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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만원에 드라마 한편 뚝딱? 중국 AI드라마 화제

    65만원에 드라마 한편 뚝딱? 중국 AI드라마 화제

    65만원으로 드라마 한 편을 만들었다. 그것도 사람 배우가 아닌 인공지능(AI)만으로 제작했다. 중국에서 제작된 AI 드라마가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 중국 매체 콰이커지에 따르면 제작자 3명, 제작 시간 48시간, 제작비 3000위안으로 만든 AI 드라마 ‘곽거병’(霍去病)이 공개되자마자 큰 관심을 끌었다. 누적 조회수는 5억회에 달하며 현지에서는 “AI 제작 혁명의 사례”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 작품은 최근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극’(漫剧) 형식으로 제작됐다. 만화를 기반으로 드라마 형식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숏폼 영상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중국 전한 시대의 명장 곽거병이다. 그는 위청과 함께 한무제 시기 활약한 장군으로, 한 왕조를 오랫동안 위협하던 흉노를 격파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AI로 만든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완성도가 예상보다 높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대규모 전쟁 장면과 전투 연출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에서는 “마치 한나라의 전성기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논란이 된 제작비 3000위안에 대해 연출을 맡은 양한한(杨涵涵) 감독도 직접 설명에 나섰다. 이 금액은 인건비가 아닌 순수한 연산 비용만 계산한 것이며 제작 시간 48시간 역시 실제 작업 시간이 아니라 순수 제작 시간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는 나흘 동안 하루 약 12시간씩 작업해 완성했다고 밝혔다. 제작에는 총 3명이 참여했다. 감독이 각본과 연출, 스토리보드를 총괄했고 다른 한 명은 AI 영상 생성, 또 다른 한 명은 오리지널 사운드를 담당했다. 모든 제작 과정은 ‘나노 만극 생산라인’이라는 플랫폼에서 진행됐다. 이 플랫폼은 중국의 여러 대형 AI 모델을 한데 모아둔 창작 플랫폼으로 제작자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양 감독의 회사는 약 20명 규모로 대부분 1990년대~2000년대생 젊은 창작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광고와 홍보 영상 제작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고 여러 창작 대회에서도 수상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이번 ‘곽거병’ 작품이 뜻밖의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 감독이 영화나 영상 전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전혀 다른 전공을 했지만 창작에 대한 열정을 따라 콘텐츠 제작 분야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AI 시대 콘텐츠 제작 환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기술 장벽이 낮아지면서 비전공자도 히트작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AI 드라마에서도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의 창의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이 분야의 가장 큰 병목은 기술보다 인재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사고력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갖춘 창작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 대학에서 ‘AI 연출’이나 ‘AI 작가’ 같은 실무 중심 전공이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I가 콘텐츠 산업의 제작 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65만원에 드라마 한편 뚝딱? 중국 AI드라마 화제 [여기는 중국]

    65만원에 드라마 한편 뚝딱? 중국 AI드라마 화제 [여기는 중국]

    65만원으로 드라마 한 편을 만들었다. 그것도 사람 배우가 아닌 인공지능(AI)만으로 제작했다. 중국에서 제작된 AI 드라마가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 중국 매체 콰이커지에 따르면 제작자 3명, 제작 시간 48시간, 제작비 3000위안으로 만든 AI 드라마 ‘곽거병’(霍去病)이 공개되자마자 큰 관심을 끌었다. 누적 조회수는 5억회에 달하며 현지에서는 “AI 제작 혁명의 사례”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 작품은 최근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극’(漫剧) 형식으로 제작됐다. 만화를 기반으로 드라마 형식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숏폼 영상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중국 전한 시대의 명장 곽거병이다. 그는 위청과 함께 한무제 시기 활약한 장군으로, 한 왕조를 오랫동안 위협하던 흉노를 격파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AI로 만든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완성도가 예상보다 높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대규모 전쟁 장면과 전투 연출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에서는 “마치 한나라의 전성기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논란이 된 제작비 3000위안에 대해 연출을 맡은 양한한(杨涵涵) 감독도 직접 설명에 나섰다. 이 금액은 인건비가 아닌 순수한 연산 비용만 계산한 것이며 제작 시간 48시간 역시 실제 작업 시간이 아니라 순수 제작 시간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는 나흘 동안 하루 약 12시간씩 작업해 완성했다고 밝혔다. 제작에는 총 3명이 참여했다. 감독이 각본과 연출, 스토리보드를 총괄했고 다른 한 명은 AI 영상 생성, 또 다른 한 명은 오리지널 사운드를 담당했다. 모든 제작 과정은 ‘나노 만극 생산라인’이라는 플랫폼에서 진행됐다. 이 플랫폼은 중국의 여러 대형 AI 모델을 한데 모아둔 창작 플랫폼으로 제작자가 필요에 따라 다양한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양 감독의 회사는 약 20명 규모로 대부분 1990년대~2000년대생 젊은 창작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광고와 홍보 영상 제작을 맡으며 경험을 쌓았고 여러 창작 대회에서도 수상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이번 ‘곽거병’ 작품이 뜻밖의 메가 히트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 감독이 영화나 영상 전공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전혀 다른 전공을 했지만 창작에 대한 열정을 따라 콘텐츠 제작 분야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AI 시대 콘텐츠 제작 환경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기술 장벽이 낮아지면서 비전공자도 히트작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AI 드라마에서도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의 창의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이 분야의 가장 큰 병목은 기술보다 인재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사고력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갖춘 창작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 대학에서 ‘AI 연출’이나 ‘AI 작가’ 같은 실무 중심 전공이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I가 콘텐츠 산업의 제작 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그런데 그 불안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없다.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무엇이 사라지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기계에 빼앗기지 않을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도 믿는데, 그것 역시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두 가지 극단적 반응만 남는다. 무조건 따라가거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어느 쪽도 시대를 제대로 읽는 태도가 아니다. 필자는 감각의 수에서 이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인간과 AI를 가르는 경계를 직관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그것이 2각과 5각의 구분이다. 시각·청각으로 세계 인식하는 AI2각 활용한 노동 가장 빠르게 흡수후각·미각·촉각 3감각도 가진 인간기계와 경쟁서 가장 강력한 영토로“배관공·전기기술자 AI 대체 어려워”거대 산업혁명에 맞선 제1응전 대중사회 등과 싸웠던 제2응전AI·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 기계가 인간 영역 빼앗을 때마다 인류는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후·미·촉각, 인간·AI 가르는 마지막 경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2각(二覺)’ 존재다. 시각과 청각, 두 감각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한다. 반면 인간은 5각 존재다. 요리사는 불의 온도를 손끝으로 가늠하고, 정비사는 엔진의 미세한 진동을 몸으로 감지하며, 바리스타는 원두의 향으로 로스팅 상태를 판단한다. 후각·미각·촉각-이 3감(感)이 기계와 인간을 가르는 마지막 경계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최근 발표한 연구 ‘AI의 노동시장 영향’(Labor market impacts of AI)은 미국 노동부 직업 데이터베이스(O*NET)와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관측된 노출도’를 측정했다.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4.5%), 고객 서비스 담당자(70.1%), 재무 분석가(57.2%)였다. 반면 요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바텐더 등은 노출도 데이터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AI가 흡수하는 것은 화면 앞 2각 노동이고, 후각·미각·촉각이 결합된 신체 지식은 AI가 데이터화하기 가장 어려운 인간의 마지막 영토다. 이 직관은 AI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배관공, 전기기술자,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열릴 것이라며 대학 학위 없이도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 직종들에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I가 신체적 조작에 능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관공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손의 감각과 현장의 판단—5각의 영역이 가장 희소하고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비인지 : 2각·5각의 과학적 근거 2각과 5각의 구분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인지 능력과 비인지 능력의 차이다. 인지 능력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언어를 구조화하는 영역으로 AI가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인지 능력은 직관, 본능, 감정, 신체와 정신의 통합처럼 체화된 경험에 뿌리를 두는 영역이다. 논리나 언어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인간이 세계와 맺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 방식이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히 감각 정보의 합산이 아니다. 몸 전체가 세계와 부딪치며 축적한 ‘체화된 지식’이다. 숙련된 도예가는 흙의 수분 함량을 손바닥의 저항감으로 판단하고, 외과 의사는 메스를 쥔 손의 미세한 떨림으로 조직의 밀도를 가늠한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부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데이터로 옮길 수 없으며 오직 몸이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만 형성된다. 시각과 청각은 물리적 파동을 기반으로 하기에 디지털화·전달·해석의 세 단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반면 후각·미각·촉각은 화학적이고 복합적인 자극이어서 디지털화 단계부터 불완전하다. 인공 혀는 화학 성분을 감지하지만 맛을 복원하지 못하고, 인공 손은 압력을 측정하지만 촉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물론 기술 낙관론자들은 이 경계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노 센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정밀 화학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 후각·미각·촉각도 결국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설령 세 감각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해도 그것이 몸 전체의 체화된 지식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질문이다. 도예가의 손이 담고 있는 지식은 촉각 데이터만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천 번의 실패와 성공이 근육과 감각과 판단력에 동시에 새겨진 총체적 경험이다. 적어도 향후 10년에서 20년의 시간 지평에서 몸으로 체화된 5각의 지식은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을 2각 인재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산업혁명이 효율의 이름으로 풍부한 인간상을 납작하게 눌러 버린 결과다. 그러나 기계가 2각 능력을 흡수할 때마다 인간은 나머지 3각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귀환했다. 필자는 ‘제3의 응전’에서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응전’이라 불렀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언어를 빌리자면, 기술의 도전에 맞선 문화의 창조적 대응이다. 그 응전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제1응전은 산업혁명에 맞선 장인과 현장 문화의 귀환이었다. 윌리엄 모리스가 그 선두에 섰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이자 실천하는 기업가였던 그는 1861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가구, 벽지, 직물을 장인의 손으로 제작했다. 기계가 노동에서 감각을 빼앗자 모리스는 손의 감각을 일의 중심으로 되돌렸다. 낭만적 저항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증된 응전이었으며, 그의 정신은 이후 바우하우스와 현대 디자인 운동의 원류가 되었다. 같은 시기 패트릭 게데스는 다른 방식으로 응전했다. 생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였던 그는 지역조사 운동(Regional Survey Movement)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기후, 산업, 인구를 직접 발로 걸으며 기록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라”였다. 통계와 지도로 세계를 추상화하는 기계 문명에 맞서 게데스는 냄새와 소음과 질감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으로 인간을 불러들였다. 몸으로 걷고 감각하며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지식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응전이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행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인물이 그다. 제2응전은 대중사회와 군산복합체에 맞선 반문화 운동이었다. 도시를 떠난 1960년대 반문화 활동가들이 향한 곳은 자연 공동체와 작업실이었다. 이 중 한 명인 스튜어트 브랜드는 미국 전역의 자연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의 도구와 지식을 목격했다. 1968년 창간한 ‘전 지구 목록’(Whole Earth Catalog)은 자급자족·생태·대안 교육의 현장 지식을 엮어 낸 결과물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구글보다 35년 앞선 구글”이라 불렀다. 브랜드와 동료들은 공동체의 분산·자율·연결이라는 현장 원리를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계 철학으로 번역했다. 회로를 납땜하고 씨앗을 심는 5각의 감각이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탄생의 정신적 동력이 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AI와 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것을 ‘크리에이터 문화’라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 해커, 메이커들이 기술의 민주화를 실험하고 블록체인은 창작물의 소유권을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의 감각과 기술로 직접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유튜브, 서브스택, 패트리온으로 시작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초기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영상, 글,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무게중심이 현장,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축, 설치미술, 조각, 공예, 팝업스토어 등 몸으로 만들고 공간으로 경험하는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디지털 피드에서 개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냄새와 질감과 온도가 있는 현장으로 향한다. 2각 기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 맞서 5각의 인간이 도시와 공간을 창작의 무대로 되찾는 응전이다. 세 번의 응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빼앗을 때마다 인간은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AI 증강의 역설, 5각 인간의 탄생 산업화 이전 이상적 인간의 모습은 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이자 발명가였고, 중세 길드의 장인은 손으로 만지며 축적한 감각 지식으로 건축과 공예를 완성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세계를 감각하고 손으로 만드는 5각 인재가 인간의 원형이었다. 공장과 사무실이 만들어 낸 2각 인재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인간형이었다. 이제 AI가 2각 영역을 흡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원형이 복원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0년 고용 전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고용 성장률이 낮게 나타났다. AI 시대 5각 인재는 ‘르네상스맨’의 단순한 귀환이 아니다. 시각·청각과 두뇌력을 AI로 증폭시키고 그 위에 AI가 끝내 모사하지 못하는 후각·미각·촉각의 신체 지식을 더한 존재다. 모리스가 손으로 직물을 짜며, 게데스가 거리를 걸으며, 브랜드가 공동체의 흙을 만지며 발견했던 것을 이제 작업실, 공연장, 공간, 거리, 도시의 현장에서 다시 발견하고 있다. AI는 2각을 대체할지 모르나 인간은 근본적으로 5각 존재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위치 끄고 전력 항해”…호르무즈 뚫고 ‘잭팟’ 터뜨린 선박 논란 [핫이슈]

