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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청년 창업 실패는 ‘스펙’, 이 공식 통해야 ‘국가 창업 시대’

    [사설] 청년 창업 실패는 ‘스펙’, 이 공식 통해야 ‘국가 창업 시대’

    기술력을 갖춘 이공계 인재조차 창업을 꺼린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기업가정신발전소는 카이스트 등 4대 과학기술원생 302명에게 물었더니 창업 필요성은 인정(87.8%)하지만 창업하겠다는 응답은 10.9%에 그쳤다는 설문 결과를 어제 내놨다. 희망 진로는 학계·연구기관(39.4%), 대기업 취업(25.5%), 전문직(18.9%)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국내 환경이 창업에 부적절(60.6%)하며, 선택권이 있다면 미국(64.6%)에서 창업하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창업의 성공 가능성이 낮고 실패 부담은 크다. 차량 호출서비스 ‘타다’ 사례처럼 합법적으로 시작해도 기득권의 반발이 거세면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사업을 금지할 수 있다.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 최대 4년 동안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로 사업을 시작해도 후속 입법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사업에 실패하면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금융거래는 제한된다. 경영상 판단에 책임을 묻는 배임죄, ‘실패자’라는 낙인, 신용 사면에도 금융사 내부망에 남아 있는 정보 등으로 재기가 어렵다.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이 탄생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창업 실패자가 재창업이나 취업에서 환영받기도 한다. 실패 과정에서 값진 경험을 하고 경영 노하우 등을 얻었기 때문이다. 창업과 재창업이 활발해져야 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구조가 탈바꿈할 수 있다. 최근 20년간 미국의 10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 빼고는 모두 바뀌었지만, 국내에서는 HD현대와 농협이 새로 진입했을 뿐이다. 이재명 정부는 올 1월 ‘국가창업시대’를 선언하고 지난 26일부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창업을 통해 청년 일자리 절벽을 해결하고 산업 생태계를 혁신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시의적절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회사 설립이 아니라 생존과 성장, 더 나아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재창업 기업 생존율이 전체 기업보다 2배 이상 높다. 재도전 기업가의 역량도 일반인에 비해 높다. 반면 재도전 및 재창업 관련 지원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미흡하다. 인공지능(AI)이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아무도 모른다. 낯설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할 수 있도록 사회가 창업 실패를 자산으로 인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산적 금융을 표방한 금융권이 실패한 청년 창업가들의 지원 요청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규제 개혁 약속을 지켜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 ‘나랏돈 800조’ 초읽기… 본예산 10% 늘려 AI·지역 살찌운다

    ‘나랏돈 800조’ 초읽기… 본예산 10% 늘려 AI·지역 살찌운다

    기본 764조… 세수 증가 반영 전망국방 예산 첫 70조원대 돌파 유력의무지출 10% 감축 목표 첫 제시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등 검토AX 생태계·통합 지방정부 지원내년 국가 예산이 8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예산 727조 9000억원에서 약 10%가 늘면 사상 처음 800조원에 도달한다. 경제 성장률 반등, 인공지능 대전환(AX·AI 대전환), 지역균형발전 등 국정과제를 이행하는 데 두둑한 ‘재정 실탄’이 필요한 만큼 지출 증가율은 본예산 기준으로 거뜬히 1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예산처는 30일 ‘2027년 예산안 편성 지침’이 국무회의에서 의결·확정됐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5% 늘어난 764조 4000억원으로 계획돼 있다. 하지만 중동 전쟁 충격파로 국내총생산(GDP)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으로 성장률 반등을 위한 재정 소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와 정부의 적극 재정 기조가 더해져 내년 예산이 800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방예산도 대폭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35년까지 국방예산을 GDP 대비 3.5%까지 비중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 대비 7.5% 증가한 65조 8642억원 편성됐다. GDP 대비 비율은 2.3% 수준이다. 내년 국방예산은 사상 첫 70조원대 돌파가 유력하다. 커지는 예산 규모만큼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전제돼 있다. 정부는 전 부처의 모든 재정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 성과가 저조하거나 효율적이지 않은 사업은 과감히 감축·폐지할 방침이다. 특히 재량 지출의 15%, 의무 지출의 10% 수준을 각각 감축하고 전체 사업의 10%를 폐지한다는 구체적인 원칙을 세웠다. 의무 지출에서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한 건 처음이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지출을 줄일 수 없는 복지 제도는 모수에서 제외해 10%를 적용할 것이므로 복지 사업이 줄어들 우려는 작다”고 설명했다. 수익자 부담 원칙도 강화한다. 민간 대비 사용료가 저렴하거나 장기간 낮게 유지된 부담금을 적정 수준으로 현실화할 예정이다. 현재 무료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료화 전환 등이 검토 대상이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국가 성장 패러다임 전환에 집중 투자된다. 정부는 전 산업 분야의 AX를 본격 추진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혁신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수도권 편중을 벗어난 5극 3특 지방 거점별로 성장을 유도할 지원책을 담는다. 광주·전남과 같은 통합 지방정부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 동안 20조 원 규모의 재정 확충을 추진한다. 각 부처는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라 5월 31일까지 기획처에 예산안 요구서를 제출한다. 기획처는 요구서를 토대로 각 부처와 협의를 거쳐 정부 예산안을 마련해 8월 말에 발표하고 9월 열리는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 구글 ‘터보퀀트’ 반도체 저승사자냐 시장 키울 촉진제냐

