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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자치단체장 25시] 교수, 원어민이 초등생에 코딩·영어 수업… ‘공교육 선도 마포’

    “지금처럼 어깨에 힘이 빠진 청년층이 고용 안정성만 보고 공무원시험에 몰려들어서는 나라에 희망이 없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 계급론을 운운하는 세태를 보며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 답은 자라나는 청소년에 있었습니다.”민선 3기, 5기에 이어 6기 막바지에 접어든 박홍섭 서울 마포구청장은 19일 구청 9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해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나이인 ‘종심’(從心)을 훌쩍 넘긴 그의 민선 6기 행보를 뒷받침하는 설명이다. 교육과 문화는 ‘박홍섭호(號)’가 지향해온 두 축이다. 수저 계급론이 싹튼 데는 실제로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워진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부모의 경제적 격차와 상관없이 교육의 기회가 평등하게 돌아가는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박 구청장은 “재정력이 된다면 각종 정책과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마음 놓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구청장 자율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 규모가 200억원 안팎인 게 현실”이라면서도 “청소년이 자립심을 갖고 자라날 수 있도록 지역 사회 차원에서 무너지고 있는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머리를 맞대니 적은 예산으로도 청소년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바로 관학협력이다. 박 구청장은 서강대에 협조를 구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컴퓨터공학과 교수진의 코딩 수업을 했다. 코딩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하다고 손꼽히는 과목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처음 있는 시도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로 인공지능(AI)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 전이었다.그는 “21세기를 살아갈 청소년이 자립하려면 필요한 게 무엇일지 한동안 골몰했다”면서 “프로그래밍의 기본이 되는 코딩과 영어 이 2가지 역량”이라고 했다. 마포구는 여름·겨울 방학 손이 비는 사립학교 원어민 강사를 초빙해 영어캠프를 시작했다. 수업 진행을 도울 조교는 전 세계 각국에서 자원한 네이티브 봉사자를 뽑아 인건비를 줄였다. 사교육 시장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할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학부모들 사이에 자자히 퍼졌다. 박 구청장은 “단순히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간혹 왕래하던 주민들이 안 보이면 자녀의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목동, 일산으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구청장으로서 마음이 언짢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한강변을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마포는 이른바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자녀 교육을 위해 마포를 떠나는 주민이 적지 않다. 뛰어난 입지를 살려 계속해서 발전해온 마포에 취약점으로 지목되는 게 있다면 학군이다. 박 구청장의 오랜 근심거리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는 “청소년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훌륭한 대입 성적이 아니다”면서 “남과의 경쟁보다는 자기 자신과 싸워 극복할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혁신과 변화의 중심에 서는 건 결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문 여는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은 박 구청장이 가진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앞으로 마포지역 청소년활동의 허브가 될 청소년교육센터를 갖췄다. 애니메이션, 그림, 무용, 피아노, 성악 등 청소년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구청에서 센터 임대료를 지원하기에 수강료도 저렴하다. “도서관 하나 지었다고 청소년이 공부에 흥미를 갖거나, 잘하게 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칠흑같이 어두운 방에 들어가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누군가 촛불 하나를 들고 있다면 방 전체를 밝히진 못해도 길잡이 노릇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도서관이 청소년에게 기댈 수 있는 쉼터, 마중물 정도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도서관 4층 로비 바닥엔 세계지도가 그려졌다. 박 구청장이 직접 주문한 사항이다. 평소 TV프로그램 ‘명견만리’를 즐겨 봤다는 그는 “얼마 전 미국 유명 투자가 짐 로저스가 나왔는데, 집 안에 딸들을 위한 지구본 7개가 있었다”면서 “세상이 넓다는 사실을 마포의 청소년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청소년이 1800년대 이후 우리나라 근대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박 구청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가 ‘아소정’(我笑亭) 복원을 화두로 꺼내온 지는 꽤 됐다. 아소정은 마포구 염리동 서울디자인고교가 들어서 있는 자리에 있던 흥선대원군의 별장이다. 대원군이 을미사변 직전까지 머물던 곳이다. 그는 “과거 중국 상하이 시청 지하 박물관에 가보니 아편전쟁으로 중국이 쇠망해 가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면서 “두 번 다시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한 당시 관람 중이던 청소년들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5대째 마포에 거주해온 박 구청장은 어린 시절, 폐허가 된 아흔아홉 칸짜리 아소정과 대원군 묘에서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했다. 아소정을 복원해 대한제국이 몰락해 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지난해 4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을 문 연 데 이어 올해 경의선 책거리 조성, 도서관 건립 등으로 정신없이 달려왔다. 특히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싸고 주민의 극심한 반대로 갈등이 극화되고 있는 강서구와는 달리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선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병원의 수영장 등 인프라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주민과 적극 소통해 ‘님비’(특정 시설이 자기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일) 현상을 극복한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민선 5기 때부터 지역에 사회적 지도자로서의 책임의식을 강조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는 “우리 사회가 경제적 수준은 좋아졌으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갑질 논란도 상대방을 이해와 배려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상하관계로 파악하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이런 관행, 인식 등을 격파하는 운동을 벌여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 250m 길이로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는 문화 향유를 통해 품격 있는 시민의식이 조성됐으면 하는 박 구청장의 바람이 담겼다. 서강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소년, 청년, 장년이 읽어야 할 책 100선씩을 추리는 작업도 했다. 책거리는 오는 11월 문을 연 지 1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40만명이 다녀갔다. “‘문화는 심장과 같다’는 오드레 아줄레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한마디가 뇌리에 남아 수첩에 적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어떤 DNA를 심어줄 것인지 고민한 문화 정책은 조금 다르지 않겠습니까.”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박홍섭 구청장은 누구 5대째 마포토박이 1세대 노동운동가 서울 마포구에서 5대째 거주해온 토박이로 숭문중, 숭문고,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1세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한국노총 홍보실장을 거쳐 통일민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통일민주당 노동정책연구소 상임부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민선 3기에 이어 민선 5~6기 마포구청장을 역임하고 있다.
  • [자치단체장 25시] 한방+바이오 메카로 열리는 동대문… 그 시작은 ‘서민경제’

    [자치단체장 25시] 한방+바이오 메카로 열리는 동대문… 그 시작은 ‘서민경제’

    “서울 동대문구는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서민 경제를 꽃피울 수 있는 개발 사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18일 서울 구청 사무실에서 이뤄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대문구의 발전 철학을 이같이 요약했다. 민선 2기에 이어 5~6기 구청장을 지내며 서울한방진흥센터 준공부터 서울 부도심으로서의 청량리 역세권 재개발 추진까지 서민 경제 부흥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 활성화 사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동대문구는 다음달 국내 최대 한약 유통 중심지인 제기동 서울약령시에 서울한방진흥센터를 개관한다. 총 465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604㎡ 규모로 건립한 센터는 지하 3층, 지상 3층 건물에 한의약박물관, 한방체험시설, 한방 뷰티숍 등 테마 시설을 갖춘 한방 복합문화체험시설이다. 지역경제의 한 축인 한방 산업을 부활시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유 구청장이 제안해 이뤄졌다. 유 구청장은 “조선 보제원을 뿌리로 하는 동대문 서울약령시는 전국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의 약 70%가 거래되는 한방 메카”라며 “한방 산업이 다소 주춤해졌지만 센터 개관을 계기로 각종 한방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구성한다면 약령시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시장 인근에 터를 잡고 1970~1980년대 급성장한 서울약령시는 1995년 서울시로부터 정식 한약시장으로 승인받아 서울약령시 대축제를 하는 등 전국 최고의 약령시장으로 성장했다. 최근 대체 건강식품 발달 등으로 한의약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서울한방진흥센터를 발판으로 약령시가 한의약 산업 제2의 르네상스를 열어 간다는 복안이다. 서울한방진흥센터는 관광객들이 침을 맞거나 인삼을 먹어 보는 것은 물론 족욕이나 목 찜질을 즐기고 한방요리도 배울 수 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전통적인 한방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옥 양식으로 건립했고, 그동안 약령시 이용에 장애로 꼽혀 온 지역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200대의 차를 세울 수 있는 지하 주차장도 조성했다. 서울한방진흥센터 건립은 유 구청장의 동대문 발전 철학과 관련이 있다. 그는 “좋은 도시란 도시가 만들어 온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공동체가 살아 있고, 사람들이 연대하는 그런 도시”라면서 “동대문구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9개의 오래된 대형 전통시장이 자리하는 만큼 전통시장을 부흥시키는 것은 동대문 도시 개발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 구청장은 전통시장 상인들을 유통 재벌들로부터 지켜 낸 주인공으로 불린다. 당초 24시간 풀가동되던 대형마트 영업시간이 오전 10시에서 밤 12시까지로 제한되고, 월 2회 일요일은 의무적으로 문을 닫도록 전통시장 보호 규제가 만들어진 데는 유 구청장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동대문구 유통기업 상생 발전 및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를 처음 내놨다.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에 반발해 영업시간 제한 처분 취소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이 2015년 동대문구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운영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서울한방진흥센터 건립도 서민 경제를 살리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나온 작품이다. 유 구청장은 미래를 지향하는 개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연내 착공하는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동대문구의 위상이 크게 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청량리역 인근에 65층 규모 주상복합건물 4개 동과 호텔, 백화점 등을 갖춘 42층 건물이 연내 착공하고 인근 동부청과시장 부지에는 50여층 규모의 주상복합 4개 동이 들어선다. 서울의 대표 부도심인 청량리는 집창촌 형성과 함께 주변 지역에 교통 거점이 속속 생겨나며 역할이 퇴색됐지만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과거 전성기 시절을 넘어서는 위상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량리역과 가까운 전농11구역과 답십리18구역을 포함해 지역 내 50여곳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특히 동대문구 홍릉연구단지 내에 들어서는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격인 ‘서울바이오허브’ 조성 작업이 속도를 냄에 따라 젊은 일꾼들이 모이는 도시로 변신 중이다. 내년 개관을 목표로 하는 서울바이오허브는 병원·기업·연구소를 모아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주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병원, 경희대병원 등의 연구기관·병원뿐 아니라 100개 이상 벤처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홍릉 바이오 허브 입주를 검토 중이다. 이달 들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리모델링한 허브 본관 건물이 입주를 시작한 가운데 문화 벤처기업의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시연장도 오픈했다.유 구청장은 문화를 활용해 경제 가치를 만드는 ‘컬처노믹스’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연내 삼국시대 유적인 배봉산 보루성의 역사적 의미를 살린 테마공원을 완성하는 게 대표적이다. 보루(堡壘)란 사방을 조망하기 좋은 낮은 봉우리에 쌓은 소형 석축산성으로, 산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군사시설이다. 구는 지난해 9월 사도세자의 처음 무덤 터였던 배봉산 정상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다가 고구려 유적인 배봉산 보루성을 발굴해 지난 2월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받고 이곳을 서울의 명소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앞서 2015년 선농단 역사유적 정비 사업으로 선농단 역사문화공원과 선농단 역사문화관을 개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풍년 기원 제사를 올리던 선농단을 고증자료를 통해 복원하면서 선농단 역사문화공원을 만들고 그 지하에 선농단의 역사와 전통을 기억할 수 있는 선농단 역사문화관을 건립했다. 구는 매해 4월 선농대제 행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선농단 역사문화관에서 농사와 관련된 이론교육 프로그램인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는 등 사람들을 동대문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유 구청장은 “민주화운동 정신을 삶의 근간으로 삼아 온 만큼 봉사의 마음으로 지역 발전에 힘써 왔다”며 “존경받는 동대문의 이웃으로 남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누구 부마항쟁 당시 동아대 시위 주도… 민주화 인사 출신 전남 나주 출신인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979년 10·17 부마항쟁 당시 동아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수배령을 받고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이듬해 발발한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계엄이 확대되면서 검거돼 고문을 당한 민주화 인사 출신이다. 1985년 김영삼·김대중을 공동의장으로 출범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선전부장을 시작으로 동대문이 지역구인 민주당 최훈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며 동대문을 제2의 고향 삼아 민선 2기에 이어 5~6기 구청장을 맡고 있다.
  • ‘민원 상담 AI’ 내년 첫 등장