    “위치 끄고 전력 항해”…호르무즈 뚫고 ‘잭팟’ 터뜨린 선박 논란 [핫이슈]

    그리스 선박 최소 10척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란이 사실상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간)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와 마린 트래픽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된 후 그리스 회사가 운영하는 선박 최소 10척과 중국 회사 선박 최소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선박 대부분은 이란군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야간에 전력 항해하는 방식으로 해협을 통과했다. 호르무즈를 통과한 그리스 해운회사 측은 로이터에 “호르무즈 해협의 항해는 마치 적의 욕조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면서도 전쟁 발발 후 급상승한 물류 운송료를 노린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유조선 소유주, 전쟁 이후 수익 얼마나 올랐나실제로 선박 중개업체 자료에 따르면 유조선 소유주의 일일 평균 수익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선박 소유주는 개전 이후 용선료로 하루에 50만 달러(한화 약 7억 5000만원)를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운업계는 고수익을 노리고 이란 ‘몰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은 선원의 목숨을 건 도박이라고 우려한다. 국제운수노조 측은 “일부 선주들이 공격을 피하기 위해 AIS를 끄고 있다는 보고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선원들의 생명을 걸고 하는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개전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선박은 최소 16척에 달한다. 로이터통신은 “노르웨이 억만장자 존 프레드릭센이 1980년대 이란과 이라크 분쟁 당시 미사일 공격에도 이 지역에서 원유를 선적·수송해 막대한 돈을 벌었던 사례가 있다”면서 “최근 상황은 그 이후에 나온 대담한 항해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배짱 있게 호르무즈 통과하라”최근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 중이라는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의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조선과 상선 등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격려해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기뢰 부설 위협이 높아진 지난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유조선 선원들을 향해 “배짱을 좀 부려(show some guts)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라”면서 “두려워할 게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해군력이 없다. 우리가 그들의 배를 모두 격침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불과 5일 만인 지난 14일 SNS에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라건대,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인위적인 제약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지 못했으며 동시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동맹국과 중국을 전쟁에 끌어들여 미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미국과 긴밀 소통하고 신중 검토”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호위용 군함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측은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언론 공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SNS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국제 해상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는 모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법의 보호 대상으로, 이에 기반해 글로벌 해상 물류망이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중동 정세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네타냐후, 넌 살아있어도 죽는다”…‘총리 사망설’ 부추기는 이란, 암살 위협 [핫이슈]

    “네타냐후, 넌 살아있어도 죽는다”…‘총리 사망설’ 부추기는 이란, 암살 위협 [핫이슈]

    이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한 살해 위협을 내놓으면서 중동 전역의 전운이 격화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5일(현지시간) 관영 매체인 세파 뉴스를 통해 “만약 어린이들을 살해하는 이 범죄자(네타냐후)가 살아 있다면 우리는 그를 계속 쫓아가서 온 힘을 다해 죽여버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네타냐후 사망설’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3일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일각에서는 “오른손 손가락이 6개로 보인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영상 같다”, “네타냐후가 이미 이란의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이스라엘 정부는 AI 생성 영상으로 네타냐후 사망을 은폐하고 있다” 등의 미확인 소문을 퍼뜨렸다. 더불어 미국의 보수 정치평론가인 캔디스 오웬스는 같은 날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칭)는 어디에 있나. 왜 이스라엘 총리실이 그의 가짜 AI 영상을 공개했다 삭제했나”라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영상 촬영과 조명 각도 등으로 손가락이 특정 장면에서 비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그의 사망설에 별다른 신빙성을 부여하지 않았다. 튀르키예의 아나돌루 통신사 역시 네타냐후 사망설과 관련해 “이스라엘 총리실에 직접 문의했으나 ‘가짜뉴스다. 총리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무차별 때리는 이란, 전역에 사이렌 경고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군기지가 있는 중동 여러 국가 등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는 오전 6시경부터 날아든 이란의 미사일로 전역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이스라엘은 방공망을 가동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했으나 시민들은 이른 새벽부터 공포에 떨어야 했다. 같은 시간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와 동부 지역에도 드론을 날렸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곳곳에서도 발사체가 요격되면서 큰 폭발음이 잇따랐다. 앞서 이란은 중동 최대 물류 허브인 두바이의 제벨 알리 항구, 아부다비의 할리파 항구 등을 공격 대상으로 지목하고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이란의 동시다발적 공습은 전날 미국이 ‘이란의 젖줄’로 불리는 하르그섬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퍼부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젖줄’ 건드린 트럼프 “이란, 이틀 안에 괴멸”대이란 군사작전을 수행 중인 미 중부사령부는 14일 엑스에 “어젯밤 미군은 이란 하르그섬에 대한 대규모 정밀 타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공격으로 (하르그섬의) 해군 기뢰 저장시설들, 미사일 벙커들, 그리고 여러 다른 군사 시설들을 파괴했다”면서 “미군은 하르그섬에 있는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덧붙이며 공격 영상도 공개했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의 22㎢ 크기의 산호초섬으로, 연간 9억 5000만 배럴을 처리해 이란의 원유 수출량 약 90%를 책임지는 유류 수출 터미널이다. 미군은 이번 공격에서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는 타격하지 않고 보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NBC에 “이 섬의 석유 인프라는 품위를 이유로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하르그섬은 미국의 공습으로 대부분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어 “재미 삼아 하르그섬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면서 “이란은 이틀 안에 완전히 괴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하루 평균 17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고 그중 155만 배럴이 하르그섬을 통했다. 전쟁 직전 이란은 하루 수출량이 약 217만 배럴에 달했고, 2월 16일 주간엔 역대 최고치인 하루 379만 배럴을 출하하기도 했다. 하르그섬이 또다시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의 경제는 순식간에 바닥을 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 최고 투자 책임자 댄 피커링은 로이터에 “하르그섬의 인프라가 파괴되면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미국 이란 담당 부특사 리처드 네퓨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이 섬 없이는 이란 경제가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트럼프, 또 거짓말 탄로…미군의 ‘이란 학교 오폭’ 진짜 원인 밝혀졌다 [핫이슈]