    구글 ‘터보퀀트’ 반도체 저승사자냐 시장 키울 촉진제냐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수요 잠식‘훈련’ 필요 없어 이르면 연내 가능비용 줄어 ‘온디바이스 AI’ 앞당겨판매 대수 늘면 반도체 수요도 증가‘지능형 메모리’ 미래 기술 선점해야 구글 리서치가 인공지능(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1로 줄이는 혁신 알고리즘 ‘터보퀀트’(TurboQuant)를 전격 공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수요를 잠식할 것이라는 ‘수요 절벽’ 위기론과 시장 파이가 커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하다. 29일 핵심 쟁점을 일문일답으로 풀었다. Q. 터보퀀트란 어떤 기술인가. A. AI가 대화 맥락을 기억하는 ‘실시간 메모장’(KV 캐시)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기존에 데이터를 무거운 ‘고화질 사진’로 저장했다면, 화질 손상은 거의 없으면서 용량만 6분의 1로 줄인 ‘고효율 압축 이미지’로 변환하는 식이다. 여기에 보정 필터를 더해 미세 정보까지 선명하게 되살린다. 예컨대 백과사전 6권을 핵심만 요약한 1권으로 만들면서도 답변 정확도는 그대로 유지하는 셈이다. Q. 과거 구글의 ‘텐서 처리 장치’(TPU)가 공개됐을 때보다 시장이 더 민감한 이유는. A. TPU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라는 하드웨어 장비를 ‘구글 칩’으로 바꿔보겠다는 하드웨어 간의 대체 경쟁이었다면, 터보퀀트는 어떤 연산 장치를 써도 메모리 ‘구매량’ 자체를 6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범용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 고객사가 칩 브랜드(하드웨어)를 바꾸는 게 아니라, 주문서의 수량(메모리 용량) 자체를 지워버리는 셈이라 타격의 결이 다르다. Q. 그럼에도 ‘장기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는. A. 자원의 이용 효율이 높아져 비용이 낮아지면 전체 소비량이 늘어나는 ‘제본스의 역설’ 때문이다. AI 운영비가 낮아지면 모든 기기에 AI가 기본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앞당겨진다. 개별 기기당 탑재량은 줄어도 판매 대수가 압도적으로 늘어 전체 메모리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Q. 시장에선 상용화가 이르면 연내 가능할 것으로 보는데. A. 그렇다. 터보퀀트는 기존 AI 모델을 새로 학습시킬 필요 없이 운영 중인 시스템에 ‘필터’처럼 갈아 끼우는 ‘훈련 불필요’ 방식이다. Q. 상용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는. A. 해결할 과제가 많다. 수만 대의 서버가 얽힌 클라우드 시스템에 병목 없이 녹여내는 기술적 최적화가 필수다. 다양한 모델에서 동일한 품질을 내는지 증명해야 하고, 주요 환경에서 별도 튜닝 없이 쓸 수 있는 범용 표준으로 채택돼야 한다. 데이터 복원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과 실시간 대화 품질 저하 우려도 넘어야 한다. Q.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단순히 정해진 규격의 부품만 납품하는 공급자에서 벗어나 AI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설계하는 ‘통합 솔루션 파트너’로서의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 메모리 스스로 연산까지 돕는 지능형 메모리(PIM)나 기기 간 연결 장벽을 허무는 차세대 연결 기술(CXL) 같은 미래 기술을 선점해야 한다.
  •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칸트 앞, 이란 전쟁과 평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진보 표방 국내 660개 시민단체“美의 이란 침공은 국가 테러” 규정이란의 까다로운 현실 평가 있었나전제 군주의 통제되지 않는 권력자국민 수만명 학살과 타국 침략다른 한편의 문제에 눈감은 비판선뜻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영원한 평화, 그 너머 실현 위해보다 정직한 양눈의 현실을 봐야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미국의 정밀타격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한 주권 국가의 지도자가 자국에서 외국 군대에 의해 살해당한 겁니다. 유엔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미국의 침공 행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명백한 국가 테러리즘입니다.” 지난 3월 1일 조국혁신당에서 발표한 논평의 한 문장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통해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폭격하자 그것을 유엔헌장에 위배되는 ‘국가 테러리즘’으로 규정하며 비판한 것이다. 미국·이스라엘의 폭격은 선전 포고 없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전쟁 행위다. 그것만으로도 도덕적 비난의 여지는 충분하다. 인공지능(AI)까지 동원한 초정밀 스마트 폭격으로 민간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무고한 인명 피해도 이미 발생한 상태. 이란이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감행하고,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전쟁의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원유와 천연가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쟁의 여파가 국민의 생활에 와닿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우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도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요청한 상태다. 비닐봉지의 원료인 나프타 부족으로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생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때아닌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세상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24일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660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진보 세력의 입장은 분명하다. 이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이며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것도 옳지 않다. 전쟁은 나쁘다. 시작하지 말아야 하며 이미 벌어졌다면 빨리 끝내야 한다. 이 원론적 입장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국제정치는 냉혹한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엔헌장을 근거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대목은 더욱 의아하다. 이란 역시 유엔에 의해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보다 깊고 진지한,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전쟁은 모든 이의 고민거리다. 철학자도 예외는 아니다. 이마누엘 칸트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살던 18세기 후반의 유럽은 격동의 시대였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혁명이 국경을 넘고 있었다. ‘왕의 목을 자른 나라’ 프랑스에 맞서 주변의 왕국들이 연합 전선을 형성했다. 이른바 ‘프랑스 혁명 전쟁’의 시작이었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시기, 수많은 철학자가 전쟁과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울리엄 펜, 아베 드 생피에르, 장 자크 루소 등이 평화에 대한 구상을 내놓았다. 칸트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바젤 평화 조약 직후 ‘영구평화론’(Zum ewigen Frieden)을 집필·발표했다. 1795년의 일이었다. 칸트의 목표는 원대했다. 다른 철학자들은 그저 지역적인 평화, 일시적인 평화를 얻는 방법을 고민했을 뿐이라고 봤다. 반면 칸트는 단지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지나지 않는 평화라면 그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영원히 전쟁을 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평화 조약만이 진정한 평화 조약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봤다. 평화에 대한 칸트의 짧은 논문이 ‘영구’ 평화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유다. ‘영구평화론’은 6개의 예비 조항과 3개의 확정 조항 그리고 두 개의 추가 조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보증하는 방법, 두 번째 추가 조항은 영구 평화를 위한 비밀 조항이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실제 평화 조약을 연상케 한다. 현실의 불완전한 평화 조약을 패러디한 것이다. 흔히 딱딱하고 근엄한 철학자로만 여겨지는 칸트의 재기발랄한 글쓰기 전략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자. 예비 조항 6개 항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전쟁의 여지를 남기는 조약은 평화 조약으로 여기지 말 것. (2) 어떤 국가도 타국의 소유로 전락시키지 말 것. (3) 상비군을 조만간 완전히 폐기할 것. (4) 대외 분쟁을 위한 국채 발행을 금지할 것. (5) 타국의 체제와 통치에 폭력으로 간섭하지 말 것. (6) 설령 전쟁을 하더라도 암살, 독살, 항복 조약 파기, 적국의 반역 선동 등 상호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를 하지 말 것. 일단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이 예비 조항에 가입하고 실천한다면, 이제 그 위에 세 가지의 확정 조항이 도입되고 영원한 평화가 현실화된다. 첫째, 모든 국가의 시민적 정치 체제는 공화정이어야 한다. 둘째, 국제법은 자유로운 국가들의 연방 체제에 기초하지 않으면 안 된다. 셋째, 세계 시민법은 보편적 우호의 조건들에 국한되어야 한다. 실로 완전한 평화 기획이다. 일단 문명 국가들이 모두 시민적 공화정으로 탈바꿈한 후 국제 연방 체제를 형성해 상호 간의 전쟁을 막고, 18세기 현재 미개척 상태이거나 식민지인 나라들도 우호적인 세계 시민법으로 포용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뜻이니 말이다. 칸트의 시야는 단지 유럽 국가들 사이의 전쟁 종식을 넘어서고 있었다. 식민지 수탈과 원주민 학대를 종식하고 주권 국가를 수립해 전 세계가 시민 공화정의 연맹을 이루는 꿈을 제시한 것이다. 이상주의적인 기획인가? 물론 그렇다. 비현실적인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상적이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이다. 칸트는 자신 있게 말한다. “영원한 평화를 보증해 주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예술가인 자연이다.” 전쟁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속의 갈등을 겪는 인류는 언젠가 국가 간에도 공법적이고 합법적인 질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고, 보다 나은 체제를 스스로 건설하게 된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인류는 그 방향으로 조금씩 전진해 왔다. 예비 조항 중 특히 비현실적인 것처럼 보이는 6번 항목의 경우마저 그렇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국가들은 서로를 향해 독가스를 뿌렸다. 2차 세계대전은 적국의 도시를 융단폭격해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심지어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참상까지 이어졌다. 인류는 스스로의 모습에 넌더리를 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1949년 제네바 협약을 통해 설령 전쟁을 치르는 중이어도 부상자와 병자를 보호하며 전쟁 포로마저 인도적으로 대우하고 보호하는 협약을 마련하고 총 197개국이 가입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비록 느리지만 천천히 칸트의 이상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칸트의 꿈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꼭 실현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제 군주나 그 외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 군대를 손에 쥐고 있는 한 그들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생명을 희생하고 타국을 침략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까다로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란은 ‘이슬람 공화국’이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지만 실제로는 율법학자들에 의해 나라가 운영된다. 정규군도 아닌 혁명수비대가 무력을 독점하며 걸프 국가를 향해 미사일을 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 지난 1월 중순 자국민 수만 명을 학살한 것 역시 혁명수비대의 소행이다. 칸트가 비판하고 있는, 시민 공화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18세기적 ‘상비군’인 셈이다. 외국이 어떤 나라의 체제를 무력으로 전복하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하지만 어떤 나라가 시민 공화국이 아닌 채로 남아서 시민의 주권적 통제를 받지 않는 상비군을 유지하며 주변국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 역시 영원한 평화로 향한 여정의 걸림돌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과 시민단체가 한쪽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다른 한편의 문제에 애써 눈을 감는 모습을 보며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영원한 평화,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더 정직한 현실주의적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허윤홍 GS건설 대표 “피지컬AI 중심 현장 혁신”