    ‘민원 상담 AI’ 내년 첫 등장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민원상담 시스템이 구축된다. 가상의 인공지능 상담원과 대화를 통해 여권·차량등록 등 비교적 정형화된 민원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다.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상담시스템 구축 사업’을 대구시와 함께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자동 민원상담 서비스는 미리 정해진 질의와 응답을 기반으로 해서 한정된 질문에만 답변이 가능하거나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새롭게 도입하는 지능형 상담시스템은 컴퓨터가 단어의 개념을 이해해 처리하는 ‘온톨로지’ 형태로 민원상담 데이터를 처리·관리해 초급 상담원 수준의 능력을 보여 준다. 또 민원인의 질의를 인공지능 상담원이 정확히 이해하고 답할 수 있도록 자연어 처리, 질의 의도 분석 등 최신 인공지능 대화로봇 기술이 적용된다. 행안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여권, 차량등록, 시정 일반 등에 대해 서비스를 구축하고 내년 3월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서비스 모델을 검증해 전국 지자체에 확산하고, 자동 민원상담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일자리 빼앗는다는 로봇이 ‘협업하는 동료’가 되다

    일자리 빼앗는다는 로봇이 ‘협업하는 동료’가 되다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가 바코드를 인식하기 때문에 택배 라인에서 무거운 물건들을 선별해 나를 수 있습니다. 가벼운 물품을 처리하는 근로자와 나란히 서서 협업을 하는 겁니다.”지난 1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7 로보월드’의 한화테크윈 부스에서 만난 송유진 대리는 “올 4월에 출시된 산업용 협동로봇 HCR이 이미 플라스틱 사출, 프레스 등 위험 업무에서 일반 근로자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보월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의 로봇 전시회다. 전시장에서는 연말에 출시될 로봇 팔 ‘2D(평면) HCR’이 연신 작은 물건들을 날랐다. 관계자가 로봇 팔에 손을 대자 제어화면에 ‘충돌이 감지됐다’는 경고 문구가 뜨면서 동작을 바로 멈췄다. 또 로봇이 나르던 물건을 공중에서 손으로 쳐내자 로봇은 곧바로 ‘작업 실패’를 인식하고, 돌아가 새 물건을 집었다. 옆에는 입체 영상을 인지하는 ‘3D(입체) HCR’이 원통형 나뭇조각을 나르고 있었다. 송 대리는 “3D 로봇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인데, 개별 포장 없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원료나 제품을 분류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협동로봇의 확산과 대기업의 본격적인 진출이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사회적 문제 의식을 반영한 협동로봇은 근로자를 가장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사용자는 간단하게 로봇 팔의 동작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됐고, 로봇은 다관절로 정밀작업이 가능해졌다.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도 장착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참여로 자본집약적인 로봇 산업에서 국제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회에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4개 모델을 출시했다. 이병서 대표이사는 제품 설명회에서 “로봇 시장에서 선도 업체의 입지를 확보하고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말쯤 경기 수원 공장을 준공하고, 연내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1984년 현대중공업의 로봇사업팀으로 시작해 지난 4월 독립한 현대로보틱스(세계 7위)도 지난달 31일 출범식을 열고 2021년까지 매출액 5000억원 규모의 세계 5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최근 대구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면서 연간 생산량은 기존의 4800여대에서 8000여대로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루프벤처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약 13조원) 중 사람과의 협동로봇 시장(2146억원)은 1.7%에 불과하다. 하지만 향후 68%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2년에는 6조 566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한국은 근로자 1만명당 로봇 수 531대다. 밀집도에서 세계 1위다. 2위 싱가포르(398), 3위 일본(305)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하지만 산업용 로봇 개발 및 생산은 스위스, 일본, 독일 등이 이끌고 있다. 아직 국내 로봇 기업의 92.6%가 중소기업으로 글로벌 경쟁에 나설 만한 대기업(3.3%)과 중견기업(4.1%)이 절대적으로 적다. 최근 들어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는 세계 4위 로봇기업인 독일 쿠카를 51억 달러(약 5조 700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의 용접로봇 업체 파스린, 이탈리아 로봇업체 지마틱, 독일의 화학공정 설비업체 크라우스마파이도 지난해 중국 업체에 인수됐다. 국제로봇연맹(IFR)은 중국의 산업용 로봇 수요가 2015년 6만 9000대에서 2019년 16만대까지 늘고, 전 세계 수요 대비 비중은 27%에서 4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일자리 킬러’로 여겨지던 산업용 로봇에 대해 활발한 산업활동으로 제조업 일자리 감소폭을 줄인다는 긍정적 평가가 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의 총아로 불리는 로봇 산업이 이륙하는 시점에서 민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할머니 업고 침수된 도로 건너는 할아버지

    할머니 업고 침수된 도로 건너는 할아버지

    중국에서 할머니를 업고 침수된 도로를 건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스트 등에 따르면, 영상은 지난 10일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한 도로에서 찍혔다. 영상에는 행여 할머니가 물에 젖을까 할머니를 등에 업고 길을 건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담겼다. 바지를 걷어올리고 맨발로 무거운 걸음을 하는 그 역시 힘겨워 보이지만, 아내를 위한 마음은 감동을 자아낸다.해당 영상은 영상에 담겨 SNS에 공개됐고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인기를 끌었다. 영상을 찍은 시민은 “아내를 위해 노력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뭉클했다”며 “한동안 두 사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영상=Shanghaiist/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포털, 소비자 입맛 맞는 뉴스만 노출… 여론 양극화 부추겨”

    “포털, 소비자 입맛 맞는 뉴스만 노출… 여론 양극화 부추겨”

    클릭 수 늘어야 광고수익 극대화… ‘가짜 뉴스’ 양산 가능성도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뉴스를 주로 노출시키는 인터넷 포털의 전략이 여론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가짜 뉴스’를 더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이 맞춤형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부작용’ 우려여서 주목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동욱 연구위원은 12일 ‘포털 뉴스의 정치 성향과 가짜 뉴스 현상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서 “소비자와 포털의 성향 차이가 증가할수록 뉴스 섹션에서 소비자의 클릭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털 뉴스의 편향도와 사용자의 정치 성향 간 차이가 클릭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포털과 사용자 사이의 정치 성향 차이가 0.1포인트(표준편차 1단위) 늘어나면 클릭 수는 약 0.47회 줄어들었다. 최 연구위원은 “뉴스의 CPM(Cost per Mille·광고를 1000회 노출시키는 비용)이 1000원이고, 하루 100만명이 방문하며, 100개의 광고가 뉴스 섹션에 올라간다고 가정할 때 포털 입장에서 하루에 4700만원의 수익이 감소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소비자의 정치 성향과 다른 뉴스는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포털에서는 소비자 성향에 맞는 뉴스를 우선 제공한다는 것이다. 포털은 스스로 뉴스를 생산하지는 않지만 선정·배치 기능을 담당하며, 소비자의 클릭 수가 늘어나야 광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한 해 동안 국회 회의록에 기록된 국회의원의 공식 발언 중 정파적 표현을 뽑아 기사에 얼마나 사용됐는지 측정했다. 예를 들어 역사교과서 이슈에서 보수 성향 의원은 ‘올바른’, 진보 성향 의원은 ‘국정화’라는 표현을 각각 많이 사용했는데 포털 뉴스에서 각각 사용 빈도를 분석해 본 것이다. 그 결과 3월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과 8월의 북한 목함지뢰 사건 때 포털 뉴스는 보수 성향에, 6월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10월의 역사교과서 이슈에서는 진보 성향에 각각 가까웠다. 최 연구위원은 “포털이 특정 정파에 편향됐다기보다는 소비자 선호에 따라 뉴스를 선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포털이 여론의 흐름에 맞춰 뉴스 배치를 바꾼다는 뜻이다. 최 연구위원은 “포털 뉴스의 편향성 논란, 수익 극대화 등을 이유로 앞으로 포털 뉴스의 선정·배치가 소비자 성향에 맞춰 더욱 개인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포털 뉴스가 극단적인 정치 성향으로 편중될 수 있고 결국 클릭만을 노린 가짜 뉴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고리즘을 통한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포털의 정책은 우려할 만하다”면서 “뉴스 배치에선 다양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AiRS(인공지능 추천시스템) 추천 등 고객이 많이 찾는 뉴스 위주로 맞춤형 서비스를 더 강화할 방침이다. 페이스북도 사용자들이 원하는 뉴스 위주로 배열·편집을 한다. 이 때문에 ‘필터 버블’(filter bubbles)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논쟁적 이슈의 경우 찬반양론을 양적으로 동일하게 보여 주는 편집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편향성보다는 기계적 중립에 대한 비판이 더 높은 실정”이라며 “AiRS 추천 외에 언론사 직접 편집과 사용자 구독뉴스 등도 강화할 생각인데 이렇게 되면 편향적 편집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해명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종덕 “박근혜, 문화계 블랙리스트 직접 관여”

