트라우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아주 작은 자극만으로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필요 이상으로 상처받는다. 한마디로 모든 상처에 취약해진다. 트라우마를 제때 치유하지 못하면 삶의 온갖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를 견뎌낼 수 있는 회복 탄력성 자체가 약해져 버린다. 남들은 무리 없이 잘 견뎌내는 상처에도 홀로 힘들어하고, 남들은 ‘상처’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슬픔에 북받치게 된다. 나는 사랑받는 존재라는 믿음, 나는 희망찬 미래를 꿈꿀 자격이 있다는 자긍심, 극한의 상황에서도 내가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회복 탄력성의 근간을 이룬다. 이렇듯 개인뿐 아니라 조직이나 사회 또한 일종의 회복 탄력성을 필요로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는 매뉴얼이나 시스템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힘들 때마다 우리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다’라는 믿음, 아무리 급한 순간에도 ‘타인의 목소리’를 골고루 듣고 중대사를 결정하는 민주주의적 습관, 모든 것이 돈과 권력의 문제로 결정되어서는 안 되며 삶의 가장 소중한 주춧돌은 사랑과 우정과 신뢰로 시작되어야 한다는 집단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일종의 사회적 회복 탄력성이 절실한 것이다. 나쁜 일이 생겨도 힘을 합쳐 이겨낼 수 있다는 공동체적 믿음이야말로 이 사회적 회복 탄력성의 근간이 된다.그렇다면 우리의 삶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누는 집단적 트라우마의 시간은 언제였을까. 수많은 사건들이 우리의 가슴을 할퀴고 지나갔지만, 2000년대 이후의 사건들 중에서는 ‘세월호 사건’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집단적 트라우마로 남았던 것이 아닐까.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10년이 되었고 올해 들어 ‘세월호 10주기’를 추모하는 수많은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전국시민행진단은 세월호 희생자들이 원래 무사히 도착했어야 할 제주도에서 행진을 시작하여 진도 팽목항, 목포 신항,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안산 등을 거쳐 서울까지 무려 21일간 걷고 또 걸으며 슬픔을 함께했다. 세월호 10주기에 완공하려던 4·16생명안전공원이 아직 착공조차 못 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뼈아픈 기억을 추모하는 장소는 우리를 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미처 다 아파하지 못한 그 상실의 고통을 위로할 장소를 필요로 하고, 다시는 그런 트라우마가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를 더욱 결속시킬 장소를 필요로 한다. 추모의 장소를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집단적 회복 탄력성을 더 크게 만들 것이다. 제대로 기억하는 것은 우리를 결코 나약하게 만들지 않는다. 아름다운 추모 공간을 만들고, 슬퍼할 수 있는 공간을 주고, 그들의 아픔을 그들의 아픔에만 갇혀 있지 않게 하는 것이 진정한 추모와 애도의 열린 자세다. 그들의 슬픔이 마음껏 흘러넘칠 수 있도록, 그들의 슬픔이 오직 그들의 심장에만 갇혀 있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는 슬픔이 비로소 해방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기억하고 또 기억하는 것은 결코 나약한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제대로 기억하는 존재들만이 더 아름답고 희망찬 공동체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작가
  • 항생제 내성균 정복 가능? 신약 만드는 생성형 AI 등장 [고든 정의 TECH+]

    항생제 내성균 정복 가능? 신약 만드는 생성형 AI 등장 [고든 정의 TECH+]

    알파고는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이세돌 9단을 포함한 정상급 바둑 기사를 연달아 이기면서 바둑 같이 추상적인 사고가 필요한 영역에서도 사람을 능가하는 인공지능(AI)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당시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이때만 해도 AI가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사람을 돕거나 대신할 수 있는지는 분명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챗지티피(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이제 AI는 21세기 산업 혁명에 비유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사람만 할 수 있었던 글쓰기나 대화, 이미지 생성, 영상 생성, 음악 작곡 등 여러 가지 추상적 작업을 AI가 대신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과학계에서도 생성형 AI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초기에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논문 생성 등의 위험성이 거론됐다면, 현재는 이를 연구에 적절히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약 개발에서 앞으로 생성형 AI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카일 스완슨이 이끄는 스탠퍼드 의대 및 맥마스터 대학 연구팀은 항생제 같은 특정 목적의 분자를 생성하는 생성형 AI인 신스몰(SyntheMol, synthesizing molecules)을 개발했습니다. 