    허윤홍 GS건설 대표 “피지컬AI 중심 현장 혁신”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피지컬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현장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건설 현장에서 AI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25일과 26일 이틀간 경기 용인시 엘리시안 러닝센터에서 열린 임원 워크숍에서 “앞으로는 현장을 직접 바꾸는 AI, 즉 피지컬 AI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워크숍 결과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바뀌는 실행”이라며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현장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숍은 전문가 강연과 AI가 작동하는 데이터 구조화 전략 등에 대한 관련 부서의 공유회 등으로 진행됐다. GS건설은 AI를 활용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현장 외국인 근로자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AI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 를 도입했고, 현장 엔지니어들을 위해 5000 페이지가 넘는 표준 시방서의 최신 기준을 AI를 통해 알려주는 ‘자이북’ 등을 개발했다. GS건설은 실제 시공, 운반, 측정, 순찰, 검사 등 공사 전반에 걸쳐 센서로 현장을 이해하고 데이터로 판단해 로봇과 자동화로 실행한 것을 다시 학습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 구광모, LG 사장단 40여명 소집… “AI 전환에 가장 중요한 건 속도”

    구광모, LG 사장단 40여명 소집… “AI 전환에 가장 중요한 건 속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를 열고 “AX(AI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구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지정학적 불안 고조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래 체력을 기르기 위한 전략적 해법을 모색했다. 사장단은 AX를 미래 경쟁력의 본질로 규정했다. 특히 구 회장은 AI에 의한 산업 구조의 변화를 과거 전기와 인터넷의 도입에 비유하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단순히 효율성과 생산성을 개선하는 도구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경영진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에 따라 사장단은 경영진 주도의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신속한 실행을 바탕으로 설계, 생산, 마케팅 등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AX를 활용한 구조적 혁신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는 LG AI 모델 ‘엑사원’을 활용해 실시간 분석과 키워드 추출 등을 진행하면서 AX 실행의 장으로 꾸며졌다. 한편 LG는 이날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의장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사외이사 의장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 ㈜LG가 박종수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구 회장은 2018년 6월부터 약 8년간 맡아온 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 [열린세상] 자본시장법 19년, 성찰과 과제