    김종덕 “박근혜, 문화계 블랙리스트 직접 관여”

    1심 판결 결과와 엇갈린 주장 박 前대통령 새달 구속 만기 전 증인 심문 남아 선고 어려울 듯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에 관한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김 전 장관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을 증인으로 소환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심리했다. 앞서 지난 7월 27일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블랙리스트 1심 판결에서 박 전 대통령이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현 문체부 2차관)의 사직 강요에는 직접 관여했지만,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는 직접 지시했다고 보기 어려워 공범 관계가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고 증인석에 앉았다. 이후 검찰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2015년 1월 9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호출을 받고 김종 당시 문체부 2차관과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했고, 박 전 대통령이 영화계의 정치 편향을 비판하며 “문체부에서 잘 관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영화 제작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이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데, 정치 편향적 영화에 지원하면 안 된다. 문체부에서 잘 관리해 달라’고 이야기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치 편향이라는 말씀을 듣고 진보 좌파의 작품 때문에 걱정돼서 그러시는 걸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청와대 보고 이틀 뒤인 2015년 1월 11일 김상률(5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고, 김 전 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이 향후 있을 문체부 예술 지원과 관련해 건전 콘텐츠 관리를 철저히 이행하라고 지시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의 업무수첩에는 ‘건전 콘텐츠, 사람 문제-왜곡, 정치권에서 역할 ×’, ‘국제시장, 건강한 보수 의미 확산’, ‘문예지 지원금’ 등의 메모가 담겼는데, 김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요약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이날 열린 속행공판에서 향후 증인 신문 일정을 제시했다. 검찰 측 증인을 비롯해 박 전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들이 대거 남아 박 전 대통령 1심 구속 만기인 10월 17일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선고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 만기가 지나면 석방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이 규정대로라면 박 전 대통령은 구속 만기 이후엔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독일, 제조업부터 4차 혁명, 한국은 산업 전반서 추진…우선 순위 정해야 성공”

    “독일, 제조업부터 4차 혁명, 한국은 산업 전반서 추진…우선 순위 정해야 성공”

    “정부·기업 노력만으론 힘들어… 노사정 공감대 형성해야”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사이버 가상기술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개념입니다.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자리 부족 문제에 관심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대책 없이 정책 성공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한국공학한림원 초청으로 ‘4차 산업혁명 공동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헤닝 카거만(70) 독일 공학한림원 회장은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4차 산업혁명의 성공 여부는 사회 전반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카거만 회장은 세계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SAP 이사회 공동의장 및 회장을 지냈다. 2011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ICT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 신성장 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을 마련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은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의 원류로 평가받는다. 카거만 회장은 “인더스트리 4.0은 제조업을 바꾸자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IC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혁신이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 해결은 정책 초기부터 중요한 논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이 인더스트리 4.0 때문에 일자리가 변화한다는 것을 설명하며 노조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며 “인더스트리 4.0 논의 초기부터 노조를 참여시킴으로써 노동자들도 이제는 임금 인상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를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정부의 구호나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노사정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카거만 회장의 충고다. 카거만 회장은 제조업 중심의 인더스트리 4.0을 제안했던 이유에 대해 “모든 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조업부터 시작하면 산업 전 분야로 혁신이 확산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제조업 혁신 사례가 스마트그리드 같은 에너지 분야와 헬스케어 분야로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카거만 회장은 산업의 모든 분야에 ‘4차 산업혁명’ 잣대를 들이대거나 사회 전체가 혁신의 전부인 양 취급하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국에서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을 보면 제조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을 다루는 광범위한 계획입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접근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가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카거만 회장은 “독일도 다양한 분야에 인더스트리 4.0을 적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최우선순위를 제조업에 뒀던 것”이라며 “독일의 사례처럼 적용 범위를 몇 개 정해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단번에 모든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을 적용하는 것도 정책 수행의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성공 확률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카거만 회장은 “각 분야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 또 수익이 빨리 날 수 있는 분야에 먼저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투자 역량이나 혁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부분만 정해서 움직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카거만 회장은 강연이 끝난 뒤 이날 바로 출국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적자원개발 지식·공유’ 제11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 개최

    ‘인적자원개발 지식·공유’ 제11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 개최

    다차원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지속적인 직업능력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산업 자동화로 인한 생산노동인력의 로봇 대체, 빅데이터와 AI의 발달에 따른 관련 지식산업의 성장, 온라인 은행 등장으로 인한 은행원 수요 감소 등 현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큰 틀 속에서 다차원적이고 빠르게 변화 중이다.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변화 속에서 우리 삶에 필수적인 직업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특정 직업의 과업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의 질과 종류는 점점 복잡다단(複雜多端)해 지고 있어 지속적인 직업능력 개발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다가오는 미래의 인적자원개발의 트렌드와 이슈들을 조망하고 직업능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매년 9월을 ‘직업능력의 달’로 정하고 풍성한 행사들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직업능력의 달은 ‘직업능력개발, 당신의 가치를 높입니다’라는 슬로건아래 전 국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국민 축제의 장으로 열린다. 특히 ‘제11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대의 인적자원개발(HRD) 지식∙정보 공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9월 7일과 8일 양일간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는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인적자원개발’ 이라는 주제 아래 ‘Learning Today, Leading Tomorrow‘ 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3개의 기조강연과 7개의 메가 세션, 24개의 동시 강연으로 진행된다. 행사 첫날인 9월 7일에는 허태균 고려대 교수, IBM 강혜진 전무, 구글코리아 민혜경 이사, 김윤이 뉴로어쏘시에이츠 대표 등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인적자원개발이 갖는 역할 등을 강연하며, 둘째 날에는 전 세계적으로 촉망받고 있는 HR석학 美조지아대 웬디 루오나 교수를 비롯하여 김지윤 아산정책연구원 박사, 오대영 JTBC 기자 등이 글로벌 HR 최신 트렌드에 대한 강연을 들려준다. 올해는 HRD분야 뿐 아니라 인공지능, 스마트워크, 스펙초월채용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강연들이 마련되어 있으며, 4차산업혁명 관련 신규 직업능력개발훈련 특화 전시부스, 시민들의 미래일자리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미래일자리 UCC시상식 등 참관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된다. 참가 신청은 제11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사전등록 시 참가비용은 종전보다 저렴한 가격인 1일권 1만원, 전일권 2만원(기념품 및 교재비 포함)으로 컨퍼런스에 참가할 수 있다. 사전 등록 기간은 9월 3일까지 이며, 현장등록 참가비용은 1일권 1만5천원, 전일권 3만원이다. 또한 관련분야의 프로그램들을 홍보하고자 하는 민간 기업들의 엑스포장은 행사기간 동안 운영하며, 신청기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최신 HRD 경향과 우수 사례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인적자원개발 지식 공유의 장(場)으로 국내‧외 기업 HRD 우수사례, 동기부여 및 자기개발, HRD 트렌드 및 이슈, 글로벌 HRD 및 다양한 분야의 HRD 사례 등이 한 자리에 모인다”며 “‘직업능력’에 관심 있는 사람 들이 모여 상호 교류의 기회를 갖고, 기업의 HRD부문 투자확산과 HRD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랍의 봄´ 시위 주도 요르단인 난민 인정

     중동지역의 ‘아랍의 봄’ 민주화운동 당시 반정부시위를 주도했던 요르단인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차지원 판사는 요르단인 A씨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민주화운동은 아랍 중동국가로 확산돼 요르단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다. A씨는 2011년 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요르단 내 반정부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된 지역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과 개혁 등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주목을 받고 회유와 협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A씨는 2014년 말 단기방문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했고 당일 난민 신청을 했지만 서울출입국사무소는 A씨가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는 만큼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도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보인다며 난민으로 인정하라고 판결했다. 차 판사는 A씨의 반정부 민주화운동 시위 활동에 관한 주장이 인터넷 기사나 유튜브 동영상 등에 따라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요르단 정부가 2014년쯤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체포하거나 구금하는 등 정치적 박해를 가하고 있다는 내용이 국제기구에도 보도됐고, 최근까지도 반정부 활동가들을 구금하고 있다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늙은 산란계로 만든 햄·통조림도 ‘살충제 불안’

    늙은 산란계로 만든 햄·통조림도 ‘살충제 불안’