    트럼프, 또 거짓말 탄로…미군의 ‘이란 학교 오폭’ 진짜 원인 밝혀졌다 [핫이슈]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과정에서 최소 175명이 숨진 이란 초등학교 미사일 공습에 대한 오폭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의 오인 공격 원인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 및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8일 이란 초등학교 공격에 대한 책임이 미군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미군이 초등학교 옆에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해군 기지를 겨냥하는 과정에서 표적을 잘못 설정한 탓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정보국(DIA)이 당시 공습에 나선 미군 측에 제공한 데이터가 오래전 정보를 토대로 한 것이었고, 미군은 업데이트되지 않은 예전 정보를 사용해 공습 좌표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폭격을 받은 학교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 기지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고, 해당 학교는 과거 혁명수비대가 해군 기지로 활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위성 사진을 직접 분석한 결과 2013~2016년 사이 이 학교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교 건물이 이 무렵 군 기지와 울타리로 분리됐고, 학교로 통하는 출입구 세 곳이 새로 생겨났으며, 학교 주변에 있던 감시탑은 제거됐다. 미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조사 결과는 아직 예비 조사 단계에서 나온 내용”이라면서도 “왜 오래된 정보가 공습 좌표 데이터로 사용됐는지 등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DIA가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DIA 정보를 바탕으로 한 미군의 공격에서 또다시 오인 공격으로 인한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인적 사고 아닌 기술적 오류일 가능성은?당시 공습에 나선 미군이 표적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수사관들은 ‘프로그램 오류’로 학교가 표적이 됐을 가능성도 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조사 결과상 이번 오폭은 기술적 오류보다는 데이터 오제공 등 인적 오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수사관들의 결론이다. 현재 수사관들은 국방정보국과 중부사령부 외에도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국가지리정보국(NGA)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미국이 데이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오폭을 저지른 일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미국이 유고슬라비아의 무기 공급 조달처를 공습하려다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했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은 “인력 부족으로 데이터베이스 유지 관리를 하지 못했다”면서 잘못된 표적 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당시 미군은 정보기관이 해당 위치를 확인했다는 가정하에 공습을 개시했고, 3명이 사망했다. ‘이란 자작극’ 주장했던 트럼프, 예비 조사 결과 반응은?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란 군사 작전에서 오폭을 저질러 어린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황당한 논리로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일 도버 공군기지에서 “그 공격은 이란이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란의 무기 정확도는 매우 떨어진다”며 폭격의 주체가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 내부에서 이란 학교를 공습한 미사일이 토마호크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미국 책임론이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초등학교의 오폭 사고가 미군의 토마호크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책임을 지겠느냐’는 질문에 “토마호크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지만 다른 나라에도 판매되고 사용되는 무기다. 이란도 일부 토마호크를 가지고 있고 더 많이 갖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토마호크가 다른 국가에도 판매되는 무기인 만큼 이란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란이 이를 이용해 오폭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사태 교전국 중 토마호크를 가진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미군 오폭 의혹과 관련한 예비 수사 결과가 나온 후에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모르겠다(I don’t know about that)”고 답했다.
  • [영상] “이란 학교 바로 옆 떨어졌다”…7초에 찍힌 美 토마호크 [밀리터리+]

    [영상] “이란 학교 바로 옆 떨어졌다”…7초에 찍힌 美 토마호크 [밀리터리+]

    이란 남부 한 학교 인근을 타격하는 장면으로 보이는 7초짜리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하늘을 가로질러 학교 인근 건물에 충돌한 뒤 거대한 연기 기둥이 치솟는 모습이 담겼다. 이 장면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국제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해당 영상을 분석한 결과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이란 군사시설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두 매체는 영상이 실제 촬영된 장면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장면은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에서 발생한 공습에 미국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최신 정황으로 평가된다. 이란 당국은 당시 샤자라 타이예바 초등학교 공격으로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확한 사망자 수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WP는 구글어스와 구글지도, 주변 지형지물을 대조해 영상 촬영 위치를 분석한 결과 학교에서 남쪽으로 약 400m 이내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NYT는 미사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영상을 검증했다. WP가 접촉한 탄약·무기 전문가 8명도 영상 속 미사일의 길쭉한 동체와 날개 형상 등이 토마호크 특징과 부합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토마호크는 미 해군 함정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수백㎞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약 1600㎞로 위성·지형 추적 시스템을 이용해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미사일이 저고도로 접근한 뒤 폭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격 방식이 토마호크의 전형적인 작전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도 영상을 분석한 결과 조작이나 인공지능(AI) 생성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학교 옆 IRGC 해군기지 타격 가능성 문제의 장소는 학교와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시설이 인접한 지역이다. NYT와 WP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은 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혁명수비대(IRGC) 해군 기지 건물을 타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시설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는 군사시설로 알려졌다. IRGC는 이란의 정예 군사 조직으로 해군 전력과 미사일 부대를 운용하며 중동 지역 군사 활동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다. ◆ 이란 “학생 포함 대규모 사망” 이란은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은 희생자 상당수가 어린 학생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미나브 지역의 초등학교로 평소 수백 명의 학생이 다니는 시설로 알려졌다.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학교는 IRGC 해군 시설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군사시설을 겨냥한 공격이었더라도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두고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 미국 “학교 아닌 군사시설 표적” 미국은 민간 시설 공격 의혹을 부인했다. 미군은 이번 공격이 IRGC 해군 시설을 겨냥한 정밀 타격 작전이었다며 학교는 표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군사 전문가들도 영상과 위성 자료만으로 정확한 타격 지점과 피해 규모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이 지역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을 사용한 사실을 이미 공개한 만큼 영상 속 무기가 미군 공격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실제 타격 지점과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쟁도 확대하고 있다. 군사 분석가들은 추가 위성사진과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인 토마호크가 학교 인근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이번 사건은 중동 전쟁에서 민간인 피해 논쟁을 촉발한 대표적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 [데스크 시각] 소녀들의 짓밟힌 꿈