    [열린세상] 자본시장법 19년, 성찰과 과제

    2003년 일부 법학자들이 우리나라의 금융법 제도를 영국처럼 통합법 체계로 바꾸자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은행법, 보험업법, 구 증권거래법을 수평적으로 통합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기관별 고유한 규제 철학 및 업종 간 이질성이 뚜렷하므로 법률 통합에 따른 혼란이 우려돼 위 논의는 중단되었다. 이에 2005년 정부는 자본시장에 국한된 통합법 제정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민관 전문가들의 참여로 발족한 제1기 자본시장통합법 태스크포스(TF)는 ‘자본시장 혁신과 금융기관의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금융투자상품 개념의 포괄주의화, 업무 겸업 확대, 동일 기능·동일 규제, 투자자 보호 선진화라는 4대 원칙을 수립했다. 과거 증권거래법 체제는 상품을 엄격히 열거해 규제했기에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려웠다. 자본시장법은 이를 포괄주의로 전환함으로써 법률 개정 없이도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모든 금융투자업자 간 겸영을 허용함으로써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유사 기능에 대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함으로써 규제의 차별성을 철폐하고자 했다. 혁신과 수반해 투자자 보호 체제를 선진화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이 관철돼 설명 의무, 적합 투자 권유, 부당 권유 금지 등 관련 내용들도 정비되었다. 2007년 자본시장법이 제정된 후 19년이 흘렀다. 그사이 모든 금융투자업자들의 업무 범위는 분명히 확대되었다. 다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혁신과 규제 완화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금융투자업자가 양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는다. 우선 금융투자상품의 포괄주의화는 투자자들의 투자 편의를 증진시켜 새로운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대하자는 취지였으나, 현실에서는 불공정 행위 규제 여부에만 논의가 매몰되었다. 불공정 행위 척결은 당연한 과제이나, 포괄주의의 도입 취지와 달리 규제 강화에만 편중된 논의 구조는 정작 혁신적인 금융투자상품 도입을 지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향후 시행될 토큰증권(STO)법이 이러한 정체를 해소할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능별 규제 원칙도 본래의 취지가 왜곡되었다. 현재의 규제는 금융투자업자의 규모와 관계없이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에 형식적으로 동일 기능·동일 규제라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형사의 혁신 및 성장을 가로막고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진정한 기능별 규제란 업무 범위와 규모에 따른 규제의 차등적 적용을 의미한다. 최근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논의되는 규모별 차등 규제 방안이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 오프라인 영업이 활발하던 시절 만들어진 투자자 보호 조항들은 2026년 현재의 디지털 환경과 동떨어져 있다. 원칙은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돼야만 그 빛을 발하는 것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인공지능(AI) 및 온라인 환경 변화를 반영한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법률이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법률이 원래 제정 취지와 전혀 다르게 운용됨으로써 자본시장의 혁신을 오히려 저해한다면, 그 정당성은 상실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제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혁신과 경쟁력 증진에 주안점을 두고 투자자 보호 정책을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에만 안주할 것인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시기일수록 자본시장법 제정 당시의 본래 입법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 당국은 규제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시장의 역동성을 살리는 균형 잡힌 감독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김용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과학인재 양성의 출발점은 ‘호기심’[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차세대 과학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탐구와 기초 연구, 그리고 다양한 경험의 축적이 결합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는 ‘차세대 과학 인재는 어떻게 길러지는가’를 주제로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윤진희 한국물리학회장(인하대 물리학과 교수)이 좌장을 맡았고, 박종건 서큘러스 대표를 비롯해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교수, 정연욱 성균관대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장이 참여했다. 토의에 앞서 윤 학회장은 과학기술 환경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바이오, 양자, 로봇 등 첨단 기술이 산업 구조와 삶의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를 이끌 과학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혁신은 단일 아이디어가 아니라 장기간 축적된 기초 연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서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 대표는 “기존 방식을 따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다뤄보는 경험이 인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인간은 ‘나는 왜 태어났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방향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호기심과 탐구 환경이 인재 양성의 출발점이라는 데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셰크먼 교수는 “호기심은 과학에 대한 관심과 경력을 시작하는 불꽃”이라며 “스스로 탐구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경험이 창의적 연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뇌에 대해 아는 것이 매우 적다”며 기초 연구의 중요성을 재차 짚었다. 기술 융합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으로는 다양한 시도와 경험이 제시됐다. 정 센터장은 “여러 학문이 결합될수록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폭넓은 시도와 경험이 중요하다”며 “인재는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것인 만큼 환경과 ‘출구’ 설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스스로 묻고 답 찾는 인재 중요해져… 수능식 교육 탈피해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스스로 묻고 답 찾는 인재 중요해져… 수능식 교육 탈피해야”[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AI 응용 제시한 루크 리 교수바이오칩·AI 결합하면 의료 혁신기술 방향성·가치 세워 연구해야 “아직도 현장에 9㎝ 크기의 접시와 비커를 놓고 연구하는 곳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 등 발달한 과학기술을 활용하면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인데 안타깝죠.” 루크 리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글로벌 의료 헬스케어 혁신을 이끌 미래 인재 양성’ 주제 발표 중 응용 분야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파스퇴르는 의사가 아니었지만, 응용 분야 연구를 통해 의학 분야 기초연구를 창출해 나갔다”면서 “현재의 기술을 어떻게 응용해 과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AI 기술을 과학 연구에 적용하면서 혁신을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바이오칩’을 제시했다. 바이오칩은 유리·실리콘 등 기판 위에 유전자 정보와 단백질, 세포 등을 배열한 소형 장치다. 스스로 인체의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런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안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이를 AI 기술을 이용해 융합하고, 나아가 동식물 등 여러 환경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결합하면 인체 의료 분야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리 교수는 “바이오칩 등이 얻은 데이터를 통합하고 수집해 분석하면 우리 손바닥 안에서 신체 정보, 전 세계 환경 등을 볼 수 있는 세계가 열린다”며 “의료 분야에서는 진단 혁신과 치료 혁신, 정밀의료 혁신 등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통상 3일 이상 걸리는 진단을 순식간에 압축할 수 있으며 보다 빠르고 정확한 질병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 교수는 후배 과학자들에게 AI 기술 발달 속 정확한 가치와 방향을 정하고 연구해 나갈 것을 조언했다. 그는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설정하고 흔들림 없이 해 나갈 때 기술 발달은 과학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10년, 20년 후 한국에서 젊은 과학자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 李 “과학인재 육성에 국가 역량 집중”[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李 “과학인재 육성에 국가 역량 집중”[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호반그룹·서울대 ‘협력 체계’ 구축李대통령 “젊은 인재에 소중한 기회” 기업·학계·교육계가 협력해 산업 혁신을 이끌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호반그룹과 함께하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가 26일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업무 협력을 통해 과학 인재 육성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김우창 청와대 국가AI정책비서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양자 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 속에 기술 주권 확보와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서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기업과 언론, 대학이 힘을 모아 아카데미를 열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과학 인재들의 꿈과 도전 정신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전선포식은 호반그룹이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전자신문이 주관했다.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협약식에는 이번 아카데미를 기획·주도한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과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K-과학인재 심사위원장)를 비롯해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참석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형태의 로봇) 2대가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김 사장은 “과학 인재 육성을 통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국내를 대표하는 아카데미이자 실질적인 인재 양성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과학 인재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뿐 아니라 국가 발전의 핵심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어 왔다. ‘미래 경쟁력의 핵심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는 과학 인재가 성장의 전 과정에서 고립되지 않고 도전과 성장을 이어 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자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의 기획 취지에 반영됐다. 이날 행사에는 인재 중심 경영을 펼쳐 온 호반그룹 창업주 김상열(호반장학재단 이사장) 서울신문 회장을 비롯해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 산업계·학계 인사가 참석했다. 김선규 회장은 개회사에서 “호반그룹은 그동안 우리 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기업의 역할을 고민해 왔다”며 “1만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고 젊은 문화 예술인들에게도 꿈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반그룹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미래를 이끌 과학 인재를 키우는 길에도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 총장은 축사에서 “인재 양성을 넘어 사회 전반에 과학 인재를 존중하고 우대하는 문화가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학을 선택하는 길이 개인의 희생이 아닌 사회적 존중과 보람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과학 인재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노벨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교수와 오마르 M 야기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은 기조강연, 패널 토의,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과학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과학·기술 분야의 미래를 이끌 대전과학고·능동고 학생 100여명도 참석해 직접 목소리를 냈다. 호반그룹은 앞으로 K-과학인재 아카데미를 통해 대학생 프로젝트 우수 팀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창업 연계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실험·실습과 멘토링, 진로 컨설팅으로 구성된 고등학생 캠프도 추진한다.
  • 전자영 경기도의원, ‘AI시대 독서교육’ 정책토론회 좌장 맡아

    전자영 경기도의원, ‘AI시대 독서교육’ 정책토론회 좌장 맡아

    전자영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용인4)이 좌장을 맡은 「AI 시대, 미래 문해력 향상을 위한 독서교육의 본질 회복과 정책 혁신」 토론회가 3월 24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손명수 국회의원(용인시을)이 참석해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제1회 책문화정책포럼’ 열기가 경기도의회로 이어져 뜻깊다”며 국회와 광역의회 간 정책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을 비롯해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 교육행정위원회 이애형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최종현 대표의원이 축사를 전했다. 좌장을 맡은 전자영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위원은 “AI 확산 시대에 독서교육의 가치와 공공성을 재정립하고, 경기도 교육 현장에 실효성 있는 맞춤형 독서교육 정책이 필요하다”며 “독서교육을 위한 제도와 예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심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정윤희 한남대학교 교양학부 강의전담교수 겸 출판저널 편집위원장은 “AI 시대의 문해력 향상을 위해 독서를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사유와 판단을 기르는 공교육의 핵심 기본교육으로 재정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법제도·전담조직·전문인력 확충과 함께 가정·학교·지역이 연계된 지속 가능한 독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첫 번째 토론을 맡은 박영주 도서관독서문화활동 사회적협동조합 슬슬 이사장은 “AI를 활용하는 청소년의 비판적 사고와 정서적 균형을 위해 문해력을 기반으로 한 독서·토론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공교육의 핵심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토론을 맡은 오재길 보라초등학교 교장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질문하고 사유하는 사고력을 기르는 독서교육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 확충과 체계적 지원을 통해 학교도서관 중심의 독서기본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 토론을 맡은 강무홍 어린이청소년책문화연대 대표는 “미래 문해력 향상을 위해 책문화 평등권 보장을 바탕으로 학교도서관·사서교사 확대와 지역 독서 인프라를 확충하고, 독서 중심 교육과 평생교육을 강화하여 사회적 격차를 완화하고 독서문화를 확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 번째 토론을 맡은 이덕주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장 겸 송곡관광고 사서교사는 “기존 법·제도를 강화하고 사서교사 확대를 통해 교육적 역할을 높이며, 학교도서관 기반 협력수업을 중심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깊이 읽기 역량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 토론을 맡은 장정희 (사)방정환연구소 이사장은 “AI 시대 독서 감소와 사고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 자발적 독서의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는 자유로운 독서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의 ‘책 읽는 날’ 운영과 독서 시간 보장, 책 포인트 등 실질적 지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보스턴다이내믹스 美로봇 국가전략 짠다