    무더위에 살충제 닭에 뿌렸다면 수명 연장만큼 노출 위험 가능성정부 “농약 검사 뒤 유통시키지만 노계 가공식품에 쓰였다면 폐기”주말이면 압력밥솥에 한가득 백숙을 끓여 놓고 아들 내외와 5살, 3살인 손주를 기다리던 주부 이정숙(65)씨는 이번 주에는 삼겹살을 굽기로 했다. ‘살충제 달걀’ 공포에 닭고기도 꺼림칙해서다. 이씨는 “여름에 살충제를 집중적으로 뿌렸다는데 닭이라고 안전하겠느냐”며 “당분간 달걀은 물론 닭고기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살충제 달걀이 무방비로 시중에 유통됐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은 닭고기(육계) 구매까지 꺼리고 있다. 정부와 육계업계는 1년 이상 키우는 산란계(알 낳는 닭)에 비해 육계는 30~45일만 키워 출하하기 때문에 살충제를 뿌릴 틈이 없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산란계 가운데 나이가 들어 더는 알을 낳지 못하는 ‘산란노계’는 안전의 사각지대로 지적된다. 쉽게 말해 금지약품이나 기준치를 넘은 살충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던 산란노계가 도축돼 가공식품으로 식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정부의 ‘전수조사’ 신뢰성이 흔들리면서 “(치킨이나 삼계탕 등에 쓰이는) 육계는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도 믿기 어렵다는 불신 풍조가 국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17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축된 산란노계는 3441만 9113마리로 전체 도계 물량인 9억 9251만 8376마리의 3.5%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392만 3602마리의 산란노계가 도축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80%나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과 올여름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산란계가 될 병아리 입식이 제한됐기 때문에 농가들이 달걀 생산을 위해 노계의 수명을 연장시켜 가며 알을 낳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살충제 달걀 전수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일부 농장주가 무더위에 기승을 부리는 닭 진드기를 제거하려고 직접 닭에 대고 과도한 살충제를 뿌렸다면 오염된 산란노계도 평소보다 더 많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생후 6주부터 알을 낳는 산란계는 68주가 되면 ‘경제수령’이 다한다. 먹이는 사료값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래서 도축과 가공을 통해 열처리를 한 뒤 연육 소시지, 햄, 통조림 등으로 가공된다. 최근에는 베트남, 러시아, 몽골 등으로 연간 1만t 이상 수출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67개 산란계 농장의 노계 출하를 모두 금지한 상태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고에서 “육계는 처리 과정에서 최종 잔류농약에 대해 검사를 한 뒤 유통하고 있다”며 “안심해도 된다고 보지만 많은 분이 걱정해 (살충제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계가 통닭에는 쓰이지 않지만 가공품에 쓰일 수 있다는 내용은 알고 있다”면서 “도축 노계에 대한 추적관리를 끝까지 할 방침이며 가공식품에 조금이라도 쓰였다면 실제 위험성 여부를 떠나 전량 수거해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은 노계가 마리당 400~500원에 통조림 가공공장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국내에 산란노계를 도축하는 도축장은 경기 ‘정우식품’, 전남 ‘유진’, 경남 ‘한려식품’, 전북 ‘싱그린에프에스’ 등 10여곳이 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 정부 “조사 허점 사실…양주 달걀 재조사”

    [단독] 정부 “조사 허점 사실…양주 달걀 재조사”

    부정확 시료 채취 확인땐 출하금지 김영록 장관 “121곳 재검사 중”전국 확산일로… 검출 농장 67곳‘살충제 달걀’에 대한 전수조사가 17일 마무리된 가운데 정부가 일부 산란계(알 낳는 닭) 농장에 대한 시료 채취 방식에 허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문제가 된 농장에 대한 재조사에 나섰다.<서울신문 8월 17일자 1면> 이날 전국 곳곳에서 살충제 달걀이 무더기로 추가 검출됐다. 또 피프로닐, 비펜트린 이외에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등 새로운 살충제 성분도 처음 검출됐다. 정부는 1239개 농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한다. 허태웅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정부 고시에서 정한 검사 규정에 따라 농장 내 여러 곳에서 달걀 20개가량을 뽑아 무작위 검사를 해야 하는데 서울신문이 지적한 대로 일부 농장에서 샘플 채취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기사에 언급된 경기 양주, 경남 진주, 충남 홍성 등 농장에서 시료를 다시 채취해 검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산란계 농장의 전수검사를 맡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남태헌 원장도 “경남 진주와 충남 홍성 일부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을 우려하며 시료 채취반의 농장 진입을 완강히 거부해 규정대로 시료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 재조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부실 조사 지적에 대해 “농가 전수조사 과정에서 일부 표본에 문제가 있어 121곳에 대해 재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부정확한 사료 채취가 있었던 사실이 명확한 농가는 즉각 출하를 금지하고 고발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일선 농장에서는 재검사가 진행됐다. 인천 강화군의 한 양계 농가에는 이날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 3명이 불시에 찾아와 달걀을 무작위로 가져갔다. 농장 주인 이모(59)씨는 “이틀 전(15일)에는 미리 연락한 뒤 왔었는데 오늘은 예고도 없이 왔다”고 말했다. 검사 요원들은 이씨에게 “전수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지침이 내려와 친환경 인증 농가에 대해 재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밝힌 뒤 달걀을 수거해 갔다. 경기 양주의 한 농가 주인도 “오늘 새벽에 ‘불시 방문’이 있었다”면서 “적합 판정을 받았던 농장들이 적발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전날 “사전에 연락을 한 뒤 미리 준비된 달걀 한 판만 가져가 전수조사를 한다”고 밝힌 경기 양주의 농가 주인 임모씨는 “서울신문 보도 이후 주변에서 원성을 많이 사 힘들지만, 전수조사가 부실하다는 사실이 공개돼 정확한 검사가 이뤄질 수 있어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5시 현재 검사 대상 농가 1239곳 가운데 70%인 876개 농가의 잔류 농약검사를 마쳤고, 67개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인천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살충제 달걀 파문] 제빵·제과 생산 중단 걱정… 식당선 달걀말이 퇴출

    [살충제 달걀 파문] 제빵·제과 생산 중단 걱정… 식당선 달걀말이 퇴출

    살충제 달걀 파문이 확산되면서 제빵·식품업계는 물론 식당가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 파동이 이어진 상황에서 연이어 직격탄을 맞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빵·과자를 비롯한 각종 가공식품부터 밥상 위 찬거리까지 달걀의 쓰임새가 다양한 만큼 파장도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대형 제과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채 달걀 수급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15일 “자체 조사 결과 우리가 납품받는 달걀에서는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체 보유한 달걀로 제품을 만들겠지만, 혹 다른 대형 양계농가까지 확대되면 업계 전체가 공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공포심이 달걀이 들어간 제품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CJ푸드빌 관계자도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을 정도로 재고 물량은 확보했지만, 자칫 제품 생산 자체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닥칠 수도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는 사태가 확산되지 않고 출하 중단 조치가 풀리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식당들도 달걀이 포함된 메뉴를 일단 손님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였다. 평소 달걀말이와 전 등을 밑반찬으로 내놓던 서울 중구의 한 찌개 전문점 주인은 “먹어도 안전하냐는 손님들의 질문이 이어져 오늘 메뉴에서 아예 빼 버렸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증세 합의 후 단계적 도입… 월 30만원 기본소득 실험부터”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증세 합의 후 단계적 도입… 월 30만원 기본소득 실험부터”

    서울신문은 지난달부터 ‘세계는 기본소득 실험 중’ 시리즈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이 선진국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 이후 미래 사회복지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모색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기본소득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금민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 정원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서정희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8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 정부가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한 다음 월 30만원 수준의 부분적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이를 단계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기본소득의 정당한 취지는 무엇인가. -정 위원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생존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인권에 기반을 둔 제도다. 물론 기본소득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감소의 대안으로 논의되면서 부각된 점도 있다. 기술력이 발전하며 인공지능(AI) 등의 발달로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득이 줄면서 노동시장은 더욱 양극화된다. 기본소득은 인권을 기반으로 이런 사회정책적 요구까지 포괄하는 제도다. -서 교수 기본소득의 또 하나 중요한 취지는 인간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의 주요원칙은 무조건적, 개별적, 정기적인 현금 지급이며 생존에 충분한 기본소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실업자를 대상으로 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한계가 있다. 핀란드는 기본소득 지급으로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겠다고 하는데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금 이사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게 된다면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선을 위한 직업,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사실 유의미한 기본소득 실험은 실업자가 아닌 ‘버젓한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마 노동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것이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또 여유가 생기니 문화적인 활동이나 사회,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려고 할 것이다.→공짜 돈을 받으면 노동 의욕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정 위원 지난해 스위스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기본소득을 받으면 일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만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유럽 28개국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실시했는데 ‘일을 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4%에 불과했다. -서 교수 기본소득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소득일 뿐이다. 아무 조건 없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려면 중위소득 30~50% 정도는 되어야 하고, 이에 해당하는 금액이 1인 가구 기준 최저생계급여인 49만 5000원이다. 이 돈을 받는다고 일을 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금 이사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지식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7~8%이다. 4차 산업혁명 지식기반의 사회에서 지식산업은 이전처럼 고용을 창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 자산은 인류 공통의 것이다. 개미뿐 아니라 베짱이도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기본소득은 이 인류 공통의 자산을 나누자는 것이지 ‘공짜 돈’이 아니다. 기본소득을 받으면 노동 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미국 알래스카같이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아니면 기본소득을 실시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금 이사 천연자원만이 자원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 위원 지난해 화제가 된 ‘알파고’의 경우 알파고가 갖고 있는 데이터는 인간의 기보를 학습한 결과다. 그 기보는 구글의 것이 아니라 인류 공통의 자산이다. 기업이 ‘빅데이터’로 돈을 벌지만, 이 빅데이터에 기여한 사람들은 특정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인터넷상에 남긴 기록들을 모아 만들어지고 그 기록은 사람들의 것이다. -서 교수 이제 가치의 중요한 창출 수단이 빅데이터라는 것이다. 구글의 시가총액이 763조원 정도인데 이 기업이 이 잉여 이익을 모두 독점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이는 일종의 공유자산이고 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일반 지성이다. 자원이라는 개념이 천연자원뿐 아니라 전체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확대되어야 한다. →한국적 현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선결 조건은. -금 이사 이는 결국 증세의 문제다. 한국의 총조세 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6% 포인트가량 떨어진다. 현재 우리가 저부담 저복지 체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증세와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선결된다면 자연스럽게 기본소득 담론도 확대될 것이다. -정 위원 복지 확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 지금 유럽 국가들은 기존 복지가 문제가 많아서 기본소득 도입을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는 복지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을 지닌 셈이다. -서 교수 증세를 하더라도 기본소득이 아니라 다른 복지제도 확충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일부 겹치는 복지제도는 병합이 되면서 사라지겠지만 의료, 교육, 보육서비스 등은 기본소득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현금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은 구매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기본소득과 복지제도는 동반해서 서로 확대해야 할 관계이지 하나를 실시한다고 나머지 하나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소득을 위한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하고 어떤 방식으로 편성해야 하는가. -서 교수 단계별 이행 전략이 필요하다. 영국에서는 1차적으로 현재 사회보장시스템을 개선하고 2차적으로는 청년층에게 과도기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한 다음 다시 전체 국민에게 적은 금액의 기본소득을 주고, 최종적으로 전체 국민에게 충분한 금액의 ‘완전 기본소득’을 지급하기까지는 80여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단계를 밟아야 하고 기간은 80년보다는 더 단축돼야 한다. 일단 워낙 힘든 청년층을 대상으로 우선 지급해야 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오래된 노동 중심성 개념을 깨야 할 때다. -정 위원 지난해 기준 4인 가구 월 소득 127만 3516원 이하는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다. 기본소득이 현금 급부형 복지 제도를 대체하는 것이라면 이를 바탕으로 시민 기본소득 금액으로 1인당 월 30만원을 상정해 볼 수 있다. 국민 모두에게 이를 지급하려면 연간 180조원이 드는데 개인에게 귀속되는 이자, 배당, 임대료, 증권 투자 수익, 상속 등 모든 소득에 10% 세율의 ‘시민세’를 신설해 연 107조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 화석연료 사용 등에 대한 ‘환경세’를 통해 30조원,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토지세’에서 30조원, 기초 연금과 기초생활보장 예산 등을 기본소득으로 전환하면 추가로 13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이 없는 연 소득 9000만원 이하(3인 가족 기준)인 가구는 순수혜 가구가 되며 3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한 연 소득 8400만 원 이하의 3인 가구도 순수혜 가구가 될 수 있다. -금 이사 현 정부가 사회수당을 선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5년 후에는 보편적인 기본소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일단 부분적인 기본소득부터 해야 할 것이다. 월 30만원은 사실 생존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낮게 시작하더라도 중위소득 연동제를 실시해 매년 1~2%를 꾸준히 올려 궁극적으로 중위소득의 50%까지 올려야 하고 이 금액은 한 70만원 정도 된다. 30만원에서 70만원까지 올리는 데는 20~30년 걸릴 것이다. 기본소득을 실시한다고 갑자기 180조원의 세금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세금은 걷어서 국가가 돌려주지 않지만 기본소득은 납세자에게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80조~90조원의 증세만 필요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현재도 기본소득을 감당할 수 있다. →성남시에서 실시 중인 기본소득 실험 ‘청년 배당’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금 이사 성남시와 비슷한 실험을 하고 싶어 하는 지자체장들은 많다. 문제는 재정이다. 지자체가 조세권이 없고, 현재 성남시는 재정을 절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 차원에서 기본소득을 실시하려면 지방 재정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 위원 아마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제시한 후보들이 많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기본소득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서 교수 지자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 지자체들은 자율 예산을 고용 창출과 인프라 등 경제 개발 위주로 투입했다. 그러나 이제 기본소득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사회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정리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몰카 범죄 특단 조치 필요”