    [데스크 시각] 소녀들의 짓밟힌 꿈

    “희망과 꿈을 품고 학교에 가던 소녀들이었다.”(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 지난달 28일 오전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 초등학교. 토요일(이란에선 목·금요일이 주말이다)이었고, 전쟁도 아니었다. 여느 날처럼 수업이 한창이던 그때 예고 없이 무언가 떨어졌다. 건물 절반이 무너져 내렸고, 160여명의 소녀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미끄럼틀과 교과서, 학용품 등 아이들이 쓰던 물건들이 현장의 잔해 속에서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 좀처럼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도 “의도적으로 학교를 공격하지는 않는다”(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관련 보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조사하고 있다”(미 중부사령부)며 사실상 오폭을 시인했다. 학교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지원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첨단 무기나 드론, 군 정보 시설 같은 것과는 거리가 먼 병원 등의 시설이었다. 그나마 학교는 IRGC 시설과 담으로 분리돼 있었다. “학습을 위해 마련된 장소에서 학생들이 살해되는 것은 학교에 보장된 보호 권리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유네스코가 규탄한 까닭이다. 전례를 찾기 힘든 끔찍한 전쟁범죄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첫날 겨눈 1000개의 표적에 왜 학교가 포함됐는지 알 수 없다. 미군은 ‘공개할 수 없는 특별한 전력들’이 첫 24시간 공습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팰런티어의 ‘고담’이 위성사진과 정찰·통신 기록을 분석해 군사시설과 은신처를 찾아냈고, 앤스로픽의 ‘클로드’가 수만 가지 시나리오 중 최적의 공습 작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전장의 두뇌로 공식 투입된 첫 전쟁이다. 범용 LLM은 서로 다른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전장 상황을 파악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만 해도 AI는 표적을 감지하고 타격 성공률을 높이는 수준에 머물렀다. 지금은 무엇을, 언제, 왜 타격해야 하는지까지 분석해 인간 사령관의 판단을 돕는 참모 역할을 한다. 실제로 공습 개시부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제거 확인까지 15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효율일지 모른다. 하지만 피어 보지도 못한 소녀들의 꿈을 앗아간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앞서 앤스로픽은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때 미 국방부와 충돌했다. 클로드를 대규모 국내 감시에 사용하지 말고 인간 개입 없는 자율 살상 무기로 쓰지 않을 것을 계약 조건에 담았는데 이를 당국이 어겼다는 이유였다. 이후 이란 공습 직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앤스로픽을 국방부 시스템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클로드가 활용된 뒤였다. AI 시스템은 숙련된 수십, 수백명의 분석가보다 빠르게 공격 대상을 권고한다. 과거 몇 주 또는 며칠 걸리던 과정이 순식간에 끝난다. 기계가 ‘심사숙고’하고 인간은 ‘승인’만 한다는 의미다. 이런 식이면 판단은 AI에 의존하고 인간은 버튼만 누르는 ‘인지적 외주화’가 심화하게 된다. 이번 사태는 AI 윤리와 거버넌스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람이 하던 의사결정 행위를 AI 시스템이 대체하게 되는 영역이 증가하면서 인간에게 요구하던 윤리 기준을 AI에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자율 살상 무기와 대규모 감시 체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왔다. 기술이 통제 불가능한 방향으로 확장될 때 통제권을 누가 갖고, 책임을 어떻게 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202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미군의 드론 오폭으로 어린이 7명과 국제구호단체 직원 등 민간인 10명이 숨졌다. 비난이 들끓자 미국 정부는 사과했다. 그러나 “의도적이 아니었고 업무상 실수였다”는 이유로 관련자들을 징계하거나 처벌하지 않았다. 이번 오폭 사태의 진상 규명은 그때와는 다르기를 바랄 뿐이다. 임일영 사회2부장
  • 알파고의 후예들, 전쟁 게임체인저 됐다

    알파고의 후예들, 전쟁 게임체인저 됐다

    ‘알파고 쇼크’는 AI 진화 기폭제러·우크라전에서 타격 좌표 산출美·이란전 ‘클로드’ 사령관 참모 자폭 드론 ‘루카스’도 처음 투입AI, 군사작전 의사결정까지 관여국제사회 국방 AI 규범 마련 촉구“AI에 생사 직결된 결정권 안 돼”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인류는 놀라움과 함께 두려움을 느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AI는 로봇 등 각종 기기와 결합하면서 인류가 개발한 가장 편리하고 유능한 도구가 됐지만 동시에 통제 불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특히 이란 사태에서 AI 기반의 정보처리와 저가 무인체계의 결합은 게임체인저로 부상했고 산업·안보·일자리·국가 질서까지 AI가 정보 처리를 넘어 의사 결정마저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을 안겼다. 10년 전 알파고가 소위 ‘신의 한 수’로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긴 건 수많은 바둑 기보를 학습한 결과였다. 이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의 진화는 더욱 빨라졌고 이제는 군사 영역까지 침투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챗GPT 등장 이후 급속도로 발전해 온 거대언어모델(LLM)이 전장의 ‘두뇌’ 역할로 활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5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AI는 위성 사진과 드론 영상,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타격 좌표를 산출하고 지뢰를 탐지하는 데 활용됐다. 당시에는 미국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분석 플랫폼이 중심 역할을 했다. 반면 최근 벌어진 이란 전쟁에서는 범용 AI 모델인 ‘클로드’가 전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인간 사령관의 참모 역할을 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군은 이번 작전에 저가형 자폭 드론 ‘루카스’도 처음 투입했다. 해당 드론은 스타링크 등 위성 통신과 연동하고 상용 소프트웨어(SW)와 민간 개발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AI 네트워크가 특정 행동이나 위치 패턴을 분석해 작전 지휘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투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정보 분석에 머물던 AI가 곧 군사 작전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관여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AI가 인명을 좌우하는 군사 작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가 발표한 영국 AISI의 ‘국제 AI 안전보고서’는 핵무기와 방사능 무기에 대해 “AI가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될 경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핵무기 발사 결정권을 AI에 위임할 경우 중대한 오류가 발생하거나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사회에서는 국방 AI에 대한 윤리 규범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술 거버넌스의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6에서 열린 ‘인공지능의 역기능 관리: 윤리, 안전 및 신뢰’ 플래그십 세션에서는 기술의 확산 속도가 안전장치를 앞지른 현 상황을 ‘신뢰의 위기’로 규정했다. 세션 연사로 참여한 제리 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혁신국장 등은 올해를 전 세계 30개 이상의 사법권이 AI 거버넌스 법안을 본격 가동하는 ‘분수령’으로 지목했다. 유럽연합(EU)의 AI법이 전면 시행 궤도에 오르고 주요국들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가이드라인을 완성하는 시점이 내년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 흐름이 국방 AI 분야로 확장될 경우 AI의 역할을 제한하는 원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생사와 직결된 최종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국제적인 합의나 프로토콜(규율)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마지막 트리거는 기계가 아닌 인간의 판단 고유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상과학 영화 속 내용처럼 AI가 인간을 지배한다는 건 과도한 우려라는 의견도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AI는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에 기여할 것이지만, 특히 과학 발전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미래는 현재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 [열린세상] 세계 언어로서의 한국어, 한국문학

    [열린세상] 세계 언어로서의 한국어, 한국문학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관련 좌담회에 몇 차례 참석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번역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막바로 원어, 즉 한국어로 읽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넘어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한국문학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을 위해 지금까지 유일한 통로였던 번역 수준 향상, 번역대학원 설립 등 번역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외에 더 근원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21세기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혁명 시대의 변화에서 한국문학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한국문학개론에서 금과옥조처럼 정의했던 “한국문학은 한국인이, 한국인의 사상과 감정을, 한국어로 표현한 것”이라는 정의는 이제 사실상 무화되었다. 30년 가까이 지속되는 K컬처의 영향으로 한국어 글쓰기는 한국인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다. 또 많은 한국문학 작품은 한국인의 사상과 감정을 넘어서서 보편적이고 다양한 것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한국어’만이 한국문학의 유일한 정체성으로 남은 것이다. 제국주의와 식민 통치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영미문학이나 프랑스문학의 창작자와 독자는 영국, 미국, 프랑스 사람 외에 그들 국가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와 아랍 그리고 그들 언어를 공용어로 채택한 나라 사람들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주요 문학상 수상자로 이주민 출신들이 호명되는 것 또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언어의 확장이 결과적으로 세계 주류 문학과 문화의 위상을 유지하거나 더 굳건히 하는 기제가 된 것이다. 언어와 문학은 사유와 의식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우리와는 환경과 과정이 다르지만 이것은 K문학의 길이 한국어의 호환성을 높이고 한국어를 세계 언어로 확장해 가는 노력을 통해 보편적 예술 언어로 나아가게 하는 데 있음을, 그리고 이것이 문화 강국으로 가는 길임을 알게 해 준다. ‘나의 문학적 자양분은 한국문학에 있다’라는 한강 작가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한국문학이 축적한 힘은 이미 널리 확인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언어와 문화의 변방에 있어 번역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거쳐야 했기에 중심으로의 진입이 늦어졌고, 지금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번역이 현재의 문제라면 보편적 예술 언어로서 한국어와 한국문학의 위상 변화는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화두다. 이에 따라 ‘한글로 문학하기’의 확장을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AI 디지털 시대의 특성이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 지식과 정보의 축적 및 융복합, 새로운 지식과 정보의 생성 그리고 시공간을 동시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시대에 부합하는 문학은 민족성과 세계성, 정체성과 다양성, 이방인·소수자·경계인으로서 겪는 타자성과 탈경계성 그리고 이것이 빚어내는 혼종성 등을 잘 담아내는 데 있을 것이다. 한국문학은 19세기 후반 이산 경험에서부터 최근의 탈경계 및 문화 혼종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험을 축적하며 작품화해 오고 있다. 여기에 제국주의적 그림자가 없는 K컬처의 큰 흐름은 한국어에 관한 관심과 사용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어와 한국문학이 보편적인 예술 언어로 나아갈 가능성을 보여 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문학번역원이 오랜 준비 끝에 2022년 창간한 디아스포라 한글문학 웹진 ‘너머’가 8호를 끝으로 2025년 초에 중단된 일은 아쉽기 그지없다. 전 세계에서 한글로 글 쓰는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지면으로 연간 12만명 넘는 접속자를 갖고 있었음에도 지난 정부의 예산 삭감이라는 칼날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는 그늘을 씁쓸히 바라보며 조속한 복간을 기원한다. 곽효환 시인·경남대 교수
  • “시민이 광명의 진정한 주인… 올해는 시민주권 완성기”

    “시민이 광명의 진정한 주인… 올해는 시민주권 완성기”