    보스턴다이내믹스 美로봇 국가전략 짠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의 차세대 로봇 국가전략을 설계하는 싱크탱크에 핵심 플레이어로 합류했다. 미국과 중국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한국의 제조 역량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특별경쟁연구프로젝트’(SCSP)가 최근 출범시킨 ‘첨단제조 로봇 국가안보위원회’에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위원단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위원회는 단순 자문을 넘어 미국의 시장 리더십 확보를 위한 생태계 강화, 공급망 재편 등을 설계하는 기구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엔비디아, AMD, GM 등과 함께 위원단으로 내년 3월까지 정책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의 ‘전략 자산’이 됐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은 로봇 산업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4년 중국에 신규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약 29만 5000대로 일본(4만 4500대), 미국(3만 4200대), 한국(3만 600대)을 크게 앞섰다. 미국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정책 설계의 중심으로 불러들인 이유는 양적 열세를 지능의 초격차와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으로 반전시키려는 취지로 보인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패권 전쟁은 AI 소프트웨어 등 미국의 고도 지능과 압도적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가 대립하고 있다. 일례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56개의 독립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며 50㎏의 물체를 들 수 있어 생산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지만, 초기 구매 비용은 약 13만~14만 달러(약 1억 9000~2억 1000만원)로 고가다. 중국 유니트리의 ‘G1’은 23~43개의 관절 자유도를 보이면서 주방 보조 등 섬세하고 가벼운 작업에 적합한 가정용·연구용 수준이지만, 약 1만 6000달러(약 2400만원)의 저렴한 가격과 오픈 소스 전략을 앞세워 각국 연구소와 데이터를 잠식하고 있다. 미국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넘어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인프라까지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등 최고 수준의 자동화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아틀라스가 24시간 실전 작업을 하며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위원회 합류는 국내 로봇 생태계에도 긍정적 신호로 평가된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데이터·기술 유출 우려가 큰 중국산 부품 대신 액추에이터(구동기)와 같은 정밀 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파트너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국내 부품업체들이 공급망에 참여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혁렬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중국에서도 자국 로봇에 한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만큼 우리가 미국과 손을 잡아도 2016년 사드 사태처럼 보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 배터리 오래가요? ‘전성비’ 전성시대

    배터리 오래가요? ‘전성비’ 전성시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가전제품부터 휴대전화, 로봇,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정보기술(IT) 업계가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 상품 출시 경쟁에 뛰어들었다. 고연산 AI 확산에 따른 전력 공급 부족에 대한 대응은 물론, 소비자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고 에너지 효율로 온실가스 배출도 함께 줄이겠다는 취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저전력 고효율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데는 전력비용과 전력망 부담 급증, 전력 감축 기술의 성숙, PC·휴대전화·로봇 등 AI의 상용화 등이 배경에 깔려 있다. 즉, 배터리·발열·지연시간 문제가 소비자 체감 이슈가 됐다는 의미다. 저전력 혁신은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메모리반도체 경쟁에서 가장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첫 양산 출하했다고 밝히며, 코어 다이에 저전력 설계를 적용해 전작 대비 에너지 효율을 40%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AI 연산에서 발열과 전력 효율은 곧 성능과 직결된다. 모바일과 서버에 쓰이는 저전력 D램인 LPDDR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16Gb LPDDR6 개발 인증을 완료했다며, 데이터 처리 속도는 33.00% 향상됐지만 전력 소모는 전작 대비 20% 이상 줄였다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지난 16일 연례 개발자 회의(GTC 2026)에서 새 CPU ‘베라’와 이를 256개 탑재한 CPU 랙을 선보였는데, 에너지 효율을 2배 높인 것이 특징이었다. AI가 단순 학습과 추론을 넘어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면서 저전력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피지컬 AI는 복잡한 현실을 정밀하게 모사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성능과 저전력 반도체 수요를 동시에 확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율주행차 한 대가 영상 수집 등을 통해 하루에 생성하는 데이터는 약 32TB로, 개인의 하루 스마트폰 사용 데이터(약 1.20GB)의 2만 6000배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로봇 분야의 전력 효율 경쟁은 배터리 기술로 확장되고 있다. 로봇에 탑재되려면 작고 가벼우면서도 효율이 높은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메탈 등 차세대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SDI는 2027년을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무음극계 전고체 배터리를 2030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IT 업계의 이런 트렌드는 소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AI 기능 사용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된다고 체감한다”며 “앞으로는 저전력 설계와 배터리 효율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는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비가 탄소 배출과 직결되는 만큼, 전력 절감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화면 변화에 따라 새로고침 빈도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옥사이드 1Hz’ 기술을 적용한 노트북용 LCD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다. 이를 적용하면 배터리 사용 시간을 기존 대비 48.00% 이상 늘릴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 17e’는 보급형 모델이지만 최신 칩셋 A19를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셀룰러 모뎀 C1X를 적용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전작 대비 두 배 수준으로 높이고 전력 효율도 개선했다. 애플은 배터리 성능이 ‘아이폰 16 프로’ 대비 최대 30.0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 확정… 취임식 없이 AI 스타트업 찾았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 확정… 취임식 없이 AI 스타트업 찾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을 확정했다. 임 회장은 취임식 대신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찾으며 곧바로 2기 경영 행보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 회장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가진 79.39%가 참석했고, 참여 주주의 99.3%가 찬성해 연임이 확정됐다.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임 회장은 주총 직후 첫 공식 일정으로 우주 AI 솔루션 스타트업 ‘텔레픽스’를 방문했다. 텔레픽스는 방위사업청 ‘방산혁신기업 100’에 선정된 기업으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그는 기술 개발 현황과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그룹 차원의 금융 지원을 통해 혁신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금융은 첨단전략산업 기업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투자와 대출을 결합한 맞춤형 금융 지원을 강화해 생산적 금융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임 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2기 경영 전략으로 ▲생산적 금융 확대 ▲AI 전환(AX) 본격화 ▲그룹 시너지 확대를 제시했다. 생산적 금융은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며,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속도를 낼 방침이다. AX는 향후 3년간 전사적으로 추진되며 심사·영업·리스크 관리·내부통제 전반에 AI를 적용해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그룹 시너지는 증권·보험 등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계열사 협업을 강화해 비은행 수익 비중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지난 3년을 “완전 민영화와 자본비율 개선, 종합금융그룹 체계 구축을 통해 기반을 다진 시기”로 평가하고 “앞으로 3년은 이를 바탕으로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 회장은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는 어떤 경우에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류정혜, 정용건 등 사외이사 선임과 3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정관 개정 안건을 비롯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기말 주당 배당금은 760원(비과세)으로 확정됐다.
  • 제주에 아시아 최대 민간 위성 지상국… 우주 기업 컨텍 ‘ASP’ 새달 2일 오픈

