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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쓰고, 혼자 밥 먹고… 선수들 ‘희망의 샷’ 날렸다

    마스크 쓰고, 혼자 밥 먹고… 선수들 ‘희망의 샷’ 날렸다

    LPGA “골프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 AP통신 “한국 야구·축구 이어 골프 시작” 선수들 체온 재고 자외선 살균기도 통과 캐디, 마스크 착용… 취재진도 엄격 통제 박성현 “혼자 앞만 보고 밥 먹어 어색해” 김효주 “갤러리 없어 셀프 박수로 자축”‘땅, 땅, 땅~.’ 14일 오전 6시 20분. 엷은 안개가 깔린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의 산길코스 첫 번째 홀에서 잇단 드라이버 타구음이 새벽 공기를 갈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전 세계 남녀 투어가 코로나19로 중단된 가운데 이날 가장 먼저 개막해 주목을 받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LPGA에서 뛰는 박성현과 김세영, 김효주, 이정은 등 4명이 고국의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며 “골프를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흥분할 것”이라고 했다. AP통신은 “이 대회는 한국프로야구, 프로축구에 이어 세 번째 무관중 대회”라면서 주요 뉴스로 다뤘다.이날 KLPGA 챔피언십에 참가한 선수는 미국과 일본 투어에서 뛰는 선수를 포함해 모두 150명. 코로나19 탓에 대회장은 특급 보안구역을 방불케 했다. 코스에는 갤러리는 물론 선수의 부모들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발을 들이지 못했다. 캐디들은 마스크를 쓴 채 무거운 골프백을 메고 7㎞ 남짓한 코스를 걸었는데, 일부는 숨이 가쁜 듯 마스크를 내리는 모습도 보였다. 골프장 외곽 임시 텐트에 머문 취재진은 멀찌감치 보이는 1번, 10번, 18번 홀 등 3개 홀 티박스와 그린 주변만 접근이 허락됐다.선수들은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잰 뒤 자외선 살균기까지 무사히 통과해야만 선수 라운지에 입장할 수 있었다. 옷도 지정된 곳에서 갈아입고, 식사도 1인용 테이블에서 혼자 해야 했다.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오버파 공동 59위로 첫날을 마친 박성현(26)은 “혼자 앞만 보고 밥을 먹자니 참 어색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예 마스크를 한 채 샷을 날리는 선수도 눈에 띄었다. 대다수 선수들은 갤러리가 없는 게 어색한 표정이었다. 3언더파 69타로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린 최혜진은 7번홀 이글을 잡은 뒤 캐디와 포옹이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 팔꿈치를 맞부딪치며 기쁨을 나눴다. 이븐파 공동 38위로 무난하게 6개월 만의 라운드를 마친 김효주(25)는 “갤러리가 없으니 마치 연습라운드를 하는 것 같더라. 버디를 잡았지만 박수 쳐 주는 사람이 없어 ‘셀프 박수’로 스스로를 축하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지정구역인 ‘믹스트존’에서만 취재진 면접이 허락됐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해 2승을 거둔 뒤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로만 5타를 줄여 공동선두에 오른 배선우(26)는 “공을 칠 수 있으니 이제야 숨을 쉬는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귀국해 2주 자가격리를 끝내고 골프채를 잡은 지 오늘이 6일째 되는 날”이라며 “갤러리 반응으로 내가 친 샷의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그게 없으니 좀 답답하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한 조치들이다.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우린 참상을 알릴 유일한 외부인… 끝끝내 광주를 포기할 수 없었다”

    “우린 참상을 알릴 유일한 외부인… 끝끝내 광주를 포기할 수 없었다”

    1979년 4월 한국에 파견된 제45기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들은 광주와 전남 나주, 경기 안양 등 전국 곳곳의 병원과 보건소에서 결핵이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일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로 익숙한 독일 제1공영방송 위르겐 힌츠페터 등 외신 기자들이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통역을 맡은 것도 이들이다. 한국 정부의 항의로 평화봉사단은 조기에 해산됐지만, 단원들은 자신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 국내외에 광주의 진실을 전했다. 이들은 40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할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오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14일 서면 인터뷰로 들은 데이비드 돌린저, 폴 코트라이트, 윌리엄 에이머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전남 영암의 작은 마을에서 결핵 환자를 돌보던 돌린저는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5월 16일 광주로 향했다. 18일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들은 돌린저는 이튿날 영암으로 돌아갔지만 21일 다시 광주를 찾았다. 한센인 자활촌인 나주 호혜원에서 봉사하던 코트라이트는 19일 환자를 병원에 데려가려고 광주로 향했다. 그는 “팀 원버그 등 동료로부터 전날 군인들이 학생들을 구타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서 “전화는 먹통이었고 광주로 유학 간 자녀를 걱정하던 나주 시민들을 대신해 다시 광주로 갔다”고 회상했다. 광주로 가는 길목마다 군용 헬기가 낮게 날았다. 도로 곳곳에 총알 박힌 버스와 승용차가 나뒹굴었다. 미국 대사관은 평화봉사단원들에게 광주에서 나오라고 명령했다. 단원들은 따르지 않았다. 코트라이트는 “광주 시민들이 참상을 알릴 유일한 외부인인 우리가 그들을 포기했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서슬 퍼런 계엄군의 언론 검열에 광주는 고립됐다. 정치적인 의사 표현은 평화봉사단원의 금기였다. 하지만 “통역은 외신 기자와 시민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것”이라고 단원들은 생각했다. 원버그는 힌츠페터를, 코트라이트는 타임지 사진기자인 로빈 모이어의 통역을 맡아 전남도청, 전남대병원을 돌아다녔다. 돌린저는 AP통신 기자 테리 앤더슨의 입과 귀가 됐다. 5월 24일, 전남도청에 안치된 시신은 대부분 청년이었다. 그중 나이 든 여성의 시신도 있었다. 모이어는 “이분은 어떻게 사망했나”라고 물었다. 한 의대생은 “군인들이 헬기에서 쏜 총에 맞아 죽었다”면서 “당신들이 여기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 기자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드시 세계에 알려 달라”고 말했다. 코트라이트는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쓰레기라고 말해 주고 싶다”면서 “언제든 내가 본 일을 증언하겠다”고 했다.코트라이트는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알리려고 나주로 향했다. 군인들이 길목이란 길목은 다 막고 있었다. 코트라이트는 자전거를 타고 산을 넘었다. 그는 “매복하던 군인을 봤을 때는 식은땀이 났다”고 기억했다. “서울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가서 모든 일을 말하겠다”는 코트라이트에게 보건소장은 택시 운전사 문성남씨를 소개했다. 문씨는 “미국인인 게 잘 보이게 앞자리에 타라”고 했다. 호혜원에서 나주 터미널로 향하는 동안 수차례 군인들이 차를 세웠다. 그때마다 코트라이트는 차에서 내려 떨리는 손을 감추며 “평화봉사단도 미국 대사관의 소속 기관이니 나는 미국 대사관 직원”이라고 설득해 위기를 모면했다.평화봉사단원들은 5·18 민주화운동이 끝나자 추궁을 받았다. 한국 정부가 단원들의 활동에 항의했기 때문이다. 돌린저는 “미국 대사관은 단원들이 정치적 성명을 내기 위해 광주에 남았다고 (본국에) 전보를 보냈지만 이는 거짓”이라며 “우리는 미국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광주를 떠나는 것이 머무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한국인 친구들이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한 일은 자원봉사자로서, 인간으로서 마땅한 도리였다”고 했다.전남대병원에서 봉사하며 모든 과정을 지켜본 원버그는 5월 27일 군의 진압작전 직후 도청에 들어가 시신을 수습했다. 단원 중 한국어를 가장 잘했던 그는 1987년 국외 최초로 5·18을 분석한 영문 보고서 ‘광주항쟁: 목격자의 견해’를 발표했다. 안양에 머물면서 광주에서 활동한 단원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에이머스는 1999년 최초의 5·18 외국소설 ‘기쁨의 씨앗’을 썼다. 에이머스는 “나에게 광주 민주화 운동은 민주주의를 향한 느리고 고통스러운 무수한 영웅의 이야기”라고 했다. 코트라이트는 당시 썼던 일기를 모아 이달 초 ‘5·18 푸른 눈의 증인’을 펴냈다. 코트라이트는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토대였고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해야 할 역사”라면서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진실을 기억하는 일이 그들에게 치유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5·18 묘지에 묻히길 바란다고 밝혔던 돌린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광주의 직접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점점 늙어간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본 것을 말하고 고통에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푸른 눈의 증인들 “5·18 광주를 외면할 수 없었다”

