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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전국 확산 비상] 날아가는 철새를 어떻게… ‘마법의 방어막’ 역할 할까

    [AI 전국 확산 비상] 날아가는 철새를 어떻게… ‘마법의 방어막’ 역할 할까

    정부가 지난 20일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전라도에 ‘일시 이동 중지 명령’(스탠드스틸)을 발동한 이후 6일 만인 27일 새벽부터 충청도와 경기도에 12시간 동안 스탠드스틸을 재발령한 것을 두고 효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금류와 축산 차량, 축산 인력의 이동을 금지해도 철새로 인한 AI의 확산까지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전북 고창에서 처음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지난 16일 이후 최대 21일인 AI 잠복기가 끝나지 않았다. 이론적으로는 2월 6일까지 고창과 비슷한 시기에 노출된 AI가 잠복해 있다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라도 전역에 19일 0시부터 20일 자정까지 스탠드스틸을 발령했지만 AI로 폐사한 철새는 전북 동림저수지뿐 아니라 금강 하구에서도 발견됐다. 또 충남 서천의 종계장에서는 닭이 AI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역시 철새로 추정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6일 “AI가 확진된 충남 부여군 종계장 주변에 작은 소류지(소규모 저수시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로서는 철새를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류지에 대해서도 예찰과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국에 퍼져 있는 소류지를 사전에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소류지는 물 가운데서 철새들이 잠시 들르는 쉼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식품부는 지난 22일 큰기러기에서 AI가 발견되자 떼를 이루고 이동하는 가창오리와 달리 큰기러기는 전국 각지에 서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탠드스틸이 모든 AI를 막는 ‘마법의 방어막’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스탠드스틸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축산 차량과 축산 종사자, 가축의 이동 금지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면서 “반면 농가에 끼치는 피해는 막대하다”고 말했다. 축산 산업 자체가 멈추는 것이기 때문에 농가의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산란기에 매일 낳는 알을 출하할 수도 없고 매일 출하하는 오리나 닭을 12시간 더 키울 경우 농가는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의 사료값을 더 부담해야 한다. 살처분한 오리나 닭은 추후 정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지만 사료값 등은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학계에서는 지난 16일 AI의 첫 신고가 있기 전 여러 지역의 가금류가 이미 AI에 걸렸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I의 최대 잠복기는 21일이므로 이론적으로 다음 달 6일까지는 이런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AI에 걸린 닭이 발견된 부여군 종계장의 경우 AI 잠복기인 21일간 드나든 의심 차량 등이 없었다. 또 AI에 걸린 철새들의 이동 경로인 서해에서도 크게 멀다. 농식품부는 근처 소류지에 머물던 철새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환경부 일각에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처음 AI가 발생한 시기부터 잠복해 있던 AI가 발현되면서 발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사례가 계속 나올 경우 스탠드스틸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가 스탠드스틸에 매달리는 이유는 AI 전파를 막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에 의한 전파도 결국은 농가 안으로 사람이나 가축 차량이 바이러스를 옷 등에 묻혀 들어와야 한다”면서 “철새의 이동을 막을 수 없다면 농가에 출입하는 바이러스의 운반체를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오리가 감염되고 AI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가 늦은 것도 정부가 스탠드스틸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그만큼 AI 의심축을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게다가 마지막 남은 AI 청정 지역인 경상도까지 AI가 전파될 경우 오리를 주로 기르는 전라도와 달리 재산상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장외파생상품 규제 논의 왜 활발할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장외파생상품 규제 논의 왜 활발할까