    제주에 아시아 최대 민간 위성 지상국… 우주 기업 컨텍 ‘ASP’ 새달 2일 오픈

    제주에 아시아 최대 규모 민간 위성 지상국 단지가 들어선다. 제주도는 다음 달 2일 한림읍 상대리에서 민간 우주 기업 컨텍(CONTEC)의 ‘아시안 스페이스 파크’(ASP)가 문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지상국은 우주 위성과 교신하며 궤도와 상태를 관리하고 데이터를 받아오는 핵심 시설이다. ASP는 1만 7546㎡(약 5300평) 부지에 안테나 12기와 관제 시설, 방문자 센터 등을 갖췄다. ASP가 가동되면 지상국 안테나 제조부터 설계·구축·통합 서비스까지 수행할 수 있다. 위성을 만들고 바다에서 발사한 뒤 다시 제주에서 관제와 데이터 수신까지 이어지는 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컨텍은 2015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술 창업으로 출발한 연 매출 약 1000억원 규모 기업으로 미국과 룩셈부르크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이 기업은 전 세계 17개 지상국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위성 데이터 수신·처리·활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컨텍은 ASP를 아시아 지역 우주 기업들이 데이터를 교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스페이스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위성 데이터를 현장에서 분석하는 ‘우주 데이터 허브’로 기능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ASP 일부를 시민과 학생에게 개방해 우주 산업을 체험하는 교육·전시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제주에는 위성 생산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2023년 국내 최초로 민간 위성 해상 발사에 성공했고, 위성을 대량 양산할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 유치도 성공했다. 우주 기업들의 제주 이전도 이어지고 있다. 우주·방산 기업 케이알에스(KRS)가 본사를 제주로 옮겼고, 제주대와 큐브 위성 ‘퍼셋’을 개발한 스타트업 쿼터니언도 제주에 지사와 생산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김남진 도 혁신산업국장은 “우주 산업은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1월 기준 제주 우주 산업 종사자 196명 가운데 134명(68.4%)이 제주에서 채용된 인력”이라고 강조했다.
  • “북극항로 경제권 거점 조성”… 지자체들 항만 기능 특화 가속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국 주요 항만을 둔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응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 내 항만 기능을 특화해 북극항로 경제권의 거점으로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경남에서는 정책 연구와 협력 기반 구축이 본격화됐다. 경남연구원은 23일 ‘경남북극항로전략연구센터’를 열고 비전을 선포했다. 센터는 정부 정책에 대응하고 부산신항·진해신항을 중심으로 경남이 북극항로 핵심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 과제 발굴과 연구 협력 체계 구축을 맡는다. 부산시는 지난해 말 구성한 북극항로 개척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허브 도시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 알래스카주 최대 도시인 앵커리지와 우호협력도시 협정을 체결하고 북극항로와 연계한 물류 협력 가능성을 키웠다. 다른 지역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경북도는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해 포항 영일만항을 32선석 규모로 확장하고 풍력·수소 등 복합에너지 항만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인공지능(AI) 기반 극지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관련 산업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 초 ‘북극항로 시대 선도 TF’를 발족해 울산항의 역할 정립과 에너지·조선 산업 연계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전남도 역시 여수·광양항을 북극항로 거점 항구로 키우고자 전략 수립에 나섰다.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항만 경쟁력 강화와 물류·에너지 기반 확충 방안을 논의하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1만 5000㎞(부산항~네덜란드 로테르담항 기준), 소요 기간 30일로 기존 남방항로(2만 2000㎞·40일 소요) 대비 거리·기간이 단축돼 물류 효율성과 연료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 역시 관련 전략 수립과 제도 정비를 추진하면서 북극항로는 새로운 해양 물류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병주 경남연구원 혁신성장본부장은 “북극항로는 국가 물류 체계와 산업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지역 간 무분별한 경쟁보다는 경남 조선·기자재, 울산 에너지 등 항만별 기능을 분담하고 연계하는 협력 전략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곽노정, 中 발전포럼 동반 참석… 미중 ‘반도체 줄타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2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나란히 참석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에 ‘미중 간 전략적 균형’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동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CDF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역사를 돌아보면 세계 경제가 곤경에서 빠져나와 번영으로 들어간 것은 기존 시장을 놓고 쟁탈한 것이 아니라 개방과 기술 진보·혁신으로 새 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이고, 보호주의는 문제를 해결하는 영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각국과 소통·협조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안전을 함께 촉진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부과를 겨냥했다. ‘고품질 발전과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CDF는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기업인을 초청해 경제 현안과 투자 협력을 논의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포럼에는 애플, BMW, 메르세데스-벤츠, HSBC 등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8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최근 대중 갈등이 격화된 일본의 핵심 기업들은 올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포럼 이후 현지 주요 기업들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는 샤오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정보통신(IT) 기업이 밀집해 있어 반도체, 전장, AI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샤오미 전기차 공장과 BYD 본사를 방문해 전장 사업 협력을 모색했다. 곽 사장 역시 3년 연속 포럼에 참석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의 방중은 미중 반도체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약 71조원으로 미주(약 67조원)를 앞선다. 중국 매출이 미주를 앞선 것은 2024년에 이어 2년째다. 미국 중심의 수요 확대는 계속되고 있지만, 중국 역시 최대 시장이자 핵심 생산거점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약 66조 8000억원으로 전체의 68.9%에 달했고, 중국은 약 19조원 수준이었다. 다만 중국은 메모리 생산과 주요 고객 기반이 동시에 형성된 핵심 거점이어서 전략적 중요성이 여전히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매출 구조를 보이지만 중국과 미국을 모두 핵심 상대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본다. AI 수요가 확대하는 미국 시장과 중국의 생산 기반이 동시에 필요해서다.
  • 시·지역 대학·상공회의소 손잡고… 전방위 ‘청년 내 일’ 만든다

    지역 이탈 막고 역량 강화젊은 농부 육성·영농 교육오창2 산업단지 주거 지원일자리 연계 주택도 건립청주시가 올해 청년 일자리 창출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22일 시에 따르면 종합계획에는 청년 역량 강화부터 취업, 창업, 장기근속까지 포괄한 37개 사업이 담겨 있다. 시는 이 계획을 통해 청년 2만 1629명의 교육과 취업을 목표로 잡았다. 시가 이런 계획을 마련한 것은 산업 구조 변화와 고용 환경 불안정 등으로 청년층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으로 계속 빠져나가는 것도 시가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시는 청년의 지역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충북대, 청주대, 서원대, 교원대 등 관내 8개 대학과 상공회의소 등 5개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운영한다. 특화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과 정주형 취업 강화를 위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도 시행한다. 대학을 통해 바이오·인공지능(AI), 산업·사이버보안 등 지역과 연계된 산업 분야 전문 역량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배출된 인재들을 지역 기업과 연결하는 것이다. ‘첨단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와 ‘대학일자리센터 운영’ 등을 통해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지역 청년 구직자들에게 취업 연계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부트캠프는 단기간 집중 교육 과정을 의미한다. 청년 구직 단념 예방과 노동시장 참여 촉진을 위해 직업 탐험 프로그램,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 ‘청년 도전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취업 준비 지원에도 나선다. 면접용 정장·구두 등을 연 5회 무상 제공하고 자격증 응시 비용을 1인당 연간 최대 10만원 지원한다. 대현지하상가 청년특화지역은 이달 말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대현지하상가는 지역 대표 상권이었으나 원도심 상권 침체와 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모든 점포가 철수해 비어 있던 곳이었다. 시는 이곳을 고쳐 청년공방 10곳, 청소년극장, 문화휴게공간, 북카페 등을 꾸몄다. 청년공방은 음료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할 수 있는 곳으로 현재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육아로 전일 근무가 어려운 청년 등에게 공동 작업장을 제공하는 ‘일하는 기쁨 청년·여성 일자리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젊은 농부 육성 사업을 통해 작물 재배와 영농 정착 교육도 지원한다. 시는 ‘청년이 머무는 도시 만들기 사업’도 펼친다. 청주 지역 대학 졸업자를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경영안정 자금 지원 시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청년들의 지역 취업을 유도한다. 주거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청년 월세 한시 특별 지원에도 나선다. 월 최대 20만원이며 기간은 2년이다. 청년층의 주거 기회 확대를 위해 오창2산업단지에 일자리 연계형 지원 주택을 건립한다. 시 관계자는 “지역 청년 유출은 지역의 산업 경쟁력과 인구 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청년의 도전과 성장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청주를 청년들이 선호하는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40세 총장의 승부수… “교육 구조 근본부터 뒤집기 통했죠” [월요인터뷰]