    푸른 눈의 증인들 “5·18 광주를 외면할 수 없었다”

    외신기자들 입과 귀 돼준 美 평화봉사단원들“헬기 사격 똑똑히 봤다…언제든 증언할 것”“5·18 여전히 고통스럽지만 진실 기억해야”1979년 4월 한국에 파견된 제45기 미국 평화봉사단 단원들은 광주와 전남 나주, 경기 안양 등 전국 곳곳의 병원과 보건소에서 결핵이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일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로 익숙한 독일 제1공영방송 위르겐 힌츠페터 등 외신 기자들이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들과 대화할 수 있도록 통역을 맡은 것도 이들이다. 한국 정부의 항의로 평화봉사단은 조기에 해산됐지만, 단원들은 자신의 기억을 기록을 남겨 국내 외에 광주의 진실을 전했다. 이들은 40주년을 맞아 광주를 방문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오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14일 서면 인터뷰로 들은 데이비드 돌린저(David Dolinger), 폴 코트라이트(Paul Courtright), 윌리엄 에이모스(William Amos)의 이야기를 소개한다.전남 영암의 작은 마을에서 결핵 환자를 돌보던 돌린저는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5월 16일 광주로 향했다. 18일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들은 돌린저는 이튿날 영암으로 돌아갔지만 21일 다시 광주를 찾았다. 한센인 자활촌인 나주 호혜원에서 봉사하던 코트라이트는 19일 환자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그는 “팀 원버그(Tim Warnberg) 등 동료로부터 전날 군인들이 학생들을 구타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서 “전화는 먹통이었고 광주로 유학간 자녀를 걱정하던 나주 시민들을 대신해 다시 광주로 갔다”고 회상했다. 광주로 가는 길목마다 군용 헬기가 낮게 날았다. 도로 곳곳에 총알 박힌 버스와 승용차가 나뒹굴었다. 미국 대사관은 평화봉사단원들에게 광주에서 나오라고 명령했다. 단원들은 따르지 않았다. 코트라이트는 “광주 시민들이 참상을 알릴 유일한 외부인인 우리가 그들을 포기했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스러웠다”고 했다.서슬 퍼런 계엄군의 언론 검열에 광주는 고립됐다. 정치적인 의사 표현은 평화봉사단원의 금기였다. 하지만 “통역은 외신 기자와 시민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것”이라고 단원들은 생각했다. 원버그는 위르겐 힌츠페터를, 코트라이트는 타임지 사진기자인 로빈 모이어의 통역을 맡아 전남도청, 전남대병원을 다녔다. 돌린저는 AP통신 기자 테리 앤더슨의 입과 귀가 됐다. 5월 24일, 전남도청에 안치된 시신은 대부분 청년이었다. 그 중 나이 든 여성의 시신도 있었다. 모이어는 “이분은 어떻게 사망했나”라고 물었다. 한 의대생은 “군인들이 헬기에서 쏜 총에 맞아 죽었다”면서 “당신들이 여기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 기자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드시 세계에 알려달라”고 말했다. 코트라이트는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쓰레기(rubbish)라고 말해주고 싶다”면서 “언제든 내가 본 일을 증언하겠다”고 했다.코트라이트는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알리려고 나주로 향했다. 군인들이 길목이란 길목은 다 막고 있었다. 코트라이트는 자전거를 타고 산을 넘었다. 그는 “매복하던 군인을 봤을 때는 식은땀이 났다”고 기억했다. “서울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가서 모든 일을 말하겠다”는 코트라이트에게 보건소장은 택시 운전사 문성남씨를 소개했다. 문씨는 “미국인인 게 잘 보이게 앞자리에 타라”고 했다. 호혜원에서 나주 터미널로 향하는 동안 수차례 군인들이 차를 세웠다. 그때마다 코트라이트는 차에서 내려 떨리는 손을 감추며 “평화봉사단도 미국 대사관의 소속 기관이니 나는 미국 대사관 직원”이라고 설득해 위기를 모면했다. 평화봉사단원들은 5·18민주화운동이 끝나자 추궁을 받았다. 한국 정부가 단원들의 활동에 항의했기 때문이다. 돌린저는 “미국 대사관은 단원들이 정치적 성명을 내기 위해 광주에 남았다고 (본국에) 전보를 보냈지만 이는 거짓”이라며 “우리는 미국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광주를 떠나는 것이 머무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며 한국인 친구들이 무사한 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한 일은 자원봉사자로서, 인간으로서 마땅한 도리였다”고 했다. 그러나 돌린저는 전남도청에서 하룻밤 머물렀다는 이유로 사직서를 강요당했다. 평화봉사단은 1981년 돌연 해산되면서 단원들은 한국을 떠나야 했다. 에이모스는 “한국 정부는 한국어를 쓰는 외국인들이 광주의 진실을 말하고 다니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전남대병원에서 봉사하며 모든 과정을 지켜본 원버그는 5월 27일 군의 진압작전 직후 도청에 들어가 시신을 수습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작업도 멈추지 않았다. 원버그는 1987년 국외 최초로 5·18민주화운동을 분석한 영문 보고서 ‘1987년 ‘광주항쟁: 목격자의 견해’를 발표했다. 1993년 작고한 그에 대해 코트라이트는 “단원 중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하던 팀은 평화봉사단에게 허락된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광주 시민을 진정으로 보호하려고 애썼다”고 기억했다. 안양에 머물면서 광주에서 활동한 단원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에이모스는 1999년 최초의 5·18 외국소설 ‘기쁨의 씨앗’(The Seed of Joy)을 썼다. 에이모스는 “나에게 광주 민주화 운동은 민주주의를 향한 느리고 고통스러운 무수한 영웅의 이야기”라고 했다. 코트라이트는 당시 썼던 일기를 모아 이달 초 ‘5·18 푸른 눈의 증인’을 펴냈다.코트라이트는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토대였고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 해야 할 역사”라면서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진실을 기억하는 일이 그들에게 치유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5·18 묘지에 묻히길 바란다고 밝혔던 돌린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광주의 직접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점점 늙어간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본 것을 말하고 고통에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94세 데스탱 前 프랑스 대통령 ,여기자 성추행 혐의 수사 착수