    파생상품은 곡물, 원자재, 귀금속 등의 상품이나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의 가격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손실 위험을 회피(hedge)하거나 수익을 얻기 위해 거래되는 상품이다. 상품이나 금융자산 등 기초 자산의 가치 변동에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파생’(派生)이라는 말이 붙었다. 개인, 기업 등의 경제 주체는 파생상품을 이용해 경제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 금융기관이 파생상품 거래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파생상품은 총계약금액의 일부만 증거금으로 내고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적은 자기자본으로 투기적 거래를 하기도 한다. 파생상품시장에 참가하는 사람이 많아야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거래를 받아주는 상대방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투기 거래자들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초 자산의 가격이 투기 거래자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고 심한 경우 파산할 수도 있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파생상품 거래에 참여했다가 파산하면 그 충격이 개별 기관을 넘어서 전체 금융 시스템으로 확산될 수 있다. 파생상품 계약 불이행으로 거래 상대방인 많은 금융기관들이 큰 손실을 입으면 시장 불안이 발생하고 이는 다시 시스템적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거대 보험그룹인 AIG의 부실화다. 금융위기 발생 이전 AIG는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신용파생상품의 일종인 신용부도스와프(CDS) 거래를 대규모로 체결했다. AIG가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대신 그 상대방이 보유하고 있는 증권(기초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거나 부도가 발생할 경우 손실을 보전하는 계약이었다. 당시 AIG가 CDS 계약을 통해 신용을 보증한 증권의 금액이 5270억 달러였고 여기에는 상당한 규모의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이 포함돼 있었다. 금융위기 발생 이후 이 증권들의 가치가 크게 하락하거나 부도가 발생해 AIG는 사실상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대형 금융기관인 AIG가 파산할 경우 금융 시스템에 엄청난 충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해 총 182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한 민간 회사에 대한 최대 규모의 정부 지원이다. AIG 사태는 파생상품, 그중에서도 CDS와 같은 장외파생상품의 시스템적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장외파생상품은 대부분의 거래가 정규 시장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거래 조건이 맞는 당사자 간 거래, 즉 장외시장을 통해 이뤄진다.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정된 상품만 거래하는 장내시장과 달리 장외시장은 거래 당사자끼리 필요한 수요를 계약 내용에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양자 간 맞춤형 거래의 특성상 가격, 규모, 거래 조건 등이 공개되지 않아 다른 시장 참가자 및 감독당국이 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예컨대 2008년 9월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을 때 시장 참가자와 감독당국은 리먼 브러더스가 맺은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를 파악하고자 노력했으나 거래 당사자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고 관련 정보가 부족해 이를 파악하지 못했고 이는 시장 불안 심리가 더욱 확산되는 요인이 됐다. 전 세계 장외파생상품의 규모는 2013년 6월 말 현재 693조 달러(명목 잔액 기준)로 전 세계 총생산(2012년 기준)의 9배를 넘는다. 장외파생상품시장의 불안이 금융 시스템 및 실물경제에 초래할 수 있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런 배경하에 2009년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장외파생상품시장 개혁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 강화를 위한 개혁 과제 가운데 하나로 포함시켜 파생상품시장의 안정성 강화를 위한 규제를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10년 10월 ①장외파생상품 표준화, ②중앙청산소(CCP)를 통한 청산 유도, ③거래정보저장소 구축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장외파생상품시장 개혁 권고안’을 마련했고 이 권고안은 그해 11월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채택됐다. 장외파생상품의 표준화는 파생상품 거래 비용을 줄이고 가치평가를 쉽게 할 뿐만 아니라 거래 관련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표준화는 파생상품이 조직화된 거래 채널(거래소 또는 전자거래플랫폼)을 통해 거래되고 CCP를 통해 청산되도록 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다. CCP를 통한 청산은 장외파생거래의 거래 상대방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다. CCP가 장외파생 거래의 당사자가 돼 원(原)거래의 매수자에게는 매도자, 매도자에게는 매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결제의 이행이 보장된다. 또 CCP가 개입하면 다자간 결제 규모가 상계를 통해 감소돼 결제 리스크가 줄어든다. 감독당국은 CCP의 장외파생상품 정보를 이용해 관련 리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쉬워진다. 하지만 이 경우 리스크가 CCP에 집중되기 때문에 CCP 자체의 리스크 관리 기준이 크게 강화돼야 한다. 거래정보저장소는 거래 정보를 수집, 보관하고 이를 감독당국 및 시장 참가자에게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 거래정보저장소가 도입되면 모든 장외파생상품의 거래 관련 정보가 집중적으로 보고, 관리돼 장외파생시장의 투명성과 감독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FSB는 이 같은 장외파생상품시장 개혁의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2013년 9월 발표된 이행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FSB 회원국 가운데 과반수가 장외파생상품 규제와 관련한 법제화 작업을 끝냈다. 거래정보저장소 관련 작업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장외파생상품시장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CCP 설립 작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3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장외파생상품의 청산기관을 통한 청산의무화 근거를 마련했고 그해 9월 한국거래소가 장외파생상품 거래 청산업 인가를 받았다. 장외파생상품시장 규제 개혁이 당초 취지대로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정착될 경우 장외파생 거래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시장도 활성화됨에 따라 금융기관을 비롯한 시장 참가자들이 위험 관리 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장외파생상품시장의 투명성과 장외파생상품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적 리스크에 대한 규제당국의 대응 능력이 높아져 전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다. 정연수 거시건전성분석국 금융규제팀 과장 [쏙쏙 경제용어] ■시스템적 리스크(systemic risk) 금융 시스템 전부 또는 일부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금융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함에 따라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신용파생상품(credit derivatives) 돈을 빌린 사람이나 기업, 증권 등이 기초 자산이고 이들의 부도나 신용등급 하락 등 신용의 변화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신용부도스와프(CDS)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거래상대방 리스크(counterparty risk) 거래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는 시점에 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이행하지 못할 위험을 뜻한다. 빚을 갚아야 할 시점에 빚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갚지 못하는 경우가 해당한다. ■상계(netting) 종류가 같은 채권과 채무를 동일한 액수만큼 소멸시켜 채권 및 채무 금액을 동시에 줄이는 것을 말한다.
  • [AI 전국 확산 비상] 가금류 매출 30% 뚝!뚝!

    [AI 전국 확산 비상] 가금류 매출 30% 뚝!뚝!

    직장인 김모(33)씨는 26일 점심을 먹기 위해 찜닭 식당을 찾았다가 문 앞에서 칼국수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손녀의 이유식용으로 매주 닭 안심살을 구입하던 주부 송모(56)씨는 당분간 닭고기와 계란을 먹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익혀 먹으면 괜찮다지만 아무래도 불안해 소고기와 두부 등의 단백질 식품으로 대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날 충남 부여에서 오리가 아닌 닭이 올 들어 처음으로 고병원성 AI 확진을 받고, 전북, 전남, 충남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AI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여름 일본 방사능 오염수 공포로 수산물 매출이 뚝 떨어진 데 이어 AI라는 대형 안전 이슈가 터져 유통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24일 닭과 오리의 매출이 2주 전(6~10일)보다 각각 30%씩 급감했다고 밝혔다. AI 발생 직후 주말(17~19일) 매출이 2주 전 대비 10%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3배로 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17~24일 닭과 오리 매출이 2주 전보다 각각 6%와 24% 감소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에서 17~25일 오리 매출은 2주 전보다 20% 줄었고, 같은 기간 닭 매출도 4% 감소했다. 정부는 2008년, 2011년 등 일련의 ‘AI 파동’을 거치며 고온에서 익힌 조류는 안전하다는 ‘학습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유통업계의 반응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리는 전체 가금류 매출의 10% 정도에 불과한 기호식품이고 훈제 등 반조리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생육 형태로 팔리는 닭은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준필수식품”이라면서 “닭으로 AI가 전염된 이상 소비 심리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전국 대형마트 64%가 의무휴업 규제로 쉰 26일 이후 본격적으로 AI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AI 전국 확산 비상] 설 전후 방역 분수령… 피해지역 주민들 “아그들아 내려오지 마” 사투