    40세 총장의 승부수… “교육 구조 근본부터 뒤집기 통했죠” [월요인터뷰]

    광주시 남구 진월동. 봄기운이 올라오는 캠퍼스 언덕길 위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구조적 쓰나미가 지방 대학을 하나둘 집어삼키는 와중에도 이곳 광주대학교는 정반대 흐름을 타고 있다. ‘사람이 빠져나가는 대학’이 아니라 ‘사람이 모여드는 대학’으로. 정문을 지나 교정 안으로 들어서자 풍경부터 달랐다. 강의실보다 협업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학생들은 노트북을 펼쳐놓은 채 팀 단위로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단순한 수업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현장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이 대학이 내건 슬로건은 직설적이다. “쓸모 있는 사람을 길러낸다.” 성과는 숫자로 입증됐다. 2026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99.6%. 지방 대학 상당수가 미충원으로 존립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수치다. 대학 내부에서는 이를 ‘우연한 반등’이 아니라 ‘교육 구조를 근본부터 뒤집은 결과’로 해석한다. 평생을 교육 현장에 바친 김혁종 전 총장이 2022년 별세하고 김동진 총장이 부친의 뒤를 이은 지 4년. 올해 마흔 살의 김 총장은 광주대를 ‘작지만 강한 실무형 대학’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사회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내는 플랫폼으로 대학을 전환하는 실험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재무 이해·체력 등 ‘생존형 3요소’를 전면 배치하는 교과 과정 전면 개편으로 현실화했다. 지난 19일 서울신문은 김 총장을 만나 ‘지방 대학 역주행 모델’의 실체와 그가 구상하는 대학의 미래를 들어봤다. ―취임 당시 ‘최연소 총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처음에는 책임감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대학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조직이고 이해관계도 촘촘하다. 총장 개인의 리더십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구성원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젊다’는 점을 권위가 아니라 ‘현장에 더 깊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교수, 직원, 학생을 끊임없이 만나고 설득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직의 방향을 조금씩 맞춰갔다. 그 결과 광주대는 산학협력 구조의 실질적인 작동과 지역 연계를 통해 ‘3차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LINC 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RISE)’을 안정적으로 궤도에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을 성과로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위기가 잠시 유예된 상태에 가깝다. 2030년 이후 인구 구조를 생각하면 대학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김 총장의 이 발언은 단순한 위기의식 표명이 아니다. 실제로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예고된 붕괴’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방 대학 상당수는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일부 대학은 구조조정이나 통폐합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대의 ‘역주행’은 더욱 주목받는다. ―학생들에게 ‘청춘의 4대 적(敵)’을 경계하라고 주문했다. 어떤 의미인가. “학생들을 보면 스펙보다 더 큰 문제가 보인다. 바로 감정의 관성이다. 나는 이를 ‘귀찮아, 부끄러워, 시시해, 무서워’ 네 가지로 정리했다. 특히 ‘무서워’가 가장 치명적이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 자체를 하지 않는다. 대학 시절은 실패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간인데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실패 비용을 대학이 떠안자.’ 학생이 도전하다 실패하면 그 리스크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감당해야 한다. 공유 오피스를 확대하고 창업 실험을 장려하고 멘토링을 촘촘히 붙인 것도 같은 이유다. 대학은 인생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패해도 파산하지 않는 공간이어야 한다.” 김 총장은 인터뷰 도중 ‘실패’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존 대학이 ‘실패를 줄이는 교육’을 해왔다면 광주대는 ‘실패를 감당하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교육의 목적 자체를 바꾸는 접근 방식이다. 교양 영어·글쓰기 폐지 ‘AI’ 활용 넘어 협업도구 수준으로투자기초 등 생활밀착 ‘금융’ 교육수영·러닝으로 버티는 ‘체력’ 길러 ―교양 과정에서 영어와 글쓰기를 과감히 폐지했다. 교육계에서는 가히 ‘사건’으로 받아들이는데. “많은 분이 ‘기초를 버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양 교육이 과연 학생들의 생존력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우리는 관습을 내려놓기로 했다. 영어 점수와 형식적 글쓰기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살아남는 능력이라고 판단했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커리큘럼이 그대로라면 그것이야말로 교육기관의 직무 유기다. 그래서 빈자리에 AI, 금융, 체력이라는 세 가지를 넣었다.” -각 요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AI는 단순 활용이 아니라 협업 도구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광주대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협력해 교육과 산업 수요를 연결하는 ‘클라우드 기반 실무형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캔바, 슬랙 등 실무 도구를 1학년부터 다루게 한다. 단순한 정보통신(IT) 교육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클라우드·AI·데이터 역량을 갖춘 즉시 투입형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다. 금융은 ‘머니 플래닝’을 통해 전세 사기 대응, 신용 관리, 투자 기초까지 포함한 생활 밀착형 교육을 한다. 체력은 더 본질적인 문제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버티지 못하면 끝이다. 수영과 러닝으로 기본 체력을 만든다. 결국 우리는 ‘점수 높은 인재’가 아니라 ‘버티고 해결하는 인재’를 만들고 있다.” 광주대의 이 같은 커리큘럼 변화는 단순한 과목 교체가 아니라 교육 철학의 전환으로 읽힌다. ‘지식 축적’에서 ‘생존 역량’으로 중심축을 이동시킨 것이다. ―‘기업가정신’을 강조하는 행보가 남다르다. 모든 학생을 창업자로 만들겠다는 뜻인가. “창업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기업가정신은 어떤 환경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야성’이다. 스펙은 환경이 바뀌면 무력해진다. 하지만 ‘일머리’는 어디서든 통한다. 우리 대학의 목표는 분명하다. 졸업생을 본 기업이 ‘이 친구는 바로 쓸 수 있겠다’고 판단하는 수준, 즉 ‘대리급 인재’다. 그 수준은 이론으로 만들 수 없다. 실행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교육의 중심을 경험으로 옮겼다.” 광주대가 기존 대학 교육과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이다. ‘취업 준비’가 아니라 ‘즉시 전력화’를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대리급 인재’ 키우기 즉시 실무 투입할 ‘일머리’ 교육창업 장려… 실패 비용은 대학 몫교육의 중심을 경험으로 옮겨와 ―신입생 충원율 99.6%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비결이 무엇이라 보나. “구성원 전체가 위기의식을 공유했다는 점이 가장 컸다. ‘이대로 가면 끝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변화 속도가 빨라졌다. 다만 이 수치를 성과로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지막 기회에 가깝다. 앞으로는 고교 졸업생만으로 대학을 유지할 수 없다. 유학생, 성인 학습자, 재직자 교육 등으로 수요를 다변화해야 한다. 동시에 대형 대학의 인프라와 소형 대학의 밀착 관리를 결합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와 개인화 교육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다.” ―유학생 정책에 있어 ‘정주(定住)’를 강조하는 점이 이채롭다. “유학생을 단순한 등록금 자원으로 보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현실적인 문제다. 오늘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래서 우리는 생활 기반부터 설계했다. 자국 음식을 직접 조리할 수 있는 공간, 생활 적응 지원 등을 세밀하게 마련하고 있다. 유학생을 ‘스쳐 지나가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인구 감소 문제에도 실질적인 해법이 생긴다.” 지역, 기업 연계한 공간 지역 산업현장에 지식 즉각 투입유학생·성인 교육 등 수요 다변화도서관·미술관 지역사회에 개방 ―지역 기업과의 연계인 PMI 모델과 ‘리빙랩’은 대학의 담장을 허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대학이 캠퍼스라는 물리적 공간에 유폐되는 시대는 끝났다. PMI(Project-Market-Investment) 모델은 지역 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배운 지식을 즉각 산업 현장에 투여하는 시스템이다. 리빙랩 역시 제석산 구름다리의 안전 문제나 고령층 생활 환경 개선처럼 지역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게 함으로써 지역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대학은 지역과 산업, 시민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며 현장에서 답을 찾고 그 결과를 다시 교육으로 환류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민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광주대는 지난 46년 동안 지역 사회의 신뢰를 자양분 삼아 성장해 왔다. 이제는 그 신뢰를 실질적인 효용으로 돌려드려야 할 시점이다. 도서관과 미술관을 개방하고 지역이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움직이는 대학이 되겠다. 대학은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을 꾀할 기회의 공간이다. 우리 학생들이 두려움 없이 처절하게 그 시간을 활용하기를 바란다. 광주대가 지역 소멸의 저지선이자, 지역 미래를 바꾸는 강력한 지렛대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 교정 밖으로 나오자 해 질 무렵의 빛이 캠퍼스를 길게 눕히고 있었다. 지방 대학의 위기는 더 이상 통계가 아니라 현실이다. 그 현실 속에서 광주대의 실험이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대학은 더 이상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먼저 바꾸는 곳’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동진 총장은 ▲광주인성고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학사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학교 교육학 석·박사 ▲광주대 청소년상담 평생교육학과 교수 ▲광주대 교육혁신연구원 교육성과관리센터 센터장 ▲광주대 부총장실 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 ▲광주대 총장
  • “캐릭터 얼굴이 왜 이래?”…박수 칠 줄 알았는데, DLSS 5 논란에 당혹스러운 엔비디아 [고든 정의 TECH+]