    94세 데스탱 前 프랑스 대통령 ,여기자 성추행 혐의 수사 착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94) 전 프랑스 대통령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검찰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독일 공영방송 WDR의 안 카트린 슈트라케(37) 기자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슈트라케 기자는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이 자신과 함께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팔로 자신의 허리를 감싸면서 수차례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인터뷰를 마칠 때는 키스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앞서 3월 슈트라케는 프랑스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파리 검찰청은 이날 관련 주장에 대한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1974~1981년 대통령을 지낸 지스카르 데스탱은 유럽경제공동체(EEC)를 강화해 유럽연합(EU)으로 발전하게 만들었으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본 그대로, 있는 그대로… AP 기자의 5월 그날

    본 그대로, 있는 그대로… AP 기자의 5월 그날

    광주 폭동으로 간주한 것과 달리 시민들 불탄 차 치우며 거리 청소 불순분자 개입 확인 안 된다는 기사도 “객관적·생생한 기록 사료가치 높아”“긴급. 시민군 지도자들 미국의 중재를 요청, 261명 사망. 테리 A 앤더슨 AP 기자.” 외신 기자 테리 앤더슨은 1980년 5월 26일 새벽 5시 51분 ‘긴급’이라는 머리말을 붙인 기사를 미국으로 보냈다. 앤더슨은 이날 기사에 “시민군 대변인은 시위로 인해 261명이 사망했고 이 중 100여명의 시신은 신원 미상이라고 발표했다”고 썼다. 당시 기자들이 ‘그렇게 많은 사망자는 보이지 않는다’고 묻자 윤상원 열사로 추정되는 시민군 대변인이 “가족들이 장례를 위해 시신을 데려가고 하수구와 공터, 공사장에서 많은 시체가 발견됐다”고 말한 내용도 담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12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1층에서 미국 AP통신 앤더슨 기자의 5·18 민주화운동 당시 기사 원본 등을 일반에 공개했다. 그가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광주 현장에서 취재한 기사를 미국으로 송고한 원본과 AP통신 도쿄지국에서 보낸 원고로 추정되는 기사 원고 등 13장, 해당 기사가 실린 신문 스크랩 8장이다. 오정묵 전 광주 문화방송 연출가가 1995년 4월 미국 뉴욕에서 앤더슨 기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얻은 자료들이다. 오 전 연출가는 옛 전남도청이 복원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3월 소장 자료를 추진단에 기증했다. 기사에는 시민군이 ‘전두환 퇴진’ 등을 요구하며 미국의 중재를 요청한 내용도 있다. ‘광주 폭동’이라는 당시 정부 발표와 달리 시민들이 거리를 청소하고 곳곳에 있는 잔해와 불탄 차를 치우는 내용도 23일자 기사에 들어 있다. 당시 정부가 공산주의자를 지칭하는 ‘불순분자’들이 시위를 부추겼다고 주장한 것에 관해서도 “이번 시위에 불순분자가 개입됐다는 확인은 되지 않았다”고 썼다. 장제근 전남도청복원추진단 학예연구사는 “계엄 속에서 보도가 자유롭지 못했던 국내 언론과 달리 비교적 객관적 입장인 해외 언론의 시각으로 광주 상황을 생생히 기록해 사료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자료는 오는 16일부터 옛 전남도청 별관 2층 복원홍보전시관에서 볼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말년에 ‘기자 성추행’ 수사받는 90대 전직 대통령의 굴욕

    말년에 ‘기자 성추행’ 수사받는 90대 전직 대통령의 굴욕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94·사진) 전 프랑스 대통령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검찰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독일 공영방송 WDR의 안 카트린 슈트라케(37) 기자와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슈트라케 기자는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이 자신과 함께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팔로 자신의 허리를 감싸면서 수차례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인터뷰를 마칠 때는 키스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일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앞서 3월 슈트라케는 프랑스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파리 검찰청은 이날 관련 주장에 대한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1974~1981년 대통령을 지낸 지스카르 데스탱은 유럽경제공동체(EEC)를 강화해 유럽연합(EU)으로 발전하게 만들었으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4년에는 프랑스의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하원의원 선거에 당선되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전 세계서 유일하게 문 연 상하이 디즈니랜드

    전 세계서 유일하게 문 연 상하이 디즈니랜드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1월부터 100일 넘게 문을 닫은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11일 재개장한 가운데 얼굴에 마스크를 쓴 방문객들이 테마파크를 배경으로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전 세계 디즈니랜드 가운데 감염병 사태 뒤로 영업을 재개한 곳은 상하이가 유일하다. 디즈니랜드는 정부 방침에 따라 최대 수용인원(8만명)의 30% 수준인 2만 4000명만 입장시켰다. 공원 입구는 남들보다 먼저 놀이기구를 즐기려는 관람객들로 새벽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경제 정상화를 위해 쇼핑몰과 영화관 운영 재개를 독려하고 있다. 상하이 로이터 연합뉴스
  • 초교·유치원 85% 문 여는데 “개학하지만 등교 안 해도 돼”…혼란 키운 프랑스 방역지침