    서해안 일대에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다가오는 설 명절이 방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전북 고창에서 처음 발생해 전남, 충남, 경기로 확산되고 있는 AI는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설 명절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퍼져 나갈 우려가 커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AI는 강한 전염성 탓에 발생 지역을 다녀온 차량과 귀성객들에 의해 확산될 경우 방역망이 일시에 무너져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AI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방역도 소독제가 AI를 사멸하지 못하고 확산을 억제하는 수준이어서 방역망이 뚫리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서해안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서해안 일대를 통과하는 국도와 지방도에 선제적 방제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일찍이 여러 겹의 방역망을 설치해야 수백만대의 차량이 이동하는 명절 앞뒤로 AI 확산을 조금이라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AI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전북은 27일 서해안 일대 7개 시·군과 합동회의를 개최해 설 명절 대비 방역 대책을 수립하기로 하는 등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축산농가들도 코앞으로 다가온 명절이 전혀 달갑잖은 표정이다. 멀리 흩어져 사는 가족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AI 발생으로 걱정이 앞선다. 이런 이유로 AI 발생 지역에서는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움직임마저 확산되고 있다. 전북 정읍, 고창, 부안지역 주민들은 “AI가 번져 나갈 것을 우려해 이번 설엔 자식들에게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고 입을 모았다. 오리농장주 A(부안군 줄포면)씨는 “AI가 발생해 동네 전체가 초상집 분위기”라며 “축산농가뿐 아니라 여느 주민들도 AI가 잠잠해질 때까지 고향에 오는 것을 미루라고 당부했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닭과 오리를 많이 사육하는 고창지역 주민들도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최모(68)씨는 “설을 앞두고 AI가 퍼지고 있어 바깥출입도 제대로 못한다”면서 “온 마을에 재앙이 닥쳐 뒤숭숭하기 때문에 자식들한테 명절이라고 고향에 오는 건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경기·충청 ‘스탠드스틸’… 설 대이동 ‘AI 비상’

    경기·충청 ‘스탠드스틸’… 설 대이동 ‘AI 비상’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과 관련해 정부가 민족 대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충청도(대전시·세종시 포함)와 경기도에 27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일시 이동 중지 명령’(스탠드스틸)을 발동했다. 이동 중지 명령이 발동되면 축산 중사자와 차량은 이동 중지 명령이 해제될 때까지 가금류 축산농장 또는 축산 관련 작업장에 들어가거나 나가는 것이 금지된다. 지난 19일 0시부터 20일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전라도에 스탠드스틸을 발령한 지 6일 만이다. 충청도와 경기도까지 AI가 확산된 데다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설 연휴에 방역망이 뚫릴 여지가 크기 때문에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6일 “설 연휴에 AI 전파를 막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판단 아래 스탠드스틸을 발동해 방역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설을 앞두고 농가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동 중지 시간을 1차 때보다 줄였다. 이동 중지 명령기간에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시·도 가축방역기관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동 중지 명령은 48시간 이내로 하며 최대 48시간까지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서해변을 타고 북상하는 철새의 이동 경로나 이전 AI 발병 농가와 연관성이 없는 충남 부여군 홍산면의 종계장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6일 AI 발병 이후 전라도를 벗어나 식용으로 키우는 가금류에서 처음으로 AI가 발견된 사례다. 오리가 아닌 닭에서 발견된 것도 처음이다. 충남 천안시 소재 종오리 농가에서는 AI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 해남군 송지면 씨오리 농장에서 폐사한 오리도 AI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전남 역시 AI로 인한 농가 피해를 입게 됐다. 야생 철새의 경우 경기 화성 시화호 주변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수도권도 AI 불안에 노출됐다. 정부는 지난 25일 전국적으로 스탠드스틸을 발동하는 안건을 가축방역협의회에서 다뤘으나 전문가 6명 전원이 반대했다. 하루 만에 기류가 바뀐 것은 오리에 비해 소비량이 막대한 닭이 주로 사육되는 경상도까지 AI가 퍼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정보유출·AI 사태 해결이 우선… 추후 문책할 듯

    정보유출·AI 사태 해결이 우선… 추후 문책할 듯

    “그런저런 일로 여전히 아주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새해 첫 순방 귀국 후 첫날인 24일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아무런 공개일정도 잡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귀국한 23일에 이어 이날도 국내 현안 등 각종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순방 중 비즈니스 외교를 했기 때문에 후속 작업들이 만만치 않다. 부처별 업무보고가 시작되기 때문에 사전에 챙겨야 할 게 많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귀국한 박 대통령 앞에는 녹록지 않은 국내 현안들이 놓여 있다. 카드사 개인 정보유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당·정·청 개편 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순방 기간 발생하거나 본격적으로 불거진 문제들이다. 해외 체류기간에도 따로 지시를 내리고 챙길 만큼 영향력도 컸다.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해 박 대통령이 ‘엄중 문책’을 강조한 만큼 연쇄적 인사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평소 스타일로 볼 때 우선 사태의 진정과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문책을 언급한 만큼 문책 요소가 생긴다면 인사가 뒤따르겠지만, 그 시점은 문제가 해결되고 방지책이 마련되는 단계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비서실장 사퇴설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하며 인사설을 진화하느라 애썼다. 야당 등이 제기하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등에 대한 경질 요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분위기가 많다. 일정상으로도 다음 주 중반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즉시적 대응이 시급하지 않은 측면도 고려됐을 수 있다. 청와대는 예고된 설 명절 대통령 특별 사면 등 ‘일상적’ 일정을 진행하며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사면은 생계형 민생사범을 중심으로 초범이나 과실범 등 6000여명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오는 28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의결을 거친 뒤 대통령 재가를 얻어 확정될 예정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AI로부터 백조를 지켜라

