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사진작가 레보비츠 빚으로 저작권 잃을 위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만삭의 데미 무어, 총격을 받고 죽기 4시간 전 무표정한 오노 요코를 부둥켜 안고 있는 존 레넌, 우유를 부은 욕조에 몸을 담근 채 검은 빛 얼굴과 손발만 내민 우피 골드버그….
이 유명한 사진들을 찍은 세계 최정상급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59)가 자신의 사진 저작권을 송두리째 잃을 위기에 처했다. AP통신은 6일 레보비츠가 아트캐피털그룹(ACG)에서 빌린 돈 2400만달러(약 300억원)와 이자를 8일까지 갚지 못할 경우 사진 저작권 전부를 빼앗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레보비츠는 눈덩이처럼 커지는 부채와 모기지 상환금 등을 감당하기 위해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의 타운하우스 3채와 뉴욕주 북부에 위치한 부동산, 자신의 저작물 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렸으나 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담보물을 날릴 처지다. ACG 측은 레보비츠가 부채 상환노력을 보이기는커녕 담보 부동산에 대한 실사 작업마저 거부하고 있어 부득이 ‘법대로’를 밀어붙이게 됐다는 입장이다.
레보비츠는 그리니치빌리지의 역사적 명소인 타운하우스를 리노베이션하는 과정에서 이웃주민으로부터 1500만달러의 소송을 당해 재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보비츠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브루스 스프링스틴, 힐러리 클린턴,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등 유명인사들의 개성 있는 인물사진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