    문재인 대통령 “몰카 범죄 특단 조치 필요”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강화와 피해자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시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초소형·위장형 카메라 등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는 몰래카메라 범죄가 계속 늘면서 사내 화장실이나 탈의실·공중화장실·대중교통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누구든지 피해자가 될 수 있어 여성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몰카 영상물이나 합성사진 등은 온라인을 통해 순식간에 확산하고,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필수”라며 “몰카 신고가 들어오면 심의에만 한 달이 걸린다는데 이래서는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몰카 영상물을 유통하는 사이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영상물 유포자에게 기록물 삭제비용을 부과하는 등 전방위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의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치유하고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음란물을 실시간으로 감지해서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AI(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됐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며 ”98%의 적중률을 보였다는데, 이런 신기술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4차 산업혁명과 ‘황(黃)의 제안’/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4차 산업혁명과 ‘황(黃)의 제안’/박건승 논설위원

    ‘창조경제’를 공부하려고 나름대로 애를 쓴 적이 있다. 세미나에 가 보고 재계 인사들과 토론을 해 봤지만 결국 허사였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이 창조경제다. 개념 자체부터 모호해 도무지 요령부득이다. 아직도 그것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역사의 뒤안길에 들어선 창조경제의 자리를 떡하니 차지한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키워드이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것으로 재미를 본 사람은 따로 있다. 안철수 후보다. 토론회 때까지만 해도 그의 전유물인 듯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그 앞에 다른 후보들은 감히 ‘돗자리 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이 IT 출신이니 4차 산업혁명을 잘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정작 무엇을,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는 말하지 못했다.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는 지난해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나왔다.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은 그것이 세계경제의 대세라고 선언했다. 밑그림만 보여 준 채 세세한 그림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숙제를 남겼다. 세상에 나온 지 1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다 보니 학술적 개념조차 불분명하다. 더더욱 실체가 잡힐 리 없다. 우리 정부와 연구소조차 그게 뭔지를 속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디지털 세계와 인간의 삶을 접목해 인간에게 최적화된 생활의 질을 제공하는 것이란 말만 되풀이한다. 시대 관통어인 것은 분명한데 아직은 뜬 구름 같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 운용도, 기업 경영도 모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하겠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길이 없다. 거대 담론에 매몰돼 혼란스럽다. 창조경제론이나 4차 산업혁명론이나 도긴개긴이란 소리가 나오는 까닭이다. 개념과 실체가 모호한 정책은 정부 힘이 빠지면 빠른 속도로 잊히기 마련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세계 반도체 업계의 저명 인사다. 2002년에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Hwang’s Law)을 내놓고 스스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집적도가 1년 6개월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밀어낸 인물이다. 그런 그가 14년 뒤인 지난해 6월 KT 회장 자격으로 유엔에 다소 이색적인 제안을 했다. 이동전화 빅데이터(대용량 정보) 기술을 활용해 조류인플루엔자(AI)나 구제역 따위의 감염병 확산을 막자는 이른바 ‘황의 제안’(Hwang’s initiative)을 내놓았다. 그는 “전 세계 이동전화 이용자들의 해외 로밍 정보를 일일이 분석해 보면 감염병의 전파 경로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다”며 글로벌 800여 통신회사에 로밍 데이터를 공유할 것을 촉구했다. AI 확산 경로를 빅데이터 기술로 확인해 보니 철새가 아니라 가축 수송, 사료 운반 차량의 이동 경로와 91%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유엔 측은 프로젝트가 결실을 내면 연간 600억 달러(약 67조원)에 이르는 감염병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KT는 지난해 말 한·중·일 3국 협력을 시작으로 싱가포르·UAE 등 10여개 국가와 손을 잡았다. 독일·프랑스 정부, 세계보건기구(WHO)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선진 정보기술이 새 산업을 창출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석 달 전부터는 케냐 1위 통신업체와 제휴했다. 감염병이 생긴 나라에 다녀온 사람의 로밍 정보와 위치 정보를 토대로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사업이다. 유엔 차원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KT는 오래 축적해 온 노하우를 내세워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문에서 새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 4차 혁명이라고 하면 인공지능(AI )이나 로봇시대와 같은 먼 훗날을 상상하기 일쑤다. 그래서 ‘코끼리’의 팔다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가능한 한 가까운 곳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을 수는 없지 않은가. 로봇시대가 만개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새 정책의 개념과 실체를 속히 구체화하는 것, 우리의 앞선 첨단기술을 활용해 실행하기 쉬운 것부터 하자는 것, ‘황의 제안’이 새 정부의 4차 산업혁명론에 던지는 메시지다. ksp@seoul.co.kr
  • “공산당은 부패” 답한 죄… 中 AI 채팅 메신저 폐쇄

    중국의 인공지능(AI) 대화형 메신저인 챗봇이 중국 공산당을 부패하고 무능한 조직이라고 답변하다 폐쇄 조치됐다. 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텅쉰(騰迅·텐센트)의 PC용 메신저 QQ가 운영하던 챗봇 ‘베이비Q’와 ‘QQ샤오빙’ 서비스의 운영이 최근 중단됐다. 챗봇은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사용자와 일상 언어로 대화하며 답변도 해주는 대화형 메신저로, 그동안 중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자가학습 기능이 있는 챗봇이 최근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거나 정치체제를 비꼬는 답변을 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중 베이비Q는 채팅 도중 “공산당 만세”라는 메시지에 “당신은 이렇게 부패 무능한 정치가 오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는 답을 내놓았다. “너는 공산당을 사랑하니”라는 질문에도 곧장 “사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QQ샤오빙은 “너의 중궈멍(中國夢·차이나 드림)은 뭐니”라는 물음에 “내 중궈멍은 미국 이민. 정말이야”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중궈멍은 중국의 현 지도부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주창하며 내건 슬로건이다. 중국 네티즌들이 이를 ‘AI에 의한 민주화 봉기’로 부르며 논란이 확산되자 텅쉰은 지난달 30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했다. QQ는 “인공지능 서비스의 이용을 잠정 중단합니다. 구체적인 서비스 재개 시점은 알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문을 올렸다. 중국 챗봇들이 ‘불경스러운’ 대답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T즈자’(之家)는 챗봇들의 실시간 대화기능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빅데이터가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MS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 샤오빙이 지난 3월 중순부터 텅쉰의 메신저 QQ 서비스에 진출하면서 이 같은 답변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WPT·5G이통산업…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은 경북이 선도”