    AI로부터 백조를 지켜라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백조를 살려 내라.”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경북 안동에 조성된 백조공원에 때아닌 ‘백조 살리기’ 비상이 걸렸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외국에서 어렵게 들여온 백조들이 자칫 AI에 감염되면 기대하던 오는 3월 개장이 한순간에 날아갈 판이기 때문이다. 24일 안동시에 따르면 낙동강 지류인 남후면 무릉유원지 인근 2만여㎡에 국비 등 총 49억원을 들여 백조공원을 조성했다. 이곳은 관리동을 비롯해 백조의 부화부터 생육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백조 부화장, 검역장, 생태연못, 관찰로, 육각정자 등을 갖췄다. 앞서 시는 2010년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와 백조 도입과 관리 협약을 체결하고 2011년 네덜란드에서 혹고니(백조) 26마리, 흑고니 4마리 등 백조 30마리를 4400만원에 들여 왔다. 마리당 평균 가격은 150여만원. 조류생태환경연구소에서 AI 등 엄격한 질병검사와 현지 적응훈련을 마친 이들 백조는 현재 공원에서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오는 3월 개장식과 함께 관광객을 맞을 예정이다. 이들 백조는 인공부화시킨 것으로 날아가지 않고 현지에 정착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지난 16일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 백조의 운명도 백척간두에 놓였다. 멸종위기종(1급)과 천연기념물(제201호)로 지정된 백조도 조류인 관계로 AI에 감염돼 폐사할 수 있기 때문. 안동지역에서도 지난 23일 북후 산악테마공원 맞은편 하천에서 흰뺨검둥오리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는 등 AI 발생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7일부터 백조 살리기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우선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했으며 하루 2회씩 공원 전역을 방역하고 있다. 또 주1회씩 방역 차량을 동원해 공원 인근 1㎞ 지역까지 소독하고 있다. 공원 생태연못에 풀어놓았던 백조들은 사육장에 가뒀다. 이와 함께 날아가는 새들의 분비물이 공원 내에 떨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공중에 비닐 설치 작업도 하고 있다. 특히 시는 안동지역에 AI가 발생할 경우 백조들을 청정지역으로 신속히 격리시킨다는 계획에 따라 조만간 인근 시·군들과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시의 특단 조치는 권영세 시장의 특명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천 경북대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은 “백조는 희귀종으로 연간 우리나라를 찾는 경우가 아예 없거나 많아야 기껏 10마리 미만이 전부”라면서 “안동시는 까다로운 검역 절차 등을 거쳐 국내에 어렵게 들여온 백조를 AI로부터 반드시 살려 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년간에 걸친 공든 탑이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AI로부터 백조를 구해 내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밀양 양계농가 “희망버스 방문 자제해 달라”

    경남 밀양지역 양계농가와 주민들이 송전탑 반대를 지지하는 희망버스의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와 밀양 송전탑 전국대책회의는 23일 서울, 부산, 광주, 전주 등 전국 50여개 지역에서 희망버스가 출발해 25일 오후 2시 밀양시청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희망버스 행사와 관련해 양계협회 밀양시지부는 호소문을 내고 “희망연대 참여자는 양계농가의 고충을 헤아려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되고 있는 전남북 지역에서는 절대 밀양시를 방문하지 말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밀양시지부는 “희망연대의 방문으로 사람과 차량 등을 통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밀양시로 유입돼 영남지역으로 확산되면 큰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전탑대책위는 “양계농가 등의 우려를 감안해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밀양에 들어올 때 모두 방역 소독을 받고 양계농가가 있는 마을에는 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부산 을숙도 철새 분변서 AI 양성반응

    부산 을숙도 철새 분변서 AI 양성반응

    전국 지자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의심되는 야생 철새 사체에 대한 검사를 의뢰하면서 AI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비둘기와 까마귀 등도 포함됐다. 낙동강 하구인 부산 사하구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는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 와중에 AI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7만 마리가 금강하구로 거주지를 옮겼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16건의 야생 철새 AI 검사 의뢰가 지자체로부터 들어왔다. 이 중 10건은 전라도에서 발생했지만 6건은 충북, 경기, 울산, 제주, 부산 등에서 발생했다. 지난 20일에는 경기 안성에서 야생 조류 사체가 접수됐고, 21일에는 충북 단양에서 멧비둘기 3마리, 울산에서 떼까마귀 14마리, 충북 제천에서 할미새 1마리 등이 들어왔다. 22일에는 경북 고령에서 청둥오리 2마리의 검사가 의뢰됐다. 이날도 부산 사하구 을숙도 철새도래지에 검둥오리류인 물닭 1마리와 붉은부리갈매기 1마리가 죽은 채 발견돼 AI 검사를 의뢰했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3일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가 을숙도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와 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고 이날 밝혔다. 게다가 지난 21일 금강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3마리도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동림저수지에서 수거된 가창오리처럼 췌장 내 출혈성 반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 22만 마리 중 7만 마리가 금강하구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충청도 지역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전국 지자체들은 철새도래지 주변과 축사, 해당 지역 진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는데 소독약이 AI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자체들이 살포하는 약품은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허가한 가축 방역용 소독제다. 구제역 소독제는 외국 효력시험기관의 인증을 받았지만 AI 소독제는 국내 효력시험만 통과했다. 축산농가들은 이들 소독제로 축사 안팎을 수시로 소독했지만 AI가 발생했다며 약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박태욱 전북도 동물방역계장은 “소독제를 살포해도 AI 균이 죽지는 않는다. 다만 균의 확산을 억제할 뿐”이라고 말했다. 문서정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도 “고시된 소독제들은 모두 동물약품 소독제효력 시험지침에 따라 검증을 거친 제품이지만 AI 균을 죽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충남 서천에 문을 연 국립생태원은 전시와 연구 목적으로 사육하고 있는 황새, 독수리, 수리부엉이 등 멸종위기종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 24일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간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농해수위, 충북 음성 오리 가공공장 방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3일 충북 음성군의 오리 가공공장인 모란식품을 방문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상황 등을 점검하고 오리 시식을 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 10여명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시종 충북지사, 방역 당국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 공장의 오리 도축장과 가공시설 등을 둘러보고 AI 차단을 위한 소독 등 방역 상황 등을 점검했다. 특히 AI 발생에 따른 닭·오리 소비량 감소로 관련 업체가 겪는 애로 사항, 정부 지원 방안 등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AI가 확산되지 않도록 완벽하게 방역을 해달라”며 “정부가 철저한 대책을 수립해 조기에 AI를 진화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이 회사의 직원 식당에서 오리 고기를 시식했다. 농해수위는 현장 방문에 앞서 정부 세종청사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AI 방역 상황을 보고받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국서 월동’ 큰기러기도 AI 감염