    시민 참여·도시 변화 이끌어모든 동 주민자치회 전환·동장 공모500인 원탁토론·160개 위원회 운영행정의 문턱 낮춰 시민이 권한 행사전국 처음 기본사회 조례 제정고위험군 선제 발굴 ‘의무방문’ 실시이달부턴 재택의료센터 본격 운영차별·소외 없이 모든 시민 존엄 보호 “행정이 모든 것을 주도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지금의 광명은 유능한 시민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며 일궈온 도시입니다. 올해는 그동안 우리가 공들여 쌓아온 시민주권, 탄소중립, 정원도시, 그리고 기본사회라는 핵심 가치들을 완성의 단계로 끌어올리는 해가 될 것입니다.”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8년의 성과를 ‘시민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기적’이라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성과를 바탕으로 도시 ‘성장’을 넘어선 ‘완성’을 이야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광명 시정 중심에 항상 시민을 뒀다. 2020년 전국에서 선도적으로 실시한 전 동(洞) 주민자치회 전환과 2025년 도입한 동장 공모제는 시민 참여를 단순한 제안 수준에서 ‘실질적 권한 행사’로 격상시킨 상징적 조치다. 총 8회에 걸친 500인 원탁토론회와 160여개의 시민위원회 운영은 도시의 주인인 시민이 직접 정책을 결정하는 체계를 제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는 지난해 10월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기본사회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올해 2월 초 ‘기본사회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박 시장은 “시민이 당연한 권리를 누리며 존엄한 삶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행정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능한 시민’이라는 키워드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간 펼쳤던 정책은 무엇이 있나. “시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철학은 ‘시민이 도시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사실이다. 행정은 방향을 제시하고 보조할 뿐 도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동력은 시민의 참여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지난 몇 년간 시민 참여 체계를 철저히 제도화했다. 2020년 전국 최초로 전 동 주민자치회 전환을 이뤄냈고 2025년에는 동장 공모제까지 실시하며 행정의 문턱을 낮췄다. 올해는 이러한 시민의 힘을 동력 삼아 시민이 스스로 제안한 정책들이 생활 속에 완전히 뿌리내리는 ‘시민주권의 완성기’가 될 것이다.” ●올해 전국 처음 기본사회위원회 출범 -광명시가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탄소중립’과 ‘정원도시’를 설명해 달라. “기후 위기는 우리 앞에 닥친 가장 시급한 과제다. 광명은 ‘1.5℃ 기후의병’이라는 독특한 시민 참여 모델을 갖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가입자가 1만 7000명을 돌파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이를 보상받는 시스템은 이미 전국적인 표준이 됐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술을 결합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강소형 스마트도시 조성사업’을 통해 에너지, 교통, 안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탄소중립 스마트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복지 사각 지원 ‘틈새돌봄’ 사업도 강화 -광명시 ‘기본사회’의 실체와 지향점은 무엇인가. “기본사회는 단순히 어려운 분들을 돕는 시혜적 복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가 최소한의 ‘기본’을 보장해 주는 시스템이다. 광명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기본사회 조례를 제정했고 최근 기본사회위원회까지 출범시키며 정책 추진 기반을 공고히 했다. 광명시 기본사회는 ‘차별 없이, 소외 없이’ 모든 시민의 존엄을 지키는 데 방점이 있다. 올해 3월부터 본격 운영되는 ‘재택의료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이 되어 병원에 가기 힘든 어르신과 환자분들을 직접 찾아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각 동에 배치된 전담 돌봄 매니저가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의무 방문제’를 실시하고 기존 복지 서비스가 닿지 않는 틈새를 메우기 위해 가사, 식사, 주거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틈새 돌봄’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행정의 역할은. “기술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향하는 흐름에 맞춰 광명시도 ‘AI 광명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3년간 단계적으로 행정 전반에 AI를 접목해 시민들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의 가치’다. 기술 중심 사회에서 시민들이 소외되거나 삶의 의미를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이 행정의 품격이다. 그래서 광명시는 ‘광명인생행복학교’를 평생학습 시스템과 결합해 추진하려 한다. 생애주기별로 삶의 행복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을 위해 기능하도록 만들겠다.” ●3기 신도시에 ‘K아레나’ 유치 총력 -미래 100년을 책임질 대규모 개발사업과 철도망 확충에 대한 비전도 궁금하다. “앞으로 5년은 광명의 지도를 완전히 새로 그리는 시기가 될 것이다.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내에 5만석 규모의 ‘K아레나’를 유치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성공적인 도시 개발을 위해서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필수적이다. 현재 7개 철도망 확충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고 신천~하안~신림선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반영과 별개로 민간투자 사업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월곶~판교선과 신안산선은 이미 공사가 한창이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G 노선의 국가 계획 반영을 위해서도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광명은 이제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 거점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동이 편리하고 활력 넘치는 경제 자족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 이번엔 ‘AI 네이티브 통신망’ 미래 전쟁… 퀄컴 6G 선전포고… 화웨이 5.5G 맞불[MWC26]

    이번엔 ‘AI 네이티브 통신망’ 미래 전쟁… 퀄컴 6G 선전포고… 화웨이 5.5G 맞불[MWC26]

    퀄컴 “글로벌 60개사와 6G 상용화”모바일 트래픽서 AI 비중 급증세1년 앞당겨 2029년 도입 못박아화웨이 “5.5G 즉각적 확산” 반격 지상망 효율 극대화 6G 길목 노려“AI 병목 해결… 자율주행·로봇 유리” “인공지능(AI) 혁명을 믿는다면 6G(6세대 이동통신)는 필수입니다. 저항은 무의미합니다.”(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 “AI는 6G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지능형 세계로 넘어가야 합니다.”(양 차오빈 화웨이 사장)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조연설장에서는 미래 표준을 설계하려는 ‘미국 중심 진영’과 현재 시장의 실리를 수성하려는 ‘중국 중심 진영’ 사이에 전략적 온도 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퀄컴이 MWC 개막과 함께 30여개였던 파트너사를 60여개로 늘리며 ‘2029년 6G 상용화’ 로드맵을 들고 나오자, 화웨이는 ‘5G 어드밴스드(5.5G)’의 즉각적인 확산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맞섰다. 화웨이는 이번 전시에서 6G 기술력을 대거 과시했지만 당장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5.5G를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의 위성 통신 패권을 단기간에 앞지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상망 효율을 극대화해 6G로 가는 길목을 선점하겠다는 실리적 판단이다. 특히 5.5G는 대용량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할 때 발생하는 ‘업링크(상향 전송) 병목 해결’에 최적화되어 있어,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퀄컴은 상용화 시점을 업계의 전망보다 1년 앞당긴 2029년으로 못 박았다. 가속화된 AI 전환 속도에 맞춘 승부수다. 퀄컴에게 6G는 단순히 빠른 속도를 넘어 통신망 자체가 AI처럼 사고하는 ‘AI 네이티브’ 환경의 주도권을 뜻한다.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2034년 모바일 트래픽의 30%를 AI가 점유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때가 되면 지상 기지국과 위성, 사물 감지(센싱) 기능이 하나로 통합되는 지능형 인프라가 필요하기에 6G로 조속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는 퀄컴 진영과 화웨이 진영 간의 대결구도가 첨예해진 배경에는 완전히 달라진 ‘게임의 법칙’이 깔려있다고 본다. 그간 네트워크 장비의 주도권을 쥔 편이 승자가 됐지만, 이제는 망 위에 흐르는 데이터를 누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냐는 ‘연산력’의 대결이라는 것이다. 기존 인프라의 공식을 깨뜨린 건 엔비디아의 ‘AI-RAN(무선접속망)’이다. 엔비디아는 기지국에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를 심어 소프트웨어만으로 통신을 구현하는 역발상을 제시했다. 소프트뱅크와 함께 공개한 초당 36Gbps의 속도는 전용 장비 없이 오직 GPU와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된 수치다. 통신 처리에 쓰고 남은 GPU 자원은 AI 연산에 즉시 투입할 수 있다. 값비싼 하드웨어 교체 주기에 부담을 느끼던 이동통신사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준 것이다. 국내 통신 3사는 우선 퀄컴의 6G 연합에 이름을 올렸지만, ‘주권’ 확보 전략은 각각 다르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주도 연합의 이사회 멤버로서 인프라 표준을 설계하고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의 결속을 다지는 등 ‘다자간 동맹’의 구심점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거대 담론보다 고객 접점인 AI 에이전트 고도화에 화력을 집중하며 기술 종속을 방어하는 ‘실용주의’ 행보를 보였다. KT는 6G를 지상과 해상, 공중을 유기적으로 잇는 ‘3차원 커버리지’로 정의하며 차별화된 비전을 제시했다. 재난 상황에서도 결함 없는 통합 아키텍처를 구축해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확보함으로써, AI가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지능형 인프라의 종착지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WC는 통신사가 망을 깔던 ‘건설사’에서 그 위 데이터를 가공하는 ‘운영사’로 탈바꿈해야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 변곡점”이라며 “결국 6G 레이스는 개별 기술의 우위를 넘어 AI와 위성, 보안 등을 하나의 두뇌처럼 묶어내는 지능형 아키텍처를 누가 먼저 완성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사설] 드론·사이버전… 배틀게임 같은 중동전, 강 건너 불 아니다