    “캐릭터 얼굴이 왜 이래?”…박수 칠 줄 알았는데, DLSS 5 논란에 당혹스러운 엔비디아 [고든 정의 TECH+]

    엔비디아는 ‘GTC 2026’ 행사를 통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신기술을 소개했습니다. 가장 주목을 끈 대목은 올해 출시를 준비 중인 차세대 AI CPU+GPU 시스템인 베라 루빈과, 새로 공개한 Groq의 3세대 LPU 시스템입니다. 해당 LPU는 AI 추론을 빠르게 처리하는 전용 가속기로, 베라 루빈 시스템과 함께 사용할 경우 전체 AI 처리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RTX 50 시리즈 이후 출시될 차세대 일반 소비자용 GPU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는 빠졌습니다. 최근 메모리 공급과 파운드리 수급 문제 등이 이어지면서 소비자용 GPU 출시가 지연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가운데 아쉬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대신 AI 그래픽 기술인 DLSS 5가 공개되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DLSS 4.5 이전까지 DLSS 기술은 이미 GPU가 렌더링한 그래픽을 AI를 이용해 더 선명한 이미지로 보정하거나,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새로운 화면을 만들어 넣어 게임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DLSS 5는 뉴럴 렌더링(neural rendering) 기술을 적용해 그래픽 생성 단계부터 AI가 관여해 게임 그래픽을 더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물체의 기본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표면의 질감이나 조명, 디테일과 같은 시각적 요소를 AI가 다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그 결과 이전보다 훨씬 현실적인 그래픽과 인체 표현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설명입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젠슨 황 CEO는 DLSS 5를 “프로그래머블 셰이더 이후 컴퓨터 그래픽스의 재발명”이자 “그래픽의 GPT 모먼트”라고 평가하며, 2018년 실시간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 이후 가장 큰 혁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공개된 영상과 이미지를 보면 DLSS 5 적용 시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세밀한 캐릭터 묘사가 두드러집니다. 보통 이런 신기술이 공개되면 사람들은 환호하고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발표 직후 DLSS 5는 예상치 못한 논쟁에 휩싸이게 됩니다. 일부 캐릭터 표현이 이른바 ‘AI 슬롭(slop)’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입니다. AI 슬롭은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저품질·무의미한 콘텐츠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원래 ‘음식물 찌꺼기’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DLSS 5에서는 캐릭터 얼굴이 과도하게 보정되면서 마치 AI 필터를 적용한 것처럼 어색해 보인다는 지적과, 게임마다 비슷한 느낌이 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전혀 다른 이미지에 DLSS 5를 적용했다는 식의 패러디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에서는 입술이 두꺼워지고 광대뼈가 강조되면서 얼굴 구조 자체가 바뀐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호그와트 레거시’에서는 노인의 주름 표현이 과도해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기괴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여기에 프레임마다 AI가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장면 간 미묘한 어긋남이 발생해 영상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문제도 제기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화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의 얼굴이나 장면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지는 ‘의미 수준의 왜곡(semantic distortion)’에 가깝습니다. 이에 대해 젠슨 황 CEO는 “게이머들이 완전히 틀렸다”고 반박하며, 모든 결과는 개발자의 통제 하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적용 수준과 방식은 개발자가 결정하며, 사용자 역시 옵션을 통해 DLSS 5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논쟁은 DLSS 초기 논쟁과도 비교됩니다. 당시에는 이미지가 뿌옇게 흐려지는 블러(blur),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 뒤에 잔상이 남는 고스트(ghost), 화면이 미세하게 흔들리거나 깜빡이는 플리커링(flickering)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는 이미지 품질을 높이거나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였습니다. 이후 DLSS 3와 4를 거치며 이러한 문제들은 상당 부분 개선되었습니다. 반면 DLSS 5에서 제기되는 논란은 단순한 그래픽 품질 문제가 아니라, 아예 다른 그래픽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데 있습니다. 즉, 같은 장면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AI가 장면을 새롭게 해석해 바꿔버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핵심입니다. 결국 DLSS 5는 단순한 그래픽 향상 기술을 넘어, AI가 게임의 시각적 결과를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AI 왜곡 못지 않은 논쟁은 접근성입니다. RTX 50 시리즈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데다, AI 수요 증가로 인해 실제 시장 가격은 출시가보다 더 상승한 상태입니다. 그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그래픽 카드 구매를 미루고 있으며, 여전히 구형 GPU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사용자들이 DLSS 4조차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훨씬 더 많은 연산 자원을 요구하는 DLSS 5가 공개되면서 ‘그림의 떡’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 시연에는 최고급 그래픽 카드 RTX 5090이 두 장이 사용됐습니다. 엔비디아는 가을 정식 출시 전에 한 장의 그래픽 카드에서도 돌아갈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RTX 5090 한 장으로도 간신히 돌아가는 수준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200만원 넘는 RTX 5080을 구매한 소비자조차도 쉽게 사용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면 그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AI 그래픽 기술의 진정한 확산은 성능뿐 아니라 가격과 접근성까지 함께 해결될 때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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