    초교·유치원 85% 문 여는데 “개학하지만 등교 안 해도 돼”…혼란 키운 프랑스 방역지침

    코로나19에 따른 휴교령이 해제되며 11일(현지시간)부터 초등학교 등이 개학하는 프랑스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안전 문제를 놓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프랑스는 지난 3월 17일부터 시작한 이동제한령을 최근 일부 완화하기 시작한 가운데 이번 주부터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우선 개학하고, 학급당 학생수는 각각 10명과 15명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장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은 전체 5만 500여곳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가운데 80~85%가 이번 주 개학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학교는 18일 문을 열고 고등학교의 개학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감염이 우려될 경우 등교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 규정까지 뒀지만, 이 같은 애매한 규정이 오히려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학급 내 학생수를 제한했다고 학교생활 전체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의 우려는 더욱 크다. 어린 아들 두 명을 둔 세실 바르댕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서로 안전하게 거리를 두지 않을 것이 우려돼 현재로서는 안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단체장들은 정부의 이번 개학 조치를 따르지 않겠다고 나서며 혼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파리 북부 몽모랑시의 미셸 베르티 시장은 지역 학부모들에게 “경제를 재개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공중 보건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정부 지침을 강제할 수 없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AP는 전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인구통계학적으로 어린이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다고 밝혀 왔지만, 어린이가 무증상 전파의 매개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날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휴교 조치가 내려진 국가는 177개국으로, 세계 전체 학생의 72%인 12억 6816만여명의 학생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초기 방역 성공 韓·中·獨 2차 유행 조짐… 방심에 ‘뒷문’ 열렸나

    초기 방역 성공 韓·中·獨 2차 유행 조짐… 방심에 ‘뒷문’ 열렸나

    中, 지린성서 집단감염… 다시 두 자릿수 마스크 벗는 獨, 도축장·양로원 확진 급증 가디언 “예방의 역설… 방역 피로도 커져” WSJ “韓, 정상으로 회귀 어려움 입증 사례”‘코로나19 종식 단계’로 접어들었던 우리나라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재유행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그간 바이러스 대처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중국과 독일 등에서도 확진환자가 급증해 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전염력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걸 보여 주는 동시에 구성원들이 긴장감을 잃어 방역의 ‘뒷문’이 열렸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1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본토의 누적 확진환자는 8만 2918명, 사망자는 4633명이다. 전날보다 감염자가 17명 늘었다. 이달 들어 중국 내 신규 환자는 하루 1~2명에 그쳤지만 지난 9일부터 지린성 수란에서 집단감염이 나타나면서 두 자릿수로 돌아갔다. 현재 수란시는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상점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지린성과 가까운 랴오닝성과 헤이룽장성 역시 확진환자가 생겨나 동북 3성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9일부터 감염자가 나타나 재확산 우려가 상당하다. 바인차오루 지린성 당서기는 대책 회의에서 “(바이러스 발생 이후) 4개월간 노력해 안정을 찾았는데 이번 집단 발병으로 또다시 위험에 빠졌다”며 “아직도 방역에 허점과 부족함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잘 막아 낸 독일도 최근 도축장과 양로원을 중심으로 확진환자가 급증해 애를 먹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1을 넘어서 재유행 우려가 나온다.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를 나타낸다. 지난 6일만 해도 0.65에 불과했지만 9일부터 재차 오르기 시작했다. 이란은 감염자 발생이 줄어 지난달 중순부터 경제활동을 재개했다가 이달부터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이날 기준 일일 신규 확진환자는 1683명으로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범 방역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도 올해 3월 개학을 강행했다가 확진환자가 급증해 지난달 학교 문을 닫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의 예를 근거로 “‘예방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미국이나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참사는 피했지만 감염병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면서 국민들이 엄격한 조치를 따르는 데 주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유하자면 야구나 축구 경기 내내 승기를 지켰지만 종료를 앞두고 선수들이 방심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일부 주민이 상점이나 버스·지하철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와 뮌헨 등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정부의 봉쇄 조치에 반대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국의 상황을 소개하며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입증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외신들 “칭송받았던 K-방역, 클럽 집단 감염으로 타격”

    외신들 “칭송받았던 K-방역, 클럽 집단 감염으로 타격”

    WSJ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얼마나 힘든지 보여줘” 서울 이태원 일대 클럽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집단 감염 사태에 외신들이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성공적인 K-방역’으로 소개했던 외신이 한국에서 2차 확산사태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의 초반 코로나바이러스 성공이 새로운 상황의 빈발로 인해 흐려지고 있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주말 하루 동안 29세 남성이 5개의 클럽과 바를 돌아다닌 이후 5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WSJ는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초기 희생자였으나, 재빠른 대처를 했다.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작성했고, 지난달 말 스포츠 행사에서 하이파이브를 금지하고 식당에서 지그재그로 앉는 등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제대로 시행되기 전에 서울 이태원 부근에 새로운 감염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6일은 한국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날이었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국민 연설에서 “코로나 19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말한 것도 전했다. 또 WSJ은 이번 집단 감염이 이태원의 게이클럽을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한국에서 성 소수자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된 점도 지적했다. FT “국제적으로 칭송받았던 한국 정부에 타격”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에서 터진 새로운 집단 감염이 코로나19 봉쇄를 조심스럽게 완화하려는 유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처럼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국가에서 다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데 유럽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성공적인 방역으로 국제적인 칭송을 받았던 한국 정부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중국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늘면서 북한과 가까운 곳에 제한조치가 다시 부과됐다고 전했다. NYT “전 세계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을 두고 “경제 재개를 원하는 전 세계가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 역시 방역을 잘해온 한국마저 경제 재개와 바이러스 차단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이번 집단 감염과 관련해 이날 오전 10시까지 전국에서 85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51명이 발생했으며 경기에서 20명, 인천에서 7명, 충북에서 5명, 부산에서 1명, 제주에서 1명이 확진됐다고 전했다. 이는 클럽 방문자와 그 가족·지인 등을 합한 것이다. 서울의 경우 이태원 클럽 방문자와 접촉자 등 3077명이 지금까지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1049명의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죽으면 바다에 수장되는 중국 선박…인도네시아 정부 비판