    [사설] 드론·사이버전… 배틀게임 같은 중동전, 강 건너 불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서는 등 중동이 확전 일로에 놓여 있다. 지난달 28일 이란의 핵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시작된 미국·이란전은 초기부터 사이버전과 정보전, 정밀 타격전, 드론전 등이 복합된 현대전 양상을 압축해 보여 준다. 가상 공간의 배틀 게임을 보는 듯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맨 먼저 타격한 곳은 이란의 인터넷 통신망이다. 미국의 순항미사일과 전투기가 테헤란의 혁명수비대 지휘센터를 타격하는 동안 지상에서는 정부 웹사이트, 인터넷망 등 이란의 정보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이 펼쳐졌다. 외신들은 “전자전,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에너지·항공 침투가 결합한 역사상 최대의 조직적 디지털 공격”이라고 했다.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대규모 사이버 부대를 육성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은 당장 우리에게 큰 위협이다. 개전 초기 핵심시설 마비부터 심리전까지 큰 파급력을 보이면서 현대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사이버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 차원의 대응 능력 강화에 고삐를 죌 필요가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등 요인과 주요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정밀 타격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심의 뛰어난 정보전 역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미사일 타격 능력 덕분이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은 주요 군사시설과 지도부 은신처 식별,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타격 순서 선정 등에 큰 역할을 했다. 우리도 ‘AI 기반 전쟁’에서 북한에 압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루카스 자폭 드론도 실전에 처음 투입돼 이란의 허를 찔렀다. 대당 5000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벌떼처럼 날아올라 수십억원대 이란 방공미사일을 소모시켰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 습득한 드론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드론 부대 운용 능력을 쌓아 가고 있다. 한국군의 드론·로봇 전력은 미군에 비해 최소 10년 이상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론전 대비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에 드론사령부가 논란 끝에 되레 해체 기로에 놓였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하메네이의 사망을 지켜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보유국 지위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북한 평안북도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 지역 우라늄 농축시설이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핵 확장 억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북한이 핵 도발을 포기하게 하는 한미 간 전략적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시간 없어, 어서 타!”…중동 사태에 한화 김승연 회장 밈 확산, 이유는? [핫이슈]

    “시간 없어, 어서 타!”…중동 사태에 한화 김승연 회장 밈 확산, 이유는?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방산주가 일제 일제히 급등했다. 3일 오전 9시 30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22만 8000원(19.08%) 오른 142만 3000원에 거래됐다. LIG넥스원은 29.86% 급등한 15만원대, 한화시스템도 25.18% 뛰었다. 현대로템도 9% 넘게 올랐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장기전과 이로 인한 미국 측 희생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역대 전쟁 유공자들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우리는 해낼 것”이라면서 “4, 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쟁이 최소 4주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중동 지역에서 방공·요격 미사일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기대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 한화의 방산 관련 기업들 사이에서 ‘설명할 시간이 없어, 어서 타!’라는 자막과 함께 손을 내밀고 있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모습을 담은 AI 제작 밈이 확산했다. 미사일 수요, 실제로 급증할까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미사일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은 K방산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에 중동 여러 국가의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은 한국 무기 수입을 고려 중인 중동을 더욱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일 보고서에서 “방위산업 관점에서 ‘힘의 논리’로 이야기하는 세상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중동 내 방공 미사일 소진이 빨라질 경우 재고 보충 수요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된 ‘천궁’의 실전 투입 여부와 추가 도입 가능성이 단기 모멘텀”이라면서 “미국산 요격미사일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대체 체계로의 수요 분산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천연가스 급등, 국내에 미칠 영향은?전쟁의 아이러니로 K방산주는 급등한 반면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하면서 국내 실물 경제 영향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2일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다. 통과를 시도한다면 그 어떤 선박이라도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며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이다.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와 가스가 아시아·유럽 등으로 향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여서 이곳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국제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82.3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3% 급등했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한 77.74달러로 마감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한때 12% 급등했고 종가는 배럴당 71.23달러로 전장 대비 6.3% 올랐다. 갈등이 지속되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천연가스 가격도 크게 출렁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TTF 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근월물 종가는 1㎿h(메가와트시)당 44.51유로로 전 거래일보다 40% 급등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정유시설에 접근한 드론이 요격돼 그 여파로 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됐고, 카타르에서는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가 이날 드론 공격 영향으로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에서 LNG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힌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달러 강세로 환율이 오르면 국내 수입 물가가 전반적으로 뛸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 하메네이 제거 1분…CCTV 뚫은 모사드·CIA 20년 정보전 [핫이슈]

    하메네이 제거 1분…CCTV 뚫은 모사드·CIA 20년 정보전 [핫이슈]

    이란 테헤란 전역의 교통 감시카메라(CCTV)가 수년간 해킹됐다. 공습 직전 이동통신 기지국은 ‘먹통’이 됐다. 정밀유도탄 30발이 투하됐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약 60초 만에 숨졌다. 몇 시간 뒤 이란 최고위 성직자들은 전 세계 무슬림을 향해 “복수는 종교적 의무”라고 선언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공습은 단순한 공중 타격이 아니라 20년에 걸친 정보전의 산물로 분석된다. ◆ 20년 추적…테헤란 CCTV·AI·휴민트 총동원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헤란의 거의 모든 교통 카메라 영상이 수년간 이스라엘 서버로 전송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특수작전국 모사드는 이를 통해 하메네이와 고위 관료 경호원의 주소, 근무 시간, 출퇴근 경로, 주차 구역 등 생활 방식을 체계적으로 축적했다. 특히 테헤란 파스퇴르 거리 관저 인근의 특정 카메라는 경호원 개인 차량의 주차 위치를 파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는 “우리는 테헤란을 예루살렘처럼 잘 안다”고 밝혔다. 2001년 당시 이스라엘 총리였던 아리엘 샤론이 “이란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라”고 지시하면서 정보전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모사드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혁명수비대(IRGC)를 핵심 표적으로 삼아 정보망을 확대했다.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 8200부대는 수십억 건의 통신·이동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표적 식별을 자동화했다. 과거 요원이 영상을 직접 확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추적 체계를 구축했다. 이스라엘은 기술 정보뿐 아니라 인적 정보망(휴민트·HUMINT)도 병행했다. 모사드가 구축한 현지 정보원 네트워크는 하메네이의 회동 일정과 참석 인물, 이동 시점을 교차 확인하는 역할을 했다. 외신은 “최종 위치 확인은 인간 정보에 의존했다”고 전했다. 공습 당일 모사드는 파스퇴르 거리 인근 이동통신 기지국 10여 곳을 교란해 모든 통화가 ‘연결 중’으로 표시되도록 만들었다. 경호팀은 외부 경고를 받지 못했고 이스라엘 전투기 편대는 방해 없이 목표 지점에 진입했다. 이스라엘군은 집무실 일대에 정밀유도탄 30발을 투하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 군 관계자를 인용해 “하메네이와 이란 최고위 인사 7명, 가족과 측근 등 10여 명이 약 60초 만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군도 지원에 나섰다. 미 합동참모본부는 이란 감시·통신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이스라엘 공군의 진입 경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WSJ는 미군이 인공지능(AI) ‘클로드’를 활용해 정보 분석과 표적 식별, 전투 시뮬레이션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모사드와 중앙정보국(CIA)의 보고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27일 오후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승인했고, 약 10시간 뒤 공습이 시작됐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전면전이 본격화되기 전에 하메네이를 타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쟁이 격화되면 하메네이가 지하 벙커로 이동해 공군력만으로는 제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 “복수는 종교적 의무”…전 세계 무슬림에 파트와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종교 지도부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대아야톨라’ 호세인 누리 하마다니와 나세르 마카렘 시라지는 각각 파트와(종교령)를 발표하고 “순교한 혁명 지도자의 피에 대한 복수는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고 선언했다. 마카렘 시라지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범죄의 주범”으로 규정했다. 이란 정부도 보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하메네이 사망에 대한 복수는 “국가의 정당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시아파 체계에서 대아야톨라의 종교령은 단순한 정치적 발언을 넘어 종교적 해석 권위를 지닌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신도들에게 도덕적·종교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어 상징적 선언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와 호주 등 해외 시아파 공동체에서도 추모 집회와 항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반미·반이스라엘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 군사 충돌 넘어 ‘종교 갈등’으로 번지나 전문가들은 이번 파트와가 국가 간 군사 충돌을 넘어 종교적 동원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일부 외신은 이번 선언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종교적 투쟁’의 성격을 띨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이란 정부가 이를 공식 군사 행동으로 어떻게 연결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지도자 암살은 국제사회에서 고위험 전략으로 분류된다. 실패하면 정치적 역풍이 거세고, 성공하더라도 권력 공백과 보복을 촉발할 수 있다. 실제로 이란은 걸프 지역과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 타격에 나섰고, 레바논 남부에서도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군 기지와 걸프 지역을 겨냥한 추가 공격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20년에 걸친 정보 축적과 테헤란 CCTV 해킹, 휴민트 교차 확인, 이동통신 교란, AI 기반 데이터 분석, 미군 사이버전 지원이 맞물린 복합 정보전의 산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 후폭풍은 군사 영역을 넘어 종교·이념 전선으로 번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중동 정세가 전면전으로 치달을지, 제한적 충돌에 그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 내 스마트폰으로 전세계 연결… 스페이스X의 ‘우주통신 혁명’[MWC26]