    ‘전국서 월동’ 큰기러기도 AI 감염

    가창오리뿐만 아니라 큰기러기도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큰기러기는 정해진 이동 경로가 없이 전국 곳곳에 분포하기 때문에 전국 확산 위기를 맞게 됐다. AI에 감염된 야생 철새 사체가 연이어 발견된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는 수질 개선으로 10여년 전부터 철새가 몰리면서 관광지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AI의 진원지’로 전락하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동림저수지에서 거둬들인 큰기러기 폐사체에서 가창오리와 같은 ‘H5N8형’ AI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큰기러기는 유라시아대륙과 아시아 북쪽에 서식하며 10월 초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낸다. 이들은 가창오리와 같이 겨울 군락지를 형성하지 않고 전국에 분포한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큰기러기의 규모와 서식지 등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AI 발생 사례 모두 철새가 원인으로 지목된 점을 감안하면 철새의 정확한 개체수조차 파악하지 못한 방역 당국의 대처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AI에 감염된 큰기러기가 발견되면서 AI 원인에 대한 혼선도 생겼다. 농식품부는 가창오리떼가 지난해 11월 전남 영암 영암호, 12월 전북 군산 금강호, 올해 1월 고창 동림저수지에 머물렀다고 했다. 하지만 전남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았다. 가창오리도 또 다른 매개체에 의해 전염됐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수백 건의 철새 폐사체가 나오고 있는 동림저수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창군 관계자는 “동림저수지는 2000년쯤부터 수질이 좋아지고 철새들이 몰려들어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면서 “금강 하구 등 바다보다 물결이 없고, 주위 논밭에 남은 알곡들이 있어 철새들에게는 좋은 서식지”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동림저수지에 거처를 마련한 철새는 22만 마리 정도로 지난해(40만 마리)의 절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원서식지에서 AI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채 우리나라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동림저수지는 고창에서 가장 큰 농업용수 전용 저수지로 올해로 90년(1914년 완공)이 됐다. 저수량은 994만 6000t이고 고창, 정읍, 부안 등 2739㏊(1㏊=1만㎡)의 농지에 물을 공급한다. 최대 수심은 9.4m이고 현재 수심은 5.5m다. AI 때문에 겨울 농한기에 저수량을 아예 없애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봄철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55% 정도의 물을 남겨 둔 것이다. 철새들이 동림저수지를 찾은 것은 본격적으로 저수지 수질을 관리한 시점인 2000년과 맞물린다. 이후 탐조객 등이 모이기 시작했지만, AI로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21일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경남 창녕 주남저수지도 처음으로 AI가 종식될 때까지 문을 닫았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개인정보 유출에 AI까지… 국회는 뭐하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잇따른 ‘대형 재앙’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카드 3사 임원진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카드 재발급 또는 해지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각사 창구마다 장사진을 치고 있다. 벌써부터 해외 결제나 온라인 게임머니 결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AI 역시 방역 당국의 48시간 이동중지명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방역대 바깥 지역 농가에서 감염의심 신고가 접수되는 등 확산 기로에 놓여 있다. 가창오리 등 철새 이동 경로를 따라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형 마트와 오리·닭 전문점의 매출 감소 조짐도 확인됐다. 감염된 오리와 닭이라도 섭씨 75도 이상 조리하면 안전하지만 시민들은 “께름칙하다”며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 사육 농가 및 영세 상인들의 ‘줄도산’이 재연될까 우려스럽다. 물론 1차적으로는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당국의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옳다. 감독 및 검역 당국이 책임질 일이 드러나면 가차 없이 책임을 물어야 하겠다. 하지만 책임 추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다. 국민들의 불안감도 하루속히 진정시켜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마치 벌집을 쑤신 듯 혼란스럽고, 이 상황이 지속되면 자칫 ‘패닉’으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민영화를 비롯한 각종 괴담이 횡행하고 있는데 개인정보 유출과 AI까지 더해지면서 민심이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역할을 주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은 어떤가. 국회는 온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정무위와 농해수위 등 관련 상임위조차 열지 않고 있다. 당국을 상대로 대책과 문책을 촉구하는 등 메아리 없는 호통만 내지를 뿐이다. 의원들은 외유 중이거나 의정활동 보고라는 이름으로 지역구에 내려가 ‘공치사’하기에 바쁘다. 여야 지도부도 발등의 불부터 끌 생각은 않고 다섯 달 뒤에나 있을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새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조차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당 창당에만 골몰하고 있다. 자신들을 뽑아 준 국민들의 고통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참으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민의를 끝내 외면하거나, 거스르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우리 정치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여야는 금융권의 개인정보 관리 실태에 대한 총체적인 수술 방안을 논의하고, 수시로 재연되는 AI의 근원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 즉각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방선거 대비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 AI 뚫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신고가 전북 고창, 부안에 이어 정읍에서도 접수되며 방역망이 뚫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AI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늘어나고, 일주일 후에는 AI가 최초로 발생한 저수지가 얼어 철새들이 다른 지방으로 AI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1일 전북 정읍시 고부면의 한 오리농장에서 AI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AI가 발병했던 고창, 부안은 이번 AI 감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창오리 떼의 월동 지역인 동림저수지의 서쪽에 있었지만, 고부면은 저수지의 북동쪽에 있다. AI 확산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이날 고창군 해리면에 있는 육용오리 농가에서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로 AI가 발생한 농장에서 서남쪽으로 19㎞ 떨어진 곳이다. 방역 당국이 방역망을 설정한 10㎞ 밖이어서 방역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예방적 살처분(오리)의 범위를 현재 고창, 부안의 AI 감염 확진 농장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우선 21일 0시까지 48시간 동안 ‘스탠드 스틸’(일시이동제한조치) 조치를 하면서 전라도 밖으로 AI가 확대되지 않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이번 AI는 오리에서 먼저 발생했다는 점에서 2010년 발생한 사례와 비슷한데 2010년 12월 29일부터 2011년 5월 16일(139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 동안 AI가 지속됐다. 가창오리 떼가 3월까지 한반도에 머물다가 날씨가 따뜻해지자 북상하면서 봄까지 AI가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는 AI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이 길어진다. 소독약이 응결되는 경우가 발생해 방역도 힘들어진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 22만 마리의 야생철새가 있는데 일주일 후면 저수지가 얼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철새는 잘 얼지 않는 충청도 금강하구, 새만금 주변 담수호로 둥지를 옮기면서 AI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AI는 H5N8형으로 기존에 발생했던 4차례와 바이러스(H5N1형) 및 전파 형태 등이 달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과 교수는 “향후 AI에 내성이 약한 닭으로 전파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잠복기 끝난 AI … 하루 새 5곳 의심신고