물론 분자 자체를 무작위적으로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가능한 분자식을 생성하는 AI입니다. 연구팀은 신스몰의 1차 목표로 중요한 항생제 내성균 중 하나인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선택했습니다. 항생제 내성은 21세기 인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매년 점점 관련 사망자가 늘어나 21세기 중반에는 매년 10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항생제 내성균을 없애기 위한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신약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항생제 내성균이 생기는 속도가 더 빨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만약 생성형 AI가 신약 개발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면 이 분야에서 중요한 혁신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13만 가지의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신스몰을 훈련한 후 실험실에서 만들기 쉽고 실제 세균에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물질 2만5000가지의 화학식을 생성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화학식을 생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9시간에 불과했습니다. 인간이 직접 했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기존의 항생제와 완전히 다르고 아시네토박터가 쉽게 내성을 발현하기 어려운 물질 70가지를 골랐습니다. 이 가운데 58개가 실제로 제조할 수 있었는데, 최종적으로는 6개가 실제 아시네토박터 내성균을 죽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 중 2개를 물에 녹인 후 쥐에 주입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만든 항생제 후보 물질이 사람에는 심한 해를 끼치지 않고 감염된 항생제 내성균만 죽일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전임상 실험과 임상 시험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바로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성형 AI를 통해 기초 연구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면 전체 약물 개발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기전을 지닌 약물 개발도 쉬워질 것입니다. 연구팀은 신스몰 AI가 항생제 이외에 다른 약물을 개발할 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신약 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이 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 인니에도 팔리는 伊해군용 원양초계함 PPA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인니에도 팔리는 伊해군용 원양초계함 PPA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해군력 증강을 위해 유럽에서 군함 설계를 사와 현지에서 건조하던 인도네시아가 최근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와 PPA 초계함 두 척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초계함은 이탈리아 핀칸티에리가 이탈리아 해군을 위해 건조하고 있는 원양초계함(OPV)이며, 다목적 원양초계함의 이탈리아어인 Pattugliatore Polivalente d‘Altura의 약자를 따 PPA로 불린다. 이탈리아 해군 명칭은 타온 디 레벨(Thaon di Revel)급이다.PPA는 2021~2035년 사이에 퇴역하는 솔다티급 경순찰 호위함 4척과 미네르바급 초계함 8척을 교체하기 위한 사업에서 시작됐다. 2014년 해군법에 의해 16척으로 계획됐지만, 2019년까지 7척에 대한 예산 지원이 결정됐고, 3척이 옵션으로 걸려있다. PPA의 특징은 하나의 기본 설계에 무장과 센서를 달리해 세 종류의 함선을 만든다는 것이다. 세 종류는 연안 순찰과 해상 범죄 소탕을 위한 경량(Light), 연안순찰과 전투 지원을 위한 경량 플러스(Light+), 그리고 최일선에서 작전할 수 있는 완전(Full) 버전으로 나뉜다. 각 버전의 가장 큰 구별점은 무장과 센서다. 무장의 경우 경량 버전은 오토멜라라 127/64㎜ 함포 1문, 오토멜라라 76/62㎜ 함포 2문, 오토멜라라 오리콘 KBA 25㎜ 함포 2문, 12.7㎜ 기관총 4정으로 무장했다. 경량 플러스 버전은 대공방어를 위해 아스터 또는 CAMM-ER을 탑재한 실버(Sylver) A50 VLS 16셀이 달리며, 완전 버전에는 대함 공격을 위한 테세오/오토마트 Mk2 대함미사일 4발과 대잠 공격을 위한 블랙애로우 어뢰 발사기가 추가된다.