    죽으면 바다에 수장되는 중국 선박…인도네시아 정부 비판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국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세상에 공개된 중국 선박의 인도네시아 선원에 대한 비인권적 행위와 불법 어업에 대해 비판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10일 인도네시아 선원을 노예처럼 하루 18시간씩 일시키고 사망한 3명을 바다에 수장한 중국 선박회사를 비난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영상회의에서 “19~24살의 인도네시아 선원 49명이 최소 네 척의 중국 선박에서 하루 평균 18시간씩 일해야만 했다”며 “이들 가운데는 임금을 아예 못 받은 선원도 있었고 협의한 임금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열악한 노동환경과 해상 생활조건으로 선원들 3명이 병에 걸려 사망했으며, 태평양에 이들의 시신이 수장됐다고 강조했다. 마르수디 외교장관은 모든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코로나19 검사 이후 본국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13개월 간의 해상생활 이후 한국 부산의 한 호텔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격리 조치돼 있었다.인도네시아 선원 27명은 지난 4월 19일 중국 따리엔 오션피싱(Dalian Ocean Fishing)소속 선박을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이 중 일부 선원이 공익법센터 어필과의 인터뷰를 통해 태평양에서 발생한 인신매매, 노동 착취로 발생한 사망과 시체유기 사건을 공개했다. 중국 참치 연승 선박 롱싱629호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 중 3명이 사망해 바다에 유기됐고 같은 선사의 배를 타고 부산에 하선한 한 명의 선원이 사망해 총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첫 번째 사망자는 2019년 12월 21일 사모아 부근에서 조업하던 롱싱629호 선원 세프리(SEPRI)로 45일 전부터 몸이 붓고 호흡곤란과 함께 가슴 통증을 호소했으나 선장은 사모아 병원으로의 이송을 거절했다. 두 번째 사망은 롱싱629호에서 롱싱802로 이동한 선원 알파타(Alfatah)로 지난해 12월 2일 세프리와 같은 증상으로 숨졌다. 세 번째 사망자는 롱싱629호에서 티엔우로 이동한 아리(ARI)로 역시 먼저 사망한 동료들과 같은 증상을 보였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사망한 당일 따리엔 오션피싱 선사 소속의 선원들이 사체에 닻을 달아 바다에 수장시켰다. 바다에서 사망해 수장된 이들의 당시 나이는 각각 24살, 19살, 24살이다. 중국 선원들은 페트병에 담긴 물을 식수로 사용했으나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바닷물을 정화한 염수를 식수로 써야만 했고, 중국인 부선장과 고참 선원들의 폭행도 있었다.인도네시아 선원들은 계약상으로 월 300~400달러를 받아야 하지만 일 년간 받은 연봉이 우리 돈 약 15만 원 수준이었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증언과 확보된 영상에 따르면 롱싱 629호는 참치 연승 선박이지만 전문적으로 백상아리, 청새리상어 등 상어를 포획했다. 공익법센터 어필측은 “인도네시아 선원들은 승선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중간에 배를 떠나면 임금의 1/3 정도는 돌려받지 못한며 귀국 비용도 자신들이 부담해야 했다”며 “이런 착취와 학대를 견디며 노동을 계속한 선원 중 일부는 결국 죽어서야 배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중국 정부에 양국이 중국 선박에서 벌어진 인권 말살 행위에 대한 공동 조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흑백 경계 허문 ‘로큰롤 선구자’ 리틀 리처드 별세

    흑백 경계 허문 ‘로큰롤 선구자’ 리틀 리처드 별세

    로큰롤 선구자 중 한 명인 미국 작곡가이자 가수 리틀 리처드(본명 리처드 웨인 펜니먼)가 9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87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처드의 가족들은 그가 이날 테네시주 툴라호마에서 골수암으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리처드는 자신을 ‘로큰롤의 설계자’라고 불렀다. 그는 악을 쓰는 창법과 격렬한 피아노 연주 등 독특한 퍼포먼스로 유명했다. 뉴욕타임스는 고인이 “가스펠과 블루스의 원천에 깊이 파고들어 목숨 건 것처럼 소리치며, 항상 새롭고 짜릿하고 위험한 뭔가를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1932년 조지아주 메이컨 태생으로 1950년대 중반부터 ‘투티 프루티’(Tutti Frutti),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 등 명곡을 남겼다. 전 세계에 30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를 기록했고 그의 음악은 R&B(리듬앤드블루스)가 뿌리를 내리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기에 리처드의 음악은 흑인과 백인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로큰롤이 모든 인종을 하나로 묶는다는 생각을 해 왔다”면서 “나는 흑인이지만 팬들은 개의치 않는다. 그것이 기분이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뮤지션에게 영감을 줬다. 엘비스에서부터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믹 재거, 제임스 브라운, 데이비드 보위, 로드 스튜어트,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 쟁쟁한 가수들이 리처드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대통령을 납치해 미국에 데려오라”…‘라과이라 침입 사건’ 배후는

