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정올림픽” 장담하지만…
“이젠 시간이 없는데, 청정 올림픽 가능할까?” vs “비상대책이 먹혀 8월 초엔 확 달라질 것….”
베이징올림픽을 11일 앞둔 28일 국제체육계와 중국 현지에선 환경문제가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가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도 같은 날 현재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큰 쟁점은 여전히 환경오염 문제라고 꼬집었다.
중화 부활의 자부심으로 야심만만하게 준비했던 올림픽이 환경문제로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AP통신 역시 “청정올림픽은 물 건너 갔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잇달아 전했다.
CSM은 최근 베이징의 대기 상황은 중국 정부가 정한 기준을 넘어서는 수치로 대회 조직위원회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면서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부터 올림픽 비상대책이 시작됐지만 1주일째 대기오염지수(API)는 오히려 높아졌다.20일 55였던 수치는 24일 115,25일 110에서 26일엔 120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 환경보호국 두샤오창 부국장은 “지난해 7월에 견줘 20% 낮아졌다.”면서 “자동차 운행중단을 골자로 한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API가 곧 개선될 것임을 강조했다.
베이징 당국은 지난 9일 전 공공부문 승용차 가운데 70%의 운행을 중단시키고 일반 자동차에 홀짝제를 시행, 시내에 굴러다니는 차량을 하루 200만대나 줄였다. 대신 준비해 온 신설 지하철 3개 노선을 개통하고 버스 2000여대를 새로 들여놓았다. 시내 공장들에 생산 일시중단이라는 극약 처방도 포함됐다. 추가 조치도 예고했다. 이런 조치는 9월20일 장애인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상황은 아직도 심각하다. 미국 올림픽팀은 선수단에 마스크를 지급했을 정도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기상연구소 베어라브하드란 라마나탄 연구원은 “8월엔 베이징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오염물질이 쌓이기 십상”이라면서 “예측 불가능한 바람이 불면 도리어 다른 지방에서 오염물질이 날아들 수 있어 민감한 운동선수들에겐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벌써부터 여러 참가국들은 베이징으로의 출발을 늦추고 있다.204개국 가운데 42개국은 한국,24개국은 일본에 훈련 캠프를 물색해 놓고 현지 적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 발표한 수치마저 실제에 비해 낮다는 의혹이 짙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환경과학조사연구원(CRAES) 대기·건강분과가 문제를 제기했다.CSM에 따르면 CRAES는 베이징에서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맞춰 지난해 8월7일부터 9월30일까지 시내 환경조사를 벌인 결과 황산, 일산화탄소, 질산 수치가 중국 기준에는 모두 부합했으나, 실제로는 발표된 것보다 평균 33%나 높게 나타났다.
미세먼지의 경우 50% 높게 검출됐다. 특히 오존은 국제보건기구(WHO) 기준농도인 1㎥당 20㎍의 2배인 중국 기준치를 78%나 웃돌았다고 덧붙였다.WSJ는 앞으로 남은 열흘 남짓한 기간에 더 가혹한 조치들을 취한다고 해도 성과는 불투명해 당국은 하늘을 쳐다보며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기만 기도할 뿐이라고 보도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