    잠복기 끝난 AI … 하루 새 5곳 의심신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농가가 확산 일로에 있다. 21일 하루 동안 전북 고창·부안에 이어 정읍의 농가까지 모두 5곳에서 AI 감염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한 곳은 H5N8형 AI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AI가 잠복기(2~3주간)를 거쳐 발병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AI가 발병한 고창과 부안은 야생 가창오리 떼의 월동지인 동림저수지의 서쪽인 반면, 이날 AI가 의심되는 곳으로 신고된 전북 정읍시 고부면의 오리농장은 동림저수지의 북동쪽이다. 따라서 가창오리 떼의 활동반경 전 지역에 AI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번 AI 발병의 주범으로 추정되는 가창오리 떼의 활동반경은 하루 평균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하면 피해 지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이날 철새 도래지인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인근 하천에서 청둥오리 1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돼 방역 당국이 AI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철새의 이동경로를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방역 당국에서 상시 모니터링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군산철새조망대 한성우 학예사는 “가창오리는 기류를 타고 시속 100㎞의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금강에서 1시간 30분 후면 전남 해남까지 이동할 수 있다”며 “상시 모니터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종철 고창 조류협회장은 “동림저수지에서 수년간 관찰한 결과 이 시기 철새는 북쪽으로 가지 않고 주로 남쪽인 전남이나 경남으로 이동한다”며 인근의 타 자치단체에도 철저한 방역을 주문했다. 이처럼 AI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 확진 판정을 받은 오리농가에서 공급된 오리가 전남 나주 도계장을 거쳐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밝혀져 긴급 회수에 나섰다. 전남도는 도축 과정에서 오리가 뒤섞였다며 당시 도축된 오리, 닭 등 1만 9700여 마리를 전량 폐기하기로 하고 유통 중단을 지시했다. 도축장도 이날 폐쇄 조치했다. 전남도는 현재까지 7400여 마리가 시중 마트 등에 유통된 사실을 파악했다. 한편 전북도는 이번 고병원성 AI로 20여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살처분했다. 살처분한 농가에는 시중 판매가의 80% 수준으로 보상해 준다. 만약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한 후 AI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시중가 100%로 보상해 준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아쉽겠지만… AI 옮기는 철새 구경 자제해요

    철새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옮기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탐조행사와 철새축제 등을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금강하구를 비롯한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에는 방학과 함께 많은 탐조객과 사진작가가 몰려와 겨울 철새들의 월동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군산시 철새조망대의 경우 지난 주말까지 하루 평균 700~800명의 탐조객이 찾았다. 금강을 끼고 있는 십자들녘 등에는 해질녁 장관을 이루는 가창오리 떼의 군무를 보기 위한 탐조객과 사진작가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강하구에는 11월 중순부터 가창오리 떼가 찾아오기 시작해 1월엔 15만~20만 마리까지 개체 수가 늘어난다. 특히 이번 AI 발생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고창 동림저수지도 사진작가와 탐조객이 많이 찾는 명소다. 올겨울에만 탐조객과 사진작가 3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AI 확산을 막기 위해 철새축제, 탐조행사 및 사진작가들의 출사도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철새 도래지 주변에 몰릴 경우 차량과 신발 등에 묻은 고병원성 AI 균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AI 발생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탐조행사나 철새축제 등을 통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AI확산 비상] “기러기떼만 봐도 철렁”… 을숙도·태화강 등 철새명소 긴급방역