    이동통신 산업의 경계가 지상을 넘어 우주로 완전히 확장됐다. 스페이스X는 별도의 기기 개조 없이 일반 스마트폰을 위성과 직접 연결하는 ‘스타링크 버블’을 통해 지구상 모든 통신 사각지대를 지우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과 마이클 니콜스 스타링크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 기조연설자로 나서, 위성 직결 통신(Direct-to-Cell) 기술의 고도화와 차세대 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위성이 지상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의 실현에 있었다. 쇼트웰 사장은 스타링크가 최근 1000만명의 구독자를 돌파했음을 알리며, 통신 연결이 더 이상 단순한 오락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구 인구의 약 3분의 1이 여전히 통신 소외 지역에 머물고 있다”며, 스타링크가 금융, 의료,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성 통신의 ‘생명줄’ 역할이 부각됐다. 지난 로스앤젤레스 산불 당시 다이렉트 투 셀 기술을 통해 40만 명에게 긴급 경보를 전송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인프라가 파괴된 상황에서도 100만 건 이상의 메시지를 처리하며 통신망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적 도약의 핵심은 2027년 중반부터 시작될 2세대 위성 배치에 있다. 니콜스 부사장은 차세대 위성이 1세대 대비 링크 성능은 20배, 데이터 밀도는 100배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다운로드 속도는 100Gbps, 업로드 속도는 50Gbps를 상회하는 압도적인 대역폭을 확보하게 된다. 이 거대한 위성망은 스페이스X의 차세대 발사체인 ‘스타쉽’을 통해 완성될 예정이다. 스타쉽은 한 번의 발사로 50기 이상의 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으며, 스페이스X는 발사 시작 후 단 6개월 만에 1200기의 위성을 배치해 전 지구적인 연속 커버리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동통신 사업자와의 경쟁 구도에 대해 쇼트웰 사장은 명확한 선을 그었다. 니콜스 부사장은 “위성 통신은 지상망의 데이터 밀도를 따라갈 수 없지만, 지상망이 닿지 않는 오지나 재난 시 추가 용량이 필요한 상황을 보완할 수 있다”며 KDDI(일본), Telstra(호주) 등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페이스X가 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하며 기업 가치 1조 2500억 달러 규모의 통합 인프라 기업으로 거듭난 만큼, 우주 공간을 AI 연산 기지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 푸틴·시진핑 왜 조용하나…하메네이 사망이 드러낸 현실 [핫이슈]

    푸틴·시진핑 왜 조용하나…하메네이 사망이 드러낸 현실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대응이 제한적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미국 군사력이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일(현지시간) “하메네이 사망은 이란 정권 변화를 넘어 세계 권력 구조의 현실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특히 중러 영향력의 한계를 확인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국제정치에서는 미국 중심 질서가 약화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부상하면서 다극 체제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군사력 측면에서 미국 우위가 여전히 절대적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개시와 동시에 테헤란 중심부를 정밀 타격해 하메네이와 핵심 지도부를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공격이 “세계에서 진정한 힘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군사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붕괴에 이어 이란 최고지도자 제거까지 단행하며 강경 노선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공습을 결정했다. 텔레그래프는 그가 국제 공조보다 군사력 사용을 우선시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러시아와 중국이 제한적인 반응에 그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애도를 표하며 “국제법을 위반한 냉혹한 살해”라고 비판했지만 군사 대응에는 나서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지원에 의존하는 국가들에 이번 사건은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며 “미사일이 떨어질 때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애도 성명을 내는 것뿐이라는 현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군사 지원을 약속했지만 S-400 방공체계와 Su-35 전투기 공급은 실제 전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도 경제 협력과 일부 군사 기술 지원을 제공했지만 전략적 억지력을 형성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은 하루 약 14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공급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중러 영향력 한계 드러나 미국의 첨단 정보 능력은 이번 작전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텔레그래프는 미국이 인공지능(AI), 사이버 침투,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등을 활용해 목표 인물을 추적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보행 패턴과 음성, 전자 신호 등을 활용해 특정 인물을 식별한 뒤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매체는 “2011년 리비아에서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훨씬 빠르게 목표를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 중동 정세 변수…중러는 상황 주시 하메네이 사망이 곧바로 이란 체제 붕괴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란 혁명 체제는 지도부 제거와 같은 충격에도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전문가들은 권력 구조가 실제로 얼마나 약화했는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란은 9000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다민족 국가로 체제가 흔들릴 경우 내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쿠르드족과 아랍계, 아제르족, 발루치족 등 소수민족의 자치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텔레그래프는 초기 군사작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혼란에 빠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당장 대응에 나서기보다 상황 변화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유가 상승은 러시아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미국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하메네이 사망은 중러 영향력의 한계를 드러냈지만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미국이 이란에서 수렁에 빠질 경우 모스크바와 베이징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텔레그래프는 비공식 반서방 협력 구도로 불리는 ‘CRINKs(중국·러시아·이란·북한)’도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피지컬 AI’는 100년 먹거리… 전주 대변혁 이끌 핵심 동력으로

    ‘피지컬 AI’는 100년 먹거리… 전주 대변혁 이끌 핵심 동력으로

    글로벌 제조·물류 혁명적 전환기협업지능 AI 연구개발 생태계 구축지능화·완전 자율화 ‘파괴적 혁신’연구·실증 인프라, 핵심 거점 모인‘피지컬 AI-J밸리’ 조성 본격 추진지역 미래 이끌 정주형 혁신도시로“피지컬 인공지능(AI)을 지역의 백 년 먹거리이자 전주 대변혁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은 2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피지컬 AI 특화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적인 AI 선도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피지컬 AI 제조 혁신 출발점이자 확산 거점으로서 지역의 한계를 넘어 산업 지형을 바꾸고 미래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우 시장은 “산업과 인재가 선순환하고 기술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피지컬 AI-J밸리’ 조성을 본격 추진하고자 한다”면서 “지금의 시작이 상상 이상의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주가 차세대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피지컬 AI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피지컬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로봇·제조·자율자동차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미래 핵심 기술이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존 AI에서 실제 물리 환경에 따라 적용이 가능한 기술로 세계 경제의 기대가 집중돼 있다. 산업 구조, 의사 결정 방식, 책임의 경계 등 세계적인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전주가 피지컬 AI 선도 도시로 나서게 된 배경은. “세계는 AI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미래 전략, 산업 구조, 경제 지표까지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실시간 판단·제어 기능에 대한 산업 전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협업지능 피지컬 AI 핵심 기술 자립화와 국산 솔루션 개발 및 실증 연구 플랫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전북이 피지컬 AI 핵심 거점으로 지정되면서 전주시가 결정적인 기회의 시대를 맞았다.” -전주의 피지컬 AI 추진 방향은. “협업지능 피지컬 AI 기반 소프트웨어(SW) 플랫폼 솔루션 개발로 글로벌 기술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다. 글로벌 제조·물류 지형에 적합한 협업지능 피지컬 AI 연구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고 활용해 지능화, 완전 자율화의 ‘파괴적 혁신’을 도모하겠다. 전주의 강점 산업과 AI 융합을 통한 신규 모델 및 시민 체감형 AI 서비스 발굴로 타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된 전주만의 AI 산업을 육성하겠다.” -전주시의 피지컬 AI 실증·사업화 추진 여건은. “ 전주는 피지컬 AI 실증과 확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춘 준비된 도시다. 산업단지·연구개발 인프라·우수한 정주 여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탄소 국가산단, 첨단 벤처단지,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 기업이 집적돼 AI 팩토리 전환과 AI 실증·사업화 추진에 필요한 최적의 기반이 형성돼 있다. 대학, 연구기관, 의료시설 인프라를 기반으로 탄소, 농생명, 모빌리티, 제조 등 특화 분야 실증 여건도 우수하다. 농촌진흥청 등 혁신도시의 공공·산업 기능과 에코시티의 주거·생활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정주·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지속 성장형 도시 구조가 형성돼 있다.” -AI 산업 육성을 위한 추진 상황은. “지난해부터 AI 산업 발전 방향 의견을 수렴했다.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과제 발굴도 추진했다. AI 가상융합 미래기술 실증혁신센터 조성, AI 신뢰성 혁신 허브센터 구축도 추진한다. AI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주시 AI 산업 육성 및 활용 지원 조례도 제정했다. AI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책 포럼과 미래 전략 포럼을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피지컬 AI-J밸리 조성 계획은. “중앙부처,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연구·실증 인프라와 핵심 거점 시설이 집적된 ‘피지컬 AI-J밸리’를 단계적으로 조성하겠다. 제조 기반의 피지컬 AI 연구·실증·기업과 인재 유치가 연계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의 백 년 먹거리를 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100만㎡ 이상 규모의 피지컬 AI 기반 기업·교육·공공·주거 기능이 집적된 정주형 혁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 -피지컬 AI가 성공하려면 앵커 기업과 연구진 유입이 과제다. “현대차·네이버 등 피지컬 AI 실증 수요 기업을 앵커로 설정해 기업 중심의 대학·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와 실증체계를 구축하겠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 국가연구기관의 전략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 -피지컬 AI-J밸리와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은. “피지컬 AI-J밸리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앵커 기업과 지역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 앵커 기업이 지역 기업을 협업 기업으로 선정·연계하는 기술 협업 체계다.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지역 산업 견인에도 주력하겠다.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지역 산업 전반의 성장을 끌어나가겠다.” -지역에서는 AI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카이스트, 전북대 등 대학과 연계한 피지컬 AI 인재 양성 사업을 추진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정착시켜 산업 생태계의 지속성을 강화하겠다.” -피지컬 AI는 연계사업 발굴이 중요한데. “농생명·바이오·탄소 등 전주 특화 분야와 국가사업을 연계한 후속 사업을 발굴하겠다. 중장기적으로 영화·영상·전통문화 등 K콘텐츠와 접목한 AI 융복합 사업으로 확대하겠다.”
  • [열린세상] 압축사회의 주름살을 펴야 할 때