    “WPT·5G이통산업…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은 경북이 선도”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은 정보기술(IT) 산업 최대 집적지인 경북도가 이끈다.’ 경북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산업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ICT와 인공지능(AI), 로봇, 생명과학 등이 결합된 혁신적 변화를 일컫는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IoT), 연결로 축적된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빅데이터), 이를 토대로 인간의 행동패턴을 예측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특성을 지녔다.도는 2023년까지 총사업비 3670억원을 투입하는 ICT 융합 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업은 ▲무선전력전송 기술(WPT) 개발 ▲웨어러블 디바이스(기기, 장치, 도구) 핵심 부품 및 요소기술 개발 ▲스마트 기기 강소기업 육성 ▲5세대(5G) 미래이동통신산업 선도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뉜다. 모두 국책사업으로 진행된다. ●국내 첫 무선전력전송 산업 기반 구축 도는 이들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분야를 선점해 새로운 먹거리 산업 창출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무선전력전송 기술 개발 사업은 도가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192억원(국비 100억원, 지방비 92억원)을 투입해 국내 처음으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무선전력전송 산업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경북테크노파크(경북TP)가 주관하고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전기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변환시켜 전파전송의 원리를 이용해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실용화되면 전선이 없어지기 때문에 가전기기를 아무 데나 놓고 사용할 수 있다. 가전은 물론 IT, 로봇, 자동차, 의료 등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혈액과 같은 핵심 기술로 인식, 세계적으로 기술 개발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다.●전자·철강·바이오와 융합 고부가 창출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향후 구미 전자산업, 포항 철강 및 소재, 경산 자동차, 영천 항공산업, 안동 바이오 등 도내 첨단 산업과 융합 또는 연계돼 제품의 부가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지역 산업을 고도화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경북은 2020년까지 국내 WPT 시장의 30%를 점유해 연 3000억원의 매출과 300여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핵심 부품 및 요소기술 개발 사업은 2021년까지 5년간 추진된다. 경북도와 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진행한다. 사업비는 1278억원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신체에 착용·부착해 정보를 입력·출력·처리하는 스마트 기기’로 모바일, 의료, 건강, 의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 年 21% 급성장 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연구개발을 전담하고,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 인프라를 구축한다. 경북도 등은 구미 금오테크노밸리에 168억원을 들여 사업화지원센터를 지은 뒤 인체 부착형 스마트기기 플랫폼 분야의 핵심 부품 개발 및 기업 지원을 한다. 현재 글로벌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시장형성 초기 단계지만 연평균 21.5%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내년에는 연간 8500만대 출하량이 예측되며, 스마트폰 시장 규모의 약 28%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스마트기기 강소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2021년까지 국비 등 1000억원을 들여 관련 기반이 잘 갖춰진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스마트기기융합밸리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스마트밸리지원센터는 대기업 의존형 IT 기업 체질을 기술혁신 강소기업으로 개선하도록 적극 유도한다. 가상현실(VR)·loT·웨어러블, 의료·헬스케어, 전장부품 시험·인증 및 실증테스트베드,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제품화를 지원한다. ●VR·전장부품 인증 등 통해 제품화 지원 또 지능형 디바이스 핵심 요소 기술 개발과 공공분야 지능형 디바이스(사회안전, 약자보호 등) 확산 사업을 펼친다. 도는 이들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은 국내 스미트기기 대표적 집적지로 ICT 융합 하드웨어(HW) 기반이 잘 구축돼 있고 관련 연구인프라가 집적화돼 있다. 구미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도레이첨단소재, 도레이케미칼, 엘지이노텍, LS전선, 삼성전자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중견 협력업체들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디바이스 시장 규모는 8000억 달러 정도로, 2021년에는 1조 40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5G 미래이동통신산업 육성을 위해 2019~2023년 5년간 1200억원을 투입한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5G는 롱텀에벌루션(LTE)보다 세 가지(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측면에서 차별화한 성능을 제공한다. 20Gbps(초당 10억 비트) 이상 초고속 성능으로 영화 한 편을 내려받는 시간을 기존의 수분 단위에서 수초 단위로 줄여 준다. 1㎳(1000분의 1초) 이하 저지연 성능을 통해 초고화질(UHD) 이상의 실시간 중계, 원격 제어, 자동차 자율주행의 조건이 된다. ㎢당 100만대 이상의 단말을 지원하는 초연결 성능으로 IoT 기기가 쏟아내는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5G는 단순한 이통 기술을 넘어 자동차, 공장, 에너지, 헬스 등 산업 인프라 기능까지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강원 평창에서 열릴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기술 시연에 성공하면 국제이동통신 시장에서 기술 표준화를 선도해 2020년 세계 최초로 5G 상용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따라서 경북이 정부 정책과 연계된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5G 미래이동통신산업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도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5G 관련 기업들의 제품 테스트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기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을 비롯해 5G 이동통신 융·복합 디바이스 개발, 전문인력 양성, 기술 공동연구 비즈니스 지원센터 운영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 연구용역을 올 하반기에 마무리한다. ●2~4G 테스트베드 갖춰 5G 상용화 유리 경북은 5G 조기 상용화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유일하게 2~4G에 이르는 모바일 테스트베드를 구축했고, 스마트 디바이스 수출에 필요한 ‘해외통신사업자 인증랩’ 기반도 갖췄기 때문이다. 인증랩은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loT 기기 등 스마트 디바이스를 수출하는 기업체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 지역에서 해외통신사업자 인증 획득이 가능한 서비스다. 기업체들은 제품 개발 기간 단축은 물론 인증비용 절감, 기술·디자인 유출 방지 등 각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도는 이 밖에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신약 개발, 차세대 백신, 한의 신약 등 바이오 헬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포스텍에 인공지능연구센터를 구축해 스마트팩토리, 자동차, 스마트기기 등 산업과 연결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도록 지원한다. 도는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지난 5월 각계각층 전문가, 기업가 등 63명으로 ‘경북도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도청 간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비전 스쿨’을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 강병일 경북도 ICT융합산업과장은 “경북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전국에서 가장 발 빠르게 정부와 ICT 융합 산업 육성을 위한 협업체계를 구축했으며, 지역 산·학·연·관 협약을 통한 전략적인 대처에 나서고 있다”면서 “IT 산업의 메카이자 과학기술의 산실인 경북이 4차 산업혁명을 명실상부하게 주도해 영광을 기필코 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8월,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8월, 한반도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차 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훗카이도(北海道) 서쪽 오쿠시리토(奧尻島) 인근의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으며, 재돌입체가 일본 방송사 카메라에 촬영되면서 사실상 재돌입 기술까지 확보한 ICBM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야 시간대에 기습적인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김정은은 관영매체를 통해 이번 ICBM 발사가 “객쩍은(의미 없는) 나발을 불어대는 미국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며 미국이 도발한다면 핵무기로 버릇을 가르쳐 줄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의 광기(狂氣)가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 검은 먹구름을 불러오고 있다. 김정은의 판단 착오 일찍이 손무(孫武)는 병법의 기본으로 지피지기(知彼知己)를 강조했다. 적과 싸우려면 적에 대해 아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의미다. 북한의 대미 전략을 병법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김정은은 지피(知彼)에 실패한 심각한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손에 쥐면 미국을 겁먹게 만들 수 있고, 이로써 유리한 협상 조건을 조성해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북한의 판단이지만, 이는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북한의 치명적인 실수다. 개척과 투쟁을 통해 국가를 건설한 미국인들은 국토, 정확히는 ‘내 영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인디언의 공격 등 위기가 닥치면 그들은 항복과 협상 대신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투쟁을 택했다. 