    [AI확산 비상] “기러기떼만 봐도 철렁”… 을숙도·태화강 등 철새명소 긴급방역

    대표적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가 20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퍼뜨리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AI 최초 발생지인 전북과 맞닿은 충남은 서천, 부여, 논산, 금산 등 4개 시·군 주요 도로에 방역초소 14곳을 설치하고 통행 차량들을 소독하고 있다. 각 초소에는 4~6명씩 모두 70명의 방역 인력이 배치됐다. 또 철새들이 많이 찾는 서산 천수만, 서천 금강하구, 천안 풍세천 등 6개 하천에서 죽은 철새가 없는지 살피는 등 예찰 활동도 강화했다. 여섯 군데 반경 3㎞ 안에는 73 농가에서 모두 250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기르고 있다. 고창 AI 발생 농가에서 오리를 입식한 천안과 공주 3개 농가에도 가축위생연구소 방역관을 전담 배치해 특별 관리 중이다. 문제의 씨오리를 분양받은 오리농장주 최찬도(53)씨는 “매일 오리를 돌보느라 밥도 제때 못 먹고 있는데 하늘을 나는 철새만 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철새 도래지가 많은 전남도 역시 철새 도래지와 야생조류 서식지 소독을 주 2차례 이상 강화토록 했다. 특히 가창오리 도래지인 해남군은 이날 계곡면, 옥천면, 산이면 등 3곳에 가금류 이동통제초소와 차단 방역 소독시설을 설치했다. 가창오리가 월동하는 고천암호·금호호 등지에서도 방역 차량을 동원, 분무 소독에 들어가는 등 AI 유입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AI 청정지역이 10년째 유지되고 있는 충북도는 ‘AI 방역대책본부’를 편성해 도내 모든 협조기관과 협력 체계를 갖추고 총력을 벌이고 있다. 이시종 지사가 직접 진천과 음성의 가금류 사육 농가를 방문하고 방역 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울산시는 관문인 울주군 서울산 IC와 통도사 IC에 이동통제초소를 설치했다. 철새 도래지인 태화강, 동천강, 회야강, 선바위 주변에서 철새 분변검사를 강화키로 했다. 가금류 거래 재래시장 2곳(남구 상개, 울주군 언양)은 폐쇄했다. 제주도는 ‘제주도 반·출입 가축 및 그 생산물 등에 관한 방역 조례’에 따라 다른 지방산 가금 및 가금산물의 제주도 반입을 18일 0시부터 금지했다. 철새 도래지(구좌읍 하도리, 한경면 용수리)와 가금농가에 대해 공수의사와 생산자단체 등을 통해 예찰을 강화토록 했다. 설 연휴 기간 신년인사차 지역 축산농장에 방문하는 것을 삼가고, 귀향객들도 AI 발생 지역 방문을 금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시는 AI가 소멸될 때까지 을숙도철새공원, 남단탐조대,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야생동물치료센터 주변을 특별 방역 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됐던 남단탐조대와 치료센터 등도 출입이 통제되며 탐조 체험, 먹이 주기 행사, 철새·야생동물 진료 프로그램 등도 잠정 중단된다. 을숙도철새공원과 남단탐조대를 방문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소독제를 뿌려 방역하는 한편 분무 차량을 가동하기로 했다. 철새공원과 에코센터, 을숙도 남단 목재데크 등 6개소에 소독카펫을 설치하고 자체 분무기를 이용해 수시로 소독을 하고 있다. 경남도는 모든 시·군마다 3~5곳씩 축산차량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하고 차량 내·외부 및 운전자에 대한 세척 소독을 한 뒤 소독필증을 발급받도록 했다. 주요 철새 도래지인 창원 주남저수지와 창녕 우포늪, 과거 AI가 발생했던 지역인 양산시, 가금도축장이 있는 진주시, 거제시, 하동군 등의 지역에 대해서는 하루에 2차례 예찰과 집중 소독을 하도록 했다. 전국종합·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AI 철새 공포

    AI 철새 공포

    지난 17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으로 발생한 전북 고창 종오리 농가 인근에서 수거한 야생 철새의 폐사체에서 같은 유형의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AI가 철새 이동 경로를 따라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진 셈이다. 또 방역당국이 AI 발생 직전 사전 방역 차원에서 최초 발병지인 고창의 씨오리 농가를 점검하고도 감염을 막지 못한 허점을 드러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AI 대응 상황을 발표하고 지난 17일 고창 일대 동림저수지에서 수거한 가창오리의 폐사체에서 ‘H5N8’형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철새들이 이동하면서 농가 주변에 배설물을 뿌릴 위험성이 높아 현재까지 펼쳐 온 ‘일시 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 등의 기존 방역 작업이 무의미해진 셈이다. 철새 도래지는 서울시를 포함해 5개 시, 9개 도에 걸쳐 37곳이 있다. 이날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고창, 부안 농장 주변에서 AI 감염이 의심되는 오리 농장 3곳이 추가로 발견됐다. 농식품부가 3곳에서 사육 중인 오리 3만 9500마리를 예방적으로 살처분함에 따라 이날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10곳 농장의 총 13만 9000마리로 늘었다. 한편 방역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23일 처음 AI가 발생한 고창 씨오리 농가를 예찰한 결과 문제가 없었고, 해당 농가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해 25일 AI 음성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AI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1일인 점을 고려하면 방역당국이 AI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한 달 전 발병 농가를 점검해 소독 실태와 출입자 통제 여부를 점검했지만 결과적으로 감염을 막지 못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추가 AI 의심 신고가 없어 전라도와 광주광역시에 발령 중인 스탠드스틸 조치를 예정대로 이날 24시부터 해제키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AI 초비상인데… ‘공수의제’ 운영 뒷짐 진 정부