    “대통령을 납치해 미국에 데려오라”…‘라과이라 침입 사건’ 배후는

    용병 베네수엘라 침입 사건… 작전명 ‘기드온’낯선 나라에 잠입한다. 그 나라 대통령을 미국으로 납치한다. 미국 정부로부터 현상금 1500만 달러(180억원 상당)를 받는다. 그 나라 권력을 잡게 될 사람에게서 엄청난 금액을 받아낸다. 이런 계획의 작전명은 ‘기드온 작전’이다. 할리우드 영화 시나리오가 아니다. 요즘 중남미에서 한창 시끄러운 ‘베네수엘라 용병 침입 사건’을 두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그 배후에 대해 한창 보도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은 미국 정부가 배후에서 시도한 “전복 시도”라고 주장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방금 들었다. 우리 정부와는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과이라서 총격전 8명 사실…미국인 2명도 체포마두로 정권이 발표한 상황은 이렇다. 사건은 지난 3일(현지시간) 새벽, 카라카스에서 30㎞쯤 떨어진 해안도시 라과이라에서 총성이 전쟁처럼 요란했다. 곧이어 마두로 정부는 “테러리스트 용병들”의 침입을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8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마두로 정권은 이 사건과 관련해 7일까지 23명을 체포했다며, 이들 가운데 미국 민간 보안업체 실버코프 일원인 루크 덴먼(34)과 에이런 베리(41) 등 마국인 2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물 가운데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인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 한 관계자는 사건 참여한 이들이 조직적이지도 않고 장비도 제대로 못 갖춘 능력 부족인 용병들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명령” 동영상의 미스터리… 거짓말 알리는 신호베네수엘라 당국에 체포된 덴먼은 6일과 7일 베네수엘라 국영방송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수도 카라카스 공항을 점령해 마두로 대통령을 비행기에 태워 미국에 데려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동영상에서 덴먼은 “구드로에게 명령하는 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덴먼은 대답 직후 재빨리 카메라 밖으로 시선을 돌려 의문을 낳았다. 이에 대해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출신의 에프레임 매토스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런 행동은 특수부대원들이 자신이 거짓말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미특수부대 출신 “내 작전… 선금 150만달러 약속” 이 사건의 배후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함께 미국이 거론되는 것은 조던 구드로(43)라는 인물 때문이다. 미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으로, 민간 보안업체 ‘실버코프 USA’를 세운 그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발표 몇 시간 후 온라인에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라과이라에서 벌인 일은 자신의 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해방을 위한 작전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도 하지만 미국 정부와의 뚜렷한 연결고리는 나오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구드로는 자신이 과이도 의장과 계약했으나 약속한 선지급 150만달러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과이도 의장의 서명이 담긴 계약서와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그러나 계약서와 녹음 파일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마두로의 최대 정적인 과이도 의장은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미국 등 60여 개국이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여기는 인물로,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구드로의 이같은 의혹은 사건 전날 외신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2일 AP통신은 구드로의 실버코프가 베네수엘라 장성 출신의 클리베르 알칼라와 손 잡고 지난해 마두로 정권 전복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했다. 당시 콜롬비아로 도피한 베네수엘라 군 출신 300명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마두로 “피그스만 침공같은 미국 소행 확실”마두로 대통령은 “이들은 범행을 자백했고, 현행범으로 체포돼 베네수엘라 법원에 넘겨져 심판을 받고 있다”면서 “(재판은) 공정한 과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1960년대 초, 미국의 정보기관이 피델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쿠바 망명자들을 사주해 벌인 ‘피그스만 침공’에 빗대며 미국 배후설을 주장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모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유엔 안보리에 이번 일과 관련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미국 개입했다면 결과 달라졌을 것”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정부의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만약 우리가 개입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부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교도소 폭동 참사 등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고의로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코로나 여파로 폴란드 대통령 선거 연기

    코로나 여파로 폴란드 대통령 선거 연기

    폴란드가 코로나19 사태로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기로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폴란드 연립 정부는 오는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집권여당인 법과 정의당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대표와 보수 연정 파트너로 소수 정당을 이끄는 야로슬라프 고빈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요일 선거를 취소하고 새 선거일을 잡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대통령 선거일을 10일로 결정한 것은 벌써 몇 달 전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내린 봉쇄령 탓에 선거를 제대로 치를지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법과 정의당은 지난달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모든 유권자 우편투표안을 제안했으나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보다 무섭다…아프리카 2차 ‘메뚜기떼 창궐’ 설상가상

    코로나보다 무섭다…아프리카 2차 ‘메뚜기떼 창궐’ 설상가상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동아프리카 지역은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메뚜기떼의 2차 공습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케냐에서 지난 3주 동안의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200명 가까이 숨지고 많은 작물이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에 이어 홍수까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지만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말 부터 이어진 폭우와 홍수는 거대한 메뚜기 떼가 형성되는 좋은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우간다, 소말리아, 케냐 등의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수천억 마리에 이르는 메뚜기들의 공습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해충으로 꼽히는 메뚜기는 자기 몸무게 만큼을 먹어치울 만큼 가공할 식성을 자랑하는데 이는 농민들이 소중히 가꾸어놓은 농경지를 초토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가뜩이나 코로나19로 전세계 식량 교역에 제동이 걸린 마당에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이 굶어죽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셈. 특히 메뚜기는 바람을 타고 하루에 150㎞씩 이동하는데, 중동으로 거쳐 중국까지 날아가 전세계적인 식량위기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예고된 메뚜기떼의 2차 공습은 1차 때 보다 더욱 파괴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차 메뚜기떼는 두달 전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최고조에 달했는데 방치되면 20배는 증식한다. 이는 2차 메뚜기떼가 1차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더 위협적이라는 의미다. 이에 UN 측은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지역이 극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면서 "이 지역에 심각한 식량부족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나 메뚜기떼 퇴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의 관심과 지원도 끊겨 살충제도 없고 항공 지원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FAO의 데이비드 휴즈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동아프리카의 1순위 문제는 식량 안보로 2300만 명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만약 앞으로 2~3달 안에 태풍이든 무엇이든 더 닥친다면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속도로 비틀거리는 차, 경찰이 잡고 보니 5세 아이

    고속도로 비틀거리는 차, 경찰이 잡고 보니 5세 아이

    유타에서 캘리포니아 가려고 한 소년“람보르기니 사러 나왔어요”운전대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수중에는 단돈 3달러 미국 유타주 5세 소년이 스포츠카를 사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가야 한다면서 부모 차를 직접 몰고 나왔다가 고속도로 순찰대에 적발됐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타주 고속도로 순찰대는 전날 15번 고속도로에서 이상하게 달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를 발견하고 도로 갓길에 멈춰 세웠다. 이 차량은 제한속도 시속 70마일(112㎞) 고속도로에서 32마일(51㎞) 속도로 움직였고, 도로 가운데를 정주행하지 못한 채 좌우로 왔다 갔다 했다. 순찰대 경찰은 운전석에 앉아있는 어린아이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이 아이는 차량 페달을 밟기 위해 운전석 가장자리에 겨우 걸치고 앉은 상태였다. 아이는 몇 살이냐는 경찰의 질문에 5살이라고 답한 뒤 캘리포니아주 람보르기니매장을 찾아가기 위해 부모님 차를 직접 몰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아이는 부모에게 람보르기니를 사달라고 조르다 꾸중만 듣게 되자 부모 몰래 차를 몰고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의 부모는 누나에게 아이를 맡기고 외출을 했는데 아이는 누나가 잠든 틈을 타 차 열쇠를 챙겨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고속도로로 들어선 뒤 대략 4㎞를 운전해서 가다 순찰대에 적발된 것이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아이의 부모를 형사처벌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방망이 던지기 돌아왔다” 美 CBS, KBO 하이라이트 소개