센서는 경량 버전은 레오나르도의 3D 듀얼밴드 AESA 레이더 중 X 밴드 레이더만 달리고, 경량 플러스에는 이 레이더의 C 밴드 레이더만 달린다. 완전 버전에는 C와 X 밴드 모두 달리고, 대잠 작전을 위해 레오나르도의 능동 견인소나 어레이, 가변심도소나(VDS) 등이 추가된다. 세 가지 버전 모두 공통적으로 레오나르도의 사독(SADOC) 지휘관리시스템(CMS) 콘솔, 레오나르도 SAAM-ESD, AAW 시스템 등이 달린다. 후방에는 SH90 2대 또는 AW101 헬기 1대를 탑재할 수 있는 격납고와 비행 갑판이 있다. 추진 시스템은 가스터빈과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CODAG 방식을 채택했고, 최고속도는 32노트이며, 항속거리는 15노트로 주행시 9260㎞ 정도다. 선체는 길이 143m, 폭 16.5m, 흘수 10.5m이며, 배수량은 경량 4880t, 경량 플러스 4912t, 완전은 4,994t이다. 탑승인원은 경량과 경량 플러스는 90명, 완전은 120명이다. 이 외에도 항공기 운용이나 해병대, 특수부대 수용을 위한 공간과 침대도 갖출 수 있다.일반적인 제원 외에 PPA는 함선 설계에서 함수에 파도의 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한 파랑 관통 선수가 튀어나와 있다. 함교는 일반적인 함선의 함교보다는 비행기 조종석과 유사하며, 이름도 해군 조종석(Naval Cockpit)이라 불린다. 시대를 앞서가는 설계를 갖춘 PPA지만, 이탈리아 해군은 보유량을 감축하려 했다. 처음에 경량 플러스 버전 두 척의 매각을 제안한 곳은 그리스였지만, 실패했다. 인도네시아에 매각 소식은 2023년 10월 처음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 매각될 예정인 함선은 P433 마르칸토니오 콜로나와 P435 루지에로 디 라우리아로 알려졌다. P433은 2024년 10월 취역 예정이며, P435는 2025년 8월 취역 예정이다. 핀칸티에리가 인도네시아 해군에 맞춰 무장 등을 변경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현호 군사 칼럼니스트 as3030@daum.net
  • 수원시, ‘2024년 수원특화 청년 해외인턴지원사업’ 참여 청년 모집

    수원시, ‘2024년 수원특화 청년 해외인턴지원사업’ 참여 청년 모집

    경기 수원시가 ‘2024년 수원특화 청년 해외인턴지원사업(미국)’에 참여할 청년 30명을 4월 30일까지 모집한다. 수원특화 청년 해외인턴지원사업은 미국 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미국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개별 맞춤형 취업컨설팅으로 참여 청년이 원하는 업무, 근무 조건에 적합한 기업을 연결해 준다. 수원시는 국내기업 미국법인, 한인기업, 현지 기업 등 미국 현지 기업을 확보했다. 채용이 확정된 청년에게는 비자 발급비, 미국인턴 비자 발급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비자가 발급되고 올해 12월 15일까지 실제로 출국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항공료·숙박비·현지정착금 등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수원시에 주민등록이 된 고졸 이상 35세 미만 청년, 수원시 소재 2~4년제 대학교 재학생·휴학생·졸업생(35세 미만)이 신청할 수 있다. 영어가 능통한 청년은 우대한다. 수원특화 청년 해외인턴지원사업 참가를 원하는 청년은 수원시 기업일자리통합플랫폼(suwon.go.kr/recruit)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전자우편(wishsuwon@daum.net)으로 제출해야 한다 3월 20일 오후 5시 온라인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홍보물 하단 큐알(QR) 코드를 스캔해 설명회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 컨테이너에 숨긴 탄도미사일 시험한 이란, 새로운 위협되나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컨테이너에 숨긴 탄도미사일 시험한 이란, 새로운 위협되나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지난 13일(현지 시각) 이란 국영 타스님 통신이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해군 함선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발사는 지난 12일 이란혁명수비대 해군 소속 샤히드 마흐다비(Shahid Mahdavi)함에서 이루어졌고, 파테(Fateh)급 탄미사일 두 발이 이란 본토 사막을 목표로 발사됐다고 발표했지만, 정확한 일자와 사거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타스님 통신은 발사된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1700㎞라고 보도했지만, 파테급 탄도미사일은 파생형이 많기 때문에 어떤 종류인지 파악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인 타즈님 통신과 달리 이란의 다른 통신사들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사거리가 750㎞라고 보도했기 때문에 정확한 미사일의 종류와 사거리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이번 발사 시험에서 주목할 점은 탄도미사일이 선박 운송에 사용되는 40피트 표준 컨테이너에서 발사되었다는 점이다. 공개된 영상에 의하면 미사일 길이 문제로 수직으로 기립하지 못하고 약간 경사진 각도로 발사되었고, 컨테이너 뒤쪽이 열려 화염이 분출되었다. 