    [열린세상] 압축사회의 주름살을 펴야 할 때

    대한민국의 2차 베이비부머 세대는 참으로 극적인 현대사의 증인들이다. 1970년생인 필자는 유년 시절 호롱불 아래서 숙제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마을 이장댁에서 출발한 전기라는 문명의 혜택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받게 되었다. 초가지붕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고 버스의 뒤꽁무니를 쫓아 다니게 됐다. 도구의 삶에서 기계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문명의 전환이 시작되었다. 그 세대가 장년이 되어 손안의 스마트폰에 AI와 로봇이 공존하는 초고도 문명사회를 살고 있다. 불과 반세기 만에 서구 사회가 수백년간 겪은 변화를 압축적으로 통과한 것이다. 이들은 80년대 PC 보급, 90년대 인터넷 혁명, 2000년대 벤처 붐과 스마트폰 혁명을 모두 겪으며 정보기술(IT) 활용 능력을 체득한 ‘디지털 원주민’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의 돌봄을 기대할 수 없는 첫 세대인 ‘마처 세대’로서, 서구 사회가 단기간에 겪은 변화를 단 50년 만에 통과한 ‘압축 사회’의 주역이자 고독한 관찰자로 서 있다. 한마디로 ‘압축 인간’인 것이다. 이 압축 성장의 속도는 눈부셨으나 그 가속도가 만들어 낸 원심력은 우리 사회 곳곳에 치명적인 독소를 비산시켰다. ‘더 빨리’ 가기 위해 선택한 효율성은 ‘승자 독식주의’를 시대의 정의로 둔갑시켰고, ‘함께’라는 가치는 ‘나만 잘살면 된다’는 개인주의와 ‘돈이 곧 인격’이라는 자본 만능주의에 자리를 내주었다. 이러한 의식 구조의 파괴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지점은 바로 ‘주택’이다. 압축 사회를 살아온 70년대생은 초가집, 슬레이트 블록집, 다가구·다세대, 빌라를 전전하며 지하층, 옥탑방, 고시원을 체험하고 결혼 이후에는 아파트라는 목표를 향해 몸과 마음을 바쳤다. 그사이 인간이 몸을 뉘고 삶을 일궈야 할 아늑한 주거 공간을 손에 쥔 이들도 있고, 아직까지 무주택자로서 천정부지로 폭등한 집값을 견디며 세입자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어느덧 투기와 재산 증식의 유일한 수단으로 전락한 주택 가격의 유례없는 앙등은 단순한 경제지표 상승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돌이키기 힘든 우리 사회 갈등의 원인이기도 하다. 기성 세대가 자산 증식의 축배를 들며 ‘부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동안 그 천문학적인 비용은 고스란히 미래 세대의 부채로 전가되고 있다. 오늘날 주택은 계급을 나누는 잣대가 되었고 성실하게 일해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절벽’이 되었다. 높은 집값을 견디지 못한 젊은 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사치를 넘어 ‘공포’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삶의 터전 밖으로 계속해서 내몰리는 청년들의 좌절은 세대 간 불신과 갈등을 낳았고, 이는 공동체의 존립을 흔드는 근본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모두의 욕망이 된 아파트는 끊임없이 진화해 화려한 상품이 되었으나,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앞세운 담장 안 아파트는 유례없이 취약해진 ‘압축된 인간’들의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압축 사회는 우리에게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물질적 풍요와 성장을 위해 인간다움을 유보했던 우리가 이제는 ‘모두의 실패’라는 쇠퇴의 과정마저 압축하려 하는 것은 아닌가. 그동안 우리는 ‘돈’이라는 거대한 압력 아래 이러한 소중한 가치들을 구겨 넣고 압축된 채 살아왔다. 하지만 우리가 결코 압축해서도, 압축되어서도 안 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공동체를 향한 사랑, 이웃을 향한 배려, 그리고 후손의 미래를 염려하는 정신의 고귀함이다. 이제 압축 성장의 그래프가 아닌, 삶의 질과 존엄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키를 틀어야 한다. 주택이 누군가의 배를 불리는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안식처가 되는 사회, 미래 세대의 희망을 가불해 현재의 풍요를 연명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는 그 압력 속에서 겹겹이 구겨진 인간의 마음과 정신의 주름을 활짝 펼 때이다. 유창수 전 서울시 부시장
  • [기고] 통합 광주특별시, 리더십의 조건과 덕목

    [기고] 통합 광주특별시, 리더십의 조건과 덕목

    1990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지방자치제 도입을 연기하려 했던 노태우 정부에 맞서 ‘지자제 완전 실시’를 요구하며 13일간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펼쳤고, 결국 지자제의 부활을 끌어냈다. 2002년 ‘지방화 시대 국가균형발전’을 3대 국정목표로 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세종시·혁신도시 건설과 176개 공공기관의 이전으로 균형발전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이후 수도권 집중화로 균형발전은 후퇴하고 지방소멸에 이어 국가소멸로 가고 있다. ‘5극 3특 국가균형성장’을 국정 중점 과제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은 먼저 대전·충남 통합을 화두로 제시했다. 이곳이 주춤하는 사이 광주·전남의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가 나섰다. 김민석 총리가 발표한 ‘예산 20조원+a와 공공기관 이전’ 지원 방안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새 마스터플랜을 짤 좋은 기회다. 그렇다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약칭 광주특별시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의 조건과 덕목은 무엇일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우선 ‘갈등 조정·통합의 리더십’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듯이 두 광역단체가 통합하는 데 수많은 이해 갈등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약 300개 현안을 잘 조정하는 능력과 더불어 화학적 통합을 이뤄 내야 한다. 둘째, ‘부강한 특별시를 만드는 선진 리더십’이다. 글로벌 신기술·신산업 트렌드를 잘 파악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기존 인공지능(AI)·반도체·콘텐츠·모빌리티·에너지·우주항공·농생명 산업을 최고 경쟁력으로, 또 신산업 창업을 이끄는 역량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을 AI·디지털 등 4차 산업혁명의 ‘아시아 허브’로 이끄는 리더여야 한다. 셋째, 대형 공공기관을 유치하는 ‘정치적 돌파력과 협상력의 네트워크 리더십’이다. 노 전 대통령 때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이 나주로 옮겼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대형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경륜이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넷째, ‘뉴DJ 소명의 리더십’이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미완이자 반쪽 제도’다. 지방의 권한이 중앙정부에 종속되어 ‘2할 자치’라는 조롱도 받는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2 수준이고 지방은 중앙의 교부세 등에 의존한다. 온전한 자치분권을 이뤄 내는 리더가 절실하다. 다섯째, 궁극적으로 ‘연방국가로 가는 리더십’이다. 미국·독일 수준의 ‘온전한 자치분권’ 선진국은 입법, 재정, 인사권이 실질적으로 지방정부에 있다. 미국·독일처럼 전 국토를 넓게 활용해 균형발전해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선진국 수준의 균형발전을 위해 우리도 상원제를 도입하는 ‘원 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국민운동을 함께 펼칠 수 있는 호기다. 통합의 성패는 이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이 대통령이 국정 핵심과제로 삼은 균형발전을 위해 통합 광역단체와 한 배를 타는 ‘원팀 정신’이 필요하다. 광주의 재야 리더는 ‘이 대통령이 주관하는 광주전남 통합 타운홀 미팅’을 제안한다. 이어 ‘대구경북 타운홀 미팅’으로 확실하게 통합 이니셔티브를 잡을 수 있다. 통합 광주특별시가 단순한 행정통합을 넘어 ‘메가시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100년의 설계자이자 중재자’의 역량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통합을 이뤄 내는 통 큰 리더십은 DJ처럼 지역 분권의 선구자로 차기 지도자로 도약할 수 있는, 통합 광주특별시 시민들이 원하는 리더십일 수 있다. 김택환 미래전환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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