    “방망이 던지기 돌아왔다” 美 CBS, KBO 하이라이트 소개

    5일 무관중으로 개막한 한국 프로야구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CBS 스포츠가 ‘KBO 하이라이트’를 소개했다. 6일 CBS 스포츠는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의 여러 장면을 묶은 하이라이트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미국 야구팬들이 KBO리그와 거의 동반어로 인식하는 ‘방망이 던지기’는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 특별한 시구가 CBS 스포츠의 시선을 잡았다. CBS 스포츠는 ‘야구가 돌아왔다. 방망이 던지기도 돌아왔다’는 미국 ESPN 스포츠센터의 트위터 글과 함께 NC 다이노스 모창민의 홈런 장면을 전했다. 모창민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왼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홈런을 칠 때 스윙을 끝낸 뒤 시원하게 방망이를 내던졌다. CBS 스포츠는 “KBO리그 타자들은 방망이를 가볍게 던지거나, 아예 내동댕이치거나 빙글빙글 돌리기도 한다”며 방망이 던지기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고 소개하고 “많은 타자가 방망이로 공을 치자마자 즉각적으로 이런 행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투명한 워킹볼 안에 들어간 어린이가 볼을 직접 굴려 홈플레이트까지 간 시구는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시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 베어스와 LG트윈스의 잠실경기에서 주심을 맡은 이영재 심판위원 특유의 삼진 아웃 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CBS 스포츠는 왼손을 뻗고 오른쪽 주먹을 땅에 내지르는 이 위원의 콜을 두고 ‘잔디 깎는 기계에 시동을 거는 것 같다’고 쓴 한 트위터 사용자의 글을 소개했다. CBS 스포츠를 비롯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한국프로야구 개막전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해 프로야구가 시작됐다”며 “KBO 각 팀은 관중 없이 5개 구장에서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포브스, USA투데이 등도 KBO 개막 소식과 함께 눈여겨볼 만한 선수들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KBO 리그는 세계 야구팬들의 큰 관심 속에 개막했다”며 “미국 전역에 새벽 시간에 생중계됐음에도 많은 미국 야구팬이 경기를 시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야구팬은 영상으로, 응원단은 현장에서 선수들 기 살렸다

    야구팬은 영상으로, 응원단은 현장에서 선수들 기 살렸다

    코로나19로 개막이 한 달 이상 연기된 프로야구가 어린이날인 5일 드디어 무관중으로 개막했다. 어린이날 연례행사인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을 비롯해 5개 구장에서 10개 팀이 올 시즌 첫 대결을 펼쳤다. 미국·일본프로야구의 개막이 코로나19로 기약 없이 지연되면서 국내 야구팬들은 물론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이날 한국 야구에 집중됐다.잠실야구장은 중앙 출입구만 열렸고, 사전에 허락된 인원에 한해 출입이 가능했다. 취재진을 비롯해 경기장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이름과 연락처, 입장 시간, 체온 등을 기록해야 했다. 오래 기다린 프로야구 개막임에도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지 일부 팬은 LG나 두산 유니폼을 입고 잠실구장 주변을 서성거렸다. 경기장 주변에서 글러브를 끼고 캐치볼을 하는 팬들의 모습도 보였다. 개막전이라는 큰 행사지만 식전 행사는 간략하게 치러졌다. 예년 같으면 초대 가수를 초청해 애국가를 불렀을 테지만 이날은 음원을 트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 LG 구단은 2020년 LG 어린이 회원에 가입한 어린이 3명의 시구 영상을 전광판 화면에 내보내는 것으로 시구 행사를 대신했다. 선수들의 응원 메시지도 전해졌다. 무관중 경기의 적막감을 깨기 위해 LG는 이날 팬들이 보내온 영상을 경기장 전광판에 틈틈이 띄우며 선수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팬들이 응원곡을 부르는 영상과 야구장에서 트는 음원의 싱크를 맞춰 마치 팬들이 직접 응원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팬들은 영상을 통해 “LG 파이팅”을 외쳤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북돌이 등 응원인력이 총출동한 LG 응원단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유관중 경기와 마찬가지로 열띤 응원을 펼쳤다. 다만 LG가 수비하는 이닝에서 응원이 멈췄을 때는 선수들의 응원 소리 말고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어색한 침묵도 흘렀다. 홈팀 응원단과 원정팀 응원단이 번갈아 가며 쉴 틈 없는 응원전을 벌이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당분간 홈팀 응원단만 응원전을 펼치기로 하면서 이날 두산 응원단이 불참한 탓에 두산의 공격 땐 상대적으로 경기장이 조용했다. 양 팀 선수들은 팬들 대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박수를 치고 파이팅을 외치며 목청껏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3회 말 LG 공격 때 김현수가 올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리자 선수들은 다 같이 환호하면서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팔꿈치를 부딪치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날 각 구장에서 일부 선수가 습관처럼 침을 뱉거나 득점한 뒤 기쁜 마음에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잠실구장엔 미국, 일본, 중국 등 수많은 외신 기자들이 찾아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였다. 아마가사키 다쿠로 닛폰TV 서울 특파원은 “일본프로야구는 개막일을 정하지 못했는데 한국은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는지 알고 싶다”며 “경기장 입장 시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강조 등 한국이 방역을 철저하게 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패배한 두산 선수들은 일렬로 서서 팬 없는 관중석을 향해 인사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승리팀 수훈선수로 선정된 김현수와 차우찬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에 임했다. 차우찬은 무관중 경기에 대한 소감을 묻자 “흥이 안 나면서도 위기가 왔을 때 조용하니까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 같다”면서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말하는 소리가 다 들릴 때 팬들이 없는 걸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팀과 합의는 안 했지만 (말소리가 다 들리는 만큼) 서로 자극은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SK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외야 좌우측 2222석에 팬들의 사진과 함께 재치 있게 ‘무’를 형상화한 캐릭터 ‘무’관중을 세웠다. 3루 관중석 앞에는 “전력을 다해 싸워 준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야구장을 찾으려 했던 예랑어린이집 미소반 아이들이 애국가를 부른 영상이 빅보드를 통해 울려 퍼졌다. 이어 세뱃돈 등 용돈을 모아 마스크 등을 기부한 노준표(11)군이 시구에 나섰다. 대구 경기는 미국의 세계적 스포츠 채널 ESPN이 한국프로야구를 최초로 중계방송한 경기여서 관심을 끌었다. KIA와 키움의 광주 개막전은 4회 경기 도중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그라운드로 넘어오면서 잠시 중단됐다가 속개됐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한국프로야구 개막전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처해 프로야구가 시작됐다”며 “KBO 각 팀은 관중 없이 5개 구장에서 경기를 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포브스, USA투데이 등도 KBO 개막 소식과 함께 눈여겨볼 만한 선수들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KBO 리그는 세계 야구팬들의 큰 관심 속에 개막했다”며 “미국 전역에 새벽 시간에 생중계됐음에도 많은 미국 야구팬이 경기를 시청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야구 생중계는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미국 지역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 KBO 리그가 3위, 다이노스가 4위, 한국 야구가 6위, 에릭 테임즈가 7위에 올랐다. 미국 팬들은 트위터에 “ESPN과 한국 야구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보낸다. 실시간 스포츠를 다시 보게 돼 반갑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다른 네티즌은 “스포츠에 굶주린 미국인들은 한국 야구라는 뜻밖의 구세주를 만났다”고 환영했다. 한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는 내일부터 2주 더 지켜본 뒤에 중앙방역대책본부 등과 협의해 단계별 관중 입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야구장이 관중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미셸 오바마의 패션’ 제이크루 몰락… 美 소매업 줄도산 위기