하지만, 민간 상선에 미사일이 탑재된 컨테이너를 적재할 경우 어떤 선박에 실렸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기습 공격이 가능하다.이란은 상업 운송용 컨테이너에 미사일을 탑재한 첫 번째 국가는 아니다. 러시아는 Kh-35 대함 미사일 등을 통합한 클럽(Club)-K를 수출 시장에 오래전부터 홍보하고 있다. 중국도 2022년 주하이 에어쇼에 대함 미사일과 로켓을 적재한 컨테이너를 전시했다.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이란의 컨테이너화는 무기를 숨기기 위한 목적이 강한데 반해, 일찍부터 팔레트화 등 표준화된 물류 체계를 갖춘 미군은 운반과 배치 편이를 위해 컨테이너화를 채택했다. 미 육군은 컨테이너에 SM-6 요격미사일과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통합한 중거리 능력(MRC) 무기 체계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미 해병대도 유사한 무기를 운용할 예정이다.이란의 컨테이너 탑재 탄도미사일은 예멘 후티나 레바논 헤즈볼라 같은 이란의 대리인들이 더 은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멘 후티의 경우 홍해를 지나는 상선 공격에 대함탄도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는데, 컨테이너에 탑재할 경우 해상에서 발사할 수 있어 공격 범위가 훨씬 길어진다. 미 의회 등에서는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컨테이너화는 북한도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도 제공한 KN-23 탄도미사일이나 금성-3호 대함미사일의 경우 길이 12.1m, 폭 2.43m, 높이 2.89m의 40피트 컨테이너에 들어갈 수 있다. 점점 늘어가는 컨테이너에 탑재되는 미사일, 무기를 숨기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현호 군사 칼럼니스트 as3030@daum.net
  • 미 육군, 정찰용 항공기 대신 ‘무인기’로 도입하기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미 육군, 정찰용 항공기 대신 ‘무인기’로 도입하기로 [최현호의 무기인사이드]

    2월 8일(현지시간) 미 육군이 급작스럽게 미래 육군 항공의 틀을 바꿀 발표를 했다. 이날 발표된 것으로는 FARA 프로그램 중단, ITEP 엔진 프로그램의 개발 단계 유지, UH-60V 블랙호크 헬리콥터의 2025 회계연도 생산 종료, 그리고 쉐도우와 레이븐 무인기의 단계적 퇴역이다.이 가운데, 이전에 퇴역한 OH-58 카이오와 정찰 헬리콥터의 역할을 이어받을 새로운 정찰 공격헬기를 도입하는 미래 공격정찰항공기(Future Attack Reconnaissance Aircraft)의 약자인 FARA프로그램 중단의 여파가 가장 크다. FARA 프로그램은 2018년 시작됐고, 2020년 360 인빅터스를 제안한 벨-텍스트론과 레이더-X를 제안한 록히드마틴 자회사 시코르스키가 최종 경쟁업체로 선정됐다. 360 인빅터스는 메인로터, 테일로터 구조를 가졌지만, 스텔스 설계를 도입했고, 레이더-X는 동축반전 메인로터에 추진용 푸셔 프로펠러를 가진 복합추진 항공기다.FARA이 취소되면서 여기에 장착할 신형 터보샤프트 엔진 개발을 위한 ITEP 프로그램도 영향을 받게 된다. ITEP는 현재 UH-60과 AH-64 헬기에 장착된 2,000마력급 T700 엔진과 비슷한 크기를 지니면서 엔진 출력은 50% 이상 향상된 3000마력을 내고, 연료 효율성은 25% 향상되며, 엔진 수명은 20%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랫휘트니의 T900과 GE 에비에이션의 T901이 경쟁했고, T901이 선정됐고, 시제 엔진이 두 FARA 경쟁 기체에 장착을 위해 전달됐다. FARA 프로그램의 취소 이유에 대해서는 미 육군 지도부와 미 육군성 관계자의 발언이 엇갈린다. 미 육군은 FARA 프로그램이 비용 문제를 겪었고,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무인정찰기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밝혔다. 제임스 레이니 미래사령부 사령관은 육군이 FARA 같은 항공 정찰 능력을 필요로 하지만, 이전의 카이오 워리어 같은 유인항공기가 아닌 무인 항공기를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무인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미 육군 획득 책임자 더그 부시 차관보는 FARA 프로그램 취소가 비용이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새로 완성된 대안 분석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원 군사위원장 롭 비트먼 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은 대안 검토는 진작에 진행됐어야 할 것이라며 미 육군의 계획에 대해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MQ-9C 그레이이글을 대신해 OH-58을 대신할 신형 정찰용 헬리콥터를 도입하려던 FARA 프로그램을 대신해 미 육군이 어떤 무인 정찰기를 도입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미 국방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저렴한 다수의 무인시스템을 도입하는 ‘리플리케이터’ 구상과 어떻게 연결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현호 군사 칼럼니스트 as3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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