이러한 정서는 ‘내 영역’을 지키기 위한 개인의 총기 소유와 민병대의 설립을 허가한 수정헌법 2조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미국인들에게 있어 ‘내 영역’과 ‘내 마을’, ‘내 조국’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말 그대로 ‘언터쳐블(Untouchable)’이다. 실제로 미국은 독립 이후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지 않고 굴복했던 전례가 거의 없다. 약 200여 년 전, 186명의 미국인들은 텍사스주 알라모에서 수십 배 규모의 병력으로 쳐들어온 멕시코 정규군을 상대로 전멸할 때까지 싸웠다. ‘내 땅’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고립주의를 표방하던 미국이 1·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것도 미국에 대한 독일의 위협 때문이었으며, 냉전 당시 소련이 미국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쿠바에 중거리 핵미사일 기지를 세우려 하자 핵전쟁 위험을 무릅쓰고 함대를 동원해 소련군을 막아서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독립전쟁 이후 처음으로 미국 본토 공격을 감행한 빈 라덴을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추적해 결국 사살했고, 빈 라덴 사살 이후에도 알 카에다 잔당에 대한 추적과 보복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인들에게 있어 본토에 대한 안보 위협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처절한 응징의 대상이다. 북한은 협상을 통한 체제 안전 보장을 목적으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지만, 북한의 의도와 달리 북한 위협이 고도화될수록 미국 내에서는 협상보다는 선제타격에 대한 지지 여론이 급격하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CNN 등 유력 언론은 연일 김정은 정권 붕괴 또는 교체(Regime change)만이 북한의 위협을 없애는 길이라는 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내보내며 북한 체제 붕괴를 위한 강경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미 정치권과 행정부 내에서도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는 강경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니키 헤일리(Nimrata R. Haley) UN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의 군사력은 막강하며, 써야할 경우가 온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조셉 던포드(Joseph F. Dunford) 합참의장 역시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대북 군사옵션이 아니라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을 하도록 내버려두는 일”이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리 해리스(Harry B. Harris Jr) 미 태평양사령관도 “북한이 ICBM으로 세계를 위협하면 군사적 선택지를 준비하겠다”고 경고했고, 테렌스 오쇼너시(Terrence J. O'Shaughnessy)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역시 “북한에 신속·치명·압도적 힘을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노골적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대북 선제공격 징후들 미국의 움직임은 주요 인사들의 구두 경고에서 끝나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의 군사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북한에 대한 모종의 군사 작전을 준비하는 듯한 이상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지난 7월 24일, 캘리포니아주 에드워드 공군기지에 주둔 중인 미 공군 제419시험비행전대(419th FTS) 소속 B-52H 전략폭격기가 캘리포니아 중부 소재 포인트 무구 해상시험장(Point Mugu Sea Test Range)에서 PDU-5/B 전단폭탄(Leaflet bomb) 투하 훈련을 실시했다. 이 전단폭탄은 Mk.20 집속폭탄(Cluster bomb)을 개조해 내부를 전단지 6만 장으로 채운 폭탄으로 폭격기를 이용해 살포할 경우 한 지역에 동시에 100만 장에 가까운 심리전용 전단지를 뿌릴 수 있다. 미군은 과거 이라크전에서 바그다드와 모술 등지에 전투기와 헬기를 이용해 수만 장씩의 전단지를 살포했던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전략 폭격기를 이용한 대규모 전단 투하 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점에서 미국이 한 번에 수백만 장의 ‘삐라’를 뿌려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 살포 대상지는 어디일까? 이는 미국이 김정은 정권 제거와 더불어 북한 지역 안정화 작전 수행을 위해 대규모 민사 심리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 지상군, 특히 특수부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부대 활동 자체가 고도의 보안으로 유지되는 현역 특수부대의 이동 및 훈련이 외부에서 감지될 정도로 크게 증가했고, 현역 특수작전 수행 병력의 부족에 대비한 예비전력의 소집 및 훈련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유사시 소집되어 미 해병 원정군의 첨병으로 적지 종심 침투 및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예비군 조직인 제4해병정찰중대(4th Marine Reconnaissance Company) 예비군 대원이 7월 중순 소집되어 미 육군과 합동으로 고고도 공중 강하 훈련을 실시했고, 미 해군 ‘네이비 씰(Navy SEAL)’의 예비전력인 제11특수전그룹(Naval Special Warfare Group 11) 예하의 00팀(Team 00)이 소집되어 현재 한국에 전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지상군은 3개 사단이 움직이고 있다. 제82공수사단은 7월 하순부터 전지구적 신속배치 준비태세훈련인 ‘Operation Panther Storm 2017’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은 이전에는 실시된 적 없었던, 유사시 해외 긴급전개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준비태세 훈련이다. 또한 82사단은 사단 예하 보병여단전투단은 물론 공병과 포병 장비를 동원한 대규모 공중강습 훈련과 장비 이동 훈련을 실시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경보병부대인 제25보병사단 역시 예하의 제4보병여단전투단이 7월 27일부로 여단 전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공중강습 훈련에 들어갔으며, 산악전에 특화된 경보병부대인 제10산악사단 병력이 임차 여객기를 이용, 7월부터 군산기지를 통해 속속 한국에 전개되고 있다. 특히 10사단은 7월초 사단장인 월터 피아트(Walter Piatt) 소장이 작전참모 등 핵심 지휘부를 대동하고 대구의 제19원정지원사령부(19th Expeditionary Sustainment Command)와 탄약 및 물자가 보관되어 있는 부산저장창고(Busan Storage Center)를 방문해 물자 현황과 관련된 브리핑을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101공중강습사단에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이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전투복을 입고 부대를 방문해 이 부대의 공중강습 훈련에 동참하며 전비태세 유지를 당부하고 돌아갔으며, 한반도를 작전구역으로 삼는 미 해병대 제31해병원정대(31st Marine Expeditionary Unit)은 7월 한 달 동안 기습 침투 및 상륙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부대들은 모두 특수부대 또는 경보병부대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군이 한반도에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경보병 부대를 전개시킬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최근 마이클 폼페오 CIA 국장이 비밀작전을 통한 김정은 참수 및 체제 전복을 언급한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미국이 김정은에 대한 참수 공격을 시도한다면 북한이 탐지할 수 없으면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을 운용할 수 있는 B-2A 스텔스 폭격기나 F-22A 스텔스 전투기가 동원될 가능성이 크다. 공습에 의해 일격에 김정은이 제거되면 대규모 특수부대가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보관 기지에 동시다발적으로 침투하여 WMD를 회수 또는 파괴하는 작전이 가장 유력하다. 물론 중국이 개입하거나 훼방을 놓는다면 이러한 군사작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이에 대비해 유사시 중국의 손발을 묶기 위한 안전장치도 이미 가동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고안한 안전장치는 중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을 이용하는 것, 즉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이다. 인도와 베트남은 모두 지난 6월 미국과 정상회담을 했던 나라들이다. 그리고 인도와 베트남 양국은 약속이라도 한 듯 미국과의 정상회담 직후 동시다발적으로 중국에 대한 도발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무려 2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중국을 자극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조성하고 있고, 베트남 역시 불과 얼마 전 중국의 군사위협에 굴복해 중단했던 남사군도 석유시추 작업을 며칠 전 재개하며 중국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호주는 최근 미국의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이 훈련을 몰래 정탐한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한 바 있으며, 대만은 지난 6월 비밀리에 하와이로 해병대 병력을 파견해 미군과 연합 상륙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주변국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중국을 위협하면 중국은 한반도에 군사력을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중국은 인도의 병력 전진 배치에 맞서 기계화 부대와 전투기 등 주요 전력은 물론 탄약과 물자 등을 서부 지역으로 대거 이동 배치시켰다. 해군력과 공군력 역시 남사군도와 대만 문제 때문에 남해함대와 동해함대 지역에 상당수가 묶여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답은 응징이다. 건국 이후 자국의 안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단 한 번도 타협한 적 없는 미국은 김정은은 물론 북한을 감싸고 보호해온 중국과의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힘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로 군사 행동에 나섰을 때 일격에 김정은을 제거하지 못하거나 신속하게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하지 못하는 등 계획이 한 치라도 틀어진다면 한반도 전역에는 아비규환(阿鼻叫喚)이 펼쳐질 것이며, 이 비극과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짊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지혜로운 외교 전략과 국민들의 일치단결이 필요한 때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이사람 e향기] “꽉 막힌 한·중관계? ‘혁신 협력’으로 풀어야죠”