    ‘미셸 오바마의 패션’ 제이크루 몰락… 美 소매업 줄도산 위기

    500여개 점포 폐쇄로 9억달러 손실 추정 백화점 브랜드 니만 마커스 등 파산 준비 AP “몇주 내 소매업계 부도 더 늘어날 것”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맹폭에도 힘겹게 명맥을 유지해 왔던 미국 대표 대형 소매업체들이 바이러스의 일격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올 초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를 비롯해 고급 백화점인 니만 마커스 등도 파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유명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가 코로나19의 충격파를 넘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제이크루의 몰락은 온라인 쇼핑이 ‘뉴 노멀’ 트렌드로 자리를 굳히면서 설 곳이 좁아진 전통 기업의 줄도산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A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즐겨 입는 것으로도 유명한 제이크루가 코로나19 사태 여파에 미 대형 소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AP는 “주정부가 시차를 두고 경제정상화의 시동을 걸고 있지만, 여전히 수천개 점포가 문을 닫고 있다”면서 “몇 주 안에 소매업계의 부도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제이크루 모기업인 치노스 홀딩스는 이날 버지니아 동부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법 11장에 따라 파산보호신청(법정관리 제도)을 냈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220억원)의 부채에 대한 지배력은 채권자인 앵커리지 캐피탈 등에 넘어간다. 파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채권단은 4억 달러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에 제이크루는 지난 3월 500개가량의 점포를 폐쇄했는데 그에 따른 손실은 9억 달러가량으로 추정된다. 제이크루 측은 “구조조정 기간 동안 온라인 사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향후 매장을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에 밀려 고전해 온 소매업체들의 명을 코로나19가 재촉하는 상황이다. 당장 럭셔리 백화점 브랜드 니만 마커스 그룹, JC페니 등이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처럼 직원들이 무급 강제휴직에 들어간 업체도 적지 않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이동제한령에 따라 매장을 찾는 손님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미 정부의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책은 이들의 ‘급한 불’조차 끄지 못한 셈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에서 지난 3월에만 의류와 액세서리 판매량이 50% 이상 감소했다”면서 “더 많은 매장이 문을 닫은 4월 실적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매출도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의 4월 소매업체 매출 실적은 다음주 발표 예정이다. 1947년 저가의 여성용 의류를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한 제이크루는 1990년대 미 전역에 점포를 확장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캐주얼하고 현대적인 패션스타일인 ‘프레티 룩’으로 유명하며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 때 미셸과 두 딸이 제이크루 브랜드의 옷과 장갑 등을 착용하고 나오면서 ‘대통령 가족의 의류 브랜드’라는 명성을 얻은 것은 엄청난 광고 효과가 됐다. 2011년에는 최고급 브랜드들의 경쟁장인 뉴욕패션위크에 디자인을 선보인 최초의 대중패션업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과의 경쟁에 밀리는 등 매출 하락을 거듭했고, 2017년에는 파산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NYT는 “제이크루가 지난 1월 새 CEO를 임명하고 브랜드의 재건을 계획했다”면서 “하지만 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이 같은 구상이 무산됐고, 결국 파산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K베이스볼, 전 세계에 희망을 던졌다

    K베이스볼, 전 세계에 희망을 던졌다

    ESPN·알자지라 방송까지 취재 경쟁 美야구팬 85% “KBO리그 시청할 것” MLB 스타 무키 베츠, 한국야구 극찬야구의 종주국인 미국의 메이저리그가 역병으로 열리지 못하는 와중에 38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가 역경을 딛고 5일 개막한 광경은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도 생전에 상상치 못했을 것이다. 한 달 이상 늦은 5월에 개막한 것도, 무관중으로 개막한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래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을 엄두도 못 내는 149년 역사의 미국 프로야구와 84년 역사의 일본 프로야구에 비하면 놀라운 일이다. 지난달 12일 대만 프로야구가 앞서 개막하긴 했지만 대만은 프로팀이 4개뿐이어서 유력 프로리그 중에선 한국이 가장 먼저 개막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프로야구 개막은 예년과 달리 야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곳곳의 유력 프로스포츠가 올스톱된 상태여서 전 세계의 눈이 한국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세계적 스포츠채널인 ESPN이 개막전부터 미국에 생중계를 시작했고, 인천에서 열린 SK와 한화의 개막전엔 AP통신 등 11개 외신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야구에 큰 관심이 없을 법한 중동의 유력 매체 알자지라 방송의 기자까지 나타나 SK 염경엽 감독에게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소감을 말해 달라”고 묻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현역 슈퍼스타 무키 베츠(LA 다저스)가 이날 소셜미디어에 “KBO리그는 열정적이고 트렌디하고 화려하고 풍성하다. 야구의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한다”고 말하는 동영상을 올리는 믿기 어려운 일도 일어났다. 그는 한국어로 ‘야구’라는 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했다. 미국 야후스포츠가 이날 ‘2020시즌 KBO 야구를 TV로 보겠는가’라고 물은 설문조사에 미국 야구팬의 85%가 ‘보겠다’고 답했다. 이처럼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외국의 비상한 관심들을 놓고 ‘K방역’에 이어 ‘K베이스볼’이라는 말도 나온다. K베이스볼은 전 국민적인 방역 노력에 스포츠인들도 적극 동참한 결과다. 선수들은 호흡 곤란에도 마스크를 쓰고 연습경기를 뛸 정도로 방역에 힘썼고 외국인 선수들은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라는 고통스런 시간을 참아냈다. 그 결과 한국 프로구단 중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았다.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이날 “전 세계 프로 스포츠 대부분이 멈춰 있는 요즘, 무관중으로라도 프로야구를 개막하는 건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헌신적으로 싸워 주신 의료진과 당국의 안내에 따라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이행해 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했다. 하지만 프로야구와 코로나19의 싸움은 이제 ‘개막’했을 뿐이다. 앞으로 야구단에서 자칫 1명이라도 감염자가 나올 경우 리그는 올스톱되고 144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을 빌리자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김상연 체육부장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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