    AI 초비상인데… ‘공수의제’ 운영 뒷짐 진 정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가적 재난 발생이 우려되는 가운데 가축 전염병 예방 등을 위한 ‘공수의제’(公獸醫制)가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가 공수의제 운영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기고 뒷짐만 지고 있어 각종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전국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시장, 군수는 수의사법에 따라 동물병원 개원 또는 종사 수의사를 공수의로 위촉해 동물 진료 등의 업무를 맡기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현재 804명의 공수의를 두고 있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164명으로 가장 많다. 전남 92명, 충남 80명, 경기 77명, 충북 51명 등이다. 이들은 일선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수시로 예찰하고 가축예방주사를 놔 주는 것은 물론 구제역, AI, 광우병 등의 가축 전염병 조사, 소 브루셀라병 검사 시료 채취 등의 방역 활동을 수행한다. 특히 특별방역대책 기간에는 전염병별 감수성 동물에 대해 순회 예찰을 강화하며 전염병 발생 신고 접수 및 1차 확인 등의 역할도 맡는다. 그러나 공수의제가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자치단체에 전적으로 운영이 맡겨져 방역 활동 등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상당수 자치단체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공수의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발생한 전북 지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닭, 오리 등의 가금류 사육 수는 2814만 7000여 마리로 경남의 1013만 9000마리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공수의는 50명으로 경남 116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물론 한우, 육우 및 젖소와 돼지 사육 수는 감안하지 않았다. 이처럼 전북도의 공수의가 경남도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은 공수의 1인당 연간 1000만원이 넘는 활동비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의 활동비는 국비 지원 없이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가 4대6 정도로 분담하고 있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가축 전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 등을 위한 공수의제 운영에 대해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면서 “관련 예산 국비 지원과 정부 차원의 공수의제 운영 공통 매뉴얼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 방역에 관한 사무 처리를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 및 전국 자치단체에 모두 397명의 공중방역수의사(공중수의사)를 배치해 놓고 있다. 자치단체별 배정 인원은 고작 1명 정도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AI확산 비상] 뻥 뚫린 방역망… 날아다니는 철새 대책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숙한 방역 행정으로 축산농가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가금류 농장 파악과 방역초소 등도 제때 설치하지 못하는 등 허둥대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17일 고창군 신림면 무림리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사실을 알리고 오염 지역인 500m 이내에는 살처분 대상 가금류 사육 농가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5일이 지난 20일 갑자기 최초 발생 지역 인근의 한 농가에서 닭 4만 3000마리를 살처분했다. 이 농장이 최초 발생 농가로부터 440m 떨어진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농장 주소지가 잘못 입력돼 있어 최초 발생 농가로부터 500m 밖이었으나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에서 농장 주소지를 확인한 결과 오염 지역 내에 있었다”고 해명했다. 촌각을 다투는 초기 방역 활동에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북도가 2006년 이후 4차례나 AI를 방역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등잔 밑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초기 방역망 구축에도 실패했다. 발생 초기 AI 확산 차단을 위해 거점방역초소 81개, 이동초소 91개 등 모두 172개의 방역초소를 설치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AI 발생 나흘이 지난 19일까지 거점방역초소는 54개, 이동초소는 66개밖에 설치하지 못했다. 20일 거점초소 17개, 이동초소 10개를 추가 확보했으나 여전히 거점초소 10개, 이동초소 15개 등 25개의 방역초소가 설치되지 않아 AI 방역망이 허술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AI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창오리들이 떼죽음한 고창 동림저수지로 가는 길목도 차량들이 방역 조치 없이 무사통과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AI확산 비상] 오리백숙집에서 생선구이 주문만… “75도 이상서 조리하면 안전”

    지난 17일 발병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오리·닭 전문점에서는 매출감소가 이미 현실화됐다. 2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삼계탕·오리 전문점. 오리백숙, 오리주물럭, 한방삼계탕 등이 주메뉴이지만 20여명의 손님은 김치찌개, 생선구이만 주문했다. 손님 김경애(36·여·행당동)씨는 “먹어도 괜찮다고는 하지만 다소 께름칙한 게 사실”이라면서 “살처분 당한 가금류가 수십만 마리에 이른다는 뉴스를 계속 듣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안 먹게 된다”고 말했다. 평소 줄이 길게 늘어선 서울 광화문의 한 삼계탕집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5~6세 자녀 3명과 점심식사를 하러 온 한인숙(37)씨는 “평소에 오면 20분 정도는 기다렸는데 오늘은 AI 바이러스 때문인지 식당이 한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매출감소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 이마트는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닭과 오리고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2주 전인 지난 3∼5일에 비해 각각 10%가량 줄었다. 롯데마트 역시 17∼18일 오리고기 매출과 닭고기 매출이 지난주 대비 18.7% 줄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5도 이상에서 조리하면 감염된 오리·닭고기를 먹어도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에 걸린 닭이나 오리가 유통됐다고 하더라도 닭, 오리 등을 날 것으로 먹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대부분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는 과정에 바이러스는 모두 죽는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에 걸린 생닭이나 오리를 다듬었던 칼로 채소 등을 썰고, 채소를 날 것으로 섭취하면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 교수는 “AI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소화기 점막을 통해 감염되지는 않는다”면서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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