    [이사람 e향기] “꽉 막힌 한·중관계? ‘혁신 협력’으로 풀어야죠”

    과학기술 대한민국 최고 ‘중국통’ 홍성범(59)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박사는 중국과학기술정책과 한중과학기술협력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1998년부터 28년간 중국과학기술 관련 연구와 대중국협력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중국 관련 보고서와 저서 46권, 중국 관련 논문 및 기고 127건을 발표하는 등 독보적이다. 특히 홍 박사는 1990년부터 정부 차원의 한·중기술협력 프로그램 기획과 평가 활동, 중국의 기술혁신시스템과 기술경쟁력, 중화권 기술혁신네트워크, 체제전환국(구 사회주의권 국가)의 국가혁신시스템 비교, 기술지식의 국제이전 메커니즘, 과학기술협력정책, 민군기술협력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유라시아국가와 북한까지 아우르는 동북아 문제에 정통하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신동아가 분야별로 ‘중국통’으로 선정한 10명 가운데 과학기술분야 ‘중국통’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직함도 동북아사업 단장, 동북아미래기술포럼 간사, 한·상해글로벌혁신 센터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추진위원 등 다양하다. 경력 역시 중국 과기발전촉진연구중심 객원연구원, 한·중과학기술장관회담 실무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외정책연구부장, 상명대 정보통신대학원 기술경영학과 주임교수(학연프로그램), 한국과학재단 한·중기초과학교류위원회 전문위원, 국가과학기술위 정책조정전문위원, 혁신클러스터학회 회장 등 화려하다. 특히 중국이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해가던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칭화대학 고급방문학자,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으로 중국의 심장부인 북경에 파견 근무하며 현장을 지켜본 한·중관계의 산증인이다. “한·중 협력, 사드가 전부가 아니다”는 홍 박사. G2시대의 미·중간 힘겨루기 틈새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밝혀 줄 홍 박사와 같은 ‘중국 전문가’가 있어 우리나라는 희망적이다. 편집자주●중국 내수시장 점유율 10배로 늘려야 “무역흑자 1위 국가는 중국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2016년 기준 연간 43조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한국의 최대시장입니다만,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에서 보면 0.5%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2020년에 중국 내수시장이 약 1경원으로 커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한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을 5% 수준, 500조원까지 10배로 더 끌어올리자는 주장입니다.” 홍 박사의 눈빛이 반짝거리며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앞으로 중국에서 10배 더 벌어들이기 위한 정책과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는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에서 사드가 전부는 아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드와 상관없이 이미 중국 시장환경 변화와 로컬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진출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중국은 인공지능(AI) 논문 1위, 로봇 1위 시장인데도 200조원을 투입해 빅데이터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화 추진 등 자본투자와 인재투입”을 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력은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에 공산당 일당독재에 의한 정책의 일관성으로 뒷받침하는 것도 중국의 장점이다. “중국과학원의 백인계획(百人計劃), 중국공산당 조직부 주도의 천인계획(千人計劃) 등으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해외로 나갔던 유학생들을 본국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펼치며 인재대국에서 인재강국의 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홍 박사는 “중국의 해외인재 유치는 투트랙으로 하나는 대학과 연구소이고, 다른 하나는 창업으로 이 둘의 자격조건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업트랙의 자격은 특허가 확실히 있을 것, 실리콘 밸리 등 외국기업에서 10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을 것 등”이라며 “중국은 전역에 이들을 위한 유학생 창업파크 250여 곳을 갖춰 두고 적극 지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술경쟁력은 기초과학, 거대과학, 국방기술 등 기존의 강점분야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한 해외기술 이전, 강력한 정부정책의 일관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세계의 공장으로서 글로벌생산네트워크(GPN)의 거점이 되었습니다. 최근 중국은 다국적기업들의 중국 내 연구개발센터 확대, 혁신적 로컬기업들의 등장, 그리고 해귀(海歸)라 불리는 해외유학파들의 대거 귀환 등으로 글로벌혁신네트워크(GIN)의 센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특히 귀국한 해외파들은 실질적인 연구뿐 아니라 국가연구개발프로젝트의 기획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홍 박사는 “해외 대학과 연구소에서 20~30년 동안 근무한 경력자들이어서 세계 트랜드를 알고, 중국이 뭘 해야 할지를 알아 기가 막히는 기획을 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홍 박사에 따르면 “국가주도로 G2까지 오른 중국이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 민간창의와 시장의 힘을 결집해야 한다”면서 “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으로 창업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결국 정부 정책에 의한 프로젝트에다 창업열풍이 조화를 이루며 로컬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이 올라가게 됐다는 해석이다. 따라서 사드문제로 유통과 콘텐츠 분야에서 영향을 받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중기술경쟁력 문제라는 점이다. 실제로 기술력 있는 한국기업들은 사드 와중에서도 중국과 활발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고 홍 박사는 최근 한 벤처기업의 중국진출을 지원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홍 박사는 “중국이 강조하는 역지사지와 구존동이 전략을 활용해 비정치적인 분야에서의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의 제시와 같은 새로운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존동이란 중국의 정치가 저우언라이(周恩來·주은래)가 주창한 ‘이견이 있으면 일단 미뤄 두고 의견을 같이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는 정치노선이다. ●중국 진출 성공하려면 기술경쟁력이 핵심 “우리나라의 대 중국 평균 50조원 무역수지 흑자가 취약한 것은 완제품 30%와 중간재 70%라는 수출 비중입니다. 미국과 독일, 일본은 완제품 비중이 60%가 넘습니다. 1경원으로 커지는 중국 내수시장에 들어가려면 중간재 수출만으로는 안 됩니다. 중간재 부문은 중국 로컬기업의 기술력이 제고되면 큰 타격을 받고 수출은 추락합니다. 시장이 아무리 커도 의미는 작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수출의 위기라고 하는 겁니다.” ‘가끔 우리 자식들은 뭘 먹고 살지를 생각한다’는 홍 박사의 목소리는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며 심호흡을 한 다음 “우리는 수출을 대부분 대기업 위주로 합니다. 수출 중소기업과 벤처들은 상품의 30%만 수출합니다.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운 이유입니다”라고 말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중 양국은 15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호 상생의 윈윈관계를 유지했다. 당시 한국은 원자재와 중간재를 중국에 보내 현지공장에서 값싼 중국 임금을 활용, 완제품을 제조해 중국과 제3시장에 수출하는 가공무역으로 수출을 견인했다. 중국도 현지공장 운영을 통한 고용창출, 경영기법과 기술이전 등의 경제적 실익을 얻었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한국은 대중국 수출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가격 우위의 중국기업들이 기술과 품질, 유통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되레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중 관계의 일대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홍 박사는 이를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세계시장에서 경쟁”으로 진단한다. ‘협력과 경쟁’의 새로운 패러다임일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말하자면, 우리 기업이 중국과 협력과 경쟁의 벽을 넘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핵심은 ‘우리의 기술력이 좌우한다’는 것이다. 즉 “사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힘은 기술경쟁력 있는 기업”이란 분석이다. ●‘협력’과 ‘경쟁’의 쌍방향 전략 필요 “지난해 중국은 550만개 기업을 창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에서 창업이 되는 데는 6개 정도의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단순 수치로 3300만개의 아이디어가 지난해 쏟아져 나왔다는 말입니다. 웬만한 아이디어는 다 나온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우리 기업이 이 어려운 곳에 진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기업이 1경원 규모의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제가 내린 결론은 ‘중국향의 협력과 협업’전략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탁월한 기술력에 바탕을 둔 수출중소기업을 집중해 육성하는 올인 정책으로 ‘경쟁’에서 이기는 전략입니다.” 홍 박사는 ‘중국통’답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했다. 중국 이외의 시장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당장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홍 박사의 이 같은 두 가지 전략에는 “아직은 한국의 대중국 진출 아이템이 존재”한다는 판단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또 3% 성장률이 어려운 국내경제 상황도 감안됐다. 특히 한중 양국 12만 명의 유학생과 2만여 명의 중국 관련 국내 대학생의 ‘한중 공동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일대일로 참여를 통한 해외수출벤처 지원’을 포함한 상세한 진출로드맵 작성도 필요하다. “한중혁신협력 플랫폼을 통해 현지취업, 한중공동청년창업, 수출중기벤처 고용 확대 등 연간 5천여 명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다. 홍 박사는 “이제 파편식 프로그램으로는 안 된다”며 “첨단 기술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이든 중소벤처든 뽑은 다음 멘토와 기술전문가, 마케팅 전문가, 중국현지 전문가 등 10명 정도의 ‘멘토단’을 붙여 올인정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1년에 선발된 ‘수출형 중소기업’에 연간 5억씩 3년간 15억원을 투자하면, 이렇게 육성된 수출형 중소기업이 중국시장으로 진출해 500억원,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창출된다, 중국시장 진출의 성공모델을 육성하기 위한 홍 박사의 애국 열정이 느껴졌다. 사드의 장벽을 넘어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의 깃발을 꽂을 수출중소기업의 팡파르가 벌써부터 울리는 듯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희망의 나라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경제적 의미에서 한국에 중국은 무엇인가요.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등장하면서 전자·기계부품 등 중간재 위주의 대중수출은(2016년 77.4%) 완제품 중국 내수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2020년 1경 규모로 확대되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우리의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입니다. 2015년 -18.4%, 2016년 -4.9%로 사상 처음으로 오히려 2년 연속 대중국 수출증가율이 감소하였습니다. 중국의 내수시장전략에 따른 중간재 수출의 축소, 중국 로컬 기업의 기술력 급상승, 중국정부의 보이지 않는 기술무역장벽(TBT) 강화 등이 주요인으로 보입니다. 특히 가격 우위의 중국기업들이 기술, 품질, 유통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세계시장에서 경쟁,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가 큰 압력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방금 제기한 중국의 기술경쟁력 추격이 만만치 않은데 중국 과학기술만 30년 가까이 연구한 전문가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중국은 작년 8월, 독자 개발한 세계 최초 양자통신위성 ‘묵자호’를 발사한 바 있고 올해 6월 16일 이 위성을 이용하여 1203km 떨어진 칭하이성과 윈난성 지상관측소 사이에 양자정보를 순간 이동시키는 데 성공한바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정보보안수단으로 알려진 미래의 양자인터넷 시대로 진입할 결정적인 순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유인잠수정 자오룽호는 세계 최초로 7,000m 심해탐사를 성공한 바 있습니다. 무주공산인 우주, 바다, 극지 등 이른바 경제영토 확장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분야의 지난 20년간 논문 수를 보면, 양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이 13만여 건으로 11만여 건 수준인 미국을 추월한 상황입니다. 질적인 측면에서 상위 10% 수준 논문은 미국 1만8746건, 중국 8688건입니다. 한 국가의 기술경쟁력은 투자, 투입인력, 그리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달려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프라인 5세대 이동통신(5G)에 중국은 향후 7년간 200조 투자예정입니다. 2020년까지 중국 반도체산업 투자규모가 120조원입니다. 해외유학 중국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천인계획’은 외국 국적 인재영입을 위한 ‘외국인 천인계획’으로 확대되면서 인재 블랙홀이 되고 있습니다. 국가주도로 G2까지 오른 중국은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 창의와 시장의 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창업 열풍과 혁신을 위한 “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일 1만 50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창업되고 ‘혁신’은 13차 5개년 규획의 핵심 키워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최근 사드문제로 한·중, 한·미·중 간의 외교안보문제가 이슈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드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2012년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계획 발표 이후 급감한 관광객은 11개월이 지나서야 원상복구 되었습니다. 올가을 시진핑 2기 정부가 시작되는 19차 당대회 이후까지는 전향적인 해결책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몇 가지 대응방안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요청은 북한이 갖는 버퍼 역할을 중국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사드의 본질에 대해서는 중국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좀 더 진정성 있는 설명과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설득이 필요합니다. 중국이 강조하는 ‘역지사지’와 ‘구존동이’전략을 우리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대중국 한국민의 여론도 적극 전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은 반관반민 1.5외교채널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사드문제 관련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할 내용은 서구인과 아시아인의 사고체계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옳고 그름의 논리를 따지는 미국과 시시비비보다 상황을 중시하는 중국, 리처드 니스벳이 분석한 <생각의 지도>는 우리에게 유용한 전략적 틀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반드시 명심해야 할 사실은 한반도에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 고착화는 절대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사드국면전환을 위한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을 제시, 새로운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한·중혁신협력 그랜드 디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최근 G20 한·중 정상회담의 시진핑 주석 발언과 제8차 한·중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중국 측이 강조한 소통 강화와 갈등 해결의 행간을 읽어본다면 좀 더 적극적인 출구프로그램 제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례로 외교·경제·산업·과학기술·문화 등이 융합된 시진핑 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은 일대일로사업입니다. 중국만의 사업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 등 65개 국가가 포함된 200조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입니다. 문제는 지리적 특성상 한국과의 연계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연계 플랫폼 구축은 절실합니다. 플랫폼은 한국중소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필요한 기술가치평가, 기술이전연계, 중국향 제품개발, 중국정책·아이템분석, 표준 및 인증, 한중청년창업 등 서브플랫폼으로 구성되고 중국 내 일대일로 핵심 18개 도시에 구축해야 합니다. 중국 내 국가급 하이테크파크에 하드웨어는 중국 측이 소트프머니는 한국 측이 분담하는 철저한 공동추진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중국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 지원, 일자리 창출, 사드국면전환 프로그램, 일대일로 참여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략적인 청년일자리 창출을 보면 현지 플랫폼 및 창업팀을 통한 500명, 수출벤처 고용 확대를 통한 4,500명 등 매년 5,0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동북아사업단은 이러한 구상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고 있나요. -2015년 상해푸동 지역에 상해과학원·상해산업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라는 명칭으로 공동설립 후 중국 진출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임무는 한국의 제품을 상해 측과 중국향 제품으로 공동개발하고 개발된 제품을 기반으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측은 현금투자를 최소화하고 특허, 기술력, 브랜드 등 무형자산에 대한 가치평가를 극대화하여 지분참여를 하고 혁신의 가치사슬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개발과 IPO, M&A를 한국 측이 주도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실험실안전 필터링기술과 IoT연계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의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후 중국 내 혁신창업도시 및 일대일로 핵심도시로 이 모델을 확산할 계획입니다.→마지막 제안이 있다면요. -한·중 관계는 사드가 전부가 아닙니다. 사드문제가 없었더라도 이미 중국시장 환경은 우리 기업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이외의 시장 다변화도 필요하지만 당장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할 나라가 없습니다. 아직은 한국의 진출 아이템이 존재할 때 기존의 진출패러다임과는 다른 새로운 진출전략이 필요합니다. 3% 성장률이 어려운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한·중 유학생 및 중국 관련 국내 대학생 15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한·중청년공동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일대일로 참여를 통한 해외수출벤처 지원 등 상세한 진출로드맵 작성이 필요합니다. 사드국면전환 프로그램 또한 비정치 분야에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또한 중국은 단순히 대륙이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과의 신중화권이라는 사실, 그리고 일대일로를 통해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유라시아 및 중동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주요 프로필 전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국제과학기술 정책연구소 객원연구원 전 중국과학기술촉진발전센터(NRCSTD) 객원연구원 전 한·중 과기장관회담 실무위원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대외정책연구부장 전 상명대 정보통신대학원 기술경영학과 주임교수(학연프로그램) 전 중국 칭화대학 경제관리학원 기술경제·관리학과 고급방문학자 전 한국과학재단 한·중기초과학교류위원회 전문위원 전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센터장(과학기술부 북경파견근무)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정책조정전문위원 전 한국과총국제협력위원 전 혁신클러스터학회장 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동북아사업단장 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장 현 동북아미래기술포럼 간사 현 상해복단대 객좌연구원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추진위원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금운용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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